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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룰라 인기 왜...첫 대규모 집회에 20만명 몰려

    룰라 인기 왜...첫 대규모 집회에 20만명 몰려

    남미 ‘좌파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석방된지 1주일만에 가진 첫 대규모 집회에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격정적인 연설로 ‘정치 캐러밴’을 시작했다. 그는 석방된 이후 대중연설에 3번 등장했지만 대규모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일요일인 17일(현지시간) 저녁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도인 레시페시에서 가진 집회에서 붉은 티를 입은 수십만명이 모여 “룰라, 브라질 국민을 위한 전사”를 연호했다. 페르남부쿠는 룰라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으로, 레시페 거리는 붉은 옷차림의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룰라는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더 싸워야 하기에 싸움을 끝낼 수 없다”고 외쳤다. 행사 주최 측은 최소 20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민병대가 브라질을 점령하고 있다”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또 “브라질을 이들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나의 자유를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는 풀려났지만 범죄자 꼬리표는 계속 그를 따라 다닌다”고 비난했다.룰라 전 대통령이 대중 무대에 돌아왔지만 환대를 받는 곳에만 등장해 일부 좌파는 그의 복귀를 환영하지 않았다. 한 유명 좌파 정치인은 그를 “뱀 마술사”라고 혹평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브라질 국민 58%가 그를 부정적으로 보는 반면 34%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가 2010년 대통령직을 떠날 때의 지지율이 80%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하면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룰라 전 대통령은 정치적 근거지인 북동부 지역에서 정치 캐러밴을 시작했다. 좌파 노동자당 지도부는 그의 정치 캐러밴이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겨냥한 노동자당 전열 정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8년간 제한하는 ‘피샤 림파’(깨끗한 경력)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그는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1심과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2018년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됐다가 580일만인 지난 8일 석방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베이징, 무역합의에 비관적 분위기…미국 정치 상황 주시”

    “베이징, 무역합의에 비관적 분위기…미국 정치 상황 주시”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중국 정부의 분위기가 무역합의에 비관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무역전쟁 이후 부과된 관세 철회와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 문제가 얽힌 탓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18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존 관세 철회 합의에 대해 부인한 이후 미국과 무역합의에 대한 베이징의 분위기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NBC는 “중국은 양국이 이에(관세철회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중은 10월 초에 제한된 무역협상인 ‘1단계’에 서명하가로 합의했다. 중국은 협상의 일부로 서로 상대 상품에 부과한 관세 철회를 밀어붙였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주간 브리핑에서 “양측이 관세 철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무역충돌에서 합의가 임박했다는 중국 측이 보낸 신호를 뒤집은 것이다. 약 2년에 걸친 무역 전쟁에서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제품에 대해 5000억 달러(약 584조원)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 반면 베이징은 미국산 제품에 약 1100억 달러의 관세를 매겼다. 트럼프 정부는 또 중국 측에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도와 같은 관행을 해결하고 싶어한다. CNBC는 “현재 (중국의) 전략은 대화하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와 대선을 고려해 기다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 관리들이 몇 개월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불분명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 기다리는 것이 더 합리적인지를 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덧붙였다. 소식통은 특정 농산물 구매와 관련한 이슈에서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CNBC가 전했다. 중국이 이런 합의를 꺼리는 이유는 다른 무역 상대국들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은 지난 주말 논의를 계속했지만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양측이 서로 핵심 관심사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고, 밀접하게 소통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16일 “양국이 무역합의에 도달하는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폐수배출 과징금 강화…‘정액’에서 매출액에 따라 부과

    배출허용기준 초과 등 법령 위반시 부과되는 과징금이 현행 정액에서 매출액에 따른 차등 부과로 개선된다. 낮은 과징금을 악용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사업자들이 행정처분을 무력화하는 사례를 방지키 위한 대책이다. 환경부는 19일 불법 폐수배출에 대한 과징금을 매출액의 5% 이내로 변경하는 내용 등을 담은 ‘물환경보전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년 11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현행 폐수배출 시설 및 폐수처리업자는 조업정지(폐수처리업은 영업정지) 처분 대신 최대 3억원(폐수처리업은 2억원)의 과징금으로 대체 가능하다. 개정안은 정액이 아닌 매출액의 5% 이내로 변경했다. 또 과징금의 50% 범위에서 가중 또는 감경이 가능해진다. 특히 과징금 처분을 받은 날부터 2년이 경과되기 전에 다시 조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과장금 대체를 불허키로 했다. 현행 규정이 과징금액을 3억원 한도로 정한 데다 부과 횟수 제한이 없다보니 매출 규모가 큰 사업자가 이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위법행위를 저지르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폐수배출 사업장 등에 부착된 측정기기의 조작 방지를 위해 수질오염방지시설(공동방지시설 포함)과 공공하수처리시설, 공공폐수처리시설 등의 위탁 운영자는 시설의 측정기기 관리대행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측정기기 관리대행업자에게 측정값 조작 등을 요구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폐수처리업체가 폐수처리 과정에서 폐수를 무단 방류하거나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폐수처리업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정기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정기검사를 받지 않거나 개선·사용중지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6개월 이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커지는 기준금리 인하 논쟁

