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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인내·관대·지혜로 살아라”” 인디언 영웅의 외침

    “백인의 자식들이 인디언 옷을 입는 날이 올 것이다.그 때가 되면 그들은 긴 머리를 하고,구슬을 달고,머리띠를 할 것이다.인디언들은 처음으로 진정한 백인 친구를 얻게 될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북부에 사는 푸에블로 인디언 호피족의 예언은 적중했다.인디언과 백인의 본격적인 영적 만남은 이미 1960년대 후반,물질문명에서 벗어나 삶과 세계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고자 한 미국의 새로운 세대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그들에게 전통적인 인디언이 끼친 영향은 엄청난 것이었다.반전·반권력·반체제·반공해에 대한 그들의 외침은 그대로 인디언의 사랑·평화·자유·단순한 삶의 정신과 통한다.그 인디언 정신은 전쟁으로 갈갈이 찢긴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절실히 다가온다. ‘인디언의 전설,크레이지 호스’(마리 산도스 지음,김이숙 옮김,휴머니스트 펴냄)는 그런 점에서 만만찮은 시의성을 지닌다.책은 백인과 인디언의 상반된 문명과 가치관의 충돌을 피정복민의 고단한 삶을 통해 보여준다. 서부개척이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진 백인들의 잔인한약탈과 그에 맞서 싸운 인디언들의 눈물겨운 투쟁,그리고 비운의 멸망 과정은 오늘의 전쟁상황을 꽤 닮았다.백인들이 인디언 땅을 점유하고 그들을 ‘거주지역’이라는 황폐한 땅으로 몰아넣은 지 100여년이 흐른 지금,백인들은 인디언에게서 금을 빼앗았던 것처럼 수차례의 전쟁을 치르며 아랍인의 석유를 빼앗고 있다. 전기이지만 픽션의 형식을 띤 이 책은 인디언의 고난사를 생생하게 전해준다.미국의 서부 개척사를 뒤집으면 곧 인디언 멸망사가 된다.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래 북미 원주민 인디언과 초대받지 않은 개척자 백인 사이의 갈등과 전쟁은 1890년 인디언의 운명을 결정지은 운디드니 전투에 이르기까지 400년동안 이어졌다.백인들은 한편으론 ‘선교사’를 통해 다른 한편으론 ‘군대’와 뇌물을 동원해 인디언을 분열시켰고 수많은 조약을 어기면서 인디언의 비옥한 땅을 차지했다.19세기 중반,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점령한 백인들은 마지막 남은 지역인 중부 대평원마저 손에 넣으려는 야심을 노골화했다.1866년 남북전쟁이 끝나고인디언 부족이 많이 살고 있는 중부 대평원,특히 인디언의 정신적 고향인 ‘검은 언덕’에 “풀뿌리에도 금이 묻어 있다.”는 소문이 돌자 백인들은 메뚜기떼처럼 몰려들어 땅을 파고 금을 캐기 시작했다.남북전쟁의 영웅 커스터의 보급마차가 링컨요새에서 ‘검은 언덕’까지 뚫어놓은 길은 ‘도둑의 길’이 됐다. 책의 주인공인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성난 말)는 바로 이 시기에 용맹을 떨쳤던 수(Sioux)족의 전사.인디언 역사상 길이 남을 리틀빅혼 전투에서 라코타족의 추장 시팅불과 함께 최전방에서 커스터의 군대를 격파한 인디언의 영웅이다.백인과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고 단 한 발의 총알을 맞은 적도 없었지만,그는 결국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부족민의 배신 때문에 죽는다.크레이지 호스는 시팅불과 함께 수족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네가지 덕목인 용기,인내심,관대함 그리고 지혜를 완벽하게 구현한 인물로 꼽힌다. 인디언들은 누구보다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사우스 다코타주 ‘검은 언덕’의 러시모어 산에는 지금도 크레이지 호스의 조각상이 세워지고 있다.러시모어 산에 미국 역대 대통령의 얼굴을 조각한 보글럼의 조수 지올코프스키는 이 크레이지 호스를 새기는데 한 평생을 바쳤다.크레이지 호스 조각상은 5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를 이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700만명의 원주민 후손들이 살고 있다.이 가운데 140만명은 스스로를 순수 아메리카 인디언 이라고 주장한다.여기엔 285개의 연방 혹은 주립 인디언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40만명이 포함된다.인디언 거주지역은 자체적으로 운영되지만 토지는 연방정부의 인디언 관리국이 관리한다.미국 정부는 지난 30년동안 거주지역을 철폐하기도 하고 인디언들이 미국 사회에 동화하도록 하는 등 변화를 모색해 왔지만,아직 주 정부에서 인디언 거주지역을 관리하고 있다.이 책에는 죽어가는 인디언 문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지식만 찾지,지혜는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지혜를 잊은 현대인에게 영적 스승 크레이지 호스는 새겨둘 만한 메시지를 던진다.땅과 생명을짓밟으면 영혼까지 빼앗을 수 있는가.인디언의 수난사는 무자비한 폭력과 죽음과 일방적인 희생으로 이뤄진 거대한 나라 미국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인디언의 삶과 철학이 현대문명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정신에 있다.“내 형제들보다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나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라는 수족 인디언의 기도가 서늘한 울림을 준다.1 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무너진 후세인 / “美·中, 北·타이완문제 빅딜 가능성”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패권 장악 전략에 따라 동북아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우려되고,미국이 타이완을 중국에 넘기는 대신 북한은 자기 지배하에 두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양대 리영희 명예교수는 10일 한국정치연구회가 주관하고 민주사회정책연구원,민주사회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이 공동주최한 ‘파병안 국회 통과와 반전평화 긴급토론회’에 참석,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리 교수는 “미국의 횡포와 독단적인 행동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는 것이 이번 전쟁에서 입증됐다.”면서 “앞으로 로마제국과 18,19세기의 영국처럼 미국의 단일 지배 세계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교수는 세계지배 전략은 이미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전 부시 대통령이 1991년 수립한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에 나타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신세계 질서에 ▲구소련과 같은 단일권 적대세력 억제 ▲비자본주의 국가 불허용 ▲복종하지 않는 중소국가(불량국가)에 대한 응징 ▲막강한 군사력 유지 ▲유엔 협조 없을 시 단독행동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리 교수가 전망한 동북아의 가장 큰 변화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로 인한 일본의 군사력 증대와 대만과 북한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싸움이다.그는 “정치 군사 경제자원의 초강국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 세계전략의 중심 문제”라면서 “미국은 러시아·북한·중국을 포위 압박 봉쇄하기 위한 장기 계획에 들어가,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이라크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겉으로는 (북핵 문제를) 노무현 정권과 협의에 의해 해결 하는 척하면서 미·일 및 한·미 방위조약 외에,일본의 군사적 헤게모니 아래 일본과 남한을 군사동맹으로 결부시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에 대항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이 북한과 타이완을 맞바꾸는 뒷거래를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그는 “국제적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면서 “중국의 원래목적이 타이완 수복임을 감안할 때,‘기브 앤드 테이크’를 요구해 미국은 대만을 주고 중국은 북한을 미국에 주는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책 / 미라

    히더 프링글 지음 김우영 옮김 / 김영사 펴냄 아마포에 친친 감긴 미라는 상상부터 부추기게 마련이다.언제,누가,왜 ‘영원한 육신’을 염원했을까.캐나다의 여성 저널리스트 히더 프링글이 쓴 ‘미라’(김우영 옮김,김영사 펴냄)도 출발점은 그런 일반적 호기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인간의 몸에 새겨진 인류의 역사’란 부제의 책은 무려 7000년 전의 미라까지 등장시켜 세계 미라의 역사를 더듬는다.그러나 얼마 안가 독자는,전방위로 관심 영역을 넓혀가는 범상찮은 스케일과 방대한 정보량에 놀라고 만다. 책은 학술서라기보다는 미라의 의미를 다각도에서 두루 천착한 교양서다.도입부에서부터 ‘미라의 나라’ 고대 이집트로 무대를 옮겨 당대 기술자들의 미라 제작과정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한다.영향력 있는 ‘미라 고객’들을 상대했던 이집트의 초기 장의사들은 대접받는 계층이었으며,그들의 방부 비법은 엄격히 부자지간에만 전수됐다는 사실 등은 책읽기의 잔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내 책은 정치·사회·문화 분야를 넘나드는 왕성한 지적탐사를 펼친다.예컨대 미라 한 구가 민족분쟁으로 비화할 뻔한 사례를 1970년대 중국 신장지역에서 찾아냈다.중국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은 당시 백인 미라를 자신들의 조상이라며 소유권을 강력히 주장했는데,이유인즉 그것이 자신들의 조상이 기왕에 알려진 시기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독립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있었다는 물증이기 때문.자치독립을 외쳐온 위구르족의 그같은 ‘미라 민족주의’에 긴장한 중국 정부는 일개 미라를 국가안보문제로까지 분류해야 했다. 내세를 희구하는 종교적 의식과는 전혀 무관하게 미라가 단순히 상업적으로 이용된 흔적도 많다.실험적인 그림재료를 찾던 중세의 유럽화가들,특히 이탈리아에서는 일찍이 12세기부터 미라를 갈아 물감재료로 썼다는 고문서도 제시된다.그렇게 시작된 미라 열풍은 알게 모르게 19세기 화단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미라는 부유층의 거실을 장식하는 인기 수집품으로도 각광받았다.이집트 정복에 나선 나폴레옹이 카이로 입성에 실패하고 퇴각할 때 미라 머리를 챙겨 아내 조세핀에게 선물한 일화 등은 소설만큼이나 흥미롭다. 그렇다고 가벼운 잡학의 재미에만 기댄 책으로 단정지어선 곤란하다.미라를 소재로 세계사의 구석구석을 문화인류학적으로 훑은 대목들에는 묵직한 논쟁의 화두도 던져져 있다.미라 해부론자와 보존론자들이 윤리문제를 놓고 벌이는 논쟁을 비롯해 미라를 통한 질병치료 연구과정 등 실용정보도 풍부하다.1만 4900원. 황수정기자 sjh@
  • 책꽂이

