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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설비투자 전망치 3.8%→ 0.9%로 ‘폭삭’ 상품수출도 2.2%→ 0.8%로 대폭 하향 내수·수출 부진에 ‘구조적 저성장’ 위기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2%대 저성장’의 덫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로 인해 ‘다이내믹 코리아’가 경제에는 더이상 맞지 않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내수, 특히 내수의 중심인 청년층을 위한 대책 마련과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총선 참패라는 정치지형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정치권도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갈등 구도에서 벗어나 협치(協治)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 수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설비투자다. 지난 1월에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석달 만에 -1.1%로 폭삭 내려앉았다.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서도 올 한 해 증가율이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서영경 부총재보는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특히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업종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은 정부가 정한 5대 구조조정 업종에 속한다. 구조조정 대상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구조조정마저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문제다. 상품수출도 지난 1월에는 올 한 해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에는 0.8%로 내렸다. 올 상반기 전망은 아예 1.9% 증가에서 0.3% 감소다. 수출이 줄어들고 있으니 기업의 투자 계획도 위축되는 등 수출이 이제 경제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내수, 수출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 연말까지 불과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옮겨 가고는 있지만 아직 시장이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규제개혁, 구조개혁,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해 내수 활력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나랏빚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은 “성장 능력 자체가 떨어졌는데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재정을 투입하다가 일본이 거의 8년 만에 나랏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에서 100%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를 확대시키기 위한 정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영국에서 실시 중인 생활임금 등을 예로 제시했다. 19대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경제활성화 관련 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실천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20대 국회에 장기적인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저렴한 주거비로 집을 구하고 결혼하고 아기도 낳으면 인구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청년층이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기업구조, 산업구조가 역동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기고] 민주공화국 지킨 알파고 총선/최형익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기고] 민주공화국 지킨 알파고 총선/최형익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총선이 치러진 4월 13일은 공교롭게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날이었다. 97년 전에 이미 임시정부는 헌법에 새롭게 수립될 나라의 국체를 민주공화국으로 정했다. 20대 총선은 주권자 국민이 민주공화국을 수호하기 위해 궐기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언론과 정치비평가들이 사후약방문 식으로 총선 결과 분석 기사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총선의 대반전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수도권 선거 결과가 그러하다. 서울, 인천, 경기를 아우르는 수도권은 지역 의석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22석이 걸린 대마였다. 이번 총선에서 이 의석의 약 70%에 해당하는 82석을 더민주가 쓸어 담았다. 그것도 단지 26%의 정당 득표로 말이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33%의 정당 득표로 의석의 29%에 해당하는 35석을 차지했을 뿐이다. 사실 이런 결과는 유권자들의 집단적 결단에 의하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다. 그 근저에는 현 정부의 실정과 일방주의를 심판하자는 공감대가 깔렸다. 국민은 새누리당이 야당과의 원만한 합의와 정당한 법적 절차에 의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을 대통령이 거부한 사태에서 권위주의 그림자를 보았다. 국회의장에게 국회선진화법을 무시하고 직권 상정하라고 종용하는 대통령의 집요한 시도에 국민은 기가 막혔다. 마치 ‘짐이 국가’라고 선언하는 듯한 앙시앵레짐의 환청을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결심했다. ‘우리, 피플’이 국가임을 보여 주기로. 일여다야 구도라는 낯선 대진표를 받아 든 주권자 국민은 국민을 모욕하는 정권을 심판하고,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야당을 정신 차리게 하려고 질 수 없는 오직 한 수를 찾고자 알파고로 빙의한 듯하다.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4월 13일 심판의 날 후보와 정당을 달리해 투표하는 ‘신의 한 수’로 새누리당에 원내 제1당 지위마저 박탈하는 굴욕을 안겼다. 총선 결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헌법 제1조가 정한 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자는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주권자 국민을 통치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현 정권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주권 선언이다. 자고 나 보니 제1당으로 부상한 더민주에도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호남의 선거 결과가 그러하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90% 이상 투표하고 19대 총선에서 여덟 석 가운데 일곱 석을 더민주당에 안겼던 광주는 이번 총선에선 여덟 명 당선자의 당명을 국민의당으로 갈아치웠다. 20대 총선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다시 민주주의’다. 주권자들의 현명한 선택 덕분에 민주주의를 가까스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매 선거에서 국민이 알파고가 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정파적 이익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 청년 실업 해소 등 민생경제를 활성화하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 통일을 달성하라는 주권자의 준엄한 요청에 이제 정치권이 화답할 차례다. 정책으로 승부하고 소통하는 민주적 정당정치를 활성화하라는 시대적 요청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당은 여당이건 야당이건 더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20대 총선의 진정한 교훈이다.
  • [여소야대 정국] 새누리 소장 쇄신파 “원유철 비대위원장 안 된다” 반발

    [여소야대 정국] 새누리 소장 쇄신파 “원유철 비대위원장 안 된다” 반발

    친박·쇄신파 주도권 싸움 주목 이한구 “유승민 복당 땐 잡탕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은 새누리당이 수습을 위한 첫 단계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부터 진통을 겪기 시작했다. 4·13 총선 참패에 책임지고 사퇴한 지도부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지만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패배 책임론을 공유해야 할 원내대표가 당을 혁신할 직책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이 17일 불거졌다. 이학재·황영철·김세연·오신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최단기간 내 선출한 뒤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돼 비대위를 구성하고, ‘혁신형 비대위’가 당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김 의원은 쇄신파로 분류되고 이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다. 재선된 오 의원은 서울 최연소 의원이다. 19대 총선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주광덕 당선자도 성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물러난 지도부는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비대위원장 의결을 위한 22일 전국위원회 소집 이전에 원내대표 선출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등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서마저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간 파열음이 불거진 셈이다. 친박계는 우선 급한 대로 원 원내대표가 뒷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비박(비박근혜)계는 ‘신박계’인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반대론이 높다. 비박계 중진 심재철·김재경 의원 등도 이날 “필승지국(必勝之局)을 유사 이래 최초 2당으로 만든 잘못을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는 없다”며 불가론을 폈다. 비대위 인선은 혼란에 빠졌지만, 각 계파는 내년 대선까지 당권을 장악할 전당대회로만 시선이 쏠린 형국이다. 탈당파의 복당을 놓고도 계파별로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에 대해 “그렇게 가면(복당을 허용하면) 새누리당은 또다시 ‘이념 잡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쇄신파 일각에선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복당을 빨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4·13 총선을 마감하며] 국민은 ‘알파고’ 수준, 정치는 네안데르탈인 시대