    커지는 기준금리 인하 논쟁

    국회 예정처 “외국 자금 유출 가능성부동산시장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해야” KDI “물가 고려한 실질 기준금리 높아 6개월 내 한 번 정도 내릴 여력 있어”국회 예산정책처가 한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이 어려워진 만큼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히 있고 물가를 고려한 실질 기준금리는 상위권이라는 반론도 제기돼 기준금리 인하 여력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18일 내놓은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할 때 통화정책 운용 여건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 세밀한 사전 검토가 요구된다”며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달 30일 연방기금금리를 1.75~2.00%에서 1.50~1.75%로 내렸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1.25%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로 인한 자본 유출입과 환율 동향도 고려해야 한다.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외국 투자자본이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대출 이자 부담도 줄어 부동산시장에 돈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 유승선 예정처 분석관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 우리나라는 주택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면서 “한국은행 입장에선 기대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권장했다. 우리의 대외건전성이 과거보다 안정됐기 때문에 자본 유출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향후 6개월 정도의 시계로 봤을 때 적어도 한 번 정도는 금리를 더 내릴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명목 기준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기준금리는 지난달 0.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이는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이 0.6%에 그치면서 상대적으로 오른 것이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미국은 근원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기준금리가 -0.675%였다. 기업 입장에서 저물가로 인해 실질 기준금리가 높으면 제품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실질적 빚 부담도 줄지 않아 투자를 꺼리게 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상황은 한국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다는 의미”라며 “실질금리가 낮아야 기업 투자가 늘고 경기부양 효과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홍콩 고등법원 “복면금지법은 위헌”

    홍콩 고등법원 “복면금지법은 위헌”

    홍콩 고등법원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홍콩 고등법원은 야당 의원 25명이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5일부터 복면금지법을 시행했다.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나 가면 착용을 금지할 뿐 아니라, 집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경찰관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2만5천 홍콩달러(약 370만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위 진압에 동원된 홍콩 경찰들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도록 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야당 의원들은 “복면금지법 시행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는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홍콩 행정장관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홍콩 기본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복면금지법이 공공질서에 해를 끼치지 않는 평화 집회 등에서까지 마스크 착용을 금지해 기본적인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1922년 제정된 긴급법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거나 공중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 행정장관이 홍콩 의회인 입법회 승인 없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중의 이익에 부합하는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법규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긴급법에 근거해 복면금지법을 전격적으로 발동했지만, 이번 위헌 결정으로 긴급법 적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5일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이를 위반해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남성 247명, 여성 120명 등 총 367명에 달한다고 SCMP는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하! 우주] 다시 명왕성으로 간다…NASA, 뉴호라이즌스 후계자 준비

    [아하! 우주] 다시 명왕성으로 간다…NASA, 뉴호라이즌스 후계자 준비

    2015년 7월 14일. 인류는 최초로 명왕성 근접 탐사에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은 9년에 걸친 대장정 끝에 명왕성에서 1만 2500㎞ 떨어진 지점을 통과하며 명왕성과 그 위성인 카론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지구로 전송했다. 덕분에 인류는 태양계 외곽의 얼음 세상인 명왕성에 대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됐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온 명왕성과 카론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독특했다. 과학자들은 뉴호라이즌스호 탐사 이전에도 허블우주망원경 같은 강력한 망원경을 통해 명왕성 표면이 균일하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복잡한 지형을 지녔는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뉴호라이즌스호 탐사 덕분에 과학자들은 명왕성은 물론 태양계 외곽의 천체들인 카이퍼 벨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게 마련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온 것 이상의 관측 데이터를 원하고 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시속 8만 4000㎞의 속도로 명왕성과 그 위성들을 관측했다. 탐사선 자체도 무게 478㎏ 정도로 행성 탐사선 중에서는 소형 탐사선에 속한다. 당연히 보내온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NASA는 뉴호라이즌스호의 개발을 담당했던 사우스웨스트 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 SwRI)에 차세대 명왕성 궤도 탐사선 프로젝트를 주문했다. 차세대 명왕성 탐사선은 뉴호라이즌스호처럼 명왕성을 스쳐 지나가는 대신 명왕서의 인공위성이 되어 2년간 명왕성을 상세히 관측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명왕성의 위성과 다른 카이퍼 벨트 천체를 관측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명왕성과 그 위성에 대해서 뉴호라이즌스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차피 궤도 탐사선을 보낼 생각이었다면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머나먼 명왕성까지 탐사선을 보내려면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우주선이 커지고 발사 비용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목성의 자전 에너지를 우주선의 속도로 바꾸는 방법을 사용했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빨라진 우주선을 감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명왕성 궤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뉴호라이즌스호에 본래 탑재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연료를 탑재해야 한다. 결국 2006년 발사 당시 기술로는 명왕성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명왕성 궤도선 프로젝트에서는 최신 이온 추진 로켓을 사용한다. 원자력 전지인 RTG로 작동하는 이온 추진 로켓을 사용해 화학 로켓보다 훨씬 적은 연료로도 속도를 가속하거나 감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2020년까지 구체적인 우주선 디자인과 예상 비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만약 이 계획이 채택되면 2020년대 후반에 뉴호라이즌스호의 후계자가 다시 명왕성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뉴호라이즌스호의 명왕성 탐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시점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결국 언젠가 인류는 명왕성 궤도 탐사선은 물론 명왕성 표면에도 탐사선을 보내 아직도 많은 비밀을 간직한 명왕성의 미스터리를 풀어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불온 이유로 사상의 자유 제한 정당화 안 돼… 싸우며 인권 지킬 것”

