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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염모(44)씨는 15년 전 지인의 소개로 경마장에 발을 들여놓던 순간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여기고 있다. 일주일에 5일씩 경마장과 경륜장을 찾았던 염씨는 20여억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식당을 처분하고 가족과도 헤어진 염씨는 몇번이고 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다 현재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재기를 다지고 있다. 도박 중독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도박 중독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돼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을 파괴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 해체와 각종 범죄로까지 이어져 복합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10일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9.5%인 359만명이 도박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평균 도박 중독률 4%의 2배가 넘고 1.9%의 영국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다. 보호 치료가 시급한 ‘병적 중독’ 유병률은 2.3%인 81만명 수준이다. 사감위 산하 중독예방치유센터의 조현섭 센터장은 “30~40대 남성 자영업자들이 도박 중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행산업의 급성장은 도박 중독자 양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행산업의 매출은 2000년 6조 6977억원, 2006년 12조 1321억원, 2007년 14조 5928억원 등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16조 40억원을 기록했다. 불법도박 단속이 강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합법도박으로 이동한 것도 사행산업을 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올해 처음으로 ‘도박 중독 예방주간’(10월14~19일)을 지정하고 도박 중독 예방과 치유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감위는 이 기간 동안 서울 명동, 강남, 종로 일대 등 번화가를 돌며 홍보활동을 펼치고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도박 예방을 위한 연극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박중독이 다양한 사회문제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근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울 중독심리연구원 김형근 소장은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사행산업을 대거 승인하면서 도박 중독자가 양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면서 “사행산업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절도, 폭력, 지능형 범죄(사기) 등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정부가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혜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행산업위원회법을 강화해 상습 도박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사행사업장에 출입을 금지시키고 53조원에 이르는 불법 도박시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활동에 그치고 있는 사감위의 권한을 확대해 실질적인 단속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사행사업장 출입이 유난히 많거나 지출액이 많은 사람들을 도박 중독자로 의심해 해당 사업소에서 출입을 차단하도록 공지하고 있지만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 사행사업위원회법은 합법적인 사행산업만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제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신림동 고시촌은 유흥업소와 전쟁중

    신림동 고시촌은 유흥업소와 전쟁중

    지난 6일 오후 11시 서울 대학동(옛 신림 9동)의 한 유흥 바. 서울 관악경찰서 이상현 경장과 관악구청 위생과 직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이 경장 등은 아직 앳된 얼굴의 여성 종업원 3명이 40대로 보이는 남성들과 술잔을 앞에 둔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뒤 업주를 불렀다. 이 바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술을 팔 수는 있지만, 여성 종업원들이 접대 행위를 하는 것은 위법이다. 손님들은 “우리들은 고시생이 아닌 직장인이고 여성들과 이야기만 나눴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 경장 등은 지난달부터 업주에게 접대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여성과 업주를 입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님들을 접대하고 있던 여성 종업원들은 모두 1990년생. 이중 1명은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8세였다. 청소년보호법상의 미성년자 규정이 올해부터 ‘만 19세 이상’에서 ‘연 19세 이상’으로 바뀌어 처벌은 면제됐지만 바에서 손님들을 맞기에는 ‘어린 나이’였다. 이 경장 등은 업주와 여성들로부터 진술서를 받은 뒤 나중에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기로 약속하고 단속을 마무리했다. 관악구가 신림동 고시촌 일대의 유흥업소 단속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고시촌’의 대명사였던 신림동이 각종 바와 마사지방, ‘키스방’ 등으로 인해 유흥가로 변질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현재 대학동에는 유흥 바만 40개, 마사지방은 2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키스방’이라는 변종 유흥업소 3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특히 일부 바는 종업원들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혀 손님을 접대하게 하는 등 퇴폐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생들이 합격의 꿈을 키우는 신림동에 유흥가가 조성된 것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당시에는 주점이 밤 12시 이후 영업을 하는 게 금지됐지만 신림동만은 고시생들을 고려해 단속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서울 각지에서 술을 마신 직장인들은 신림동으로 ‘2차’를 왔고, 이들을 겨냥한 유흥업소 역시 점점 늘어났다. 관악구는 그러나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유흥업소 때문에 고시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흐려진다고 판단, 이번 달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곳이 적발됐다. 관악구는 유흥업소를 근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시설을 유치해 ‘신림동 고시촌’의 옛 명성을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또 문화공연장이나 소극장을 조만간 고시촌 내에 짓고, 북카페도 조성할 예정이다. 점점 떠나는 고시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주민세를 면제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상렬 관악구 위생지도팀장은 “그간 신림동 고시촌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었지만 최근 고시촌이 변질되면서 침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불건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5080] “배려하는 마음 전파… 삭막한 사회에 인간미 불어넣죠”

