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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1면의 파격과 혁신을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1면의 파격과 혁신을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신문 1면은 신문의 얼굴이자 신문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1면은 신문사가 다양한 정보를 제시하는 신문사 시각과 철학을 응축하여 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면은 단순히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신문사의 전략적 의지의 산물인 것이다. 최근 한국언론재단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국내 종합 일간지들의 1면 보도에는 정치, 비리, 북한, 경제 및 산업, 외교 뉴스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국내 신문 1면은 정치 뉴스가 핵심적으로 생산되고, 기타 경제 및 외교 뉴스가 보완적으로 배치되는 패턴을 갖는다. 서울신문도 이와 같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치 뉴스를 중심으로 물가 및 부동산 등의 경제 뉴스가 반복적으로 신문 1면을 구성한다.1면 하단 광고로 인해 게재되는 뉴스 정보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뉴스 다양성도 비교적 낮아 보인다. 기사 글자체, 편집 디자인, 보도 사진 등도 다소 평이해 보여, 보다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국내 신문 시장은 전체 성장률이 감소하는 반면, 지나치게 많은 신문사가 공존하는 불안정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신문이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신문사의 기본 철학은 유지하되,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독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신문 1면에 정치 뉴스가 많이 실리는 것은 모든 신문사들에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같은 정치 현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창의성과 차별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1면 디자인 방식도 신문사마다의 개성이 드러나기보다는 대부분 신문사들이 유사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신문 1면 구성이나 전통에 파격과 혁신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1면 광고를 줄이거나 변형 광고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및 일본 신문은 1면 광고가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의 유력지에서는 광고가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편이다. 광고 대신 핵심 기사 집중도를 높이거나 다른 지면 기사와의 연계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광고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신문사가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1면에서만큼은 광고보다는 뉴스를 통해 독자에게 직접 다가서는 전략이 요구된다. 1면 뉴스 기사 사진의 배치와 구성에도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1면 톱뉴스와의 연계성을 갖고 사진의 정보와 이미지 전달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연구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뉴스 내용 측면에서는 아시아와 글로벌 가치를 강조하는 것도 서울신문이 다른 신문과 구별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쟁점에만 집중되어 있는 기존 신문 1면 구조를 탈피하여 보다 아시아 및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정치, 경제, 문화적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1면을 구성하는 것도 시의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신문 1면에 다양하면서도 혁신적인 그래픽 또는 시각 정보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 신문들을 살펴보면,1면에는 창의적인 그래픽 정보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제고한다. 반면, 서울신문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내 신문들은 단순하고 평범한 형태의 그래픽 정도만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 1면은 뉴스의 단순 전달이 아니라 주요 뉴스의 의미를 참신하게 재구성하여 독자들의 즐거움과 관심을 촉발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갖는다. 따라서 신문 1면은 전체 뉴스 기사를 요약하는 인덱스 기능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한국 사회를 통찰하고, 미래의 한국 사회 모습을 예측하고 안내할 수 있는 창의적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부터 내용이나 형식 측면에서 1면의 파격을 시도해볼 만한 시점이다.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화전문가 이정숙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화전문가 이정숙

    세상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선뜻 누가 생각날까? 여러 인물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나폴레옹, 루스벨트, 덩샤오핑, 버나드 쇼, 맹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등을 동서양의 대표적 ‘화술의 달인’으로 꼽는다. 말 한마디로 세상을 움직였으며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곁으로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화술의 기법’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터.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와 오바마의 예를 들어보자.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오바마는 부드러운 태도와 절제된 언어로 다양한 인종과 계층에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힐러리는 아주 세련되게 말을 잘한다. 그러나 ‘대화’의 차원을 고려할 때 오바마에 뒤진다.”고 평가한다. 힐러리는 수려한 말 솜씨와 함께 “내가 앞장설테니 여러분은 저를 따라오십시오.”라는 식이지만, 오바마는 “우리가 해냅시다. 같이 뭉치면 됩니다.”는 형태의 대화법을 구사해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때 이른바 선동적 ‘대화법’을 즐겨 ‘말’이 경망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했다. 또 지난 17대 대선기간 동안에는 “정동영 후보는 힐러리처럼 말은 잘하지만 대화에서는 이명박 후보에게 뒤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TV 대선토론을 놓고 이 후보가 상대방으로부터 들으려고 하는 자세가 더 좋았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대화법도 눈길을 끈다. 요즘 ‘삼성 특검’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한마디 말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소처럼 눈만 꿈뻑꿈뻑하는’ 특유의 대화법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다. 큰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일수록 말을 자주 하면 변명이 되고 또 일만 더 키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보복폭행’으로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복싱처럼 때렸다.”는 등 말을 많이 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직장 내 대화법´ 다룬 책 출간 어디, 지도자나 경영자들뿐이랴. 요즘들어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대화’나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말을 잘못해 열심히 일하고도 공(功)을 깎아먹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리더십 부족으로 업무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뿐만 아니다. 직장에서 주류가 되는 사람들의 대화습관도 따로 있을 정도로 ‘대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화 전문가 이정숙(54·PR회사 SMG대표)씨.‘준비된 말이 성공을 부른다’ ‘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 ‘한국형 대화의 기술’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78’ ‘자기확신을 높여주는 셀프대화법’ 등 30여권의 대화 관련 책자를 발간, 이 방면에서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유쾌한 대화법’의 경우 20만부 이상 팔렸을 만큼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을 위한 ‘성공하는 직장인은 대화법이 다르다’는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그는 1990년대 초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KBS 성우생활(공채3기)을 그만두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스피치이론과 커뮤니케이션 3년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매년 2∼3권씩 책자를 발간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체에 순회강연 등으로 분주히 보내고 있다. 정·재계 인사들에게 대화 컨설팅도 많이 했다. 직장인들의 성공대화법은 어떤 것인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 “모임이나 회식장소에서 발언할 기회가 자주 생기지요. 이럴 때 건배사나 폭탄사 등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말 잘하는 방법은 모임에 가기 전 30초 정도 스피치를 연습하면 됩니다. 우리가 출근할 때 세수하고 이를 닦듯이 화장실이나 혼자 있는 곳에서 현장 분위기를 미리 떠올리면서 중얼중얼 얘기해보는 것이지요. 생각나는 말을 쪽지에 간략히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서 최근 K제과회사의 회식장소에서 한 임원이 “우리가 좋다, 좋∼다. 좋∼∼다!”라고 짧은 건배사를 해 직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던 예를 소개해준다.‘좋다.’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재치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동료에 대한 배려 담긴 말 필요 이어 직장 내의 대화법에 대해 언급한다. 직장은 개인의 이익과 조직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화법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 직장에서는 조직 생리에 부합하면서 상사, 동료, 부하직원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요령있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부나 비겁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며 “하루 8시간 이상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 조직에 대한 이해와 함께 동료에 대한 배려이자 직장인이 가져야 할 센스”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직장 내의 대화법은 개성과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곳임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 또한 직장 내의 대화법을 익히는, 어쩌면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같은 작은 변화가 놀랍게도 직장생활 전체를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주류가 될 수도 있고 비주류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금속은 소리로 재질을 알 수 있지만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고 했다. 직장에서 나누는 말만 들어도 주류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를 잘 하려면 우선 상대문화를 잘 알아야 합니다. 들을 때는 눈치가 빨라야 하고요. 또한 말을 잘 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어떤 모임이 있다면 여행갔다 온 얘기 등 미리 주제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나폴레옹의 경우 3개월 동안 거울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를 떠올리며 눈빛과 말투 등을 똑같이 연습했습니다. 영웅들의 탁월한 대화는 이렇듯 연습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대화 잘 하려면 경청하는 습관부터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밥상머리에서 항상 ‘오늘 한 일을 얘기해봐라.’는 식의 대화교육을 일찍부터 받으며 자랐다. 이런 영향으로 1975년 KBS 성우가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털어 미국으로 건너간다. 이때 미스 아메리카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대화교육을 담당했던 사람 등을 만났으며, 틈만 나면 여러 도서관을 다니면서 관련자료를 모았다. 귀국한 이후에도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고위 과정 운영책임을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및 대화 전문가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전전긍긍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들이 일도 열심히 잘 하지만 재미있는 대화법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빛낼 때 직장은 즐거운 곳이 될 것입니다.” 슬하의 장남은 최근 미시간대 건축과를 수석졸업했으며, 둘째아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사 공부와 출판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공부기술’‘르네상스 미술이야기’라는 책을 펴내 일찍부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변화의 바람 거센 ‘하늘의 땅’ 몽골