    [4·13 총선을 마감하며] 국민은 ‘알파고’ 수준, 정치는 네안데르탈인 시대

    지지부진한 선거구 획정과 볼썽사나운 공천 다툼으로 시작해 충격적인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귀결된 4·13 총선. 그 역사의 현장을 지켰던 기자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몇 달간 각 당의 심야 공천 회의를 밀착 취재하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전국의 선거구 표밭을 누비느라 탈진했던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15일 이번 총선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털어놨다. 김상연 기자 좀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4·13 총선을 관통하면서 나를 가장 곤혹스럽게 했던 것은 ‘알파고’였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드라마틱한 대결을 보면서 나의 전두엽은 ‘사이보그’니 ‘포스트 휴먼’이니를 상상하며 마구 미래로 내달렸지만, 정작 내가 데스크에서 다뤄야 하는 기사는 네안데르탈인급의 원시적이고 퇴행적인 공천 드잡이였기 때문이다. 분명히 둘 다 21세기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었으나 둘 사이의 간격이 비현실적으로 컸기에 차라리 몽유(夢遊)의 충동을 느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강산이 세 번 변한 뒤 치러진 이번 총선은 정치라는 것이 이제 비즈니스이자 게임처럼 변모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말았다. 그래도 예전 선거는 가식적일지언정 최소한의 거창한 명분을 들먹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공천 과정에서 여야는 저마다 ‘에이, 다 알면서 새삼스럽게 뭘~’ 하는 식으로 국민 앞에 안면몰수하고 승리와 세력 챙기기에만 혈안이 됐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지역감정의 벽을 깨겠다며 상대 당 아성에 도전했던 역사는 이제 ‘험지 출마’라는 해괴한 용어와 함께 게임처럼 변질됐다. 도대체 그 지역에 그 사람을 공천한 명분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여론조사 계산기를 두드리고 이런저런 계파별 친소관계를 따진 뒤 출마자를 점지하기 바빴다. 후보자의 가족들도 ‘가족 비즈니스’처럼 총동원돼 “우리 아빠, 우리 남편(아내) 찍어 주세요”라고 읍소했는데, 왜 찍어 줘야 한다는 건지 제대로 된 명분은 들어보지 못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과 세금의 사용을 위임받는 정치가 숭고함과 명분을 도외시하고 비즈니스화, 게임화할 때 그것처럼 추악한 것도 없다. 정치가 탐욕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동물처럼 게걸스러워지면 인간의 정체성을 가진 유권자들은 모멸감을 느낀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것이 한 조각의 옷이라고 본다면, 명분을 쓰레기통에 내다버린 오늘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역대 어느 때보다 네안데르탈인 시대에 근접해 있다. carlos@seoul.co.kr 장세훈 기자 ‘여론조사의, 여론조사에 의한, 여론조사를 위한 선거.’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얘기다. ‘상향식 공천’을 내세웠으나 ‘마스터플랜’만 있고 ‘액션 플랜’은 없었다. 출마 채비를 갖춘 예비후보들은 지역구 민심보다 여론조사 숫자에 집착했다. 전체 253개 선거구 중 절반이 넘는 141곳에서 여론조사로 공천자가 결정됐다. 총선 과정에서는 또다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야권에 앞서고 있다는 우세론이 득세했다. 개표 직전까지도 말이다.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는 지지층을 갈라 세웠고, 총선 국면에서 여론조사는 민심 흐름을 살피는 데 장애물이 됐다. 지난해 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국회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코웃음쳤던 상황이 총선 정국 내내 기자의 머리를 맴돌았다. ‘정치는 하수구여야 한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요구다. 물론 정치 문화 자체는 깨끗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 행위는 지지층의 기대 심리가 아닌 정치 부정층이나 무당층의 반발 심리부터 오롯이 챙겨야 한다.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둔 사석에서 “선거는 ‘구도’가 8할(80%)”이라고 했다. 야권 분열에 초점을 맞춘 표현이었다. 국정 운영에서 드러낸 집권 여당의 오만함, 공천 과정에서 표출된 계파 갈등, 정책 실패 또는 부재로 인한 국민들의 아우성 등을 외면하는 ‘외눈박이 정치’는 국민 앞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곰배팔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남는 의문이다. 여권에서는 총선 결과를 놓고 제각각의 ‘곰배팔(꼬부라져 펴지 못하는 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패배의 원인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차기 당권과 대권을 겨냥한 권력 투쟁 조짐도 벌써 고개를 든다. 안으로 굽기 마련인 팔만 휘둘러서는 시쳇말로 ‘노답’(No Answer)이다. 작은 정치는 세력만 구축하면 될지 몰라도 큰 정치는 국민의 마음부터 얻어야 하지 않을까.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국민만 바라보고 앞으로 가겠습니다.”(2012년 1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전매특허였던 이 말이 언제부턴가 정치권의 유행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영도, 소속 지역·세대도 상관없이 어디서나 보증수표처럼 통하게 됐으니까요. 야권 지도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 구호를 차용한 지 오래입니다. “더이상 지역주의도, 진영 논리도 거부하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4·13 총선 개표 직후). 38석이라는 대승을 거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승리 일성으로 “국민들만 쳐다보고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이라는 단어는 신기루 같습니다. ‘국민’을 앞세우는 순간 당리당략, 계파 투쟁, 정치인의 사심(私心) 따윈 사라지고 선공후사·민생 같은 절대선만 남습니다. 신기루 같기에 손에 쥐기도 힘들지만, 쥐었다 싶은 사이 손가락 새로 빠져나가는 건 더욱 순식간인가 봅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4년 전 했던 약속을 중히 여겼더라면 20대 총선 ‘122석’이라는 참패 성적표가 바뀌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뚜껑이 열리고 나서야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만 ‘민심이 절묘하게 심판했다’고 뒷북을 쳤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속마음을, 정작 정치권과 피부를 맞댔던 저희들만 체감하지 못했나 봅니다. 교훈은 언제나 충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민심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8:9’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지 않았더랬습니다. 2012년 대선 때도 야당의 우위가 점쳐졌지만, 유권자들의 방점은 ‘정권 교체’보다 ‘국민 행복’에 꽂혔습니다. 이제 남은 박근혜 정부 임기는 1년 10개월. 새누리당 참패의 총선 결과 앞에 김무성 대표가 “정치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사퇴 일성이 귓가에 두고두고 울립니다. 국민의 따끔한 질책을 잊는다면 4년 뒤에도, 당장 내년 대선에서도 정치인들이 꿈을 꿀 자격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장면 1. “아직 후보는 누굴 찍을지 모르겠어. 애국심들이 부족해. 맨날 싸움만 하고. 근데 당은 국민의당을 찍으려고. 새롭게 기대를 해 봐야지.”(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신당 중앙시장 앞 80대 노인) #장면 2. “30년 동안 새누리당 말고는 찍은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지만, 당은 국민의당을 찍으려고요.”(지난 4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의 한 아파트 상가 내 50대 중반 남성) 4·13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순간 “헉!” 하는 낮은 한숨소리가 절로 나왔던 것은 대부분의 기자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저부터 반성해야겠습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수없이 수도권 위주로 현장 르포를 다니면서도 유권자들의 미묘한 심경 변화를 잡아 내지 못했다는 반성입니다. <장면 1>에 등장한 80대 노인이 불쑥 “당은 국민의당을 지지하겠다”고 했을 때 흠칫 놀랐습니다. 당연히 새누리당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면 2>에 나온 50대 중반의 남성은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었지만,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찍겠다”고 선언하듯 말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바뀌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새누리당의 참패를 예상한 언론, 여론조사기관, 정치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저를 포함한 기자들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현장 취재를 나간 수도권 격전지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분위기에서 내가 압도하고 있다. 내가 따라잡고 있다”고 자신하듯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지연,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메르스 늑장 대응, 국민 합의 없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공천 파동 등 정부와 새누리당이 보여 준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민심의 심판은 매서웠습니다.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유권자와 정치인들의 매개체가 되어야 할 기자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하지는 않았나 돌아봅니다. 더이상 ‘우매한 국민’이 아닙니다. ‘우매한 기자’인 제가 먼저 반성합니다.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잘생겨서 뽑아줄 거예요.” “젊잖아요.” “아무래도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낫지 않겠어요.” “무조건 1번입니다.” “잘 모르겠어. 정치에 관심 없어. 아무나 뽑을 거야.” 20대 총선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에게 ‘투표의 기준’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의 8할은 이랬다. 표심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나머지 2할은 어느 정도 정치적 식견이 있었지만 대부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단 진영 논리에 따른 투표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또 ‘정치 무관심’을 얘기했다. ‘생업’을 핑계로 들었다. 후보자들의 ‘표 호객 행위’ 현장에서는 귀를 막고, 또 악수를 피하며 고개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국민이 여당을 심판했다”, “새누리당 참패”. 개표 결과가 나오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결과였다. 정치에 관심 없다던 국민들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내 놓았다는 건 뒤통수를 칠 만한 대반전이었다. 미술 기법 중 ‘사진 모자이크’라는 게 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완성된 사물을 그리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수백, 수천 가지의 다른 사진들로 채워져 있는 작품이다. 국민들의 표심도 이런 사진 모자이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 1표에 담긴 투표의 기준은 천차만별이지만, 그것이 모이고 모여 ‘심판’이라는 거대한 의미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국민들 개개인의 다소 비합리적일 수 있는 기준에 따른 선택들의 총합이 고도의 ‘합리성’을 띤 결정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던 국민들이 무섭게 느껴졌다. 모르는 척하면서도 정치권에서 누가 싸우는지,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무릎을 꿇고 애걸복걸하는지, 그것이 진정성 있는 호소인지, 누가 더 나은 인물인지 정도는 가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여당의 ‘사람 보는 눈’은 국민의 ‘사람 보는 눈’을 따라가지 못했다. 국민들은 올바른 선택을 했고, 당선자도 될 사람이 됐다.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지난 13일 선거 결과에 새누리당도 놀랐지만 솔직히 기자도 놀랐다. 특히 수도권 격전지에서 직접 만난 후보들이 전부 낙선했다. ‘기자의 저주’라는 소문이 날까 두려울 정도였다. 기자가 만난 후보 중 정말 이길 것 같았는데 진 후보가 네 명 있었다. 서울 A 후보는 상대 쪽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캠프에선 피로감이 느껴졌고 후보 가족은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 A 후보는 지역에 넓게 뿌리내린 특정 직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캠프는 잘 돌아가는 공장처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서울 B 후보는 가는 곳마다 박수를 받았다. 길 건너편에서도 손을 흔들어 줬다. 경기 C 후보의 캠프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19대에 단일화를 하고도 간신히 당선됐던 상대 후보가 이번엔 단일화에 실패했다. 경기 D 후보 측도 승리를 확신했다. 여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 공천된 전문성 있는 인물로,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뒤처지지 않았다. 흥미로웠던 것은 A, B 후보는 그 지역에서 3선을 한 강적들과 맞붙었지만 최후까지 접전을 벌였고 C, D 후보는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인 지역에서 커다란 표차로 졌다는 것. 바꿔 말하면 적지라 생각하고 뛴 후보들은 그나마 접전을 벌였고, ‘집토끼’의 결집을 노렸던 후보들은 완패했다는 것이다. 사실 집토끼 챙기기는 중앙당 차원의 전략이었다. ‘읍소’ 전략은 지지층 투표율이 더 중요한 재·보선에서 쓰던 것이다. “운동권 정당에 표를 주시겠냐”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원 유세 발언들도 대부분 흔들리는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보고 화가 난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뿐만이 아니다. 기자가 본 후보들도 주요 지지층인 중·노년 유권자를 겨냥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빠져나간 낮 시간에 집중 거리 유세에 나서거나, 종일 노인 무료급식 장소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한 후보의 명함을 받은 남성이 웃으며 손을 잡아 줬다. 그때 저만치서 배낭을 맨 젊은 여성이 발길을 돌려 다른 길로 걸어갔다. shiho@seoul.co.kr
  • [시론] 총선 이후, 내수보다 수출이 답이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시론] 총선 이후, 내수보다 수출이 답이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총선이 끝난 지금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가 구성되면서 경제 정책에서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는 국회를 통한 정책 수립이나 제도 변경은 19대 때보다 더 많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확대재정 정책이나 여당이 계획하던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또한 4대 개혁 중 노동개혁은 물론 은산 분리를 포함한 금융개혁 등 국회의 입법을 필요로 하는 개혁은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정책 역시 미국의 ‘베넷-해치-카퍼’(BHC) 수정법안으로 인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선 이후 정책 당국은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예상된다. 문제는 통화정책 또한 과도하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리 인하로 늘어난 유동성이 기업 투자나 소비 지출로 흘러가기보다는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버블(거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자본 유출이 가시화될 경우 한국은행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으며 버블 붕괴가 우려된다. 하반기부터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는 것도 우리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과도한 경기부양을 선택할 경우 우리 경제는 ‘호황-불황 순환’의 정치적 경기 변동 사이클에 들어갈 수 있다. 선심성 복지정책이 추가될 가능성도 높아 재정건전성도 우려된다. 정책 선택에서 논란이 심해지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정책 당국자들의 위기 대응 능력도 낮아질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경제 여건 또한 만만치 않다. 미국은 오는 6월과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최근 수출 증가세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높다. 국내 경기가 경착륙을 하거나 자본 유출로 외환시장 불안감이 높아질 경우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따라서 총선 이후 정부는 정책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먼저 과도한 내수 부양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경기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이전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금융완화 정책은 경계해야 한다. 기업 투자나 소비를 늘리지도 못하면서 일시적인 건설경기 부양으로 부동산 버블을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전과 같이 과도한 내수 부양은 위기를 초래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금융완화 정책이 일본과 같이 환율을 높여 수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견해 또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원화가 국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환율을 올리기도 어렵다. 또한 환율이 올라가더라도 자본 유출이 발생하면서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수출 증대보다는 외환위기를 염려해야 할 상황으로 급변할 수 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내수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아무리 내수를 부양해도 지금과 같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경우 경착륙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 환율을 높이기는 어렵지만 수출을 장려해 경기를 되살리도록 해야 한다. 기업 투자가 늘어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신산업 육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기업 투자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 재편이 중요하다.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20년째 같은 상품을 수출하는 현재의 산업 구조로는 정부 규제를 완화해도 기업 투자가 늘어날 수 없다.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고 있는 지금 정책 당국이 가장 초점을 두어야 할 정책 방향은 경기의 경착륙을 막으면서 동시에 자본 유출로 인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의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정책 당국의 올바른 정책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 [구본영 칼럼]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시대정신 뭔가

