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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소비자들 알뜰해졌다

    美 소비자들 알뜰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주 사우스패서디나에 거주하는 스티븐 제임스(43)는 능력있는 재정 전문가이다.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항상 바쁘게 일한다. 성공한 중산층인 그는 그러나 요즘 싼 값의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할인마트를 전전한다.“식료품값이 너무 올라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클리블랜드주 전화회사 직원인 메리 그레고리(52)는 요사이 줄곧 칠면조 고기를 먹고 있다. 그녀는 “평소 일주일에 한번꼴로 사 먹던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비교적 값이 저렴한 칠면조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가계부의 압박 탓이다. 바뀐 건 음식 메뉴만이 아니다. 고급 호텔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한 등급 낮은 모텔로 발길을 돌리고, 명품 의류를 찾던 소비자들은 저가 브랜드에 만족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와 고유가, 식료품값 급등이라는 이중·삼중고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이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스, 집세, 전기료 등 가계 지출비용은 큰 폭으로 느는 데 비해 경기하강으로 월급 상승률은 저하되고 실업자는 늘면서 미국인들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소매업계 전문가인 버트 플리킹거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가정의 긴축 재정 실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마스터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인들의 여성의류 구입비용은 전년 동기에 비해 4.9% 줄었다. 가구는 3.1%, 사치품은 1.3%, 항공권 구입비용은 1.1% 감소했다. 도미노피자 등 외식업체의 주문은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의 땅콩버터와 스파게티 판매량은 늘었다. 레스토랑에서 술을 주문하는 고객도 지난해 여름 42%에서 지난달 31%로 줄었다. 마스터카드 조사분석 부사장인 마이클 맥나마라는 “소비자들이 경제침체기에 있는 것처럼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불경기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미국 여성들이 의류 구매를 자제하거나 고급 의류 브랜드에서 저가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웬디 리브먼 유통컨설턴트는 “경기침체기에 사람들은 새 옷을 사는 대신 옷장을 잘 활용하는 쪽을 택한다.”고 말했다. 월급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가계 지출 비용 상승률은 중산층의 생계도 위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극빈층을 위한 무료 식료품배급소인 푸드뱅크에 근래 들어 중산층도 줄을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플러드 LA푸드뱅크 대표는 “875개 지역에서 60만명에게 무료로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는 데 올들어 수급자가 10%나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 집세, 전기료는 고정 지출 항목이기 때문에 한정된 소득에서 식료품값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극빈층만이 아니라 실직했거나 경제상태가 좋지 않은 중산층도 푸드뱅크에 온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식료품 비용 상승률은 5%로 지난 18년간 최고인 반면 월급 상승률은 3.3%에 불과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자연에 대한 경외 담은 회화 집중 소개

    국내 대표적 추상미술가 이우환(72)과 함께 모노파(物派) 운동을 주도한 일본 현대 조각가 세키네 노부오(66)가 서울 이태원동 표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모노파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놓아둔 채 사물, 공간, 위치, 상황, 관계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예술운동. 흙을 파서 원통형으로 제작한 1968년작 ‘위상-대지’는 모노파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는 ‘환경미술’이란 개념조차 낯설었던 1970년대 초 환경미술 전문스튜디오를 설립한 선구적 작가이기도 하다. 국제적 스타로 떠오른 것은 1970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대표작가로 발탁되면서부터. 이후 그는 세계 주요 미술관들에서 쉼없이 초대전을 열어왔다. 일본 도쿄도청사, 도쿄 세타가와미술관, 노르웨이 오슬로시, 서울 신라호텔, 부산 아시아드 조각광장 등에 그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이번 서울 전시에 내놓은 작품은 조각 및 회화 40여점. 금박의 평면 화면을 찢고 긁고 구멍을 내는 작업방식으로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회화 작품들을 집중 소개한다. 최근 전시를 앞두고 내한한 작가는 “원래 전공은 평면 회화였다.”며 “조형물이든 회화이든 매체가 다를 뿐 작품에 담기는 뜻은 똑 같다.”고 말했다. 새달 13일까지.(02)543-7337.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하천 점용허가만 받고 경작해도 보상금 지급”

    개간허가 없이 하천 점용허가만 받고 경작해왔더라도 국가가 하천정비구역으로 지정하려면 점용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8일 하천 점용허가만 받고 50년 동안 과수원과 밭을 가꿔온 주민들에게 하천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2억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시정권고했다. 1960년대부터 충북 영동군 초강리 주민들은 개간허가 없이 하천 점용허가만 얻어 과수원과 밭 등을 경작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하천정비구역을 지정,9만 3000㎡에 달하는 자신들의 개간지가 포함되자 보상을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하천의 점용허가와 개간허가는 별개”라면서 “하천점용허가증은 법에 따라 보상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이미 주민들이 토지를 1960년대 초부터 경작하고 있었고,1970년대 찍은 항공사진에서도 미개발지가 농경지로 개간돼 이용되고 있었던 만큼 “이미 경작을 목적으로 한 하천 점용허가는 개간행위가 전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말라리아 풍토병으로 토착화”

    “말라리아 풍토병으로 토착화”

