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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7)퀴어문화

    *최초 전문잡지 '버디'편집장 한채윤씨. 지난 95년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인 서동진씨(34·현재 대학원 박사과정)가국내 처음으로 대중매체를 통해 커밍아웃(친지나 동료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리는 행위)을 감행한 이래 ‘이성애 제도에서 소외된 성적 소수자’를 가리키는 퀴어운동이 양적 팽창을 이루었다. 21일 오후 신촌의 한 레즈비언바에서 만난 한채윤씨(29)는 직업적인 동성애이론가겸 실천가로 불려지길 원한다.“퀴어운동의 외연이 확대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성적 소수’임을 자각케 하고 동성애를 양지로 끌어낸 것이 지난 운동의 성과였다면 이제는 이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정착시키는노력이 필요합니다.”부산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던 그녀는 성적 정체성을 깨닫고 부모를 제외한 형제와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그뒤 서울에 올라와 98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동성애 전문잡지 ‘버디’(www.buddy79.com)를 창간하는 작업을 주도했고 편집장으로서 지금까지 16호를 발간했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상 버티기 어려운 일을 해낸 그로부터 퀴어문제의 오늘과 내일에 관해 들어보았다.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터뷰는 성사됐다. ●동성애자 동호회와 인터넷사이트가 100군데를 넘어서는 등 퀴어운동이 성장한 배경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정보가 쉽게 공유되는 사이버 공간이 확보된 점을 들 수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씨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커밍아웃이다.평생 버림받고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과감히 벗어남으로써 다른 이의용기를 북돋웠다는 점이 그렇다. ●성정치학은 무엇인가. ‘성은 곧 본능’이라는 고착된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오늘날 성개념의 상당부분이 정치적으로 조작됐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이는 산업혁명이후 노동력 재생산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동성애 문제에 국가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 점에서도 알 수 있다.변태라는 개념이 19세기에 출현한 점도흥미롭다. ●한계는 없는가. 성정치학적인 접근은 답보상태다.현실적인 퀴어이론은 또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연세대 대학원을 나온 지식권력이,또 서울대·고려대 학생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데 대해 한 수 접고 들어간다.그전까지는 변태라고 일축하면그만이었는데,지식인들이 커밍아웃을 하자 움찔한 상태이다.‘보수로 찍힐까 봐’말못하는 지식인들이 많다.마음에서 우러나서 퀴어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활동방향은. ‘버디’는 존재한다는 자체로 퀴어운동의 참호 구실을 한다.잡지와 인터넷홈페이지,연극,영화 등 매개체를 계속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여성단체 등과도 교류해 소외된 이들을 돕는 데 나설 것이다.예를 들어 퀴어와 전혀관계없는 일처럼 보이는 호주제 폐지와 같은 운동에도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노동운동에서도 퀴어는 좋은 운동요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성이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페미니즘 진영에도 도움이 된다.남성과 여성으로 나뉜 이분법적 대결구도를 타파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퀴어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퀴어의 참뜻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동성에 관해선 잘 안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자신이모르는 것을 정확히 인정해야 한다.동성애든 이성애든 객관화하고 논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성애도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사랑의 감정이 우선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이들은 퀴어를 섹스로 보는 측면이 있다.여성으로서 여성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하나의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는 헤어지면서 “성은 고착된 개념이 아니다.성의 다양성 등을 더욱 진지하게 접근하고 논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퀴어에는,우리가더 알아야 할 것들이 ‘발견’을 기다린 채 숨어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퀴어란 '性的 소수집단이나 개인 지칭'. 퀴어(Queer)는 이성애가 지배적인 사회에서 소외된 성적 소수집단이나 개인을 지칭하는 말.여기에는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이 포함된다.우리말로는 일반과 다르다는 뜻에서 이반(異般)이라고 부른다.일반이라는 단어를 패러디한 일종의 은어다.퀴어문화,퀴어 정체성,퀴어 정치학….그 폭넓은 쓰임새에서 보듯,퀴어는 이제 현대를 읽는 단서요 오늘을 말하는 화두다.퀴어는 동성애자뿐 아니라 양성애자와 성전환자도 포괄한다.하지만 퀴어논의는주로 동성애 문제에 집중된다. 한국의 동성애자 운동은 1994년 시작됐다.이 운동은 동성애를 단순한 성적취향의 문제가 아닌,성적 정체성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게이 모임인 ‘친구사이’,레즈비언 모임인 ‘끼리끼리’등이 탄생했으며,‘마음001’(서울대)‘컴 투게더’(연세대)‘사람과 사람’(고려대)등 대학가동성애 모임이 잇따라 생겨났다.이태원 등지의 ‘핑크 경제’도 한층 생기를 띠게 됐다. 그러나 이성애 중심의 주류문화에 도전하는 동성애자 문화가 곧바로 가시적인 대항문화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의 대상이다.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것,즉 ‘커밍아웃(Coming Out)을 감행하는 데는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동성애는 더이상 퀴어의 사전적 의미대로 이상하고 수상쩍은 것이 아니다.90년대 중반들어 동성애라는 소재는 영화나 문학작품 등에서 곧잘 다뤄졌다.한 예로 박재호감독의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1995)은 국내에서 동성애를진지하게 다룬 첫 영화로 기억할 만하다.이영화는 동성애를 가족제도의 연장선상에서 봄으로써 동성애 담론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줬다.‘차이의 시선,부정의 시선’이란 주제로 열린 98년의 제1회 서울 퀴어영화제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상영작 대부분이 매진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올해는 제2회 퀴어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다.‘아이다호’‘카우걸 블루스’의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이반(異般)단체의 지원을 받아 영화를 찍었듯이,퀴어 시네마가 활성화하려면 동성애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동성애를 다룬 최근 문학작품으로는 전경린의 단편 ‘다섯번째 질서와 여섯번째 질서 사이에 세워진 목조 마네킹 헥토르와 안드로마케’를 꼽을 수 있다.소설의 여주인공 금주는숨겨둔 애인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당황한다.그는 결국 동성애를 이해하게 되지만 묘한 공허감만은 떨쳐버리지 못한다. 동성애자를 다룬 영화든 소설이든 그것이 퀴어문화의 이름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성의 정치학’을 구현해야 한다.그동안 우리 문예작품 속의 동성애는 정형화한 이미지로 재현되거나 두리뭉실하게묘사돼온 측면이 강하다.성적 소수집단의 이미지와 언어를 면밀하게 파악,퀴어문화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긴요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다뉴브강의 비극

    19세기를 장식하는 선율인 요한 슈트라우스의‘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은지금도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곡이다.왈츠의 경쾌한 선율은 햇살에부서지는 푸른 물결을 떠올리며 듣는 이로 하여금 삶의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준다.이 때문에 즐거운 연회에서‘도나우강’이 자주 연주되고 의학적으로는 우울증 심리치료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영어로‘다뉴브’인 이 강은 남부 독일에서 시작해 체코·유고·불가리아등중부 유럽 8개국을 거쳐 흑해로 들어간다.라인강과 더불어 유럽의 문화와 풍요를 꽃피운 젖줄이다.32년 공사 끝에 92년 완공된 유럽대운하(RMD)는 라인·마인강과 연결돼 유럽 15개국의 물자교류를 촉진하는 교량 역활을 한다. 공사비의 25%가 강의 생태보존에 쓰인 환경친화적 강으로 꼽힌다. 그러나 얼마 전 외신은 루마니아의 한 금광에서 흘러나온 맹독성 폐수가 다뉴브강으로 흘러들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주변 농경지가 시안화물에오염돼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한다.슈트라우스가 빈의 다뉴브 강변을산책하며 작곡의 영감을 떠올렸던 아름답고 푸른 강물이 이웃나라 한 기업의 부주의로 한순간에 죽음의 강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제 환경은 한 집단이나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지킬 수 없는 인류 공동의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문제임을 실감시켰다.다뉴브강 오염은 유럽 대부분의국가가 이 강에 대한 공동이용협약을 맺고 국가 이익보다 공동의 번영을 위해 환경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예이다.다뉴브강을 원상 복구하려면 앞으로 몇십년은 걸린다니 말이다. 다뉴브강의 비극은 이제 먼 나라 일이 아니다.환경보존은 공동으로 노력하고 모두가 지킬 때 가능하다.환경은 많은 사람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지만한 사람이라도 소홀히 한다면 지켜질 수 없는 취약성이 있다.우리 나라도 한강·낙동강 등 수계별로 상류의 토지 이용 규제,하류의 물 사용료 부과 등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지역 이해가 엇갈려 백년하청(百年河淸)인 형편이다.낙동강 수질 개선에만 8조5,000억원이 필요하다니 개발 우선의 환경파괴가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알 수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최근 환경부 업무보고에서‘공기와 오존,바다의 오염은 국제협력이 필요한 만큼 러시아와 중국·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며 환경문제의 국제협력 강화를 다짐했다.다뉴브강 오염을 두고 국제적 책임 공방이 뜨겁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환경문제는 예방이 최선이며 국제협력이필수적이다.우리의 금수강산도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중국의 협조 없이는 지킬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이기백 논설위원
  • ‘악마의 선물’ 감자의 역사이야기

