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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나홀로 가구’급증

    지난 1990년대 미국 인구중 혼자사는 ‘1인 가구’가 급증, 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가구 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가정 해체 현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반영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15일 공개한 2000년도 인구조사자료에 따르면 혼자 사는 미국인 가구는 1940년 전체의 8% 미만에서 지난해에는 26%로 급증했다. 이에 비해 결혼한 부부가 18세 미만의 자녀와 함께 사는가구는 1960년 45%에서 1990년에는 25.6%로 감소한 데 이어지난해에는 23.5%로 줄어 전체 가구의 4분의 1도 안됐다. 1가구 규모도 지난 1990년 평균 2.63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59명으로 감소,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남녀 또는동성의 미혼자가 동거하는 경우는 10년 전 약 319만 가구였으나 지난해에는 547만 가구로 72%나 증가했다.동성 가구에대한 정확한 통계는 다음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또 남편없이 여자 혼자서 가계를 꾸려가는 편모가구는 지난 1990년 600만가구에서 지난해 760만 가구로 25% 증가했다.아내없이 남자 혼자서 가계를 꾸려나가는 편부 가구도 1990년 130만가구에서 지난해 220만 가구로 62%나 늘어,급증추세에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씨줄날줄] 여사장 100만명

    대학 심리학과장 147명에게 10개의 가짜 박사학위 소지자이력서를 보여주었다.연구실적·교수능력 등을 담은 이력서4개에는 여성 이름, 그리고 6개에는 남성 이름이 씌어 있다. 학과장들은 같은 이력서라도 남성의 이름에는 부교수의 중간직급을,여성 이름에는 초임 조교수 수준의 직급을 매겼다. 대학생들에게 다섯 사람이 테이블 양쪽이나 머리에 앉아 있는 모습의 슬라이드를 제시했다.그리고 리더를 골라내라는주문을 했다.같은 성으로 구성된 집단에서는 테이블 머리에있는 사람이 리더로 인식됐다.반면 남녀가 섞여 있을 경우테이블 머리에 앉은 여자가 리더인지 여부에 확신을 갖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버지니어 밸리언은 “남성 리더가 자동적으로 받게 되는 존경심을 여성 리더가 받게 될 가능성은적다”고 지적한다.잘 보이지 않는 ‘유리벽’같은 성 차별은 조직 내에서 여성의 성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바버라스탠브리지 미국 여성경영인협회장은 “여성이 기업경영에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은 편견”이라면서도 “직장에서여성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직장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기업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한 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말현재 여성 사장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국 사장 3명중 한명은 여성이라는 것이다.여성들이 직장을박차고 창업대열에 선 것인지는 모르지만 여성의 적극적인사회진출 추세와 남편의 불안한 직장 때문일 것이다.여사장들은 71%가 음식점과 도소매업에 집중 포진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건설·제조업과 어업 등 ‘거친’ 분야에도 여사장이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남녀 차별은 문제라고 해도 실제 경영에서 남녀간 차이는있는 모양이다.미국 여성경영인재단의 중소기업 조사에 따르면 여성경영인들은 남성경영인들보다 성장 대신 안정을 추구하며 결과적으로 지난 1990년대 각종 투자 붐의 혜택을 받지못해 성장기회도 놓쳤다는 것이다.또 우리나라 한 여성경제인협회장은 “대개 여사장 기업은 규모가 작고 지연·학연을통한 최고경영자의 인맥이 남성보다약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성 사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다양한 네트워크구축과 장기적인 사업 전략 수립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수적으로는 늘고 있으나 여사장들이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많은 모양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공직 e메일/ 정부조직관리의 방향

