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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 女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이상엽감독

    여자축구 대표팀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 이상엽(57) 한양여대 감독이 선임됐다.대한축구협회는 28일 프로축구 FC서울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긴 안익수(44) 전 여자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이상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고 밝혔다. 신임 이 감독은 1970년대 초반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05년부터 한양여대 감독을 맡아왔다. 축구협회 경기위원(1996년)과 여자축구연맹 부회장(2005년), 기술위원(2006년)으로도 활동했고 올해 한양여대를 여왕기 우승으로 이끌었다.
  • [열린세상] 2010년이 국격 도약의 원년되려면/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과 교수

    [열린세상] 2010년이 국격 도약의 원년되려면/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과 교수

    2009년은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원년이었다. 연초에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출범했고, 대통령이 세 차례나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국가이미지, 국가브랜드, 국격 문제를 국가적 어젠다로 끌어올렸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경제·군사 부문에 주력해 왔다. 6·25의 폐허와 빈곤에서 하루빨리 탈출하려 경제 발전에 매달렸고, 남북 대치 속에서 국방도 키워야 했다. 국가발전의 중심을 하드파워에 둘 수밖에 없었다. 이에 힘 입어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단기간에 이룩했고,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돋움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우리 국민의 저력이 일궈낸 값진 성과다. 그러나 더 이상 이같은 전략을 밀고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경제와 군사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소프트파워를 함께 키워야 지속적인 번영이 가능한 시대를 맞은 것이다. 좋은 제품을 싸게 내다 파는 차원을 넘어 교역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사고 그들과 함께 번영하는 국가발전 전략을 도모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국가이미지가 곧 상품의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이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높이는 데 관심을 쏟고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국가브랜드위가 얼마 전 내놓은 향후 역점 추진사항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 활용 전략이다. 내년 11월에 예정돼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밴쿠버 동계올림픽(2월), 남아공 월드컵(6~10월)을 국격 제고의 기회로 선용한다는 내용이다. 올해가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추진방안을 마련하는 준비기간이었다면 새해는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모든 프로그램이 일과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국가 이미지 관련 프로그램은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 많다. 물론 단기 목표를 소홀히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 건 하듯이 단기성 이벤트를 하고 손을 놓아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번 시작한 일이라면 최초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철저히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선진국일수록 주요 국제행사를 주관하거나 참여할 때 수년 전부터 미리미리 완벽히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내년에 개최할 여러 국내외 대형 이벤트를 국가이미지와 연결시켜 제대로 활용하려면 시간이 없다. 더 늦기 전에 과거 유사한 사례에 우리가 무슨 일을 해서 성공했고 어떤 아쉬움이 있었는지, 잘한 나라들은 어떻게 했는지를 살펴보고 연초부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본의 중요성이다. 해외에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를 찾는 전문가나 여론 주도층 인사들이 여전히 주로 의존하는 채널은 외신이다. 온라인 홍보도 좋고 새로운 홍보 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본 중의 기본은 외신이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부터 40~50년간 해외 홍보현장을 뛰어다녔고, 지금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해외홍보 원로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조언을 관계 당국자들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 안에서 외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을수록 해외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신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외신관리는 언론보도를 단순히 모니터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논조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해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 내 명확한 총괄 창구와 시스템 보강이 절실하다.”
  • [사설] UAE원전 수주, 원자력史 새로 썼다

    ‘한국형원자로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발주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달 초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원자력 수출시대를 열었지만 그것과는 규모나 의미가 비교할 바 아니다. 기술력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해 온 프랑스 아레바 등 막강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리가 따낸 UAE 원전건설 사업은 수주액수 400억달러(약 47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우리나라 플랜트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첫 해외진출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1959년 미국차관으로 도입한 연구용 원자로로 원자력 연구개발을 처음 시작한 이래 반세기만에 이룬 쾌거다. 국가경제 파급효과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한국형 원전 시대를 여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 틀림없다. 한국 원자력 역사를 새로 쓰게 한 이번 수주는 우리의 기술력과 외교력·협상력이 거둔 총체적 승리이다. 원자력기술 자립을 위해 밤낮없이 열정을 바친 원자력 공학자들과 ‘열사의 나라’에 한국형 원전을 첫 수출하기 위해 지난한 공을 들여 온 한국전력·현대건설·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 그리고 수주전 막바지에 UAE를 급거 방문해 지원 외교로 힘을 실어준 이명박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민·관이 이렇게 힘을 모을 때 불가능한 일은 없고, 국가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분열과 당리당략에 사로잡힌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 1970년대 세계 21번째 원전보유국이 된 우리나라는 현재 20기의 원전을 보유한 세계 6위(발전설비 용량 기준)의 원전강국이다. 운영기술의 척도인 원전 이용률은 90%를 웃돈다. 건설 및 운영기술 측면에서 선진 경쟁국에 견줘 손색이 없지만 플랜트 수출경험이 전무해 지금껏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은 2004년 이후 중국, 캐다나 등지에서 수주에 도전했지만 원전 선진국에 밀려 탈락했다. 이번 UAE 원전 수주는 한국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확실한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원전을 설계부터 가동까지 원스톱으로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의 국가브랜드 파워는 몰라보게 강해질 것이다. 마침 원자력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원전시장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2030년까지 전 세계 30개국에서 약 430기의 추가 건설 수요가 예상된다고 한다. 1조달러에 이르는 신규시장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원전 1기의 수출효과는 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녹색산업의 대표주자인 원자력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에 이어 앞으로 50년간 대한민국이 먹고 살 미래 성장동력으로 충분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이번 수주로 한국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시장 쟁탈전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정부가 UAE 외에도 요르단, 터키, 중국 등 주요 발주국들에 전 부처의 수주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제2, 제3의 낭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내친 김에 우리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설계코드, 원자로 냉각재 펌프, 원전제어 계측장치 등 핵심 원천기술의 국산화를 서둘러 100% 기술자립을 빨리 이뤄줄 것을 당부한다.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은 필수다.
  • MB, 26일 UAE 전격방문… 原電수주 담판

