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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새 정부 출범과 국가통계/전명식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기고] 새 정부 출범과 국가통계/전명식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새 정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높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인사들의 의욕도 넘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국내외에서 녹록하지 않다.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는 경제상황, 집단 사이의 갈등, 그리고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긴박한 국제관계 등을 포함한 현안들이 쉽지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객관적인 자료나 실증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보다 정서적 또는 막연한 낙관에 치우쳐 큰 낭패를 본 사례가 많았다. 임진왜란 직전 동인과 서인의 당쟁으로 전란 발발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오래전의 일부터 정보 부재로 국가 망신을 샀던 1990년대 말의 한·일 어업협정, 1997년의 외환위기에 대한 경보체제 미작동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한 결정이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하는 역사적 순간들이 있다.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정보의 원천이 되는 통계는 국가 운영의 인프라이며 공공재 성격이 강한 사회간접자본이다. 정부 정책의 입안·집행·평가·환류의 기반이 되는 통계의 정확성·시의성·신뢰성 확보는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다. 국가경쟁력 강화의 요체이다. 이를 위해 국가통계를 생산하는 기관은 중립성이 보장되고 전문적이며 윤리적인 직업정신으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통계를 수요, 생산 및 공급, 정책에 활용함으로써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최근 실업·빈곤·주택·고령화·비정규직 문제 등 국가 핵심과제에서도 통계정보 부족으로 잦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선진국에서 통계를 우선시하고 독립성과 전문성이 존중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통계청의 조정능력과 각 부처의 통계 생산능력이 취약하다. 통계의 중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학습·전문성 등도 크게 부족하다. 이용자와 공급자의 무관심 속에서 통계 기반의 ‘국민행복시대’로 도약할 기회와 가능성을 놓쳐 버리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정부 3.0을 통해 개방·공유·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새 정부가 성공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가통계 인프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품질의 반도체나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생산시설 및 관리가 중요한 것처럼, 올바른 국가 운영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직·인력·예산 등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통계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통계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다. 작성되는 통계도 주로 경제 분야 통계 위주로, 사회·교육·문화·과학·복지·환경 등 비경제 분야에 대한 통계는 미비한 수준이다.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만큼 제도 개선을 포함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통계에 대한 정부기관과 관련분야의 혁신적인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아울러 대선과정에서 공약으로 발표한 정책들의 추진이나 여러 국책사업들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객관적 자료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통계자료를 맨 위에 놓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
  • 기독교 국가 미국의 타 종교에 대한 ‘아름다운 관용’

    미국 달러화 지폐에는 이런 문구가 들어 있다. ‘우리는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 재채기를 하면 주위에서 ‘신의 축복을’(God bless you!)을 남발하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다짐한다. 다시 말해 미국의 정치·사회를 이해하려면, 종교를 빼놓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을 두고 경제적으로 ‘석유전쟁’이라고 하지만,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슬람과 기독교의 충돌로 ‘21세기의 십자군 전쟁’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나 홀로 볼링’을 출간해 미국에서 시민사회에 대한 참여 등 공동체적인 삶이 무너지면서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이 사회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한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 로버트 D 퍼트넘이 신간을 내놓았다. 노트르담 대학교 교수이자 미국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E 캠벨과 함께 펴낸 ‘아메리칸 그레이스’(American Grace)(정태식·안병진·정종현·이충훈 옮김, 페이퍼로드 펴냄)에서 미국에서의 종교 역할을 분석했다. 5년간 미국인 5700여명을 인터뷰해 내놓은 결과다. 미국은 전체 국민의 75%가 기독교 신자다. 그러나 1990년대 이래 종교가 정치와 강력하게 결합한 양상을 보이면서 정치와 종교에 염증을 느낀 많은 젊은이가 제도화된 종교를 버리고 떠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종교가 보수적인 정치인,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종교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퍼트넘은 진단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인 1970~1980년대에 세속사회에 대한 반동으로 보수적인 종교 우익이 등장한 것과 연결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의 종교화, 종교의 정치화는 오히려 미국에서 종교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종교가 없는 이들이 늘어나는 반면 복음주의 같은 보수 종교 세력도 동시에 힘을 키워 가는 것이다. 그러나 온전한 종교인이 줄었다고 해서 미국 내에서 종교 간의 전쟁이나 심각한 갈등이 빚어진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어찌 된 것인가. 겉으로 보기에는 종교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종교 간 결혼이 더 빈번해졌고,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다른 종교 신도와 깊은 우정을 나눌 때 기부, 자원봉사 등 더 많은 시민공동체 활동을 하게 됐다는 분석했다. 결정적인 것은 목사의 설교나 신앙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를 통해 겪는 사회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를 믿는 자들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류 개신교가 79%이고, 가톨릭 신자는 83%까지 올라간다. 보수적 복음주의자들도 절반이 넘는 54%가 타 종교인의 구원을 믿었다. 다만 ‘진보적’인 주류 개신교 지도자들은 50%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독교 평신도들의 타 종교에 대한 관용성은 놀라운 것이다. 더 긍정적인 변화로 퍼트넘은 “교회에서 정치에 대한 설교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사회는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는 사회다. 그러나 선거 때가 되면 교회에서 정치적 설교가 늘어나고,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흔적들이 돌출하곤 한다. 대통령의 종교가 개인의 종교 활동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독교 국가이면서 다른 종교에 관용을 보이는 미국 사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립하는 청문회 되길

