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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더맨·헐크·아이언맨…슈퍼 히어로가 몰려온다

    스파이더맨·헐크·아이언맨…슈퍼 히어로가 몰려온다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판타스틱4, 데어데블. 만화와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22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을 통해서다.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려는 SICAF는 마블코믹스전을 비롯해 대중성 있는 다양한 전시를 곁들이며 ‘만화의 바다’로 안내한다. 특히 같은 기간 바로 옆에서 국내외 캐릭터 비즈니스 업체 160여곳이 참여하고 아기공룡 둘리, 뽀롱뽀롱 뽀로로, 뿌까, 스폰지밥, 포켓몬스터 등의 캐릭터들이 뛰노는 서울캐릭터·라이선싱페어가 나란히 열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블코믹스 70주년 기념 한국 상륙  마블코믹스는 슈퍼맨, 배트맨 등이 대표하는 DC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전문 출판사. 국내 첫 전시회라 기대가 크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마블코믹스는 DC코믹스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1939년 첫 슈퍼 히어로 서브마리너스를 시작으로 1941년 캡틴 아메리카를 등장시키며 DC코믹스를 따라잡았다. 또 1960년대에 헐크,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엑스맨, 판타스틱4 등을 줄줄이 쏟아내며 미국 만화시장의 50%를 점유하는 회사로 떠올랐다. 슈퍼 히어로를 소개하는 코너 외에도 불스아이, 닥터 둠, 그린고블, 베놈, 마그네토 등 슈퍼악당을 소개하는 섹션과 슈퍼 히어로와 슈퍼 악당들이 크로스오버돼 등장하는 마블유니버스 섹션도 관심이다. 영화화된 작품의 트레일러 상영과 만화책 등 관련 상품 전시도 있다. 스파이더맨 등 슈퍼 히어로들과 함께 하는 사진 촬영은 덤.   ●추억의 한국 만화를 대형 팝업북으로  한국 만화 100년을 기념한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만화책을 열면 ‘공포의 외인구단’의 오혜성과 백두산 등이 야구장을 배경으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다. ‘장길산’, ‘누들누들’, ‘둘리’, ‘머털도사’ 등 한국 만화 명장면을 담은 대형 팝업북이다. 관객들이 직접 펼쳐볼 수 있는 소형까지 모두 30여개의 팝업북이 마련됐다. 이밖에 평면 이미지까지 합쳐 명장면 180여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지난해 SICAF 어워드 수상자로 한국 만화 태동기를 장식했던 박기정 작가의 만화 인생 46년을 돌아보는 특별전도 꾸려진다.  신일숙 작가의 ‘리니지’, 이명진 작가의 ‘라그나로크’ 등 대표적인 판타지 작품과 환상적 분위기의 구체관절 인형 20여기가 관객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초대하기도 한다. 판타지 만화전이다.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7개국의 만화를 만나며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아시아 만화 재발견전도 있다. 인기 웹툰을 비롯해 박기정 작가의 ‘도전자’, 김형배 작가의 ‘21세기 기사단’, 김원빈 작가의 ‘주먹대장’ 등을 플래시 기법을 활용해 무빙툰으로 만드는 등 새로운 기술과 만화의 결합으로 즐거운 디지털 만화전도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윤태호, 주호민, 홍윤표 등 인기 만화 작가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만화포차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60개국 1673편 출품돼 풍성  페스티벌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도 동시에 펼쳐진다. SICAF의 핵심인 애니메이션 영화제다. 아드만스튜디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인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가운데 ‘빵과 죽음의 문제’가 개막작으로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공식경쟁 부문과 특별초청 부문을 합쳐 역대 최다인 60개국 1673편이 출품됐고,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9개국 167개 작품이 심사위원 및 관객들을 맞이한다.  장편 경쟁 부문은 가수 이적의 소설을 5명의 젊은 감독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제불찰씨 이야기’(한국), 아빠를 찾아 나선 소녀 미아의 모험기 ‘미아와 미고’(프랑스), 아일랜드 전설을 다룬 ‘켈스의 비밀’(아일랜드 프랑스 벨기에),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재해석해 지난해 안시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았던 ‘블루스를 부르는 시타’(미국), 체코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으로 중세 프라하가 배경인 ‘염소 이야기-오래된 프라하의 전설’(체코) 등으로 압축됐다.  특별초청작 249편 가운데 일본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가 시나리오와 프로듀서를 맡은 SF물 ‘바통’과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탄탄한 일본 애니메이션 ‘블리치-페이드 투 블랙’(극장판 3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전인 ‘똘이 장군’, 1990년대 큰 인기를 끈 ‘머털도사와 108 요괴’ 등도 눈에 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모래시계형 사회는 불행한 사회 민생현안 좌·우파 정책적 연합을”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모래시계형 사회는 불행한 사회 민생현안 좌·우파 정책적 연합을”