    변화의 바람 거센 ‘하늘의 땅’ 몽골

    ‘몽골반점’‘우랄-알타이 어족’ 등의 수식어로 알려진 나라, 몽골.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 속에서 그들도 우리나라를 친근하게 여기고 있지만, 정작 정신적 스킨십을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다.EBS 4부작 다큐시리즈 ‘한·몽 공동제작-하늘의 땅, 몽골’(3월3∼6일 오후 11시10분)이 이같은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몽골 방송사 ‘UBS,Arena Studio’도 제작에 함께 참여했다. 3일 방송되는 1부 ‘초원의 전설, 토올’은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몽골 오랑카이 족의 대서사시가 ‘토올’에 관한 이야기다. 토올은 몽골의 전설 속 영웅들을 찬양하는 노래로,7만 줄(A4용지 약 3500페이지 분량)이 넘는 가사는 사나흘 동안 내리 불러야 할 만큼 방대하다. 이 노래를 외워서 전문적으로 부르는 사람을 ‘토올치’라 부른다. 2부 ‘자연과 인간의 매개자, 버’(4일 방송)에서는 1990년대 사회주의를 버리고 시장경제를 선택해 변혁을 겪고 있는 몽골 사회에 여전히 살아있는 샤머니즘의 세계를 조명한다. 몽골어로 ‘버’는 남자 무당을 뜻한다. 현재 몽골 사회에서 그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실제 굿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각해 본다. 3부 ‘아름다운 동행, 야탁과 가야금’(5일 방송)은 우리 악기 가야금과 흡사하게 생긴 몽골 전통악기 야탁을 조명한다.1961년 북한 가야금 연주자 김종암이 몽골에 와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외세의 압력에 맥이 끊길 뻔했던 몽골의 야탁을 부활시켰다. 지금도 스승의 열정과 헌신을 기억하는 제자들이 ‘아리랑’ 등을 야탁 연주로 들려준다. 4부 ‘꿈꾸는 초원, 바다흐 가족의 외출’(6일 방송)에서는 고비사막에 사는 유목민 가족을 한 달 간 밀착취재,21세기 몽골인들의 생활 변화상을 짚는다. 자연친화적 삶을 살던 250여만명의 몽골인 가운데 절반은 이미 도시로 떠났다. 전기와 텔레비전, 휴대전화가 수천년 동안 이어온 이들의 생활방식을 급속히 바꿔 놓고 있는 중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기고] 규제완화와 초고층 건축/김상대 高大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기고] 규제완화와 초고층 건축/김상대 高大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1990년대 이래로 아시아의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앞지르고 공학기술의 총아인 초고층 건물도 대부분 아시아에서 세워지고 있다. 특히 중동과 중국에서는 버즈두바이(160층),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101층), 진마오(88층) 등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초고층 건물을 건설하여 국제적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나아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초고층 건물이 세워진 사례는 다수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모하마드 마하티르 총리가 페트로나스 타워(88층)를 국가적 위신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으며, 중국과의 대결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타이완 당국의 의지로 건립된 타이베이 101(101층), 그리고 상하이를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SWFC가 여기에 속한다. 규제완화 측면에서는 미국, 타이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미 많은 초고층 건물을 보유한 국가에서는 초고층 건축을 장려하기 위해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각종 제약들을 완화하였다. 타이완의 경우 타이베이 101 건설 당시 타이베이 공항의 활주로 남측 약 4㎞ 지점에 508m 높이의 이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비행안전구역 일부 구간의 제한높이를 145m에서 600m로 상향 조정했으며 3개 항로를 폐쇄하고 4개 항로를 신설했다. 또한 UAE의 버즈 두바이의 경우는 타워가 150m에 도달하면 공항 레이더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모든 비행절차와 활주로 장비에 영향이 예상되자 두바이 국제공항공사와 협력하여 새로운 비행절차를 수립하였고, 미국 뉴욕의 JFK공항은 주거지역 소음피해의 최소화를 위하여 활주로 직전에서 급회전하여 착륙하도록 계기절차를 수정하는 비표준적인 절차까지도 인가하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초고층의 물결 속에 우리나라는 아직도 타협과 조정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여러 프로젝트가 계획단계에서 법규나 기타 제약들로 인해 답보하고 있다. 특히 잠실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초고층 건물의 위치가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하고 정부가 발주한 두 번의 미연방항공청 기술검토 용역 및 행정협의 조정과정에서의 비행안전영향평가 용역에서 초고층 건축이 가능하다고 검토되었지만 행정조정 협의회에서는 결국 40층 이하로 건설하도록 결정하였다. 알려진 바로는 계기착륙(ILS), 정밀접근레이더(PAR), 전술항행표지시설(TACAN) 등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전방향 표지시설(VOR)과 공항 감시레이더(ASR) 등에는 다소의 문제가 있어 고도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의 사례(타이베이, 두바이, 뉴욕)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적 사업을 위하여 정부가 앞장서서 민간의 애로점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대화와 설득과 조정을 통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3의 길은 언제나 있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지혜가 될 것이다. 초고층 건축물을 건설하면 사회·문화·경제·기술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높기 때문에 규제보다는 지원과 협력의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대한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쟁력과 대응실태 조사 결과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은 볼거리가 없는 나라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보다 상하이가 먼저 떠오르는 도시경쟁력의 시대에 서울의 이미지 변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세계적 대세인 초고층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탈피하고 여러 제약 규정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불합리한 규제는 철폐하고 실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여 서울을 세계의 대표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김상대 高大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 이재용 전무 뭘 조사받았나