    ●렘브란트와 혁명(존 몰리뉴 지음,정병선 옮김,책갈피 펴냄) 렘브란트의 반항성과 비판성에 주목한 평전.렘브란트는 초상화·역사화·동판화·누드화·풍경화 등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드러낸 부르주아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하고 부와 권력을 비판한 반자본주의적 속성도 무시할 수 없다.렘브란트는 빈민 이미지의 작품을 수십 점 제작했을 뿐 아니라 부르주아 화가들이 당연시했던 정물화는 거의 그리지 않았다.1만 3000원. ●마터호른 이야기(비트 트루퍼 지음,이병태 옮김,정상 펴냄) 스위스 알프스의 마터호른(4478m)은 우아하면서도 거친 피라미드 형태의 산이다.가파르고 폭이 좁으면서 빙하지대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강렬한 인상을 준다.이 산의 북쪽에 자리잡은 휴양도시 체르마트는 산악인의 메카로 통한다.유럽 알프스를 상징하는 마터호른에 관한 본격 안내서.8000원. ●오페라의 여왕,마리아 칼라스(다비드 르레 지음,박정연 옮김,이마고 펴냄) 벨칸토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연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무대 밖의 그녀는 수줍음 많고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여자였다.그러나 무대 위의 그녀는 배신한 사랑에 분노하는 여사제(‘노르마’)였으며,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남자를 사형에 처하는 잔인한 공주(‘투란도트’)였고,자신을 버린 남편에 대한 앙갚음으로 자식을 죽이는 비정한 어머니(‘메데’)였다.성악가인 동시에 뛰어난 연기자였던 것이다.1만 5000원. ●화학혁명과 폴링(톰 헤이거 지음,고문주 옮김,바다출판사 펴냄) 노벨화학상과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과학자 라이너스 칼 폴링의 이야기.20대에 이미 칼텍의 교수가 된 그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통해 화학결합의 비밀을 밝힌 인물로 ‘화학의 신’‘화학의 마술사’로 불린다.8000원. ●영화로 보는 세상(장재선 지음,책만드는공장 펴냄)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프리즘을 통해 무지개 빛깔로 사람의 눈에 비치듯,영화는 삶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다.문화일보 기자인 저자는 80여편의 영화를 통해 인생의 숙명,그 기쁨과 슬픔을 온전히 보여준다.1만 1000원. ●해인사를 거닐다(전우익 등 지음,옹기장이 펴냄) 해인사가 펴내는 대중 불교잡지 월간 ‘해인’의 칼럼 ‘유마의 방’에 실린 산문 중 24편을 골라 묶었다.9000원. ●나는 과학자의 길을 갈테야(송성수·이은경 글,정문주 그림) 19세기 소피 제르맹에서 오늘날의 제인 구달까지,세계를 주름잡은 여성 과학자 9인의 이야기.초등3년 이상.창작과비평사 7000원. ●미다스 왕과 황금 손길(샤를로트 크래프트 글,키누코 크래프트 그림,문우일 옮김) 손끝 하나로 뭐든 황금으로 만들 수 있는 미다스 왕은 행복할까.물신주의의 삭막함을 경고하는 그림동화.5세 이상.미래M&B 8000원.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마암분교 아이들 시,백창우 곡,굴렁쇠 아이들 노래,김유대 그림) 김용택 시인의 작품에 등장한 섬진강 아이들의 이야기가 노랫말.수수하고 익살스러운 그림에 악보,노래 CD까지.보리 1만8500원.테이프 세트는 1만 3500원.
  • [씨줄날줄] 아랍 가미카제

    박선화 pshnoq@ 논설위원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10월25일.일본의 제로전투기 2대가 미군 항공모함에 돌진해 자폭했다.일본 해군의 가미카제(神風) 특공대가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처음 산화했다.필리핀을 점령한 일본군은 연합군이 상륙하자 최후의 저지수단으로 가미카제를 창안했다.마닐라에 주둔한 오니시 다키지로 제1항공함대사령관이 같은 해 10월19일 제로전투기에 250㎏의 폭탄을 싣고 육탄돌격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제안,창설됐다는 것이다.이듬해 종전까지 모두 290여 차례 3500명의 젊은이들이 자살공격에 온몸을 맡겼으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1년 9월11일.이슬람의 젊은 전사 19명이 납치한 민간비행기를 몰고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펜타곤을 자살 공격했다.미국으로선 19세기초 영국의 미본토 침공이래 최초의 자살테러를 받은 것이다. 이슬람 자살특공대는 1987년 이래 독립을 쟁취하려는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폭탄테러에서 연유하고 있다.자살특공대는 이슬람 성전 코란에 명시된 대로 ‘지하드(聖戰)를 하다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종교적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지원자들도 전쟁통에 숨진 가족의 복수를 꿈꾸는 10∼20대가 주류를 이룬다.젊은 여성도 몸에 폭탄을 두르고 순교자 대열에 나설 정도다.살신성인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2003년 3월31일.이라크전황이 혼미를 거듭하면서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이 자살특공대 공격을 선언했다.다른 아랍권 지도자들과 달리 평소 팔레스타인의 자살테러를 찬양해 온 그는 특공대원 가족에게 10만달러의 생계비를 지원하며 장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자살특공대에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 등 아랍권 23개국에서 400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이미 자살폭탄 공격에 나서 미군 4명을 사망케 함으로써 미·영군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가미카제 이래 반세기 만에 미국과의 전쟁에 등장한 아랍판 가미카제.가뜩이나 미국의 명분이 약한 이번 전쟁에서 이라크가 비정규 전술카드로 뽑은 자살특공대가 전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전쟁은 ‘인샬라’(신의 뜻대로)를 외치며 자살공격할 만큼 가치있는 것인가.
  • [외교관 통신] 김일수 주영공사