    MB, 26일 UAE 전격방문… 原電수주 담판

    한국이 수주전에 뛰어든 수십조원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의 공개입찰 최종승자가 곧 결정된다.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26일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전격 방문, 마지막 담판을 짓는다. 이 대통령은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이 이번에 최종티켓을 거머쥐면 1978년 고리 1호기로 원전을 시작한 이후 한국형 원전이 해외에 수출되는 첫 사례가 된다. 플랜트 수출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번에 한국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기술력뿐 아니라 외교력, 협상력의 총체적 승리로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제 원전시장에 진출하는 결정적인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5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두산중공업등이 참가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개입찰 자격 심사에 참가했다. 한국 컨소시엄을 비롯해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일본의 히타치, 미국의 웨스틴하우스(WEC), 일본의 도시바, 미쓰비시 등 4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이 심사에 응했다. 이 중 한전 컨소시엄, 아레바, GE·히타치가 지난 5월 입찰자격을 획득했다. 7~8월 입찰 및 현지 실사, 9월엔 계속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현재는 한국 컨소시엄과 프랑스 아레바의 ‘양강’이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번 UAE 원전 건설은 우리 국가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다. 수주에 성공하면 국내 경제 회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계기로 500㎿급 원전 2기를 건설, 세계 21번째 원전 보유국이 됐다. 현재는 세계 6위의 강국으로 성장했다. 국내 총 20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기술자립도는 95%나 된다.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줄곧 ‘원전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도 “과거 방식으로는 지구를 살릴 수 없으며, 이런 위기 속에서 우리가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사업은 원자력”이라며 “원자력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자 원가대비 가장 경제성 있는 친환경 사업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일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지만 2015년까지로 설정한 원전기술 자립화 목표를 몇 년 더 앞당기려 한다.”면서 “우리도 꾸준히 원자력 건설 사업에 투자해 왔고, 기회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원전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여서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하면 한국의 첨단 원자력 기술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에 이어 또 다른 주요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는 결정적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미소금융, 저신용 계층 미소짓게 해야/김진욱 건국대 경제학 교수

    [시론] 미소금융, 저신용 계층 미소짓게 해야/김진욱 건국대 경제학 교수

    가난한 사람들이 미소(微笑) 지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로 소액 신용대출기관인 삼성미소(美少)금융재단이 지난 15일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삼성재단에 이어 현대기아차·SK·LG·포스코·롯데 등 6개 기업과 KB·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대 은행 등 올해 내로 11곳이 출범할 예정이다. 바야흐로 우리나라에도 취약계층에 대해 창업대출·창업상담 등 자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대안적 금융형태인 마이크로크레디트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무담보·무보증으로 창업자금이나 생계비를 대출해 주는 것으로, 1970년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Grameen)은행과 브라질의 액시온(ACCION) 등 제도 금융권이 발달하지 않은 저개발국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에는 이 국가들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가 확산되었다. 1976년 방글라데시의 유누스(Yunus) 교수가 만든 그라민은행은 저소득·저신용 계층에게 대출해 줌에도 불구하고 상환율 98%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둬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성공 배경에는 대출 이외에 경영 지원과 경영 노하우 전수, 나아가서는 지역사회 유대감에 바탕을 둔 상호 보증 등을 들 수 있다. 유누스 교수가 2006년 노벨평화상과 서울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세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년간 일부 민간단체나 공공기관이 미소금융 사업을 운영해 왔다. 이들에 대한 지원액이 1500억원도 채 안 돼 서민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좋 은 의도를 갖고 출발하는 미소금융 사업을 통해 저신용 계층이 성공할 수 있도록 대출자, 미소금융재단 그리고 정부 모두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첫째, 대출자는 담보나 보증 없이 받아서 쓴다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서 벗어나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소외된 사람들에게 대출해 주었다는 의미에서 대출자금을 활용해 반드시 자립에 성공하고 대출금을 상환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소금융재단은 운영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소금융재단의 올해 인건비가 11억 7000만원에 이르러 1인당 평균급여가 7300만원이라는 자료가 공개돼 논란이 된 적이 있으므로 재단은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정부는 사회연대은행 등을 비롯한 기존 민간단체들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미소금융재단에 기부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소금융을 제외한 민간단체의 기부금이 대폭 줄어들고 이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민간단체가 지닌 지난 10년간의 노하우와 재단의 힘을 합친다면 미소금융재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가 800여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2조원 규모의 재원으로는 향후 10년 동안 20만~25만가구만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출발하는 미소금융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대출자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대출금을 갚으며, 다른 사람들이 연이어 대출받음으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미소짓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우리 모두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 교수
  • [테마 스토리 서울] (26) 시흥동 연탄공장 고명산업