    어제 청와대 6개 수석비서관 내정자 발표를 끝으로 ‘박근혜 인사’의 1장이 마무리됐다. 장관 후보자는 전문성을, 청와대 참모진은 박근혜 당선인과의 호흡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총평에도 불구하고 특정대학 출신에 편중되고 지역 안배나 양성 균형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통합을 위한 탕평인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인사 잡음을 줄인다며 철통보안 속에 인선작업을 벌였으나 뚜껑을 열어본즉 이런저런 사적 인연들로 얽힌 ‘끼리끼리 인사’에 머물렀다는 비판도 따른다. 무엇보다 박 당선인의 첫 인사가 큰 박수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필두로 새 정부를 이끌 소명을 부여받은 이들 30명의 주요 후보자 및 내정자 가운데 재산이나 전력(前歷) 등에서 의혹이 따르지 않는 인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일 것이다.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의혹은 무슨 ‘기본사양’이라도 되는 듯 상당수가 연루돼 있고, 병역 의혹과 전관예우 논란도 적지 않게 일고 있다. 물론 개인적 이해가 얽힌 음해이거나, 이념이나 정파적 의도를 바탕으로 특정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흠집내기 공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시비의 단서를 제공한 쪽은 결국 후보 개개인들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박 당선인의 첫 인사에 포함된 인물들의 평균 연령은 국무위원 58세, 청와대 참모진 61세다.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라 할 1980~1990년대 초반을 30~40대의 나이에 보낸 인사들이다. 있는 돈 없는 돈 죄다 끌어모아 땅 사고 집 사는 데 앞을 다투던 시절을 헤쳐온 사람들이다. 국회 인사청문 제도도 없었으니 훗날 고위직에 오를 요량으로 요모조모 신변 관리에 신경 쓸 혜안도 없었을 면면들이다. 그나마 인선과정에서 나름의 조밀한 검증과정을 거쳤을 이들이 이렇다고 보면 발탁 단계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실상은 더욱 딱한 지경일 듯하다. 이런 각종 흠결의 총합이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초상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고위공직자의 자격 기준을 낮춰야 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몇 명이 낙마한들 철저히 검증하고, 실상을 가려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공직의 기준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바로 세워야 한다. 새 정부 출범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혹독한 시련이 박근혜 정부를 단련시킬 것이다. 멀리 보면 그것이 이 나라를 선진 대열로 올려놓는 길이다.
  • 中, 웨이보 최대 영향력 리카이푸에 ‘재갈’

    중국 당국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리카이푸(李開復·52) 전 구글차이나 대표의 웨이보 이용 권한을 사흘간 정지시켰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앞서 리카이푸는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웨이보 운영업체인) 시나(新浪)와 텅쉰(騰訊)에서 각각 사흘간 침묵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신 트위터에 글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카이푸의 웨이보 이용이 정지된 것은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검색엔진 사업 ‘지커’(卽刻)와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덩야핑(鄧亞萍)의 업무 수행 능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납세자의 돈을 검색 사업체 지원에 쓰는 것도 문제지만 자유로운 정보 흐름이 없는데 어떻게 검색 사업이 잘되겠느냐”고 당국의 정보 통제와 관영 언론의 검색 엔진 사업을 비판했다. 그는 또 “검색 엔진 회사의 대표를 공산당이 임명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만약 미국 민주당이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를 구글 CEO에 임명한다면 구글이 야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이 될 수 있었겠느냐”고 1990년대 세계 탁구계를 평정하며 ‘탁구마녀’로 불렸던 덩야핑의 자질도 문제 삼았다. 은퇴 후 영국 유학을 다녀온 덩야핑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간부로 활동하다 2010년 지커 CEO에 임명됐다. 베이징에서 벤처 인큐베이팅 업체를 운영하는 리카이푸는 시나 웨이보에 3000만명, 텅쉰 웨이보에 24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나닷컴은 지난해 그를 웨이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정년 앞둔 이필상 교수 “새정부 경제 민주화 의문”

    ‘한국 시민운동가 1세대’로 불리는 이필상(65)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1990년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그는 참여연대를 기반으로 한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초기 시민사회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중앙은행 독립 등 경제 민주화 관련 이슈들을 주도했다. 지금은 예산·기업감시, 정보인권 활동을 하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18일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등 방향은 올바르지만 과연 새 정부가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아직은 국민의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해서는 순환출자 단계적 금지,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 금융·산업 분리 강화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朴 발탁 인사 자질 의혹

    18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이 과거 부적절한 발언들과 동생의 공천헌금 비리 수사 전력 등으로 자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정수석비서관에 내정된 곽상도 변호사 역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허 내정자는 지난 2010년 11월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포럼’에서 “섹스 프리하고 카지노 프리한 금기 없는 특수지역을 만들어 15억명의 중국과 일본인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허 내정자는 또 정계 입문 당시인 2000년 4월 부산 북강서을 총선에서 청중을 향해 “혹시 전라도에서 오신 분 아닙니까”라며 지역감정 조장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2009년 7월 한나라당 부산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도 “좌파는 80%의 섭섭한 사람을 이용해 끊임없이 세력을 만들고 이명박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고 발언했다. 허 내정자의 동생은 지난해 3월 새누리당 공천 대가로 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고,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5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곽 내정자는 거액의 불법 대출을 저지르고 밀항을 시도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변호를 맡아 적극 변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내에서 ‘특수수사통’으로 불린 곽 내정자가 1990년대 대표적 공안사건인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수사검사였던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추가 의혹도 꼬리를 물고 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이날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설립한 회사인 ‘인큐텔’ 창립에 관여했다며 장관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이런 경력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내 재산이 (언론에)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 보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에 근무 중인 차남의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또한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녀에게 노량진의 한 아파트를 물려주면서 전세 시세보다 6000만~8000만원 높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는 변칙 증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밖에 김 후보자가 2사단장 시절 부대 위문금을 개인통장으로 관리했다는 사실과 김 후보자 부인의 리튬전지 군납업체 ‘비츠로셀’ 주식 1000주(576만원 상당) 보유, 무기 중개업체 자문료 2억 8000만원 수수 등도 추가됐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2007년 법무부에 근무할 당시 경기고 동창인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에게 정치 후원금 10만원을 기부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인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10만원씩 해당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치자금을 후원한 것으로 드러나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올림픽 생존 게임

