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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 유럽에도 상상 속 도피 있었다… 번역 고전의 재발견

    근대 유럽에도 상상 속 도피 있었다… 번역 고전의 재발견

    인간 내면을 정교하게 묘사하며 세계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고전소설이 잇달아 새로 번역 출간됐다. 19세기 프랑스 리얼리즘과 20세기 영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삶과 예술의 심층적 의미를 드러내며 한층 높아진 독자들의 눈높이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도서출판 북레시피는 문호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0)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최근 그의 대표작 ‘마담 보바리’(1857) 특별판을 펴냈다.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1936~2008)이 그린 삽화 13점과 필사본을 포함해 프랑스 갈리마드 출판사가 지난해 펴낸 책을 플로베르 전문가인 방미경 가톨릭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가 충실하게 번역했다. 현실을 외면하고 꿈과 이상만을 좇는다는 ‘보바리즘’의 어원이 된 이 소설은 사물의 실체보다 상상력으로 재구성된 이미지를 중시하는 여성 엠마 보바리가 주인공이다. 결혼하기 전 무한한 행복과 정열을 꿈꿔 온 엠마가 남편 샤를과의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이어 가던 중 무도회에 초대받아 귀족의 삶을 체험하고는 불륜으로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세기가 배경이지만 엠마는 여성의 고통을 표현하는 현대적 인물이다. 꿈과 상상을 통해 도피처를 찾는 현대인들에게도 공감을 준다. 특히 생로랑이 열다섯 살에 그린 엠마의 저녁 모임이나 무도회 장면 등은 스타일화에 대한 그의 재능과 열정을 보여 준다.은행나무는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의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그의 장편소설 ‘등대로’(1927)의 새 번역판을 냈다. 은행나무가 올해 새로 시작하는 세계문학전집 ‘에세’ 시리즈 첫 번째 권이다. 이 책은 1910년에서 1920년 사이 부부와 아이 여덟 명으로 이뤄진 램지 가족이 여름 별장이 있는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지낼 때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통해 인간적 삶의 흔적을 지워 가는 자연과 시간의 파괴성을 보여 준다. 기억과 망각, 상실, 삶과 죽음과 예술을 바라보는 여러 화자의 다층적 시점이 교차한다. 유년 시절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투영된 이 작품은 의식의 흐름을 탁월하게 보여 주는 울프의 대표작으로, 소설가 정영문이 원문의 문체를 살리며 섬세하게 옮겼다.
  • 상상적 도피와 인간의 삶의 흔적…플로베르와 울프 고전의 재발견

    상상적 도피와 인간의 삶의 흔적…플로베르와 울프 고전의 재발견

    인간 내면을 정교하게 묘사하며 세계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고전소설이 잇달아 새로 번역 출간됐다. 19세기 프랑스 리얼리즘과 20세기 영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삶과 예술의 심층적 의미를 드러내며 한층 높아진 독자들의 눈높이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도서출판 북레시피는 프랑스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문호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0)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최근 그의 대표작 ‘마담 보바리’(1857) 특별판을 펴냈다.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1936~2008)이 그린 삽화 13점과 필사본을 포함해 프랑스 갈리마드 출판사가 지난해 펴낸 책을 플로베르 전문가인 방미경 가톨릭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가 충실하게 번역했다. 현실을 외면하고 꿈과 이상만을 좇는다는 ‘보바리즘’의 어원이 된 이 소설은 사물의 실체보다 상상력으로 재구성된 이미지를 중시하는 여성 엠마 보바리가 주인공이다. 결혼하기 전 무한한 행복과 정열을 꿈꿔 온 엠마가 남편 샤를과의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이어 가던 중 무도회에 초대받아 귀족의 삶을 체험하고는 불륜으로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세기가 배경이지만 엠마는 여성의 고통을 표현하는 현대적 인물이다. 일상의 평범함에 만족하지 못하고 꿈과 상상을 통해 도피처를 찾는 현대인들에게도 공감을 준다. 특히 생로랑이 열다섯 살에 그린 엠마의 저녁 모임이나 무도회 장면 등은 스타일화에 대한 그의 재능과 열정을 보여 준다.은행나무는 20세기의 실험적 모더니스트이자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로 불린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의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그의 장편소설 ‘등대로’(1927)의 새 번역판을 냈다. 은행나무가 올해 새로 시작하는 세계문학전집 ‘에세’ 시리즈 첫 번째 권이다. 이 책은 1910년에서 1920년 사이 부부와 아이 여덟 명으로 이뤄진 램지 가족이 여름 별장이 있는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지낼 때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통해 인간적 삶의 흔적을 지워 가는 자연과 시간의 파괴성을 보여 준다. 기억과 망각, 상실, 삶과 죽음과 예술을 바라보는 여러 화자의 다층적 시점이 교차한다. 유년 시절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투영된 이 작품은 의식의 흐름을 탁월하게 보여 주는 울프의 대표작으로, 소설가 정영문이 원문의 문체를 살리며 섬세하게 옮겼다.
  • [나우뉴스]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나우뉴스]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스리랑카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야생 코끼리가 또 죽은 채 발견됐다. 코끼리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AP통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수도 콜롬보에서 210㎞ 떨어진 암파라 지역의 한 쓰레기장에서 코끼리 2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수의사 등 동물 전문가의 조사 결과, 죽은 코끼리들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음식물 찌꺼기 등을 찾아 헤매다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다량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수의사는 “비닐봉지, 포장지의 폴리에틸렌, 음식물 포장재와 플라스틱, 비분해 물질, 물 등이 코끼리 부검에서 발견된 전부였다. 코끼리가 일반적으로 먹고 소화하는 정상적인 먹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식지 감소와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먹을 것이 부족해진 코끼리가 마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목숨을 잃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환경보호단체와 수의사들은 지난 20년간 스리랑카 동부지역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코끼리는 약 20마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스리랑카는 코끼리를 매우 숭상하는 국가지만, 이곳에서도 코끼리의 멸종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개체 수는 19세기 1만 6000마리에서 2011년 6000마리로 줄어들었다. 서식지와 먹잇감을 잃고 굶주린 코끼리들은 먹을 것을 찾아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을 자꾸만 넘나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립지를 만난 코끼리들은 음식물이 섞인 쓰레기를 뒤적이다가 소화기관에 치명적인 날카로운 물건이나 소화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배를 채운 코끼리들은 극심한 소화불량으로 더 이상의 섭취 활동이 불가능해지며, 물도 마시지 못하게 된 후에는 결국 쓰레기장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 먹잇감을 찾아 민가 가까이로 내려온 코끼리 일부는 상아 밀렵꾼에 잡히기도 하고, 곡식 농사를 망친 코끼리에 화가 난 농부들에게 목숨을 잃기도 한다. 2014년에는 쓰레기 매립지를 보호하는 전기 울타리가 번개에 맞아 작동을 멈췄지만 당국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고, 수 마리의 코끼리가 한꺼번에 쓰레기 매립장으로 난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굶주린 코끼리로부터 쓰레기 매립장이나 논·밭, 각 가정을 지키기 위해 세워놓은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목숨을 잃는 코끼리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 현지의 한 국회의원은 “전기 울타리 설치는 코끼리의 생명은 물론 주민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우리는 코끼리를 위협이라고 부루지만, 야생코끼리도 엄연한 스리랑카의 자원이다. 당국이 인명과 코끼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농민들이 안전하게 농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스리랑카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야생 코끼리가 또 죽은 채 발견됐다. 코끼리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AP통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수도 콜롬보에서 210㎞ 떨어진 암파라 지역의 한 쓰레기장에서 코끼리 2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수의사 등 동물 전문가의 조사 결과, 죽은 코끼리들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음식물 찌꺼기 등을 찾아 헤매다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다량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수의사는 “비닐봉지, 포장지의 폴리에틸렌, 음식물 포장재와 플라스틱, 비분해 물질, 물 등이 코끼리 부검에서 발견된 전부였다. 코끼리가 일반적으로 먹고 소화하는 정상적인 먹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식지 감소와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먹을 것이 부족해진 코끼리가 마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목숨을 잃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환경보호단체와 수의사들은 지난 20년간 스리랑카 동부지역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코끼리는 약 20마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스리랑카는 코끼리를 매우 숭상하는 국가지만, 이곳에서도 코끼리의 멸종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개체 수는 19세기 1만 6000마리에서 2011년 6000마리로 줄어들었다. 서식지와 먹잇감을 잃고 굶주린 코끼리들은 먹을 것을 찾아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을 자꾸만 넘나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립지를 만난 코끼리들은 음식물이 섞인 쓰레기를 뒤적이다가 소화기관에 치명적인 날카로운 물건이나 소화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배를 채운 코끼리들은 극심한 소화불량으로 더 이상의 섭취 활동이 불가능해지며, 물도 마시지 못하게 된 후에는 결국 쓰레기장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먹잇감을 찾아 민가 가까이로 내려온 코끼리 일부는 상아 밀렵꾼에 잡히기도 하고, 곡식 농사를 망친 코끼리에 화가 난 농부들에게 목숨을 잃기도 한다. 2014년에는 쓰레기 매립지를 보호하는 전기 울타리가 번개에 맞아 작동을 멈췄지만 당국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고, 수 마리의 코끼리가 한꺼번에 쓰레기 매립장으로 난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굶주린 코끼리로부터 쓰레기 매립장이나 논·밭, 각 가정을 지키기 위해 세워놓은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목숨을 잃는 코끼리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 현지의 한 국회의원은 “전기 울타리 설치는 코끼리의 생명은 물론 주민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우리는 코끼리를 위협이라고 부루지만, 야생코끼리도 엄연한 스리랑카의 자원이다. 당국이 인명과 코끼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농민들이 안전하게 농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상상의 발명품 유대인

