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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통영, 백석의 달뜸과 한숨이 묻어 있는 곳

    봄 통영, 백석의 달뜸과 한숨이 묻어 있는 곳

    길은,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삶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대처로 떠나는 자식의 발걸음이 잠시 떨리며 머뭇거렸음을, 옷고름 사이로 떨어진 어미의 눈물방울이 짭짜름했음을 동구밖 길은 아주 오래 기억했다. 동네를 감아 도는 그 길을 걸었다. 1930년대 중반 그 봄,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으면 통영 앞바다가 훤히 펼쳐졌을 게다. 여황산자락 아래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을 지난 눈 속에는 쉴 새 없이 고깃배가 오갔고, 부푼 꿈을 안고 오는 이, 또 다른 꿈을 이고 타향으로 떠나는 이가 엇갈리는 낡은 선창이 비쳤을 테다.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도 오롯이 아름답기 어려웠으리라. 한참 나중에 호사가들이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베니스’ 운운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칭송했지만, 스물넷 평안도 출신의 청년시인 백석(1912~1995)에게는 실연의 상처가 훨씬 컸을 수밖에 없었다. 백석은 사랑을 위해 멀리 남쪽 바다까지 헛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한 번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다른 두 번은 사랑을 기억하며 가슴 먹먹함을 달래기 위해 찾았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사랑이 돌아올 리는 없는 법. 통영을 다녀왔던 길은 그의 작품 속 중요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삼도수군통제영 복판 여황산 끼고 돌아 백석의 발길로부터 80년의 시간이 흐른 봄, 통영을 찾았다. 그가 시 ‘통영1’에서 묘사한 것처럼 통영 여황로에는 마침 ‘김 냄새 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고, 타관의 학생들을 실은 수학여행 버스들은 줄을 지어 여황로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여황로는 174m의 야트막한 여황산(艅山)에서 비롯된 이름의 길이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훌륭한 군세를 갖춘 큰 전선을 상징했다.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의 복판에 자리잡은 산이니 딱 걸맞은 이름이다. 통영시 북쪽 여황산 아래쪽으로 4113m 이어지며 문화동, 북신동, 명정동 등을 감싸고 돈다. 통영은 현대문화예술의 보물창고와도 같다. 특히 여황로 하면 일단 백석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여황로 충렬사 앞에는 백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2’라는 시다. 편의상 ‘통영1’, ‘통영2’라고 했지만 발표 당시 원래 제목은 모두 ‘통영’이었다. ‘통영2’는 그가 통영에 대해 쓴 시편 중 가장 길고 유려하며 음율을 잘 살렸다. 그는 ‘통영2’에서 이곳을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또 ‘난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에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라고 노래했다. 사랑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여황로 길가에 앉아 한껏 달떠서 혼자 히죽거리는 백석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곧 깨지고 말 단꿈이었지만. 여기에 원체 아름다운 통영의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왔으니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났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백석 시비 앞 명정샘 박경리가 소설에 써 ‘난’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다. 막 문청을 벗고 등단해 시인이 된 그는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박경련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사귄다. ‘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통영을 찾았지만 걸음이 엇갈려 만남이 어긋나게 됐다. 난의 집이 충렬사 근처인 명정동이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사이 그의 직장(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가 난과 결혼을 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과 친구를 함께 잃은 아픔 탓이었을까. 그는 그해 조선일보를 그만뒀다. 그리고 기생 자야(子夜·본명 김영한·역시 백석이 붙여준 애칭이다)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눴고, 고향집 부모님의 성화에 다른 여인과 혼례를 치렀지만 다시 자야에게 돌아갔다. 1940년 자야마저도 떠나 고향땅인 신의주, 정주로 갔다. 그가 통영에 대해 직접 남긴 작품은 ‘통영 1, 2’ 외에 ‘남행시초2-통영’ 등 모두 세 편이다. 특히 ‘남행시초2-통영’ 시편 마지막에는 난의 외사촌 오빠인 ‘서병직씨에게’라고 적었다. 그를 통해 통영 장터며 선창 등을 둘러봤음을 알게 해준다. 백석이 들여다본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골 명정샘은 지금도 여황로 시비 앞에 있었다. 충렬사 문화해설사인 옥복주(47)씨는 “일(日)정과 월(月)정 두 개의 샘이 있어 명정(日+月=明井)이 됐다.”면서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맑지만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통영2’ 중)을 찾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문장 속에도 그 흔적을 흩뿌려 놓았다. 박경리는 명정골에 대해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고 했다. 박경리의 생가는 여황로 충렬사 주차장 맞은편 바로 곁의 좁은 골목길인 ‘토영 이야길’을 따라가면 있다. 하지만 현재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표지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한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에게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무려 5000통의 연서를 보냈던 유부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사연이 남겨진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유치환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복’ 중)고 노래했던 통영중앙우체국은 여황로에서 서문로를 따라 7~8분 남짓 내려오다가 세병로(청마거리)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3~4분쯤 걸어가면 있으니 그리 멀지 않다. ●지긋한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읊어 이른 아침 여황로 어귀에서 만난,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는 늙수그레한 중년의 김모(58)씨는 “그 사람들이야 먹고살만 하니까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썼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면서도 유치환, 이영도의 ‘아름다운 불륜’이며, 시인 김춘수, 화가 김용주,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박경리 등 통영 출신 예술가의 이름들을 줄줄이 들먹였다. 흔히 돈을 잘 버는 동네에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들 하는데, 통영이라면 ‘중늙은이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소설 한 토막쯤 읊조린다.’는 말이 좋이 쓰일 법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오른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통영시내 쪽으로는 강구안길이며, 여황산이 보이고, 다도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산도, 매물도, 그리고 멀리 대마도까지 한눈에 푹 안긴다.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의 통영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그 옛 기억과 향취까지 가져간다면 더욱 어울릴 법하다. ● 역사의 보고 통영의 길들 동피랑·서문까꾸막… 토박이말 길이름 천국 통영은 바다의 왜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바람으로 다져진 곳이다. 통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들어감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선조 37)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겨 세운 뒤 ‘통영’이라는 지명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통제영의 약칭에서 따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인 충렬사와 통제영의 일종의 객사 역할을 했던 세병관(洗兵館·세병로 27), 그리고 북포루(北樓) 등은 통영 출신 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이고,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다. 길 이름 역시 이러한 역사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세병로, 충렬로 등은 물론이고 통제영을 굳게 지키던 문들도 이름을 남겼다. 동문로(東門路)와 서문로(西門路)는 모두 옛 통영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동문과 서문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두 문 모두 고갯마루의 정상쯤에 위치해 있었으니, 통영 토박이들의 말로 ‘동문까꾸막’(동문고개), ‘서문까꾸막’(서문고개)이라고 불렀던 길들이다. 북신로(北新路) 역시 통영성 북문 바깥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세병로와 여황로 사이를 잇는 갈림길인 운주길은 옛 통제영의 관아였던 운주당(運籌堂)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남해안대로에서 갈래져 나온 원문마을길은 통제영 입구였던 원문성(轅門城)에서 따온 마을 이름을 달았다. 이 밖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동피랑길은 정겨운 마을 벽화로 유명하다. ‘피랑’은 벼랑을 일컫는 통영 말이다. 통영시의 동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배기로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성과 동포루(東樓)의 유적이 있다. 사진=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월드경매+] ‘해리포터’ 작가의 낡은 의자, 4억5500만원에 낙찰