    올림픽 생존 게임

    라파엘 마르티네티(스위스)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결국 퇴진했다. 레슬링이 2020년 여름올림픽 ‘핵심 종목’에서 탈락한 사실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공표하기 15분 전에야 알았을 정도로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에 책임을 지고서였다.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이사가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 17일까지 이어진 FILA 이사회는 오는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집행위와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까지 퇴출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레슬링은 복귀를 노리는 야구와 소프트볼, 신규 진입을 벼르는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와 경쟁해야 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역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 종목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모아 봤다. ■야구-소프트볼 각각 1992년과 1996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지만 2005년과 2009년 IOC 총회에서 퇴출돼 야구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런던에 이어 3년 뒤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다. IOC는 최정상 기량의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지 않는 데다 경기 시간을 예측할 수 없어 TV 중계에 어울리지 않고 남녀평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 수준에 걸맞은 약물 검사도 요구했다. 지난 연말 국제야구연맹(IBAF)과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을 통합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출범하고 여느 구기종목처럼 남자는 야구, 여자는 소프트볼로 출전하게 한 것도 IOC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야구는 또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승부치기’ 시행에 들어갔고 그것마저 안 먹히면 7이닝 경기로 줄일 방침이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거 출전을 위해 올림픽 기간 6일 동안 ‘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IOC는 양대 기구 통합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선수 차출에 미온적이어서 재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양궁 1900년 파리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경기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1924년 퇴출됐다가 1972년 뮌헨올림픽을 통해 복귀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지만 1990년대 들어 흥미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시 퇴출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여러 차례 경기 규칙을 바꾸며 생존을 향한 몸부림을 이어왔다. 1984년 LA올림픽까지 양궁은 개인전만 열렸고 거리별로 36발씩 두 번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겼지만, 대회마다 규칙이 달라질 정도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개인전을 세트제로 운영했으며, 연장전에 들어가면 마지막 한 발의 슛오프로 승부를 가리게 했다.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박진감이 커져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국제양궁연맹(FITA)이 지난 200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양궁월드컵도 양궁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여 올림픽 잔류를 돕고 있다. ■럭비 양궁과 똑같이 1900년 정식종목이 됐다가 1924년을 끝으로 퇴출됐다. 그러나 국제럭비위원회(IRB)가 올림픽의 상업화를 비난하고 럭비의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기 위해 자진해서 올림픽을 떠난 점이 달랐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도 럭비를 보급하기 위해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꾸준히 재진입을 겨냥해 왔다. 결국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됐다. 남태평양의 피지와 사모아 등도 올림픽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선전했고, 럭비 국가대표를 지낸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전통적인 15인제 대신 7인제 방식으로 열린다. 15인제는 전·후반 40분씩 열리는 데다 한 경기를 치르면 2~3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종합대회에는 적합하지 않다. 7인제는 전·후반 7분씩이라 체력 부담이 적고, 스피드와 조직력, 두뇌 플레이가 필요하다. ■골프 1900년 파리대회에 첫선을 보이고 4년 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회를 마지막으로 112년 동안이나 자취를 감췄던 골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복귀하는 감격을 누린다. 사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그 꿈을 이룰 수도 있었는데 애틀랜타올림픽조직위원회(ACOG)가 개최지로 고른 오거스타내셔널클럽의 회원이 한 명에 불과하고 여성 회원은 없는 등 인종과 남녀차별 이슈가 불거져 좌절됐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맞대결할 경기 방식이 없는 데다 널리 보급된 나라도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복싱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된 복싱은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에서 불법으로 간주돼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가 1920년 재진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IOC 내부에 늘 있었다. 레슬링과 마찬가지로 판정 시비가 잦고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였다. 1980년대 초반까지 올림픽에서도 KO 승부가 프로 복싱 못지않게 잦았는데 1982년 프로복서 김득구가 14회 KO패한 뒤 세상을 떠나면서 2년 뒤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보호장구가 도입됐다. 지난해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관장하는 국제복싱연맹(AIBA) 이사회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들이 보호장구(헤드기어)를 벗고 링에 오르도록 허용했다. 아마복싱에서도 사라진 KO 승부를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문호를 개방한 여자와 주니어대회는 예외다. AIBA는 또 자체 프로리그인 APB 소속 선수들이 제한된 조건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태권도 여름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시작된 종목.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종주국 한국이 메달을 독식하고, 판정 시비, 박진감 부재, 미디어노출 부족 등의 이유로 2005년부터 도마에 오르내렸다. 태권도는 이듬해부터 IOC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경기규칙을 개정했다. 특히 비디오 판독과 전자호구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도 1964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유도는 컬러도복을 도입하고 점수제도를 변경해 살아남았다. 런던올림픽에서 효과-유효-절반-한판 순이었던 점수제 등급이 너무 많다는 의견에 따라 ‘효과’를 없앴는데 되레 벌칙인 지도가 늘면서 재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유도연맹(IJF)은 다시 규정을 개정해 9월 1일까지 시험 운영한다. 그동안 한판승은 기술이 걸린 선수가 매트에 등으로 떨어져야 했지만 앞으로는 몸을 비틀어 떨어져도 기술이 정확하게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한판승을 주기로 했다. 누르기 판정 기준도 25초에서 20초로 줄였다. 또 정규시간 5분에 기술 점수가 같으면 곧바로 연장전에 들어갔던 것을 앞으로는 지도를 많이 받은 선수가 지는 것으로 바꾸었다. 더불어 연장전에서는 먼저 지도를 빼앗거나 기술 점수를 따내는 선수가 이긴다. ■배구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이벤트 경기로 처음 등장한 배구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첫선을 보였다. 구기종목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배구는 1999년 랠리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TV 중계에 민감한 IOC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좀 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이전 15점 사이드아웃제에서는 서브권을 얻은 상태에서만 공격 성공이나 상대 범실이 득점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경기가 늘어지곤 했다. 25점 랠리포인트 제도에서는 서브권과 상관없이 상대 코트에 공을 떨어뜨리면 득점하게 돼 경기 시간이 줄게 됐다. 또 1998년 도입한 전문수비선수(리베로) 제도를 통해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 것도 박진감을 높였다. ■하키 지난 12일 IOC 집행위원회에서 퇴출이 결정된 레슬링보다 단 3표가 모자라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하키 역시 몇 년 전부터 잔류를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하키는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다가 다음 스톡홀름대회에서 퇴출됐고,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에 다시 등장했지만 국제기구가 없다는 이유로 1924년 파리 대회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국제하키연맹(FIH)이 출범했고 1980년부터 여자 종목도 생겼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 편중된 점은 언제든 다시 퇴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FIH가 인도에 휘둘린다는 지적을 뛰어넘어야 한다. 체육부 종합
  • 추억의 게임 ‘다마고치’ 이렇게 바뀐다

