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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사이버 도발’] 공무원 개인PC 통해 정부기관 침투… 철도·공항관제시스템 마비시킬 수도

    [북한 ‘사이버 도발’] 공무원 개인PC 통해 정부기관 침투… 철도·공항관제시스템 마비시킬 수도

    스마트폰 해킹해 중요 정보 빼내 국가기간시설 프로그램 조종 시도 김포공항 전광판에 표시된 비행기 출발시각이 순식간에 뒤죽박죽이 된다. 동일한 항공기 편명이 수십개씩 올라온다. 승객들이 탑승구를 찾지 못해 대혼란이 일어났다. 해킹으로 공항이 뚫린 것이다. 경찰관 150명이 투입돼 승객 혼란을 진정시키는 한편 전산실 파일들을 복제하고, 악성코드가 들어 있는 ‘좀비PC’의 색출에 나섰다. 경찰이 지난 3일 김포공항을 비롯해 전국 15개 공항에서 실시한 ‘사이버테러 초동대응 모의훈련’의 가상 시나리오다. 최근 북한의 사이버테러가 잇따르면서 경찰 등 당국이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시도하는 사이버테러 수준이나 강도를 감안할 때 지하철, 철도가 멈추고 공항 관제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국가기간시설의 실질적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 사이버테러와 관련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A씨는 8일 “북한이 보안이 취약한 공무원의 개인PC를 이용해 정부 및 공공기관에 침투하고, 이어 국가기반시설 해킹을 시도할 수 있다”며 “기간산업이 마비되는 등 북한의 사이버테러 피해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지하철을 멈추게 하거나 공항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등 실질적 피해를 주려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해킹은 예전에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등 중요시설 종사자들은 스마트폰 보안패치를 철저히 설치하고, 중요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등의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최근 자동차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제어장치가 많아서 이제는 해킹으로 충돌 사고를 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 상황이 됐다”며 “한 사람의 스마트폰이 해킹되면 다른 사람까지 해킹이 가능한 만큼 고위직 공무원에게는 보안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글 오피스’ 등 모든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사이버테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가·언론·금융기관의 홈페이지를 다운시키기 위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했지만 최근에는 기간시설의 관리 프로그램을 조종하거나 공무원 등의 스마트폰을 통해 중요 정보를 빼내려는 형태로 바뀌면서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사이버테러 능력은 러시아, 중국, 이란 등보다는 떨어지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700명 규모의 전문 해커를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12~13세의 수학·과학 영재를 선발해 평양 금성1·금성2 중학교를 지나 김일성대학·김책공대에 진학시켜 사이버전 요원으로 키운다. 이후 인민군 정찰총국과 총참모부 부대에 배치된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이날 공공·민간 주요 기반시설 보안담당자를 초청해 북한 사이버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관계기관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코레일, 한국거래소, 네이버, 서울대병원 등 교통·금융·에너지·포털·병원 분야 24개 기관 보안담당자 35명이 참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문화재 지키는 보존과학 40년사

    문화재 지키는 보존과학 40년사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국보·보물급 문화재 복원과 보존 처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8일부터 5월 8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보존과학, 우리 문화재를 지키다’ 특별전이다. 김영나 중앙박물관장은 “올해는 중앙박물관에서 보존과학이 시작된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40년간의 보존과학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역할을 조명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5부로 구성됐다. 보존과학 초기부터 최근까지 보존 처리된 문화재 가운데 대표 문화재 57점이 선보인다. 프롤로그에선 박물관의 보존과학 초창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 토기’(하인상), ‘국보 제127호 금동관음보살입상’, ‘보물 제366호 감은사지 서삼층석탑 사리외함’ 등 초기 국보급 문화재 보존 처리 과정을 유물과 기록으로 정리했다. 1부 ‘우리 문화재의 재료와 기술을 보다’에선 1990년대 이후 현대 과학기술 도입과 응용 결과물을 통해 과학 발전이 문화재 보존과학에 미친 영향을 고찰할 수 있다. 금속, 도자기, 서화, 목재 등 분야별 대표 재료들과 그 재료를 가공해 제작한 문화재들의 실물과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유물과 전시 보조물을 통해 금속의 누금과 주조 기술, 도자기류의 동화·철화·청화기법, 서화의 배채법, 목공예품의 나전기법 등 우리 문화재 속 전통 기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2부 ‘병든 문화재를 치료하다’에선 보존과학 최대 성과 중 하나인 신라금관총 ‘이사지왕 대도’, 1980년대 1차 보존 처리 후 2014년 다시 보존 처리한 ‘봉수형 유리병’, 3D스캐닝 기법으로 복원한 ‘용 구름무늬 주자’ 등 최근 보존 처리 성과물들의 처리 과정을 유물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이들 유물을 통해 문화재 보존철학과 보수 규범, 문화재 복원 과정에서의 신기술 도입 가능성 등을 엿볼 수 있다. 3부 ‘문화재의 생명을 연장하다’에선 금속 문화재 부식, 직물류 피해 등 문화재에 해를 끼치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환경 관리를, 에필로그에선 전시에 소개되진 않았지만 보존과학 역사에서 중요 위치를 차지하는 국보·보물급 문화재들의 복원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애플 對 FBI/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글로벌 시대] 애플 對 FBI/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놓고 애플과 미연방수사국(FBI) 간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FBI가 지난해 12월 미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총기사건과 관련해 용의자의 아이폰을 조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으나 애플은 거부하고 있다. FBI는 용의자가 사용한 스마트폰의 보안장치를 풀어 테러의 배후를 밝혀내야 한다는 안보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국가안보를 위해 FBI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애플과 FBI의 대립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애플은 이번 사태가 테러범에 대한 조사라는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사생활 보호와 언론 자유를 위해서 협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미 정부의 요구를 들어주면 이 사안이 선례로 작용해 앞으로도 정부가 원할 때마다 협조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애플과 FBI의 대립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결국 법원의 판결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는 그러나 미국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애플이 쉽게 질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법적인 문제에서 지난 20년 이상 사이버 안보를 둘러싼 대립에서 국가가 모두 민간에 졌다. 사이버 위협에 관한 법적 논의는 주로 전자암호를 둘러싸고 진행되어 왔으며 항상 민간 측이 승리했다. 전자암호를 통해 사이버 안보를 달성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시민권을 보호하자는 민간 측의 주장과 정부의 통제관리를 통해 이를 실현하자는 주장이 맞서 왔으나, 법제화 과정에서는 정부의 논리보다는 시민권 확보 논리가 항상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사태와 가장 가까운 예를 들면 1991년 ‘포괄적 반테러리즘 법’의 도입 당시 해당 법은 정부가 용인하면 정보기관들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제공자들로부터 암호 해독된 또는 텍스트 원문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뒷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암호 기술자인 필립 지머먼이 고도의 해독 능력이 필요한 전자암호를 만들어 일반에 배포하면서 첨예한 대립을 불러왔고, 이 법안은 원안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기술혁신 문제도 주요 요인이다. 스마트폰의 잠금장치 해제는 미 정부와 기업들의 혁신을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 소프트웨어 회사들에 대한 미 정부의 통제는 민간 기업들의 혁신을 제한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정부의 기술능력 역시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기업과 뒷거래를 통해 일시적으로는 안보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국가와 기업의 혁신을 저해해 사이버 안보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사이버 안보가 디지털 시스템에 대한 통제, 감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발전을 통해서 달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진행된 사이버 안보 논의에서 법원이 민간의 손을 들어줄 때마다 미 정부는 결과적으로 이를 존중해 왔다. 민주주의는 시민만이 지켜내는 가치가 아니라 정부 역시 존중해야 하는 가치이며, 미 정부는 이러한 전통을 준수하고 있다. 미국인 모두가 이를 잘 알고 있다. 애플과 FBI의 논쟁은 테러 용의자가 보유했던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 여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사이버 안보에 관한 논의이고, 더 크게는 기술 혁신의 문제이며,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실현에 관한 논쟁이다. 애플과 FBI는 결국 미국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 최대 접점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 [나우! 지구촌] 3월 7일 ‘여학생의 날’을 아시나요?