    ‘부시의 푸들’이라는 비난까지 들어가며 미국의 대 이라크전을 함께 치르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지난 20일 대 이라크 개전 이후 시민들의 거센 반전 압력을 받고 있다.지난달 런던에선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반전 시위가 열렸다.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그럼에도 그는 결국 자국 군대의 4분의1에 달하는 4만 5000명의 병력을 대 이라크 전에 파병했다.자신이 소속된 노동당 의원의 3분의1이 반대하는 가운데 야당인 보수당의 지지로 하원에서 이라크전 참전안을 관철시킨 것이다.블레어 총리가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미국의 동맹국 역할에 충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소위 ‘특수관계(special relations)’로 불린다.자조적인 해학을 즐기는 영국인들은 특수관계라는 용어가 미국보다는 영국에서 더 자주 쓰인다며 영·미 관계는 특수관계가 아닌 짝사랑의 관계일 뿐이라고 하기도 한다.그러나 양국 관계를 무엇으로 규정하든 간에 그 내용을 보면 영·미 관계는 특수 관계임에 틀림이 없다. 영국은 미국의 식민 모국이었고 19세기 초 영·미 전쟁 당시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점령,불을 지른 나라이기도 하다.신생 미국이 유럽의 구질서와 그 영향력으로부터 미대륙을 격리시키기 위해 먼로 독트린을 발표했을 때 가장 염두에 둔 나라는 당시 최고의 해군력을 지니고 있던 영국이었다.20세기 들어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양국 관계는 역전됐다. 미국은 두 차례나 독일의 군사력 앞에 위기에 처한 영국을 구원했다.2차 대전 후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형성되어 갔지만 영국이 미국에 대해 오랫동안 지니고 있던 식민 모국으로서의 우월감에 대한 환상이 마지막으로 깨진 계기는 1956년 수에즈 운하 사건이었다.영국과 프랑스가 담합,수에즈 운하를 점령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결정적인 이유는 당시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가 이러한 영·불의 군사 작전을 이집트의 민족 자결주의에 반한 식민제국주의로 규정해 지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수에즈 운하 사건 이후 영국의 대미 정책은 미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미국과의 동맹·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영국은 걸프전,보스니아·코소보 사태,아프간 전쟁은 물론 이번의 대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쟁을 제외한 미국의 모든 전쟁에 전투 병력을 파견,동참하는 가장 실질적인 군사 동맹국이다.양국 정보 기관간 긴밀한 정보 교환과 상호 협력은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샘을 낼 정도다.경제적으로도 양국은 상호 투자액 합계가 4500억달러로 서로에 있어 최대 투자국이다.양국간 교류는 공식적 정부 인사 교류 인원만도 연 5만명이 넘을 정도다. 정치,경제,군사,정보,문화 등 분야에서 영·미간 각별한 관계는 영국의 유럽공동체 참여에 장애가 될 정도였다.영국은 공동체 창설 후 20여년이 지난 1973년에야 가입했다.영국 내에도 영·미 특수관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영국 장래는 유럽 통합에 있는데 미국과의 특수관계가 장애가 된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영국 정부의 입장은 명쾌하다.영국은 영·미 특수 관계가 미국과 유럽을 연결시키는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과 유럽 대륙을 위해 모두 유익하다고 여긴다. 블레어 총리가 미국과 손을 잡고 이라크전을치르는 것은 사담 후세인 제거에 대한 신념이나 미국에 대한 맹종 의식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특히 냉정,침착이 국민성의 모토인 영국이 감정에 치우쳐 미국을 지원한다고 말하기는 더욱 쉽지 않다.결국 영국은 미국과의 협력이 자신의 국익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경제적으로 미국과 거의 공동 운명체에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유럽 연합내 발언권은 다른 요소도 있지만 미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기인하는 부분이 많다.실제 영국은 GDP 규모에서 전통적인 경쟁자인 프랑스를 처음으로 앞질러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고 북아일랜드 공화군(IRA)의 테러가 옛일로 여겨지게 된 데는 냉전 종식 환경 속에서 미국과의 협조 관계를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큰 몫을 했다. ●김일수(金一秀·48) 서울대 경제학과,미국 1등 서기관,동구1과장,러시아 참사관,사우디 공사참사관,구주국 심의관
  • 이런 책 어때요/석유황제 야마니 외

    ●석유황제 야마니 - 제프리 로빈슨 지음 / 유경찬 옮김 아라크네 펴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장관을 25년동안 지낸 아메드 자키 야마니의 일생은 ‘석유의 현대사’ 그 자체다.1939년 사우디 사막에서 석유가 발견된 이후 서방세계의 석유재벌들은 아람코(ARAMCO)란 카르텔을 결성해 석유자원을 지배해나갔다.사우디 최초의 국제변호사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근대 법체계를 정립한 인물로도 유명한 그는 1967년 ‘6일 전쟁’,1973년 1차 석유파동,그리고 1978년 호메이니혁명을 슬기롭게 극복했고 미국에 아랍의 존재를 선명하게 부각시켰다.이 책은 생생한 증언을 통해 세계 석유시장의 이면을 파헤친다.1만 8000원.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 리처드 오버리 지음 / 류한수 옮김 지식의 풍경 펴냄 제2차세계대전에서 독소전쟁은 엄청난 인명피해를 초래한 인류 최대·최악의 전쟁이다.소련측 사망자만 줄잡아 2700만명,제2차세계대전 참전 독일군의 80%퍼센트를 앗아간 전쟁.독일군의 봉쇄로 인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시체가 얼기 전에 팔다리를 잘라 먹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이 책은 균형잡힌 시각으로 그 비극적 전쟁의 전모를 파헤친다.서구에서 소련의 전쟁수행 노력이 제2차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것은 ‘정설’이다.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냉전시대 설명틀로 독소전쟁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2만원.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 - 김원 지음 열화당 펴냄 “내가 일을 하면서 가끔 생각하는 말은 노자의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는 말이다.지극한 경지에 이른 솜씨는 지극히 치졸해 보인다는 정도의 뜻일까.…인생에서,예술에서 지극히 높은 경지는 너무도 쉬워 누구든지 알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의 글은 그의 소신처럼 미사여구나 화려한 수식 없이 간결하고 담백해 편안한 느낌을 준다.이 책은 저자가 지난 30여년동안 써온 글들을 골라 묶은 산문집이다.김중업·정인국·김수근 등 그가 교감을 나눈 건축가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2만 5000원. ●공자를 살려야 중국이 산다 - 이익희 등 지음 일빛 펴냄중국에서 공자의 사상이 외면당한 시기는 청나라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1840년 아편전쟁을 계기로 세계의 중심으로 자부했던 중국이 주변국으로 전락하자 중심으로 복귀하려는 중국인의 열망은 드높았다.그들은 중국이 낙후한 원인을 수천년간 중국을 지배해온 유가사상에서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후 중국은 거국적인 차원에서 전통유학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1990년대 중반 입장을 정리했다.중국과 서구문화의 우수한 부분을 종합해 새롭게 창조하자는 것이다.이 책은 중국이 역사·문화·정치경제적으로 걸어온 길,그리고 걸어나아갈 길을 아울러 살핀다.2만원. ●렘브란트 - 마리에트 베스테르만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길아트 펴냄 렘브란트는 문학평론가 안드리스 펠스가 지적했듯이 한마디로 ‘변칙적 화풍의 창시자’였다.처진 가슴과 불룩한 배의 그로테스크한 여인들,시대를 벗어난 괴상한 옷차림,거칠거칠한 화면처리,경망스러운 소재들….모든 게 고전주의적인 화풍을 선호하던 당시의 성향과는 상충되는 것이었다.하지만 당대나 지금이나 렘브란트를 아끼는 이들에게 그의 이름은 자유와 실험,도전의 비상구로 통한다.이 책은 서양미술계 최초의 이단아로 자리매김하며 잘못 알려진 렘브란트의 삶의 흔적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탕아인가 관조자인가.이단아 렘브란트를 복원한다.2만 6000원. ●대륙횡단철도 - 스티븐 암브로스 지음 / 손원재 옮김 청아출판사 펴냄 19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노예제도를 철폐한 것이라 할 수 있다.하지만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로 연결되는 최초의 대륙횡단철도를 놓은 일 또한 이에 버금간다.20세기 초 파나마 운하가 완공되기 전까지 이 철도에 견줄 만한 기술적 위업은 없었다.대륙횡단철도는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아일랜드·중국·독일·영국·중앙아메리카·아프리카 등 출신지야 어떻든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인이었으며,열심히 일한다는 것이었다.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겼다.2만 2000원.
  • 21˙22일 파격 무언극 ‘창세기’ “”기괴한 무대 불쾌할지 모릅니다””