    [테마 스토리 서울] (26) 시흥동 연탄공장 고명산업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평가받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전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은 누구나 연탄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사(家事)를 책임지던 어머니는 찬바람이 불 때마다 집안 한 구석을 까맣게 채워 놓은 수백장의 겨울나기용 연탄을 보며 뿌듯해하곤 하셨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허연 연탄재를 잘게 부셔 눈 쌓인 골목길에 뿌리거나 던지며 놀이 동무로 삼았다. 하지만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는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단골메뉴였고, 연탄값이 조금이라도 오를라치면 서민들은 “세상 살기 각박해진다.”며 혀를 차곤 했다. 세월이 흘렀다. 현재 20대 이하 세대들은 연탄이 뭔지도 모르는 이들이 태반이다. 그럼에도 아직 서울에는 연탄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요즘 서울에서 팔리는 연탄은 하루 70만장 정도. 1970년대 하루 2000만장 넘게 팔리던 때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지만, 경제가 어려운 최근 2~3년 사이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연탄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판매량이 치솟는 ‘불황의 경제학’을 온몸으로 보여 준다. 지하철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내려다보면 철길 바로 옆에 검은 무연탄이 산처럼 쌓여 있다. 이문동 삼천리 공장과 함께 서울에 단 두 곳 남은 연탄 공장인 ㈜고명산업이다. 46년이나 된 이 공장의 흥망사는 우리 경제를 ‘거꾸로’ 보여 준다. IMF 직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직원 수는 한때 60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레 직원 수가 줄어 현재는 27명만 남아 있다. 강원도와 충북 등 탄광에서 갓 캐낸 무연탄을 기차로 옮겨와 이곳에서 바로 연탄으로 가공, 서울은 물론 인천, 평택, 수원까지 공급된다. 수요처는 도시 영세 가구부터 사무실·카센터·미장원·비닐하우스·화훼농장 등 다양하다. 현재 전국에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집은 20만가구 정도. 연탄 한 장 소매가격이 현재 480~580원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연탄이 ‘서민의 친구’로 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연탄값 현실화 정책 때문에 연탄의 공장도 가격이 지난달 개당 287.25원에서 373.50원으로 30%나 올랐다. 연탄값이 오를 때마다 서민들 마음이 타들어간다는 걸 ‘높은 분’들이 알까 모르겠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월드이슈] “한국도 전략차원서 국제뉴스 채널 검토해야”

    [월드이슈] “한국도 전략차원서 국제뉴스 채널 검토해야”

    미국·영국 등 각국의 국제뉴스 채널을 연구해 온 김성해 언론재단 객원연구위원은 “영어로 국제뉴스를 하겠다는 것은 결국 국제사회에서 상대국 국민들의 ‘공감과 이해(Heart and Mind)’를 직접 얻겠다는 국가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누가 얼마나 더 ‘고급 정보’와 ‘고급 담론’을 제시하느냐가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면서 “한국도 장기적인 국가전략 차원에서 국제뉴스 채널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구위원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언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이 국제방송을 시작하는데. -중국이 처한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 영미권 언론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중국위협론’은 중국 입장에선 1970년대 독일견제론과 1980년대 일본견제론을 떠오르게 한다. 중국 정부는 이제 ‘미디어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통해 중국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형성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공공외교’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개념이다. 공공외교와 국제뉴스채널의 관계는 무엇인가. -공공외교는 조지프 나이, 리처드 아미티지 등 미국의 석학들이 1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07년 내놓은 ‘스마트 파워‘(Smart Power)의 5대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였을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공외교는 쉽게 말해 상대방 국민들의 ‘공감과 이해’를 직접 얻기 위한 정치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각국이 BBC와 CNN을 염두에 둔 국제뉴스채널을 만드는 것은 자국의 목소리로 상대국 국민들의 ‘공감과 이해’를 확보하겠다는 국가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24시간 영어채널의 대표주자인 BBC와 CNN은 보도행태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BBC는 수익이 목적이 아니지만 CNN은 수익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다. BBC는 제3세계 문제를 보도할 때 장기적인 영국의 명성을 좀 더 생각하기 때문에 맥락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CNN은 기업의 이익과 일치시키려 하고 또 그것을 미국 정책과 연관시키는 방향으로 연결지으려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을 빼고 가장 유명한 영어방송은 알 자지라일 것이다. 성공요인이 무엇이라 보나. -아랍권 스스로 ‘아랍의 시각’에 목말라할 때 알 자지라가 그것을 제시했다. 더구나 이라크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아랍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고 맥락을 짚어준 게 성공요인이다. 알 자지라가 단순한 선전매체였다면 얘기는 달랐겠지만 과거 BBC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언론인들이 알 자지라로 모였다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관계가 정확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놓으니까 세계적인 신뢰를 얻게 됐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국가브랜드가 좋아지고 외국인투자가 활성화되는 것만으로는 외환위기 재발 방지도, 안보 확보도 힘들다. 주변국의 ‘공감과 이해’를 확보하고 함께 풀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미디어를 통한 공공외교가 절실하다. 의제를 설정하고 설득하고 경청하는 등 한국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도시와 산] 경남 남해 금산

