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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머나먼 다리

    [이해영의 쿠이 보노] 머나먼 다리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2년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도 날아간 듯싶었다. 언제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고 있고, 북미 관계도 그냥 하던 대로 옥신각신이다. 어찌 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날갯짓 한 번에 구만리를 난다는 대붕(大鵬)의 시선과 초대축적의 역사지도 아닌가 싶다. 그리 생각하는 연유는 다름 아닌 현대 세계사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나는 6·12 북미 데탕트 프로세스를 1972년 미중 데탕트에 견줄 만한 세계사적 대사변이라 본다. 1949년 공산화된 이후 미중 관계는 한반도에서 일전을 겨룬, 매우 적대적인 관계였다. 심지어 60년대 초 중국이 핵개발에 나섰을 때 미국이 선제공격을 검토했을 정도다. 그래서 닉슨의 방중은 ‘닉슨 중국에 가다’ 혹은 ‘닉슨 중국에’(Nixon to China)가 세계 외교사의 숙어가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공화당의 강경 우파였던 닉슨이 공산주의 중국과 관계 정상화에 나섰을 때 민주당은 선수를 빼앗긴 탓에 깊은 내상을 입었다. 닉슨과 그의 안보보좌관 키신저가 대중 관계 정상화에 나선 것은 중소분쟁을 활용해 중국을 분리시켜 소련을 고립시키고, 또 중국을 지렛대로 베트남과의 휴전협상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지정학적 사고의 산물이었다. 그래서 당시 소련과 동구권은 대체적으로 중국의 수정주의를 격렬히 비난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북의 반응인데, 미제국주의가 중국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한다. 흔히 ‘핑퐁외교’로 불린 1972년 미중은 공동성명 이후 낮은 단계부터 하나씩 신뢰 구축에 나선다. 양국 사이 정식 국교가 수립된 것은 그로부터 7년이나 지난 1979년 카터 행정부 때다. 이 당시 미국 내 최초로 설치된 중국 영사관이 이번에 트럼프가 폐쇄한 휴스턴 영사관이었다. 양국 간 정식 국교가 수립된 뒤 미국은 양국 관계의 지난한 걸림돌이었던 대만 문제를 정리한다. 즉 1955년 체결된 미·대만 상호방위조약 곧 미·대만 동맹을 폐기하고 약 3만명 규모 주대만 미군을 철수한다. 1972년 상하이선언 이후에도 닉슨 탄핵과 미국 내 여론 등 국내적 요인과 대만 문제 등 정치군사적 현안이 해소될 때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레이건 행정부에 와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새로운 안보 공약이 나오면서 삐걱거렸다. 미중 관계가 안착되는 건 톈안먼 사태 이후 덩샤오핑 노선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뒤였다. 나아가 미국의 대중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은 1990년대 들어와서부터다. 닉슨 방중 이후 근 20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 그렇다면 미·베트남 관계는 또 어떤가. 1973년 10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고 미ㆍ북베트남은 파리평화조약을 체결한다. 여기에는 물론 남베트남과 베트콩의 대표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조약 2년 뒤 남베트남 정부는 붕괴되고 베트남은 통일된다. 이 평화협정은 대략 20여개의 조문과 다수의 합의 의사록으로 이루어진 34쪽의 문서다. 이 협정은 하지만 끝내 미의회 비준동의를 받지는 못했다. 통일 후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1978년에 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미국은 대중 관계를 우선했고 베트남은 대소 관계로 상황을 관리했다. 미·베트남 국교가 정상화된 것은 1995년 클린턴 행정부 때다. 1973년 파리평화조약 이후 22년이 걸렸다. 이때 와서야 비로소 미국은 대베트남 봉쇄를 해제한다. 1975~95년까지 양국은 근 20년에 걸쳐 경제 지원 또는 전쟁배상금 대 미군실종자·포로문제를 놓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협상을 벌였다. 미·베트남 경제 관계가 본격화된 것은 21세기다. 평화협정 이후 근 30년이 지나서다. 2015년에 와서는 일종의 FTA인 ‘항구적 통상 파트너십 협정’(PNTR)이 체결됐다. 특히 양국 관계가 급속 진전된 것은 미국의 대중 봉쇄전략으로 베트남의 지정학적 위치의 전략적 비중이 커진 덕분이기도 하다. 일본과 더불어 베트남 역시 미국의 대중 전략에 올라타 실익을 챙긴 셈이다. 요컨대 1972년 닉슨 방중 이후 1979년 미중 국교 정상화까지 7년 걸렸고, 경제 협력까지는 20년 이상이 걸렸다. 미·베트남 관계는 1973년 파리평화협정 이후 1995년 국교 정상화까지 22년 걸렸다. 경제 협력까지는 근 30년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 즉 중국을 통한 소련 견제와 베트남을 통한 중국 견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북미 관계 정상화는 얼마나 걸릴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주 오래 걸릴 거다. 호흡 조절부터 잘해야 오래 또 멀리 간다.
  • [근대광고 엿보기] 경춘 간 자동차 영업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경춘 간 자동차 영업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경성 춘천 간 자동차 영업을 개시한 지 몇 달에 경향(京鄕)의 여러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매번 만원을 이루었으나 항상 자동차 수가 부족하여 유감스러웠는데 미국에서 자동차 한 대를 특별히 추가 주문하여 경성 춘천 간을 매일 출발하오니….” 서울~춘천 사이에 매일 자동차를 운행한다는 1916년 6월의 매일신보 광고다. 광고 메인 카피는 여행가의 ‘대복음’(大福音), 즉 매우 기쁜 소식이다. 광고주는 ‘광교경춘자동차조(組)’로 돼 있다. 경춘선 철도가 개통된 때는 1939년이니 당시 서울과 춘천 사이에는 자동차 말고는 근대적 교통수단이 없었다. 경춘가도가 1922년 개통됐으니 물론 도로 사정도 나빴을 것이다. 광고에 나오는 자동차는 미국 포드가 1908년부터 20년간 생산한 ‘T카’ 8인승이다. 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춘천에 근무하는 관리나 여행하는 외국인 등 극히 제한적인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처음 수입된 자동차는 고종의 것으로 1903년 즉위 40년을 기념하는 ‘칭경식’ 때 선보였다. 1886년 독일의 다임러벤츠사가 휘발유 자동차를 발명한 지 17년 만이다. 온라인 백과사전에는 우리나라 사람이 최초로 자동차 운송 사업을 한 때는 1913년이라고 돼 있다. 휘문학교 설립자인 민영휘의 아들인 민대식이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서울과 충주 사이에 자동차를 운행했다고 한다. 광고에 나온 것과 같은 포드의 8인승 차였다. 다른 기록에는 이보다 앞선 1912년 4월 이봉래라는 사람이 포드 T카로 서울에서 시간제로 임대 영업을 했다고 한다. 일본인으로서는 1911년 에가와가 마산과 삼천포 간을 운행한 것이 최초라고 한다. 요금은 마산~진주 간이 3원 80전이었다. 당시 쌀 한 가마니 값이 3~4원이었으니 매우 비쌌다. 그런데 황성신문 1906년 9월 21일자에 권병도·구연소씨 등이 자동차 5대로 경원선 철도를 부설하기까지 승객과 화물을 수송하겠다고 신청해서 허가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는데 실행에 옮겨졌다면 민대식의 운송사업보다 7년 이른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영업이 될 것이다. 조선 땅에서 자동차가 처음 달린 때는 고종 칭경식 2년 전인 1901년이다. 버튼 홈스라는 미국인이 자동차를 들여와 서울에서 타고 다니다가 소달구지와 충돌했다는 기록과 사진이 홈스의 여행기에서 발견됐다. 자동차를 처음 본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네 발 달린 쇠귀신’, ‘굴러다니는 짐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1913년 우리나라 최초로 운전사 자격증을 딴 사람은 이용문인데 자동차 임대 영업을 한 이봉래의 아들이었다.
  • 3000조 넘는 시중 유동성 자금… 부동산·주식 시장에 몰렸다

