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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천 아웃렛타운 화려한 변신

    금천 아웃렛타운 화려한 변신

    “백화점에서 못봤던 브랜든데….” 아웃렛 매장에 자주 들르는 직장인 정미연(27·여)씨. 그는 “최근 들어 좋은 상품이 많아졌고, 가격대도 괜찮아 찾는다.”고 말했다. 구로에 사는 그는 지난 주말 ‘금천 아웃렛타운’ 매장을 둘러보다 바지에 눈길을 뺏겼다. 고급스러움이 마음에 쏙 들어 한벌을 샀다.10만원대 고급 브랜드다. 아웃렛이 최근 들어 이처럼 고급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금천구 가산동 일대 아웃렛 매장은 ‘화려한’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곳. 올해 들어 마리오아울렛, 원신아울렛, 진도F& 등 패션 브랜드들이 새 쇼핑몰 오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재고 물품을 쌓아놓고 저가에 판매하던 과거와 달리 5000원짜리 티셔츠부터 수십만원짜리 바지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매장들도 다양한 가격대의 물건을 들여놓았고, 근처 거리엔 ‘노세일 브랜드’ 매장도 등장했다. 상인들은 “소비자들이 무조건 ‘싼 것’만 찾던 시절은 지났다.”면서 “싸면서도 분위기 있는 쇼핑을 즐기고 싶어 하는 수요에 맞게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24일 마리오아울렛에 새로 오픈한 의류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모습. 글 사진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패션의 메카인 금천구 가산동 일대의 ‘금천 아웃렛 타운’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대형 쇼핑몰 ‘마리오 아울렛’이 Ⅰ,Ⅱ관에 이어 Ⅲ관을 28일 오픈한다. 건너편 ‘원신 아웃렛’은 내년 2월 오픈을 목표로 두 번째 건물을 한창 짓고 있다.진도F&은 약 50m 거리에 있는 옛 ‘서광 아웃렛’의 리뉴얼 작업을 거의 마쳤다. 조만간 새 이름의 쇼핑몰로 재탄생할 예정이다.쇼핑 거리의 영역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창고형’ 매장은 깔끔한 ‘백화점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리오아울렛 성택암 과장은 “노세일 브랜드도 속속 들어서면서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고급화 바람이 불어 리뉴얼하는 매장이 늘자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련된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명실상부한 패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금천 아웃렛 타운의 현재를 살펴봤다. “여기 상인들이 주말엔 돈을 부대에 퍼 나른대요.” 지난 24일 금천구 아웃렛타운에 다다르자 택시기사 박용국(48)씨는 “평일이라 지금은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주말엔 차가 막혀 다닐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일명 ‘마리오사거리’(디지털산업2단지 사거리) 주변은 황사 바람이 심한 데다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이 많아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쇼핑몰 안은 평일 쇼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졌고 새 브랜드 오픈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줄줄이 걸려 있어 마치 세일 행사장을 연상케 했다. ●더 크게 더 세련되게…아웃렛 변신 이곳을 찾은 김경미(37·여)씨는 “요즘 새로 문을 여는 아웃렛은 백화점인지 아웃렛인지 착각할 정도”라면서 “값은 싸고 분위기도 좋아지니까 쇼핑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천 아웃렛 타운’이 더 크고 더 세련되게 변신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들이 연이어 확장·리뉴얼하는가 하면 브랜드도 저가∼고가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최대 규모 아웃렛으로 꼽히는 ‘마리오아울렛’이 28일 1,2관 바로 옆 자리에 1000평 규모의 3관을 연다. 모두 두 개동으로 전문관 컨셉트로 구성됐다. 특히 마리오1,2에서 마리오3에 이르는 거리를 펀(fun), 프래시(fresh), 판타지(fantasy)를 테마로 한 ‘열린 광장’으로 조성해 다른 아웃렛과 차별화를 시도했다.5월초까지 다양한 볼거리 공연행사도 마련했다. 모피로 유명한 진도가 법인 분리해 만든 진도F&은 옛 ‘서광아울렛’을 리모델링,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있다. 매장 연면적이 약 1500평에 이른다. 여성 캐주얼 ‘타임’,‘시스템’으로 유명한 한섬도 올 하반기쯤 쇼핑몰을 열 예정이다. 옛 SJ아울렛 자리에 들어서는 새 쇼핑몰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한섬의 서갑수 차장은 “자사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 에스제이, 마인 외 타사 브랜드 유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한섬 등 패션브랜드도 아웃렛 경쟁 가세 마리오아울렛과 마주보고 있는 원신아울렛도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2관을 지어, 내년 2월 문을 열 예정이다. 10년전만 해도 이곳은 ‘구로공단’이었다.1990년대 후반 이 지역에 공장을 둔 패션 브랜드들이 재고를 처리하는 매장을 열면서 아웃렛 단지가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마리오 아울렛’,‘원신 아울렛’ 등 대형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규모는 더 커졌다. 지난해부터는 아웃렛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고급화·대형화 경쟁을 벌이면서 새 지도를 그리고 있다. 고가 브랜드를 유치하는가 하면 마케팅 전략도 차별화하고 있다. 수준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것. 마리오아울렛의 경우 최근 백화점에 막 입점한 브랜드 ‘리바이스 시그니쳐’를 유치했다. 소비자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마일리지, 쿠폰 제공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매월 ‘마리오 쇼핑백서 아이디어 공모전’,‘패션 테마 공모전’ 등 온라인 이벤트도 전개할 계획이다. 마리오 성 과장은 “금천 아웃렛 타운의 경우 싸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업체들이 경쟁을 벌일수록 기존 ‘공단’의 이미지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웃렛 알짜쇼핑 노하우 아웃렛(Outlet Store)은 간단히 말해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싸게 파는 곳이다. 정가보다 가격이 20∼80% 저렴하다. 처음 아웃렛을 찾는 소비자들은 싼 가격에 충동 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싼 게 전부는 아니다. 너무 오래된 이월 상품을 샀다가 한두 번도 못 입고 헤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싸고 좋은 상품을 사려면 아웃렛의 기본적인 특징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게 좋다. 금천 아웃렛 단지에서 알짜 쇼핑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출고일’을 따져라 아웃렛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크게 4가지다. 출시한 지 1년차 미만의 이월상품, 제철이 지난 상품(보통 1년차 미만의 재고 상품), 제품 개발 및 기획 단계에서 만들어 졌다가 판매는 되지 않은 상품, 매장이나 전시회 등에서 전시됐던 상품이다. 대부분 신상품처럼 보이지만 재고상품이기 때문에 제조일자를 직원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 너무 오래된 상품은 아닌지, 보관 과정에서 흠이 난 제품은 아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매해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금요일∼토요일 오전을 노려라 대부분의 브랜드가 목요일 오후부터 주말에 판매할 물량 확보에 나선다. 따라서 금요일에서 토요일 오전을 이용하면 가장 최근에 들여온 상품을 볼 수 있다. 본 시즌이 되기 1∼2개월 전에 물량이 풍부하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당당하게 입어본다 백화점이 아니기 때문에 입어보기가 눈치 보인다는 소비자가 많지만, 아웃렛일수록 가능하면 입어보는 게 좋다. 사이즈나 색상별로 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구매한 뒤 교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든 아웃렛 매장에서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면서 언제까지 교환·환불이 가능한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기본 스타일로 고른다 아웃렛은 제철이 지난 상품이나 이월상품 중심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자칫 유행이 지난 옷을 구입할 수도 있다. 유행에 민감한 상품보다는 기본적인 스타일을 골라야 후회하지 않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다. ●주말 오후엔 대중교통을 아웃렛 타운의 경우 백화점이나 할인점보다는 주차 환경이 좋지 않다. 오전에 무료로 개방하는 쇼핑몰이 많지만 주말 오후에는 대부분 만차가 될뿐만 아니라, 차도 막힌다. 주차하느라 몇 십분∼몇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글 사진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바람에 시달리는 아토피/이성낙 가천의과학대학교 총장

