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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잿빛도시 사상공단 살아나는 상상공간

    잿빛도시 사상공단 살아나는 상상공간

    부산 지역 노후공단 재생사업인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이 최근 밑그림이 완성되면서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그동안 낙후 마을에 대한 재생사업은 활발히 추진했지만, 만든 지 오래된 공단 지역에 대한 대규모 재생사업은 사실상 처음이다. 따라서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의 성공 여부가 향후 금사공단, 장림공단 등 낡은 부산의 다른 공단 지역 재생사업에 대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 처음으로 ‘지가상승기부금제’를 도입해 사업비 절약은 물론 민간 참여를 통한 개발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사상공업지역을 경쟁력 있는 도시 첨단산업으로 재생시키고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삶과 문화 및 일터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산업도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주거·문화·산업 첨단복합산업 마중물 역할로 부산시는 노후공단인 사상공업단지 일대를 2030년까지 경쟁력 있는 기업, 좋은 일자리, 삶과 문화가 함께하는 스마트시티로 조성한다고 29일 밝혔다. 사상 스마트시티는 산업단지 기능에다 주거와 문화 등이 함께하는 첨단복합산업단지로 재탄생한다. 사상 스마트시티 중심지구에 제2청사인 서부산청사, 비즈니스센터, 주거시설 등을 함께 조성해 문화와 지원시설이 있는 중심상권으로 육성하는 등 마중물 역할을 맡도록 했다. 부산시는 서부산청사 등이 들어서면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상권이 살아나고 이는 자연스레 지역 경제활성화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내 의견수렴 거쳐 내년 3월 종합 수립 계획안 확정 사상공업지역은 1960년대 공업지역으로 지정된 후 신발, 조립금속, 기계장비 등 부산 최대의 공업지역으로 성장했으나 1990년대부터 관련 산업이 쇠퇴하고 기반시설이 오래돼 재생사업이 요구되고 있다. 2009년 9월 국토교통부는 노후산업단지 재생사업 우선사업지구로 지정했다. 2013년에는 사상공단 재생사업을 위한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수립용역이 이뤄졌다. 2014년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듬해 1월 부산시에 사상 스마트추진과가 신설되고 지난해 7월에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이달 말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보상 협의에 들어가는 한편 올 연말까지 전문가와 토지 소유주, 공장주, 세입자 및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를 거쳐 내년 3월 종합수립 계획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사상 스마트시티 대상지는 학장동, 감전동, 주례동 일대 302만㎡다. 이곳에는 서부산청사, 공원 및 주차장, 비즈니스센터, 행복주택, 경제진흥원, 문화거리, 활성화 구역 부지 조성은 물론 도로 확장, 감전천 생태하천 복원 등이 이뤄진다. 시는 이곳에다 강소기업과 기술지원센터 등 국책연구소를 유치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 지능형 메카트로닉스 등 유망산업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생사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떠나야 하는 기업에는 강서구 명동2지구에 대체산업단지를 마련해줄 방침이다. 이 밖에 도로와 주차장, 공원 등의 기반시설을 확대하고 이들 기반시설에 ICT를 접목해 산업단지의 주요시설과 공공기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또 감전천과 새벽로 등 주요 도로를 확장하고 주변 일대를 복합용지로 개발해 기존 산업시설 위주에서 주거와 상업·업무시설 등이 동시에 입주 가능한 공간으로 환경을 개선한다. ●공간 재생사업 법적 근거 마련… 1400억 기금 유치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전국 처음으로 ‘노후공단 지원을 위한 총괄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도시 및 공단 재생사업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 조례에는 재생사업추진협의회 구성, 특별회계설치, 재생사업 지원방안 등 재생사업 지원을 위한 제반사항을 담았다. 지가상승기부금제는 사상공단의 기존 산업용지를 주거나 상업용지로 용도를 바꿀 경우 지가 상승분의 50%를 기부받아 스마트시티 내 유망산업 유치 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시는 또 현재 현물로만 가능하게 돼 있는 지가 상승 기부금을 현금으로도 낼 수 있도록 정부에 올 2월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행정안전부 규제개혁심의는 지난 6월 관련 시행령을 수정하기로 결정해 지가 상승분의 50%를 현금으로 기부받을 길이 열리게 됐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지가 상승 기부금으로 들어오는 돈이 1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재원 마련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에는 국·시비 5400억원 등 1조 23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 본부장은 “산업단지에만 적용되던 지가 상승 기부금을 전국 최초로 재생사업인 사상 스마트시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총괄지원 조례를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1~ 2단계 활성화구역으로 나눠 추진한다. 1단계 활성화구역은 올해 말 국토부를 통해 확정되는데 서부산청사 등이 포함되며 2023년까지 진행된다. 2단계 활성화 구역은 1단계 활성화 구역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경제유발 효과가 큰 지역을 지정해 추진된다. 민간자본에 의한 개발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서부산청사·비즈니스센터 스마트시티 쌍두마차로 복합행정타운으로 건립되는 서부산청사는 학장동 230-1 현 동일철강이 있는 곳에 지하 5층, 지상 30층 규모로 2023년 완공 예정이다. 도시철도역이 인접해 있어 중심상업지역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도시철도 사상~하단선에 스마트시티역을 신설해 이 주변을 역세권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시유지인 위생사업소 용지를 매각하고 기존 청사 임대보증금과 매각비용 등으로 사업비 2243억원을 충당할 방침이다. 서부산청사에는 서부산개발본부, 서부산건설본부, 낙동강 관리본부, 부산관광공사, 부산시설공단, 부산발전연구원, 영어방송재단, 부산경제진흥원, 신용보증재단, 테크노파크, 국제교류재단, 도시재생지원센터, 과학기술평가원, 인재평생교육진흥원, 부산문화재단 등이 입주하게 된다. 또 서부산청사 바로 옆에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의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국책연구소 및 창업지원 센터, 소규모 강소기업과 기업지원시설을 유치한다. 스마트시티 내 학장동 725-4 2만 7829㎡에는 2023년까지 공단 근로자를 위한 행복주택 2500가구도 조성된다. 행복주택은 부산도시공사에서 2020년까지 부지를 조성하고, 이후에 부산도시공사 또는 민간 참여로 공동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다. 2단계 활성화구역은 감전천과 새벽로 등 중심도로축을 기준으로 복합용지를 집중배치해 산업시설과 지원시설이 함께하도록 해 입주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오염된 감전천을 2019년까지 생태공원으로 복원한다. 감전천 주변에는 테마 문화거리와 쉼터, 문화공간을 조성해 시민 휴식과 여가활동 공간으로 만든다. 부산시는 자동차로 불과 20~30분 거리에 부산시청사가 있는데 사상 스마트시티에 제2청사 격인 서부산청사를 짓는 것과 관련,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서부산청사는 향후 서부산권 발전의 견인차 역할과 마중물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스마트시티 성공은 도시재생 혁신 사례 될 것”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이 완료되면 정주인구는 현재 9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1인당 지역총생산액(GRDP)은 2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좁은 도로와 부족한 공원 및 주차시설 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상공단은 공단지역이라 정주인구가 거의 없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사상 스마트시티의 성공은 노후공단과 도시재생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직원 폭행’ 권성문 KTB회장 횡령·배임 혐의 포착

