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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1994’ 김재준은 정우, 유연석 사랑은 정유미 ‘해피엔딩’

    ‘응답하라 1994’ 김재준은 정우, 유연석 사랑은 정유미 ‘해피엔딩’

    응답하라 1994 마지막회에서 나정이(고아라) 남편 김재준이 쓰레기(정우)로 드러났다. 28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94’ 21화에서 성나정과 쓰레기가 사랑을 이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앞서 김재준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던 성나정 결혼식 장면, 2013년 집들이 장면 등의 퍼즐이 쓰레기의 얼굴로 맞춰졌다. 두 사람은 한 번의 이별을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해 세 아들을 두고 화목한 가정을 이뤘다. ‘응답하라 1994’ 21화에서는 하숙생 남학생 중 혼자만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칠봉이(유연석)도 사랑을 찾았다. 이날 카메오로 출연한 정유미는 2002년 하숙집에 치킨을 사들고 들어가던 칠봉이와 부딪혔고 귀여운 매력으로 칠봉이를 미소 짓게 했다. 이는 정유미가 칠봉이의 미래 아내임을 짐작케 했다. 1990년대가 지나고 마지막 하숙생 해태(손호준)까지 하숙집을 정리하며 ‘응답하라 1994’는 막을 내렸다. 사진 = ‘응답하라 1994’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책의 생애주기 갈수록 짧아져… 베스트셀러 1~2주 안에 결판

    [주말 인사이드] 책의 생애주기 갈수록 짧아져… 베스트셀러 1~2주 안에 결판

    대형서점은 베스트셀러, 주요 신간 등 출판계의 동향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독서의 여유가 흐르는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이곳은 매일 책의 생사가 판가름 나는 ‘책의 전장’이다. 전장의 최전선에서 고객과 책을 이어 주는 출판시장의 숨은 큰손, 서점 MD(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들에게 ‘책의 운명’을 들어 봤다. 전체 면적 8600㎡에 이르는 국내 최대 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 광화문점. 이곳에 입고되는 책은 하루 평균 2만여권에 이른다. 특히 여름·겨울방학과 맞물리는 7~8월, 12월은 책이 물밀듯 쏟아지는 최대 성수기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2시간 간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인수처로 책이 들어온다. 비수기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차례 책이 입고된다. 인수처로 들어온 책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분야별로 자동 분류돼 문학·인문, 경제·자연, 외국서적, 예술, 어린이·학습 등 5개 주요 코너로 이동된다.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오래 살아남는 책은 극히 일부다.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입성하려면 일주일에 최소 1000부 이상은 팔려야 한다. 하지만 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 여기에 교보문고가 이달에 주목할 책으로 선정하는 책은 매달 50종에 불과하다. 이를 판단하는 요인으로는 저자와 출판사의 인지도가 50% 이상이며, 과거 유사 책의 매출, 현재 출판계 트렌드, 마케팅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서점 MD(교보문고는 ‘북마스터’라는 명칭 사용)들은 책의 생애 주기(책 한 권이 출간돼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를 거쳐 시장에서 사라지기까지를 일컫는 말)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은경 교보문고 전략구매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책이 세상에 갓 나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까지 3~4주는 걸렸는데, 요즘은 1~2주 안에 운명이 결정 난다”며 “무라카미 하루키 등과 같은 대형 저자의 작품은 예약 판매, 인터넷서점 이용 등이 활발해지면서 책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베스트셀러에 오른다”고 말했다. ‘신간 자격’으로 독자들과 마주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서점의 신간 매대에서 분야별 매대를 거쳐 서가로 밀려나기까지, 과거에는 3개월 걸리던 것이 요즘은 2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교보문고는 모든 신간은 최소 2주간 신간 매대에 진열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 이상 버티기는 쉽지 않다. 판매 실적이 좋은 책은 한 달이라도 매대에 눌러앉을 수 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서가에 꽂히는 신세가 된다. 매대 진열은 판매 성적에 따라 2주 단위로 교체된다. 출판사로 완전히 반품되는 책은 2년간 단 1부도 움직이지 않는 경우다. MD들이 “더 이상 팔릴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하면서 영원히 ‘링’ 밖으로 퇴장되는 셈이다. 독자들이 무심코 훑어보는 매대에도 알고 보면 ‘명당’이 있고 ‘흉당’이 있다. 올해 경력 15년 차인 류현덕(33)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매대 중에서도 복도 쪽을 바라보는 앞쪽, 매대 양 끝 쪽이 출판사 마케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당이고 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흉당”이라고 말했다. 경력 10년을 넘긴 북마스터들은 이제 신간을 훑어만 봐도 판매량이 대충 감지될 정도로 ‘도사’가 됐다. 경력 16년 차인 김은옥(47) 북마스터는 “매일 쏟아지는 신간이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표지, 저자 이름, 출판사만 봐도 계산이 대충 나온다”고 밝혔다. MD들의 역할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고객 상담가, 도서 전문가, 상품 기획자, 멘토 등이다. 고객의 관심사, 연령, 직업 등에 따라 웬만한 분야별 책 추천 리스트는 머릿속에 다 꿰고 있는 MD들이 책의 운명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 특히 MD들은 “인기 도서와 비인기 도서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독자들이 다른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좁아지는 게 안타깝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내용이 좋아도 자본력·저자 파워·홍보 부족 등으로 생명이 꺼져 가는 책을 MD들이 다시 살려내기도 한다. 각 분야마다 MD들이 기획선을 따로 마련해 주는 것. 실제로 뒷방 늙은이 신세에서 베스트셀러로 화려하게 운명을 바꾼 책도 있다.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이 올해 출간 직후 잠깐 팔리다가 서가로 들어갔는데 해당 파트 MD들이 광고비를 받은 게 아니라, ‘이 책은 그냥 잊어지기 아까운데 좀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 매장에 게시했어요. 그랬더니 하루 평균 80권, 한 달에 600부 이상 나가면서 해당 분야에서 1위,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안에까지 들었죠.”(류현덕 북마스터)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고객과의 책 상담. 하지만 각별한 단골 고객들과는 아예 인생 상담으로 판이 커지기도 한다. “자주 통화하는 고객들은 가정사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말씀하세요. 그래서 가끔 내가 인생 상담가인가 착각도 들어요. 딸이 서른다섯인데 결혼을 못했다면서 책을 추천해 달라는 고객님이 몇 년이 지나 그 딸이 아기를 가지면 육아, 출산 관련 책을 권해 달라고 하시죠. 쉬는 날에 문자나 책 사진을 보내면서 품절된 책을 구해 달라는 고객님도 계시고요. 이제는 가족이 다 됐어요(웃음).”(김은옥 북마스터) 한번 안면을 튼 고객들은 서점을 찾을 때면 감사 인사를 담은 손 편지를 건네거나 직접 만든 부침개까지 싸 와 MD들을 감동시키곤 한다. 하지만 이따금씩 ‘진상 고객’들도 출몰한다. 고객인 척하면서 책 진열을 문제 삼는 출판사 관계자, 저자 등이다. 책을 찾아 달라고 했다가 서가에 꽂혀 있으면 “왜 책을 구석에 처박아 두냐”, “왜 내 책을 눈에 띄는 곳에 안 깔아 주느냐”고 막무가내로 고함부터 치는 이도 있다. “한번은 책을 50부 이상 대량 주문하고 찾으러 오지 않은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고객 휴대전화와 책을 낸 출판사 번호가 비슷해서 이상하다 싶어 추적해 보니 주문자가 출판사 대표더라고요. 자사의 책을 많이 보유해 달라고 그런 방법을 쓴 거예요. 출판사마다 한번이라도 더 노출되기 위해 그러는데, 그만큼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아니까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양경미 북마스터) 독자들의 책을 찾는 취향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도 MD들이다. 1980~1990년대만 해도 신문 서평을 들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았던 반면,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팟캐스트의 영향이 커졌다. 책도 사진, 표지 등 볼거리 위주로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경력 11년 차인 양경미(32) 북마스터는 “젊은 세대들은 추리소설, 중년 이상 독자들은 에세이 등 세대를 막론하고 쉽고 재미있게,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책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문학 쪽에서는 신춘문예나 문학상 출신 작가의 힘이 빠졌음이 뚜렷이 감지된다. 김은옥 북마스터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이상문학상 등 문학상 수상작을 엮은 책들은 매대에 쌓아 놓고 돌아서면 다 없어지곤 했는데, 요즘은 문학상이 하도 많이 생겨나고 받는 사람만 받는 중복 현상이 심해져서인지 독자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입에 붙은 요즘, 책을 다루는 이들이 바라보는 책은 어떤 존재일까. “아무리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도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을 넘어서는 게 있을까요.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지만 그들 가운데 1%에게라도 책을 읽히면 세상은 훨씬 살 만해질 거예요.”(김은경 전략구매팀장)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극악 범죄 보고도 식사에 몰입하는 현대인

