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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 마거릿 대처

    영화 속 마거릿 대처

    “우리의 결정은 단 1초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1990년 총리직을 사임한 뒤로 잊히고 있던 영국 최초의 여성총리, 유일의 여성 총리 마거릿 대처를 부활시킨 것은 2011년(한국개봉 2012년 2월) 개봉된 영화 ‘철의 여인’(포스터)이었다. 부풀린 금발머리와 붉은 입술, 진주 목걸이와 귀고리가 인상적인 대처는 1979년 총리로 취임한 뒤 1982년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영웅이 되었다. 영화 속에서 대처는 강경한 어조로 “침몰시켜”라고 말한다. 1984년 탄광노조의 파업을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업자로 전락한 탄광 노동자들이 생계형 스트리퍼로 나선 웃지 못할 과정을 그린 영화가 ‘풀몬티’이고, 가난한 탄광 노동자의 아들의 예술가로서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사회적 배경도 대처 집권기였다. 영화 ‘철의 여인’은 1980·1990년대 태어난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대처가 “정치적 결정 때문에 인간적으로 겪어야 했던 고립과 고통을 가진 인간”으로 불러냈다. 영화 속 대처는 메릴 스트리프를 통해 “매일을 전쟁을 치르듯이 살았다”고 했으나,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는 굳은 의지와 결단력으로 최정상의 지도자로 고뇌 속에서 살아왔음을 보여주었다. 많은 이들이 대처에게 인간적 매력을 느낀 이유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부동산시장 온기는 도는데… 지금 살까? 좀 더 눈치 보고?

    부동산시장 온기는 도는데… 지금 살까? 좀 더 눈치 보고?

    ‘4·1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매매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온기가 돌려는 모습이 보인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입지가 괜찮은 지역의 중소형 미분양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매매 시장을 중심으로 4·1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수도권의 경우 이제까지 관심을 받지 못하던 미분양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접근성이 좋고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경기 고양·남양주·성남 등의 분양 물건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4일 계약 마감을 진행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포스코건설 동탄역 더샵’의 경우 85%의 계약률을 보였다. 꽁꽁 얼어붙은 수도권 분양시장을 감안했을 때 ‘대박’이라는 평가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저층이나 방향이 좋지 않은 물건을 빼고 거의 다 팔렸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가 대구에서 진행한 ‘e편한세상 범어’도 평균 7.8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미분양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현대산업개발의 ‘삼송 아이파크’ 아파트 분양사무실에도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분양사 관계자는 “현재 가계약 건수가 30건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면서 “가격을 낮춘 것과 함께 4·1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고양 일산서구 덕이동 ‘일산 아이파크’ 아파트도 상담전화가 2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보금자리 등 공공분양주택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금자리 주변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분당과 일산 등 제1기 신도시도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분당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제까지 외면받던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경우 호가를 올리려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세를 끼고 사면 1억~2억원 사이면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매매시장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생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심리를 건드린 것 같다”면서 “국회에서 법안 통과만 제대로 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주에 비해 0.05%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특히 수도권(0.25%)은 47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아직 수요자들은 눈치 보기를 계속하고 있다. 집을 사더라도 4·1대책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확정된 뒤 사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 대해 야당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회 통과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강모(35)씨는 “지금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을 구매하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도 “예전에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도 국회에서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봤는데 굳이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한동안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 절벽’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는 분양시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화성 동탄2신도시의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5년간 양도세를 감면받는 기준이 되는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에 가계약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늘고 있지만 본계약은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 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아직 온기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털어놨다. 한편 정부가 내놓은 4·1대책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가 대책이 발표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공인중개사 102명을 대상으로 4·1대책의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 이상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3%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부동산시장의 회복 시기는 언제로 보는가’란 질문에도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고 “2014년 이후(3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안에 회복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DB를 열다] 1971년 연말연시 앞둔 백화점 선물 특판 행사

    [DB를 열다] 1971년 연말연시 앞둔 백화점 선물 특판 행사

    1960년대, 또는 그전에는 선물이란 것은 매우 특별한 존재였다. 자신이 먹고 쓸 것도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준다는 것은 여유 없이 사는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시인은 당시를 말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주고받을 선물이라곤 알몸뿐이었다고 했다. 화이트데이다, 밸런타인데이다 하면서 갖가지 선물을 주고받는 요즘의 연인들에게는 농담처럼 들릴 말이다. 그러나 살기가 나아지면서 선물의 가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백화점들은 그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때가 되면 선물 특판 행사를 벌였다. 사진은 1971년 12월 13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건물 벽에 크리스마스 연말 선물 대특매 행사를 알리는 광고판들이 걸려 있는 모습이다. 500원 매상마다 서비스권 1장씩을 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선물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어느 백화점이 정리한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명절 선물 변천사가 눈길을 끈다. 1950년대에는 상품화된 선물이 없었다. 쌀, 달걀, 찹쌀, 돼지고기, 참기름 등 농수산물이 주류였다. 1960년대에는 설탕, 비누, 조미료, 소금 등이 인기였다. 1970년대에는 식용유, 럭키치약, 와이셔츠, 가죽제품, 주류 등 기호품들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양말세트 등 신변잡화가 많이 팔렸다. 1990년대에는 지역특산물과 상품권이 선물 판매량 선두권에 올랐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도법스님, 美서 해방신학자들과 ‘맞짱 토론’

    도법스님, 美서 해방신학자들과 ‘맞짱 토론’