    ‘직원 폭행’ 권성문 KTB회장 횡령·배임 혐의 포착

    최근 ‘직원 폭행’과 ‘맷값 합의’ 등으로 논란을 빚은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이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6년 내부자거래 혐의로, 1999년 ‘냉각 캔 발명‘이라는 호재성 허위·과장 공시 등으로 두 차례 검찰에 고발됐던 권 회장은 다시 검찰 고발의 위기에 처했다.29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 3월 KTB투자증권 검사에서 권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권 회장이 회사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는 등 다수 사례를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권 회장의 횡령·배임 금액이 확정·입증되면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위원회 결과에 따라 검찰 고발이 이뤄지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대주주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받은 금융사 최대주주에게 주식 매각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권 회장은 1990년대 이후 국내 첫 기업사냥꾼, 인수·합병(M&A) 귀재 등으로 불리며 성공한 자수성가 기업가로 승승장구했다. 2006∼2007년 그가 보유한 상장주식 규모만 2000억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권 회장은 미래와사람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중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회사인 KTB를 인수했다. 이후 KTB는 2008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증권업 전환허가를 받아 사명을 ‘KTB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2009년 2월 금융투자업 인가도 받았다. 권 회장은 현재 KTB투자증권 1대 주주로 지분 20.22%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 부진과 투자 실패 등으로 보유주식 규모는 현재 500억원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금감원,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횡령·배임 혐의 포착

    금감원,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횡령·배임 혐의 포착

    금융감독당국이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해 검사하고 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9일 “권 회장에 대해 횡령·배임 등 몇 가지 혐의가 있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3월 KTB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사 3곳에 대한 현장 검사를 나가 권 회장의 이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권 회장에 대해 회사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는 등 다수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권 회장의 횡령·배임 금액이 확정·입증되면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최근 출자업체 직원을 발로 차는 등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권 회장은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국내 첫 기업사냥꾼, 인수·합병(M&A) 귀재 등으로 불리며 성공한 자수성가 기업가로 승승장구했다. 미국 경영대학원에서 M&A를 전공하고 돌아와 국내 기업에서 일하다가 1995년 자립해 기업 인수 중개 업무를 하는 ‘한국M&A’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수십건의 M&A 성사시켜 최대 중개회사로 성장했다. 사업이 줄줄이 성공을 거두면서 막대한 부도 거머쥐게 됐다. 2006∼2007년 권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규모만 2000억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권 회장은 자신이 인수한 소규모 기업 미래와사람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중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회사인 KTB를 인수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 회장이 본격적으로 제도권 금융권에 진출한 것은 2008년이다. ‘KTB네트워크’는 그해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증권업 전환허가를 받아 사명을 ‘KTB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2009년 2월 금융투자업 인가도 받았다. 하지만 권 회장은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에도 도덕성 논란에 여러번 휩싸였다. 1996년 당시 한국M&A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금융감독당국 조사에 걸려 내부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당시 자신이 M&A 중개를 한 기업의 주식을 경영권 이전 전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1999년에도 자신이 인수한 ‘미래와사람’이 냉각 캔을 세계 최초 초소형냉장고로 홍보하는 등 호재성 허위·과장 공시, 내부 정보 이용, 주가 조작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듬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그는 신뢰와 명성에 타격을 입고 KTB 인수 후 신설증권사 설립 신청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다가 증권업 진출 10년 만에 다시 횡령·배임 혐의로 금감원 검사를 받는 위기에 놓였다. 무엇보다 금융권에선 금융회사의 대주주나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한다.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회사의 임원 자격을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회사가 신규 업무 도입이나 타 회사 인수 등을 추진할 때도 대주주 자격요건을 심사해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부터 증권사에도 도입됐지만, 아직 이 법을 적용해 증권사 대표에서 물러난 사례는 없다. 권 회장은 현재 KTB투자증권 1대 주주로 지분 20.22%를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비꽃’ 노래한 음유시인, 끝내 꽃잎 떨구다

    ‘제비꽃’ 노래한 음유시인, 끝내 꽃잎 떨구다

    ‘못다 한 음악은 천상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음유시인 조동진이 28일 오전 3시 43분 세상을 떠났다. 70세.조동진의 막내동생 조동희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택 욕실에 쓰러져 있는 오빠를 조카가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 중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최근 방광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조동진은 수술을 위해 이날 고려대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말 20년 만에 새로운 정규 앨범을 선보였고, 다음달에는 13년 만에 콘서트 무대에 설 계획이었던 터라 그의 부음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동진은 동아기획, 하나음악의 맥을 잇는 푸른곰팡이의 레이블 콘서트 ‘꿈의 작업 2017- 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에 함께할 예정이었다. 조동진은 포크 1세대이자,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는 싱어송라이터다. 1966년 미8군 무대를 통해 음악을 시작했고, 록그룹 ‘쉐그린’과 ‘동방의 빛’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1979년 ‘행복한 사람’이 담긴 1집을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한 조동진은 2집(1980)의 ‘나뭇잎 사이로’, 3집(1985)의 ‘제비꽃’ 등 서정성 짙은 포크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한대수, 김민기, 송창식 등 같은 세대 포크 뮤지션들이 정치·사회적인 암울함을 노래에 담았다면 조동진의 음악은 삶을 관조하는 시적인 노랫말과 서정적인 멜로디로 새로운 흐름을 일궜다. 1980년대 동아기획을 이끌었던 조동진은 들국화, 시인과 촌장(하덕규), 어떤날(조동익·이병우), 장필순을 비롯해 김광석, 박학기, 한동준, 조규찬 등 후배들과 교류하며 이른바 ‘조동진 사단’을 이루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동생인 조동익, 장필순, 이규호 등과 함께 음악공동체 하나음악을 만들었다. 1996년 5집을 발표한 뒤에는 제주로 내려가 칩거했다. 이후 알려진 활동은 2001년 하나 옴니버스 앨범과 2015년 푸른곰팡이 옴니버스 앨범에 한 곡씩 참여한 게 전부다. “기타를 집어넣는 데 10년, 다시 꺼내는 데 10년이 걸린 셈”이라고 돌이키며 깊은 은둔을 깨고 지난해 11월 발표한 6집 ‘나무가 되어’에서는 더욱 담담하게 사색하는 낮은 목소리로 영혼을 위로하는 노래들을 들려줘 박수를 받았다. 특히 44년을 함께하다가 2014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그리워하는 ‘그날은 별들이’와 ‘천사’는 음악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박준흠 대중음악평론가는 “활동 시작 시기나 나이로 보면 포크 1세대에 속하지만 대마초 파동으로 촉발된 대중음악 창작의 암흑기 이후 1980년대 중반 등장한 새로운 창작 집단에 큰 영향을 끼친 우리 언더그라운드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2남이 있다. 빈소는 경기 고양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벽제 승화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무대 오른 명작들 원작 감동 품을까