    김호기(49)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산층의 감소는 일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지나면서 얻은 지위와 성취를 대변하는 말인데, 그 토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자신의 경제·사회 생활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개인과 사회 전반에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위·아래의 상류층과 빈곤층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산층 분포가 줄어드는, 잘록한 모래시계형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면서 민생 현안에 관한 한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가 함께 머리를 맞대 능동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립되는 세력간에 ‘정치적 휴전’을 선언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16일 김 교수를 만나 위기에 놓인 중산층 문제에 대한 원인과 대책 등을 들어봤다. →중산층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중산층 문제는 1970년대 이후 빠르게 진행된 세계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결과가 각 부문의 양극화로 나타났다. 개인간 소득 격차의 심화를 비롯해 첨단산업과 굴뚝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강남과 강북 등 사회 전반이 양극단으로 갈라졌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됐다. →‘양극화 해소’가 강조됐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중산층 육성’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 -양극화 심화나 중산층 위기나 담고 있는 내용은 유사하다. 그러나 각각의 담론이 갖고 있는 효과 측면에서는 서로 다르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즉 ‘두 개의 대한민국’으로 나누려는 양극화보다는 사회의 허리가 되는 중산층 육성과 복원에 방점을 두는 것이 좀 더 긍정적이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적합하다. →정부가 최근 중산층과 서민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중대한 정책 기조의 전환점에 서 있다. 2007년 선거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주된 이유는 ‘탈이념적 중도실용’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종합부동산세 폐지론이나 양도소득세 감면이 대표적이다. 많은 국민들이 중산층이 아니라 상류층을 위한 정책으로 인식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중산층 위기를 부추겼다고 할 수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중산·서민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들을 담아낼 것인가에 있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휴먼 뉴딜’을 내건 기본적인 방향은 맞다고 본다. 중산층은 일자리, 주거, 교육, 노후 등 4가지를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와 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려면 국가 재정을 과감하게 관련 사업에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방향은 그렇지 않다. 22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4대강 정비사업만 봐도 휴먼 뉴딜이라기보다는 토건사업이다. 잡 셰어링도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안정된 정규직을 나눠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빈곤의 대물림을 끊는 것이 중요할 텐데. -아버지가 서민이었기 때문에 자녀들도 서민이 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계급 구조가 공고화하는 것이다. 사회이동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부여하고 패자 부활전이 원활히 이뤄지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여야 대립과 좌우 대립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안 모색이 더 어려운 것 같다. -1980년대 6차례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아일랜드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기업-노조-정부간 신뢰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상대방에게 양보를 함으로써 내가 뭔가를 얻을 수 있는 상황도 필요하다. 기업이나 노동자 모두 벼랑끝 한계 상황에 처해 있어야 하고 국가가 불편부당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것 하나 충족되지 않고 있다. 당장은 민생 현안에 관해 여야간 정치적 휴전이나 좌파와 우파 간 정책적 연합 등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여당, 야당, 언론은 사람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민적 시선, 국민적 눈높이, 국민적 시각에서 상황을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정부는 돌볼 사람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마지막 가족이요, 보호자가 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김호기 연세대 교수 약력 ▲1960년 경기도 양주 출생 ▲1979~90년 연세대 사회학과, 동 대학원, 독일 빌레펠트대 박사 ▲1992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1995년 한국사회학회 총무 ▲1999년 미국 UCLA 사회학과 방문학자 ▲2002년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연설 준비위원, 정책기획위원 ▲저서 <한국의 현대성과 사회변동> <현대 자본주의와 한국사회> <전환의 정치, 전환의 한국사회> <기로에 선 중산층>(공저)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건설] 현대건설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건설] 현대건설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가 하락으로 한동안 하향곡선을 걷던 해외건설 산업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7월에만 삼성엔지니어링이 알제리에서 26억달러의 정유플랜트 공사를 따냈고,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 SK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8억달러 상당의 정유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목표를 사상 최고치인 70억달러로 잡았다. 해외건설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산업에 ‘달러박스’ 역할을 해왔다. 변변한 산업시설이 없던 1960~70년대 중동 등지에서 벌어들인 해외공사 대금은 한국산업 성장의 자양분이 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건설업체들은 해외에서 3134억달러를 벌어들였다. 해외진출 초기인 1960년대에는 단순 토목공사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유나 가스 플랜트는 한국업체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도 한국업체가 짓고 있다. 하지만 우리건설업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를 향한 무한도전을 계속하고 있다.‘2008년 65억달러 수주, 수주누계 647억 3000만달러….’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성적표이다.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수주사(史)는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진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해외건설에서 현대건설이 차지하는 위상은 독보적이다. 1965년 국내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항만공사, 싱가포르 선텍시티 건설, 쿠웨이트 해상 터미널 공사, 이란 사우스파스 정유플랜트, 싱가포르 주롱&투아스 매립공사 등 전 세계에서 무려 688건의 공사를 따냈다.이렇게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따낸 공사 총액(647억 3000만달러)은 우리나라 전체 수주고의 20%를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65억달러를 따내면서 ‘제2의 중동 특수’를 선도하고 있다. ‘사상 최대 수주 달성’, ‘플랜트 사상 최단기간 완공’, ‘국내 최초 수주 600억달러 돌파’, ‘국내 최초 고부가가치 공종 진출’, ‘사상 최대 규모’ 등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다시쓰는 세계 플랜트 시공사 현대건설이 해외공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가스와 정유 플랜트와 발전소 공사 등이다. 이 가운데 가스 플랜트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한국 해외건설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꼽히는 카타르 라스라판 펄 GTL(Gas-To-Liquid·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 공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2006년 13억달러에 수주했다. 당시 16억달러 규모의 이란 남부의 사우스파스의 초대형 가스 플랜트를 당초 예정보다 두 달여 앞당겨 준공하자 소문을 들은 셸 GTL사가 현대건설의 입찰참가를 요청해 이뤄졌다. GTL 공정은 천연가스에서 경유, 휘발유, 나프타, 메탄올과 같은 액체 상태의 석유제품을 뽑아내는 공정으로 그동안 일본이나 유럽 일부 업체들이 독점해 왔으나 현대건설이 이들을 따돌린 것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선진국 회사보다 공기를 4개월가량 앞서서 공사를 진행해 발주처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 현장은 현재 카타르 공무원이나 다른 회사 직원들의 견학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현대건설의 이 공사 수주와 시공과정은 세계 플랜트 시공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세계적인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원우 현장소장은 “현대건설이 플랜트 분야에서 선진국 업체보다 공사진행 속도가 빠른 것은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설계부터 자재구매, 시공까지 일괄하는 공사 수행방식)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GTL 현장에서 보여준 능력 때문에 카타르에서 추가공사 수주도 유력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이런 강점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주목표를 오히려 늘려 잡는 비결이 되고 있다. 지난해 65억달러를 수주했던 현대건설은 올해는 70억달러 안팎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세계 톱 도약 현대건설은 올해 세계 톱클래스 수준의 업체들만이 수행 가능한 고부가가치 공종인 가스·오일 플랜트와 담수·발전, 원전 등의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통적인 강세 분야인 항만·교량·준설·매립 등의 토목 등에서는 수익성 위주로 선별수주해 나갈 계획이다. 수주대상 지역도 집중과 선택을 통해 수주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우선 해외시장에서 공사경험이 풍부하고 오일달러를 기반으로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주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재 아랍에미리트(UA E) 두바이 지사를 오는 9월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부다비로 옮길 계획이다. 현대건설의 기술력은 토목은 물론 플랜트 분야에서도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베이직 설계(원천 설계기술)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건설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종합설계 등의 육성을 통해 미국의 벡텔과 같은 글로벌 건설그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유통ㆍ제과] 대상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유통ㆍ제과] 대상

    대상은 지난해 해외 가공식품 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400억원, 두 배로 뛰었다. 특히 세계 50여개국에 연간 총 3000t, 총 8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청정원 순창 고추장 수출량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대상은 1960년대 후반 국내 최초로 조미료 미원을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70년대 중·후반에는 농·수산물까지 수출 품목을 늘렸고, 90년대 초반에 고추장 수출을 시작하고, 2000년대 들어 종합가공식품까지 해외시장으로 보내 지금은 200여개 품목을 수출한다. 청정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매장에 판매 여사원을 파견해 브랜드 홍보를 하고, 장류와 김치 4개 품목 패키지 디자인을 영문으로 교체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호텔 외식산업 박람회 ‘SIRHA 2009’에 한국 기업 최초로 참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일본 지역을 비롯해 북미·아시아·호주·유럽 등 세계 20여개국에 구축한 판매 대리점망을 통해 수출된다. 지난해 6000t(310억원)을 수출했다. 대상은 교민을 제외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추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고추장을 찾으면서 떡볶이나 비빔밥 등이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일본에서 판매하는 순창 고추장은 매운맛을 줄이고 단맛을 높였는데, 이처럼 현지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0일 달 착륙 40주년… 무엇을 바꿨나