    [구본영 칼럼]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시대정신 뭔가

    “픽미, 픽미”, “더더더”, “로보트 태권브이”…. 출근길 전철역에서 귓전을 때리던 각 당의 로고송이 잦아들면서 4·13 총선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마음은 왠지 스산할 것 같다. 관객은 사라지고 쓰레기 더미만 남은 축제장을 보듯이. 사실 이번 총선처럼 정책 대결이 실종된 선거판도 드물었다. 근래 선거전마다 유행했던 ‘무상 시리즈’ 복지 공약 경쟁조차 이번에는 시들했다. 그러니 표밭의 국민들은 심드렁하고 정당과 출마자들만 악다구니를 쓰는 것처럼 비칠 만큼. 유권자들도 망국법이라고 할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어느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한들 어차피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을 간파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각 당 지도부는 미래 비전을 내보이긴커녕 유권자들에게 사죄하느라 바빴다. 친박 대 비박, 그리고 친노와 비노 간 용렬하기 짝이 없는 공천 갈등과 패권 다툼이 원죄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유세장마다 후보들을 등에 업는 ‘어부바 퍼포먼스’를 했다. 하지만 ‘옥새 파동’ 이후 여권 표밭 분열이 켕기는 듯 “공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총선 후 사퇴하겠다”며 시종 머리를 숙여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 함께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물러나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외려 호남 동정표를 바라는 듯이. 호남 표밭에 기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광주 광산을의 자당 권은희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총으로 저격하는 선거 포스터로 물의를 빚자 ‘대리’ 사과해야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선거 기간 중 관훈토론에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묻지도 않았는데도 반 총장을 거명해 “새누리당은 환영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권 경선에) 도전해야 한다”고. 문, 안 전·현 대표도 야권의 대선 발판인 호남표를 놓고 선거전 내내 신경전을 폈다. 문 전 대표가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이라고 국민의당과 안철수 심판론을 제기하면 안 대표가 “(문 전 대표가 통합 야당 오너였던) 19대 총선에서 왜 새누리당 과반을 만들었느냐”고 치받는 식이다. 이를 지켜본 국민은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경제 이슈로는 새누리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과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대리 논쟁이라도 했다. 한국적 양적완화론과 경제민주화의 실효성을 놓고. 한데 안보 이슈는 줄곧 뒷전으로 밀려났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고, 심지어 김정은 참관하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의 지상 분출 실험까지 하는데도 대권 주자들은 표밭에 머리를 묻기만 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북풍이 불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그러나 남의 나라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한·일 안보 무임승차론과 핵무장 용인론으로 대선 레이스를 달군 데 비춰 보면 기이한 현상이다. 선거전에서 네거티브나 선심 공세에 흔들린 개별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을 게다. 하지만 총합으로서 국민의 선택은 이번에도 현명했다고 봐야 한다. 다만 대권 주자들에 대한 판단만은 유보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표 구걸식 선거전을 펴느라 검증 무대에 설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마침 대한민국은 경제와 안보에서 동시에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예고한 4차 산업혁명은 성장과 분배의 융합이란 고난도의 과제를 던진다. 북한 외화벌이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김씨 조선’의 불길한 운명을 암시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통일 방정식을 요구한다. 애초에 국민의 간절한 바람도 상대 당이나 대권 라이벌에 대한 ‘디스’가 아니라 집권 청사진을 스스로 펼쳐 보이라는 것이었을 듯싶다. 까닭에 김 대표든, 문, 안 전·현 대표든 뉴욕양키스의 레전드 요기 베라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한. 이는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을지 모를 반기문·박원순·손학규 등 잠룡들도 마찬가지다. 언감생심 대권을 꿈꾼다면 총선 성적표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함께 이제부터 국민이 바라는 시대정신에 제대로 응답하란 뜻이다.
  • [씨줄날줄] 승복하는 문화/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승복하는 문화/강동형 논설위원