    감자만큼 역사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끼친 식물이 또 있을까. 래리 주커먼이 쓴 ‘악마가 준 선물,감자이야기’(지호)는 감자가 세계인의 삶의 형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다각도로 탐색한다. 감자는 원래 안데스 산록의 잉카인들이 먹던 식량.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유럽 등 전 세계로 펴져 나갔다.처음에는 관상용과 최음제로 오인됐으며 나중에 식용임이 밝혀지자 ‘마귀를 섬기는 부족의 불경스런 땅속식물’로 배척받기도 했다. 저자는 감자가 넓게는 인구 증가와 산업혁명 등에 영향을 미쳤고,좁게는 토지의 이용과 가사(家事)에 변화를 가했다고 밝힌다. 영국에서는 손쉽게 쪄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혁명기 도시 노동자의 주식으로 자리잡았고 미국에서는 음식혁명을 일으키면서 포테이토칩시대를 열었다.역자 박영준씨는 우리나라의 경우 민란과 폭동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19세기초 감자가 들어오자 산으로 피신,화전에서 기른 감자로 연명했다고 말한다.값 1만3,000원. 정기홍기자
  • [기고] 문화의 시대

    새 천년을 맞은 지도 벌써 한달 하고도 반이 지났다.보내는 20세기와 맞이하는 21세기로 세상이 온통 축제무드에 싸이기도 했다.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의 축제 분위기를 CNN뉴스를 통해 세계로 전파하기도 했다.지구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임을 실감나게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이제 차분히 새 천년의 설계를 실천에 옮기는 일만이 남았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지난 20세기 마지막 한해 동안 귀에 못이 박힐정도로 많이 들어왔다.그렇다면 문화란 과연 무엇인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문화란 인간집단이 생활하면서 이루어지는 모든 양식을 말한다.19세기 후반 영국의 유명 인류학자 타일러는 문화를 일컬어 “지식 신앙 도덕 법률 관습,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에 의해 얻어진 모든 능력과 습성의 복합적 총체”라고 했다. 문화는 축적되고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 변하는 속성이 있다.한 민족의 문화는 반드시 그 뿌리에서 생성되고 발전되는데 그 뿌리가 바로 문화유산이다.문화유산은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또 유일한 것으로 그민족의 얼이 그 속에 살아 숨쉰다.따라서 문화유산은 나와 우리를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자산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 남북이 함께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데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해답을 문화유산에서 찾지 않으면 안된다.왜냐하면 문화유산은 우리민족 공동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새 천년 새해의 국정지표 가운데 남북협력 촉진이 포함되어 있다.이것은 범민족적 차원에서 모든 분야에 서로 협력하자는 의미일 것이다.이미 체육과공연예술 교류가 극히 일부나마 이루어졌고 나아가 경제 교류도 본격적으로이루어져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그러나 무엇보다도 학술 분야의 교류가시급하다.학술 교류 가운데서도 문화유산 분야의 교류가 우선되어야 한다.문화유산의 공동연구야말로 항상 말하는 민족동질성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초이기 때문이며 또 이것이 확인되지 않으면 동일민족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계가 정보화되고 인터넷 공간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져 세계가 하나로 된다해도 경복궁이나 금강산을 뉴욕이나 다른 나라에 옮겨 놓을수는없는 것이다.이 말은 어느 민족이든 자연과 문화유산은 세계화와 무관한 것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를 묶어주고 ‘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만의 색깔인 것이다.사람이 아닌 자연과 문화유산,그리고 민족 고유의 문자만이 그민족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한은 각자의 방식대로 문화유산에 대한 조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각각 나름의 성과를 이루었다.그러나 이제 각자의 연구에서 공동의 연구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새 천년을 맞아 민족동질성 회복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하루빨리 문화유산의 공동조사연구를 서둘러야 하겠다. 무엇보다 먼저 현재 북한 땅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수로 건설 지역이나 금강산지구는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개발될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남북한 공동으로 문화유산 조사가 있어야할 것이다.개발로 인한 문화유산의 파괴는 먼 훗날 후손들로부터 민족의 뿌리를 없앤 조상이라는 말을 듣게 할 것이다.개발이 조금은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공동조사가필요하다.그렇게 됨으로써 자연적으로 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다. 조유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 ‘자료로 보는 한국 근현대 100년사-국사(하)展’

    한국 근현대사의 자취를 시청각 자료로 살펴보는 색다른 전시회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자료로 보는 한국 근현대 100년사-국사(하)전’.17일부터 4월12일까지 열리는 이 기획전에는 문학·음악·연극·영화·무용등 각 예술장르를 망라하는 시청각자료들이 두루 전시된다. 전시 제목은 고교 국정 국사교과서 상·하에서 따온 것.국사교과서에는 근대사회가 태동한 것을 1600년대로 본다.그러나 이번 ‘국사(하)전’은 추사 김정희가 고증학의 시대를 연 19세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추사 시대를 근현대로 이행하는 전환점으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다.추사의문하에는 진경문화를 이끌던 세가자제 보다는 한미한 양반이나 중인 이하 신분 출신들이 많았다.이들은 고증학 이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꿈꿨다.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서원을 철폐하고 성리학 이념을 부정하는 개혁정치를 펼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추사의 제자였기 때문이다. 97년 문민정부까지를 다루는 이번 전시의 특징은 전시자료 대부분이 원본 그대로라는 점.그런만큼 지난 시절의 역사를 보다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시각자료는 각 시기의 사건을 신문·잡지·포스터·그림별로 정리해 보여준다. TV와 라디오로 방송된 역사극이나 다큐멘터리 뉴스 드라마의 주요 장면도 시대별로 편집해 모니터로 방영할 예정.영화도 시기별로 나눠 상영한다. 신문의 경우 한국근대신문의 효시인 한성순보(1883년),최초의 일간지 매일신문(1898년),순한글일간지인 제국신문(1898년) 등의 창간호와 처음으로 컬러인쇄가 들어간 조양보(1906년) 등이 전시된다.문학작품으로는 1884년에 나온 ‘충효경집주합벽’과 딱지본 소설인 이해조의 ‘옥중화’(1913년) 남궁준의 ‘학의 성’(1914년) 신소설 ‘탄금대’(1923년) 이광수의 ‘사랑’ 등이 선보인다.미술작품과 달력,포스터 등도 눈길을 끌만 하다.추사 김정희,소치 허련,심전 안중식,춘곡 고희동,청구 이마동,석파 이하응,정월 나혜석 등의그림도판과 1871년에 나온 명시력 등 달력,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포스터인 ‘님자업는 나루배’(1932년) 등이 출품된다.음악으로는 ‘경부철도노래’(1908년)와 윤극영의 동요 ‘푸른 하늘 은하수’등이 소개돼 향수를자극한다.한편 가수 패티김 남진 양희은 이선희 이승철이 전시기간중 한차례씩 나와 노래와 함께 가요사 이야기를 들려준다.‘…국사(하)전’의 입장료는 일반 2,500원,학생 2,000원.(02)720-5114. 김종면기자
  • 佛 문학·연극에 나타난 ‘눈물의 역사’

    눈물은 왜 어떤 때는 찬양받고 어떤 땐 비난받을까. 유럽문화의 개화기인 18∼19세기 프랑스문학과 연극 등을 통해 눈물의 형태와 의미를 살펴본 책이 나왔다.프랑스 역사학자 안 뱅상 뷔포가 쓴 ‘눈물의역사’(동문선펴냄). ‘괴로워하는 여인을 보고 당신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그녀가 느끼고 있는 것을 모두 얘기할 시간을 준다면 당신은 금방 눈물에 젖을 것이다’(장 자크 루소) 저자는 이처럼 계몽주의 철학자 루소,프랑스혁명이 낳은 웅변가 미라보,백과사전파의 선두주자 디드로와 달랑베르 등의 문학작품과 재판기록,연감,의학서적,일기 등을 엮어 눈물의 변천사를 서술한다. 책은 18세기와 19세기 전반,후반 등 시대를 셋으로 나누어 눈물을 분석한다.우선 18세기는 ‘눈물의 시대’였다.남자든 여자든 걸핏하면 남들 앞에서울었다.이런 유행은 1730년대에 최고조에 이르렀다.사람들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찬양받았고,눈물을 짜내는 최루희극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런 ‘눈물의 과잉’은 19세기 초반 변화를맞았다.기독교의 고뇌주의에 따른 자기억제와 낭만주의가 결합되면서 감상적인 눈물이 폄하되고감수성에서 우러나는 눈물이 높이 평가받게 됐다. 19세기 후반에는 눈물을 보는 시각이 더욱 엄격해졌다.남자의 눈물은 혐오의 대상이 됐다.여성의 눈물마저 불안과 동일시됐다.따라서 연극에서 멜로드라마가 퇴조하고 자기억제가 더욱 중시되게 됐다. 지난 86년 프랑스 리바주 출판사에서 역사총서 제1권으로 나온 것을 이자경한국외대 강사가 번역했다.값 1만8천원. 박재범기자
  • 현대 자본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시장과 경쟁 만능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사회주의가 거의 몰락하고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풍미하는 가운데 자본주의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영국의 18∼19세기를 돌아봄으로써 현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미리 점검하는데 시사점을 던지려는 국내 역사학계의 시도가두드러지고 있다.이를 반영한 책이 최근 나온 ‘다시 돌아본 자본의 시대’(이영석 지음 소나무 펴냄)와 ‘영국노동계급의 형성’(에드워드 P 톰슨 지음 창작과비평사 펴냄)등이다. 우선 이영석 광주대 교수는 “현자본주의를 현상분석하는 것만으로는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영국 산업혁명기와 이 시대를 둘러싼 현대의 논쟁을 전한다.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발달,노동계급의 형성 등이 이뤄진 19세기의 영국상황을 총체적으로 분석,계량분석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대의 수정주의적 관점을 비판한다.여기서 저자는 수치적으로 당시 GNP의 증가는 그다지 크지 않았더라도 삶의 양식,문화,지식인의 태도 등은 큰 변화를 맞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책에서 세계중심국가로 대두됐다가 주변세력으로 전락한 영국이 ‘왜 그렇게 됐는가’라고 묻는다.이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지난 80년대 벌어진 장기불황의 원인에 관한 논쟁을 정리한다.저자는 당시 영국의 지식인들은 불황의 원인을 2차산업혁명이 일어난 1870년대 이후의 영국경제상황에서찾으려 노력했고 이런 노력이 국민모두에게 영향을 끼쳐 마침내 대처리즘이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미국학자가 제시해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기업가실패설’을 소개,우리의 지도층에게 나름대로 메시지를 전하려애쓴다.이 실패설은 “당시 기업가들이 지배층이던 지주(젠틀맨)의 생활상을 모방함으로써,근면 노력 창의 혁신 등 새로운 가치관을 생성하는 데 실패한 것이 영국의 몰락원인”이라고 주장한다.이 부분을 보면 최근 국내의 ‘신흥부유층’과 당시 영국기업가들이 어쩌면 그리도 비슷한지 하는 탄성이 일게 된다.값 1만3,000원. 지난 60년대,‘노동의 전진’이 크게 진행된 시기에 나온 톰슨(1924∼1993)의 책 역시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정보통신시대가 전개되는 현시점에서 의미가 깊다.비록 현재 유럽에서 노동계급이라는 말이 거의 사라질 정도가 됐지만,‘노동계급은 노동자에 의해 주체적으로 형성됐다’는 톰슨의 관점은 여전히 유용한 언급으로 보인다.사회에는 언제나 강자와 약자가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통신혁명시대에 사회적 약자의 괴로움을 덜어주기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책은 사회가 약자를 지원하고 보완함으로써 국가를 건강하게만드는 책임을 지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톰슨은 20세기 역사가 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저자 250명중의 한명으로 꼽힌다.책은 나종일 서울대 명예교수와 유재건 부산대 교수,한정숙 서울대교수를 비롯한 서양사학자 6명이 10년을 투자해 공동번역했다.상·하 두권으로 번역분량이 1천2백여쪽이다.상·하 각각 3만원. 박재범기자 jaebum@
  • 종교다원화 시대 종교정책