    정부에서는 각 부처 기구와 인력의 증감을 행정자치부에서 통합관리하도록 하고 있다.이는 정부조직으로서 필요한형평성과 공통성을 확보하고 국가기능의 조화로운 운영체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특히 세계화와 무한경쟁의 시대인 1990년대 이후에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주요수단으로서 정부조직의 효율화 및 생산성 제고가 모든 나라들의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 정부는 지난 98년부터 4개년간 정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98년 2월초 93만6,000명 수준이던 공무원 수가 2001년 4월 현재 87만명 수준으로 약 6만6,000명이 감축되었고,중앙과 지방관서의 실·국·과 등 하부조직도 중앙 13%,지방 20% 수준인 총 1,600여개가 감축되었다. 이러한 정부부문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서는 일부 논란이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정부 내적으로는 기구 및인력 감축,각종 개혁시책 추진에 따라 공무원들이 격무에시달리고 국민들이 바라는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에 따라 최근 각 부처에서는 업무추진을 위해인력증원을 많이 요구하고 있다. 정부조직의 관리담당자로서 필자는 앞으로도 정부조직의감축기조는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기구·인력을 증원함으로써 사건·사고 발생이나 업무량 증가에 대처하는 방식은 현재의 시대적인 상황에서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령 개정,대규모 시설 장비 도입,새로운 조직 신설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인력을 증원하고,나머지 단순 업무량 증가에 대해서는 부처 내부의 기능 및 인력을 조정하거나,업무의 전산화와 일하는 방식의 개선 등을통하여 증원 수요에 대처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서 금년에는 지난 3월말 인천국제공항개항에 따른 세관·출입국·검역 등 필수인력 250명을 증원한 바 있고,13일 차관회의에도 법령 제·개정 등 후속조치가 불가피한 사항 위주로 직제개정안을 마련하였다. 여러 부처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는 형편이라 일부부처로부터는 불만의 소리를 듣기도 하고,외부로부터는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정부조직은 앞서 설명한 기준에 의해 관리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 앞으로도 국가경쟁력 강화·국민의 안전과 복지증진을 위한 사항과,단순업무량 증가·위인설관(爲人設官)을 위한 사항을 옥석(玉石)을 가리듯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정부조직을 엄격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다. 김 영 호 행정자치부 행정관리국장
  • 페루 대선 돌입… 톨레도 유력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10년 독재 청산과 민주제도의 기초를 다질 임기 5년의 페루 대통령선거가 8일 오전8시(한국시간 8일 오후 10시) 페루전역 25개 선거구에서 실시됐다. 대선에는 ‘페루의 가능성(페루 파서블)’당의 알레한드로톨레도와 국민단합당(UN)의 로우데스 플로레스 전 의원, 전직 대통령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등 8명이 출마했다. 유력 후보인 톨레도는 이날 “내 인생은 이제 페루 국민의것”이라며 “후지모리-몬테시노스가 남긴 부패를 척결하고페루 국민을 빈곤과 실업에서 구출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역설했다. 또다른 유력 후보인 플로레스는 “페루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되면 부패와 가난의 시대를 몰아내고 투명성과 자유의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며 “당선되면 미국 및 일본 정부의 협조를 얻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강제 귀국시켜 조사하겠다”고 주장했다. 페루의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CPI와 뉴스전문 RPP라디오방송 등이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톨레도 29∼32%,플로레스 23∼30%,가르시아가 15∼17%의 지지율을 얻었다.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톨레도와 플로레스간 박빙의 승부로점쳐지는 가운데 대선의 윤곽은 출구조사가 집계되는 이날밤 10시쯤(한국시간 9일 낮 12시) 드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전문가들은 “톨레도와 플로레스 모두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30일 뒤 결선투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원주민 출신 구두닦이 소년에서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박사로 변신한 톨레도 후보는 지난해 대선에서 후지모리와 접전을 벌인 끝에 결선까지 진출했으나 정부와 집권당의 선거부정 의혹을 이유로 들어 결선에 불참했다.1990년대 후지모리독재 타도에 앞장섰던 플로레스 후보도 올해초까지만 하더라도 10%선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정치·경제의 개혁을 앞세운 표밭관리로 여성과 중산층을 파고들었다. 한편 이번대선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국제선거인단의감시 속에 치러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대한칼럼] ‘한·미 시각차’ 바로 읽기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을 두고 삿대질을 해대는 사람이 적지 않다.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을 싸고 양국간에 시각차가 드러난 데 이어 북한이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일방적으로연기하자 더욱 극성이다.이들은 “한·미 공조란 한국의 포용정책에 미국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하고 ‘철저한 검증’을 전제로 하는 대북정책에 한국이 보폭을 맞추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씹어보면 이러한 주장은 과거 냉전시대의상황인식에 순치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사실냉전 시절 우리의 대북정책은 미국의 중·소 봉쇄전략속에편입돼 있었고 오로지 북한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으면 족했다.1990년대 들어 소련이 해체되면서 탈냉전의 새로운 국제질서는 ‘유일한 세계경찰국가’인 미국을 중심으로 짜여져왔다.이 와중에서도 오직 한반도만은 20세기 이데올로기 대립의 유산을 21세기까지 고스란히 넘겨받아 지금까지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민족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남과 북이 조심스럽게 접점을 찾고 있다.남쪽과 북쪽 사회의 중심 세대는 어느덧 6·25전쟁이후 세대가 되었다.분단이전 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은 이념과 체제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자라난그들의 아들세대,손자세대라고 할 수 있다.지금의 북한은‘개방사회의 에티켓’이나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규범’과는 너무나 동떨어지게 살아왔다. 그래서 바깥세계와는 사실상 단절된 ‘은둔의 사회’다.북한은 이데올로기 경쟁면에서나 경제적으로나 분명히 ‘실패한 체제’이긴 하나 이들과 더불어 민족공동체를 건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현실이다.비록 ‘실패한 체제’라 해도 우리에게는 북한 주민과 그 지도층을 분리시킬 지렛대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없다.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차선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중국은 그들의 지도이념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개방사회, 시장경제사회로 조심스럽게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식 개방이 중국과 결코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의 실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개방을 통해 인민의 삶은 개선하지만 자본주의의 독소가들어오는 것은 차단하겠다는 이른바 ‘모기장 논리’를 부르짖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향하는 부시 미 행정부의 한반도 시각은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가.‘힘을 바탕으로’한 레이건의 세계 전략이 결국 냉전을 종식시켰다는 명제에서 시작하고 있다.전통적으로 군산복합체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이해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돼온 미 공화당정권은 북한을앞으로 상당기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확산하려는 불량국가’로 각인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미래의 가상 적이 될 가능성이 큰 중국을 사전에 제어하기 위해선 스파링 파트너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부시 행정부가 집요하게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 방어체제(NMD)도 이러한 맥락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어차피 대 아시아 경영의 전략적 틀속에서 정책이 입안되고 추진될 수밖에 없다.말하자면 남북사이에 이어져 있는 한민족의 정서적 유대나 남북한 주민들이 갖고있는 분단의 한(恨)같은 것은 미국의 세계전략 수행의 차원에서 보면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월남전에서 미국이 실패한 이유가운데는 이 같은 정서적 측면을 간과한 점도 있을 것이다.9년동안 베트남국토를 융단폭격했지만 월남은 패망하고 월맹은 무력통일을이뤘다. 미국은 베트남 인민들 속에 흐르고 있는 심리적 연대를 너무 가볍게 본 것이다. 서울과 워싱턴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당연히 차이가날 수밖에 없다. 그러한 현실 인식 위에서 한·미 관계,남북관계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한·미 공조의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이 경 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美 정보기술 수요 감소 추세 한국등 아시아國 타격 예상”

    미국의 IT(정보기술) 수요 감소로 하이테크 수출 의존도가높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 아시아국가들의 리스크(위험)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증권은 7일 ‘미 IT수요 둔화에 따른 국가별 리스크 검토’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구분없이 전체 상품수출에서 사무기계 및 텔레콤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최대의 피해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싱가포르,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은 IT가 전체 상품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아 ‘고(高)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전체 상품수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기준으로필리핀 63.0%,싱가포르 52.4%,말레이시아 52.8%였다. 우리나라(29.7%)와 대만(37.1%),아일랜드(31.9%),태국(26.1%),홍콩(22.0%),일본(21.8%),헝가리(21.6%),핀란드(20.2%)등은 IT 수출비중이 20∼49%로 리스크가 중간인 국가들로 분류됐다. 세종증권은 “미국 및 전 세계의 IT 수요감소로 하이테크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받을 충격은 1990년대 IT 지출급등으로 만끽했던 이익만큼이나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의 IT지출 급감은 경기후퇴를 연장할 수 있으며,아시아시장에도 같은 파급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승호기자
  • [대한광장] 대학을 살려야 나라가 산다