    3000조 넘는 시중 유동성 자금… 부동산·주식 시장에 몰렸다

    광의 통화량 3053조… 상반기 가계빚 40조한은 “집값 상승 제한… 전셋값 상승 우세”일각 “시장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 지적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3월 ‘빅컷’(기준금리 0.5% 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후 4개월 만에 부동산·주식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0%대 금리로 3000조원이 넘는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집값을 끌어올리고, 주식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053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5조 4000억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4월에도 전월 대비 34조원 늘어 사상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 가계대출은 40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가계대출 증가액(60조 7000억원)의 66.8%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도 1~6월 32조 2000억원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79.3%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증가액(45조 7000억원)의 70%를 넘었고, 2018년 증가액(37조 9000억원)에 육박했다. 한은이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 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데 이어 5월 0.75%에서 0.5%로 0.25% 포인트 내리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더 쏠렸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3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고 최저금리 상황이 지속하면서 상승 국면을 막아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을 뜰썩이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은의 시각은 다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3월 빅컷 단행 때 “단기적으로는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자영업자나 기업 생존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기준금리 동결 때도 ‘부동산 폭등 문제는 기준금리로 해결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뜻을 내비치며 “정부가 6월과 7월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상당히 강력해 앞으로 주택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도 향후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가 확고하고, 정부가 발표한 6·17 대책과 7·10 대책 등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 수요가 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택 전세가격에 대해선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2018년과 지난해에도 부동산 투자 열기가 올해 못지않게 뜨거웠던 점,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고강도로 옥죈 점을 고려하면 올해 부동산으로의 자금 유입이 얼마나 심한지를 짐작할 수 있는데도 한은이 부동산 시장에 너무 안이하게 접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주변에도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한은의 ‘증시주변자금 동향’ 통계에 따르면 6월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6조 1819억원으로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다. 1999년 이전 우리나라 증시·통화량 규모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허리케인 상륙에 재등장한 ‘사재기’...재해보다 무서운 無질서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허리케인 상륙에 재등장한 ‘사재기’...재해보다 무서운 無질서

    파라다이스로 불렸던 하와이가 각종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확진자 수가 지난 23일(현지시각)부터 25일까지 사흘 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감염자 재확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기준 하와이 주에서의 추가 감염자 수는 73여 명(누적 감염자 수 1620명, 사망자 26명) 으로, 지난 24일 60명에 이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더해 대형 허리케인 ‘더글라스’(Hurricane Douglas)가 하와이 제도에 근접하면서 이번 주말인 25~26일(현지시각)을 기준으로 인명, 재산 상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하와이 주 정부는 25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허리케인 상륙 경보 메시지를 섬 주민 전원에게 전송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12시 등 이날 하루에만 총 세 차례에 걸쳐서 허리케인 대피 경보 메시지가 추가 전달됐다.해당 메시지에는 주말 동안 주민들의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할 것과 최소 2주 분량의 생수와 각종 저장용 먹거리 등 비상식량을 구비토록 주문했다. 또 시 정부는 25~26일 양일 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비상 의료원 운영을 잠정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리케인 상륙에 따른 의료진 보호를 위한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는 의료원 서비스는 빠르면 오는 27~28일 재개될 것이라고 공고한 상태다. 사실상 25~26일 양일 동안 섬 일대에서의 코로나19 감염 및 비상 진료 시스템은 잠정 중단된 셈이다. 단, 이 기간 동안 시 일대에는 총 25곳의 허리케인 비상 대피소가 설치, 운영될 방침이다. 이번에는 생수 ‘싹쓸이’…시민의식은 어디에 이날 오전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최소 2주 치 물과 비상식량을 갖춰놓고 대피 준비를 할 것을 주문했다. 이 같은 시 정부의 ‘2주간 비상식량 구비’ 방침에 따라 주민들은 대형 상점을 찾아 저장용 식량을 준비하는데 분주한 모습이 섬 곳곳에서 목격됐다. 허리케인 상륙이 예고되면서 하와이 주 마트 내 진열장이 또 한 번 텅텅 비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앞서 코로나 사태 초반 휴지와 쌀 빵 통조림 라면 등 저당 식품 대란 때와 매우 흡사한 모습이다. 물자 부족을 직접 경험했던 주민들이 생수와 저장 식품 등을 사들이는데 오히려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실제로 필자가 직접 찾은 호놀룰루 시 중심의 대형 마트에서는 생수와 각종 저장 식품 등을 사재기하는 이들이 모습이 재등장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 차례 사재기 소동과 심각한 생필품 부족을 직접 목격했던 주민들이 이번 사태에서는 앞 다퉈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9시 경 와이키키 해변과 ‘알라모아나’(Alamoana) 쇼핑몰에 인접한 대규모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 내부에는 생수와 라면, 쌀 등의 진열대가 텅 빈 상태였다.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사재기 품목은 단연 생수, 쌀 등의 먹거리였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3월 25일 주 정부가 공고했던 섬 일대에 대한 ‘팬데믹’ 선언 직후의 모습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다.실제로 현지 언론들은 이날 오전 6시 주민들에게 내려진 허리케인 경보 메시지 직후 호놀룰루 시 중심의 상당수 상점에서는 생수와 라면, 통조림 등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앞서 코로나 사태 직후 휴지, 손소독제, 라면, 쌀, 생수 등에 대한 사재기 현상이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주민들 역시 위기 시 확산되는 사재기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피로감을 느낀다는 목소리다. 일부 주민들은 이미 수개월 동안 지속된 사재기 현상에도 불구하고 각종 재난 재해 발생 때마다 시민 의식을 기대할 수 없는 현지 사회상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하와이 호놀룰루 시에 거주 중인 정찬미 씨(41세)는 “이미 한 차례 심한 사재기를 목격한 이후 오히려 사재기는 빨리 할수록 마음이 놓인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아쉽게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태평양 섬 한 가운데 있는 하와이 지리적 특성 상 물건 부족현상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또 다른 주민 존 투 씨(28세)는 “코로나 사태 초반 하와이에서 휴지 대란이 있었을 때 타이완에 사는 가족들로부터 해외 배송으로 휴지 한 박스를 받아서 위기 상황을 겨우 견뎠다”면서 “위기 때 드러난다는 시민의식은 이전에는 물론이고 현재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번 피할 수 없는 자연 재해 때마다 오히려 주민들의 사재기 현상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어서 아쉽다”고 했다. 팬데믹 선언 이후 하와이 주에 거주 중인 유학생 셀레나 짱 씨(30세, 대학원생)는 “코로나19 사태 초반 목격된 끔찍했던 휴지 대란이나 이번 허리케인 상륙으로 시작된 생수 대란은 그 물품의 종류만 다를 뿐 위기 때마다 생필품을 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은 어처구니 없게도 동일하다”면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현지 상황은 자연재해인 허리케인보다 주민들의 마구잡이식 생필품 사재기가 더 두렵다. 자연재해가 곧 인재로 이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한편, 하와이 주는 허리케인, 사이클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지역이다. 하와이에 대형 허리케인이 상륙한 적은 지난 1952년과 1992년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상청은 해안지역에는 높은 파도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고, 섬 안쪽에는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호놀룰루 시 정부는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 커크 콜드웰 시장은 이달 말까지 호놀룰루 시 중심에서 이어질 예정이었던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일제히 취소했다. 또, ‘빅 아일랜드’와 ‘마우이’ 섬 등에 허리케인 주의보를 추가 발령, 각 섬 사이의 이동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곽상도 “文대통령 처남 추정 김씨, 그린벨트 투기 30억 차익”

    곽상도 “文대통령 처남 추정 김씨, 그린벨트 투기 30억 차익”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처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토지보상금으로 시세차익 수십억원을 봤다고 주장하면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조사를 촉구했다. 정 총리는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못 한다”고 일축했다. 곽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 총리와 설전을 벌였다. 곽 의원은 “그린벨트로 묶인 토지를 매수했다가, 해제 후 토지보상금을 받아 3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둔 김모씨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성남시 농지 2500평을 매입했는데, 이 토지는 2010년 보금자리 택지로 지정됐고 2011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됐다. 김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1월 사이 58억원의 토지보상금을 한국주택공사(LH)로부터 받았다고 한다”며 “이게 투기가 맞나”고 질문했다. 정 총리는 “제가 부동산 투기 여부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 필요한 기관이나 당국에서,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곽 의원이 “이분이 거둔 차익이 얼마인지, 양도세 등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나”라고 재차 질의하자 정 총리는 “(김씨에게) 범죄 혐의가 있나. 저는 이 사안을 처음 듣는다. 국력을 낭비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곽 의원은 “지금 언급한 토지보상금 받은 사람은 김○○씨로 관보에 게재됐는데, 문 대통령의 처남으로 추정된다”면서 “대통령 처남이라서 조사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정 총리는 잠시 발언을 멈추었다가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못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총리는 “지금까지 곽 의원이 어떻게 의정활동을 해왔는지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며 비난했다. 곽 의원은 “나보다 총리가 어떻게 했는지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응수했다. 곽 의원은 “하루가 멀다하고 튀어나오는 거짓말, 위선, 내로남불 이제 지긋지긋하다. 문재인 정권은 이런 기만이 언젠가 국민의 큰 회초리로 돌아올 걸 명심해야할 것”이라면서 질의를 마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지인 여동생 성폭행’ 작곡가 단디, 징역형 집행유예…“술 때문에”