    앞으로 우리 정부의 종교정책은 종교다원 현상의 확대가 지닌 사회적 의미를 인식한 뒤 결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한국문화정책개발원(원장 이종석)이 문화관광부의 용역으로 발표한 ‘해외각국의 종교현황과 제도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세기의 세계 종교다원 상황이 가장 실감나게 드러난 국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다원현상이란 한나라 혹은 한 문화권 내에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것으로 19세기 특정지역이나 국가에 특정종교가 지배하거나 특정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만을 종교로 이해했던 상황에 반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자수에 있어서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종교가 없고,종교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종교도 없다.95년 인구조사에서 기독교(개신교·천주교)와 불교 등 두 종교가 전체인구의 49.8%,종교인구의 97.4%에달했지만 유교 인구가 조사되지 못했고 개신교와 천주교가 사실상 다른 종교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의 종교다원화 현상은 두드러진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보고서는 앞으로 정부가 더이상 종교를 통해 국민적 일체감이나 국가적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종교정책의 기조가 종교를 통한 사회통합이 아니라 종교로 인한 사회통합의 저해요인을 없애는 것이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는 종교에 대한 교육적 차원의 관심이 정책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올바른 종교생활과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여러 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를 위해선 종교에 대한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다는 것이다.특히 종교가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세계의 여러 문화가 우리문화에서 더욱 빠르고 깊게 전이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객관적이고 공정한 종교교육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전통적인 종교를 고수하려는 세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기존 종교들의 보수적이고 회귀적인 운동은 민족주의나 인종주의,지역할거주의 등 다양한 정치적 이데올르기와 결합할 때 폭력적인 사태로 발전할수 있다는 것이다.이른바 이슬람 근본주의나 힌두교 원리주의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정갑영(46) 연구실장은 “정교(政敎)의 분리가 국가와종교의 관계로 정착되고 있는 세계의 현실에서 종교 다원상황은 더욱 확대될것”이라며 “국민들의 올바른 종교생활을 위한 정부의 정책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아시아에 부는 영어 바람] 국가경쟁력 필수 ‘무기’

    이젠 아시아에서도 영어가 대세(大勢)인가.중국어 일본어가 주요 언어인 아시아에 영어가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미국에 이은 두번째 경제대국인 일본에서 공용어 대상이 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했다.우리나라도 영어 공용어 채택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중심의 인터넷 이용자들의 급격한 증가와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의 영향이 가장 큰 요인.인터넷 인프라스트럭쳐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미국의 ‘잉크터미’와 일본의 NEC가 전세계 웹사이트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영어 강세의 조류를 읽을 수 있다. 전세계 웹사이트 495만여개에 올라있는 웹 문서(documents)는 10억개.이중영어로 된 것이 86.55%나 됐다.영어의 영향력 확산에 불을 지핀 셈이다.서방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영어는 필수불가결한 무기라는 인식의 확산도 한 몫하고 있다. 현재 모국어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아시아 인의 숫자는 3억5000만명.홍콩·싱가포르·필리핀 등에서는 이미 영어가 민족어에 앞서 제 1언어로 자리잡았다.정치·경제의 중요한 자리도‘영어계’가 장악해 가고 있다.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공용어도 영어로 낙찰됐다. 세계 2위의 인구대국 인도조차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영어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인도는 힌두·벵골어 계통의 언어 16개와 영어를 공용어로 삼고있으나 인도 상류층을 중심으로 유력 언어가 됐다. 극단적인 아시아주의를 표방해온 말레이시아 역시 예외가 아니다.마하티르모하메드 총리가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영어를 배우느냐,말레이어를 고집해 경쟁에서 처지느냐의 기로에 서있다며 영어교육 활성화의 기치를 높힌것도 5년전의 일이다. 영국 식민통치때부터 사용해온 영어를 금기시하고 고유 말레이어만을 고집한 결과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많은 손해를 입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외국어로 진행되는 모든 종류의 교습행위를 금지,외국인 교사 채용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법을 고쳤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영어가 하나의 ‘패션’이다.대화 도중 영어를 섞어 쓰는 것을 지적능력과 성공의 척도로 간주되고 있다.영어교습소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도 영어바람은 어김없이 불었다.베트남 정부는 각부처 차관을 포함한 고위급 관리들을 대상으로 국립행정과학원에 1년짜리 영어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 철회이후 봇물처럼 밀려온 외국 기업인들을 상대로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하는 베트남 관리들에게 영어숙달은 발등의 불이다. 캄보디아에서도 대학에서 “프랑스어 대신 영어를 제 1외국어로 채택해달라”는 시위를 벌일 정도로 영어는 그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물론 아시아의 맹주임을 자부해온 중국에서는 ‘영어제국주의’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99년말 900만명에 육박했고 영어실력 또한 아시아 국가중에선 출중하다. 그래도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인터넷 주소 등록 및 관리기구인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는 인터넷 주소 등록은 영어대신 중국어로 하도록권장하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싱가포르 성공사례 외국인들에게 아시아에서 가장 살기 편한 나라로 꼽히는싱가포르.잘 갖춰진 기간시설,편리한 숙박·교통망보다 더욱 매력적인 것이 어디가나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다는 점이다.운전기사나 식당 웨이트리스까지도 영어가 ‘확실히 되는’싱가포르는 정치,경제,언론에서 직장,동아리활동까지 공식적인사회활동이 모두 영어로 이뤄진다. 인구 70%이상이 중국계이며 기타 말레이,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가 대표적 영어권으로 자리잡은 데는 이 나라만의 특수한 역사를 빼놓을 수없다. 150여년 영국통치끝에 말레이령에서 독립한 싱가포르는 소수 말레이계 지배층이 다수 화교를 통치,부작용이 잇따르자 국가통합의 도구로 영어공용어 정책을 폈다.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 등 민족언어도 국어로 인정하면서 영어를 못하면 일정 지위 이상 오를 수 없도록 사회구조를 만들어 영어가 대세로자리잡도록 했다. 이러한 정책이 반발없이 먹힐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영어가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됐기 때문.서울만한 면적에 인구 400만에 불과한 이 도시국가가 서구 선진국의 아시아 전초기지가 되기까지 영어구사가 가능한 질좋은 노동력은 최대 매력포인트였고 이는 경제부강으로 이어졌다.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인터넷 시대에 더욱 돋보인다.현재 야후에 영어로 등록된 싱가포르 국적의 사이트는 한국의 2배,정부 홈페이지는 5배가 넘는다. 싱가포르에서는 이젠 국가경쟁력 제고의 관건으로 ‘싱글리쉬’(민족토속어 억양과 발음이 짬뽕된 영어) 탈피운동을 펼치고 있다.보다 세련된 영어구사가 목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번영의 과실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싱가포르의 뿌리를 알게 모르게 좀먹고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일부 학자들은 이질적인 민족들을 영어가 묶어주기는 커녕 국가의 정체성을 더욱 흐려놓았다고 우려하기도 한다.소속감도 없이개인주의적인 싱가포르인들의 성향을 대표적 부작용으로 지적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 실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민방의 한 TV 프로그램.미국인 진행자가 길거리의 일본인에게 간단한 상황을 영어로 대답할 것을 요구하면 한결같이 쩔쩔맨다.어쩔줄 몰라하며 엉뚱한 대답을 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즐거워한다.‘영어 벙어리’에 가까운 일본인의 자화상을 자조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상당수 일본인들은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는다.도쿄의 외국인회사에 근무하는 후에키 다카코(笛木貴子·25·여)씨는 “세계 어디를 여행하더라도 일본말로 응대해주기 때문에 영어를 쓸 일이 없다”고 말했다. 25일 발표된 98∼99년 아시아 각국의 토플(TOEFL) 성적은 일본에 큰 충격이었다.97∼98년 북한과 함께 최하위로 추락했던 일본은 이번에 꼴찌를 면하고18위로 올라서는가 싶더니 북한(15위)에게 추월당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의 자문기관인 ‘21세기 일본의 구상’은 이달초 일본인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영어를 제2공용어로 채택하자는 보고서를 냈었다.그러나 영어의 공용어화가 실현될 지는 의문이다.19세기말 메이지(明治)유신때 문부상을 지낸 모리 아리노리(森有札)가 “일본어 대신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자”고 주장했는가 하면 1945년 패전 직후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영어실력이 세계에서 알아주는 바닥권인 이유는 간단하다.듣고말하는 훈련보다는 눈으로 보고 읽는 교육에 치중했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일본의 영어교육은 한국보다는 낙후돼있다. 공용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육현장에서 실용외국어 학습에 비중을 두자는움직임과 시도가 최근 엿보인다.일본 문부성은 올 4월 새학기부터 국어시간을 대폭 줄이고 외국어 시간을 늘린다.이에 따라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됐다.중학교는 영어 등 외국어에 국어,사회,수학 등 주요과목과 동일한 한해 105∼140시간을 배정했다.파격적인 배정인 셈이다. 대학입시에 토플성적을 반영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기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자민당간사장은 지난해 총재선거때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일본의 영어 바닥탈출은 이제 시작된 느낌이다. 황성기기자 marry01@
  • [金대통령 연두 기자회견] 일문일답 (2)