    ‘조계종 도법 스님이 해방신학자들과 한판 담판을 한다는데’, ‘해방신학자들이 한국불교의 생명윤리 사상을 어떻게 이해할까’…. 요즘 불교계에는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의 뉴욕 토론을 놓고 말들이 많다. 미국 유니언신학대학원이 ‘깨달음과 해방-참여불교인과 해방신학자의 대화’를 주제로 17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하는 국제 콘퍼런스에서 도법 스님의 ‘예상되는’ 언행이 화제다. 이 콘퍼런스는 세계적인 종교학자 폴 니터 교수의 정년 퇴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 세계적인 불교, 기독교 종교인과 학자 35명이 참여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게 된다. 로버트 서먼, 샐리 킹, 버니 글래스먼, 래리 라스무센 등 미국 학자들과 울리히 두흐로브(독일), 담마난다(태국) 스님, 이본 게바라(브라질), 매리 존 마난잔(필리핀), 펠릭스 윌프레드(인도), 호세 마리아 비질(파나마) 등 발제와 토론에 나설 인물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유니언신학대학원 측은 폴 니터 교수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종교 간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눠온 인연을 따져 도법 스님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의 초점은 아무래도 도법 스님이 콘퍼런스에서 발표할 내용과 콘퍼런스를 둘러싼 숨가쁜 행보이다. 도법 스님은 우선 18일 오후 ‘나의 불교수행, 화엄세계관과 생명평화운동-지금 당장 붓다로 살자, 붓다로 행동하자’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 이어 콘퍼런스 일정 내내 토론과 의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제강연의 초점은 ‘21세기 절체절명의 화두는 지구촌 생명평화 공동체이며 종교인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때 비로소 종교가 종교다워진다’는 내용. 화엄경의 ‘본래부처론’과 ‘동체대비론’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불교 주류의 길인 개인적이고 내적이고 은둔적이고 정적인 수행을 20여년 동안 했지만 깊은 회의와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었고 화엄경과 간디의 만남을 통해 불교에 대한 이해와 믿음, 만인이 함께 가야 할 삶의 방향과 길을 발견하고 비로소 길고 긴 방향을 어느 정도 정리하게 됐다”는 내용도 들어 있어 해방신학자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도법 스님은 1990년대 이후 20여년간 지속적으로 벌여온 대안운동과 생명평화·민족화해·평화통일 기원 지리산 1000일 기도, 생명평화 결사, 생명평화 탁발순례 등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는 한편 불교계에서 추진해온 ‘종교평화를 위한 불교인 선언’과 추진과정도 설명한다는 입장이다. 도법 스님의 행보는 특히 이번 콘퍼런스의 배경과 맞물려 각별한 관심을 모은다.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유니언신학대학원은 이 콘퍼런스를 계기로 국제참여종교네트워크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조계종 결사추진본부는 이와 관련해 “도법 스님이 대안적 불교수행 공동체며 종교에 기반을 둔 다양한 실천 커뮤니티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에는 법륜 스님과 지정 스님, 정현경 교수도 참여하며, 미국 햄프셔대학교 교수인 혜민 스님이 통역 등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재즈의 A부터 Z까지 다 모였다

    한국재즈의 A부터 Z까지 다 모였다

    1960년대 한국재즈의 태동부터 지금껏 걸어온 흔적들을 살펴보고,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됐다. ‘LIG아트홀·합정’ 개관기념으로 10일부터 21일까지 선보이는 ‘재즈타임즈’다. 라인업만 봐도 무게감이 전해진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목인 색소폰 연주자 정성조가 이끄는 퀸텟(5인조)은 14일 보컬리스트 박성연과 궁합을 맞춘다. 서울고 2학년 때인 1960년 미 8군 무대에 선 정성조는 1970년대 국내 최초의 브라스 록그룹인 ‘정성조와 메신저스’를 결성했다. 1979년에는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을 떠났고 1995년부터 10년간 KBS관현악단장을 맡기도 했다. 서울예대 실용음학과 학과장으로 정년퇴임한 2011년 미국 뉴욕의 퀸스칼리지로 또 한 번 유학을 떠날 만큼 학구파 연주자로도 유명하다. 한국재즈의 1세대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브라보! 재즈라이프’의 주역들인 최선배(트럼펫), 이동기(클라리넷), 김수열(색소폰)은 21일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1960년대 미 8군 무대에서 음악경력의 첫걸음을 뗐다는 것. 특히 최선배는 1980년대 일본 순회공연과 독일 재즈페스티벌 초청공연 등으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았다. 그가 1998년 발표한 ‘프리덤’은 프리재즈의 명반으로 꼽힌다. 재즈 대중화의 일등공신인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이 이끄는 섹스텟(6인조)은 20일 공연한다. 이정식은 1990년대 초 KBS ‘밤으로 가는 쇼’와 CBS FM의 ‘0시의 재즈’를 통해 수많은 입문자의 안내자 역할을 했다. 이정식의 딸 이발차 또한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대를 잇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부녀의 남다른 호흡도 기대된다. 어느덧 중견 반열에 오른 여성 재즈디바들의 공연도 있다. 중저음과 그루브를 지닌 마성의 보컬리스트 웅산은 자신의 밴드와 함께 10일 공연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스캣, 끈적끈적한 감성으로 사랑받는 보컬리스트 말로는 17일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일렉트릭 재즈와 펑크를 융합한 독특한 색깔의 6인조 JSFA(11일), 탁월한 라이브와 개그맨 뺨치는 입담으로 사랑받는 프렐류드(13일), 포크의 감성을 품은 관록의 더 버드(18일) 등 밴드는 물론 피아노 트리오의 대표 격인 송영주 트리오(12일)와 배장은 트리오(19일)의 공연도 있다. 같은 프로그램으로 부산 LIG아트홀에서도 19~28일 이어진다. 1544-1555. 전석 3만원.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안보상황 엄중할수록 FX사업 엄정하게