    [나우! 지구촌] 3월 7일 ‘여학생의 날’을 아시나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처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치르는’ 기념일이 있는가 하면, 3월 3일(일명 3.3데이) 삼겹살데이처럼 특정 국가에만 존재하는 기념일도 있다. 중국에도 중국만이 가진 독특한 기념일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3.7 여학생의 날’이다. 현지에서는 ‘3.7 여생절’(3.7 女生節·이하 여학생의 날)이라 부르는 이날은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중국명칭은 3.8 妇女節·이하 부녀절)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영어로는 ‘걸스데이’(Girl’s Day)라고 표기한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1990년대 초, 부녀절을 기혼 여성만을 위한 기념일로 인식한 중국 여학생들이 여성을 위한 기념일인 동시에 여학생을 위한 차별화 된 기념일을 만들기 위해, 하루 전인 3월 7일을 여학생의 날로 지정한 것이 기원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미 여학생의 날이 오래된 관습처럼 굳어진 분위기다. 대규모 포털사이트와 쇼핑몰 등이 제휴를 맺고 여학생의 날을 위한 대대적인 할인 판매 행사를 연다. 중국에서 싱글을 위한 날이자 최고의 쇼핑시즌인 11월 11일 광군절(光棍節)의 축소판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바이두누오미(중국 소셜커머스 업체)는 여학생의 날을 기념해 3년 연속 3.7위안(약 690원)으로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 쇼핑몰 업계는 “부녀절 못지않게, 여학생의 날 발생하는 매출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학생의 날과 부녀절을 중복해서 지낼 필요가 있느냐는 반박도 나온다. 중국은 매년 부녀절을 맞아 여성에게 휴일과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여성만을 겨냥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펼쳐진다. 부녀자가 아닌 여학생도 대부분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학생과 부녀자를 구분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매년 여학생의 날이 되면 중국 내 수많은 학교에서는 ‘걸스데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일종의 축제와 같은 것으로, 남학생이 여학생의 소원을 들어주거나 소원을 적은 등을 날리는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에는 ‘여학생의 날’이 있다?

    중국에는 ‘여학생의 날’이 있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처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치르는’ 기념일이 있는가 하면, 3월 3일(일명 3.3데이) 삼겹살데이처럼 특정 국가에만 존재하는 기념일도 있다. 중국에도 중국만이 가진 독특한 기념일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3.7 여학생의 날’이다. 현지에서는 ‘3.7 여생절’(3.7 女生節·이하 여학생의 날)이라 부르는 이날은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중국명칭은 3.8 妇女節·이하 부녀절)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영어로는 ‘걸스데이’(Girl’s Day)라고 표기한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1990년대 초, 부녀절을 기혼 여성만을 위한 기념일로 인식한 중국 여학생들이 여성을 위한 기념일인 동시에 여학생을 위한 차별화 된 기념일을 만들기 위해, 하루 전인 3월 7일을 여학생의 날로 지정한 것이 기원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미 여학생의 날이 오래된 관습처럼 굳어진 분위기다. 대규모 포털사이트와 쇼핑몰 등이 제휴를 맺고 여학생의 날을 위한 대대적인 할인 판매 행사를 연다. 중국에서 싱글을 위한 날이자 최고의 쇼핑시즌인 11월 11일 광군절(光棍節)의 축소판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바이두누오미(중국 소셜커머스 업체)는 여학생의 날을 기념해 3년 연속 3.7위안(약 690원)으로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 쇼핑몰 업계는 “부녀절 못지않게, 여학생의 날 발생하는 매출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학생의 날과 부녀절을 중복해서 지낼 필요가 있느냐는 반박도 나온다. 중국은 매년 부녀절을 맞아 여성에게 휴일과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여성만을 겨냥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펼쳐진다. 부녀자가 아닌 여학생도 대부분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학생과 부녀자를 구분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매년 여학생의 날이 되면 중국 내 수많은 학교에서는 ‘걸스데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일종의 축제와 같은 것으로, 남학생이 여학생의 소원을 들어주거나 소원을 적은 등을 날리는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애니멀 픽!] 사자와 가족이 된 한 남자의 삶

    [애니멀 픽!] 사자와 가족이 된 한 남자의 삶

    한 남성이 사자들과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담은 인상적인 사진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 속 남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자 전문가 케빈 리처드슨(42). 그는 자신을 ‘라이온 위스퍼러’라고 소개합니다. 라이온 위스퍼러는 사자를 뜻하는 라이온과 속삭인다는 뜻을 가진 위스퍼러의 합성어로, ‘사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인간과 사자의 공존을 담은 이 사진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 있는 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사진작가 에이드리언 스테인(36)이 촬영한 작품입니다. 야생동물 보호론자이기도 한 리처드슨은 지금까지 여러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자 보호의 필요성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진작가 스테인이 함께 해 멋진 사진 작품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두 사람은 이번 촬영에서 한 장의 사진에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촬영 작업은 리처드슨이 소유한 민간 수렵금지구역인 웰지다츠 프라이빗 게임 리저브(Welgedacht Private Game Reserve)에서 이뤄졌습니다. ‘라이온 위스퍼러’의 삶을 사진으로 담은 것이죠. 사실, 리처드슨과 지내고 있는 사자들은 완전히 야생의 사자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작가나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매우 위험한 존재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따라서 작가는 튼튼한 차 안이나 별도로 설치한 철조망 안에 들어가 촬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리처드슨만큼은 사자 무리와 함께 뒹굴며 장난치고 공놀이를 하고 보호구역 안을 자유롭게 걷습니다. 이는 리처드슨이 오랜 기간 사랑과 이해, 신뢰로 사자들을 대하고 유대관계를 발전시켰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실제로 수년 전 그는 자신과 생활하던 사자 중 한 마리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 사자의 삶을 세세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합니다. 야생동물 가운데 최상위 포식자로 여겨지는 사자. 우리는 아직 동물원이나 야생에서 이들을 볼 수 있지만, 다음 세대는 그림이나 사진, 영상 등을 통해서만 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기억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야생의 사자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만 마리에 달했지만 지금은 고작 2만 마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Top photo/Barcrof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황제다이어트 오래 하면 대장암 위험 키워

    패스트푸드나 튀긴 음식, 기름기가 많은 붉은색 고기 등 고지방 음식을 즐겨 먹으면 줄기세포를 자극해 대장암이나 소장암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비만을 유발하는 고지방식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통계 결과들은 있었지만,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MIT, 하버드대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터프츠 의료센터, 위스콘신메디슨 의대 공동 연구팀은 기름기가 많거나 칼로리가 높은 고지방식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장내 줄기세포를 자극해 대장암이나 소장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2일자에 발표했다. 대장암은 음식 섭취 성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암이다. 실제로 국가별 1인당 육류 소비량과 대장암 발생 사이에는 정확하게 비례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 환자 수는 육류 소비가 증가하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매년 4.6~5.0%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연구팀은 생쥐들에게 9~14개월 동안 이틀에 한 번 꼴로 고지방식을 섭취하도록 한 뒤 대장 내시경 촬영과 세포 조직검사를 했다. 그 결과 생쥐의 대장과 소장에는 용종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특히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선종성 용종들이 다수 발견됐다. 연구진은 조직검사를 통한 세포 분석 결과 고지방 식사가 장내 줄기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PPAR-δ’(피피에이알-감마)라는 물질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PPAR-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줄기세포 분열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고지방 식사를 한 생쥐는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등이 골고루 포함된 정상적인 식사를 한 생쥐들에 비해 흡수상피세포, 파네스세포 등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이들 세포는 외부에서 장으로 유입되는 유해 박테리아나 물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편 이번 연구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고 고지방 음식과 고단백질 음식을 먹어 살을 빼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나 황제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할 경우 대장암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고지방 식단을 오래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호트 리포트]②70년 추적조사, 빈곤과 불평등의 관계를 밝히다