    ▲민간단체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는 영어 공용화 주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입장을 밝혀달라. 인터넷 정보의 80% 이상이 영어로 돼있는 등 영어는 이제필수적이며 국제 공용어가 됐다. 정부도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가르쳐 고교를 졸업하면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왔다.영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도 배우지 않으면 세계화 추세와 관련해 국제경쟁에서 배겨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영어 공용화문제는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며 아직 결정된바 없다.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 등 지방자치 확대를 위한 복안과 자치경찰제의시행시기에 대해 밝혀달라. 지방자치 확대는 전 정치생활을 통해 그 실현을 위해 싸워왔고 이 문제로 90년 12일간 단식까지 한 사안이다.정부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한편으로는 세계화,다른 한편으로는 지방화가 진행되는 추세에서 지방자치는 전국 각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왔고 지금도 1,400여개 권한 이양조치를 추진중이다. 지방교부금도 13.27%에서 큰 결심으로 15%로 올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60억∼70억원의 수혜를 입도록 했다. ▲최근 탈북자 7명이 북한에 강제송환됐다.탈북자문제는 당사자 신상이 걸린 인권문제일 뿐만 아니라 외교문제이기도 하다.탈북자문제에 대한 생각은. 일부에서는 경제협력 등 대북 지원방안과 연계,북한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얘기도 있다.또 중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햇볕정책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는지 말해달라. 국민의 정부 들어 2년간 탈북자 200여명이 조용히 들어왔다.이번에 잘못돼 매우 유감이다.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제적 관계가 있어 밝힐 수는 없다.러시아와 중국의 한반도정책은 우리와 그들의 국익과 일치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은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좋은 것이다.탈북자문제가 국익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중국 및 러시아와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일본과 북한이 빠르면 오는 3월부터 수교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일본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협상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해 식량을 지원할 경우 한국 정부의 대응은 무엇인가.지난해처럼 한국 정부가 북한에 비료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가. 일본은 대북 수교협상에 있어 한국과 사전에 충분한 의견교환을 나눴다.우리의 적극적 지지 속에 이뤄지고 있다.세계 모든 우방들이 북한과 접촉하는 것을 찬성한다. 다만 북한이 남북대화는 하지 않고 다른나라와만 대화해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가당치 않은 계획은 용납할 수 없다.최근 북한과 수교한 이탈리아,수교를 추진중인 필리핀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식량 지원은 일본이 결정할 문제이다.우리도 이의가 없다.금년에도 비료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남북한 협상을 통해 비료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대통령께서 최근 민주당 창당대회에서‘병역비리를 정부가 뿌리뽑고 있는중’이라고 말했다.또 반부패국민연대에서 정치인 21명을 포함해 200여명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접수했고 청와대는 이를 검찰에 이첩했다.대통령께서 보고받은 병역비리의 규모와 과거 수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근절대책을 말해달라. 병역비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국민의 신성한 의무인 병역의무를 기피하고서는 이 나라에서 명예롭게 살아갈 수 없다.절대로 용납돼서는 안될 것이다.국민의 정부 들어 병역비리를 철저하게 척결했고 많은 성과를 올렸다.그러나 아직도 미진한 점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문제에 대해 자세한 보고는 받지 못했다.이 문제는 대통령이 관여하지않고 검찰이 독자적으로 법에 의해 처리하도록 넘긴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검찰과 군 수사기관 등 여러 곳에서 병역비리를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철저하게 척결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입장을 밝힌다. ▲지금 대통령은 해외에서 오히려 인기가 높다.지금은 지지도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4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지 말해달라. 내 지지도까지 걱정해줘 고맙다.어제 보고를 보니까 내 지지도가 조금 올라서 71%까지 됐다.정치적 지지도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다.그것이 내게는 큰 자극이 된다.내가 하는 일에 대한 반성과 격려가 된다.국민이 나를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항상 겸허하면서도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다. 4월 총선에 대해서는 우리가 매우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총선에서 반드시 성공을 해야 정치의 안정이 있고,안정이 있어야 우리가 필요한개혁을 추진할 수 있으며,개혁이 있고 정치안정이 있어야 남북대화도 잘된다. 안정 속의 개혁을 이뤄야 한다.개혁을 목표로 하지 않는 안정은 의미가 없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들은 정권 유지를 위해서 안정을 말했지만 국민의 정부는 국민들의 좀더 나은 생활,남북관계 발전,한반도 평화를 위해 안정을 필요로 한다.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법무장관에게‘선거활동 금지는 권위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4·19와 6·10항쟁도 당시 실정법에 저촉됐으나 역사적 정당성이 인정됐다’고 말했는데 이는 실정법 집행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오해를가져올 수도 있다. 나는 법무장관에게 법을 어기는 문제에 대해서 고발이 들어오면 취급하라고 말했다.다만 꼭 구속해서 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실정법을 어겨서 고발이 들어왔는데이를 취급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19와 6·10은 지나간 역사의 얘기로서 한 것이지 이 문제와 직결해서 한말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우리나라처럼 정치인 이외의 선거 개입을 막는 나라가없다. 5·16 이전 자유당과 민주당때에도 그런 일이 없었다.사회가 국민적 참여를 막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그런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다.법무장관에게 실정법을 무시하라고 한 적 없다. ▲대통령의 올해 화두는 인터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제 국무회의에서도 전자민주주와 전자정부를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실현 계획은. 정부는 전자정부 실현을 위해 4대 사업을 200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첫째,전 공무원의 E-메일화로 전자정부 인프라를 구축하고 둘째로는 민원처리를 온라인시스템화하겠다.이 두 가지는 금년에 완료한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 데이터베이스화와 통합정보 데이터 구축은 내년까지 완료할 것이다.이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사업의 능률화를 꾀하고 부패요소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일을 해나겠다. 이는 우리 경제 전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연말부터 여야 총재회담 얘기가 나왔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총재회담에 대한 전망은. 여야 총재회담에 대해 그동안 언제든지 하겠다고 수차 얘기했다.어려울 때일수록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러나 이것은 상대가 있다.합의가 돼야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 총재회담뿐 아니라 언제든지 여야가 모든 것을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겠다. 정치의 자치능력을 키워 국민의 걱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여야관계를 구축하겠다. ▲탈북자 7명의 강제 북송과 관련,책임의 일부가 언론에 있다는 뉘앙스의 얘기를 한 적이 있다.지난해 옷로비사건 파동때도 마녀사냥식 보도라는 지적을 한 바 있다.언론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세력이라고 보는가.언론관을 말해 달라. 나는 언론에 노출된 것이 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얘기지 언론이 의도적으로 탈북자문제를 망치기 위해서 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도 탈북자를 돕기 위해 선의로 한 일이겠지만 결과는 오히려 문제가 있었다.또 언론뿐만 아니라 정부의대응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반성하고 있다.그렇게 이해해 달라. ●맺는 말 우리 국민은 IMF사태를 국민의 힘에 의해 정부와 협력하여 해결한 위대한 국민이다.나는 오늘의 정치적 혼란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올바로 판단,극복해 줄 것으로 믿는다.대한민국이 세계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살려나가야 한다.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적인 국가로서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절대적 요건이다.정치권이 크게 반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19세기 말 근대화의 물결을 외면하다 20세기 100년 동안 뒤처졌다. 이제 지식정보화 국가를 만들어 세계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을 빛나는 조국으로 만들어야 한다.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총력을 다해 이 길로 헌신하겠다.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목표를 향해 화합하고 협력해 자랑스러운 나라를 후손에게 남겨야겠다. 이도운기자 dawn@
  • [김상웅 칼럼] 정치개혁, 껍데기는 가라