    미국 정부가 차세대 전투기인 F35와 F15SE의 한국 판매를 승인함에 따라 정부의 차기 전투기(FX) 구매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부는 6월 말까지 기종 선정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인 만큼 남은 두 달여 동안 구매 가격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 F5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 60대를 구입해 2016년부터 실전 배치하는 이 사업엔 미 록히드마틴사(F35)와 보잉사(F15SE), 유럽 컨소시엄인 EADS(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3개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FX 3차사업에 우리 정부가 책정한 사업 예산은 무려 8조 3000억원에 이른다. 각 기종의 자체 성능은 물론 연합작전 수행 능력 등 군사적 측면, 향후 20년간의 동북아 안보 정세와 주변국의 전력증강 계획, 그리고 가격과 기술 이전 여부 등 따져야 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F35는 스텔스 기능과 연합작전 수행능력이 좋지만 잦은 결함과 설계 변경에 따른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F35 개발에 참여한 호주가 구매를 포기했고, 캐나다도 구매계약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록히드마틴사 측이 미 의회에 제시한 한국과의 목표 계약액도 우리의 예산 계획을 뛰어넘는 108억 달러(12조 636억원)에 이른다. 보잉사의 F15SE는 우리 군이 운용 중인 F15K를 개량한 기종으로, F35보다 싸고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나지만 1970년대부터 사용된 생산 플랫폼을 쓰고 있는 점이 약점이다. 유로파이터는 F35 등과 달리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점이 강점이나 우리 공군이 써본 적이 없는 유럽형인 점 등이 걸림돌이다. 1990년대 한국형전투기사업(KFP)으로 들여온 F16이 자체 결함으로 4차례나 추락했건만 계약 미비로 제작사인 미 제너럴 다이내믹스(GD)사에 단 한푼 배상받지 못한 우리다. 당시 구매기종이 FA18호닛에서 F16으로 바뀐 과정을 두고 로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고, FA18호닛을 도입했더라면 2008년 43억 달러 규모의 2차 FX사업은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도 부른 바 있다. 결코 밟아선 안 될 전철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무기구입 사업이다. 정부는 먼 장래를 보고 시간에 쫓기는 일 없이 기종 선정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 [시론] 창조경제는 말장난이 아니다/김도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시론] 창조경제는 말장난이 아니다/김도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창조경제가 화두다. 지금까지 그 어떤 단어도 이렇게 뜨겁게 등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공부 열기가 뜨겁다. 연구기관들은 보고서를 쏟아내고, 하루에도 몇 차례 포럼과 세미나를 알리는 메일이 날아온다. 그러나 자료 가운데 상당수는 함량 미달이다. 그동안 해왔던 이야기에서 몇 단어를 적당히 바꿔치기했다는 의심이 드는 보고서들도 적지 않다. 뭐라도 좀 얻어내 보자는 사심이 엿보이는 논의들도 보인다. 그래서 창조경제가 또 다른 하루살이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경제의 틀을 바꿀 큰 변화의 시작일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은 생산요소의 과감한 투자, 다시 말하자면 압축적 자본축적과정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정한 산업영역을 정부가 선택하고, 그에 따른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자본주도형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낮아지는 현상을 겪었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더 이상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실업과 침체의 유령이 문 앞에서 계속 넘실거리고 있다. 과거 정부들이 지식경제 혹은 경제주체들의 혁신을 강조해 왔던 것은 바로 이런 인식의 산물이다. 한때 벤처기업 창업이 강조되기도 했고, 연구개발 예산에 대한 지속적인 확충이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2위에 도달했다. 특허출원도 세계 4~5위를 다투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가 다른 경쟁국가들에 비해 혁신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창조경제 논의는 우리의 어제와 오늘에 대한 면밀한 검토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거 정책의 공과에 대해 숙고해 보지 않으면 비슷한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창의와 혁신에 도달하는 길이 매우 꼬불꼬불하고 희미하다는 점이다. 조직이론 연구학자들은 조직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원한다면 역설적으로 단기적인 비효율을 감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합리적인 방법으로는 성공확률을 계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한 창업자들의 비결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말장난이 아니다. 창의성의 쉽지 않은 특성 탓에 웃지 못할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라고 다그쳐 직원들이 매일 야근한다는 권위적인 회사도 있다. 창업위험을 분산시켜 벤처기업 창업을 지원해줄 목적으로 만든 금융기관이 창업자의 부모와 일가친척의 집에까지 담보를 설정하는 바람에 인생위험이 몇 배로 증폭되는 사례도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자와 예술가, 창업자들에게 파격적인 대우와 좋은 문화를 제공해 새로운 지식과 혁신을 만들어 내도록 하자는 야심찬 계획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에서 창업자와 예술가가 빠지더니 파격적인 대우와 좋은 문화도 빠져, 또 하나의 정부출연연구기관 설립으로 끝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이야기에 특별한 악역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 늘 해오던 방법대로 창의와 혁신을 다룬 것이 문제일 뿐이다. 정부와 관련된 많은 주체들이 창조경제라는 이름에 맞는 새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급히 만든 단기적인 사업에 창조경제라는 이름을 섣불리 붙인다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는 또 그렇고 그런 유행어로 전락될지도 모른다. 이번 정부가 역사적인 창조경제정부로 기록되려면 마음 단단히 먹고 시스템 실패를 일으키는 수많은 창의성의 적들과 한판 싸움을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한다. 학교에서, 기업에서, 공공부문 곳곳에 창의와 혁신이 숨쉬도록 만드는 일은 이번 정부에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日 강타한 ‘드래곤볼’ 놀이 사진 보니 “살아있네”

    日 강타한 ‘드래곤볼’ 놀이 사진 보니 “살아있네”