    무대 오른 명작들 원작 감동 품을까

    소설·영화와 또 다른 감동 ‘벤허’ 5일간의 항해 그리는 ‘타이타닉’11월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 ‘햄릿’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 12월 초연 시대를 뛰어넘은 명작, 또 다른 장르의 명작으로 탄생할까.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영화, 드라마 등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작품들이 하반기 무대를 장식한다. 원작이 사랑받은 만큼 새롭게 탄생한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같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지 주목된다.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작품인 만큼 잘 알려진 내용을 어떻게 구현해 낼지 기대를 모은다.대형 창작 뮤지컬 ‘벤허’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벤허는 미국 남북전쟁 영웅이었던 루 월러스 장군이 1880년에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관객들에게는 영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25년 프레드 니블로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무성영화를 195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화려한 전차 경주 장면이 압권인 찰턴 헤스턴 주연의 이 작품은 같은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의 상을 휩쓰는 등 ‘20세기 최고의 종교 영화’로 꼽힌다. 작품은 서기 26년 로마 제국 시대 명망 높은 귀족 유다 벤허가 친구의 배신으로 한순간에 가문과 가족을 모두 잃고 노예로 전락하는 기구한 삶을 다룬다.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기구한 운명의 유다 벤허 역은 유준상, 박은태, 카이가 번갈아 맡는다. 벤허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연인 에스더는 아이비와 안시하가 연기한다.오는 11월에는 뮤지컬 ‘타이타닉’이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스햄프턴에서 출항한 타이타닉호가 항해 5일 만인 4월 15일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1997년 12월 미국에서 개봉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영화로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동명의 뮤지컬은 1997년 4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같은 해 토니어워즈 5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가 1등실 여성과 3등실 남성의 계급 차이를 극복한 세기의 로맨스를 그렸다면 뮤지컬은 배가 항해하는 5일간 그 안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1등실에 탑승한 세계적인 부호부터 미래에 대한 꿈을 안고 3등실에 오른 700여명의 이민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승객들이 예상치 못한 비극과 마주한 순간의 다양한 표정을 포착한다. 현대에도 살아 숨쉬는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이 ‘햄릿: 얼라이브’라는 이름의 창작 뮤지컬로 11월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아버지를 살해한 숙부, 그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때문에 괴로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의 원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 햄릿 역에는 홍광호와 고은성이 캐스팅됐다. 햄릿의 숙부이자 새 아버지 클로디어스는 양준모와 임현수가, 비운의 왕비이자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는 김선영과 문혜원이 연기한다.‘귀가시계’로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도 오는 12월 5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격변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에서 안타깝게 얽힌 세 주인공 박태수, 윤혜린, 강우석의 우정과 사랑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조광화 연출가를 필두로 김문정 음악감독, 오상준 작곡가, 극작가 오세혁·박해림 등 국내 유명 창작진이 힘을 모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軍, 이틀 만에 번복… “北발사체는 SRBM”

    軍, 이틀 만에 번복… “北발사체는 SRBM”

    당초엔 美와 달리 “방사포” 주장 非규제 대상…정치적 고려 논란 북한이 지난 26일 쏜 단거리 발사체가 300㎜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던 군 당국이 이틀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라고 수정했다. 방사포 가능성을 높게 본 초기 판단과 관련해 남북 관계 등을 감안한 ‘정치적 요인’ 개입 여부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방사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발사 금지 해당 사항이 아니다.군 관계자는 28일 “북한의 불상 발사체 발사 직후 최대 고도와 비행 거리, 발사 각도 등 제원만으로 판단했을 때 300㎜ 방사포 또는 불상 단거리 발사체로 잠정 평가한 바 있다”면서 “이후 한·미 공동평가 결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중간 평가했다”고 말했다. 최초 분석부터 SRBM이라고 단언한 미군 판단을 따른 것이다. 앞서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발사체 포착 직후 ‘300㎜ 방사포 등 다양한 단거리 발사체일 수 있다’는 군 보고 등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실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회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정보위 전체회의 보고가 마무리된 뒤 “국정원에서 (당시 청와대에) 먼저 방사포라고 정보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의 오판에 대한 위원들의 질타가 있었고 국정원은 “좀더 신중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종합해 보면 군과 국정원 모두 방사포 가능성을 제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이미 미군은 SRBM이라고 발표한 상태여서 청와대가 너무 성급하게 방사포 발표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군을 강도 높게 질책한 것도 이 같은 군과 정보 당국의 잘못된 분석을 토대로 청와대가 엉뚱한 발표를 함으로써 청와대 발표의 신뢰성에 상처를 준 것은 물론 우리의 낮은 대북 정보분석 수준이 드러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군은 이날 판단 수정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26일 오전 강원도 깃대령에서 동해 쪽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으며 2발은 고도 50여㎞로 250여㎞를 비행했고,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했다. 북한은 발사체를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발사 각도보다 저각으로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모두 SRBM이란 판단을 내린 만큼 정확한 기종이 주목된다. 궤도 등이 고체엔진을 사용하는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KN02(북한명 독사)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KN02 개량형일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제기된다. 북한은 1990년대 시리아에서 러시아제 단거리 미사일 SS21을 수입해 역설계 방식으로 사정거리 120~150㎞의 KN02 개발을 마치고 작전배치한 뒤 지속적으로 사거리를 늘려 왔다. 2014년에는 200~220㎞를 비행했다. 당시에도 기울여서 발사하는 등 방사포와 유사해 혼동이 제기됐다. 게다가 최근 들어 김정은은 고체엔진(북극성 계열) 미사일 개발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따라서 몇 차례 더 시험발사를 거쳐 북한이 ‘북극성 4형’ 개발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종이 무엇이든 고도 50㎞ 이내로 250~300㎞를 4분 이내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그 시절 공직 한 컷] 49.5㎡가 81만원짜리… 동부이촌동에 공무원 아파트

    [그 시절 공직 한 컷] 49.5㎡가 81만원짜리… 동부이촌동에 공무원 아파트

    1966년 8월 10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 공무원 아파트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재원으로 세워진 아파트는 4층짜리 건물 8개동으로 다음해 4월 완공됐다. 아파트값은 39.6㎡(12평)이 65만원, 49.5㎡(15평)이 81만원이었다. 입주자격은 공무원 무주택자로 입주금 50%를 일시에 내고, 나머지 50%는 연리 4%로 20년간 월부상환했다. 용산의 공무원아파트 규모는 계속 확대됐는데, 아파트가격의 50%에 이르는 입주금을 감당하지 못한 공무원이 전세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한강을 끼고 있던 공무원아파트는 1990년대 말 대부분 재건축됐다. 서울사진아카이브 제공
  • [오지로 간 공무원…그들이 사는 세상] 오지? 하기에 따라 요지!

    [오지로 간 공무원…그들이 사는 세상] 오지? 하기에 따라 요지!