    [5080] “배려하는 마음 전파… 삭막한 사회에 인간미 불어넣죠”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렸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간의 예절을 명시한 신라 화랑의 세속오계(世俗五戒)가 전통으로 이어졌고, 유교의 삼강오륜(三綱五倫)도 사회 기본 윤리로 존중돼 왔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는 마운드에 올라 경기 시작 전 심판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모습을 본 미국인들은 당시 한국인의 예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오랜 전통인 예절이 급격한 사회 변화속에 많이 퇴색했다. 서구 문화의 영향으로 예절이 점점 등한시됐고, 반인륜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부모형제, 부부, 스승과 제자, 상급자와 하급자 간에 지켜야 할 도리가 무너지고 있는 오늘이다. ●전통예절 체득 세대가 교육 맡으면 좋아 우리 사회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고유 전통인 예절을 되살리자는 목소리가 높다. 삭막해지는 사회를 보다 인간미 넘치는 사회로 만들자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를 위해 5080세대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5080세대는 한국 전통 예절을 몸에 체득하고 있는 세대다. 사회가 급변하기 전 고유 문화와 예절의 본 모습이 어느 정도 남아 있던 시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또 5080은 최근 변화된 사회의 실상까지 함께 경험해 우리나라 예절의 변화 양상을 그 어떤 세대보다 훤히 잘 안다. 해서 5080세대는 예절을 가르치는 ‘예절강사’로 제격이다. ●예절 교육에 필요한 자격은 예절강사를 하려면 우선 자격증을 따야 한다. 물론 나이 제한은 없다. 예절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에는 대표적으로 한국예절교육협회의 ‘예절사’와 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의 ‘실천예절지도사’가 있다. 두 곳 모두 예절교육자로서 공인 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을 실시하며 교육 내용도 예절에 관한 전반적인 분야를 다룬다. 차이점이라면 예절사는 생활예절, 기업예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실천예절지도사는 전통예절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예절사는 1급과 2급으로 나뉜다. 시험은 1년에 2회 실시하며 1회에 30명 정도가 자격을 얻는다. 예절사 2급에 응시하려면 예절교육기관에서 30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시험과목은 예론, 현대·생활·기업예절(30%), 관혼상제(30%), 면접 및 실기(40%)이며, 70점 이상 획득해야 합격한다. 예절사 1급은 2급 자격이 있는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1급 응시자는 한국예절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예절 대학원 과정 150시간을 이수하고, 논문과 연구발표를 통과해야 합격할 수 있다. 합격 기준은 90점이다. 실천예절지도사는 만 19세 이상이면 특별히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하지 않아도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시험은 필기, 실기, 면접 3단계로 이뤄지며 단계마다 60점 이상 받아야 합격한다.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실기시험에서 불합격하면 다음번 1차 필기시험은 면제된다. ●자격증 따고 예절강사로 거듭나기 예절강사는 초·중·고·대학 등 교육기관, 시민·복지단체, 기업체, 예식장 등 예절 교육이 필요한 어디든 파견된다. 급여는 시급으로 시민·복지단체의 경우 3만 5000~5만원, 교육기관은 5만~10만원, 기업체는 10만~15만원선이다. 그리고 강의는 보통 2시간씩 하기 때문에 시급의 두 배가 하루 일당이라고 보면 된다. 예식장 주례는 통상 10만원 정도를 받는다. 자격을 따고 난 뒤 혼자서 바로 현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예절교육협회는 초보 예절강사들을 데리고 선배 예절강사의 강의 현장을 견학한다. 견학 후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면 복지·시민 단체에서 연습·경험 차원으로 선배와 동반으로 예절강의를 한다. 또 뛰어난 전문 예절강사 앞에서 예절강의 발표를 하고 평가도 받는다. 협회에서는 자체적으로 보습교육도 실시한다. 이렇게 해서 강의력이 쌓인 예절강사는 본격적으로 단독 예절강의에 나서게 된다. 처음에는 협회의 도움을 받지만, 강의력을 인정 받은 예절강사는 각 단체에서 서로 모셔가기 위해 경쟁을 하기도 한다. ●예절강사 무엇을 가르치나 예절강사는 말 그대로 예절을 가르친다. 전통예절, 생활예절, 직장예절, 관혼상제, 예학 등에 대한 이론 강의와 실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 특히 5080세대라면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해 주는 데 안성맞춤이다. 가르치는 세부적인 것은 절하기, 다도예절, 한복 입기, 상황별 친절 매너교육, 음식예절 등 예절이 필요한 전 분야에 걸쳐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절강사의 역할은 예법 자체를 가르치는 것보다 예절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예를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전파하는 데 있다. 예절은 인격의 표현이자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조능자 한국예절교육협회 상임이사는 “다른 사람에게 바른 인성과 삶의 모습을 전해야 하는 예절강사는 전통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면서 “많은 양의 독서를 통해 품성을 계발하고, 꾸준한 자기관리로 내·외적으로 성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지러운 풍속을 바로잡기 위해 어르신들이 발벗고 나선다면 젊은이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인기 예절강사 되려면 ”학생 눈높이로… 이해 못하면 끈기있게”  예절강사는 비교적 노인이 일하기 쉬운 직업으로 꼽힌다. 특별한 전문지식이 필요하지 않고 육체·정신적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노동 시간도 많지 않은 편이어서 예절강사로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이 많다.  최근에는 동화구연·한자·전통문화강사 등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동화구연 강사는 주로 여성이, 한자강사는 남성이 많이 하는 편이다. 전통문화강사의 경우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예절강사로 보면 된다. 모두 학생을 상대로 가르치기 때문에 일의 성격이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예절교육을 받는 어린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천문화원에서 노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송기동 사무국장은 “어린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때는 끈기를 갖고 가르쳐 줘야 한다.”면서 “어른이 보기에 당연한 내용을 어린이들이 모른다고 해서 혼내거나 다그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압적 강사 호응 떨어져 수업에 지장  송 국장은 너무 엄한 선생님이 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간혹 학생들에게 강압적으로 대하는 강사도 있는데, 이럴 경우 수업 호응도가 떨어지고 수업 흐름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한국예절교육협회 윤경란 교육팀장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기가 알게 된 것만 고집하고 예절을 고정관념과 같은 ‘틀’로 생각하면 주위 사람이 힘들어진다.”면서 “예절을 무조건 가르치려고만 해서는 안 되고, 가르치면서 본인도 그 예절을 수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나이가 들수록 외모를 더 잘 가꾸어야 인기 예절강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본인도 예절 ‘무장’ … 외모 단장·유머 필요  적극적인 성격은 기본 덕목이다. 남 앞에 나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예절강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에서는 대부분 ‘두려움 극복’ 전용 수업이 있을 정도다.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예절’을 재밌게 가르칠 수 있는 센스도 필요하다.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이정화 부장은 “예절강사들은 학생들의 호응이 떨어질 때 가장 힘들어한다.”면서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본인만의 기술이 있으면 좋다.”고 귀띔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현직 예절강사들의 조언 “예절교육, 특별할 것 없어 우리생활 후손에게 전하는 것” “곧 손자도 볼 텐데 미리 손자들 교육시키는 셈치고 시작했죠. 특별한 노력이 필요 없으니 처음부터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충남 천안시에 사는 최정자(59·여)씨는 어린이집 전문 예절강사로 맹활약 중이다. 평생을 주부로 살아온 최씨는 두 딸이 모두 출가하면서 적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갱년기 우울증도 찾아왔다. 그러다가 친구로부터 ‘예절강사’를 소개받았다. 아이를 좋아하는 자신의 성격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개구쟁이 말썽엔 모두 내 손자려니…” 요즘 최씨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돌며 예절강사로 활동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어린이집을 돌며 기본적인 예절교육을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성격이 다정다감한 최씨는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개구쟁이 남자 아이들 때문에 간혹 애를 먹기도 하지만 ‘모두 내 손자려니 생각한다.’는 최씨다. 그는 “예절은 특별한 게 아니다. 우리 생활을 후손에게 전수해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힘 안들고 지식 발휘… 노인들 직업 강원 원주시에 사는 허만봉(64)씨는 2년 전부터 예절공부를 시작하며 예절강사로 활동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평생을 헌신해온 허씨에게 ‘예절강사’만큼 적합한 직업도 없었다.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았기 때문에 은퇴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예절강사를 접하게 됐다. 허씨는 현재 교직경험을 살려 예절강사의 또 다른 선생님 격인 ‘예절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들과 직접 접촉하며 예절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직업을 원하는 또래에게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것도 보람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절강사야말로 60~70대에게 정말 좋은 직업”이라면서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고, 본인의 지식을 십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살고 있는 최성호(72)씨는 경찰공무원으로 총경까지 진급했다가 정년퇴임을 한 후 예절강사가 됐다. 현재 최씨는 한국예절교육협회 전국 지회에 출강하며 ‘예절사들의 예절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현직 경찰 시절 무술솜씨가 뛰어났던 최씨는 예절 강의에서 무도(武道)를 가르치기로 유명하다. 그는 2007년 71세의 나이로 전국 태권도대회 장년부문에 출전해 입상하는 등 지금도 변함없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민영 이영준기자 min@seoul.co.kr
  • 신종플루 아기 2명 감염원 확인안돼

    정부가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역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의 손길이 뻗치지 않아 구멍으로 남아 있다.29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처음으로 신종플루 감염원을 밝히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26일 미국 국적의 신종플루 감염 아기 2명이 어린이집의 다른 원아 3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확인됐지만 최초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은 것. 미국 국적 아기들의 감염 경로를 밝히는 과정에서 미군부대의 검역에 허점이 드러났다.미국 국적의 아기 2명은 한국인 어머니(28)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여성은 미국인 동갑내기 남편 외에는 긴밀 접촉자가 없었다. 남편은 11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약한 감기 증상이 있었고, 미국 체류 중인 17일까지 발열·인후통·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출국 전에 신종플루에 감염돼 부인에게 옮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남편은 26일 귀국 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미국 체류 중 자연치유됐을 가능성이 높다.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지금까지 미군부대에 근무한 점에 미뤄 미군부대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군측에서는 아직 감염자 발생을 통보한 사례가 없고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다.미군은 통상 한국인과 같이 공항에서 검역과정을 거치지만 검역대만 통과하면 이후 발병 사실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의료기관을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데다 한국 보건당국에 신종플루 발병 사실을 통보할 의무가 없기 때문. 인천공항검역소 관계자는 “미군은 검역대를 통과하기는 하지만 발병해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우리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보건당국은 감염원을 밝혀 내지 못하는 허점이 발견되자 뒤늦게 미군부대에 대한 협조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한편 이날 홍콩, 필리핀 등지를 여행하다 돌아온 19세 한국인 여성 1명이 확진환자로 추가돼 총 누적 감염자 수는 203명이 됐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종플루 하루새 21명 추가 확진