    [도시와 산] 경남 남해 금산

    경남 남해 금산(錦山)은 조물주가 빚은 천태만상의 바위조각 걸작품들의 전시장이다. 곳곳에 솟아있는 갖가지 기묘한 형상의 거대한 바위 군상이 남쪽 앞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남해와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금산은 금강산을 빼닮았다고 해서 소금강 또는 남해 금강으로 불리기도 한다. 제각각의 전설과 이야기를 갖고 비경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기암괴석과 유적만 모두 38개나 된다. ‘금산 38경’이다. ●조선 건국의 기도를 받아준 산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품은 금산은 조선 건국 신화를 비롯해 많은 전설과 역사를 담고 있다. 산 아래 남쪽은 상주 은모래 비치(상주해수욕장)로 이어지며 한려해상 속으로 잠긴다. 금산은 원래 보광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금산이라는 이름은 이성계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성계는 고려 후기에 백두산과 지리산을 찾아 나라(조선)를 세워달라며 산신에게 기도했다. 두 산이 뜻을 받아 주지 않자 보광산을 찾았다. 임금이 되게 해주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둘러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100일 기도를 했다. 결국 이성계는 조선 건국의 꿈을 이뤘다. 임금이 된 이성계는 이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신하들과 의논했다. 신하들은 비단으로 덮으면 당장은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러워져 보기 싫어지기 때문에 산 이름을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산으로 지어 영원히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진언했다. 이를 이성계가 받아들였다는 것. 정상 바로 아래 기도도량으로 유명한 보리암이 있고 보리암 동쪽 밑으로 200m쯤 떨어진 곳에 이성계가 기도했던 곳으로 알려진 이씨기단이 있다. ●‘밤배’가 태어난 금산 검은빛 바다 위를 밤배 저 밤배 무섭지도 않은가봐./한없이 흘러가~네./끝없이 끝없이 자꾸만 가면 어디서 어디서 잠들텐가./음~볼 사람 찾는 이 없는 조그만 밤배야./ 1970년대 포크듀엣 ‘둘 다섯’이 부른 노래 ‘밤배’다. 아름다운 가사와 감미로운 곡으로 지금도 널리 애창된다. 이 노랫말이 태어난 곳이 금산이다. ‘둘 다섯’의 멤버인 이두진씨는 몇년 전 이렇게 적었다. “1973년 남해를 여행하던 길에 금산 보리암에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발아래는 남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상주해수욕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캄캄한 바다에 작은 불빛이 외롭게 떠가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어서 즉석에서 노래를 짓게 됐다.” 이씨는 “당시 느낌을 그대로 적어 즉석에서 곡을 흥얼거려 보니 어느 정도 노래가 돼 다음날 서울에 올라온 뒤 오세복씨와 함께 다듬어 밤배를 완성했다.”고 회상했다. ●정상까지 걸어서 1시간 금산을 오르는 데 많이 이용하는 길은 2가지다. 상주해수욕장 쪽에서 걸어서 오르는 길과 산 뒤쪽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8부 능선까지 가는 길이다. 금산의 진면목을 찬찬히 감상하기에는 걸어서 오르는 길이 제격이다. 금산탐방지원센터 최태운(62)씨는 “일년내내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이 금산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상주해수욕장 쪽 주차장에서는 1시간쯤 걸으면 정상이다. 바위에 2개의 큰 굴이 뚫려 있는 쌍홍문을 통과하면 곧 정상이다. 고려 명종 때 설치된 높이 4.5m의 봉수대가 있는 망대가 정상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최남단에 있는 봉수대다. 동쪽으로는 창선면 대방리 봉수대를 거쳐 진주로 연결됐고 서쪽으로는 남면 봉수대를 거쳐 여수 돌산도로 이어졌다. 북쪽으로는 이동면 원산 봉수대로 연결됐다. 망대에 서면 금산 38경과 광활한 남해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금산 일출도 장관이어서 정상 일대는 해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전설과 이야기의 보고 주봉인 망대를 중심으로 문장봉, 대장봉, 형사암, 삼불암, 천구암, 쌍룡문, 상사바위, 촉대봉, 향로봉, 흔들바위, 일월바위, 화엄봉 등에는 기암괴석이 많다. 바위 위에 얹혀 있거나 매달려 있는 크고 작은 바위들은 등산객들의 발걸음 소리에도 금방 떨어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해빙기 때 낙석이 잦아 봄이 되면 암벽 등산로 구간은 위험지구로 지정된다. 문장봉에는 조선시대 학자 주세붕이 새겼다는 ‘유홍문 상금산(由虹門 上錦山)’이라는 글귀가 있다. 주세붕은 금산이 명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쌍홍문을 통해 정상에 오른 뒤 전설이 가득한 비경에 감탄해 이런 글귀를 남겼다고 한다. 망대 아래 삼사기단은 원효대사, 의상대사, 윤필거사가 기단을 쌓고 기도를 올렸다고 해서 지어졌다. 촉대봉과 향로봉은 대사 세 명이 기도를 올릴 때 촛대로 사용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씨기단 옆에 깎아지른 바위 3개는 부처의 좌상처럼 생겼다고 해서 삼불암이라고 부른다. 삼불암은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하기 전에는 모두 누워 있었으나 기도가 끝나자 2개는 일어나 앉았다. 3개가 다 일어났더라면 이성계는 중국까지 다스리는 천자가 될 수 있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사선대 북쪽에는 입구는 넓지 않은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져 100명이 넉넉히 앉을 수 있는 백명굴이 있다. 정유재란 때 100명의 주민이 한꺼번에 피란한 곳이라고 해서 백명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굴 안에는 방을 놓았던 아궁이 흔적이 남아있다. 이 굴은 찾기가 어려워 등산객들의 발길은 뜸하다. 금산 서남쪽의 큰 바위 부소암과 부소암 아래 상주리 석각은 중국 진시황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부소암은 진시황 아들 부소가 유배됐다 간 바위라는 전설이 전한다. 석각은 진시황의 사신 서불(徐市)이 선남선녀 500명을 이끌고 금산에 불로초를 캐러 왔다가 돌아가면서 남긴 흔적(徐市過此)이라는 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하게 판독을 못하고 있다. 남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그리스 神 이미지로 현대사회 5가지 모델 제시