    우리나라 영토 끝에 있는 섬에서부터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산골 마을까지 공무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센인을 치료하는 전남 고흥 소록도병원과 강원도의 크고 작은 탄광 190여개의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동부광산보안사무소, 경북 청송 산간 마을에 있는 청송교도소 등지에도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2002년 12월부터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소록도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의원(41)주사는 “소록도 병원은 일제강점기 시대인 1916년 만들어진 곳으로 한센병 환자들의 역사가 담겨 있다. 현재 한센인들의 삶을 담은 100년사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5월 100주년 기념식과 함께 한센병 박물관이 개원했는데 공무원으로 일조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다리가 개통돼 편리해졌지만 그 이전까지는 관사에서 생활을 했다”면서 “소록도 병원은 한센인들만 치료하기 때문에 아파도 큰 병원에 가려면 순천까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승진과 인사상 특혜는 없지만 특수지근무수당(6만원)과 위험근무수당(4만원) 정도의 혜택이 있다.국어선 등 불법어업 단속을 하는 지일구(55) 해양수산부 남해어업관리단장은 “소속 배가 10척이 있는데 제주도에서 출동해 통상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중국 쪽에서 일본 쪽으로 쭉 내려갔다가 일주일에서 열흘뒤에 돌아온다”면서 “2~3주에 한번 집에 가는데 금요일 오후 7시 퇴근 후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일요일 저녁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별도의 교통비를 주지 못하고, 단속을 나가면 24시간 근무하지만 하루 4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인정받아 수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中어선 단속 24시간… 초과근무 4시간만 인정 법무부 청송교도소는 산세가 험한 곳에 위치, 비교적 외딴곳에 위치한 시설로 분류되지만 특별한 혜택은 없다. 최제영 법무부 교정기획과장은 “5급 이상 교정직 공무원은 2~3년마다 근무지를 바꾼다”면서 “청송교도소 근무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청송교도소 주변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 문화 인프라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청송교도소 근무자가 전보할 때 최대한 희망 근무지를 반영해 주는 정도의 조치는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법무부는 1998년까지 교정시설로 순천교도소 산하 소록도지소를 운영했다. 전염성 높은 한센병 감염을 피하기 위해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에 일제가 세웠던 격리 수용소가 63년 동안 운영됐었다. 한때 70여명이 이 격리 수용소에 수용돼 인권유린적인 처분을 받았지만, 1990년대 말 수용 인원이 5명 미만에 불과하자 법무부가 1998년 광복절을 기해 시설을 폐쇄했다. 직군별, 지역등급별 차이가 있지만 ‘오지’(奧地)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추가 수당이 주어진다. 일반 공무원과 경찰, 교사 등은 공통적으로 대통령령인 인사혁신처의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는다. 해당 규정 12조(특수지근무수당)는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이나 근무환경이 특수한 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지급 구분표에 따른 특수지근무수당(교육공무원에게는 도서벽지수당)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공무원은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같은 혜택을 받는다.# 버스정류장 ·슈퍼마켓·목욕탕 유무 등으로 등급 매겨… 추가수당 3~9만원 지급 특수지의 등급은 ‘가(특)·나(갑)·다(을)·라(병)’ 지역으로 나뉜다. 특수지 실태에 대한 13개 항목을 1~5점으로 평가해 39점 이상이면 가(특), 31~38점이면 나(갑), 23~30점이면 다(을), 15~22점이면 라(병) 지역으로 분류된다. 등급 구분 요소는 시·군·구청, 역 및 시외버스 정류장, 병원, 금융기관, 슈퍼마켓, 미용시설 및 대중목욕탕 등과의 거리와 일일 대중교통 운행횟수, 해당 지역 차량 보급률, 8㎞ 이내 학교 여부 등이다. 경찰을 포함한 국가공무원(군인·군무원·재외공무원 제외)은 월 특수지근무수당으로 6만원(가지역), 5만원(나지역), 4만원(다지역), 3만원(라지역)씩 받는다. 인천 옹진군의 서해 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에서 근무하는 경찰에게는 3만원이 추가된다. 서해 5도가 남북 분단 현실과 특수한 지리적 여건상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항로표지관리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취학하면 자녀 1명당 10만원의 수당이 더해진다. 3만~9만원에 이르는 도서벽지 수당 이외 규정된 금전적인 혜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인센티브에 연연하며 오지로 오는 직원이나 대원은 없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다만 직급과 직책별 직무수당과 초과 근무수당에서는 직원별로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 기관 이외에 일부 항공사나 지자체에서 오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주는 소액의 교통비·통행료 등 할인 혜택은 일부 있다고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장·오지 근무자에 대한 수당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인사 혜택에 대해선 대통령령 등으로 규정된 것은 없지만, 나름 ‘유배’ 근무를 한 데 대한 인사상 보상은 도의적으로 이뤄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독도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은 “이런 곳에서 일하고 나면 인사상 반영되는 가점이 있다”면서 “근무하고 나가면 일반 경찰관에게 주어지지 않는 9박 10일간의 위로 휴가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인사 혜택 규정 없지만 도의적 보상… 교육부, 오지 근무 가산점이 학폭교사의 5배 ‘최고’ 그러나 오지 근무 기피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된다. 교육부는 이를 촉진하고자 교감·교장 승진을 위한 가산점을 유인책으로 쓴다. 이 가산점은 담임교사를 비롯해 20여종의 전체 교원 가산점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다. 도서벽지 교육진흥법에 따라 도서벽지는 가, 나, 다, 라로 나뉘는데, 가장 오지인 ‘가’가 월 0.042점, ‘라’가 월 0.017점 수준이다. 전체 상한선은 2.0점이다. 예컨대 가장 오지인 ‘가’ 지역에서 4년을 근무하면 2.0점을 모두 채울 수 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가 연 0.1점인 것에 비하면 거의 다섯 배나 되고, 석사학위(1.5점)를 받는 것보다도 높다.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가산점 0.5점이면 교감 후보자 수십명을 앞설 수 있는 점수”라고 했다. 혜택이 너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1998년 가산점을 폐지했지만 타 지역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어 도서벽지 근무를 자발적으로 하겠다는 교사도 일부 있다. 다만 최근 승진에 관심이 적은 교사들도 많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도서벽지 근무는 줄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소득재분배 부족한 소득세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소득재분배 부족한 소득세