    [코호트 리포트]②70년 추적조사, 빈곤과 불평등의 관계를 밝히다

    ‘더 라이프 프로젝트’는 흡연과 비만 등 건강의 문제 및 관련 정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빈곤과 불평등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하나의 ‘원형’처럼 자리잡았다. 이 조사는 1970년대에 흡연 문제에도 주목했다. 지금이야 당연한 상식 바깥의 행동처럼 여겨지지만 당시 임산부 중 40%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는 그 당시에는 흡연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70년 시행된 조사에서 더 라이프 프로젝트는 신생아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질문에 흡연 여부를 추가했다. 그러자 어머니의 계급 차이를 고려해도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체중과 사망률에 차이가 있는 것이 밝혀졌다. 1972년 조사결과가 보고되면서 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과학계와 의학계 역시 “흡연은 태아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에 찬성했고 공공기관에서도 임산부에게 하는 조언 내용에 변화가 있었다. 이후 임신 중 흡연이 위험하다는 견해는 지금까지 확고한 것으로 돼 있다. 또한 수십 년에 걸쳐 수차례 신생아의 출생을 관찰한 결과, 세대별 변화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시대를 거치면서 관찰된 대상자의 신체적 특징에 ‘체중 증가’라는 변화가 생겼다. 이전 시대에는 음식을 배급받아 먹었으므로 대부분 건강한 체형으로 과체중인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대에 시행한 조사에서는 연구 초기의 대상자들이 40대에 접어들었을 무렵을 경계로 비만율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때 조사에서 처음 대상자가 된 아이들을 비교한 결과, 태어난 연대가 달라도 비만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상자의 나이에 상관없이 나타난 ‘비만 급증’의 원인을 연구자들은 생활 방식의 변화로 보고 있다. 1980년대 영국에서는 일반인의 급여가 올라 외식이 느는 것은 물론 자동차 보급의 확대로 보행 빈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때 관찰된 체중의 증가 추세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은 아이가 3세 이전에 과체중으로 진단되는 비율이 23%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비만과 과체중은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유전자 등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앞으로도 비만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 진행될 듯하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성인 대상자에 대해 ‘배관공의 전화번호는 전화번호부의 어떤 페이지에 실려있는가?’, ‘68펜스의 빵과 45펜스의 수프를 구매할 때 2파운드를 내면 거스름돈은 얼마인가?’, ‘가로 21피트, 세로 14피트의 방 크기는?’ 등의 질문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성인의 읽기와 계산 능력이 부족한지를 판단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영국에서 11세 어린이가 가지고 있어야 할 능력보다 읽고 쓰는 능력이 낮은 성인은 5명 중 1명꼴이었다. 계산 능력에 관해서는 3명 중 1명이 11세 어린이의 능력보다 낮았으며, 7~9세 어린이보다 능력이 낮은 성인도 4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을 중요하게 여긴 영국 정부는 2000년대 초반에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시스템을 시작했다. 읽고 쓰고, 계산하는 영국 중등교육 자격시험(GCSE)을 치르는 것과 같은 능력을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코스를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동기부여가 높아지거나 자존감이 생기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더 라이프 프로젝트는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의 존재에 대해서도 분명히 했다. 연구에서는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소득 관계에 대해서도 알아냈지만 1958년 태어난 아이보다 1970년에 태어난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의 소득과 부모 소득 사이의 연관성이 강했다. 즉 시대가 진행되는 것과 동시에 아이는 자신의 배경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판명된 것이다. 물론, 어떤 세대에서도 사회의 불평등은 존재한다. 어느 세대의 대상자들도 태어난 환경에 오류가 발생하면 학교 성적이 나쁘거나 취업에 실패하고 혹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향이 있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태어난 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 모두가 자신의 배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돼 성공하는 사람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몇 년 동안 부모가 어떻게 자녀에게 관심을 나타내거나 하는 것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부모가 자녀를 위해 이바지함에 따라 자녀의 생애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시행된 조사에서는 불리한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도 5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 10세에도 교육에 관심을 가졌을 경우 자녀가 30세 이후가 됐을 때 빈곤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았다. 현재 더 라이프 프로젝트에 참가한 1세대 대상자들은 70대에 들어섰다. 이들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물론 확인되고 있는데 이들 세대의 85%는 심장 질환과 고혈압, 콜레스테롤 상승, 당뇨병, 비만, 정신적 문제, 암, 호흡기 질환 등의 증상이 적어도 어느 하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난 건강하다”고 답한 사람도 평균 1인당 두 개의 질환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50대에 한 신체 능력 검사에서 물건을 제대로 잡을 수 없거나 의자에서 일어서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혹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 한쪽 다리로 서지 못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후 13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높은 것도 판명됐다. 이뿐만 아니라 이 조사는 환경 오염의 영향부터 이혼율, 질병 관련 유전자 연구까지 지금까지 다양한 사실을 밝혀왔다고 한다. 헬렌 피어슨 박사는 “이 조사는 앞으로도 사람의 모습을 비치는 거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더 라이프 프로젝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계 최고 우주기술 공유 북한 로켓 정보 교환… 한·미 동맹 폭 넓혔다

    일방적 러시아 의존 탈피 기술 자문·검증 형태 협력… 우리 기술 역량 향상 기대 中·日·인도 등과 달리 독자적 발전 저해 우려도 미국과 합의한 우주협력협정 문안에 따라 우리나라는 우주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우주기술을 공유하게 됐다. 이번 협정은 양국 간 우주 협력이라는 큰 틀에 대해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력 내용이 명시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중장기 우주개발 과제를 함께 하며 우리 기술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미국과는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졌지만 우주기술 분야에서는 미흡했다. 1990년대 중반 당시 과학기술처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우주과학 협력 협의를 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 2008년 NASA가 중심이 된 9개국이 착륙선 5~6기를 달에 보내 달의 내부 구조와 역사 등을 연구하자는 국제달네트워크(ILN) 사업에 대한 참여의향서를 제출하고 서명했지만 미국의 프로그램 연기로 협력은 중단됐다. 한국이 2020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달 탐사 프로젝트 역시 국가 간 협력 체계가 아니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 간 협력의향서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 우주개발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실제로 2004년 우주기술협력협정, 2006년 우주기술보호협정 등을 통해 한국 최초 우주인 배출과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사업 등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 첫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는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훈련받은 뒤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스 로켓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올라갔다. 2013년 1월 이후 2전 3기 끝에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1단 로켓은 러시아의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으로, 우주개발 분야 협력은 러시아 쪽에 쏠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협정으로 자연스럽게 러시아에 대한 우주기술 의존도가 줄어들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나로호 개발 당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국과의 기술 협력도 기술 이전 형태가 아니라 우리가 개발한 기술과 장비 등에 대한 자문과 검증 등 지원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제4차 핵실험 및 장거리로켓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게 된 반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인정한 합법적인 방식으로 우주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한·미 간에 북한의 우주개발 활동을 포함한 관련 정보 교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재문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협정에서는 구체적인 협력 사업 분야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인적 교류 및 시설 접근, 정보 공개, 통관 및 물품 이동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추후 협력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고 협력 절차가 간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미국과 국가 차원의 우주협력협정을 맺었다는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우주 선진국과 달리 향후에도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핵실험·미사일 ‘뒤통수’… 항일·항미 혈맹서 제재대상 급변