    1969년 7월20일. 달의 ‘고요의 바다’에 인간이 첫발을 디뎠다. 발자국의 주인공인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한 사람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말처럼 이 순간 또 다른 별에 닿으려는 인간의 꿈은 현실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창립 50주년에 이어 오는 20일 인간의 달 착륙 4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당시 우주 예찬론자들은 40년 뒤인 지금쯤이면 달에 영구 우주기지를 건설하고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낼 것으로 예견했다. 그러나 현재 우주산업의 성적표는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 이 작은 걸음이 과학과 기술, 정치와 교육 등 세계를 보는 관점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케네디 정부 이후 NASA 지원 크게 줄어 1960년대만 해도 사정은 크게 달랐다. 냉전시대를 장악한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이 세를 과시하기 위한 ‘우주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하면서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라 표현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과학자들은 1959년 루나 2호를 처음 달 표면에 충돌시킨 소련이 이 경쟁에서 이길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미국은 10년 뒤 아폴로 11호의 성과로 새 판을 짰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려놓는 순간 소련이 일궈온 우주개발의 영광과 냉전이 촉발한 양국의 경쟁도 막을 내린 것이다. 연방예산의 5% 이상을 NASA에 쏟아붓던 존 F 케네디 정부의 야심찬 지원이 끊긴 1972년 이후 우주비행사들은 지구에서 수백㎞ 떨어진 저궤도에만 맴돌았다. 런던 시티대학의 사이먼 프린스 항공 엔지니어는 “현재 사용되는 기술 대부분은 당시의 우주활동보다 더욱 제한돼 있다.”고 비판했다. 아폴로 계획에 쓰였던 기술은 반사형 단열재, 정수 시스템 등 다른 산업분야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中·日·인도 등 아시아 국가 우주개발 박차…경쟁 재점화 최근 우주경쟁은 다시 불붙고 있다. 중국·일본·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잇따라 우주개발계획에 박차를 가하면서부터다. 중국은 2014년까지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며 적극적 행보에 나섰다. 미국은 2004년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추진한 2020년까지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 유인 화성탐사선의 발사기지로 삼겠다는 ‘콘스털레이션’ 프로그램에 희망을 품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지난 4월 미 과학한림원에서 “(우주산업에 대한) 과거의 대규모 투자가 막대한 창의력과 호기심, 셀 수 없는 이익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후 수많은 젊은이들이 과학, 공학 분야에 투신했다. 실리콘밸리의 성장도 이때의 유산으로 본다. 70년대 환경운동이 성행했던 것도 황막한 달의 표면과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대조한 달탐사선의 촬영 사진 때문이다. “우리는 달을 탐사하러 이 모든 길을 개척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구를 재발견했다는 것”이라는 아폴로 8호의 우주비행사 빌 앤더스의 말처럼 말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존 레넌·지미 핸드릭스 만화로 부활하다

    존 레넌·지미 핸드릭스 만화로 부활하다

    ‘록(Rock)칠’을 당할 준비가 되셨는지? 롤링스톤스의 명곡 ‘페인트 잇 블랙’에서 따온 책 제목이나 비틀스의 명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의 앨범 커버를 패러디한 표지에서부터 범상치 않다. 기라성 같은 록 뮤지션 사이에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캐릭터 여일이나, 돌쇠 캐릭터, 인기 DJ 배철수 등도 슬그머니 끼어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재즈 잇 업’을 그려 호응을 얻었던 재즈평론가 남무성이 이번에는 만화로 록의 족보를 따진다. ‘페인트 잇 록’(고려원미디어 펴냄)이다. 전설의 뮤지션들을 좇아가며 복잡하게 얽힌 록의 역사를 살피고 있지만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음악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재치와 유머, 입담을 섞어가며 쉽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제대로 잡아내는 그의 그림체를 통해 척 베리, 엘비스 프레슬리, 밥 딜런, 지미 핸드릭스, 존 레넌, 에릭 클랩턴, 믹 재거, 레드 제플린 등 시대를 풍미한 록스타들이 적나라한 대사를 담은 말풍선과 익살스러운 표정, 과장된 몸짓으로 부활한다. 손석희의 100분 토론을 패러디한 신석기의 100초 토론, 트로트 가수 송대감(송대관), 강호동, 앙드레 김, 개그콘서트 달인 코너의 김병만과 류담 등이 깜짝 등장해 던지는 웃음의 징검다리를 건너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된다. 만화임에도 방대한 양의 정보가 담겨 있는 탓에 가볍게 읽히는 것도 아니다. 남무성은 뮤지션들의 관계와 당시 에피소드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인터뷰를 인터넷으로 뒤지고 각종 자서전을 읽었다. 또 한 컷을 그리기 위해 뮤지션들의 사진과 앨범 재킷을 일일이 찾아봤다. 그렇게 1년 6개월이 걸려 만화라고 깔볼 수 없는 다큐멘터리 툰이 나오게 됐다. 남무성이 재즈평론가이면서도 록의 역사를 정리하는 장대한 작업에 들어간 까닭은 한때 록에 미쳤던 ‘록 키드’였기 때문.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번 작업을 시작하던 순간을 돌이킨다. “먼지를 닦아내고 턴테이블에 올려본 ‘크림’의 레코드가 여전히 심장을 할퀴어대고 있었고, 반가운 이름과 얼굴들, 잊혀졌던 전설들이 작업실 전체를 휘감기 시작했다. 1960년대의 록은 마치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판도라 상자처럼 뚜껑을 열자마자 엄청난 분량의 스토리가 사자떼처럼 튀어나왔다. 이야기를 쓰면 쓸수록 빠져나올 수 없는 마약 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이번에 나온 1권은 로큰롤이라는 이름으로 록이 태동했던 1950년대에서부터 록 100대 명반 가운데 70% 이상이 쏟아져 나온 르네상스 시기인 1960~70년대까지 다루고 있다. 수고스럽겠지만,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곡들을 찾아 듣는다면 ‘페인트 잇 록’을 더욱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연말 출간 예정으로, 1980~2000년 대를 살펴볼 2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쟈니 리 알아요? 뜨거운 안녕·사노라면은요?

    쟈니 리 알아요? 뜨거운 안녕·사노라면은요?