    1970년대 말 이후 남한 지역에서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재유행 단계를 넘어 이미 토착화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13개월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등 잠복기가 긴 것이 특징이어서 적극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28일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채종일 교수팀이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학술지(Trends in parasitology)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1993년 ‘삼일열 말라리아’에 감염된 군인이 경기 북부 비무장지대(DMZ)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00년까지 누적 감염자 수가 4200명에 달했다. 신규 감염자 수는 2001∼2004년 해마다 30∼50%씩 줄어들었지만 2005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2007년까지 총 누적 감염자 수는 2만 3413명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말라리아 감염자 대부분이 DMZ에서 근무하는 20∼25세 군인이었지만 최근에는 군인과 민간인 감염 비율이 1대1에 근접, 풍토병으로 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과거에는 주로 북한에서 감염모기가 날아와 남한 병사에게 말라리아를 옮겼지만, 지난 3∼4년 동안 모기 서식지가 남쪽으로 크게 확장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DMZ에서 남쪽으로 10㎞ 이상 떨어진 마을에도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채 교수는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TV, 책을 말하다(KBS1 오후 11시30분) 신문과 TV 등의 매스미디어에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마이크로미디어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면서 우리의 일상과 사고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주 함께 읽을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는 바로 그 사소한 변화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소항하게 관찰한 있는 책이다.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10분) ‘미스터 펑크(Funk)’란 별명으로 불리며 국내 펑크 음악계를 이끌어온 한상원. 어쿠스틱 악기로만 구성된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다.1970년대 복고풍 펑크 사운드의 단순한 재연을 넘어 21세기 미래지향적 감성으로 풀어낸 신선한 무대가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듯하다.   ●뉴스Q 2부(YTN 오후 4시30분) 30일 개봉되는 영화 ‘가루지기’는 기존 변강쇠의 이미지를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봉태규는 이 영화를 통해 미소년에서 당대 최고의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가루지기’의 주인공을 맡은 봉태규가 출연, 영화소개와 함께 영화로 못다 한 뒷얘기를 풀어놓는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기철은 형철이 그동안 신분을 감추고 히말라야에서 살고 있다가 큰 부상을 입었다며, 그가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을 의아해한다. 소희정은 수현에게 결혼을 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다. 수현이 준비가 덜 됐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소희정은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맡기라고 한다.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건달들과 한바탕 싸움을 벌인 채린과 양금. 양금은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고, 채린은 그런 건달들을 봐주면 안 된다며 오늘은 장사를 접자고 말한다. 한편 복자를 찾아간 원자는 앞으로는 어머님이라 부를 테니 잘 대해 달라고 말하고, 다린에게는 공기놀이를 하자며 환심을 사려는데….   ●강적들(KBS2 오후 9시55분) 빚쟁이 사건으로 가족사를 들킨 것에 자존심이 상한 영진은 관필에게 공과 사는 구분하자고 분명히 선을 긋고, 그 사건을 계기로 수호는 관필이가 영진에게 마음이 있다고 넘겨짚게 된다. 한편 영진은 뜻하지 않은 여자아이의 방문을 받고 그 아이가 바로 관필의 숨겨둔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 [27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사고로 팔 다리를 잃은 7명의 장애인과 이들의 손과 발이 되어줄 멘토 대원으로 이루어진 희망원정대. 몸의 장애가 마음의 장애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힘겹게 히말라야에 오른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15일 간의 나야칸가 원정길을 동행한다.●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아이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당(糖)량은 무려 61g.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50g)을 훌쩍 넘는 수치이다.40∼50대 중년도 예외는 아니다. 중년인구의 5%가 하루에 111g의 당을 섭취하고 있다. 알고 먹는 설탕보다 모르고 먹는 설탕이 더 많다는데…. 설탕의 본 모습을 파헤친다.●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30분) 최근 개그콘서트에서 한참 인기몰이 중인 ‘닥터 피쉬’의 유세윤, 이종훈, 양상국이 출연한다.MC 현영이 닥터 피쉬에게 본인을 위한 노래를 한곡 부탁하자, 이에 유세윤, 이종훈이 ‘나 혼자 두고 가지마 계산은 하고 가 이 사람아’를 들려준다. 또 가수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를 들려준다.●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를 이끌어가던 당대 최고의 배우. 그가 죽자 그의 연인은 그가 아끼던 반지를 소장하게 되었다. 그 반지는 그가 영화에 끼고 나왔을 정도로 애착을 가진 물건이었던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반지를 소장한 이들은 끔찍한 일을 겪게 되는데…. 이 반지에 얽힌 저주의 정체는 무엇일까?●라이프 특별조사팀(MBC 오후 11시40분) 특별조사팀에서는 보험금의 수익자가 부모가 아닌 아동 교통사고와, 보험이 보장받기 시작한 첫날 간암 진단을 받은 보육원 원장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아이의 부모를 만나러 간 일행은 보험 수익자가 아이의 친모와 결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아이가 몽유병이 있어서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한다.●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아동범죄가 잇따르자 학교, 학원 앞에는 학부모들이 장사진을 치고 맞벌이 부부들의 의뢰를 받은 경호요원들까지 등장했다. 아이들의 소지품 목록에는 호신·안전용품은 물론 위치추적이 되는 휴대전화가 필수품으로 올라있다. 아동범죄로 달라진 요즘 세태를 살펴보고, 각종 대책의 효과를 짚어본다.●희망풍경(EBS 오전 6시) 떡볶이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서울시 성동구의 테이크아웃 카페 해누리 2호점. 청계천 근처 3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분주히 떡볶이며 어묵, 생과일 주스 등을 만들어 파는 종업원 세 사람은 모두 지적 장애인들이다. 당당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이들의 첫걸음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와 만나는 과정을 엿본다.●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아프리카에서 밀렵이 성행했던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까지 60% 이상의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죽음을 당했다. 그로인해 1989년부터 상아거래를 금지했고 이후 코끼리 수는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서 상아 밀수가 목격돼 안전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 아르마니 패션제국/레나타 몰로 지음

    1980년대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는 부유층 여성만 상대하는 남창에 관한 이야기다. 상류층 여성을 만나면서 시시각각 매력적이고 이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의 변신이 눈부시다. 당시 주인공을 맡은 리처드 기어가 바꿔 입고 나왔던 정장은 곧바로 패션리더들의 화두로 등장했다. 은근하면서 우아하고 기품있는 스타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떠오르는 디자이너가 의상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잭 니콜슨,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인들이 앞다퉈 구매했다.1975년 문을 연 패션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불과 5년여 만에 세계 최고의 명품브랜드 반열로 오르는 순간이었다.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74). 세계 37개국 290여개 매장에서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패션왕국의 제왕이다.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레나타 몰로가 쓴 그의 전기 ‘라이프스타일 창조자 아르마니 패션제국(이승수 옮김, 문학수첩 펴냄)이 출간됐다. 저자는 아르마니의 친구 등 주변 인물들을 공략해 얻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베일 속에 가려진 그의 실체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길지 않은 역사의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남성과 여성을 섞는,‘성 융합’이었다.1970년대 화려하게 멋을 낸 여성복 트렌드에 도전한 아르마니는 중성적인 우아함을 갖춘 실용적인 패션으로 승부했다. 또한 딱딱한 이미지의 남성복 트렌드에 맞서 회색과 베이지색을 합친 ‘그레이지’ 색상으로 은은함과 실용성을 강조한 패션으로 남성복을 편안하고 부드럽게 변신시켰다. “조명, 사진작가, 관객들이 모두 앉아 있습니다. 패션쇼가 시작돼야 하는데 의상들이 없는 겁니다. 이것이 내가 자주 꾸는 악몽입니다.” 아르마니의 고백은 완벽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이미지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70년대 佛등 외국여성 28명 납북”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여성 3명을 비롯,28명의 외국 여성이 1970년대 북한에 납치됐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 피가로는 이날 일본측의 여러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이 1970년대 당시 요코다 메구미(1977년 납북) 등 일본인 외에 프랑스인 3명과 이탈리아인 3명, 네덜란드인 2명, 중동인 2명 등 28명의 외국인 여성을 납치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납치된 레바논 여성 3명이 1979년 풀려나면서 밝혀지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르 피가로는 일본 총리실의 납북자 담당 국장인 아메미야 도시오의 말을 인용, 납치 배경으로 “1976년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등장했던 김정일 위원장이 정보기관의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외국어 교수요원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vielee@seoul.co.kr
  • ‘만다라’ 김성동이 추리작가라고?

    ‘만다라’ 김성동이 추리작가라고?

    소설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이 생계를 위해 추리소설을 썼다? 문학과지성사가 만 8년의 작업 끝에 내놓은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의 작가 설명에 어처구니 없는 오류가 발견돼 책을 다시 제작하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가 된 부분은 1960년대 이후의 소설을 정리한 ‘소설2’ 가운데 김성동씨에 대한 설명. 이 책에서는 1960∼1970년대 대표 작품 중 하나로 김씨의 단편 ‘오막살이 집 한 채’를 싣고 여기에 이익성 충북대 교수가 쓴 해제를 덧붙였다. 이 교수는 “김성동은 ‘만다라’ 발표 이후 생계를 위해 문학의 순수성과 관련된 본격 문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추리소설을 창작하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했다.”며 “그와 동시에 구도적인 경향을 종교에서 바둑으로 관심 영역을 확장해 ‘국수’와 같은 작품을 창작하기도 하고, 사회적 관심을 보인 ‘영부인 마님 정말 너무해요’와 같은 작품 등을 발표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추리소설을 쓰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다른 유명 추리작가와 혼동을 한 듯하다는 것이다. 또 ‘국수’ 등에서 바둑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다른 주제를 이끌어 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영부인 마님’도 여러 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한 콩트집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평론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존중하려고 했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30년간의 작가 생활을 무(無)로 만든 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출판사와 해제자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학과지성사측은 김씨가 직접 편지를 보내 오류를 알린 지 3개월이 지난 지난주에야 서점에 공문을 보내 문제가 된 ‘소설2’를 회수키로 했으며 우찬제 서강대 교수가 작성한 새로운 해제를 갖고 책을 다시 제작해 기존 책을 전량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호기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며칠 전 찾아가 직접 사과를 드렸고 계간 ‘문학과사회’ 여름호를 통해서도 공개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모든 초교에 체육보조교사”

