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1960년대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선임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518
  • 내부고발 대리조사제 도입

    부패방지위원회는 공직사회 내부자가 동료·상사·부하의 부패와 비리행위를 고발하는 ‘내부공익신고’ 보상제도를 확대,국고수입이 없을 경우에도 신고자에게 보상해 주기로 했다.지금까지는 신고로 예산절감 또는 환수조치가 이뤄져야 해당금액의 2∼10%(최대 2억원)까지 보상해 왔다. 부방위가 신고자를 대신해 조사해 주는 ‘대리조사제’ 도입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부방위는 3일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내부공익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내부공익신고’(whistle-blowing)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부방위의 이같은 방침은 참여정부가 12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부패없는 사회’의 실현 수단으로 자리 매김할 전망이다.이날 토론회에는 교수,시민단체 등의 각계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했다. ●내부고발은 적절한 부패 통제수단 부방위가 지난해 1월25일 출범한 이후 지난 한해 동안 신고된 137건의 부패행위 신고 가운데 내부공익신고가 27.7%인 38건을 차지했다.특히 이 가운데 73%인 27건이 검찰과 경찰,감사원 등의 기관으로넘어갔다. 일반 신고건수의 이첩률 46.9%에 비하면 훨씬 높고,그만큼 믿을 만한 정보라는 것이다.내부공익 신고로 인해 ▲불구속 3명 ▲기소중지 1명 ▲징계 34명 ▲면직 2명 ▲경고 56명 등 96명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부패에 의한 추징 및 회수 금액은 23억 4400만원에 달했다. 부방위 조희완 신고심사국장은 “내부공익신고는 일반 신고에 비해 신뢰성이나 정확성이 높고,부패구조 개선에 충분히 효용가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내부고발자는 ‘올해의 인물’로 뽑혔다 내부공익신고는 미국과 영국,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돼 있는 제도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말 조직의 비리를 폭로한 내부고발자 3명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지난 1960년대 내부고발제도를 시작한 미국은 89년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내부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제정했다. 영국은 80∼9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대규모 부패사건을 계기로 99년 ‘공익제보 보호법’을 만들었다.부패행위를 발견할 경우 내부적인 정보공개 요구→규제기관에 제보→대외적인 부패행위 제보 등의 신고절차를 거친다. 호주는 99년 내부신고자 보호를 규정한 ‘공공서비스법’을 제정해 정부 재원의 남·오용,관리 잘못,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제보할 경우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사권 인정과 보복행위 제재 시급하다 한국방송통신대 윤태범 행정학과 교수와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 이상희 변호사 등은 주제발표에서 ▲부패행위에 대한 부방위의 조사권 인정 ▲보복행위에 대한 처벌규정 강화 ▲신고자 불이익 방지제도 강화와 신고자 보복행위 특별조사국 설치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신고자 소속기관의 입증책임 ▲비밀준수 계약위반에 대한 면책조항 신설 ▲신고 보상금의 현실화 등의 대안도 나왔다. 이강원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부방위에 조사권을 부여하고 신고자에 대한 신분상 불이익을 준 사람에게는 1년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이지문 ‘공익의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 소장은 “내부고발자의 보호범위를무형적인 협박이나 집단따돌림 등으로 확대하고,소송적 보상제도 및 징벌적 배상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부공익신고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조직문화 붕괴나 주요 공무담당자의 행위를 제약하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면서 “민간기업들이 윤리강령에 부정부패 예방차원에서 ‘내부보고의무’를 운영하는 것처럼 조직차원의 예방이 필요하다.”는 반론을 내놨다. 조현석기자 hyun68@
  • 구청장 스트레스 해소 나만의 비법 ‘각양각색’

    “어허∼.‘빗속의 여인’이 아니라 ‘우중의 여인’이라니까요.” 서울시 자치구청장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구정을 풀어가는 방법의 다양성만큼이나 가지가지다.이들은 여론을 제때 파악하고 공동이익을 낳는 행정력에 골몰해야 하기 때문에 쌓이는 스트레스도 만만찮다. 웃는 모습 때문에 별명이 ‘미륵’인 김우중(61) 동작구청장.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확 날려보내는 스타일이다.퇴근 후 곧잘 갖는 주민들과의 만남에서 노래 잘 하는 구청장으로 소문나있다.특히 ‘장대같이 쏟아지는 밤비를 헤치고…’로 시작하는 오기택의 ‘우중(雨中)의 여인’은 단연 18번곡.1960년대 초반 곡이어서 노래방 책에 잘 나와있지 않다.신중현의 ‘빗속의 여인’과 헷갈리는 사람이 많아 홍보(?)에 애를 먹는단다.최근에는 남진의 ‘둥지’와 이자연의 ‘당신의 의미’를 익혀 애창곡 2∼3번째 순위에 올려놓았다. 권문용(60) 강남구청장은 검술이나 악기연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호른이나 트럼펫 등 악기만 들었다 하면 딴 사람이 된다. 진지하게 연주에 몰입하는 표정을보고 주변 사람들은 ‘저 양반 구청장 맞아?’라며 눈이 휘둥그레진다.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와 조두남 곡 ‘선구자’를 멋드러지게 뽑아내 감탄을 자아낸다. 틈틈이 주민 곁으로 찾아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오는 4일 오후 6시30분에는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리는 연세의대 오케스트라의 환자위안 공연에 ‘출연’한다.예술뿐만 아니라 검도 5단으로 무예도 갖췄다.집무실 한쪽에 ‘검’을 진열해놓고 가끔씩 방문객에게 시범까지 보여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곤 한다. ‘선비’로 불리는 홍사립(58) 동대문구청장은 바둑판에서 지친 심신을 달랜다.아마4급으로 퇴근 뒤 5급인 박중배(53) 지역경제과장과 기력을 자주 겨룬다.“업무 효율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재충전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1인 1취미’를 장려하고 정기 바둑대회 창설계획도 세웠다. 정영섭(71) 광진구청장은 실내체조를 손수 개발,업무 중에도 틈틈이 몸을 푼다.칠순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일에 대한 열정만은 웬만한 젊은이 못잖다.김충환(49) 강동구청장의 스트레스 풀기는 ‘글쓰기’다.수필가로 공식 등단한 글솜씨로 진솔한 얘기들을 써서 개인 홈페이지에 띄우며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푼다. 송한수기자 onekor@
  • [마당] 거북이 걸음 국립박물관 개혁을