    최근 일본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명 ‘드래곤볼 공격’ 퍼포먼스가 유행하고 있어 전 세계 네티즌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드래곤볼 공격’ 퍼포먼스는 1990년대 아시아를 휩쓴 애니메이션과 만화 ‘드래곤 볼’ 속 한 장면을 따라 한 것이다. ‘드래곤볼’에서 주인공들이 상대를 공격할 때 자주 쓰는 ‘장풍’을 흉내 낸 것. SNS와 인터넷 게시판에 끊임없이 업로드 되고 있는 사진은 한 사람이 가운데에서 손이나 다리를 벌린 채 ‘에너지’를 쏘고 있으며, 주위 사람들은 몸을 공중에 붕 띄워 공격을 받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청소년으로 보이며, 학교나 강당, 공원 등이 주 촬영장소로 쓰였다. 이 같은 열풍은 드래곤볼 시리즈가 극장에서 개봉된 지 17년 만인 올해 새 극장판 ‘드래곤볼Z-신들의 전투’가 개봉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일본 청소년들의 ‘끔찍한’ 드래곤볼 사랑은 해외 네티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본 학생들이 드래곤볼 속 포즈를 정말 똑같이 따라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정말 신기한 퍼포먼스” 등의 댓글로 호기심을 드러냈다. /인터넷뉴스팀
  • 남성의 야심 왜 필요하고 가족보다 우선일까

    등단 40년차 작가인 손용상은 지난해 8월 원고를 탈고한 뒤에도 한참 동안 출간을 망설였다고 했다. 진부한 스토리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소설 ‘그대 속의 타인’(그루 펴냄)은 젊은 시절 하릴없이 건설 현장을 떠돌던 작가의 반자전적 이야기다. 감출 건 감추고 알릴 건 알려야 하지만 어느 것이 사실이고 또 지어낸 이야기인지 독자로선 좀처럼 알 수 없다. 50년 지기인 작가 최인호는 서문에서 “가끔 종잡을 수 없는 친구다. 어느 날 들으면 월남에 있었고, 또 어느 날 들으면 중동 사막을 헤매고 다닌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나이 쉰이 다 돼서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가 싶더니 말도 없이 미국으로 들어가 삶의 둥지를 틀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설은 작가가 젊은 시절 보고 듣고 경험했던 내용에 살을 붙여 창작한 이야기다. 중견 건설업체 간부인 ‘김성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중동의 사막과 인도네시아의 밀림을 오가며 건설 현장의 거친 땀내를 담아냈다. 주인공은 기업 오너의 측근으로 승승장구한다. 성격이 활달하고 주변에 좋은 인상을 풍기는 전형적인 건설 엘리트다. 1년의 절반 동안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돈다. 세상에 거리낄 것 없이 자신만만하다. 그러다가 재일교포 처녀인 게이꼬를 만나 불같은 로맨스를 벌이고 가정을 이룬다. 그에게는 수진이란 또 다른 연인도 있다. 모순된 사랑 놀음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전개된다. 그러면서도 곁에는 항상 그의 아내가 존재한다. 전형적인 일본식 교육을 받은 게이꼬는 처음에는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남편을 대한다. 하지만 이내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상처받는다. 늦둥이였던 외아들 세준마저 심장 수술로 잃게 되자 게이꼬는 남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주인공도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홀로 미국으로 떠난다. 작가는 “이 소설은 단순히 주인공의 감성적 멜로는 아니다”면서 “야심 가득한 남성만의 세계가 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고 가족이란 존재보다 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지 일깨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성장신화’의 뒤안길에서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은 50, 60대 가장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이 1990년대 후반, 아날로그의 끝자락에 자리한 시대라는 점도 그렇다. 작가는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방생’을 통해 등단했다. 작가 최인호는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부터 50년을 알고 지낸 친구이자 동료다. 최인호는 “같은 신문사 신춘문예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등단한 인연까지 지녔다”고 소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하려면 개념보다 실천방안 제시해야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하려면 개념보다 실천방안 제시해야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창조경제’가 늪에 빠졌다.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도,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선문답만 반복됐다. 여당에서도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창조경제 구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관계자들조차 ‘한국형 정책의 실패’를 떠올린다. 외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정책이 ‘한국형’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는 과정에서 핵심은 사라지고 실패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져 가고 있다. 창조경제라는 슬로건보다는, 현실적인 발전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창조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교수는 2일 “추격형 성장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시도가 계속됐다”면서 “하지만 해외 사례에 ‘한국형’을 붙여 도입한 사례 중 성공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정책의 실패는 1999년 독일의 막스플랑크·프라운호퍼 연구회를 본뜬 정부출연연구소 지배구조 개편에서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당시 정부는 기초연구를 응용연구와 연결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목표에 독일식 체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도입 과정에서 부처 간 이기주의, 정책 집행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독립적인 운영 대신 정부 산하 연구회로 타협했다. 그 결과 출연연 간 칸막이와 옥상옥 구조로 여전히 비효율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실리콘밸리 같은 과학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지역 안배 논란 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과학벨트의 모태가 된 은하도시포럼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문화·과학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구상이었는데 지금은 과학기술투자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연어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 우수 과학자를 유치하려던 ‘브레인 500’ 역시 ‘전폭적인 지원과 신분보장’이라는 핵심 조항이 빠지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라는 국제적 이슈를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녹색성장’도 ‘성장’에 집착하다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았다. 창조경제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당초 창조경제의 개념은 1990년대 중반 유럽 각국이 생산성을 쉽게 높이거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데서 시작됐다. 2001년 영국의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의 ‘창조경제’는 이런 경향을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5단계론’으로 체계화했다. 사람들이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대표되는 하위단계의 욕구를 충족한 만큼 창조산업에서 새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도 이에 기반, 2008년부터 각국의 창조산업 동향과 경쟁력을 담은 ‘창조경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호킨스와 UNCTAD는 문화를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창조경제의 정의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입장이다. 창조경제를 모든 산업에 창조성을 도입하는 것으로 정의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무조건 외국과 다르게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몇 년 전부터 각 기업들이 조직 내 창의성이 중요하다며 구성원들에게 창의성을 강요하다가 실패했던 것과 똑같은 얘기를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존 이론을 확장하면서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개념에만 매몰돼 벌어진 문제”라고 지적했다. 창조경제라는 기조 자체가 정부 차원에서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분석도 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우리나라의 성공이 A를 투입하면 무조건 B가 나오는 산업 덕분이었다면 창조산업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거나 전혀 다른 것이 나올 수 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는 20~30년을 보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년 내에 할 수 있는 일은 최소한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인데, 정부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중고차 불법 보금자리 된 옛 인천 송도유원지