    낯선 세계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는 늘 설렘과 두려움,상반된 감정이 묘한 긴장관계를 이루게 마련이다.익숙한 것들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혁신성에 환호를 보내든,한번도 대한 적 없는 파괴적 경험에 불쾌감을 느끼든,그건 어디까지나 받아들이는 이의 몫이다. 21·22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탈리아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창세기(GENESIS from the museum of sleep)’는 관객을 이같은 실험에 빠트리는 연극이다.주최측은 공연의 충격적인 이미지와 내용을 감안해 ‘일부 관객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대사없이 시각적 장치만으로 구성된 이 낯선 공연은,관객 입장에서 볼때 이제까지의 관극 체험에 대한 강력한 도전의 연속임이 분명하다. 우선 무대위의 배우들은 아름답지 않다.1막 ‘태초에,퀴리부인의 빛의 발견’에 등장하는 이브는 한쪽 가슴이 없고,아담은 연체동물처럼 사지를 자유자재로 비트는 기괴한 모습이다.3막 ‘카인과 아벨’의 카인은 한쪽 팔이 안으로 굽은,평범하지 않은 외양이다.개 두마리가 무대 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한다. 정상인과 다른 모습의 일반인을 배우로 기용하고,로봇이나 동물을 무대 위의 중요 배역으로 활용하는 것은 카스텔루치가 오랜 기간 실험해온 독창적인 연극 기법의 하나.여기에 특정한 멜로디없이 소음처럼 귀를 자극하는 음악과 음향효과,강력한 조명 등을 보태 자신만의 독특한 무대언어를 창조해냈다.텍스트가 아닌 시각적 이미지에 천착하는 연출관은 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배경과 깊이 연관돼 있다. ‘창세기’는 성서의 첫장에서 출발해 19세기 퀴리부인의 실험실,20세기 아우슈비츠 수용소,그리고 다시 성서의 카인과 아벨을 보여줌으로써 창조 뒤에 드리워진 파괴와 죽음의 운명을 제시한다. 카스텔루치에게 아담과 이브가 탄생하는 창조의 순간은 성스러움이 아닌 혼돈이며,아우슈비츠는 그 극단적 결말을 은유하는 장치이다.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무대 위에서 아이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장면은 유태인 학살을 그린 어떤 이미지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럽의 아방가르드 연극을 주도하는 핵심 연출가인 그는“상징과 표현법의 의미에 연연하지 말고,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한국 관객에게 당부했다.2막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그의 자녀 5명이 출연한다. 1981년 부인,여동생과 함께 창단한 극단 ‘소시에타스 라파엘로 산지오’에서 연출,음향,무대디자인 등을 맡고 있으며,‘창세기’는 1999년 작품이다.아일랜드 더블린 국제연극제 최고 작품상,프랑스 파리비평가 대상 등을 수상했다.금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3만~ 6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
  • ‘빠른 삶’ 접고 ‘느린 삶’ 으로...“경쟁 염증” 잘나가던 CEO등 귀농 자연품으로

    “처음엔 ‘나노(nano·10억분의 1)초를 다투는 첨단 테크놀로지 시대에 무슨 부질없는 행동인가.’라는 자괴감도 느꼈지만,이젠 ‘느리게 사는 삶’의 행복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3년차 농사꾼 안병덕(49)씨는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20년 남짓 쌍용그룹의 건설·정보통신 계열사에서 일했다.그는 3년전 정보통신 벤처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끝으로 서울생활을 접었다. ●49살 퇴물이 농촌선 청년 경기 고양시 벽제3동 산 1번지가 안씨의 일터다.매일 아침 일산의 아파트에서 이곳으로 ‘출근’해 보리와 콩,상추,고구마 등을 키운다.비 오는 날에는 고구마를 다듬고 콩을 깐다. “콩을 까다보면 지나온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다가 마침내 내가 콩을 까는지 콩이 나를 까는지 모를 무념무상의 경지에 들어섭니다.” 농사가 생각보다 쉽진 않았지만,40줄이면 ‘퇴물’ 취급 당하는 IT업계의 생리에 익숙해 있던 안씨로선 신선한 충격이었다.첫해 안씨의 ‘소출’은 200만원.직장 다닐 때 연봉의수십분의 일에 불과했다. “땅 속 깊이 박힌 풀뿌리를 중간에 끊지 않고 뽑아내려면 당기는 힘과 버티는 힘이 균형을 이루는 순간을 포착해 비틀듯 돌려빼야 합니다.” 그는 농사를 “언어가 필요없는 자연과의 대화”라고 예찬한다.안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졸업하는 대로 환경운동을 하는 아내와 함께 농촌에 완전히 뿌리를 내릴 작정이다. ●내가 콩을 까는지 콩이 나를 까는지 21세기 신판 러다이트(Luddite)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19세기 초 영국 산업혁명기에 실직위기에 처한 수공업자들이 전통적 삶의 양식을 무너뜨리는 기계 파괴운동을 벌였다면,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컴퓨터 문명과 급속한 사회발전 속에서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생활실천운동이 번져가고 있다. ‘느림’과 ‘자연’이란 화두가 대도시 전문직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고,경쟁과 효율성,속도가 지배하는 각박한 도시생활 속에서 ‘귀농(歸農)’의 열망이 커지고 있다.농촌생활이 관심사로 떠오른 5∼6년전에는 외환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이농 1.5세대의 ‘생계형’ 귀농이 주류였다.반면 최근엔 농촌이란 공간에서 ‘대안적 삶’을 개척하려는 ‘대안형’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만 23년을 일한 정통 ‘은행맨’ 함찬호(50)씨는 지난해 4월 부국장급 간부직을 내던지고 강원도 화천에 둥지를 틀었다.그는 “극심한 경쟁에서 비롯된 긴장과 피로감에 염증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연고도 없는 화천을 택한 것은 물이 맑고 겨울이 길기 때문이다.일거리가 없는 지난 겨울 그는 독서와 사색으로 30년만에 ‘느림 속의 자유’를 만끽했다. ●극심한 경쟁 피로감에 염증 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다 2년전 경북 상주에 정착한 이찬배(44)씨는 밭갈이에 고추종자 키우는 일로 분주하다.산 자락에 있는 밭 1800평에 올해는 고추와 과일을 키울 작정이다.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에 농촌생활과 유기농법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다.그는 “4인 가족이 생활하는 최소단위의 농사모델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전국귀농운동본부는 “99년을 정점으로 줄어들던 귀농인구가 1,2년 전부터 고학력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귀농은 단순히 거주지와 직업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 보러갑시다

    ★미술 ■ 대한민국 수채화작가 협회전 9일까지 서울갤러리 1·2전시실.(02)2000-9737.박기태·전병하·박철교·이규화·신정무·윤길영 등 수채화협회 작가들의 그룹전. ■ 마인드 스페이스전 5월18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잃어버린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춘 추상·설치작품. ■ 함섭 작품전 15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닥섬유와 오방색이 어우러진 한지작품. ■ 중국현대목판화전 5월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20세기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극명하게 표현한 목판화 작품. ■ 서향화 개인전 25일까지 선화랑.(02)734-0458.두꺼운 마티에르의 서정적 추상풍경. ■ 밀레의 여정전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전.대표작 ‘라 샤리테’ 등 150여점.반 고흐 등 밀레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비교전시. ★연극 ■ 달의 저편 13·14일 오후 8시,15일 오후 4시 LG아트센터.(02)2005-0114.로베르 르파주 연출,이브 자크 출연.캐나다가 배출한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상상력넘치는 1인극.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7∼30일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아리랑소극장.(02)762-0010.위성신 작·연출.중년부부,오래된 연인,동성애커플 등 다양한 사랑에 관한 2인극 페스티벌. ■ 늘근도둑이야기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이상우 작·연출.두 늙은 도둑이 펼치는 정치,제도,이데올로기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단차이무. ■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12∼30일 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 학전블루.(02)762-4604.이근삼 작,고승길 연출.악극단출신 노배우의 고단한 삶을 통해 노년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형상화.극단세미. ■ 깡통시장블루스 7∼4월27일 화∼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3시·6시 인켈아트홀2관.(02)742-7753.에두와르도 데 필리포 원작,김노운 연출.전쟁 와중의 서민 생활을 철저한 자료수집과 고증으로 그려낸 리얼리즘 연극.극단애플시어터. ■ 지팡이를 잃어버린 채플린 3월30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 인켈아트홀.(02)765-1638.서현철 작·연출.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전개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블랙코미디.극단작은신화. ■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4월20일까지 화·목·금 오후 7시,수·토·일 오후 3시·7시 소극장산울림.(02)334-5915.로버트 제임스 월러 작,임영웅 연출.짧지만 격렬한 사랑을 담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무대화.손숙·한명구 출연.극단산울림. ■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4월6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공휴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극장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제주도 4·3항쟁을 다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익살에 시종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작품.극단목화. ★뮤지컬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23일까지 화·수·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 2시·6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790-6295.이윤택 재구성·연출.임선규 원작을 이윤택 특유의 재치와 언변을 첨가해 새롭게 구성한 막간극 형식의 신파극. ■ 델라구아다 무기한화∼금 오후8시,토·일 오후 5시·8시 세종문화회관 델라구아다홀.(02)501-7888.아르헨티나에서 온 퍼포먼스 뮤지컬.공중비행과 춤,서커스 등이 어우러진 퓨전공연. ■ 야단법석 30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4시 연강홀.(02)929-2138.홍인호 작,서상규 연출.음악을 좋아하는 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기를 소재로 한 타악뮤지컬. ■ 해상왕 장보고 16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일 오후 3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762-6194.김지일 작,김진영 연출.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에 평화적인 무역항로를 개척한 장보고의 활약과 사랑.유럽서 호평 받은 창작뮤지컬.극단현대극장. ■ 55size 500cc 5cup 16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4시30분 창조콘서트홀.(02)923-2131.김영수 작·연출.단식원에서 벌어지는 살빼기 대작전.소극장 뮤지컬.극단신화. ★클래식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99-1630.지휘 곽승,오보에 니콜러스 대니얼,클라리넷 이임수. ■ 최경환 타악기 독주회 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87-0678.피아노 이지원. ■ 베이스 연광철 독창회 9일 오후4시 LG아트센터.(02)2005-0114.올리버 폴. ■ 김윤경 김형은 피아노와 첼로의 밤 9일 오후7시30분 금호아트홀.(02)3436-5929. ■ 시각장애자를 위한 봄맞이 음악회-오페라의 향연 8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33-0091.소프라노 이경애·박정원,테너 김영환,바리톤 김동규.장윤성 지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사랑의 묘약’ 7일 오후7시30분,8일 오후 4시·7시30분,9일 오후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1-7389.오페라무대 신(新). ■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쟌니 스키키’‘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10∼16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1-7389. ■ 소프라노 유윤지 독창회 12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1-5404.피아노 양기훈,하프 서승혜. ★콘서트 ■ 이소라 콘서트 7∼23일 수∼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6시 정동문화예술회관.(02)3141-9450. ■ 이정열 콘서트 12∼29일 수∼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30분.일 오후 6시 대학로 하이텔 씨어터.(02)3671-2001. ■ 이병우 기타콘서트 7일 오후 8시,8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02)2005-0114. ■ 앙코르 웨이브 7일 오후 7시30분,8·9일 오후 7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02)3675-2754. ★무용 ■ 행초 7·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780-6400.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인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 시어터의 첫 내한공연. ■ 크누아 댄스컴퍼니 11·12일 오후 8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520-8096.최근 미국 순회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학생들의 국내무대. ■ 한국안무가 페스티벌 7일 오후 7시30분,9일 오후 6시30분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325-5702.독일 무용가 크리스티나 치우프케 초청공연과,재능있는 한국 안무가들의 무대. ■ 댄스2000 페스티벌 23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일 오후 6시 씨어터제로.(02)338-9240.젊은 춤꾼 22인의 창작품 경연무대.일본 무용가 야마다 세스코 특별출연.
  • ‘걷기의 역사’ 思惟를 따라 걸어본 적 있나요