    이재용 전무 뭘 조사받았나

    28일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전격 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의 실질적인 수혜자로서 이번 특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사 대상자로 꼽혀 왔다.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 앞서 수차례 고소·고발이 있었으나 핵심 참고인인 이 전무를 수사기관이 직접 불러 조사한 적은 없어 이번 특검 소환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특검팀은 이 전무를 재소환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전무는 1990년대 중반 해외 유학 당시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60억원 가운데 증여세를 내고 남은 44억원으로 경영권 승계의 물꼬를 텄다. 비상장사인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의 주식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집중 인수했고, 이 회사들이 상장되자 지분을 매각해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 전무는 이 이익을 바탕으로 1996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헐값으로 배정받아 최대주주가 되며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다졌다. 삼성SDS BW 헐값 발행, 서울통신기술 CB 헐값 발행도 이 전무의 재산 불리기에 큰 몫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 고소·고발 사건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이 전무에게 몰아주기’가 이 회장의 지시나 그룹 차원의 공모·개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이 전무에게 따져 물었다. 에버랜드 사건 진술 및 증거 조작 의혹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무는 검찰 수사 당시 서면을 통해 “김석 삼성증권 부사장에게 CB 인수 의사를 타진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는 사건 관계자들이 사전 시나리오를 짜고 진술과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무와 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던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 검찰에서 “2005년 사망한 박재중 상무의 부탁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며 당초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e삼성 사건의 피고발인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인터넷 벤처기업 14곳을 실질적으로 총괄 운영한 이 전무가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자 삼성 계열사들이 e삼성 관련 지분을 사들인 경위가 핵심이다. 다른 사안에 비해 사법 처리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여겨진다. 특검팀은 이 전무의 경영 실패로 인한 손실을 그룹 차원에서 공모해 떠안은 것으로 보고 이 부분도 캐물었다. 이 전무는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지시했고, 그룹 차원의 공모와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승계 과정에서 계열사 주주들이 지분을 포기한 것도 독자적인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08 K-리그 전력점검] (2) 성남·부산

    [2008 K-리그 전력점검] (2) 성남·부산

    ■ 굵직한 재목들 떠나 또 무관의 설움 우려 성남 일화는 지난해 2위 등 매년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두현이 웨스트브롬으로 떠났고 수비수 조용형이 제주로 돌아갔다. 이따마르는 멕시코 치아파스로 이적했다. 듬직했던 수문장 김용대는 군에 입대, 광주로 옮겼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필요했지만 웬일인지 성남은 FC서울에서 지난해 부진했던 브라질 용병 두두를 다시 불러왔을 뿐이다. 두두는 일본 미야자키 전훈에서 공격의 축 모따와 호흡을 맞춰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려 2승2무의 성적에 기여했다. 특히 벤프레 고흐전에선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성남은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둔 28일 강릉으로 마지막 담금질을 떠났다. 올림픽대표팀에서 박주영(서울)의 공백을 메웠던 한동원이 김두현의 자리를 어느 정도 대신할지가 관건. 선수층이 엷어진 데다 주전 노쇠화도 상당하지만 K-리그의 대표적인 지장(智將) 김학범 감독은 ‘컴퓨터 포백’에 사활을 걸고 있다.‘식사마’ 김상식을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수비수로 전직배치, 뒷문을 걸어잠그겠다는 것. 그러나 수비진의 스피드와 힘이 떨어지는 게 걱정거리. 지난 시즌 44골을 넣어 팀득점 1위에 올랐던 성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따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해 포항에 무릎을 꿇은 것은 물론, 컵대회와 FA컵,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로피 하나 들어올리지 못했다. 설움을 갚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안정환 연착륙 숙제 관중몰이 성과 낼까 부산 아이파크는 1990년대 간판 스트라이커 출신인 황선홍 감독과 8년 만에 돌아온 ‘반지의 제왕’ 안정환의 결합으로 지난해 13위의 부진을 털고 관중몰이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홈구장인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는 가변좌석을 설치, 터치라인과의 거리를 좁혀 전용구장 효과를 낸다.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을 안정환의 연착륙에 팀성적의 부활이 달려 있는 셈. 그러나 황 감독은 28일 그의 개막전 투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왼쪽 윙포워드로 기용될 한정화도 주목할 선수. 작은 체구에도 바지런한 움직임과 예리한 측면공격으로 지난해 후반기 가능성을 엿보여 최고의 재간둥이로 꼽힌다. 김창수를 대전에서 데려와 수비진 보강은 물론, 활발한 공격가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풀백이었던 이강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려 공수 조율을 맡기는 점도 지난해와 달라지는 점. 일본 구마모토 전훈 초반,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후반에 요코하마FC, 북한대표팀의 주포 정대세가 소속된 가와사키 프론탈레 등 강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전력이 안정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신통찮고 선수층마저 엷어 전체적인 전력은 10위권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끌어올리는 것은 초보감독의 몫으로 남아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자기창조 조직/이홍 지음