    “불온 이유로 사상의 자유 제한 정당화 안 돼… 싸우며 인권 지킬 것”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얼마 안 돼 국방부 장관이 23종의 도서를 ‘불온서적’으로 지정하고 부대 내 반입을 금지하는 지시를 내렸다. 군법무관들은 장관의 지시가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책 읽을 자유’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뜻을 같이한 군법무관들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 보기로 했다. 헌법소원을 청구했을 뿐인데 군은 이들을 징계했다. 파면당한 경우도 있었다. 육군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오던 지영준(49)씨도 이때 파면됐다. 그는 곧바로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해 항소심에서 “징계 사유는 일부 인정되지만 파면은 지나치다”는 판결을 받아 냈다. 그런데 군은 상고하는 대신 지씨에게 다시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뒤 그를 강제 전역시켰다.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소송을 냈다. 1, 2심에서 연달아 패소했지만 6년의 기다림 끝에 징계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 낼 수 있었다. 파기환송심을 거쳐 이 판결이 확정되자 군은 이번에는 계급 정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다시 전역 명령을 내렸다. 또 다른 소송이 시작됐고, 최근 1심 법원은 다시 지씨의 손을 들어 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1차 소송에서 파면 처분을 취소시켰는데 국방부 장관이 재차 전역 명령을 내렸다”면서 “원고가 파면 처분일(2009년 3월)부터 징계 취소가 확정된 2018년 8월까지 대부분 기간 동안 현역 지위를 상실한 것은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5일 항소했다. 지씨는 “아내가 저한테 ‘당신이 옳았으니까 끝까지 가 보라’고 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대가가 너무 큰 것 같다. “당시 언론에서 관심이 많았고 헌소 청구 다음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까지 겹치면서 파장이 컸다. 국감에서 한쪽은 군법무관들 군기가 빠졌다고, 다른 한쪽은 이게 무슨 불온서적이냐고 장관을 질책했다. 결국 헌소를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아 징계 조사에 착수하더라. (헌소가) 조용하게 이뤄졌다면 파면까지 당했을까 싶다.” ●헌소 제기에 무슨 징계… 파면, 코미디라 생각 -불온서적이라고 볼 수 없는 책까지 반입을 금지하니 시끄러울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한홍구 교수의 책 ‘대한민국사’를 재밌게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도 불온서적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도 나중에 사서 읽어 본 뒤 ‘아니, 이게 무슨 불온서적이야? 완전 코미디네’란 생각이 들었다.” -헌소 당시 위헌이라고 확신했겠다. “전기통신사업법의 ‘불온통신’ 개념이 너무 불명확하고 애매하다며 위헌 결정을 받은 게 있다. 그런데 군인복무규율에도 불온표현물 소지·전파 등 금지 조항이 있다. ‘대체 뭐가 불온이냐…, 당연히 위헌’이라고 생각했다.” -2010년 나온 헌재 결정에 실망이 컸을 것 같다. “충격이 컸다. 불온서적 반입을 금지한 국방부 장관의 지시만으로는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며 5대4 의견으로 각하됐다. 불온표현물 소지·전파를 금지한 규율에 대해서도 국군의 이념과 사명을 해할 우려가 있는 도서로 인해 군인들의 정신전력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6대3 의견으로 기각됐다.” 국방부는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명시적인 법적 근거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자 용어만 ‘정신전력 부적합 도서’로 변경했다. 지난해 6월 발간된 ‘헌법재판연구’에 실린 이재희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 논문에는 2011년 ‘국가의 역할’(장하준) 등 19종의 도서가 추가되며 모두 42종이 정신전력 부적합 도서로 분류됐다고 나온다. 하지만 국방부는 현재 “정신전력 부적합 도서 목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파면까지 당했는데. “처음에는 대한민국에서 헌소를 제기했는데 무슨 징계냐 이런 분위기였다. 그런데 파면을 시켰으니 이 또한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소송을 하면 이길 줄 알았다. 사법부를 믿고 있었으니까.” -사법부에 대한 믿음도 깨졌나. “저와 박지웅(현 기획재정부 정책보좌관) 대위 이렇게 두 명이 파면됐는데 1심은 저에 대해서만 파면 처분이 위법하다고 했다. 하지만 징계 사유는 대체로 인정했다. 처음 보는 논리였다. 사법부까지 그러면 안 되지 않나.” 지씨에게 적용된 징계 사유는 크게 네 가지였다. 헌소 청구 전 상관에게 먼저 건의를 하지 않은 점, 동참자를 모아 집단으로 청구한 점, 언론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장관 지시를 폄하하는 의견을 발표한 점, 박 대위에게 변호사를 만나게 하는 등 사적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한 점 등이다. 이 중 사적 업무 지시와 언론 직접 접촉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징계사유로 인정됐다.●대법원 판단6년 걸려… 그만큼 사법부 보수적 -1차 소송에서 항소심을 거쳐 파면 처분이 취소됐는데 다시 징계를 받았다. “1, 2심에서 징계 사유는 인정했으니까. 제가 자발적으로 옷을 벗겠다고 해도 안 된다고 하더라. 중징계 중 가장 낮은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강제 전역됐다.” -갑작스런 파면과 전역으로 생활은 어떻게 했나. “소송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다섯 살 아들과 세 살 딸이 있었는데 아내가 돈 벌러 나가면서 제가 애들을 봤다. 2년 넘게 집에 있었는데 군법무관 동기, 선후배들이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줬다. 동기들은 회비를 올려 자기네들이 받는 월급만큼 매달 저한테 보내줬다.” -강제 전역 뒤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불온서적 문제로 헌소를 처음 한 게 아니었다. 그 전에도 군법무관 처우를 위해 몇 차례 했다. 그런데 저보고 잘못했다고 하니, 제 존재가 부정당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징계 사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 변곡점이 된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6년이 걸렸다. “1, 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까지 올라갔는데 결론이 안 났다. 국가안보가 중요하다 해도 이렇게까지 처박아 둘 사건인가 의아해했다. 그만큼 사법부가 보수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결국 결론을 안 내고 지난해 첫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대법원은 징계 사유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상급자에게 사전 건의를 하는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무 규범이 될 수 없고, 다수가 청구인으로 참여했다 해도 군복무에 대한 기강을 저해하려는 집단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논리였다. 변호인의 언론 대응도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없다며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지난해 3월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재가 발간하는 ‘헌법재판연구’에서는 “군 당국이 ‘불온성’이라는 기준으로 서적을 금지함으로써 인간의 가장 기본적 자유이자 정치적 자유권인 사상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쉽게 정당화되기 어렵다. 대법원 판결은 이전의 하급심 판결이나 2010년 헌재 결정과 비교해 한발 나아간 판결”(이재희 책임연구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같은 해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지씨에 대한 전역 명령 취소가 확정되자 “2015년 7월 소령 계급 연령정년인 45세에 도달했다”며 재차 정년 전역 및 퇴역 명령을 내렸다. -국방부도 정말 끈질긴 것 같다. “2015년으로 소급해서 적용하는 게 말이 되나. 대법원 판결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봤다. 그래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1심도 제 손을 들어 줬다.” ●정부 항소로 싸움 계속… 댓글에는 ‘독한 놈’ -그런데 정부가 또 항소했다. 다시 기약 없는 싸움을 이어 가게 됐는데. “군에서 (항소를) 건의했을 거다. 그게 군의 ‘자존심’이다. 그런데 얼마 전 댓글에서 저보고 ‘독한 놈’이라고 하더라. 잘못하면 제가 공격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건 인권이라는 가치를 지켜 내기 위해서다. ‘정직’이 따라주지 않는 가짜 인권 말고 공권력에 의해 탄압받던 시절 몸으로 맞서 싸우며 인권을 지키려고 했던 것처럼 저도 그 인권을 지켜 나가려 한다.” 글 사진 대전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지방정부가 연명해 나가는 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지방정부가 연명해 나가는 법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 지역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전화 벨이 울리기만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그들이 받는 전화가 위급 환자를 빨리 치료해 달라는 의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병원장이 거액을 마련해 오라고 대출을 부탁하는 ‘대출 앵벌이’를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인 탓이다. 병원장은 루저우시에 병원 시설이 부족하니 병원을 새로 지어야 한다며 건설비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달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의료직 종사자들의 대부분은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까닭에 수천 달러를 대출받으면 갚을 길이 없는 만큼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린다. 지방정부 온라인 게시판에는 “상처를 덧내는 것과 같다. 정부 사업에 위해 왜 서민들의 돈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인구 100만 명의 루저우시는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인 부채 과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 도시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병원 의사들과 간호사, 학교 교직원들이 ‘대출 앵벌이’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의 기관장들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에게 공공기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니 대출을 받아달라고 다그치는 일이 심심찮게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일자리 창출과 공장 가동을 위해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채를 늘려왔지만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30년래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규모의 부채 감축에 안간힘을 쓰는 바람에 지방정부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가 중국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4조 위안(약 666조원)을 시중에 내다풀었다. 이 덕분에 중국 경제는 ‘반짝 효과’를 맛봤다. 2009년 1분기 6.4%로 곤두박질쳤던 성장률이 곧바로 반전돼 10%대 두 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내다푼 거액의 돈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실화해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당시 경제성장의 핵심 추동력인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별도의 자금조달기관, 즉 지방정부융자 플랫폼(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LGFV)을 만들었다. LGFV는 지방정부의 부동산 담보를 근거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방정부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지방정부는 LGFV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인프라 사업에 쏟아부었다. 중국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지방정부들은 담보가치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오거나 심지어 담보 설정도 하지 않은 채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은행들도 기업대출을 통해 돈을 벌 최고의 호기라고 생각하고 기업 부실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줬다. 지방정부는 파산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지원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것이다. 히자만 올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경기둔화세가 이어지면서 부채 문제가 발등에 불로 떨어진 중앙정부가 부채감축 정책을 완화하면서 다시 LGFV를 통한 자금조달이 급증했다. LGFV는 올들어 9월 말까지 2조 37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6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인 2조 5600억 위안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 없다. 중국 정부는 지방부채 총계를 2조 5000억 달러(약 2925조원) 규모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8조 달러 규모를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군다나 지방정부가 떠안은 채무 가운데 오는 2021년 말까지 2년반 사이에 3조 8000억 위안이 상환 만기를 맞는 탓에 중국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듐그룹 주밍치(朱鳴岐)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타이타닉호와 같은 배라고 생각하면 지방정부 부채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지방정부의 부채는 갑판에 쌓여 있는 화물 컨테이너와 같다. 이미 화물 컨테이너가 너무 많이 쌓여 있다고 경고했다.상황이 이런 만큼 루저우와 같은 지방정부의 숨어 있는 부채는 중국 정부에 큰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아직도 ‘흰코끼리’(겉보기에는 좋지만 실속 없다는 뜻) 사업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생각에 목을 맸다. 중앙정부가 ‘스포츠’를 강조했을 때 루저우시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건설했다. 1만 5400 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과 농구장, 컨벤션센터, 베이징 인민대회당과 같은 으리으리한 강당을 지었다. 중앙정부가 ‘기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자 루저우는 복합 스포츠센터를 빅데이타와 e커머스(전자상거래) 센터로 개명하고 스타디움을 내려다보는 e커머스 맨션을 짓기도 했다. NYT 취재진이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브레이크댄스 팀이 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반면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4년 전에 첫 삽을 뜬 루저우 판자촌 재개발 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 지방정부가 이 같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세금과 대출만으로는 자금이 많이 부족한 만큼 중앙정부 지원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원 조달에 나서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루저우시 정부가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루저우시 정부는 더 많은 돈을 빌리기 위해 LGFV를 설립했다. 루저우시 정부는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복합 스포츠센터와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것이다. 천즈우(陳志武) 홍콩대 아시아글로벌연구소장은 “LGFV는 지방정부가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도구일 뿐”이라며 “중앙정부가 이 도구를 없애면 지방정부는 또하나의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수년 동안 지방 정부의 부채를 감축하는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가 가팔라지면서 루저우시 정부가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하고 연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은행들이 루저우의 병원 세 곳과 공공기관들에 대해 4500만 달러 규모의 빚을 갚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어 8월에는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중의학병원 등이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대출이나 다른 사업 거래에 대한 자금조달이 제한받고 있다. 가오인량(高銀亮) 루저우문화투자발전공사 융자부 주임은 “단순히 대출 보증인으로 연루됐을 뿐 돈을 빌리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돈줄이 마르자 중국 지방정부들은 병원과 학교, 기타 기관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지방정부 관리들은 지역 병원 관리자들에게 지역 투자펀드를 지원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메모에는 “지역 병원 관리자와 직원들은 병원 신설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사채를 매입할 것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일부 병원들은 직원들은 돈을 갹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경영자들은 할당량을 정했다. 중의학 병원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1인당 10만 위안에서 20만 위안을 내라는 병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불평했다. 루저우 산부인과·소아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6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을 투자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방정부는 재빨리 발뺌을 했다. 장위항(張宇航) 루저우 중의학병원장은 현지 지역 관영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결코 자금 조달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병원들이 정부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두 자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민 10명 중 7명 이상 “미세먼지 대책 강화 필요”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기 ‘계절관리제·5등급 노후 차량 도심 운행제한·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행 제한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나 전기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같은 사실은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세먼지 관련 국민인식조사’에서 확인됐다. 국민인식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8.3%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12∼3월 계절관리제 시행에 찬성했다. 계절관리제는 대기질이 심각한 계절에 평상시보다 강화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1987년 이전 생산된 휘발유·가스차와 2002년 이전 생산된 경유차 등 5등급 차량의 도심 운행을 제한에 대해서는 73.5%가 찬성 의견을 냈다. 차주의 경제적 손실에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64.1%에 달했다.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겨울철 9∼14기, 봄철 22∼27기)도 69%가 찬성한 가운데 가동 중단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월 1200원)에도 55.7%가 동의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 의견은 20.9%로 나타났다. 보건용 마스크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79.5%가 찬성했다. 이는 국민정책참여단 찬성률(71.2%)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국제협력 정책에는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잘못하고 있다’는 국민은 38.4%로 ‘잘하고 있다’(20.8%), ‘보통’(37.8%)보다 많았다. 중장기적으로 국민들은 ‘빠른 경제발전’(14.6%)보다 ‘환경과 미래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발전’(78.4%)을 희망했다. 전력생산 에너지원으로는 ‘재생에너지’(57.8%), ‘원자력’(22.9%), ‘천연가스’(17.3%), ‘석탄’(2.0%)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국외요인이 40~60%로 국내(20~40%)보다 높았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인으로 공장 등 배출사업장(38.2%), 석탄발전소(25.5%), 노후경유차(23.0%) 순이었으며 고농도 발생시 저감 조치로 석탄발전소 가동 제한(36.7%), 경유차 이용 제한(29.1%), 공장가동 제한(17.9%) 등을 우선 순위로 지목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승준, 최종 승소해도 비자발급심사 통과해야 입국 가능