    “모든 초교에 체육보조교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모든 초등학교에 체육보조교사를 배치하도록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22일 한국스포츠외교포럼(회장 김범식 성균관대 교수)이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회 정기포럼에 참석,“현행 입시제도 등을 감안할 때 초등학교에 우선 체육보조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이렇게 하면 일자리 창출과 학교체육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내 체육관 300곳 신설 지원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우선 하반기에 1000명을 배치하고 매년 두 차례 같은 규모의 교사를 배치해 임기가 끝날 때쯤 모든 초등학교에 보조교사가 배치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만 74억원의 예산이 확보돼 있고 내년 이후 매년 150억원 안팎의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초등학교는 지난해 말 현재 5756개 교이다. 문화부는 또 전용체육관이 있는 학교가 전체 초·중·고교의 8%에 지나지 않고 100m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운동장을 갖춘 학교도 절반이 안 되는 실정을 감안,5년 안에 체육관을 300곳 신설하도록 한곳당 평균 10억원을 지원, 설치율을 1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체육인·국민 뜻대로 단체 통폐합” 한편 유 장관은 전날 신재민 제2차관이 한국스포츠클럽 포럼에서 체육단체의 통합과 분리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시사한 데 대해 “체육계의 구조조정은 체육인들이 원하는 대로,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하겠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신 차관이 “대상 기관과는 일절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과 분명 달라 향후 체육계와의 이견을 어떻게 좁혀나갈지 주목된다. 포럼 고문 자격으로 이날 참석한 이연택 체육회 전 회장은 1970년대 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분리됐을 때 알력이 심했던 점, 선진국이 통합하는 추세인 점,‘작은 정부’ 원칙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체육회와 KOC의 분리 방침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꽃과 나뭇잎 그림으로 조각으로 본다

    꽃과 나뭇잎 그림으로 조각으로 본다

    중견 화가 김홍주(63·목원대 교수)씨와 조각가 정광호(49·공주대 영상예술대학원 교수)씨가 25일부터 새달 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인전을 연다. 두 작가에게 어떤 공통분모가 있어 공동전시를 열게 됐을까. 무엇보다 두 사람의 활동거점은 대전.“지방에 살면서 치열히 예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가들”이라고 전시를 기획한 가나아트센터 측은 귀띔했다. 거창한 의미를 굳이 캐지 않아도 된다. 두 작가가 함께 주목한 사물은 꽃과 나뭇잎. 그림으로, 조각으로 구현한 자연을 완상하는 즐거움이 보장되는 전시이다. 1970년대 초 개념미술을 지향한 김씨의 트레이드 마크는 솜털을 촘촘히 채워 넣은 듯 그리는 세필 작업.1980년대 중반 이후 시작한 세필 작업으로 꽃, 지도 등의 이미지를 모티프로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도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을 들고 나온다. 나뭇잎(사진 왼쪽), 지도, 얼굴 등을 소재로 한 작품 21점을 내놓는다. 원색을 주로 동원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엔 검은색이나 파스텔조의 편안한 작품들이 새롭다. 1994년부터 구리선을 고집스럽게 오브제로 동원해온 정씨는 45점이나 내놓는다. 항아리, 물병, 정물, 꽃과 나뭇잎(오른쪽), 거미, 물고기 등 대상이 매우 다양하다. 어떤 작품이 어디에 놓였는지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작가의 의중을 읽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을 듯하다. 작가는 “작품이 어디에 놓이게 될지 미리 배경까지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고 했다.(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큰입배스 먹고 건강·환경 살려요”

    “큰입배스 먹고 건강·환경 살려요”

    “큰입배스 많이 드시면 건강도 환경도 살아나요.” 한강유역환경청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악명 높은 큰입배스의 식품 가치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달 말 학교급식 영양사를 대상으로 농어요리 시식회를 개최하고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식품으로서 큰입배스의 수요층을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인 홍보 활동을 벌인다. 큰입배스는 25∼50㎝ 길이에 크고 앞으로 튀어나온 입을 특징으로 하는 육식 물고기.1970년대 초반 정부가 새로운 먹거리로 해외에서 들여온 뒤 전국의 강과 호수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환경부는 1998년부터 큰입배스를 비롯해 붉은귀거북이나 황소개구리 등 외래종 10종을 생태계 위해성 1등급 동식물로 지정해 퇴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강유역청도 2006년 9월 ‘팔당호 생태계교란어종 포획단’을 발족시켜 큰입배스에 대한 포획활동을 벌이고 있다. 큰입배스는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식용 물고기로서의 가치를 높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맛과 영양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면 식용 자원 조성과 교란종 퇴치라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한강유역청은 기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큰입배스는 평균적으로 칼슘 88㎎/100g, 인 245㎎/100g, 철 4.5㎎/100g을 함유하고 있어서 다른 민물고기에 비해 미네랄 성분이 1.5∼4배가량 많이 들어있다. 반면 지방은 0.4㎎/100g으로 다른 민물고기의 10∼30%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노화를 방지하는 아미노산인 타우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큰입배스가 고급 어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집중 인터뷰] 美 칼더 교수 한국 자원외교 성공조건 조언 “전략적으로 선택, 조용히 추진을”