    어린아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가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내용이 TV를 통해 방송되자 이른바 ‘과자의 공포’가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자녀들의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엄마들이 ‘과자 NO! 아토피 NO!’라는 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기억에 생생한 ‘만두 파동‘을 다시 보는 듯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아토피(Atopy)’라는 의학 용어가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온몸의 피부가 성한 곳이 없는, 특히 많은 어린아이들이 고생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아토피는 그 병인(病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내용을 집약해 보면 국내의 오염된 생활환경, 오염된 먹을거리 등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캐나다, 미국, 호주 같은 선진국으로 ‘도피 이민’을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소득층은 상대적인 좌절감에 빠지고, 이런 현상을 ‘양극화’의 결과인 양 해석한 정부·시민단체 그리고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타도 아토피’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말하자면 아토피가 ‘정치 바람’을 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의료인들은 아토피에 대한 그런 관심이 고맙기보다 오히려 불편하고, 불안할 따름이다. 1960년대, 필자가 독일에서 피부과 전문의 과정을 밟을 때만 해도 아토피는 그리 흔하게 쓰이는 용어가 아니었다. 국내 피부과 전문의에게 아토피라는 용어가 익숙해진 것은 1970년대 후반이며,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1990년대 말이다. 아토피는 대부분의 경우 피부 관리만 적절히 해주면 치유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드물게 우리 피부과 전문의들에게 참담한 패배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어 ‘a-topos’에서 유래된 ‘Atopy’는 ‘비정상적인(out of place)’이라는 뜻과 함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니만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건축 자재를 비롯한 오염된 주거환경은 물론 먹을거리가 아토피의 병인으로 집중 부각되고 있다. 건축 자재에서 발암 물질이 있고, 먹을거리에 불량·불순 첨가물이 있다면 마땅히 제거하거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염된 주거와 식생활 환경이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요인일 수는 있지만, 아토피의 원인으로 일반화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는 사실이다. 악화 요인과 발병 원인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생활환경이 좋다는 스위스, 노르웨이, 캐나다에서도 아토피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토피는 복합적(multi factors)인 원인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더욱 치료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아토피가 최첨단 면역학 분야의 연구 대상이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생 빈도가 뚜렷한 증가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 즉 예전에 비해 육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같은 맥락에서, 필자는 아토피도 우리네 생활양식이 서구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어쨌거나 이제 아토피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난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급조된 정치성 규제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연구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어떤 행정 규제를 통해 아토피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그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 당시 ‘명성’을 떨치던 K치안국장이 기자들끼리 “인플루엔자가 극성을 부려 걱정”이라고 하는 말을 우연히 듣고는 “그렇다면 그자를 즉시 잡아넣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요즘 우리 사회의 아토피 해결 방법과 흡사한 듯해 절로 웃음이 나오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이성낙 가천의과학대학교 총장
  • [씨줄날줄] 부담금/우득정 논설위원

    열린우리당 이영호 의원은 최근 애완동물에 부담금을 부과토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애완동물 배설물 처리 비용의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주인에게 애완동물 한마리당 10만원가량의 부담금을 물리자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애완견의 하루 배설량이 광주 시민 전체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하는 동물애호가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면서 이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반대여론이 70%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았다가 ‘악플’의 표적이 됐던 ‘개똥녀’의 사례를 들며 찬성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정 공익사업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은 조세보다는 저항이 적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이 쉽게 유혹에 빠져드는 규제 수단이다.1961년 도로사업에 따른 원인자부담금, 부대공사비용부담금, 손괴자부담금 및 산림사업에 따른 보안림수익자부담금이 도입된 이후 지난해 말 현재 102개로 늘었다. 특히 1990년대에는 65개나 새로 생겨났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 소관 부담금이 49개다.2004년의 부담금 징수실적은 10조 415억원으로 내국세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다. 역대 정권이 준조세 정비, 규제 완화를 요란스레 떠들었지만 지난 45년 동안 폐지된 부담금은 20개뿐이다. 이런 상황에 7월12일부터 기반시설부담금제,9월부터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라는 새로운 부담금제가 손을 내밀고 있다. 주택이든 상가든 신축과 재건축을 가리지 않고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을 물어야 한다. 재건축해서 집값이 오르면 개발이익부담금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서울 강남의 신규 분양 주택은 새로 부과되는 부담금이 평당 100만원을 넘는다. 분양가 상승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참여정부 들어 집값을 잡겠다며 온갖 세정(稅政)을 동원했다가 전국적인 투기열풍만 불러온 참극이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획예산처가 부담금운용평가단을 구성해 부담금 규제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2001년부터 3년 연속으로 징수실적이 전혀 없는 28개 부담금도 존속시켜온 정부가 이번엔 칼을 제대로 댈 수 있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탈북청소년 절반이 자퇴

    1990년대말에 탈북했다 5년간의 중국체류를 거쳐 2년 전 입국한 새터민 김나래(18)양은 한 초등학교에서 2년 동안 5∼6세 어린 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았다. 이어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바로 그만뒀다. 그는 출석일수 미달로 재적처분을 받으면 고입 검정고시를 칠 계획이다. 김양은 “초등학교도 다른 대안이 없어 졸업까지 겨우 버텼을 정도”라며 한국 적응이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북한에서 9년 동안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오미영(가명·21·여)씨도 지난해 다니던 학교를 결국 그만뒀다. 늦깎이로 남한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병석에 누워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20일 국가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새터민 청소년들의 방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입국한 20세 미만 새터민 13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정규 학교에 편입했다 1∼2년 안에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 중도 포기율이 국내 학생에 비해 무려 10배다. 남한학교 취학률은 중학교 과정이 58.4%, 의무교육 과정이 아닌 고등학교는 10.4%에 불과했다. 청소년위원회는 새터민 청소년들이 정규 교육과정을 포기하는 이유에 대해 ▲남한 학교적응 실패 ▲남북한 교육제도 차이 ▲직업훈련과정 미흡 ▲정서·신체적인 문제 등을 꼽았다. 관계자는 “중국 등 제3국가에서 오랫동안 체류해 학습공백이 있는 데다 남북한 학제와 학력 차이가 커, 국내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한다.”면서 “남북한 생활양식에도 차이가 있어 또래 문화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을 책임질 교육기관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대안학교를 빼고는 거의 없다. 정부가 세운 학교로는 지난 3월 문을 연 기숙 대안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가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탈북청소년 1300여명이 입국한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민간이 운영하는 대안학교들도 시설이 열악한 데다 훈련된 전문교사와 학습교재가 부족하다. 이들을 위한 별도의 직업훈련원도 전무했다. 일반 학교에 진학한 대부분의 새터민 청소년을 위한 해결책은 아예 없다. 청소년위원회는 이런 실정을 감안, 오는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무지개 청소년센터’를 연다. 하지만 이 시설은 탈북청소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혼혈 청소년까지 사용하는 시설이라 새터민 청소년을 위한 맞춤 시설은 아니다. 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 들어오는 탈북 청소년들은 국내 교육과정에 적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처음부터 정규 학교에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탈북청소년들에게는 남북한 통합 교육을 시켜야 하고 혼혈 청소년들은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데 청소년위원회가 세우는 시설은 교육복지 차원에서 두 가지 사안을 한 데 묶은 것이라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경기대 이부미 교수는 “학교에서 벗어나는 탈북 청소년들의 학력을 제대로 측정한 뒤 여러 교육기관으로 재배치해야 한다.”면서 “기존 공교육에서 해결할 수 없으면 대안학교나 직업 훈련원 등 다양한 해결 방안도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염주영칼럼] 밥상 위의 쌀전쟁 이기려면