    유승준, 최종 승소해도 비자발급심사 통과해야 입국 가능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가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17년 만에 열렸다. 그러나 실제 입국까지 남은 절차가 산적해 있다.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는 15일 유씨가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이하 LA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파기환송심은 LA총영사관이 유씨 아버지에게 전화로 처분 사실만 통보했고, 구체적인 이유를 적은 처분서를 작성해주지 않은 건 문제라고 봤다. 또 13년 7개월 전법무부가 내린 입국금지 결정만 고려한 채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유씨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외교부가 법무부, 병무청 등과 협력해 재상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유씨는 대법원의 판단을 한 번 더 받아야 한다.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던 유씨는 2002년 1월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재외동포법상 법무부 장관은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한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재상고를 통해 유씨의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더라도 막상 대법원 판단을 뒤집기는 어려우리란 관측이 나온다. LA총영사관의 비자발급 거부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드러난 것을 덮고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대법원의 재상고심에서도 유씨가 최종 승소한다면 2015년 내려진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 처분은 취소된다. 단, LA총영사관이 다른 사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할 가능성은 있다. 유씨는 2002년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이후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 거부당하자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결국 승소했다. 유씨는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고국에 다시 정상적으로 입국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간의 물의와 우려에 대해서 여러분께 진심을 다시 말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회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유승준 측 “법원 판결에 감사드린다” 외교부 “대법 재상고”