    추억의 인기 게임 ‘다마고치’가 스마트 폰으로 돌아온다. 일본의 완구 제조회사인 반다이사가 1996년 11월 시판한 휴대용 전자 애완동물 사육기인 ‘다마고치’는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여 미국 뉴욕에서 1997년 5월달에 단 3일간 3만 개가 팔리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렸고, 1999년 1월까지 75만개의 판매실적을 올린 히트 상품으로 전세계적으로 7800만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고치는 실제 애완동물을 키우듯 달걀 모양의 액정화면 속에서 시간에 맞춰 먹이를 주고 같이 놀아주고 배설물도 치워야 하는 전자게임으로 한국과 미국 등에서는 수업 방해를 우려해 학교에서 다마고치 휴대 금지령이 내려질 정도였다. 최근 뉴욕 데일리메일 등 미국언론들에 따르면 반다이 사는 ‘다마고치 L.i.f.e’(Love Is Fun Everywher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스토어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마고치는 일본어의 알을 뜻하는 ‘다마고’와 지켜보다라는 의미의 영어 ‘워치’(watch)의 합성어이다. 다마고치 애플리케이션은 오리지널 다마고치 게임 외에 다양한 새 기능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다이사와 함께 다마고치 앱을 개발한 싱크 비츠의 CEO 나루오 우치다는 “다마고치는 1990년대 Y세대의 아이콘이었고, 우리는 무료 앱을 통해 그시대의 향수와 또다른 즐거움을 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 [문화마당] 문화전령사, 한류/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문화전령사, 한류/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연간 국제수지 동향(잠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의 260억 6820만 달러보다 65.9%(171억 8300만 달러) 늘어난 432억 5120만 달러(약 47조원)로 집계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한류 열풍과 해외 건설수주 증가 등으로 지난해 한국의 서비스수지가 1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관광객이 늘면서 2011년 74억 1000만 달러였던 여행수지 적자폭이 58억 7000만 달러로 줄어들었고,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 확산의 영향으로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도 85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98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거뒀다는 것이다. 전체 통계에서 미미한 수치이지만 의미심장한 기록이었다. 그간 한류 콘텐츠는 1990년대 아이돌 그룹의 진화를 통해 2000년 중반부터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10여년에 걸친 철저한 준비 작업과 시스템 구축으로 약진을 거듭했다. 세계 2위 음악시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일본의 오리콘 차트를 석권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싸이는 지난해 빌보드 차트 2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가 진두지휘한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동영상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기록물로 남게 됐다. 세계 곳곳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말춤을 흉내내고, 또 다른 동영상을 재구성해 유포하면서 확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강남스타일’은 40여개 국가의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우리 가요사에서 해방 이후 가장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노래 한 곡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반향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었으며, 동시에 우리 가요도 세계를 석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올해 세계 곳곳에서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감독들의 쾌거는 우리 영화계의 성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성과다. 이러한 문화 예술 방면에서의 변화는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구심이 되고 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은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콘텐츠의 경쟁력은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의 눈과 귀를 모으고, 나아가 감성을 사로잡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갖는 파급력은 그 나라에 대한 호기심뿐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하나가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물론 문화전령사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는 셈이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의 발화는 세계인들을 우리나라로 불러들이는 요인이 된다. 강남의 한가운데에 한류 거리를 조성하고 관광센터를 건립하는 등 발 빠르게 여행객을 유치해 한류 콘텐츠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강남구청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훌륭한 창작물이라면 변방의 어느 구석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홍보 전략이 달리 필요 없는 콘텐츠가 세상을 놀라게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문화와 언어, 인종의 벽을 무너뜨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상상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남들이 걸어왔던 길을 따라 걸어간다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 꿈꾸는 일을 구현하는 일, 그것이 세상을 이끄는 발걸음이다.
  • [데스크 시각] 시진핑, 아베신조, 박근혜… ‘3각 방정식’/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시진핑, 아베신조, 박근혜… ‘3각 방정식’/박홍환 국제부장

    박근혜(61)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면 동북아시아 핵심 3국인 한국, 일본, 중국의 최고지도자 교체가 마무리된다. 앞서 아베 신조(59)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말 취임했고, 시진핑(習近平·60)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아베 총리보다 한 달여 먼저 권력서열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한·중·일 3국의 최고지도자가 동시에 교체되는 중대한 시기에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이라는 ‘모험’에 나섰다. 3국의 새 최고지도자들로서는 첫번째 ‘도전’인 셈이다. 박 당선인을 비롯한 3인의 ‘해법’이 주목되는 이유다. 시 총서기와 아베 총리, 그리고 박 당선인에게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박 당선인, 시 총서기, 아베 총리 순으로 한 살 터울인 이들 3인은 모두 전후세대 정치인이다. 폐허 속에서 국가의 새로운 기틀을 세우던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친이나 조부 등의 후광이 있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박 당선인과 시 총서기는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혹독한 세월’을 외롭게 견뎌내야 했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박 당선인, 아베 총리, 시 총서기가 모두 1990년대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박 당선인은 1998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고, 아베 총리는 그보다 5년 앞서 1993년 정계에 뛰어들었다. 시 총서기가 중국 동부 연안의 물산이 풍부한 푸젠(福建)성 성도 푸저우(福州)시의 공산당 최고책임자가 된 것은 1990년이다. 냉전이 종식되고 세상이 요동치던 시기다. 당시 그들이 어떤 이상을 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동년배로서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시대를 경험하면서 성장해 왔다는 사실이다. ‘공통분모’만 제대로 찾아낸다면 상호협력의 길은 열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선 ‘3인4각’은 어려워 보인다. 시 총서기와 아베 총리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이미 어긋난 상태이다. 아베 총리와 박 당선인 사이에도 과거사 문제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박 당선인과 시 총서기의 우호적인 기류가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한·중 관계는 북한 ‘변수’만 등장하면 흐려지곤 했다. 시 총서기와 아베 총리가 내세우는 국정 구호도 박 당선인으로선 우려할 만하다. 시 총서기는 ‘중화민족의 부흥’ ‘강국의 꿈’을 얘기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총선에서 ‘일본을 되찾자’고 부르짖으며 과거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약속해 압승했다. 그대로 된다면 대한민국은 ‘강력한 중국’과 ‘재무장한 일본’ 사이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좀 더 비약해 말하면 조선 말의 상황과 다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 총서기나 아베 총리 모두 박 당선인과의 협력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특사를 보내고, 과거의 친서까지 공개하며 ‘구애’하고 있다. 그만큼 동북아시아 세력경쟁에서 한국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방증이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약소국의 설움은 충분히 경험했다. 선택을 잘못하면 진짜 조선 말과 같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박 당선인에게는 민족의 명운을 좌우할 엄청난 책무가 맡겨져 있는 셈이다. 박 당선인은 5년 임기 내내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 stinger@seoul.co.kr
  • 아들 구하러 러시아로 간 매클레인… 그가 돌아왔다