    [월드경매+] ‘해리포터’ 작가의 낡은 의자, 4억5500만원에 낙찰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원작자인 J.K.롤링이 ‘해리포터’ 집필 당시 사용한 낡은 나무 의자가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전면에 ‘해리 포터’(HARRY POTTER’라는 각인이 새겨져 있고 방석 부분에 꽃이 그려져 있는 이 낡은 의자는 롤링이 ‘해리포터’ 1,2권을 쓸 당시 사용했던 의자다. 롤링은 ‘해리포터’ 1, 2권을 쓸 당시 에든버러의 낡은 아파트에 살던 중 이 의자를 공짜로 얻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필할 때 주로 앉는 의자는 총 4개였으며 이번 경매에 나온 것은 그 중 하나다. 이 의자가 경매에 나온 것은 3번째인데, 앞서 2002년 아동학대예방 단체를 돕기 위해 처음 경매에 의자를 내놓았고 당시 낙찰가는 2만 1000달러(약 2430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이 의자는 2009년 옥션전문사이트인 ‘이베이’에서 2만 9000달러(약 3400만원)에 팔렸다. 이번 경매는 뉴욕의 헤리티지옥션이 주관했으며 익명의 개인이 39만 4000달러, 한화로 약 4억 5500만원이라는 높은 낙찰가에 새 주인이 됐다. 앞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의자의 이전 경매기록을 토대로 낙찰가가 최소 4만 5000달러 선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무려 8배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한편 고가에 낙찰된 이 의자는 1930년대에 제작된 식탁의자로, 롤링은 ‘해리포터’ 집필 시 앉았던 4개의 의자 중 이 의자가 가장 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의자 방석 부분의 꽃 그림이나 각인은 롤링이 직접 칠하고 새긴 것으로, 다리 부분에는 ‘이 의자에 앉아서 해리포터를 썼다’라고 적혀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배우라서 너무 행복해요”…‘시간이탈자’에서 1인2역 임수정

    “배우라서 너무 행복해요”…‘시간이탈자’에서 1인2역 임수정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일이 없냐고요? 딱히 그럴 마음은 없어요. 영화에서 얻은 교훈인데요,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무엇인가 달라지 잖아요. 누군가를 잃지 않으려고 과거에 갔다 돌아오면 다른 누군가가 없어져 있죠. 철학적인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해요. 욕심 내지 말고 주어진 대로 살라는. 전 지금이 좋답니다.”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1983년, 다른 한명은 2015년을 살아간다. 꿈에서 서로의 세상을 보게 되고, 놀라울 정도로 닮은 여인을 살리기 위해 저마다의 시대에서 사투를 벌인다. 꿈이 단서가 된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시간이탈자’ 이야기다. 임수정(36)이 두 시대에서 각각 조정석, 이진욱과 짝을 이뤄 1인2역을 연기했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국내 복귀작이다. ‘무림 여대생’(2008) 이후 주로 중국에서 활동해왔다.  “여배우라 무엇보다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요즘엔 로맨스, 멜로가 제작되는 확률이 적고, 만들어 진다 해도 관객 지지를 받는 일이 드물잖아요. 멜로 감성을 보여주면서도 전체 흐름은 스릴러로 흘러간다는 게 매력이었죠.”  임수정은 32년을 사이에 두고 달라진 여성상을 보여준다. 한 작품에서 두 번이나 죽음을 맞는 보기 드문 경험을 하기도 한다. “죽음으로 끝나는 캐릭터는 관객에게 여운을 남기는 데 그런 면에선 제가 덕을 보는 점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두 남자에게 동기 부여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캐릭터다. 임수정의 팬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는 대목.  “그런 부분은 다음 작품으로 만회해야죠. 영화 안에서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제한적인 게 요즘 현실이에요. 상업 영화인데 역할이 분담되는 작품에도 참여하고 저예산이면서도 여배우나 한 두 명의 감정에 집중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도 참여하며 밸런스를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업 영화 안에서만 역할을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테니까요.”  40대 초반에 결혼하고 싶다는 그에게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지는 않냐고 물었다. “영원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환경에 있으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연인 사이에서든, 가정에서든, 일터에서든 말이죠.”  지난해 말부터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팬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임수정은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요량이라고 했다. 정말 오랜 만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미사 폐인’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이후에는 또래 여배우들과는 달리 오롯이 영화에 집중해온 터다. “드라마도 배우가 연기를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무대인데 그간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은 제작 환경이 빡빡했던 탓이 커요. 요즘은 사전 제작 등으로 환경이 바뀌었다고 알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오면 용기를 내야죠. 양쪽 분야를 왕래하며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배우의 역할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를 수록 배우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 안에서 창의적으로 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것 같아요. 연기라는 예술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죠. 연기를 하지 못하고 눌려 있었다면 불행했을 것 같아요. 영화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시공간의 분위기에 끌리는 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론, 여전사 캐릭터가 많아지는 흐름이라 액션 연기에 부담도 있지만 SF 장르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과거도 가보고 미래도 가보고,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런 작품이 제겐 잘 안들어 오는데 할리우드 처럼 기성 배우도 참여할 수 있는 오디션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네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신인일 때도 그랬고 20대 중반 좋은 감독님들과 필모그래피를 본격적으로 쌓아갈 때도, 지금도 바라는 건 오직 하나에요. 연기 잘 하는 배우로 남는 거죠. 배우를 하는 동안 평단과 대중의 엄지손가락, 그리고 스코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단 하나의 작품이라도 남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매출성장 효과’ 지역 야시장 추가 선정

    확정땐 특별교부세 등 10억 지원 행정자치부는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전주 남부야시장, 목포 남진야시장의 운영 성과를 파악한 결과 하루 평균 방문객 1만 6000여명, 매출액은 월 합계 5억 60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각각 정부 지정 야시장 1~3호로 2013~15년 잇달아 개장했다. 특히 젊은층과 관광객의 방문이 늘면서 기존 점포들의 매출액도 평균 20% 이상 늘었다. 용두산공원, 자갈치시장, 영도다리, 보수동 책방골목 등 부산의 대표적 명소와 가까운 부평깡통야시장은 새롭게 단장한 뒤 20~30%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시장 주변 상가도 부평야시장에 방문객이 몰리면서 5~15% 매출이 늘었다. 방문객 수는 평일 2만 5000~3만 5000명, 주말엔 7000~8000명으로 야시장 개장 이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1930년대 호남 최대의 물류 집산지인 전주 남부시장과 연계한 남부야시장은 매대별 하루 평균 매출액 70만원으로, 야시장 개장 이전보다 하루 평균 10만원 가까이 늘었다. 연간 75~80명가량 일자리도 확대됐다. 예향 목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유달산, 삼학도, 갓바위 문화예술단지와 연계한 남진야시장도 개장 후 상인 매출 증가율 10~20%를 기록했고, 약 1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다. 이미 확정한 공모사업에 따라 올해는 경북 경주 중앙야시장(4월), 광주 남광주야시장(6월), 충남 부여 백제문화야시장(7월), 울산 중앙야시장(10월)이 차례로 문을 연다. 행자부는 추가 선정을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받는다. 다음달 4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행자부에 제출하면 된다. 확정되면 10억원(특별교부세 4억원, 지방비 6억원)을 지원한다. 심덕섭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최근 청년실업이 심각해 야시장에 청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교양의 효용(리처드 호가트 지음, 이규탁 옮김, 오월의봄 펴냄) 20세기 초중반의 영국 노동자계급 문화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삶과 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음악,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 책 등의 대중매체뿐 아니라 일상 속 가족의 역할, 남녀 관계, 술집 문화, 언어 형태까지 다룬 미디어 연구의 고전이다. 1957년에 발간됐지만 대중문화의 획일화, 산업화 및 중앙 집중화, 그리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대중의 모습 등을 통해 현시대의 문화 현상과도 맞물린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1930년대 노동자계급 문화를 묘사한 1부와 1950년대 새로운 형태의 대중문화가 등장하는 2부로 구성돼 있다. 552쪽. 2만 5000원. 켄윌버의 신(켄 윌버 지음, 조옥경·김철수 옮김, 김영사 펴냄)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저자가 3박 4일 만에 쓴 책이다. 발달론적 관점으로 종교에 접근해 각 종교적 가치관들의 발달 수준을 판별하는 방식으로 종교와 영성에 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 준다. 저자는 종교의 발달 단계를 순차적으로 심령 수준, 정묘 수준, 원인 수준, 궁극 수준으로 구분해 자신만의 모델을 만들고, 합리적 수준에서의 신은 반종교적인 상태가 아니며 더 상위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제 조건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를 통해 발달 단계의 최상위 수준에서 만나게 되는 신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308쪽. 1만 5000원. 또라이들의 시대(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지음, 최규민 옮김, 알프레드 펴냄) 다보스포럼이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북으로 해적, 해커, 갱스터, 복제품 생산자 등 지하 세계 기업가들의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혁신을 분석한 책이다. 100만원의 제작비로 50억원을 번 영화감독의 창의적인 꼼수부터 짝퉁 이베이를 오픈한 지 100일 만에 진짜 이베이에 500억원에 팔아넘긴 독일 삼형제,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낙타유 사업을 성공시킨 미국 명문대 졸업생 등 기존 제도와 관습, 직종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행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긍정적 ‘또라이 정신’을 새로운 성공 전략으로 실증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280쪽. 1만 5000원. 우리는 모두 같은 꿈이 있습니다(윤경일 지음, 서교출판사 펴냄) 국제구호단체 한끼의식사기금 윤경일 이사장이 구호 활동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2004년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지를 오가며 절대 빈곤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에피소드 38편을 담았다. 저자는 우리와 똑같은 인권이 있는 빈민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며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사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그에게 현지인들은 ‘빈민의 친구’라는 호칭을 붙여 줬다. 한끼의식사기금은 4000여명의 정기 후원자와 4만여명의 사이버 후원자들에게 수입과 지출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372쪽. 1만 5900원. 성장에 눈먼 세상(리 반 햄 지음, 김경식 옮김, 지영사 펴냄) 저자는 인류가 마치 지구가 몇 개 더 있는 것처럼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이 같은 다지구적인 세계관에 빠져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으며, 인류는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아내든지 아니면 생명을 보존하는 시스템이 망가지도록 내버려 두든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대안으로 세계 곳곳의 토착민들이 가진 지혜와 위대한 종교적 전통, 종업원 소유 회사, 생협 등의 새로운 농촌 경제 등을 제시한다. 352쪽. 1만 5000원.
  • 셰익스피어 서거 400년… 대문호의 숨결 영화로