    北, 핵실험·미사일 ‘뒤통수’… 항일·항미 혈맹서 제재대상 급변

    북한의 혈맹이자 가장 큰 교역국이기도 한 중국이 결국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양국 관계의 변화가 주목된다. 중국은 그동안 전통적인 우방인 북한을 옹호하는 입장이었으나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입장이 점차 변하고 있다. 이를 두고 ‘피로써 맺어진 동맹’이란 뜻에서 불리던 ‘혈맹’에서 보통의 외교 관계를 설정하는 ‘국가 대 국가’로 퇴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 당… 장성택 이후 쇠락 최룡해가 가늘어진 끈 역할 북·중 관계는 공산주의 완성을 공동의 목표로 하는 ‘당’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정부가 우선하지만 북·중은 당이 군, 관, 민보다 우선한다. 특히 북·중은 일본의 영토 야욕에 저항했던 ‘항일’이라는 공통분모와 한국전쟁 참전을 매개로 ‘항미’라는 일체감으로 서로의 체제 존속에 협력해 왔다. 양국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당 사이의 교류는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이후 실종되다시피 했다. 장성택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행정부장은 북한의 대표적 친중파로 통했던 인물로 2012년 8월 중국을 방문해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면담까지 한 인물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장성택의 처형을 중국에 대한 북한의 ‘도전’으로 간주했다는 후문이다. 이로 인해 양국 관계는 지난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하기 이전까지 냉랭한 관계가 지속됐다. 하지만 류윈산의 방북으로 소원하던 북·중 관계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기대도 잠시였다.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두 나라 관계는 다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식에 참가하면서 끊어진 양국 관계의 복원자 역할을 맡고 있지만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군 대 군… ‘동맹’ 유지 ‘혈맹’ 약해져 당 대 당의 관계가 악화되자 군사 분야에서도 냉랭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표면적으로 군사 동맹을 유지하고 있지만 혈맹 인식은 약해졌다. 양국이 1961년에 체결한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에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 발생 시 ‘자동 참전’하는 조항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 조항이 사문화된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 측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고위급 군사대표단의 방북도 2011년 11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명령 불복을 이유로 처형된 북한 변인선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도 북·중 간 군사 ‘핫라인’을 끊으라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의견을 제시했다가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긴밀해지는 것에 화가 난 김정은이 중국이 더이상 필요없다며 군사 분야를 포함한 모든 관계를 단절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변인선이 한·미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북·중 간 핫라인만은 꼭 남겨 놔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가 처형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변인선 처형 후 북·중 간 핫라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파견된 외교무관들 전부가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대 정부… 교류 줄어들어 정부 대 정부 관계도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이 가시화되면서 악화되고 있다. 특히 북·중 무역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한 광물자원의 수출 금지가 북한 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중 간 교역 규모는 2013년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2013년 약 6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전년도보다 3%와 15% 가까이 줄어들었다. 북·중 ‘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지만 이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그 규모가 매우 작다. 과학·기술 분야도 중국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1990년대부터 북한 국가과학원과 중국 과학원 간의 교류가 활발했지만 2011년 이후로는 중단됐다. 북한은 중국으로 유학생들을 많이 파견하지만 중국은 반대로 감소되는 추세다. 문화 교류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지난해 김 제1위원장의 ‘기쁨조’인 모란봉악단이 중국 공연에 나섰지만 돌연 귀국해 무성한 뒷말을 남겼다. 스포츠 교류는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중국의 홀대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지도자 대 지도자… 시진핑 vs 김정은 관계는 역대 최악 무엇보다도 북·중 관계 악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국 지도자 간의 불신이다. 역대 북·중 지도자들과 비교해도 현재처럼 골이 깊고 앙금이 쌓인 적이 없을 정도다. 시 주석은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취임 이후 북한을 방문하던 관례도 무시할 정도로 북한에 대한 분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국가주석 취임 해인 2013년 북한이 전격적으로 3차 핵실험을 한 것은 시 주석 입장에서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사건이다. 물론 김 제1위원장 입장에서도 시 주석이 북한이 아닌 한국을 방문한 것과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를 승인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김 제1위원장은 중국을 공식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김 제1위원장을 북한의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밖에도 중국이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보호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현재와 대조적으로 과거 중국 최고 지도층은 틈날 때마다 북한과의 우의를 강조해 왔다. 특히 북·중 혈맹 1세대인 김일성과 마오쩌둥은 각별했다. 마오는 김일성에게 “우리 두 집안은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너희들이 돕고 너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가 도와야 하는 그런 사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의 5성홍기에는 조선열사들의 선혈이 배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일과 장쩌민, 후진타오도 선대들의 우의를 지켜 가고자 노력했다. 김정일은 실제로 북한을 통치한 1980년대부터 사망 전인 2011년까지 총 9차례의 중국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우애를 다져 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영종도 ‘카지노시티’ 개발호재, ‘영종 버터플라이시티’ 상가 투자 급부상

    영종도 ‘카지노시티’ 개발호재, ‘영종 버터플라이시티’ 상가 투자 급부상

    꼬박꼬박 적금만 들어도 연 15%의 고금리를 챙길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1980년대에 지나갔다.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값이 상승했다는 1990년대를 놓쳤다면 이미 아파트 투자도 늦었다는 이야기다. 투자는 타이밍이다. 적금도 아파트 투자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지금은 매달 통장에 수익이 쌓이는 수익형 부동산에서 투자의 새로운 타이밍을 잡을 때라는 것. 투자자들 역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실제 수익형 부동산 거래 건수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물 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주택이나 아파트 등 주거목적용을 제외한 전국의 건축물 거래건수는 총 169만2,400호로 139만443호를 기록한 2013년에 비해 21.7% 증가했다. 또한 이는 2012년(1,193,691호)과 대비해서는 41.8%나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통한 희비는 상품의 특성이나 입지, 배후수요, 미래가치 등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상품 중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진정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청 영종도에 분양하는 ‘영종 버터플라이 시티’가 주목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별화된 입지는 물론 주변의 풍부한 개발호재로 높은 미래가치가 보장된다는 점. 여기에 호텔, 오피스텔, 상가가 결합돼 별화된 상품성을 갖춘 요즘 보기 드문 유망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호재는 뭐니뭐니해도 영종도에 들어서는 한국형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비롯해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의 LOCZ 복합리조트와 모히건선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여해 카지노 시티 건립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복합관광단지인 한상드림아일랜드에는 워터파크 및 아쿠아리움, 복합쇼핑몰, 테마공원, 골프장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 26일, 문화관광부의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계획 공모(RFP)심사 결과 역시, 영종도 1곳에만 복합리조트가 허가가 난 상황. 채우코리아나(시행사)가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2807-4일대에 분양하는 영종 버터플라이 시티는 오피스텔, 호텔, 스트리트형 상가로 이루어진 수익형 부동산이다. 이 중에서도 상가인 ‘영종 버터플라이시티 에어스퀘어’는 소액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자 하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어스퀘어는 1, 2층으로 나누어져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하고 있다. 먼저 1층은 오피스텔 고정수요와 기존 호텔 서비스에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카페와 편의점, bar, 한/중/일식, 베이커리류, 애견샵, 의류 브랜드, 기념품샵 등이 들어선다. 2층은 공항 직원 및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화장품/향수/악세사리/미용실 등의 부띠끄 존, 특산품 판매, 음식점, 세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대형 개발사업인 카지노시티 개발뿐 아니라 영종도는 스태츠칩팩 코리아, BMW드라이빙센터, 보잉사 항공운항훈련센터 등 다국적기업을 비롯해 대규모 물류단지(99만2000㎡규모) 종사자와 함께 6만명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 근로자까지 합치면 약 30만명의 풍부한 배후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또한 운서역 광장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수퍼역세권으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 역시 높다”라고 전했다. (분양문의 : 1661-0046)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짜장면과 탕수육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짜장면과 탕수육