    미국 고등학교 수학여행단으로 한국 관광을 위해 입국한 10대 학생 4명 등 총 21명이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로 추가됐다. 하루 발생 건수로는 최대 규모다.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22일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을 경유해 JL955편으로 국내에 들어온 미국 고등학생 수학여행단 25명 가운데 19세 여학생 2명과 남학생 1명, 17세 여학생 1명 등 총 4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전날 1명에 이어 수학여행단 가운데 5명이 감염자로 확진된 것이다. 하와이 지역에서 우수학생으로 선발돼 해외 문화탐방에 나선 이들은 현재 수도권 모처에 격리된 상태다.이밖에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다 일주일간 호주를 여행한 뒤 일본 도쿄를 거쳐 22일 KE706편으로 입국한 22세 여성과 같은 날 캐나다에서 들어온 8세 남아도 확진환자로 판명됐다. 지난 17일 입국한 미국 국적의 12세 남성은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모친(50)의 긴밀접촉자로 보건당국의 추적조사 과정에서 감염 판정을 받았다. 그밖에 기존 확진환자의 긴밀접촉자들 6명과 유학생 등이 확진환자로 추가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전체 신종플루 누적감염자 수는 142명이 됐다.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신종플루 감염자가 109개국 5만 5867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238명이라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종플루 중간점검] 신종플루 117명으로

    신혼여행 차 필리핀을 다녀온 27세 남성과 접촉한 일가족 4명이 모두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12일 필리핀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27세 남성의 부친(54)이 17일부터 발열, 인후통 증세를 보여 정밀 역학조사한 결과 신종플루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20일에는 모친(52), 숙모(47)와 형(29) 등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고, 형은 같은 회사 여성 동료 2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 한 사람으로 인해 일가족을 포함한 긴밀 접촉자 6명이 집단 감염된 것이다. 또 일주일간 미국여행을 마치고 텍사스 오스틴에서 15일 입국한 19세 여성은 17일 감염증세가 나타나 보건소에 신고한 뒤 확진환자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로써 국내 전체 누적 감염자 수는 117명으로 집계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입양 33년 만에 ‘페이스북’으로 가족 찾아

    태어난 지 3일 만에 입양된 영국 남성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Facebook)으로 가족을 찾았다. 영국 도세트 주에 사는 로버트 마크스(33)는 15년 간 가족을 수소문한 끝에 인터넷으로 생모와 형제들을 찾았다고 대중지 데일리메일이 소개했다. 33년 전 입양된 그는 마음씨 좋은 양부모 아래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늘 가슴 한편에는 친부모와 형제를 향한 그리움이 있었다. 아주 어릴 때 입양돼 기억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지만 입양 협회에서 알려준 생모의 이름과 맨체스터 주에 살았다는 단서를 들고 성인이 되자마자 가족을 찾아 나섰다. 그는 몇 년 전부터는 페이스북 회원들에게 가족을 찾는다는 절절한 사연을 적어 보냈는데 자신이 누나라고 주장하는 안드레아 로크지니악이란 한 여성이 답신을 보내왔다. 그녀가 말한 정보와 협회 측에서 제공한 정보를 조합해본 결과 로크지니악은 마크스의 친누나로 밝혀졌고 꿈에도 그리던 생모와의 전화통화도 이뤄졌다. 마크스는 “전화기로 친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감정이 복받쳐 2시간 동안 울기만 했다. 수백억원의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더 기뻤고 감동적이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묘사했다. 게다가 마크스가 사는 곳과 그의 남매들이 살고 있는 집이 불과 3km 떨어져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그는 “생모가 ‘19세에 날 낳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해주고 싶어 입양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려줘 지난날의 고민과 오해가 한꺼번에 해소됐다.”며 기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종플루 지역확산 비상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의 지역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환자 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신종플루의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입국자에 의한 2차 감염 위험이 높아진 만큼 내국인들도 개인위생 등의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미국인 2명과 한국인 2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새로 확진된 환자는 청담어학원 소속의 미국인 영어강사(41·여)와 강사 교육자(38), 전날 추정환자로 분류됐던 한국인 남성(19), 지난 23일 뉴욕발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한국인 남성(31) 등이다. 19세 한국인 환자는 어학연수생으로 뉴욕발 KE082편 비행기를 타고 26일 인천으로 입국한 뒤 검역과정에서 추정환자로 분류돼 27일부터 국가지정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로써 국내 누적 감염자 수는 33명, 청담어학원 관련 감염자는 22명이 됐다. 다만 미국 샌프란시스코발 UA893편을 타고 입국하다가 27일 격리조치된 또 다른 추정환자(38·여)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감염자로 최종 판명됐다.한편 어학원 강사 및 관련자들의 집단 발병이 이어지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16~23일 불과 일주일 동안 오피스텔, 교습소 등에서 단체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강사 65명 가운데 3분의1에 가까운 21명이 감염됐다. 18~22일 단 5일 동안 진행된 강사 교습 과정에서 교육강사가 감염되기도 했다. 특히 강사 중 6명이 서울·경기·대구 등의 지역으로 배치됐고 이 가운데 고양시에 파견된 학원강사 1명은 22~24일 3일간 지역 호텔에서 자유롭게 활동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일반인 2차 감염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다. 방학을 맞아 해외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하고 있는 점도 국내 신종플루 확산 우려를 한층 높이고 있다.이에 따라 해외여행을 다녀 오지 않은 일반 국민도 2차 감염 확산에 대비해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기침·고열·목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인근 의료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김치 등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방법을 신봉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가 퇴원한 수녀의 사례에서 국내에서도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김창오 교수는 “아직까지 김치가 신종플루 예방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뉴칼레도니아 본섬의 남서쪽에 위치한 항구도시 누메아. 19세기 프랑스의 지배가 시작되면서 만들어진 이곳은 여러 섬과 통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이 항구도시는 여행객을 섬의 곳곳으로 데려다줄 준비가 되어있다. 투명한 바다 위의 수많은 보트들. 누메아를 통해 뉴칼레도니아의 여러 보석을 찾아 떠나본다.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소의 특수 부위 간, 위, 혀를 이용해 놀라운 에피타이저를 만들어낸 조우현 셰프. 한국산 발효생햄과 콜라겐이 풍부한 돼지꼬리로 새 요리를 만들어 낸 오세득 셰프. 그들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요리와 과학의 환상적인 만남,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색다른 맛의 향연이 시작된다. ●주말연속극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둘째 대신 첫째 아들 진풍이를 맞선 자리에 내보낸 배옥희 여사는 속이 탄다. 한편 셋째, 선풍이는 국장의 소개로 소개팅을 하기로 했는데 갑작스런 취재가 생기면서 그 약속을 잊어버린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소개팅 상대가 국장 딸 탤런트 오은지양인데….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숭덕궁주 황보수는 김치양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거란군에 투항한다. 소손녕은 고려에서의 패전을 만회하기 위해 황보수와 김치양을 거란의 태후인 소작에게 바친다. 한편 강조는 필사적으로 황보수를 찾아 헤매지만 그녀의 종적을 찾을 수 없자 절망에 빠진다. 황보수는 포로의 처지임에도 소태후에게 당당히 맞선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간은 약 1.5kg 무게, 3000억개의 세포로 우리 몸의 에너지원을 만들고 체내 해로운 것들을 정화하는 장기이다. 간질환은 우리나라 40·50대 남성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하여 중년 건강의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간질환은 어느 순간 악화되기보다 소리 없이 조금씩 병들어 죽음의 문턱에서 발견되기 쉽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여순분 할머니에게 별이 되어 주는 생후 13개월 증손자 한별이. 방긋방긋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는 한별이가 할머니 댁의 유일한 희망이자 빛이다. 한별이가 웃을 때면 모두들 지난날의 시름을 잊을 수 있고, 한별이의 함박웃음과 때 묻지 않은 울음이 할머니를 살게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10분) 왜 한국사회는 유독 에이즈 공포에 과도하게 시달리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에이즈의 확산을 막고 에이즈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1월 부산 40대 에이즈 남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사회에 만연한 에이즈 공포증의 실체를 밝히고 에이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본다.
  • 100년 전 비밀문자로 써진 ‘러브레터’ 발견