    셰익스피어 서거 400년… 대문호의 숨결 영화로

    리어왕·헨리 5세·리차드 3세 등… 현대적 감성·욕망 표현 작품 선정 다음달 23일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세상을 뜬 지 400년이 되는 날이다. 영국은 전 세계 곳곳에서 연극, 무용, 영화, 강연회, 전시, 온라인 강좌를 망라하여 셰익스피어를 재조명하는 프로젝트 ‘셰익스피어 리브스’를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크린으로 옮겨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 상영전이 마련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주한영국문화원, CGV아트하우스와 함께 ‘셰익스피어 인 시네마’를 연다. 원작에 대한 충실함과 재해석을 기준으로 모두 여덟 편을 상영작으로 선정했다. 셰익스피어 작품 연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대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세계 연극계의 거장 피터 브룩이 연출한 ‘리어왕’(1971)이 우선 눈에 띈다. 20대에 영국 왕립 셰익스피어 컴퍼니 연출가로 활동하며 연극사에 길이 남을 파격적인 작품을 쏟아낸 인물이다. 위대한 셰익스피어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폴 스코필드가 나온다. 이들은 1962년 연극 무대에서도 호흡을 맞춰 리어왕을 가부장적이면서도 가련한 백발노인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또 연기자로는 처음으로 영국 여왕에게 귀족 작위를 받았던 로렌스 올리비에가 연출하고 주연까지 맡은 ‘헨리 5세’(1944)도 대문호의 숨결을 느끼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연극 무대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모두 섭렵했던 로런스 올리비에의 첫 셰익스피어 영화다. 수많은 ‘햄릿’ 영화 중에는 로런스 올리비에 이후 셰익스피어를 가장 잘 해석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케네스 브래나의 연출·주연작(1996)이 선택됐다. 원작을 그대로 재현한 네 시간짜리 대작이다. 리처드 론크레인이 연출한 ‘리차드3세’(1995)는 원작 배경을 1930년대 영국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우리에겐 ‘반지의 제왕’의 대마법사 간달프로 익숙한 이언 매켈런이 출연한다. 영화계의 이단아인 로만 폴란스키와 데릭 저먼이 각각 연출한 ‘멕베스’(1971)와 ‘템페스트’(1979)도 상영 목록에 올랐다. 더글러스 히콕스가 연출한 ‘피의 극장’(1973)이 가장 신선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을 코미디와 호러로 다양하게 비튼 B급 영화다. 20세기 중반 공포 영화의 대명사였던 빈센트 프라이스가 나온다. 마이클 잭슨의 걸작 노래 ‘스릴러’에서 사악하게 들리는 웃음소리가 바로 그의 것이다. 1899년에서 1911년 사이에 만들어진 단편 영화 모음인 ‘무성시대의 셰익스피어’도 관객들의 흥미를 돋울 것으로 보인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너무 많이 알려진 영화는 제외하고 현대적 감성과 원작의 특징인 강렬한 욕망을 보여 주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특별 상영전은 4월 28일부터 열흘간 개최되는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 나라’가 첫 대응만 잘 했다면…지카바이러스 확산 책임론

    ‘이 나라’가 첫 대응만 잘 했다면…지카바이러스 확산 책임론

    "브라질 지카바이러스 확산은 경제난과 부패 탓"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나온 브라질이 바이러스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건 경제난과 부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중남미 언론은 "1930년대 이후 가장 혹독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브라질이 예산부족으로 지카 바이러스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여기에 부패사건까지 줄지어 발생하면서 공중보건시스템도 제기능을 하지 못해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가 처음 발견된 건 지난해 5월.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 이집트숲모기를 박멸하는 게 기본 대응이었지만 방역을 하지 못한 도시는 부지기수다. 인구 40만의 지방도시 캄피나 그란데는 지난해 말까지 모기 방역을 하지 못했다. 살충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년째 공중보건 분야에서 캄피나 그란데의 방역책임자 로산드라 올리베이라는 "중앙정부의 지카 바이러스 대응에 도대체 질서가 없다"며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전국적인 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해 11월까지도 캄피나 그란데는 살충제를 구하지 못해 방역을 못했다. 중남미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특히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적인 살충제 대란이 발생했다. 최근 공개된 페르남부코주 질병관리센터의 보고서를 보면 전문가들은 "살충제를 구입할 수 없다면 (보다 저렴한 화학물질인) 염소를 사용하거나 모기를 잡아먹는 물고기를 키워 모기를 방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중보건시스템도 붕괴되기 일보직전이다. 브라질 북동부의 지방도시 몬테이로에 있는 한 공립병원은 지난해 12월 진통제가 떨어져 발을 굴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환자가 밀려들면서 확보했던 진통제를 하루 만에 다 써버린 탓이다. 이 병원은 15개월째 중앙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횡령 등 부정부패는 지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브라질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브라질 파라이바주에선 검찰수사가 시작된 보건분야 부패사건만 96건에 달한다. 지난해 브라질에선 소두증 신생아 6500여 명이 태어났다. 이 가운데 40%가 페르남부코와 파라이바주에서 집중적으로 태어난 건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브라질에선 150만여 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익명을 원한 한 전문가는 "초기에 특별예산을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했다면 지카 바이러스 사태는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진=엘파이스 손영식 중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 [글로벌 경제] 부패 스캔들 속 무능 정부… 벼랑 끝 내몰린 ‘삼바 경제’

    [글로벌 경제] 부패 스캔들 속 무능 정부… 벼랑 끝 내몰린 ‘삼바 경제’