    삼성전자와 LG전자, 핀란드의 노키아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을 조립하던 무명 기업이었지만,20∼30년만에 반도체와 TFT 모듈 같은 부품사업, 휴대전화 제조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LG전자도 마찬가지.‘골드스타’라는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가까스로 생존하던 기업이 백색가전 부문 세계 3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노키아는 펄프와 고무, 전선을 만들던 중소기업에서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휴대전화의 30% 이상을 공급하는 세계 1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떠올랐다. 이들 글로벌 기업이 불과 20∼3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성장비결은 무엇일까.‘자기창조 조직’(이홍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은 어떤 일이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신하는 ‘자기 창조’ 능력을 그 답으로 제시한다. 광운대 교수이자 한국지식경영학회장인 저자는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창조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조언을 들려준다. 조직에서 자기 창조가 어떻게 이뤄지고 유지되는지, 자기 창조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어떤 체계를 갖춰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공공기관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일류기업 못지않은 자기 창조의 변화를 이뤄낸 관세청에 주목한다. 관세청은 국경 관리의 최일선 기관이다. 수출입의 통관이 이뤄지고 밀수나 짝퉁상품, 마약의 유입을 막는 국경 방어가 행해진다. 이곳이 1990년대 후반 이후 지속적인 자기 창조로 변신을 거듭했다. 한 곳에서 모든 수출입품을 감시하던 ‘고정감시’에서 필요하면 어디나 찾아다니며 감시하는 ‘기동감시’로 바꾸는 등 끊임없는 변신 노력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덕분에 민간 기업으로 치면 3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저자는 미시적으로는 불안정하지만 거시적으로는 안정된 상태가 ‘자기 창조 조직’을 위한 최선이라고 지적한다. 미세한 환경의 변화에도 미시적인 수준에서 변화하는 능력이 발휘되면 이를 토대로 조직 전체가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거시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게 된다는 얘기다.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 졸업식에서 느끼는 서글픔/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 졸업식에서 느끼는 서글픔/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매년 2월은 대학 졸업식이 열리는 시즌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수들은 졸업식 참석을 두려워한다. 졸업생들이 은사님들을 모시고 베풀어 주는 사은회 모임은 두려움을 넘어서 공포의 대상이다. 졸업을 축하하기엔 현실이 너무도 각박하기 때문이다. 졸업생의 반 정도는 졸업식 날까지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교문을 나서게 된다는 현실을 교수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학이 당면하고 있는 보편적 상황일 것이다. 전국의 도서관, 독서실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 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 이전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취업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도 쉽사리 일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요즘과 같은 물질적 풍요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대학에서 낭만과 멋도 만끽하고 파티며 미팅이며 놀고 즐기는 대학문화도 존재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지식인의 사명감을 갖고 항의도 하고 격렬한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의 대학생들은 취업 걱정 없이 학문을 탐구하고 대학문화를 즐기는 동시에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공유하며 대학 생활을 보낸 선택된 엘리트 집단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예전의 대학생에게 졸업은 사회인으로서의 힘찬 새 출발을 의미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대학생에게 졸업은 황량한 경쟁만이 도사리는 인간 시장으로의 방출을 의미하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되어 누적된 청년 실업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대학생들은 졸업이 다가오면 각종 자격시험, 고시와 공무원시험, 입사시험 등 좁은 관문을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시험공부에 매달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학을 하고 취업준비의 시간을 벌거나 무작정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 수는 더욱 많아졌다. 대학에 입학한 후, 군 입대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정상적으로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은 이제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에서 압축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은 비록 현실은 가난하고 척박했어도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자신만만한 비전을 설계하며 대학생활을 구가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생들은 물질적으로 풍요 속에 살고 있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주는 중압감 때문인지 왠지 분주하고 쫓기는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예전보다 훨씬 학업에도 열심일 뿐 아니라 외국어나 IT기술 등 각종 재능 면에서 봐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가 적지 않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우리의 대학생들이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진다고 말할 수 없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상황은 한국과는 딴판이다. 일본은 1990년대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찾은 탓인지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과열 경쟁을 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생이 한국보다 우수해서라기보다는 일본사회가 우리보다 충분한 일자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에서는 재학 중에 일찌감치 취업을 확정짓고 여유 있게 사회 진출을 준비하며 대학의 남은 생활을 즐기는 졸업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졸업 시즌이 되면 어깨가 축 늘어진 우리 졸업생들을 보며 죄스러움과 자책에 빠지게 되는 것은 대학에서 근무하는 필자에 한정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새 정부의 출범을 맞아 하루빨리 경제 활력을 되찾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대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가지고 졸업식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성세대가 풀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부고] ‘마지막 제헌의원’ 김인식옹

    유일한 생존 제헌국회의원이던 김인식옹이 지난 2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95세. 고인은 16세 때인 1929년 광주학생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해주고보에서 퇴학을 당하고, 중국의 고교 과정을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1945년 광복 이후 고향인 해주가 공산당 치하로 들어가자 남하해 대동청년단 서북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1948년 제헌 국회의원 당선 후에는 친일파 숙청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국가보안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1990년대에는 대한민국건국회 회장, 이북 출신 국회의원회 회장, 대한민국 제헌국회의원 동지회 회장 등을 지냈다. 매년 제헌절 행사 때마다 기념사 낭독을 도맡았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영결식은 28일 오전 10시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02)2072-2022.
  • [경제살린 세계의 지도자] (2) 로널드 레이건