    역사·고고·미술사학계를 포함한 문화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새 박물관장이 임명되었다.DJ정권때의 공모직 관장이 퇴임한 지 10여일이 지났고,관장에 응모한 유력한 후보가 인터넷을 통한 무기명 공격에 못 견뎌 중도사퇴하기도 했다.그리고 마침 직급이 차관급으로 승격되어 반세기 동안의 숙망을 이뤄,새집을 짓고 이전 재개관하는 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지난 세월 박물관의 발전은 거북이 걸음이었다.개혁의 세상에 맞춰 박물관도 큰 틀을 바꾸는 개혁을 단행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첫째 국립박물관은 관리체계상 큰 모순 속에 있는데 이것을 먼저 개혁하여야 한다.역대정권을 거치면서 기존의 서울 경주 부여 공주 박물관 외에 여섯 곳이 더 불어났다.지방박물관은 중앙박물관장의 지시를 받는 내부 소속기관으로 되어 있는데,종래의 분관제도를 명칭만 독립기구처럼 바꾸었기 때문이다.이것은 마치 서울대학교에 지방국립대학을 소속시킨 것과 같은 제도를 가상하면 얼마나 큰 모순인지를 알 수 있다.큰 관장이 작은 관장을 다스리는 모순을 없애기 위해 별도의 상위기구가 필요하다.여기에 모든 국립박물관이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는 박물관의 성격이 고고미술박물관으로 되어 있고 조직도 두 분야로 나뉘어져 있는데,이를 바로세워야 한다.1960년대 말까지 기존의 민족박물관과 덕수궁미술관을 국립박물관에 통합시켰다가 민족박물관만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재건하여 따로 장관하에 두었다.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로 볼 때,중앙박물관은 역사고고박물관이 되어야 한다.역사발전 단계를 고고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이와 성격이 다른 고대의 불상조각 청자 백자 회화 등 걸작품에 관한 전시와 감정 등은 미술관에서 운영하여야 한다.이렇게 헝크러진 박물관의 성격을 역사고고·미술·민속 등 세 분야로 정리하고 그에 적합한 조직으로 개편함이 옳다. 셋째는 ‘유적은 문화재청,유물은 박물관’의 관리 원칙아래 경주와 부여에 매장문화재보관센터를 건립하여 그동안 응급 발굴로 산적된 유물을 정리·보관하여야 한다.그리고 전시·감정·사회교육용의 전시유물과 조사연구용의 자료유물을 기능에 따라 공간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유물은 ‘개방식배가’형태로 하여 연구자의 요구시에는 보고서발간 전이라도 자유롭게 자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넷째는 학예직의 양성과 대학과의 교류의 일이다.매장문화재보관센터에서 신임학예직을 교육훈련시켜서 각급 박물관과 문화재관리 행정기관에 공급하는 일이 시급하다.현재 지방자치단체인 시·도와 시·군에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학예직과 교수와의 교류도 거의 없는 상태이다.박물관에서 대학으로 간 인사는 10여명쯤 되지만 대학에서 박물관으로 온 인사는 중앙관장으로 온 2명뿐이었다.가급적 지방관장을 포함한 상위직에 교수를 전임,겸임,비상임 등 여러 형식으로 영입할 필요가 있다.4급의 지방관장직은 대학의 행정직과장에 해당하는데,3급정도는 돼야 교수와의 학술교류가 원활할 것이다. 이런 일을 위해 문화관광부의 외청으로 박물관총국을 독립시켜서 언론 관광 체육 종교 등 업무의 영향권에서 되도록 멀리한 채 중앙·지방에 있는 국립박물관 통괄에 전념케 해야 한다.그리고 이제 막 만든 차관급 관장을 박물관총장으로 바꿔 중앙관장의 일을 겸하게 해야 한다.또 실무차원의 공모보다는 격을 높여서 학계의 원로를 초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래야 명실상부한 전통문화의 대표기관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강 인 구
  • [씨줄날줄] 반전가요

    “얼마나 더 많은 포탄이 터져야만/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끝날까?/친구여,묻지 말아요/오직 바람만이 알고 있는데.”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은 지난 1960년대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을 부르며 평화를 외쳤다.194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밥 딜런은 미네소타대 2학년때인 1961년 학업을 때려 치우고 통기타 하나만을 달랑 들고 무작정 뉴욕으로 진출,동갑내기인 ‘포크의 여왕’ 조앤 바에즈와 함께 반전과 저항의 시대정신을 노래했다.1961년 처음 만나 동거에 들어간 두 사람은 1963년 노예해방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는 워싱턴 대행진 등에 참여해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를 부르기도 했다.이때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다’는 연설을 했다.조앤 바에즈는 1965년 베트남전이 전면전으로 번지자 ‘도나 도나(Donna Donna)’ 등을 통해 자유와 반전의 가치를 본격 설파하고 나섰다. 1960년대 미 반전운동과 히피의 정점은 1967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몬트레이 페스티벌과 1969년 8월 뉴욕의 우드스톡 페스티벌.특히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40만여명의 젊은이들은 조앤 바에즈와 지미 핸드릭스,제니스 조플린,산타나,존 세바스티언 등 당대의 최고 가수들과 함께 뉴욕의 한 농장에 모여 사흘 밤낮을 지새며 평화를 노래하고 또 노래했다.‘평화와 음악의 사흘’이란 타이틀의 우드스톡 페스티벌은 베트남전과 냉전의 시기를 살았던 그 시절 젊은이들에겐 ‘평화운동의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집트 대중가수 압둘 라힘이 부른,‘이라크를 평화롭게 내버려둬라’란 반전 가요가 아랍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란다.국내 반전시위에서도 ‘전쟁을 반대해∼,평화를 사랑해∼’로 끝나는 반전가요가 등장했다고 한다.아랍어로 ‘당신께 평화가 함께 하기를’(앗살람 알라이 쿰)이란 제목의 노래를 이달초 시민가수 ‘리표 삐’가 만들어 인터넷에 음악파일을 올리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바람만이 아는 대답’과 ‘도나 도나’가 난데없이 국내에서 불온 가요로 분류돼 방송 금지됐다 1994년에야 해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에 비춰 격세지감이 든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
  • [열린세상]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싸움은 인간만이 아니고 동물이나 식물까지도 생명을 가진 것은 모두 서로 싸우게 된다.그것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으로서 하나의 본능이기 때문이다.동물들은 번식기나 먹이를 두고 싸울 뿐이지만 인간들은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이유로 싸움을 한다.따라서 인류는 전쟁과 평화의 순환론적 역사를 만들어 왔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다윈은 ‘적자생존’이라는 말로,스펜서는 ‘이중기준’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프로이트는 ‘삶과 죽음의 본능설’에서 전쟁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재미있는 해설을 하고 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우리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에로스’라는 강렬한 종족번식을 위한 삶의 본능과 함께 전혀 상반된 욕구이기도 한 ‘타나토스’라는 죽음의 본능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에로스의 극치가 남녀간의 성욕이라면 타나토스는 자살에의 충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삶과 죽음의 본능이 논리적으로는 서로 상반적인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동질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데 인간본질의 불가사의가 있음을 강조한다.바로 우리들의 의식세계를 반영하는 언어표현에서도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과 같이 삶과 죽음은 이질성이 아닌 동질성이라고 보았던 것이다.이와 같은 삶과 죽음의 본능은 심리적으로는 사랑과 미움으로,행동으로는 창조욕구와 파괴욕구로,더 나아가 집단적인 국가간의 차원에서는 전쟁과 평화의 형태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유전적으로 남을 사랑함으로써 만족을 얻는 삶(에로스)의 욕구와 더불어 증오(타나토스)를 통한 욕구불만의 해소를 추구하는 두 가지 대립되는 본능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어야만 하는, 원천적 모순의 존재라는 데 문제가 있다.사랑과 성취욕의 즐거움 못지않게 증오와 파괴(폭력)를 통한 카타르시스는 결국 인류사회를 전쟁과 평화의 역사로 만들어 왔고 그것은 이 순간에도 우리들 앞에 이라크 전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증오심의 극치이기도 한 폭력과 살인행위는 프로이트가 규정한 것처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라고 본다면,이 지구상에 적어도 인류가 생존하고 있는 이상은 칸트와 같은 ‘영구평화론’은 영원히 불가능할 뿐이다.다만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것은 현대의 발달된 유전공학에 의하여 타나토스에 작용하는 유전인자를 조작하는 길뿐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실제로는 사랑과 미움,폭력과 비폭력,전쟁과 평화라는 개념의 성립근거는 상반관계라기보다는 상관관계이므로 불가능한 것이다.이것은 마치 검은 색이 없으면 흰색의 존재근거가 상실되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오히려 검은 색깔의 바탕일수록 흰색은 더 하얗게 부각되는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이러한 전쟁본능설은 1960년대 초 전방부대에서 어느 정훈장교로부터 들은 그의 체험담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한국전쟁의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났던 그는 “만일 자기가 안 죽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전쟁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없다.”고 말했다.죽고 죽이는 전장터,그 긴박감과 스릴은 자신도 모르게 전율이 환희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과 미움,건설욕구와 파괴욕구,전쟁과 평화라는 상반적 본능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어야만 하는 존재가 인간의 본질이라면 인류사는 영원히 신의 저주를 받을지 모른다.여기서 기독교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로,불교는 ‘사랑도 미움도 하지 말라.’는 계율로,인간의 파괴본능을 최대한의 이성력으로 제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사는 이성력보다는 감성적 본능의 힘에 의하여 수레바퀴가 움직이고 있기에 전쟁의 종식은 요원한 것이 과거요,현재인 것이다.본질적으로 정치는 싸움이고 예술은 평화이다.우리 모두가 시인이 되고 음악가가 되는 세상에서는 인류의 평화가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김 동 규
  • 영등포구 ‘뿌리찾기’ 나섰다...향토자료 발굴·역사관 건립