    상상의 발명품 유대인

    만들어진 유대인슐로모 산드 지음/김승완 옮김/사월의책/670쪽/3만 4000원  ‘2000년 동안 추방되고 고립되고 방황하다가 마침내 고향 땅으로 돌아갈 특별한 운명을 지닌 민족’이라는 서사는 이스라엘의 존재 이유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신화였다. 이스라엘 국가 선언문에는 유대 민족이 이스라엘 땅에서 발원해 고국에서 추방당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슐로모 산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교수는 ‘만들어진 유대인’에서 “유대민족이라는 정체성은 역사적 근거가 없고, 상상으로 만들어 낸 발명품”이라면서 이스라엘의 건국 서사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스라엘을 넘어 세계의 거대 유대인 권력에 도전한 이 책은 2008년 히브리어 출간 이후 24개국 언어로 번역되며 전 세계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특히 홀로코스트 생존자 가정에서 태어나 이스라엘 국적 유대인인 저자가 ‘이스라엘의 금기’를 건드렸다는 점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산드 교수는 민족이라는 개념에 대한 재정립에서 시작해 단일 종족으로서 유대인이라는 신화, 단일 민족국가로서 이스라엘이라는 신화를 해체한다. 저자는 “유대인은 공통된 종교 문화를 가진 종교 공동체이지 혈연으로 이어진 종족 공동체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은 이런 종족적 동질성의 신화를 국가의 기본원리로 삼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유대교 신앙체계의 근간에는 ‘죄로 인한 추방’과 ‘성지로의 귀환’이라는 관념이 있다. 이는 특정한 장소를 뜻하는 게 아니라 구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상황에 대한 관념이다. 하지만 유대민족주의는 성서의 신화를 역사적 사실로 둔갑시켰다. 출애굽은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이며,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들이 정복했다는 가나안은 당시 이집트 땅이었다는 사실은 고고학계 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 로마인들이 유대인을 강제 추방한 적도 없고, 7세기 이후 이슬람 지배하에서도 토착 유대인 농민들이 고향을 떠난 일은 없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 무수히 퍼져 있는 유대인의 존재는 무엇인가. 저자는 그 원인을 과거 유대교 왕국들의 활발한 포교 활동에서 찾는다. 하스몬 왕조는 정복과 강제 개종정책을 통해 이웃 민족국가에 유대교를 포교하고, 헬레니즘 문화와 결합했다. 때문에 그리스식 이름을 가진 유대교인들이 대거 출현했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이스라엘 국가 수립 이전에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7세기 무렵 아랍인들이 이 땅을 점령한 이후 개종한 유대 농민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스라엘이 그토록 배척하고 핍박하는 팔레스타인의 뿌리가 유대인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유대 민족이 19세기 독일과 동유럽에 거주하던 유대 지식인들이 만들어 낸 창작품이라고 역설한다. 근대 시대에 한 민족에 속하는 한 똑같은 민중이라는 민족주의는 평등이라는 민주주의 이념을 내재하고 성장했다. 하지만 시민적 평등권이 정착된 서유럽과 달리 상대적으로 민주주의 정착이 늦었던 동유럽에서는 종족적 민주주의가 먼저 득세했다. 결국 독일, 러시아, 동유럽의 종족 민주주의의 배타성이 유대인 탄압을 불러일으켰고, 시민적 평등권을 요구하던 유대인들이 대항적 민족주의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모든 역사 창작이 여전히 이스라엘의 정치를 지탱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민족이라는 의식이 국가 이념이 될 때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극히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유대인의 나라’라는 이념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폭력적 패권주의를 정당화하고, 이제는 반유대주의를 부채질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유대 민족주의가 동질성이라는 이름 아래 내부 불평등과 배제의 정치를 강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김혜경, 청도서 미나리 손질…TK 방문 이틀째

    김혜경, 청도서 미나리 손질…TK 방문 이틀째

    金, “TK는 올 때마다 반겨주셔…또 오라셔서 또 올 작정”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13일 경북 청도와 경주를 방문해 미나리 손질 체험을 하고 불국사를 방문했다. 12일 경북 안동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이틀째 대구·경북(TK) 방문 일정을 이어간 것이다. 김씨의 TK 방문은 지난해 경선 기간부터 이번이 4번째다. 김씨는 이날 경북 청도 한재 미나리영농조합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미나리 손질 작업을 직접 체험했다. 체험을 마친 김 씨는 “청도의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이렇게 싱싱한 미나리를 수확하시는 걸 보니까 너무 존경스럽다”며 “같이 배워보니까 힘드신 일을 너무 자랑스럽게 잘하고 계셔서 앞으로는 미나리를 먹을 때마다 청도 주민들이 생각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이후 경산에 있는 자인 단오제 보존회를 찾은 뒤 경주 불국사 방문을 끝으로 TK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씨는 전날인 12일 민주당 경북도당·대구시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경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이 열린 경북 안동의 백하구려에서 김씨는 이 후보의 고향인 도촌리 마을의 이장단과 함께 이재명 후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담소를 나눴다. 이후 김씨는 경북도당 선대위가 준비한 ‘영남만인소’를 송영길 대표에게 전달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남만인소는 18~19세기 조선 정조 시절 영남지역 선비 1만여 명이 당파 해소와 서얼차별 철폐 등의 내용을 담아 올린 상소문이다. 이어 김씨는 대구 동화사를 찾아 서의현 대종사와 주지 능종스님을 예방한 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대구시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김씨의 TK 방문은 이번이 4번째로, TK가 이 후보의 고향인 만큼 ‘시댁’ 주민들과 스킨십을 늘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씨는 “TK는 올 때마다 국민들께서 반겨주셔서 자주 발길이 닿는 것 같다”며 “처음보다 훨씬 또 마음을 열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사실 집에 가면 생각이 많이 난다. (지역민들이) 또 오라 그러셔서 제가 다음에도 또 올 작정이다”고 자주 방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고향이기도 하고, TK 분들이 후보, 여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서 “스킨십을 하면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는 경제 관련 간담회도 하고 굵직한 일정을 소화하신다면 여사는 소외된 곳, 안 가는 곳을 가려고 한다”면서 “어르신, 장애인, 농민 등을 만나고, 도시가 아니고 외진 곳을 가다 보니 종교계, 문화계도 만난다”고 설명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 가정 전통요리가 된 ‘선데이 로스트’/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 가정 전통요리가 된 ‘선데이 로스트’/셰프 겸 칼럼니스트