    극악 범죄 보고도 식사에 몰입하는 현대인

    탈감정사회/스테판 G. 메스트로비치 지음/박형신 옮김 한울아카데미/365쪽/3만 6000원 잔인한 살인범의 극악한 범죄 현장을 보도하는 TV 뉴스를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저녁식사를 하는 사람들. 천인공노할 폭력사태를 그저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사람들. 흔히 인간은 이성과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인은 그 이성·감정과는 달리 실제 대응의 행위에선 소극적이다. 그 괴리의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탈감정사회’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과 실제 행위의 철저한 격리가 만연한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알기 쉽게 풀어낸 사회평론서이다. 미국에서 이름난 전쟁범죄 연구가인 저자가 해석하는 ‘탈감정사회’는 종전 사회학자들이 보편적으로 인식해 왔던 것과는 조금 달라 눈길을 끈다. 지성화되고 조작되고 대량생산된 기계적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가 바로 요즘의 ‘탈감정사회’다. 지금의 ‘탈감정사회’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연결시켜 해부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1984년’에 드러난 사상 통제와 조작은 오늘날 감정 조작이라는 형태로 바뀌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정치와 문화산업에 의해 조작되고 기계적으로 변형된 감정은 나의 분노와 나의 연민이 아닌 가짜 감정에 불과하다. ‘분노하면서도 단죄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성향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감정이 행위의 실천적 동력이 되지 못하는 하나의 사치품이라는 주장은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과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인 O J 심슨 재판의 사례로 모아진다. 보스니아 내전에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지만 내전을 중단시킬 어떠한 실제적인 행동이 없었다. 그런가 하면 O J 심슨 재판에선 인종차별주의라는 ‘탈감정적’ 가치 탓에 사람을 죽인 심슨에게 면죄부를 안겨 주었다. 저자는 지금의 ‘탈감정사회’는 사상 통제와 조작 측면에서 조지 오웰이 소설 ‘1984년’에서 그렸던 것보다 훨씬 더 악화됐다고 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고 역설한다. “탈감정주의로부터 탈출하는 첫걸음은 거기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는 것이며 그 깨달음은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속에서도 일어나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13년 문학계 결산] ‘이야기의 힘’ 강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2013년 문학계 결산] ‘이야기의 힘’ 강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2013년 문단의 키워드는 단연 ‘이야기의 힘’이라 할 정도로 소설이 득세했다. 소설 강세 기류는 대작들이 쏟아져 나온 올여름부터 본격화됐다. 7월 초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40만부)가 독주한 가운데 정유정의 ‘28’(18만부)이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조정래의 ‘정글만리’(전3권)가 돌풍을 일으켰다. 30~50대 남성 독자들까지 끌어당기며 100만부를 팔아치웠다. 국내 문학에서 밀리언셀러가 나온 것은 2008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5년 만이다. 신경숙, 김영하, 정이현 등 국내 중견작가들뿐 아니라 댄 브라운,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도 ‘소설 특수’에 불을 댕겼다. 하지만 이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대형 작가, 자본력을 내세운 일부 소설에 국한된 외적인 풍요에 그쳤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신인작가의 등장에 대한 장벽은 더욱 공고해지고 시 등 다른 문학장르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는 등 쏠림이 심해 문단 내부로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학과 정치는 긴장 관계를 거듭했다. 지난 5월 한국시인협회는 근현대사 인물 112명에 대한 시를 엮은 시집 ‘사람’을 출간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박정희, 이승만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을 찬양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책을 전량 회수하는 소동을 겪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안중근 의사의 유묵 소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기소된 안도현 시인은 지난 7월 절필을 선언했다. 이에 문인 217명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은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을 예찬하는 비평과 함께 실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유신, 1987년 민주화 항쟁을 언급한 이제하, 정찬, 서정인 작가의 소설 연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파문을 일으켰다. 문인들의 기고 거부, 여론의 비판 등이 이어지자 현대문학은 작가들에게 사과하고 양숙진 주간과 편집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것으로 진화에 나섰다. 젊은 작가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신속한 연대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등 세상과 소통했다. 현대문학 파문 직후 페이스북에 보이콧 페이지가 만들어지고 문인 74명이 성명을 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학평론가의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인기를 끄는 ‘사건’도 있었다. 황현산(고려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의 첫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가 문인들 사이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9쇄(1만 5000부)를 찍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1990년대 전위의 아이콘 백민석 작가의 귀환도 화제였다. 분노·폭력의 에너지가 들끓는 작품들로 주목받았으나 절필을 선언하고 문단을 떠난 그가 10년 만에 소설집 ‘혀끝의 남자’로 돌아오면서 파괴력 있는 작가를 기다리는 문단의 기대감을 높였다. 출판사들의 잇단 팟캐스트 출범은 문인, 평론가들을 마이크 앞에 불러 앉혔고 문학 비평을 새로운 매체로 옮겨가게 했다. 지난 7월 출범한 문학동네의 ‘문학동네 채널1-문학 이야기’를 비롯해 올해 창비, 푸른책, 북스피어 등이 출판계 팟캐스트 열풍에 합류했다. 올해 문단은 큰 상실도 겪었다. ‘영원한 문청’ 최인호 작가가 지난 9월 침샘암으로 영면했다. 지난 5월에는 황석영, 김연수 등 국내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책이 사재기 파문에 휘말렸다. 이를 두고 한 문인은 “작가들에겐 열패감을 안기고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임을 방증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나눔이 희망이다]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 아줌마가 저소득층 돌보미로