    최근 간행된 ‘행복의 역설’(질 리포베츠키 지음, 정미애 옮김·알마 펴냄)에 따르면 인류의 소비 문명은 3단계를 거치며 변화했다. 1880년대 소수의 부르주아 계층만 소비의 주체가 된 1단계, 1950년대 이후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거의 모든 계층이 30년에 걸쳐 풍요를 누린 2단계, 그리고 1970년대 말 이후 과잉물질주의가 이끈 ‘과소비 사회’가 3단계다. 저자가 본 ‘과소비 사회 이후’는 결코 밝지 않다. “과소비사회를 대체할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발달할 것이라는 게 가장 그럴 듯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현대사회의 삶은 행복과 기쁨의 기호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건축물처럼 보인다.”며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다섯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일부 모델에는 그에 상응하는 그리스 신들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첫째는 페니아(빈곤의 여신). 물질 과잉은 소비자를 끊임없이 결핍의 상태로 몰아가고 주기적으로 불만족스럽게 만들어 평온함과 기쁨을 앗아간다. 기쁨을 맛볼 기회가 많을수록 소비자는 더욱 만족의 상태에서 멀어진다. 이것이 바로 풍요 속의 빈곤, 페니아의 강박증이다. 둘째는 디오니소스(술의 신). 전통문화에서 인간은 디오니소스를 숭배함으로써 개인주의에서 해방될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과소비사회는 공동체의 쾌락 대신 개인적인 기쁨으로 대체됐다. 셋째는 슈퍼맨. 현대사회에서는 경쟁력과 유능함, 적극성 등이 최고의 가치로 대접받는다. 개인마다 잠재력을 최대한 격발시켜 자기 초월을 시도한다. 그래서 현대사회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늘 ‘슈퍼맨’ 현판이 붙어 있다. 넷째는 네메시스(율법의 여신). 행복을 중시하는 문화가 사람들에게 증오심과 질투심, 경쟁심리를 부추겼다. 네메시스는 인간들이 지나치게 많은 부와 행복을 누리는 것을 벌한다. 다섯째는 호모 펠릭스(행복한 인간). 20세기 인류는 위대한 진보를 거듭했지만 지구는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한다고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현대의 ‘행복한 인간’ 숭배가 더 큰 재앙을 불러오지는 않을까. 저자는 이처럼 다섯 가지 모델을 들어 과소비사회의 종말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했다. 저자는 “온전한 만족감 대신 상품의 욕구만을 따른다면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은 없다.”고 단언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이런 생각도 든다. 아직도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11억명에 이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올해 통계에 따르면 기아로 고통받는 인구가 10억 2000만명이다. 전쟁보다 기아로 죽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행복의 역설’은 이런 곳에서도 유효할까. 저자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은 프랑스다. 2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아바, 로큰롤 명예의 전당 입성

    1970년대 전 세계 팝 팬들을 사로잡았던 스웨덴 팝그룹 ‘아바’가 2010년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16일 성명에서 아바가 스웨덴에서는 처음으로 내년 3월1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입회식에서 이름을 올린다고 밝혔다. 1973년 ‘링, 링’으로 데뷔한 아바는 영화와 뮤지컬로도 제작돼 흥행을 거둔 ‘맘마미아’를 비롯해 ‘댄싱 퀸’, ‘워터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해군력 증강 경쟁… 남중국해 긴장 고조

    해군력 증강 경쟁… 남중국해 긴장 고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베트남과 러시아의 잠수함 매매 계약이 16일 완결됨에 따라 남중국해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계약으로 러시아로부터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 어치에 이르는 킬로급 잠수함 6척을 내년에 모두 이양받기로 했다.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만 정숙성이 뛰어나고, 다량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데다 안정성이 검증된 잠수함이다. ●中 남사군도 해군기지건설 주장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남중국해의 긴장고조 상황을 우려했다. 실제 최근들어 부쩍 주변국간 분쟁이 잦은 남중국해에서는 각국의 군사력, 특히 해군력 증강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이다. 해군력 증강은 사실상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1970년대부터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온 중국은 이 곳에 제2세대 핵잠수함을 집중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내 군부 일각에서는 현재 점령중인 남사군도(스프래틀리)의 암초섬 한 곳에 해군기지와 비행장 등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2~3년내에 항공모함도 갖추게 된다. 전통적으로 육상 전력이 강했던 베트남은 이번 러시아제 잠수함 구입으로 해군력이 대폭 확충된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강력해지면서 자신들이 실효지배중인 서사군도(파라셀)의 여러 섬들과 연안의 석유 및 천연가스 등에 대한 발언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트남의 연간 국방비가 35억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잠수함 구매의 비중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美·濠 영향력 강화도 주목 말레이시아 역시 최근 잠수함 2척을 구매해 해군력을 확충했다. 한 척은 지난 9월 실전배치됐고, 내년에 스페인에서 한 척을 넘겨받게 된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가 향후 10년간 12척의 잠수함을 확충할 계획이고, 최근들어 싱가포르, 태국 등과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호주도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한편 이지스함 2척을 구입해 실전배치키로 했다. 남중국해의 분쟁 당사국은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타이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1970년대초 남중국해가 자원의 보고로 확인되면서 영유권 분쟁이 시작돼 한때 베트남과 중국간 전쟁상태로 치닫기도 했다. 2002년 1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중국이 분쟁 방지에 합의해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남중국해 분쟁은 올들어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또 다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와 호주의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움직임도 분쟁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현재 남중국해 500여개의 섬과 암초 가운데 베트남은 29개, 중국은 4개,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는 각각 3개 섬에 병력을 파견해 놓고 있다. stinger@seoul.co.kr
  • 공무원 100만명 눈앞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이 97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공무원 10명 중 4명은 여성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공무원 수는 97만 4830명으로 1965년 30만 5316명에 비해 66만 9514명이 늘었다. 1965년 이후 공무원 수는 연 평균 5% 이상 증가율을 보였다. 1970년대 증가율이 5% 아래로 내려가고 외환위기 직후인 1998~2001년에는 줄어들기도 했지만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졌다. 행정부 공무원이 전체의 97.7%인 95만 284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입법부 3469명, 사법부 1만 5636명, 헌법재판소 231명, 선거관리위원회 2648명 등이다. 행정부 공무원 중 국가공무원은 전체의 63.6%인 60만 5924명, 지방공무원은 34만 6922명이다. 국가공무원 중 교육공무원이 34만 9280명(57.6%)으로 가장 많고 공안공무원 12만 7884명(21.1%), 일반 행정공무원 9만 7107명(16.0%)이다.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42.0%로 집계됐다. 행정부 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42.3%로 가장 높고 헌법재판소(34.7%), 사법부(31.9%), 입법부(31.5%), 중앙선거관리위원회(30.5%) 순이다. 교육공무원은 여성 비율이 69.4%에 이른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물가 43년새 31배 뛰어… 출산율 6명(1960년) → 1.2명(2008년)