    아들 구하러 러시아로 간 매클레인… 그가 돌아왔다

    사고를 몰고 다니는 뉴욕경찰 존 매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이 돌아왔다. 1~4편은 전 세계에서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2357억원)를 벌어들였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17억 6000만 달러(약 1조 9246억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대단했다. 1편은 1988년 9월 추석연휴를 앞두고 단성사에서 개봉, 이듬해 3월까지 롱런했다. 1~3편은 서울에서 209만명(당시는 서울만 집계), 2007년 ‘다이하드 4.0’은 전국 338만명을 동원했다. 5편 ‘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는 무대를 외국(러시아 모스크바)으로 옮겼다. 의절하고 지내던 아들 잭이 중범죄를 짓고 러시아 교도소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매클레인이 모스크바로 떠난 것. 하지만 아들을 만나러 간 법원은 무장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된다. 그곳에서 매클레인은 아들이 비밀작전을 수행 중인 CIA 요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6일 개봉하는 ‘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UP] 강렬한 액션·빛나는 유머감각… 살아있네! ‘살아 있네!’ ‘다이하드 5’로 6년 만에 돌아온 브루스 윌리스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다이하드’ 시리즈가 처음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5년. 환갑을 앞둔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졌지만 윌리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맨몸 액션은 박진감이 넘쳤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빛나는 유머 감각은 변하지 않았다. ‘007’ 등 시리즈물은 중간에 주인공이 교체되면서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다이하드 5’는 연속성으로 인해 과거 팬들의 향수는 물론 신세대 관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요건을 갖췄다. 특히 이번 편에는 때려 부수는 건조한 액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존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아들 잭 매클레인이 등장해 가족 간의 애틋한 정도 함께 녹였다. 원칙을 고수하는 CIA 요원 잭이 ‘무데뽀’ 형사 아버지와 티격태격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은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한다.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친구 같고 유머감각 넘치는 아버지 윌리스의 모습이 여유있고 넉넉해 보였다. 요즘 국내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부성애 코드와도 일맥상통한다. ‘다이하드 5’는 스케일과 물량 면에서도 전편을 압도한다. 4편까지 미국을 배경으로 활약하던 존 매클레인은 이번에는 무대를 모스크바로 옮겨 체르노빌을 누비는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활약상을 보여준다. 사상 최대인 10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5편은 할리우드 대표 블록버스터답게 초반부터 도심 차량 폭파 장면과 화려한 자동차 추격 장면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매클레인이 앞서 가는 자동차 두 대를 따라잡기 위해 가드레일을 들이 받은 뒤 수십대의 차 지붕 위를 달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윌리스가 직접 운전한 이 추격 장면은 82일간 12개 도로에서 촬영됐으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승용차와 트럭이 모두 파손됐다. 이 밖에도 전투용 장갑차량과 두 대의 공격형 헬리콥터를 실제로 동원해 강렬한 액션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후반부의 헬리콥터와 매클레인 부자의 대결 장면과 고층 빌딩에서의 아찔한 총격 장면 등은 액션 영화로서의 본분을 다한다. [DOWN] 무뎌진 몸놀림·엉성한 캐릭터… 거슬리네! 1988년 ‘다이하드’가 나왔을 때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당시 33)는 풋풋했다. 드라마 ‘블루문특급’으로 막 이름을 알린 윌리스에게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는 모험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500만 달러를 불렀다. 제작비 2800만 달러의 18%에 이르는 큰돈. 더스틴 호프먼이 ‘투씨’(1982)에서 550만 달러를 받았지만, 그는 오스카트로피를 가진 배우였다. 20세기폭스 경영진은 윌리스의 무리한 요구가 결재를 받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다른 배우를 물색했다. 하지만 폭스의 모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덜컥 사인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문제는 25년이 흐르는 동안, 윌리스(혹은 매클레인)가 늙어버린 데 있다. 혼자 액션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지라 제작진은 뜬금없이 아들(제이 코트니)을 투입했다. 하지만 오산이다. ‘다이하드’ 시리즈가 흔한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차별성을 지니는 지점은 두 가지다. 무모할 만큼 ‘똘기’ 넘치는 매클레인이 권총(혹은 소총만) 한 자루 달랑 들고 중무장한 테러리스트 집단과 대결을 펼치는 데서 관객은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5편에서 아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어색하다. 심지어 CIA 요원인 아들은 짐만 된다. 윌리스의 무뎌진 몸놀림을 감춰 보려고 액션장면에 집중 배치된 슬로모션 촬영도 거슬린다. ‘다이하드’의 또 다른 매력은 내러티브에 공간을 녹여낸 능력이다. 1, 2편은 고층빌딩과 공항 등 폐쇄 공간에서 악당과의 심리전을, 3편에서는 뉴욕 시내 곳곳을 테러 표적으로 엮어 넣었다. 4편에서는 해커들의 국가기간망 공격을 뜻하는 ‘파이어세일’이란 참신한 소재를 내놓았다. 반면 5편은 장소만 모스크바로 옮겨놓았을 뿐 단순한 액션영화다. 벤츠, 아우디, BMW 등 수십대의 자동차를 장난감처럼 부숴버리는 차량 추격 장면, 군사용 헬기를 동원한 총격전은 볼 만하지만 잘 만들어진 킬링타임 영화 이상은 아니다. 1990년대 유행했던 러시아 핵무기 등 낡은 소재를 끌어들인 것부터 패착이다. 시리즈 사상 가장 엉성하고 무기력한 악당 캐릭터도 아쉽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지름 50m 소행성’ 26일 지구 최근접 위성 궤도 진입