    올 GDP 성장률도 마이너스 예상…대공황 후 2년 연속 역성장 전망리우올림픽 대규모 투자도 부담 지난주 브라질 증시는 역설적으로 2008년 이후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닷새째 이어진 가파른 상승 랠리로 MSCI브라질지수는 전주 대비 무려 23% 상승했다. 8년 만의 최고 주간 오름폭이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도 초강세를 띠었다. 달러당 3.75헤알까지 올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년째 경제가 비틀거리던 브라질에서 외환과 주식 시장을 ‘반짝’ 끌어올린 동력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대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정치·경제적 위기에서 구해 줄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브라질이 정부 지출 제약과 투자 붕괴,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추락이 겹치면서 퍼펙트 스톰에 휘말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했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이자 고성장을 이어 온 브라질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3.8%를 기록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6년 만이지만 수치상으론 디폴트를 선언한 1990년(-4.3%) 이후 25년 만에 최악이다. 문제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올해 GDP 성장률도 -3~ -4%대로 예상돼 대공황이었던 1930년대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된다. 올 8월 개막되는 리우올림픽을 위해 지난 수년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전망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세계 GDP 순위가 7위에서 9위로 밀렸다고 전했다. 브라질의 지난해 명목 GDP는 5조 9043헤알(약 1844조원)이었다. 경제가 더 나빠진 것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줄이면서 해고 노동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금리가 오른 반면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최대 돈벌이 창구가 흔들렸다. 외신들은 삼바 경제 추락의 가장 큰 이유로 정치적 부패를 꼽고 있다. 지난해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에서 불거진 부패 추문은 최대 투자은행인 BTG팩추얼까지 확산되며 정·재계를 동시에 마비시켰다. 페트로브라스의 시장 가치는 지난해 71억 달러 감소했고 주가는 27%나 폭락했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GDP의 1% 수준인 271억 달러가 증발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추문의 중심에 자리한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무능이 경기 침체를 고착화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GM은 65억 헤알(약 2조원)의 투자 계획을 재고할 계획이며 브라질 대형 철강사인 우지미나스도 휘청이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이 지난해 임명한 호아킴 레비 재무장관은 재정수지 적자 확대를 해결한다며 경기 부양과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브라질에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을 부여했다. WSJ는 호세프 대통령이 지지층 유지를 위해 과감한 긴축정책을 거부해 경제를 더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최악의 늪에 빠진 브라질을 바라보는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경제가 조만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스스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경기불황을 깨기 위한 동력을 상실한 상태라는 진단이다. 지난주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를 방증하듯이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14.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추가 긴축이 불황을 악화시킬 것이란 조바심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IMF는 브라질 경제가 스태그네이션(장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침체 양상이 2017년까지 이어지고, 2021년까지 성장률이 2%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창사 100주년 BMW, 나치에 협력한 과거를 반성하다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로 우뚝선 독일 BMW는 창사 100주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면서도 역사 속 그들의 추악한 과거에 대한 반성도 잊지 않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유럽 언론은 BMW 측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한 협력 행위를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며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뮌헨 본사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BMW 측은 성명을 통해 "1930~1940년대 나치에 무기를 제공했으며 강제수용소에 수용된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큰 고통을 안겼다"고 사죄했다. 지금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가 된 BMW는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바이에른 항공기 제작소’(Bayerische Flugzeug Werke)로 출발한 BMW는 나치가 권력을 잡은 1930년대 군수산업에 뛰어 들었으며 유태인들의 중심인 강제수용소의 노동력을 착취해 배를 불렸다. 특히 현재에도 BMW의 과거사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최대 주주(47%)가 크반트 가문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최대 부자인 크반트가의 핵심이 되는 인물은 귄터 크반트와 나치의 대표 여성으로 행세했던 마그다 괴벨스다. 독일군에 군수품을 팔아 막대한 부를 쌓은 사업가였던 귄터는 1918년 부인이 사망하자 1921년 마그다와 재혼해 아들 하랄트를 낳았다. 전쟁이 끝난 후 권터가 벌였던 사업은 첫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헤르베르트와 하랄트가 물려받았다. 특히 지난 1959년 헤르베르트는 연합군의 통제로 도산 직전이었던 BMW를 사들여 성공의 토대를 토대를 만들었으며 그 지분을 물려받은 후손들이 현재 독일 최고의 부자가 됐다. 논란은 BMW를 사들인 돈 자체가 나치와의 협력을 통해 얻었다는 것과 2세 경영인 하랄트와 헤르베르트가 모두 나치당에 가입해 히틀러로부터 ‘군수경제 지도자’ 라는 칭호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하랄트의 모친인 마그다의 행적이다. 당시 히틀러에 푹 빠졌던 마그다는 귄터와 헤어진 후 나치의 선전장관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요제프 괴벨스와 재혼했다. 이후 마그다는 전쟁에서 패하자 요제프 괴벨스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 1명과 딸 5명을 모두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독일의 다른 자동차 회사와 마찬가지로 BMW 역시 나치라는 오명을 떨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있는 셈. 그러나 BMW는 다른 전범국가의 협력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1983년부터 과거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털어놓기 시작했고, 대주주인 크반트 가문의 후손들은 강제노역자를 위로하는 기념관을 설립하고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매년 나치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경선 슈퍼화요일] 트럼프 열풍 뒤 ‘중하층 백인의 분노’

    “유색·여성·소수자 배려 오바마 싫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바른’ 정치인은 아니지만 여느 후보처럼 허언을 일삼지 않고 여과 없이 우리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테리 브래드먼·37) ‘괴물’ 도널드 트럼프를 키운 건, ‘메인 스트리트’로 상징되는 백인 중하층 지지자들이다. 똑똑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그는 과격하지만 솔직한 화법으로 이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경기 침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유색인종 이민정책 완화와 맞물려 트럼프 열풍에 가속을 붙인 또 다른 이유다.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압승한 트럼프의 인기 비결을 이같이 분석했다. 트럼프는 출마 선언 직후 규제완화와 자유무역, 부자를 위한 감세 등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자산가를 위한 정책을 배제하며 백인 자영업자와 노동자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해 왔다. 틈새 공략은 먹혀들었다. 못 배우고 가난하지만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는 백인 자영업자와 노동자의 표심이 움직였다. 이어 다양한 연령층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으로 확산됐다.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에서 소외됐던 이들은 공화당 주도의 금권정치(슈퍼팩)와 대외 전쟁(이라크전), 이민개혁안에 싫증 내며 그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현상’은 공화당 내에서도 골칫거리다. 트럼프를 솎아 내기 위한 공화당 주류층의 중재 전당대회 개최 논의가 벌써부터 불거졌다. 반면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려는 이민 완화책에 거부감을 느껴 온 중하층 당원들은 트럼프 지지로 속속 돌아서며 계층간 골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유색인종과 여성 등을 배려하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도 극도의 반감을 품고 있다. 다양성 확충은 이들에게 일자리 상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NYT와 CBS의 최근 여론조사에선 백인 공화당원의 40%가량이 비슷한 이유로 현실 정치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백인의 분노’를 등에 업은 트럼프의 지지층 10명 가운데 8명은 고졸 이하이며, 4명꼴로 연소득 5만 달러 밑이었다. 이들은 “돈으로 매수할 수 없는 트럼프만이 누구보다 어그러진 정치 시스템을 바로잡는 능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트럼프 열풍의 다른 한 축은 경제 위기다. 1930년대 대공황 시대에도 존재했던 계층 이동의 희망이 사라지면서 억눌린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놈 촘스키 MIT 교수는 최근 “신자유주의로 현대 사회가 붕괴되면서 나타난 두려움에서 (트럼프 열풍이) 비롯됐다”며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무력하다고 느끼며 잘못된 권력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발기부전 수술 시 고려할 사항은?

    발기부전 수술 시 고려할 사항은?