    100년 전 비밀문자로 써진 ‘러브레터’ 발견

    “당신이 내 사랑을 버리면 가슴이 찢어진다오.” 최소 100년 전 비밀문자로 써진 러브레터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공개된 이 러브레터는 19세기 웰리엄 웨이트먼이라는 남성이 자신이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로 최근 영국 스완지대학교의 도서관에서 소장돼 있던 오래된 기록문서에서 발견됐다. 문서를 처음 발견한 엘리자베스 비네트 수완지대학교의 공문서 보관인은 “오래된 문서를 훑어보던 중 기록 한쪽에 이 쪽지가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낙서로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러브레터’였다. 글자 대신 빼곡히 그려져 있는 앙증맞은 그림 기호는 당시 그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비네트는 “편지에 그려진 대부분의 그림들은 복잡하고 세밀했다. 글자 대신 눈, 톱, 배, 채찍, 부채 등 다양한 기호를 사용한 것으로 봐서 이 편지를 쓴 남성은 언어를 사용하는 상상력이 풍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러브레터가 최소 1890년 이전에 써진 것으로 당시 연인이었던 팬(Dearest Fane)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편지였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러브레터를 쓴 남성은 하트를 통과하는 줄을 긋고 푸딩을 그리면서 “만약 당신이 내 사랑을 버린다면 가슴이 찢어질 것이오.”(would be broken-hearted if you desert me)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사진=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러시아 문학기행] 크리스마스와 ‘외투’

    [러시아 문학기행] 크리스마스와 ‘외투’

    러시아, 하면 강추위, 러시아의 강추위, 하면 얼굴보다도 큰 털모자가 떠오른다. 러시아 털옷이 유명하고, 또 그곳에 간 관광객들이라면 으레 털모자 하나쯤 사 쓰고 돌아오는 것도 그 까닭일 터인데, 겨울철 러시아인들의 몸과 머리를 감싼 이른바 ‘모피’라는 것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려면 실제로 가봐야 한다. 최고급 담비를 위시해 밍크로 통칭되는 해달과 수달, 여우, 토끼, 주머니쥐(오파섬), 양, 곰, 너구리, 멧돼지…, 심지어 다람쥐도 있다. 털외투는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품인 동시에 부와 권세의 척도, 말하자면 ‘신분의 상징’(status symbol)이기도 하다. 웬만한 러시아인이라면 모두 한 벌쯤 갖고 있을 법한, 그러나 어느 누구의 것도 남과 똑같은 법이 없는 털외투. 러시아 겨울의 비극은 거기서 시작된다. 19세기 작가 고골의 단편 <외투>는 어렵사리 장만하고, 그런데 장만하자마자 곧바로 잃어버리는 외투, 즉 붙잡는가 하더니 놓쳐버리고 마는 일생일대의 꿈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요즘 이맘때가 아닐까 싶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라는 우스꽝스런 이름의 하급 관리가 새 외투를 마련한다. 너무 낡아 도저히 덧대 입을 수 없는 헌 외투 대신, 저녁까지 굶어가며 연봉의 1/3이 넘는 돈을 일 년 동안 열심히 모은 끝에 새로 맞춘 옷이다. 자기 분수에 맞게 고양이털 깃을 달긴 했으나 “멀리서 보면 담비가죽으로 보일 수 있을 것”같은 그 외투는 생애 최고의 사치품이며, 실은 그 이상의 것이기도 하다. 평소 존재감 없는 그를 무시하고 핍박해온 동료들은 농담 삼아 착복식 파티를 열어준다. 말이 착복식이지 실은 자기들끼리 마시고 놀기 위한 핑계였건만, 기쁨에 들뜬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파티장에서 생전 처음 샴페인까지 두 잔 마신다. 밤늦게 귀가하는 길에는, 이 또한 생전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갑자기 여자를 뒤쫓아가기까지 한다. 그런 그가, 바로 그날 밤, 그 소중한 외투를, 인적 없는 광장에서 강탈당하는 것이다. 새 외투를 잃은 것만으로도 혼이 빠진데다가, 다음날 도움을 청하러 간 ‘고위층 인사’로부터 호된 모욕을 당한 그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심한 고열에 시달리다 죽는다. “깃털 펜 한 다발, 관공서 문서지 한 묶음, 양말 세 켤레, 바지에서 떨어진 단추 두세 개, 그리고 헌 외투”가 유품의 전부이다. 관은, 그의 외투 털이 담비 아닌 고양이의 것이었듯, 비싼 참나무가 아니라 싸구려 소나무로 짜진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러시아 겨울 날씨처럼 냉혹하게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새 외투로 어깨가 으쓱해진 한 소시민이 모처럼 술에 취해 귀가하다가 강풍으로 외투를 날려 버리고(또는 열이 나 벗어젖히고), 그 바람에 독감에 걸려 죽고 만다. 한번쯤 대취해 본 남성이라면 이 해석에 수긍할 수도 있을 듯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야기의 무대인 페테르부르그, 그 황량한 벌판의 겨울 강풍에 외투 깃을 움켜쥐어야만 했던 어느 날 밤, 깨달았었다. 외투 강도는 다름 아닌 페테르부르그의 바람이라고. 그런데 끝은 그게 아니다. 고골은 어쩌면 매우 사실적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에 대단히 환상적인 교훈의 메시지를 덧붙이고 있다. 이야기는 보물 1호를 잃고 만 불쌍한 인물의 죽음에서 멈추지 않고, 한 맺힌 그가 유령이 되어 도시 관리들의 외투를 “관등이고 계급이고 가리지 않고” 마구 빼앗다가, 결국 자신을 모욕했던 ‘고위층 관리’의 외투까지 빼앗은 후에야 자취를 감춘다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가장 힘없던 인간이 가장 위력적인 혼으로 되살아나며, 짓밟히고 빼앗겼던 패배자가 짓밟고 빼앗는 승리자로 일어선다. 애처로운 수난극이 무자비한 복수극으로 반전되는 이 지점에서 이제껏 약한 자를 동정해온 독자라면, 마침내 정의는 이루어졌다며 통쾌한 박수를 터뜨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골의 ‘정의’가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닐 터이다. 이야기 끝에 등장하는 유령의 복수극은 인간 사회의 실상을 되비쳐주는 거울에 불과하다. 고골의 진정한 교훈은 반복되는 냉엄한 힘의 논리가 아니라, 그 폭력성을 종식시킬 자비의 잠재력에 있다. 춥고 외로운 삶의 겨울에 따뜻한 외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그래서 그것은 결코 ‘신분의 상징’ 따위로 전락될 수 없는, 전락되지 말아야 할 삶의 영원한 필수품이라는 것, 그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고골의 한없이 낮고 미약한 주인공은 희생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나도 당신들의 형제요”라는 그의 기독교적 호소는 궁극의 메시지로 남겨진다. 위협하고 벌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로하고 사랑하기 위해 세상에 온 그리스도의 탄신일에 즈음하여 러시아 문학의 고전이 주는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글 김진영 연세대학교 노문과 교수
  • “우리 아기 예쁜지는 젊은 여성에게 물어보라”