    ‘지름 50m 소행성’ 26일 지구 최근접 위성 궤도 진입

    우리시각으로 26일 지구에 가장 근접하는 지름 50m에 달하는 소행성을 두고 천문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발견돼 2012 DA14로 명명된 이 소행성은 지난 1990년대 우주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위험한 소행성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지구근접물체 프로그램의 도널드 요만스 박사는 “2012 DA14는 확실히 지구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행성은 그리니치 표준시(GMT)로 25일 오후 4시께(우리 시각으로 26일 1시께) 달의 궤도인 약 38만 3000km 내로 진입해 오후 7시께(4시께) 정지위성 궤도인 약 3만 6000km 내로 진입할 전망이다. 따라서 지난해에는 인공 위성 몇 기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2012 DA14는 그 규모면에서도 엄청나다. 우주왕복선보다도 큰 이 소행성은 최대 지름 50m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지구와 충돌한다고 가정한다면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TNT 2.5메가톤의 위력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구에 최근접하는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관측할 수 있으며 관측 가능한 시간대는 미국 동부표준시(EST)로 25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우리 시각으로 26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스페이스닷컴, 미국 항공우주국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청년일자리 ‘산학 벤처’ 육성서 찾아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벤처 어게인’(벤처 부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청년층의 벤처 창업을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해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청년 체감 실업률은 20%를 웃돌아 사실상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대졸 이상의 실업자는 2000년 30%에서 2011년에는 49.4%로 증가했다. 대기업의 일자리만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벤처 부활 정책의 큰 방향은 맞다고 본다. 인수위의 정책 방안에 따르면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기술력을 갖추며, 성장 가능성이 큰 벤처기업의 증시 상장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엔젤 펀드’ 활성화와 함께 정부와 기업이 공동 출연하는 ‘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하며,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청년층의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창업기획사’를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중소기업 육성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무너진 ‘벤처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 같은 정책 방안이 성과를 거두려면 먼저 학문과 산업이 접목된 실험실 벤처 모델이 많이 나와야 한다. 대학을 ‘창업 기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거점 대학들에 기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벤처’를 설립해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창업 인재에게는 자금을 지원해 창업의 걸림돌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진취적인 기업가 정신과 전문 지식을 습득해 청년창업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좋은 스펙을 갖춰 대기업의 취업문만 두드리려는 분위기가 만연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도전정신이 자라날 토양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대학의 창업 기지화는 청년실업 해소는 물론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전후해 벤처 활성화 정책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과 벤처기업인의 일탈된 투기 행태도 적잖이 봤다. 창업 벤처의 생태계가 그만큼 취약했다는 얘기다. 산학 협력 벤처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리콘 밸리의 지하 단칸방 등에서 도전정신 하나로 창업에 뛰어들어 성공신화를 쓴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의 사례가 이를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 [향토기업 특선] “냉·난방비 20% 절감 황토벽돌 세계 1등 목표로 도전 계속”

    [향토기업 특선] “냉·난방비 20% 절감 황토벽돌 세계 1등 목표로 도전 계속”

    “주거 및 건축 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벽돌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삼한C1 한삼화 회장은 3일 “대한민국 벽돌 업계 1등에 만족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닌 세계 1등을 목표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1990년대 초 매출액이 30억원에 불과할 때 160억원을 투자해 세계 벽돌업계 최고 수준의 외국 설비를 들였다”고 소개한 뒤 “선진기술 도입 없이는 세계를 상대로 싸울 수 없고, 불량률도 떨어뜨릴 수 없다는 생각에 적극 투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회장은 또 당시의 과감한 투자가 세계 벽돌 업계에서 알아 주는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벽돌 산업은 매출액에 비해 인프라 투자가 다른 산업보다 많은 장치산업으로 대기업들도 진출을 꺼린다는 것이다. 그는 “삼한 제품은 자연의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 흙· 물· 불· 바람을 이용해 생산돼 환경 친화적인 건축제품으로 인정받았다”면서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연구원의 폐기물 공정시험에서 납과 카드뮴, 수은, 비소, 구리, 시안 등 인체 유해 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정부의 납 등 허용 기준치 0.005~3㎎/ℓ를 감안하면 획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제품의 원천이 바로 ‘사람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첨단 기계를 사용하면 생산성 향상, 제품의 다양화, 품질의 고급화가 가능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계라도 이를 다루는 사람이 바른 생각을 하지 않으면 제품에 하자가 생기기 마련이다”라며 “그래서 직원들의 인성 및 직무 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황토 벽돌은 콘크리트 등 다른 건축 자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시멘트는 라돈가스 등 각종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하지만 황토는 원적외선을 뿜어내고 자연습도조절, 악취제거, 항균작용 등 탁월한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황토벽돌은 무엇보다 단열성과 축열성이 탁월해 이를 이용해 건물을 지을 경우 냉·난방비가 다른 건물에 비해 20% 이상 절감된다”고 소개했다. 한 회장은 “이제 삼한의 기술력은 세계 정상이 됐다”면서 “세계에서 시멘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 몸에 좋고 튼튼한 황토벽돌을 많이 보급해 나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또 “로마·르네상스 시대 궁전 등 유럽의 많은 건축물들이 한결같이 돌과 벽돌로만 지어졌듯이 국내에도 앞으로 이런 건축물들이 많이 생겨 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DB를 열다] 은막의 女優 노름꾼 전락

    [DB를 열다] 은막의 女優 노름꾼 전락

    사진 가운데 안경을 쓴 여성은 복혜숙(1904~1982)과 쌍벽을 이루며 초창기 신극계를 주름잡았던 여배우 석금성(1907~1995)이다.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그녀는 일찍 서울로 와 진명여학교를 다니다 기생이 되었다가 극단 토월회 전무였던 이서구의 눈에 띄어 거금을 받고 연극계에 투신했다. 1925년 첫 작품 ‘추풍감별곡’에서 주역을 맡아 무대를 밟자마자 연극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빼어난 외모의 그녀는 충청도 갑부와 결혼했지만 3년 만에 파경을 맞아 다시 복귀했다. 1932년에 토월회의 후신인 태양극장에서 신민요를 부르며 배우 겸 가수로 활동했다. 1937년에는 무성영화 ‘심청전’에서 뺑덕어멈 역으로 영화배우로도 데뷔한 그녀는 광복 후 ‘춘향전’에서 월매로 나오는 등 주로 개성 있는 조연을 맡았다. 무용가 최승희의 오빠인 한국 최초의 라디오방송국 PD 최승일과 재혼했지만, 남편과 4남매가 1948년 월북해 석금성은 외로운 말년을 보냈다. 1990년대 초까지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1990년 신상옥 감독의 ‘마유미’가 마지막 작품이다. 그녀는 재혼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북한의 자녀들과 만나기를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진은 1965년 1월 28일 유명 배우 K·L 씨와 거액의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출두한 모습이다. 세 사람은 다음 날 구속됐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CEO칼럼] ‘신 농업혁명’과 제2의 도약/김재수 aT 사장