    미국산 수입쌀 칼로스가 지난 주말 국내의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나왔다. 수입쌀을 직거래하는 카페도 포털사이트에 등장했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광고문구들을 내걸고 인터넷과 전화 주문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은 미미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쌀과 수입쌀 간에 서로 소비자의 밥상을 차지하기 위한 힘겨운 전쟁은 시작됐다. 올해 우리나라가 밥쌀용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은 5만 7000t으로 국내 소비량의 1.4%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회가 비준한 쌀협상 결과에 따르면 이후 매년 수입량을 늘려가야 한다. 오는 2014년에는 국내 소비량의 3.7%에 해당하는 12만여t이 들어온다. 이는 밥쌀용으로 시판되는 부분만 계산한 것이다. 술을 빚거나 과자를 만들거나 대북지원용으로 쓰이는 것까지 포함하면 2014년에 수입해야 하는 물량은 40여만t이나 된다. 또 그 이후에는 쌀시장 전면 개방이 기다리고 있다. 쌀산업이 가야 할 길은 이처럼 험난하다.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외길 수순이어서 퇴로도 없다.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험로를 뚫고 가야만 한다. 개방화 시대에 우리 쌀산업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농민들이 달라져야 한다. 쌀산업 위기 극복의 1차적인 주체는 농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과거처럼 ‘농사만 지어 놓으면 정부가 사 주겠지.’ 하는 식의 사고로는 난관을 돌파할 수 없다.‘정부의존형 농민’에서 경쟁이 체질화되고 강한 자립의지로 무장한 ‘쌀산업 CEO’로 변신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개방화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수급 불균형이다. 지난 1990년대 후반 감산정책을 써야 할 시기에 증산정책을 쓴 결과 지금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빚어지고 있다. 만성적인 과잉생산과 과잉재고에다 시판용 수입쌀까지 겹치면서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의 산지 쌀값은 전년보다 13.5%나 하락했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쌀값 폭락은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이것이 초래하는 재정의 비효율은 더 큰 문제다. 금년도 예산을 예로 들어보자. 농업분야 전체 예산 9조원 중 4조원이 쌀 관련이며, 이 가운데 2조 9000억원이 가격폭락으로 인한 농가의 소득결손을 보전하거나, 휴경·전작·재고처리 등을 위한 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처음부터 적정생산 규모를 유지했다면 절약할 수 있는 돈이다. 현재의 쌀정책은 100이 필요한데 120을 생산해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20을 줄이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승용차로 서울에서 천안을 가는데 천안을 지나쳐 대전까지 갔다가 천안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런 정책이 지속되는 한 농민은 농민대로 고달프고,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민 한사람이 1년에 쌀을 80㎏정도 소비하는데 오는 2015년에 가면 60㎏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수입은 늘고 소비가 줄면 수급불균형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그에 따른 재정부담은 더욱 급격히 불어날 것이다. 정부는 서둘러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논을 줄이는 것이다. 비진흥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적어도 20만㏊(현재의 20%)는 감축해야 한다. 개방화 시대에는 관념적인 논 지상주의만으로 농민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들 수 없다. 지금은 논이 귀해져야 농민이 살 수 있다. 정부의 쌀정책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개방농업의 시대를 이끌어갈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수석 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美여성들 ‘잠 못드는 밤’

    美여성들 ‘잠 못드는 밤’

    세살배기 아들을 키우고 있는 미국 주부 마사 야소(36)는 아들이 잠들 때 깜박 잠을 청하곤 하지만 항상 잠이 모자란다고 느낀다. 어떤 때는 너무 지쳐 눈꺼풀을 깜박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녀는 최근 뇌파를 촬영한 결과, 자신이 잠에 빠져들었다고 생각한 8시간에 무려 245번이나 깨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24일자)는 커버스토리 ‘왜 미국 여성들은 잠들지 못하는가’를 통해 육아나 가사 스트레스 등 전통적인 원인 외에 코골이나 하지(下肢)불안증후군같은 새 질병 때문에 충분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만 해도 코골이는 40대의 뚱뚱한 남성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남편 코고는 소리에 잠자리를 설친다는 푸념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기 코골이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 폐경 후 목에 지방이 낀 여성이나 과체중이거나 얼굴이 기형인 여성, 임산부 등이 수면 중 호흡곤란 증세를 많이 호소한다. 야소도 이 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진단돼 요즘 유행하는 ‘지속적 기도 양입술(CPAP)’ 치료를 받아 효과를 봤다. 다리 정맥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잠을 방해하는 주범이다. 철분이 저장되는 혈청 페리틴 수치가 낮은 것이 뇌의 화학 물질인 도파민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CEO칼럼] 꽃으로 배불릴 수는 없다/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부회장

    [CEO칼럼] 꽃으로 배불릴 수는 없다/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부회장

    너는 언제 나서 자라 벌써 이렇게/작고 이쁜 꽃을 피웠느냐/ 정말이지, 진짜로 눈이 부시구나/그래, 겨울은 을매나 춥고/ 땅속에 있는 것들은 다 잘 있더냐/나는 안다 봄을 가져온/ 이 작은 것들아/너희들의 아름다움, 너희들의 외로움을/ 김용택 시인의 시(詩) ‘정말로 눈이 부시구나’의 한 구절이다.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면 문학 작품을 가까이 하기 힘들지만 김용택 시인의 시집만큼은 일에 지칠 때마다 가끔 펼쳐본다. 그의 시에서는 고향의 아취가 물씬 배어 나와 마음을 순화시킨다. 시처럼 봄은 그렇게 다가왔다. 춥디 추운 겨울은 잿빛 도심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좀처럼 움츠러들 줄 몰랐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인가 보다. 철 지난 3월의 함박눈 속에서 매화는 섬진강 굽이도는 산자락에 봄을 흩뿌렸다. 성급한 진달래는 새싹이 나기도 전에 연분홍 연지 같은 꽃을 피웠다. 남녘에서 거슬러온 봄소식은 서울 인근의 산은 물론이고, 도심에도 꽃망울을 터트렸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는 어린아이 속살 같은 벗꽃으로 뒤덮이고, 아파트단지 화단을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였다. 앞서 핀 목련은 벌써 화사한 얼굴에 검버섯이 번지기 시작했고, 그윽한 향기가 일품인 라일락은 뒤늦게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달 들어 주말마다 서울 인근 고속도로와 국도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한식이 들어 있는 탓이기도 했지만 교외로 꽃구경 나가는 인파도 적지 않았다. 고속도로뿐 아니라 등산로도 지체와 정체를 거듭했다. 꽃보다 등산객이 더 많아 보였다. 오랜만에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가 ‘꽃 반, 사람 반’에 치여 일찌감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늘어선 음식점 가운데 한 곳에 눈길이 갔다. 이름하여 ‘꽃밥전문점’. 꽃잎 쌈밥을 파는 곳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웰빙식인 모양이었지만 왠지 꺼려져 다른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예전엔 우리네도 화전이라 하여 진달래꽃을 얹어 전을 붙이기도 했다. 필자도 어릴 적에 지천으로 핀 진달래꽃을 따서 먹기도 했다. 그러나 모름지기 꽃이란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요즘 ‘우리 사회 분위기’가 떠올라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마신 막걸리가 더욱 텁텁하게 느껴졌었다.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한파로 기업들은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많은 기업들은 고비를 못 넘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높였다. 그 결과 좀처럼 끝이 안 보이던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한파를 딛고 일어선 기업들은 봄날 화사한 꽃처럼 만개했다. 우리 사회는 보는 것만으로 만족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둘러 꽃잎을 맛보려고 불을 지펴 화덕을 데우는 모습이다. 물론 기업은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꽃을 다 떼어내고 나면 열매를 맺을 도리가 없다. 설혹 꽃을 먹는다 해도 그 양은 턱없이 부족해 입맛만 버릴 것이다. 지금은 진달래꽃을 따서 화전을 붙이기보다 매화꽃이 매실을 맺고, 그 매실이 튼실하게 자라도록 거름을 북돋울 때이다. 그 과실이 풍성하게 영근 후에 나눠 먹어도 늦지 않다. 그 과실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사회의 몫이다. 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부회장
  • 美 핵탄두 ‘원격해체가능 신형’ 교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현재 약 6000개에 이르는 핵탄두를 2012년까지 3000∼4000개로 줄이되 탄두를 모두 신형으로 교체하는 핵 무기고 개편작업을 추진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는 또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테네시, 뉴멕시코 등 10여개 주에 분산된 핵무기 공장들을 통합하고 시설을 개편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신뢰할 만한 핵탄두 교체 프로그램’에 따라 올 연말까지 개발될 신형 핵탄두는 정확성이 뛰어나고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넘어갔을 경우 원격 해체가 가능한 기능도 갖췄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핵탄두 설계와 개발, 생산, 실험 등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냉전이 끝나고 러시아와 핵 실험 금지조약을 맺은 이후에는 기존 핵무기고 유지와 해체작업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실시된 핵 상황 점검 작업을 통해 이같은 정책 기조는 새로운 설계를 통해 보다 강력하고 안전한 차세대 핵탄두를 만드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신형 탄두는 기존의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제조되기 때문에 새로 핵실험은 필요하지 않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기존 핵무기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을 추진 중인 신형 핵무기의 생산계획을 연간 125기에서 250기로 늘려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 관계자는 ‘미국은 매년 250기의 신뢰할 만한 대체 핵무기를 생산,5년마다 계속해서 기존의 핵무기를 교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dawn@seoul.co.kr
  • 또 현대…2003년에도 대북송금 관련 곤욕