    새 학기에 접어들면서 대학가가 시끄러워 지고 있다.대학당국과 학생회간에 등록금 인상률을 놓고 줄다리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금년에는 이 싸움에 정부까지 한몫 끼어 들었다.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을 5%이하로 내리라는 공문을 벌써 다섯번씩이나 대학으로 내려보낸 것이다. 이런 엄포성(?)공문을 손에 쥐게 된 대학당국은 당연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의 압력 때문에괴로운 터에 정부까지 대학의 목을 죄어오니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을 연상치 않을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문제를 보는 시각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우선 정부가 대학에게,그것도 자율성을 원칙으로 운영되는 사립대학에게 특정한 등록금 인상률을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물론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의 입장에 서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그들은 등록금을 내는 당사자이기 때문에왜 대학당국이 등록금을 올리려 하는지,그것이 어디에 쓰일것인지 따질 자격과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학생대표에게 등록금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고 협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의 경우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우리 나라 사립대학들은 운영비의 50∼80%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고보조금은 고작 각 대학 예산의 2∼5% 수준이어서 미국의 30∼40%,유럽의 8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이래놓고서 등록금을 올려라 내려라 지시공문을 내려보내니 대학들의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대학의 수준은 말이 아니다. 가장우수한 인재들이 모인다는 일류 사립대가 세계 500개 유수대학 순위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물론돈을 퍼붓는다고 해서 당장 우수한 연구논문이 나오고 교육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교육도 투자요 연구도투자다.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은 어느날 갑자기 튀어나온말이 아니다. 대부분의 선진사회는 일찍이 대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얻었다.그래서 그들은경기변동에 관계없이 대학에 대한 투자를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대학에 대한 투자는 경기와 연동되는 유발투자가 아니라 왕성한 연구의욕에 의해 일어나는 독립투자다.대학교수와 조교들은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연구를 더 많이 하고 그렇지않다고 해서 덜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연구가 좋아서 연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교육에 대한 투자 특히 대학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미국경제가 극심한 정체를 면치 못한 1980년대에 스탠포드대학에 대한 정부보조와 기업의 기부금은 오히려 급격히 증가했다.그 결과 1990년대 실리콘밸리가 등장하고 오늘날미국경제의 활력이 되고 있는 IT산업의 기반이 구축되었음은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 많다. 이같은 간단한 진리를모르거나 외면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예산당국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이나시민들까지 대학에 대한 투자를 철저히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대학을 보는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IMF이후 금융구조조정에 들어간 공적자금의 단 1%만 지원해도 한국의 대학들이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대우차에 쏟아 부은 돈의 10분의1만 할애해도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대학들이 나올 수 있다는 대학 측의 애절한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식문화대국의 건설이라는 거창한 구호에 앞서서 그것의견인차가 되는 대학에 최소한의 지식기반시설과 환경을 조성해 주겠다는 정부와 국민의 의지가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그래야만 등록금을 둘러싸고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학생들과 대학간의 이 지루한 싸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박명광 경희대 대외협력부총장·경제학
  • [기고] 한·러 상호이해 바탕 관계발전을

    27일에 있었던 한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은 1990년대 후반이후 불편하고 침체됐던 양국관계를 청산하고 진정한 의미의‘건설적이고 상호보완적인 동반자 관계’를 다지는 계기가됐다. 대북정책에 있어서 의견차이를 보일 수 있는 부시 행정부와의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모스크바방문과 서울답방이 예정된 시점에서 한·러 정상회담은 한·러 양국 및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고 하겠다. 우선 한국의 입장에서는 남북한 정상회담과 화해협력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에 대한 러시아측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남북한관계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지를 강화했다고볼 수 있다. 이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에 있어서 북한의 변화를 강조하는 부시 행정부와의 대북정책 갈등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정부의 입장을 유리하게 해 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그리고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및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반대에 앞장을 서고 있는 러시아와의 이와같은 합의는 앞으로 러시아의 한반도정책 전개에 있어서 다소 안도감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한 및 미·중 4자 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러시아와 일본이 포함된 6자회담 주장을 러시아측이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4자 회담 지지표명은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계기로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청신호를 보내준 것이다. 한편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의 남북한간 균형정책이상당한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할 것이다.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특히 북한 핵 및 미사일문제 이후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소외된 것은 북한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대북 영향력의 쇠퇴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해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지난해 7월 북한을 한국보다먼저 방문하고 오는 4월에 김정일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을계획함으로써 한국측을 당혹하게 만든 것이다. 이와 같은 러시아의 한반도 정책변화가 한국을 포기하거나북한과의 과거 동맹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러시아는 한국 중심의 한반도 정책을 남북한간 균형정책으로 전환함으로써 북한과의 과거 정치경제적 관계를 제한적으로 회복하고 이를 이용해 한국의 미·일·중 편향외교를 저지하고자 한 것이다. 더욱이 그나마 기대했던 경제협력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양국 교역량이 1990년 후반 이후 감소했으며 연해주 한국공단 및 이르쿠츠크 가스개발 등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불만이 고조돼 있었다.러시아는 궁극적으로 시베리아 개발을위한 동북아에서의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보 그리고남북한간의 화해와 협력을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남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당사자 원칙 지지는 미국의 일방적인영향력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도 하며 러시아는 한반도와 국경을 접한 이해 당사국으로서 국제적 협상의 일원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과 러시아는 10여년 전의 열기와 환상에서 벗어나양국관계를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상호이해 관계가일치하는 차원에서의 관계발전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양승함 연세대교수·러시아정치
  • [굄돌] 이민 구상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여전히 줄을 잇는 것같다.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 보인다.뉴질랜드로,호주로,캐나다로….각종 이민설명회장이 제법 벅적거리는 모양이다. 왜 떠나고자 할까.거의 완벽한 수준에 가깝다는 교육·의료 등 사회복지제도,쾌적한 자연환경,넉넉한 여가생활 등 삶의 질과 관련된 매력에 이끌리는 것이 아닐까.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삶의 구체적인 내용들과 대비해 보면,그런 점들은 퍽 매혹적인 것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부실’‘사고’‘부도’‘퇴출’‘구조조정’‘입시지옥’따위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친숙한가.정치의 약속은 어긋나기십상이고,소모적인 싸움과 경쟁으로 삶을 소진하는 사례들역시 비일비재하다.계량적인 성과와 무제한의 경쟁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일터에서 인간의 존재 의미는 점점 무색해진다. 일제강점기나 해방후의 이민은 주로 ‘먹고살기’위한 생존의 전략이 우선이었다.그런데 1990년대 이후의 신종 이민은일차원적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하는 삶의 질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어떻게 살 것인가,혹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인가의 문제는 사실 그리간단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즉 자기 삶이 자랑스럽고 자기 삶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때,일단 그것을 괜찮은 삶이라고 말해도 좋겠다는 얘기다.반대로 자기 삶이 버겁거나 여유 없고 나아가 수치스럽거나 희망이 거세된 상태라고 느낄 때,사람들은 새로운 삶의 질서를 찾아 나서게 마련이다. 신종 이민을 떠나는 이들은 대부분 후자의 심리적증후군에시달리다 못해 새로운 국제적인 선택을 결행한 사람들일 것으로 보인다.그렇다고 해서 떠나지 않고 여기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전자의 심리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바로 그것이 문제다.만약 많은 사람들이 잠재적인 이민 구상자들이라면,그 사회는 매우 신중한 건강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닐까.건강치 못한 병후와 그 원인을 진단하고 발견하여 근원적인 치유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봉인된 희망을 되살리고 지금,여기에서의 삶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대전환의 계기를 장만해야 하지 않을까.생각해볼 일이다. 우찬제 문학비평가 서강대 교수
  • [오늘의 눈] 대우車 노사의 강수와 무리수