    [경제살린 세계의 지도자] (2) 로널드 레이건

    1980년 12월 영화배우 출신의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축하 파티에서 참석자들은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얼굴이 새겨진 넥타이를 맸다.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철저한 시장주의자로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 라디오 방송자 폴 하비가 레이건 정부의 경제정책을 빗댄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의 뿌리가 바로 애덤 스미스에 있음을 상징한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레이건은 1979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을 축소해 정부 개입을 줄이고 감세를 통해 민간의 활력을 제고하겠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들리지만 당시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파격적인 공약이었다.1920년대 경제공황 이후 70년대까지 미국 경제를 이끈 원동력은 ‘유효수요’ 창출이라는 케인지언식 경제정책이었다. 왜곡된 자원 배분을 국가가 개입해 조정하고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수요를 늘리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자 임무였다. 사회적 불평등이나 모순은 누진적 과세와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보편화했다. 하지만 7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이런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만연하기 시작했다. ●친시장 정책으로 전환 경제학자들이 끙끙 앓던 해결책을 경제학의 문외한인 레이건이 제시했다. 그는 1980년 대통령직 수락 연설에서 “정부는 문제 해결의 방법이 아니라 문제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레이거노믹스의 핵심을 압축한 말이다. 정부가 성장의 주역이 아니라 지나친 간섭과 조직의 비대화로 시장의 비효율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200여년 전 애덤 스미스가 강조한 ‘보이지 않는 손(시장기능)’의 부활이자 공급경제학이 비로소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레이거노믹스는 ▲연방정부의 기능축소 ▲감세정책 ▲규제철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량 조절 등을 강조한다. 이같은 신자유주의식 공급경제학 이론은 시카고 학파의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했지만 정책에 반영되기는 레이건 정부가 처음이다. 또한 높은 세금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통화팽창에 따른 지나친 저금리는 경쟁력없는 기업들의 퇴출을 지연시킨다는 논리도 폈다. ●숱한 비난에도 정책의 일관성 유지 레이건 정부 초기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9.5%이던 정책금리를 1981∼84년에 평균 12%를 유지했다. 물가안정 차원이었다. 경쟁에 뒤처지는 기업들의 불만이 터져나왔고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이 늘면서 실업률은 급등했다. 레이건 지지율은 73%에서 42%로 급락했고 1982년 말 중간선거에서도 하원 26석을 잃는 등 패배를 자초했다. 하지만 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물가가 안정되면서 통화공급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시중금리는 점차 안정됐다. 또한 82년과 88년 두차례에 걸쳐 소득세율은 70%에서 28%로, 최고 법인세율은 46%에서 34%로 떨어뜨렸다. 저금리로 인한 투자증대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 세금을 낮춰 생산의욕을 높인 것이다. 탈세 등을 방지하기 위해 1110억달러 규모의 비과세·감면을 축소했다. 부자들의 세금만 깎아준다는 비난을 무마시키지 위한 조치이다. 그 결과 레이건이 재임한 1981∼88년 평균 물가상승률은 3.8%로 안정을 찾고 경제성장률은 3.5%로 견실해졌다. 집권 초기 물가상승률은 10%를 오르내리고 성장률은 2% 안팎에 그쳤다. ●17년 대세 상승의 시발점 레이거노믹스의 다른 축은 규제 완화다. 수송·에너지·통신 분야의 규제를 풀고 독점을 사후관리 체제로 전환, 자본의 대형화를 유도했다. 금융분야에선 은행과 증권의 분리원칙을 세워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했다. 불법 파업 등에는 엄격한 법 집행으로 강력히 대처,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키웠다. 기업간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뤘고 대형 다국적 기업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물론 기업사냥꾼이 등장하고 헤지펀드가 유행하면서 ‘부익부 빈익빈’ 등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중산층도 적잖이 무너졌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가 1982년 1000포인트에서 2000년 1만포인트까지 오르는 대세상승의 밑거름이 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용어클릭]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이 8년 임기 동안 추진한 ‘작은 정부’와 ‘시장중심적 경제정책’이다. 레이건(Reagan)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말로 수요보다 생산을 중시하는 공급경제학을 대표한다. ■레이거노믹스 엇갈린 평가 레이거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당시 우파 정권이 레이거노믹스를 보수정책의 어젠다로 활용한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성장잠재력 확충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1990년대 미 IT산업의 활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경제학은 단기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라 외생적 요인에 의한 공급애로와 생산비 부담을 규제완화 등 제도적 개선으로 낮추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감세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초기 통화긴축으로 물가를 잡고 안정적 성장의 발판을 이룬 노력은 높이 사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위대한 미국 건설’을 내세우면서 파격적인 개혁조치를 일관되게 추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광수경제연구소측은 “감세정책으로 기업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레이거노믹스의 효과는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감세 효과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만 집중돼 미 전체 기업의 실효세율은 오히려 올라갔고 재정적자 확대로 미 국가채무는 1980년 9000억달러에서 86년 2조 1000억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물가 안정은 달러화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유가가 하락했고 값싼 외국상품이 물밀듯이 들어온 부수적 결과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평론가 윌리엄 그레이더는 “부자와 기업, 금융집단은 엄청난 혜택을 봤으나 중산층과 근로자는 물을 먹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필립 블론드 영국 컴브리아대 교수도 “레이건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1%의 부유층 재산이 미국 전체의 74%를 차지하는 ‘부의 집중’ 현상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레이건의 대중적 인기가 레이거노믹스의 실패를 덮었다는 평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당시 미국과 현재 한국의 다른점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미 ‘레이거노믹스’에 근거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작은 정부와 감세 정책, 규제 완화 등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레이거노믹스가 등장한 미국과 지금 우리 상황은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지만 성장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감소 등으로 2%를 밑돌았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되는 상태였다. 우리 경제도 물가가 불안하고 성장 동력이 떨어지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물가를 잡으려고 당장 고금리 정책을 펼 상황도 못 된다.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금리를 더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레이건 정부의 시장친화적 경제정책은 미국내 산업의 비효율성을 겨냥했다. 일본 기업보다 설비가 낡았고 고물가·고임금으로 생산성이 떨어졌다. 특단의 ‘공급경제학’을 들고 나왔지만 당시로서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었다. 반면 우리는 국가경쟁력 제고와 외자유치 차원에서 글로벌 추세인 세금감면과 규제완화를 따르고 있다. 다만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 등 경기부양적 수요 진작책을 함께 추진, 공급 위주의 레이거노믹스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레이건도 출범시에는 감세정책과 더불어 재정지출 삭감을 내세웠다. 하지만 옛 소련과의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면서 재정적자를 폭발적으로 키웠다.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과 동시에 예산 10% 삭감을 약속했다. 조세전문가들은 현재의 세입·세출 구조를 감안할 때 재정지출을 급격히 늘리지 않는 한 미국과 같은 대규모 재정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레이건은 연방정부의 기능 가운데 복지, 지역개발, 의료, 교육사업 등을 지방정부에 대거 이양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의 고용은 총 고용의 2.5%에서 2.3%로 낮아졌고 GDP 대비 지방정부 지원금도 2.3%에서 1.8%로 줄었다. 우리는 정부조직을 18부·4처에서 15부·2처로 줄였지만 중앙정부의 기능 이양은 거의 없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평균 18%에 불과, 아직은 중앙정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공정거래 독버섯 카르텔] 벌금 상한 높이고 형사처벌도 강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카르텔 처벌 수위가 높다. 카르텔 과징금 상한선을 높이고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은 카르텔 행위를 중죄로 간주하고 과징금과 인신구금을 병행하고 있다.1990년대 이후 자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카르텔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했다. 과징금은 법원이 결정한 소비자 피해액의 2배와 사업자 이득의 2배 가운데 큰 금액으로 부과한다. 해당 기업 관련자들은 인신 구금된다. 또 담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소송을 통해 피해액의 3배를 배상받을 수 있다. D램 반도체 가격담합 국제 카르텔 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4개 회사와 18명의 개인이 7억 3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한국인 8명을 포함해 11명이 미국 감옥에서 금고형으로 복역했다. 유럽연합(EU)은 유럽연합조약 제81조에 따라 카르텔을 규제하고 있다. 기본 과징금을 전 세계 매출액의 10%까지 물리는 등 부과 액수가 매우 높다. 적발당한 기업의 경우, 벌어들인 이익의 2배이상에 해당하는 벌금과 소비자 피해 보상액을 내야 한다. 특히 2006년 9월에는 과징금 산정 기준을 강화해 중대 범죄의 경우, 기본과징금 외에 반복적 법위반기간을 곱해 추가로 과징금(매출액의 15∼25%)이 부과된다. 유럽 단일시장의 경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EU집행위원회에서 카르텔 업무를 맡고 있다.2005년 6월 카르텔국을 신설했다. 카르텔국은 3개팀으로 변호사와 경제학자, 회계사 등 조사관만 50명이나 된다. 일본은 경쟁법 집행을 미국,EU 수준으로 높이는 독점금지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중국도 불공정경쟁방지법을 중심으로 소비자권리를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는 개인에겐 5년 이하의 징역형을, 기업에는 860만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아일랜드는 카르텔에 참여한 개인에 대해 최고 2년의 징역형을 부과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380만유로나 전세계 매출액의 10% 중 큰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호주는 2005년 2월 법개정을 통해 개인에게 22만달러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형을 부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바닥 타일 담합에 참여한 기업 임원 2명에 대해 각각 9개월과 7개월의 징역형을 부과했다.특별취재팀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1) 새시대 돈脈 찾기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1) 새시대 돈脈 찾기