    ‘지인 여동생 성폭행’ 작곡가 단디, 징역형 집행유예…“술 때문에”

    지인의 여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작곡가 단디(33·안준민)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4일 준강간죄 혐의를 받는 단디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법적 진술을 비롯한 제반 정보에 의해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면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중대하게 침해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각종 수사기관서 범행을 부인하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로 그 범행이 밝혀지자 그제야 범행을 시인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추가로 고통을 받은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라면서 “다만 피고인에게 약식명령 외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단디는 지난 4월 지인의 집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을 자던 지인의 여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피해 여성이 잠에서 깨 비명을 질렀을 때 단디는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에서 그의 DNA가 검출되자 혐의를 인정했다. 단디 측은 결심 공판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의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단디는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귀요미송’, ‘귓방망이’, ‘살리고 달리고’ 등을 만든 작곡가로 Mnet ‘쇼미더머니4’와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도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IBK기업은행, ‘창공’으로 비상하라… ‘벤처 생태계’ 떠받치는 63개 스타트업 육성

    IBK기업은행, ‘창공’으로 비상하라… ‘벤처 생태계’ 떠받치는 63개 스타트업 육성

    IBK기업은행은 창업육성 프로그램인 ‘IBK창공(創工)’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창업혁신기업 지원에 힘쓰고 있다. 창공은 ‘창업공장’의 준말로 ‘창공(蒼空)으로 비상하라’라는 의미도 담은 중의적인 단어다. 창업기업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무 공간, 투·융자, 컨설팅, 판로개척 등의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은행의 창업육성프로그램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9일 IBK창공 데모데이를 비대면으로 실시했다. 당시 데모데이는 올해 1월부터 5개월간 진행된 IBK창공 액셀러레이팅(스타트업 멘토)의 최종 마무리 행사였다. 코로나19 확산 및 감염 방지를 위해 기존 오프라인 행사에서 온라인 데모데이로 변경해 진행했다. 기업은행은 상반기부터 ‘통합 학기제’를 도입해 총 63개 기업을 육성했다. 이번 선발기업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지식서비스뿐만 아니라 식음료 등 다양한 기술력과 시장성을 겸비한 기업들이다. 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IBK창공 육성기업으로 선발됐다. 이 가운데 30개 기업이 데모데이에 참여했다. 기업은행은 사전에 촬영한 기업설명회(IR) 피칭(Pitching·사업설명) 영상자료를 주요 투자자와 관계기관에 배포했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데모데이는 투자자의 피드백, 사업 제휴를 위한 요청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창업기업에 알려 비대면 소통으로 인한 제약을 최소화했다. 기업은행은 저성장 시대에 혁신창업 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동력 확충,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혁신기업의 역할 부각, 정책 금융기관으로서 정부의 창업 활성화 정책 과제 수행을 위해 2017년 IBK창공을 구축했다. 기업은행의 축적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컨설팅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요 액셀러레이터와 협업을 통해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7년 미만 창업기업이면 업종 제한 없이 가능하다. 지원 기업은 2단계 심사를 거쳐 선발된 후 5개월간 집중 육성 기간을 거친다. 졸업 후에도 후속 투자 검토, 판로 개척 등 지속적으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지원받는다. IBK창공은 2017년 12월 서울 마포구를 시작으로 구로구와 부산에 개소해 올 상반기까지 182개 기업을 육성했다. 투·융자 등 금융서비스를 1008억원, 멘토링, 컨설팅, IR 등 비금융서비스를 2172회 지원했다. 첫 개소 이후 2년 6개월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혁신금융을 강조하며 “IBK창공의 성장모델을 확산시키고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에게 모험자본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창업·혁신기업 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시킬 계획이다. 창업·벤처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을 위해 예비창업자, 해외진출 희망 기업 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또 외부 기관과 연계해 창업기업 역량을 조기에 끌어올리고, 2022년까지 500여개의 창업기업을 육성해 중소기업 성장 동반자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창업기업 생명 주기에 맞는 지원 체계를 적극 도입해 스타트업 성장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금융지원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AI-그린 뉴딜 추진… 2030청년들 돌아오는 광주 만들 것”

    “AI-그린 뉴딜 추진… 2030청년들 돌아오는 광주 만들 것”

    광주시는 지난 21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형 AI(인공지능)-그린뉴딜 비전 보고회’를 열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뉴딜’, 탄소 중립 ‘그린뉴딜’, 상생·안전의 ‘휴먼뉴딜’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광주형 AI-그린뉴딜은 이 가운데 핵심이자 기반이 되는 사업이다. 광주는 2035년까지 모든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광주 재생에너지(RE) 100’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RE 100은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기업의 수출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포괄하고 뒷받침하는 비전이 광주 경제자유구역이다. 첨단3지구(AI), 빛그린산업단지(자동차), 도시첨단·일반산업단지(에너지) 등이 경제자유구역 아래 하나로 통합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이들 4개 산업단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자동차와 스마트 에너지, AI 융합 바이오헬스 등 미래산업 육성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시는 당장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최근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진정세로 돌아섰다. 광주형 뉴딜 사업 등 핵심 현안을 본격적으로 챙겨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23일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시정 전반에 대해 들어 봤다.-돌아오는 ‘광주’를 화두로 내걸었다.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 이상 최선의 정책은 없다. 민선 7기 1호 공약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부는 신청 2년 만인 지난달 3일 첨단3지구 등 4개 산업단지 4371㎢(약 132만 4000평)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광주는 어려울 때마다 시대정신과 대의를 쫓아 역사의 물꼬를 바로 돌렸지만, 경제적으로는 낙후를 면치 못했다. 2012년부터 일자리가 부족해 인구가 순유출로 돌아섰다. 2018년 한 해 동안 8000명이 광주를 떠났고, 이 가운데 60%가 20~30대 청년들이다. 돌아오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서둘렀고, 내년 초쯤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이 발족된다. 투자와 기업 유치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이 기대된다.”●첨단 3지구 1106㎢를 AI 융복합지구로 개발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별 배치 등 구체적 전략은. “AI, 미래형자동차, 스마트 에너지 분야를 중점 육성한다. 이 가운데 AI 분야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선택한 게 ‘신의 한 수’였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4차 산업혁명이고, 그 중심에 AI가 자리한다. 2025년까지 광주 연구개발특구인 첨단 3지구 1106㎢를 AI 융복합지구로 개발한다.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AI 클러스터’ 조성에는 향후 10년간 1조원가량이 투입된다.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산업융합사업단을 출범시킨 이후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광주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동안 16개 기업·기관과 업무협약했고, 이 가운데 8개 기업이 최근 법인·연구소 등을 개소했다. 첨단3지구 내 AI 집적단지에는 올해 안으로 빅데이터센터를 착공한다. 이곳에는 세계 10위권 수준의 슈퍼컴퓨팅 시스템이 갖춰진다. 이같이 마련된 AI 인프라스트럭처는 전 국민과 기업, 단체 등 누구에게나 개방·공유된다. 특히 정부의 디지털뉴딜에 맞춘 AI 실증도시 조성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일상을 바꾸는 자율주행, 바이오 헬스케어, 에너지 등 신제품·서비스를 실증하는 테스트 베드 구축이 1차 목표다. 그린뉴딜과 연계한 친환경 공기산업 육성과 청정 대기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전국 최초 노사상생형 광주형일자리와 에너지산업 육성 복안은.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에 노사 상생형 광주형일자리 첫 사업으로 광주글로벌 모터스 자동차 공장을 건립 중이다. 공정률은 30%로 내년 9월이면 연간 10만대 양산체제를 갖춘다. 친환경, 디지털화, 유연화 등 3대 콘셉트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언제든지 친환경 자율주행차 생산 전환이 가능토록 설계됐다. 또 산업단지 안에 국비 1431억원 등 3030억원을 투입해 기술센터·부품인증센터 등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이 공장이 완성되면 직간접 일자리 1만개가 새로 생긴다. ●글로벌모터스, 내년 9월 완공… 年 10만대 양산 남구 에너지밸리에는 2021년까지 일반산업단지와 도시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이곳은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분야를 중심으로 육성된다. 스마트그리드와 그린에너지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광주형 에너지 자립도시를 이끄는 중심지이다. 도시첨단산업단지에는 차세대 전지인 레독스흐름전지 인증센터를 건립 중이다. 한국전기연구원과 대기업인 LS일렉트릭 등이 입주해 스마트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정부나 지자체 지원만으론 한계가 있다. 민간 투자유치 방안은. “경제자유구역은 우리나라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위해 도입됐다. 초창기엔 투자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지원이 뒤따랐으나, 이 제도가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기준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지난해 폐지됐다. 현재 조세감면, 경영활동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 제도가 있지만 기업에 크게 매력적이진 않다. 해외 경제특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투자기업의 법인세 감면 부활 등 새로운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국내외 첨단업종 기업이 입주할 경우 과감한 법인세 감면을 건의했고, 정부도 이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내년 1월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을 설립한다. 이를 중심으로 내외국 기업의 투자유치를 촉진시켜 산업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에 혁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은.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거버넌스 체제를 구축, 경제자유구역의 운영과 지원을 돕는다. 산업·산업단지별 협의회를 구성하고 추진사업을 확정한 뒤 운영위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이들을 네트워크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춰 나간다. 미래형자동차 산업지구는 기존 지역 대학의 자동차 관련 학과 외에도 산업단지 내 연구개발센터·전남대·테크노파크 등과 협업해 연구·개발→인력양성→고용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산학융합촉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스마트에너지 인재는 한전공대 중심 양성될 것 AI 관련 인재육성은 ‘발등의 불’이다. 광주과기원(GIST)은 올해부터 AI 및 응용기술 경쟁력을 갖춘 석박사 통합과정의 AI대학원을 개설하고 지난 3월 학생들을 모집했다. 우리 시도 최근 국비지원사업으로 ‘인공지능사관학교’를 개설했다. 180명 모집에 1045명이 지원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들 학생은 소프트웨어·코딩 등 AI 분야에 대해 6개월 교육과정을 거친 뒤 산업현장에 실무인력으로 투입된다. 전남대·조선대·호남대 등 지역대학도 인공지능대학이나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스마트 에너지 관련 인재는 2022년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양성될 예정이다. 산업부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통해 전력 전문 기술인력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경제자유구역 기대 효과는. “산업단지마다 이미 기반조성이 이뤄지고, 기업들의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0조 3641억원 ▲부가가치 3조 2440억원 ▲투자유치 1조 6000억원 ▲지역 일자리 5만 7000여개 창출이 예상된다. 최근 정부의 그린뉴딜을 뒷받침하는 지역 뉴딜과 관련해서는 생산 30조 490여억원, 부가가치 9조 5600억원, 고용 13만 4800여명이 기대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외환위기 못잖은 코로나 경제패닉

