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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마 재배 청년 농부 ‘손익 0원’… 영농정착금 ‘거름’ 될까

    고구마 재배 청년 농부 ‘손익 0원’… 영농정착금 ‘거름’ 될까

    청년 농부인 김모(22)씨는 지난해 10월 고구마를 내다 판 뒤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허탈감에 빠졌다. 500만원이 찍혀 있었지만 이미 5개월 전부터 영농 자금으로 500만원을 썼기 때문이다. 손익 ‘제로’(0). 김씨는 ‘창농’(창업 농사)을 선언한 첫해에 손해를 보지 않아 다행이라며 위안을 삼았지만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떨치지 못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영농정착지원제’가 김씨와 같은 청년 농업인에게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씨는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농사 현장에 뛰어들었다. 선배들의 실패를 익히 봐 왔던 터라 ‘손해 보지 말자’를 목표로 세웠다. 무턱대고 빚부터 낼 순 없었다. 학교 다니며 틈틈이 모아둔 돈으로 경기 김포에 농지 4300㎡를 빌렸다. 2년간 임대료는 170만원. 고민 끝에 고구마를 심었다. 고구마 농사로 돈을 벌려면 최소 재배 면적이 10만㎡(10㏊)는 돼야 하지만 키우기 까다롭지 않고 대중적이어서 실패 확률이 적다는 이유에서 선택했다. 고구마순을 사고 트랙터를 불러 땅을 두 번 갈았다. 포장 박스에 택배비 등 자재값도 적지 않게 들었다. 이런저런 투자 비용으로 500만원이 나갔지만 자신이 챙길 월급은 없었다. 고구마를 캔 가을 한철에만 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김씨처럼 창농을 한 청년 농부는 첫 수확 때까지 배를 곯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영농 초기 대리운전, 막노동, 품팔이 등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청년 농부도 적지 않다. 김씨도 지난 4~5월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제 꽃박람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김씨는 수확기에 수입·지출을 정산하고 난 뒤에도 돈이 부족해 통장에 모아 둔 돈에서 추가로 헐어 썼고 부모님께 용돈을 받기도 했다. 밭 근처 김포에 얻은 원룸 월세와 관리비, 식비, 교통비 등으로 월평균 70만~85만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마음 같아서는 비닐하우스를 지어 시험 작물도 재배하고 고구마 재배 면적도 늘리고 싶었지만 솔직히 하루하루 먹고살 궁리만으로도 벅찼다”고 털어놨다.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하는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지원제’는 김씨처럼 농사를 시작했지만 생계 걱정 때문에 농업에 주력할 수 없는 청년을 위한 제도다. 영농 초기에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위해 내년 예산으로 91억원을 편성했다. 만 40세 미만이면서 영농 경력 3년 이하인 청년 농업인 중 1500명을 선발한다. 농사 1년 차에는 월 100만원을 지급하고 2~3년차부터 전년 소득을 고려해 차감 지급한다. 지원금의 사용 용도를 제한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강동윤 농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기존의 창업지원사업은 농자재 구입 등 영농 창업 관련 비용에만 지원했지만 내년부터 도입되는 영농정착지원금은 생활자금 등으로도 쓸 수 있어 청년 농업인의 부담을 한층 덜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창농지원제는 영수증을 제출하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정착지원금 전용 카드를 별도 정산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농식품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 농업인 직불금 도입’ 공약을 검토해 이번 제도를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2012년부터 청년취농급부금제도를 도입해 45세 미만 청년 농업인에게 연 최대 150만엔(약 1500만원)을 최대 5년 동안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도 1973년부터 40세 미만 청년 농부에게 정착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2015년 기준 1만여명이 평균 2만 유로(약 2700만원)를 받았다. 김씨는 영농정착지원제 도입에 대해 “월 100만원이 생긴다면 월세나 식비 등 고정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돈을 아껴 작은 온실하우스를 지은 뒤 한라봉처럼 내륙 재배가 가능한 열대작물이나 삼채, 비타민 나무 등을 시험 재배해 보고 싶다”면서 “고구마 재배 면적을 지금보다 2~3배 늘리고 돈이 많이 드는 농기계도 자주 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반색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한국산 태양광 전지 수입 제동… 15년 만에 ‘세이프가드’ 부활하나

    “중국산 문제… 한국 제외될 수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이나 중국 등 외국산 태양광 전지로부터 자국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한국산 등 수입 철강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한 이후 15년 만에 세이프가드가 부활하게 된다. ITC는 22일(현지시간) “태양광 전지의 급격한 수입 증가가 수입 품목과 비슷하거나 경쟁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의 중대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위원 4명이 만장일치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ITC는 다음달 3일 추가 공청회를 열어 관련 업계와 정부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후 ITC는 미국 무역법 201조에 따라 오는 11월 13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한 조치 권고문을 제출하는 형식으로 실제 제재 여부를 요청할 예정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주요 태양광 시장이다. 한화큐셀과 LG전자, 현대그린에너지 등 한국 기업은 지난해 미국에 12억 달러(약 1조 3600억원) 상당의 태양광전지를 수출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버지니아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는 제한 조치가 옳지 않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남은 기간 제재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국내사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고 이번 판정은 다분히 중국 수입산으로 인한 문제가 커서 최종 제재 대상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빠질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미국의 지적과 달리 대부분 우리 태양광 전지가 국내 기업들은 산업용 제품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한편 중국 상무부의 왕허쥔 무역구제조사국 국장은 이와 관련, “태양광 제품의 자유로운 유통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서 “미국 조사기관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준수해 무역제한조치를 취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천주교·불교·진보 개신교 “先수용 後대안”, 보수 개신교 “특수성 침해…시행 2년 유예”

    종교계는 기획재정부의 종교인 과세 세부기준안을 놓고 ‘우선 수용’과 ‘시행 유예’의 현격한 입장 차를 노출하고 있다. 천주교·불교·진보적 개신교계가 내년 1월 1일 시행을 기정사실화해 내부 검토와 조율에 들어간 반면 보수 개신교계는 종교적 특수성 침해를 들어 ‘과세 2년 유예’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보수 개신교계를 제외한 종교계는 대부분 ‘선(先)수용, 후(後)대안 제시’의 입장을 정리한 표정이다. 천주교계는 이미 1994년부터 세금을 내온 만큼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2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사제는 원칙적으로 고용 형태를 지니지 않지만 수입을 세법상 근로소득에 준한 소득으로 감안해 자발적 납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계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정문 스님은 “종교인 과세 시행에 이견이 없어 종단에서 착실하게 준비 중이다. 다만 복잡한 과세기준을 종교계 특성과 형편에 맞게 간소화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진보적 개신교단 연합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가장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종교인의 세금 납부는 국민 의무로서 당연한데 정부가 직무유기를 했다”면서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과세해 달라”고 주문했다. 보수 개신교계가 반발하는 세무사찰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건강한 세무조사라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에 비해 보수 개신교계는 딴판이다. 목회활동의 특수성 훼손과 종교 자유의 침해를 근거로 ‘과세 2년 유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기본급의 범위에 목회활동비와 사역지원비 등이 포함된 데 대해 “목회활동은 종교활동인데 과세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세적관리를 위해 법인·비법인사단과 재단, 1인 교회 등 다양한 형태의 종교단체와 종사자, 주소지 등 사전 파악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과세 체계 구축 준비가 안 됐음을 문제로 삼고 있다. 여기에 시행예고된 종교인과세법의 대상인 종교인 범위도 사실상 아무런 제한이 없어 향후 사이비종파들의 득세가 전망된다고 주장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3개 보수 개신교 연합체로 구성된 ‘개신교 종교인 과세 TF’ 간사 박요셉 목사는 “헌법상의 종교 자유와 정교분리가 세금이라는 수단으로 침해당할 우려가 크다”며 “당국과 종교단체 간 협력기구 설립을 통해 사전 협의된 구체적인 과세기준에 따라 자진 신고하면 납세의무가 종료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재명 “이름만 버스 준공영제는 세금으로 특정업자 배만 불려”