    [집중 인터뷰] 美 칼더 교수 한국 자원외교 성공조건 조언 “전략적으로 선택, 조용히 추진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15일 방미를 시작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 실용외교의 중요한 한 축은 ‘자원외교’다. 에너지 안보 및 일본 전문가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 연구소장인 켄트 칼더 교수를 만나 세계 자원외교의 현황과 한국 자원외교의 전망과 성공전략 등을 들어봤다. ▶자원외교가 국제사회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 경제가 성장하면서 에너지 수요도 크게 늘고 동시에 에너지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안전한 에너지원 확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자원외교라고 하면 흔히 석유나 천연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 확보와 같은 1차원적 의미만 떠올리는데. -그렇지 않다. 석유나 천연가스·액화천연가스(LNG) 등 모든 에너지원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안전한 수송로 확보가 중요하다. 대체에너지 개발도 관련이 있다. 자원외교는 결국 안보와 경제성의 복합적인 문제다. 남북한 모두 에너지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은 국제화돼 있어 다양한 에너지원 접근이 자유로운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원외교에서 중국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면서 중국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 바람직한 자원외교 전략은. -경쟁을 가열시킬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때문에 자원외교 대상 국가들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무엇을 제공할지 염두에 둬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조용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상관없다. 오히려 바람직한 측면이 많다. 한국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고, 에너지 절감 산업기술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기술개발과 관련, 국제적인 협조를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1) 자원 외교의 범위-공급원 다변화에서 대체에너지 개발까지 ▶중국의 자원외교에 대해 평가는. -자원외교에서 중국이 가장 활발하고 인도가 뒤를 잇고 있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특히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에 집중하고 있다. 남미에도 관심이 많은데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이 워낙 빨라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해외 에너지원 확보가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또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네크워크를 확대하는 데 관심이 많다. 지정학적인 역할도 자원외교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다. 중동의 경우 이라크는 상황이 불투명하고, 이란은 미국·유럽과 핵문제가 걸려 있어 미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남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도·일본의 자원외교를 비교하면. -인도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가깝기 때문에 현재는 주로 러시아에 자원외교를 집중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경우는 중앙아시아와 연결이 돼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는 아직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일본은 원유의 90%를 중동에서 수입한다. 중동의존도가 엄청난데도, 아직 수입선 다변화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동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부다비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좋다. 반면 아프리카에는 관심이 적다.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의사결정 과정이 더딘 측면이 있다. 에너지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아 자원외교에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다. (2) 한국이 살릴 강점-중국패권 경계하는 친미국가 공략해야 ▶한국은 어떤가. -새 정부가 자원외교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하다. 아프리카와 남미에 관심이 많은데 이 지역에 먼저 진출한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의 자원외교가 성공하려면 중국과 과도한 경쟁을 피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펴야 하는데. 실현 가능한가. -중국과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상 국가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좋은 쪽을 부각시켜 접근하면 된다. 국제사회가 중국만큼 한국을 경계의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유리하다. 타이완과 가까운 나라, 아니면 최소한 친중국 정부가 아닌 나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별로 구체적으로 적용한다면.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주목해야 한다. 우선 중국과 관계가 매우 긴밀한 나라들은 한국에 아무래도 불리하다. 역으로 미국과 관계가 좋은 나라, 예를 들어 리비아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더욱이 한국과는 과거부터 좋은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유리하다. 베네수엘라도 지정학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미국과 관계가 좋지 않아 중국에 유리한 측면이 있고, 중국은 차베스와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한다. 따라서 베네수엘라보다는 브라질이 한국에는 더 좋은 자원외교 상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경우 타이완을 인정한 나라를 고려할 수 있다. 우라늄의 경우 니제르 공화국이 타이완을 국가로 승인했다. 중동에서는 예멘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옆에 있고, 친서방 정책을 펴며, 중국과의 관계도 특별히 우호적이지 않다. 오만도 마찬가지다. 걸프지역 소국들, 석유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사우디와는 1970년대부터 한국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사우디와 미국 관계를 고려할 때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도로 등 인프라 건설뿐 아니라 주요 항만 등 군사시설 건설에도 한국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보안이 중요한 만큼 한국에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천연가스는 카타르가 매우 중요하다. ▶이란은 어떤가. -이란도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국제사회와 핵개발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어 당장은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핵문제가 해결되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본다. ▶남미나 아프리카 이외의 관심지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빠뜨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곳이다.1997∼98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리스크도 많이 줄었다. 이 국가들은 중국에 경계심을 갖고 있고, 외국인 투자도 다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도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수단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인권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자원외교와 인권외교가 충돌하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이 있다. 자원외교 대상 국가들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이고, 정치적 상황이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에 인권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따라서 경계를 해야 한다. 지나치게 억압적인 나라들과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화제를 돌려 러시아-중국-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개발 사업이 동북아와 북한 안정에 기여할까. -가능한 얘기다. 전제조건은 북한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일리가 있다. 한국은 에너지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은 장기적인 과제이고, 대신 단기적으로는 사할린의 LNG를 염두에 두는 것이 낫다. (3) 인권 외교와 충돌 주의-지나치게 억압적인 개도국은 피해야 ▶한국 정부는 자원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아프리카 공관을 대폭 확대했다. -바람직한 조치들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 흑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버락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특히 동북아의 상황은 훨씬 더 역동적이 될 것이다.LNG 파이프라인, 중동 상황도 훨씬 유동적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아프리카 경제적 상황의 심각성을 점점 인식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수출은 아프리카 경제를 지원하는 최적의 방법이다. 한국이 아프리카에서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미국에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부개발원조(ODA)도 마찬가지다.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동북아지역이 매우 역동적으로 바뀔 거라고 했는데. -힐러리 클린턴 의원이 당선된다면 중국 중심의 동북아정책을 펼 것이고, 존 매케인 의원이 당선된다면 일본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반면 오바마라면 한국 등 더 광범위한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다. 아시아의 지역구도에 대해 선입견이 없기 때문이다. 동북아 자원외교의 향방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에 대한 조언은. -자원외교를 하는 데 세 가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첫째 효율성과 에너지 절약, 둘째 에너지원의 다양화, 셋째 지정학적 요소다. kmkim@seoul.co.kr ■ 켄트 칼더 교수는 누구 동아시아, 특히 일본 및 에너지 안보 분야 전문가다.2005년 서울대에서 교환교수로 강의를 하는 등 한국도 잘 이해하고 있다. 하버드대학(1973∼83), 프린스턴대학(1983∼2003) 교수를 지냈다. 주일 미국대사의 특별 자문(1997∼2001),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특별자문(1997)으로 활동했으며 동아시아 정치경제와 안보에 관한 4권의 저서가 있다.
  • ‘뉴타운’ ‘그린벨트’ 모두 空約으로

    정부가 ‘4·9총선´ 과정에서 나왔던 정치권의 무분별한 선심성 공약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뉴타운 추가 지정, 그린벨트 추가 해제 등 부동산과 관련한 무분별한 공약을 먼저 타깃으로 했다. 총선이 끝나면서 특히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이상급등 조짐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세훈시장 “강북 집값 들썩이는 한 추가지정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현재 추진 중인 뉴타운 사업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뉴타운을 추가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오 시장은 이날 평화방송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총선에서 뉴타운 공약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에 자극을 주는 시점에는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1∼3차 뉴타운이 가시화됐을 때 4차의 지정이나 기존 뉴타운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뉴타운 논란은) 선거 때 흔히 나올 수 있는 정도의 말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강북지역 부동산 값이 조금씩 들썩이고 있는 시점에서는 뉴타운의 추가 지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대해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의 필요성은 정부와 서울시가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하지만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정책 보완을 통해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미 시내 26곳의 뉴타운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공사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뉴타운 개발이 주로 강북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1개 자치구에 1∼2개 이상 지정을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4·9총선에서 후보가 뉴타운을 공약으로 내건 지역은 모두 29곳에 이르고 있다. 후보들은 “오 시장을 만나 뉴타운 지정을 약속 받았다.”는 식으로 유권자들에게 말하곤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국토부 “확정된 것만 추진… 더 해제할 계획 없다” 일부 후보자들이 총선 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도시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추가 해제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14일 그린벨트는 이미 풀기로 계획된 물량 외에 추가 해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렬 국토부 도시환경과장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이미 확정된 권역별 광역도시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 중에 있는 사항”이라며 “그린벨트 추가해제 및 해제권한의 지방자치단체 이양 계획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추가 해제 예정 물량 142㎢에 대해서는 점차 풀겠지만 나머지 3820㎢는 해제하는 방안을 전혀 검토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그린벨트 추가 해제 기대를 차단하고 나선 것은 새 정부의 규제완화 바람과 그린벨트 해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후보들의 당선으로 부동산 투기 심리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나라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그린벨트가 선별적으로 풀릴 것이라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4·9총선’에서 국토부 장관이 갖고 있는 그린벨트 해제권을 일부 지자체장에게 넘기고, 그린벨트가 풀리는 땅에는 장기임대 산업단지를 세우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린벨트는 무분별한 도시 확산과 마구잡이 개발을 막기 위해 1970년대부터 도시 주변 개발행위를 제한해 온 지역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특파원 칼럼] 첫 여성 주한 미대사에 거는 기대/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첫 여성 주한 미대사에 거는 기대/김균미 워싱턴특파원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비준청문회를 마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비준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될 가능성이 언론에 처음 보도된 뒤로 그처럼 한국 언론에 자주 소개된 미국인도 드물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정도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최초의 여성 주한 미국대사라는 점,20대 때인 1975∼1977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서 살아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점, 주한 미국대사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는 점 등이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다 외아들을 서울에서 근무할 때 낳아 한국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 같은 한국과의 소중한 인연들은 한·미 동맹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매우 큰 자산이다. 지난 9일 상원 인준청문회가 끝난 뒤 한국특파원들과 만난 스티븐스 지명자는 자신이 경험한 1970·80년대 한국이 아니라 “현재의 한국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어 공부를 부임 전까지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사로서 한국어를 잘 한다는 것은 장점이다. 그만큼 의사소통이 자유롭다는 얘기다. 통역을 통하지 않고도, 한국 현지의 분위기와 사정을 여과없이 이해해 괴리감을 줄일 수 있다. 격동기였던 70·80년대 거의 7년간의 한국 경험을 통해 얻은 한국 사회와 문화, 한국인의 정서에 대한 이해는 더 큰 자산이다. 70년대 ‘보통’ 사람들과의 만남,80년대 격렬했던 민주화 시위와 민주화 과정을 직접 목도한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스티븐스 지명자가 언급했듯 2008년 한국은 1980년대 한국과는 많이 달라졌다. 우선 미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세대에 따라, 진보냐 보수냐 성향에 따라 대미관은 다양해졌다. 반미감정도 엄연히 존재한다. 한국 사회는 다변화됐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북핵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남북관계도 확연하게 달라졌다. 달라진 2008년 한국을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관계 복원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 TA), 주한미군 재배치·전시작전권 이양문제·방위비분담금 문제 등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나가는 데 필수적이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한·미관계 개선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원하는 미래의 한·미관계가 보다 균형된 동반자적 관계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미 동맹 복원을 한국 정부가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 놓았다고 해서 행여 다소 소원했던 전 정부에서는 요구하지 못했던 사안들을 봇물처럼 쏟아낸다면 그나마 호의적으로 변했던 여론이 언제든 돌아설 수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잘 알고,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스티븐스 지명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한국민들의 기대도 높다. 미국대사로서 당연히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국,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와 각계 지도층 인사들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한국인들을 가능한 한 많이 만나 ‘진짜 민심’을 파악하길 바란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미국대사의 역할과 새로운 한·미동맹의 복원을 말하는 2008년 미국대사의 역할에도 분명 차이가 있다. 균형잡힌 쌍방향적인 한·미 관계가 가능하도록 가교 역할을 해 미국대사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남기길 기대해본다. 김균미 워싱턴특파원 kmkim@seoul.co.kr
  • ‘바람직한 도시’ 학문적 조명 활기