    이명박 정부의 공식 출범을 계기로 경제살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안팎의 경제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주변의 악재를 딛고 우리 경제를 살찌울 수 있는 장·단기 해법을 전문가들의 진단과 함께 5차례에 걸쳐 모색해 본다. “몇 년 있으면 바닥날 석유만 믿고 있을 수 없다. 석유 이외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고 획기적으로 벌어야 한다.”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말이다. 팜아일랜드(거대 인공섬) 등 ‘탈(脫) 석유’ 돈벌이 찾기에 나선 모하메드의 이 말은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국내 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신규사업 추진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3.5%)이 “3년 뒤 먹거리가 없다.”고 털어 놓았다. 우리 기업의 현 주소다.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3월 이건희 삼성 회장의 ‘한국경제 위기론’을 시작으로, 그제서야 신성장 사업 발굴을 위한 전담팀(TF) 구성에 들어갔다. 대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눈독들이는 신시장은 에너지·환경이다. 햇빛(태양광), 바람(풍력),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 에너지 시장규모만 2015년 150조원대로 꼽힌다. 박순철 에너지기술연구원 본부장은 “에너지·환경사업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요구해 대기업에 적합하지만 연관 사업고리가 많아 중소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태양전지(햇빛을 받아 전기를 직접 생산)만 하더라도 부품소재, 태양광 설치, 보수·유지 등 ‘중소기업 영역’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연료전지(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 생산)도 수소차, 가정용 보일러, 수소 운반차, 수소 충전소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기후 변화’가 핵심화두로 떠오르면서 탄소배출권 등 환경산업도 급성장 추세다. 세계은행이 추산한 2010년 탄소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140조원)이다. ‘물산업’도 들썩인다. 석유(블랙 골드)에 빗대 ‘블루 골드’로 불리는 물산업은 심층 해양수, 생수, 상하수도, 해수담수화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인터넷 TV(IPTV),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접히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똑똑한 홈네트워크, 지능형 로봇 등도 주목받는 새 돈벌이들이다. 1996년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신화’는 정부가 주도하고 삼성,LG,SK 등 민간기업들이 따르면서 신시장을 개척한 대표사례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은 “1990년대처럼 기술이 아예 뒤처졌을 때는 국가 주도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쉽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 정도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달라 상대적으로 CDMA 같은 영역을 찾아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은 국가가 나서 시장을 개척할 분야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참여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사업은 겉돌았다고 할 수 있다.”며 “새 정부는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에 편향됐던 전임 정부와 달리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등으로 성장엔진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정부 주도로 한·중·일 표준화 기구를 설립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화재감지기 사무실밖 복도에…

    부산시청사와 정부중앙청사의 잇따른 화재를 계기로 서울신문이 2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청사 소방방재 체계를 긴급 점검한 결과, 상당수의 지자체가 소방 훈련을 형식적으로 하거나 방재 시스템이 미흡해 화재 시 각종 허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자체는 초동 화재 진압을 엄두도 못낼 실정이었다. 화재 초동진화용 실내 소화전·소화기를 복도에 설치 및 비치한 곳이 많아 방화셔터가 내려지면 무용지물이었고 소방법상(행정자치부령) 규정된 방재 훈련을 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일부 지자체는 제대로 된 방재 매뉴얼도 없었다. 지자체 등록문화재인 서울시청과 충남도청은 소화전과 소화기만 비치해 취약점을 드러냈다. 최근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지어진 청사는 스프링클러, 화재 감지기, 방화셔터, 층별 유도장치 등 화재방지 시스템이 비교적 갖춰졌지만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청사는 무방비에 가까웠다. 초동 진화에 긴요한 스프링클러도 없이 소화전과 소화기 등 극히 기본적인 장비만 갖춘 곳이 적지 않았다. 소방법상 바닥 면적 1000㎡ 이하,10층 이하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는 규정 등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금의 소화장비로도 충분히 진화가 가능하다.”면서 “추가로 스프링클러를 다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말해 화재에 대한 의식 수준이 지극히 낮음을 드러냈다. 첨단 청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이들 청사는 냉·난방 가동이 안 되는 휴일 근무 시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전기난로·선풍기 등을 사용, 누전이나 부주의로 불이 날 위험이 있다. 현행 규정에는 사무실에서 전기 난로나 스토브 등을 못 쓰도록 돼 있으나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남도청사 등에서는 화재감지기가 사무실보다 주로 복도 천장에 있어 사무실에서 불이 났을 경우 불이 진전된 뒤에 감지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방재 훈련도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관리 인원도 적었다. 지자체들은 대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소방훈련을 1년에 한두 차례 정도 실시한다. 경기도청은 훈련을 2년전 한번 실시했으며, 대구시청은 청사관리계 직원 한명이 방재 관련 업무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직원의 소화전 사용교육 부재도 문제였다. 경북도의 한 직원(7급)은 “10여년 동안 소화전 사용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아 사용 방법을 모른다.”고 털어놨다. 광주시청은 화재에 대비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었다. 전국종합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리스트 작성’ S해운 前직원 “2000년에도 국세청 로비”

    해운업체 S사의 감세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제2의 로비리스트’를 확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건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로비리스트에는 2000년 당시 국세청 직원들의 명단이 포함돼 있다. 해운업체 S사의 감세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위이자 S사 전 이사인 이모씨에게 넘겨받은 2004년 세무조사 당시 로비리스트 말고도 2000년 세무조사 당시 국세청 직원들에게 로비한 내역이 담긴 로비리스트를 확보하고 진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로비리스트를 S사 전 대주주인 서모씨에게 넘겨받았으며, 전날 서씨를 불러 로비 정황을 알게 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서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2000년 세무조사를 앞두고도 국세청 직원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면서 “당시 로비 내역을 담은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검찰 조사에서도 “S해운이 1990년대 후반부터 선박 운항비와 수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해마다 20억원씩 비자금을 조성했고,2000년 세무조사를 앞두고 국세청 직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고고학, 한국 이란 교류 징검다리로