    외환위기 못잖은 코로나 경제패닉

    코로나발(發) 경제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올 2분기 우리 경제를 1분기보다 3% 이상 뒷걸음질시켰다.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단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내다보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 각국의 봉쇄 조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은은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3.3%로 집계됐다고 23일 발표했다. 1분기(-1.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28%)보다도 저조했다.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1960년 성장률 통계 작성 이래 네 번째다.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79년 3, 4분기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4분기와 1998년 1, 2분기 ▲카드 대란이 발생한 2003년 1, 2분기에 이어 17년 만이다. 통상 2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2분기 성장률이 곤두박질친 건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 감소 영향이 컸다. 수출은 전 분기 대비 16.6%나 급감했다. 1963년 4분기(-24.0%) 이후 56년 6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과 민간소비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자동차와 휴대전화 수출 대상국의 이동 제한 조치, 해외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내구재(승용차·가전제품) 위주로 1.4%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1.1% 감소했다.2분기 성장률 쇼크로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0.2%)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1%대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국장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점차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통해 경제를 전망했는데 진정 정도가 예상에 못 미쳤다”면서 “올 성장률이 -1%가 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1.8%대 성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달 산업생산과 이달 수출 실적 등을 토대로 다음달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불법촬영·음주운전 무마 혐의”...최종훈, 2심서도 집행유예

    “불법촬영·음주운전 무마 혐의”...최종훈, 2심서도 집행유예

    가수 최종훈(30)이 여성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김재영 송혜영 조중래 부장판사)는 최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2016년 직접 촬영한 여성의 신체 사진이나 동영상 또는 인터넷에서 구한 불법 영상물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창에 올린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한 같은해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적발되자 경찰관에게 200만 원을 주겠다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혐의(뇌물공여 의사표시)를 받는다. 이 사건과 별개로 최씨는 동료 가수 정준영 등과 함께 2016년 강원 홍천과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도 구속기소 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22년 ‘GPS 독립’ 위한 K-GPS 개발 나선다

    2022년 ‘GPS 독립’ 위한 K-GPS 개발 나선다

    자동차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낯선 길을 찾을 때는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킨다. 내비게이션은 GPS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 위치를 파악하며 길을 찾는 것이다. GPS는 미국에서 만든 위성항법시스템이다. 정부는 2022년 GPS를 대체할 수 있는 K-GPS인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정부는 23일 12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34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향후 3년간(20~22) 우주개발계획’과 ‘우주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 2개 안건을 확정했다. 정부는 한반도 상공에 KPS 위성을 배치해 위치, 항법, 시각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올 하반기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과 함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2년부터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계획대로라면 2035년 구축이 완료된다. 현재 GPS 사용도 문제는 없지만 외국에서 운용하는 것이다보니 신호장애나 정치적 이유로 GPS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되면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또 GPS가 도로와 도로가 아닌 것을 구부하는 수준이라면 KPS는 ㎝ 수준까지 위치정보를 제공해 차선까지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또 정부는 2027년 발사를 목표로 내년부터 정지궤도 공공복합통신위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성은 5G 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고 악천후에도 각종 재해를 감시할 수 있으며 KPS 개발 이전까지 GPS 항법신호 오차를 보완하는 SBAS 신호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75t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어 1단부를 구성하는 클러스터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객관적, 전문적 점검을 거친 뒤 내년 발사할 시기를 결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 누리호 성능을 높이고 위성다중발사 능력을 갖추기 위한 후속사업에 대한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착수해 2029년 개량형 발사체 발사를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2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달궤도선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협의를 통해 달궤도선의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구 궤도상에 버려지는 우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국내 우주개발을 추진할 때 충돌 예방 설계기준, 충돌 위험시 회피기동, 임무종료 후 폐기조치 등 기술적 권고사항 등을 포함한 ‘우주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 우주개발실무위원회 위원장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병선 제1차관은 “지난 30년간 쌓아온 국가 우주개발 역량이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00자 인터뷰41]아베 “한국의 빠른 판단과 행동, 일본이 배울 만해”

    [2000자 인터뷰41]아베 “한국의 빠른 판단과 행동, 일본이 배울 만해”