    “우리 아기 예쁜지는 젊은 여성에게 물어보라”

    통통한 볼살, 앵두같은 입술, 작은 코, 크고 동그란 눈, 넓은 이마….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사랑스럽다. 그럼에도 내 자식이 부모들의 눈에만 예쁜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도 객관적으로 그렇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면 젊은 여성에게 질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보다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세인트 앤드류 대학교의 라이너 스프렝겔메이어 박사가 이끄는 심리학 연구팀은 여성호르몬이 충분히 나오는 젊은 여성들은 폐경기의 여성이나 모든 나이대의 남성들에 비해 아기의 귀여움에 대해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스프렝겔메이어 박사의 연구팀은 수십 명의 실험참가자에게 두 가지의 아기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하나는 100명의 아이 사진으로부터 예쁜 부분을 선택해 만든 전형적인 귀여운 아기의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매력이 떨어지는 아기의 얼굴을 선택해 제작한 샘플이었다. 사진의 본 참가자들 중 19세에서 26세의 여성들 중 24명의 여성들은 200번의 실험결과 작은 사진을 보여줘도 둘 중 어떤 아기의 얼굴이 더 예쁜지를 구분하는데 정확하고 일률적인 능력을 보였다. 반면 모든 연령의 남성 실험 참가자와 53세에서 60세 가량의 여성참가자들은 두 아기 얼굴을 보고 귀여움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특히 작은 사진으로 아기 얼굴을 보여줬을 때 거의 구분도 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감정적 반응의 차이에 대해 여성호르몬이 작용했을 때의 차이로 추정하고 있다. 검증을 위해 폐경전 여성과 폐경후 여성, 그리고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라는 성호르몬으로 구성된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여성과 복용하지 않은 여성을 비교한 결과 폐경전 여성과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젊은 여성들이 폐경이 지난 여성과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얼굴의 차이를 구별해내는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스프렝겔메이어 박사는 “정확히 어떤 호르몬들이 젊은 여성이 아기들의 얼굴을 더 정확히 귀여운지 아닌지를 판단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 호르몬이 더 강한 감정적 반응을 자극시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실험에 앞서 애버딘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성인의 얼굴을 감지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실험결과도 여성호르몬 중 어떤 것이 얼굴을 감지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귀여움에 대해 느끼는 예민성이 어머니와 아기들의 유대감을 상승시키는지 맹목적으로 아기가 귀여움을 받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 결정하는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사이언스데일리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살인범이 감옥서 ‘홈피’를?…英서 논란

    살인혐의로 복역 중인 한 영국남성이 감옥에서 자신의 미니홈피를 개설해 관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영국 전역이 충격에 빠뜨렸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10년 전 아들 토니 해링턴을 잃은 줄리 신필드는 최근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루턴 주 감옥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앤드류 맥바이커(25)가 버젓이 미국판 사이월드로 알려진 페이스북 상에 미니홈피를 개설하고 운영 중이었기 때문. 더욱이 맥바이커가 수감된 독방에서 촬영한 ‘셀카’(스스로 찍은 사진)로 추정되는 사진 여러 장을 미니홈피에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발견돼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잃은 신필드는 “10년이 지났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 감옥에 있어야 할 살인범이 버젓이 인터넷상을 휘젓고 다녔다는 생각에 참을 수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맥바이커가 미니홈피를 운영한 것은 불법으로 가지고 들어온 휴대폰을 통해서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며 해당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그는 증거를 인멸하고자 지난 주 해당 미니홈피를 자진 삭제했다. 이에 법무부는 “수감된 죄수들의 인터넷 접근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고 단언하고 맥바이커 역시 휴대폰을 반입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의 네티즌들은 죄수를 허술하게 관리 감독한 해당 기관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수감이란 신체적 구속만이 아닌 사이버 상에서의 격리도 해당된다.”며 “상처가 아물지 않은 피해자 가족들과 제 3의 범죄 모의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더 철저히 관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바이커는 지난 1998년 19세였던 해링턴을 친구들과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시 늘어난 성인흡연율 불황 탓?

    다시 늘어난 성인흡연율 불황 탓?