    세금의 1차 목적은 정부 지출을 위한 재원 조달이다. 하지만 실제 조세제도를 설계할 때는 재원 조달뿐만 아니라 소득재분배도 강조되곤 된다. 즉 걷어 놓은 세금을 사용할 때 그 혜택이 어려운 사람에게 가도록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금을 징수하는 시스템 자체도 누진적인 성격으로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지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생경제학의 ‘사회후생’ 개념이 대표적인 이론적 근거로 꼽히는데, 소득 증가는 저소득층에게 훨씬 절실하고 더 큰 효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평등한 소득분배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사회 전체적인 후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불평등이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아예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예를 들면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의 글레이저와 슈라이퍼 교수는 19세기 후반 미국 자본주의가 발전하던 도금(鍍金)시대와 1990년대 자본주의로 전환하던 동유럽 이행기 경제를 연구한 ‘불평등의 불의(不義)’에서 특히 법·제도의 안정성이 약할 때 불평등이 자본 축적과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렇듯 지나친 불평등은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소득재분배는 논리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세금제도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잘하고 있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우리 지니계수는 2014년 소득 기준으로 조세와 이전지출을 고려하기 이전 0.341인데, 같은 해 자료를 조세와 각종 이전지출 이후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0.302로 감소한다. 지니계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도가 개선된다는 뜻이기에, 조세와 이전지출이 소득불평등을 줄이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세와 이전지출 전후로 지니계수가 11% 정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은 우리보다 더 큰 폭으로 조세와 이전지출 이후에 소득불평등이 감소한다. 예를 들어 2014년 소득 기준으로 지니계수 불평등도가 0.508에 이르는 미국도 조세와 이전지출을 고려한 이후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0.394까지 감소해 조세와 이전지출을 통한 지니계수상의 불평등 감소폭은 20%를 넘어선다. 주요 선진국의 조세와 이전지출 전후 소득불평등 감소폭은 더 큰데, 같은 해 0.5, 0.512, 0.518인 독일·프랑스·영국의 지니계수는 조세와 이전지출 이후 0.289, 0.297, 0.356으로 감소폭은 30~40%에 이른다. 그런데 이러한 불평등 완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소득세다. 왜냐하면 저소득층은 세금이 적고 소득이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내는 누진 구조가 재분배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득세 최고세율만 보면 미국이 약 39.6%, 영국·독일·프랑스는 45% 수준인데, 우리 역시 최고소득세율이 기존 40%이고 이를 42%로 인상하는 상황이어서 세율로 보면 우리 소득세를 누진 체계가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떨어지는 핵심 이유는 소득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는 비중이 상당수라는 점과 관련이 높다.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세 기준으로 45% 정도가 면세로,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면세대상 비율이 대개 10~20% 내외에서 많아야 30% 정도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면세 비중이 월등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최고세율이 높은 누진 체계를 가지고 있어도 상당수의 경제 구성원이 면세라면 조세제도가 의미 있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또한 금융위기 때마다 금융기관들에 대한 구제금융 과정에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공유화’가 문제 된 것같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 계층의 확대는 ‘재정혜택의 사유화, 재정부담의 공유화’ 현상으로 무분별한 재정지출 증가에 대한 요구 증대와 이로 인한 재정위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각종 국정 과제의 수행 과정에서 재원 조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최고세율 인상만으로는 이를 충당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꼭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출이 이루어지도록 재정을 통제하는 의사결정 시스템 강화와 함께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도록 하는 소득세 체계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 “도시재생·스마트시티 결합” 큰 그림 그리는 김현미 장관

    “도시재생·스마트시티 결합” 큰 그림 그리는 김현미 장관

    앞으로 5년 동안 50조원을 투입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스마트시티 기술이 결합된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서울 수서역 인근 스마트시티 홍보관 ‘더 스마티움’을 방문해 “도시재생도 하고 스마트시티도 건설해야 하는데, 도시재생 안에도 (스마트시티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스마트시티 센터와 연계된 112·119 긴급 출동 서비스와 스마트주차 서비스 등을 직접 체험했다. 김 장관은 “스마트시티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공간정보, 드론 등 신산업 분야를 통해 국민들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국가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신기술을 담는 그릇이 되는 도시를 의미하는데 1990년대 분당이나 일산 같은 신도시가 스마트시티의 초기 모습이라면 이제 진정한 스마트시티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청와대 핵심 업무보고에서도 스마트시티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센터 2층의 행복주택 전시관 내 전용면적 36㎡의 신혼부부 주택 견본을 본 뒤엔 “신혼부부가 결혼하고 이만한 집을 얻기까지 10여년이 걸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오는 27일에는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 센터와 포스코 그린빌딩을 방문해 제로에너지 빌딩·친환경 건축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 분야를 확인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스마트시티 센터에서는 방재, 방범 등 개별 도시정보시스템을 연계한 통합관리 플랫폼을, 포스코 그린빌딩에서는 태양광 등 친환경 기술이 적용 사례 등을 둘러본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특별기고] 새 전기 맞는 동아시아·중남미 협력/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부 장관

    [특별기고] 새 전기 맞는 동아시아·중남미 협력/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부 장관

    1990년대 말 칠레와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와 중남미 간 상호 이해와 협력의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협력포럼(FEALAC)을 창설했다. 오늘날 FEALAC은 아시아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유일한 협의체로서 유엔 회원국 간 최대 협력포럼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중남미 20개국과 동아시아 16개국으로 구성돼 있는 FEALAC은 2019년 출범 20주년을 앞두고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FEALAC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남남협력 및 삼각협력을 통해 개발 의제를 진전시키고 회원국들이 직면한 도전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다양한 공통의 이해관계를 지닌 회원국들은 FEALAC 내부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는 대(對)환태평양 의제 시행을 가속화하고 양 지역의 새로운 환경에 따른 도전 과제 해결에 가치 있는 기여를 할 것이다. FEALAC이 현재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사안은 기금 창설과 신(新)행동계획 이행이다. 특히 기금은 FEALAC 협력 사업의 체계화 및 재정 마련에 기여할 것이다. 칠레는 이러한 FEALAC의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기여에 사의를 표한다. 사이버사무국 운영, 비전그룹 창설 주도, 기금 및 신행동계획 제안 등은 FEALAC의 재도약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소중한 노력이자 헌신이다. 칠레는 회원국들과의 공조를 통한 지속 가능 발전 목표 달성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 FEALAC의 발전은 문화·학술·사회·정치적 분야에서 미래세대들의 협력과 참여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칠레는 빈곤퇴치, 수출 진흥, 재난 대응, 해양 보호, 민주적 거버넌스 분야에서의 경험과 협력 프로그램을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 칠레는 이달 부산에서 개최될 제8차 FEALAC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FEALAC이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칠레와 한국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양국은 1990년대 민주주의, 인권, 국제 평화와 안정 추구, 시장개방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기를 맞이했고, 올해는 양국 수교 55주년이 되는 해다. 양국이 그간 혁신적 협력 의제를 기반으로 우호협력 및 교류를 심화해 왔으며, 이를 우리 시대의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외교뿐 아니라 의회 차원에서의 정치 대화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돼 온 점은 양국이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한국이 맺은 첫 무역협정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국 통상 관계도 공고해졌다. 현재 개선을 협의 중인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양국 정부 기관 간 협력뿐 아니라 교역도 눈에 띄게 확대됐으며, 여타 새로운 생산 부문으로도 개방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칠레는 이번 부산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될 다양한 성과물은 앞으로 중남미와 동아시아 간 이해 제고 및 협력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 사우디 10대 소년, 교차로에서 춤추는 SNS 영상 탓 체포

    사우디 10대 소년, 교차로에서 춤추는 SNS 영상 탓 체포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의 한 횡단보도에서 춤추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10대 소년이 결국 경찰서에 구금됐다.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이름과 국적이 밝혀지지 않은 14세 소년이 1990년대 히트곡 ‘마카레나’에 맞춰 교차로에서 춤을 췄다고 전했다. 실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45초 영상에는 줄무늬 티셔츠와 회색 스포츠 반바지 차림의 소년이 신호 대기 중인 5차선 도로 앞 횡단보도에서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은 “소년은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취했고, 그로 인해 교통이 혼잡을 빚었다”며 그를 경찰서로 연행한 이유를 밝혔다. 소년이 공식적으로 구속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달초에도 사우디 경찰은 사우디 타이프의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댑(dab)댄스를 춘 국내가수를 체포했다가 풀어준 적이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물 남용을 변호하거나 부추긴다는 이유로 그 춤을 금지했다고 한다. 알자지라는 “사우디는 아랍권에서 소셜미디어 사용이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다. 극도로 보수적인 사회에서 국민들은 상호작용과 논쟁을 위한 도구로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프리터족 증가, 대체 뭐길래? ‘비자발적 프리터족 55.8%’