    고고학, 한국 이란 교류 징검다리로

    |테헤란(이란) 서동철특파원|한양대 문화재연구소(소장 배기동)의 페르시아 문화탐방단과 동행하여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내린 뒤 호텔로 향하는 길에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이슬람 세계의 풍광이 아니라 ‘프라이드’의 물결이었다. 기아자동차가 생산하여 1980∼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프라이드’가 이란에선 글자 그대로 국민차.1993년 사이파(Saipa)사가 조립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200만대가 생산되었다. 이란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700만대. 자동차를 30년 넘게 타는 나라인 만큼 굴러다니는 차 서너 대에 한대는 ‘프라이드’인 셈이다.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에어컨과 냉장고, 컴퓨터 모니터도 삼성과 LG 제품이 7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끔 월드컵이나 올림픽 예선전에서 맞붙는 나라쯤으로만 인식되어 오던 이란은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지난해 교역액은 100억달러를 넘었다. 수입액은 67억달러로 대부분은 원유와 천연가스. 이란은 세계 2위의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자원대국이다. 수출액은 33억달러로, 이웃나라를 통한 우회수출을 합치면 50억달러에 육박한다. 하지만 정치·외교적으로 결코 가까운 사이가 아닌 듯했다.2005년 말 이란의 핵개발에 따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의안에 한국이 찬성하며, 이듬해 3월까지 한국상품의 수입이 금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한국 기업의 이란 투자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김영목 이란 주재 한국대사는 “최근 이란 사회에서 한국은 ‘물건만 팔아먹으려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란 정부가 석유화학과 건설분야에서 한국에 특혜를 주겠다고 제안하고 있음에도 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 때문으로 알려진다. 한국이 정치·외교적으로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대사가 두 나라 관계 개선의 돌파구로 문화 교류를 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사는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문화 교류는 한국과 이란이 친선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현실적으로 유일한 방안처럼 보였다. 문화교류의 물꼬를 튼 것은 드라마 ‘대장금’. 현지에서 200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장금’이 방영되면서 시청률 85%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실제로 문화탐방단이 가는 곳마다 이란 사람들은 ‘양금!’을 외치면서 기념촬영을 하자고 매달리곤 했다.‘양금’은 장금(Jang-gum)을 현지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 원리주의로 무장한 이란의 지도층은 TV드라마가 상징하는 자유주의와 소비주의의 물결이 이란 사회 구석구석에 ‘침투’하는 것을 크게 경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순수 문화의 교류가 더욱 중요해졌지만 아직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예정된 프로그램은 ▲한양대 문화재연구소의 구석기유적 발굴조사와 ▲4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페르시아 전시회 ▲10월 남사당패의 이란 초청 공연이 전부이다. 페르시아전과 남사당패 공연이 중요하지만 일회성이라는 한계가 있는 반면 한양대팀의 이란 구석기유적 발굴조사는 문화교류의 ‘끈’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 이란의 고고학 교류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dcsuh@seoul.co.kr
  • 가계소비증가 외식비가 으뜸

    가계소비증가 외식비가 으뜸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에서 2만달러로 오른 지난 25년 사이 소비지출 가운데 외식비 비중이 가장 빠르게 늘었다. 이어 교통비·교육비·통신비 등의 순서로 급증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8%로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였던 1983년의 2.6%보다 9.2%포인트나 증가했다. 소비지출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2.8%에서 2005년 12.2%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다소 주춤했으나 소득 상승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어 자동차 구입비·연료비 등의 개인교통비 비중도 1983년 0.2%에서 지난해 8.4%로 높아졌다. 사교육비 증가에 따른 교육비 비중도 7%에서 12%로 5%포인트 높아졌다.1990년대 후반부터 휴대전화의 공급이 보편화하면서 통신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8%에서 6%로 올랐다. 연극·영화·뮤지컬 관람 등 문화생활이 크게 늘었지만 교양·오락서비스 지출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2.7%로 1.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식료품비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3년 39.4%에서 지난해 25.1%로 14.3%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외식비를 제외한 식료품비의 비중은 같은 기간 36.8%에서 13.3%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필수 소비지출에 해당하는 ▲광열·수도(7.8%→4.8%) ▲의류·신발(8.1%→5.3%) ▲주거(5.0%→3.4%) ▲보건의료(5.9%→5.2%) 등의 지출비중도 모두 감소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ML진출 후쿠도메 영어이름이 ‘욕’이네

    ML진출 후쿠도메 영어이름이 ‘욕’이네

    “성(姓)이라 바꿀 수도 없고…” 1990년대 일본 프로야구팀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이종범과 함께 활약했던 후쿠도메 고스케(福留孝介·30)가 ‘이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이적하면서 자신의 이름의 영어식 표기가 문제가 된 것. 후쿠도메(FUKUDOME)의 앞머리인 ‘fuk’가 욕설의 하나인 ‘fuck’으로도 발음돼 영어권에서는 후쿠도메를 ‘FUCK YOU DO ME’나 ‘FUCK YOU DOME’로도 읽혀질수 있기 때문. 일본언론은 ‘복을 머무르게 하다’라는 훌륭한 뜻의 후쿠도메가 영어로 발음되면 터무니없이 나쁜 뜻으로 바뀐다며 시급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등 진지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미국 언론도 “피넬라 감독이 그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까” “후쿠도메의 이름을 부르는 척 하며 (일부러) 욕설을 내뱉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전하는 등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같은 언론의 반응에 현지에서는 그의 이름을 ‘DOMER’ 등의 별칭으로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여론도 강하게 일고있다. 아울러 후쿠도메가 성(姓)이다 보니 그 자신도 바꾸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일본인의 이름이 영어권 나라에서 다른 소리로 발음돼 곤욕을 치른 유명인으로는 아소 타로(麻生太郞·Aso Taro) 전 외상으로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간혹 ‘ASSHOLE’(항문)로 들렸다는 후문이다. 사진=fukuishimbun.co.jp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대낮 총격전에 골머리 앓는 日