    이재명 “이름만 버스 준공영제는 세금으로 특정업자 배만 불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이름만 ‘준공영제’는 세금으로 특정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버스판 4대강’ 사업이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22일 오전 열린 232회 성남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버스 공영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 추진을 비판했다.이 시장은 시정질문 총괄답변에서 “잇따르는 버스사고는 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가슴 아픈 신호이다”며 “버스가 민영화 되어 있는 이상 버스업체들이 수익 창출을 지향하는 것을 비난할 수도 없고 비난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교통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버스 공공성 강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행의 민영 방식에서 장기적으로 ‘공영제’로 바꾸는 것이 버스 공공성을 강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시장은 “경기도가 시행하겠다고 하는 소위 ‘준공영제’는 정상적인 공영제로 가는 중간단계가 아니라 공영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가로 막는 ‘가짜 준공영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서울시의 경우 2002년 버스 1대당 34만원이었던 단기순이익이 준공영제 시행 2년 뒤인 2006년 1,030만원으로 30배 이상 뛰었다”며 “준공영제가 시행됨으로써 지자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버스업체의 몸값이 불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 공영제를 시행하려면 버스 면허권을 매입해야 하는데 적자노선은 쉽게 매입하겠지만 흑자가 나면 흑자규모에 따라 엄청난 영업보상을 해야 한다”며 “영업보상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수 있어 준공영제라는 이름으로 특정업체, 특정노선에 안정적 이익을 부여하면 장기적으로 공영제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내년 5월 ‘성남시 제3차 지방대중교통계획 수립용역’ 검토결과와 경기도 1단계사업 모니터링을 통해 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질주본능 영천, 잭팟이 달린다…어마어마하게

    질주본능 영천, 잭팟이 달린다…어마어마하게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한국마사회의 제4경마공원 설치 사업이 새 정부 들어 탄력을 받을 조짐을 보이면서 경북도·영천시는 국제적인 말(馬)산업도시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21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농림축산식품부 내부보고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마사회가 경북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일대 터 148만㎡에 추진 중인 ‘렛츠런 파크 영천’(영천 경마공원) 설치를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추진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사업이 8년째 표류하는 데 따른 정부 차원의 특단 조치다. 마사회는 농식품부의 산하 공기업이다. 농식품부는 우선 마사회가 이달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영천 경마공원 기본설계를 위한 방향 확정 등 제반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이어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5개월간 기본 및 실시설계를 끝내고 착공토록 할 방침이다. 완공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이로써 영천 경마공원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된 셈이다. 앞서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6월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마사회의 의지가 부족했다며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마사회는 2009년 전국 공모를 거쳐 제4경마공원 후보지를 결정하고, 2012년 9월 농식품부로부터 영천 경마공원 설치 허가를 받았지만 사업 추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40억원을 들여 컨설팅 용역과 설계공모를 했을 뿐이다. 이는 경북도와 영천시 등 지자체가 투입한 900여억원(부지 매입, 도로 개설 등)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마사회는 그 사이 개장 시기를 지난해 4월에서 내년 7월, 또다시 2019년 1월로 미뤘다. 이처럼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사업 무산 우려까지 제기됐었다. 이만희(영천·청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말산업 육성법’ 및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도 경마공원 조성에 결정적인 힘을 보태게 됐다. 개정안은 말산업 특구에 사업장을 둔 말 사업자에게 지방세 감면 조항을 추가했으며,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역시 말산업 특구에 사업장을 둔 말 사업자에게 레저세 50%를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법안이 마련되면 그동안 경마공원 설치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말 사업자에 대한 레저세 50% 감면 문제 등의 개선이 가능하다. 농식품부도 지자체와 함께 별도의 팀을 구성해 이들 법령의 개정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해 청신호가 켜졌다.영천 경마공원은 마사회가 경북도·영천시 소유 부지에 총 3657억원(마사회 3057억원, 경북도·영천시 600억원)을 투입해 만든다. 서울(115만㎡·과천), 제주(73만㎡), 부경(124만㎡·김해) 경마공원 등 기존 3개 경마공원과 비교할 때 국내 최대 규모다. 공원은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시민공원과 문화레저타운(힐링빌라, 어드벤처 포레스트, 레이크파크, 호스 파라다이스밸리 등)이 들어선다. 경북도·영천시는 경마공원이 문을 열면 연간 871억원 정도의 지방세 수입과 60만명의 관광객 유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15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연간 15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도 기대한다.2015년 농식품부로부터 내륙 최초로 말산업 특구지역으로 지정받은 영천시는 관련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2019년까지 5년간 경주마 휴양시설 건립을 비롯해 영천 금호강변 마상재(馬上才·말 위에서 펼치는 곡예) 복원 및 공연장 조성, 전문 인력 양성기관 육성, 농촌 승마체험시설 확충, 말 생산농가 육성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말 관련 제품(마유, 향장품, 가죽)을 생산하고 말고기 요리 업체를 유치해 육성할 방침이다. 영천 마상재 공연은 조선통신사 행렬 과정에서 경상감사가 직접 주관해 전별연(餞別宴·악공의 연주와 가무 등)과 함께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영천시는 말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운영에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시는 다음달 영천 임고면 운주산 인근 부지 1만 2000여㎡에 6억원을 들여 조성한 방목장을 준공한다. 앞으로 질주 본능을 가진 퇴역 경주마를 승용마로 조련하는 훈련 장소로 활용된다. 운주산승마장과 운주산승용마조련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2009년까지 46억원을 들여 개장한 승마장(외승로 1.2㎞, 산악승마 코스 3.5㎞)은 연간 승마대회 참가자 및 체험 승마자 2만명을 유치하며, 2015년 전국 최초로 건립된 승용마조련센터는 매년 승용마 120마리 정도를 번식·훈련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체류형 관광자원 육성을 위해 승마장에 설치한 게르(몽골 유목민 전통가옥)도 인기다. 낮에는 승마장에서 말을 타고 밤에는 게르에서 별을 볼 수 있는 이색 체험 때문이다. 게르는 5인용으로 가족끼리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생활체육 승마와 체험 승마 등을 통한 승마 저변 확대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시는 2007년 전국 최초로 말 지구력 승마대회(일명 말 마라톤대회)를 유치해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전국승마대회, 말 한마당축제, 영천대마기전국종합마술대회, 국제유소년승마대회, 영천시승마협회장기 대회를 연다. 2011년엔 영천시민승마단을 창단했으며, 시민 대상 영천승마아카데미를 개설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경북의 현안 사업인 영천 경마공원이 2021년쯤 세계적인 수준의 아름다운 ‘말 테마파크’ 속에 개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경북도·영천시, 한국마사회가 힘을 뭉치는 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계화 한국마사회 경마기반개선단장은 “그동안 영천 경마공원 설치와 관련해 레저세 50% 경감 등 각종 현안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제 해결될 기미가 있는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천·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실적 부풀려 9억 성과급… 허위계약해 노조에 뒷돈