    물가 43년새 31배 뛰어… 출산율 6명(1960년) → 1.2명(2008년)

    2008년 소비자물가가 1965년보다 31.3배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4일 펴낸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에 따르면 2008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9.7로 1965년(3.5)의 31.3배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값과 개인 서비스 요금 등 몇몇 품목에서는 화폐가치가 떨어진 것 이상으로 소비자가격이 크게 뛰어올랐다. 오랫동안 서민층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였던 자장면이 대표적이다. 1965년에는 자장면 한 그릇에 35원이었지만 2008년에는 3773원으로 107.8배가 올랐다. “인건비가 많이 반영되다 보니 소비자물가의 상승폭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통계청의 해석이다. 다방에서 파는 커피 한 잔 값은 1965년 30원에서 2008년 3364원으로 112.1배 올랐고, 대중목욕탕 요금은 같은 기간 30원에서 4227원으로 140.9배 상승했다. 1965년 당시 지갑에 1만원(최고액권 500원 기준 20장)이 있으면 자장면을 먹은 뒤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고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는 데 총 95원을 쓰고 9905원이 남았다. 그런데 2008년에는 자장면을 먹고 목욕하는 데에만 8000원이 들어 다방 커피 한 잔도 마실 수 없다. 국토면적은 정부수립 이후 6194㎢(여의도 면적의 730배)가 증가했다. 1949년에는 9만 3634㎢였지만, 2008년에는 9만 9828㎢로 6.6% 늘어났다. 2008년 전국 평균기온은 13.1도로 1970년대(1973~1980년)보다 0.9도 올랐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의 상승폭은 1도 이상으로 세계 평균(0.5~0.6도)을 웃돌았다.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15~49세의 가임기간 동안 출산하는 평균 자녀수)은 2008년 현재 1.2명이었다. 1960년 6.0명에 이르던 출산율은 줄곧 하락했지만 2006년과 2007년에는 쌍춘년의 영향으로 반등해 각각 1.1명과 1.3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일본(1.4명)과 미국(2.1명), 프랑스(2.0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도소매 및 서비스업에서는 유흥업소가 가장 많이 늘었다. 1960년 472개에 불과하던 것이 2008년에는 4만 5826개로 96배나 늘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화천 북한강 40년만에 황포돛배 뜬다

    화천 북한강 40년만에 황포돛배 뜬다

    강원 화천 북한강 상류에 40여년 만에 황포돛단배가 다시 뜬다. 화천군은 레저도로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황포돛단배를 복원, 운항한다고 11일 밝혔다. 황포돛단배는 이달 초 2000만원을 들여 길이 10m, 폭 2.2m 크기로 제작됐다. 평소에는 엔진으로 움직이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과 노를 이용해 운항할 수 있다. 최대 20명까지 승선할 수 있고, 자전거 등을 실을 수 있다. 현재는 관광객에게 공개하고 있고 연내 운항하기로 했다. 화천읍 대이리~구만리 산랑골 부교~수상도로(1.2㎞)~원시림 흙길(1㎞)~위라리 구간을 오가며 레저도로를 이용하는 주민과 관광객이 위라리 여우나루터에서 대이리로 이동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여름철 쪽배캠프 기간에 강상문화를 체험하는 체험거리로도 이용할 계획이다. 황토돛단배는 황토로 염색한 돛을 단 배로 과거 한강 마포나루와 광나루, 경기 여주 이포나루와 조포나루 등을 오가며 소금과 새우젓, 땔감 등을 물물교환할 때 이용됐다. 하지만 1970년대 팔당댐 건설로 뱃길이 끊긴 이후 자취를 감췄다. 또 한강 곳곳에 댐이 들어서기 전 화천 수밀리(나무가 빽빽하다는 뜻), 다목리(나무가 많다는 뜻)에서 뗏목을 만들어 서울로 가던 떼꾼이 타고 다니던 ‘떼배’, 소금을 싣고 올라가 콩·담배 등과 교환하던 ‘바꿈배(돛단배)’ 등이 북한강 물길을 따라 운항을 했다. 심근식 군 관광과 담당은 “새롭게 재현한 황포돛단배가 전통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친환경적 선박으로 청소년들이 살아있는 강상문화를 체험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며 “화천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女談餘談] ‘아이리스’ 정준호의 아이러니/김정은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아이리스’ 정준호의 아이러니/김정은 정치부 기자

    사람들은 누구나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와 실체의 간극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다.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공인의 이미지는 매우 무섭다. 대중들은 이미지와 실체의 간극을 간과한 채 공인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배우 윤여정씨가 한 방송사의 토크쇼에 나와 1970년대 드라마에서 장희빈 역을 맡아 시청자들로부터 미움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캐릭터가 현실이고 현실이 캐릭터인 상황에서 악녀 장희빈 역을 맡아 오해도 많이 받았다.”면서 “당시 한 음료의 광고 모델이었는데 광고 포스터마다 사람들이 눈을 다 뚫어놔서 모델을 1년만 하고 그만뒀다.”고 밝혔다. 극히 일부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윤씨에게 돌까지 던졌다고 한다. 요즘 남북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가 인기다. 기자는 매주 챙겨보진 못하지만 가끔 이 드라마를 보는 편이다. 볼 때마다 기자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부조화와 생소함, 그리고 아이러니를 느낀다. 핵테러로 남북한 전쟁을 일으키고 쿠데타로 북한의 정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밀조직 ‘아이리스’의 멤버, 진사우 역의 배우 정준호씨를 볼 때마다 그렇다. 정씨는 지난 9월부터 통일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통일부는 정씨의 홍보대사 위촉 사실을 전하며 “앞으로 1년간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의 꿈을 함께 나누는 통일부의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 상생과 공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통일부 홍보대사라는 직함에 따른 이미지 때문일까. 상생과 공영과는 영 거리가 먼 남북 간 전쟁을 목표로 브라운관을 활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매우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드라마 속 진사우의 이미지를 정씨의 실체에 대입해 오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홍보대사라는 직함 그 자체가 이미지를 잘 활용해야만 하는 자리가 아닌가. 아이리스의 진사우, 통일부 홍보대사 정씨에게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이다. 김정은 정치부 기자 kimje@seoul.co.kr
  • [영화리뷰] 천국의 속삭임