    4·13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전이 막을 내렸다.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양측 모두 아쉬움과 앙금이 남을 것이다. 승자보다는 패자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승복(承服)이라고 한다. 승복이라는 말은 경쟁을 뚫고 벼슬길에 올라 관복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생겨났을 것이다. 승복의 반대말은 불복(不服)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갈등은 승복이 아닌 불복에서 발생한다. 물론 복불복(福不福)은 불복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뜻이다. 한자부터가 다르다. 복과 복 아닌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운명이라는 뜻이다. 한 방송의 예능 프로에 복불복 게임이 있다. 승복과 복불복은 결과를 기꺼이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닮았다고도 할 수 있다. 투표가 주요한 수단인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반드시 투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승복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당내 경선에 참여한 예비후보가 경선 탈락 후 같은 선거구에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57조 2항을 속칭 ‘이인제 방지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연유는 이렇다. 약 20년 전인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이인제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의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두 후보가 모두 낙선했는데 이인제 후보가 이회창 후보의 표를 빼앗아 간 탓이 클 것이다. 2004년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한 셈인데 이 조항은 위헌, 악법 논란이 있다. 이와는 달리 ‘아름다운 승복’의 사례도 있다. 남의 나라 얘기지만 미국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2000년 대선에서 맞붙었다. 플로리다주 개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그러나 고어는 결과에 승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어는 미국 유권자의 48.4%를 득표했고, 부시는 47.9%를 얻었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고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하지만 고어는 명백히 억울하게 대통령 선거에서 졌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고어는 7년 뒤 노벨평화상을 수상, 승복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미국의 대선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였다면 어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라가 두 쪽이 났을지도 모른다. 터무니없는 결과에 승복하라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좀 억울해도 참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스스로 ‘고소·고발 공화국’이라 부를 만큼 지구상에서 고소·고발이 가장 많은 나라다. ‘다 참아도 억울한 건 못 참는다’는 국민들의 잠재된 의식이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현실을 만들었다. 20대 총선의 고소·고발 건이 19대에 비해 두 배나 많다고 한다. 가능한 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승자와 패자가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승복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4·13 총선] 김문수 텃밭서 참패… 5선 이재오 고배… ‘막말’ 윤상현 부활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여권의 주요 거물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대부분 기대 이하였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돼 새누리당 탈당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6선 도전에 실패했고, 역시 공천 배제로 탈당한 친이(친이명박)계 출신 무소속 후보들도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 접전을 벌였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텃밭’에서 일격을 당했다. 여권의 잠재적 ‘잠룡’으로도 거론됐던 안대희(서울 마포갑) 전 대법관 역시 수도권의 유일한 여권 분열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공천에서 배제돼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은 승리해 복당 기대를 높였다.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 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파동’으로 지역구가 무공천 지역으로 선정돼 사실상 여당 후보였지만, 더민주 강병원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 의원의 패배는 그나마 19대 국회에서 명맥을 유지했던 친이계가 사실상 퇴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로써 이 의원이 당으로 복귀할지가 관심사가 됐다. 역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친이계가 주축이 된 수도권 무소속연대 ‘바른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소속 후보들도 여권 분열로 대부분 패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임태희(성남 분당을) 후보를 비롯해 강승규(서울 마포갑)·조진형(인천 부평구갑) 후보 등이 고배를 마셨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김문수 전 지사는 이날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에게 패했다. 3차례 국회의원을 지내고 2차례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김 전 지사는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서 출마해 거물답지 않게 안정적인 지역구를 선택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험지 출마 압력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전 지사는 더민주에 여권의 ‘안방’을 내줌으로써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당초 고향인 부산 해운대에 출마하려다가 새누리당 김 대표의 험지 출마 권유로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안 전 대법관 역시 ‘정치신인’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했다. 안 전 대법관은 이 지역 현역인 더민주 노웅래 의원에게 결국 패했다. 안 전 대법관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승규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해 마포갑이 서울의 유일한 ‘다여’ 지역이었던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번 총선의 스타급 후보로 대선주자로까지 거론됐던 안 전 대법관의 향후 진로도 덩달아 불투명해졌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 3선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윤 의원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정계 은퇴 압력을 받았지만 극적으로 반전을 이뤘다. 공천 과정에서 ‘취중 막말’ 파문으로 배제된 뒤 탈당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실세로서 복당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강조한 것이 선거 승리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내수석부대표, 당 사무총장, 대통령 정무특보 등 주요 요직을 맡으면서도 재선 임기 8년간 지역구를 탄탄하게 관리한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윤 의원은 당선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복당 문제는 당과 협의하겠다. 향후 의정활동도 신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기에 복당되면 윤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의 행동대장 역할을 다시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4·13 총선] 더민주에 회초리… ‘野野대결’ 국민의당 손 들어줬다

    4·13 총선에서 호남 민심은 ‘야야(野野) 대결’에서 국민의당을 택했다. 호남은 광주, 전남·북 28석 가운데 23석 이상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더민주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눈으로 확인시켰다. 더민주가 선거전 내내 강조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당에 투표를 해달라’는 호소도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호남 민심은 생각보다 훨씬 매서웠다. 선거 전 더민주는 광주에서 이용섭(광산을) 후보 등 2~3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국민의당에 8석 모두를 내줬다. 이 후보도 마지막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의 추격전에 결국 자리를 빼앗겼다. 전남 지역 역시 우세를 예상했던 더민주 우윤근(광양·곡성·구례), 신정훈(나주·화순), 노관규(순천) 후보가 새누리당, 국민의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전북은 더민주 이춘석(익산갑) 후보만이 상대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국민의당의 압승은 2004년 17대 총선 때와 비슷하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에서 이탈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창당된 열린우리당은 광주·전남 각각 7석, 전북 11석 등 모두 25석을 확보하면서 새천년민주당을 대체하는 정당이 됐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5석을 얻는 데 그쳐 이후 결국 소멸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호남은 단 한 번도 표를 나눠준 적이 없다’는 말이 이번에도 확인된 셈”이라고 밝혔다. 18, 19대 총선에서도 야권은 무소속을 제외하고 각각 25석, 28석을 획득한 바 있다. 하지만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을 ‘야권의 적통’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전국적인 정당 차원에서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안철수(서울 노원병) 공동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당선자가 호남에서 나왔다. 결국은 국민의당만으로 정권 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더민주에 회초리를 들어 혁신을 요구하고, 양당이 경쟁을 통해 최선을 만들어내라는 요구인 셈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호남 민심이 관심을 갖는 건 오로지 정권 교체”라면서 “이번 총선을 통해 더민주에 힘을 실어주는 것보다 국민의당과 경쟁을 시키는 게 더 옳다고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대선이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 직후 대권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 공동대표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 민심이 이유가 어찌 됐든 안 공동대표를 택하여 힘을 실어준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향후 제3당 체제 확립의 공을 인정받아 안 공동대표는 당내에서도 안정 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민주의 참패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확인시켜 준 측면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과 11일 1박 2일 일정으로 두 번이나 호남을 찾아 무릎을 꿇고 지난 대선 패배를 비롯한 야권의 분열 상황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한편 지지를 재차 호소하면서 ‘정계 은퇴’의 배수진을 친 바 있다. 이를 호남 민심이 외면하면서 문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의 폭도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게 됐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문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해서 대권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호남민들이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4·13 총선] ‘정국의 키’ 잡은 안철수… 정치개혁 주도하며 몸값 높일 듯

    [4·13 총선] ‘정국의 키’ 잡은 안철수… 정치개혁 주도하며 몸값 높일 듯

    4·13 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20년 만에 투표를 통해 3당 체제를 구축한 국민의당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3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것도, 30석을 넘긴 것도 1996년 제15대 국회의 자유민주연합(50석) 이후 처음이다. 명실상부한 3당 구도가 20년 만에 재현되면서 국민의당이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정치 개혁 이슈를 주도하면서 당의 존재감을 키워 가는 것은 물론 19대 국회의 노동개혁 법안이나 테러방지법처럼 현안을 두고 양당이 첨예하게 맞섰을 때 국민의당이 지지하는 쪽이 과반을 점할 수 있게 됐다. 근래 보지 못했던 한국 정치사의 새 국면이 펼쳐지게 된 셈이다. 새누리당은 과반에 실패한 데다 공천 국면에서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켜도 과반 확보가 어렵다. 새누리당으로선 국민의당의 협조가 없으면 법안 하나도 통과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저지선(100석)을 돌파했지만 국민의당과 의석을 합쳐야 비로소 과반에 이르는 만큼 야권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면서도 협력이 불가피하다. 이래저래 국민의당의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의석 분포가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제1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펼쳐질 야권 재편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됐다. 1987년 이후 야권의 양대 그룹인 ‘호남’과 ‘리버럴’(자유주의적 개혁 세력) 중 호남 민심은 명확하게 국민의당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호남의 지지에 2017년 대선 출마를 연계했지만 사실상 더민주가 호남에서 몰락한 탓에 당분간 야권의 전면에 나서기란 쉽지 않다. 반대로 대권 주자로서 안 대표의 위상은 단단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안 대표는 확장론을 내세워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을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남 1당을 밑천 삼아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들을 끌어들여 외연을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안 대표는 앞서 관훈클럽 초청토론회 등에서 “국민의당이 내 개인의 당이 아니고 자리를 잡고 나면 호남, 영남, 충청, 수도권의 대선 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혈혈단신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선거 혁명을 일으켰다. 총선 이후 대선 정국을 장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면서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야권 대선 정국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고, 날개를 달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야권 후보가 호남에서 거부당하면 정말 어렵다. 반면, 호남 민심을 얻으면 영남·수도권에선 그때 가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수도권에서 실패했다고는 하지만 기대 이상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기 때문에 ‘호남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규의 공론정치연구소장은 “‘호남자민련’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비교이며 원내교섭단체 요건을 갖춘 3당의 역할과 지위는 엄청난 것”이라면서 “변화에 대한 유권자 의식이 입증됐기 때문에 야권 재편은 물론 향후 여권까지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안 대표가 수도권 접전 지역에 ‘올인’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노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차례에 걸친 ‘철수 정치’의 오명을 씻는 데 성공했지만 ‘호남자민련’의 꼬리표를 떼지는 못한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총선으로 안 대표는 대선 주자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면서도 “앞으로 더민주가 통합론을 들고 나올 때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또 한번 정치적 시험대를 맞을 것이다. 또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진영 원로들로부터 야권 분열 책임론이 제기될 텐데 극복해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총선 이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안철수계와 김한길 의원과 더민주 탈당파 출신 호남 당선자들이 각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은 이미 야권 연대를 요구하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내던지는 등 총선 이후 당내 헤게모니 전쟁을 위한 포석을 깔아 놓았다. 일각에선 개헌론이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대표의 목적지는 분명 2017년 대선에 있지만 국민의당 내에는 김 의원 등 내각제 개헌론자들이 적지 않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4·13 총선] 대구의 대이변… 31년 만에 野 깃발