    ‘한국형 디즈니랜드가 불법 중고차 수출단지로?’ 광복 이후 1990년대까지 수도권 대표적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던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가 경영 악화로 2011년 폐쇄된 이후 불법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일 송도유원지 소유주인 ㈜인천도시관광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개발에 난항을 겪어 유원지 부지 11만 5000㎡를 중고차 수출업체에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도시관광은 부채가 140억원에 달해 이자 비용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임대사업을 한다지만 송도유원지는 관광단지로 묶여 있어 이는 불법이다. 인천도시관광 지분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싸이칸홀딩스가 68%, 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도시공사가 30.5%를 갖고 있다. 싸이칸홀딩스는 2006년 송도유원지를 700억원에 매입한 뒤 ‘한국형 디즈니랜드’로 만들겠다고 홍보해 왔다. 인천도시관광이 지난달 중고차 수출업체와 임대계약을 마무리 짓자, 이달 들어 업체들이 송도유원지에 불법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확인한 결과 아스팔트가 깔리고 사무실 역할을 할 컨테이너 20여채가 설치된 데다, 그 주변에 수백대의 중고차가 야적돼 있다. 해수욕장이 있던 곳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한 업체 관계자는 “1일 입주를 통보받았지만 우리는 하루 앞서 입주했다”고 말했다. 유원지에 중고차 수출단지가 들어서면 강제집행까지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던 인천시와 연수구는 업체들의 불법 입주를 결국 눈 뜨고 지켜보는 꼴이 됐다. 단속 권한을 놓고 인천시와 연수구는 떠넘기기로 일관해 오다 지난주에야 단속 권한이 어디에 있는지를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상태다. 연수구 관계자는 “뻔히 불법이란 것을 알면서도 자동차 매매단지 임대사업을 강행한다면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명물이었던 송도유원지가 중고차 수출기지로 전락하면서 행정기관의 복지부동과 지지부진한 송도유원지 개발사업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폭력 가정 등 아픈 가족사 외국 여성들도 공감”

    “폭력 가정 등 아픈 가족사 외국 여성들도 공감”