    영등포구(구청장 김용일)가 옛 모습과 향토자료 발굴,역사관 건립 등 ‘뿌리찾기’에 본격 나섰다.주민들의 가슴에 화려했던 영등포의 명성을 새겨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는 뜻에서다. 영등포는 과거 강동·송파구와 강남 일부를 제외한 한강 이남지역 대부분을 포함했던 남서울의 중심지였다.역사와 전통을 자랑했지만 1960년대 이후 분구(分區) 과정에서 옛 모습과 자료가 거의 보관되지 않아 번듯한 문화재 하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 역사·향토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굴·관리하기 위해 그동안 잊혀졌거나 공개되지 않은 것,또는 새로운 지역문화의 뿌리찾기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오는 11월까지 3단계로 나눠 본격적인 역사 찾기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오는 6월까지 1단계로 새주소부여사업 등 업무추진 과정에서 알게 된 역사적 사실이나,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명유래를 중점 발굴한다.주민들과 관내 교육·언론기관,우체국 등 공공기관에서 소장중인 영등포의 옛 생활상이나 거리풍경을 담은 사진,유물,전래풍습,구전설화,별미음식 등 자료 수집에도 나선다. 2단계(7∼9월)에서는 그동안 수집·발굴된 자료가 역사성이 있는 유물 또는 자료로 판단되면 소장자로부터 기증 받거나 적극 매입해 관련학회의 고증을 추진한다.이어 11월까지 영등포문화예술회관에 역사관을 설립,고증된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열린세상] 새정부의 도시문제 의식

    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 중에서 어떤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인가를 판단해 내기란 쉽지 않다.도시환경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복잡한 데다 이를 인식하는 개인이 각계각층이기 때문이다.새로운 대통령에 의한 새 정부가 들어섰다.이제 그 정책결정자들의 문제의식에 따라 우리 시민의 삶의 질 개선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볼 때 그들이 무엇을 도시환경의 중요한 문제로 볼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한 개인이나 집단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을 때 발생한다고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띤다.특히 도시환경과 삶의 질에 관한 문제는 개인에 따라,그 경험에 따라,계급 집단 소득계층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문제다.’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누구의 문제’로 생각하는가 여부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예컨대 불량지구의 재개발아파트의 경우 그곳에 입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환경에 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거기서 쫓겨난 사람들에게는 거주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우가 된다. 1960년대 어느 서울시장은 개발만이 도시문제 해결의 최선의 방안이라고 하여 돌격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우가 있었다.당시 시청 앞에는 ‘도시는 선이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시장은 차량 통행을 위한 도로의 개설에만 전심전력했다.청계고가도로는 그때 생긴 것이다.이로부터 30년이 지난 1990년대 후반에는 도시 속에서 보행환경의 개선이 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걷고 싶은 거리,문화의 거리,역사 탐방로,조망거리 등 고건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일련의 보행환경개선사업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대변한다.이때는 시민단체가 소극적으로나마 참여하기는 했지만,과연 보행환경의 개선이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도시문제였는지는 확인된 바 없었고,사실상 차량동선 중심의 도시구조 때문에 공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실정에서 이 또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는 없다.이제 이명박 시장으로 바뀌면서 청계천의 복원에 모든 역량을 걸었으니 과연 이것이 도시문제를 제대로 파악한 것인지,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를지,그래서 이것이 도시문제 해결의 하나의 성공사례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도시환경의 문제가 시민 누구에게나 공감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려면 현안의 환경문제가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얼마나 유해한가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또한 그 문제에 대하여 스스로 조치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절실하고 위급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 따라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역설해도 시민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따라서 대처방안도 마련되지 않을 것이다.이때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참여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은 시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되지만 문제에 접근하는 입장은 도시환경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문제의식을 앞서 가는 시각을 취해야 할 것이다.이미 우리 시대의 키워드로서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생태도시’ 등의 용어가 친숙하지만 이 패러다임을 실천하는 방안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앞으로 정부에서누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도시환경의 문제를 정의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할지 궁금하다.정확하고 정직하게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실천에 대한 신념을 가진 유능한 행정가가 새로운 정부의 해당 부서 책임자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새 정부가 진보와 변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환경친화적 패러다임의 인식에 투철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있어 실망스러우나,어쨌든 현 정권이 우리 도시환경과 삶의 질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지 지켜 볼 일이다. 이 규 목
  • ‘시베리아의 선사 고고학’ - 시베리아 선사시대 ‘탐험기’