    [4·13 총선] 대구의 대이변… 31년 만에 野 깃발

    “더이상 지역주의도, 진영 논리도 거부하겠습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김부겸 후보가 30여년간 야당을 용납하지 않았던 대구에 더불어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2012년 3선 경력을 쌓은 지역구(경기 군포)를 버리고 야권 불모지인 고향 대구에 둥지를 튼 그가 ‘삼수’(三修) 끝에 지역주의의 견고한 벽을 허물고 대구 민심을 얻은 것이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갑에서 3선 의원, 재선 경기지사 출신의 여권 잠룡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대구에서 야당 지역구 의원이 배출된 것은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12대 총선(1985년) 이후 31년 만이다. 14대(92년)와 15대(96년) 총선에서 국민당과 자민련 후보가 뽑혔지만 ‘야당 성향’으로 보긴 어렵다. 소선거구제만 따지면 1971년 8대 총선 이후 45년 만이다. 김 당선자는 “더민주가 선전했지만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는 국민이 다시 한번 굽어살펴 주신 덕분”이라며 “야당이 거듭나야 한다. 대구가 새누리당을 혼내셨듯이 광주가 ‘더민주’에 경고장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는 정치를 넘어 여야가 협력할 때는 협력하고 싸울 때라도 분명한 대안을 내놓고 싸우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는 앞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서는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다. 하지만 이날 출구조사에서 62.0%로 당선을 예약한 데 이어 개표 내내 60%를 넘는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김 당선자는 단지 4선 중진이 아니라 2017년 대선에서 야권의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투표 순조롭게 진행…오후 10시 전 당선자 윤곽 드러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투표 순조롭게 진행…오후 10시 전 당선자 윤곽 드러나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13일 오전 6시 전국 253개 선거구 1만3천83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진행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 전체 투표율은 42.3%를 기록했다. 사전·재외·선상·거소투표 투표율을 합산·반영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같은 시각 투표율인 37.2% 보다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반영됐던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의 같은 시각 투표율(42.5%)보다는 0.2포인트 낮다. 6·4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56.8%였다. 한편 경기 남양주에서는 선거 관계자의 실수로 7명의 유권자가 정당 투표를 못하고,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투표소 근처에서 V자를 그리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곳곳서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충북 보은에서는 선거 지원 버스가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선관위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오전 투표율이 다소 저조하지만, 사전투표가 반영되고 날씨가 개는 오후부터 투표율이 탄력을 받으면 60%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선관위원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등은 이날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사전선거 때 투표했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에 끝난다. 253개 개표소에서 투표함이 도착하는 즉시 개표가 시작된다. 선관위는 오후 10시 전에 당선자 윤곽이 대부분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개표가 늦어지는 지역이나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한 지역은 이날 자정을 전후해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은 과반(150석 이상) 의석 달성을, 더민주는 현 상태 유지(102∼107석)를, 국민의당은 40석 확보를, 정의당은 10석 이상을 각각 목표로 삼았다. 여야는 지역별로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층의 표심, 각종 여론조사에서 투표성향이 높아진 20∼30대와 투표성향이 낮아진 50∼60대 이상의 투표율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경우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는 비교적 순탄하게 운영되고, 이른바 ‘노동시장 개혁’과 각종 ‘경제 활성화’ 입법 등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대로 야권은 18대 총선부터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야권 분열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내홍이 불가피하고,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에도 ‘빨간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남은 국정 과제의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권력이 급격히 분산되면서 ‘레임덕(권력 누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너절한 총선, 넷 중 하나는 책임져라/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너절한 총선, 넷 중 하나는 책임져라/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너저분한 선거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내가 왜 투표장에 가야 하는지 이유를 좀처럼 찾기 힘든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오늘 막을 내린다. 형식은 선거일지언정 내용은 대의정치의 근간과 거리가 먼 여정이었다. 여야의 매가리 없는 정책 공약은 몇 년째 쇼윈도에 걸려 있는 빛바랜 트렌치코트마냥 후줄근했다. 차라리 포퓰리즘 공방으로 뜨거웠던 예전 선거가 그리울 만큼 내일에 대한 비전은 헛된 것조차 나오지 않았다. 여야 모두 유권자들이 살펴볼 거라 생각지 않고 내질렀음이 틀림없고, 실제로 그런 허접한 여야의 레토릭에 눈길 주는 유권자들도 보이질 않는다. 이런 선거는 없었다. 선거를 불과 43일 남겨 놓고까지 선거구조차 정하질 못해 허둥거렸고, 시간에 쫓긴 후보 공천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계파 싸움으로 난장판이 됐다. 편가르기와 편먹기 말고는 무엇도 보여 주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진박(眞朴)과 비박(非朴)으로 나뉘어 진흙탕 공천 싸움을 벌인 끝에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과 유례없는 무공천 사태라는 촌극을 연출했다. 야권은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 주자의 알력 끝에 둘로 갈라져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섰다. 여당보다 먼저 쳐내야 할 적이 돼 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차도지계(借刀之計)로 등장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친노·친문 세력의 힘겨루기로 날을 새웠고, 새 정치를 입에 달고 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비노(非)·반문(反文·반문재인) 인사들을 끌어모아 시나브로 ‘호남당’의 대주주로 탈바꿈했다. 이들에게, 다음 청와대 주인을 넘보는 이들에게 4·13 총선은 처음부터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 오로지 내년 12월 대선만 머리에 담고 어떻게 하면 국회 지형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짤 것인지 골몰했다. 국민의 뜻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내세운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예상대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로 활용됐고, ‘박근혜 지키기’를 앞세워 ‘박근혜 이후’를 도모한 친박 진영은 왕당파의 우악스런 완력이 뭔지를 똑똑히 보여 주고는 결국 성난 민심 앞에 무릎 꿇고 표를 빌었다. 당 쇄신을 앞세운 공방 뒤로 당내 주도권 싸움에 혈안이 됐던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는 어떤가. 거대 여당의 출현만은 막아 달라며 표 동냥에 동분서주했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주역은 계파 싸움에 매몰된 그들 자신이다. 정권교체를 위한 정당 쇄신을 부르짖으면서도 두 사람은 유아독존의 소아적 정치 행태를 고집한 끝에 외려 수권의 문턱만 높여 놓았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민의당을 찍으면 사표(死票)가 된다”거나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할 자격이 그들은 없다. 표를 줄 곳을 찾지 못해 투표를 포기하는 야권표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총선이 어떤 의석 구도를 낳든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세 사람과 친박 핵심 인사들은 결과에 상응한 책임을 지기 바란다. 그것이 최악의 국회에 이어 최악의 총선을 만든 과오를 덜고, 지금의 무책임 정치를 무한책임 정치로 돌려놓을 유일한 길이다. 정치를 실종시킨 그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김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대표직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그것으로 책임을 탕감할 수는 없다. 야권 분열의 호재 속에서도 새누리당이 19대보다 적은 의석을 차지하는 데 그친다면 대권의 꿈까지 접어야 마땅하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필두로 한 친박 핵심들도 그들이 앞세운 ‘진박’들의 총선 성적표에 따라 진퇴를 정하기 바란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연전연패의 신화를 써 온 더민주는 이번만큼은 승패의 매조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으나, 그런 결기를 가장한 비겁부터 던져 버려야 한다. 호남 28석 중 몇 석을 얻지 못하면 정치를 접겠다는 건지 이제라도 밝히고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127석의 제1야당이 100석을 걱정하는 처지가 된 상황만으로도 귀책사유는 분명하다. ‘안철수 때문’이라는 말만은 말아 주기 바란다. 안 대표는 오늘 밤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든 패장(敗將)임을 자인해야 한다. 호랑이에게 먹힐 뻔하다 굴에서 뛰쳐나와 호남으로 달려간 것으로 그는 6년 전 새 정치를 외치며 많은 국민을 달뜨게 했던 ‘안철수’를 지웠다. jade@seoul.co.kr
  • 19대 땐 “삭발” “상의 탈의” …이번 총선선 자취 감춘 투표율 이색 약속