    유승준 측 “법원 판결에 감사드린다” 외교부 “대법 재상고”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가 17년 만에 우리나라에 입국할 가능성이 열렸다. 유씨 측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외교부는 선고 후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적인 판결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는 15일 유씨가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이하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LA총영사관은 유승준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처분 결과를 통보했고, 처분 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서를 작성해주지 않았다”며 “당시 처분에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또 “LA총영사관이 관계법상 부여된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해야 했음에도 13년 7개월 전 입국금지 결정에 구속돼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씨에 대한 입국금지 결정 자체가 비례 및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유씨 측 주장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유씨는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 후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거부당했고,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LA총영사관의 처분이 정당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올해 7월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외교부는 선고 후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적인 판결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재상고 등 진행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LA총영사관은 유씨가 신청한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유씨는 병역의무가 해제되는 38세가 이미 지나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자 발급이 이뤄지면 유씨가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리게 된다. 다만 LA총영사관이 다른 이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여지는 남아 있다. 유씨 측 변호인은 재판 후 “이런 결과를 예상했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병무청이나 법무부에서 판결 취지를 고려해주셨으면 한다”며 “자세한 입장이나 향후 일정은 유씨와 협의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유승준 파기환송심 승소

    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유승준 파기환송심 승소

    병역 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거부됐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에게 LA 총영사관이 비자를 발급하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다고 법원이 재차 판단했다. 유씨가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 한창훈)는 15일 유씨가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파기환송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한다. LA 총영사관이 유씨에게 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날 판결은 지난 8월 대법원이 LA 총영사관의 비자발급 거부 조치가 위법하다며 2심 판결을 다시 하라고 결정한 것과 같은 판단이다. 다만 LA 총영사관 측에서 상고할 경우 대법원에서 다시 재상고심을 거쳐야 해 파기환송심 판결로 바로 유씨에게 비자가 발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씨는 지난 2002년 1월 해외 공연 등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병무청장이 “공연을 위해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사실상 병역의무를 면탈했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유씨에 대해 입국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유씨는 2015년 10월 재외동포(F-4) 비자를 신청했는데 LA 총영사관으로부터 “입국규제대상자에 해당돼 사증발급이 불허됐다”며 거부하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유씨는 “재외동포는 입국금지 대상자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2심은 비자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했다며 유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의 입국금지 결정으로 비자발급을 제한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단이었다. 특히 법원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대법원은 “재외공관장이 법무부 장관의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랐다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재량행위인데, LA 총영사관은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며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유승준, 17년만에 입국길 열렸다…법원 “비자 거부 취소하라”