    최몽룡 외 지음 주류성 펴냄 우리는 시베리아를 흔히 친척의 인연이 닿는 대륙쯤으로 여긴다.어릴 때 학교에서 처음 들었을 ‘알타이어족’의 기억 때문일 것이다.알타이는 몽골과 중국 신장성 북쪽이 맞닿은 남시베리아에 있다.초원의 스텝과 평지의 수풀 타이가로 이루어진 대평원지대 서시베리아와는 달리 알타이공화국이 있는 남시베리아에서는 만년설을 머리에 인 알타이산맥의 영봉들이 보인다.서시베리아에서 동시베리아의 바이칼호를 지나 극동에 닿으면,바로 태평양이다.우랄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광활한 대륙 시베리아는 ‘러시아의 아시아’이다. ‘시베리아의 선사고고학’(주류성 펴냄)은 학술서적이지만,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은 분위기마저 자아낸다.지은이는 일찍부터 시베리아 고고학계와 교류한 서울대 최몽룡 교수와,시베리아 고고민족학연구소에서 각각 국가박사학위를 받은 목포대 이헌종 교수, 부산대 강인욱 박사다. 러시아의 본격적인 시베리아 진출은 16세기 짐승가죽을 얻기 위한 탐험에서 비롯됐다.그리고 17세기 금은그릇 따위의 도굴된 고고유물이 러시아에 소개되기 시작했다.시베리아 고고학은 메세르슈미드트 탐험대의 활동(1720∼1727)이 기폭제로 작용했다.표트르대제의 명령을 받은 탐험대는 예니세이강을 거슬러 올라간 뒤 레나강 지류를 거쳐 이르쿠츠크에 이르기까지 바위그림들을 찾아냈고,고분을 발굴했다.오늘의 시베리아 고고학으로 발전한 시기는 1960년대라고 한다. ‘시베리아…’는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 처럼 구석기시대부터 초기철기시대에 이르는 시베리아의 선사시대를 다룬 고고학 개설서이다.한국학자들답게 시베리아와 한반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무르강 지류인 부레야강 기슭에서 나온 후기구석기시대의 세형몸돌은 러시아 극동,몽골,중국,일본,북미대륙,한반도를 하나의 선사공동체로 묶는 자료로 평가했다.강원도 양양 오산리와 제주 고산리 유적은 바이칼호 이웃의 우스티 카렌가 유적과 연관을 맺었을 것으로 추정했다.우리 학계가 한반도 청동기 문화의 원류를 카라숙문화나 타가르문화로 보는데 대해서는 시베리아의 청동거울은 한반도 것과 꼭지와 무늬가 다르고,청동검도 비파형이 출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쉽게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2만 3000원. 서동철기자
  • “후세인 제거는 전쟁계획 일부” 美 백악관대변인 밝혀

    |워싱턴 AP 연합|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이 미군의 적법한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이 26일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전쟁시 이라크 지도자들을 전범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고보다 한층 더 엄격한 것이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날 이라크와의 전쟁 시 미군을 죽이는 전쟁을 담당할 지휘관 및 고위 장성들은 자신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만약 전쟁을 한다면 이들은 국제법 하의 적법한 공격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같은 발언이 후세인 대통령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물론”이라고 답변했다. 부시 대통령은 25일 이라크 대통령과 군 관계자들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기반 시설을 파괴하면 전범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시카고에서 발행되는 일간 ‘데일리 헤럴드’는 부시 대통령이 미군에 의한 “조준사격이 가능하다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암살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달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피터 피츠제럴드 상원의원(공화·일리노이)과의 개인적인 대화 중에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1976년 외국지도자에 대한 암살금지 대통령령은 1960년대와 197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원한 각종 음모에 대한 비난에 대응,제럴드 포드 대통령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1년 암살자 고용까지 이에 포함시켰다.
  • 美 클라크대 신시아 인로 교수 梨大서 특강 “부시 행정부는 남성중심·군사적”

    “의식있는 여성주의자들은 미국 부시 행정부의 가부장적이고 군사적인 대외정책을 주요 공격 포인트로 삼아야 합니다.” 저명한 여성학자인 신시아 인로(사진) 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교수가 방한,24일 이화여대에서 공개특강을 가졌다. 정치학 박사로 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설립자인 그는 여성학 안에서도 국제정치,군사주의,군수산업 등의 시스템이 여성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 등에 주목해왔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폭로한 권인숙(미국 사우스플로리다주립대 교수)씨와 한국 기지촌에서 일어난 매매춘의 국제정치학을 다룬 ‘동맹속의 섹스’의 저자인 캐시 문의 지도교수로 유명하다. 이번 방한은 올들어 일본에 머물러온 인로 교수가 한국 페미니스트들과의 만남을 원해 이뤄졌다.특강의 주제는 ‘국가안보에 대한 여성주의적 감수성 만들기:여성,남성성,군사주의’이다. 특강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한국 방문 소감은. 20여년간 간접적으로 한국의 여성주의자들과 함께 일하긴 했지만 직접 와서 만나기는 처음이며,직접 운동을 한 적도 없어 부끄럽다. ●대학 때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여성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1960년대 미국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할 때를 회고하면 여성주의 의식이 매우 없어,여성정치학이나 여성 권리의 회복 등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1974년 이후 클라크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생들이 왜 여성학 강좌가 없느냐며 나를 비롯한 교수들에게 관련 강좌를 개설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그들의 뜻에 따라 여성학을 가르치게 됐다. 제자인 권인숙씨를 통해서 한국을 알게 됐고 여성운동을 함께 했다.여성운동을 하기 전 무의식 상태였지만 보고 배워서 깨우쳤다.또 1970∼80년대에 여성주의 잡지인 ‘미즈’를 보면서 많이 깨우치고 눈을 뜨게 됐다. ●부시 행정부의 호전적 군사주의에 대한 생각은. 우선 부시 행정부의 군사주의에 대해 사과한다.미국민도 이 정책에 확신을 잃고 있다.사령관으로서의 대통령은 대통령 직무의 일부에 불과하다.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전부가 되었다.대통령직이 왜곡된 것이다.미국의 정치문화가 대통령직을 가부장적이고 군사적으로 만들었다.페미니스트들은 여기를 공격해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페미니스트들은 부시 행정부의 호전성이 단지 9·11 사건의 여파인가,아니면 미국 정치문화에 내재한 다른 이유가 있는가를 연구하고 있다.내 육감으로는 9.11만으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그보다는 미국의 대통령직은 가부장적이고 군사통치권자라는 대중적 인식과 맞물려 있는 것이 호전성의 원인이라고 본다. 연합
  • 히스패닉 세계/스페인,라틴아메리카 독창적문화.역사 재조명 부정적 이미지 벗기기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로 구성된 히스패닉 세계는 종종 신화와 오해의 대상이 된다.돈 키호테와 무적함대,그리고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이 상징하듯 근대 이전 17세기까지 스페인은 서유럽의 최강국이었다.그러나 서구에서 근대화가 시작된 18세기부터 스페인은 유럽의 지체아요 낙오자로 전락했다.이런 부정적 이미지는 20세기 들어서도 프랑코 독재에 편승해 스페인을 더욱 고립적인 위치로 몰아냈다.이처럼 근대 이전과 근대 이후의 명암이 확연히 갈라진 유럽 국가도 드물다. 라틴 아메리카의 굳어진 이미지 또한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아직도 공공연히 제3세계란 이름으로 불리는 라틴 아메리카는 빈곤과 실업,정치적 불안정,외채,게으름 등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덧씌워져 있다.그러나 라틴 아메리카는 정치·경제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풍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일궈왔다. ‘히스패닉 세계’(존 H 엘리어트 엮음,김원중 등 옮김,새물결 펴냄)는 미지와 환상의 어둠에 가린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와 역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어두운 과거와 밝은 미래라는 도식에 따라 근대화를 추진한 반면 스페인은 화려한 과거와 어두운 미래란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었다.근대화에 실패한 스페인은 자연히 ‘근대화 제일주의’를 금과옥조로 여긴 우리에게 학습 대상이 되지 못했다.스페인에 대한 이미지도 대부분 긍정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히스패닉 세계는 오늘날 무시할 수 없는 힘을 키워가고 있으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3억 2000만 명이 넘는다.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다.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히스패닉 인구는 흑인을 제치고 백인 다음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스페인어권 소설가들은 자국의 인구가 아무리 적더라도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를 통해 적잖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정도다. 이 책은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채색된 히스패닉 세계의 본모습을 이해하는 열쇠로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를 꼽는다.중세 스페인은 아랍세계의 지배를 받았던 만큼 유럽이되 유럽이 아닌 다원적인 사회였다.그런가하면북부엔 켈트문화가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는 등 다른 어떤 유럽 국가보다 더 유럽적인 면모도 갖췄다.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예루살렘 다음가는 유럽 최고의 순례지였다는 사실은 스페인 문화가 유럽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스페인은 봉건제와는 또 다른 다양성을 지닌 나라였다.여러 ‘국가’로 이뤄진 스페인은 절대왕정을 통해 국가내 이질적인 요소들을 통일해 나간 다른 유럽 국가들과 전혀 달랐다.이런 다양성과 통일성의 길항과 조화가 스페인 문화의 창조성의 원천이었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히스패닉 세계는 문학과 예술을 통해 세계인의 영혼을 사로잡은 상상력의 용광로다.이 책에선 세르반테스·공고라·케베도·로페 데 베가 등으로 대표되는 ‘황금세기’ 스페인 문학에서부터 새로운 문학적 패러다임으로 20세기 후반 세계문학을 이끈 라틴 아메리카 문학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문학지형을 이뤄온 히스패닉의 문학세계를 살핀다.스페인어권 문학의 무게중심은 두말할 것도 없이 라틴 아메리카.제2차 세계대전 이후 라틴 아메리카 문학이 전례없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1940∼1960년대 중반의 스페인 문학과는 달리 유럽과 미국의 실험적 글쓰기의 영향을 봉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1960년대 이후 전개된 라틴 아메리카 소설의 ‘붐’은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빼놓곤 얘기할 수 없다.한편 1940년대 중반 쿠바 소설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가 처음으로 공식화한 ‘마술적 리얼리즘’은 1950년대 말 유럽사회에 소개돼 세계문학의 주류로 자리잡을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이 책은 유럽에서 러시아,영미권에 이어 세계문학을 선도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의 문학 배경을 소상히 밝힌다. 세계 모든 유형의 히스패닉들이 모여드는 미국은 1492년에 시작된 스페인인의 디아스포라가 마지막으로 또 가장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장이다.‘미국의 히스패닉화’는 점점 속도를 얻고 있다.이 책의 저자 가운데 한 명인 호르헤 클로르 데 알바 교수(프린스턴대 인류학과)는 2015년엔 히스패닉이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인종집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그런 배경과는 별개로 라틴 아메리카를 주축으로 한 히스패닉 세계는 우리와도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그러나 히스패닉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빈약하며 학문적 연구도 미미한 실정이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히스패닉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미래를 읽게 하는 종합안내서로 주목할 만하다.스페인을 새롭게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라틴 아메리카 부분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2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미술/이영수 개인전 외