    국내 남성들의 대표적인 성고민 중 하나인 발기부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한비뇨기학회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환자는 약 2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부전은 약물이나 주사치료로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의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세움비뇨기과 박성훈 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환자들이 발기부전을 치료를 위해 발기부전 음경임플란트(팽창형 보형물) 수술을 선택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발기부전 환자들이 발기부전 수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형물을 통한 발기부전 수술은 1930년대에 시작됐다. 발기부전 환자의 음경 강직도를 복원하기 위해 갈비뼈 연골을 음경에 삽입한 것이 시초다. 이후 몇 번의 시행착오를 1972년 미국의 스몰&캐리온 박사가 세계 최초의 팽창형 보형물을 이용한 팽창형 음경 임플란트를 개발했다. 팽창형 음경임플란트는 비뇨기과 수술 중에서도 매우 까다로운 수술에 속해 있어, 해당 수술의 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에도 권위자는 몇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수술일수록 숙련도가 중요한 만큼, 만족스러운 수술 효과를 위해서는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수술을 집도한 경험이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첫 수술 시 성공률이 가장 높고 합병증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일단 발기부전이 의심된다면 권위 있는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계에서 5번째, 아시아 최초의 발기부전 음경임플란트 수술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로 지정 받은 세움비뇨기과 박성훈 원장은 “어떤 수술이든 그 질환에 대해 많은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가진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최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해 한 20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와 200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치료 결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수술 결정에 있어 여러 가지 고민이 되겠지만 치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기부전 수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찬욱 감독 복귀작 ‘아가씨’ 116개국에 선판매

    박찬욱 감독 복귀작인 ‘아가씨’가 유럽 최대 규모 영화시장인 ‘유로피언 필름 마켓’(EFM)에서 116개국에 선(先) 판매됐다.  김성은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부장은 “한국영화가 개봉 전 100개국이 넘는 대규모 선 판매를 기록한 것은 ‘설국열차’ 이후 두 번째”라고 24일 말했다. 영화는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아가씨’는 현재 전 세계 6개 대륙에 걸쳐 선 판매됐다. 특히 영화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아마존 스튜디오가 이 영화 미국 배급권을 따냈다.  영화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하며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김태리)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다.  조진웅이 아가씨의 이모부, 김해숙은 아가씨가 사는 외딴 대저택의 살림을 총괄하는 집사 ,문소리는 아가씨의 이모를 연기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창에 장터거리·광장 갖춘 효석문화예술촌 조성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무대인 강원 평창 봉평면 일대에 ‘효석문화예술촌’이 조성된다. 평창군은 올해 봉평면 창동리 일대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무대를 배경으로 효석문화예술촌 조성사업을 추진해 내년까지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조성을 위해 창동리 이효석 생가마을과 효석광장 등 3만 5000여㎡에 국비와 도·군비 등 모두 100억원을 투입한다. 효석문화예술촌에는 잡화상과 의류상, 메밀국수집, 소머리국밥집 등 근대 장터거리가 조성될 예정이다. 또 1920∼1930년대 시대상과 이효석 선생의 문학적 감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음악다방을 비롯해 와인방, 흑백영상관, 북카페 등을 재현한 모던문학체험몰과 문학창작몰을 조성한다. 특히 4계절 꽃을 심어 관광객들이 문학을 생각하며 걸을 수 있도록 사색공간과 테마 길, 야간 조명연출 등 테마형 경관조성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이와 함께 이효석 선생의 문화 콘텐츠로 특화된 다목적 광장과 효석문화제 프로그램 운영, 주민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효석광장도 만든다. 군은 이를 위해 효석문화예술촌 조성 건축설계를 공모한 데 이어 오는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부터 문학을 중심으로 한 4계절 테마관광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지형근 평창부군수는 “효석문화예술촌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해 평창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효석문화제 기간뿐 아니라 1년 내내 가산 이효석 선생의 문학 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흑인 차별 넘어… 양심의 소리 남기다

    흑인 차별 넘어… 양심의 소리 남기다

    美 성경 다음 영향력 있는 책 1위 50년간 인터뷰 거절하고 은둔생활 정의와 양심의 힘을 일깨운 미국 고전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고향 앨라배마주 먼로빌에서 숨을 거뒀다. 89세. 1926년 먼로빌에서 변호사의 딸로 태어난 그는 1950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고인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인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대공황기인 1930년대 미국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흑인 차별 실태를 여섯 살 소녀 스카우트(별명)의 눈으로 고발한 소설이다. 스카우트의 아버지 애티커스 변호사는 온갖 압박과 위협에도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흑인 남성의 인권을 위해 싸워 나간다. 작품은 1960년 7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듬해 작가에게 퓰리처상(문학 부문)을 안겼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000만부 이상 팔린 소설은 미국 고등학교 졸업 전 필독서이자 1991년 미국 국회 도서관이 선정한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등에 뽑혔다. 하지만 작품이 유명해질수록 작가는 세상과 거리 두기에 골몰했다. 첫 작품의 예상치 못한 성공에 차기작을 내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평생 독신으로 산 그는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터뷰나 강연 등의 활동을 했으나 196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뷰를 거절하고 창작 활동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50여년간 은둔하던 작가를 세상에 다시 불러낸 건 그의 안전금고 안에 있던 원고였다. 작가의 변호사가 발견한 이 원고는 지난해 7월 ‘파수꾼’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인 스카우트의 20년 뒤를 그린 이 소설에서 작가는 ‘미국 양심의 파수꾼’으로 추앙받던 애티커스 변호사를 인종 차별주의자로 바꾸는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리의 사망 소식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다수의 힘으로도 누를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람의 양심”이라는 말로 추모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목포·강진-시간이 멈춘 남도에서