    짜장면은 마음 저편에 떠오르는 추억이다. 어릴 적 가족 외식 땐 이만한 맛이 없었고 학창 시절엔 친구들과 눈을 마주하며 웃음꽃을 피우게 하던 성찬이다. 중년이 되고도 그 느끼한 기름 맛이 가끔 생각나는 것은, 한국인의 ‘국민 음식’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탕수육 한 접시를 곁들이면 부러울 게 없다. 그러나 짜장면과 탕수육에는 중국인들의 고단한 역사가 담겼다. 짜장면의 유래를 따지다 보면 1882년 구한말 임오군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식 유신(維新) 움직임 탓에 형편없는 처우를 받던 조선군 병사들이 무장봉기를 하자 일본군은 유혈 진압을 했고, 이에 맞서 청나라 군대가 한반도에 진주했다.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늘었는데, 주로 산둥 지역 상인들이 인천항을 통했다. 인천항에는 중국에서 온 일용 노동자들도 많았다. 이때 산둥식 된장을 밀국수에 간단히 비벼 먹는 음식이 등장한다. ●중국집 2만 4000여곳… 화교 500여곳 운영 산둥 출신 중국인의 음식점은 춘장에 물을 타서 푼 뒤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고 단맛의 소스를 곁들인 짜장면을 탄생시켰다. 산둥 된장 본래의 짠맛을 줄이고 달짝지근하고 구수한 맛을 더했다. 그러나 중국 화교는 1940년대 최대 8만여명에 이르다가 남북이 분단되고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하나둘씩 한국을 떠났고, 1960~70년대에는 우리 정부가 그들의 재산권 행사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면서 눈물을 훔치며 돌아갔다. 또 1990년대에는 중국 인민국 수교와 대만의 국교 단절로 귀향 행렬이 계속된다. 중국인들이 떠난 음식점은 한국인들이 인수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중국집 2만 4000여곳 가운데 화교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50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수육도 물고 뜯기는 19세기 제국주의 패권 다툼 시절에 탄생한 음식이다. 대영제국의 기세를 자랑하던 영국은 청나라에서 수입한 차와 도자기, 비단 등에 열광했다. 영국은 동양의 신기한 물건들을 수입하면서 매년 막대한 양의 은을 지불했으나, 나중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무역 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녹말 등 입혀 튀긴 돈육 포크 쓸 수 있게 고안 그러자 영국 상인들은 몹쓸 꾀를 냈는데, 식민지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귀해진 은 대신에 지불 대금으로 유통시킨 것이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백성들의 아편 사용을 금지시키고 영국 상인들의 아편을 압수해 불에 태웠다. 결국 영국과 중국 사이에 아편전쟁이 터졌고, 1842년 해전에서 패전한 중국은 강화조약을 통해 영국인들의 상주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땅에서 마치 주인처럼 굴던 영국 상인들은 중국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불만이었고 젓가락을 쓰는 음식 문화도 마땅치 않았다. 눈치만 살피던 중국인들은 하는 수 없이 돼지고기를 한 입 크기로 썰어 간장, 생강, 후추 등으로 밑간을 하고 계란 흰자와 녹말가루를 푼 물로 튀김옷을 입혀 튀겼다. 소스는 녹말가루와 설탕, 간장 등을 푼 물에 버섯, 당근, 오이 등 채소와 식초를 넣어 만들었다. 탕수육은 ‘달고 신맛이 나는 고기’라는 뜻이다. 또 포크로도 충분히 찍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이후 탕수육은 일제강점기의 조선에도 전해져 고급 청요릿집에서 맛볼 수 있게 된다. 졸업식 날 어머니가 사주신 짜장면과 탕수육은 그동안 학교생활을 잘해줘 고맙고 기특하다는 애정이 담긴 부모님의 마음이다. kkwoon@seoul.co.kr
  • 아모레퍼시픽, 5대 빅브랜드 중심으로 ‘亞 메가시티’ 공략

    아모레퍼시픽, 5대 빅브랜드 중심으로 ‘亞 메가시티’ 공략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5대 빅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를 발굴해 수출 범위를 크게 넓힌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오스카’ 브랜드를 국산 화장품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했다.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펼친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 시설을 갖췄고 북미,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국가로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메가시티’에 주목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메가시티에 막대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과 부유층이 하루가 다르게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런 큰 도시에서 혁신적인 뷰티 문화를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 고객과 밀접한 소통에 힘쓰는 한편 글로벌 이커머스 경쟁력을 키워 디지털 리더십을 확보할 예정이다. 체계적인 점포망 관리를 통해 소매점 역량을 키우고, 소비자 서비스를 강화해 이를 글로벌 경쟁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 돌아온 독고탁 ‘탁이 아빠’를 아시나요

    돌아온 독고탁 ‘탁이 아빠’를 아시나요

    독고탁의 마구, 드라이브 볼과 더스트 볼, 바운드볼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1월 3일 돌연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탁이 아빠’ 이상무 화백의 삶과 작품 세계를 기리는 ‘울지 않는 소년, 이상무’ 전(展)이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다음달 15일부터 4월 1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국내 양대 만화가 단체인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가 공동 주최한다. 이 화백은 사고뭉치지만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고 밝게 도전하는 ‘독고탁’이라는 국민 캐릭터로 서민 정서를 대변하며 1970~80년대 만화계를 호령했던 작가다. ‘우정의 마운드’, ‘비둘기 합창’, ‘울지 않는 소년’ ‘아홉 개의 빨간모자’, ‘달려라 꼴찌’ 등이 대표작이다. 주로 야구 만화, 가족 만화를 그리다가 1990년대 들어서는 골프 만화를 연재하기도 했다. 추모전은 독고탁이 직접 이 화백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 화백의 손때가 묻은 만화 원고, 원화, 화구, 생전 인터뷰 영상 및 사진 자료 수백 점이 전시된다. 이 화백이 남긴 홈비디오를 통해 젊은 시절 모습도 확인해볼 수 있다. 지난해 복간된 ‘달려라 꼴찌’를 비롯해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절판 단행본도 만날 수 있다. 동료, 후배 작가들이 이 화백과의 추억을 담은 짧은 만화나 이 화백의 작품을 오마주한 작품도 전시된다. 앞서 이 화백은 2013년 평생 그려온 작품을 정리한 원고 3만 332점과 단행본 650권 등 약 3만 1000점을 만화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이희재 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은 “가족의 가치, 스포츠를 통한 감동을 전해준 ‘독고탁의 아버지’를 함께 추억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냉장고와 TV 사이에 자동차가 나타났다