    실적 부풀려 9억 성과급… 허위계약해 노조에 뒷돈

    불이익 줄 법적 근거 마련 통보 메가박스에 영화관 허용 특혜 일부 지방공기업이 경영 실적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정부로부터 많게는 6억원이 넘는 평가급을 더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허위 계약을 통해 노조에 매달 고정적으로 운영비를 부당지원하다 적발됐다.감사원은 지방공기업 17곳(대전·충청지역 6개, 서울·경기지역 11개)에 대한 감사 결과 이와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해마다 지방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를 시행해 ‘가∼마’(5단계)로 등급을 매긴 뒤 평가급을 차등 지급한다. 대전도시공사는 2013년도 경영실적 보고서를 제출해 ‘가 등급’을 받았다. 이를 통해 2014년 12월에 임직원 230명이 평가급 19억 6000여만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조사해 보니 대전도시공사는 2014년 1월 활동 내용도 전년도 실적에 포함시켜 점수를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대로 평가했다면 ‘가’ 등급이 아닌 ‘나’ 등급을 받았어야 했는데 등급을 높여서 3억 3000여만원을 더 받은 것이다. 대구시설공단도 이 같은 실적 부풀리기로 지난해 12월 평가급 6억 4000여만원을 더 받아냈다. 문제는 지방공기업이 경영실적을 거짓으로 보고해 평가등급을 높게 받더라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데 있다. 감사원은 행안부 장관에게 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2008년 3월 송파구 가락시장 내 통신설비 설치·운영과 관련해 KT와 계약하면서 전체회선 가운데 3분의2는 농수산식품공사가, 3분의1은 민간업체 A사가 유지 관리하기로 하고 KT 자회사에서 위탁수수료를 받았다. 공사는 2013년 10월 계약 변경을 통해 전체회선 가운데 3분의1을 공사가, 3분의2는 A사가 유지 관리하는 것으로 바꿨다. 2015년 말 A사가 폐업하자 B사가 업무를 인수인계받았다. 하지만 이는 2012년 12월 당시 이병호 공사 사장이 노조에 복지기금을 지원하고자 노조 사무국장과 짜고 허위로 계약한 것이었다. B사는 KT 자회사에서 받는 위탁수수료(매달 약 360만원)의 절반가량을 차명 계좌로 공사 노동조합으로 보냈다. 공사 측은 계약 변경을 통해 모두 5890만원을 노조에 부당지원했다. 감사원은 이병호 전 사장과 노조 사무국장 등 5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는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건축물(영화관) 용도 제한을 부당해제했다. 복합쇼핑몰 파크하비오 개발업체 C사는 2013년 9월 공연장 규모를 늘려 달라고 송파구에 요청했다. 송파구는 서울시로부터 ‘영화관은 설치 불가’를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이를 뒤집고 영화관(메가박스 9개관)을 허용하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바꿔 특혜를 제공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투기과열지구 청약 1순위 ‘1년 12회→2년 24회’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의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지금보다 최대 4배 강화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85㎡ 이하 주택은 공공은 물론 민영까지 모두 가점제가 적용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그동안 별도의 규제를 받지 않았던 지방의 청약조정대상지역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전매가 최대 3년까지 금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고, 주택법 시행령 등을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지방 6개월), 납입횟수 12회(지방 6회)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개정된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수도권과 지방 구분 없이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24회 이상 납입해야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와 과천시, 세종시, 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 등 29곳이다. 청약조정지역은 서울 전 지역과 세종,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부산 해운대구 등 40곳이다. 민영주택을 공급할 때 가점제가 우선 적용되는 주택 비율도 확대된다. 투기과열지구의 85㎡ 이하 주택은 일반공급 주택 수의 75%에서 100%로 확대된다. 청약조정지역에서는 85㎡ 이하 주택은 40%에서 75%로 늘어나고, 가점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85㎡ 초과 주택도 30%가 적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1주택 이상 소유자가 가점제 청약에서 제외돼 최근 일부 재건축 단지의 청약 과열 현상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부는 또 ‘8·2 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날 입법예고한 주택법 시행령을 통해 지방의 청약조정대상지역 중 민간택지에 대해 과열 정도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일(최대 3년) 혹은 1년 6개월의 전매제한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별도의 규제가 없었다. 지방 광역시 중 청약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곳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기간도 수도권과 같은 6개월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40개 청약조정지역에 포함됐으나 아직 전매제한을 받지 않는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남·수영·부산진구와 기장군의 민간택지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10일부터 전매가 제한된다. 다만 일률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게 아니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축 지역’으로 선정되면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교통호재와 지속적인 기업체 입주로 ‘송도국제도시’에 모이는 관심

    최근 들어 송도국제도시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53.45㎢ 규모로 조성되는 ‘대한민국 1호’ 경제특구다. 송도국제도시는 올해로 개발 15년, 입주 12년 차를 맞이한 만큼, 다양한 생활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도시 내에는 동북아무역센터, 포스코, 코오롱, 포스코대우, 동아제약 등의 업무시설과 인천대 송도캠퍼스, 연세대 국제캠퍼스 등의 교육시설,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등의 편의시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송도국제도시는 주거∙업무∙교육∙편의시설을 한번에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러한 송도국제도시는 최근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GTX-B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되고, KTX 송도역, 제2외곽순환도로 등 다수 개발호재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가 정부의 8.2 부동산대책 규제를 빗겨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 송도국제도시는 규제대상에서 벗어나 전매제한 강화, 대출규제 강화들의 규제정책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송도국제도시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또 다시 몰리며 아파트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상가 시장도 지속적인 활황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기준 송도국제도시의 3.3㎡당 아파트값은 1347만원이다. 최저점을 찍었던 2013년(1218)과 비교하면 10%이상 오른 가격이다. 뿐만 아니다. 신규 분양단지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단기간에 완판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분양된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송도 더샵 센토피아’ 등은 많은 청약자가 몰리며 모두 단기간에 완판됐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송도국제도시는 다양한 개발사업들이 가시화되고, 기업체들의 입주와 투자 유치가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또 한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송도국제도시는 최근 미분양 가구수가 한 채도 없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여서 남은 분양단지에 수요자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송도국제도시에 신규 분양 소식이 이어져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중심인 4공구 M-1블록에 SK건설이 10월 선보이는 ‘송도 SK VIEW Central’가 그 주인공이다. ‘송도 SK VIEW Central’는 아파트,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주상복합단지다. 지하 2층~지상 36층, 총 4개동(오피스텔 별도동) 총 47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아파트는 299가구(전용 84㎡), 오피스텔은 180실(전용 28~30㎡)로 구성된다. 근린생활시설은 지상 1~2층에 총 96개 점포가 꾸며질 예정이다. 단지는 송도국제도시의 핵심인프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단지 앞으로 신세계복합몰, 롯데몰, 이랜드몰 등 3개의 대형 복합쇼핑몰 입점이 예정되어 있고 특히, 신세계복합몰과는 바로 인접해 있어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생활편의시설을 가까이서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단지는 편리한 교통환경도 자랑한다. 단지 인근에 자리한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과 복합환승센터을 도보로 이용가능하다. 또 단지는 송도국제도시 내 주요 간선도로인 컨벤시아대로, 인천타워대로의 교차점에 위치해 시내외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여기에 송도-서울역-경기도 마석을 연결하는 GTX-B노선이 8.11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되었고,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 및 인천 구도심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단지는 직주근접 단지로의 가치도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단지 인근에 지식정보산업단지, 바이오단지, 인천대 등 대규모 직주근접 수요층이 밀집하고 있으며, 업무시설인 NEAT tower, 인천 컨벤시아, 포스코 사옥, IFEZ (G-tower) 등과도 가깝다. 한편 ‘송도 SK VIEW Central’은 공간활용성을 높인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주거편의성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지는 먼저 전 가구를 4Bay 구조로 구성하고 77%의 전용률을 확보했다. 특히 77%의 전용률은 주변의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 높은 설계여서 우수한 평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 세대 내부에는 알파룸 및 대형수납공간 등의 설계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입주민의 공간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단지는 최고 36층 높이에 남동·남서향 배치를 통해 조망 및 일조권을 높였으며, 오피스텔 동을 별도로 조성하고 비주거용 주차장을 따로 구성해 각 상품별로 주차장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분양관계자는 “최근 또 한번 각광을 받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에 SK건설의 신규 분양이 나온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의 기대감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차별화된 단지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 SK뷰 센트럴(VIEW Central)’ 모델하우스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하며 오는 10월 문을 열어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를 분양할 예정이다. 9월 중순부터는 사전 홍보관을 운영할 예정으로 견본주택 오픈 전에 분양 관련 상담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전모 쓰고… 무전기 들고… 크레인 몰고 ‘女風당당’

    안전모 쓰고… 무전기 들고… 크레인 몰고 ‘女風당당’