    목포·강진-시간이 멈춘 남도에서

    타임머신처럼 버스는 근대의 아픔이 서린 1930년대의 목포로, 정약용 선생이 유배 길을 걷던 조선 후기의 강진으로 데려다 주었다. ●목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남 목포 온금동溫錦洞의 옛 이름은 ‘다순구미’다. 따사롭다는 뜻의 사투리인 ‘다순’과 몽골어로 후미진 곳을 뜻하는 ‘구미’가 합쳐진 이름이다. 언뜻 보면 통영의 동피랑마을이나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을 닮은 듯하지만, 관광지화되어 버린 두 마을에선 찾기 힘든 포근함과 한적함이 있다. 일제 강점기의 조선내화공장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고, 70년대 대통령선거 포스터가 여전히 붙어 있을 만큼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다순구미. 사람의 인생을 닮은 듯 오르막내리막을 반복하는 작은 골목들이 얽힌 동네의 모습이 계속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은 잠시 들렀다 가는 여행자의 욕심일까. 지금 다순구미는 재개발지구로 선정되어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뱃사람들이 모여 살던 온금동에서는 아이들을 ‘조금새끼’라고 부르곤 했다. 조금새끼는 선원들이 어업을 나갈 수 없는 조금(썰물) 때 생겨 태어난 아이를 부르는 말이다. 한날에 태어난 아이들은 아버지의 생업을 물려받아 바다로 나갔다가 풍랑에 부딪혀 다시 한날에 바다에 묻힌다. 그래서 다순구미의 남자들은 생일과 제삿날이 같은 경우가 많다고. 목포에 있는 근대역사관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슬픔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근대역사관 본관은 과거 일본영사관으로 사용됐던 건물이다. 외벽에 새겨진 동그란 문양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와 닮아 있으나 시기적으로 들어맞지 않아 일본 왕실의 문양인 국화로 추정된다. 외벽의 부서진 흔적들은 6·25 전쟁 당시 포탄의 흔적이다. 건물 뒤편에 자리한 굴은 일본인들이 전쟁 때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만든 방공호로 지금은 방공호가 지어지던 당시 노동착취의 현장을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본관에는 일제 수탈에 대한 흔적, 일제강점기 당시 목포의 모습을 비롯해 근대 교육, 종교 등 목포와 우리나라의 근대사에 대한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유달동 사거리를 지나 한 블록 더 직진하면 과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로 사용됐던 근대역사관 별관을 만날 수 있다. 사진자료 위주로 전시된 별관 2층에는 과거 동양척식회사에서 사용했던 금고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금고 안에는 일제의 만행을 가감 없이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잔혹해 임산부나 노약자, 어린 아이들이 관람할 때는 주의가 필요할 정도다. 목포에서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영산강 하구에는 명물이 하나 있다. 한 쌍의 바위가 삿갓을 쓴 사람의 형상으로 보인다고 해 이름 붙은 ‘갓바위’다. 천연기념물 500호이자 목포 8경 중 6경에 해당하는 이 바위는 오랜 시간 풍화와 해식을 겪으며 만들어졌다. 소금장수와 아버지, 아라한과 부처님에 얽힌 두 개의 흥미로운 전설도 깃들어 있다. 목포 근대역사관(본관)전남 목포시 영산로 29번길 6 목포문화원(별관)전남 목포시 번화로 18 (본관)061 242 0340 (별관)061 270 8728매일 09:00~18:00 월요일 휴관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more목포의 문화예술 쉼터 성옥기념관 목포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성옥기념관 로비에 들어서면 다양한 조각품과 거대한 보석, 그림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성옥기념관은 ‘기업인이 되지 않았다면 소리꾼이 되었을 것’이란 고故 성옥 이훈동 선생에 대한 기록이 담긴 기록실과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전시실에는 성옥 선생이 일본으로부터 지켜낸 우리의 문화재와 해외에서 가져온 진귀한 물건과 미술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품들은 작가들이 기증했거나 성옥 선생이 ‘문화보국’을 위해 직접 구입한 것들이다.전남 목포시 영산로 11 061 244 2527 화요일~일요일 09:00~12:00, 13:00~17:00 월요일, 공휴일, 명절 휴관 무료 www.sungok.or.kr ●강진의 옛길을 걷다 차나무가 많아 ‘다산茶山’이란 별명을 지닌 만덕산. 그 안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남도유배길이 있다. 남도유배길의 4개 코스는 각각 13km가 넘는 길이다. 하나를 완주하는 데 최소 4시간 이상 걸리므로 도전하기가 만만치 않다.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남도유배길의 ‘맛보기’이자 핵심 코스는 2코스의 다산오솔길 중 다산초당-백련사 구간이다.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잇는 오솔길은 빨간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동백림으로 유명하다. 겨울철에 방문하면 하얀 눈 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지키는 동백꽃을 볼 수 있고, 낙화시기에 찾으면 레드 카페트처럼 동백꽃이 깔린 길을 만나게 된다. 이 오솔길은 쉬지 않고 걸으면 약 25분이 소요되지만 풍경을 만끽하며 천천히 걷고 싶은 사람이라면 40분 정도를 예상하는 게 좋다. 다산초당은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서 보낸 18년의 유배생활 중 10년을 보낸 곳이다. 정약용의 호인 ‘다산’도 여기서 유래됐다. ‘다산초당’이라고 적혀 있는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다. ‘보정산방’ 현판은 김정희 선생이 중년 무렵에 직접 쓴 것으로 ‘조선의 보배 정약용이 있는 방’이란 의미다. 다산 선생은 주로 이 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긴 유배생활을 보냈다고 한다. 강진에는 바다와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길도 있다. 강진의 8개 섬 중 유일한 유인도인 ‘가우도’에 조성된 함께 해海길이다. 가우도 입구에서 출렁다리를 건너 가우도 마을까지 섬 한 바퀴를 잇는 2.43km 길이의 코스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가우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첫 번째 출렁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난 데크 길을 따라 걷다가, 두 번째 출렁다리를 지나는 짧은 코스로 트레킹을 한다. 섬 한 바퀴를 도는 데는 약 2시간이 소요되고, 첫 번째 출렁다리부터 두 번째 출렁다리까지 짧은 코스는 약 30분이면 걸을 수 있다. 시간 여유가 많다면 전망대와 가우도 마을까지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남도유배길 코스1코스 | 주작산 휴양림길(해남 북일면 장수마을-다산수련원) | 20.7km | 9시간 소요2코스 | 사색과 명상의 다산오솔길(다산수련원-영랑생가) | 15km | 5시간 소요3코스 | 시인의 마을길(영랑생가-대월 달마지마을) | 13.4km | 4시간 30분 소요 4코스 | 그리움 짙은 녹색향기길(대월 달마지마을-천황사) | 16.6km | 5시간 30분 소요 ▶more 선조들의 삶이 그림 속에 강진 한국민화뮤지엄 강진 한국민화뮤지엄은 2015년 5월에 문을 연 ‘신상’ 박물관이다. 선조들의 삶과 소망을 담아 그려낸 전통 민화를 볼 수 있다. 민화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학습도 가능. 단 한국, 중국, 일본의 ‘므흣한(?)’ 춘화가 전시되어 있는 춘화전시는 만 19세 이상 성인만 관람이 가능하다.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청차촌길 61-5 061 433 9770~1 www.minhwa.co.kr/korea 09:00~18:00 (입장마감 17:30, 월요일 휴관)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 500년 역사를 담은 청자의 모든 것 고려청자박물관 고려시대 가마터에 세워진 고려청자박물관에서는 500년 역사를 담아 빚어낸 강진 고려청자의 역사와 제조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옆에 자리한 고려청자 디지털 박물관은 청자를 소재로 한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박물관 일대에서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강진청자축제’도 열린다.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길 33 061 430 3755 www.celadon.go.kr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트래비스트 심서정 취재협조 솔항공여행사 1688 3372, 강진군문화관광재단 061 434 7999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전기차 타고 둘러 본 제주의 봄