    장 자크 루소는 ‘고백록’에서 이렇게 말했다.“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 걷기를 처음으로 신성한 이데올로기로 만든 루소에게 걷기는 곧 존재 방식이었다.홀로 산책하면서 그는 사유와 몽상에 잠긴 채 살아갈 수 있었고,자족적일 수 있었으며,자기를 배반한 것으로 여긴 세상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걷기와 사유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또 한 명의 철학자는 쇠렌 키에르케고르다.“지금 거리 저 아래에서 풍각쟁이의 노랫소리가 들린다.멋지다.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우연하고 사소한 것들이다.”라고 한 그는 일기에서 모든 작품을 걸으면서 구상한다고 고백했다. 미국의 문화비평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레베카 솔닛이 쓴 ‘걷기의 역사’(김정아 옮김,민음사 펴냄)는 사유의 방편이자 영감의 원천인 걷기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인문교양서다.저자는 걷기와 생각하기,걷기와 문화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며 속도 위주의 현대인에게 걸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걷기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보다 오래됐다.하지만 걷기를 의도적인 문화적 행위로 본다면 그 역사는 불과 몇 세기 전 유럽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저자는 헤겔이 걸었다는 하이델베르크의 필로소펜베크,칸트가 매일 산책했던 쾨니히스베르크의 필로소펜담,키에르케고르가 언급한 바 있는 코펜하겐의 ‘철학자의 길’ 등을 따라가며 걷기와 철학의 관계를 짚어나간다. 걷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산책이란 문화적 개념으로 발전했다.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걷기를 즐겼던 인물은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걷기는 그의 삶과 예술의 중심이었으며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자 시를 쓰는 방편이었다.그의 시는 대부분 길을 거닐며 친구나 스스로에게 큰 소리로 읊으면서 지은 것이란 얘기도 있다.워즈워스 이후 걷기는 19세기 낭만주의자들을 규정하는 징표가 됐다.그러나 18세기까지만 해도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은 야만인이나 기인 취급을 받았다. 걷기는 종종 내면의 투쟁을 상징적 행동으로 옮기는 방식이 되기도 했다.소금을 만들어 영국의 세제법을 이겨낸 간디의 ‘소금행진’이나 ‘마틴 루터 킹 암살 30주년 추모행진’,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이끈 ‘네바다 사막체험’,핵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반대하는 인디언 부족의 ‘영혼의 달리기 대회’,농민조직을 결성한 케사르 차베스의 탄생을 기린 ‘정의를 위한 행진’ 등에서 보듯 걷기는 다양한 문화적·사회적·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20세기 초는 걷기 클럽의 황금기였다.미국의 ‘시에라 클럽’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국가정책에 저항했고,오스트리아의 ‘자연의 친구들’은 귀족의 공유지 독점에 반대했다.그리고 중세의 방랑학자와 음유시인을 모방한 독일의 ‘소년 방랑 철새회’는 권위주의에 저항했고 포크송을 부활시켰다.정치색에 상관없이 걷기를 즐겼던 이들은 세상을 담장 없는 정원으로 만들었다.갈 곳을 잃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결속감을,산업화로 인한 비인간적 흐름에 저항력을,사회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적 이념을 제공했다.이렇듯 자연에 대한 열정과 맞물린 걷기는 사회적 해방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이 책은 각 도시를대표하는 작가들의 삶을 보여준다.그리고 도시의 역사와 걷기의 역사를 나란히 펼친다.19세기 영국엔 무기력한 군중이 넘쳐났다.당시의 도시 보행 문제를 철저하게 파헤친 작가가 찰스 디킨슨이다.뉴욕을 남성적인 도시로 간주하는 저자는 휘트먼,긴즈버그,오하라,보즈나로빅츠 같은 게이 시인들이 뉴욕 거리를 찬양한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본다.센트럴 파크엔 배회하는 길이 있었다.이곳은 게이들의 배회 장소로 ‘결실의 들판’이란 별명이 붙었다. 파리는 위대한 보행자들의 도시다.파리를 ‘19세기의 수도’라고 부른 발터 벤야민은 ‘만보객(漫步客)’을 학문의 주제로 삼았다.‘파리를 거니는 예민하고 고독한 남자’의 이미지를 풍기는 만보객의 특징은 여유.파리에선 거북을 데리고 산책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1920년대 말 파리에 정착한 벤야민은 자신이 좋아한 문학작품의 한 조연처럼 일생의 대부분을 떠돌며 살았다.위대한 도시의 방랑가였다. 여성의 걷기는 사회적으로 적잖은 제약을 받았다.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그 정황을 생생히 보여준다.저자는 여성이 걷기 위해 치러야 했던 숱한 희생을 보여준다. 19세기 말 영국 여성들은 밤에 부적절한 거리를 걸어다녔다는 이유만으로 창녀로 몰려 경찰서에서 ‘의학검사’를 받았다.거부하면 감옥에 갇혔으며 검사 결과 처녀인 경우에만 풀려났다.당시 프랑스에서도 경찰은 노동계급의 여성을 임의로 체포할 수 있었다.체포된 여성들은 대부분 유죄판결을 받아 생라자르 감옥에서 혹사당하거나,매춘부로 등록해야만 풀려날 수 있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미국 시인 실비아 플래스는 열아홉 살 때의 일기에 “여성으로 태어난 것,그것이 나의 끔찍한 비극”이라고 적고 있다.저자는 제인 오스틴에서 버지니아 울프,실비아 플래스까지 여성 작가들이 남성작가들과 달리 협소한 주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같은 여성의 제한된 걷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 ‘걷기의 상실’을 안타까워한다.그저 러닝 머신 위에서 시시포스처럼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현대의 군상.저자는 그 무기력한 ‘박제인간’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금 걷기의 활력을 회복하자고 호소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런 책 어때요/폭격의 역사 外