      한국과 니가타 인적·물적 교류 노재팬운동·코로나로 크게 줄어 한일관계 빨리 좋아져 여러 교류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 상대방이 다르다는 토대 위에 대화하는 자세 가졌으면   일본 니가타현이 한국에 두고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3년간 근무하다 8월 중순 본국으로 돌아가는 아베 데쓰야 소장은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빠른 판단과 행동력은 일본도 배울 만하다”면서 “다만 한일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다른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을 이해하고 상대방과 대화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소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니가타 특산품인 사케나 과자 등의 매출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크게 줄었다”면서 “하루빨리 한일관계가 개선돼 양국을 오갈 수 있었으면 더 할 나위가 없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아베 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Q. 3년간 서울 생활에서 인상 깊었던 일이라면. A. 2017년 9월 니가타현 서울사무소장으로 취임했다. 니카타 특산품인 사케 ‘구보타’라든가, 과자 ‘훈와리 메이진’이 한국에서 인기인 것을 보고 놀랐다. 니가타현 산조(三条) 지역의 산 속에 본사를 둔 아웃도어 메이커인 ‘스노우피크’도 유명했다. 한국에서는 니가타라 하면 좋은 쌀, 맑은 물, 풍부한 자연이 비교적 알려져 있는데 니가타에서 만드는 물건의 지명도가 높은데 기뻤다. 다만 물건은 알면서도 니가타현 물건이라는 사실은 한국분들이 모르는 듯했다. 3년간 열심히 다니면서 선전활동도 했다. 그러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가 시작된) 2019년 7월부터 노재팬 흐름 속에서 단숨에 일본제품 판매가 줄어든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Q. 잊지 못할 추억이라면. A. 지난해 9월 한일축제한마당 행사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는데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이 때 과연 축제를 열 수 있을까, 한국분이 정말로 오실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축제를 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이 오시고 니가타 부스에서 일본 사케나 일본 과자의 시음·시식을 제공했더니 많이 분이 모였다. 한국분들은 빨리 한일관계가 좋아져서 일본과 니가타에 가고 싶다고 격려해 주셨는데 대단히 힘이 되었다. Q. 니가타현 서울사무소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역사가 길다. 어떤 경위로 니가타현은 서울에 사무소를 뒀나. A. 1990년 10월 설립했으니 올해로 딱 30주년이다. 당시 니가타현은 한국, 중국, 러시아 지역과 무역, 관광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다. 한국 정부는 78년 니가타에 총영사관을 설치했고, 79년에는 대한항공이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노선 가운데 가장 빨리 니가타에 취항했다. 그런 일을 계기로 니가타현은 바다를 사이에 둔 한국과 무역을 추진하고자 했고 기업 등 민간도 지지했다. 1990년 서울사무소 개설 당시에는 니가타현 직원은 물론 현내의 은행, 여행사, 무역회사 직원들도 서울에 파견해 함께 근무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저와 니가타시 직원 1명, 한국인 직원 1명이 있다. Q. 한일관계가 곡절이 많았는데 사무소 철수를 생각한 적은. A. 30년간 2차례 해외 사무소 정비를 검토를 한 적이 있다. 니가타현은 지금도 서울과 중국 다이렌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특히 한국과 쌓아온 경제적, 인적 교류를 한꺼번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금까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Q. 현재 한국에 사무소를 둔 일본의 지자체는. A. 니가타 외에 시즈오카, 미야기, 오키나와 현이 단독 사무소를 두고 있다. 북동북 3개 현인 아오모리, 이와테, 아키타현과 홋카이도가 연합으로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나가사키현이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크레아) 사무실 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Q. 한국과 니가타현의 교류 실태는. A. 서울사무소는 한국인의 니카타 관광부터 경제교류, 청소년 등의 스포츠·문화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불매운동 전까지만 해도 니가타현의 지방자치단체, 관광회사, 호텔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한국을 돌면서 선전 활동을 했다. 한국 여행사들도 니가타로 초청해 관광지를 안내하는 초빙사업도 펼쳤다. Q. 일본의 수출 규제와 노재팬 운동의 영향은. A. 니가타에는 사케 제조업체가 88개 있다. 일본 전체로는 1371곳인데 니가타가 가장 많다. 그 88곳 중 26개 회사가 한국에 사케를 수출하고 있다. 니가타현에서 생산하는 사케의 전체 수출량은 2019년 2460㎘였는데 이 가운데 한국이 10%를 점하고 있다. 니가타산 사케의 수출은 2018년까지 한국이 최고였다가 불매운동 영향으로 지금은 2위로 떨어졌다. 한국에서 니가타로 오시는 관광객을 보면 2019년은 전년대비 40% 격감했고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제로에 가깝다. 2018년에는 한국에서 니가타로 와서 숙박한 한국인이 사상 최대인 2만명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잘 팔리던 니가타산 과자 매출도 전년대비 60~70% 줄었다. Q. 한국에 살면서 한국 이미지가 바뀐 게 있나. A. 축구를 좋아해 2002년 한일 월드컵도 즐겨 봤다. 한국이 축구를 잘한다는 이미지와 더불어 반일 정서가 있다는 보도도 적잖이 일본에서 접했다. 실제 와보니까 제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한국분들이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 한국인은 저를 포함한 외국인을 잘 받아들이는 개방적 성향이 있는 듯하다. Q. 니가타가 자랑하는 관광지는. A. 한국인이 잘 오시는 곳이 유자와(湯沢)이다. 겨울에는 스키장, 온천이 있고, 여름에는 산이, 가을에는 단풍이 좋다. 로프웨이에서 보는 경치가 아주 좋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 ‘설국’을 쓴 다카한(高半) 여관 역시 유자와에 있다. 유자와는 신칸선이 정차한다. 또한 야히코(弥彦), 이와무로(岩室) 온천도 추천할 만하다. Q. 한국은 어떻게 오게 됐으며, 오기 전 일은 뭐였나. A. 위로부터 명령이었다. 인사 발표 1개월 전에 불려갔더니 “한국에 갔다 오라”고 해서 몇 일 말미를 달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게 금요일인데 그 상사는 다음 월요일에는 결정해 달라고 했다. 어지간한 가정 사정이 있지 않으면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현청에서는 국제관계나 경제와 관계 없는 인구문제를 다루는 부서(현민생활환경부)에서 일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수도 도쿄로만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강해서 어떻게 하면 인구의 니가타현 유출을 줄일까 대책을 만드는 부서였다. 지방의 쇠퇴를 막고 도쿄에 있는 젊은이들을 지방으로 되돌리는 문제와 더불어 출생률 감소 이상으로 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고령화도 큰 문제였다. 8월 중순에 니가타에 돌아가는데 어느 부서에 갈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Q. 한일관계에 대해 조언한다면. A. 3년간 한국의 에너지 넘치는 활력을 봤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한국인이 일을 결정하는 게 대단히 빠르더라. 일본인은 치밀하고 신중하게 생각해서 굳혀가는 사람들이지만 한국인은 바로 이거라고 생각하는 순간 결정하는 것을 많이 봤다. 빠른 판단력과 행동력이 놀랍다. 일본도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빠르게 상대를 납득시켜서 일을 진행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봤다. 한일은 역사 문화가 다르지만 얼굴이 비슷하는 등 비슷한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서로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서로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이해한 토대 위에서 얘기를 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베 소장은-> 1969년 니가타현 출생으로 국립인 니가타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해에 니가타현청에 들어갔다. 니가타 집에는 부인, 3명의 아이와 함께 토이푸들 2마리가 그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
  • [사설] 청와대 개편과 개각으로 국정 분위기 쇄신해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이르면 다음주에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정무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수석과 비서관 등 참모진 10여명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통령인사수석실에서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민심 이반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참모진 쇄신이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따라서 청와대의 인적 개편은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정책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김거성 수석은 수도권에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해 매각 권고 대상이 됐지만 입주권 전매제한 등의 이유로 주택 처분이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가 새롭게 출범한 상황에서 강기정 정무수석 역시 야당과의 협치 차원에서 더 유연한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김조원 수석은 서울 강남구에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각각 보유해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최근 한 채를 매각하는 것으로 정리돼 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교안보 라인 교체에 따른 청와대 안보실 개편도 필요한 상황이다. 집권 4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남은 2년 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면서 국정 목표를 마무리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진들이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측근을 기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풀을 과감히 확대해 청와대를 전면적으로 쇄신할 수 있는 인사들을 대거 기용할 필요가 있다. 386세대와 다른 경험을 가진 40대 등 젊은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어 실력을 발휘하게 할 필요도 있다. 청와대 개편이 개각으로 이어져 후반기 국정 운영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 그런 차원에서 외교안보팀만이 아니라 경제부처의 개각도 추가돼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의 소통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는 새로운 인사를 기대할 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할 인선이 필요하다. 개각은 국회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소통능력과 추진력을 갖춘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하길 바란다. 정부ㆍ여당이 권력의 오만에 빠져들고 있다는 목소리를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들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21대 총선을 통해 176석의 거대 여당이 출범하면서 수적 우세를 앞세워 협치와 소통의 대국민 약속을 무시하고 21대 국회 원 구성을 비롯해 부동산 정책에서 독주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권력이 시민에게 다가가려면 소통하는 겸손함이 전제돼야 한다.
  • 뜨는 온라인쇼핑은 두고 지는 대형마트만 때리나