    ‘또다시 말해주오, 사랑하고 있다고. 별들이 다정히 손을 잡는 밤. 기어이 가신다면 헤어집시다. 아프게 마음 새긴 그 말 한마디 보내고 밤마다 눈물이 나도 남자답게 말하리라, 안녕이라고. 뜨겁게 뜨겁게 안녕이라고’ 어느 날 노래방에 갔다가 손자 같은 젊은이가 ‘뜨거운 안녕’을 부르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반가운 마음에 손짓을 했다. “쟈니 리 알아?” “모르는데요.” “‘뜨거운 안녕’은 알아?” “그럼요. 제 십팔번인데….” “내가 이 노래 부른 가순데….” “정말요?” 쟈니 리(본명 이영길·71)는 이 같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제 이름은 이미 썩어 없어졌어요. ‘뜨거운 안녕’도 그랬을 것 같았는데 아직도 불려지니 얼마나 좋아요.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말한다. 쟈니 리가 여전히 힘을 잃지 않은 목소리를 과시하며 최근 새 노래 ‘걱정마’를 발표하고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로 가수들이 옛 노래로 이런저런 공연 무대에 서는 경우는 왕왕 있지만, 일흔 살이 넘어 새 노래를 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쉽게 느낌이 오지 않는다면 요즘 한창 인기있는 빅뱅이나 소녀시대가 2050년에 신곡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쟈니 리는 빅뱅 등에 못지않게 196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최고의 인기 가수였다. ●전쟁 고아에서 극장쇼 스타로 1970년대에 남진-나훈아가 있었다면 1960년대에는 ‘뜨거운 안녕’의 쟈니 리와 ‘허무한 마음’의 정원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당시 청춘들의 가슴을 휘저었다. 1938년 만주에서 태어난 쟈니 리의 삶은 소설과 다름없다. 어린 시절을 외갓집이 있던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보내다가 1950년 말 혈혈단신으로 부산까지 내려왔고 고아 신세가 됐다. 쟈니라는 이름은 외국인 양아버지가 붙여준 것. 음악을 알게 해줬던 양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인종 차별을 겪었고, 호적이 없었던 탓에 불법 입국한 사실이 드러나 되돌아온다. 스무 살의 나이에 상경해 어렵사리 쇼극단에 들어가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극장쇼 무대는 정장을 입고, 부동자세로 노래를 불렀던 분위기. 쟈니 리는 정원과 함께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서양에서 유행하던 리듬 앤드 블루스나 로큰롤 번안곡을 부르며 무대를 헤집고 다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윤복희가 미니스커트 열풍을 몰고 왔다면, 앞서 쟈니 리는 청바지 문화를 선도했다. 준수한 외모와 호소력 짙은 가창력, 세련된 스테이지 매너가 인기의 비결. 1966년부터 본격적으로 음반 취입을 한 그는 ‘뜨거운 안녕’, ‘내일은 해가 뜬다’ 등을 발표한다. “생활이 어려워 남대문 시장에서 다 떨어진 청바지를 사서 의상으로 입었던 것뿐인데 선배 가수들이 난리가 났었죠. 허허허. 정원과 제가 무대에 오르면 젊은 여성 팬들이 속옷을 던질 정도로 난리가 났어요. 피카디리, 단성사, 대한극장, 국제극장, 국도극장 등에서 모두 쇼를 했었는데 저와 정원이 섭외 1순위였죠. 그때 인기에 힘입어 ‘청춘대학’, ‘즐거운 청춘’ 등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고….” 1970년대 중반 연예계 생활을 접고 훌쩍 미국으로 떠나버린 것에 대해 쟈니 리는 “화려한 만큼 그 이면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던 연예계 생활의 어두운 면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신곡 ‘걱정마’ 발표, 남은 인생도 노래와 함께 1992년 쟈니 브라더스의 김준과 함께 재즈풍 앨범을, 2005년 반야월 선생과 함께 트로트풍 앨범을 내는 등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간간이 앨범을 발표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그 사이 2000년대 초반에는 식도암 수술로 오랫동안 몸을 추스르기도 했다. 그가 다시 조명받은 것은 들국화가 구전가요라며 불렀고 장필순, 크라잉넛, 신화, 레이지본, 체리필터 등이 리메이크했던 ‘사노라면’이 사실은 ‘내일은 해가 뜬다’였고, 이 노래를 부른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006년 말 한국에 완전히 정착한 그가 최근 발표한 미니 앨범의 머리곡은 ‘걱정마’다. 록과 재즈 느낌이 동시에 나는 노래로 왕년에 키보이스에서 활동했던 윤항기 목사가 선물했다. 아직도 노래에 대한 열정이 꿈틀댄다고 하는 그는 “우연히 들어봤는데 곡이 밝고 가사도 쉽고 저에게 맞는 것 같아 앨범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40여년 만에 다시 편곡해 녹음한 ‘뜨거운 안녕’도 반갑다. 사랑과 평화의 기타리스트 최이철이 세션을 맡았다. ‘사노라면’과 프랭크 시내트라의 ‘섀도 오브 유어 스마일’도 함께 담겼다. 열정은 끝이 없다. “누가 곡을 준다면 하드록이나 헤비메탈도 부를 수 있다.”고 하는 그는 그룹 사운드를 만들어 전국 투어를 해보는 게 남은 소원이라고 했다. ‘노익장’ 이야기를 꺼냈더니 “매사에 나이를 생각하면 자꾸 뒤로 처지고 주저앉게 되죠. 어떤 사람들은 주책이라고 하겠지만, 마음을 젊게 하려고 아이들 옷을 입고 나가기도 해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합니다. 특히 노래는 저를 건강하게 하는 힘이죠.”라고 힘주어 말한다.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인기가 허무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쟈니 리이지만, 꾸준히 노래 활동을 이어오지 못한 점에 아쉬움은 있다. “돌이켜보면 끝까지 했어야 했는데 왜 그랬을까 후회 많이 하죠. 목소리가 나오는 그날까지 열심히, 무대에서 노래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도시개발에 사람 가고 지명만 남아