    ●폭격의 역사-스벤 린드크비스트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신문사 펴냄 미국·이라크 전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악의 축’ 이라크에 대한 정당한 응징인가,안정적 석유공급 길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음모인가.그러나 이 책의 입장은 다르다.미국을 비롯한 구미 열강이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는 백인우월주의,나아가 그들이 한사코 부인하고 싶어하는 인종주의와 대량학살이란 지적 전통에 근거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낸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백인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다.19세기 제국주의 팽창과정에서 저질러진 인종대학살의 선례가 나치 홀로코스트의 지적 기반이라는 게 저자의 소신이다.1만 5000원. ●인문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최종덕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김병욱 옮김 인문학에 대한 논의는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있어 왔다.글쓰기의 담론으로 시작된 인문학 논의는 표현의 문제,인문학 위기담론으로 이어졌다.자연과학과 철학,동양과 서양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두 문화’의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는 저자는 지식과 삶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이 책엔 일상적 삶과 지식의 세계를 연결하는 사유와 방법,그리고 그 사례가 담겼다.저자는 지식을 암호화하거나 폐쇄된 자기만의 고유논리로 상대의 지식을 폄하하고 수입지식으로 학문의 권위를 내세우는 학계 일각의 지적 풍토를 비판한다.1만 5000원. ●피카소와의 대화-브로샤이 지음 정수경 옮김 / 에코리브르 펴냄 헝가리 출신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브로샤이의 앵글에 잡힌 화가 피카소의 삶.피카소가 이미 미술가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1940년대 이후의 일화들을 일기형식으로 썼다.피카소의 보헤미안적 기질과 파시즘에 대한 증오 등을 보여준다.피카소는 매일 오전엔 손님을 맞았고 오후엔 작업을 했다.앙리 마티스와의 이야기는 그들이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로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보여준다.피카소는,‘천재화가는 죽어서만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19세기 낭만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게 한 미술가다.2만 1000원. ●U - 보트 비밀일기-제프리 브룩스 지음 문근식 옮김 / 들녘 펴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전쟁 기간중 가장 많은 시간을 잠수함대책을 세우는 데 써야 했다.대서양에 독일 잠수함이 몇 척만 더 있었다면 영국이 멸망할 뻔했다고 훗날 그가 술회한 것처럼,독일 잠수함 U-보트는 2차세계대전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병기였다.개전 초 엄청난 피해를 입은 연합국측은 U-보트 세력에 맞선 호송선단 체계로 대서양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지만,U-보트의 활약상은 수많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신비화됐다.이 책은 통신과 음파탐지를 담당한 기술 부사관의 입장에서 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전 비화다.1만 2000원. ●사이버 문화와 예술의 유혹-이종관 지음 / 문예출판사 펴냄 현대는 디지털 파도로 상징되는 정보화의 시대다.이로 인해 사이버 공간이 창궐하게 됐지만 사이버 공간이란 특성 때문에 그 속에서 인문학적 상상력과 해석학적 마인드를 찾아보기 어렵다.저자(성균관대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 인문학적 사유를 불어넣는다.한편 정보화가 추진됨에 따라 생체적 몸을 지닌 인간은 인간 이후의 존재자,즉 포스트 휴먼에게 역사의 주도권을 물려주고 도태될지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다.저자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좇아 예술을 감성적·장식적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고,존재의 진리를 드러내는 진리현상으로 밝혀낸다.1만 8000원. ●카트린 M의 전설-자크 앙릭 지음 /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작가인 저자가 아내인 카트린 밀레를 모델로 사진작업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와 성에 대한 생각을 밝힌 에세이집.1970년대부터 앙릭은 카트린의 누드 사진을 찍어 왔으며 이 책을 위해 30여컷의 사진을 골라냈다.이 사진들은 자신의 소설세계에 대한 ‘환상적인 지지대’ 구실을 했다.책에는 육체의 재현,누드의 기능,성의 운명 등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앙릭은 부인과 함께 미술 전문지 ‘아트 프레스’를 이끌어 왔으며 2001년 부인이 쓴 ‘카트린 M의 성생활’과 함께 이 책을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해 유명세를 탔다.9500원.
  • 이우연씨 학술대회 논문 “”산림 헐벗으면 백성 굶주린다””

    산의 나무가 무성하고,그렇지 않고가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결론은 ‘산림이 헐벗으면 백성이 굶주린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이우연씨가 ‘18·19세기 산림황폐화와 농업생산성’이라는 글에서 밝힌 내용이다.산림이 황폐할수록 농업생산성은 떨어지고,백성들은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18∼19세기 조선과 현재의 북한이 이를 증명한다. 인구가 늘어나고,산림자원의 수요도 따라서 늘어난 18세기 후반부터 조선의 산야는 헐벗기 시작했다.그럼에도 조선왕조는 산림과 하천·저수지는 백성 모두가 이용하는 것이라는 ‘산림천택여민공지’(山林川澤與民共之)의 이념 아래 산림의 사유화를 규제했다.무덤 주위 일정한 넓이에만 무덤 주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정책에 머물렀다.그 결과 산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유지에서는 연료와 목재,농사지을 땅을 얻기 위한 남벌과 화전,산지개간 등 약탈적 산림이용이 크게 늘었다.사유화가 인정된 일부 산림에서는 법적 권리 다툼(山訟)이 끊이지 않았다.황폐한 산림은 ‘녹색댐’ 역할을 할 수 없다.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8세기 이후 홍수에 관한 기사가 가뭄에 관한 기사보다 갈수록 빈번하다.수확량이 줄어드는 등 농업생산성이 떨어지면서 19세기 후반 농업실질임금도 하락했다.농업생산성이 하락하면 농산물의 상대가격 또한 상승한다.백성들이 살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이씨의 논문은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연 ‘한국의 장기경제통계(17∼20세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서동철기자 dcsuh@
  • 리오리엔트/너희가 세계 경제중심이라고? ‘유럽의 착각’ 깨기

    안드레 군더 프랑크 지음 이희재 옮김 / 이산 펴냄 1980년대 초 사회과학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뇌리엔 안드레 군더 프랑크(75)란 이름이 각인돼 있다.사회과학 붐을 일으킨 진원지였던 종속이론의 대표적 이론가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특히 그의 저작 ‘저발전의 발전’은 종속이론의 물꼬를 연 책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그는 라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가 저발전의 늪에 빠진 것은 봉건제 때문이 아니라 서양 자본주의의 수탈 때문이라고 주장,종속이론 진영의 우상이 됐다.그러나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이름은 차츰 희미해졌다.그런 그에게 다시 한번 학문적 명성을 안겨준 책이 ‘리오리엔트(ReOrient)’다.그동안 학계에서나 가끔 논의되던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지 4년만에 한국어로 완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이산에서 펴낸 ‘리오리엔트’(이희재 옮김)는 서양 지성계에 일대 충격을 던진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철옹성이나 다름없던 서양 근대학문의 역사서술과 사회과학이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마르크스나 베버 같은고전적인 이론가는 물론 아날학파의 거장 페르낭 브로델,‘근대세계체제론’으로 유명한 이매뉴얼 월러스틴,문명의 충돌을 주장한 새뮤얼 헌팅턴까지 그의 비판엔 성역이 없다.비판의 논거는 무엇일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책 제목이 암시하듯 저자는 유럽중심주의에 함몰된 시각을 수정하고 세계사와 현대 경제에 관한 사고의 틀을 완전히 바꿀 것을 요구한다.저자에 따르면 이른바 유럽중심주의란 것은 유럽지향의 역사가와 사회이론가들이 유럽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명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유럽중심주의는 19세기 후반 이후 오늘날까지 유럽 혹은 서양의 패권을 재생산하는 정치적·경제적·문화적 버팀목 구실을 해 왔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배를 통해 전세계로 전파됐다.이같은 견해는 “유럽사는 없다.오직 세계사만이 존재한다.”고 한 프랑스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의 관점과도 맥이 통한다. 책은 유럽중심사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양상으로 드러났는가를 소상히 밝힌다.마르크스는 유럽만이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할 수 있는 자본주의적 맹아를 지니고 있으며,‘아시아적 생산양식’으로 대표되는 아시아는 정체성이 고착화돼 있다고 믿었다.나아가 아시아가 이런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선 유럽으로부터 진보의 수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한편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자본주의의 피와 살이라고 여긴 베버는 유럽이 아닌 지역의 종교는 모두 신화적이고 신비적이며 주술적인,한마디로 반(反)합리주의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따라서 합리적 정신이란 효모를 가진 ‘서양’은 발흥했고,그것을 결여한 ‘나머지 세계’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저자는 유럽의 역사가로선 예외적으로 넓은 시야를 지닌 페르낭 브로델조차 “중국이 낙후된 것은 이슬람이나 서양보다 덜 발달된 경제구조 때문이었다.”는 식의 그릇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뿐만이 아니다.저자에 의하면 유럽인들은 지리학도 ‘발명’했다.‘유라시아’란 말 자체가 유럽중심적이기 때문이다.유럽은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변경의 일개 반도에 지나지 않는다.그럼에도 유럽인들은 유럽중심으로 ‘역사의 진전’을 지도상에 표현해 왔다.예컨대 메르카토르 도법에서는 조그만 섬나라인 영국이 인도만큼 크게 그려진다. 이 책은 ‘아시아 시대의 글로벌 경제’란 부제에 걸맞게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세계경제 체제를 조망한다.저자는 유럽의 세계지배는 1800년 이후 지금까지 길어야 200년 남짓 이어진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근대 유럽의 경제성장은 유럽 스스로 달성한 것이 아니고,‘유럽 예외주의’로 이룩한 것도 아니다.1800년 이전의 유럽은 세계경제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중요하지도 앞서지도 않았다.1800년 이전에 세계경제에서 우세를 점한 지역이 있다면 그것은 아시아였다.그 정점에 중국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중심자들은 이와 같은 전체론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보지 않는다.합리성이나 기업가정신,기술혁신 등을 모두 유럽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예외적 현상으로 간주한다.저자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재미있는 비유를 든다.“유럽은 아시아 경제라고 하는 열차의 3등칸에 달랑 표 한 장 끊고올라탔다가 얼마 뒤 객차를 통째로 빌리더니 19세기에 들어서는 아시아인을 열차에서 몰아내고 주인 행세를 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저자가 단순히 아시아의 재부상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쓴 건 아니다.그는 유럽중심주의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인종중심주의와 자민족중심주의에 반대한다.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건 패권을 쥔 중심이 주도하는 일방적 질서가 아니라 세계의 모든 지역이 평등하게 교류하면서 공존하는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란 인류 보편의 이상이다.이 책은 99년 세계사학회가 수여하는 ‘으뜸저작상’을 받은 데 이어 2000년엔 미국사회학회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미술