    프리터족 증가, 대체 뭐길래? ‘비자발적 프리터족 55.8%’

    프리터족 증가 소식이 전해졌다. 프리터족은 ‘프리(Free)’와 ‘아르바이트’를 줄인 말로,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경제 불황으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층에 붙여진 신조어다. 23일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아르바이트 종사자 1천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56.0%가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6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응답 비율(31.8%)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자신을 프리터족으로 규정한 응답자(590명) 가운데 비자발적이라고 밝힌 비율이 55.8%(329명)에 달해 절반을 넘었다. 프리터족이 된 이유로는 ‘생계비·용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0.5%(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취업이 어려워서(38.6%) ▲조직·사회생활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28.6%) ▲어학연수·대학원 진학 등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16.4%) 등의 순이었다. 프리터족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의 59.8%가 ‘너무 어려운 정규직 취업’(59.8%)이라고 밝혔으며, ‘2018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47.0%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알바몬 관계자는 “프리터족은 평균 1.5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 평균 100만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오빠들 밀리언셀러 만들자”… 가요계 주무르는 500만 팬덤

    “오빠들 밀리언셀러 만들자”… 가요계 주무르는 500만 팬덤

    경제력 갖춘 3040까지 팬덤 확대… 아이돌 기념일 열차에 ‘래핑’ 광고 1위 달성 위해 ‘음원 재생법’ 안내 이달 초 데뷔한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앨범은 음원이 공개된 지 1시간 만에 대표곡 ‘에너제틱’과 ‘활활’이 멜론 등 7개 음원차트에서 1, 2위를 점령했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만 하루 동안 2000장이 넘게 팔렸다. 앨범의 초동 판매 실적(최초 1주일간 판매량)은 41만장으로, 아이돌 그룹 ‘엑소’ 정규 4집(60만장)과 3집(52만장)에 이어 세 번째다. 워너원 앨범 한 장의 정가(1만 8500원)로 계산하면 일주일 만에 76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아이돌 팬덤의 결집력이 대중음악 시장을 좌지우지한 지는 오래다. 팬덤 문화를 얘기하지 않고 대중문화를 말하기 어려워졌다. 이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순식간에 음원차트를 석권하도록 하고 때때로 기획사에 대항해 보이콧(불매운동) 엄포를 놓는 등 힘을 과시하기도 한다. 침체된 음악시장에 숨통을 터 주는 큰손으로 대접받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음악산업을 왜곡하는 주범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아이돌 팬덤의 ‘화력’(영향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음원차트와 음반 판매량에서다.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음원이 아닌 음반의 판매 실적은 팬덤의 규모나 영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요즘 대중음악 시장에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더라도 음반 판매량에서 수십만 장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앨범 발매 후 1주일간의 실적이 각종 대중가요 시상에서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기 때문에 유독 팬들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기획사는 이런 팬심을 적극 이용한다. 중국팬까지 합세하면서 앨범을 중국판, 한국판 두 버전으로 내기도 하고 각 멤버의 다양한 사진을 앨범에 넣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해 매출 극대화를 노린다. ‘좋아하는 오빠들’의 사진을 모두 확보해 ‘전집’을 만들고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은 예사다. 엑소팬이라는 임모(15)양은 “멤버 10명의 사진을 모으려고 앨범을 10장 다 샀다”며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에 따라 사진이 다르기도 해 국적별로 전집을 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10~20대에 국한됐던 팬덤 현상은 어느덧 30~40대까지 연령대가 확대되고 있다. 워너원을 만들었던 TV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의 연령별 시청자를 보면 30대(24%)와 40대(23%)가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은 1990년대 10대를 보내며 H.O.T, 젝스키스, G.O.D 등의 아이돌 그룹에 빠져 산, 아이돌 팬덤 1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이 팬덤에 가세했다는 것은 아이돌 음악산업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대와 달리 짱짱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구매력 있는 소비층으로 꼽혀서다. 학창 시절 H.O.T 팬클럽으로 활동했던 직장인 강모(35·여)씨는 “어릴 때는 주로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작은 선물을 사 주거나 사인회에 쫓아다니는 게 전부였다면 지금은 해외 콘서트에 따라가는 것은 기본”이라며 “앨범을 수천 장 사서 지인들에게 홍보용으로 뿌리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팬들이 십시일반 모아 연예인에게 선물하는, 이른바 ‘조공’도 진화 중이다. 제작발표회나 콘서트 때마다 화환과 함께 쌀을 보내 불우 이웃 돕기를 하거나 위안부 할머니를 돕기 위해 소녀상 팔찌를 공동 구매하는 등 기부 형태를 띠기도 한다. 로엔 크리에이티브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팬이 가수에게 선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수와 팬덤이 함께 사회에 기부한다는 의미로 기업의 사회공헌처럼 한층 업그레이드된 팬덤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스케일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엑소 멤버 백현의 생일 때 팬들은 열차 전체를 축하 메시지와 사진으로 감싸는 ‘래핑’ 광고를 했다. 이 광고를 하는 데 든 비용은 4400만원. 중국 팬클럽(원윈드)은 같은 그룹 멤버 세훈의 이름으로 스코틀랜드에 있는 땅을 사기도 했다. 1제곱피트(약 0.0281평)밖에 안 되는 작은 땅에 고작 30파운드(약 4만 4000원)를 들였지만 이들이 땅을 산 이유가 재밌다. 현지 환경보호 단체에 땅을 사서 기부하면 명예시민 격으로 귀족 작위 가운데 하나인 ‘로드’가 부여된다. 좋아하는 가수를 귀족으로까지 높이고 싶은 팬심이 만든 이벤트다. 침체된 음반시장에 어느 정도 활력을 준다는 측면에서 팬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나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뮤직랭킹 플랫폼 한터차트에 따르면 국내 팬덤 규모는 500만명. 국내 아이돌 그룹을 향한 중국 팬덤의 규모는 무려 1억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좌우하는 음원차트에서 음악 경향이나 흐름을 짚어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중적이지 못한 가수나 밴드들은 설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음악시장이 아이돌 편향이 되면서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음악 생태계는 훼손되고 있다. 특히 이기적인 집단 스트리밍(재생) 경쟁은 시장을 왜곡하는 주범이다. 기존 재생목록을 모두 삭제한 뒤 음원 사이트에서 특정 앨범 수록곡을 모두 재생목록에 담고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것이다. 팬클럽은 이에 대한 매뉴얼을 공유하면서 음악적 성취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무조건 1위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만약 이곳이 주식시장이라고 한다면 심각한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한 가지 목적으로 모여 대중문화의 새로운 권력으로 군림하고 철저히 상업화된 미디어가 이에 동조하면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정작 음악으로 평가받기 더욱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中 자동차 굴기에… ‘지프’도 중국車 되나