    도시개발에 사람 가고 지명만 남아

    서울 금천구 독산2동에 가면 독산동길에서부터 문교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세 갈래 길이 나온다. 바로 ‘정훈길’이다. 주민들은 이 일대를 보통 정훈단지라고 부른다. 정훈은 군사 선전이나 대외 보도 등과 관련한 업무를 일컫는 말. 하지만 이 곳에는 현재 군 부대나 군사관련 시설조차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지명(地名)이 붙었을까. 10일 금천구에 따르면 1960년대 초 논과 밭, 야산으로 이뤄졌던 이 곳에 미8군 탄약고가 있었다. 산 너머에는 슬레이트 지붕 형태의 단층 주택과 초가집이 띄엄띄엄 1~2채씩 자리잡았다. 금천문화원 박종우(66) 부원장에 따르면 70년대 후반 탄약고가 없어지면서 이곳에 주택단지가 무분별하게 조성됐다. 당시 60여가구의 정훈장교들이 모여살면서부터 주민들이 이 곳을 ‘정훈단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80년대 들어 도시계획에 따른 주택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장교들도 이곳을 떠났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은 떠나고 ‘지명’만 남게 된 셈이다. ●금천구 “혼란막자” 새 주소 알리기 추진 시흥4동 법원단지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후반 법조계 사람들이 집을 짓기 위해 조성한 단지라고 해서 ‘법원단지’란 이름이 붙었다. 시흥 4동의 한 주민은 “법원도 없는 이곳이 법원단지로 불리면서 서초구와 헷갈리기도 하고, 지명에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서운한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이처럼 현존하지 않는 시설물들이 지명으로 사용되면서 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새 주소 추진사업 정비계획을 세웠다. 오는 12월까지 도로 표지판 교체, 주민 홍보 등을 거쳐 새 주소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예술인 마을 주민 “지역역사 대변… 유지 원해”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는 예술인이 살지 않는 ‘예술인 마을’이 있다. 관악산 기슭에 자리잡아 경치 좋고 물 좋던 이 곳은 한국예술인총연합회와 서울시가 1973년 예술인아파트 3동을 지으면서 예술인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영화배우 최은희씨를 비롯해 조각가 이영일, 탱화전문가 김영진씨 등 90여 가구가 살았다. 2000년 세상을 떠난 시인 서정주도 31년간 거주했다. 개발 붐을 타고 땅값이 오르자 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예술인 마을의 명맥이 끊겼다. 하지만 이 곳의 많은 주민들은 마을 이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남현동에 사는 김지혜(31)씨는 “예술인들이 살지 않는다고 해도 과거 지역 역사를 짐작할 수 있고, 느낌이 멋스러워 지금의 지명이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평구 진관동 175 일대의 ‘기자촌’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196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기자들의 집 마련을 위해 땅을 내주면서 ‘기자촌’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1969년 11월 입주를 시작으로 420여 가구가 살았다. 지금은 은평뉴타운 사업으로 대부분 이주한 상태다. 이밖에 국회의사당과 멀리 떨어진 서울 관악구 조원동엔 ‘국회단지’라는 곳이 있다. 1970년대 초 택지조성 사업으로 국회직원 조합이 주택가를 형성해 오늘날까지 불리게 됐다. 이런 지명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다른 지역과 혼동된다.”는 불만에서부터 “역사를 유추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까지 각양각색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나 지역이 자치구 두 곳에 걸쳐 있을 경우에는 시가 지명 조정 등에 관여하지만, 그 밖에는 자치구별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지명을 새로 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종자전쟁/박정현 논설위원

    세계는 종자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는 팥, 밀, 콩 등의 식물종자 900여종을 독일로부터 돌려받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1960년대 동독이 북한에서 채취해 간 한반도 토종 자원이다. 북한 종자는 추위에 잘 견디는 내한성을 갖고 있으며 병충해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도 퍼져 있을 한반도 토종 종자 반환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옥수수·양파·감자·딸기·감귤 등의 종자 대부분이 외국산이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토종 종자업체들이 전멸하다시피 했다. 우리가 외국산 종자를 키우면서 내는 로열티는 2002년 13억여원에서 작년 135억여원으로 10배 증가했다.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5800억원가량이지만 세계 종자시장은 48조원으로 엄청나다. 미스킴라일락은 미국 적십자사 직원 메도가 1947년 북한산 백운대에서 가져가 싹을 키운 수수꽃다리다. 한국에 있을 때 같은 사무실 여직원을 생각하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미스킴라일락은 고유종 식물이 외국으로 나가 특허출원돼 국내로 역수입되고 있다. 1363년 원나라에서 붓대롱에 숨겨 목화씨를 국내로 들여온 문익점 선생이 들으면 통탄할 일이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 가입 10주년을 맞는 2012년부터는 지정된 모든 작물에 로열티를 내야 하기 때문에 종자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종자가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종자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우리도 늦게나마 종자산업 육성을 선언했다. 농림식품수산부는 우량 종자를 채종하는 일을 맡을 종자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돌연변이 발생을 유도하는 방사능 처리 등의 연구 사업도 맡는다. 그제는 농림부가 새만금 간척지에 종자산업을 연구·개발하는 ‘시드 밸리(종자산업단지)’를 내년에 세우는 등 10년 계획을 내놓았다. 150억원을 들여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도 세우겠다고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는 종자산업 육성에 성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를 기대해 본다. 목화씨가 단순한 농작물에 그치지 않고 의류혁명과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듯 종자산업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모른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양재역에 가면 서초역사 한눈에

    양재역에 가면 서초역사 한눈에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 가면 1950년대 말죽거리 풍경과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 등 과거 서초의 모습을 담은 진귀한 사진과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서초구는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토지와 주택의 변천사는 물론 서초의 과거와 최근의 모습을 소개한 ‘토지·주택 역사자료 전시회’를 다음달 2일까지 연다고 29일 밝혔다. 전시회에서는 고문서나 고지도, 옛 사진, 항공사진 등 총 6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5개 테마로 나뉜 이번 전시회에서는 ▲선사시대~현대주택 전경 ▲1580~1920년대 고문서에 남겨진 토지의 역사 ▲17세기~현재의 모습을 지도로 본 변천사 ▲1972년~현재 풍경을 항공사진으로 본 서초 ▲사진으로 본 과거의 모습 등이 선을 보인다. 특히 ‘사진으로 본 과거 서초의 모습전’을 통해 1950년대 서래마을 풍경과 1960년대 잠원동 나루터 모습, 1970년대 서초동과 방배동 일대 모습, 1980년대초 강남고속터미널 주변 풍경, 1990년대 법조단지 전경 등이 고스란히 담긴 다양한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박성중 구청장은 “많은 시민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회 무대를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에 꾸몄다.”면서 “고문서나 사진, 지도, 항공사진 등을 통해 우리 고장의 역사와 선조들이 남긴 귀중한 삶의 흔적, 문화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63년 만에 고스란히 돌아온 지갑

    지갑을 잃어버린 사실도 까마득히 잊었다.그도 그럴 것이 무려 63년 전 일이었다.  미 오레곤주 베이커 시티에 사는 78세 노인 빌 풀턴에게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낯선 여인이 찾아왔다.그녀는 베이커 중학교에서 비서로 일하는 멜라니 트린들이었다.트린들의 손에는 지갑 하나가 들려 있었는데 전날 학교 리노베이션 공사 중이던 인부 네이선 오스번이 체육관에 딸린 지붕없는 스탠드에서 주운 것이었다.  가죽은 부드러웠고 카우보이 장식도 선명했다.지퍼도 쉽게 열렸다.  정말 신기한 것은 풀턴이 10대 시절을 보냈던 주소들이 명기된 사회보장카드와 자전거 면허증 등이 고이 꽂혀 있었다는 것.  이러구러 풀턴의 현주소를 알아내 찾아간 트린들은 “그는 정말 놀라워 했다.”며 “’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만 연발하더군요.”라고 말했다.  ”세상에나! 그리 긴 세월에도 지갑은 그대로더군요.”라고 풀턴은 현지 일간 베이커 시티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AP통신이 29일 전했다.  풀턴은 언제 어떤 경위로 지갑을 잃어버렸는지도 기억해내지 못했다.다만 1936년 문을 연 이 학교에서 베이커 고교 농구팀이 경기할 때 친구들과 어울려 응원다녔는데 이때 잃어버린 것으로 짐작할 따름이다.  하지만 지갑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았던 듯하다.한국전쟁을 거쳐 독일 주둔 미군으로 지낸 그가 1960년대 이곳에 돌아와 이 체육관에서 경기를 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그 때 이 지갑은 그의 발치에서 몇십m 안쪽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또 두 자녀가 이 학교를 다녔으므로 이 지갑을 우연히 주웠을 가능성도 있었다.그런데도 이 지갑은 그 긴 세월을 건너 이제야 풀턴의 손에 돌아온 것.  자전거 면허증은 2차대전 중에 약품 배달을 위해 꼭 요구됐던 것이라 발급받았던 것이다.하지만 지갑에서 사라진 게 딱 하나 있었다.자신의 학생증이었다.하지만 그 사실이 풀턴으로 하여금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로막을 순 없었다.독일에서 돌아온 그는 1964년부터 1994년까지 엘링슨 목재회사에서 30년간 일한 뒤 은퇴해 지금은 11살짜리 개 스모키와 근처 산에 놀러다니는 것으로 소일하고 있다.  풀턴은 한숨을 푹 내쉬며 “그 많은 세월이 다 어디로 간 거지?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아.”라고 내뱉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오발탄/김종면 논설위원