    ‘바람직한 도시’ 학문적 조명 활기

    국가와 자본 일방의 도시개발이 아닌 민의가 투영되는 도시 만들기가 학문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화가 강제하는 ‘글로벌 도시’ 담론에 대응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글로벌 도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꼽힌다. 국내에서도 ‘제2의 두바이’를 꿈꾸며 송도신도시로 대표되는 국제도시와 명품도시 건설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도시는 세계화가 제시하는 경쟁력 있는 도시의 미래형인 동시에, 주민들의 오랜 생활터전을 위협하는 성장의 정글이다. 도시가 학계의 비판적 탐구 대상인 ‘공간정치’의 장으로 대두되는 까닭이다. ●‘공간정치’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도시개발 한국영상문화학회가 12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여는 학술대회 ‘새로운 도시 시학을 위하여’는 인식론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탐구한다. 기조발제(‘주거·도심·전원-도시 미학의 여러 요소’)를 맡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그의 주요 이론틀인 ‘심미적 이성’으로 현대 도시를 탄생시킨 ‘산업적 합리성’을 성찰한다. 생산기능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직된 공간은 생산능력을 갖지 못한 빈민촌을 배제하는 대신 깔끔하게 정리된 공단과 연구소, 집단 아파트를 전면에 내세운다. 김 교수는 “산업적 합리성이란 합리적 정치권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가장 손쉽게 작용하는 기능주의적 원리”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세계화 과정에서 한층 부각되는 수직 구조물의 비(非)심미성을 비판하는 한편,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수평 건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계간 ‘황해문화’는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적극 활용한다.6월 발간될 황해문화 여름호는 ‘도시의 재기획화’란 주제로 글로벌 도시로 표상되는 도시담론의 현주소를 분석하는 대형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황해문화가 글로벌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은 ‘공간정치’다. 기획을 총괄하는 건축평론가 전진삼 편집위원은 “현대 사회의 도시개발 배경엔 정치적 함수가 짙게 깔려 있다.”면서 “정치적 시각으로 개발 프로젝트들을 비판·분석해야 정치권력의 책임도 제대로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청광장 개발, 청계천 복원, 한반도 대운하 사업 등 정치인이 공적 자산을 활용해 자신을 상징하는 대형 토목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관행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는 지적이다. ●주민 뜻 반영한 대안 도시 만들기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안산지역연구팀’의 대안도시 만들기는 실천적인 성격이 강한 작업이다. 성공회대, 한신대, 상지대가 공동운영하는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연구원들은 2004년 팀을 결성해 경기 안산시를 집중 연구, 그 성과를 최근 ‘전환기의 안산’(정건화 등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이란 책으로 펴냈다. 연구팀은 안산을 한국 사회의 제반 문제들이 집약된 공간으로 파악한다.1970년대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안산은 80년대 가난한 노동자들이 밀집한 공단도시로,90년대 이후 이주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로 옷을 바꿔 입었다. 현재는 세계화 담론의 유행을 타고 ‘첨단산업도시(멀티테크노벨리)’ 개발이 추진되면서 시민사회와 갈등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주노동자 및 비정규직 노동자와 연대해 지역조직을 만들고, 지역 현안을 주제로 각종 토론회를 여는 등 학문적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이슈에 깊숙이 개입했다. 공동필자 가운데 한 명인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도시는 지역적 특성을 무시한 채 획일적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면서 “대학과 연구자가 지역 문제에 적극 참여해 대안을 고민하는 작업이 활성화돼야 주민의 뜻이 반영된 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4) 증산도 상생문화硏 빅토르 앗크닌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4) 증산도 상생문화硏 빅토르 앗크닌