    中 자동차 굴기에… ‘지프’도 중국車 되나

    中정부, 車 산업 발전 위해 총력… 지리車도 볼보·로터스 등 인수 중국의 ‘자동차 굴기(崛起)’가 어느새 미국의 크라이슬러까지 넘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막대한 자본으로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인수해 세계 자동차 산업을 평정하겠다는 야심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경제매체들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의 창청(長城)자동차가 오프로드 차량의 대명사인 미국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지프(Jeep)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크라이슬러 측은 접촉 사실을 부인했으나, 왕펑잉 창청자동차 사장은 “지프를 사들일 의사가 있으며, 협상을 위해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프는 한 해 세계적으로 140만대 이상이 팔려 크라이슬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만일 창청자동차가 지프를 인수하면 포드·제너럴모터스와 함께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인 크라이슬러가 중국 기업의 손에 들어가는 셈이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 군용차량의 대명사가 된 지프가 중국에 인수되는 게 가시화하면 미국 내에서는 여러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1984년 설립된 창청자동차는 트럭을 생산하다가 1990년대부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3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발’을 출시하며 “하발을 제2의 지프로 만들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지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하발은 지난해 중국에서 58만대가 팔려 글로벌 메이커를 모두 제치고 SUV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창청자동차보다 해외 인수합병(M&A)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은 지리(吉利)자동차다. 2010년 스웨덴 볼보를 15억 달러에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리자동차는 지난 5월 말레이시아의 ‘국민차’ 프로톤과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를 사들였으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를 만드는 미국 벤처기업 테라푸지아도 인수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창청과 지리가 민간기업이라는 것이다. 자동차 후진국이었던 중국은 국유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절반씩 지분투자를 해 현지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켰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합작한 ‘베이징현대’가 대표적이다. 거대 국유기업과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민간기업이 해외 M&A를 주도할 정도로 성장한 셈이다. 민간기업 성장의 배후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 2025년까지 제조업을 세계 최강으로 만들겠다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민간기업을 키워 국유기업과 경쟁을 붙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WSJ는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호텔, 스포츠 구단, 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하는 것을 자본 유출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면서도 자동차와 같은 전략산업 인수는 적극 지원한다”면서 “중국 정부의 지지만 있으면 기업가치가 160억 달러(약 18조 1500억원)인 창청자동차가 207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지프를 인수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리암갤러거 말춤, 다리 모양까지 똑같아 ‘두유노우 강남스타일?’

    리암갤러거 말춤, 다리 모양까지 똑같아 ‘두유노우 강남스타일?’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Oasis) 멤버 리암 갤러거가 싸이의 ‘강남스타일’ 동상 앞에서 말 춤을 추고 있는 사진이 포착됐다. 리암 갤러거는 22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빠 갤러거 스타일” 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리암 갤러거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 설치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손 모양 동상 앞에서 말춤을 추고 있다. 특히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리암 갤러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지난 21일 리암 갤러거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인파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는 곤혹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리암 갤러거는 숙소에 도착한 뒤 인스타그램에 “서울 사랑 서울 사랑, 나의 세계로 오세요.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한 것. 내일 봐요”라며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리암 갤러거는 영국의 록밴드 ‘오아시스’의 리드싱어로 1990년대를 풍미한 뮤지션이다. 22일(오늘)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 공연에서 솔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리암 갤러거 내한, 공항 무질서 사태 후 한국팬들에게 남긴 글

    리암 갤러거 내한, 공항 무질서 사태 후 한국팬들에게 남긴 글

    영국 록스타 리암 갤러거(45)가 입국 당시 공항에서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1일 내한한 리암 갤러거는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 나는 서울을 사랑한다. 내 세계에 오세요.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내일 당신이 볼 모든 것이 당신들을 위한 것이에요(Seoul love Seoul love come into my world it‘s all for you everything I do it’s all for you see you tmorrow as you were LG x)”라는 글을 남겼다. 앞서 리암 갤러거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입국 현장은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리암 갤러거는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러나 질서를 위해 미리 준비했던 라인이 갑자기 몰려든 팬들로 인해 무너졌고, 뒤늦게 경호원들이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리암 갤러거는 팬들에 둘러싸여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리암 갤러거는 결국 고함을 지르고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공항을 간신히 빠져나갔다. 리암 갤러거의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리암 갤러거가 한국 팬들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다. 입국 일정이 비공개였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팬이 공항에 온 것을 보고 좋게 놀란 것”이라고 전했다. 리암 갤러거는 영국의 록밴드 ‘오아시스’의 리드싱어로 1990년대를 풍미한 뮤지션이다. 2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리암 갤러거 내한, 공항 무질서에 결국 ‘고함’ 짜증 폭발한 입국

    리암 갤러거 내한, 공항 무질서에 결국 ‘고함’ 짜증 폭발한 입국

    영국 록스타 리암 갤러거(45)가 내한하며 성을 냈다. 리암 갤러거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입국 현장은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리암 갤러거는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러나 질서를 위해 미리 준비했던 라인이 갑자기 몰려든 팬들로 인해 무너졌고, 뒤늦게 경호원들이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리암 갤러거는 팬들에 둘러싸여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리암 갤러거는 결국 고함을 지르고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공항을 간신히 빠져나갔다. 이는 최근 자카르타 공항에서 봉변을 당한 소녀시대 태연을 연상하게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리암 갤러거는 영국의 록밴드 ‘오아시스’의 리드싱어로 1990년대를 풍미한 뮤지션이다. 22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푸 파이터스, 더 모노톤즈와 함께 ‘리브 포에버 롱’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In&Out]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을 다시 생각하다/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In&Out]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을 다시 생각하다/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에서 이주해 온 사람을 북한이탈주민 혹은 탈북민이라 부른다. 2017년 7월 현재 국내 입국 탈북민은 3만 1000여명에 이른다. 우리 사회에서 그들은 ‘먼저 온 미래’, ‘통일의 마중물’로 불린다. 앞으로 통일시대가 오면 그들의 정착 사례나 교육 경험을 북한 주민에게 적용한다는 뜻이다.통일을 미리 연습한다는 가치를 담기도 한다. 그런데 탈북민이라는 한 단어로 포괄하기에는 최근 그들의 탈북 동기와 배경,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첫째, 탈북 동기가 생계형에서 이주형으로 변하고 있다. 1990년대 말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아와 아사 위기 때는 그야말로 배고픔이 탈북 동기였다. 최근에는 탈북의 양상이 달라져 기존에 먼저 입국한 탈북민이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배고픔보다는 더 나은 삶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주요인이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탈북을 감행하는 젊은 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생존보다는 생활의 동기가 더 강하다. 두 번째는 국내 입국 탈북민의 인구학적 배경이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 가운데 70% 이상이 여성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여성들 가운데 대부분이 중국에서 장기간 거주했다는 점이다. 길게는 20년 이상 중국에서 살다가 최근에 남한에 입국한 사례도 있다. 탈북민 사이에서도 북한을 탈북해서 바로 한국에 들어온 경우를 ‘직행’이라 하고 중국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은 ‘중국행’이라 해서 서로 구분 짓는다. 직행과 중국행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현재 우리의 탈북민 지원 정책은 북한에서 생활한 사람의 사상과 의식을 염두에 두고 이를 바꾸기 위한 교육이 주로 이루어진다. 북한에서 사상 교육을 받고 집단 생활을 하며 독재 체제에서 엄격한 규율 아래 살았을 거라 전제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여성들은 이미 그러한 요인으로부터 벗어난 지 오래다. 오히려 중국에서 생활하며 집안의 감시와 가정 폭력, 학대, 강제 북송에 대한 심리적 장애 등 비인권적 상황에 따른 트라우마가 더 깊다. 중국에서 경험했던 생활 문화와 여성에 대한 지위와 가치관, 인식 등은 남한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탈북 과정에서의 트라우마보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에 두고 온 자녀 문제다. 중국에 자녀를 두고 온 탈북 여성의 경우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로서 늘 죄책감으로 살아가게 된다. 북한에는 부모를, 중국에는 자식을 두고 온 탈북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과 자립, 자활만은 분명 아닐 것이다. 따라서 탈북민을 일괄적으로 규정하기보다 이들의 사회 인구적 배경을 고려한 보다 세분화된 생활 밀착형 지원이 필요하다. 중국 탈북민 집단자살, 재입북 등의 사건은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을 안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관과 단체는 일회성 행사를 위해 먹잇감을 찾듯 소위 ‘탈북민 헌팅’을 하고 있다. 탈북민 지원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계획된 중장기적 사업보다 기관·단체별 이벤트성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정작 당일 행사에 참여할 탈북민을 모으느라 어려움을 겪는 해프닝도 발생한다. 일부 탈북민의 경우는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지원 쇼핑’을 다닐 정도라고 한다. 물질적 지원 위주의 중복 지원 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남북한 출신 사람의 인식 개선을 확대하는 사회통합형 탈북민 지원정책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차별받지 않는 시선과 마음이다. ‘북한 사람’, ‘탈북민’이 아닌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싶은 것이다.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각박한 사회 속 추리 재미 풀무질한 ‘미스터리’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각박한 사회 속 추리 재미 풀무질한 ‘미스터리’