    산업은행이 현대가(家)와의 ‘악연’에 몸서리치고 있다. 지난 13일 검찰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탕감에 산은이 연루됐다는 발표를 할 때만 해도 산은은 해명자료를 내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14일 검찰이 박상배 전 부총재와 이성근 산은캐피탈 사장을 금품 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하자 할 말은 잃은 표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무리 따져봐도 위아나 메티아의 부실채권 처리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윗선’에서 금품이 오간 것까지는 누가 알겠냐.”며 허탈해 했다. 사건 당시 총재였던 정건용씨는 “전혀 아는 바 없다.”면서 “업체명도 기억나지 않고, 총재까지 올라오는 결재 사안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현대가의 악연은 199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92년 대선에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낙선한 뒤 문민정부의 ‘괘씸죄’에 걸려 현대그룹은 한동안 산업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설비자금 대출을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연은 현대그룹의 대북송금 사태에서 ‘절정’에 달했다. 산은은 2003년 대북송금 사건이 불거지면서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각각 4000억원과 1500억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준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특히 박 전 부총재는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대한 불법대출을 전결 처리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부총재는 고법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 2004년 석가탄신일에 사면됐다. 당시 특별검사팀은 박 전 부총재가 이근영 당시 총재와 함께 단순히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것만 아니라 불법대출을 공모해 산은에 손해를 끼친 공범이라고 밝혔다. 박 전 부총재는 광주일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으며,71년에 산은에 입행해 방콕사무소장, 여신개발부장 등을 거쳐 2001년 부총재에 올라 2003년까지 근무했다. 결국 부총재 재직 시절에 대북송금과 부실탕감 로비가 함께 진행된 꼴이 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권원순 교수가 본 ‘러시아 경제사’

    권원순 교수가 본 ‘러시아 경제사’

    러시아는 한반도와 인접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아주 먼 나라이다.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러시아라는 말 대신에 소련이란 말이 쉽게 쓰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동북아 시대를 논하는 이 시기에도 이렇다니 러시아는 그만큼 우리에게 인식의 거리와 마음의 거리가 아주 먼 나라이다. 브릭스 국가 중 하나인 러시아는 2030년경에는 경제적으로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이다. 지정학적 요인이나 지경학적 요인들을 따져 보지 않아도 우리의 주변국이면서 이웃국가인 러시아는 우리가 이해하고 인식해야 할 중요한 국가이다. 최근 번역 출판된 ‘러시아경제사’(한길사)는 비록 통사적 관점에서 기술된 책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서방 학자들에 관점에서 출간된 몇 권의 책들은 소련에 초점을 두고 이데올로기를 벗어던지지 못 한 채 기술된 소련경제사들이어서 주로 러시아혁명 이후부터 소연방시기를 한정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1917년 10월 혁명을 기점으로 고대부터 혁명까지와 혁명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서방학자들의 소련경제사의 시기적 제약을 뛰어넘고 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이 책은 고대 동슬라브인의 원시경제부터 시작, 최근의 푸틴 정부에 이르기까지의 러시아 경제발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경제사의 관점에서 통사적으로 다루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은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자료들을 바탕으로 러시아 경제사를 정리하여 기술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고대부터 혁명시기까지 러시아경제사 부분의 기술이 돋보인다. 이중에서도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왕정 하에 실시된 경제개혁의 내용들이 관심을 끈다. 이외에도 이 책은 경제사의 서술에 있어서 경제활동과 생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출판된 새로운 자료들과 여러 가지 이유로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출판되지 못했던 저자들의 자료를 활용하여 러시아 학자가 내재적인 관점에서 러시아의 문헌을 기초로 경제사를 분석하고 해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원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러시아 경제사에서 나타난 ‘개혁의 사슬’을 분석하고 기술하고 있기는 하지만 책 전체에서 흐르는 경제사에 대한 일관된 시각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러시아에서 일어난 주요 역사적 과정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나,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러시아 경제사를 좀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기에 훌륭한 책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 책의 저자 치모시나는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에서 러시아 경제사에 관한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일련의 강의와 연구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러시아 경제사’의 저술에 대한 공로로 1998년에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교의 국제관계재단 상과 샤디예프 국제재단 상을 받았다. 이 책은 러시아 경제발전사를 총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사를 서로 교체되는 일련의 개혁들로 파악하면서 경제생활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러시아의 정치·사회 등 폭넓은 범위에 걸쳐 풍부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어 러시아 이해를 위한 교양서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체제 개혁의 성격과 향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좋은 계기를 제공할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 印 국민배우 라즈쿠마르 사망…팬들 난동으로 공황상태