    ■ 이영수 개인전 11일까지 관훈갤러리(02)733-6469.점묘와 선묘가 어우러진 수묵화.거친 듯한 재질이 암각화를 연상케한다. ■ 김철향 서울 초대전 11일까지 나화랑(02)732-8846.중국 옌볜 현대미술예술연구소 소장인 작가의 서양화 작품전. ■ 한국현대조각전 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580-1517.김종영에서 유재흥까지 현대조각사를 빛낸 34명의 작품 54점.1960년대 이후 한국조각의 흐름을 사실·추상·영상 등 여덟 가지 양식으로 나눠 전시. ■ 연어가족초대전 11일까지 공평아트센터(02)733-9512.한국화가 선학균(관동대 교수) 화백의 가족합동전. ■ 밀레의 여정전 3월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19세기의 대표적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전.대표작 ‘라 샤리테’(동정심) 등 150여점.반 고흐 등 밀레와 관계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
  • [글로벌시각] 컬럼비아호 ‘예견된 참사’

    윌리엄 E 버로스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공중폭발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승무원 7명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우주개발 프로그램의 문제점은 간과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원인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로 우주개발의 지속적인 추진의 뜻을 나타냈지만 그 문장이 내포하는 또 다른 의미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했다. 대단히 용감하고 뛰어난 우주비행사들이 죽음을 맞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부족한 예산과 발전없는 기술로 유인 우주선을 운영했기 때문이다.예산은 장기간에 걸쳐 턱없이 부족했고 기술은 달착륙을 목표로 했던 우주탐사 초기 ‘아폴로 계획’ 때 그대로였다. 각종 우주개발 프로그램들은 자금 부족으로 비생산적인 차질을 빚어야 했다.196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은 정치적 목적 때문에 충분한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달 착륙 이전인 1966년부터 예산 감축은 시작됐다.우주개발 프로그램 문제의 핵심은 그 당위성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유인 우주선 운행을 지지하는 쪽은 모험심과 탐험심이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 아닌 오직 인간의 용기만이 우주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인간은 운명적인 존재라고 주장한다.반면 대부분 과학자들이 속한 반대측은 우주에서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사람이 있을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산소 공급 시스템도 지나치게 비싸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유인 우주선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이 그들의 연구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유인 우주선의 가치를 인정하는 등 강요된 합의에 의해 전개돼 왔다. 허블우주망원경 제안자들과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호 옹호자들간의 분쟁처럼 때때로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충돌이 일어나자 의회는 정치적 책략과 경쟁 사이에 끼여 난처한 입장이 돼 버렸다.그 결과 국회의원들은 분열된 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생겼다. 러시아 우주개발계획에 자극받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때 제안된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은 이같은 오욕의 역사를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다.미 항공우주국(NASA)은 ISS 건설비용이 당초 예산을 초과하자 핵심 시설의 배치가 완료되면 건설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이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15개 국가들을 격분케 했다.이같은 성명 발표로 정거장 운영 인원이 7명에서 3명으로 축소됐고 구조선과 각종 연구 기재 등도 모습을 감췄다.완성되지 않은 우주정거장은 문제점 많은 우주개발 프로그램의 상징이다. 현재의 우주왕복선 자체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정부 시절의 예산 감축과 유기성이 결여된 임무 등이 반영된 합의물이었다.닉슨 전 대통령은 1969년 우주운송 시스템을 승인했으나 비용 문제로 2번 재사용이 가능한 모델이 아닌 실리콘 고무의 일종인 오링으로 조립된 고체로켓 부스터를 사용하는 더 싼 디자인을 선택하게 됐다. 113번의 비행 중 2번의 사고 기록은 우주왕복선의 안전성이 꽤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러나 손상된 연료라인,수압 시스템의 결함 등 많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노후된 컬럼비아호의 사고는 예견된 것이었다. 컬럼비아호 승무원들의 죽음에서 무언가 얻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인류의 우주개발은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결의를 다지는 것일 것이다.그러한 인식은 의회나 백악관 등 위에서 시작돼야 하며 장기간의 정치적·재정적 지원 또한 필수적이다. 우주개발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구조 시스템과 운송 시스템 등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 40년 회고전 여는 화가 김형대