     “투표율 70%를 넘으면 스포츠 머리로 삭발하겠습니다.”(소설가 이외수) “망사 스타킹을 신겠습니다.”(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 때에는 야권 인사와 진보 성향의 유명인을 중심으로 선거 전 투표율 관련 이색 약속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이씨와 조 교수 외에도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미니스커트 입고 춤추기’, 방송인 김제동씨는 ‘상의 탈의하기’를 약속하는 등 투표율 약속 대열에 합류했다. 일반인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동에서 막춤을 추겠다”, “담배를 끊겠다”, “잠을 줄이겠다”며 투표 독려를 위한 이색 약속을 했다. 하지만 당시 투표율이 54.2%에 그치면서 이들이 내세운 약속은 대부분 실현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4·13총선을 앞두고는 톡톡 튀는 약속들이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최고인 75.8% 투표율을 기록했던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2일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통념이 18대 대선에서 깨졌다”면서 “이 때문에 투표율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지지를 확신할 수 있는 ‘집토끼’를 공략하는 쪽으로 뱡향을 튼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를 통한 투표율 제고 공약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이슈와 프레임의 대결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한 선거”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투표를 하라고 독려해 봤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며 이번 총선 투표율은 17대 총선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야권 분열 등으로 일찌감치 여당인 새누리당의 승리가 예상되며 선거 승패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 점도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정치 1번지’ 종로 마지막 날까지 깜깜… 오늘밤 누가 웃을까

    ‘정치 1번지’ 종로 마지막 날까지 깜깜… 오늘밤 누가 웃을까

    4·13총선에서 전국 권역별로 여야가 꼽은 관심 선거구를 짚어 본다. 동대문갑·광진갑 등 ‘스윙 보트’ 지역구만 25곳 ●서울 49석이 걸린 서울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이자 내년 대선까지 표심 향배를 가늠해야 할 지역이다. 앞서 18·19대 총선에서 당선 정당이 뒤바뀐 ‘스윙 보트’ 지역구만 종로, 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 동대문갑·을 등 25곳에 이른다. 앞서 19대 총선에선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48석 중 30석을 가져가며 압승했었다. 각각 공천 파동,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고전했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20여곳에서 마지막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정치 1번지인 종로를 어느 정당이 사수하느냐에 따라 서울의 ‘상징적 승리’가 엇갈릴 수도 있다. 막판 경합했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와 정세균 더민주 후보는 서로 우위를 장담했다. 새누리는 최소한 19대 총선 당시 의석(16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나, 강남벨트를 제외하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송파을, 은평을 등 기존 여당 지역도 후보를 내지 않아 의석을 이미 잃었다. 당은 나경원 의원이 강세인 동작을을 비롯해 기존 야당 텃밭인 강북갑(정양석), 도봉을(김선동), 동작갑(이상휘), 관악을(오신환) 등 경합 우세 지역에 희망을 걸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나선 마포갑, 탈당한 뒤 더민주에 입당한 진영 후보가 버틴 용산도 관심 선거구다. 더민주는 막판 들어 여당심판론, 여야 1대1 구도에 기댔다. 전통적인 야권 강세지역인 동대문을, 강북을, 마포갑, 구로갑, 구로을 등에서 승기를 잡았고, 이런 우세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 번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노원병을 사수하고 김성식 전 의원이 출격한 관악갑에서 막판 역전을 기대했다. 與, 충청대망론에 15석 기대… 강원선 독점구도 흔들 ●강원·충청 1996년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충청권 기반 정당 없이 치러지는 총선인 만큼 충청 표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중원 혈투의 승패가 내년 대선 판도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충청권 의석이 25석에서 27석으로 2석 늘면서 여야는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충청 민심을 놓고 치열히 다퉜다. 새누리는 보수 성향인 충청 유권자들의 선택에 내심 기대를 걸며 다른 지역 대비 장밋빛 전망을 했다. 19대 총선 당시 충청에서 12석 확보에 그쳤던 새누리는 충청대망론에 기대 최소 15석 이상 기대하는 눈치다. 핵심 지역구는 6선의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나선 세종(박종준)이다. 반면 더민주는 충청권 경합지역들이 선거 막판 열세로 넘어가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세종은 ‘이해찬 컷오프’로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전체 8석 중 3석을 가진 충북 판세도 여의치 않았다. 8석으로 1석 줄어든 강원은 19대 때 새누리당이 전석 석권했으나, 무소속 바람이 일당 독점구조를 바꿀지 주목된다. 태백·횡성·영월·평창, 동해·삼척에서 각각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의 당선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백색 바람… 탈당 무소속 연대 이변 최대 변수 ●영남 영남은 이번 총선에서 2석 줄어든 65석이다. 새누리당은 19대 때 67석 중 64석을 석권했었지만, 공천 파동 여파로 최소 10석 이상 잃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이 걸렸다. 여당 심장부인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무소속 백색 연대’가 탄생하며 이변을 연출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주인공은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더민주 후보, 북을의 홍의락 무소속 후보, 그리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3인방으로 나선 유승민 의원(동을)과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의원이다. 이들이 선전할 경우 대구 12석 중 최대 5석까지 내주게 된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내 지형변화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김부겸 후보 진영에서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지원 유세에 나섰고 앞서 11일에는 소설가 이문열씨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지원에 나서는 등 막판까지 세 대결이 치열했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국회 입성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부산 역시 19대 총선에 이어 야당의 동진(東進), 무소속 돌풍으로 낙동강 벨트 함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더민주의 강세는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경수)에서 시작해 부산 북·강서갑의 전재수 후보로 이어졌다. 북·강서갑은 박민식 새누리 후보와의 세 번째 리턴매치로 초미의 관심을 끈다. 부산 사상에선 새누리 출신 무소속 장제원 후보가 새누리 손수조, 더민주 배재정 후보보다 우위를 점했다. 녹색 돌풍 호남서 북진… 더민주 제주 싹쓸이 미지수 ●호남·제주 호남 28석의 향방은 향후 야권 재편은 물론 내년 대선구도까지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이슈다. 더민주가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한 국민의당이 오히려 압승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28석 가운데 20석 안팎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 국민의당은 야권 텃밭의 단단한 지지를 등에 업고 수도권으로 북진(北進)할 수 있다. 더민주는 5~6석 정도가 우세라고 보고 있으며, 문재인 전 대표의 막판 두 차례 호남 방문이 지지층을 결집하기를 바라고 있다. 광주 8석의 향방은 상징성이 더욱 크다. 더민주는 1~2석, 국민의당은 6~7석이 우세 또는 경합우세라고 판단했다. 광산을에서 열세였던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더민주는 전남·북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야당은 15대와 17∼19대 총선에서 제주를 싹쓸이했지만, 20대 총선에서도 전석을 석권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제주 4·3특별법’ 등 야당에 유리했던 이슈가 없다는 점이 더민주로서는 고민을, 새누리당으로서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민주는 강창일(제주갑) 후보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 새로운 후보를 내며 ‘현역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11석 걸린 ‘용·수·성 벨트’ 승패가 운명 가른다 ●경기·인천 73석이 걸린 경기·인천은 여야 모두 막판까지 ‘휘모리 유세’로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바람의 지역’이자 여당 험지인 이곳 역시 살얼음 판세가 20여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경기는 20대 총선에서 8석이 늘어나 60석에 육박하며 여야 공히 ‘무주공산’ 잡기에 혈안이 됐다. 19대 총선 당시는 새누리가 21석, 야당 31석(민주통합당 29·통합진보당 2)으로 여소야대를 이뤘다. 이번엔 최다 인구 지역으로 11석이 걸린 ‘용·수·성 벨트’(용인·수원·성남)의 승패가 관건이다. 새누리는 평택갑(원유철), 화성갑(서청원) 등 우세 8곳, 수원병(김용남), 성남중원(신상진), 부천소사(차명진), 의왕·과천(박요찬) 등 경합우세 16곳 정도를 빼면 전부 경합 또는 경합열세로 판단하고 총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김진표 전 의원과 맞붙은 수원무(정미경) 등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더민주는 당초 경합지로 분류했던 수원정(박광온), 의정부갑(문희상)의 판세를 우세로 전환하는 등 과반 이상 확보를 기대했다. 정의당은 야권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경기 고양갑(심상정)을 사수해야 한다. 인천에서 6석을 가진 더민주는 문병호, 최원식 등 현역 의원들이 국민의당으로 이탈하며 19대 총선 때만큼 선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이들을 발판 삼아 전체 정당 지지율 견인을 꾀했다. 새누리당은 공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한 윤상현 의원(남을)의 선전을 예의주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부겸, 대구서 삼수 통하나… 이정현, 호남에 두 번 안기나