    영국의 음식 하면 흔히 갖는 편견이 있다. 대체로 맛이 없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음식이 맛이 없다는 말은 여러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영국에 있는 모든 요리사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든지, 아니면 맛에 대한 기준이 우리와 다르다든지, 음식에 대해 이렇다 할 애정과 열정이 없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비록 영국에서 경험한 몇 번의 식사가 대단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영국의 음식과 식문화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음식의 세계에서 영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못지않을 만큼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음에도 왜 그런 악명을 갖고 있는지 오히려 더 강한 호기심과 흥미를 느낀다고 할까.영국의 대표 음식 하면 몇 가지 언급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선데이 로스트’다. 통째로 구운 후 썰어낸 고기와 야채, 요크셔푸딩이라고 부르는 빵과 함께 그레이비소스를 부어 먹는 한 접시 요리다. 굳이 우리나라로 치면 수육 백반과 같은 위치라고 할까. 이름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 일요일에 먹는 로스트라고 해서 선데이 로스트라 불린다. 선데이 로스트는 영국의 식문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훌륭한 교재다. 영국인들은 왜 하필 일요일에 이런 음식을 먹게 되었을까.영국이 음식 후진국이라는 악명을 갖고 있지만 음식과 관련된 저작물과 기록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방대한 자산을 갖고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와 음식 작가들은 선데이 로스트를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유산으로 보고 있다. 당시 영국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시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도시가 팽창하고 어느 정도 부와 여유를 축적한 중산층이 문화의 주류가 되던 시기였다. 바쁘게 일하는 평일과 달리 일요일은 가족 모두가 여유롭게 한 식탁에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이었다. 일상의 특별한 의식을 기념하기 위해 주부들은 손이 많이 가고 오래 걸리는 로스트비프를 준비했다. 조리하는 데 서너 시간이 걸려 평상시에는 단점이지만 휴일에는 오히려 장점이 됐다. 오븐에 넣어 놓고 교회에 예배를 다녀오거나 다른 일을 하는 데에 꽤 유용했기 때문이다. 일요일 늦은 점심이나 저녁 시간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선데이 로스트를 먹는 장면은 전형적인 단란한 영국 가정을 상징했다. 선데이 로스트는 19세기에 유행했지만 로스트 요리는 훨씬 전부터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선데이 로스트의 주인공은 단연 구운 소고기인 로스트비프다. 로스팅이라고 하는 요리 기법은 역사가 천년도 더 된 오랜 조리법으로 대개 부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의 전유물이었다. 불을 지펴 복사열로 천천히 굽는데 숯불 위에서 직화로 굽거나 삶는 방식에 비해 연료 효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영국의 한 귀족은 로스팅을 하기 위해 자신의 저택에 테니스 코트 2개 크기의 방을 따로 만들어 불 6개를 지폈다고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등심이나 안심 같은 부드러운 부위를 통째로 굽는 데 로스팅 방식이 사용된다.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천천히 돌려 가며 각 부위를 고루 익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름과 육즙이 떨어진다. 흘러내리는 육즙과 기름이 맛의 원천임을 안 요리사들은 고기 아래에 팬을 받쳐 놓고 여기에 야채와 빵을 구웠다. 이 육즙을 이용해 만든 소스가 그레이비소스, 기름을 이용해 만든 빵이 바로 요크셔푸딩이다. 선데이 로스트 한 접시는 로스팅 요리를 알뜰하게 활용한 놀라운 결과물인 셈이다.요크셔푸딩도 꽤 흥미롭다. 빵의 외형과 조리법을 따르지만 푸딩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오늘날 푸딩 하면 달콤한 디저트를 의미하지만 영국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다. 디저트뿐만 아니라 블랙 푸딩이라 불리는 영국식 순대, 빵과 같은 형태의 요크셔푸딩, 브레드 푸딩 등 도무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일련의 음식도 푸딩이라 부른다. 여기에 관해서는 영국인들도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일부 연구자들은 푸딩이 소시지를 뜻하는 프랑스의 ‘부댕’과 어원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원래 소시지를 부르는 명칭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고 있다. 어찌됐건 요크셔푸딩은 귀여운 이름과 달리 꽤 투박한 모습이고 조리법 또한 상당히 직관적이다. 밀가루에 우유와 달걀을 묽게 섞은 후 끓는 기름이 들어 있는 틀 안에 붓고 오븐에 넣어 굽는다. 컵케이크처럼 윗부분이 부풀어 오르는데 가운데는 푹 꺼져 있어 무언가 재료를 넣기 좋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소시지를 넣고 구우면 18세기부터 유행한 ‘구멍 속 두꺼비’란 의미를 갖고 있는 ‘토드 인 더 홀’이란 영국 전통요리를 또 하나 만들 수 있다. 의외로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영국 요리의 세계다.
  • “자유다!” 타조 80마리 中 도로 전력 질주 (영상)

    “자유다!” 타조 80마리 中 도로 전력 질주 (영상)

    타조 80마리가 단체 야반도주를 감행했다. 중국 관영 CGTN은 8일 광시좡족자치구 충쭤시 한복판에서 도로를 달리는 타조떼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밤 충쭤시 시내에 타조떼가 나타났다. 도심을 질주하는 타조 수는 무려 80마리에 달했다. 인근 농장에서 탈출한 타조떼는 도로와 인도를 넘나들며 자유를 만끽했다. 그 속도는 차만큼 빨랐다. 타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새로 꼽힌다. 비록 날개는 퇴화하여 날지 못하지만, 발이 빨라 시속 90㎞ 속도로 달릴 수 있다.타조떼는 몸집도 제법 컸다. 가장 큰 타조 몸무게가 100㎏에 달했다. 빠른 속도와 큰 덩치로 시민들을 압도한 타조떼는 경찰과 한밤의 추격전을 벌이다 결국 붙잡혀 농장으로 끌려갔다. 현지 경찰은 “농장 문이 열린 틈을 타 타조 80마리가 탈출했다. 타조떼는 무사히 농장으로 돌아갔으며,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에선 타조 관련 사건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3일 톈진시 고속도로에서도 농장 트럭에서 떨어진 타조가 차들을 피해 이리저리 차선을 바꿔가며 달리다 구조됐다. 지난해 4월 허베이성 바오딩시에서는 농장을 탈출한 타조가 도로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 운전자들에게 포착됐다. 같은해 2월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시에서는 애완용 타조가 마당 문을 직접 열고 탈출해 도로를 활보하다 붙잡혔다.타조 사육은 중국 농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타조 깃털과 가죽, 고기, 알 모두 효자 상품이다. 중세 시대에는 기사의 투구 장식, 19세기에는 부인용 모자 장식으로 쓰이던 타조 깃털은 이제 정전기 안 나는 청소도구로 인기가 높다. 감촉이 부드러운 타조 가죽 한 벌은 수백만 원이며, 타조 고기는 한 마리에 400만 원을 호가한다. 암타조 한 마리가 연간 50개씩 낳는 알은 현존하는 새 알 중 크기가 가장 커 고급 식당에 팔려나간다. 특히 애완용 수요가 느는 추세다. 사육 비용은 닭이나 오리보다 비싸지만, 타조 평균 수명이 50년으로 긴데다 수익성이 좋으니 사육 농가도 자연스레 늘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비스마르크의 사회정책/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비스마르크의 사회정책/우석대 명예교수