    지난해 국내 성인흡연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12월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3000명의 흡연율을 조사한 결과 22.3%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조사 결과보다 0.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성인 남성은 0.5%포인트 증가한 40.9%였고, 여성은 0.4%포인트 증가한 4.1%의 흡연율을 기록했다. 2007년 12월 조사에서는 남성 흡연율이 42%, 여성은 4.6%로 남녀 평균 23.0%의 흡연율을 보였다. 이처럼 성인 흡연율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된 경제 위기와 경기 불황의 여파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조사는 표본 숫자를 상반기보다 1000명 늘리고 조사 기간도 3배 확대해 신뢰도를 높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8%포인트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대학총장 초대석] (3)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3)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19세기말에는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여성의 인간화를 통한 양성평등을 추구했고 20세기 들어서는 남성전유물인 전문직 장벽을 뚫자는 프런티어 정신구현의 기수로,그리고 현재는 대학문화를 선도하는 ‘이니셔티브 정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이화여대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단어로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대한 이배용 총장(60)의 설명이다.그는 이화여중·고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교수를 거쳐 2006년 13대 총장에 취임했다.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총장으로 역사학을 전공했다.역대 총장 중 두번째 기혼총장이기도 하다.그는 국내대학 총장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대학총장들에게 한국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설명해 ‘한국학 전도사’로 통하고 있다.이대를 세계적 대학으로 알리는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총장을 지난 12일 본관 1층 총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여자대학으로서 대학경쟁력 강화에 장애요인이 있나요? -미국에도 여대 많습니다.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웰즐리 여대 출신인 힐러리 상원의원의 활약에서 드러나듯 여대출신 인사들이 약진하면서 여대 필요성이 재논의되고 있습니다.이대는 처음엔 학생 1명으로 출발했으나 현재 재학생수 2만 3000명인 세계 최대규모의 대학입니다.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했습니다.이대도 양성평등 시대로 가는 균형과 조화를 위해 122년을 걸어온 셈이죠. →고교 교사들 사이에서 학생들에게 이대 진학하자는 얘기가 있다고요? -그렇습니다.우리 대학이 여성을 집중 양성해 주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거죠.남녀공학 대학은 아직은 여성인력 양성에 미숙한 편입니다.대학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훈련을 하는 곳입니다.보살피고 포용하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습니다.158명의 사립대총장들이 저를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으로 지지해준 것도 이같은 능력을 평가한 것이나 마찬가지죠.(웃음) →해외거점 캠퍼스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들었습니다.어떤 필요성이 있나요? -폭넓은 다문화사회에서 넓은 세상을 체험하고 견문도 넓히기위해 현재 20여개 대학을 해외거점 캠퍼스로 추진중입니다.특정 대학을 자매결연대학으로 지정,집단으로 학생들을 보내면 우리끼리만 노는 문제점이 있습니다.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을 학기단위로 10~15명 이내로 다양한 해외거점 캠퍼스로 보내 자생력을 키우고 있습니다.거점 캠퍼스에서는 우리대학에서 지도교수가 나가는 것과 현지 대학에 있는 한국인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중국은 베이징대를 거점으로 해서 칭화대 인민대 등으로 가고 미국은 뉴욕을 거점으로 하여 조지워싱턴대,메이슨대,메릴랜드대학 등으로 가는 식입니다.이런 식으로 이화 인 뉴욕,베이징,보스턴,런던,도쿄,홍콩,파리 등 세계 13개 핵심지역에 해외거점센터 구축을 끝냈습니다.내년까지 7개 거점을 추가해 모두 20개 거점을 확보합니다.이 사업이 완료되는 내년엔 신입생의 60%를 해외로 파견할 수 있게됩니다.단순한 학생교류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인재를 만남으로써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한편 사회갈등,민족갈등,종교갈등을 뛰어넘어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그런 평화로운 심성을 키워 주려고 합니다. →총장 취임 이후 전세계 30여개국에서 230여명의 총장을 만났다고 들었습니다.기억에 남는 분이 있는지요? -영국 런던대 소와스 총장은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대학 총장포럼 참석차 방한했는데 “이대가 제일 좋은 대학”이라고 했습니다.이유인즉 학생들이 너무 똑똑하고 토론,발표도 잘하고 학문적으로도 우수하다는 거죠.미국의 조지워싱턴대 총장도 저의 한국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에 매료돼 미국으로 초청해 제가 지난 5월에 다녀왔습니다.합창단도 별도로 불러 공연시키는 등 깎듯이 대해 주더군요. →한국학에 관심이 많으신데 중국과 일본문화를 어떻게 비교하나요? -우리 문화는 세계최대 문화입니다.세계적인 중국으로의 쏠림현상을 우리는 이용해야 합니다.중국은 거대함을 추구하고,일본은 지진 때문인지 인공적입니다.반면 우리는 절제있는 순리의 문화,조화의 미가 장점입니다. 제가 사학과 교수 때 일입니다.신입생 면접 때 존경할 만한 우리나라 인물을 대라고 하면 에디슨이나 링컨 이름은 나오는데 우리나라 인물은 대지 못하더군요.심지어 유관순을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유관순,세종대왕,선덕여왕 정도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세종실록을 10번이나 넘게 읽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읽으면 읽을수록 세종대왕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슴깊이 다가옵니다.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최초로 부부산후 휴가를 실시한 지도자입니다.능행하면서 임신한 여종이 힘들어 한다는 걸 알고 산전 산후 휴가 100일을 주라고 했습니다.또 그 부인을 남편이 보살펴야 하니 남편 노비에게도 추가로 30일을 보장했습니다. 상처받은 사람,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마음이죠.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의원이 오바마에게 졌지만 남성,여성으로 지도자를 구분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관건은 시대 통찰력이라고 봅니다.인간에 대한 배려,성찰,철학이 있어야 합니다.제가 평소에 ‘주전자’얘기를 자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주전자는 ‘주’체성과 ‘전’문성, 그리고 ‘자’신감을 교육에서 실현하자는 것으로 여기에다 사랑과 봉사를 담으라고 학생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고등교육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봅니까? -대학은 성인으로서 가치관을 심어 주는 시기입니다.3,4학년 때는 미래인재를 만들어주는 시기죠.건실하고 유능하고 반듯한 인재육성에 정부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사립대는 공기업,사기업 개념으로 볼게 아닙니다.정부에서 국·공립 못지않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 →경기도 파주에 제2의 캠퍼스를 짓는다고 들었습니다만 특별히 파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파주는 통일의 길목에 위치해 있어 세계평화센터를 건립해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동선의 목표를 추구하는 거점으로 최적지입니다.주변에 임진각도 있어서 통일 시대 교육의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율곡 이이나 황희 등의 유적도 많은 문화의 도시이기도 합니다.학생들 인성교육에도 좋고요.게다가 신촌에서 차로 30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글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화제의 총장실 ‘파이퍼 홀’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학 총장실은 대체로 본관내 전망좋은 층에 있으며 공간도 비교적 넓다.하지만 이대 총장실은 여느 대학의 총장실과는 달리 본관 1층에 자리잡고 있다.1층 현관 입구 오른쪽에 위치해 간혹 수위실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게다가 집무실 공간도 그다지 넓지 않다. 이배용 총장은 “아펜젤러 교장이 학교로 들어오는 손님을 친절하게 모시자는 뜻에서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1층에 교장실을 마련했는데 이같은 뜻을 그대로 이어받기 위해서 예전에 쓰던 그대로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상원의원 모교인 웰즐리대학도 총장실이 1층에 있으나 입구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고 한다. 현 본관은 1933년 공사를 시작,1935년 신촌캠퍼스로 이전했던 시기에 완공되었다.개성에서 나오는 화강암을 완자무늬로 쌓아 올린 고딕식 건물이다.동·서양의 고전적 감각으로 중국과 일본에까지 화제가 될 만큼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2002년 5월31일 건축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상태다. 이 본관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파이퍼 홀’(Pfeiffer Hall)로 더 유명하다. 본관 건축기금으로 5만 달러의 돈을 쾌척한 미국인 파이퍼 부부를 기념해 붙인 이름으로 이들이 기부한 돈은 아직도 본관 수리 비용으로 쓰여지고 있다. 본관의 전면 위쪽에는 십자가 조각이 부착되어 있어 이대가 기독교대학임을 상징하고 있다. 이 십자가는 일제 말기에 없어지는 수난을 겪기도 했으나 1966년 이화창립 80주년을 기념하여 흰 석조의 십자가가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화장실서 우연히 찾은 ‘비어즐리 삽화’

    화장실서 우연히 찾은 ‘비어즐리 삽화’

    80년간 행방이 묘연했던 영국 천재삽화가 오브리 빈센트 비어즐리(1872-1898)의 두 작품이 다시 세상에 나왔다. 특히 이 작품들은 매우 우연한 기회에 발견돼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 (Salome)에 실렸던 비어즐리의 13개 삽화 중 종적을 갖췄던 두 작품이 최근 80년 만에 경매에 나와 약 20만 파운드(한화 4억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고미술전문 경매인 스튜어트 화이트허스트에 따르면 두 작품은 매우 운명적이고 우연찮은 기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화이트허스트가 한 남성의 집을 방문했다가 집을 떠나기 직전 들른 화장실에서 우연히 이 작품들이 걸려있는 것을 봤기 때문. 그는 “목 뒤에 털이 모두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자신의 눈을 의심했던 화이트허스트는 세면대 위에 걸려있던 두 작품을 떼어내 불빛에 비춰보고는 진품임을 확신했다. 그에 따르면 주인남성은 미국의 한 대학교의 교수이자 고미술품 애호가이자 할아버지에게 지난 1960년 이 그림들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소양이 별로 없던 그는 작품들의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보관할 장소도 없어 지금까지 화장실에 걸어 놨다. 화이트허스트는 “비어즐리의 작품인 ‘클라이맥스(The Climax)와 플라토닉 비탄(A Platonic Lament)은 최근 진행된 경매를 통해 새 주인에게 돌아갔으며 각각 약 2억4000만원과 1억 6000만원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그림의 주인이었던 남성은 “가치를 인정해주는 새로운 주인에게 돌아간 것에 대해 만족한다.”며 “특히 이런 좋은 작품을 선물로 주고 가신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경매 직후 소감을 말했다. 한편 비어즐리는 19세기 말 25년의 짧은 생을 살았던 삽화가로 알퐁스 뮤샤와 더불어 아르누보의 대표적화가로 꼽힌다. 생전 그는 에로티시즘으로 가득한 선으로 부르주아계급의 퇴폐성을 비꼬는 내용의 삽화를 그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장면을 묘사했던 삽화를 보조적인 역할에서 독자적인 예술로 정착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사진=텔레그래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젊은여성 비만 늘었다