    [박형주 세상 속 수학] 냉장고와 TV 사이에 자동차가 나타났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가 열렸다. 첨단기술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소비자용 전자제품 쇼’라는 뜻을 가진 CES는 이제는 혁신적 기술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과 방향을 볼 수 있으려나 하던 차에 참석해 볼 기회가 생겼는데, 역시나 곱씹어 볼 만한 생각거리를 가지고 돌아왔다. 거대하고 얇은 TV는 탄성을 지를 만했고, 지능형 냉장고는 각종 정보를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를 달고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옆 별도의 큰 공간에 자동차와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는 건 놀라웠다. 스마트카가 대세라더니 온갖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동차에 들어가는 흐름 때문에 자동차 부품업체와 ICT 기업의 경계가 모호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ICT가 전 산업 분야로 확산돼 CES는 전통적인 가전제품 전시 행사가 아니라 첨단 신기술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었다. 융복합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도처에서 목도할 수 있었다.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차지한 공간의 화두는 두 개의 단어로 요약됐다. ‘전기’와 ‘무인’. 후자는 사람이 타기도 하므로 자율주행 자동차라고도 한다. 이 둘은 사실은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주도한 전기자동차의 혁신 때문이다. 내연기관 기술을 보유한 전통적 자동차 회사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기모터 기반의 자동차 제조업 진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덕분에 구글 같은 데이터 회사도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개발할 생각도 하게 됐다. 게다가 무인자동차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빅데이터를 상시 접근해 운행 결정을 하므로 해커의 공격에서 데이터를 보호하는 정보보안 이슈 같은 각종 ICT 문제가 출현한다. 그러니 이런 문제들을 다룰 줄 아는 정보통신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 오히려 경쟁력을 갖는다. 1990년대만 해도 인공지능에 비관적인 견해가 상당했다. 장밋빛 약속을 너무 일찍 남발해 연구비 투자는 많이 받았으나 보여 준 것은 별로 없다는 혹평도 있었고, 과학기술의 사기행각이며 언제 실현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심한 비판까지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의 문턱을 넘은 지금은 엉뚱하게도 데이터 회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삶에 곧 영향을 미칠 태세다. 구글의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뿐 아니라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탄생시켜 유럽 바둑 챔피언을 파죽지세로 이기고 천재 기사 이세돌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당시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쌓기에는 저장 공간과 같은 하드웨어적 한계가 너무 커 보였을 것이다. 쌓여 있는 데이터에서 현재 닥친 상황과 가장 유사한 것을 찾는 게 인공지능의 핵심인데, 무지막지한 규모의 데이터의 바다에서 그렇게도 빨리 검색해 내는 방법이 출현할지도 몰랐을 것이다. 가장 유사한 걸 찾는 이론을 가리켜 수학자들은 최적화 이론이라고 한다. 이걸 신속하게 해내는 방법을 개발한 구글은 공동 창업자 이름을 따서 페이지 알고리즘이라고 불렀는데, 이걸로 당시 검색 엔진의 공룡이던 야후를 단숨에 넘어 버렸다. 데이터를 길들일 수 있는 자가 시대를 주도한다는 주장을 곱씹어 보는 시절이다.
  • [감염병 이야기] 인수공통감염과 인간 면역 체계

    [감염병 이야기] 인수공통감염과 인간 면역 체계

    유목민 조상 둔 백인, 결핵균 먼저 접해… 오랜 세월 거치며 선천적 면역력 생겨흑인은 유럽·미주 이주로 균 접촉 시작 같은 결핵균에 노출되더라도 흑인은 백인보다 결핵에 더 잘 걸리며 치명률도 높다. 우리와 같은 동양인의 결핵 발생률은 흑인과 백인의 중간 정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999년 자국의 인종별 결핵 발생률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 결핵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16.8명으로, 백인(2.2명)의 8배다. 생활환경, 교육 수준 등이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통계가 보여 주듯 생활환경만 놓고 원인을 따져 보기에는 흑인과 백인의 결핵 발생률 차이가 너무 크다. 결핵균이 흑인을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닐 텐데, 인종 간에도 결핵 발생률이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원인을 각 인종의 조상으로부터 찾는다. 결핵은 애초 사람의 병이 아니라 소의 병이었다. 소를 가축화하면서부터 소의 결핵균이 사람으로 옮겨 왔다. 이렇게 가축으로부터 온 감염병을 ‘인수공통감염병’이라고 부른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 일본뇌염 등이 해당하며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병원체 1415종 중 60%를 차지한다. 일찌감치 소를 가축화한 백인은 흑인보다 먼저 결핵균을 접했다. 결핵균과 오랜 세월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선천성 면역이 생기기도 하고 치명률도 떨어졌다. 수백만 년간 공존하며 공생관계를 터득한 셈이다. 하지만 흑인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해 이미 사람 간 전파되기 시작한 결핵균을 처음 접했고 아직도 상호작용 중이다. 같은 종(種)에서도 감염병의 증상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호주 토끼 사례에서도 입증됐다. 1759년 토머스 오스틴이란 사람이 토끼 24마리를 호주로 들여가 방목했고, 방목장을 탈출한 토끼 일부가 호주 대륙으로 확산해 농사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1759년 이전까지 호주에는 토끼도, 토끼의 천적도 없었다. 호주 당국은 토끼를 박멸하고자 1950년 브라질 토끼의 점액수종 바이러스를 호주 토끼에 접종했다. 점액수종 바이러스는 브라질 토끼에게 가벼운 감기 증상 정도를 일으키지만 호주 토끼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바이러스 접종 결과 1차 점액수종 바이러스 유행지에서 호주 토끼의 99%가 사멸했다. 호주 토끼에게는 점액수종 바이러스가 ‘신종 바이러스’였던 셈이다. 이후 이 바이러스가 호주에서 2차, 3차 유행하면서 치명률은 점차 떨어졌고 5차 유행 땐 50%까지 낮아졌다. 현재 치명률은 40% 정도로, 병원체와 숙주가 상호 공생하는 방향으로 적응해 가고 있다. 숙주의 죽음은 바이러스의 죽음을 뜻하기 때문에 인간과 오래 교감한 바이러스는 치명적이긴 해도 숙주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지는 않는다.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중세 유럽 인구 3분의1의 목숨을 앗아간 페스트는 196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감소했고, 1990년대 이후로는 흔치 않은 질병이 됐다. 2013년 전 세계 페스트 발병 사례는 783건이며 사망자는 126명뿐이다. 항생제로 치료 가능한 정도로 치명률이 낮아졌다. 조선시대만 해도 콜레라는 ‘호열자’로 불리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다지 무서운 질병이 아니다. 에이즈도 최근 잠복기가 길어지고 치명률이 낮아졌다. 현재 매독은 치료하지 않아도 수주 후 사라지며 통증이 아예 없는 환자들도 적지 않지만, 15세기 의학서에는 ‘머리가 빠지고 살이 썩으며 피부에 반점이 생기고 벗겨져 수개월 만에 사망하는 질병’이라고 기록돼 있다. 문제는 신종 감염병이다. 인류가 처음 접한 만큼 치명적이다. 소두증과 길랭바레증후군의 연계 가능성이 의심되는 지카바이러스 역시 1947년 우간다 붉은털원숭이에게서 최초로 확인됐으며, 1952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사람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원숭이를 숙주로 삼던 바이러스가 모기를 매개로 사람으로 옮겨 와 이제 막 ‘공생’의 초기 단계를 걷기 시작했다. 개발이 계속될수록 지구상 어딘가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이런 신종 바이러스들은 계속 출몰할 것이다. 메르스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렀고, 지카바이러스 유입을 눈앞에 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색, 생을 말하다