    19일 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이후 노조사무실에 남아 있던 한 노조 간부는 경찰에 연행되면서 “우리의 행동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외쳤다. 물론 역사가 평가하게 될 것이다.하지만 사태가 여기에 이른 과정을 되돌이켜 보면 노조의 행동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 집행부는 그동안 무리수와 강수를 연발해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한몫을 했다.부도 이후 구조조정을 거부하며 벌인강경투쟁은 차치하더라도 지난 16일 회사측의 정리해고자 발표전 진전된 협상안을 갖고 있으면서도 명분만 내세우며 우물쭈물하다 해고자 명단이 법원에 제출됨으로써 만사휴의가됐다. 회사측은 “하루전에만 타협안을 제시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표시했다.결과적으로 해고자수를 줄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 총파업을 벌이다 자신들은 쫓기는 신세가 됐다. 현재 대우차가 처한 비참한 현실은 속빈 ‘세계 경영’을꿈꿨던 김우중(金宇中) 전 회장과 회사 경쟁력에 대한 고려없이 파이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노조의 합작품이었다. 노조는 1990년대 이후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여 임금인상을 요구했고,‘약점’이 많은 김 전 회장은 노조의 요구를대부분 수용했다.1999년 회사가 기울어져가는 상황에서도 노조를 달래기 위해 5년간 고용을 보장하는 각서를 써준 김전 회장이다.구조조정 때 노조의 동의서가 필요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생산성에 비해 임금만 계속 오르다보니 경쟁력이 있을 리없다.인건비가 생산원가의 12%(적정선 6∼7%)를 차지했고 ‘대우좋은 대우차’라는 말까지 생겨났다.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대우차의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돼 부채가 19조원에 달하는 상황에 이르러,결과적으로 국민돈을 가지고 김 전회장과 대우차 직원들이 호사한 꼴이 됐다. 물론 과실이 있다 해서 생존 차원에서 정리해고에 반발하는노조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국민 돈을 물쓰듯이 쓴 김전 회장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우차이종대(李鍾大)회장은 20일 ‘비온 뒤 땅이 굳는다’며 강력한 회생의지를 밝혔다.국민들은 대우차가 아픔을 딛고일어서 더이상 국민돈을 축내는 기업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김학준 전국팀기자 kimhj@
  • [공직인맥 열전](24)환경부.하

    환경부 사람들은 명분과 미래를 먹고산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환경부는 명분만 있고 실리는 없는 조직이었다.건설교통부나 농림부 등 개발지향적 부처와 업무협의를 할 때면 “환경? 그거 좋은거야 누가 모르나…”라는비아냥을 들었다.그러나 2000년대로 들어와 환경산업(ET)이정보산업(IT),생명산업(BT)과 함께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부각되면서 환경부도 중심 부처로 부상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의 중추세력인 과장급 인사들은 대부분 1990년 환경청이 환경처로 승격될 당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보건사회부와 건설부,내무부 등의 인력이 업무와 함께 이관해 왔다. 또 조직 확대로 생긴 자리에는 경제기획원,국방부,서울시 등에서 영입된 인사들이 옮겨왔다.그 당시는 처음으로 우리사회에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움트기 시작한 시기여서행정고시,기술고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젊은 인재들도 많이 지원했다. 그러나 여러 부처에서 온 사람들이 뒤섞이다 보니 주로 출신 부처별로 소규모 그룹이 생겨났고 최근까지도 그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90년대 중반에는 보사부 출신과 기타 부처출신간에 이른바 ‘보수-개혁’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최근에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업무 위주로 인사를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형성돼가고 있다.김명자(金明子)장관도 외부로부터의 인사청탁은배제하겠다고 밝혔으며 지금까지 그같은 원칙을 지키고 있다. 1,270명의 환경부 직원 가운데 대기공학박사인 최흥진(崔興震)정보화담당관을 비롯해 박사가 51명,기술사가 22명이다. 석사는 너무 많아 별도로 통계를 잡지도 않는다.전문가가 가장 많은 부처 가운데 하나다.환경호르몬 등 과거에 없던 새로운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나오기 때문에 전문지식과 탐구정신이 필요하다. 선임과장인 김덕우(金德優)총무과장은 90년 환경처 승격으로 정책기능이 강화됐을 때 심재곤(沈在坤)정책조정과장(현기획관리실장)과 함께 중·장기 환경정책의 골격을 잡고 국가환경선언도 기초했다.김지태(金智泰)정책총괄과장은 대인관계와 조직융화에 특장이 있어 기술고시 출신이지만 공보과장을 담당한경험이 있다.육사출신인 소준섭(蘇俊燮)산업폐수과장도 비슷한 성품으로 역시 공보과장을 지냈다. 기술직과 행정직 간의 차별이 없는 곳이 환경부다.총무과장,기획예산담당관,감사관 세 자리를 빼면 기술직도 어디든 갈수 있다. 이필재(李弼載)환경경제과장은 과장급 중 홍일점이고 본부여직원 73명 가운데 최상급자다.깔끔하고,꼼꼼하고,집요하다고 동료들은 평가한다.충남에서 공직을 시작한 한기선(韓基善)자연정책과장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자연공원과장을지내다 부서를 통째로 들고 환경부로 들어왔다.임종현(林鍾賢)자연생태과장은 지리산 야생곰 보호,비무장지대(DMZ) 생태계 보전,생물종자 유출 방지 등 일반인의 관심이 많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최근 야근을 가장 많이 하는 부서는 4대강 수질개선과 새만금,시화호 문제가 걸린 수질정책과.윤성규(尹成奎)과장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물 관련 현안을 쉽게풀어서 설명하는 재능을 지녔다. 육사 출신인 주봉현(朱鳳賢)수도정책과장은 서울시에서 주택 200만호 건설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좀더 명분있는일을 하고 싶어서’ 환경부로 지원했다.환경 기술의 발전방향에도 관심과 지식이 많다.약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학엽(金學燁)폐기물정책과장은 국립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근무하다 특채됐다.홍준석(洪晙碩)기획예산담당관은 행정고시에 일찍 합격해 30대부터 주요 과장을 지냈다. 이도운기자 dawn@
  • [대한포럼] 정책에서 민심 나온다