    30대 이하 젊은 층에서 여성의 비만율은 높아진 반면 남성의 비만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2006~2007년 건강검진 수검자의 비만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2006년과 지난해 각각 집계된 비만 의심자의 비율을 비교하면 여성은 30대가 11.9%에서 14.7%로,20대는 7.3%에서 9.3%로,19세 이하는 7.8%에서 9.7%로 높아졌다. 비만 의심자는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이상인 사람이 해당된다.이에 비해 남성의 비만질환 의심환자 비율은 30대가 2006년 41.3%에서 지난해 41.1%로 낮아졌다.20대도 이 기간 30.6%에서 30.3%로 소폭 낮아졌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 풍속사] (47) 기녀와 하룻밤

    [그림이 있는 조선 풍속사] (47) 기녀와 하룻밤

    ‘밤길’(그림 1)은 신윤복의 작품인데,신윤복 풍속화 치고는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나는 조선 후기 풍속화를 논하는 자리에서,혹은 풍속화로 만든 달력이나 기념품 등에서 이 그림을 본 적이 없다.하지만 이 그림은 퍽 꼼꼼히 따져볼 만한 것이다.그림 위쪽에 하현달이 떠 있는 것을 보면 밤이 분명하다.또 담뱃대를 문 기생이 팔에 털토시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면 겨울밤이 틀림없다.참고로 말하자면,조선시대 여자는 몸 전체를 가리는 방한의(防寒衣)가 없었으므로 단지 팔에 털토시만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여자의 털토시 말고 방한구(防寒具)는 또 있다. ●화려한 옷차림 기방의 운영자 대전별감 등불을 들고 앞서서 길을 인도하는 어린 사내종이 오른쪽 팔에 끼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털가죽으로 만든 이 물건은 위쪽에 끝을 죄는 줄이 있다.곧 펼친 상태에서 착용하고 끈을 죄어서 오므리는 것이다.끈이 있는 방한구로는 풍차나 만선두리 같은 것이 있지만,이 그림만으로는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어쨌거나 방한구를 착용하거나 들고 나선 추운 겨울밤인 것이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왼쪽의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은 별감이다.이 사람을 순라군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결코 아니다.이 사람은 앞서 ‘기방의 난투극’에서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는,기방의 운영자 대전별감이다.대전별감은 옷차림이 화려하다 했는데,이 그림의 복색을 보아도 과연 그렇다.대전별감만이 입을 수 있는 홍의(紅衣) 안에 푸른 색,분홍색,갈색 누비옷을 겹쳐 입고 있다.신발 역시 가죽신이다.또 초립 아래는 방한구인 털가죽으로 만든 ‘풍뎅이’를 쓰고 있다.과연 서울 시내 복색의 유행을 주도하는 별감답게 잔뜩 사치한 모양이다.  기생과 대전별감 사이에 있는 남자는 양태가 넓은 갓을 쓰고,중치막을 입고,가죽신을 신었다.양반이다.기생과 기부(妓夫)인 대전별감,그리고 이 양반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그림 속의 인물이 말을 하지 않으니,알 수가 없다.하지만 추측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물들의 동작을 보자.중치막을 입은 양반은 오른손으로 갓의 양태를 잡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고,대전별감은 왼손으로 앞을 가리킨다.저 쪽으로 가라는 신호로 보인다.기생은 대전별감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양반 왼쪽에 있다.즉 기생은 대전별감과 떨어져 양반과 함께 밤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양반과 기생이 같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것은,그들의 앞에 사방등을 든 어린 사내종이 길을 인도하고 있음을 보아서도 알 만하다. 자,그렇다면 어떤 장면인가.이렇게 추측할 수 있다.원래 기부는 기생과 동침을 원하는 손님이 있으면 그날 밤을 손님에게 양보하였다고 한다.나는 이 그림이 기부인 대전별감이 고객에게 기생을 딸려 보내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생각한다.이의가 없으신지? ●기녀제도 양반들의 성욕 위해 500년 유지 기생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다.하지만 기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다.조선조에 와서 기생을 없애려고 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났고 중종 때에는 조광조 일파의 거듭된 요청으로 일시 기생이 없어지지만,기묘사화로 인해 조광조 일파가 실각하자,다시 기생제도가 부활하였다. 전에 언급했듯 기생은 두 가지 목적으로 존재하였다.춤과 노래를 익혀 궁정과 양반들의 잔치에 동원되는 것,그리고 하나는 양반들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즉 조선 양반 체제는 양반-남성의 결혼이란 합법적 방식을 벗어난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갑오경장 때까지 거의 500년 동안 관기제도(官妓制度)를 유지시켰던 것이다.  그림(2) 역시 신윤복의 작품이다.제목은 ‘국화 옆에서’.서정주의 시 제목을 가져온 것이다.그림의 왼쪽에는 국화꽃이 피어 있고,오른쪽에는 사내와 늙은 할미가 있다.그리고 그 앞에는 댕기머리를 늘어뜨린 젊은 처녀가 있다. 사내는 아직 앳된 기운조차 느껴지는 젊은 나이고,여자는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옆모습만 보아도 젊은 처녀임을 알 수 있다.남자가 웃통을 벗고 있는 것으로 보아,조금 전까지 남자는 옷을 벗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그리고 이제 막 대님을 치는 것으로 보아,바지도 벗었다가 이제 다시 주워 입는 것이다.여자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그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자는 부끄러워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남자와 여자는 이미 하룻밤을 지낸 것으로 보인다. 곧 이 사내는 여자의 초야권을 샀던 것이다.흔히 ‘머리 얹어준다.’는 말은,기생의 초야권(初夜權)을 사서 땋은 머리를 위로 틀어 올릴 수 있게 해 준다는 뜻이다.동기(童妓)의 초야권을 사는 사람은 이부자리와 의복과 당일의 연회비를 담당해야만 했는데,아마도 젊은 오입쟁이는 그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다. ●기생의 성을 판매하는 조방군 이 그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는 늙은 할미다.얼굴이 검고 깡마르고 약간 간교하게 보이는 할미는 입을 가리고 여자에게 소곤대고 있다.내용이야 확인할 수 없지만,여자를 어르고 달래는 말이 아니었을까. 이 할미는 도대체 누구인가?어두운 성의 거래에는 반드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수호지’에서 바람둥이 서문경과 유부녀 반금련 사이에 다리를 놓아 간통을 성사시킨 것은 이웃에 사는 늙은 여자 왕파였다. 그렇다면 그런 역할을 하는 여자가 과연 있었던가.19세기의 가사 ‘우부가(愚夫歌)’에 그런 여자가 나온다. ‘우부가’는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의 행각을 그린 작품이다.개똥이·꼼생원·꾕생원 세 사내는 돈을 펑펑 써대며 온갖 놀이와 황당한 행각으로 결국 재산을 거덜내고 파멸하고 만다.그 중 꼼생원의 행각을 그린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이리 모여 노름 놀기,저리 모여 투전질에/기생첩 치가(治家)하고,오입장이 친구로다/사랑에는 조방군이,안방에는 노구할미”   보다시피 꼼생원이 하는 일은 패가망신하는 일이다.맨 끝부분의 조방군과 짝을 이루고 있는 노구할미란 부분에 주목해 보자.조방군이란 기부를 말하는 것으로 기생의 성을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자다.따라서 노구할미 역시 그런 성의 판매를 중개하는 사람임은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노구는 한자로 쓰면 ‘?’가 된다.문자 그대로 직역하면,‘늙은 할미’ 뜻이지만,사실은 뚜쟁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노구장이’란 말이 있는데,이것은 뚜쟁이 노릇을 하는 늙은 할미라는 뜻이며,‘노구질’이라고 하면 뚜쟁이 노릇이란 뜻이다. 이해조의 신소설 ‘빈상설(?上雪)’에 장안 계집을 깡그리 노구질하다 못 해서 조카딸까지 팔아먹는 것이로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곧 노구질이란 늙은 할미가 하는 뚜쟁이 노릇을 말하는 것이다.그림(2)의 할미의 정체는 밝히자면 이런 것이다.  물론 뭔가 찜찜한 구석은 있다.나는 그림(2)의 젊은 여성을 기생으로 보았는데,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서울의 기생과 지방의 기생의 출신 성분이 같지만,기생업의 경영 방식에 다른 점이 있다.즉 서울의 기생은 기부(妓夫),즉 남자가 기생을 지배한다.그림(1)에서 등장하는 대전별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하지만 지방의 기생은 기모(妓母),즉 기생의 어미가 지배한다. 기모의 경우는 춘향이와 월매를 떠올리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신윤복의 그림에 등장하는 기생은 모두 서울의 기생들이다.그렇다면 기부가 나오지 않고 노구할미가 난데없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도 이상한 일인 것이다. 물론 젊은 여성이 기생이 아닐 수도 있다.여염집의 가난한 젊은 처녀 혹은 어떤 사정이 있어서 돈이 필요한 여성일 수도 있다.이럴 경우 그림(2)의 할미는 돈 많은 남자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추측은 가능하지만 어떤 쪽도 확언할 수는 없다.그렇다면 우선 덮어둘 수밖에.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남성 36% ‘뚱보’