    19세기 말 독일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비스마르크(1815~1898)는 이념적으로는 수구에 가깝지만, 독일을 복지국가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비스마르크는 사회보장에 관한 포괄적 계획을 고안한 세계 최초의 정치가였다. 1871년 통일 직후 독일제국은 한동안 호황을 누렸지만, 1873년부터 시작된 수년간의 경제 불황으로 주가 대폭락, 수많은 기업 도산, 노동자 대량실업을 겪었다. 급속한 공업화의 결과 1871년 인구의 20%에 달하던 노동자 수는 1880년대 초 25%로 늘어났다. 노동자들은 장기 불황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고, 이는 사회주의 세력이 급증하는 요인이 됐다. 비스마르크는 1878년 10월 21일 ‘사회민주주의 탄압법’을 통과시켜 사회주의 성향이 있는 단체들의 활동을 금지했다. 사회민주주의 탄압법은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1890년까지 12년 동안이나 갱신·유지됐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도는 계속 높아 가기만 했다. 이런 현실에서 비스마르크는 법을 통한 강압은 사회주의에 대한 완벽한 대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국가가 적절한 사회정책을 펼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한다면 노동자들을 혁명적 사회주의자들로부터 격리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게 됐다. 1881년 11월 비스마르크는 노동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보호 및 부양 정책을 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는 그 후 약 10년간 광범위한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했다. ‘위험한’ 사회주의자들을 탄압하는 한편 ‘선량한’ 노동자들을 포섭함으로써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권위주의적 사회정책이었다. 이른바 ‘사탕과 회초리’ 정책이다. 물론 이런 권위주의적인 정책으로 참다운 국민 통합이 이뤄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분명 그것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위대한 전환’이었다. 그 후 유럽 각국 사회보험제도의 본보기가 됐다. 비스마르크가 세계 최초로 시행한 사회보험제도는 독일제국의 기초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사회적 대립·갈등을 크게 완화했다. 1884년 오스트리아, 1893년 이탈리아, 1901년 스웨덴ㆍ네덜란드 등에 유사한 제도가 등장했다. 정치에서 중요한 건 이념보다 실용이다.
  • “원각사지 석탑, 10층 아닌 13층… 100년 전 日학자의 연구 오류”

    “원각사지 석탑, 10층 아닌 13층… 100년 전 日학자의 연구 오류”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 있는 국보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원래 13층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00여년 전 일본인 학자의 잘못된 연구 결과에 따른 10층설이 비판 없이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사를 연구하는 남동신 서울대 교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11일 공개한 학술지 ‘미술자료’ 제100호에 낸 논문에서 “현재 국가가 공인하고 있는 원각사지 석탑 10층설에는 역사적 오류가 있어 13층설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각사지 석탑은 조선 세조가 1467년 세운 12m 높이의 탑이다. 문화재청은 “탑신부는 10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체적인 형태나 세부 구조 등이 고려시대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천사지 석탑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남 교수는 과거 여러 기록에 원각사지 석탑이 13층으로 기술됐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19세기 전반 서양의 이방인은 이 탑을 한성의 유일한 볼거리로 여겼다”며 “언젠가 원각사탑 상층부 3개 층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연산군 지시설, 임진왜란 당시 왜장 가토 기요마사의 반출 시도설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조선시대까지 13층으로 인식된 석탑이 일본 도쿄제국대 교수를 지낸 세키노 다다시의 연구에 의해 10층으로 바뀌었다. 세키노는 한국 건축을 조사해 1904년 보고서를 펴냈는데, 원각사지 석탑에 대해 “10층으로서 삼중 기단 위에 세워져 있기에 속칭 십삼층탑파(탑)라고 함”이라고 서술했다. 남 교수는 세키노가 원각사지 석탑을 1348년 제작된 경천사지 석탑과 같은 시대의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고 봤다. 이후 1906년 조선에 온 일본 법관이자 수집가인 아사미 린타로가 ‘속동문선’이라는 조선 기록에서 그간 판독하지 못한 ‘대원각사비’의 ‘십유삼층’(十有三層)이라는 문구를 찾아내 원각사지 석탑이 13층임을 확인했으나 세키노는 이를 알고도 모호한 ‘다층설’을 제기했고, 일제가 문화재를 지정하면서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으로 활동한 세키노의 견해를 택해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게 남 교수의 주장이다.
  • 미국 25센트 동전에 흑인 여성으로 처음 얼굴이 들어간 이는

    미국 25센트 동전에 흑인 여성으로 처음 얼굴이 들어간 이는

    미국 재무부가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시인 마야 안젤루의 얼굴을 새긴 25센트 동전을 발행했다. 여권 운동가이기도 했던 그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시를 써 낭송한 최초의 흑인 여성으로도 기록됐다. 이번 동전 제작은 미국 여성 쿼터(25센트 동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돼 우주비행사, 원주민 추장, 배우 등 여러 분야에서 개척적인 삶을 일군 여성들의 얼굴과 함께 새겨진다. 미국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가 주화를 다시 디자인할 때마다 우리는 조국에 대해 말하고 싶은 바, 예를 들어 우리의 가치관, 사회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를 얘기해 왔다”고 밝혔다. 안젤루는 2014년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는 딥사우스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돌아본 1969년 자서전 ‘난 새장 속 새가 노래하는 이유를 알아요’로 이름을 얻었다. 명예박사 학위도 수십 개였고, 30권이 넘는 베스트셀러를 남겼다. 미국 민간인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자유의메달도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 새 동전에 새겨진 안젤루는 두 팔을 들어 활짝 펼친 모습이다. 그녀 뒤로는 새가 날고 태양이 떠오른다. 미국 재무부는 “그의 시가 고무한 것이며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동전 앞면에는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두상이 새겨졌다. 앞으로 4년 동안 20개의 주화가 발행되는데 올해는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인 샐리 라이드, 체로키 원주민 사상 최초의 추장이자 원주민 권리 활동가인 윌마 맨킬러, 최초의 중국계 미국인 할리우드 여배우로 여겨지는 애나 메이 웡 등이 새겨진다. 또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20달러 짜리 지폐에는 지하철 건설 사업에 노예 해방자들을 채용해 구조한 해리엇 튜브먼 얼굴이 대신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여성들의 얼굴이 지폐와 주화에 새겨진 전례는 있다. 19세기에 미국 최초의 퍼스트레이디인 마사 워싱턴이 1달러 짜리 은화에 들어갔고, 여자 원주민 영웅 포카혼타스 얼굴이 20달러 짜리 지폐에 들어가기도 했다. 원주민 탐험가 사카가위도 달러 금화에 새겨진 적이 있고, 여성 참정권자인 수전 B 앤서니와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사회활동가 헬렌 켈러가 각각 은화와 앨라배마주에서 발행된 쿼터에 등장하기도 했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신문·라디오·TV·SNS…변하는 미디어, 변하지 않는 선동 원리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신문·라디오·TV·SNS…변하는 미디어, 변하지 않는 선동 원리