    [나눔이 희망이다]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 아줌마가 저소득층 돌보미로

    “저처럼 혼자 사는 사람한테 매일 찾아와 주는 사람은 야쿠르트 아줌마밖에 없어요. 반찬이나 김치 같은 것도 챙겨다 주고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전국에 1만 3000여명이나 되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홀몸노인과 어린이의 안전을 확인하면서 복지 시스템이 닿지 못하는 구석구석까지 살피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한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활발히 소통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의 그늘에 놓인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1990년대 초반부터 공공기관과 연계해 매일 무의탁노인 가정을 방문,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인을 즉시 주민센터나 보건소에 알려,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용산구청은 야쿠르트 아줌마와 함께 ‘독거어르신 안부 확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매일 홀몸노인을 찾아가 발효유를 전달하며, 노인들의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유관기관에 신속히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돌보고 있는 65세 이상의 홀몸노인은 1100여명에 이른다. 또 야쿠르트 아줌마의 따뜻한 손에서 시작된 ‘사랑의 김장 나누기’도 연말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나눔 행사.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행사에는 시민 봉사자, 미스코리아, 슈퍼모델, 국군 장병, 주한외국인 등도 함께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암을 말하다-위장관기질종양 기스트] 뚜렷한 증상 없고 원인도 몰라 ‘베일 속의 암’

    [암을 말하다-위장관기질종양 기스트] 뚜렷한 증상 없고 원인도 몰라 ‘베일 속의 암’

    기스트(GIST)는 아직도 베일 속의 암이다. 위장관기질종양이라는 병명에서 보듯 주로 위장관에서 생기지만 원인이나 병변의 위치, 전이 양상 등이 위암과는 전혀 다르다. 그런가 하면 잘 생기는 곳이 위장 근육층과 복막이어서 내시경검사로 찾기도 어렵고, 발생기에 뚜렷한 증상도 없어 대부분 다른 병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이런 탓에 환자 대부분이 진행기 이후에 치료를 시작한다는 것도 기스트 치료의 어려움이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지만 이 유전자가 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지도 아직은 알 수 없는 암, 이런 기스트를 두고 이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기스트를 정의해 달라. -GIST(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는 위장관 기질종양의 영문 표기로 위암·폐암처럼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과 달리 뼈·근육 등 중배엽세포에서 발생하는 육종이다. 예전에는 위장관 벽의 근육층 근육세포에서 발생하는 평활근육종과 같다고 여겼으나, 1990년대에 병리기전이 밝혀진 후에는 평활근육종과 달리 위장관 벽의 근육층에 존재하며 위장관 운동을 조율하는 ‘카잘’(Cajal)간질세포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세부적으로 기스트는 어떻게 유형을 구분하는가. -기스트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격전이 여부다. 원격전이가 없다면 수술이 1차적인 치료이며 원격전이가 있다면 전신적인 약물치료가 1차 치료가 된다. 원격전이가 없는 경우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원발장기, 종양의 크기, 종양세포의 세포분열 수 등이다. 예후는 원발장기가 위인 경우가 소장인 경우보다 좋고, 종양이 크고 종양세포의 세포분열 수가 많을수록 예후가 나쁘다.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이런 요인보다 종양 돌연변이의 위치와 종류가 약물치료(글리벡)에 대한 반응에 더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스트를 이런 분자유전학적 유형에 따라 구분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유형에 따라 치료방법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국내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기스트는 인종이나 시대에 관계없이 비슷한 양상으로 발생한다. 연간 인구 100만명당 10∼20명에서 발생하며 전체 환자의 20∼ 30%가 임상적으로 악성 경과를 보인다. 우리나라 인구를 4500만명으로 보면 연간 450∼900명의 환자가 새로 생기며, 악성 경과를 보이는 환자는 연간 90∼270명 정도 된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많으며 55∼65세에서 빈발하지만 20∼30대 및 소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며, 특히 위암의 원인과는 어떻게 다른지 짚어달라. -기스트는 위장관 근육층 카잘 간질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인 ‘KIT’나 ‘PDGFRA’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생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원인에 의해 이런 돌연변이가 발생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위에서 가장 빈발하지만 위점막세포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경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짜거나 탄 음식 등이 발암요소인 것과 달리 기스트는 이런 발암인자도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문제의 돌연변이 유전자가 기스트 발병에 어떻게 관여하는가. -외국뿐 아니라 우리 병원 연구에서도 기스트 환자 종양조직의 80% 이상에서 KIT나 PDGFRA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는데, 이 중 PDGFRA 돌연변이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은 KIT 돌연변이로, 특히 11번 돌연변이가 가장 많다. →최근의 국내 발병률 추이에 관여하는 특정 원인이 따로 있는가. -기스트는 KT와 PDGFRA의 돌연변이에 의해 외부 신호가 없어도 특정 단백이 활성화돼 세포분열과 성장을 촉진, 암세포가 자라지만 이런 돌연변이가 왜 발생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따라서 국내 발병 추이에 관여하는 특정 원인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증상을 병기별로 구분하고, 자각증상도 함께 짚어달라. -기스트는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스트 종양이 복강 내에 생기며 위장관 점막층이 아니라 근육층에서 발생하는 탓에 상당히 커질 때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종양이 커지면 배에 혹이 만져지거나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종양이 위장관으로 자라면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고 장관 내로 터져 나오면 장출혈, 복강 내로 터지면 복막염과 복강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악성의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데 주요 전이 장기는 간과 복막이다. 따라서 진단 시에는 이런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수술 후 재발을 확인하기 위해 복부 및 골반 CT검사를 시행한다. 드물게 뼈·폐·뇌에도 전이되지만 증상이 없으면 따로 검사는 하지 않는다. →체내 부위별 발생 빈도는 어떤가. -기스트는 주로 복강의 위장관과 복막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60∼70%는 위에, 20∼30%는 소장에 생기며 이 밖에 대장(5%)과 식도·복막에도 생길 수 있다. 또 여러 장기에 동시 또는 시차를 두고 다발성으로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라면 가족성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 기스트는 종양조직에만 KIT 돌연변이가 있지만 가족성은 종양조직은 물론 혈액 등 모든 체세포에서 돌연변이가 관찰된다. 즉, 가족성은 KIT유전자 돌연변이가 유전된 것으로 태어난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다. 그러나 가족성은 매우 드물어 국내에서도 극소수의 사례만 보고돼 있다. →검사는 어떻게 하는가. -복부 및 골반 CT검사가 필수적이다. 단, 증상이 있는 경우 의심되는 장기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기스트 세포는 다른 종양세포와 마찬가지로 대사가 활발해 방사성 조영제를 사용하는 FDG-PET검사에서 대개 양성으로 나온다. 그러나 PET검사는 고가여서 모든 환자에게 권장하지는 않는다. 기스트는 다른 위장관 암과 달리 원발 장기의 침윤 정도나 림프절 전이 등이 치료방침 결정과 예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간·복막 등 원격장기 전이 여부가 중요한 예후인자이며, 원격전이가 없다면 암종의 크기와 세포분열 수를 중요한 예후인자로 간주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 1940년대 시대가 광풍으로 치달을 때 그는 매일 도서관에서 100년 이상 단위의 역사를 더듬었다. 특정 생필품의 가격 변동을 100년 단위의 그래프로 그려보기도 했다. 지중해 시대가 몰락하고 대서양 시대가 어떻게 열렸는가를 연구하기도 했다. 혁명과 반혁명의 역사가 서로 충돌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광기가 삼켜 버리고 있을 때 그를 버티게 해준 것은 일상생활을 둘러싼 물질문명이 장기지속적인 심층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사건은 그저 포말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삶에 심층의 장기지속 구조, 그 위에 중기적인 흐름, 맨 위에 표면의 거품과 같은 정치적 사건이 있다고 했다. 근대 사학의 한 지평을 연 아날 학파의 창시자 페르낭 브로델이 바로 그이다. 1990년대 초에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 현지 조사를 간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철의 장막 저편의 사회가 궁금했다. 콜호즈라는 이름의 집단 농장 체제였지만 텃밭도 있고, 마을 학교, 마을 단위의 교육, 마을 단위의 품앗이 등이 조직적으로 짜여 있었다. 특히 한인들은 소비에트 사회 속에서도 본관과 성씨를 따져 친·인척의 계보를 정하고 출산 후에 미역국을 끓여 먹고 같이 초상을 치르는 풍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치가 약간 변형되었지만 유지되고 있었다. 자녀 교육열도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유난했다. 1917년부터 1991년까지 약 70여년간 소비에트 국가 사회주의라는 틀 안에서 위로부터의 개혁과 변화를 주도당했지만 그들은 오랫동안의 일상생활 양식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치 체제의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의 의식과 풍습 그리고 문화는 한층 장기지속적인 틀을 유지한다는 브로델의 지적이 옳다는 것이 확인됐다. ‘더 많은 민주화’를 실행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주민이 결정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 놓았다. 홈페이지만 들어가면 서울시의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을 시민이 다 알 수 있게 공개해 놓았다. 정책결정 과정의 시시비비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시민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책의 갈등 현장에 직접 가서 노·사·민·정이 함께 타협안을 마련하는 토의의 장을 열어주기도 한다. 심의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시민 참여를 넘어 시민주권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쓰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가 활자에서 생명체가 되고 있다. 경제 민주화 논리가 지난번 대선 때 경쟁적으로 등장한 것도 헌법 조문이 근거가 되었다. 선언적으로 존재했던 헌법이 일상생활 차원으로 내려오고 보통 사람들도 이제는 대통령이 취임식 때의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서를 단순히 ‘의례’의 일부가 아니라 통치의 준거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공화국의 나이가 65세가 돼가면서 이제는 조금씩 관행이 바뀌고 있다. 선거에 의해 정권 교체도 이루어졌다. 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등 민주주의를 좀 더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다수의 제도도 민주화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투명성과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이 일상용어가 됐다. 관존민비라는 오랜 전통을 깨고 공무원이 공공 서비스의 전달자로 변화하고 있다. 정권 교체에 많은 기대를 건다. 그렇지만 기대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에 쉽게 실망도 한다. 사회의 민주화에는 무임승차가 없다. 요즘처럼 교사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시대에 자신이 취업한 학교의 부정 입학에 문제를 제기하여 실직당한 젊은 여교사, 자녀가 불이익을 당할 줄 알면서도 학교 행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용감한 학부모 등 2013년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과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안의 작은 영웅들이 싹터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을 얻기도 한다. 일상생활 세계에서 비민주적인 일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민주화가 생활문화 차원으로 내려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 지속적인 틀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람에 아니 흔들리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것이다.
  • 中 도피 ‘3900억 금융사기범’ 14년 만에 송환