    남성 36% ‘뚱보’

    과도한 영양섭취와 운동부족으로 비만, 이상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국민이 지난 10년간 크게 늘었다.17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7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비만 환자는 31.7%나 됐다. 비만 비율은 1998년 26.0%,2001년 29.2%,2005년 31.3%로 매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남성 비만 환자 비중은 지난 10년간 11.1%포인트 늘어난 36.2%로 여성 비만환자(26.3%)보다 훨씬 높다. 특히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0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2.3%에서 지난해 4.1%로 2배 가까이 급증해 전체 비만 환자의 증가율을 앞질렀다.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함량이 기준치인 240㎎/㎗ 이상으로 나타나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2005년 만 19세 이상 성인 중 8.1%에서 지난해 10.8%로 증가했다.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당뇨 환자 비율도 2001년 8.6%에서 2005년 9.2%, 지난해 9.5%로 증가했다. 만성 질환이 증가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운동부족이 꼽혔다. 일주일에 5일 이상,1회 30분 이상 걷는 것을 뜻하는 ‘걷기 실천율’은 2001년 전 국민의 75.6%가 해당됐지만 2005년에는 60.7%, 지난해는 45.7%로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 흡연율은 남성이 45%로 1998년에 비해 21.9%포인트 감소했다. 여성도 1.2% 포인트 낮아진 5.3%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사실과 언론의 책임/남재일 세명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사실과 언론의 책임/남재일 세명대 교수

    언론의 사회적 역할은 주로 민주주의와의 관계 속에서 논의된다.‘언론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언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언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가장 낙관적 견해는 사실의 공표는 그 자체로 민주적 의사결정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즉 정확한 사실만 고지되면 공론장의 토의과정을 거쳐 민주적 의사결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낙관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 사상에 기초해 있다. 밀턴과 밀의 자유주의는 ‘사상의 자유 시장은 언제나 진리를 향한다’는 것이 요체다. 하지만 사실의 공표자체로는 부족하다는 비관론도 만만찮다.‘월든’의 저자인 헨리 소로는 19세기 중반에 이미 “신문의 조각기사들 중에서 진정으로 알아야 할 것은 거의 없다.”고 불평했다. 소로의 후예들은 신문의 조각 기사들은 파편적인 사실만을 전달해줄 뿐 현실의 전체상을 전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오늘날 ‘의견저널리즘’으로 명명된 해석적 저널리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부류들이다. 기자들은 사실의 강조에서 의견의 수용으로 조금씩 이동해 왔다. 자유주의 사상이 태동하던 당시처럼 모든 정보가 통제되던 시절에는 사실의 공표자체가 의미가 있지만,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에는 사실의 공표자체로 민주주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경험적 인식을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 언론이 사실의 전달자가 아니라 사실의 해석자로 나서게 되면 해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란 부담이 생긴다. 책임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언론에 해석자를 요구하고 여기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면 ‘해석과 책임’에 대한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의 전달자를 주장하면서 편법으로 주장을 녹여 넣는 어정쩡한 태도는 앞으로 경쟁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금융위기 관련 기사를 신문별로 비교해 봤다. 금융시장이 추락할 때는 ‘패닉’,‘공황’ 등의 표현이 난무했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 지난달 31일자에는 하루아침에 금융위기가 다 사라진 것처럼 흥분하는 기사들이 수두룩하다. 금융위기 같은 사안은 언론보도의 자기암시적 효과가 크다. 언론의 과장이 현실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려면 사실에 감정을 덧씌워 기사가치를 구성하는 선정성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배경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통해 시장의 감정을 진정시키려는 방침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서울신문은 대체로 침착성을 유지했다.1면 머리기사로 해설기사를 2회 편집한 것, 통화스와프 협정에 대한 관료들의 공치사를 비판한 작지만 알찬 기사 등이 흥분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들 같다. 하지만 31일자 통화스와프 협정체결 과정을 다룬 “역시 우리 만수” 기사는 ‘배경설명과 평가’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만수 한 건 했다’는 띄워주기 기사처럼 보인다. 관료가 당연해 해야 하는 일의 과정을 극화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언론의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보면 30일자 “여풍 거세지고 경찰대 출신 약진” 기사도 아쉬움이 남는다.‘사시 2차 합격자 분석’이란 타이틀이 붙었지만 분석의 틀은 합격자 출신대학별 서열과 여성의 비율이 전부다. 출신대학별 서열화는 정보라기보다는 대학별 서열에 대한 통념의 확인이다. 여성비율의 증가에 대한 세간의 호들갑도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남성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깔려 있지 않은지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타성적인 프레임에 대해 정치적 타당성을 질문해 보는 것이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남재일 세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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