    1977년, 아직 대형 히트작을 낸 적 없는 젊은 감독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라는 SF영화를 들고 나왔을 때 미국 관객들은 영화 속 낯선 세계를 이해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옛날 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관객에게 익숙한 전쟁 영화, 서부영화, 그리고 사무라이 영화의 세계관이 ‘외계’라는 옷을 입고 나왔을 뿐 새로운 세계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 속 제국군이 입은 옷은 나치 시절 독일군 제복 디자인을 차용했고, 제국군을 이끄는 다스베이더의 헬멧 디자인은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에서 가져왔다. 누가 ‘악당’인지 시각적이고 직관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하지만 당시 관객들은 눈치 채지 못한 나치 특유의 비주얼이 있었다. 영화 마지막에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인공들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에서 도열한 반란군과 단상 위에 선 공주와 영웅을 천천히 클로즈업하는 카메라워크다. 이때 사용된 구도와 카메라 이동은 나치의 선전영화를 제작한 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만들어 낸 대표적인 방법이다. 흥미로운 건 루카스가 이를 제국군이 아니라 그들에 맞서 싸우는 반란군, 즉 ‘우리 편’을 묘사하는 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루카스는 이를 리펜슈탈에 대한 오마주로 사용한 게 아니다. 아군과 적군, 선악을 떠나서 위대한 순간, 감격에 찬 장면을 묘사하는 데 뛰어난 방법이었기 때문에 차용했을 뿐이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고,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어우러진 그 장면은 ‘스타워즈’의 대표적인 명장면으로 남았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은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공업의 표준화를 이끌어냈다. 인간을 달로 보낸 로켓 기술도 결국 당시 독일의 V2 로켓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 독일이 만들어 낸 영상기법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 모르긴 몰라도 루카스는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인류사회는 지난 몇 세기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고, 진보라고 할 만한 업적도 이뤄 냈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작동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생물학적 진화의 영역이고, 진화는 사회변화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리펜슈탈이 1930년대에 독일인을 흥분시킨 카메라워크가 40년 후에도 전혀 문제없이 전 세계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 ●갑부의 소셜미디어 사용 지난 2021년은 ‘밈(meme) 주식’의 해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뭉친 개미투자자들이 재무건전성과 향후 수익전망이 나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소위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치솟는 기업들이 나왔다. 그런데 그들의 뒤에는 세계 최고의 갑부라고 하는 테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있었다. 그의 팬들은 머스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날리는 트윗에 열광했고, 단결해서 기관투자가들과 힘겨루기를 했다. 머스크가 밈 주식 현상을 지지하는 이유는 자신의 사업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판단을 무시하고 자신을 믿고 따라 준 개미 투자자들의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미국에서 2030 남성들이 주를 이루는 자신의 충성스런 팔로어들과 완벽에 가깝게 동기화(sync)돼 있다. 그들이 관심 갖는 이슈는 머스크의 트윗을 통해 확산되고, 머스크의 주장은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여론의 모습을 띤다. 그리고 머스크는 이렇게 이룩한 ‘소셜 자산’을 자신의 어젠다에 십분 활용한다. 그는 지난달 갑부들에게 중산층보다 낮은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상황을 고치자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의 트윗을 두고 “담당자 부르지 마세요, 캐런 상원의원님”이라는 트윗을 했다. ‘캐런’은 아무데서나 자신의 특권을 내세우며 “담당자 나오라고 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백인 중년 여성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워런 상원의원의 주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워렌이 백인 중년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불렀고, 그의 팔로어와 공화당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을 트윗 하나로 ‘자기 분수를 모르는 김여사’로 만든 거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못지않게 소셜미디어의 문법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 사람들은 이걸 어디에서 배웠을까?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교과서라도 있는 걸까? 물론 그런 교과서는 없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의 작동 방식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쓰던 방식은 여전히 유용하다. 리펜슈탈과 함께 히틀러의 어젠다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이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쓴 프로파간다(선전)를 사용하는 19개의 원칙을 하나하나 읽어 보면 시대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지금도 사용 가능하고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원칙들임을 알 수 있다. ●괴벨스는 천재? 그런데 괴벨스의 원칙 중 첫 번째는 “선동가는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과 대중의 의견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이다. 근대 이전의 왕도 다르지 않았지만 근대 이후의 독재자도 자신의 권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생각을 파악하고 그걸 자신에게 유리하게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트럼프가 쏟아낸 말은 궁극적으로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읽고 폭스뉴스에서 들은 극우주의자들의 말이었다는 분석도 이를 보여 준다. 지난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서 했던 ‘멸공’ 발언이 롤러코스터처럼 진행되는 대선 정국을 또 한 번 흔들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올리는 포스트마다 몇만 개의 ‘좋아요’를 받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곧바로 보수당 후보가 받으면서 한국 사회를 1970년대로 돌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의 2030세대 남성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들의 ‘혐북’(북한 혐오)에 익숙하다. 정 부회장의 발언 이후에도 이들 커뮤니티에는 ‘이 모든 소동의 원인은 결국 김씨 일가’라는 옹호 발언이 쏟아졌다. 결국 정 부회장의 발언이 보여 주는 건 그의 투철한 반공정신이라기보다는 그가 평소 온라인 남초 사이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50대 경영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다른 50대 남성 경영인 중에 소셜미디어에서 정 부회장만 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걸 보면 그런 대중에 대한 이해가 그를 그렇게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영향력을 머스크처럼 자신의 사업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물론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괴벨스는 또한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매체를 사용해야” 하고, “공격 대상을 분명한 증오의 대상으로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어구나 슬로건”을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멸공’ 같은 해시태그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퍼져나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런 충고들은 괴벨스가 천재라서 지금도 유효한 게 아니라, 인류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효한 거다. 1930년대의 방법론과 2022년의 방법론이 다르지 않은 건 인간의 작동 방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 소셜미디어에 ‘똑같은 실수’ 정용진의 할아버지 이병철이 ‘삼성상회’를 설립한 1938년, 괴벨스는 ‘세계 제8대 강국, 라디오’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괴벨스는 현대 세계에서 권력은 라디오에서 나온다면서, 19세기에 나폴레옹은 “인쇄물은 세계 7대 강국”(press as the seventh great power)이라고 말했지만, 20세기에는 그게 바로 라디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라디오와 비행기가 없었으면 우리(나치)가 권력을 얻거나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을 만큼 라디오라는 신기술을 철저하게 활용했다. 여기에서 키워드는 ‘신기술’이다. 대중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미디어에 항상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20세기에 이르면 대중은 이미 신문, 책 등의 출판물을 통한 선전선동을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라디오가 나오자 거기에서 들은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라디오에 속지 않게 될 즈음 TV가 등장했고, 이번에는 광고 상업주의가 잘 속는 대중 덕에 이득을 누렸다. 그리고 사람들이 TV에서 보고 듣는 것을 무조건 믿지 않을 만큼 영리해진 21세기가 되자 소셜미디어가 나온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학습했던 것을 모두 잊고 똑같은 실수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 오터레터 발행인
  • 단순 이동 거리 넘어 이동 소비 시간 중시