    전기차 타고 둘러 본 제주의 봄

    제주가 ‘탄소 없는 섬’이 된다. 목표는 2030년께. 가파도에선 벌써 자동차 등 ‘내연기관’이 사라졌다. 제주 본섬에도 전기차 시대가 문을 열었다. 아직 여러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매우 불편한 것도 아니다. 자연에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그저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정도다. 지금 제주는 초봄이다. 흰 눈과 연둣빛 새순이 공존하는 풍경을 만끽하기 딱 좋은 때다. 그래서 간다, 제주로. 전기차 타고 봄 캐러. 전기차는 뭐가 좋은가. 우선 냄새가 없다. 나도, 남도 내 차 때문에 매연 맡을 일은 없다. 그리고 조용하다. 최고급 승용차 홍보 문구처럼 ‘시동이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마찬가지다. 소리 없이 미끈하게 치고 나간다. 구렁이 담 넘어가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이지 싶다. 출력도 나쁘지는 않은 편. 주인의 뜻을 아는지, 페달 밟는 대로 쭉쭉 달려 준다. 무엇보다 좋은 건 자연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 아직 일반 연료를 쓰는 차량보다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그쯤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차량 충전은 급속과 완속으로 나뉜다. 완속은 100% 충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데 소요시간이 너무 긴 게 문제다. 전기 잔류량에 따라 최소 4시간, 최대 6시간 정도 충전해야 한다. 갈 길 바쁜 여행자로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급속 충전은 소요시간이 짧다. 잔류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얼추 30분 안팎이다. 대개 30~40% 남았을 때 충전한다고 보면 20분 남짓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단점은 80%밖에 충전할 수 없다는 것.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다. 100% 충전의 경우 140여㎞를 달릴 수 있는 것에 견줘 80% 충전 시 110㎞를 조금 넘게 운행할 수 있다. 여름에 에어컨을 켜거나, 겨울에 히터를 트는 등 전기 소모가 늘면 잔류량도 급격히 줄어든다. 따라서 늘 충전을 염두에 두고 운행해야 한다. 알뜨르 비행장으로 먼저 간다. 봄처럼 포근한 날씨에 아지랑이 이는 들녘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다. ‘알’은 아래, ‘뜨르’는 들녘을 뜻하는 사투리다. 1930년대 일제가 중국 본토 공습을 위해 ‘아래 들녘’에 건설한 전진기지다.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알뜨르 비행장에서 발진한 비행기들이 중국 난징(南京)까지 날아가 폭격했다고 한다. 현재 활주로는 사라졌고, 당시 조성한 항공기 격납고 20기 가운데 19기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1기는 부서져 잔재만 남은 상태다. 주차장 옆 격납고 안엔 비행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당시 일제가 사용했던 ‘제로센’(零戰)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것이다. 제로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의 주력 전투기로, 자살공격조인 ‘가미카제’에 이용됐다. 알뜨르 비행장 인근의 도순다원은 한겨울에도 초록빛 제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초봄 풍경이 특히 예쁘다. 초록빛 녹차밭과 눈 덮인 한라산이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룬다. 물론 날씨가 좋아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안개 잔뜩 낀 날도 나쁠 건 없다. 촉촉하게 젖은 차밭 사이를 걷다 보면 봄이 멀지 않았음을 단박에 느끼게 된다. 바다 쪽 풍경도 곱다. 가지런하게 정돈된 차밭 너머로 물비늘 반짝이는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규모나 명성으로는 오설록녹차박물관을 품은 서광다원이 앞서지만, 서정적인 풍경이라면 도순다원에 한 수 양보해야 한다. 서귀포 바닷길을 휘휘 돌아 동쪽으로 간다. 목적지는 지미오름. 제주 동부의 특급 전망대다. 봄이 먼바다 어디쯤 왔는지 살피기에 이만 한 곳 찾기도 쉽지 않다. 야트막한 오름에 올라 발아래 펼쳐진 풍경들을 두 눈으로 하나하나 주워 담자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파란 바다 위로는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하도 앞바다와 우도, 성산일출봉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발 바로 아래는 두문포 마을이다. 우도행 철부선이 수시로 오가는 곳. 마을 뒤로 검은 돌담이 경계를 이룬 초록 밭이 조각보처럼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 위로 레고 블록을 닮은 집들이 꼬리 치며 이어진다. 멀리 들녘 너머엔 한라산이 우뚝하다. 그 사이로 크고 작은 오름들이 봉긋봉긋 솟았다. 한라산이 너른 치마 펼쳐 오름들을 보듬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주차장에서 지미오름 정상까지는 30분쯤 걸린다. 제법 거친 된비알도 있지만, 거리가 짧아 그리 품은 들지 않는다. 비탈길 몇 굽이 돌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이튿날. 장대비가 쏟아진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하다. 이런 날은 대부분의 관광객이 실내 시설을 찾기 마련이다. 인기순으로 보자면 으뜸은 아쿠아플라넷 제주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섬 내 여러 시설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유명 관광지 섭지코지와 등을 맞대고 있어, 발품 한 번에 두 곳을 묶어 볼 수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아쿠아리움과 공연장인 오션 아레나, 해양과학관인 마린 사이언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 동물은 500여종 4만 8000마리다. 하이라이트는 지하 1층의 메인 수조 ‘제주의 바다’이다. 가로 23m, 높이 8.5m인 수조는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바다 풍경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박물관은 살아있다’와 ‘테디베어 뮤지엄’에도 은근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착시 작품들을 전시한 공간이다. 여러 작품을 배경으로 매우 독특한 모양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테디베어 뮤지엄’은 그야말로 테디베어의 모든 것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제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정원도 예쁘다. 둘 다 중문관광단지에 있다. 봄꽃은 피었을까. 비를 맞으면 꽃잎이 더욱 붉어진다. 맑은 날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 외려 빛깔이 더 곱다. 매화는 아직 이르다. 이제 하나둘 피는 모양새다. 20일 이후면 화르르 타오를 듯하다. 발길 돌려 동백 보러 간다. 빗물에 젖었으니 꽃잎이 그야말로 피보다 붉을 터. 봉오리째 떨어지는 동백꽃의 고절한 자태를 감상하기에 딱이다. 위미항 인근에 100년 넘는 동백 군락지가 있다. 조천읍 선흘리의 동백동산이나 유료 시설인 카멜리아힐 등도 이름났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로는 위미 동백군락지가 으뜸이다. 동백군락지 주변 길은 온통 붉다. 가수 이미자의 노래처럼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빨갛게 멍이 든 꽃잎’ 때문이다. 꽃이 떨어진 나무 아래가 붉은 비단 이불 깐 듯 곱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3월 18~2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2016’ 행사가 열린다. 전기차와 관련된 나라 안팎의 각종 정보와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홈페이지(www.ievexpo.org) 참조. 하나투어제주(www.hanatourjeju.com)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만든 ‘그린 앤드 스마트 제주 투어’가 엑스포 기간 운영된다. 1일 코스가 6만 8000원이다. 전기차 렌트가 포함된 2박 3일 개별여행 상품도 있다. 숙소(2박), 전기차 엑스포 입장권(2장) 포함 29만원이다. 일반 여행상품보다 저렴하고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전기차 엑스포 측에 따르면 제주에서 렌트할 수 있는 전기차는 모두 66대다. SK렌터카(726-6460)가 10대로 가장 많고, 평화렌터카(742-9944)와 AJ렌터카(726-332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다만 평화렌터카는 7월까지 단기 임대가 불가능하다. 도내 급속충전기는 모두 110기(2015년 12월 말 기준)다. SK렌터카의 경우 이 가운데 33곳에서 충전할 수 있다.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모든 충전기가 공유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계기판에 요금은 표시되지만 실제 결제되지는 않는다. 아직은 ‘전기값’이 공짜란 뜻이다. 렌터카 회사에서 지급하는 교통카드를 대면 커플러(일종의 플러그로 주유기의 손잡이와 모양이 비슷하다) 박스가 열리고, 이를 전기차 접속 단자에 꽂으면 계기판에 충전 예상 시간이 표시되면서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된다. 급속충전기는 읍사무소 등 공공기관, 관광지, 대형 호텔 등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은 곳에 설치돼 있다. →맛집:제주와랑와랑(733-5588)은 한치 짬뽕으로 이름난 집. 오징어 대신 한치를 넣고 다소 슴슴하게 끓여낸다. 해물짜장, 탕수육도 깔끔하다. 서귀포 보목동에 있다. 방주할머니식당(783-1253)은 두부 요리를 잘한다. 직접 농사지은 재료를 써 정갈한 맛을 낸다. 조천읍 선흘리에 있다.
  • ‘아가씨’와 ‘당신’도 찾아왔다, 서양 스크린 셀러