    시대를 고민하지 않는 작가란 없다. 시대의 아픔을 온전히 제 것으로 삼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분명 작가의 특권이다. 그러나 천형과도 같은 고통이기도 하다. 소설이 됐든 영화가 됐든 창작의 괴로움보다 더한 게 어디 있으랴. 엊그제 타계한 유현목 감독의 파리한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듯한 눈, 세월의 무게에 짓눌린 팔자 주름, 반듯하게 꽉 다문 단호한 입매는 예술가의 고통과 환희가 어떤 것인지 그대로 웅변한다. 평소 진지한 표정만큼이나 그의 작품은 무겁고 어둡다. 대표작 ‘오발탄’은 가히 어둠의 절창(絶唱)이라 할 만하다. 작가 이범선의 동명소설로도 잘 알려진 ‘오발탄’은 전후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다룬 리얼리즘 영화로 1960년대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한때 상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가자, 가자” 외쳐대는 영화 속 정신이상 노모의 대사가 “북으로 가자는 것이냐.”라는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웃지 못할 분단시대의 비극이다. 유 감독의 작품에는 다양하지만 일관된 맥이 있다. 방황하는 지식인의 실존적 고민, 좌·우 이념대립, 고향 상실, 산업사회의 인간 소외와 죽음의 문제 같은 것이다. 유 감독은 신상옥·김기영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대표하는 전후 1세대 감독 아닌가. 그런데 그가 추구한 영화적 문제의식이 ‘지금, 여기’ 우리의 당면 과제들과 어떻게 그리 같은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이념 갈등, 지식인의 정체성 등 60년대 영화 주제들이 그대로 현실로 재연되고 있지 않은가.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십리를 간다더니, 거장의 그림자가 더욱 길게 느껴진다. 40여편의 작품을 남긴 유 감독은 작가주의 감독의 최고봉으로 평가 받는다. 그를 생각하면 요즘 양산되는 작가주의 영화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대중의 공감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자칭 작가주의 영화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좋다고 만든 영화를 애써 봐주면 고맙고 그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설익은 ‘고삐 풀린’ 감독도 있다. 영화 하나 뜨면 곧바로 ‘거장’의 반열로 직행하는 우리 사회의 경조부박함을 탓해야 할까. 씁쓸하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美언론 “원더걸스, 60년대 돌아보게 해”

    美언론 “원더걸스, 60년대 돌아보게 해”

    원더걸스가 특유의 레트로(복고) 스타일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시애틀타임스는 지난 26일 게재한 원더걸스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슈퍼스타’ ‘아시아 센세이션’ 등의 수식어로 소개한 뒤 “이들은 미국에서 1960년대를 풍미했던 사운드로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고 평가했다. 또 “푸시캣돌스와 같은 미국 걸그룹들과 달리 원더걸스는 60년대 복장과 머리 스타일로 무대에 오른다.”고 현지 아이돌 그룹과 비교했다. 이 인터뷰에서 유빈은 “우리 음악은 과거와 현재를 섞은 것”이라면서 “나이와 관계없이 따라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은은 “미국인들은 레이디 가가와 같은 섹시하고 펑키한 스타일을 더 좋아하지만 아시아인들은 보수적이고 귀여운 소녀들을 더 좋아한다.”고 문화 차이를 비교했다. 시애틀타임스는 선미와 소희의 고등학교 자퇴 소식도 언급했다. 선미는 “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회를 잡는 쪽을 선택했다.”면서 “그러나 나중에라도 공부는 더 하고 싶다. 지금 당장의 순서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신문은 원더걸스가 이미 연예 블로그 ‘페레즈힐튼닷컴’이나 유튜브에 소개된 뮤직비디오와 네티즌 동영상으로 미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미국 진출을 밝게 전망했다. 이 인터뷰는 원더걸스가 미국 밴드 조나스 브라더스의 공연 오프닝 무대에 오르는 것과 관련해 진행된 것으로 원더걸스는 이 공연에서 ‘노바디’와 ‘텔미’ 영어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원더걸스는 공연에 앞서 ‘노바디’ 영어버전 싱글을 아이튠스(26일)와 아마존닷컴(27일) 등 미국 주요 음원 서비스 사이트에 공개한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팝 황제’ 영욕의 50년 삶 접다

    재기 무대의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던 마이클 잭슨(50)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돌연 숨졌다. 50년의 생애 동안 40년을 무대에 서온 ‘팝의 황제’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전 세계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CNN 등 외신은 잭슨이 이날 정오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홈비힐즈의 자택에서 쓰러져 심장박동 정지 증세를 일으킨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LA 소방국 응급구조팀은 오전 12시30분쯤 잭슨 측의 구조 요청을 받고 그의 자택에 도착해 30여분간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다. 이후 혼수 상태로 UCLA 메디컬센터로 후송된 그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LA카운티 검시관 사무소는 잭슨이 오후 2시26분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정확한 사인은 26일 부검 뒤 밝혀질 전망이다. 1960년대 후반 6살의 나이에 ‘잭슨 파이브’로 데뷔한 그는 1982년 발표한 앨범 ‘스릴러’ 등으로 80~90년대 세계 팝시장을 제패했다. 그러나 무대 밖에서는 아동 성추행 혐의로 인한 법정 공방, 두번의 이혼, 성형수술 부작용, 경제적 파산 등 비운이 잇따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테마 스토리 서울] (1) 한강 밤섬