    中 도피 ‘3900억 금융사기범’ 14년 만에 송환

    1990년대 후반 3900억원대의 금융사기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피한 변인호(56)씨가 14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법무부는 20일 변씨의 형 일부 집행을 통해 시효를 정지시키기 위해 한·중 간 최초로 ‘임시 인도’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변씨는 1998년 유령 회사를 세운 뒤 수출 신용장을 허위로 작성해 국내 은행 등으로부터 394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 위조 여권을 만들어 중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법원은 변씨에 대해 징역 15년형을 확정했다. 변씨는 내년 3월 2일 시효(15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변씨는 중국에서도 사기 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현지 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중국 측은 자국의 징역형 집행이 끝난 뒤 변씨의 신병을 인도하겠다고 했으나, 법무부는 변씨가 국내에서 형의 일부라도 지내지 않으면 시효가 만료됨을 고려해 사문화됐던 임시인도 카드를 꺼내 협상해 왔다. 수형자를 체포하면 징역형의 시효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한·중 범죄인인도 조약 제14조에는 ‘범죄인 인도 청구를 받은 국가는, 양국이 정하는 조건에 따라 그를 임시인도할 수 있다. 청구국은 관련 절차 종료 즉시 그를 피청구국에 송환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이에 따라 변씨는 중국 측과 사전 협의된 기간인 7일 동안 국내에서 형 집행을 받은 후 중국으로 재송환된다. 이후 중국 내 형 집행이 종료되는 2018년 4월쯤 다시 한국으로 송환돼 형기를 채우게 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변씨와 같이 범인이 해외로 도주해 있는 기간에도 시효가 계속돼 만료되지 않도록 해외 도피 중 범인의 형 시효를 정지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선욱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임시인도는 양국 모두 전례가 없고 중국 정부 내에서도 여러 기관의 동의가 필요해 성사 전망이 불투명했지만,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끝에 중국 당국을 설득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해외 도피사범은 끝까지 추적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뮤지컬 ‘디셈버’ 김준수 “첫 공연 많이 긴장했다”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의 프레스콜이 2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장진 감독과 출연배우 김준수, 박건형, 오소연, 김예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연 하이라이트 시연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디셈버’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한 뮤지컬이다. 지욱(김준수·박건형)이 운동권 여학생 이연(오소연·김예원)에게 첫 눈에 반하며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되었지만, 이연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게 된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뒤 지욱이 이연과의 추억을 되짚어 간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故 김광석 탄생 50주년을 기념한 창작뮤지컬로, 장진 감독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장진 감독은 연출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늘 동경해 왔던 창작 뮤지컬을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라고 말했다. 이어 “초연이고 창작 공연이라 힘들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좋은 콘텐츠가 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셈버’는 故 김광석의 미발표 2곡을 포함해 그가 부른 24곡의 노래로 무대를 채웠다. 김준수는 그중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꼽았으며, “김광석 선배님이 이 곡의 가사를 쓰셨을 때 심정이 잘 묻어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준수는 뮤지컬 ‘모차르트’(2011년), ‘엘리자벳’(2013년)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첫 공연을 마친 김준수는 “창작이고 초연이라 많이 긴장했다”면서도 “8·90년대 정서를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소감을 말했다. 한편 ‘디셈버’는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과 스토리 전개 방식에 있어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장진 감독은 “공연 시간은 30분 가까이 줄인 상태”라며 “좋은 작품이 완성되도록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는데, 그분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한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막을 올린 뮤지컬 ‘디셈버’는 내년 1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문성호PD sungho@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세계 세번째 ‘문 클럽’ 가입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세계 세번째 ‘문 클럽’ 가입