    ‘15분 도시’의 개념은 새롭지 않다. 자동차가 보편화되기 전 사람들은 도보로 주택, 직장, 병원, 식료품점 등에 닿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도시는 거대해졌고, 차량 정체와 불균형한 대중교통망은 거리의 개념을 바꿨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는 차량보다 도보가 빠를 때도 적지 않다. ●밤에는 집 앞 도로가 주차장으로 이에 ‘시간’의 관점에서 도시를 계획하는 ‘크로노 어바니즘’(chrono-urbanism)이 부상했다. 1990년대 19세기 도시문제에 ‘근린주거론’(초등학교 도보권을 중심으로 한 단위 주거계획)을 내놓은 미국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클래런스 페리가 처음 제기했다. 밤에는 집 앞 도로를 주차장으로, 건물 옥상을 정원으로 쓰는 게 대표 사례다. 여기에 프랑스 소르본대의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도 감안해 주택, 직장, 학교, 의료기관, 상점, 여가 장소 등은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안에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추가했다. 15분 도시의 실제 적용은 도시마다 다르다. 프랑스 파리는 모레노의 15분 도시를 그대로 적용했다. 코로나19로 도입했던 60㎞의 임시 자전거 도로를 영구화해 필요한 곳을 15분 안에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부산·포틀랜드·멜버른 등 추진 미국 포틀랜드는 도시의 90%를 2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20분 동네’를 추진한다. 호주 멜버른의 ‘20분 도시’는 자전거뿐 아니라 대중교통으로 범위를 넓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이 15분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다만 현실화하기엔 장벽이 높다. 제프리 허우 워싱턴대 교수는 “도시는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경제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도보와 자전거만으로 자동차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면서 “또 다른 대안을 탐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파키스탄서 폭설 구경 차량들 1000여대 도로에 갇혀 적어도 22명 참변

    파키스탄서 폭설 구경 차량들 1000여대 도로에 갇혀 적어도 22명 참변

    파키스탄 북부 고원 지대 도로에서 차량 1000여대가 폭설 속에 고립돼 추위를 이기지 못한 관광객 22명 이상이 차 안에서 숨졌다고 돈(DAWN) 등 현지 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밤에도 강풍과 눈보라가 예보된 데다 눈에 완전히 파묻힌 차도 있어 희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펀자브주 고원 관광지 무르리 근처 도로에 차량 1000여대가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틀 동안 폭설이 쏟아져 관광객들이 설경을 즐기겠다며 너무 많은 차량이 무르리로 진입하려고 몰렸기 때문이었다. 며칠 동안 소셜미디어에는 눈 쌓인 설원에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사진이 넘쳐난 영향도 있었다. 12만대 이상의 차량이 인구 2만 6000명의 소도시 무르리로 진입했고 외곽 도로에서는 심각한 정체가 빚어졌다. 그러자 무르리 당국은 차량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버렸다. 여기에다 폭설마저 계속돼 1000여대가 차를 돌려 빠져 나오지 못하고 도로 위에 갇히게 됐다.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관광객 수천 명이 차량에 탄 채로 섭씨 영하 8도까지 떨어진 추위 속에서 밤을 지새야 했다. 돈은 구조 당국을 인용해 어린이 10명 등 적어도 22명이 동사하거나 이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다고 보도했다. 경찰관과 아내, 6명의 자녀가 변을 당한 사례도 있었고, 다른 가족 5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셰이크 라시드 내무부 장관은 “16∼19명이 차 안에서 숨졌다”며 “희생자는 모두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인근 도시 라왈핀디의 고위 공무원은 “약 2300대는 대피시켰지만,여전히 1000여대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방 정부는 현지에 군인 등을 투입해 긴급 구조에 나섰고 펀자브주 정부는 무르리 인근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도로 근처의 주민들은 추위에 떠는 관광객을 위해 담요와 먹을 것을 전달하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무르리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정부건물과 학교 등에 수용됐다. 고립된 500가족 가운데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사람은 수백명이라고 했다. 무르리 시의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데 정부가 앞장서 관광 홍보를 한 것이나 제설 등을 제때 하지 않아 재난 규모를 키웠다는 인재(人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다. 임란 칸 총리가 “날씨 예보를 참고하지 않고 월동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고 여행을 떠난 여행객들이 문제”란 식의 발언도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해발 고도 2300m의 무르리 마을은 19세기 영국이 식민지 군대 병사들을 치료하는 야전병원이 세워진 곳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 [씨줄날줄] 교황과 반려동물/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황과 반려동물/임병선 논설위원

    기원전 3000년쯤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다산과 순산, 양육의 상징이었다. 고양이가 죽으면 온 가족이 상복을 입고 조의를 표하기 위해 눈썹을 밀었다고 전해진다. 그랬던 고양이는 기독교가 위세를 떨치던 중세에 배교와 배신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기독교가 기성 종교를 억누르기 위해 고양이를 마녀와 같은 값으로 매겨 응징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장했다는 분석이 있다. 교황의 칙령 중 고양이를 악마로 규정했다는 기록도 있다. 지혜와 지식을 독점한 중세 교회의 폐해는 상상도 못 할 정도였다. 1494년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는 교회가 주도한 돼지 재판이 열렸다. 부활절 아침 젖먹이를 물어 죽인 돼지에게 교수형을 선고했다. 마을의 모든 돼지들을 깨우치게 한다며 재판을 지켜보게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말, 염소, 수탉 등 가축은 물론 원숭이, 딱정벌레까지 단죄했다. 미국이 영국 식민지였을 때도 마녀로 단죄된 여성과 함께 고양이를 불에 태우는 재판이 성행했다. 19세기 초까지도 종탑 위에서 고양이를 내던져 죽게 하는 의식이 거행됐다. 날아다니는 파리를 법정에 세운 것은 십일조 헌금을 늘리려는 흉계였다. 중세 교황과 지금 교황의 말은 다를 수밖에 없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차례 반려견과 퓨마를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려견이 죽었다며 슬퍼하는 어린이를 따듯이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반려동물을 기르거나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교황이 “결혼한 부부들이 자녀보다 개나 고양이를 기르려고만 한다”며 반려동물 기르기를 이기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문화적 타락이라고까지 했다. 교황의 뜻은 자녀를 양육하고 가르쳐 가족을 완성하는 기쁨과 행복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일 테다. 하지만 아기 낳기를 한없이 두려워하는 젊은 부부들을 설득하기엔 많이 부족해 보인다. 결혼도 않고, 자녀를 건사하거나 속앓이를 해 본 적이 없는 교황의 조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젊은 세대의 현실은 너무 각박하기 때문이다. 교회나 성직자도 이들의 고민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조선 문인화가 조영석의 ‘고관산수도’ 등 9건 경남도문화재 지정 예고