    대전시 중구 선화동의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는 민족종교 증산도 사상의 학술적인 정리와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증산도의 대뇌격 기관. 외국인 3명을 포함한 25명의 연구원이 크고 작은 모임과 세미나를 이어가며 증산도 사상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곳에서 증산도 도전(道典)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막바지 작업에 매달려 있는 캐나다 국적의 연구원 빅토르 앗크닌(56). 옛소련 하카스 자치주의 원주민 출신으로 한국의 소수종교 증산도와 한국문화를 러시아에 알리기 위한 첨병 역할을 4년째 맡고 있는 유별난 언어학자이자 문화 호사가이다. ● 옛 소련 하카스 자치주 원주민 출신 증산도 도전을 양손에 든 채 1층 자료실에서 객을 맞은 빅토르 앗크닌은 외국인이라기보다는 한국인에 아주 가까운 동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연구소 주변에 흐드러진 봄꽃만큼이나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손을 내민 앗크닌은 능숙한 한국어로 증산도의 요체를 펼쳐놓았다. 시베리아 아래 크라스노얄스크 남쪽, 인구 12만명의 작은 도시 아바칸에서 홀어머니 슬하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옛소련 자치주의 원주민이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 한국의 소수종교 증산도, 아니 한국문화에 깊숙이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증산도에 입도(入道)하면 그 순간부터 증산도에 매몰될 수밖에 없지요. 순수하게 증산도를 보기 위해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증산도를 웬만한 증산도 도인들보다 더 잘 알고 깊숙이 빠져 있지만 오염되지 않은 증산도를 파고들기 위해 ‘비신자´로 머물러 있다는 앗크닌. 그는 자치주 원주민이란, 이른바 출신성분 때문에 적지않은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던 지난날을 넌지시 들춰낸다. 레닌그라드대(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역사학부에 다니던 형이 “언어에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 레닌그라드대 외국어학부를 지원해 보라.”고 권유해 고교 졸업을 2년 앞두고 레닌그라드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뜻을 간곡하게 담은 편지를 직접 썼다고 한다. 모국어와 가까운 터키어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입학연도엔 터키어과 모집이 없어 대신 일어과를 지원했는데 그만 낙방하고 말았다. “레닌그라드대 일어과는 최상의 출신성분에 최고 점수를 맞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어요. 자치주 소수민족의 애환을 처음 알았지요.” 결국 차선의 선택으로 ‘조선어학과´에 들어간 게 사실상 한국과 맺은 인연이라면 첫 인연이다. 대학 재학시절 소련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적국 수준. 졸업을 해도 마땅히 할 일이 없을 만큼 조선어학과 학생들은 찬밥신세였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어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조선 역사와 문학, 민속학, 종교까지 파고들었으니 ‘한국학´을 제대로 공부한 셈이다. 레닌그라드대 재학중 북한의 김일성대학에 유학해 중세 조선어사와 문법, 역사도 배웠다. 레닌그라드대에서 조선어부터 시작해 영어, 중국어, 일어를 배웠고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석사과정을 하면서 러시아어, 독일어, 만주어, 몽골어, 에벵키어, 타타르어를 더해 자유롭게 구사하는 언어가 무려 11개 국어나 된다. “대학 시절, 그때만 해도 ‘결코 갈 수 없는 나라´였던 남한에서 직접 들어온 책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신문이나 TV에서도 한국과 관련해 좋은 쪽 이야기들은 아예 보거나 들을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 생애 처음 본 한국인 고송무씨와 교유… 한국공부 힘써 1970년대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난 고송무(1947∼1993)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남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고송무는 중앙아시아에서 한인들을 연구하는 데 몸 바쳐 ‘고려인 연구분야의 선구자´로 통하는 인물. 당시 헬싱키국립대 한국어 교수였던 고송무와 교유하면서 얻은 국어사전이며 잡지들을 몰래 갖고 삼엄한 러시아 국경을 넘을 때 진땀을 얼마나 흘렸을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져 갔고 1985년부터는 유럽한국학협회 회원 자격으로 한국학 관련 학과가 설치된 유럽의 대학들을 돌며 논문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1990년 한·소 수교가 됐지만 여전히 소련에선 한국 관련 책이며 문헌들을 보기란 수월치 않았다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한국어문화센터 부소장으로 일한 지 6년쯤 됐을까. 우연히 접한 증산도 사상서 ‘이것이 개벽이다´ 요약집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한다. “종교·사상서에 앞서 한국의 문화와 고대역사, 철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책이었어요. 러시아를 비롯해 서양인들에겐 생소한 후천(後天)이며 개벽, 원시반본(原始返本) 사상이 눈에 쏙 들었습니다.” 1년에 걸쳐 요약집을 러시아어로 모두 번역해 놓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수교 이듬해부터 수년간 학술진흥재단과 대학들의 초청으로 무려 15차례나 한국을 다녀갔다고 한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겪은 인생의 첫 좌절 기억에 얹혀, 탈이데올로기를 앞세운 페레스트로이카(개혁)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소련의 현실에 불만이 컸던 것 같다. 결국 2000년 소련 생활을 정리하고 캐나다 이민을 택했다. “이민 후 본격적으로 러시아 문화와 한국 문화의 관계에 집착하게 됐지요. 옛소련 자치주였던 터키계 저의 모국 언어와 한국어는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샤머니즘의 상관성도 아주 많고요.” 한국·캐나다 문인협회에 들어가 러시아와 한국의 시문학들을 서로 비교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자신을 애타게 수소문한 증산도측이 증산도 도전의 러시아어 번역을 의뢰해온 데 선뜻 응했고 4년째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증산도 도전의 러시아판은 영어, 일어, 중국어, 독어, 불어, 스페인어 등 6개 언어 번역에 이은 마지막 번역작업.900쪽 분량으로 번역되어 ‘러시아판 도전´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마지막 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증산도와 인연이 돼서 지금 한국에 몸을 두고 있지만 따져보면 먼 옛날부터 한국에 오도록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문화의 많은 부분을 담고 있는 증산도 도전을 러시아인들에게 알리는 기수 역할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 틈만 나면 사찰·박물관 등 찾아다녀 ‘우주 순환의 큰 판 짜기´, 증산도에서 흔히 말하는 도수(度數)를 인용해 자신의 한국 살이를 “내 뜻이 아닌, 누군가가 정해놓은 길”로 받아들인다는 앗크닌. 틈만 나면 훌쩍 떠나 사찰이나 박물관 등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구석구석을 뒤진다. 한국인을 닮은 생김새 때문인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고국에 돌아온 한국인”으로 보아주는 게 재미있고 반갑단다. “서양의 시간관이 직선적이라면 동양의 시간관은 순환성이 아주 강합니다. 개개인이 자신의 근본과 뿌리를 찾자는 원시반본도 결국 동양의 순환적인 시간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요즘은 부쩍 천도교며 원불교 같은 한국의 다른 민족종교들을 비교하는 데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너무 서두는 게 큰 흠인 것 같아요. 뿌리와 근본을 찾아가는 원시반본이 중요하지만 천천히 나를 돌아보는 느림의 원시반본이야말로 지금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요. 내가 한국에 사는 것도 그 길을 찾기 위한 작업인 것 같아요.” 글 사진 대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빅토르 앗크닌 ●1952년 옛소련 하카스 자치주 아바칸 출생 ●1973∼1974년 김일성대학 유학 ●1975년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 동양학부 조선어과 졸업 ●1980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석사 ●1980∼2000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연구원 ●1991∼200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한국어 문화센터 부소장 ●2000년 캐나다 이민 ●2002∼2004년 한국·캐나다 문인협회 회원 ●2004년∼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원, 증산도 도전 러시아어 번역
  • 서울 화랑가 세계 거장들 봄 전시 붐