    인도 남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볼리우드를 대표하는 인도 국민배우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팬들이 일으킨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인도 NDTV 등은 12일(현지시간) 남인도 방갈로르시의 관공서와 학교·기업체가 폭동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갔으며, 주정부가 이틀동안의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라즈쿠마르(영화출연 장면). 향년 78세로 사인은 심장병이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한 라즈쿠마르는 50여년 동안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남인도 카르나타카주의 최대 부족 출신인 그는 수백만명의 팬을 가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왔다. 주로 ‘권선징악’ 영화에서 악당을 응징하는 주인공 역을 맡았던 그는 화면에서 결코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라즈쿠마르는 지난 2000년 인도의 전설적인 ‘산적왕’ 쿠스 무니스와미 비라판에 109일 동안 납치됐다 풀려난 이후 건강이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10월 경찰에 사살된 비라판은 남인도 3개주의 정글 1만㎢를 장악한 채 30년 동안 경찰관 130여명을 살해하고 코끼리 2000마리를 도살해 인도판 ‘로빈후드’로 불렸다. 라즈쿠마르는 1990년대 중반 은퇴했지만 팬들은 그를 ‘안나바루(존경하는 큰형님이란 의미)’로 칭하는 등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던 미국이 거센 ‘히스패닉 파워’로 들끓고 있다.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라틴계 이민자 주축의 반이민법 시위가 의회의 갈지자 걸음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2의 민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없으면 미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호언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도 이래저래 눈치보기에 바쁘게 된 히스패닉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히스패닉 파워의 원천은 무엇보다 폭발적인 인구 신장에 힘입고 있다.2004년 전체 인구 2억 1200만명 중 4130만명으로 14.1%를 차지,12.2%에 머무른 흑인을 제치고 제2 인종으로 부상했다. 같은 해 7월을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백인이 0.8% 늘어난 반면, 히스패닉은 4배가 넘는 3.6%의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했다. 영어는 ‘진공청소(vacuum)’ 한마디나 고작 내뱉던 이들이 어느 날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자던 거인 깨우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반이민법 시위를 계기로 거대한 히스패닉 이민 사회가 완전히 눈을 떴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그동안 인구가 적은 아시아계 이민자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작았던 이들이 이민법 논란을 거치면서 ‘제2의 민권운동’으로 키워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는 아직 없지만 자신들의 처지를 “흑인 노예와 같다.”고 절규하는 히스패닉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이민법 개정 요구를 넘어서 있다는 것이다. 상원 법사위에서 친이민법 통과를 추진했던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도 10일 워싱턴 집회에서 “반세기 전 흑인 민권운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감격해했다. 정·관가 진출도 이미 어느 정도 진전돼 있다. 앨버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헥터 바레토 중소기업청장 등 현직 장관급만 3명이다. 특히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반이민법 시위에 강력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상원에서의 부결 사태는 이민 노동자들을 들끓게 했다.5년째 플로리다주의 뙤약볕에서 토마토를 따고 있는 멕시코계 리고베르토 모랄레스(25)는 “우리는 일하러 왔을 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다.”고 흥분했다. 그는 의회가 자신들을 구원해 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애써 분노를 삭였다. ●11월 중간선거 심판론 대두 분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이민자권리 단체의 앤젤리카 샐러스는 “앞으로 거리의 함성을 어떻게 투표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스패닉의 40%만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20% 정도는 불법체류자여서 투표할 수 없고,33%는 아직 어려서 투표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선거에서 이들이 투표한 경우는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이들의 정치적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뉴멕시코주의 경우, 인구의 43%가 히스패닉이지만 투표권자는 16%에 불과했다. 만약 시민권을 획득하는 자가 늘어난다면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따라서 불법체류자들이 점진적으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친이민법을 공화당 일부가 저지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도 히스패닉이 20∼3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투표권자는 9.6%와 6.2%에 머물러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밖에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유타주 등에서 부시가 승리했지만 히스패닉 유권자가 10%를 넘는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의 박빙 지역들은 아주 적은 히스패닉 주민도 표를 결집시킬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 자녀 18세만 되면… 이민자 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은 6월 밀워키에서 전미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노동절을 맞아 대규모 보이콧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도, 일터에도 안 나가 ‘이민자 없는 하루’로 본때를 보여줄 심산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분산돼 있다. 킹 목사도, 지난날 서부 농장 노동자를 조직한 멕시코계 케사르 차베스 같은 인물도 없다. 흑인 민권운동은 흑인 대학과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구심점이었다. 이번 워싱턴 집회만 해도 60개 이상 단체가 제각각 참여했다. 지역 커뮤니티, 노조, 사회단체, 스페인어 방송 등이 총망라돼 한마디로 풀뿌리 네트워크에 의존한 시위였다. 시민권 획득이라는 ‘장기전’에 큰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서부 투표자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안토니오 곤살레스는 “우리의 ‘화력’은 젊은이들”이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수백만명의 라티노가 18세가 되는 날을 고대하라.”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부모는 투표권이 없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헌법에 보장된 속지주의 때문에 시민권자로 이 나이가 되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공화당 일부에서 속지주의를 희생해서라도 불법이민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높은 구매력·값싼 노동력 기업들 “히스패닉 모셔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의류업체 ‘갭’은 히스패닉계 경영학석사(MBA) 출신과 재학생 모임인 ‘NSAMBA’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히스패닉 고객들의 취향을 꿰뚫어보는 인재 확보도 확보지만, 미래의 히스패닉 재목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장기적인 매출 증대도 꾀하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 셰브론이 히스패닉계 구직 네트워크로 유명한 ‘소모스(somos)’의 스폰서를 맡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기업들이 이렇듯 히스패닉에 구애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구매력,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청소년 소비자의 팽창을 염두에 둔 결과다.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의 절반이 27세 이하라는 통계가 있다. 지금 10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2050년쯤 백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는 경고도 나와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히스패닉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셈이다. 이들의 구매력은 2003년 8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19%가 컴퓨터를,30%가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구매력도 백인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0년대 초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영향으로 이 시장은 중남미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의 생존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히스패닉만을 위한 유선방송은 히스패닉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고취하는 수준에서 한발 나아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를 제작, 역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을 미국 기업들이 놓칠 리도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도 스페인어를 권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2 언어 대접을 받고 있으며 ‘스팽글시’란 ‘교통어(Lingua Franca)´가 등장한 것도 오래 전 일이다. 뉴멕시코주와 마이애미시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퓨히스패닉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워싱턴 주변 310만명의 노동자 가운데 30만명이 불법체류자다. 통계는 없지만 히스패닉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들이 일순간 이 일자리를 포기한다면 건물의 51%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힐 것이며, 건설 현장의 31%가 작업을 못하게 될 것이고, 식품점과 식당의 22%는 문을 닫게 된다. 급증하는 히스패닉 인구는 허드렛일자리에서 저숙련 백인 노동자를 쫓아낸 데 이어 숙련 노동자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일간 USA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외국에서 변호사와 의사·회계사 등을 수입할 경우, 미국으로선 한해 2700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 리포트] 日 출판업 위기극복 비결 싸고 휴대 편한 ‘신서판’

    1990년대 이후 출판산업이 인터넷매체의 영향으로 위축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출판산업 위기극복의 길을 일본이 보여주고 있다. 출판대국 일본의 출판산업도 위기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총무성과 관련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8년 이후 국민들의 ‘서적 이탈’이 시작됐다. 그 추세는 이어지고 있는 편이지만 심각하지는 않다고 한다. 발행된 책수 감소는 매년 1% 전후에 그쳤다. 판매액수도 2003년 9665억엔(약 7조 7200억원)으로 1조엔선이 무너졌지만,2004년에는 7년만에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미세하게 감소했다. 변동폭이 좁다. 일본에서 이처럼 출판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출판인과 각 서점 등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격이 비교적 싸고, 들고 다니기가 편한 신서판(新書判·권당 6500원 안팎)의 확대와 선전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고판보다 가로·세로가 약간 긴 신서판의 열기는 거세다. 지난해 말 출판된 ‘국가의 품격’이란 책은 출간 4개월여만에 무려 170만부가 팔려나갔다. 신자유주의의 문제가 부각된 시점에서 사무라이정신(무사도)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전통적 가치를 강조, 초대형 히트를 치고 있다. 지난해 ‘머리가 좋은 사람, 나쁜사람의 화술’은 무려 220만부가 팔렸다.100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5종,50만부 이상은 10종 정도나 됐다. 그 중 대부분은 신서판이었다. 이같은 신서판 출판 붐은 1998년 이후 뜨겁다. 기존의 신서들에다 분신서(98년), 헤이본샤신서(99년), 고분샤신서(2001년), 신조신서(2003년) 등이 등장했다. 새로운 신서들이 초베스트셀러를 양산하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신서판 책들은 공통점도 있다.▲독특한 주제 ▲시사성 있는 출판 타이밍 ▲해당 분야에 흥미 없는 사람들의 시선도 끌 수 있는 제목 등이다. 한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면 히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각 출판사가 이른바 ‘신서판 전쟁’을 펼치며 위축된 출판시장의 대반전을 시도하고 있다.“내용이 가볍고 정보가치가 있는 신서판 선호 경향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교양용 신서판 인기도 꾸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본 출판인들이 출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다. 지난 3월31일 기초자치단체 대합병이 마무리되자(3232개이던 시·정·촌이 1821개로) ‘지명사전’,‘지도책’이나 관련전문서적 등으로 출판바람을 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고서적이나 새 책 등으로 유명한 도쿄 지요다구의 ‘간다서점가’는 경쟁관계인 서점들이 “우리 가게에는 책이 없지만, 이 가게에 가면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서로 고객을 소개해주는 ‘재고 데이터’를 공유키로 하는 등으로 독서팬 늘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발빠른 기획과 독자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부단한 노력 등을 통해 독자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급격한 시장위축을 피하고 있다.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출판인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도쿄 특파원 taein@seoul.co.kr
  • 伊 총선이후 정국 ‘가시밭길’