    조선 문인화가 조영석의 ‘고관산수도’ 등 9건 경남도문화재 지정 예고

    경남도는 조선 후기 대표 문인화가인 관아재(觀我齋) 조영석(趙榮? 1686~1761)이 그린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를 비롯해 경남도내 문화재 9건을 경남도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고사관수도’, ‘진주 남악서원 김유신 영정’, ‘진주 남악서원 최치원 영정’, ‘창원 성주사 무염국사 진영’, ‘창원 정법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성씨세고’ 등 모두 6건은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된 문화재는 ‘성여신 부사집’, ‘창원 성주사 신중도’, ‘하동 법성선원 복장물’ 등 3건이다.고사관수도는 학식 높은 선비가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경치를 구경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조영석은 조선 후기 대표적 문인화가 가운데 한명으로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 1707~1769)과 더불어 삼재(三齋)로 불린다. 조영석이 1735년 의령현감 부임때 무암(无庵) 조야(趙? 1679~1760)에게 그려준 부채형식의 그림이다. 1743년 조야를 다시 만나 조야의 초상화와 그림을 그리게 된 내력을 추가해 예술·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진주 남악서원 김유신 영정과 최치원 영정은 구한말에서 근대기까지 활동한 대표적 초상화가인 채용신(1850~1941)이 1921년에 그린 작품이다. 김유신과 최치원의 모습을 매우 뛰어난 사실적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인물화 특징을 잘 나타나 있다는 평가다. 성주사 무염국사 진영은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 가운데 보령의 성주산문(聖住山門)을 개산한 무염국사(無染國師·800~888)의 모습을 1876년에 조성한 것이다. 같은 시기 진영과 비교할 때 사례가 드문 산수를 배경으로 그려진 점에서 희소성이 있는데다 19세기 중·후반 진영의 형식과 표현기법을 잘 구사했다는 평가다. ‘창원 정법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양산 통도사에 있던 것을 정법사 개창 뒤 이운한 것으로 신체 비례와 모양, 옷자락 형태 등으로 볼때 17세기 후반에 조성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불상의 특징을 따르면서도 개성 있는 무염계(無染系) 조각승의 표현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성씨세고는 부사(浮査) 성여신(成汝信·1546~1632)을 중심으로 그의 아들들과 손자들이 당대에 교유한 인물들 사이에 주고받은 작품들이다. 16세기 후반부터 1682년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필사돼 전해온 유일본이다. 수록된 많은 작품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어서 가치가 더 크다는 평가다. 성여신 부사집은 남명 조식의 문인인 부사(浮査) 성여신(成汝信·1546~1632)의 문집으로 1785년 초간됐으나 이 책은 초간되기 전에 쓰여진 필사본으로 문집 간행때 원고로 사용됐던 것이다. 조선 후기 진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향촌사회 지식인들의 인식 변화를 고찰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창원 성주사 신중도는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선신(護法善神)을 그린 불화로 1892년 수화승 민규(玟奎)의 대표 작품이다. 화면은 전반적으로 복잡하지만, 짜임새 있는 화면 구성과 안정감 있는 인물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19세기 후반 신중도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하동 법성선원 복장물은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하동 법성선원 목조여래좌상의 내부에서 확인된 것이다. 목조여래좌상과는 제작 시기가 달라 서로 연관성은 없지만, 발원문 기록을 통해 후령통을 비롯한 복장물이 1639년에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 이 복장물을 통해 조선 후기 복장물 구성을 이해할 수 있어 가치가 있다. 김옥남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장은 “이번 9건의 경남도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 지정 예고는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충분히 밝혀진 문화재를 도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관리하기 위한 것이다”며 “이들 문화재가 지역 역사문화자원으로 소중하게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한 9건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할 예정이다.
  • 전문가 견제하고 연구성과 낸 美·유럽 ‘시민과학’의 힘

    전문가 견제하고 연구성과 낸 美·유럽 ‘시민과학’의 힘

    코로나19만큼이나 최근 자주 듣게 되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도 과학문해력을 갖춘 시민의 필요성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매년 폭염, 폭우, 홍수, 혹한, 폭설 등 극한 기상이 점점 잦아지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생물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과학문해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이상기후에 맞닥뜨렸을 때 ‘원래 여름은 더우니까’, ‘원래 겨울은 추우니까’라며 무심히 넘어가거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지구온난화라는데 겨울이 왜 이렇게 춥고 눈이 많이 오느냐, 온난화 빨리 와 달라’라는 황당한 말을 쏟아 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과학 선진국들에서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동력, 책임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 대중이 갖춰야 할 중요한 삶의 능력 중 하나로 과학문해력을 강조한다. 산업혁명이 처음 시작된 나라인 영국에서 과학문해력은 ‘과학적 수용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학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사회, 경제, 환경,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적절하고 책임 있고 효율적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이다. 19세기 초 시작된 ‘대중을 위한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문해력을 갖출 수 있게 돕고 있다. 과학 선진국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독일에선 과학문해력이 책임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중요한 소양으로 꼽힌다. 독일에서는 공적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 과학과 기술에 대한 기본적 지식은 물론 과학과 관련된 사회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필수라고 보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과학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은경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는 “과학이 사회의 보편 문화나 생활양식의 기초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과학문해력이 강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과학 선진국들에서는 과학문해력이 ‘시민과학’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시민과학은 전문가들의 영역만으로만 여겨졌던 과학과 과학기술정책에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일종의 과학문해력 실천 운동이다. 참여민주주의가 활성화된 유럽에서는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연구나 일반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일방통행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민과학이 활용되고 있다. 반면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참여해 집단지성을 통해 새로운 연구성과를 이끌어 내는 참여연구 방식의 시민과학으로 과학문해력을 구현한다. 실제로 일반인들이 참여해 전문가들도 찾지 못한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거나 희귀 곤충들의 분포지도를 만들어 세계적인 과학저널에 연구 결과를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신통방통 호랑이… 귀신막는 보디가드, 귀여움 뿜뿜 친구

    신통방통 호랑이… 귀신막는 보디가드, 귀여움 뿜뿜 친구

    국립고궁박물관 ‘인검’ 상설 전시청화랑 ‘호랑이의 세상 밖 외출’展2022년 임인년을 맞아 미술·문화재계에서는 호랑이의 강인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다수 선보인다. 악귀를 쫓으려고 제작한 조선시대 민화와 옛 유물부터 현대 작가들이 재해석한 호랑이 그림까지 다양한 작품이 관객을 기다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호랑이 기운이 깃든 칼인 ‘인검’(寅劒)을 선정하고, 상설전시장에서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인검은 십이지 중 세 번째 동물인 호랑이를 뜻하는 ‘인’ 자가 들어가는 때에 제작한 의례용 칼이다. 양기를 뜻하는 동시에 의(義)를 상징해 나쁜 기운을 막고, 한편으로는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나타낸다. 또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오래된 철을 사용하고, 특별히 선정된 장인만 제작할 수 있는 등 엄격하게 관리됐다. 인검은 인년, 인월, 인일, 인시, 네 시기에 맞춰 제작한 ‘사인검’과 세 시기를 맞춘 ‘삼인검’으로 나뉜다. 박물관이 소장한 인검 22점 중 전시실에 나온 사인검은 한쪽에 한자와 산스크리트어 주문이 새겨졌고, 반대쪽에는 북두칠성과 별자리 28개가 표시돼 있다. 하늘의 힘을 빌려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박물관은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인검 관련 영상을 공개하고, 소장품에 있는 호랑이에 착안한 그림 달력 이미지 파일도 홈페이지에서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5월 1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호랑이 그림 18점을 공개한다. 호랑이와 용을 함께 화폭에 담은 ‘용호도’, 호랑이와 까치를 묘사한 ‘호작도’ 등이다. 19세기 용호도를 보면 호랑이의 성난 얼굴에서 긴장감이 느껴지고, 구름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용은 신비감을 전한다. 솔숲 사이를 지나는 호랑이 11마리를 그린 ‘월하송림호족도’, 붉은 옷을 입은 산신과 눈이 빨간 호랑이를 나란히 배치한 ‘산신도’도 감상할 수 있다.현대적인 감성으로 호랑이의 다양한 모습을 이끌어 낸 전시도 눈길을 끈다. 서울 청담동 청화랑은 ‘호랑이의 세상 밖 외출’전을 열고 안윤모 작가의 그림을 오는 10일까지 소개한다. ‘부엉이 작가’로 유명한 작가답게 “여유와 편안함을 담아 그렸다”는 호랑이들은 무서움보다는 귀여운 모습을 가득 뽐낸다. 그림 속 호랑이는 까치와 소나무 아래에서 함께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신다. 보름달이 있는 들판에서 세레나데를 연주하며, 두 마리 호랑이가 나뭇가지에 앉아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서울 대치동 슈페리어갤러리 제1전시관에서 열리는 ‘호!호랑!호랑이!’전에서 손우정, 정해진 작가는 한층 색다른 그림을 선보인다. 손 작가의 작품 속 호랑이는 어린 시절 이별한 반려묘를 상징한다. 강인한 모습으로 환생한 호랑이는 꿈을 현실로 연결해 주는 매개로 기능하며 동화적 이미지를 보여 준다. 정 작가는 호랑이 자체보다 최근 디자인 분야에서 큰 인기를 끄는 ‘애니멀 스킨’에 주목하고, 이를 대표하는 호피 무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오는 12일까지.
  • 안경을 보면 문명이 보인다