    민주당 외곽 정책연구소인 ‘새시대전략연구소’가 12일 공식출범한데 이어 당내 연구소인 ‘국가경영전략연구소’도곧 설립될 것이라고 한다.한나라당도 기존의 ‘여의도연구소’를 보강할 예정이고 자민련도 교섭단체 등록을 계기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새시대전략연구소’는 민주당소속 국회의원 79명의일반회원과 경제인들이 주축이 된 특별회원, 그리고 학계 및전문가 그룹의 연구회원으로 구성돼 있어 매우 활발한 정책생산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1990년대 전반기에 미국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늘 ‘미국을과연 누가 움직이는가’하는 의문을 가져보곤 했다.백악관,의회,펜타곤,CIA(중앙정보국),아니면 언론,로비스트를 꼽아나갔지만 아무래도 완전한 해답이 아닌 것 같았다.그러다가나중에야 ‘연구소’, 바로 싱크탱크를 우선 순위에 꼽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의 국가운영에 필요한 정책생산 메커니즘을 보면 싱크탱크의 역할은 대단히 크고 지속적이다.각종 연구소가 정책의 아이디어를 생산하면 언론이 이를 여론화하고 이어 의회가 입법화를 하며 최종적으로 행정부가 정책화하여 집행하게된다. 연구소의 두뇌집단은 아이디어 생산으로 끝나는 것이아니라 여론화,입법화,정책화의 전 과정에 걸쳐 자문을 하고방향을 제시한다. ‘새시대 전략연구소’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처럼 국가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을 그 목표로 밝히고 있다.8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브루킹스연구소는 독립적인 민간연구기관으로 보수성향의 헤리티지재단과는 달리 다소 진보적인 색채를띠고 있다. 현재 미국정부 조직의 틀, 각 기관의 회계에서부터 인사관리에 이르기까지 그 바탕은 이 연구소의 연구결과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 정당들이 싱크탱크를 육성하여 정책입안의 산실로 삼는다면 한국의 정치문화도 크게 변모될 것이다.그동안 한국의 정당간 경쟁은 인물을 중심으로 한 ‘패거리 정치’의 대결이나 정파간 세력싸움의 양상이 주류를 이뤄왔다. 결코 정치적 노선과 이념에 따른 정책 대결의 경쟁은 아니었다.그런 측면에서 정책연구소의 잇단 설립과 활성화는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정치문화로 바꾸어 나가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입법기관인 국회 의원들이 정책연구소에 많이참여한다면 다른 일반 연구소와는 달리 정책화도 신속하게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정책생산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이번 ‘새시대전략연구소’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싱크탱크의 기능과 역할을 한단계 높여야 할 때가 됐다고본다. 인재 관리면에서나 공직자 기용면에서 싱크탱크를 육성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미국에서 정권이 바뀌거나 하면새로운 인재를 싱크탱크에서 발탁하고 공직자들이 퇴임을 하면 다시 싱크탱크로 돌아가 공직 경험과 정책 아이디어를 접합시키는데 헌신한다.그래서 싱크탱크와 공직사회간의 교류관계를 두고 ‘회전문(revolving door)’과 같다고 한다.우리도 장·차관 등을 지낸 이들이 자신의 공직경험을 이같은연구소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다시 정책으로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정당의 직·간접 지원을 받는연구소나 직할 연구소는 자칫선거전략 수립이나 정치공세 논리를 개발하는 일시적 밀실연구소로 전락하기 쉽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기보고서나 전문간행물로 정책연구결과를 공개해야 하며 세미나,공청회 개최 등 공론화를 통해 평가받고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운영비도 투명하게 조달해야 한다.선진국들처럼 재력가들이 부(富)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기부금을 내고 회원들이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등의 방식으로 활성화하고 연구소 자체의 용역수주 확대를 통해 수입원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기고] 10년 공들인 中·東유럽시장 지키자

    최근 들어 한국과 중·동구(中東歐)교역이 새로운 국면을맞고 있다.1990년대 초 수교와 더불어 본격화한 중유럽·동유럽과의 교역 규모는 90년대 중반까지 이 지역의 체제전환에 따른 경기후퇴 등의 여파로 별다른 증가추세를 보여주지못하였다.그러나 그후 대우 삼성 및 LG그룹 등의 직접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교역량 역시 크게 확대되었고 이는 중동유럽지역내 한국의 국가적 위상제고로 이어졌다. 이러한 한-중·동유럽 관계가 대우계열사의 활동 정체와 더불어 심각한 위기상황에 봉착하고 있다.교역량 감소라는 단순한 결과뿐만 아니라 이 지역내 한국기업의 입지 및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유럽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아시아 국가로서는 가장 먼저,가장 많은 투자를 하면서 개척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시장이다.또한 가까운 장래에 우리기업이 중요한 전략적 수출지역으로 활용할수도 있다.향후 2∼3년내 폴란드 등 일부 이 지역 국가가 EU(유럽연합)정회원국으로 편입됨으로써 이 지역이 거대한 EU시장에 포함될 전망이다. 즉 중·동유럽 시장의 EU편입은 이 지역 국가의 경제발전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며,이는 우리기업에도 교역확대의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임이 분명하다.또한 이 지역경제가 지난 10년간 체제 전환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마침내 안정적 성장궤도에 진입하는 추세 역시 향후 교역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중동유럽에 대한 교역환경을 우리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활용하여 한단계 높은 교역 파트너로서 자리잡기 위해 정부나 기업들은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추진해야할 것이다. 첫째로,중·동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노력과 더불어 정부차원의 외교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중·동유럽 국가들과의 각종 경제협력위원회 활성화,시장개척단 파견 등을 통해 양측 관계 정상화를 위한 활발한 교류가 무엇보다도 선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중소기업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현재까지 중·동유럽 지역에 대한 교역은,중소업체에는 지리적으로 멀고 시장정보도 부족하다는이유로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그러나 이 지역은 아직 중저가의 다품종,소량상품으로 공략이 용이한 시장 특성을 지니고 있어 중소업체에 유망하다고할 수 있다.다만 마케팅 비용 및 구매자 접촉 등에 어려움이 있으나 이는 개별적인 접촉보다는 중소기업 공동매장 설립등을 통해 대응해 나가면 가능하다. 또한 이 지역에 대형 할인매장이 급증하는 추세임을 감안하여 이러한 매장을 집중 공략하는 방안도,중소업체들이 리스크를 줄이고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과거전세계 오지를 찾아다니며 해외 거래선을 개척했고 선진기술과 첨단제품의 수출입을 주선한 무역대리점들이 동구권에서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수출품목의 다양화이다.자동차·전자제품 중심의 수출구조가 10여년간 변화 없이 지속되어 왔다.물론 투자진출과 연관되어 자동차관련 제품 및 전자제품의 수출이 주류를이루어 왔다고 할 수 있으나 상품을 다양화하는 시도가 부족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중·동유럽 시장도 급변하고 있어 우리의 수출상품구조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표적으로 유럽산 자동차가 무관세로 수출되면 우리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따라서신상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의 제고가 필요하다.예를 들면 중·동유럽지역의 이동전화(Mobile Phone)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이나,역시 인터넷이 신속하게 보급된다는 점등은 IT관련 품목이나 솔루션의 수출확대에 좋은 기회가 될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중·동유럽 시장은 개혁초기부터 우리 정부와 기업이 개척해온,그러면서도 광대한 미완의 시장이다.따라서 이미지 손실을 조기에 수습하여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더욱 확실히 잡는 전략의 추진이 절실하다. 진 철 평 한국무역대리점협회 연수원장
  • [언론개혁](5.끝)대안언론 모색