    화가 김형대(67)는 6·25세대,즉 현대미술 제1세대의 막내다.1960∼61년 당시로서는 가장 전위적인 작가그룹인 ‘벽’동인전에 참가하면서 전위미술의 선봉에 선 인물.지난해 이화여대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평생 추상회화의 길을 걸어온 그가 40여년 화업을 정리하는 첫 회고전을 마련한다. 7일부터 새달 9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1960년대 미공개작 20여점을 포함,모두 70여점을 선보인다.특히 1961년 국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상(특선)을 받은 ‘환원B’는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현대미술사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추상화로서는 처음 국전 특선의 영예를 안음으로써 국전이 추상화에도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회고전인 만큼 작가가 보여온 시대별 화풍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1950∼60년대 중반은 앵포르멜(비정형예술)시기.회오리처럼 유동적인 선과 면이 간결하면서도 강인하게 느껴지는 앵포르멜 추상작업 ‘생성시대’연작으로 출발했다.60년대 중반 이후에는 앵포르멜의 열기가 사라져가는 시대적 경향을 반영,작품세계는 격렬하고 표현적인 추상에서 보다 내면화한 심상추상으로 내달았다.‘심상(心象)’시리즈를 내놓으며 마치 물줄기와도 같은 유동적이고 율동적인 흐름이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다.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는 ‘후광(後光)’시기로 요약된다.표면에 드러난 율동성은 화면 뒤로 잦아들었다.대신 보이지 않는 심연의 세계에서 우러나오는 단색조의 빛,곧 후광을 추구했다.한층 투명해진 빛과 색,그리고 잔광의 유희가 무르익은 추상의 면모를 보여주며 오늘에 이른 것이다.최근 들어서는 어두운 색을 바탕에 깐 뒤 하얀 색 등 밝은 색채로 그 위를 겹겹이 덧씌워 평면화이면서도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작품은 장르상 서양화이지만 한국적 조형과 색채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회화에서 ‘참된 한국성’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해 온 덕이다.그는 이를 “한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은은한 효과”라는 말로 표현한다. 화단의 주류에서 다소 비켜선 채 캔버스와 나이프,붓의 변화무쌍한 세계에 몰입해온그는 회고전을 맞아 자신이 견지해온 예술가로서의 삶의 자세에 관해서도 한자락 들려준다. 화단의 한 축을 이루는 서울대 미대를 나왔고 교수를 지냈지만 그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국외자적인 삶’을 살았다.학연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른바 ‘왕초·똘마니론’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서 자라,여의도 63빌딩 인근 샛강의 이미지가 지금도 화폭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요즘 작가들이 작품을 남길 생각은 하지 않고 경력 남길 생각만 한다.”고 질타한다.아울러 “샛강은 주류가 아니다.내가 살았던 문래동도 그렇다.아웃사이더로 살아온 내 삶도 이와 같다.”고 자부한다.한국화단의 편가르기는 ‘학연망국론’의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 밝혀지는 원인/온도감지기 손상 증거 속속 드러나

    |워싱턴·함부르크·휴스턴 외신|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을 유발한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왼쪽 날개부분의 충격과 온도감지기 손상 여부를 입증하는 새 증거들이 속속 나타나고 승무원 7명 모두의 유해가 수습된 가운데 미국은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한 3개의 조사위원회를 구성,원인 구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 전문가,5가지 원인 제시 미 연방항공우주국(NASA) 프로그램 담당 국장 론 디트모어는 2일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 직전 왼쪽 날개 부분의 열이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NASA 관계자들은 왼쪽 날개쪽의 온도 상승은 특수 세라믹 타일의 손상을 입증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컬럼비아호에는 2만 4000여개의 내열 타일들이 부착돼 대기권 진입시 발생되는 엄청난 열을 견디게 한다. 디트모어 국장은 그러나 아직까지 폭발을 야기한 확실한 결론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하나하나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아폴로계획의 입안자로 참여했던 독일의 우주 전문가 하인츠-헤르만 쾰레도 열 저항시스템의결함이 컬럼비아호 공중폭발의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지상에서의 정비 실책 ▲컬럼비아호의 노후화 ▲지구궤도 재진입시 가장 약한 부분이 마찰되도록 한 관제 실수 ▲타이어 파손으로 인한 열 저항장치의 손상 등이 폭발을 일으킨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개 위원회 구성 NASA는 2일 공군과 해군,교통부 및 관련 정부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 조사위원회가 퇴역 해군제독 해롤드 W 게먼의 지휘 아래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원인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3일 루이지애나주 바크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첫 회의를 갖고 수거된 컬럼비아호 파편들에 대한 분석작업 및 컬럼비아호가 하강을 시작한 이후부터 NASA가 수집해 놓은 각종 정보들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특히 사고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온도감지기 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파편 점검은 물론 군당국과 정부 및 상업위성으로부터 수집한 각종 데이터도 분석한다. ●NASA 예산 증액 미 언론들은 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NASA의 예산을 대폭 증액시킬 것을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부시 대통령은 또 그동안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이 이번 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조사도 지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NASA는 승무원 7명의 유해를 모두 수습,DNA분석을 통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女우주인이 보낸 마지막e메일 |러신(미 위스콘신주) AP 연합|미 해군 군의관으로 첫 우주비행에서 희생된 여성 우주인 로럴 클라크(41)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전날인 지난달 31일 가족과 친구들에게 마지막 e메일을 보낸 사실이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클라크는 지난 ‘9·11테러’때 사촌이 사망하는 아픔을 겪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클라크는 지구로 보낸 마지막 e메일에서 24시간 뒤 자신과 동료 우주비행사 6명에게 닥칠 ‘재앙’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황홀한 광경과 임무수행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황홀하게 아름다운 지구 위로부터 안부를 전한다.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전경은 진실로 경외롭다.”로 시작되는 e메일은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따라서 우리는 촌각을 아껴가며 과학적 탐사활동을 위해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적었다. 그녀는 “근시가 악화됐지만 전세계 과학자들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우주개발 어떻게 될까 미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 사고로 안전 문제를 둘러싸고 우주개발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번 참사가 우주개발에 주력하는 각국에 어떤 여파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계획 변함 없어 중국은 컬럼비아호 참사에 관계없이 올해 예정대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3번째 국가가 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신화통신은 2일 중국 수석 우주공학 전문가 천마오장 교수의 말을 인용,이번 사고는 중국의 우주개발 계획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2년부터 비밀리에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해온 중국은 최근 올해 9차례에 걸쳐 우주선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우주과학기술집단공사의 장칭웨이 총경리는 “선저우 4호의 성공적 발사와 귀환은 중국 우주선의 안전성과 확실성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을 확신했다. ●일본 큰 차질 예상 컬럼비아호 공중폭발의 충격은 일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을 모델로 했다고 해서 ‘미니 NASA’로 불리고 있는 일본의 우주개발인 만큼 구명되는 추락 원인에 따라서는 전면적인 개발계획 수정도 예상되고 있다.우선 2007년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일본의 실험동 ‘키보우’를 운용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ISS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인원을 수송할 수단이 없어지게 되면서 지난 연말에 합의한 2006∼2007년이라는 본격 운영 개시를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ISS 운용의 차질은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우주 비즈니스에도 연쇄적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일본의 제약회사 22개사와 이·화학 연구소 등은 이달부터 ISS의 러시아 실험동에서 신약 개발과 관련된 단백질 제조 실험을 계획하고 있었다.다른 정밀기계 업체도 우주의 미소중력을 이용해 고성능 레이저 재료 결정을 만드는 준비를 추진 중이다.그러나 컬럼비아호 추락으로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본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주력 로켓 H2A의 확장형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우주개발 틈새 노려 컬럼비아호에 탑승했던 인도출신 칼파나 촐라 박사의 사망으로 개발도상국 중 우주 탐사에 가장 적극적인 인도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도 관계자는 그러나 1960년대 인도 우주개발의 막을 열었던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의 말을 인용,“우리는 우주 탐사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하겠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인도가 유인 우주선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대신 인도는 인공위성을 개발,고해상도의 데이터 수집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인도는 이미 7대의 정보수집위성과 4대의 기상위성을 가지고 있다. ●우주개발 지속 여부 논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류의 우주 탐험이 매우 어렵고 위험하며 사고를 피할 수 없을지라도 사고가 인류의 우주로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컬럼비아호 참사로 우주왕복선 운항은 중단돼야 한다는 주장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강혜승기자1fineday@
  • 우주왕복선 운항 잠정중단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공중폭발을 계기로 미국의 우주개발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일 “우주로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예산과 기술상의 한계에 직면한 미 우주항공국(NASA)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우주왕복선 발사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론 디트모어 NASA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앙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향후 우주왕복선의 운항은 유보될 것”이라며 “이같은 중단이 얼마나 지속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1986년 1월28일 챌린저호가 발사 직후 폭발하자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우주왕복선 비행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NASA는 32개월 동안 모든 왕복선의 비행을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주왕복선의 안전 문제뿐 아니라 우주개발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챌린저호 폭발 이후 의회는 NASA에 대한 예산을 계속 삭감하면서도 단기간 내에 많은 임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NASA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그러나 지구궤도 주변에서만 머무는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진정한 우주개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NASA가 언제,어떤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확답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위험이 노출된 우주왕복선을 뛰어넘어 1960년대 추진됐던 화성탐사와 같은 우주개발의 새로운 청사진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주왕복선이 발사되지 않아도 ISS에 머물고 있는 3명의 비행사는 러시아의 우주선 소유즈를 통해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따라서 우주왕복선에 대한 안전평가뿐 아니라 향후 NASA에 대한 예산지원 문제,왕복선을 대체할 마스터 플랜에 대한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미국의 우주개발 계획은 상당히 정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mip@
  • 설연휴에 온가족 함께 따끈따끈한 비디오를