    건설 현장에 여성 기술자들이 늘고 있다. 행정·사무직이 아니라 토목·건축, 전기·기계, 고공 타워크레인 조종 분야까지 여성 기술자들이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 아름답고 섬세하다는 칭찬은 사치다. 근무 환경이 남성과 똑같다. 작업복에 안전화, 안전모는 기본. 손에는 무전기와 설계도가 들려 있고, 허리춤에는 손 장비가 주렁주렁 달린 혁대를 차야 한다. 모든 생활이 남성들과 차이가 없다. 여성 건설 기술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편견이다. ‘여자인데 할 수 있겠어?’, ‘이런 일 시켜도 될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다. 국내 토목 현장의 대모(代母)로 통하는 김선미 현대건설 부장은 “여성이라고 봐 달라는 게 아니라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인정해 주는 문화가 자리잡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현장에서 여풍을 일으키고 있는 건설 기술자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대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 대우건설이 주간사로 시공하는 이 현장에는 아파트 4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장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고 중장비들이 웅웅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멍할 정도다. 굴삭기 10여대가 연신 암석을 캐내고 이를 운반하는 덤프트럭 30여대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다.입사 22년차 김순영 대우건설 팀장아이 셋 엄마… 현장선 호탕한 프로 이 현장 공사를 관리하는 인력은 80여명. 관리직과 기술직이 섞여 있는 이곳에 여성 기술자 3명이 당차게 활동하고 있다. 대우건설 김순영 건축팀장(차장)과 이시은 사원(건축), 양현아 사원(안전관리)이 주인공이다. 입사 22년차인 김 팀장. 첫인상이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첫마디부터 시원시원했다. 호탕한 웃음, 긍정적인 마인드, 현장 분위기 주도는 그녀의 주특기다. 동료들과의 업무 협의, 한치의 오차도 없는 작업 지시 등을 봐서는 건설 현장의 진정한 프로다. 건축 공사가 본격화되면 수십개의 협력업체와 하루 1500여명의 근로자가 몰려드는데 이를 관리하고 작업 지시를 내리는 게 그의 몫이다. 토목 현장에 ‘현대건설 김 부장’이 있다면 건축 현장에서는 ‘대우건설 김 차장’이 대모 역할을 한다. 건축·토목 전공 여성이 많지 않던 시절, 그녀는 건축학을 전공했다. 기술직을 택한 이유를 묻자 “현장 근무가 매력적이지 않으냐”고 답한다. 근무 기간의 3분의2 이상을 현장에서 보냈다. 은평뉴타운, 화성동탄2신도시 등 대우건설이 참여한 주요 아파트 건설현장을 누볐다. 이론과 기획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육부 사업비 심의위원, 성남시 기술자문위원이다. 건설관리학회 여성위원장, 여성 건설기술인협회 이사도 맡고 있다. 경기도·중앙 건설심의위원도 지냈다. 장경각 현장 소장은 “김 팀장을 이 현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며 “겉모습과 달리 기획력과 논리력이 뛰어나고 소통을 잘하는 인재”라고 거들었다. 어려운 점을 묻자 “아이 셋을 키우는 일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 뒤 “다른 직업도 다들 똑같지 않으냐.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며 호탕하게 웃어넘긴다. 함께 일하는 이시은 사원은 김 팀장에 비하면 한참 후배다. 건축을 전공하고 입사 1년 9개월 만에 현장에는 처음 나왔다. 앳된 모습이지만 김 팀장을 닮아서인지 일처리가 똑부러진다. 안전관리를 맡고 있는 양현아 사원은 보건안전공학을 전공했다. 입사 1년차이지만 벌써 두 번째 현장에 나선 당찬 여성 기술자다.8t 타워크레인 조종원 함혜숙 기사“점심엔 국물 안 먹어… 바람 이겨야” 아침마다 하늘로 출근하는 여성 기술자도 늘고 있다. 고층 건물 시공현장에는 예외 없이 타워크레인이 서있다. 좁고 복잡한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만큼 효율적인 장비도 없다. 원하는 방향과 높이에 맞춰 무거운 자재를 거뜬하게 들어올려 옮길 수 있으니 건설 현장의 최고 일꾼인 셈이다. 이런 타워크레인에 여성 기사들이 늘고 있다. 민주노총에 가입된 회원이 어느덧 100여명에 이른다. 8t짜리 타워크레인 조종원(기사) 함혜숙씨도 아침마다 하늘로 출근한다. 고공 타워크레인 조종간을 잡은 지 15년째인 베테랑 기사다. 지금은 경기 김포의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출근한다. 20층짜리 아파트라서 이번 타워크레인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란다. 아파트 29층 공사 현장에서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조종한 적도 있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는 타워크레인 접근이 엄격히 제한돼 조종원들이 하루 종일 일하는 공간을 직접 볼 수는 없다. 동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캐빈(운전석)은 반평이 채 안 된다. 사방을 살펴볼 수 있게 유리창이 붙어 있고 복잡한 조종간 옆에 라디오와 무전기, 물병, 수건 등이 놓여 있을 뿐이다. 근무 여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좁은 공간에 하루 종일 혼자 있다. 지상에서는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작업지시를 내릴 수 있지만 타워크레인 기사는 늘 혼자다. 일단 올라오면 무전기 하나로 세상과 통한다. 아침에 올라가면 점심 식사 때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 퇴근 때나 내려온다. 계단도 아니고 직각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다. 그래도 이는 참을 수 있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생리현상. 함 기사는 “점심에는 국물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목이 말라도 물로 입을 적시는 정도로 끝낸다. 이런 고통도 위험 앞에서는 사치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아찔하다. 바람이 불면 크레인 자체가 흔들리고 작업도 어려워 신경이 곤두선다. 일정 풍속 이상의 바람이 불면 작업을 중단한다. 또 베테랑 기사라면 어느 정도의 바람 위험은 이겨 낼 수 있다. 함 기사는 “가장 겁나는 것은 사각지대”라고 말한다. 운전석이 높아 지상 작업공간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보이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한다. 스윙(크레인 이동) 때 상하좌우를 살펴야 하는데 자재에 집중하다 그만 옆에 있는 장비를 보지 못하고 부딪히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상에서 신호수가 보내주는 정보와 고공 타워크레인 기사가 보는 각도, 거리, 느낌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신호 전문가’ 김미선 철도시설공단 차장올빼미 생활에도 “현장이 천직” 공공기관에도 여성 건설 기술자들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나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처럼 건설 사업기관에 여성 기술자들이 근무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김미선 차장. 국내 철도 신호체계 전문가로 꼽힌다. 김 차장은 철도대에서 전기제어를 전공한 현장 기술자다. 입사 19년차로 홍보실 근무 3년 10개월을 빼고는 철도 신호 분야에 매달렸다. 아무리 튼튼한 고속철도가 건설되고 빠른 고속열차가 개발돼도 철도 신호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신설 구간의 신호체계 공사는 열차가 운행되기 전에 이뤄지지만, 기존 철도 신호체계 공사나 보수는 주로 열차 운행이 뜸한 야간이나 새벽에 이뤄진다. 그래서 신호체계 기술자들은 새벽이나 야간에 일하고 낮에 쉬는 올빼미 생활이 비일비재하다. 여성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지만 그녀는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진정한 프로다. 잠깐 외도(?)도 했다. 그래서 들어왔던 곳이 홍보실이다. 홍보실 근무는 원해서가 아니라 본사의 필요에 따라서였다. 철도건설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자 현장 상황을 기술적으로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인재를 찾던 중 김 차장이 발탁된 것이다. 당시 출입기자들은 김 차장 덕분에 어려운 철도건설 현장 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었다. 김 차장은 공단 여성 기술자의 맏언니 역할을 한다. 일에 묻혀 결혼도 잠시 미루고 있다. 공단의 여성 기술자는 전체(1404명)의 3% 정도인 41명에 불과하지만, 요즘 기술직 여성이 부쩍 늘어 여간 반갑지 않다. 올해 신입사원(111명) 가운데 여성 기술직은 13명으로 10%가 넘는다. 토목 분야 기술자는 많은 편이지만 전기 신호 분야 전문가는 극히 드물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낯선 문화, 남성이 대부분인 현장, 열악한 작업환경을 극복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영남본부 관할 철도 신호체계 점검은 10여명이 함께 하는데 여성은 김 차장뿐이다.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처음에는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지금은 이 분야 베테랑 기술자로서 우뚝 선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긍심을 갖는다. 김 차장은 힘들어하는 여성 기술자들에게 “조금만 노력하면 대가가 따른다”고 다독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한방+바이오 메카로 열리는 동대문… 그 시작은 ‘서민경제’

    [자치단체장 25시] 한방+바이오 메카로 열리는 동대문… 그 시작은 ‘서민경제’