    ■ 대구 지하철 화재 희생자를 돕기 위한 자선 작품전 3월4일까지 갤러리 올(02)720-0054.사단법인 한국전업미술가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매일신보사가 후원하는 자선 기획전.한국화·서양화·조각 등 3개 분야.김춘옥·정란숙·우제길·하승희 등 80여명 출품. ■ 제1회아트서울전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514-9292.공모전 과정을 통해 선정된 작가들이 참여한 아트페어.도정숙·백원선·김숙자 등 출품. ■ 중국현대목판화전 5월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20세기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극명하게 표현한 목판화 작품. ■ 운보 김기창전 28일까지 우림화랑(02)733-3738.‘청산목동’‘미인도’등 유작 29점. ■ 밀레의 여정전 3월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전.대표작 ‘라 샤리테’(동정심)등 150여점.반 고흐 등 밀레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비교전시.
  • [씨줄날줄] 모나리자 미소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르네상스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모나리자 초상화’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천재가 남긴 ‘신비로운 미소’라는 마력에 끌린 탓도 있지만 박물관 전시품 중 유일하게 ‘원판’이 아니어서 이곳에서만 사진 촬영이 허용된 것이 보다 현실적인 이유다.사진을 찍는 관람객들은 한결같이 얼굴의 긴장을 풀고 입 끝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모나리자의 미소를 흉내내지만 모나리자의 미소가 재현됐다는 소식은 없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이 미소를 두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여성의 애정생활과 대조되는 개념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했다.다빈치 전기작가인 브램리는 ‘예수 같은 여인’으로 평했다.‘모나리자의 미소에는 선과 악이,연민과 잔인함이,무상함과 영원함이 공존한다.동양의 음과 양에 해당한다.’는 등 신비의 덧칠이 씌워진 것은 모두 20세기 들어서의 일이다.19세기까지만 해도 모나리자의 미소는 ‘악마적으로 해석된 여성다움의 화신’,다시 말하면 요부(妖婦)정도로 해석됐다.나폴레옹이 이 그림을 침실에 걸었던 이유도 이런 해석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외신은 미국 하버드대 마거릿 리빙스턴 교수의 보고서를 인용,‘모나리자 미소의 신비가 풀렸다.’고 전했다.리빙스턴 교수는 “모나리자를 똑바로 쳐다보면 신비한 미소가 사라지지만 눈 등 다른 부분을 보면 미소가 뚜렷해진다.”면서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면서 눈의 시각 정보처리 과정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회화는 과학이며 정보 전달의 수단이라고 역설했던 다빈치이고 보면 신비의 미소에는 뜻밖의 메시지가 담겨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미술평론가들은 4년에 걸친 작업에도 불구하고 끝내 미완성 상태로 남은 모나리자의 미소를 ‘불확실성에 대한 포용력의 원칙’이라는 추상적인 용어로 정의를 내린다.여러 번에 걸쳐 물감을 공들여 덧칠하면서 사람들의 눈을 1차적으로 끄는 눈과 입 주변을 흐릿하게 처리한 데서 신비로움이 발산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미소는 모나리자 미소와 부처의 미소다.마음의 눈으로 부처의 미소를 보듯 모나리자 미소 역시 마음으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득정 djwootk@
  • Q&A로 보는 호제작 ‘갱스 오브 뉴욕’ / 19세기 뉴욕 혼돈과 폭력

    올해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화제작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이 28일 국내 개봉된다.영화는 제작에 들어간 3년 전부터 큰 주목거리였다.무엇보다,이름만으로도 팬을 몰고 다니는 감독 마틴 스코시즈가 30년을 별러 내놓은 서사액션이라는 점.덧붙여 결정적인 이유.리어나도 디캐프리오,대니얼 데이 루이스,캐머룬 디아스 등 캐스팅이 초호화판이다. Q: 뉴욕의 갱?마피아 영화”” A:사전정보가 없다면 제목에서 오는 오해부터 털어야겠다.영화는 마피아 세계와는 전혀 관련없다.그도 그럴 것이 극의 배경은 150여년 전,모든 게 혼란스러운 뉴욕의 생성 초기.극적인 얼개로 드라마를 곱씹는 재미,비감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폼’을 낸 마피아 영화의 익숙한 정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뉴욕의 슬럼가였던 파이브 포인츠를 무대로 토착세력과 이민자,상류층과 빈민층의 갈등과 대립이 극사실주의 폭력으로 일관되게 그려진다. Q:스코시즈의 서사액션이라… 스케일이 보통 아니겠네? A:‘택시 드라이버’ ‘뉴욕뉴욕’ ‘분노의 주먹’ 등으로 뉴욕 기층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데 탁월한 감독이다.하물며 한번도 영화화되지 않은 19세기 뉴욕을 담는 욕심이 어지간했을까.세트장의 위용부터 그렇다.1860년대 뉴욕을 세트로 재현하는 데 1억 3000만달러가 들었다.컴퓨터그래픽을 일절 쓰지 않은 덕에 액션의 생동감도 몇 배로 강화됐다.도입부와 후반부에서 칼과 도끼가 난무하는 군중 살육전 등은 선굵은 남성취향의 액션물임을 그대로 웅변한다.그런데…. Q:이색소재에 스타군단,뭐가 문제? A:어렸을 적 아일랜드 이주민 집단의 대표자인 아버지(리암 니슨)가 원주민 우두머리인 부처(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손에 처참히 살해되는 광경을 목격한 그날 이후 발론(디캐프리오)은 복수만을 노려왔다.이야기의 뼈대는 청년이 된 발론의 복수와 사랑이다.부처의 심복으로 위장접근해 결전의 기회를 노리는 와중에 부처의 여자인 소매치기 애버딘(캐머룬 디아스)을 만난다. 감독의 의도를 읽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역사비판적 시각을 담되 철저히 흥행요소에 기대자는 계산.시시각각 날을 세워가는 부처와 발론의 심리전,발론과 애버딘의 삐걱대는 로맨스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운율을 빚는다. 그런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려는 감독의 욕심이 부담스럽다.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의 분노와 신념은 몇 점 먼지일 뿐이라고 웅변하고 싶었던 걸까.발론과 부처의 대립이 아일랜드 이주민과 그들의 존재를 뿌리째 부정하려는 토착세력의 갈등을 일관되게 상징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하지만 남북전쟁의 긴장이 양측의 대립에 맥락없이 끼어든다 싶더니 나중엔 ‘뒷수습’까지 맡는다.결전의 날,살육의 아비규환을 잠재운 건 징집반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가 쏘아올린 포탄이다.잔뜩 긴장한 관객들은 감독이 던진 예상외의 ‘카드’에 갑자기 허탈해지고 말 듯. Q: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연기가 압권이라는데? A: 디캐프리오 팬이 섭섭할 만큼,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살인광 연기가 돋보인다.절대악이라기보다는 명분과 신념을 가진 인물로 객관화된 캐릭터를 얼마나 실감나게 구사하는지,한참동안 그를 몰라볼 정도.올 아카데미에서 가장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다. 황수정기자 sjh@
  • 샤갈/샤갈의 그림에 숨겨진 진실