    [CEO칼럼] ‘신 농업혁명’과 제2의 도약/김재수 aT 사장

    최근 농업 분야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므로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난과 배고픔을 1970년대의 통일벼 개발을 통한 식량자급으로 극복하였고,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운동으로 농촌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 가운데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였다고 여겨지나,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을 통한 녹색혁명도 빠뜨릴 수 없는 요인이다. 세계 유례 없는 짧은 기간에 달성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은 세계적 성공모델이었으며 최근까지 국제사회에서 거론되고 있다. 우리 농업의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녹색혁명과 새마을 정신을 되살린 ‘신농업혁명’이 필요하다. 신농업혁명은 1990년대 초 존 이커드 미국 미주리대 교수가 ‘미국의 신농업혁명’(The New American Agricultural Revolution)에서 주장한 이후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나타냈다. 미국은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으로 세계 최강의 농업 국가가 된 것이다. 신농업혁명은 최근 당면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영향은 어느 나라보다 크고 광범위하다. 지난 100년간 지구 전체 평균기온이 0.75℃ 상승하였으나 우리나라는 1.5℃나 올랐다. 강수량은 100년간 17%, 해수면은 43년간 8㎝ 상승했다. 국립기상연구소의 기후변화 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기온이 3.2℃ 더 상승하고 강수량은 15.6% 증가하며, 해수면은 27㎝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농작물의 재배 적지가 이동하고 있고 각종 병해충 피해도 심상치 않다. 2050년에는 내륙을 제외한 전국이 아열대가 되어 봄·여름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에도 호우 피해가 예상된다. 2011년에도 이상 기후로 쌀 6050억원, 채소·과실류 8230억원 등 총 25개 산업에 걸쳐 3조 439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유엔미래포럼(The Millennium Project)의 제롬 글렌 회장도 최근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10가지 방법’을 통해 신농업혁명을 강조하고, 향후 5년 내에 해수농업과 동물 없는 육류생산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가 지향하는 생산, 가공, 관광 등 농산업의 6차 산업화도 기술혁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11년 제정한 ‘농업·농촌 6차산업화법’도 상당 부분이 기술 개발을 통한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후산업을 발전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농업분야의 기술혁신은 어떤 산업보다 효과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농업, 태양광 인공위성을 통한 에너지 확보, 소리와 빛을 이용한 병해충 퇴치 등 농업분야의 기술혁신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물 부족, 환경오염, 재생에너지 개발 등 기후 관련 산업은 조만간 최대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첨단 과학기술과 융복합을 통해 기후산업을 발전시켜 농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다가오는 수자원, 에너지, 식량 위기에 대비하여 농업기술 개발을 통해 ‘제2의 녹색혁명’을 이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기술 분야에서 검증된 성과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기술 농업이 널리 알려져 있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세계 15개국에 설치한 해외농업기술센터(KOPIA센터)는 글로벌 시대 선·후진국 간 기술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기술혁신에 바탕을 둔 제2의 농업혁명을 이루어야 당면한 농업경영비 절감이나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실현시킬 수 있다. 여기에 농업과 수산업의 신성장동력화와 녹색 복지 등을 통해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
  • 꼬리 무는 中지도부 비리 의혹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일가의 거액 축재설에 이어 자칭린(賈慶林)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최고위층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반중국 인터넷 매체 보쉰(博訊)은 오는 3월 퇴임하는 자칭린 주석의 아들 자젠궈(賈建國)가 지난해 11월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이후 호주로 도피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젠궈의 해외 도피 이유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으나 부정 축재와 관련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 주석은 푸젠(福建)성 성장이던 1990년대 후반 건국 이후 최대 밀수 사건인 위안화(遠華) 사건에 부인 린유팡(林幼芳)이 연루돼 정치적 위기를 맞자 부인과 이혼하는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쉰은 또 왕치산 서기의 부인 야오밍산(姚明珊)이 미국에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호화 별장을 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한 호화 주택 사진을 제시하면서 별장이 왕 서기 친척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 소유주는 야오밍산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커버스토리] 학교도 병원도 직장도 없는디… 자식들이 섬 생활 허겄소