    득표율 0.07% 포인트 차의 사상 유례 없는 초박빙 승부, 그만큼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미래 선택은 불투명하고 혼돈스럽다. 시장에선 우려한 대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0.07%가 가른 하원 승부 9·10일 진행된 총선의 개표 결과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연합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현 총리의 우파연합이 각각 하원과 상원을 분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원의 주인은 재외국민 투표함이 열리면 바뀔 수 있다. 선관위 집계 결과 좌파연합은 하원에서 49.80%를 득표,49.73%를 얻은 우파연합에 신승을 거뒀다. 신승도 이런 신승이 없다. 불과 0.07%의 표차지만 의석은 630석 가운데 55%인 340석을 배정받는다. 지난해 말 논란 끝에 도입된 선거법 덕분이다. 상원에서는 우파연합이 50.2%, 좌파연합이 48.9%를 득표했다.315석 가운데 우파연합은 155석을 확보, 좌파연합(154석)을 단 1석차로 앞선 상태다. 그러나 재외국민 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6개 의석의 향배가 결정되지 않았다. 프로디 진영은 6석 중 4석을 확보, 우파를 눌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경우 좌파연합이 우파연합을 1석 차로 누르고 양원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투표율도 서구 유럽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83.6%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 이탈리아 국민들의 관심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재검표 요구에다 재선거 가능성까지 우파연합은 당장 재검표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원의 표차는 2만 5000여표에 불과했다. 양원 모두 재검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총리는 누가 될 것인가. 이탈리아 헌법은 상·하원에서 모두 이긴 정당에 내각구성권을 준다.상·하원이 동등하기 때문에 만약 양원의 승자가 엇갈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엄청난 혼란과 정쟁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재선거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1990년대 초처럼 당적이 없는 관료들로 내각을 구성한 뒤 가을에 총선을 다시 하는 방안이다. 카를로 참피 대통령의 중재 아래 독일처럼 좌우 대연정을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양측이 선거 과정에서 극렬하게 대립한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참피 대통령이 상원보다 의석수가 많은 하원의 다수당에 정부 구성을 요청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그만큼 재검표 요구가 거셀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정치적 혼란도 혼란이지만 더 큰 문제는 ‘유럽의 환자’로 불리는 이탈리아 경제를 회복할 만한 집중력을 이번 총선에서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평균 0.6%의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 고물가에 이탈리아는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누적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6%에 이른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저출산시대 교육투자가 ‘남는 장사’

    사람에 대한 투자가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수요는 꾸준히 느는 반면 금융시장은 교육비에 대한 금융중개에 실패,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하준경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발표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증가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실질이자율과 비교가능한 인적자본 투자의 순수익률은 2004년 연 10.2%로 대다수 금융자산의 실질이자율보다 높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인적자본 투자 순수익률 10.2% 대학교 졸업자의 평균임금과 고등학교 졸업자의 평균임금 비율인 ‘대학프리미엄’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다 1990년대 초반 이후 다시 상승해 1.5 정도에 달한다.이를 대학 재학기간 4년으로 나누면 연 10.4%의 수익이 나온다. 경제활동에 따른 인적자본의 자본이득 2.1%, 인적자본의 감가상각 2.3% 등을 계산한 인적자본 투자의 순수익률은 10.2%다.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웬만한 금융자산의 실질이자율보다 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이다. 하 연구위원은 “출산율 감소는 1인당 교육비의 직접적 증가를 가져오고 사망률 하락으로 교육투자의 성과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다.”면서 “저출산과 고령화가 교육투자의 수익률을 높여 앞으로도 교육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교육투자가 늘어나면서 가계의 금융자산 투자가 줄어들고 마지막에는 금융자산이 전혀 없는 상태에 이른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발표된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에는 금융자산이 전혀 없다고 답한 가구가 전체 가구의 28.8%였으나 2003년에는 36.7%로 늘어났다.금융자산이 있으면 이것이라도 줄여 교육에 투자할 수 있지만 금융자산이 없으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교육투자를 줄이고 이는 다시 인적자본 수준을 낮추고 수입을 줄이는 등의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학생 중심의 외부금융 활성화 필요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4년도 등록금 및 학자금 현황’에 따르면 교육비를 부모 소득으로 충당하거나 부모가 금융회사에서 조달하는 자체조달 비중이 72.7%에 이른다. 학생 중심의 외부금융에 가장 가까운 정부지원 융자는 14.3%에 불과했다. 학생이 자신의 미래소득을 담보로 금융회사나 공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학생 중심의 외부금융은 학생의 미래소득과 가능성에 따른 효율적인 자금배분, 부모의 금융자산보유 증가로 인한 금융심화 등의 장점을 갖는다. 하 연구위원은 “학생 중심의 외부금융 활성화는 인적자본 고유의 정보 불완전성, 유동성 문제 등이 있어 금융회사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면서 “금융회사, 교육인적자원부, 학교, 국세청, 고용주, 신용정보기관 등을 포괄한 학자금대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황사 내일 또 온다