    ‘아가씨’와 ‘당신’도 찾아왔다, 서양 스크린 셀러

    ‘아가씨’ 레즈비언 코드 + 추리·역사 ‘당신… ’ 30년 전 나에게로 시간 여행 ‘이와 손톱’ 아내 잃은 마술사의 복수극 영화와 소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수많은 유명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1970년대까지 이른바 문예 영화가 큰 흐름을 이루기도 했다. 소설의 영화화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고산자’(박범신), ‘7년의 밤’(정유정),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 ‘순정’(한창훈), ‘덕혜옹주’(권비영), ‘종료되었습니다’(박하익) 등이 스크린으로 줄달음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와는 문화권이 다른 미국, 유럽의 소설이 잇달아 국내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간 해외로는 일본, 중국 쪽에 관심을 두던 한국 영화가 영감을 얻는 저변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촬영을 마무리하고 후반 작업 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먼저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영국의 인기 작가 사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2005)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워터스는 레즈비언(여성 동성애) 코드에 추리, 역사를 교배한 작품으로 이름 높다. 출판사 열린책들 등을 통해 여러 작품이 소개될 정도로 국내 마니아층도 탄탄하다. 국내에서 10년간 꾸준히 2만부가 넘게 팔려나간 ‘핑거스미스’는 18세기 말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처녀와 그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사기꾼에게 고용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가씨’에서는 이야기의 무대를 1930년대 일제 강점기로 옮겨왔다.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 등이 나온다. ‘핑거스미스’는 영국에서 3부작 TV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영화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인기 작가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06)도 한국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기욤 뮈소는 특유의 로맨스와 판타지, 미스터리, 그리고 현대인의 일상을 둘러싼 테크놀로지 문화를 곁들인 특유의 스타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출세작 ‘구해줘’(2005) 80만부를 비롯해 지금까지 국내 출간된 작품들이 모두 합쳐 300만부가량 나갔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열두 번째로 상륙한 신작 ‘지금 이 순간’도 나오자 마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했다. ‘당신, 거기…’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알약 10개를 얻은 의사가 사고로 잃어버린 연인을 구하기 위해 30년 전으로 돌아갔다가 현재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 효과에 직면하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결혼전야’(2013)의 홍지영 감독이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석과 변요한이 3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2인 1역을 맡는다. 지난해 10월 촬영을 시작한 ‘이와 손톱’은 미국의 추리작가 빌 밸린저가 1955년 발표한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당시 출판사는 결말 부분을 밀봉한 채 발간하며 이를 뜯지 않고 가져오면 책을 환불해주는 파격 이벤트를 벌였다고 한다. 아내를 잃은 마술사의 치밀한 복수극을 해방기 한국을 무대로 각색했다. ‘기담’(2007)으로 이름을 알린 정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 등 캐스팅도 돋보인다. 밸린저는 전 세계 추리 소설 황금기를 장식한 작가 중 한 명이지만 원래 국내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다수 소개하던 북스피어가 미야베의 ‘쓸쓸한 사냥꾼’에 인용된 ‘이와 손톱’을 2008년 번역 출간했다. 역시 밀봉 이벤트를 벌이며 국내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구미를 자극한 끝에 사흘 만에 초쇄 3000부를 매진시켰다. 그간 1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장르 문학 작품으론 큰 성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입법, 행정 간 갈등과 정책의 운명/이성엽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열린세상] 입법, 행정 간 갈등과 정책의 운명/이성엽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국회는 아직도 서비스산업발전법안, 노동개혁 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법안의 통과를 요구하는 10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서명 운동에 동참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말이다. 국회의 직무유기를 비난하는 여론이 따갑자 여당은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이 동의해야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을 탓하면서 이 법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이러한 갈등적인 정치 현상에 등장하는 세 주체는 국회, 대통령, 헌법재판소 또는 법원으로 각각 입법, 행정, 사법부를 대표한다. 이들 간에 권력을 나누어 가지도록 하는 것이 권력분립 원칙이다. 법을 만드는 입법, 법을 집행하는 행정, 법을 판단하는 사법 기능은 ‘견제와 균형’을 할 수 있어야 권력의 남용을 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한 권력분립 원칙은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시대에 따라 권력 간 불균형이 있었는데 입법 우위 시대, 사법 우위의 시대를 거쳐 현재는 행정 우위의 시대라 할 수 있다. 미국은 1930년대 경제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행정권이 강화됐고 우리도 산업화와 경제성장 과정에서 행정권의 우위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대통령제 정부 형태에서 보면 의회는 국민들이 선출한 대표로 구성돼 민주적 정당성은 있으나 전문성이 부족하고 사법은 법 판단의 전문성은 있으나 정치적 책임성이 부족하다. 이에 반해 행정은 직업관료제를 기반으로 전문성이 있고 선출된 권력으로서 대통령이 민주적 정당성도 지니고 있다. 행정의 이런 특성이 행정 우위 국가로의 변화를 가져온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행정의 우위로만 설명되기 어려운 권력 간 잦은 충돌 현상을 보고 있다. 현행 헌법이나 권력 현상이 입법 우위인지 아니면 여전히 행정의 절대적 우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국회의 반대로 정부 정책들이 지연되거나 좌절되는 사례가 많고 국정감사나 인사청문회 등 국회의 막강한 권한 앞에 무력감을 호소하는 행정 공무원이 많다. 상시 국회로 인해 공무원들마저 여의도로 출근하고 있고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잦은 국회 출장으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가히 국회 전성시대, 입법부로의 권력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러한 현상은 권위주의 시대에 행정부 절대 우위 상황에 익숙했던 공무원들이 입법부의 제자리 찾기를 지나친 권한 강화로 느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국회선진화법의 통과로 야당의 동의 없는 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의회 권력이 상당히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국회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권이나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같은 헌법상 제도로 권력 간 갈등이 견제되기도 하지만, 불행히도 정부가 제출한 법률을 국회가 통과시키지 않아도 아무런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여당이 과반수여도 법안 통과가 불가능한 현행 법제에서는 더욱 상황이 어렵다. 결국 이런 권력 갈등으로 인한 국가 사회의 피해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선거권 행사를 통한 정치적 책임 추궁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경우 정책 시행의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민과 언론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감시가 중요하지만, 각 권력 역시 자기 권한만을 고집하면서 충돌할 것이 아니라 상호 간 권한에 대한 존중과 협력을 통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또한 각 권력은 국민의 생존을 위해 필요할 경우 정치와 정책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정책은 정치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에 양자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정책에 정치만 남아 정책이 권력 획득과 유지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 정책은 실종되고 결국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는 것이다. 국회의 입법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일정 기간 국민의 선택과 위임을 받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물론 막강한 전문성에다 정치적 정당성까진 가진 행정부의 권한 역시 신중하고 책임성 있게 행사돼야 한다.
  • “외환보유고 4000억弗 넘어야 금융위기 견뎌”

    “중·일 자국만 살자고 통화전쟁” “거대 외국 자본 유출 대비해야”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통화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과 금융안정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요동치는 국제금융시장과 한국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각국 정부가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고자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이기적인 금융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의 근린궁핍화정책의 재현이라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는 “중국과 일본이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원·달러 환율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우리 수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이 비축한 3673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은행 국제국장을 지낸 안병찬 명지대 경제학과 객원교수는 “외환보유고를 빠른 시일 내에 최소 4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면서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금이 약 7500억 달러 수준인데, 금융위기가 터지면 이 가운데 상당액이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외국 자본의 이탈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1년간 13.3% 감소한 것을 예로 들었다. 오 교수는 “한·중·일 거시정책조정기구, 통화금융협력기구를 통해 3국의 협력 체제를 강화해야 하며, 특히 한국이 제외된 중·일 경제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치독일과 美FBI…80년 시차로 반복되는 평행이론?

    나치독일과 美FBI…80년 시차로 반복되는 평행이론?

    평행이론일까. 제국의 속성일까. 1930년대 후반 나치 독일이 만든 '어린이용 영국 침략 보드게임'과 2016년 미국연방수사국(FBI)가 만든 '청소년용 반 IS 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다. 70여 년의 시간을 건너뛴 만큼 보드게임과 인터넷게임이라는 기술의 진보에 따른 형식의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나치 독일이나 미 FBI나 당시 청소년들이 가장 즐겼던 오락물을 사상교육의 도구로 삼으려 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또한 두 게임 모두 적과 나를 구분지으며 이분법적인 단순 논리를 강요하려는 제국의 속성 또는 철학의 부재를 드러냈고, 게임의 구성과 방법 역시 조악한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FBI가 10대들을 겨냥해 제작한 반(反) 이슬람 극단주의 교육용 웹사이트 “돈 비 어 퍼펫”(Don’t be a puppet: 꼭두각시가 되지 마세요)가 기대 이하의 완성도로 인해 언론, 게임 전문가 등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의 시각적 디자인과 메시지 전달방식이 각종 신식 매체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감각에 부합할 만큼 충분히 세련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해외 언론은 이 사이트가 ‘IS의 영향력으로부터 10대를 보호한다는 실효를 발휘할 수 있을지 크게 의심 된다’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평가했다.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는 이 게임과 웹사이트 전반에 대해 “90년대에나 존재했던 수준 이하의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연상시킨다”고 평했으며 게임 전문 웹진 코타쿠 또한 “FBI에서 게임을 출시했는데 한 마디로 형편없다(sucks)”며 직설적 비판을 가했다. 가디언은 이번 웹사이트에 대해 “청소년을 설득하는 문제에 있어서 국가기관이 얼마나 무지한지 다시금 알려주는 좋은 사례”라며, 젊은 세대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IS의 행보에 크게 뒤쳐진다고 분석했다. 나치 독일의 '영국 침략 보드게임' 역시 ‘우리는 적에 맞서 싸운다’(Wir Kampfen gegen den Feind)라는 제목에 걸맞게 단순함을 넘어 조악한 수준이다. 말판과 말, 돌림판, 설명서로 구성된 이 게임의 주목적은 세 사람의 플레이어가 각자의 말을 움직여 말판 위에 그려진 영국 영토를 먼저 정복하는 것이다. 말판에는 영국 전도가 그려져 있으며 노스요크셔 주 스카보로 지역을 중심으로 6개의 동심원들이 마치 과녁처럼 일정 간격으로 배열돼있다. 플레이어는 돌림판을 돌려 나오는 숫자대로 말들을 맨 바깥쪽 원에서 안쪽 원으로 진격시키면 된다. 각 원에는 영국 공군 및 해군을 표현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으며 다음 원으로 진행하면 이들 영국군을 격파한 것으로 간주한다. 모든 영국 공군과 해군을 무력화하고 가운데 원까지 도달하면 게임은 끝난다. 이 보드게임은 다음달 영국의 경매기업 멀록스(Mullocks)에 의해 경매에 오를 예정이다. 멀록스 사업관리 담당자 벤 존스는 “이 게임은 당시의 독일인들, 특히 아이들로 하여금 독일군이 질 수 없으며 영국이 끝내 함락되고 말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독일 국민들이 협조해 준다면 빠른 시일 안에 손쉽게 가능하다고 설득하려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FBI 사진=ⓒ멀록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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