    “프랑스는 잘살지만 사회 전반에 우울증이 깔렸고, 한국은 경제·사회적으로 악조건이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 긍정의 힘을 잃지 않는 낙천적인 점이 너무 좋습니다.” 최근 만화 ‘아버지의 노래’(보리 펴냄)를 출간한 만화가 김금숙(42)은 17년간의 파리 유학 생활을 접고 귀국해 만화가로 활동하는 이유를 지난 30일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1년 11월 귀국해 처음으로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서양 미술을 배우면서 한국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값진지 알았다”는 그는 “한국 민족의 흥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만화는 2012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돼 그해 ‘문화계 저널리스트가 뽑은 언론상’을 받았다. 그는 “내 가족사에 외국 여성들이 많이 공감했다. 폭력적 남편과 사기꾼 남자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는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고등장식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가난한 유학생에게 종이와 펜으로 표현하는 만화의 세계가 조각보다 더 가까웠고, 프랑스 한인신문에 프랑스에서 한국 사람으로 살아가는 만화 ‘쁘티야’를 6년이나 연재했다. 김금숙은 “조각으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앙금으로 남아 있었는데, 만화라는 내 예술을 표현할 적당한 매체를 찾았다”고 했다. ‘아버지의 노래’는 춘향가의 ‘사랑가’나 ‘쑥대머리’ 같은 판소리를 떠올리면 된다. 타인에게 말할 수 없었던 가족사를 담은 자전적 만화다. 아홉 번째로 태어나 ‘구순’이라 불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1970년대 전국적인 이농현상이 일어났을 때 구순이네 가족도 전라도 고흥에서 서울로 왔다. 남동생들 때문에 배우지도 못한 구순이 엄마는 서울 이주 자금을 사업하는 첫째 외삼촌에게 맡겼는데 삼촌이 꿀꺽했다. 그 탓에 노점상으로 나선 부모와 구순의 가족에게 가난이 지긋지긋하게 따라붙는다. 만화는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고모 이야기, 88올림픽을 전후해 진행되던 1990년대 도시 재개발로 터전을 잃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재현해 내고 있다. 만화는 조선의 수묵화를 보는 듯 필력이 유려하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CEO칼럼] 일본 공항정책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칼럼] 일본 공항정책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過猶不及). 때론 극단적인 행동이 예기치 못한 손실을 초래하고, 다른 곳에서 생각지 못한 반사적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는데, 그 이면에 일본이 제공한 요인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1964년 일본이 아시아 최초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하네다 국제공항으로는 부족해 내륙에 나리타 국제공항을 건설했다. 보잉747 점보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 1본을 건설해 하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국위도 높였다. 국제항공 이용객이 많이 늘어나자 일본은 나리타 공항 제1 활주로와 나란히 제2 활주로를 건설하고자 했다. 그런데 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지역단체, 야당 등 7개 집단이 제2 활주로 건설예정부지 중심부에 땅 23㎡(7평)를 공동 등기하고 결사적으로 반대, 공항건설은 30여년간 제자리를 맴돌았다. 많은 외국항공사가 도쿄노선 증편을 원했지만 활주로 능력 한계로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 결국 일본은 ‘투포트’ 정책으로 돌아서 오사카에 국제공항을 건설, 1993년에 개항했다. 문제는 지방공항에서 터졌다. 일본 지방자치단체장들이 1현(縣)1공항 정책을 표방하며 앞다퉈 공항을 건설했다. 1990년대 초에 센다이, 아오모리, 아키다, 니가타, 후쿠시마 등 지방 공항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지방에서 해외로 나가려면 국제선 전용 나리타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데, 국내선 전용 하네다 공항을 거쳐 기차나 자동차로 나리타까지 이동하는 데 왕복 4~5시간이 더 걸렸다. 그러자 지자체장들이 앞다퉈 시간상 가까운 우리나라 김포국제공항과의 국제선 노선 개설을 원했다. 우리는 못 이기는 척 일본 운수성과 항공회담을 통해 합의해 줬다. 당시 일본 정부는 국내선은 전일본항공(ANA), 국제선은 일본항공(JAL)이 주로 운항토록 시장분리정책을 시행하면서도 단거리인 한국노선은 양사가 운항토록 했다. 하지만 김포와 일본 지방공항 간 여객 수요가 많지 않았고, 일본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우리 항공사보다 비용이 높다 보니 우리 항공사들만 노선을 배분받아 일주일에 2~4회 정도 독점 운항했다. 김포공항은 급속히 포화됐고, 인천공항 건설을 앞당기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일본은 뒤늦게 나리타 공항 제2 활주로 건설 계획을 변경해 건설했다. 우리 항공사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나리타 공항 운항횟수를 늘렸다. 국제선을 주로 운항하는 JAL이 최근 파산에까지 이르게 된 것을 보면, 극단적인 반대가 결국 상대에게 예기치 않은 반사적 이익을 주고 자국의 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지방공항은 골칫덩어리다. 양양공항에는 국제선은 고사하고 국내선 정기편도 한 편 없다. 무안공항은 국적 항공사는 없고, 중국 항공사가 일주일에 6회 운항할 뿐이다. 그것도 활주로 길이 제약으로 160인승 정도의 항공기만 운항할 수 있다. 지방공항 개항 이후 수요 예측이 빗나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비단 지방공항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해·용인·의정부 경전철, 경인 아라뱃길 건설을 강조했던 전문가, 지자체나 관련 부처의 정책 결정자들 가운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공자는 “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 잘못이라(過而不改 是謂過矣)”고 했다. 국가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 많고, 추진 중인 사업도 많다. 하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고, 증세는 반대하면서 지역에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 또한 많다. 필요한 사업도 우선순위에 따라 차근차근 결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 지역 갈등을 막아야 한다. 정치인들과 주요 정책결정자들이 먼저 바꾸고 솔선수범했으면 한다.
  • 20년간 2만여개의 강이 사라진 나라, 이유가…

    20년 사이에 2만여개의 강이 사라졌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중국 지도에서 20년만에 2만 8000개의 강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수자원관리부와 국가통계국이 지난 3년간 80만명의 측량사를 동원해 처음으로 국가차원의 수자원 조사를 한 결과 1990년대 5만개가 넘었던 강이 불과 2만 2909개만 남아있는것으로 밝혀졌다. 이전에 존재했다고 알려진 강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충격적인 통계결과에 당국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환경을 도외시한 무분별한 개발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과도한 개발에 따른 자연의 비용지불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자들은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기후 변화 와 과거 지도가 불명확한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 최전방 양구 주민 ‘청정 시래기’ 대박

    최전방 양구 주민 ‘청정 시래기’ 대박

    인구 2만 3000여명, 휴전선과 닿아 있는 초미니 지방자치단체인 강원 양구군이 버려지는 시래기를 명품 향토특산물로 육성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양구군은 29일 밭에서 버려지던 시래기(무청)를 건강식품으로 상품화해 지난해 24억원의 수익을 낸 데 이어 올해에는 35억원을 벌어들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초 휴전선 제4땅굴을 코앞에 둔 해안면 일명 펀치볼지구 만대마을 5개 농가에서 감자농사 이후 시래기를 상품으로 팔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무공해 청정지역 시래기를 한겨울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위 속에 말려 판매하기 시작한 게 웰빙바람을 타고 인기를 얻게 되면서 재배지역도 늘었다. 워낙 추운 곳에서 건조되다 보니 영양 파괴가 안 되고 섬유질이 풍부해 위암과 대장암 환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전창범 양구군수는 시래기가 군의 미래를 책임질 웰빙식품이 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명품화 사업에 본격 나섰다. 정부에 시래기를 향토산업육성 대상으로 신청, 지난해부터 3년간 국비 15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군비 등 모두 30억원을 들여 ‘펀치볼 시래기 명품화 사업’을 시작한 것. 군 지원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64개 펀치볼 농가들이 100㏊에서 238t의 시래기를 생산해 2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생산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가 현재 재고가 바닥났다. 올해는 74개 농가에서 시래기 350t을 생산해 35억원가량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부터 농협에서 수매를 담당해 줄 예정이어서 해마다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는 양구를 대표하는 농산물인 곰취와 비슷하다. 지난해 117개 곰취 농가는 2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군은 시래기 명품화 사업을 연구·개발, 생산, 가공, 홍보·마케팅 분야로 나눠 체계적으로 꾸려 나갈 방침이다. 건조 덕장을 늘리고 가공시설도 갖췄다. 시래기를 삶아 냉동하고 된장과 소스를 곁들인 시래기 고등어찜과 시래기 모래무지찜, 시래기 해장국, 시래기 감자탕, 시래기 등갈비 등 서민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도록 개발해 연말쯤 출시할 계획이다. 전 군수는 “2007년부터 생산농가에서 열던 겨울철 시래기축제를 2008년부터 해안면 향토축제로 승격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웰빙식품 양구 시래기를 알리는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면서 “휴전선과 인접한 작은 양구군이 시래기를 통해 부자마을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DB를 열다] 1971년 등굣길에 바람에 뒤집힌 비닐 우산