    [테마 스토리 서울] (1) 한강 밤섬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조망하는 ‘테마 스토리 서울’을 매주 금요일자에 연재합니다. 누구나 알 만한 곳이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서울의 명소나 문화재, 거리 등을 찾아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상을 살펴 봅니다. 지척에 두고도 알지 못했던 서울의 숨은 역사나 사연도 알려 드립니다. 서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떻게 발전할지 미래를 그려 보기 위해서입니다. 첫 회로 ‘도심속 무인도’ 한강의 밤섬을 소개합니다. “들어가면 후회하실 텐데요….” 밤섬으로 향하기에 앞서 들은 ‘농담성 경고’였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직원의 만류를 뒤로하고 24일 오후 ‘도심속 무인도’인 한강 밤섬을 찾았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한 순찰선이 섬 주위를 한 바퀴 돈 뒤 마포 쪽 접안시설에 뱃머리를 붙였다. ●1968년 여의도 개발 때 폭파 후 복원 1m가량 되는 돌밭을 지나 10m쯤 갔을까. ‘아~’ 탄식이 절로 나왔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갈대와 갯버들 등 빽빽한 식물들에 포위당해 한 발짝 떼기도 버거웠다. 길이 애초에 없었다. 큰 키의 버드나무 사이로 하늘만 보였다. 1999년 서울시 최초의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10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밤섬은 자연 그 자체였다. 여의도와 마포 당인동 사이 윗밤섬과 아랫밤섬으로 나뉘어 있는 이 섬은 원래 유인도였다. 1960년대까지 60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 1968년 여의도 개발에 쓸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기 위해 폭파해 무인도가 됐다. 조각난 10개의 섬은 흘러온 퇴적물로 제 모습을 찾았다. 버드나무와 갈대숲이 자라고, 새들이 모여 들어 세계적인 도심 속 철새도래지가 됐다.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후 10년이 지난 지금 밤섬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한강사업본부 직원은 뜻밖에 ‘면적의 증가’라고 대답했다. 1985년 17만 7300㎡였던 면적은 2005년 26만 3200㎡로 확대됐다. 해마다 4200㎡씩 증가한 셈. 퇴적물을 제외하면 면적 증가의 주된 원인은 버드나무다. 풀만 있으면 흙이 쌓이기 쉽지 않지만, 큰 나무가 있으면 이를 지지대 삼아 퇴적층이 더 잘 모인다. 동식물도 크게 늘었다. 현재 식물은 46과 194종, 어류는 28종이나 된다. 조류가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와 천연기념물 원앙 등 77종 9782개체가 서식하고 때가 되면 찾는다. ●도시 한가운데에 살아 숨쉬는 섬 이런 자연환경에 반한 ‘마니아’도 많다. 특히 구본무 LG 회장은 ‘밤섬 애호가’로 통한다. 한강사업본부 직원은 자신도 들은 말이라며, 구 회장은 여의도 LG 쌍둥이 빌딩 30층에 있는 집무실에서 망원경으로 철새들을 관찰하는 것이 취미라고 전했다. 그는 “1~2년 전에 흰꼬리수리 등 안 보이던 희귀종의 새가 나타났느냐고 기자들이 찾아와 물은 적이 있다. 어디서 들었냐고 물었더니 구 회장이 제보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밤섬 생태보호를 위해 하루 두 차례 수상순찰에 나선다. 떠내려온 쓰레기 등을 치우는 작업도 한다. 이때 위해식물과 외래식물도 제거한다. 대표적인 예가 손바닥 모양의 한삼덩굴로 물쑥 등 식생류를 휘감아 성장을 막기 때문에 7~8월엔 밤섬 전역에서 이 훼방꾼을 몰아 낸다. 또 여름에는 고유 생태계를 파괴하는 배스 등 외래어종을 없애고, 겨울철엔 철새를 위한 먹이를 공급해 지속적으로 생태환경을 관리한다. 이곳에서 촬영된 국내 영화 ‘김씨표류기’가 얼마 전 개봉했다. 밤섬에서의 무인도 체험기를 다룬 스토리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 일반인이 무단으로 밤섬을 방문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사람 자리를 새와 나무, 풀에게 내준 밤섬을 떠나며 사업본부 관계자가 말했다. “꼭 살아 숨쉬는 생명체 같지 않습니까? 여름엔 푸르렀다가 겨울엔 하얗게 변하고, 점점 자라요. 마치 도시 한가운데서 ‘나 살아 있다.’고 외치는 것 같아요.”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박지성, 맨유 메인 모델?

    박지성, 맨유 메인 모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 새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화보를 메인 기사로 올렸다. 맨유의 간판으로 인정한 셈. 텔레그래프는 제작사 나이키에서 이날 새벽 공개한 티저 이미지(최종 완성본이 나오기 전에 예고로 공개하는 이미지)를 선보였다. 새 유니폼 상의에는 검은 V자 무늬가 가슴쪽에 크게 들어가 있다. 상의의 목 둘레도 그에 맞춰 검게 처리됐다. 흰 반바지에는 붉은색 굵은 무늬가 옆줄에 들어가 있고 양말은 검은색이지만 뒤쪽에 붉은색으로 V자 무늬를 넣어 상의와 통일감을 줬다. 유니폼 상의에 새긴 로고는 여전히 미국 보험사 AIG로, 2009~10시즌까지 맨유의 유니폼 스폰서로 계약돼 있어서다. 이후 4년간 세계 최대 보험중개사인 에이온(Aon)과 8000만파운드(약 162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유니폼은 맨유가 FA컵 결승에 올랐던 1908~1909 시즌에 입었던 것을 떠오르게 한다.”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홈 경기 유니폼은 홈 스타디움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가 이룬 영광스러운 역사를 의식해서 만들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나이키는 “2년마다 새 유니폼을 제작하는데 시즌이 끝나기 전인 4~5월 화보 촬영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간된 맨유 공식 잡지 ‘인사이드 맨유’ 7월 특대호는 “한국에서 박지성은 데이비드 베컴이나 1960년대의 비틀스와 비슷한 추앙의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다윈의 나방’ 검은색→흰색으로 다시 진화

    ‘다윈의 나방’ 검은색→흰색으로 다시 진화

    다윈의 진화론 중 ‘자연선택설’을 설명하는 대표적 사례인 ‘후추나방’(The Peppered moth)이 검은색에서 본래의 색깔인 흰색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윈은 150년 전 ‘종의 기원’에서 생물의 종은 환경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자연선택설’을 주장했다. 자연선택설은 소위 ‘다윈의 나방’이라 불리는 후추나방의 사례를 그 대표로 한다. 후추나방은 본래 흰색바탕에 검은색 작은 반점이 있는 나방이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흰색나방이 감소하고 검은색 나방이 증가했다. 산업화로 공기가 오염되면서 나무에 자라는 이끼가 죽고 나무는 검은색 검댕이가 자리잡았다. 이 결과 검은색으로 변한 나무가지에 붙어있던 흰색이 강한 나방은 천적인 새들의 먹이가 되기 쉬웠고, 나방은 검은색으로 진화하며 변화된 자연환경에서 생존을 한 것이다. 1960년대부터 산업혁명으로 인한 오염이 사라지고 자연환경보호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서서히 검은색 나방보다 흰색나방의 개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영국 도셋(Dorset)에 위치한 ‘버터플라이 보존 연구소’는 나방의 변화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전영국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정원 나방 개체수 2009’ 프로젝트를 실시중이다. 나방을 목격한 시민들이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보고하는 형식이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리차드 폭스(Richard Fox)박사는 “본래의 색깔로 돌아온 후추나방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 이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나방들의 생태변화 조사에도 좋은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Garden Moths Count 2009 ‘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hytekim@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육·해·공군 예비역 8인의 생존경쟁