    뜨는 온라인쇼핑은 두고 지는 대형마트만 때리나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상생을 위해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상 규제가 시행 10년을 맞으며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vs전통시장’ 구도가 아닌 ‘온라인vs오프라인’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온라인쇼핑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서다. 대기업 유통 관련 규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대기업은 “규제 완화”를, 소상공인들은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어 입장 차가 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의 영업권을 제한하고 있다. 2010년 법 개정으로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기 시작한 데 이어 월 2회 의무휴업, 새벽장사 금지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지적에 따라 시행된 규제들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전통시장의 발전은커녕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동반 몰락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규제가 본격화된 2012년과 지난해 소매업 매출액 변화를 보면 전체 매출은 43%나 증가했지만 전통시장 등의 매출은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14% 감소했다. 골목상권과의 상생이 아니라 ‘대형마트 죽이기’로만 이어졌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이는 과거에 만들어진 규제가 온라인쇼핑이 발전하는 그간의 세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0년 25조원 정도의 규모에서 지난해 135조원대로 ‘폭풍성장’을 기록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지난 21일 열린 ‘2020 신유통 트렌드와 혁신성장 웹세미나’에서는 유통산업 발전을 추구하는 유통법이 오히려 유통산업을 억제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쇼핑 확대에 따라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구조조정하는 현실을 고려해 규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통의 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유통 규제는 대형유통의 일자리를 줄이고 관련 업계 중소상인에게 타격만 주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온라인쇼핑 시대에도 여전히 유통법 규제가 유효하며, 오히려 더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21대 국회는 개원 즉시 규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복합쇼핑몰·백화점 등 의무휴업 대상 확대(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규모 점포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홍익표 민주당 의원 등) 등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규제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유통법 개정안이 얼른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게놈산업 자유특구 된 울산, 코로나 신속 대응 앞장설 것”

    “게놈산업 자유특구 된 울산, 코로나 신속 대응 앞장설 것”

    “울산이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인간의 게놈정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을 주도할 바이오헬스산업 분야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울산 게놈산업을 이끄는 박종화(53)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공학부 교수는 22일 “지금까지 게놈정보는 연구목적의 공공영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됐지만, 이번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산업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 6일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2022년 7월까지 헬스케어와 정밀 의료서비스 산업화를 위한 바이오 데이터 팜 구축 및 실증, 심혈관질환·우울증 맞춤형 진단 마커 개발, 감염병 유전체 분석과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게 됐다. 또 시는 이 기간에 게놈 전문기업 9개 사 유치와 396명의 고용유발 효과, 77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한다. 박 교수는 “게놈산업은 인간의 생로병사 모든 영역에서 부가가치가 큰 파생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인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상품들과 핵심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산업인 만큼 바이오 의료 분야의 반도체로 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게놈산업은 생명 의료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끌 혁명적 산업일 뿐 아니라 정보산업혁명 이후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산업이 될 것”이라며 “산업도시 울산은 대한민국 게놈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 산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울산은 정부의 ‘게놈코리아사업’을 실행하려고 이미 5년 전부터 ‘울산 만명게놈사업’을 진행해 풍부한 데이터와 경험을 쌓았다”며 “이 사업이 올해 완료되면 우리나라도 만명 단위의 고급 게놈정보를 활용하게 될 뿐 아니라 난치병 환자 치료와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 신속히 대응할 치료제와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고급 게놈분석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게놈산업 중요성은 인식됐지만, 정부 지원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울산에 국가게놈기술원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게놈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年매출 10억 이상 웹하드에 ‘n번방 방지법’ 적용

    年매출 10억 이상 웹하드에 ‘n번방 방지법’ 적용

    연매출 10억원 이상인 웹하드업체 등에 ‘n번방 방지법’이 적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마련, 대상 사업자의 범위를 지정하고 인터넷 사업자의 기술적·관리적 조치 내용을 구체화했다고 22일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하는 사업자로 웹하드 사업자와 이용자가 공개된 정보를 게재·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통위 지정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론 전년도 매출액 10억원 이상, 일평균 이용자가 10만명 이상이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2년 내 불법 촬영물 등 관련 시정 요구를 받은 경우가 대상이다. 방통위는 불법촬영물의 유통 가능성, 일반인에 의한 불법촬영물 접근 가능성, 서비스의 목적·유형 등을 고려해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하는 사업자와 대상 서비스도 지정한다.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하는 사업자나 서비스로 지정되면 상시적인 신고 기능을 마련하고, 정보 명칭을 비교해 불법촬영물에 해당하는 정보일 경우 검색 결과를 제한하는 조치(금칙어 기능, 연관 검색어 제한 등)를 해야 한다. 방심위에서 심의한 불법촬영물일 경우 방통위가 지정한 기술로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필터링 조치 등)를 해야 한다. 시행령 개정안은 또 불법촬영물의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는 기관·단체로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성폭력피해상담소, 그 밖에 유통 방지 사업을 국가로부터 위탁·보조받아 수행하고 있는 기관·단체 등을 규정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민주 “집 2채 이상 다주택 공무원, 승진 막고 형사처벌 한다”

    민주 “집 2채 이상 다주택 공무원, 승진 막고 형사처벌 한다”

    ‘내로남불’ 논란 원천 봉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 아파트 매각에 이어 서울 강남권 반포 아파트까지 내놓으며 고위직 공무원들의 다주택 보유 금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다주택 소유 고위공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법안에는 다주택 공무원의 고위직 승진을 강제로 막거나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은 고위공직자의 경우 형사 처벌을 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는 그동안 여권 내에서도 말이 많았던 ‘내로남불’ 논란을 원천 봉쇄하면서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공무원 등 정책결정권자들이 다주택자일 경우 스스로 손해를 보는 정책을 주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조정지역에 2주택 보유시 고위직 승진·임용 제한”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다주택 고위공직자의 승진과 임용이 제한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다주택자 기준은 주택 2채 이상부터이며 고위공직자는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을 의미한다. 개정안을 보면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다주택 공직자가 서울 강남권,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러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윤 의원은 자신의 부동산과 관련한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자체를 규제하기 위해 주식 백지신탁 제도처럼 부동산도 백지신탁을 하거나 매각을 강제하도록 했다.“고위공직자 60일내 다주택 해소 못하면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 신정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발의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는 고위공직자는 형사 처벌을 받게 하는 법안도 나왔다. 신정훈 의원은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60일 안에 다주택 상태를 해소하지 않으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무위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1급공무원, 교육감,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대상이다. 모든 다주택자에는 ‘세금 폭탄’현행 취득세율에 10% 추가 과세 강병원 “2년 미만 매매시 양도세 70%로 인상”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모든 다주택자에 세금폭탄을 안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법안도 잇따르고 있다. 김교흥 의원은 주택 취득 뒤 1년 이내에 입주하지 않으면 현행 취득세율에 10%를 추가 과세할 수 있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대한 빨리 다주택 상태를 해소하라는 의미다. 한병도 의원은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증여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 증여 때 취득세율을 현행 3.5%에서 최대 12%로 올리는 등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병원 의원은 양도소득세율을 매매 기간에 따라 1년 미만 최대 80%, 1년 이상 2년 미만 최대 70%로 인상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주택자의 단타 매매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취지다.전문가 “인사 불이익 공감…형사처벌은 가혹”“자기 존재 드러내기 위한 성명성 발의 우려” “언제는 이주 공무원에 강매하더니…주택 대신 빌딩 사는 부작용 나올지도”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정책을 관장하는 고위공무원들의 윤리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승진시 감점 등 인사상 불이익 측면에서 반영할 수 있겠지만 형사 처벌이나 재산상 불이익을 가하다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국토부,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직무연관성을 따져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부분은 윤리적 측면에서 용인될 수 있겠지만 주택이 2채라는 이유로 형사 처벌까지 거론되는 건 너무 경직적이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성명성 법안 발의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과거 세종으로 정부부처 공무원들을 강제 이주시킬 당시 공무원들이 세종에 집을 사지 않으면 잠재적 이직고려자 등으로 부를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해 매매를 강요 당했던 시기도 있었다”면서 “이제 와서 ‘손해를 감수하고 팔아라’라고 하거나 직무와 무관한데도 처벌 운운하는 것은 파쇼적 측면이 있고 주택이 아닌 빌딩 구매 등 또다른 역풍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7] 나희승 “철도가 남북을 이으면 달라지는 것들”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7] 나희승 “철도가 남북을 이으면 달라지는 것들”