    조직폭력단의 치열해진 ‘영역 전쟁’으로 일본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애꿎게 시민들까지 희생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5일 일본 경찰청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폭들이 총을 발사한 사건은 42건으로 6년만에 다시 증가했다.2006년에 비해 6건 늘었다. 총에 맞아 숨진 사람도 2명에서 무려 13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 중에는 조폭끼리의 ‘전쟁’에 시민 1명도 포함됐다.조폭과 전혀 관련이 없는 시민이 희생되기는 10년만에 처음이다. 일본 사회에서는 “언제 조폭 총기사건에 휘말릴지 모른다.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지난해는 조폭들이 총을 들고 설친 해로 기록될 만하다.2월 도쿄 도심의 대낮 총격전,4월 나가사키 시장의 총격살해 및 편의점 앞 조폭살해 뒤 15시간 경찰과의 대치사건 등이 대표적 사례다.심화된 ‘전쟁’은 지난해 2월 최대 세력인 ‘야마구치파’가 도쿄로 본격 진출한 데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1990년대 정부의 대대적 소탕전에 따라 좁아진 입지도 한몫하고 있다. 상황이 열악해져 이권 쟁탈이 심화된 것이다. 경찰은 지난해 권총 231정을 압수했다.2001년 가장 많이 압수했던 591정의 40% 수준이다. 권총 소지가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조폭 세력은 8만 4200명이다.정식 조폭대원은 4만 3300명, 조폭과 연관된 주변인인 ‘준구성원’은 4만 900명이다. 야마구치파는 전체 조폭세력의 46%인 3만 9000명을 차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을 피하려고 마약류의 사용을 자체적으로 규제하는 데다 자금 확보를 위해 합법을 가장하는 등 교묘해진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일본 정부가 준동하는 조폭으로부터 어떻게 시민의 안전을 꾀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hkpark@seoul.co.kr
  • 단편 모음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 펴낸 한말숙

    단편 모음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 펴낸 한말숙

    “소설은 쓰고 싶을 때 즐겁게 쓰고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즉 남을 해치는 작품은 쓰지 않는다는 게 지론입니다. 문학하는 이유가 나와 독자가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죠.” ‘한국 전후문학의 대표 작가’ 한말숙(77)씨.1957년 ‘신화의 단애(斷崖)’로 등단해 지천명의 세월을 넘긴 그는 여전히 활달하고 유쾌했다.20대를 무색케 하는 낭랑한 목소리로 말한다.“문학에 목숨을 걸지는 않지만 앞으로 좋은 소재가 있으면 계속 써야죠.”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11편의 단편을 모은 6번째 소설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창비 펴냄)를 펴냈다. ‘신화의 단애’‘장마’ 등 50년대 3편,60년대 ‘행복’ 등 4편,70년대 ‘여수´ 등 1편, 80년대 ‘초콜릿 친구’ 등 1편,2000년대 표제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 등 2편이다. 이 중 10편은 올해말 나오는 그의 영어 단편선집에 실릴 예정이다. ●“남을 해치는 소설 쓰지 않는게 나의 지론” “작품 하나하나가 제 자식처럼 애정이 가요. 굳이 꼽는다면 ‘신화의 단애’‘장마’‘행복’ 등의 순이라고 할까요. 표제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도 기분이 좋고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 애착이 갑니다.” 데뷔를 비교적 쉽게 한 터라 글 쓰는 게 힘든 줄 모른다는 그는 “문학은 인간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테마여야 하는 만큼 해악을 끼치는 글을 쓰는 작가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록작 ‘신화의 단애’는 몸파는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뤄 지금도 세련된 퇴폐감이 느껴진다. 유교 정신이 온존하던 당시 상황에서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탓인지 소설가 김동리와 평론가 이어령 간에 실존주의 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윤리 도덕을 무너뜨린다는 비난 전화가 빗발쳤죠. 내가 주인공 ‘진영’과 같을 거라 짐작한 몇몇 남성팬들은 집을 찾아와 부유하게 사는 제 모습을 보고는 긴가민가 하는 표정이었죠.” 자연주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장마’는 단벌 옷과 수저 두벌로 시작한 신접살림을 삼키려는 폭우와 맨몸으로 맞서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 미국 의 밴텀북스가 발간한 ‘세계단편명작선’에 수록됐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유부남을 정부(情夫)로 둔 화가가 주인공인 ‘여수’는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실존적 고민이 해변 호텔의 서정적 풍경과 어우러져 이색정취를 느끼게 한다. 자전적 소설에 해당하는 ‘신과의 약속’은 식중독으로 입원한 어린 딸의 위급한 병세를 안절부절 못하고 지켜 보는 어머니를 실감나게 묘사했다.‘노파와 고양이’는 소외된 노파의 신경증을,‘행복’은 대가족 집안의 조부상에 대한 전통과 현대의 시각차와 세대차를 섬세하게 담아 냈다. ●참된 삶 지향하는 새로운 인간상 창조 미국을 방문한 노부부와 자식들의 일상을 진솔하게 그린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는 9·11테러 직후 미국 방문 여부를 놓고 남편 가야금 명인 황병기(72)씨와 고민했던 일이 모티프가 됐다. 소설가 구인환씨는 “한말숙씨의 소설은 짙은 삶의 현장을 따스한 정감으로 감싸 사람다운 참된 삶을 지향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창조함으로써 문단에 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고 평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8년 동안 창작은 안 했지만 기존 작품을 해외에 번역 출간하는 등 늘상 문학과 함께 했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4월말 출간 예정으로 수필집 ‘사랑할 때와 헤어질 때’(가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작가는 “교육과 일상생활에 관한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정부 작아지는데 국회는 키우는가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 정수를 200인 이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한선을 따로 두지는 않았지만 300명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깔고 있다고 일부 헌법학자들은 해석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회의원 정수 늘리기 시도가 있었음에도 300명을 벗어난 적이 없었던 배경이 되기도 한다. 현 국회의원 정수도 비례대표 56명을 포함,299명이다. 그런데 국회 선거구획정위가 심정적인 마지노선인 300명을 깨는 안을 마련했다. 현행 의원 지역구를 2∼4곳 늘리는 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비례대표 숫자를 그대로 유지하면 의원 정수는 301∼303명으로 늘어난다.273석이던 국회 의석수를 26석이나 늘린 지 4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에 의원 숫자가 300명을 돌파한다면, 다음 4년 후에는 더욱 거리낌없이 증원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불과 몇 석 늘리는데 뭘 그러느냐.”는 주장이 쏙 들어가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선거구 인구편차를 줄이라는 헌재 결정을 계기로 의원 수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 새정부는 부처 숫자를 감축하는 등 공공분야의 몸집을 가볍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성이 떨어지고, 정쟁으로 비판받는 국회가 유독 정원을 늘리려는 것은 용납키 어렵다. 국제추세를 볼 때도 그렇다. 한국보다 인구가 6배나 많은 미국은 상하원을 합쳐도 의원 숫자가 535명이다.1990년대 이래 의원 수를 10∼20명씩 단계적으로 축소해 온 일본에서는 의원 정수를 한꺼번에 30% 줄이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등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의원 정수 확대에 신중한 쪽이다. 비례대표를 줄여 현행 총정원을 유지하는 안을 거론하고 있다. 직능대표와 군소정당 육성, 그리고 정당투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비례대표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역 의원들의 정치적 이해를 떠나 인구가 적은 지역구를 과감하게 통폐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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