    재미있는 책이 없다. 시간도 없고, 골치 아프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책을 읽고 싶다는 강한 내적 욕구를 포기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기회만 닿는다면 누구나 책을 읽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리하여 한 번 손에 든 이상 끝장을 보기 전에는 결코 팽개칠 수 없도록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시키면서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없는 유익한 책이 나와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호기롭게 독자들의 독서 욕구를 사로잡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는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3년 세상에 선보인 잡지 ‘미스터리’(MYSTERY) 창간호 머리글이다. 여전히 우리나라 독서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1980년대에도 사정은 비슷했던 모양이다.바쁘다는 이유로, 책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독서를 멀리했다. 책보다는 텔레비전이나 영화가 더 재미있고 쉬는 날이면 가만히 앉아 책을 보느니 놀이동산에 가서 기구에 올라타는 게 더 짜릿한 경험이다.그래도 책만이 줄 수 있는 멋진 경험이 있다. 그건 아무리 설명하려고 해도 알 수 없다. 마치 문 안쪽에 쓰인 글자처럼 책이라고 하는 것은 직접 읽어 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세계를 간직하고 있다. 그 놀라운 세계는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더 많은 사람을 이 멋진 독서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어 한다. 그 노력은 곳곳에서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책이라도 다 같은 책이 아니라 그 내용에 따라 여러 장르로 나뉘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추리소설은 독자가 적다. 시간은 흘러서 밀레니엄도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미스터리를 포함한 소위 장르문학은 독자층이 얇다. 읽는 사람이 없으니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도 많지 않다. 악순환이다.서양은 산업혁명 시기를 즈음해 본격적으로 장르문학이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특히 사회가 복잡해지고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 범죄 소설이나 반유토피아 소설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작가 애드거 앨런 포(1809~1849)가 쓴 기괴한 작품에 몇몇 평론가들이 주목했다. 영국에선 명탐정 셜록 홈스를 탄생시킨 아서 코난 도일(1859~1930)이 활약했다. 그 뒤를 이어 나타난 불세출의 추리작가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는 그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평생 동안 100권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고, 영국 여왕으로부터 남자의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받았다. 이들이 쓴 작품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고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등 수많은 매체로 변주돼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역사를 돌아보면 애석하게도 미스터리 장르가 들어설 만한 여유가 없었다. 산업화 물결이 세계를 뒤덮었던 1800년대 후반 조선은 일본의 간섭을 받았고 결국 강제로 주권을 빼앗긴 채로 자그마치 반세기를 흘려보냈다. 준비도 없이 갑작스러운 해방을 맞은 후에는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그 후로 1990년대가 될 때까지는 군사정권이 사회를 움켜쥐고 있었으니 국민들이 한가롭게 소설이나 읽고 있을 여유가 있었겠는가. 주인공이 수수께끼를 풀고 모험에 빠져드는 추리소설이라면 더욱 찬밥 신세였고 지금도 그런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추리소설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11년에 출판된 이해조의 ‘쌍옥적’은 본문 앞에 ‘정탐소설’이라는 말을 명기할 정도로 이 소설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장르임을 밝히고 있다. 그 외에도 몇몇 작품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였기에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난 도일의 작품이 일본을 통해 번안돼 소개되는 일도 있었지만, 도시인 경성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이때 느닷없이 등장한 작가 김내성(金來成)은 1939년 2월부터 조선일보에 추리소설 ‘마인’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셜록 홈스에 비견되는 탐정 ‘유불란’을 창조한 김내성은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펴내며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 추리소설 작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러나 김내성의 아성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 이름은 혼란스러운 역사 속에 잊혔고 몇 년 전 김내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펴낸 기념 소설들도 지금은 모두 절판된 상태다.이런 흐름 속에 우리나라 추리소설 장르가 다시 한번 발전을 꾀한 시기는 박정희 정권이 막을 내린 직후인 1980년대다. 1970년대 후반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 ‘미스터리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친목회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발전시켜 1983년에 한국추리작가협회를 만들었다. 초대 회장은 국민대 대학원장 이가형 교수가 맡았다. 협회는 잡지와 신문에 추리소설을 제공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회장인 이가형 교수는 해문출판사에서 시리즈로 펴낸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 번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앞서 소개한 잡지 미스터리도 이때 창간했다. 하지만 표제 위에 있는 ‘부정기간행물’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잡지의 운명을 예측하기는 힘들었다.미스터리 창간호에 실린 목록은 상당히 눈길을 끈다. 김내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 ‘벌처기’(罰妻記) 전문을 실었고 대작 ‘여명의 눈동자’를 끝내고 이제 막 전성기를 맞은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대부 김성종의 작품 ‘얼어붙은 시간’ 연재 1회분을 실었다. 그런가 하면 ‘금수회의록’으로 잘 알려진 작가 안국선이 쓴 과학소설 ‘비행선’을 발굴해 소개했고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쓴 범죄 소설 ‘트레일러가의 살인 사건’, 존 스타인벡의 ‘살인’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야심차게 써내려 간 창간사와 달리 잡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스터리’ 2호는 다른 잡지의 부록으로 끼워 넣었을 만큼 위상이 떨어졌고 3호는 끝내 나오지 못했다. 잡지를 펴내던 소설문학사는 추리소설이라는 제목을 단 부록으로 몇 번 더 명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금세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한국추리작가협회마저 사라지지는 않았다. “추리소설은 인기 없는 장르”라는 오명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했지만 ‘계간 미스터리’ 잡지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2015년엔 격월간으로 펴내는 잡지 ‘미스테리아’가 새롭게 창간하면서 우리나라 장르문학 지평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인기 장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른다. 오늘도 여러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장르문학을 쓰고 있는 작가들, 그리고 추리문학을 사랑하며 응원하는 독자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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