    인류의 역사는 계급의 역사였다. 권력 투쟁의 승리자는 지배자가 됐고 도태된 자는 노예로 전락했다. 우리는 이를 ‘문명’이라 불렀다. 이 와중에 민주주의가 정착했다. ‘계급’이란 용어는 용납되지 않았다. 법은 ‘만민이 평등하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계급이란 게 정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을까. 박물관의 골동품이 돼버렸을까. 영화 ‘천국의 속삭임’은 한 장애인 어린이의 삶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계급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개는 단순하다. 1970년대 이탈리아. 8살때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미르코는 당시 장애인 보호를 위해 제정된 법에 따라 정규교육을 포기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로 들어간다. 미르코는 평생 앞을 본 적이 없는 친구들에게 소리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으로 추앙받는 시각 장애인 미르코 멘카치(48)의 실화다. 단순한 전개와 달리 영화의 고민은 깊다. 과연 이들은 법이 말하는 것처럼 ‘보호되고’ 있었을까. 민주주의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명제다. 하지만 말이 좋아 보호지, 실은 격리였다. 일반인과 교류를 하는 것조차 ‘일탈’로 여겨졌다. 인도의 달리트(불가촉천민)처럼 누구와도 접촉할 수 없는 최하위 계급처럼. 이처럼 ‘천국’은 ‘격리’에 주안점을 둔다. 장애인의 성공담을 다룬 여느 영화와는 다르다. 결코 그들의 아픔과 한을 담아내지도, 따뜻한 시선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 그 경계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보호란 이름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선을 긋고 격리시키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 그렇다면 전근대 사회의 ‘계급 폭력’과 다를 게 뭔가. 다행히 영화는 1975년 장애인도 일반인과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법률이 통과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영화는 다시 묻는다. 우리 안에 있는 경계선은? 법의 장막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정상과 비정상을 지나치게 구분짓고 있는 우리들은 인식은? 연말 눈물을 훔칠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는 거리가 멀다. ‘천국’은 결코 장애인을 동정하지 않는다. ‘감동 실화’라는 배급사의 홍보 키워드도 어찌보면 영화의 본질과 어울리지 않는다. 비정상이라 일컬어지는 집단을 바라보는 우리 안의 시선을 고민할 기회, 이게 영화가 주는 교훈이다. ‘감동’보다는 ‘깨달음’에 가까운 영화다. 17일 개봉.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행안부, 지역발전 세미나

    “대청호 주변 친환경 생태 탐방로 조성, 충청도 주민창안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지역거버넌스(지역협의체)를 통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행정안전부가 10일 대전 유성에서 주최한 ‘지역발전전략 수립·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에서 각 지역 공무원들과 경제학 교수들이 지역발전 정책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선 지역거버넌스 활성화와 지역통계 구축 등으로 지자체 정책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과제 발표자로 나선 박은병 한남대 교수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선 노·사·민·정 협의회인 지역거버넌스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지역협의체에서 현안을 자발적으로 해결토록 하자는 제안이다. 박 교수는 “아일랜드나 덴마크, 미국 모두 성공적인 협의체 운영사례”라면서 “부천시 지역 노·사·정위원회는 인력수급, 훈련 등 지역의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안부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생계형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책임연대은행 등 대안금융에서 지역거버넌스 도입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상빈 충남대 교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란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 현안을 비즈니스 방식을 활용해 해결하고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교토부 산간지역인 미야마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지역살리기 운동 덕분에 지역경제가 되살아난 모범사례로 꼽힌다. 주민과 지자체, 민간기업이 힘을 합쳐 생수회사인 미야마명수㈜, 자연문화촌 건립으로 쇠퇴해 가던 지역을 되살려냈다. 이 교수는 “순천시 커뮤니티 비즈니스인 여성문화회관 제빵동아리 역시 우리나라의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이 밖에 지역경제 지원을 위해 부실한 지역통계부터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자체 통계기관은 246개, 390종으로 중앙행정기관 38개기관, 338종에 비해 양적·질적인 수준이 모두 낮고 통계오류도 높은 현실 탓이다. 전북지역의 한 공무원은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방법을 몰랐는데 이번 세미나에서 돌파구를 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길섶에서] 배차장/이춘규 논설위원