    지난 15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16일 0시 45분) 중국 베이징 우주통제센터. 대형 스크린에 달 탐사선 ‘창어(嫦娥)3호’에서 떨어져 나온 달 탐사 차량 ‘위투(玉兎·옥토끼)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센터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전날 오후 9시 11분 달 표면 훙완(虹灣)구역에 사뿐히 내린 ‘창어3호’에서 분리된 ‘위투호’가 처음으로 촬영한 사진을 지구로 보내온 것이다. “달에 착륙한 ‘창어3호’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달 탐사 프로젝트 총지휘관 마싱루이(馬興瑞) 중국 국가국방과기공업국장이 ‘위투호’의 첫 사진 전송으로 ‘창어3호’가 달 착륙에 완전히 성공했음을 공식 선언했다. ‘창어3호’가 지난 2일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지 13일 만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자리에 함께해 중국 최초의 달 착륙 성공을 축하했다. 이날 보내온 사진은 ‘위투호’의 왼쪽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선명하게 걸려 있는 모습이었다. ‘위투호’는 무게 140㎏, 길이 1.5m, 너비 1m, 높이 1.1m의 로봇형 차량. 태양 에너지를 사용해 시속 200m로 움직인다. 20㎝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고 20도 경사도 올라간다. 레이더와 파노라마 사진기 등 각종 첨단 관측장비를 장착한 ‘위투호’는 앞으로 3개월간 ‘14일 작업하고 14일 휴식하는’ 형태로 달의 지형과 지질구조를 탐사해 사진 및 관측자료를 지구로 전송한 뒤 장렬히 ‘전사’할 예정이다. 중국이 ‘달 착륙 시대’를 열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중국이 ‘문클럽’(Moon Club)에 안착한 것은 인류가 달 탐사를 중단한 지 37년 만이다. 1969년 인류 최초로 ‘아폴로11호’를 달에 착륙시킨 미국은 1972년 ‘아폴로17호’를 달에 보낸 이후 탐사 활동을 중단했다. 옛 소련은 1976년 달에 보낸 ‘루나24호’가 마지막 탐사선이었다. 신징바오(新京報) 등 중국 언론들은 첫 시도에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중국이 처음이라며, 이번 달 착륙을 통해 중국의 우주과학 기술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고 16일 전했다. 중국의 우주개발 사업은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시로 1967년 시작돼 1970년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문화혁명의 광풍으로 경제난이 가중돼 1972년 결국 취소됐다. 1990년대 눈부신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국 정부는 1992년 9월 21일 유인 우주선 발사 장기 플랜인 ‘프로젝트921’을 새로 수립했다. ‘프로젝트921’은 ▲우주인 배출 ▲우주선 도킹 ▲우주 정거장 건설 등 3단계로 돼 있다. 우주개발 사업은 인민해방군 총장비부 주도 아래 국유기업인 중국항천과기그룹(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CASC)이 비용을 책임진다. 지난해 6월 우핑(武平) 중국 유인우주개발 판공실 부주임은 “1992년 ‘프로젝트921’이 시작된 이후 390억 위안(약 6조 8000억원)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우주개발 예산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무인 우주선 ‘선저우(神舟)1~4호’ 발사에 성공했다. 2003년 6월 첫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가 ‘선저우5호’를 타고 지구 궤도 비행에 성공, 지구 궤도에 인간을 올려놓은 세 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2008년 9월에는 역시 세계 세 번째로 ‘선저우7호’의 우주인 자이즈강(翟志剛)이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2011년 11월에는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天宮)1호’를 궤도에 올린 뒤 무인 우주선 ‘선저우8호’와 도킹 실험을 두 차례 성공했다. 우주 정거장 시대도 연 셈이다. 2012년 6월에는 류왕(劉旺)·류양(劉洋)·징하이펑(景海鵬)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선저우9호’와 ‘톈궁1호’가 도킹에 성공함으로써 우주 장기 플랜 2단계를 성공리에 마쳤다. ‘프로젝트921’의 3단계는 우주 정거장의 건설이다. 오는 2020년까지 세 사람이 40일간 거주할 수 있는 소규모 우주 정거장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우즈젠(吳志堅) 국방과기공업국 대변인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2017년 적당한 시기를 정해 ‘창어5호’를 발사하겠다”며 “‘창어5호’는 달 표면에서의 우주선 이륙, 샘플 채취, 지구로 재진입 등 고난도의 새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달에 장기간 거주하는 기지 건설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신화통신,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 등에 따르면 중국은 달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 ‘웨궁(月宮)1호’를 만들어 관련 실험에 착수했다. 현재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다양한 작물과 과일, 채소를 직접 재배해 자급자족하고, 재배하는 식물로부터 산소를 공급받아 생존하는 환경조성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내년 춘제(春節·설날)쯤 공개할 예정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연구 책임자는 류훙(劉紅)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생물의학공정학원 공간생명과학 및 생명보장기술센터 주임이다. 규모가 36㎡(약 10평)인 ‘웨궁1호’는 우주에서 생존에 필요한 각종 공급 물자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고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해 달·화성 등에서도 식량과 공기, 물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물자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식물온실 공간이다. 이미 식물 재배면적 13.5㎡를 확보하면 1인당 필요한 산소량과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낸 상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무중력 상태 극복, 영하 175도부터 영상 120도를 오가는 극심한 기온 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이 난제로 남아 있다. 류 주임은 “현재 실험실 내부에는 탕융캉(唐永康)과 미타오(米濤) 등 연구자 2명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내부에서 재배하고 있는 채소를 매끼 30~50g 먹고 식물이 내뿜는 산소로 호흡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 주중 美대사에 보커스 상원의원 내정

    주중 美대사에 보커스 상원의원 내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 중국 주재 미국 대사에 맥스 보커스(72·민주·6선) 상원 재무위원장을 내정했다고 미 언론이 1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보커스 위원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주중대사에 임명될 경우 지난달 돌연 사의를 표명한 첫 중국계 주중 대사 게리 로크의 후임으로 내년 초쯤 부임하게 된다. 보커스 위원장은 지난 4월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941년 몬태나주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뒤 정계에 입문한 그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정책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지역구인 몬태나가 농축산업 지역인 탓에 외국에 소고기 수출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 왔다. 그는 2006년 12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관련 회의에서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으며 한국어로 “맛있습니다”라고 말한 일화도 있다. 그는 한국 소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한·미 FTA 비준 동의에 반대했으나 나중엔 ‘한·미 FTA 선(先) 비준, 소고기 개방협상 추후 착수’라는 조건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90년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키는 작업에도 참여하는등 중국을 잘 아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러면서도 무역 및 환율 문제에서 중국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다. 때문에 그가 주중대사로 부임하면 불공정 무역관행의 시정을 요구하는 미국의 대중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문화마당] 올바른 ‘인터넷 문화’ 언제쯤 정착될 수 있을까/임형주 팝페라테너