    제도권 교육의 병폐가 대안(代案)학교의 등장을 초래했듯이제도권 언론의 문제점이 대안언론의 출현을 자극하고 있다.1990년대 이후 지역에서 뿌리내리기 시작한 지역신문이나 지난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인터넷신문 등이 그 예라 할 만하다.“주류언론이 외면한 이슈나 사람들(계층)을 관심사로 다루는” 대안언론은 아직 태동기에 불과하나 빠른 속도로 제도권 언론의 벽을 넘고 있어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대안언론을 “기존매체와 내용상 차별화를 도모하면서 한단계 진보한 매체”라고 정의할 때 국내 첫 사례는 61년 창간된 ‘민족일보’라 할 수 있다.민족일보는 창간 3개월만에기존 매체의 발행부수를 능가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성공요인은 정론을 표방한 진보적 보도태도였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산물로 태어난 한겨레는 우리 언론사에서 두번째 사례로 기록할 만하다.우선 ‘국민주’라는 세계 언론사상 초유의 소유구조 형태와 함께 한글전용·가로짜기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편집체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현재의 한겨레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도 만만찮아 또다른 대안언론의 출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앞서 예로 든 민족일보·한겨레가 모두 중앙지인데 비해 지역신문 가운데서 대안언론을 찾으려는 노력도 나왔다.최근한국언론재단이 출간한 ‘지역공동체와 저널리즘’에 따르면전국 각지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은 230여가지로 집계됐다. 이는 지방행정구역 253개와 비슷한 수치로 기초자치단체당한 가지 정도 지역신문이 발행되는 셈이다.이 지역신문들은대개 10명 내외의 인원으로 연 2억∼3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는 영세기업이 대부분이다.이 가운데는 지역유지·토호세력에 의해 제작되는 신문도 적잖아 대안언론의 면모와는거리가 먼,부패언론의 전형으로 비난받기도 한다. 옥천신문 남해신문 홍성신문 당진시대 서귀포신문 등은 지역에 뿌리를 내린 채 정론보도,투명한 경영으로 제대로 된대안언론으로 평가받는다.남해신문의 경우 주민 10가구 가운데 3가구가 이 신문을 구독하며, 옥천신문은 군내에서 유력중앙지보다 발행부수가 많다. 최근 등장한 인터넷신문 역시 대안언론의 한 모델로 거론된다.우선 성역 없는 보도와 종래의 뉴스가치를 파괴했다는 점에서 그렇다.‘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의 ‘여성비하발언’을 특종보도했는데 이는 이장관이 출입기자들과의 모임에서 한 발언이었다.그러나 기존 언론은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침묵했다가 ‘오마이뉴스’보도 후 받아쓰기도 했다. 임영호 부산대 신방과교수는 “대중성을 지향하는 대형신문은 보수적 입장을 취하기 쉽다”면서 “지금은 대안언론의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日 은행부실 세계경제 최대 위협

    일본 은행들의 부실화가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핵심적 위협요소라는 주장이 나왔다.특히 일본 은행들의 관행은 우리나라의 은행들과유사점이 많아 세계 경제계의 이같은 지적에서 한국도 자유롭지 못할것 같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일본의 은행들은 잘못된여신관행과 영업수익 저조,경기침체의 압박 등으로 큰 고객 하나가더 부도를 내거나,주가가 더 떨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그 여파는 아시아와 미국은 물론,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은행의 부실실태 일본 은행들은 1990년대초부터 부실여신을없애려고 자본금과 대손충당금 전체의 2배에 이르는 여신을 장부에서떨어냈다.그럼에도 부실여신은 여전하다.금융감독청은 부실여신을 지난해 3월 현재 63조3,000억엔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수입원을 개발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낮은데다 흐지부지된 부실은행간 합병,경제침체도 은행권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특히 경기침체는 채무부담이 큰 기업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켜 도산 또는 채무상환 유예로 이어져 결국 은행권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당국은 은행들의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난해 9월 현재 12%에 달해 2년 전보다는 훨씬 건전해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실현 부동산 평가익과 세제혜택,공적자금 등을 자산에서 제외하면 BIS비율은 6.2% 이하로 떨어진다. ◆정부의 적극 개입 필요 은행들은 이미 대출을 해준 기업의 부도를막기 위해 부채를 탕감해주는 한편 새로운 대출을 해줘 경제회생에필요한 기업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다.이로 인해 은행 자체의 힘도약해져 경제침체를 벗어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할 창업기업들에대한 대출을 꺼리게 한다.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정부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은행의 경영진들을 그대로 유임시킨 점이다.이는 최고경영진 수십명이 면직되고일부는 감옥까지 간 미국·한국과 대조적이다.전문가들은 일본이 부실여신의 보고와 공개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공적자금 투입,경영진 교체 등을 통한 일시적 국유화로 은행권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육철수기자 ycs@
  • [대한포럼] 지금 景氣논쟁 할 때인가