    유승준, 17년만에 입국길 열렸다…법원 “비자 거부 취소하라”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43)씨가 17년 만에 우리나라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 한창훈)는 15일 유씨가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유씨는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 후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거부당했고,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올해 8월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민 가수에서 병역 면탈자로…유승준의 17년 논란의 역사

    국민 가수에서 병역 면탈자로…유승준의 17년 논란의 역사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가 15일 대법원으로부터 “유씨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 조치는 부당하며 이를 취소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받으면서 그가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지 17년 만이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국내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건강하고 신실한 이미지를 내세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연예시장을 휩쓸었던 유씨는 잘못된 판단 탓에 가요계에서 퇴출됐고 20대였던 그는 어느덧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유씨를 둘러싼 논란 일지를 정리했다. ●1막 : ‘가위춤’ 데뷔와 함께 찾아온 전성기 유씨는 1997년 3월 정규앨범 1집 ‘웨스트 사이드’를 들고 21살의 나이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전신을 지그재그로 흔드는 가위춤으로 유명한 ‘가위’와 후속곡 ‘사랑해 누나’ 등이 실린 이 앨범을 그는 60여만장 팔아치우며 스타덤에 오른다. 기세를 몰아 이듬해 낸 2집에는 ‘나나나’, ‘내가 기다린 사랑’ 등이 실렸는데 이 노래들도 히트했다. 또, 1999년 낸 3집은 ‘열정’, ‘슬픔 침묵’ 등을 내세워 활동하며 82만 5000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그가 활동 당시 ‘국민 가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던데는 독실하고 건강한 청년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앙심을 바탕으로 늘 최선을 다하며 모두에게 친절한 인상을 심어줘 전연령대의 팬을 확보한다. 특히 신체 건강한 이미지 때문에 그의 군복무 여부는 팬들 사이에서 큰 관심사였다. 그는 TV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남자는 때가 되면 (군대에) 다 가게 돼 있다”거나 “(징병검사에서) 결정된 사항은 따르려 하고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줬다. 유씨는 2001년 8월 징병검사 과정에서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고 복무를 눈앞에 뒀었다.●2막 : ‘아름다운 청년’의 美 시민권 취득 소식…국민들 “배신감” 하지만 성실한 병역 의무 수행을 약속했던 유씨가 미국 시민권을 땄다는 소식이 갑자기 알려지면서 여론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2002년 1월 미국 LA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은 뒤 현지의 한국 총영사관으로 가서 한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혔다. 이어 대중매체 등을 통해 “입대하면 서른이 되고, 댄스가수로서 생명이 끝난다. 미국에 있는 가족과 오랜 고민 끝에 군대를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대중은 유씨의 입장 번복에 큰 충격과 분노를 호소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CF 계약 등도 줄해지됐다. 병무청 사이버 민원실에는 유씨의 한국 입국을 반대하는 민원이 폭주했다. 이에 병무청은 “유씨가 인기 연예인인 만큼 병역 예정자인 젊은층에게 (그의 결정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에 입국금지를 요청한다.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2년 2월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유씨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출입국관리법 11조가 근거가 됐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유씨는 이후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으로부터 2년 전) 이미 미국 시민권을 신청해놨다. 원래 공익근무 복무를 하려고 했으나 2002년 가족과 인사를 하러 LA에 갔다가 상의 끝에 시민권 취득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식어버린 여론을 돌려놓지는 못했다.●3막 : 유씨의 반격…비자 거절 처분 취소 소송 제기와 승소 유씨는 2003년 장인이 사망하자 문상을 위해 한국에 일시 귀국한 것을 제외하고는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중국 등에서 활동하던 그가 다시 국내 뉴스에 등장한 건 2015년 9월의 일이다. 당시 유씨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한다. 거절당하자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같은해 5월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 TV 생방송에 출연해 무릎 꿇고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님, 병무청장님, 출입국관리소장님, 한국에서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에게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해 드린 점 정말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눈물 흘렸다. 법원은 1·2심까지 유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2016년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데 이어 2017년 2심 역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지난 8월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다. 이후 오늘(15일)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에서 열린 파기환송 선고에서 재판부는 “비자발급거부를 취소하라”며 유씨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줬다. 유씨가 승소한 만큼 주LA총영사관은 유씨의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물론 영사관 측이 재상고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승소한 유씨가 식어버린 여론도 돌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유승준 오늘 선고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 한국 올 길 열렸다