    [문화마당] 올바른 ‘인터넷 문화’ 언제쯤 정착될 수 있을까/임형주 팝페라테너

    올해 12월은 유난히도 춥다. 체감온도만 추운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마음까지도 고드름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것 같다. 지난주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혼성듀오 그룹 ‘투투’의 전 멤버 김지훈씨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것도 많은 이들이 오고 가는 서울 번화가의 호텔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었다. 사실 국내 연예인들의 자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과 ‘베르테르 효과’까지 안긴 국민 여배우 최진실의 자살 사건은 세계 유력일간지인 ‘뉴욕타임스’에도 보도될 만큼 나라 안팎을 떠들썩하게 했던 큰 이슈였다. 그리하여 당시 여러 네티즌들은 악성댓글 일명 ‘악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고 다시는 이러한 현대사회의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며 재발 방지에 뜻을 모으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인터넷 선플운동’을 전국민적 캠페인으로 알리고 동참해야 한다는, 모처럼 공익적인(?)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그 이후로 악성댓글 혹은 유명인에 대한 실체가 확인되지도 않는 무차별적인 유언비어 유포, 루머 생산이 인터넷상에서 과연 멈췄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더하면 더했지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던 때가 무색해질 만큼 최근도 그러한 상황은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며칠 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던 인기 여배우들의 실명이 담긴 연예계 성매매 스캔들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이 스캔들에서 인기 여배우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마담뚜’로 지명된 개그우먼 조혜련씨는 이 사건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허위 사실 유포로 자신의 명예훼손은 물론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서울 마포경찰서에 허위 스캔들을 유포한 네티즌을 찾아달라며 공식 수사를 의뢰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필자는 조혜련씨와 평소 친분이 있다. 그녀의 바른 행실과 생각 깊은 언행을 오랜 시간 옆에서 지켜본 지인으로서 절대 그녀가 그러한 일을 했으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그만큼 그녀에 대한 필자의 신뢰와 믿음은 굳건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기에 이것에 동의하지 않아도 전혀 무방하다. 어찌 됐든 공식 수사 의뢰가 시작되었기에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정확하고도 구체적인 사실을 알 수 있을 테니 필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 될 것이다. 하지만 수사를 의뢰했다는 기사에도 고의적으로 악플을 다는 수많은 네티즌들을 보며 필자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이렇게 본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경찰에 수사의뢰까지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무차별적 악플을 다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기가 그리도 힘든가. 아니면 무조건적으로 자기 생각만 옳다고 믿는 것인가. 아직 사실이 어떤 건지도 전혀 판명되지 않았는 데도? 이제는 정말 우리 네티즌들의 ‘아니면 말고’식의 고질적인 악습의 고리는 끊어야만 한다. 그래야 올바른 인터넷문화, 양질의 인터넷문화가 하루빨리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음은 물론 남의 말을 쉽게 하며 무조건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이들은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자신 또한 그러한 피해를 또 다른 어느 네티즌에게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 [월드뉴스 Why] 日 동남아 원조, 속내는 韓·中 견제

    일본이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며 ‘동남아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이 지역을 선점해 중국뿐 아니라 한국도 함께 견제하겠다는 포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5일 동남아시아 메콩강 지역 5개국 정상들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엔 차관 제공 등을 약속하는 등 돈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의 개별 정상 회담에서 베트남 해상보안 능력 강화를 위한 순시선 제공 협의에 착수키로 합의하고 960억엔(약 9820억원)의 차관 제공을 약속했다. 아베 총리는 또 미얀마와의 정상회담에서 철도 및 정수장 정비에 630억엔(6450억원), 캄보디아에는 송전망 확장 등에 130억엔(1330억원)의 엔 차관 제공을 각각 밝혔다. 앞서 아베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일본·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에서도 2015년 공동체 창설을 추진하는 아세안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2조엔(20조 4600억원)의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실익이 크지 않다”는 비판에도 동남아 국가들에 ‘묻지마 식’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이른바 ‘반중(反中)연대’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다. 현재 중국은 일본과 필리핀, 베트남 등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영토 문제에 있어서 중국이 ‘공공의 적’이 된 만큼 이런 상황을 지렛대 삼아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생각이다. 경제적으로는 이 지역을 ‘한국 대항마’로 키워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속내도 담고있다. 1990년대 일본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타이완과 대대적인 제휴에 나섰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타이완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인건비도 한국과 비슷해 실익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딴 ‘CLMV’ 국가들의 인건비는 아직도 중국의 20~30% 수준이다. 일본의 기술력과 결합할 경우 저가로 최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산기지로 변신할 수 있다. 한국에 밀려 제조업 경쟁력을 잃어가는 일본으로서는 동남아 지역이 한국과의 수출전쟁에서 반격에 나설 ‘전초기지’인 셈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 시대] 국가정보기관의 ‘융합 컨트롤타워’ 시대/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국가정보기관의 ‘융합 컨트롤타워’ 시대/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21세기에 도래한 글로벌 시대를 혹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1990년대 초반 구소련의 붕괴와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에 따른 글로벌 시대의 도래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국가 간 이념대결보다는 경제 발전과 물질적 풍요, 정보기술(IT)의 확산과 글로벌 기업의 역할 증진, 복지사회와 융합문화 구축 등에 더 많은 투자와 집중을 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국경은 여전히 존재하고, 전통적인 안보 위협과 비대칭·포괄적 안보 위협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통합적인 안보와 정보라인’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중국은 국제적 위상이 증대됨에 따라 대내외 안보 사안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가안전위원회(NSC)를 설치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외교부와 군·국가안전부·공안 등 관련 기관을 통합해 국가안보 이슈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권한과 조직이 방대해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마디로 주요 국가안보 이슈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사령탑인 셈이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일본판 NSC인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설립했다. 역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총리가 의장을 맡고, 정보기관의 통합 관리 측면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정보 집약 등 효율적인 국가정보 활동을 추진한다. 또 긴밀한 공조를 위해 미국과 영국의 NSC를 전용회선으로 연결하는 ‘핫라인’을 설치하고 정례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프랑스·독일·인도·호주·러시아 등과도 핫라인 개설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으로 내각 관방(총리 비서실 성격) 산하에 사무국 성격의 국가안보국도 신설된다고 하니 일본의 정보기관 융합은 실로 최고 수준으로 변모될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과 같이 이원화된 정보활동으로 인해 국가안보 수호에 실패(9·11 테러)한 경험 이후 국가정보장실(ODNI)을 신설(2004년 12월)하여 국가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 중인데,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도 국내외 정보기관을 통합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국가들이 통합정보기관을 운영하려는 것일까? 글로벌 시대는 각종 초국가적 위협이 대두하는 ‘포괄적 안보시대’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는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판단 및 대응이 불가능하다. 즉, 국내외 분리 시 정보기관들의 원활한 정보 공유가 어렵고, 정보 판단의 불일치와 과잉경쟁에 따른 정보 왜곡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외국의 주요 정보기관들은 국내외 정보기관을 분리 운영했지만, 그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토대로 기관 간 유기적 협력을 위해 새로운 ‘융합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거나 기존 정보기관들의 조정 및 통합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이 같은 국내외 통합적이고 경쟁적인 안보라인과 정보 구축이 분단국가인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시사점은 크다. 현재 국가정보원의 문제가 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선거 개입은 엄정 차단해야겠지만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 강화 추세와 주변국들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안보 강화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오히려 정보기관의 개혁을 빌미로 우리의 정보역량을 약화시키지 않아야 하며, 국익 증진 차원에서 융합 컨트롤타워 시대를 적극 준비해야 한다.
  • “北 내부 엘리트 권력투쟁… 붕괴 본격화, 탈북 난민 300만명…중국이 최대 변수”