    가족의 참뜻 일깨워주는 ‘릴로와 스티치' 첨단 테크놀로지 상상 활짝 ‘마이너리티…' 지난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가문의 영광' 알토란같은 설 연휴.자투리 시간을 메우기에 변함없이 좋은 아이템은 역시 비디오! ‘따끈따끈한’최신 비디오를 남 먼저 볼 수 있다면 그 기분도 근사하지 않을까.개봉관에서 놓친 화제작들이 최근 설 연휴를 노리고 줄줄이 등장했다. ●아이 엠 샘(휴먼드라마) ‘코리나 코리나’의 제시 넬슨 감독.숀 펜이 지능장애를 앓으면서도 어떻게든 딸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눈물겨운 부정을 멋지게 소화했다. 생모가 도망간 뒤 어렵게 딸을 키우던 샘은 사회복지기관이 딸을 강제로 입양시키려 하자 일면식도 없는 변호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깍쟁이 이미지에서 점점 샘의 감정을 이해하는 여 변호사는 미셸 파이퍼. ●K-19 위도우 메이커(재난액션) ‘폭풍속으로’‘블루 스틸’등 스케일 큰 작품으로 알려진 여류감독 캐서린 비글로.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가 배경.미국에 맞서 소련도 핵잠수함을 건조하지만,대서양 항해도중 방사능 폭발의 위기에 봉착한다. 승무원들은 3차 대전의 비극을 막기 위해 사투한다.100%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었으되 소련군을 세계평화를 지킨 영웅으로 설정한 대목이 매우 독특하다.해리슨 포드가 원칙주의자인 소련군 함장으로 변신. ●릴로와 스티치(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개봉작이 없는 이번 연휴에 일찌감치 ‘찜’해 둘만한 흥행 애니메이션. 어린 소녀 릴로와 말썽꾸러기 외계 생명체 스티치의 우정을 그린 디즈니 작품. 깜찍한 릴로의 캐릭터와 원색의 배경그림이 인상적.가족의 참뜻을 일깨우는 과정에 훈훈한 감동이 피어난다.크리스 샌더스 감독. ●트리플 X(첩보액션) ‘분노의 질주’를 연출한 롭 코언 감독.빈 디젤·새뮤얼 잭슨 주연.아찔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스킨헤드족 신세대가 주인공으로 나와 분위기가 확 바뀐 첩보물.정부의 골칫덩어리인 반정부 영웅 XXX(트리플X)는 뜻밖에 미 CIA로부터 비밀요원으로 뛰어달라는 협박성 제안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데….스노보드를 타고 설원을 누비는 추격전이 압권. ●마이너리티 리포트(SF)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의 첫 만남이란 사실만으로도 영화팬들을 흥분시킨 화제작. 2050년대 미래사회의 범죄예방 시스템이 중심 소재.미래의 범행을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을 점검하던 특수경찰 존(톰 크루즈)은 뜻밖에 자신이 범죄 예상자로 등장하자 이를 막으려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결국 동료경찰관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충격적인 반전,자기부상 자동차 등 첨단 테크놀로지에 관한 상상이 만개한다. ●몽정기(코미디) 한국영화계에 본격 섹스코미디의 계보를 세운 정초신 감독의 흥행작.10대의 성적 호기심과 환상을 솔직하게 그린 한국판 ‘아메리칸 파이’.학창시절 짝사랑한 선생님을 찾느라 교직을 택한 교생 유리(김선아),그를 짝사랑하는 중학생 제자들,볼품없고 무뚝뚝한 노총각 선생님 병철(이범수)의 유쾌한 삼각관계가 줄거리.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설정도 감상포인트. ●가문의 영광(코미디) 구구한 설명이 필요 없는 지난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남부러울 것 없는 조폭 ‘쓰리제이’집안에서 아쉬운 점은 딱 한가지,집안에 ‘가방 끈 긴’ 사람이 없다는 것.막내딸(김정은)의 신랑감으로 서울대 수석졸업자(정준호)를 붙잡으려고 온 식구가 매달렸다.조폭 집안의 큰아들로 망가지는 연기를 불사한 유동근의 변신이 뭣보다 볼만하다. ●밀애(멜로)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감독.남편의 외도에 충격을 받고 시골로 내려간 미흔(김윤진)은 옆집 의사 인규(이종원)와 사랑에 빠지지 않고 육체적 관계만 즐기는 시한부 게임에 들어간다.모처럼 스크린 주인공을 꿰찬 이종원과 김윤진이 불륜과 사랑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한 캐릭터를 ‘온몸으로’연기했다. 황수정기자 sjh@
  • 미술/사유와 감성의 시대전 외