    [DB를 열다] 1971년 등굣길에 바람에 뒤집힌 비닐 우산

    망가진 비닐 우산이 집집이 몇 개씩은 굴러다녔던 때가 있었다. 비닐우산을 처음 만든 사람은 경남 진주에서 종이우산을 만들던 사람이라고 막연하게 전한다. 비닐우산은 대나무, 철사, 실, 비닐만 있으면 비교적 간단히 만들 수 있었다. 대나무가 많이 나는 지역 근처의 대도시인 진주나 전북 전주에서 많이 생산했고 서울에서는 미아리 등에서 가내공업으로 만들어졌다. 한 공장에서 한 해에 50만 개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돈벌이가 없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감이 되기도 했다. 비닐우산은 값이 싸 한 번 쓰고 버리더라도 크게 아깝지는 않았다. 1956년 창립한 국산 원단우산 제조업체 ‘협립’이 만든 우산은 열흘치 봉급을 줘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비닐우산은 재료비를 아끼느라 헌것을 수거해다가 고쳐서 재생품을 팔기도 했는데 그 때문인지 비닐우산의 품질은 점점 조잡해져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낙하산처럼 뒤집혀서 하루라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좋은 원단 우산을 쓰게 되었고 특히 1990년대 들어서는 값싼 중국산 우산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비닐우산은 완전히 사라져서 추억의 물건이 되었다. 그런데 이 비닐우산이 낭만적으로 보였거나 유용한 일회용 물품으로 보였던지 유럽이나 일본으로 수출도 되고 무역박람회 전시 품목이 되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치장을 걷어내니 사람이 보이더라

    치장을 걷어내니 사람이 보이더라

    전시장 맞은편 벽에 걸려 있던 나디아 아우어만의 사진을 가리켰다. 세계 최고의 긴 다리에 최고의 각선미로 꼽히는 모델이건만 다리 사진은 없다. 상체 사진인데, 얼굴이 그냥 맨얼굴이다. “난 저런 얼굴이 아름다운 거 같아요. 주근깨, 다크서클 같은 것도 고스란히 나타나 있고, 화장도 완벽하지 않아요. 잡지나 이런 곳에 보면 너무 다들 예쁘고 길쭉하고 완벽해서 다들 화성에서 온 여자들 같아요.” 명색이 배우이고 모델인데 예쁘고 멋지게 보이려는 건 인지상정 아닐까. “재밌는 점은 모든 여자들이 그러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그래도 버티는 사람 없을까. “하하하. 민감한 문제긴 하죠. 케이트 윈즐릿은 자기가 너무 살쪄 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우선 그런 사람들하곤 일하지 않고, 만약 일하게 된다면 멱살을 쥐고 흔들어서라도 내 뜻에 따르게 하죠.” 패션사진가 피터 린드버그(69)의 사진전이 오는 4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 꼬르소 꼬모 서울’ 3층 전시장에서 열린다. 인물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흑백사진으로 유명한 린드버그는 스티븐 마이젤, 파울로 로베르시와 함께 3대 패션 사진가로 꼽힌다. 1980~1990년대 린다 에반젤리스타,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퍼드, 케이트 모스, 브래드 피트 등 유명 모델과 배우들 사진을 찍어 명성을 떨쳤다. 이번 전시작은 100여점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진들이다. 그 시절의 유명 스타들, 책받침 스타들이 제법 있다. ‘아, 이 사진!’ 감탄이 절로 나는 사진도 있을 것이다. 한국 배우로 송혜교가 포함됐다. 린드버그는 “어떻게 찍게 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녀가 파리에 있을 때 우연히 기회가 닿아 촬영하게 됐고, 아주 영민한 태도 때문에 매우 즐겁게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자동차부품 수출 20년새 50배 ‘껑충’