    “北 내부 엘리트 권력투쟁… 붕괴 본격화, 탈북 난민 300만명…중국이 최대 변수”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 더 나아가 정권 붕괴 등의 급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1990년대부터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논의됐다. 우리 정부뿐 아니라 미·중·일 정부와 싱크탱크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다뤄지는 과제다.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지속 가능성, 즉 붕괴 여부보다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존속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 크지 않다는 걸 전제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급변 사태로 인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가장 최근의 보고서는 미국 국방·안보전략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북한 붕괴 가능성 대비 방안’이다. 이 보고서는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 등 권력 공백 상황을 급변 사태의 출발점으로 상정하고 있다. 북한 내부 엘리트 간의 권력투쟁이 격화되면서 본격적인 붕괴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 체제 붕괴 시 탈북 난민 규모를 300만명으로 예측했다. 북한 정권이 핵, 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통제 능력을 상실할 경우 한국군의 개입을 막기 위해 북한 군부가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난 9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한·미 연합군이 북한 정규군 120만명의 무장해제에 실패할 수 있고 20만명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특수부대가 무장봉기의 중심 세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가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북한 지역 안정화에 필요한 우리 측 병력은 북한군 무저항 시 26만~40만명, 저항 시 60만~80만명에 이른다. 북·중 접경지대 루트로 몰리게 될 대규모 탈북 사태와 WMD 차단을 위한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보고서는 북·중 국경에서 평양까지 130㎞에 불과하고 북한의 군사력이 남쪽 군사분계선에 집중돼 중국군이 수월하게 북한 지역에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을 ‘절대적 변수’로 상정했다. 미국 외교협회(CFR)가 2009년 1월 발표한 ‘북한 급변 사태 대비’ 특별보고서는 당시 건재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권력 승계를 전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사점이 적지 않다.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등이 작성한 CFR 보고서는 최근 숙청된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예측했지만 북한 내 권력투쟁이 폭력적으로 전개될 경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CFR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 지역에 미군이 주둔하는 상황을 원치 않고 WMD 및 대량 난민의 자국 유입을 우려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높게 짚었다. CFR 보고서가 전망한 탈북 난민 규모는 100만명으로, 이 중 절반이 국경을 넘어 중국에 유입되고 30만명은 한국, 20만명은 일본과 러시아로 몰려들 것으로 전망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로코’로 맞붙은 수목극… 최고의 케미 커플은?

    ‘로코’로 맞붙은 수목극… 최고의 케미 커플은?

    수목극 정상을 달리던 SBS ‘상속자들’이 종영함에 따라 수목극 시장이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수목 미니시리즈는 각 사의 자존심이 걸린 데다 1위가 떠난 상황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MBC ‘메디컬 탑팀’도 지난 12일 종영해 후속작을 내놓으면서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12월 안방극장은 흥행작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스타 작가-PD들의 컴백작이 많아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다. ‘상속자들’ 후속으로 18일 첫 방송 되는 SBS ‘별에서 온 그대’(위)는 KBS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 작품이다. MBC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을 집필하다 주말극으로 잠시 외도했던 박 작가가 다시 미니시리즈 장르로 돌아와 트렌디 드라마에서도 성공을 거둘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출은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쩐의 전쟁’ 등을 연달아 히트시킨 장태유 감독이 맡는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여주인공 전지현은 KBS 드라마 ‘해피 투게더’ 이후 14년 만의 컴백작이고 지난해 ‘해를 품은 달’에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까지 흥행 불패 행진을 계속한 김수현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400년간 늙지도 않고 초능력까지 지닌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이 허당기 있는 안하무인 톱스타 천송이(전지현)를 만나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다. 1609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미확인 비행 물체에 대한 언급을 바탕으로 팩션 로맨스 드라마를 얼마나 현실감 있게 풀어내는지가 관건이다. 장 감독은 “요즘 외계인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이 드라마의 현실성을 짚으며 “일반 사람들과 섞이기 어려운 이야기라 좀더 특별한 사랑 이야기라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18일 동시에 첫 방송 하는 MBC 새 수목 드라마 ‘미스코리아’(아래)는 1997년을 배경으로 한 복고풍 드라마다.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흥행으로 1990년대 문화가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복고 바람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작진은 최근 남녀 주인공 이선균과 이연희가 고등학생 시절인 1980년대로 돌아가 복고풍 머리 스타일 및 의상과 소품 등을 연출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드라마는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고교 시절 퀸카였던 여자를 미스코리아로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2010년 방영 당시 수많은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던 로맨틱 코미디 ‘파스타’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던 서숙향 작가와 권석장 PD에 남자 주인공인 이선균까지 합류해 화제를 모은다. 여주인공인 엘리베이터걸 오지영 역은 최근 영화 ‘결혼전야’에 출연했던 이연희가 맡았다. 이 드라마 관계자는 “이선균과 권 PD는 ‘골든 타임’에서도 작업을 같이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눈빛만 봐도 알 정도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서 “외환 위기 당시를 배경으로 한 정감 어린 서 작가의 대본이 향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시청층의 폭이 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KBS에서 방영 중인 장근석·아이유 주연의 수목극 ‘예쁜 남자’도 로맨틱 코미디여서 시청자들이 수목극 ‘로코 전쟁’에서 누구 손을 들어줄 것인지 주목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서울발 사진종합(정태원 지음, 눈빛 펴냄)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이한열의 최루탄 피격 사진으로 유명한 보도사진가 정태원이 1970년대 후반 부마항쟁부터 광주항쟁, 6월항쟁을 관통하며 촬영한 180여점의 사진을 담았다. 240쪽. 4만원. 인천상륙작전 1(윤태호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이끼’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그린 첫 역사만화. 한국전쟁 발발, 낙동강 전투, 인천상륙작전을 거쳐 서울 수복까지 현대사를 복원한다. 232쪽. 1만 3000원. 펄프극장(김경주 지음, 글항아리 펴냄) 시인 김경주가 1990년대에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닌 세대가 겪었던 감수성을 하모니카, 타자기 등 50여개의 사물에 얽힌 이야기로 풀어낸 에세이집. 372쪽. 1만 4000원. 한자의 모험(윤성훈 지음, 비아북 펴냄) 한자 22자를 분석해 동아시아 지역의 세계관과 미학, 문명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역사·문화사적 배경, 글자의 조형미를 연결해 입체적으로 조망한 시도가 돋보인다. 351쪽. 1만 8000원. 마에스트로의 리허설(톰 서비스 지음, 장호연 옮김, 아트북스 펴냄)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등 세계적 명지휘자 6명의 리허설 현장 취재를 통해 지휘자들이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빚어내는 비밀을 엿본다. 360쪽. 2만원. 굿바이 근혜노믹스(정승일 지음, 복돋움 펴냄) 독일, 스웨덴 등 유럽 복지국가의 경험과 역사, 이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밥그릇 빼앗는’ 경제민주화가 아닌, ‘밥 먹여 주는’ 경제민주화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352쪽. 1만 5000원.
  • [北 장성택 전격 처형] 北 역대 숙청사