    김부겸, 대구서 삼수 통하나… 이정현, 호남에 두 번 안기나

    4·13총선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선 후보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김부겸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깃발을 꽂는다면 한국 정치사에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16대(2000년)부터 19대(2012년)까지 여당은 대구의 전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김 후보가 승리한다면 중선거구제였던 12대(1985년) 이후 사실상 31년 만에 야당 지역구 의원이 탄생하는 셈이다. 14대(92년)와 15대(96년) 총선에서 국민당과 자민련 후보가 뽑혔지만 ‘야당 성향’으로 보긴 어렵다. ‘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는 17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앞섰다. 19대 총선에서 이한구 의원에게 패했고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서 권영진 현 시장에게 패했던 그가 ‘삼수’ 끝에 여권 잠룡인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단박에 야권 대선 후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대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초선 때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2014년 7·30재보선 승리는 지역주의 장벽을 넘은 의미 있는 승리로 기록됐다.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26년 만에 호남에선 처음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호남이 ‘밑져야 본전’인 심정으로 2년짜리 의원을 한번 내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고향 곡성이 광양·구례와 묶이면서 순천으로 출마한 그가 재선된다면 이변의 주인공이 아닌 중앙무대의 거물로 격상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노관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정운천 후보 또한 더민주의 최형재,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경합 양상이어서 ‘제2의 이정현’이 될지 주목된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은 지난 20년간 뚫지 못했던 전북에서도 한 석을 챙기게 된다. 앞서 19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을에 출마했던 정 후보는 35.8%의 득표율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유승민(동을), 류성걸(동갑), 권은희(북갑) 의원은 또 다른 ‘금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 기반인 대구 민심이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각을 세운 이들에게 마음을 내줄지가 관건이다. 15대 총선 당시 대구에 ‘자민련·무소속 돌풍’이 불었지만 ‘PK(부산·경남) 정권의 TK(대구·경북) 소외’로 인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는 다르다. 새누리당이 동을에 후보를 내지 못해 유 의원은 당선을 예약했지만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는 류·권 의원의 생환에 관심이 쏠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승천이냐 추락이냐… 여야 잠룡들의 운명 ‘4·13’이 가른다

    승천이냐 추락이냐… 여야 잠룡들의 운명 ‘4·13’이 가른다

    4·13 총선은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의 잠재적 대통령 후보들에게도 중대한 갈림길이다. 총선 결과에 따른 대선주자들의 명암을 미리 전망해본다. ●김무성, 과반수 승리 이끄나 20대 총선 승리, 특히 수도권 성적표는 김무성 대표에게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마지막 성과물’이자 대권 행보를 위한 첫 도약대다. ‘총선 승리를 이끌어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한때 개헌 가능 의석인 180석까지 넘봤던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 수도권 민심 악화로 ‘130석도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 아래 김 대표가 직접 ‘읍소전략’의 총대를 메고 나섰다. 특히 지역구 253석 중 48.2%(122석)가 걸린 수도권의 완패 위기가 짙어지자 서울·경기 지역 유세만 하루 10여곳씩 소화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앞서 공천파동으로 총선 완패 위기의 문턱까지 갔던 새누리당이 김 대표가 감행한 옥새투쟁의 과정을 통해 그나마 수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데에는 당 내외 이견이 없는 편이다. 김 대표는 이미 “총선 승패와 상관없이 선거가 끝나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수도권 의석 수는 전체적인 총선 승패와 직결되는 만큼 의미심장하다. 당 관계자는 “‘더 큰 정치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힌 김 대표의 앞길에 총선 결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은 그다음 순서다. ●오세훈, 종로에서 날개 달까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서울 종로 지역구 입성은 정치적 재기를 의미한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책임지고 서울시장직을 내려놓은 지 거의 5년 만이다. 오 후보는 동시에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도 얻게 된다. ‘정치 1번지’ 종로는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등용문’이기도 하다. 다만 국회 재입성 후 당분간은 낮은 자세로 임하며 암중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친박근혜계에서 미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물밑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의원 시절 ‘오세훈계’를 만들지 못했던 오 후보가 국회 입성 이후 자력으로 세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재선 서울시장 출신 대선주자급이나 다선 중진들이 즐비한 당내에서 입지를 구축하려면 난관에 부딪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20대 국회에서 친박계 및 비박계 간 계파구도, 친박계의 입장 변화에 따라 오 후보의 입지는 다소 유동적이다. 반면 오 후보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한다면 재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충청권 대망론’ 불붙이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충청 대망론은 임기가 끝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커질 전망이다. 이미 반 총장의 이름을 내건 정당들이 등장했고(물론 반 총장과 관계는 없다) 그의 고향인 충북에선 ‘반기문 마케팅’을 벌인 후보들이 선전 중이다.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당선자가 많이 배출될수록 충청 대망론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 이후 잠룡들을 중심으로 대선 레이스가 가속화되면 반 총장을 향한 청와대와 친박계 그리고 다른 정치 세력들의 ‘접근’도 조금씩 구체화될 전망이다. 물론 당내 유력 주자들과의 경쟁구도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30일 관훈토론회에서 반 총장을 향해 “정체성 맞는 정당을 골라 당당히 선언하고 활동하라”면서 “새누리당은 환영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의해 도전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격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대표의 행보와 반비례해서 그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기반을 둔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선 후보 ‘영전’ 과정에서 당내 불만이 제기될 수도 있다. ●문재인 ‘호남 지키기’ 성공할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 지난 8일 광주 방문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밝힌 이유에서다. 호남과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계한 ‘배수진 정치’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호남의 지지’가 구체적으로 몇 석을 의미하는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광주에서 단 1~2석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를 비롯해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완패한다면 ‘내뱉은 말에 책임지라’는 공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새누리당의 과반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및 야권분열에 대한 ‘문재인 책임론’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호남에서 반전에 성공하고, 더민주가 총선에서 선전한다면 문 전 대표의 정치 행보는 탄력을 받는다. 그는 앞서 “당권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비주류 의원들이 상당수 탈당한 상황에서 당내 역학구도는 ‘친문재인’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는 사실상 ‘문재인 원톱’ 체제로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들어가는 셈이다. ●안철수 ‘양당 동시 견제 30석’ 돌파할까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현재 기세로는 ‘최소한 20석(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넘어 30석 이상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20석 이상만 얻어도 안 대표의 총선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향후 대선 행보에는 가속도가 붙게 된다. 이 경우 안 대표의 가장 큰 수확은 ‘대권주자로서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앞서 더민주의 야권 통합·연대 제안에 국민의당은 한때 휘청였다. 그러나 안 대표는 당내 ‘연대파’를 제압하고 ‘마이웨이’ 의지를 관철시키며 선거를 총지휘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더 나아가 교섭단체 구성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다면 안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국민의당은 단순히 ‘제3당’ 이상의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되면서 동시에 안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도 다질 수 있다. 당장 안 대표와 제3당 교섭단체의 영향력은 총선 직후 19대 국회 마지막 회기부터 기대해볼 수 있다. 반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다면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는 ‘빨간불’이 들어온다. 야권 패배의 책임도 안 대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박원순 ‘측근 생존’ 얼마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당내 영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측근 그룹은 더민주 공천과정에서부터 고배를 마셨다. ‘박원순 키즈’ 가운데 본선에 나선 것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서울 성북을) 후보,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강북갑) 후보 정도다. 이들 외에 비례대표 11번에 배정된 권미혁 후보가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당선되더라도 원내에서 박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숫자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 시장이 당장 대선주자로서 힘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물론 더민주의 총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당이 다시 격랑에 휩쓸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박 시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해야 한다’는 여론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 입성한 ‘박원순 키즈’들이 박 시장과 당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종반전 접어든 총선 3대 변수