    자동차부품 수출 20년새 50배 ‘껑충’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최근 20년 사이 50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국내 수출 산업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품목별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46억 달러, 무역흑자는 197억 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나란히 3년 연속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한국무역협회가 주요 품목별 공식 수출입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7년 1100만 달러에 비해 35년 사이 2240배가량 늘었고, 무역수지는 1억 1400만 달러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됐다. 1990년대 이전까지 차 부품 산업은 완성차 산업의 일부로 인식됐다. 하지만 2000년대 대우차와 기아차 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술 개발과 함께 글로벌업체로의 변신을 통해 수출의 필요성에 눈을 뜨게 됐다. 또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생산기지 건설 등으로 수출 물량이 늘기 시작했다. 따라서 1992년 5억 달러를 조금 웃돌았던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해 246억 1000만 달러로 20년 새 50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나 자동차, 선박해양구조물,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액이 6~34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자동차부품 수출액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수출 급증은 1990년대 이후 자동차부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GM과 포드, BMW 등 해외 주요 업체로의 수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인지도 향상과 글로벌 생산거점 건설, 유럽연합(EU)·미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도 자동차부품 수출 증가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동반진출뿐 아니라 납품선 다변화 등을 적극 지원했다”면서 “협력업체들은 높아진 수익성을 기반으로 제품의 연구·개발(R&D), 품질 향상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 완성차 업체의 높아진 인지도와 국내 부품업체의 품질 개선 노력 등 때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브라질 상파울루 GM브라질 제1공장에서 열린 한국 부품 업체 29개의 수출 상담회에 GM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국 자동차부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스포츠카 업체인 포르셰가 지난 1월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만을 대상으로 첫 전시상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장애인 공직 후보와 사회의 책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장애인 공직 후보와 사회의 책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말 많고 탈 많던 새 정부의 조각이 지난주 마무리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두 달여간 국무위원의 인선과 검증으로 세간이 떠들썩했다. 새 정부의 진용이 하루빨리 완비돼 탄탄한 국정운영의 시동이 걸리길 희망한다. 지난 일이지만 새 총리 후보였던 김용준 전 인수위원장과 관련해 필자가 가지고 있던 소회를 풀어보고자 한다. 김 전 총리 후보자의 입지전적인 삶은 국민 대다수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다. 고교 2학년 때 검정고시를 치르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만 19세에 고등고시에 수석 합격해 22세에 최연소 판사 임용, 지체장애인 최초 대법관 임용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분도 75세 고령이다. 연로한 분이 으레 그렇듯 청력 또한 좋지 않다. 지난 1월 총리 인선 발표 기자간담회 때 기자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한 듯 제대로 답변이 이뤄지지 못하고 다시 질문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해 국무회의 시 물리적 소통에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또한 총리실이 세종시로 이전해 서울에서 근무하는 기관장들과 ‘화상회의’로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국회에서 대정부 질의가 열리면 본회의장에 장시간 서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성토도 쏟아졌다. 모 일간지에서는 ‘보청기 총리’에 대한 유감을 버젓이 시론화하기도 했다. 소위 인수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분을 아무런 배려 없이 바로 검증이 시작되도록 촉발시킨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영국의 경제적 번영기를 이끌어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오른팔은 데이비드 블렁킷 장관이었다. 그는 선천적인 시각장애인으로 교육·고용 장관을 거쳐 가장 영향력 있는 내무 장관까지 역임했다. 그가 장관에 임명되었을 때 영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 혁신적인 인사라고 평했다. 그는 그와 한몸이라는 안내견 루시와 유서 깊은 의회며 웨스트민스트 사원을 자유롭게 출입했다. 그가 장관이 된 이후 영국 정부의 문서 결재와 운영시스템은 그에게 적합하도록 바뀌었다. 참모들은 매일같이 점자서류 작성과 육성 테이프 녹음을 통해 그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보좌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토니 블레어를 이을 후임 총리로 지목될 정도로 가장 정확하고 성실한 각료로 존경받았다. 17대 총선 때 시각장애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정화원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의 시 점자 원고에 의지하지 않은 채 윈고를 몽땅 외워 질의에 임했다고 한다. 점자 원고를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일문일답에 불편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에 더해 그는 국정감사에서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워 놓고 자신이 화면을 직접 보는 듯 도표, 그래프 등 시각적 자료를 설명했다. 발표 시간은 고작 25분이었지만 준비하고 연습한 시간은 보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 의원을 자신의 장애를 완벽하게 극복한 불굴의 정치인으로 치켜세울 만하다. 그러나 감동보다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의 김종훈 장관 후보자의 사퇴도 애석한 면이 없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성장 배경과 성공을 두고 여러 검증되지 않은 루머와 한국식의 무서운 신상털기 통과의례가 조국에 대한 헌신의 꿈을 접게 만들었다. 그의 서툰 한국말 또한 한몫을 했으리라. 19대 국회에 입성한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여성 이자스민 의원 또한 한때 퇴출운동에 시달려야 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4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한국의 현주소이다. 장애인과 외국인, 어찌 보면 이들은 우리 사회, 특히 공적인 영역에 쉽게 진입할 수 없는 비슷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신체적·언어적·문화적 장애를 가진 역량 있는 인사들의 검증과 공직 수행 시 그들이 수행해야 할 업무 프로세스의 변경, 문자 서비스의 제공, 보조 인력의 재배치와 같은 고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복지와 창의, 과학의 융합을 통해 희망과 화합의 시대를 꿈꾸는 새 정부의 비전이 다양한 인재의 등용을 배려하는 데서 그 포문을 열길 기대한다.
  • 기업 해외투자 증가율 국내투자의 4배

    기업 해외투자 증가율 국내투자의 4배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제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투자 추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2003~2012년)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FDI)가 연평균 17.2% 증가한 데 반해 국내설비투자는 4%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4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1990년대(1993~2002년)에는 FDI의 증가율이 10.7%로 국내 투자 증가율 4.8%의 2.2배에 불과했다. 또 1980년대(1983~1992년)에는 증가율이 각각 23.1%, 12.9%로 채 2배가 되지 않았다. 10년을 주기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 증가율 자체도 점차 줄고 있다. 기업들이 1980년대에 국내 경기의 호황을 누리다가 1990년대 들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이동했고, 2000년대에는 현지화 전략에 따라 설비와 노동력 모두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대의 FDI 증가율인 17.2%는 G8(10.9%)과 G20(11.9%) 등 경제 선진국은 물론 전 세계 평균(12.4%)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생산비용 절감과 상품시장 글로벌화에 기인하지만 기업 규제와 기업가정신 약화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면 경제 전체의 생산 능력이 저하돼 잠재성장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 내수 위축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대책으로 ▲기업 규제 완화 ▲역차별 해소 ▲U턴기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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