    카나리아가 한밤중에 울고 있었다. 그 곁을 지나던 박쥐가 왜 낮에는 울지않고 한밤중에 우느냐고 물었다.카나리아는 자기가 밤에 울게 된 사연을 말했다.“낮에 울다가 그만 사람에게 잡혔어.그후부터 낮에 우는 것을 삼가게된 것이란다.”그 말을 듣고 박쥐가 비웃으면서 말했다.“그러나 이미 너는잡혀서 새장 속에 있지 않니?그것은 잡히기 전에 했어야지. ”이솝우화 한 토막이 요즘 정치권의 행보와 비슷하다.‘한반중에 우는 ’카나리아와 같은 정치권에 경실련에 이어 총선시민연대가 낙천대상자 명단을발표했다. 가히 정치권의 지각변동이라 하겠다.그동안 정치권은 큰 정치 생활정치 상생정치 등 그럴듯한 구호를 내걸면서 실제로는 나눠먹기,놀고먹기,뒤통수치기,세비올리기,개혁입법 변질시키기,기득권지키기 등 반개혁과 고비용, 부정비리로 얼룩졌다.정치불신이 정치혐오증으로 증폭되었다. 시민단체들의 정치개혁 요구는 국민의 뜻이고 시대정신이다.국민은 오래전부터 이대로는 안된다,바뀌어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정치인들은 이를 묵살하고 외면했다.정치개혁이 안된 것은 순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성정치인들의 욕심때문이다. 수많은 국민이 IMF체제에서 실업과 감봉과 저임금과 가족해체의 고통을 겪을 때 국회는 정쟁과 자신들의 잇속지키기에만 급급했다.그리고 마지막에 내놓은‘협상선거법’이란 기형아는 마침내 국민의 분노를 촉발시키고 말았다. 국민대표 기관인 국회가 자율적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여론에 밀려 정치개혁에 나선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국민의 분노가 극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개혁이다.개혁은 합법적 과정을 거치는 까닭에 더디고기득세력의 저항때문에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때 나타나는 혁명은 모든 것을 뒤엎는다.따라서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큰불행이다.자칫 반동세력에 기회를 주게 된다. 15대 국회는 어느 면에서 4·19후의 과도기 국회와 비슷한 위상이다.4월혁명을 맞아 지탄의 대상이었던 제4대국회는 내각제개헌을 하고 스스로 해산했다.15대 국회가 역사의식이 있었다면개혁에 앞장서거나 그럴 의지가 아니라면 해산하고 새 국회를 소집했어야 옳다. ‘명예혁명’을 통해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는데 국회는 마치프랑스혁명기의 앙시앙 레짐처럼 구체제가 버티고 있으면서 개혁의 발목을잡고,지역감정을 부추기고, 계층갈등을 증폭시키면서 끝없는 정쟁으로 지새웠다.프랑스 정국은 혁명과 반혁명, 쿠데타와 왕정복고를 거듭하고,한국의내각제 의회(제5대국회)는 쿠데타의 반동기를 겪으면서 정치를 나락으로 빠뜨렸다.다행히 지금 우리 국민은 가장 온건한 방법으로 정치개혁을 요구한다. 정치권은 이 온건한 요구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4·19후 허정(許政)과도정부는‘혁명적 과업을 비혁명적 방법으로’란 구호를 내걸었지만,현국회는‘개혁과업을 혁명적 의지로’실천하는 진지함을 보여야 한다.아직도 파당적 이해나 기득권유지 차원에서 머뭇거리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파고를 맞게 될지 모른다.“역사는 변해야 할때 변하지 않으면반드시 보복한다.”(헤롤드 라스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시민단체의 부적격 정치인명단 공개와 함께 50년 낡은 정치가 이제 자정과정을 겪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지금 정치개혁을 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절대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치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치권은 참회하는 모습으로 선거법은 물론 각종 개혁입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개혁’의 개(改)는 자신(己)에게 하는 채찍 질, 혁(革)은 ‘거모생피(去毛生皮)’즉 털을 깎아 만든 겉가죽 끈으로서,자신을 채찍질하며 변화한다는 뜻한다.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한점 부끄럼이 없는 인물,자신에게 늘 채찍질하는 개혁인사를 골라야 한다.19세기 영국수상 글래드스턴은 “영국의 수상은 푸줏간 주인과 같아야 한다.푸줏간 주인의 성패는 칼질이다.쓸모없는 부위나 기름덩이는 대담하게 도려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이 참에 알갱이만 남기고 껍데기는 모두 날려버리자. 김상웅 주필
  • 朴泰俊 총리지명자 구상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지명자의 ‘TJ내각’이 닻을 올린다.새 밀레니엄시대 초대총리로서 각오도 남다르다. TJ는 ‘경제총리’에 걸맞게 경제분야에 온 힘을 기울일 것 같다.이를 위해 경제팀만큼은 자신과 손발이 맞는 인사들을 기용하고 싶어하는 눈치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TJ의 경제실력을 믿고 있어 그의 의중이 반영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TJ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빚어진 빈부격차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는다.그는 총리로 지명된 1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실업자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어렵게 살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많다”고 ‘위민(爲民)재상’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강력한 성장론자였던그가 이제는 ‘안정 속의 성장’으로 경제관의 모토를 바꾸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TJ가 경제성장의 무게중심을 거둬들인 것은 아니다.간담회에서도“우리나라는 제조업으로 살아온 나라”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그런 기초위에서 21세기 지식정보화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철의 사나이’란 별칭에서 따온 ‘철혈총리’보다는 ‘디지털총리’로 더 불리기를 원하는 것도 그때문이다.TJ는 18세기말부터 19세기초까지 두차례 영국 총리를 지낸 소(小)피트를 가장 존경하는 재상으로 꼽고 있다.그 이유를 “그분은 재정개혁을 비롯한 여러 개혁을 했고,영국 근대정치의 초석을 깐 분”이라고설명했다.그가 앞으로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인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TJ는 총리직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도 플러스요인이다.따라서 TJ는 대통령의 강력한 후원 속에소신있게 경제정책을 밀고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종태기자 jthan@
  • [대한시론] 새 세기를 열며