    “서울 동대문구는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서민 경제를 꽃피울 수 있는 개발 사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18일 서울 구청 사무실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구의 발전 철학을 이같이 요약했다. 민선 2기에 이어 5~6기 구청장을 지내며 서울한방진흥센터 준공부터 서울 부도심으로서의 청량리 역세권 재개발 추진까지 서민 경제 부흥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활성화 사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동대문구는 다음달 국내 최대 한약 유통 중심지인 제기동 서울약령시에 서울한방진흥센터를 개관한다. 총 465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604㎡ 규모로 건립한 센터는 지하 3층, 지상 3층 건물에 한의약박물관, 한방체험시설, 한방 뷰티숍 등 테마 시설을 갖춘 한방 복합문화체험시설이다. 지역경제의 한 축인 한방 산업을 부활시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 구청장이 제안해 이뤄졌다. 유 구청장은 “조선 보제원을 뿌리로 하는 동대문 서울약령시는 전국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약 70%가 거래되는 한방 메카”라며 “한방 산업이 다소 주춤해졌지만 센터 개관을 계기로 각종 한방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구성한다면 약령시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시장 인근에 터를 잡고 1970~1980년대 급성장한 서울약령시는 1995년 서울시로부터 정식 한약시장으로 승인받아 서울약령시 대축제를 하는 등 전국 최고의 약령시장으로 성장했다. 최근 대체 건강식품 발달 등으로 한의약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서울한방진흥센터를 발판으로 약령시가 한의약 산업 제2의 르네상스를 열어 간다는 복안이다. 서울한방진흥센터는 관광객들이 침을 맞거나 인삼을 먹어 보는 것은 물론 족욕이나 목 찜질을 즐기고 한방요리도 배울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전통적인 한방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옥 양식으로 건립했고, 그동안 약령시 이용에 장애로 꼽혀 온 지역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200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지하 주차장도 조성했다. 서울한방진흥센터 건립은 유 구청장의 동대문 발전 철학과 관련이 있다. 그는 “좋은 도시란 도시가 만들어 온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공동체가 살아 있고, 사람들이 연대하는 그런 도시”라면서 “동대문구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9개의 오래된 대형 전통시장이 자리하는 만큼 전통시장을 부흥시키는 것은 동대문 도시 개발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 구청장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유통 재벌들로부터 지켜 낸 주인공으로 불린다. 당초 24시간 풀가동되던 대형마트 영업시간이 오전 10시에서 밤 12시까지로 제한되고, 월 2회 일요일은 의무적으로 문을 닫도록 전통시장 보호 규제가 만들어진 데는 유 구청장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동대문구 유통기업 상생 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처음 내놨다.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에 반발해 영업시간 제한 처분 취소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이 2015년 동대문구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운영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서울한방진흥센터 건립도 서민 경제를 살리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나온 작품이다. 유 구청장은 미래를 지향하는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연내 착공하는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동대문구의 위상이 크게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청량리역 인근에 65층 규모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 백화점 등을 갖춘 42층 건물이 연내 착공하고 인근 동부청과시장 부지에는 50여층 규모의 주상복합 4개 동이 들어선다. 서울의 대표 부도심인 청량리는 집창촌 형성과 함께 주변 지역에 교통 거점이 속속 생겨나며 역할이 퇴색됐지만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과거 전성기 시절을 넘어서는 위상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량리역과 가까운 전농11구역과 답십리18구역을 포함해 지역 내 50여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특히 동대문구 홍릉연구단지 내에 들어서는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격인 ‘서울바이오허브’ 조성 작업이 속도를 냄에 따라 젊은 일꾼들이 모이는 도시로 변신 중이다. 내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서울바이오허브는 병원·기업·연구소를 모아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주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병원, 경희대병원 등의 연구기관·병원뿐 아니라 100개 이상 벤처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홍릉 바이오 허브 입주를 검토 중이다. 이달 들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리모델링한 허브 본관 건물이 입주를 시작한 가운데 문화 벤처기업의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시연장도 오픈했다.유 구청장은 문화를 활용해 경제 가치를 만드는 ‘컬처노믹스’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연내 삼국시대 유적인 배봉산 보루성의 역사적 의미를 살린 테마공원을 완성하는 게 대표적이다. 보루(堡壘)란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낮은 봉우리에 쌓은 소형 석축산성으로, 산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사시설이다. 구는 지난해 9월 사도세자의 처음 무덤 터였던 배봉산 정상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다가 고구려 유적인 배봉산 보루성을 발굴해 지난 2월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받고 이곳을 서울의 명소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앞서 2015년 선농단 역사유적 정비 사업으로 선농단 역사문화공원과 선농단 역사문화관을 개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풍년 기원 제사를 올리던 선농단을 고증자료를 통해 복원하면서 선농단 역사문화공원을 만들고 그 지하에 선농단의 역사와 전통을 기억할 수 있는 선농단 역사문화관을 건립했다. 구는 매해 4월 선농대제 행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선농단 역사문화관에서 농사와 관련된 이론교육 프로그램인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는 등 사람들을 동대문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유 구청장은 “민주화운동 정신을 삶의 근간으로 삼아 온 만큼 봉사의 마음으로 지역 발전에 힘써 왔다”며 “존경받는 동대문의 이웃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누구 부마항쟁 당시 동아대 시위 주도… 민주화 인사 출신 전남 나주 출신인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979년 10·17 부마항쟁 당시 동아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받고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이듬해 발발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계엄이 확대되면서 검거돼 고문을 당한 민주화 인사 출신이다. 1985년 김영삼·김대중을 공동의장으로 출범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선전부장을 시작으로 동대문이 지역구인 민주당 최훈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동대문을 제2의 고향 삼아 민선 2기에 이어 5~6기 구청장을 맡고 있다.
  • 고정적 목사 생활비 과세 대상…주례사례금·강의료 등은 제외

    목회활동비 등 지출 증명땐 비과세 4만6000명 적용·세수 100억 예상 내년 1월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 목사가 매달 고정적으로 교회에서 받는 생활비는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주례를 서주고 받는 사례금은 세금을 안 내도 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종교인 과세 세부 기준안 초안을 마련해 각 종교 교단에 전달했다. 기획재정부는 종교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다음달 중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18일 기재부 초안에 따르면 명칭이나 취지에 상관없이 종교인에게 매달 또는 정기적으로 일정 액수를 지급하는 돈은 과세 대상에 들어간다. 생활비·사례비·상여금·격려금뿐 아니라 공과금·사택공과금·건강관리비·의료비·목회활동비·사역지원금·연구비·수양비·도서비 등도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지급받는다면 과세 대상이 되는 셈이다. 단 목회활동비·사역지원비·접대비 등 실제 지출한 비용에 관련한 정산을 증명하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신자 가정 방문 등 심방 사례비, 결혼식 주례비, 학교 강의료 등 종교인이 신도들한테 받은 사례비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사택 지원은 종교단체가 직접 소유하거나 임차해 제공하면 비과세, 현금으로 주거비를 지원하면 과세 대상이 된다. 자기 소유 차량을 이용하는 종교인이 유지비를 지원받는다면 20만원 이하는 비과세, 20만원 초과는 과세대상이다. 정부는 종교인 소득에 근로소득세와 같은 세율(6~40%)을 적용하되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필요경비를 공제해 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연소득 2000만원 이하 구간은 소득의 80%를 자동으로 필요경비로 공제한다. 2000만∼40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1600만원(2000만원 이하 구간)에 더해 2000만원 초과분의 50%(최대 2600만원)를 공제한다. 4000만∼6000만원 구간은 최대 3200만원, 6000만원 초과 구간은 3200만원에 더해 6000만원 초과분의 20%를 공제한다. 연말 정산에서는 인적공제·의료비 등 세액공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23만명에 이르는 전체 종교인 가운데 내년부터 세금을 한 푼이라도 내는 종교인을 4만 6000여명가량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저소득층’에 속하는 종교인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교인 과세로 인한 추가 세수는 100억원 남짓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천주교와 대한성공회가 각각 1994년과 2012년부터 교단 차원에서 납세를 하고 있고,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일부 침례교회 등도 소득세를 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종교단체의 의견을 받아 넣을 건 넣고 뺄 건 빼 다음달 중 안내책자로 (교단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트럼프 트위터에 “北, 석유 사려 긴 줄”