    육·해·공군 예비역 8인의 생존경쟁

    특전사와 해병대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런데 그들이 만약 예비군이라면 또 어떨까. 특전사·해병대 등 육·해·공군 예비역들이 무인도에서 펼치는 무한 생존경쟁이 방송된다. EBS ‘리얼실험 프로젝트 X’는 6월 호국보훈의 달 특집으로 12일부터 3주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8시50분에 ‘육해공 예비역8인, 무인도 표류기’를 방송한다. 치열한 선발과정을 거쳐 뽑은 예비역 8명은 모두 자신이 나온 부대에 강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최소한의 물품과 물만 지닌 채 서해의 한 무인도에 20일 간 머물게 된다. 이곳은 1960년대 강제이주로 사람은 물론 식수를 얻을 곳도 마땅치 않다. 이곳에서 예비역들은 당면과제인 생존을 위해, 또 최고의 전사로 뽑히기 위해 군에서 익힌 경험과 기술을 한껏 발휘한다 하지만 이들은 귀신도 잡을 만큼 강인하던 현역 특전사·해병대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이미 길들여진 한낱 예비역의 몸. 출신부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는 있지만 몸이 예전처럼 따라 주지 않는다. 더구나 생존만도 힘든데 숙영지 구축, 은거지 습격, 식량 확보 등 각종 미션이 계속 떨어진다. 그러면서 경쟁구도에 놓인 상대편의 움직임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전역 후 오랜 시간이 흘러 군생활에서 배운 생존법이 익숙하지 않던 사람들은 이러한 극한 상황에 놓이자 점점 예전 감각을 찾아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 기억이 되살아 나고, 각자 특기를 발휘하며 놀라운 속도로 무인도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또 전술도 짜기 시작하면서 본격으로 서로간의 경쟁이 시작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문화마당]북핵 위기와 저탄소 녹색문화/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문화마당]북핵 위기와 저탄소 녹색문화/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1962년 10월22일 당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쿠바에 대한 해상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쿠바는 1962년 9월에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소련제 미사일을 도입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이에 무기를 싣고 오던 소련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 조치를 취한다. 일주일 뒤인 11월2일 당시 소련의 흐루시초프 서기장은 자국 선박의 회항과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철수를 명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된다. 이처럼 1960년대에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서방진영과 공산진영이 심각한 양극 대립을 보였다. 세계의 패권 장악을 위해 양 진영은 앞다투어 군비를 증강했다. 쿠바 봉쇄 사건은 이러한 구도가 가져온 대표적인 상황이었다. 또한 당시의 베트남 전쟁은 냉전체제가 낳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는 미국에서는 1967년부터 히피문화가, 유럽에서는 ‘68세대’가 등장하는 등의 반전 및 반문화운동의 계기가 된다. 이들은 기성사회의 통념,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의 회복과 자연으로의 귀화 등을 주장했다. 궁극적으로는 평화 지향과 인류 파괴에 대한 대안적 사회구축과 철학으로서 친환경 저탄소 녹색문화 운동을 추구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사상은 표현주의 건축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그 배경이 되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전쟁의 본질마저도 바꾸어 놓았다. 대량학살무기의 개발은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전이 가져다준 큰 폐해였다. 신무기는 소규모의 공격으로도 엄청난 살상효과를 보였고 사상자 수는 이전의 재래식 전쟁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표현주의 건축가들은 전쟁과 산업기술에 대한 반감을 특유의 비정형적 건축 언어로 그려 냈다. 또한 자연 형상을 닮은 유기적인 건축형태를 추구해 기술과 자연의 합일을 추구했다. 이를 통해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이상적인 도시와 문명사회의 건설을 동경했다. 냉전시대인 196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친환경 생태건축의 태동을 가져오게 된다. 최근 북한은 제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군비 증강 움직임을 보여 긴장감을 매우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인류와 문명사회를 파괴하는 군비증강 행위와 이를 위한 기술 도용행위에 대한 대응책은 저탄소 녹색문화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개념은 일부 경제적 개념에만 국한되어 있어 보인다. 게다가 단지 몇 개 정부부처가 모여 주도함으로써 실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정치, 경제, 사회, 철학 분야를 아우르는 하나의 광범위한 문화운동으로 확산해 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4대강개발 등의 즉각적인 시행 외에도 생태 기술의 개발과 축적을 위한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계획도 세워야 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저탄소 녹색문화운동은 무엇보다도 양극화로 인한 갈등 해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에 있어 투명성은 사회 통합과 소통 원활을 위한 녹색 철학으로 강조되어 왔다. 현재 우리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남북 간의 긴장고조 등으로 극단적인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투명성의 강화가 요구된다. 여기에는 우선 정치권의 반성이 앞서야 한다. 당과 개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를 통합하고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맑은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또한 재계도 밀실에서 이루어졌던 정경 유착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 요즘 무리한 수사와 독립성의 훼손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검찰과 사법부도 자연의 투명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저탄소 녹색문화는 우리 사회를 내부적으로는 건강하게 하고 외부적으로는 북핵 등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 선박과 ‘충돌 사고’ 거대 고래 시체 발견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고래의 시체가 발견돼 충격을 줬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연구팀은 최근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앞 바다에서 몸이 뒤집힌 채 수많은 바다 갈매기에 둘러싸인 거대한 고래를 발견, 조사에 나섰다. 이 고래는 인근 LA항구에서 출발한 대형 화물선과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이 고래를 발견했을 때 그 몸집이 너무 큰 데다 파도가 심해 인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죽은 고래는 길이가 22m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흰긴수염고래에 속한다. 이 고래는 종류는 소형차 크기만한 심장과 한꺼번에 100명을 삼킬 수 있는 큰 입을 가졌으며 최대 몸길이 30m, 무게 150t까지 자란다. 또 제트엔진만큼 큰 소리를 낸다지만 그 주파수가 사람의 가청 범위보다 낮아 실제로는 들을 수 없다. 수명은 110년 정도며 1960년대에 멸종위기동물 리스트에 오른 희귀종이다. 한편 오리건 주립대 연구팀은 사인을 정확히 밝히는 것은 물론 흰긴수염고래 연구를 위해 고래 시체를 대학 내 해양동물연구소로 옮겼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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