    1950년대에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일본을 방문한 적이있었다.그때 주위에서 이웃 나라인 한국에 가보지 않겠는가 물었다.그의 대답은 가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세계사의 격동기인 15세기에서19세기까지 500여년 동안 나라 문을 잠그고 아무런 개혁이나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던 나라는 장래 희망도 없다는 뜻이다. 돌이켜보면 19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지배층의 가렴주구로 백성들의 생활은 도탄에 빠지게 되었다.이에 따라 전국 도처에서 민란이 일어났다.그러나당시 집권층은 자신의 호의호식에만 관심이 있었고 국민들의 곤경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은 외면하였다.그 결과 전국적인 규모의 농민항쟁인 갑오농민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이를 진압한다는 구실로 청일전쟁이 일어났고,승리한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으며 그 후유증으로 해방은 되었으나 남북 분단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이 기간중 한국 역사는 우리에게 값진 교훈이 되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나라를 다스리지(自治) 못하면 결국엔 외세가 개입하게 되고 이는엄청난 국민적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는 것이다.지난 2년 동안 뼈저리게 겪은 IMF 위기도 문제의 본질에 있어서는 19세기 후반 이후 전개된 정치적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는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 체질을 초래한 요인들을 잘 알고 있었다.소모전으로 날을 지새는 정치권,낙후된 금융산업,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재벌기업,대립·갈등의 노사관계가 주된 요인이나 이를 개혁하는 데는 엄청난 고통·희생·저항·반대가 뒤따를 것이므로 우리 스스로 바꾸지 못하였던 것이다.그후 일어난 것은 우리가 체험한 대로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늘 바뀌고 변한다.변하는 속도가 최근에 올수록 가속화되고 있을 뿐이다.따라서 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늘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습관화하고 체질화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이미 2,500년 전에 공자는 ‘매일매일 새롭게 거듭 태어나야만 한다(日日新又日新)’고 하였다.지금처럼 국제화·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을 때는 이에 맞추어 우리 자신도 변화의 속도를 빨리 해야 국제경쟁에서 낙오하지 않음은 새삼말할 필요도 없다. 최근 우리의 최대 화두는 개혁과 구조조정이다.급변하는 세상에서 이에 맞추어 개인·기업·은행·정부·정치권·노조·학교·언론 등 모든 조직이 스스로 변하는 것을 체질화해야만 한다는 뜻이다.어떤 이는 개혁과 구조조정은 IMF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한 번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급변하는 세상에선 이에 맞추어 개혁이나 구조조정·혁신·변화를 일상생활화·체질화해야만 생존 자체가 가능하다. 선택은 두 가지 가운데 하나다.급변하는 세상에 살면서 이에 맞추어 스스로 매일매일 조금씩 변할 것인가,아니면 개혁과 구조조정이 두려워 가만히 있다가 외세가 들어와 한꺼번에 개혁하게 놔둘 것인가다.희망찬 21세기를 열면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19세기 후반기 이후 전개된 정치적 양태나 근자에 겪은 IMF사태 같은 일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온 것을 보면 보통의 각오나 결단이아니고서는 이러한 악순환에서헤어나기가 어렵다.특히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부터 매일매일 거듭 새롭게 태어나며,개혁과 구조조정을 일상생활화함으로써 우리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치 능력을 새 세기엔반드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외세 개입으로 선량한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한다.선진국이란 결국 스스로 자기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국가이며,새 세기엔 이런 나라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원한다. 鄭暢泳 연세대교수·경제학
  • 연세대등 6개대 대입논술 출제경향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경희대·한양대·경북대 등 전국 6개 대학은 7 일 시행한 2000학년도 대입 논술고사에서 동서고전과 현대문을 골고루 출제, 종합적인 사고능력과 독해력·표현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논제도 ‘인간과 제도’,‘인간과 돈’,‘인간과 환경’ 등으로 비교적 평 이해 쉽게 주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얼마 만큼 심층적·종합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가를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 다.고액 논술과외나 암기식의 학습평가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 로 보인다. ?연세대 인문계 논술I에서는 춘향전,이청준의 ‘소문의 벽’,그리스의 비극 작품인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에서 지문을 발췌했다.문제는 예문에 나타 난 인간관계의 특징을 분석하고 밑바탕에 깔려있는 공통된 논리를 자신의 관 점에서 비판하는 것이다. 자연계의 논술II에서는 제시문으로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 드화’,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공저한 ‘계몽의 변증법’,에리히 프롬의 ‘자유에서의 도피’를 냈다.‘세 제시문은 현대문명이 빚어내는 부정적 현 상을 설명하고 있다.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라’는 게 문제이다. ?고려대 독일의 철학자 아놀드 겔런의 ‘인간학적 연구’,프리드리 그렌츠 가 저술한 ‘아도르노의 철학’ 중 겔런과 아도르노가 ‘제도와 인간의 관계 ’에 대해 벌인 논쟁의 일부분을 지문으로 출제했다. 문제는 이들의 논쟁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다. 학교측은 “40여년 전의 논쟁이지만 오늘날에도 중요성이 여전하다는 측면 에서 예시문을 채택했다“면서 “제도 및 현실에 대한 분석력과 사고력 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현대사회에서 돈이 지니는 의미를 개인이 추구해야 할 삶의 질 과 관련시켜 논술하시오’라는 문제로 (1,400∼1,600자) 서양의 고전과 현대 문 등 모두 3개의 작품에서 제시문을 뽑았다. 19세기 미국 자연주의 소설의 고전인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독일 사회 학의 고전인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미국 레스터 서로우 교수의 ‘ 부의 구축’ 등이 원전이다. ?경희대 인문·자연계열의 수험생 모두에게 친숙한 황순원의 단편소설 ‘송 아지’ 전문을 지문으로 제시,나름대로 논제를 찾아 견해를 밝히도록 했다. ?한양대 새천년 인류가 해결해야할 과제 중의 하나인 ‘환경문제’를 주제 로 택했다.슈마허의 경제학 저서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움베르토 에코의 문화비평 에세이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과학전문지 ‘과학사상’에 수 록된 ‘엔트로피’와 관련된 글을 지문으로 제시했다.경제학·인문학·과학 등 환경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지문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요구했다. ?경북대 한용운의 ‘조선불교 유신론’의 일부 문장을 제시하고 채만식의 ‘미스터 방(方)’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네루의 ‘세계사 편력 ’ 브레히트의 ‘갈릴레오의 생애’ 통계청 자료 등 5개의 예시 자료를 활용 해 파괴와 유신의 논지를 파악,역사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술하도록했다. 대학별 논술고사 문제는 대한매일 뉴스넷(www.kdaily.com)을 통해 볼 수 있 다. 박홍기 이창구 장택동 이랑기자 hkpark@
  • 印尼 종교전쟁 발발 위기

    인도네시아가 새해 벽두부터 사실상 내전 위기에 처했다.발칸반도가 따로없다.엄청난 희생끝에 동티모르가 독립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암본을 중심으로말루쿠주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기독교도와 회교도간의 분쟁이 전쟁양상으로치닫고 있다.일부 신문은 최근 2주일 사이에 2,000명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급기야 회교도들은 기독교도들을 상대로 성전(聖戰)을 선포했다. ■회교도들의 움직임 30여만명의 인도네시아 회교도들은 7일 자카르타 독립기념 광장에 모여 말루쿠 제도에서 벌어지는 기독교 회교도간 유혈 사태의복수를 위해 지하드(성전)를 촉구했다. 시위대는 이날 “교회를 불태워라”“관용은 넌센스다.기독교도들을 죽이라”는 구호를 외쳐댔다.이들은 회교 정치가들과 운동가들이 낸 신문 광고와소집령에 따라 모여들었다.통합개발당 지도자이자 장관을 역임한 함자 하즈와 국민협의회 의장인 아미엔 라이스도 참석했다.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무정부상태인 말루쿠주 인도네시아 군은 7일 말루쿠제도로 무기가 밀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군 함정 9척과 정찰기 5대를 배치 이지역을 완전히봉쇄했다.또 군병력을 대거 투입됐다.일간지 레푸블리카는 6일 말루쿠제도북쪽 할마헤라 섬에서 회교도 2,000명이 학살됐다고 보도했다.암본에서만 최근 700여명이 사망했다.안타라통신은 지난해 12월 26일 이후 할마헤라섬 7개지역에서 모두 99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예배처 122곳을 포함한 건물8,500채가 부셔지거나 불탔다.수만명이 다른지역으로 피신했다. 새해 들어서1만 7,500명이 이곳을 떠났다. ■말루쿠주도 암본 19세기 태평양권 무역 중심지로 네덜란드의 항구였다.따라서 기독교도가 많다.2차대전 후에 인도네시아에의 편입을 거부,독립운동이벌어졌으나 강점당했다. 중앙정부의 회교도 이주정책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도의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90년대 들어 이슬람교도가 지배세력이 되면서 긴장이 조성됐다.이때 기독교도들의 독립요구도 불거지기 시작했다.98년 11월 양측의 싸움으로 14명이 숨진 사건이 무력분쟁의 시발이었다.이외 분리독립 운동이 고조되고있는 지역은 아체주와 이리안자야주,리아우주 술라웨시섬 남부등이다. 김병헌기자 bh123@
  • [매체비평] 밀레니엄과 언론의 장삿속