    사람들은 가끔 잊어야 할 것을 잊지 않고,잊어서 안될 것을 잊어버리는 우(愚)에 빠지게 된다.도가(道家)에서는 이런 잊음을 ‘성망(誠忘)’이라고 일렀다.성망이라는 병(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행위와 같다고 했다.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 일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일 것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불거진 때아닌 경기(景氣)논쟁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혹시 ‘성망증’에 걸리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자금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경제회생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은 수출과 내수시장이 침체되는 등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맞선다.여기에 일부 언론까지 가세해 경기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급기야 청와대 경제수석이 나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논쟁은 현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또 하나의 소모적 정쟁에 불과하다.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구조조정을 서둘러매듭짓는 것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탓이다.개혁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도외시한 채 경기논쟁에 얽매이는 것은 분명 논점의 본질에서벗어난 처사다.이런 태도가 성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정부가 4대부문 개혁을 완수하기로 한 시점은 겨우 한달밖에 남지않았다.이제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다.지금은 경기저점 통과 여부 논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금융·공공·노동 등 4대부문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그래서 2차 구조조정의 틀을 매듭지어야 한다.경기부양에 따른 ‘반짝효과’이든,그렇지 않든간에 요즘들어 자금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면 정책적 여유가 다소 생긴만큼 이를 토대삼아 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다.창조는 늘 건설적인 파괴를 수반한다.자유시장에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경쟁력이떨어지는 기업은 퇴장하고 진보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따지고 보면 개혁이나 구조조정도 창조적 파괴 활동이다.미국이 지난 1992년 이후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장기불황의 어려운 여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한 기업·금융 구조조정과 기술혁신 덕분이란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 부동산과 증권시장 거품이 빠지면서 비롯된 불황이 10년 이상지속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일본이 장기 복합불황에 빠진 것은 금융구조조정을 미적거린 나머지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이 함께 부실해졌기 때문임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것이냐,아니냐의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다만 구조조정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한다는 점을 외면해선 안된다. 개혁은 다분히 기존 질서와 기득권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정부는 구조조정의 성과만큼이나 과정상의 확고한 준칙을 중시해야 한다. 개혁 과정에서 언제,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대책을 세우는 관리프로그램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지난 1980년대영국의 구조조정 당시 탄광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벌이자 대처 전 총리가 사전에 다른 에너지를 충분히 준비해서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했던 사례를 눈여겨 볼 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를 철저히 배제하는 일이다.민주국가에서 정치적 견해는 입법과정을 통해반영되기 마련이므로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정치적 입김에 따라 흔들려서는 곤란하다.그래야 구조조정이 기업과 노동자를 함께 살리는 ‘상생(相生)의 정책’이었음을 정부와 정치권은 후세에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 [씨줄날줄] 신인류 출현

    공상과학은 미래의 예언이다.그래서 때로는 영화를 보면 미래가 보이기도 한다.조르주 멜리에가 ‘달세계 여행’을 만든 것은 1902년. 그 후 67년만인 1969년 인간은 정말로 달에 발을 디뎠다.공상은 대부분 현실화된다.그것이 인간의 탁월한 점이다.하늘을 날고 싶은 욕구가 하늘을 나는 꿈을 꾸게 했고 마침내 비행기를 발명했고 물속을 헤엄치고 싶은 꿈이 잠수함을 만들었다.이처럼 인간의 상상은 욕구를반영하고 기술은 그 욕구를 실현시켜 왔다. 21세기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1990년대 이후 나온 공상과학 영화들은 이미 21세기 인류의 모습을 예시하고 있다.‘6번째 날’과 ‘가타카’가 그 대표적인 영화들이다.헬리콥터 조종사 아담 깁슨은 자신의생일날 퇴근길에 집에서 또 다른 자신이 가족들과 파티를 열고 있는것을 발견한다. 그는 바로 복제된 아담.그 때부터 아담과 복제된 아담간의 쫓고 쫓기는 혈투가 벌어진다(6번째 날).비슷한 소재지만 ‘가타카’는 좀 더 비판적 상상력이 가미됐다.심장질환에다 범죄 가능성까지 있는 유전인자를 타고난 항공회사 청소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큰 키에 잘생긴 우주 비행사로 다시 태어난다는 줄거리다. 미래 세계에서는 섹스와 임신을 통해 재래식으로 태어난 사람은 열등인에 속할지 모른다.누구든지 유전자 조작으로 원하는 외모,원하는재능을 가진 아이를 인공자궁에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신인류가 탄생하는 것이다.영화소재가 아니라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59) 박사의 예견이다.앞으로 1,000년 안에 유전자 조작으로 보다 진보된 신인류가 탄생할 것이며 이 신인류는 다른 행성을 지배한다는 것이다.농작물은 이미 유전자 조작을 동원한 식품이 나왔고복제 양, 복제 소까지 등장했으니 스티븐 호킹박사가 예견한 1,000년이라는 기한은 오히려 너무 멀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호킹 박사의 예언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대목이 있다.즉“앞으로 100년 안에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다.이단서는 지금 인류가 자멸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즉 인류는 멸망하거나 멸망하지 않더라도 뭔가 괴물(지금 인류의기준으로는)로 변종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끔찍한일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MBC 100분토론 ‘신문개혁’

    MBC-TV의 대표적 시사토론프로인 ‘MBC 100분토론’은 11일 밤11시부터 ‘신문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방영했다.이날 토론은 타매체에 대한 비판을 금기시해 온 언론관행에서 보면 껄끄러운 주제인데다이날 오전 김대중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상황이어서 긴장감을 더했다.특히 최근 민영미디어렙 신설을 둘러싸고 크게는 신문과 방송,작게는 동아일보와 MBC가 공방을 벌이는상황이어서 MBC의 ‘신문개혁’토론이 동아일보 등의 ‘족벌언론 죽이기’가 아니냐는 오해를 빚기도 했다. 패널은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신문개혁위원장(전 세계일보 편집국장)과 강기석 경향신문 편집부국장이 한 팀을,공종원 동국대 신방과 객원교수(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와 심재철 고려대 신방과교수가또다른 한 팀을 이뤄 토론을 벌였다.이 가운데 김-강팀은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정기간행물 발행에 관한 법률(정간법)개정과국회내 언론발전위원회 신설을 통한 구체적인 언론개혁의 필요성을강조했다.반면 공-심팀은 언론개혁의 신중론을넘어 반대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우선 심교수는 “언론개혁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며,공교수는 김대통령이 언론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일종의 정치적 음모가 게재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유구조 개편과 관련,김위원장은 실질적 주식회사 형태의 소유분산을 주장한 반면,심교수는 ‘시스템 붕괴론’을 들고 나와 이에 맞섰다.특히 심교수는 “조선일보가 1990년대 이후 낸 세금이 1,200억원이나 되는데 잘 나가는 신문을 망하게 할 것이냐”고 까지 했다.또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김-강팀은 일반기업과 같은 세무조사를 주장한 반면,공교수는 ‘정치적 악용’가능성을 우려하는 등 극도의 보수적인 발언으로 시청자와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이번 토론은신문사 소유구조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편집자율권 확보문제,신문시장 정상화,언론인 윤리문제,특히 대한매일 등 정부소유 언론사의 민영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한편 토론이 끝난 후 MBC와 패널 가운데 공·심 두 교수가 재직하는동국대·고려대 홈페이지에는 시청자들의 시청소감이 쇄도했다.특히두 대학 홈페이지에는 “학교 얼굴에 먹칠을 했다”“언론사주들의이익을 대변했다”등 모교 교수들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이번 토론회에서도 상대방의 발언도중 끼어드는 사례가 잦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씨줄날줄] 문화국력