    모니카 봄-두첸 지음 / 남경태 옮김 한길아트 펴냄 ‘러시아 유대인의 고향’ 벨로루시 비테프스크의 한 유대인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하늘을 날아다니는 소와 공중에 떠 있는 연인들,낭만과 환상을 찬미하듯 밝은 색채의 이미지들로 충만한 샤갈의 그림은 여느 현대회화와는 달리 푸근하고 소박한 감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이란 시와 카페 이름이 그렇듯 샤갈과 그의 작품은 이미 소박한 평화의 보편적 기호로 작용한다.하지만 그것이 과연 샤갈의 진실일까. 영국의 프리랜서 작가이자 전시기획자인 모니카 봄-두첸이 쓴 ‘샤갈’(남경태 옮김,한길아트 펴냄)은 샤갈이란 ‘상품’의 외피 속에 가려진 진실을 낱낱이 해부한다.샤갈의 ‘소박함의 가식’을 여지없이 폭로한다. 샤갈의 작품은 일견 순박해 보이고,또 그 자신 늘 직관적 천재인 것처럼 처신했지만,샤갈은 결코 소박하지 않은 복잡한 인물이었다.80년에 이르는 긴 활동기간 동안 이질적인 문화와 다양한 기법을 두루 거친 그는 소박과 세련,온건과 오만,시기와 관대,우울과 쾌활 등 모순적인 성격의 복합체였다. 샤갈은 자신이 독창적이며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천재화가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조장했다.자신이 받은 예술적 영향력을 인정하기에 인색했으며 자신의 작품과 기법에 관한 설명을 회피했다.샤갈은 자신이 열아홉 살에 처음으로 화가수업을 받은 유대화가 예후다 펜에게서 아무 것도 배운 게 없다고 했지만,그는 펜으로부터 유대 전통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샤갈의 작품세계를 특징짓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샤갈의 발명품이 아니다.그것은 하시디즘 유대교의 문화적·종교적 유산이다.1730년대 정통 유대교의 합리주의와 지적 현학성,엘리트주의에 반대해 일어난 이 운동은 신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강조하는 한편 모든 사물과 인간에게는 성스러움이 깃들어 있다는 주장을 폈다.이 운동은 곧 대중의 인기를 끌어모았다.19세기 말∼20세기 초 유대 작가들의 문학작품에서는 샤갈의 화면과 같은 세계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그러나 샤갈은 평생 유대화가라는 낙인을 거부했으며 적어도 공개적으로 보편적인 화가로 비쳐지기를 바랐다. 저자는 샤갈이 러시아 유대계로서 보낸 어린 시절,제1차세계대전 이전 파리 아방가르드와의 접촉,혁명기 러시아에서의 활동,미국과 남프랑스에서 보낸 만년,98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의 과정을 꼼꼼히 추적한다. 글라스노스트 이후 서구에 소개된 샤갈 관련 시각자료와 문헌을 바탕으로 쓴 최초의 샤갈 연구서란 점에서 이 책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2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런책 어때요

    ***왜 사냐면...웃지요 김열규 지음 궁리 펴냄 “만산(滿山) 홍록(紅綠)이 휘두르며 웃는구나.” 우리 옛 시조는 푸른 잎,단풍 잎도 웃는다고 했다.그런가하면 꽃이 떨어지는 걸 보고도 “봄날이 며칠이랴.웃을 대로 웃어라.”라고 노래했다.지는 꽃잎도 바람과 장단 맞춰 흔들흔들 웃는다고 했던 그 살가운 감성,흐드러진 웃음은 어디로 갔을까.우리는 왜 웃음기근 속에 살게 됐을까.한국인의 마음살이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전달해온 저자가 풀어놓는 한국인의 웃음의 미학은 신선하면서도 걸쭉하다.한국 문화에서 웃음이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가를 민담,소설,판소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살펴본다.1만 2000원. ***이덕일의 여인열전 이덕일 지음 김영사 펴냄 고구려와 백제건국의 숨은 주역 소서노,황제국가를 꿈꾼 고려의 여걸 천추태후,세계를 지배한 대제국 원을 움직인 고려출신 여인 기황후….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속 여인들의 삶을 엄정한 사료해석을 통해 밝혀냈다.인간중심의 역사서 집필에 몰두해온 저자(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는 이책에서 역사 인물들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살려내는 데 주력한다.한 예로 진덕여왕은 서라벌 출신 진골 정통들의 반발과 당나라의 위협에 맞서 김유신과 김춘추로 대변되는 소외세력을 등용,국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1만 7900원. ***농부의 마음으로 경영하라 앨런 힉스 지음 함규진 옮김 / 시대의창 펴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래의 자연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그 시스템을 유지한다.예컨대 초목은 가을 결실기가 끝나면 낙엽을 퇴비 삼아 지력 회복을 꾀하고 양분을 축적하기 위해 생산활동을 멈춘다.때론 해걸이를 통해 양분과 소출의 균형을 맞춘다.때문에 대지의 힘을 전혀 고갈시키지 않은 채 생산력을 유지할 수 있다.사람과 조직의 양생원리도 이와 같다.이 책은 유기농법의 방식을 원용,개인과 조직의 지속가능한 경영프로그램을 제시한다.그것은 일할 때 칭찬과 격려 등의 깨끗한 자원으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으로 요약된다.1만 3000원. ***영혼의 정원 스태니슬라우스 케네디 지음 이해인·이진 옮김 / 열림원 펴냄 자연의 고요함과 에너지,아름다움과 너그러움을 일깨워주는 명상록.자연의 사계와 정원의 신비를 우리의 삶과 연관지은 영혼의 일기다.저자는 ‘스탠’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수녀.인간은 삶이란 작은 정원에서 날마다 생각하는 나무같이,기도하는 잎사귀같이,각자 영혼을 가꿔가야 할 정원사란 메시지를 전한다.글 끝자락마다 짤막한 지혜의 어록도 실렸다.“내 영혼은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하지 않고선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찾을 수 없다.”(미켈란젤로)“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매일 한 가지씩 버려라.”(노자) 등이 그것이다.1만 3500원. ***고전소설 바르바라 지히터만 등 지음 두행숙 옮김 / 해냄 펴냄 알렉산드르 뒤마의 ‘몽테 크리스토 백작’.70명의 직원이 매년 20∼30편씩 소설을 찍어내는 ‘소설공장’에서 만들어진 작품임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가난과 간질,도박벽에 시달리던 도스토예프스키가 짧은 시간 안에 소설을 지어내지 못하면 글쓰는 노예가 될 위기에 처해 쓴 작품이 ‘죄와 벌’이란 사실은 얼마나 경이로운가.이책은 우리가 고전소설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과 경외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세계문학의 원형이라 할 16∼19세기 명작소설 50편의 내용과 창작배경을 다뤘다.1만 5000원 ***존재하는 무0의세계 로버트 카플란 지음 심재관 옮김 / 이끌리오 펴냄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0의 개념은 인도문명이 낳은 것이 아니다.그보다 훨씬 이전인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갈 뿐 아니라 마야 같은 독자적인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다.따라서 0의 개념은 보편적 성격을 띤다.반면 저자는 인류가 0의 도움 없이 큰 숫자를 계산하는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도 실감나게 보여준다.수학에 능했다는 그리스인에게도 0이 없었다.0을 주제로 인류 문명사를 거시적으로 그려낸 이 책엔 0이 갖는 인문학적 의미를 다룬 에세이들이 실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1만 2000원.
  • “럼즈펠드는 가문의 수치”고조부 나라 獨친척들 잇단 獨비하발언에 발끈

    최근 대 이라크 정책과 관련,독일에 연일 쓴소리를 했던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미 국방장관이 독일의 친척들에게 냉대를 받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9일 보도했다. 독일 브레멘 근교의 작은 마을 바이헤 쥐트바이헤는 럼즈펠드 장관의 고조부인 하인리히 럼즈펠드가 19세기 미국으로 이민하며 떠나온 고향으로 지금도 룸스펠트(Rumsfeld) 성을 가진 사람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대다수 독일인과 마찬가지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이 마을의 ‘럼즈펠드’들은 25년전 럼즈펠드 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대사로서 유럽으로 금의환향할 때 환영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 럼즈펠드 장관은 더이상 자신들의 친척이 아니라고 공언하고 있다. 결혼전 성이 룸스펠트인 한 여성은 지난 8일 럼즈펠드 장관이 참석한 뮌헨유럽안보정책회의장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가담,“그와 친척 관계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 안보회의에서 “늙은 유럽”이라는 발언은 “오래된 친구”라는 표현처럼 애정으로 한 말이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뿌리가독일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그의 친척들에게조차 먹히지 않는 듯 한 룸스펠트 가문의 여성은 “우리의 관계는 너무나 멀어진 듯 하다.”고 꼬집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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