    색, 생을 말하다

    오방색 기하학 형태 바탕 생의 원형성 추구 단색 비움의 정신성·행위 반복… 촉각성 살려 중성색 기교 사라지고 색 제한 ‘無心’의 시기 “단색화가 재평가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 한국 현대 추상회화의 역사와 궤를 함께했던 조용익(82) 화백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개인전이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26일부터 열린다. 개인전은 8년 만이지만 대규모 회고전은 처음이다. ‘조용익, 지움의 비움’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구상과 추상이 어우러진 초기 작품부터 기하학 추상, 색면 추상과 단색화에 이르기까지 100여점을 통해 조 화백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1934년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조 화백은 13세에 월남해 서울대 미술대 회화과를 다녔다. 1958년 대학동기인 조규직(재미), 김현기(작고)와 ‘르퐁 3인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1961년 제2회 파리 비엔날레, 1962년 악튀엘전 등 한국 추상회화의 시작을 알리는 주요 전시에 참여했다. 1967년과 1969년 파리 비엔날레의 한국 전권대표로 참여하는가 하면 한국미협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지만 아들의 사업 실패, 병환 등 개인적 불운이 겹쳐 미술계를 떠나 있었다. 그 사이 작업실과 살림집을 청산해야 했고, 강원도 사북의 폐교와 충북 음성의 반지하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삶을 이어 가야 했던 그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버릴 수 없는 것은 분신 같은 작품들이었다. 한국 현대화의 거대한 흐름에 합류하지 못했던 작가는 2년 전부터 재기의 시동을 걸었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이고, 지고, 싸들고 다녔던 작품들 중 시대별 대표작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1960년대 초반의 앵포르멜 추상회화는 오방색에 기초해 무속적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두꺼운 나이프 자국과 강한 물질감, 삼각형이나 마름모꼴, 원 등 기하학적 형태를 바탕으로 생의 원형성을 추구하는 면모 등이 나타난다. 이후 7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단색화적 경향을 띠기 시작한다. 그의 작업은 아크릴 물감의 수용성을 활용해 물감이 마르기 전에 한 호흡으로 행위의 흔적을 남기는 방식을 취하는 게 특징이다. 엷게 색이 칠해진 캔버스 위에 손가락이나 나이프, 넓적한 붓 등을 사용해 물감을 지우듯이 유사한 패턴을 반복해 남긴다. 비움의 정신성과 행위의 반복을 통해 독특한 매체의 촉각성을 살리는 단색화의 특징이 본격화되는 1974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손가락을 사용한 점화(點畵)를 거쳐 80년대 후반의 물결 시기로 이어진다. 1990년대 초반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는 무심(無心)의 시기로 대나무를 모티프로 무심하게 붓을 놀리듯 기교가 사라지며 캔버스의 바탕색을 갈색, 베이지 등 중성색으로 제한된다. 전시장은 찾은 노 화가는 “그리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대나무의 잎이 좋고 필획이 좋아서 그림을 그릴 뿐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력을 다해 재기의 시동을 걸고 있는 그는 “단색화가 재평가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면서도 자신의 작품이 단색화로 불리는 것에 대해선 “특정 유파로 분류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은 평단이나 제삼자가 분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리를 함께한 미술평론가 윤진섭은 “1974년 단색화로 전환한 이후 빠른 시간에 자신을 숙성시켜 스타일을 확립했던 작가”라면서 “숨겨진 단색화 거장을 발굴해 재조명한다는 데 이번 초대전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화백의 프로모션을 맡고 있는 J&S 인터내셔널아트의 임지현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단색화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작가의 등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홍콩의 에드워드머레이갤러리와 홍콩아트바젤에 출품하고 대만 쪽 미술관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24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산별노조 탈퇴해 기업노조 전환 가능

    ‘산별’ 중심 노동운동 변화 예고 ‘산별노조 산하 지부·지회’가 요건만 갖춰지면 스스로 ‘기업노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조직 전환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 노동법 해석과 판례를 뒤집은 것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산별노조 중심으로 전개돼 온 노동운동에 변화가 예상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기업노조로 전환한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해 달라”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 지회장 등 4명이 ‘발레오전장 노조’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 활동해 근로자 단체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경우 조직 형태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근로자 단체로서 독립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갖췄다면 자주적·민주적 결의를 거쳐 목적이나 조직을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지부·지회는 산별노조의 하부조직에 불과할 뿐 독립된 노조가 아닌 것으로 해석돼, 중간에 조직형태를 개별 기업 노조로 전환하기가 어려웠다. 경북 경주의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옛 발레오만도)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에 있다가 2010년 6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기업노조인 발레오전장 노조로 조직 형태를 변경했다. 노사분규로 직장폐쇄가 장기화하자 금속노조의 강경투쟁 기조에 반발한 조합원들이 이를 주도했다. 총회에는 조합원 601명 중 550명이 참석해 97.5%인 536명이 기업노조 전환에 찬성했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금속노조 산하 지회장 등은 “금속노조 규약상 총회를 통한 집단 탈퇴가 금지돼 있고 기존 노동법 해석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임금 교섭이나 단체협약 체결 등이 금속노조 차원에서 이뤄진 점 등을 들어 발레오전장 노조를 독립된 노조가 아니라고 판단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 대세를 이뤘던 산별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에 일정 수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원의 80%가 산별 노조에 속해 있는 민주노총은 이번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노조 설립과 조직 형태 선택의 자유, 근로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이 산별노조 조직 유지의 필요성 못지않게 중요함을 선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샤워효과, 분수효과를 동시에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 ‘지젤엠청라’ 스트리트형 상가 분양

    샤워효과, 분수효과를 동시에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 ‘지젤엠청라’ 스트리트형 상가 분양

    2016년에도 초저금리가 지속되자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이 높더라도 분명 옥석가리기는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조언이다.일부 수익형 상품의 경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지자 분양가는 상승하면서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샤워효과’나 ‘분수효과’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샤워효과’와 ‘분수효과’는 일반인들에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으나 백화점 등 유통업계 마케팅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로 대표적인 판매촉진을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먼저 ‘샤워효과’는 위층 고객이나 임차인을 유인할 수 있는 상품을 저층부에 배치해 위층의 집객 효과가 아래층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의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말한다. 그리고 ‘분수효과’는 이와 반대로 아래층에 유입된 고객이나 임차인들을 상층부로 올라오게 하는 효과를 말한다. 사실 부동산시장에서 ‘샤워효과’와 ‘분수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각광받으며 이미 그 효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당시 전성기를 누렸던 동대문식 테마쇼핑몰과 민자역사 상가만 봐도 윗층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입점시키고 지하층은 지하철 등과 직접 연결시키는 게 성공적인 분양을 위한 공식이었다. 하지만 테마쇼핑몰의 인기가 식으며 부동산시장에서는 더이상 ‘샤워효과’나 ‘분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 일련의 상황 속에서 최근 대단지 오피스텔이나 지식산업센터, 소형 오피스가 틈새 수익형부동산으로 떠오르면서 ‘샤워효과’나 ‘분수효과’를 극대화한 상품들이 다시금 관심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구로디지털단지나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의 상가들을 살펴보면 상층부 지식산업센터 종사자들이 하층부나 지하층의 지원상가들을 주로 이용하는데 음식점이나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의 하루 매출이 의외로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종의 사워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지하철과 연결된 주상복합 지하층에 대형마트나 서점 등을 입점시키는 것 또한 분수효과를 노리는 전략인 셈이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분양업체들이 ‘키 테넌트(Key Tenant·핵심점포)’를 확보하기 위해서 사활을 걸고 있다”며 “키 테넌트는 해당 상가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고객을 유인하는 경쟁력까지 확보한다”고 설명했다.샤워효과와 분수효과를 동시에 누리는 상가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두손건설은 인천시 청라국제도시 문화의료시설 용지에 복합문화시설인 ‘지젤엠청라’ 상가를 분양한다. 규모는 대지면적 1만995㎡, 건축면적 6484㎡, 연면적 5만9546㎡ 규모에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지며 60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지젤엠청라’는 문화시설이 미비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규모 수영장과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크고 넓은 최고의 주차공간 등이 조성된다. 특히 이 단지는 청라 명소인 커넬웨이 수변도로 진입상가로 커넬웨이와 지하광장이 직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쾌적함은 물론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으며 커넬웨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중심을 유유히 흐르는 청라의 핵심 상권이다. 풍부한 배후수요도 장점이다. 청라국제도시의 3만3000여 가구 약 9만명의 상주인구와 인근 가정지구 루원시티, 경서지구까지 18만명의 광역 배후수요를 갖췄다. 교통으로는 지난해 6월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이 개통해 서울역까지 30분대면 도달할 수 있게 됐고 청라~화곡역 BRT버스 운행 등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오는 청라~신방화역 BRT버스(12월 개통 예정), 제2외곽고속도로(2017년 3월 개통 예정)를 비롯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 등을 통해 서울역까지 3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지하철 9호선이 공항철도와 연계돼 운행될 예정이고, 제 2외곽순환도로, 제3연륙교(청라~영종) 등도 개통 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이 상가가 입지한 청라국제도시 개발도 완성 단계다. 지난해 착공식을 한 하나금융타운 조성사업이 2017년 완공될 예정이며 16만5000여 ㎡ 규모에 이르는 위락, 쇼핑, 문화, 레저공간을 갖춘 신세계 복합쇼핑몰도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차병원그룹의 의료복합타운·시티타워·로봇테마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러한 주변 조성사업이 순차적으로 완성되면 국제도시로서 규모와 명성을 갖추며 현재보다 더욱 많은 인구 유입과 유동인구를 흡수할 전망이다. 실투자금은 1억원대부터며 주변 경쟁 상가가 40% 중반의 전용률을 보이는 반면 ‘지젤엠청라’는 전용률 53%대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하며, 계약금 2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으로 자금부담이 덜하고 준공은 2017년 5월 예정이다. 분양문의 032-561-9700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식시장 굴곡의 60년] 새달 3일 ‘환갑’ 맞는 주식시장