    초코파이를 열심히 먹고 있는 송강호에게 이병헌이 “형,남한으로오지. 초코파이 많이 먹을 수 있잖아?”한다.그러자 송강호의 얼굴이굳어지며 먹던 초코파이를 뱉어버린다. 식식거리며 송강호가 하는 말,“내 꿈은 우리 북조선에서도 남조선의 초코파이보다 더 맛있는 과자를 만드는 것이야.”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 대목에서 관객들은 까르르 웃는다. ‘JSA’가 4일자로 서울에서만 24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이는 1999년 ‘쉬리’의 244만8,399명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지난해 9월 9일 개봉한 후 118일 만이다.‘JSA’는 지난해 영화가에서 한국영화시장 점유율을 32.5%로 올리는 데 효자 노릇을 했다. ‘JSA’ 성공은 수출면에서도 단연 화제다.1993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일본과 22만달러에 수출 계약을 맺었을 때 그 가격이 화제가 됐다.당시로서는 한국 영화가 22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다는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JSA’가같은 일본에 200만달러에 판매 계약을 맺었다.10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지난해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액은 698만 3,745달러다.‘JSA’200만달러에 힘입어 ‘단적비연수‘ 70만달러,‘텔미 섬딩’ 66만달러 등38편이 수출됐다.이는 1999년 303만 5,360달러에 비하면 두배 이상증가한 액수다. ‘JSA’와 ‘쉬리’는 분단 상황을 소재로 한 영화다.우리만의 경험을 소재로 한 영화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세계화시대일수록어설프게 국제 감각을 따라가느니 ‘나,혹은 우리’ 속에 무르녹아있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한국영화의 중흥은 1990년대부터 우수한 젊은 피의 대거 수혈이 큰힘이 됐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민주화 이후 사회 각 분야의 열린 분위기 속에서 표현의 자유 확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염려되는 것이 있다.가능성이 좀 보이면 생색내기 좋아하는 관료들이 덩달아 뛰어들어 원시림에다 유실수 심겠다는 발상의 정책을내 놓는 일이 왕왕 있다.문화계의 바램은 제발 건드리지만 않는 것이다.그것이 도와 주는 길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대한시론] 재벌과 정치

    지금 우리의 최대 문제는 무엇인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부패이다.부패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정경유착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정경유착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반세기동안 재벌,그와 야합한 정상배,일부 관료 등 3두마차가 이끈독재의 산물이다. 그런데 여기서 박정희시대와 그후에 재벌의 자세가 아주 달라지는점을 주목하게 된다.박정희정권에선 글자 그대로 박정희란 최고권력자가 재벌에게 호통을 쳤다.그런데 박정희 피살후 신군부가 등장하고는 재벌이 점차로 정치를 넘보고 리모트 콘트롤하는 세태가 되었다. 마침내 1990년대 어느 재벌 총수는 “기업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이하”라고 망발하며 건방을 떨었다. 재벌 총수가 이 정도로 큰소리 치게 된 배경은 일년 걸러 하게 되는 선거,국회의원선거-대통령선거-지방의회의원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로 각 정당과 정치인이 재벌의 뒷문고객으로 전락해 그 총수 앞에서 머리를 들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신군부가 87년 6·10시민항쟁에 양보해 개헌하면서 공직선거를 토막치기 식으로 떼어 실시해위험부담을 분산한 전략전술로 말미암아 법제도가 기형적으로 조각난 것이다.이러한 낭비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치고남을만도 한데,아직도 바보놀이는 지속된다. 정치·경제상 모순구조의 문제점은 내외의 비판자가 지적하듯이 정경유착-재벌 특혜와 시장독점,그를 비호하는 반민주적 관치(官治)독재-에 있었다.이미 영어로 ‘재벌’이란 단어가 고유명사가 되었듯이 한국에서 재벌은 독특한 권력유착 수법으로 지칠줄 모르고 확장해나가는 거대한 괴물이 되었다.IMF관리이전 재벌의 황금시기인 1994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가 305조원,정부 일반회계 예산이 43조원일당시 6대 재벌 매상고가 이미 이 금액을 초과했다. 그런데 재벌의 돈벌이 방식과 기술은 생산이 아니라,주로 유통구조속에서의 특혜융자로 돈을 불리는 것을 비롯해 비생산적 토지매수나투기,국내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등의 수법이었다.이러한 재벌의 행태를 야유하여 재벌이 아니라‘죄벌(罪閥)’이라고 했다(지동욱의‘한국의 족벌·군벌·재벌’에서). 그래서 외환위기 극복과 부패구조 전반의 청산을 위한 개혁은 당연히 재벌 문제로 초점이 모아졌다.김대중정부 출범후 재벌은 이제까지의 위기돌파 기법을 살려서 정부개혁에 ‘발목잡기’와‘시간끌어 김빼기’작전으로 나왔다.한편으론 전경련 자문위원단이라고 해서 키신저부터 일본의 군벌 우익인 세지마 류조까지 동원하면서 울타리를 치기도 했다.국내정치에서는 야당을 유력한 동맹군으로 활용하고 수구우익의 후견역도 적당히 하면서 막후실력자에서 정치의 정면으로 얼굴을 내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재벌의 위세에 언론계나 학계 또는 어떤 지식인도 감히 불경죄의 발언을 삼가고 있다.노태우정권 당시 전두환에 대한 국회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참고인과 증인으로 나온 재벌총수들에게 쩔쩔매며 아첨하던 추악한 꼴이 그대로 정치인의 모습이고 언론인과 학자들의 대개 모습이라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이런 판국이니 재벌총수나거기에 기생 또는 공생하는 부류는 한편 불안하면서도 느긋하다.재벌총수 자녀의 변칙상속과 불법 재산증식이 자행되어도 매운소리할 언론이나 지식인이 점점 사라져간다.이런 분위기 속에 개혁은 어떻게되나? 지금 개혁 드라이브가 재벌 편을 드는 정상배와 일부 관료때문에 헛바퀴를 돈다.그러나 이런 상태로 시간을 죽이고 있을 순 없다.정치는 집권투쟁이게 마련이지만,문제는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내세우는 정책과 대안에 대해 책임질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국민은 언제이고그러한 정치인에게 책임을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경유착이 초래한 부패구조를 그대로 놓아 두고선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없다.족벌체제 유지를 위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들먹이는 낯간지러운 궤변에 속아서도 안된다.그러한 기만 발언에 대해선 그 정체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물론 부패기득권을 누리는 부류는어느 시대,어느 사회에서고 그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한 적이 없다는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그러면 DJ만을 쳐다보면서 개혁이 안된다고 헛소리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 상 범 동국대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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