    북한 정권 수립 이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및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숙청 작업은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다. 김일성 주석은 1952년 12월 ‘소련파’ 박창옥 등을 내세워 6·25 남침 실패의 책임을 남로당계 인사들에게 뒤집어씌웠다. 1953년 5월 남로당계 2인자인 이승엽을 ‘미제의 간첩’으로 몰아 처형했고, 1955년 12월에는 남로당계 수장이자 2인자였던 박헌영을 ‘정부 전복 음모’ 등의 혐의로 사형시켰다. 박창옥도 김 주석에게 정면으로 도전하다 1956년 8월 ‘반당 종파분자’로 낙인찍혀 숙청됐다. 김 주석은 1960년대 들어 자신의 친위부대인 ‘갑산파’에 대한 숙청을 끝으로 1인 지배 체제를 확립했다. 노동당 2인자였던 박금철과 리효순 등 갑산파는 세력을 확장하려다 종파분자로 몰려 1967년 숙청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973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였다. 이복동생인 김평일을 후계자로 옹립하려던 계모 김성애와 그 세력을 대대적으로 쳐냈고, 자신의 친삼촌이자 경쟁자였던 김영주도 자강도로 추방시켰지만 목숨을 빼앗지는 않았다. 김정일 체제의 두 번째 숙청 작업은 1990년대에 있었다. ‘고난의 행군’으로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하고 민심이 흔들리자 1997년 채문덕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을 내세워 ‘심화조 사건’을 조작했다. 김만금 전 부주석 등 김일성 시대의 인물들에게 간첩 누명을 씌웠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민심이 뒤숭숭해지자 김 위원장은 채문덕을 간첩으로 몰아 처형하고, 피해자들을 복권시켰다. 북한이 고위 인사의 처형 사실을 대내외에 공개한 것은 1950년대 남로당 숙청 이후 사실상 60여년 만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고전은 위대하지 않다 권장도서 목록 잊어라

    고전은 위대하지 않다 권장도서 목록 잊어라

    책의 정신/강창래 지음/알마/376쪽/1만 9500원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선 독서운동 ‘열풍’이 불었다. 도서관은 3배 이상 늘었고, 장서 수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어느 순간 독서운동은 ‘광풍’의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비정상적인 열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돼 한국의 성인 평균 독서량을 1990년대 이전으로 끌어내렸다. 대학강사이자 도서활동가인 저자는 원인을 ‘권장도서목록’에서 찾는다. 자발적으로 읽는 즐거움이 아닌 강제로 읽는 불편함은 지적 소화불량을 가져온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온 ‘불멸의 고전들’에 차례로 이의를 제기한다. 도전적이며 발칙한 상상력은 부인할 수 없는 설득력을 갖는다. 예컨대 프랑스 대혁명을 가능케 한 것은 루소의 ‘사회계약론’ 같은 사상서가 아니라 당시 유행했던 포르노에 가까운 연애소설이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화두로 던진다. 프랑스 혁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서 사회계약론은 혁명 이후 2년간 발간된 1114권의 정치 관련 소책자에서 단 12회만 인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루소가 가볍게 쓴 소설 ‘신 엘로이즈’는 계급 차별로 이뤄지지 못한 남녀 간의 사랑을 풀어놓으며 대중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가난한 평민 출신의 가정교사 생프뢰와 스위스 귀족의 외동딸인 쥘리가 현세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쥘리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독자들은 “감정이 격해져 미칠 것만 같다”며 루소에게 편지를 쏟아 냈다. 교황청은 책을 금서 목록에 올렸고, 프랑스인들은 고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한 사회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대 과학혁명의 밑거름이 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갈릴레이, 뉴턴의 저작물에 대해서도 저자는 혹평한다. ‘어떻게 아무도 읽지 않은 책들이 정신 혁명의 근간이 될 수 있었느냐’는 의문에서다. 신뢰하기 어려울 만큼 조잡했던 실험과 난해한 기호 탓에 현대 과학자들이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나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들의 저서는 프랑스 등에서 발간된 다양한 해설서를 통해 새 생명을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어 ‘고전은 정말 위대한가’라고 묻는다.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공자의 ‘논어’가 과연 우리가 아는 소크라테스나 공자의 말과 사상이냐는 질문이다. 그의 사후 제자들이 남긴 기록은 제자들의 생각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플라톤은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말을 생중계하듯 썼지만,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처음 만난 것은 20세 때였다. 당시 소크라테스의 나이는 63세였다. 논어는 아예 공자의 사후 700년 뒤 집대성됐다. 현대인들이 고려시대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체주의자인 소크라테스나 엘리트주의자인 공자 못지않게 민주주의자인 페리클레스나 솔론, 평화주의자이자 하층민의 대변자인 묵자의 책도 함께 읽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비판적으로 책을 읽기를 권한다.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편견을 깨뜨리는 기쁨을 누리라는 조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檢, 스타급 여배우 등 30여명 성매매 혐의 조사

    檢, 스타급 여배우 등 30여명 성매매 혐의 조사

    수십 명의 여성 연예인들이 재력가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관계자는 12일 미인대회 출신 톱 탤런트인 A씨와 B씨를 비롯한 여성 연예인 30여명이 벤처사업가, 기업 임원 등 재력가 남성들과 성매매를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성매수자 중에 정치인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일부 연예인을 소환조사했으며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금품을 제공하고 성관계를 맺은 남성들도 차례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여성 연예인들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브로커 C씨에 대해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관련 증거 등을 보완해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지만 이번에도 영장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대상에는 1990년대 미인대회에 입상한 뒤 연예계에 데뷔해 여러 차례 주연급으로 출연한 30대 A씨와 지상파 유명 드라마에 다수 출연해 인지도가 높은 B씨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미 영화,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출연한 스타급 여배우로 주로 벤처사업가나 기업 임원들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 일부 여성 연예인들이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의 명확하지 않은 금전 거래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대상과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므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여성 연예인들이 정·관계나 재계 유력인사 등에게 성상납을 하거나 스폰서 제의를 받았다는 의혹은 있었지만 순수하게 돈을 목적으로 조직적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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