    [주식시장 굴곡의 60년] 새달 3일 ‘환갑’ 맞는 주식시장

    세계 14위 ‘폭발적 성장’…코스피·코스닥 다시 날자 주식은 자본주의가 낳은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하듯이 자본주의에서는 주식을 거래하며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다음달 3일이 되면 자본주의 태동과 함께 출범한 국내 주식시장이 어느덧 환갑을 맞는다. 1956년 12개의 상장사로 출발한 국내 증시는 18일 현재 코스피(770개)와 코스닥(1157개), 코스넥(110개)을 합쳐 2037개의 기업을 거느린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시가총액은 1397조원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1720조원)의 80%를 웃돈다. 국내 증시는 지난 60년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을 극복하며 세계 14위 규모로 발돋움했다. 1956년 3월 3일 대한증권거래소가 서울 명동 사옥에서 개소식을 열고 거래를 시작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상장사는 조흥·저축·한국상업·흥업 등 은행 4개, 대한해운공사·대한조선공사·경성전기·남선전기·조선운수·경성방직 등 일반기업 6개, 정책적으로 상장한 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 등 12개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1397조… 작년 GDP의 80% 웃돌아 당시 상호를 그대로 유지하며 현재까지 상장을 유지한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증권거래소와 증권금융은 1974년 상장 폐지됐고, 은행 4곳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라졌다. 1호 상장사의 영예를 안은 조흥은행은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가 되면서 2004년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 다만 1970년 경방으로 이름을 바꾼 경성방직, 한진그룹에 인수된 해운공사와 조선공사가 각각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이라는 상호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걸음마 수준이던 주식시장은 군사정권의 등장과 함께 발전했다. 경제개발계획을 세운 정부는 투자 분위기 조성을 위해 1962년 증권거래법을 제정했고, 1961년 4억원에 불과한 주식거래 대금은 이듬해 983억원으로 무려 233배나 폭증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급격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았다. 투기 세력이 증권거래법 제정과 함께 주식회사로 전환된 증권거래소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가 6개월 만에 100배나 치솟았다. 당시에는 주식 거래 시 2개월간은 매수 대금을 내지 않고 이자만 물면 거래소가 대신 결제하는 제도가 있었다. 투기 세력은 이를 이용해 엄청난 물량의 거래소 주식을 이자만 내며 거래했고, 1962년 5월 31일 거래소가 지급 불능에 빠지고 말았다. 이른바 ‘증권파동’이다. 휴장에 들어간 거래소는 정부 지원으로 닷새 만에 문을 열었으나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후유증을 남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 10일부터 단행된 통화개혁으로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다시 33일간 휴장에 들어갔다. 증권파동은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정치자금 확보를 위해 투기 세력을 조종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4대 의혹 사건’ 중 하나로 남았다. 상처를 털고 일어난 주식시장은 1968년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 등으로 추진력을 얻으며 비약했다. 1972년에는 ‘8·3 경제긴급조치’에 따른 기업 재무구조 개선과 은행금리 인하로 주가지수가 127%나 뛰었다. 그러나 1973년 발생한 석유파동으로 또 한번 수난을 겪는다. 배럴당 3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가 11달러로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에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에 빠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해 11월 28일 183개 상장 종목 중 절반이 넘는 93개가 하한가를 쳤고, 주가가 연고점 대비 20%나 빠졌다. 건설업 호황과 함께 활기를 되찾았던 증시는 1979년 2차 석유파동과 10·26사태 등 정치적 혼란이 겹치며 전년 고점 대비 29.6% 하락하는 등 또 한번 시름을 겪었다. 주식시장 초창기에는 상장 종목이 많지 않아 종합적인 주가 움직임을 파악할 필요가 없었다. 시장이 팽창한 1964년 미국 다우존스 방식과 유사한 ‘수정주가평균지수’라는 일종의 종합지수가 개발됐다. 당시 상장된 15개 종목 중 12개를 골라 100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정했다. 수정주가평균지수는 개별종목 주가를 수식에 따라 산출한 것으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지금의 코스피와 다르다. 1972년과 1979년에는 지수 산출에 사용되는 상장 종목을 대폭 늘린 한국종합주가지수(KCSPI)와 KCSPI Ⅱ가 차례로 개발됐다. 하지만 주가평균식인 이들 지수는 고도성장기에 접어든 주식시장에 적합하지 않았다. 주가가 높거나 변동성이 큰 일부 소형주의 영향을 과도하게 받았고, 특정 종목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출범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산정 방식은 간단하다. 전 종목의 시총을 기준일인 1980년 1월 4일 시총으로 나눠 100을 곱하면 된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966년부터 시가총액식 지수를 산출했고, 일본도 1969년 도입했다. 1983년 1월 4일 122.52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3.31을 기록해 사상 첫 ‘네 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1987년 8월 19일(500.73) 500을 찍은 지 1년 7개월 만에 2배로 뛰었다. 당시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밀레니엄 시대에는 여유 있게 2000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로 코스피가 2000을 찍은 건 예상보다 7년이나 늦은 2007년 7월 25일(2004.22)이다. 100에서 1000을 가는 데는 9년 3개월이 걸렸으나 1000에서 2000으로 오르는 건 18년 4개월이 소요됐다. 1990년대 후반 불어닥친 외환위기가 주식시장을 10년 이상 후퇴시켰다. 코스피는 1998년 6월 16일 280까지 추락했는데, 이는 1987년 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은 국가 경제와 직결” 외환위기를 극복한 2000년대 중반 주식시장은 다시 낙관론에 휩싸였다. 늦어도 2009년에는 3000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밋빛 전망을 산산조각 냈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한 코스피는 이해 10월 24일 938.75까지 떨어져 1000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수년간 박스권 안을 헤매는 코스피는 단기간 2000선 재탈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앞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듯이 언젠가는 다시 날개를 펼 것이라는 게 환갑에 접어든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모두의 기대다. 임순영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경제와 주식의 밀접한 관계를 산책 나온 주인과 애완견에 비유했다”며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은 곧 국가 경제의 성장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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