    황사 내일 또 온다

    지난 주말 대한민국을 먼지 속에 가뒀던 ‘슈퍼급 황사’에 이어 12일 또 다른 황사가 내습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10일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 사이에서 광범위한 저기압대가 형성됨에 따라 대규모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황사가 하루나 이틀 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상청은 5월까지 지난 주말과 같은 ‘슈퍼급 황사’가 2∼3차례 더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황사 내습 횟수가 증가하면서 동시에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년(1971∼2000년) 동안 전국의 봄철 황사 관측 평년값은 약 3.6일이지만,1990년대는 이미 평균 7.7일로 증가했다. 이 청장은 이날 기상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주말 발생한 황사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데 대해 사과했다. 기상청은 지난 7일 “주말에 약한 황사가 발생하지만 특보까지 발효될 가능성은 없다.”고 오보를 하는 바람에 기상청 예보를 믿고 주말인 8일 야외로 나들이를 나간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청장은 “이번 황사가 통상적인 경로로 오지 않고, 변칙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현재 가진 관측기구만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현재 중국 황사발생 지역과 통상적인 이동 경로를 위해 5곳에 황사감시관측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황사는 이 관측소들을 모두 피해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중국 지역에 관측소를 늘리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 “동시에 중국 기상청과 긴밀히 협조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까지 북한 지역에 우리 관측 장비가 설치되지 않아 북한을 거쳐 오는 황사 정보를 받을 수가 없다.”면서 “앞으로 북한에도 우리의 황사 자동관측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재벌 위상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따라야”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재벌 위상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따라야”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10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연재한 연중기획 시리즈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가 풍림산업 이필웅 회장가(家)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일 이병남 ㈜LG 인사팀장(부사장)과 김선웅(변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유태현(재벌의 경영지배구조와 인맥혼맥의 공동 집필자) 서울시립대 지방세연구소 박사, 본지 산업부 박건승 부장과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재계의 혼맥 변천사,2세들의 경영권 승계, 기업지배구조,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관계 등을 놓고 결산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사회 재계 혼맥의 흐름이 과거에는 정·관계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재계내에서 인연을 맺는 경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병남 부사장 재계 2,3세의 혼인은 과거보다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권력층에 치우쳤던 혼맥이 점점 줄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요. ●김선웅 소장 재계 혼맥은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 주도세력으로 경제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인맥과 혼맥을 되짚어 볼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서민들도 자기 수준과 비슷한 상대를 배우자로 꼽는데 재벌가(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들은 사회의 중추 세력으로 자리를 이미 굳혔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것에도 대단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세력을 두텁게 하는 파트너로 같은 재벌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태현 박사 재벌의 혼인방식은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초기에는 정·관계 사이의 혼인사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급속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신 재벌간의 혼인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계가 정·관·법조계 등 자신들과는 다른 영역에서 상층부를 형성한 계층과의 혼인을 줄이고, 동질감이 높은 다른 재벌과의 혼인을 늘리는 까닭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우선 과거 한국의 재벌은 정·관계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그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의 위치를 지켜갈 만한 역량을 확보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 90년대 들어 투명사회를 지향하면서 정·관계가 각종 비리에 연루돼 곤혹을 치르는 상황이 자주 나오면서 재벌 입장에선 더 이상 이들이 매력적인 혼인 상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세번째로는 재벌의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재벌 이외의 계층도 재벌과의 혼인을 부담으로 여기게 됐다는 것이지요. 네번째로 재벌 2∼3세의 잦은 교류가 이들의 혼인 사례를 늘게 하고 있습니다. 서로 사업을 하다 보면 관계가 돈독해지고, 자연스럽게 교류가 잦아집니다. 더구나 재벌 2, 3세들은 서로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이 유학을 하는 과정에서 친밀감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혼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끼리끼리 문화’가 재벌의 혼인 방식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회 재계는 ‘부(富)의 세습’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지 않습니까.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김 소장 2세가 경영권을 승계하든, 전문경영인이 승계하든 그 자체로서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2세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곧잘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세상사 인지상정’이며, 국민 감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권력의 지원에 힘입어 세워진 재벌이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관행에 따라 부의 세습을 이룬다면 이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지요. 또 능력 검증이 안된 2세들에게 그룹의 흥망을 맡기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2세들이 물론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으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자질을 갖춰나가고 있지만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나 계열사의 지원 등을 통해 능력이 부풀려지는 것도 사실 아닙니까. 이런 토양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승계의 정당성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사장 오너 CEO냐, 그렇지 않으냐가 좋은기업지배구조로 평가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불법·편법 재산 상속이 문제이며, 보유한 주식 이상으로 과도한 지배권을 행사하려 할 때 문제가 됩니다. 또 정당한 절차를 거쳐 2세 경영인에게 승계됐다면 이는 시장에서 판단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투명해지고, 시민단체가 수시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는 앞으로 어려워질 것입니다. 혈연이라고 해서 승계를 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이제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법률속에서 정당하게 이뤄지느냐로 파악해야 합니다. 기업과 오너와의 관계도 구분해서 볼 시점입니다. 예컨대 ‘X파일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 시장은 기업과 오너의 이슈를 분리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죠. ●사회 좋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지배구조가 그 사회가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지요. 결국은 효용성과 도덕성의 문제로 귀결되는데요. ●김 소장 척박한 국내 경영 환경에서 가족경영은 기업 성장에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경영이 우수하냐, 전문경영이 우수하냐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경영성과를 비교할 만한 실증적인 사례가 국내에 많은 것도 아닙니다. 전문경영이 대세인 미국에서도 포드 가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포드가(家)는 한때 가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더니 임금만 계속 올려 기업 경쟁력이 약해졌지요. 결국 대주주인 포드가문이 개입해 경쟁력을 회복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양측의 성과 비교는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 ●이 부사장 오너들은 아무래도 경영을 길게 봅니다.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오너 경영일지라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접근하는 전문 경영과 오너 경영의 문제는 너무 형식 논리로 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가 정신이 더 중요하며, 우리 사회가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주는 방향으로 경영환경을 개선해줘야 합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면에서 이를 뒷받침해야겠죠. ●유 박사 재벌의 혼맥은 엄밀히 보면 개인사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를 비난하거나 지나친 관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민은 재벌이 혼맥관계를 통해 비정상적인 급성장의 방편으로 사용하고, 그것이 결국 사회적 위화감 조장으로 이어지고 건전한 시장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재벌의 성장은 근본적으로 이 사회와 국민의 도움을 통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들이 지위와 위상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줘야 합니다. 정리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결산 좌담회 (참석자) ●이병남 LG그룹 인사팀장(부사장)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硏 소장 ●유태현 서울시립대 박사 ●사회 : 박건승 산업부장 ■ 취재 뒷이야기 서울신문의‘재계 인맥·혼맥 대탐구’가 지난 3월27일자 풍림산업편을 끝으로 1년 2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이미 단행본(‘ 재벌 家脈 ´ 상편)으로 출판된 4대 그룹편이 23회 원고지 1200장 분량이었고, 나머지 그룹도 34회 1700장이 넘는 방대한 규모입니다. 그간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소감과 애환을 들어 봤습니다. -오너 일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은 중견 그룹도 4대 그룹 못지 않았습니다.T그룹은 처음부터 “회장님 면담 불가, 가족도 노출 불가”라며 완강히 버텼습니다.“어차피 나갈 기사니 줄 것은 주자.”는 참모의 진언에 “턱도 없는 소리”라는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딱딱하던 총수도 막상 기사가 나오자 서울신문 가판을 여러부 들고 퇴근했다고 합니다. -취재 초기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던 모 그룹도 막판에는 회장 동생이 기자를 직접 찾아와 집안 이야기를 비교적 상세히 털어놨습니다. -‘크렘린’ 같기로는 식음료회사인 N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창업주 일가 기사를 취재한다는 보고를 했다가 홍보담당 임원이 회장에게 엄청난 질책을 당했다고 합니다. 겨우 바깥에서 활동하고 있는 막내 사위와 연결이 돼 가계도 ‘얼개’를 그리고, 수차례 ‘단골식당’을 찾은 끝에 막내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계도 완성에만 3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끝내 오너일가의 반대로 가족사진은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57회 연재하는 동안 가족사진 없이 나간 경우는 처음입니다. 식음료회사는 소비자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오너가 좀더 세상에 떳떳이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삼부토건의 경우 오너의 아들인 조시연 이사와 개인적으로 술자리도 몇번 같이 하는 등 친분이 있어 ‘땅짚고 헤엄치기’식 취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시작할 때 최대한 협조해주겠다고 약속한 그가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조 이사의 형이 과거에 지병으로 사망했는데 집안 얘기가 공개되면 장자의 사망 내용도 다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오너 가슴에 다시 한번 못을 박는다는 것이었죠. -한 집 걸러 이혼 부부가 속출하는 세태는 재벌가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집안마다 한두 쌍의 이혼은 기본이었고 A그룹은 2남2녀 중 두 딸이 모두 이혼했는데 그중 한 명은 두 차례나 내로라하는 집안과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혼 부부가 자녀를 뒀는데 그들의 혼기가 찼을 경우에는 혼사 문제를 고려해 이혼은 했지만 여전히 부부로 이름을 올려달라는 주문이 많았습니다. 반면 이혼은 했지만 자녀가 어리거나 없다면 아예 혼인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B그룹 회장의 경우 일찌감치 이혼했지만 새로 만난 부인에 대한 사랑이 깊어서인지 현 부인 사진에 대해 까다롭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많다보니 형제가 분란을 겪은 그룹도 적지 않았습니다. A그룹 총수는 분쟁 이후 사과를 받았냐는 질문에 “우리 형님이 그렇게 말할 분이 아닙니다.”고 반박했고, B그룹 총수는 ‘여전히 내가 적통인데 형님이 내 자리를 차지했다.’는 뉘앙스가 짙었습니다. 형제간 계열분리된 C그룹은 서로 왕래가 없을 뿐 아니라 소식도 모르고 지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했습니다. 형제간 불화설이 나돌던 D그룹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6개월만에 불화설이 사실로 확인돼 관계자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산업부 ukelvin@seoul.co.kr
  • 국제 원자재값 급등