    트럼프 트위터에 “北, 석유 사려 긴 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어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그에게 ‘로켓맨’(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물었다. 북한엔 가스(석유)를 사기 위해 긴 줄이 형성돼 있다. 딱하다!”고 했다.이는 지난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2375호)에 따른 북한의 유류 공급 제한 조치로 북한 주민들이 석유 사재기에 나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엔의 대북 제재 효과를 알리는 동시에 북한 사정을 비꼰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부른 것과 관련, 미국 언론들은 1972년 만들어진 엘턴 존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액체연료인 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UDMH)을 주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기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이 미사일에 사용하고 있는 UDMH를 중국과 러시아가 제공하고 있는지를 추적 중이며,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유엔 안보리의 기존 제재 등을 통해 북한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보당국 일부에서는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UDMH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티머시 배럿 국가정보국장(DNI) 대변인은 NYT에 “북한이 아마도 UDMH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이 외부 공급자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발전했으며, 대북 원유 제재를 하기에 이미 늦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역사 속 공익신고] 백성들의 제보 어디까지 였을까

    [역사 속 공익신고] 백성들의 제보 어디까지 였을까

    마르지 않은 물 제보로 가뭄 해결 무차별 도벌 신고 받아 산림 보존 보상금으로 자연재해 막은 조선 세조 12년(1466년) 극심한 가뭄으로 논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다. 물이 없어 모내기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왕은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어 온 백성들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물의 ‘원류’(原流)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제보를 받기로 했다. 그곳에 천방(川防·냇둑)을 쌓고 물을 모아 기름진 땅이 생겨나면 신고자에게 이를 우선적으로 지급하겠다는 포상안도 발표했다.조선 전기 115년(1392∼1506년)동안 13년을 제외한 102년에 걸쳐 가뭄 기록이 발견될 만큼 한반도에서 가뭄은 피할 수 없는 재난이었다. 조정에서는 돌이나 흙 등으로 큰 둑을 만들어 강물을 막는 제언(堤堰)을 지었지만 막상 가뭄에는 쉽게 말라버려 효과가 적었다. 이에 반해 냇둑은 백성이 스스로 수원지 주변에 쌓아 만든 것으로 자신이 원하는 땅에 물을 댈 수 있어 유용했다. 농업국가에서 물은 곧 생명이었다. 역대 왕들은 하나같이 치수 사업을 국시(國是)로 여겼다. 하지만 지역 토호 세력은 관리와 유착해 물과 가까운 전답을 독점했고 심지어 국가 소유 제언까지도 “물이 말라버렸다”는 이유를 들어 사전(私田)에 편입시켰다. 이런 가운데 백성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전국 각지에 냇둑이 만들어졌고 ‘모내기’ 같은 혁신적 농법도 도입돼 조선 후기에는 농업 생산력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조선시대 공익 신고는 불법 행위뿐 아니라 자연 재해 극복과 같은 정책으로까지 대상을 넓혔다. 산림 보존 또한 신고 대상에 포함시켜 백성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 예종 1년(1469년) 왕은 ‘송목금벌사목’(松木禁伐事目)을 제정해 도성 주변 산에서 무차별하게 도벌하는 것을 금지했다. 소나무를 베는 자는 장(杖) 100대를 부과하겠다고 명문화하며 신고를 당부했다. 특히 담당 관리를 지정해 불시에 산림을 살피고 매달 말 결과를 보고토록 했다. 예종이 법령을 내리기 전부터 한양에는 수도의 숭고한 경관을 유지하고자 ‘금산’(禁山)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백성은 금산으로 지정된 구역에서 농사와 나무하기, 돌 캐기, 흙 퍼가기, 집 짓기 등을 할 수 없었다. 세종 6년(1424년)에는 한성부 관원들이 도성 주변 산림을 훼손하고 지은 건물을 강제로 철거했다. 대부분 암자였는데 소나무를 너무 많이 베어내 산이 붉게 보일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 내린 조치였다. 성종 24년(1493년)에는 전국 각지에 화전민이 크게 늘어 산에 불을 놓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왕은 “산림이 줄어들면 수류(水流)가 고갈된다”며 화전을 전면 금지시켰다. 조정에서 산림을 그토록 소중히 보존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 산림을 잘 관리했다가 기근이 닥치면 백성이 도토리 등 비상식량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 둘째 국방에 쓰일 병선(兵船)이나 조정 건축물 등에 들어가는 50년 이상 된 소나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함이었다. 조선은 왕조 내내 산림을 엄격하게 지켰고 이 결과 8도의 소나무숲은 조선 말기까지 비교적 온전히 보존됐다. 공익신고 보상금 제도는 금은광 신고와 저화(종이돈) 사용제한 신고, 나쁜 쌀 판매신고, 무허가 가옥 신고, 금주 위반 신고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역대 왕들은 적은 관료 인력으로 제대로 감시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일반 백성들을 제보자로 삼았다. 요약하자면 조선은 ‘보상금의 나라’였다고 할 수 있다.■출처:세조 12년(1466) 4월16일, 예종 1년(1469년) 3월 6일, 세종 6년(1424년) 6월 22일, 성종 24년(1493) 11월 11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칼 빼든 단독주택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전매 제한이 강화된다. 또 최근 관심이 높아진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공급 방식이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바뀐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이런 내용의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및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는 소유권이전 등기 때까지 원칙적으로는 전매가 금지됐지만, 자금난 등으로 불가피한 경우 잔금 납부 전이나 공급 계약일로부터 2년이 지나기 전 공급 가격 이하로 전매하는 것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은 공급 가격 이하의 전매도 금지하도록 했다. 해외 이주나 채무 불이행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전매를 허용했다. 공급 가격 이하로 거래하는 것처럼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뒤 실제로는 높은 가격에 팔아 전매 차익을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단독주택용지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9대1을 기록했고 일부 과열 지역은 경쟁률이 9000대1까지 상승했다. 최근 5년간 LH가 공급한 단독주택용지의 61%가 1회 이상 전매됐으며 이 중 65%가량은 공급된 지 6개월 이내에 전매된 것으로도 조사됐다. 국토부는 또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 방식을 기존 추첨식에서 높은 가격을 써낸 이에게 판매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저층에 상가가 있는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지 가격을 시장 수요를 반영해 현실화하고 전매 차익에 대한 기대 심리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령 및 지침 개정안은 다음달 30일까지 예고한 뒤 11월부터 시행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업무 시간에 외부 강의…14억 ‘용돈벌이’한 식약처 직원들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연구관 A씨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평일 강의를 맡았다. 하지만 겸직허가 신청서에는 ‘강의는 토요일 오전 9~11시여서 근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썼다. 업무 시간에 외부 강의를 나가면서도 주말에 강의를 한 것처럼 속였다. A씨는 89차례 외부 강의를 하고 2882만원의 부수입을 올렸다. 식약처 직원 수백명이 A씨처럼 업무 시간 중 외부 강의로 ‘용돈벌이’를 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실이 입수한 식약처의 ‘직원 외부 강의 신고 현황’에 따르면 식약처 직원들은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모두 6141건의 외부 강의를 했다. 이들의 부수입은 13억 7682만원에 달했다. 외부 강의에 나선 직원은 해마다 300~400여명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7명은 최근 5년간 1000만원이 넘는 고액 강의료를 받았다. 특히 기술서기관 B씨는 겸직신고를 하지 않고 2013년부터 2년간 160차례의 외부 강의로 6971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강의료를 받아 ‘직급 강등’이라는 징계 조치를 받았다. 공무원이 외부 강의를 하려면 사전에 소속 부처나 기관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권고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외부 강의료 기준에 따라 시간당 40만(장관급)~12만원(5급 이하)의 강의료 제한을 받는다. 다만 대학 강사 등 겸직신고를 하면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식약처는 “대부분의 직원은 겸직허가를 받아 정당하게 외부 강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외부 강의는 대부분 주중 근무시간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에는 전체 외부 강의 747건 가운데 718건(96%)이 월~금 평일 근무시간과 겹쳤다. 올 들어서도 지난 6일까지 494건의 외부 강의 가운데 472건(95.5%)이 평일에 이뤄졌다. 김 의원은 또 이들의 강의 주제가 식중독 예방관리,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정책, 불량 식품 관리 등 단순 식약처 홍보에 그쳤다며 “홍보비 예산이 책정된 식약처의 고유 업무에 대해 개인이 외부 강의로 돈을 받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식약처는 관련 주제의 홍보 비용으로 올해 53억원을 책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2015년부터 외부 강의료 일부를 기부하게 하는 등 자체적으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적 항공기다” 20m 급속 잠수… 어뢰 쏘자 12㎞앞 함정 명중