    서울 화랑가 세계 거장들 봄 전시 붐

    올봄 국내 화랑가는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국제 미술시장에서 작품성, 상업성을 두루 인정받은 ‘블루칩’ 작가들을 대형 화랑들이 앞다퉈 유치하고 있는 분위기이다.‘거장’이란 수식어로 지면을 통해 이름만 들어온 유명작가들이 줄줄이 서울에 도착했다. 진정한 미술애호가라면 올 4,5월은 무척이나 분주해질 듯하다. ●안젤름 키퍼 ‘거장의 묵시록’ 독일의 신표현주의 거장 안젤름 키퍼(63)가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에 대표작을 풀어놓았다.1995년,2001년에 이어 국내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리기는 세 번째. 요셉 보이스 이후 독일이 낳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키퍼는 1970년대 나치정권이나 유대인 역사 등 당시는 금기시된 주제를 다루면서 현지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독일 대표로 참여하면서 그는 세계적인 작가로 급부상했다. 그가 천착해온 주제는 종교와 신화, 인간과 우주, 생명과 죽음, 하늘과 땅 등으로 요약된다. 종교적 엄숙함을 배경으로 그의 작품들은 사진, 납, 고사리, 나뭇가지, 흙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물성’을 최대한 생생히 살려낸다는 게 특징.‘땅위의 하늘’(380×560㎝)을 비롯한 대형 회화 9점, 씨앗에서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양치식물의 생명주기를 대형 패널 20개에 담은 작품 ‘양치식물의 비밀’과 납으로 만든 책 등 설치작품 2점이 선보인다. 새달 24일까지.(02)733-8449. ●‘대지의 화가’ 크리스토·장 클로드 부부 ‘대지예술’이란 1960년대 후반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미술 경향. 지구 환경 자체를 예술작품의 장으로 활용해 공간변화를 시도한다. 익숙한 공공건물이나 자연환경을 포장(wrapping)함으로써 전혀 낯선 공간으로 바꿔버리는 ‘대지의 화가’ 크리스토 자바체프(73) 작품을 청담동 박여숙화랑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퐁네프 다리, 베를린 국회의사당 등을 포장해 세계적 주목을 끌어온 이들 부부는 전시를 앞두고 직접 내한해 작품에 유별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길게는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하는 ‘마스타바 프로젝트’와 미국 콜로라도주의 ‘아칸소강 프로젝트’. 피라미드 이전의 이집트 무덤 형태를 재현하는 마스타바 프로젝트는 UAE 아부다비에 40여만개의 스테인리스 오일 드럼통을 높이 150m, 폭 300m 규모로 쌓는 대형 작업이다. 아칸소강 프로젝트는 약 60㎞ 길이의 아칸소강에 천을 덮어 씌우는 작업. 이번 서울전시에서는 두 프로젝트의 준비과정인 드로잉과 콜라주 작품 28점을 보여준다. 크리스토는 “바람 등 혹독한 외부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특수한 페인팅이 필요한데, 요즘은 독일에서 그런 까다로운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며 복잡한 작업과정의 한 면모를 소개하기도 했다.22일까지.(02)549-7574. ●아네트 메사제 회고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아네트 메사제(65)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와 있다. 1970년대부터 직물, 거울, 봉제인형 등 평범한 소재들로 회화 조각 사진 드로잉 등 장르를 넘나든 작가로 유명하다. 안온한 느낌과는 거리가 먼, 때론 섬뜩한 분위기의 비밀공간 같은 이미지 속에 혼란스러운 삶의 모습을 은유해 담았다.1971년작 ‘기숙생들’,1987년작 ‘나의 트로피’,2000년작 ‘소문’,2004년작 ‘카지노’ 등 60여점의 대표작품들을 전시했다. 붉은 실크로 꾸민 가로 세로 12m의 공간에 컴퓨터 장치를 설치해 기묘한 분위기를 드러낸 작품 ‘카지노’는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화제작이었다. 파리의 거리에서 발견한 죽은 참새에다 색색의 털옷을 만들어 입혀 유리장 속에 정렬한 ‘기숙생들’ 역시 강렬한 이미지의 작가세계를 압축해 보여주는 작품이다.6월15일까지.(02)2188-6309. ●줄리안 슈나벨 아시아 순회전 재주 많은 괴짜 줄리안 슈나벨(55)의 전시를 놓친다면 진짜 미술애호가라 할 수 없다. 영화 ‘바스키아’‘잠수종과 나비’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도 알려진 그는 캔버스 대신 도자기가 붙은 표면, 동물가죽, 벨벳, 타르가 칠해진 천 등 독특한 질감의 바탕에 화려한 색채, 공격적 스타일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미국 뉴 페인팅(New Painting)의 선두 주자. 이번 전시는 처음 열리는 작가의 아시아 순회전.1980년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접시회화(Plate Painting) 등 대표작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20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 ●“의자가 예술!” 론 아라드 산업 디자인에 관한 한 세계최고로 꼽히는 론 아라드(57) 개인전이 국내 처음으로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무대 디자인, 조경 디자인까지 두루 섭렵해온 작가는 상식을 뒤집는 기발하고도 혁신적 디자인의 의자작품들을 내놓았다. 등받이 각도와 의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1983년작 ‘박스인4무브먼트(Box in 4 movement)’, 강낭콩 모양 젤리를 반으로 접은 듯한 2006년작 ‘보디가드(Bodyguard)’, 벼루를 비틀어 세운 듯한 2007년작 ‘애프터소트(Afterthought)’ 등 한정판 10점을 포함한 30여점이 나와 있다. 수억원짜리 별난 의자 앞에서 ‘저것도 예술이야?’ 속엣말을 할라치면, 작가는 단언한다.“그건 틀림없는 예술이다!” 20일까지.(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코미디계 이효리’에서 사회운동가 변신 권귀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코미디계 이효리’에서 사회운동가 변신 권귀옥