    “원산~두만강역 구간은 생각보다 유지·보수가 잘 돼 있었습니다. 특히 평양-모스크바 국제열차가 주 1회 운행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두만강역에서 열차 바퀴를 러시아 광궤 바퀴로 교체하는 대차교환 작업을 직접 봤어요. 조사 이후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계속되어야 하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 남북철도 현지 공동조사와 철도 연결 착공식을 다녀온 나희승(54)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시종 나직한 말투에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를 처음 본 것은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주최 2020 한반도 평화 심포지엄에서였다. 뜻밖에도 평양~베이징 노선이 주 4회, 평양~모스크바 노선이 주 1회 운행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아울러 동해선 원산 이북이 생각보다 정비가 잘 돼 있어서 고성 통일전망대부터 원산까지만 유지보수하면 손쉽게 러시아 철도에 연결된다는 희망을 언급했다. 더 많은 얘기가 궁금해 21일 경기도 의왕 연구원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철도 연결사업 중단에 아쉬움 느껴 원산~두만강 구간 ‘상태 양호’ 확인 Q. 북한을 다녀온 얘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다. A. 경의선은 2007년에도 한 차례 실태 조사를 한 적이 있어, 정상적인 철도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반면 동해선은 굉장히 낙후돼 비정기적으로 운행되고, 평양~모스크바 노선도 중단됐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듣던 것과 달리 원산~두만강역 구간은 상당히 양호했다. 경의선보다 조금 못한 수준이었다. 최근 유지보수를 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평양~모스크바 국제 열차가 두만강역에 정차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 남북한과 중국은 유럽과 동일한 표준궤이고, 러시아와 옛 소비에트국가들은 광궤로 8.5㎝ 정도가 더 넓다. 과거 김일성 전 주석,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모두 두만강역에서 러시아 광궤 바퀴로 바꿔 러시아를 방문했다. 철교 바로 앞에 대차교환 시설이 있는데 작업이 한창이었다. 언제부터 다녔냐고 물었더니 최근부터라며 주 1회 운행한다고 답하더라. 10년 이상 다니지 않았던 노선이다. 평양~베이징은 주 4회 계속 운행하고 있었다. Q. 북한이 작정하고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겠다. A. 지난해까지 평양을 다녀오신 분들도 평양~베이징은 정기 운행되고 있다고 얘기했다. 통상적으로 두만강역에서 대차를 교환하고, 여객 출입국 수속을 하는 데 5~8시간 정도 걸린다. 물론 실태조사에서 북한철도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조사단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평양과 원산 이북은 국제열차를 운행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 평양과 원산이남 구간만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보수 유지하면 열차운행이 가능하다. 당장 이산가족 상봉도, 스포츠 문화교류도, 남북정상회담도 남북철도로 할 수 있다. 이처럼 단기적인 성과도 필요하고 생각한다. 이동권을 확보해야 미래 남북경협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할 수 있다. Q.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한국이 29번째로 가입한 것을 유독 강조했는데. A. 그렇다. 2002년부터 우리 정부는 가입을 추진해 왔다. 2000년 6·15 공동선언과 함께 경의선 연결 공사를 시작했고 2년 뒤 동해선 연결도 시작됐다. 국민 모두가 남북을 연결해 베이징과 모스크바까지 가고 유라시아를 철도로 횡단하는 꿈을 꿨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철도 연결과 함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해야 했다. 그런데 이 기구의 신규 가입은 만장일치제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본부가 있다. 유라시아 28개국이 가입한 상황이었다. 가입만 하면 28개국과 국제열차 운행이 가능하다. 당시 북한은 서울-평양까지 연결 운행해야 한국의 가입을 찬성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2007년 12월 판문역까지만 정기운행되고, 일년 후 중단되었다. 그 때 단박에 평양까지 갔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드디어 2018년 6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이 기구는 유엔보다 더 구속력 있는 국제기구다. 국제 여객과 화물 운송 규정들을 총괄한다. 가입국 대표가 모두 바르샤바에 상주하고 있다. 매년 유라시아철도 운 영이슈들을 논의하고 해당 규정들도 개정한다. 남북간 접경지역에서 월경할 때는 남북철도 운행합의서에 따르지만, 이후 국제열차를 운행할 때는 이 기구의 틀 안에서 운행하면 된다. 북한이 남한의 가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2년 안에 서울-평양간 철도를 운행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서울발 국제열차를 타고 평양-베이징을 거쳐 모스크바를 넘어 유럽으로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북녘의 기대와 희망은 어떤 지점에 있었는지, 속내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지. A. 남과 북은 경의선 400㎞와 동해선 800㎞ 구간에 대하여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마지막날 남북은 두만강 철교에서 남북철도 연결의 염원을 담은 기념촬영도 했다. 그 뒤 정밀 실태조사도 하고 설계도 해서 북한철도 현대화 사업으로 나아갔어야 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 싱가포르 회담, 하노이 ‘노딜’을 거치며 힘들어졌다. 북미관계가 잘 풀릴 수 있도록 기다린 측면이 있다. 사실 남북철도사업이 남북경협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남북 모두의 기대도 컸을 것이다. 제재 국면이기도 하고 남북경협을 하려면 이동권이 먼저 확보돼야 하지 않겠는가? 북한철도공동조사도 코레일 열차의 디젤유가 전략물자라고 해서 한 차례 지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심지어 인도적 지원마저 이동권이 보장 안돼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 타미플루 소동이 대표적이다. 현 시국에 방향과 속도, 성과가 모두 중요하다. 철도가 하루 빨리 운행돼야 한다. 그 성과가 눈앞에 보이면 상호신뢰도 체감하고, 협력의 틀 자체가 한 단계 높아진다.유라시아 횡단 희망의 끈 놓지 않아 성과 보이면 남북 신뢰도 체감할 것 Q. 지난 6월 초 김여정 부부장이 갑자기 대남 비방에 나섰고, 같은 달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또 갑자기 그만하자고 할 때까지 남다른 마음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 A. 위기에서 기회와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철도가 가면, 평화가 온다’는 믿음 아래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올해는 6·15 공동선언 20주년이다. 과거 남북은 6·15 선언과 맞물려 3대 경협 사업인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남북철도·도로 연결에 합의했다. 당시 남북철도·도로 연결은 개성공단 100만평, 금강산 관광 200만명이란 남북경협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남북접경지역에서 작은 평화, 작은 남북경제공동체를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3대 경협사업은 접경지역에서 이뤄지다 보니 한계가 있었고, 지금은 모두 중단됐다. 이제는 신의주와 두만강역까지 경협의 공간을 확장해야 한다. 동북 3성과 극동 연해주까지 연계한 네트워크 경제권으로 한반도위기 관리의 틀 자체도 바꿔야 한다. 동해선, 경의선을 두 축으로 하는 큰 평화, 진정한 남북경제공동체를 준비해야 한다. 동쪽으로는 두만강, 서쪽으로는 압록강까지 하루빨리 동해선, 경의선을 운행해야 한다. 이를 두 축으로 10~20개의 관광특구, 공단특구, 자원특구를 만들고, 대륙과 해양의 가교국가가 된다면, 21세기 한반도가 6만 달러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다 함께 잘 사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Q.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7일 프로젝트와 한반도연결철도(TKR) 일일 프로젝트가 실제로 물류 가치가 크지 않다고 회의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A. 그렇지 않다. 미래학자들은 글로벌시대에 국가의 미래는 더 이상 기업 대 기업,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네트워크 대 네트워크의 대결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한다. 가장 경쟁력 있는 네트워크를 갖는 국가가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도로와 달리 철도는 장거리 네트워크 교통수단이다. 여객의 경우, 고속철도네트워크는 서울~베이징, 서울~동북 3성을 모두 1400㎞, 5시간 권역으로 네트워킹할 수 있다. 반면 물류는 조금 다르다. 시속 40㎞로만 달려도 유라시아 대륙 1만㎞까지 경쟁력을 갖는다. 백색가전,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화물을 수출하는 데 매우 경쟁력이 높다. 대륙철도 연결을 통해 그동안 접근성이 떨어졌던 지린성, 헤이룽장성, 중앙아시아 등지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인적 물적 이동제한으로 인한 탈세계화, 지역주의, 역내무역 증가에도 적극적으로 응할 수 있는 교통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다. Q. (심포지엄 사회를 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가입하지 않은 사회주의권 중심의 OSJD가 제재 국면을 뚫어낼 수 있는 추동력을 발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는데. A. 옛 소련이 붕괴한 지 30년이 됐다. OSJD기구의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서유럽철도협력기구들과도 운송협정을 네트워킹하고 있다. 유엔 산하 UNESCAP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횡단철도(TAR)사업도 함께 하고 있으며, 미국이 참여하는 세계철도연맹(UIC)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제재 국면에서도 유라시아철도를 운행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인 국제적 지위를 잘 활용해야 한다. Q. 한양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물리학박사후 과정을 밟은 뒤 철도에 이른 개인사도 흥미롭다. 어떤 소명으로 일하나. A. 연구원에 입사해 한국형 고속철도기술개발을 위하여 프랑스 테제베 기술을 도입하는 일을 했다. 이후 6·15 공동선언과 함께 20년 동안 남북철도 사업을 해오고 있다. KTX 산천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과 함께 개통하는 것, 이것이 제 꿈이며 소명이다. 속도는 시·공간을 압축한다. 고속철도로 연결된 서울·평양은 하나의 메가시티가 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을 만나 21세기 한반도의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 모두가 4차 산업 혁명시대, 스마트한 한반도 신경제권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도 속도혁신, 스마트혁신, 네트워크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은퇴한 후에도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와 ‘다 함께 잘 사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 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 자투리땅 공급 한계 알지만… ‘재건축=나쁜 투기’ 프레임 갇힌 정부