    유승준 오늘 선고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 한국 올 길 열렸다

    병역기피 의혹으로 법무부의 입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17년간 한국에 오지 못한 가수 유승준이 한국에 들어오게 될 길이 열렸다. 정부가 유승준에게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은 정부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파기환송심 결론이 나왔다. 오늘(15일)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유승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정부가 유승준에게 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던 유승준은 2002년 1월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2002년 2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결정했다. 13년이 지난 2015년 9월 유승준은 LA총영사관에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재외동포비자(F-4) 발급을 신청했지만, 법무부 입국금지결정을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F-4 비자는 주기적 갱신으로 한국 영구 체류가 가능하고, 경제적 활동에 거의 제약이 없는 비자. 우리나라는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변경한 40세 이하 남성에 대해 F-4비자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소송에서 1심과 2심은 주LA총영사관의 처분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미국 시민권 취득 후 대한민국에서 방송 및 연예 활동을 위한 사증을 발급해줄 경우 복무중인 국군 장병 및 청소년의 병역기피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을 다시 하라며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주LA총영사가 비자 발급을 거부한 근거는 ‘과거 법무부장관이 내린 입국금지 결정’이 유일한데, 비자발급 권한을 가진 행정청이 이 결정만을 근거로 아무런 심사 없이 유승준의 신청을 거부한 건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하지 않은 것이어서 위법하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또 법무부 장관이 내린 ‘입국금지 결정’은 대외적으로 국민을 구속하지 않는 행정부 내의 지시에 불과하고, 재외동포법상 비자 신청 당시 38세가 지난 동포는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동포 체류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는 재외동포법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사관이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문서가 아닌 전화로 통보한 것도 문제라는 이유도 들었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승준 측은 “제한없는 입국금지를 이유로 비자발급 불허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재외동포법 취지의 입법 목적과 비례원칙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그러나 “과거 유승준은 장인이 사망했을 때 일시적으로 2박3일 한국에 들어온 적이 있다”며 “관광비자를 신청하면 충분히 그 목적이 달성 가능하다”고 맞섰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관계에 근거해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승준, 17년 만에 입국 가능성 열리나…‘비자 소송’ 오늘 선고

    유승준, 17년 만에 입국 가능성 열리나…‘비자 소송’ 오늘 선고

    가수 유승준씨가 한국 정부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데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파기환송심 판단이 15일 나온다.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 선고를 한다.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유씨를 상대로 법무부는 입국을 제한했다. 이후 유씨는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또다시 거부당했다. 1·2심은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유씨가 다시 입국해 방송 활동을 이어갈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병역기피 풍조가 만연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올해 8월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과거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점만을 근거로 비자 발급을 거부해선 안 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행정처분이 적법한지는 상급기관의 지시를 따랐는지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령의 규정과 입법목적, 비례·평등원칙 등 법의 일반원칙에 적합한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재량권 불행사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해당 처분을 취소해야 할 위법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유씨가 승소할 경우 17년 만에 비로소 입국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나이 38세인 유씨의 병역의무 또한 해제된 만큼 재외동포 비자 발급까지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LA 총영사관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상고하거나 다른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연철 통일부 장관 “내년 북미 ‘올림픽 휴전‘ 통해 군사훈련 유예하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내년 북미 ‘올림픽 휴전‘ 통해 군사훈련 유예하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해 미국이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각각 유예하는 ‘올림픽 휴전’을 제안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북한과 미국이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화 국면으로 극적으로 전환한 사례를 감안한 제안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재미교포들의 북한 여행 제한 완화도 제시했다. 오는 17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김 장관은 미국과 북한이 연말 전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두 나라가 이 기회를 놓치면 상황과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미국의 신뢰 구축에 필요한 조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고 워싱턴에 아이디어를 들고 가겠다면서 두 가지 사례를 들었다. 그는 내년에 북한과 미국이 ‘올림픽 휴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일본이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유예하고 미국은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유예하는 방식이다. 올림픽 휴전은 개최지가 안전하게 올림픽을 열 수 있도록 휴전을 선언한 전통에서 출발했는데 기원 전 7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92년 모든 국가가 올림픽 기간 휴전을 준수하라고 요구해 이 전통을 되살렸고, 1993년 유엔 결의안, 세계평화와 안보에 관한 유엔 밀레니엄 선언에 의해 부활됐다. 특히 김 장관의 제안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남북 대화와 북미 비핵화 협상 개시의 물꼬를 튼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미국 NBC 인터뷰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히고, 사흘 뒤인 1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연합 군사훈련의 평창 올림픽 이후 연기’를 수용하면서 대화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됐다. 또 김 장관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미 대화 증진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북한이 이를 긍정 평가하면서 실무협상에 다시 나설 의향을 피력한 가운데 연합훈련 유예 카드를 던졌다. 그는 또 북미 신뢰 구축의 한 방편으로 북한에 친척을 둔 한국계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제한을 완화할 것을 미국에 제안했다. 미국은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2017년 9월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주 한인들이 북한의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돕는 법안이 미 하원 외교위를 통과하는 등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고 있어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한국계 미국인의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으로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P는 김 장관의 메시지가 북한 비핵화 진전은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손을 맞잡고 가야 하며, 남북한과 미국 모두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남북미 관계가 어떤 긍정적 진전을 이루고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면,우리는 북한 비핵화에서 성공적 진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WP는 김 장관의 방미 계획을 언급하면서 그가 두 가지 힘든 전투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남한과 대화를 중단했고 미국은 1년 전보다 한국이 이 프로세스에서 훨씬 덜 중심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중재자 역할은 한국이 아니라 오히려 지난달초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린 스웨덴으로 대체됐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오는 17~23일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참석을 위해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다. 또 미국 연방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 방안 및 남북관계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뒤죽박죽 입시개혁보다 현상유지가 낫다/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뒤죽박죽 입시개혁보다 현상유지가 낫다/이창구 사회부장