    과거시절 “배고파 죽겠네.”라고 했다면 요즘에는 “바빠 죽겠네.”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심심해 죽겠네.”가 아닐까. 40대 이상의 장년층에게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의 ‘외화’를 꼽으라면 아마 ‘왈가닥 루시’나 ‘홀쭉이와 뚱뚱이 대소동’ 등이겠다.1970년대 중반 국내 방영된 ‘왈가닥 루시’는 쿠바 음악밴드를 지휘하는 리카르도와 그의 아내 루시의 일상생활을 다룬 미국의 전설적 시트콤으로 회자된다. 이 무렵 우리 안방극장에는 코미디계의 1세대로 일컫는 인물, 즉 배삼룡, 구봉서, 서영춘 등을 비롯해 배일집, 권귀옥, 배연정, 남철·남성남, 그리고 뚱뚱이와 홀쭉이의 양훈·양석천 콤비 등이 당시 간판 코미디프로인 ‘웃으면 복이와요’를 통해 등장했다. 이들은 말 그대로 “배고파 죽겠네.”라고 했던 시절, 온갖 시름에 지친 국민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이 가운데 권귀옥은 한국의 ‘왈가닥 루시’로 통하며 지금의 이효리처럼 많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늘씬한 미녀 미스 권과 땅딸이 이기동’은 단연 압권이었다. 인기 절정이던 그럴 즈음,1980년 나이 서른에 미국으로 훌쩍 떠나버려 아쉬움을 더했다. 그간 한국에 들어와 간간이 방송활동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지난 1997년, 미국 생활을 완전히 정리한 이후 봉사활동을 하며 지점토와 도예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1970년 MBC탤런트 공채2기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본래 문학도를 지망할 만큼 그는 예술과 문학에 조예가 깊다. 하여, 귀국하자마자 한양여대 도예과 한홍곤 교수한테 찾아가 도예를 배웠다. 10년 세월이 지난 지금, 나름대로 ‘흙의 이치’를 터득했고 얼마전에는 ‘권귀옥의 흙장난’이란 개인전까지 열었다. 이때 정·재계 인사들이 많이 찾아와 평소의 인간관계를 입증했다. 그가 다루는 주제는 대부분 인간 시리즈. 전시 도록의 인사말을 빌리면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못된 인간 빼고 다, 어린이들은 몽땅 예쁘다.”란다. 전시 수익금은 전부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했다. 요즘에는 ‘청계천’을 주제로 한 ‘흙장난’에 여념이 없다. 왜 흙에 파묻혔을까. 알고 보니 깊은 뜻이 있다. 한국수양부모협회(회장 박영숙)의 후원회장을 맡아 뜻에 동참하는 전국의 순수 ‘개미회원’들에게 보답 차원에서 도예작품을 하고 있는 것. 즉 ‘사회운동가=도예가’로 제2의 삶을 사는 셈이다. 서울 정릉동의 전시실에서 권씨를 만났다. 분명 1950년생인데 40대의 얼굴로 보였다. 여전히 아름답다고 했더니 “철이 없어 그렇다. 어린이하고 자주 지내니 도로 젊어진 것 같다.”며 웃는다. 또 한 달 전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이젠 고아가 됐다는 심정도 내비쳤다. 먼저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리나라는 현재 2명당 1명꼴로 아이를 낳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저출산국가이죠. 이대로 간다면 2305년이면 한국소멸을 알리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막내아이가 태어납니다. 국가는 물론이요, 민족과 문화가 통째로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요즘 미래국가로 떠오르는 인도를 보십시오.1명당 6.8명을 낳고 있습니다. 미래는 ‘쪽수’에 달려 있지요.” ▶수양부모협회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는 그 도움과 사랑을 돌려줘야 할 때입니다. 저는 결혼은 안했지만 아이를 낳아 키워 미혼모나 해체가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이서 한 아이를 키우기도 힘든데 혼자서 아이를 키울 때 국가에서 지원은 못해줄망정 손가락질 하면 안 되거든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고아원 보낼 때 어떤 경우에는 친권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의 자녀를 보통 가정에서 잠시 키우다가 낳은 부모가 정상적인 생활을 찾았을 때 다시 돌려주는 운동에 앞장서기로 했습니다. 협회는 해체가정에 대한 대안모색에서 출발했지요. 또한 2010년이면 고아원이 대부분 없어지게 돼 있어 앞으로는 수양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협회는 외환위기(IMF)때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알고 지내던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박영숙씨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모아보기로 했지요.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최저 출산국가이면서도 고아 수출국가이기도 해요. 이젠 우리 땅에서 낳아진 아이들을 우리가 키워야 합니다. 외국에 입양된 아이들이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비운의 삶을 사는 경우도 많거든요.” ▶유명 코미디언에서 이젠 사회운동가로 나선 셈입니다. “사회운동이라기보다…, 미국에 살면서도 사회단체 등에서 식사와 청소 도우미 등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거기서 우리나라가 ‘고아수출국이다’ ‘아동학대가 많다.’ 등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창피했습니다. 아무리 고아라도 동물처럼 집단생활을 하면서 키운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또 고아원에서 가끔 버려지는 아이들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매우 아팠습니다. 내 아이가 소중하면 이웃 아이도 당연히 소중한 것이 아닙니까.” ▶원래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나요. “부산 동래여고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부산시립병원에 버려진 아이들이 많았지요. 그때 아이들은 사회 저명인사 등 아무 이름이나 붙여졌는데 어느날 ‘신성일’‘엄앵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재미삼아 찾아갔어요. 그런데 먹을 것, 기저귀, 옷가지 등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을 보고 너무 불쌍해 그 자리에서 막 울었습니다. 그래서 걸스카우트에 가입했고 매주 일요일마다 그 아이들과 만났지요. 한번 안아주면 제 목을 꼭 껴안았던 그때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도예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저는 도예라는 말을 안쓰고 ‘흙장난’이라고 합니다. 한 10년정도 됐어요. 원래는 지점토를 했어요(‘종이 흙 입문’의 공동저자). 그런데 오래 못가고 잘 바스러지더라구요. 그래서 흙으로 전환했어요. 저는 철들고 나서 손톱을 길러본 적이 없어요. 뭔가 자꾸 만지는 버릇이 있습니다. 어릴 때 놀이터에서도 흙장난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요새는 ‘고통시리즈’와 ‘청계천시리즈’를 하고 있습니다.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를 때 너무 기뻐서 ‘도심속의 청계천’을 하게 됐지요. 제가 만든 작품은 협회 후원에 참여하는 분들에게만 선물로 주기 때문에 작품가치가 매우 높지요.(웃음)” ▶어떤 도예기법인가요. “저는 형식과 기법을 다 무시해요. 제맘대로 흙을 주무르지요. 또 절대 그릇을 안만들어요. 물레도 쓰지 않고요. 흙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선물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돼요.‘고통시리즈’를 하면서 못 하나 박아줄 남자도 없이 혼자 흙과 씨름하며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들한테는 항상 웃습니다. 제 DNA는 아버님을 200% 닮았거든요.” 권씨는 어릴 적부터 부산 서대신동 부잣집 딸로 통했다. 부친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글과 그림에 능했다고 한다. 만화가였던 오빠 권성국은 ‘허어선생’으로 한국일보 등을 통해 필명을 날렸다. 언니와 동생도 미대와 음대를 각각 나와 예술가 집안이나 다름없다고 권씨는 말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용도폐기가 안됐으면 합니다. 흔히 세가지 부류가 있지요. 사회에 필요한 사람, 있으나마나 한 사람, 또 있어서는 안될 사람 등이지요. 이제는 우리 사회에 대해 밥값을 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아낌없이 (마음을)퍼줄 생각입니다. 하루에 50번씩 웃는 것도 그런 마음에서이지요.” 그의 도예작품은 얼마전 동래여고 교지에 표지그림으로 실렸다. 코미디언 권귀옥이 아닌 도예가로 모교가 공식 인정(?)했다. 그는 수양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늘 함께 지낸다. 아울러 이들을 보면서 소중한 도예작품(선물)을 만든다. 그는 “요즘에는 다들 ‘바빠 죽겠네.’라고 하지만 곧 ‘심심해 죽겠네.’라고 할 텐데 심심하지 않도록 열심히 친구들과 더불어 살겠다.”고 했다.“다음달 남산에 ‘흙장난’이라는 사랑방을 오픈하거든요. 심심하거든 그리 놀러오세요.”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부산 출생 ▲68년 동래여고 졸업 ▲70년 MBC공채2기 탤런트 ▲74년 코미디언으로 전향 ▲76년 MBC 최우수연기상(코미디부문) ▲77∼85년 MBC라디오 ‘가요열차’‘싱글벙글쇼’‘라디오가요퀴즈’ ▲86년 KBS라디오 ‘저녁의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 ▲98년 ‘사람 주제’의 도예활동과 출산장려운동 참여 시작 ▲2006년 도예 첫 개인전(경향갤러리) ▲현재 사단법인 한국수양부모협회 후원회 회장. 도예작품 활동 # 주요 코미디프로 출연작 MBC-TV 웃으면 복이와요·부부만세·코미디극장·쇼반세기 등 # 주요 도예전 권귀옥의 흙장난(개인전)외 그룹전 3회 # 저서 ‘종이 흙 입문’ 공동저자
  • 봉천5동에 8개학급 일반고교 설립

    관악구 북부지역 주민들의 ‘40년 숙원’인 일반계 고교 설립이 이르면 2012년 이뤄질 전망이다. 관악구는 봉천5동 구암중학교 동쪽 공원부지 1만 3500㎡를 학교시설 부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안을 마련하고 오는 15일까지 주민공람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주민공람이 끝나면 구의회 의견 청취와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 등을 거쳐 서울시에 도시계획 결정을 신청하게 된다. 봉천2·5·10동이 위치한 관악구 북부지역은 1970년대 강북지역 수재민의 집단정착으로 달동네가 형성된 뒤 1990년대 주택재개발로 2만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한 곳이다.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고등학교가 없어 학생들은 2㎞ 이상 떨어진 남강·당곡·인헌고 등으로 버스를 갈아타며 통학하는 불편을 감수해왔다. 구는 그동안 구암중 인근 상도근린공원 일부를 후보지로 점찍고 학교 설립을 추진해 왔지만 공원부지 해제에 따른 대체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끈질긴 설득작업을 벌여 장기간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남현동 채석장 부지 일부를 최근 공원부지로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설될 고등학교는 학년당 8학급 규모로 2012년 3월을 목표로 개교를 추진하고 있다. 김효겸 구청장은 “학교 설립을 위한 도시계획 입안 절차를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해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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