    “적 항공기다” 20m 급속 잠수… 어뢰 쏘자 12㎞앞 함정 명중

    지난 12일 오후 제주도 남쪽 해역. 잠망경만 내놓은 채 주변을 경계하며 스노클링 항해를 하던 우리 해군의 209급(1200t) 잠수함인 ‘장보고함’ 내부가 갑자기 긴박해졌다. 함장 김형준 해군 중령의 다급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전해졌다. “함수 전방 적 항공기 접촉, 비상!” 그러자 승조원 모두 “비상”이라고 복창한 뒤 전광석화처럼 비상 상황에서 예정돼 있는 자신의 위치로 움직였다. 몇 초 순간에 김 함장의 “긴급잠항” 명령이 떨어지자 승조원들은 어뢰발사관 8기가 배치돼 있는 함수 쪽으로 몰려들었다. 무게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해 잠항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선체가 급격히 앞쪽으로 기울어지며 순식간에 1m, 5m, 10m, 20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폭 6m·길이 56m 터널 같은 선체 내부 수심 50m까지 내려가 잠항하던 장보고함 내부에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 헤드폰을 쓰고 소나(수중음파탐지장치)에서 들리는 소리신호를 귀를 세워 듣던 전탐사(소나 탐지 승조원)가 ‘전방 적 함정 탐지’를 보고한 것. 김 함장은 즉각 어뢰 장착을 명령했다. “5, 4, 3, 2, 1, 발사” 16㎞ 전방 해수면 위를 항해하는 적 함정을 탐지한 뒤 12㎞ 앞에서 발사된 백상어 어뢰는 방향을 수정해 가며 적 함정에 명중했다. 소나에 어뢰 폭음이 감지되자 김 함장은 잠망경을 올려 적 함정 격침을 최종 확인했다. 이날 해군은 209급 잠수함들인 장보고함과 이억기함의 실전 같은 잠항 훈련 모습을 잠수함 운용 25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장보고함은 209급 잠수함 1호함, 이억기함은 마지막 9호함이다. 장보고함은 1992년 10월 14일에 취역했다. 제주 서귀포의 제주민군복합항 해군기지 접안부두에서 11.5m의 수직 사다리를 타고 내려간 장보고함 내부는 마치 좁고 짧은 터널 같았다. 폭 6m, 길이 56m의 선체는 좁디좁았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93잠수함전대 소속 장보고함의 승조원은 함장 김 중령을 포함해 모두 40여명. 한번 출항하면 한 달 이상 깊고 푸른 바닷속에서 실전 같은 훈련을 반복한다.●SUT·잠대함 하푼 유도탄 등으로 무장 이날 장보고함은 제주민군복합항을 출항해 8㎞ 남쪽을 오가며 해상과 해저 훈련을 반복했다. 기지를 떠난 장보고함은 김 함장이 마지막으로 해치를 닫고 내려와 “충수(充水)” 명령을 내리면서 외부와 완전히 차단됐다. 충수는 잠수함 내부의 탱크에 물을 채워 부력을 없애 잠항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디젤연료와 축전지를 사용하는 209급 잠수함은 연료 보급 없이 하와이까지 왕복할 수 있는 항속 능력을 갖췄다. 수중 250m 이상 내려가 작전할 수 있으며 최대 속력은 약 20노트(시속 40㎞)다. 무장은 중어뢰 백상어와 SUT, 잠대함 하푼 유도탄을 탑재하고 있다. 김 함장은 “해군 잠수함 부대는 지금 당장 명령이 떨어져도 적진에 침투해 임무를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 금연 기본… 소음은 철저히 통제 좁은 실내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때문에 승조원들의 근무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세탁을 할 수 없어 빨랫감은 봉지에 밀봉해 놓았다가 입항 후 집으로 가져간다. 바닷물을 정화한 물을 사용하는데 아껴 써야 하기 때문에 샤워는 주 1회 정도로 제한된다. 환기가 안 되니 금연은 기본이고, 굽거나 튀기는 요리 또한 언감생심이다.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비좁은 침상이 30여개 갖춰져 있지만 이마저도 개인 침상은 아니다. 승조원 40여명이 교대로 사용해 언제나 뜨거운 체온이 남아 있어 ‘핫벙커’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키 큰 장병은 몸을 똑바로 누일 수조차 없다. 밥도 좁은 테이블에서 어깨를 마주 대고 먹는다. 잠수함 내부는 ‘소음과의 전쟁’이다. 적 수상함과 잠수함, 대잠 항공기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소음은 철저히 통제된다. ‘작은 소리로 대화’, ‘발소리 작게’ 등이 원칙이다. 물속에 들어가면 밤낮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당직자가 일출, 일몰 시각에 맞춰 불을 켜고 끈다. 복잡하고 민감한 장비가 많은 데다 숙련된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승조원은 모두 부사관 이상이다.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과정 교육 6개월, 직무 교육 6개월 등 모두 1년여의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장보고함에서 만난 한 승조원은 “가장 위험한 곳에서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툭 하면 ‘방산 비리’… 국산 명품 무기 설 곳 잃는다

    툭 하면 ‘방산 비리’… 국산 명품 무기 설 곳 잃는다

    “이명박·박근혜 양대 보수 정부에 걸었던 기대가 컸던 만큼 방산인의 실망도 깊었습니다.”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면에는 방산비리를 근절하고 방산 경쟁력을 육성하겠다는 참여정부의 의지가 있었다. 그러나 방사청이 출범한 지 12년이 된 지금 방위사업 부실과 방산비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리베이트만 없애도 국방예산 20%를 줄일 수 있다”며 방산업계를 품질 경쟁이 아닌 가격 경쟁에 치중하게 하는 최저가입찰제의 벽에 부딪히게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산비리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며 대대적인 방산비리 수사를 정권 차원의 치적으로 삼기도 했다. 국내 방산업 전망이 어두워지자 주요 대기업이 방산업계를 떠나기도 했다. 삼성은 2015년 7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한화시스템)를, 두산은 지난해 5월 두산DST(한화디펜스)를 각각 한화에 매각했다. 방산업계에선 정부가 자생적 방산생태계를 조성해 주진 못할 망정 자국의 방산업체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는 곳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는 성토가 나왔다.방위산업은 정부가 지정한 방산물자를 포함한 무기체계 및 주요 비무기체계를 생산하거나 연구개발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방산업체는 방산물자의 안정적인 조달과 엄격한 품질보증을 위해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생산업체를 뜻한다. 방산업체뿐 아니라 그 협력업체, 무역업체, 시제업체 등 방산물자와 관련한 제조나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방산 관련 업체와 피복·식자재 등 군 생활에 소요되는 물품을 납품하는 군납업체, 수입·수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무역대리점(오퍼상) 등 방위산업의 영역은 광범위하다. 현재 국가 지정 방산업체는 95개, 방산관련업체는 6000~1만여개, 군납업체는 수만개, 무역대리점은 2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위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연구개발부터 전략화까지 장기투자가 필요하고 자금 회수에도 장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국가가 유일한 국내 수요자로서 시장을 제한하고 첨단무기체계 도입 등 운영·유지비용도 국가 예산 규모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다.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무기체계를 다루다 보니 고도의 신뢰성과 정밀성을 요구하는 첨단 과학기술 산업이면서도 일반제품 생산분야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국은 방위산업을 단순한 기업의 이윤 추구를 넘어 국가 안보를 위해 지속 발전시켜야 할 필수산업으로 분류해 집중 육성해 왔다. 국내 방산업체도 이 같은 사명감과 애국심을 가져왔지만 최근 잇따른 방산비리로 인한 국민적 감정은 방위산업을 소모성 예산이자 부조리가 상존한다고 보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 있다. 1993년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된 ‘율곡사업’ 비리 수사는 30여년의 군사정권 동안 지속된 군 수뇌부들의 방산비리를 밝혀내며 국민적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1998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미국 로비스트 ‘린다 김 사건’은 문민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에 대한 불법 로비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며 방위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지난 정부의 ‘통영함 사건’은 이 같은 방산업계에 대한 불신에 불을 붙인 격이었다. 신형 구조함이었던 통영함이 해외 도입 장비인 선체고정음탐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에 문제가 있어 인도가 지연되면서 2014년 4월 세월호 구조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해 10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고 지적했고 한 달 뒤 정부는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한 대규모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을 출범했다.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의 기획으로 알려졌던 방산비리 수사는 전·현직 장성급 11명 등 77명을 기소하며 방산비리 액수를 약 1조원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통영함 납품비리 혐의로 임기 중 옷을 벗은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무죄가 확정됐다. 해군 해상작전헬기인 ‘와일드캣’(AW159) 도입사업비리 혐의를 받았던 최윤희 전 합참의장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던 특전사 ‘뚫리는 방탄복’ 사건도 관계자가 잇따라 무죄를 받으며 당시 합수단의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과거 대형·권력형 국방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만큼 비리 규모가 과장되거나 무리한 수사, 성과 부풀리기 등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광공영 사건’처럼 무기중개상이 해외 무기 도입 과정에서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군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각종 정보를 빼내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은 대부분 해외 무기 도입과 관련한 ‘해외 무기 도입 비리 사건’으로 국내 방산업체의 ‘방산비리’와는 무관하다. 2015년 합수단이 발표했던 ‘방산비리 규모 1조원’도 합수단이 문제를 제기한 해상작전헬기 등 11개 사업의 총사업비를 합친 금액이었고 실제 소송가액은 1225억원, 그중 현재까지 대가성이 확인된 뇌물수수액은 2억 6200만원에 불과했다. 방산업체들은 국내 무기체계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 실패와 성능 미흡을 비리로 인한 사업부실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항변한다.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전력화 과정이나 K2 ‘흑표’ 전차의 파워팩(엔진과 변속기) 국산화 과정, K11 복합소총이나 K9 자주포의 개발 과정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국내 방산업체는 국산화에 중점을 둔 방위사업 추진원칙에 따라 개발사업이 대폭 증가하면서 사업관리 리스크도 커졌다. 그래서 기술부족 상황에서 개발실패에 따른 경험 축적과 구매예산 절감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하는 ‘성실실패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그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육성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는 의견이다.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는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와 성공적으로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추가로 북유럽 국가와 수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 17조원 규모의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T38C 대체용 종합 훈련시스템 도입사업(APT)에 참여하고 있는 T50A는 경쟁 기종들보다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국산 명품 무기들이 국내에선 방산비리의 원흉으로 지적받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방산비리 척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실제 압도적 비리 액수는 해외 무기 도입 과정에서 비롯되고 우리 자체 무기 비리는 크지 않다”며 “그럼에도 군 전체가 방산비리 집단처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정확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10년 가까이 반복됐던 방산비리 수사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은 단순한 비리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비리와 관련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하지만 개발 과정의 성능 결함까지 비리로 몰아가는 것은 국력 낭비이자 국익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제 다시 방산인들은 방산비리 척결과 방위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새 정부의 행보를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대학별고사 ‘교과서 밖 출제’ 11곳 적발…2년째 위반 연세대·울산대 감축 위기