    전라북도 신태인(新泰仁)읍은 일제의 산물이다. 호남선 철도가 깔리며 생겼다. 광복 뒤 투자는 적었지만 쌀집산지로 유명했다. 30여년 전엔 인구 3만을 넘기도 했다. 전국최대 고추시장이었다. 그 시절 배차장이라고 불린 신태인터미널은 전주·김제·부안으로 가는, 제법 많은 시외버스 노선이 있었다. 특히 신태인배차장은 기차가 연결되지 않는 전주로 학생들이 통학할 수 있게 했다. 신태인역과 함께 외부와 연결되는 양대 통로였다. 대도시로 운행되는 고속버스 노선은 없지만 번듯한 2층 건물의 매표소는 늘 사람들로 붐볐다. 신태인 5일장이 서는 날은 인파로 넘쳐났다. 애인을 군대에 보내는 젊은 여성들이 눈물깨나 뿌렸던 곳이다. 인구가 5분의1까지 시나브로 줄며 신태인배차장도 퇴락했다. 시외버스는 소수만 남았다. 고장난 자동발권기는 분위기를 을씨년스럽게 한다. 주변상권 모습도 1970년대에 멈추어 서 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 촬영세트로 활용된다. 신태인배차장에 서 보면 삶이 꿈같다. 그 많던 사람도, 버스도 어디로 갔나.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기대수명 80세 돌파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80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수명은 남자 76.5년, 여자 83.3년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태어난 ‘올림픽둥이’들의 기대수명은 남자 66.3세, 여자 74.6세였다. 20년 만에 남녀 수명이 8~10년씩 늘어난 셈이다.통계청은 9일 기대수명과 기대여명(앞으로 더 살 것으로 예상되는 연수) 등을 포함한 ‘2007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지난해에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0.1세로 2007년보다 0.5년(6개월), 10년 전(1998년)보다는 5.3년이 늘었다.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남자 76.5세, 여자 83.3세로 여자가 남자보다 6.7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남녀 간의 차이는 1985년을 정점(8.4년)으로 감소 추세였지만 지난해보다 0.2년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성별·연령대별 사망률 중 20·30대 남성 사망률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20·30대 사망률이 높아진 것은 자살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는 48.4%, 여자는 71.9%로 분석됐다. 2008년의 원인별 사망수준이 유지된다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3대 사인(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에 의해 사망할 확률은 남자 48.1%, 여자 40.2%였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평균보다 높았다. 남자는 OECD 평균(76.2년)보다 0.3년, 여자는 평균(81.8년)보다 1.5년 길었다. 1970년대 이후 기대수명 변화를 보면 남자가 58.7년에서 76.5년으로, 여자가 65.6년에서 83.3년으로 늘어나 OECD 회원국 중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재범칼럼] 자기 성공의 희생자가 안되려면

    [박재범칼럼] 자기 성공의 희생자가 안되려면

    기축년 달력이 마지막 한 장 남았다. 다사다난했다는 상투적 표현이 새삼스러운 한 해다. 공격적인 정치를 펼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국가 전체에서 갈등이 한껏 고조됐었다. 올 중반에는 북핵 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극에 달했다. 최근 세종시, 4대강 논란과 노조법 개정 문제가 뜨겁다. 한국은 참 재미있는 나라라고 외국 특파원들이 말하는 게 실감난다. 해외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가장 큰 이슈는 유럽연합(EU)의 완전한 통합일 것이다. 조만간 코펜하겐 기후 회의에서 탄소 감축의 실마리가 풀리면 그것도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기후변화주요국회의(MEF) 16개국이 지정한 ‘세상을 바꿀 7대 기술’도 의미가 깊다. 국내와 해외의 이 같은 흐름을 뜯어보면 차이가 한 가지 드러난다. 정치권의 시야다. 과거와 미래, 특정집단의 기득권 유지와 전체의 이익 등으로 비교된다. 해외의 경우 눈앞의 도전을 미래의 시각에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뚜렷하다. 한국전쟁보다 더 긴 시간, 더 많은 인명과 물질적 피해를 주고 받았던 유럽 국가들은 정치적 통합까지 이뤄냈다. 과거의 고통을 미래의 공동발전 역량으로 치환한 것이다. 또 온난화 등 지구적 문제의 해결에 힘을 모은다. 반면 한국에선 미래와 공생은 안중에 없다. 과거에 해온 게 편한데 왜 바꾸려 드느냐고 목청을 높인다. 너의 편만 좋은 일 아니냐고 핏대를 세운다. 최근 노조법을 둘러싼 접근방식을 보면 과거에서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영국은 30여년 전 늙은 사자로 전락했다. 영국병이 깊어 회생불능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실업자는 늘고 소득은 줄었다. 철의 여인 대처는 과감한 개혁에 나섰다.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개입과 나눠먹기에 메스를 가했다. 일부 노조에 돌아가던 이익을 국민 다수에게로 전환했다. 지금 우리도 한국병이 심각하다. 버는 사람은 소수이고 나눠먹자는 사람은 다수가 돼버렸다. 전체 노동자의 5%에도 채 못미치는 거대노조는 95% 동료 근로자의 삶에 관심이 없다. 전체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다면 세력화된 5%가 95%의 이익향상을 위해 기득권을 기꺼이 나눌 때 진정성이 인정된다. 세종시와 4대강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1970년대 초반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저항적 지식인과 정치인들은 목숨 걸고 반대했다. 얼마전 국회에서 4대강 회의가 열렸다. 어느 의원이 ‘책임지기 위해 실명을 남기자.’고 제안했다. 의원들은 퇴장했다. 실명의 기록화를 꺼린 탓이다. 우리의 지도층은 국민 전체의 미래 이익을 위해 사리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저 내 편, 내 표만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증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려는 노력은 손톱만큼도 기울이지 않는다. 싸움을 위한 싸움, 논쟁을 위한 논쟁을 끼리끼리 모여 확대재생산할 뿐이다. 국민은 이제 ‘당신들은 과연 우리의 미래를 놓고 싸우고 논쟁하는가.’라고 정면으로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앞에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해지라.’고 요구해야 한다. 자기 성공의 희생자(victim of his own success)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거둔 성공에 오히려 치이는 역설을 일컫는다. 지금 한국은 자기 성공의 희생자가 될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10여년째 GDP가 제자리인 게 증거다. 국민이 살려면 새로운 성공방정식이 필요한 때다. 시대는 소처럼 천천히 걷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달력을 한 장 뜯어내듯이 한순간에 급변한다. 박재범 주필 jaeb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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