    종반전 접어든 총선 3대 변수

    부동층 - 최대 30%로 늘어… 20대의 47%·60대의 23% 숨은표 - 野 “여론조사 중장년 표심” 與 “2030 與지지 감춰” 투표율 - 정치 불신 높고 이슈 실종… 19대보다 낮을 수도 4·13총선이 1주일도 안 남은 가운데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향배와 여론조사 집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의 선택, 그리고 투표장에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나오느냐 등이 막판 판세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우선 최대 30%에 달하는 부동층의 향배가 주요 격전지에서의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부동층은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었는데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3월 29~31일 실시)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투표할 지역구 후보의 소속 정당’을 묻는 질문에 27%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돌입하기 전인 지난해 말(12월 29~30일) 조사에서의 응답률(21%)에 비해 오히려 6%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대(47%), 60대 이상(23%)에서의 부동층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부동층의 대부분을 젊은층이 차지한다는 것”이라며 “2010년 무상급식, 2014년 세월호 사고와 같은 특별한 이슈나 눈에 띄는 인물이 부각되지 않을 경우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는 드러나지 않은 이른바 ‘숨은 표’를 놓고도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역대 선거에서의 ‘숨은 표’는 보통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해 왔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2010년 6·2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당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48.9%)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31.2%)를 17.7% 포인트나 앞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오 후보(47.4%)와 한 후보(46.8%)의 격차는 0.6% 포인트에 불과했다. 야당에서는 유선전화를 활용해 실시되는 각종 여론조사의 경우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중장년층의 표심만 반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에서는 20~30세대 중에서도 여권 지지 성향을 감추는 ‘숨은 표’가 있다고 맞선다. 여야는 투표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 불신이 높아진 데다 선거 판도를 뒤흔들 대형 이슈가 실종되면서 투표율이 19대(54.2%) 때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전국 단위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사전투표가 투표율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새누리당이 유리하고, 높으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통설이었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성향이 강한 20~30대의 표가 뭉치는 반면,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의 탄탄한 ‘조직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75.8%라는 높은 투표율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투표율 공식’이 깨졌다. 50대 이상 중·노년층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높은 투표율이 반드시 야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배 본부장은 “수도권 선거에서는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40대 화이트칼라 유권자층의 투표 참여가 최대 변수이며, 여론조사 거부율이 높은 20~30대가 응집하느냐에 따라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동철 칼럼] 초고속 고령화와 차기 대선

    [서동철 칼럼] 초고속 고령화와 차기 대선

    갈수록 강해지는 일본의 우경화 바람을 보면서 이게 어디 아베 신조 총리 한 사람의 문제일까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주변 국가를 불쾌하게 만들거나 말거나 아베의 ‘선동’이 지속적으로 먹히고 있는 것은 호응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세기 전반 한때의 ‘영화로운 시절’에 향수를 느끼는 국민이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 1위 고령화 국가라는 일본의 처지와 분명히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 일대를 장악하고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군국주의 일본을 어린 시절이나마 호흡한 세대는 벌써 70~80대에 접어들었다. 반면 50~60대는 패전(敗戰) 콤플렉스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로는 ‘전쟁하지 않는 나라’를 강조하는 이른바 평화헌법 아래 숨죽이고 살았다. 그렇게 유순하고 예의 바른 국민이라는 평판을 얻은 세대지만 발톱을 감추고 있다고 해서 맹수가 아닌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보다 익숙한 질서, 그것도 자신들은 화려했다고 생각하는 과거로 회귀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아베는 더이상 본성을 감추고 싶지 않은 세대의 보수적 심성에 불을 질렀을 뿐이다. 일본을 떠올린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유권자 추이 때문이다. 4·13 총선의 유권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984만명으로 19대 총선의 817만명보다 167만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20대 총선의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도 23.4%로 지난 총선 당시 20.3%보다 3.1% 포인트나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이 2050년이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미국 통계국의 전망도 있다. 그런데 유권자 추이에서 보듯 우리의 고령화 체감도는 미국 통계가 현실을 반영한 것이 맞나 싶게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가 일본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우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은 북풍(北風) 논쟁이 사라지고,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야당의 심판론이 먹히지 않으며, 보수 여당과 진보 제1 야당이 각각 영남과 호남의 텃밭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국민의당 등장에 따라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위협을 느낀 더불어민주당이 일으키려던 이른바 야권 연대 바람이 누구의 마음도 흔들지 못한 채 미풍(微風)에 그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선거판을 흔들 만한 요인이 대부분 사라진 마당에 가장 큰 변수는 오히려 유권자의 고령화가 아닐까 한다. 나이 든다고 모두 보수화한다는 논리가 언제나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적 이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더민주는 더더욱 믿고 싶지 않은 가설이다. 더민주 안팎에는 오히려 60대에 진입하고 있는 유권자가 젊은 시절에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민주화운동의 영향권에 있었고,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잡은 은퇴 시점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린 세대라는 점에서 오히려 우군(友軍)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조차 없지 않은 것 같다. 고령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새누리당도 선거 운동 막판인데도 지지세가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엄살을 부릴 수밖에 없다. 지지자 상당수가 투표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만큼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지하지만 투표할 의사가 없는 유권자는 노년층보다 젊은 층이 더 많다. 늘어난 60대 이상 유권자는 전국 253개 선거구에 그저 기계적으로 배분해도 선거구당 6600명이나 된다. 고령화에 따른 보수화 현상은 아무리 과소평가해도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렇다 해도 총선에서는 고령화의 영향력을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60대 이상 유권자가 더욱 늘어날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다를 것이다. 이미 지난 대선 결과를 ‘인구 구조의 변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보수 후보 지지자의 절대수가 진보 후보 지지자를 초과했다는 설명이다. 차기 대선에 대한 여권의 근거 없는 자신감도 실제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충성도가 높다고는 해도 지난 대선과 다름없이 친노(親)만 껴안고 가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전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논설위원
  • 최고의 유세 도구 ‘선거송’의 모든 것

    최고의 유세 도구 ‘선거송’의 모든 것

    자작곡서 뮤직비디오까지… 유머·공약 녹이면 ‘당선송’… 막무가내로 부르면 ‘민폐송’ “이마엔 땀방울, 마음엔 꽃방울. 나무에 오를래, 하늘에 오를래. 개구쟁이!” 지난 5일 오후 6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사거리 부근에서 김영준(41·녹색당) 서대문갑 국회의원 후보가 기타를 치며 김창완의 히트곡 ‘개구쟁이’를 불렀다. 김 후보는 ‘하늘소년’이라는 1인 인디밴드로 활동 중인 가수다.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거리공연과 유세 연설을 접목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월세 비싸 못살겠네’, ‘(미세)먼지 몰랐네’, ‘콩나물국만 먹는 이유’ 등 공약을 담은 자작곡에 몇몇 행인은 재미있는 듯 발길을 멈췄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시끄러운 가요를 틀어 놓고 춤추는 것보다 자기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들려주니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송수현(31·여)씨는 “오가며 며칠째 들었는데 멜로디가 좋아서 흥얼거리게 됐다”면서 “다만 공약을 담은 가사가 정확히 전달이 안 되는 건 아쉽다”고 밝혔다. ●97년 대선 ‘DJ와 함께 춤을’ 시초 이번 4·13총선에서도 ‘선거송’은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빼놓을 수 없는 유세 도구다. 선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선거송이 1997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본격화된 것으로 본다. 그때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셈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인기였던 트로트보다 젊은 부동층을 노린 아이돌 노래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케이블채널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로 40·50대의 향수를 부를 만한 잔잔한 곡들이 등장한 것도 이례적이다. ●19대 땐 트로트, 이번엔 댄스곡 대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18대·19대 총선 때는 ‘뿐이고’, ‘무조건’, ‘오빠만 믿어’, ‘빠라빠라’ 등 트로트곡이 주를 이뤘다”며 “하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젊은층의 부동표를 노린 빠른 템포의 아이돌 노래가 강세”라고 말했다. 로고송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김윤석(38) 대표는 “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흥행하면서 ‘걱정 말아요 그대’ 등 40·50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잔잔한 노래가 선거판에 등장한 것도 이례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4집 가수 정두언 ‘백세인생’ 뮤비 이번 선거에서 정두언(59·새누리당) 서울 서대문을 후보는 4집 앨범을 낸 가수 경력을 살려 직접 ‘백세인생’ 등을 불러 아예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이학재(52·새누리당) 인천 서갑 후보, 김성식(58·국민의당) 서울 관악갑 후보 등도 코믹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영화 ‘검사외전’에서 배우 강동원씨가 선거운동 춤을 선보였던 외국 곡 ‘붐바’를 차용했다. 선거송은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중가요 ‘DOC와 함께 춤을’을 개사한 ‘DJ와 함께 춤을’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저작권료 50만원… 3000여건 신고도 선거송 제작비용은 저작권료·인격권료에 따라 가격대가 결정된다. 저작권료는 모두 5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작사·작곡가에게 주는 인격권료는 천차만별이다. 선거송으로 인기인 ‘픽미’(PICK ME)의 비용은 저작권료(50만원), 인격권료(100만원), 제작비(70만원) 등 모두 22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진다. 선거송은 잘 활용하면 이슈가 되지만 지나치면 외려 소음이 되기도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유세로 인한 소음 민원은 모두 3003건이나 됐다. 신두철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층이 많은 특성상 후렴구가 반복되는 노래는 제한적인 선거 기간에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방법”이라며 “하지만 정책 메시지를 나누기보다 단발적 이미지 소비에 치우치기 쉽다는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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