    [커버스토리] 학교도 병원도 직장도 없는디… 자식들이 섬 생활 허겄소

    전남 목포항에서 서남쪽으로 20여㎞쯤 떨어진 신안군 증도면 소기점도와 소악도·진섬(병풍3구)엔 12가구 20여명이 옹기종기 살고 있다. 각기 섬은 다르지만 썰물 때는 서로 이어지는 한 마을이다. 주민 조범석(60)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는 토박이다. 조씨는 삼남매를 두고 있으나 이들은 모두 서울, 목포 등 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아내(58)와 단둘이 김 양식과 농사일을 번갈아 하면서 그럭저럭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씨는 자녀들이 섬에 들어와 김 양식 등의 가업을 잇도록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 안 된다”며 “뼈 빠지게 고생만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32가구 100여명이 갯일과 농사일을 하며 살았으나 지금은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그나마 대부분이 70~80대 고령자로, 낙지잡이나 해조류 채취 등 거친 바다 일은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차를 싣고 목포에 가려면 1시간 이상 걸리고 선비가 왕복 3만원에 이른다”며 “생활 불편과 소득원 감소가 섬사람들을 뭍으로 몰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과 이웃한 대기점도(병풍 2구)에도 25가구 40여명이 벼, 마늘, 고추 농사를 조금씩 지으며 살고 있다. 인구는 20년 전의 절반 수준이며 연령대는 대부분 70~80대로 이들이 세상을 뜨면 ‘텅 빈 섬’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마을 이장 오영춘(59)씨는 “이곳은 본섬인 병풍도와 노두길(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길)로 연결된 만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들이 머물 수 있는 편의시설이 전무하다”면서 “유일한 상점인 농협마트가 있으나 이마저도 주말에는 문을 닫아 생수 한 병 구입할 데가 없을 정도”라고 열악한 섬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교육, 의료, 소득원 등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도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더욱이 주민의 고령화까지 겹쳐 미래는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 섬에는 증도초교 기점분교가 있었으나 5년 전에 폐교됐다. 인근 소악도에서는 외할머니에게 맡겨진 김모(9·초등 2년)군 한 명이 다니는 소악분교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초등학교 입학생 단절과 폐교로 이어진다.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전남 지역의 학교 공동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3월 개학을 앞두고 완도 보길초등학교 등 본교 5곳과 여수 화태초교 여도분교 등 분교 31곳의 신입생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45개 학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고 2011년에는 33개교가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다. 매년 평균 10여개의 본교와 분교가 통폐합되고 있으며 이에 포함된 학교는 대부분 조그만 섬에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열악한 교육 환경은 젊은 층의 이도를 부추기는 첫째 이유로 꼽힌다. 신안군 흑산면 소사리 박모(44)씨는 매년 겨울철 멸치잡이로 짭짤한 소득을 올린다. 그럼에도 섬에 정착하지 않고 몇 년 전 광주에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했다. 그는 매년 1~3월 멸치잡이철에만 고향에 내려와 생활한다. 나머지 기간엔 도시에서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꾸린다. 박씨는 “네 자녀의 교육 때문에 철마다 가족이 헤어져 사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군 임회면 오모(50)씨는 가족과 떨어져 산 지 10년이 넘었다. 서울에 전셋집을 얻어 아내(47)와 딸(22)을 내보냈다. 자녀의 진로를 고려해서다. 아내는 식당 등에 취업해 딸의 학비를 보태고 있다. 그는 겨울철 농한기 때 잠시 서울에 올라가 가족과 함께 보낸 뒤 농사철이면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는 ‘이중 생활’을 하고 있다. 전국 섬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어획량 감소 등으로 줄어드는 소득을 메우기 위해 도시로 나가 허드렛일을 마다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안 지도읍 어의리 2구 이장 장일랑(80)씨는 “소포작도, 대포작도 등 6개 섬으로 구성된 20여명의 주민이 앞바다에서 낙지 등을 잡아 생계를 꾸렸으나 최근 갯벌이 오염돼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며 “주민 대부분이 70~80대 노인이라 농사도, 바다 일도 제대로 못 하는 만큼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기잡이 등 연근해 어업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남획과 연안 어장 오염, 인구 노령화 탓이다. 어선 감척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1994~2011년 5084척의 연근해 및 국제 어선이 감축됐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는 모두 1만 7307척이 사라졌다. 이는 곧 섬 주민 등의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섬을 낀 자치단체들은 이에 따라 ‘돌아오는 섬’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완도, 통영 등 일부 섬 지역은 활발한 어패류 양식 등을 통해 젊은 층 유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내몰리는 어민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도서개발촉진법 등을 근거로 수십년간 어민 소득 향상과 교량, 항만 등 생활 불편 해소를 위한 노력에 힘써 왔으나 역부족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한정된 재원 탓에 작은 섬마을의 경노당 건립, 상수도 보급 등의 각종 민원을 다 들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농 현상과 마찬가지로 이도가 늘면서 무인도 수도 덩달아 늘고 있다. 섬을 낀 전국 지자체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초 남한 지역의 섬은 유인도 517개, 무인도 2684개 등 모두 3201개에 이르렀다. 5년쯤 후인 1990년대 중반엔 유인도 447개, 무인도 2748개로 유인도가 줄어든 만큼 무인도가 늘어났다. 섬을 등지는 사람들의 추세가 뚜렷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이 분포한 전남의 경우 2011년 현재 유인도 296개, 무인도 1923개 등 모두 2219개의 섬이 서남해안에 널려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관측 장비의 발달로 섬이 새로 발견되는 등 섬 개수가 늘면서 통계 자료를 통한 인구의 증감을 정확이 비교하긴 힘들지만 과거 10년 단위로 20~30여개의 유인도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도는 이에 따라 2005~2017년 12개 시·군 217개 섬을 대상으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관광자원화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모두 2조 2800여억원을 들여 테마 섬을 개발하고 주민 지원 사업을 펴고 있으나 국비 확보가 여의치 않아 ‘찔끔 예산 배정’에 머물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951억원을 들여 70개 섬을 대상으로 연도·연육 사업, 관광지 도로 개설 등 110건의 관광·소득 기반 사업을 추진한다. 섬을 낀 다른 지자체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각종 섬 개발 사업을 펴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형편이다. 신안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아일랜드 지방의회 ‘음주운전 특별면허’ 발급 주장

    ”술을 마시고 운전할 수 있게 특별면허 내주자!” 기분좋게 술을 마신 뒤에도 단속에 걸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음주운전면허를 내주자는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아일랜드 남서부 케리의 지방의회가 최근 음주운전면허 신설요청안을 결의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지방의회는 요청안을 중앙정부에 제출, 음주운전이 허용되는 특별면허를 신설해 제한적으로 발급하자고 할 예정이다. 문제의 지방의회가 특혜를 주자고 한 대상은 외진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다.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가볍게 술을 마신 뒤에도 자동차나 트랙터를 직접 운전해 귀가할 수 있도록 음주운전면허를 주자는 게 지방의회의 독특한 발상이다. 술집들도 가세했다. 음주운전과 교통사고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음주운전면허 신설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선 1900년대까지만 해도 술집이 많았다. 음주운전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당국이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벌점제까지 도입하면서 이젠 음주 후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덕분에 1990년대 매년 400명을 웃돌았던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162명으로 줄었다. 아일랜드의 인구는 460만 명이다. 중앙정부는 그러나 제안에 회의적이다. 법무부는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음주운전면허 신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끈질기게 살아남은 저 노인이 바로 우리야

    가난한 촌락에서 먹을 입을 덜고자 노인을 버렸다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옛 전설은 우리네 ‘고려장’과 흡사하다. 일본 문단의 ‘새로운 별’로 불리는 사토 유야가 쓴 소설 ‘덴데라’(학고재 펴냄)도 한겨울 눈 덮인 산에 노인을 갖다 버리는 ‘산맞이’ 행사를 소재로 삼았다. 70세가 된 노파 사이토 가유가 마을의 법도에 따라 극락왕생할 것이라 굳게 믿으며 아들의 등에 업혀 산에 버려지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사이토 가유는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려던 순간 앞서 버려진 노파들의 손에 이끌려 목숨을 건진다. 노파들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덴데라’라는 이름의 산골 마을에 기거하며 살고자 발버둥 친다. 버려질 때 입고 온 흰 소복에 흙과 땟국을 묻힌 채 입에 풀칠하기 위해 하루 종일 숲을 헤매는 노파들 앞에서 사이토 가유는 수치심을 느낀다. 부득부득 살아남은 자들의 일원이 돼 불명예스러운 삶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덴데라’의 노파들은 굶주린 곰인 ‘붉은 등’, 정체 모를 전염병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또 자신들을 버린 마을을 공격해 복수하자는 ‘습격파’와 이에 반대하는 ‘온건파’로 나뉘어 충돌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50명의 노파가 곰과 싸우다 하나둘씩 죽어 가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다. 소설은 헨리 빈터펠트의 동화 ‘아이들만의 도시’나 월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에 나오는 주인공을 아이에서 노파로만 바꿔 놓았을 뿐이다. 일본 문단에선 소설 ‘덴데라’가 버블경제가 무너진 1990년대 초반 이후 사회에 쏟아진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삶을 압축했다고 평가했다. 소설 속 노파들의 삶에 대한 집착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혹한 환경 속에서 끈질기게 생존한 노파들의 모습에서 오늘날의 일본 사회, 나아가 비슷한 장기 침체의 터널을 걷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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