    자투리땅 공급 한계 알지만… ‘재건축=나쁜 투기’ 프레임 갇힌 정부

    정부·여당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배제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선 여전히 소극적이다. 투기를 부르고 인근 집값을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이 현실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당정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것은 우선 재건축으로 인한 이익을 소수 조합원만 누리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완화로 인해 생기는 이익이 기존 조합원이나 민간 사업자에게 돌아갈 여지가 크고, 공급을 확대해도 결국 분양가가 높아 무주택 서민이 입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할 경우 투자자들이 몰려 단기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꺼리는 이유다. 또 이주부터 완공까지 길게는 4~5년 걸리는 재건축·재개발 공사 기간에는 주택이 줄어드는 효과가 난다는 점도 주거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투자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등을 적용한 바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수요가 과다한 상태에서 규제를 완화해 재건축을 하면 이주가 늘어 25~30개월간 인근 지역의 전셋값과 매매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 당장 규제를 풀어 재건축을 활성화하면 비싼 새 아파트가 될 확률이 크고, 지난 3년간 현 정부가 유지한 ‘재건축은 나쁘다’는 철학을 뒤집는 것”이라며 “공공이 개입해 임대아파트 비율을 늘리는 공공 재건축·재개발을 제시한 것은 ‘착한 재건축’으로 차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는 가장 현실적인 공급안으로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꼽고 있다. 정부가 태릉골프장과 인근 부지를 활용하면 약 2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 강남의 서울의료원,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 등을 활용해도 2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수준이다. 서울 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중 무주택 기간이 10년 이상인 사람은 16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2022년 기준 준공된 지 30년이 돼 재건축이 가능한 서울 아파트는 30만 가구에 달한다. 게다가 20·30세대는 직장과 가까운 곳을 주거지로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수요를 서울 외곽의 3기 신도시가 흡수하긴 힘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에서 30년을 초과한 노후 아파트 비중은 노원구 43.3%, 양천구 39.2%, 강남구가 37.1%에 달하는데 노후화된 주택의 재건축을 지속적으로 막으니 공급 효과는 떨어지고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라며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서울 신축 아파트”라고 지적했다. 김진 한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을 허용하면 당장엔 시장이 들썩일 수 있겠지만 지난해 초 1만 가구 규모의 송파구 재건축 헬리오시티가 완공되자 인근 전셋값과 집값이 안정됐던 사례가 있다”며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하면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론 공급에 숨통을 틔워 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재건축 조합원들의 수익을 나쁘다고만 여기지 말고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지난 10년간 뉴타운을 해제하고 재건축·재개발을 꽁꽁 막아 서울 집값이 상승했다”며 “주거 취약계층에겐 영구임대주택을 대폭 공급하되 규제를 완화해 소득수준에 맞는 주거 유형을 공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한체육회가 7년 전에도 약속한 지도자 징계 이력 DB 아직 안하는 이유는?

    대한체육회가 7년 전에도 약속한 지도자 징계 이력 DB 아직 안하는 이유는?

    대한체육회가 최근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이후 ‘스포츠폭력 추방을 위한 특별 조치 방안’을 발표했지만 7년 전부터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사업 목표에 포함된 대책은 빠져 있어 논란이다. 체육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대책은 “각종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해 경기인(선수·지도자·심판) 등록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만 돼 있고, 2013년 체육회가 체육계 폭력 근절 주요 대책 가운데 하나로 발표했던 체육 지도자 등록 정보에 징계 정보를 반드시 함께 기재하겠다는 내용은 빠져있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해당 안은 경기인이 체육회에 등록할 때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며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징계 정보 시스템을 일원화해서 공유하는 시스템과는 다른 대책”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여태까지는 체육회에서 징계 기록을 모아서 엑셀 파일로 보관해 왔다. 이를 체육단체가 공유하는 DB 시스템은 지금까지는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서 만들지 못했고, 이번달에 업체 선정해 만들고 있는 단계”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 3월 9일에 10억이나 내려줬다. 현재 업체 선정 단계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최초에는 유관 기관 간에 완전히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징계정보에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어 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행정안전부에서 반대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그래도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해당 지도자를 체육단체 등에 채용할 때 결격 사유가 있는지 없는지 정도를 통보해주는 징계정보관리시스템을 만들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체육회가 올해 초 작성한 ‘2020년 대한체육회 기본계획 문서’에 따르면 과거 물의를 일으킨 체육 지도자들의 징계 이력을 입력하는 체육단체 통합관리시스템을 올해 만들어 비위 관련 영구제명된 지도자의 체육단체 재취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 돼 있다. 사실 이마저도 새롭고 획기적인 대책이 아니었다. 201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체육회가 발표한 대책에 이미 동일한 내용이 담긴 적이 있다. 당시 체육회는 “징계 내역 등의 정보를 포함해 체육단체가 지도자 등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같은 해 10월 문체부는 ‘스포츠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 방안’을 수립해 “성폭력·폭력 행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도자·임원 등이 징계 기간 중 다른 체육단체의 지도자 등으로 복귀해 활동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 등에 규정과 전산시스템 등을 정비하고, 개인정보 이용동의서를 사전 확보해 체육단체 간 징계정보 등을 공유·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조재범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가해자의 영구제명과 국내·외 취업 원천 차단을 첫번째 대책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때 체육회는 7년 전과 마찬가지로 성폭력 사건 신고를 의무화하고, 은폐·축소 시에는 강력히 처벌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비위지도자 등에 대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감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대한체육회 특정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3년 징계이력 통합관리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이후 체육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문체부도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가 비위를 저지른 체육 지도자들이 그대로 현장에 남아있음에도 정보공유조차 안 되고 있고 피해자들은 끙끙 앓는 현실이다. 체육회는 학교운동부 지도자의 비위 사실을 체육단체에 통보해 징계하도록 했으나 87.9%가 통보하지 않았고, 통보된 경우에도 방치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성추행 비위 행위가 소속 단체에 통보되지 않아 징계처분 없이 그대로 재직하는 부당한 경우도 있었다. 선수 영입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A펜싱팀 감독은 금품 수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감독직을 계속 수행했다. 고등학생 선수에게 성인물 사진을 전송해 물의를 빚었던 전 국가대표 수영팀 B감독은 징계 조치 없이 감독직 사퇴로 사건이 종결되어 이후에도 교육지원청 전임지도자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4년 4월 성추행으로 제명된 C코치가 2년 여 뒤 한 휠체어컬링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체육회는 폭력 행위 지도자 등의 취업 등을 제한하기 위한 체육 지도자 자격증 취소 정지 제도를 2012년 도입했으나 최근 5년간 제재 실적이 1명에 그치는 등 사실상 관련 업무가 방치된 상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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