    수시냐 정시냐를 놓고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14일 정시 전형의 핵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졌다. 고교 생활의 모든 것을 8시간 만에 다 쏟아부어야 하는 수험생들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안타깝게도 수험생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능은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입시 전형 중 하나다. 전국의 모든 응시생이 똑같은 5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풀고 기계가 채점해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폭력적이기까지 한 이 시험을 많은 이들은 가장 ‘공정’하다고 믿는다. 기계만이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해 준다고 믿는 ‘불신 사회’의 모습이 수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베이징 특파원 시절 한국의 사회 시스템이 중국보다는 낫다고 여기면서도 대입 시험만큼은 중국이 부러웠다. 1000만명이 응시하는 중국식 수능인 가오카오(高考)는 성과 직할시가 알아서 출제한다. 압권은 마지막날(6월 8일) 치르는 작문 시험. 2017년 간쑤성·랴오닝성·충칭시가 공동으로 출제한 ‘두보, 루쉰, 마오쩌둥의 시(詩) 3개를 재해석해 새로운 시를 쓰라’는 논제는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각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작문은 인민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된다. 가오카오 작문은 중국 필력의 보루로 여겨진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진보와 보수 구분 없이 경제·사회·문화적 자본이 고스란히 대물림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대물림의 핵심 고리로 교육 불평등이 지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결책으로 수능 확대를 제시했다. 수능 확대는 수많은 사회적 쟁점 가운데 다수 여론이 지지하고 자유한국당까지 적극 찬성하는 보기 드문 정책이다. 하지만 수능 확대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해 온 모든 교육 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교육 공약 1호였던 ‘고교 학점제’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힘을 빼놓아야만 실현할 수 있다. 국영수 문제풀이가 수능 교육의 핵심인데, 수능 확대 국면에서 어떤 학교가 학생에게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라고 권유할 수 있겠는가. 수능이 확대되면 강남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고교 서열화와 지역 서열화가 더 공고해질 텐데,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는 2년 반 동안 교육 개혁에 별다른 결기와 추진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애초 약속했던 수능 절대평가화는 돌연 수능 확대로 바뀌었고, 고교 학점제와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임기 이후인 2025년으로 미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전형 비율이 조정되는 2022학년도에 수능의 힘만 키워 놓고 고교 학점제 도입과 고교 서열화 폐지는 임기 종료와 함께 묻힐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고교 및 지역 서열화가 강화되고 사교육비 부담은 늘어날 게 뻔하다. 수능의 기계적 공정성 탓에 많은 이들은 수능이 ‘흑수저’에게 유리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금수저 전형’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은 정반대라는 게 많은 연구의 공통된 결과다. 지방 일반고가 수능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뒤늦게 교육 개혁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는 ‘조국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조국 사태’의 본질인 구조적 불평등은 수능 강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정말로 교육 개혁을 이루고 싶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키기 위해 청와대와 여당이 보여 줬던 의지보다 몇 배 더 결연한 의지와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멈추는 게 낫다. 수능 반영 비율을 30%로 묶고 학종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고교 서열화 해체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 window2@seoul.co.kr
  • 세계 최고 해변 라 펠로사, 입장료 받게 된 사연

    세계 최고 해변 라 펠로사, 입장료 받게 된 사연

    완벽한 백사장과 청록색 바다, 아름다운 주변 환경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의 라 펠로사 해변이 앞으로는 제한된 방문객만 입장료를 받고 허가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사르디니아 스틴티노 시의회는 해변을 보존하기 위한 방문자 수 제한과 티켓팅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성수기부터는 이 해변에 하루 1500명만 입장할 수 있으며, 들어가기 위해 4유로(약 5150원) 안팎의 돈을 내고 표를 사야 한다. 방문객은 이탈리아 방문 기간 중 일부만 라 펠로사 해변에 들어갈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에게는 ‘모두에게, 하지만 한 번만’이라는 표어가 있다”면서 “만일 7일 여행을 왔다면 아마 2~3일 해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 이런 결정은 해변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안토니오 디아나 시장은 “이 해변은 사르디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으로 모든 사람들이 오고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지질학적 상태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통해 미래를 보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여름 동안 이 해변에는 하루 6000명이 방문했다. CNN은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해변으로 알려져 지나치게 많은 방문객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최근엔 이 곳의 모래를 기념품으로 삼아 가져가는 걸 금지했는데, 지난 8월 프랑스인 부부가 이를 어기고 모래를 훔치다 적발돼 6년형을 복역하고 있다. 시 당국은 사람들로 붐비는 이 해변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12년간 해왔다. 연약한 모래언덕은 로프로 막아 놨고 2017년부터는 흡연과 상행위를 금지했다. 1950년에 건설된 사구를 가로지르는 도로도 철거했으며 인근 주민이 만든 개인 정원도 없앴다. 이번 조치도 의회가 해변을 500년 이상 보존하기 위해 의뢰한 연구용역의 결과 중 하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소녀시대 유리 오빠, 징역 10년 “정준영-최종훈 보다 무거운 형량”

    소녀시대 유리 오빠, 징역 10년 “정준영-최종훈 보다 무거운 형량”

    여성을 집단 성폭행 하고 불법 촬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30)과 최종훈(30)이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걸그룹 소녀시대 유리 오빠로 알려진 권씨가 정준영, 최종훈보다 무거운 형량인 징역 10년을 구형 받았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소녀시대 유리 오빠이자 회사원 권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검찰은 이들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 시설에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상정보 고지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신상정보가 등재되며, 이들에 대한 전자발찌 착용 여부도 향후 정해질 전망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죄질과 피해자들과 합의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준영은 “한번도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지 못했는데 사과 드리고 싶다. 한번이라도 상대를 배려했다면 상처 드리지 않았을텐데 저의 어리석음이 너무 후회된다.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만 도덕적으로 수치심을 드리고 기분 나쁘게 한 점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종훈은 “어린 나이에 인기를 얻고 겸손하지 못하게 살아왔다. 부도덕한 행동을 이제와 사과드리는 것이 부끄럽다. 특수준강간이라는 죄명은 너무 무겁고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유리 오빠 권씨는 “약혼자와 가족, 공인의 신분인 동생에게 죄를 나누게 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점 평생 마음에 각인하며 살겠다”고 반성했다. 권씨와 김씨가 가장 무거운 형량을 구형받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권씨의 경우 2006년 12월 대마초 거래를 알선하고 대마초를 3차례 흡연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점이 가중처벌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권씨는 유리 오빠이자 정준영의 친구로 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미스테리 싱어로 출연해 유리 오빠라는 사실을 밝혀 주목받았다. 또 권씨는 정준영이 출연한 2016년 MBC ‘나 혼자 산다’에는 로이킴, 에디킴과 함께 정준영의 ‘절친’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권씨는 정준영, 최종훈과 함께 지난 2016년 1월 강원 홍천, 2016년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킨 뒤 집단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를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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