    지난해 대학별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낸 곳이 11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연세대 서울캠퍼스와 원주캠퍼스, 울산대는 교육부 경고에도 2년 연속 이런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선행학습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들 대학은 해당 계열 입학정원 일부 모집 정지 등 제약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대학별고사 시행 대학들의 공교육정상화법 위반 여부를 분석해 14일 발표했다. 교육과정정상화 심의위원회가 57개 대학의 2294개 문항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수학이 1.0%, 과학 4.3%가 위반 문항이었다. 과목 평균은 1.9%으로 나타났다. 영어에선 위반 사항이 적발되지 않았다. 2016학년도는 위반 문항 비율이 7.7%였고, 수학이 10.8%, 과학 9.2%였다. 이 중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낸 대학은 건양대,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상지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안동대, 연세대 서울·원주 캠퍼스, 울산대, 한라대로 총 11곳이다. 특히 연세대(서울·원주)와 울산대는 2년 연속 관련법을 위반해 재정지원 제재와 함께 2019학년 입학정원의 10%를 줄이는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위원회는 연세대의 경우 특기자전형 구술고사 3개 문항과 논술고사 2개 문항이 선행교육 규제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생명과학 논술은 세균을 포함하는 일부 생물 종이 암수가 구별되지 않는 무성생식 하는 내용을 제시문으로 주면서 풀이과정에서 고교 교육과정에 없는 DNA 간 유전반응 내용을 포함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연세대를 비롯해 울산대 역시 이를 인정하지 않아 불복 신청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의 모집정지 처분 수준은 대학 이의제기 절차와 교육부 행정처분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내 확정된다. 서울대를 비롯해 올해 새로 적발된 나머지 8개 대학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 시 감점, 지원금 삭감 등 재정지원 제재를 받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조중연·김주성 등 축구스타 협회 공금 ‘흥청망청’ 사용

    축구계 원로인 대한축구협회 조중연(71) 전 회장과 이회택(71) 전 부회장, 김진국(66) 전 전무이사, 김주성(51) 전 사무총장, 황보관(52) 전 기술위원장 등이 축구협회 임원을 지내면서 공금을 ‘흥청망청’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전 회장 등 축구협회 전·현직 임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업무 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220여회에 걸쳐 1억 1677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은 재임 시절 국제축구경기에 부인과 3차례 동행하며 항공료 등 약 3000만원을 협회 공금으로 부정 처리했다. 또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월드컵 대회, 2011년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연맹 총회와 올림픽 도하 경기, 2012년 헝가리에서 개최된 국제축구연맹 총회과 국가대표 평가전에도 부인과 동행했다. 조 전 회장은 지인들과의 골프장 비용 14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축구팀 감독과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이 전 부회장은 골프장을 43회 이용하면서 80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1970년대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김 전 전무이사와 ‘그라운드의 야생마’ 김 전 사무총장도 골프장에서 법인카드로 3000만원을 사용했다. 황보 전 위원장 등 다른 임원은 골프장 133회 5200만원, 유흥주점 30회 2300만원, 노래방 11회 167만원을 법인카드로 썼다. 또 피부미용실에서도 26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현직 협회 직원 A씨는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혼 사실을 숨기고 8년 동안 가족 수당 1470만원(매월 15만원)을 부정 수령해 사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의뢰를 받은 18명 가운데 12명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 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태가 다른 기관에서도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학생 인건비 횡령 시 국가 R&D 참여 10년간 제한

    전북의 한 대학교수 A씨는 자신이 따낸 국가연구개발(R&D) 사업에 참가하는 연구원의 인건비를 빼돌린 혐의(사기)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연구원들의 인건비로 지급된 국가보조금 5억 50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사회에 뿌리 깊은 ‘도제관계’를 악용해 연구원들의 계좌를 직접 관리하면서 인건비를 챙겼던 것이다. 기존에는 A씨처럼 연구비를 유용한 교수도 5년만 지나면 다시 국가 R&D 과제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10년 동안 과제 참여가 제한되는 등 연구부정 행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산업기술혁신촉진법과 시행령을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법과 시행령에는 연구자가 연구부정 행위를 반복할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연구비 부정 사용 등의 부정행위를 반복해도 최대 5년까지였던 국가 R&D 참여 제한 기간이 10년으로 늘었다. 구체적으로 연구비 중 학생 인건비를 용도 외로 1회 사용하면 5년, 2회 7년 6개월, 3회 이상은 10년 동안 국가 R&D 과제에 참여할 수 없다. 또 전에는 같은 R&D 과제를 수행하면서 2개 이상의 부정 행위를 하더라도 참여제한 기간이 최대 5년이었지만 앞으로는 ‘중대한 부정 행위’에 대해선 과거 전력이 있는 경우 최대 10년까지 제한하도록 했다. 중대한 부정 행위는 연구비 용도 외 사용, 부정한 방법으로 연구개발 수행, 연구 내용 누설·유출 등 세 가지다. 개정법과 시행령에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 연구자가 연구개발에 실패하더라도 부담을 줄여주는 면책조항도 담겼다.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고 성실하게 연구한 경우 연구개발 결과가 중단되거나 실패하더라도 이후 과제에 대한 참여 제한 기간이나 사업비 환수 등의 제재를 감면해주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구 수행 방법과 과정이 체계적이면서 충실하게 수행된 사실이 인정되고 당초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하였거나 환경 변화 등 외부 요인 변화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면책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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