    안경을 보면 문명이 보인다

    중세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 안경 유라시아·동서양의 문명 교류 상징 아시아 안경의 주요 산지가 된 중국기술 쇠퇴와 함께 근대 쇠락의 단초   한 시대를 톺아보는 도구는 여러 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차, 비단 등이겠다. 각각의 이동 경로를 따라 차마고도, 실크로드 등 인류 문명사의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글래시스 로드’는 안경을 단서 삼아 들여다본 세계 문명사다. 중국의 해양 문명사를 연구하는 학자답게 중국, 특히 명나라를 중심에 두고 한국과 일본, 유럽, 이슬람 등의 안경 이동 경로를 종횡으로 들춰낸다. 저자는 이를 실크로드에 견줄 만한 또 다른 문명 교류의 루트라는 점에서 ‘글래시스 로드’라고 명명했다.그런데 왜 하필 안경일까. 저자는 유리와 안경을 “네트워킹된 공간을 설명하는 증거이자 세계화를 상징하는 메타포”로 본다. 안경의 발명부터 전파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한 시대의 짜임새를 엿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안경은 당대에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안경이 중세 인류에게 가져다준 혁신은 저자의 표현처럼 “벨이 발명한 전화, 현대의 핸드폰과 같으며, 유비쿼터스의 TV·PC·인터넷망”과 같다. 현대에 와서도 미국 뉴스위크가 “지난 2000년 동안 가장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라고 추켜세울 만큼 안경은 눈의 한계를 확장시켰고 생산성을 증대시켰다. 책은 유리의 발달 과정도 곁들였다. 안경의 역사와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안경은 13세기 유럽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로 전파된 건 ‘세계의 자석’ 몽골 제국을 통해서다. 13세기 몽골의 등장은 동서양의 직접적인 만남을 확대시켰다. 초원에서 인도양까지, 육상과 해상 물류의 융합과 순환도 가져왔다. 다양한 자원과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한 안경 역시 이런 교역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의 생필품’이 됐다. 저자는 안경의 발명과 전파를 “유라시아 교역 네트워크의 산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발명된 건 유럽이지만, 그 이전부터 무역과 문명 교류가 안경 제조 기술의 단초를 제공하고 성장을 견인했다는 뜻이다.명나라에 유입된 건 14세기쯤으로 추정된다. 명대에 운영된 대규모 사절 파견과 조공 제도 등이 육상과 해양 교역의 네트워크 구실을 했다. 당시 중국의 장인들은 유럽에 버금가는 안경을 제작해 동아시아의 안경 수요를 빠르게 대체했다. 중국에서 뻗어 나온 안경 문화는 조선과 일본 등 동아시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조선에 안경이 유입된 건 16세기 임진왜란 때로 추정된다. 이후 17~18세기 베이징에 다녀온 조공 사절들이 유리 시장 등에서 안경을 가져와 유통시키며 수가 증가했다. 조선 사람들은 그러나 점차 디자인과 기능이 우수한 유럽식 안경으로 돌아섰다. 중국 장인들은 렌즈 제조법이나 기능을 더 발전시키지 못했다.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과학적 시스템도 마련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저자는 이런 차이 탓에 19세기 이후 안경 기술의 주도권이 유럽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는 사실상 근현대에 유럽이 ‘폭력의 우위’를 점하는 단초가 된 과학의 발달사와 빼닮았다. 저자는 “세계화 혹은 세계 체제라는 주제에서 동서 교류에 관한 동아시아의 방대한 자료들은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 편이고, 특히 동아시아의 이국적인 상품들에 대한 기록은 여전히 미개봉 상태”라며 “안경도 그중의 극히 일부이지만 (책이) 이런 이국적 상품들을 끌어내는 단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英 강바닥서 나온 200년 전 아프리카 주술 인형…정령 깃든 ‘응키시 응콘디’

    英 강바닥서 나온 200년 전 아프리카 주술 인형…정령 깃든 ‘응키시 응콘디’

    영국 템스강 바닥에서 200년전 아프리카 조각상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런던 그리니치 템스강 개펄에서 19세기 아프리카 주술 조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개펄에서 유물을 찾는 전문 ‘머드라커’(Mudlarker) 니콜라 화이트(48)는 지난 7월 템스강 남쪽에서 괴상한 나무 조각 하나를 주웠다. 정체 모를 짐승 형상의 조각 뒤에 못이 여러 개 박혀 있는 것이 어쩐지 으스스했다. 화이트는 “뭔가 제물 같아 보였다”고 밝혔다 조각을 가져다 전문가 조언을 구한 그는 조각이 아프리카 콩고강 유역 부족이 만든 희귀 ‘응키시 응콘디’(Nkisi Nkondi)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응키시 응콘디는 19세기 무렵 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 일대에서 토착종교 주술인들이 만든 우상이다. ‘응키시’는 초자연적인 힘 또는 영혼을, ‘응콘디’는 사냥꾼을 의미한다. 액운을 막는 ‘영혼 사냥꾼’, ‘액받이 인형’으로 만들어졌다. 현지 아프리카예술전문사 윌 홉스는 “응키시 응콘디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중재자로 여겨졌다. 해결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각 뒤에 박힌 못에 대해서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나무 소재 조각에 망치로 못을 두들겨 박았다. 그럼 영혼 사냥꾼이 문제 해결을 도와줄 거라고 믿었다”고 밝혔다.세인스버리 비주얼 아트센터 큐레이터 떼오 바이스는 “주술 인형은 ‘응강가’(Nganga)로 알려진 점술가들이 만들었다. 응강가는 당시 사회에서 심판자 역할을 했다”라고 부연했다. 주술사가 일종의 부적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응키시 응콘디라고 전했다. 그는 “아프리카 사람들은 응키시 응콘디의 힘이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믿었다.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반대로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주술 인형은 강력한 사회적, 경제적 기능을 했다”고 덧붙였다.응키시 응콘디 가치는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한다. 아프리카 문화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은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소장했던 조각은 과거 1700억 원에 팔린 바 있다. 아프리카 주술 인형이 왜 영국 강바닥에서 발견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유럽 식민지배 영향으로 영국 수집가가 반입했을 거란 추측과, 액운을 떨치고자 누군가가 일부러 버렸을 거란 추측 등이 있다. 이에 대해 떼오 바이스 큐레이터는 “어떤 경로로 영국에 흘러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국내 박물관 또는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 국립박물관에 직접 반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기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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