    금값이 25년만에 처음으로 6일 온스당 6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뉴욕귀금속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국제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601.9달러를 기록했다가 전날보다 7.2달러 오른 599.7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1980년 12월 이후 최고가다. 지난해 11월보다는 20%나 올랐다. 뉴욕의 귀금속 애널리스트들은 투기성 자본이 주식이나 원유 대신 금 매수에 나선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긴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뿐 아니라 은, 구리, 아연, 설탕 등 각종 원자재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구리값은 전례없이 t당 6000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는 2년 전 평균의 2배다. 구리값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인도네시아 구리 광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데다 멕시코에서는 광부들이 파업을 벌여 공급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졌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이자율이 불확실해지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자금이 증권·채권 시장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값은 1990년대 증권시장 호황과 함께 안정세를 유지,2001년에는 25년만의 최저치인 온스당 255달러를 기록했었다. 유가 상승에 따라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이 대체연료인 에탄올을 만드는 데 사탕수수를 대량 사용하면서 원당 공급이 줄어 설탕값도 크게 올랐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고유가가 전세계적 경제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보고서를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IMF는 “세계적인 경상수지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면서 예상치 못한 급작스러운 조정으로 세계 경제가 혼란을 겪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확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2002년과 2005년의 미국 재정 적자는 미국 정부의 생각처럼 일본·중국 등 아시아 경제의 부상 때문이 아닌, 고유가 탓이라고 IMF는 분석했다.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는 “고유가로 올해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MBC무비스 오전 8시) 지난달 24일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보컬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피오 레이바가 89세를 일기로 숨졌다. 앞서 기타리스트 콤파이 세군도와 피아니스트 루벤 곤살레스가 2003년 각각 95세와 84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이브라힘 페레도 지난해 78세를 세상을 떠났다.1990년대 후반, 세계를 쿠바 음악으로 흥겹게 달궜던 노장 재즈 뮤지션 밴드 멤버들은 이렇게 하나둘 세상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어 아쉬움이 쌓여간다. 1999년 공개된 음악 다큐멘터리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바로 이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소 쿠바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미국 재즈 기타리스트 라이 쿠더가 잊혀졌거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쿠바의 노장 재즈 뮤지션들과 1950년대식 낡은 스튜디오 녹음실에서 벌인 즉흥 연주회를 녹음,1986년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라는 앨범을 냈고, 멋진 하모니와 즉흥 연주를 담았던 이 앨범은, 전세계적으로 600만장 이상 팔렸고, 쿠바 음악이 레게와 라틴 음악을 뛰어넘으며 세계로 알려졌다. 다큐멘터리는 이들이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재녹음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공연 실황과 인터뷰 장면이 교차되며 노장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인생 역정을 드러내고 있다.1999년작.105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문스트럭(MGM 오후 2시15분) 뉴욕의 한 이탈리아계 집안을 무대로 약혼자의 동생을 사랑하게 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이다. 셰어는 이 영화로 198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원래 가수이지만 연기력이 빼어나다. 앞서 1983년엔 ‘실크우드’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1985년에는 ‘마스크’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노만 주이슨 감독이 연출했다. 결혼한지 2년 만에 사고로 남편을 잃은 30대 후반의 과부 로레타(셰어)는 노총각 조니(대니 앨로)로부터 청혼받고는 이를 허락한다. 조니는 시실리로 떠나며 사이가 좋지 않았던 동생 로니(니컬러스 케이지)를 결혼식에 초대해달라고 부탁한다. 로레타는 오히려 로니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갈등 끝에 이별을 통보하지만 로니는 마지막 만남이라며 로레타와 함께 간 오페라 극장에서 사랑을 고백하는데….1987년작.102분.
  • 인하대 삼국지 연구소 본격 해부

    인하대 삼국지 연구소 본격 해부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가 과거에 대한 기록이라면 이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당시대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와 조조에 대한 평가만큼 극적인 반전이 이뤄진 것도 드물다. 이러한 현상을 2004년 9월부터 학술진흥재단의 의뢰를 받아 국내 최초로 삼국지를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인하대 ‘삼국지연구소’가 본격 해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난세의 간웅’으로 널리 알려진 조조는 1990년대부터 잔꾀와 간교의 화신에서 벗어나 유능하고 뛰어난 지도자로 해석하는 시각이 대두됐다. 한술 더떠 IMF사태를 거치면서는 뛰어난 경영철학을 지닌 창업주이자 CEO에 비유되기도 했다. 반면 성인군자의 대명사였던 유비는 무능하고, 음흉한 위선자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북위 정통론’에 입각한 인물해석의 결과다. 삼국지 원전인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비롯해 지금까지 발간된 삼국지 판본 대부분이 유비가 세운 촉나라에 정통성을 주는 ‘촉한 정통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때문에 유비를 높이고 조조를 비하하는 풍조가 일반화됐다. 반면 북위 정통론은 조조가 건립해 삼국을 통일한 위나라에 정통성을 두고 있다. 북위 정통론은 1939년 삼국지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창작한 일본의 요시가와 에이지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촉한 정통론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북위 정통론에 쏠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요시가와의 영향을 받은 김동리, 김광주, 양주동의 삼국지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요시가와의 견해를 확대해석한 타이완의 진순신과 일본의 미요시 토오루 등에 의해 북위 정통론은 정식 이론으로 부각됐다. 북위 정통론은 소설적 구성의 ‘삼국지연의’보다는 서기 285년 진수가 쓴 정사(正史)인 ‘삼국지’를 근거로 하는 경향이 있다. 제갈공명도 정사에서는 신출귀몰한 전략가라기보다는 주로 내치를 담당하는 재상으로 묘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문열의 삼국지와 고우영의 만화삼국지가 북위 정통론의 영향을 받았다. 고우영은 유비를 ‘쪼다’의 이미지로 각인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삼국지 처세학·경영학 등 실용서들은 대개 북위 정통론의 입장을 따른다. 이들은 조조를 인간경영에 성공한 난세의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아무튼 현재 삼국지시장에서 촉한 정통론과 북위 정통론이 충돌하고 있으며, 삼국지연구소 연구원들도 입장이 나뉘어져 있다. 촉한 정통론은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위 정통론에 밀리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들은 유비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재반전’을 노리고 있다. 유비의 재평가에 나선 그룹들은 조조의 ‘리더십’에 맞서 유비의 ‘파트너십’을 강조한다. 즉, 리더십이 지도자의 카리스마를 배경으로 하는 ‘일방성’에 기초한 데 비해 파트너십은 함께 가는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다. 조조의 인물등용 관점이 ‘이해’에 기초한다면 유비는 ‘인간’이며, 조조의 조직이 수직적이라면 유비의 조직은 수평적·양방향적이라고 주장한다. 삼국지연구소 윤진현 연구원은 “21세기 들어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민중적 열망이 거센 점 등으로 미뤄 진정한 파트너십을 가진 유비가 새로운 리더형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국지연구소는 삼국지 판본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분석을 했다. 연구소측은 지금까지 발간된 400여종의 판본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박태원, 박종화, 김구용, 황석영이 쓴 삼국지를 꼽았다. 박태원이 1945년에 펴낸 삼국지(정음사 간행)는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민중적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하려는 의지가 뛰어나다.1967년 삼성출판사에서 삼국지를 펴낸 박종화는 역사소설가답게 역사소설 본연의 기법으로 흥미로움과 깊은 맛을 자아냈다는 평이다. 김구용 삼국지(1974년 일조각 간행)는 지금까지 발간된 판본 가운데 가장 완벽한 번역으로 알려졌다.2003년 발간된 황석영의 삼국지는 정통 삼국지의 완성본이라고 연구소측은 평가했다. 박태원 이후 단절된 정통 삼국지의 맥을 잇는 최고의 삼국지라는 것이다. 반면 인가작가 이문열이 1988년에 펴낸 삼국지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잘못된 번역과 원전에 대한 지나친 자의적 해석 등으로 삼국지의 역사적 의미를 반감시켰다는 것이다. 장정일 삼국지 역시 창작·각색형으로 분류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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