    밀레니엄은 분명 한 천년을 일컫는 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언론에서 쓰는 밀레니엄은 이것이 천년을 일컫는 말인지 백년을 일컫는 말인지,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일컫는 말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천년간을 일컫는 영어가 밀레니엄이라는 단순하고도 또렷했던 기억마저도가끔은 혼돈을불러일으킬 정도이다. 신문산업의 미래와 한국 신문업의 과제를 논하고자 하는 자리에서 어떻게생각하면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멀리서 서두를 잡은 것은 이 말을 쓰고 있는 한국언론의 요즈음 행태가 외국언론은 제쳐두고라도 최소한 한국 신문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보여줄수4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그리고 비단 신문 뿐 아니라 국내외의 인쇄,전파매체를 막론하고 이 말은 큰 혼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 단적인 예가 바로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지난 한 세기를 되돌아보는 내용을 화면과 지면에 심심찮게 내보낸 것이다. 엄격히 말하자면 아직 20세기는 끝나지 않았다.흔히들 그렇게 ‘대망’한다는 21세기는 정확히 말해 내년인 2001년 1월 1일부로 시작되는 것이다.그런이유로 올해에 걸맞는 기획을 하자면 지난 천년을 되돌아보고 그 흐름을 짚어 새 천년을 한 번쯤 상상하거나 예견하는 기회를 가졌어야 옳았다. 시간 계산의 수리적 이유도 이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21세기의 첫 발걸음을 정말로 새로운 안목과 내용으로 내딛기 위한 준비작업을 아직은 20세기인 1년간 차분히 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에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의 언론들은 너나 없이 경쟁적으로 2000년과 21세기를 도매금으로 싸잡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만급급했다.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모으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어떤 생산적인결론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토론의 광장으로서가 아니라 보다 많은 광고와 판매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이벤트 상품으로서만 주로 활용된 것이 아니었나 한다.거칠게 요약하는 것이 되겠지만 바로 언론의 상업주의가 그대로 잘드러난 대목이다. 언론의 상업주의는 20세기적 산물이지만 1천년대의 산물이라고는 하기 어렵다.언론의 상업주의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신문의 경우 19세기 후반부터이며 20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정점에 달했다고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세기만 하더라도 할 말을 하기 위해 매체를 발간하였지 매체를 발간하기 위해 할 말을 수집하고 만들지는 않았다. 적어도 메시지가 미디어에종속되거나소외되는 상업주의 현상은 19세기 중반 이전만 하더라도 없었다는이야기다. 흔히들 인터넷,전자신문이 훨씬 더 보편화되는 미래 멀티미디어 시기에 있어서 현재와 같은 종이신문이 살아남을 것인가를 신문산업의 미래와 관련하여 제일의 화두로 삼곤 한다.여기에 대한 답도 1,000년을 주기로 하느냐,100년을 주기로 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0년에 함몰된 채로 미래 100년을 생각하는 대답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종이신문을 만드는 현재의 신문사들이 창구 다양화라는 범위의 경제를 실현시킨다는 차원에서인터넷이나 전자신문을 겸영하는 것 등을 말할 수 있겠다. 매체의 상업주의를 절대적 전제로 하는 대답이다. 반면 지난 100년을 상대화시켜볼 수 있는 1,000년을 단위로 한다면 여러가지 다른 대답이 가능하겠다.필자라면 그 가운데 새 천년에 오히려 더 많은1가치를 가져다줄 것 같은 탈 상업주의를 기반으로 많은 대안을 찾겠다. 정연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폴 크루그먼교수, NYT 고정칼럼 첫 기고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뉴욕타임스 2일자에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첫 글을 게재했다.‘다시 한번’이란 제목의 이 칼럼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를 ‘제2의 세계경제’시대라고 지적하고 “20세기초 정치적 기반이약해 단번에 붕괴된 세계 경제주의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경제의 세계화에일반인들의 정치적 지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칼럼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90년대는 무엇보다도 세계화의 10년이었다.나쁜 소식(금융위기)과 희소식(생활수준의 지속적인 향상)이 모두 국가경제의 상호 통합 강화와 밀접하게관련돼 있었으며 무역과 투자의 증가는 멈출 수 없는 논리처럼 보였다. 이전에도 이런 시기가 있었다.사학자들은 운송 및 통신 분야의 신기술로 대규모 국제무역과 투자가 처음으로 가능하게된 19세기 중반 이후를 ‘제1의세계경제’로 부르곤 한다.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경제를 창출하기 위해 기술자들은 대서양에 케이블을 설치하고 알프스산맥에 터널을 뚫는가 하면 바다를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하는 등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러나 파나마 운하가 완성될 즈음 세계경제는 분열로 빠져들었다.제1의 세계경제는 어느 정도까지는 전쟁의 희생자라고도 할 수 있다.파나마 운하 완공과 1차 세계대전의 발발이 모두 1914년 8월에 이뤄졌다.전쟁과 이로 인한간접적 결과인 초인플레,독일의 정치적 불안정,미국의 고립주의 등은 1945년까지 세계경제를 철저하게 분열시킨 세계화 추진 세력의 후퇴를 부분적으로밖에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엘리트들이 세계경제주의를 계속 주창했지만 세계경제의 정치적 기반이 적절하게 놓이지 못함으로써 최초의 충격만으로도 체제가 붕괴되고 말았다. 우리는 현재 지난 반세기 동안 주로 미국의 지도력하에 재건된 ‘제2의 세계경제’시대에 살고있다.한번 쓰러진 세계경제를 일으켜 세우는데는 장시간이 소요됐다.세계 전체의 생산대비 무역규모가 1914년 이전 수준에 도달한것은 70년대 이후였으며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회생한 것은 최근 10년에 불과하다.그렇다면 제2의 세계경제는 튼튼한 기반위에 세워진 것인가.그렇다고 할수 있지만 충분할 만큼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의 세계경제주의는 당시처럼 극히 작은 종파에 불과하며 일반인들과는거리가 먼 뿌리없는 세계주의자들의,그리고 이들을 위한 이념으로 쉽게 치부되고 있다. 이는 작년 11월 시애틀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대한 (시위대의)무차별 파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현실이 자유무역주의자 편에 서있고세계무역이 일반인들의 지지를 받고있다 해도 반세계경제주의의 주장이 선전전(戰)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가 힘들다. 금세기의 더 큰 경제적 문제는 정치적인 것이다.즉 제2의 세계경제가 다보스에 모인 사람들을 뛰어넘어 일반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것이다.이에 실패한다면 제2의 세계경제도 결국 제1세계경제의 전철을 밟게될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연합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1)생태주의

    ‘문화의 세기’ 21세기가 힘차게 시작됐다.21세기의 첫 해인 올해는 문화관광부가 정한 ‘새로운 예술의 해’이기도 하다.변혁과 진보,신생의 기대 속에 출발한 새 세기 문화예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문화현장 최전선에 있는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21세기에 강세를 보일 문화계 새 조류를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마련한다. 사례1.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송리 3만평 규모의 공동체마을.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에너지를 충당하고,물은 자체 순환시스템을 이용한다.쓰레기는 퇴비화하거나 철저하게 분리수거한다.단지 안에는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을 포함한 생태주거지역과 자급자족의 생산지역,그리고 휴식과교육을 병행하는 자연환경보전지역이 조화롭게 이웃한다. 사례2.서울 중구 중림동의 6층 건물.온실과 발코니의 활용,지붕과 벽면 녹화로 태양열을 최대한 흡수한다.지하정원을 만들어 빗물을 이용한 친수(親水)공간을 조성하고,천연도료·실내정원 등으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한다. 건축은 인간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해왔다.그리고 그 폐해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지난 세기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떼어놓고,인간에게서 자연을 빼앗아온 건축.21세기에는 둘을 화해시킬 다른 얼굴의건축은 없는 것일까.1970∼80년대 이미 이런 고민에 빠진 유럽의 건축전문가들은 생태건축에 주목했다.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건축.한마디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친환경적인 방법을대안건축의 지표로 삼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를 ‘삶의 질’향상과 동일시해온 우리나라가 이 방면에 눈돌리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전.그 중심에 98년9월 문을 연 생태건축연구소(공동대표 이윤하 김진택 이남수)가 있다.앞에 소개한 두 사례,간디학교의 생태마을과 서울 도심의 한 생태건축물이 현재 이 연구소가 진행하는 핵심 프로젝트이다.기본 설계는 모두 끝났고,착공 날짜만 기다린다. 연구소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이윤하씨(37·노둣돌건축사무소 대표)와 김진택씨(37·건설노동자공동체 우리건설 대표)가 IMF로 사무실을 합치면서 출발했다.생태건축에 관심이 많던 두사람은 이참에 일을 벌이기로 의기투합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이남수씨(38)를 동참시켰다.생태건축에 대한 설계와 시공,연구·평가가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건축도 생명으로 인식해야 합니다.수명이 다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어떤 건물을 지어야 할까요.생태계 순환고리안에 건축을 머물게 하는것,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대안건축의 핵심입니다.”(이남수)생태건축이 단순히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어떤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태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막연히 시골에 내려가 흙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 걸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러나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자연환경과의 소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생태마을을 형성하기 쉬운 시골보다 오히려 도시에서의 생태건축이 더욱 중요한 과제입니다.”(이윤하)김진택씨는 “많은 사람들이 초기 투자비를 이유로 생태건축을 망설이는데,장기적인 유지·관리 측면에서 보면 일반 건축비보다저렴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발상의 전환.무한정한 개발의 보고로만 여겨온 자연을 이제는 우리삶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두 프로젝트외에서울 성내동의 건물,전남 영암의 유치원,경주 생태마을 등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연구소는 앞으로 녹색운동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다른단체와도 인력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다.‘첨단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들의 생태건축철학이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그 해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생태건축 정부 지원속 환경보전·삶의 질 높여 독일 북부 도시인 킬의 주민들이 가꾼 킬하세 생태주거단지는 가장 성공적인사례로 꼽힌다.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만으로 지은 이 주거단지는 환경의 질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인 건축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6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주정부로부터 불하받은 땅에건축가와 주민이 합심해 91년 착공한 이 마을은 건물 모두가 흙벽돌 목조종이솜 줄판지 등 자연재료를 사용했다.빗물은 자연경사로를 통해 지하로 들어가며,주민들이 쓴 생활하수는 지하유수관을 통해 연못에서 자연정화한 뒤 다시 생활용수로 공급된다.음식물 쓰레기는 분뇨와 섞어 퇴비로 이용하며,자체 발전기를 통해 마을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한다. 마을은 주정부 환경청으로부터 에너지 절약에 관련된 시설비와 유치원의 경영비용을 보조받았다.85년완공된 하노버지방의 야생잔디지붕 주거단지와 샤프브릴 생태주거단지도 유명하다. 일본은 91년 말 민간기업으로 환경공생주택위원회를 구성해 환경보전형 주택건설을 주도하고 있다.키타큐슈에 조성된 지구마을의 집은 집주위나 통로 등의 지표면을 그대로 남겨두거나 투수성이 있는 재료로 포장해 빗물이 흙으로흡수되도록 했다. 또 부지내에 얕은 여울이나 연못을 만들어 물을 순환할 수있도록 하고, 태양전지 판넬과 풍력발전기를 지붕 위에 설치해 보조전원으로이용하게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20∼50%의 에너지소비를 절감하는 한편 이산화탄소(CO₂)의 배출량도 줄였다. 동경 외곽에 위치한 지구마을 역시 태양에너지 집열판과 풍력을 이용한 우수활용 등의 시스템이 적용된 첨단 환경보전형 집합주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외에 있는 빌리지 에이커마을은 20대에서부터 60대까지다양한 인종과 직업을 가진 30여 주민이 태양집열판으로 전기와 온수를 공급받으며 공유건물과 2채의 복합건물에서 생활한다.샌디에고 동부의 하이메도우 주택단지는 수자원 이용을 최소화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순녀기자] * 생태주의 문화조류 데카르트·뉴턴 등 17세기 자연과학자와 사상가들에 의해 확립된 서구의 근대적 자연관은 세계에 대한 기계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그것은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와 물질의 무한한 이용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이론이되어왔다.이와 같은 자연관 위에서 진행된 근대화·산업화 과정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론 인간과 자연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지구적인 환경위기를 초래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환경의 파괴가 심각한 지금,인류에게 던져진 가장 절실한 화두는바로 생태주의다. 생태주의란 생태학의 기본정신을 말한다.19세기 중엽,생태학이라는 용어를처음 쓴 독일의 생물학자 겸 철학자 에른스트 헤켈은 생태학을 “자연의 경제에 관한 지식의 총체”로 정의했다.이러한 생태학 혹은 생태주의는 근래모든 학문에 걸쳐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사회과학 분야는 물론 인문과학 쪽에서도 이미 생태주의 바람이 불었다.사회생태학,녹색정치학,녹색경제학,녹색사회학,녹색인류학,녹색법학,생태철학,생태윤리,생태 페미니즘,생태 아나키즘 등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문학예술가들은 지금까지 생태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여 왔다.서양문학가들은 자연을 정복이나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온 서구 세계관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고,동양문학가들은 주로 경제개발의 피해와 정치이데올로기의 문제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문학생태학이라는 개념 틀 안에서 생태의식을 고취하거나 생태학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문학의 녹색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추세다.생태문학에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고려대)는 “굳이 녹색문학이라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모든 문학은 이미 녹색인 것이며,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녹색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환경을 중시하는 녹색 감수성과 생태학적 상상력은 미술분야에서도 예외없이 꽃을 피우고 있다.‘환경미술’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아직 학술적인 용어로 정리돼 있지 않다.생태환경미술,환경조각,환경조형물,환경설치미술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환경미술은 일단 도시환경을 보다 아름답고 조형적으로꾸미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술품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최근 ‘환경기획전:동강별곡’이 열려 환경생태미술의 성가를 높였고,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한 ‘99환경미술제-광화문 프로젝트’는 환경의 중요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생태주의는 무엇보다 지구 생태계가 부분과 전체,개체와 환경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유기적 통일체라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인간과 자연이 진정으로 화해하는 생태학적유토피아.21세기의 희망인 에코토피아(ecotopia)의 건설은 녹색 사유를 내면화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화제의 책]