    ■ 사유와 감성의 시대전 2월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전개됐던 다양한 실험적 양상을 모노크롬 중심으로 전시. ■ 밀레의 여정전 3월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19세기의 대표적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전.대표작 ‘라 샤리테’(동정심) 등 150여점.반 고흐 등 밀레와 관계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 ■ 미국현대사진전 2월2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2.1970년대 이후의 미국 현대사진작품.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113점.신디 셔먼,리처드 프린스,낸 골딘 등 40명 출품. ■ 한국현대조각전 2월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580-1517.김종영에서 유재흥까지 현대조각사를 빛낸 34명의 작품 54점.1960년대 이후 한국조각의 흐름을 사실·추상·영상 등 여덟 가지 양식으로 나눠 전시.
  • 가슴 시린 복고풍 순애보’클 래 식’

    가슴 시린 복고풍 순애보’클 래 식’

    우연이란 겉옷을 걸친 필연.히트작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새로 만든 멜로 ‘클래식’(제작 에그필름·30일 개봉)의 설정은 정확히 여기서 출발한다.“우연에서 어떤 질서가 느껴진다면 그것이 곧 필연”이라는 감독의 지향대로,영화는 질감이 다른 ‘우연’이란 이름의 천조각들로 조금씩 몸집을 불려가는 패치워크 같다.화면은 과거와 현재를 부지런히 오간다.대학생인 지혜(손예진)는 연극반 선배 상민(조인성)에게 마음이 있지만 단짝친구를 위해 감정을 숨긴다.친구 대신 연애편지를 써주며 에둘러 마음을 표현할 밖에.어느날 다락방의 물건을 정리하던 지혜는 엄마의 낡은 상자 속에 수북이 쌓인 연애편지들을 읽게 된다. 흥행감독의 자신감일까.엄마의 편지를 읽는 지혜의 상상으로 재현되는 과거는 ‘저렇게 순진한 설정이 요즘 세대에게 먹힐까?’싶게 풋내 넘치는 화면으로 넘쳐난다.1960년대쯤의 시골.곱게 땋은 갈래머리에 정갈한 교복 차림의 여고생과 그 주위를 맴도는 짓궂은 시골 남학생들.준하(조승우)와, 지혜의 엄마인 주희(손예진)가 만나는 복고풍의 이야기 구성과 이미지에는 TV문학관에서 봤음직한 고전적인 서정미가 넘쳐난다.엄마의 편지 사연을 통해 나른한 첫사랑의 추억담을 펼쳐보이던 화면은 어느새 다시 현재로 돌아와 지혜의 짝사랑에 초점 모으길 반복한다. 이렇다 할 갈등요소 없이 과거와 현실의 사랑이야기를 교차편집해 보여주는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기까지 밋밋한 느낌마저 준다.간간이 포인트를 찍어주는 건,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1960∼70년대식 소품이나 자잘한 설정들.조회를 받다 쓰러지는 약골 남학생,채변검사 날의 배꼽잡는 해프닝,포크댄스를 배우는 쌍쌍의 남녀학생 등이 신세대 관객은 물론이고 교복세대의 감수성까지 건드린다. 드라마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건 지혜에게 상민이 조금씩 다가서는 후반부.두 사람의 사랑은,오래전 준하와 주희의 엇갈린 사랑과 어떤 인연의 고리를 걸고 있을까.시나리오를 직접 쓴 감독의 상상은 빛났다.그러나 그렇게 재주 좋게 반전의 묘미를 살리지는 못했다.눈치빠른 관객이라면 일찌감치 눈치챌 반전을 마지막대목에서 일일이 대사로 설명해 주는 건 오히려 부담스럽다.월남에 파병돼 사지를 헤매는 준하의 모습을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하는 것도 ‘설명 과잉’이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에 이어,인연과 세월의 무게를 풀어내는 데 감독은 확실히 장기가 있는 듯하다.황순원의 ‘소나기’같은 장면들이 유치하고 키치적이다 싶다가도, 어느새 다시 정색하게 만든다. 과거의 이루지 못한 사랑,현재의 수줍은 사랑 사이를 오가는 손예진의 1인2역이 돋보인다.모르는 사이에 우리 곁으로는 얼마나 많은 인연이 스쳐지나고 있을까. 황수정기자
  • [기고] 지역균형개발로 갈등 극복을

    재작년과 작년에 연달아 중국 서북부 지역을 다녀왔다.우리나라의 1960년대 초기 풍경을 연상시켰다.한여름에 상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길가 음식점에서 세숫대야에 설거지와 걸레빨기를 번갈아 하는 불결한 모습을 보고 놀랐다.마오쩌둥의 정치적 고향인 옌안에서 그를 기념하는 전시관은 매우 웅장한 데 비해 사람들은 토굴 같은 곳에 살면서 겨우 팬티만 입은 채 시내를 활보하고 있었다.아주 후진적인 환경에 있는 중국 사람들을 보고 궁핍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물적 토대를 강조한 사회주의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만큼의 물적 토대도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들었다. 상하이를 거쳐 나오면서 또 한번 놀랐다.서울 강남을 능가하는 삶의 풍요를 보고 아마도 상하이 사람들은 상당한 우월의식을 가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정치 거물들을 배출한 상하이의 자부심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낙후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하여 느끼는 사회·문화적 차별의식을 말한다.중국처럼 국토가 광활하고 정보 전달의 속도가 느린 나라는 지역간 불균형이 당장의 갈등이나 분열로 분출되지는 않겠지만 미래에는 중국이 몇 개의 나라로 나뉘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섣부른 것이었다.중국 당국은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부 대개발을 서두르고 있다.상하이,베이징,다롄 등 세계최첨단으로 이미 성장한 동해안 지역의 도시들에 비해 낙후된 서북부 지역을 중국 중앙정부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지역간 경제력의 현격한 차이를 그냥 방치하면 다민족 국가인 중국 대륙에 갈등과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간파한 것이리라. 나는 중국 서부 대개발이 성공하길 바란다.한 국가가 성장의 과실을 낙후된 지역과 함께 나누려는 노력은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한 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힘은 분배의 형평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다행히 우리나라는 중국과 같은 정도로 지역간의 불균형이 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단일민족 국가임에도 지역간 갈등이 더 큰이유는 국토면적이 협소하고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의 정보전달 속도가 매우 빠르고 경쟁의식이 높기 때문에 지역간,지방간의 질적 차이는 크지 않더라도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가 되고 결국 갈등의 골이 커지는 것이다.어느 지역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데 비해 어느 지역은 상대적 우월감을 누려온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지역간의 차이는 사회·문화적 차별을 야기하기도 한다.사회·문화적 차별은 소외감이나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모멸감을 느끼게 하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뭉치게 한다. 지역주의를 정치적으로 해소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국의 지역 균형개발을 이룩하여 사회·문화적 차별감을 해소하는 것도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하고자 한다.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요충지이기 때문에 우리는 허브코리아를 건설하려고 한다.한반도를 균형있게 발전시켜 허브코리아 시대에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추미애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