    * ‘철도여행의 역사' 19세기 유럽에서 탄생한 철도는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됐고,이제는 일상의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아 ‘낭만적 여행’의 대명사로 여겨진다.책은 기차의탄생이 인간 생활사에 어떤 문화충격과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살펴본 일종의문화 해설서다. 저자는 개인의 여행기록이나 당시의 문헌 등을 통해 기차를 특별한 눈으로바라본다.탄생 초기의 기차여행 풍광을 ‘지나치며 감상하는 살롱의 그림’으로 그리면서 바로 이것이 인간관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고 설명한다.유럽과 미국의 기차를 비교하면서 계급사회가 뿌리박힌 유럽에서는 객실에 차등을 두었고,미국에서는 이와는 달리 통로형 기차가 발달됐다는 이야기를 대표적인 예로 든다. 저자는 기차의 발달사를 통해 기술이란 문화의 산물이자 문화의 창조자임을강조한다. 쉬벨부쉬 지음 궁리 1만2,000원 *'뉴스속의 뉴스…' “우리는 세상의 종말까지도 ‘생방송’으로 취재 보도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케이블 뉴스매체인 CNN 사장 테드 터너가 지난 80년 6월 ‘CNN 왕국’을 건설하면서 공언한 말이다. 이 책은 테드 터너가 정보화시대를 맞아 뉴스 수요가 커질 것을 예견하고설립한 CNN 방송국의 비화와 성공 스토리를 흥미있게 밝힌다. 뉴스에 문외한이던 그가 1억달러란 전 재산을 투자해 거대 공룡 방송인 ABC CBS NBC와 승부수를 둔 얘기와 전세계 지도자는 물론,CIA 분석가조차도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CNN 뉴스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자리를 굳힌 배경을 소상히 파헤치고 있다. 행크 휘트모어 지음 흥부네박 9,800원 *‘2500년 과학사…'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부터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구조 발견까지 과학의 역사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책은 과학자 17명의 생애에 얽힌 과학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이들을 통해 세계와 인간의 본질은 무엇이며 이같은 탐구가 천문학 물리학 등의 이름을 갖게 된 배경,‘서구과학’이 어떻게 막강한 힘을 갖게 됐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예컨대 캐플러의 천문학 연구가 뛰어나지만 그것은 신의 부름에 책무를 다하려는 종교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밝힌다.개인의 생애를 중심으로 한 일반과학서와는 달리 과학적 발전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로이 포터 엮음 창작과 비평사 9,800원
  • [특별시론] 새천년 역사의 숨결

    대저,서기 2000년은 단기 4333년인데 세부동(勢不同)하고 문명의 풍향이 여전히 서세동점(西勢東漸)인지라,그레고리력(曆)을 취해 뉴밀레니엄 새 천년의 원단(元旦)을 맞는다. 우리식으로는 다섯번째이지만 서양식으로는 세번째 천년이 열리는 이 날은 어느 분의 지적대로 천년이라는 긴 스팬으로 역사를 인식해 보지 못해온 한국인이 처음으로 역사의 시각에서 맞은 신세기,새 천년이 되는 셈이다.우리는 지금 바야흐로 인식범위를 넘어서는 시간대로 진입한 것이다. 식민지 시절 시인 이상(李箱)은 “미래로 달아나서 과거를 본다.과거로 달아나서 미래를 보는가”(‘선(線)에 관한 각서’)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영국의 시인 존 던은 “천성이 뒤떨어진 동물은 현재에 사로잡히지만 인간은미래의 동물”이란 화두를 던지고, 역사학자 코젤렉은 ‘지나간 미래’에서“자연적인 시간과 차별적으로 인식되는 역사적 시간”에 주목했다.중국인들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나 조선조 박제가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은 과거를 딛고 새 것을 여는 인간의 미래성을 제시한다. 미국의 호피 인디언들이 쓰는 말에는 과거나 현재,미래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때매김(時制)의 표현이 없다고 한다.그들의 언어는 언제나 현재형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옥수수가 익고 양이 자랄 때 무슨 일이 생기는가’라는 식이다. 우리도 ‘어제’‘오늘’이란 우리말은 있어도 ‘내일(來日)’은 한자말일뿐이다.미래를 잊고 살아온 것이다. 동양에서는 600년을 갑주년으로 셈하고,고대 마야문명에서는 260년을 주기로 치고,인도의 종교에서는 마하유가라는1만2,000년에 걸친 긴 세월을 주기적 회귀의 단위로 친다.불기 2543년이고이슬람기 1421년이다.그런데 세상은 온통 서력의 ‘뉴밀레니엄’이니 문명의 힘은 시간의 기원과 개념과 주기와 단위를 지배한다. 중세 이래 세계를 지배한 나라는 다섯이다.16세기는 스페인,17세기는 네덜란드,18세기는 프랑스,19세기는 영국,20세기는 미국이다. 20세기 한때 미·소양극체제가 지금은 팍스 아메리카 시대로 바뀌었다. 21세기도 ‘미국의 세기’가 될까.최근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의 21세기8대 국가과제’로 ▲인종갈등 ▲민주주의와 정부개혁 ▲도시문제 ▲고령화현상 ▲빈부격차 ▲학교개혁 ▲정보기술 개발과 글로벌경제 ▲최강의 군사력유지를 들고,향후 9년 동안 약 3조달러를 이 분야에 집중투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중국과 일본이 미국을 뒤쫓고 러시아도 우수한 기초과학과 전통문화 예술분야에서 추적한다.한반도 주변 4강의 파워게임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이념으로 갈리고(남북),지역으로 나뉘고(동서), 소득으로 분열하고(빈부),이해로 대립하고(집단),정쟁으로 싸우면서(여야) 나라와 국민이 피곤해졌다.매사가 파괴적·비생산적·적대적이다 보니 화합·관용·창조의 정신이 설자리를 찾지 못한다. 이런 틈새에서 현안도 버거운 판에 국가 중장기과제의 대책마련이 쉬울 리없다.향후 30년이면 바닥날 석유자원과 대체에너지 개발,식량 무기화에 따른 양곡수급,물부족,자원고갈,오존층 파괴,환경호르몬,인구노령화,불균형한 남녀성비,국제공용어와 민족언어 보호,사이버 사회,생명공학의 궤도이탈,성타락,가정붕괴 등 서둘러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세기가 그나마 ‘예측 가능’의 시대였다면 향후 세기는 밀레니엄 버그에서 보듯이 그야말로 예기치 못한 한계와 재앙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을것이다.정부·국회·대학·기업·자치단체들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지경이다. 인성이 피폐하고 국력이 흩어지면 21세기 무한 경쟁시대에서 제대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무엇보다 동서와 남북 그리고 해외 동포들까지 아우르는 한민족의 통합과 정체성 회복운동이 시급하다. 원효대사의 ‘원융회통 회삼귀일(圓融會通 會三歸一)’즉 “일체의 마찰과대립을 초월하여 융합해서 셋으로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귀일시키자”는 정신을 새 천년 원단의 국가적 아젠다로 삼으면 어떨까.동서로 갈리고 남북으로 쪼개진 ‘회삼(會三)’을 ‘귀일(歸一)’시키는 정신의 중심이 바로 ‘원융회통’의 사상이다. 대저,그리하여 한국이 21세기 주역이 되고 단기가 그레고리력을 대신하게되는 “그날이 오면,그날이 오기를!”함께 기원하면서 힘찬 전진을 시작하자. [김삼웅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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