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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 또 먹고… 막고 또 막고

    카시야스는 멘붕’, 브라보는 ‘브라보’. 19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B조 스페인-칠레전에선 거미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현역 최고 골키퍼 가운데 한 명으로 오랫동안 무적함대 스페인의 골문을 지켰던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가 또 굴욕을 맛봤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다섯 골이나 내주며 망연자실했던 그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56번째로 출장해 칠레를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아물지 않은 상처가 더 찢어지고 말았다. 전반 20분 상대 공격수의 개인기에 당해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전반 43분에는 프리킥을 펀칭한 공이 하필이면 상대 공격수의 발 앞에 떨어지는 바람에 또 골을 내줬다. 앞서 세 차례 월드컵 15경기에서 10골을 허용했는데 브라질에선 2경기 만에 벌써 7골이다. 대표팀에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 2008, 199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우승, 또 소속팀에서 리그 5회·챔피언스리그 2차례 우승을 합작한 그였지만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은 채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번 월드컵 무대와 안녕을 고했다. 반면 칠레의 클라우디오 브라보(31·레알 소시에다드)는 브라질을 상대로 펼친 멕시코 수문장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의 ‘선방쇼’ 못지않은 활약으로 주목받았다. 스페인의 디에고 코스타, 코케(이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르히오 라모스, 사비 알론소(이상 레알 마드리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 산티 카소를라(아스널) 등이 골문 안쪽으로 날린 아홉 차례의 유효 슈팅을 막고, 막고, 또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문전 혼전 중 알론소의 강슛과 이니에스타의 중거리슛을 막아낸 게 압권이다. 키가 183㎝로 골키퍼치고는 크지 않지만 반사신경과 판단력이 뛰어나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해 2004년부터 칠레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2010년에는 스페인 2부 리그 팀을 상대로 프리킥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파워+기술’ 오렌지 군단 넘어라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남자 500m 랭킹 1위 모태범(25·대한항공)은 소치동계올림픽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A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모태범의 금메달 가능성을 점쳤다. 11일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500m 2차 레이스 20개 조 가운데 19번째 조로 나선 모태범은 지난 밴쿠버 대회 당시 기록보다 0.13초 줄인 69초69의 성적을 거두며 메달을 확보하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뛴 얀 스메이컨스(네덜란드)가 69초324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그만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12일 1000m에서는 메달을 품을 수 있을까. 네덜란드는 전통의 빙상 강국이다. 이전까지 네덜란드는 동계올림픽에서 총 86개의 메달을 수확했는데 95.3%인 82개(금 27·은 29·동 26)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왔다. 금메달 수는 미국(29개) 다음으로 많다. 전 세계에서 평균 신장이 가장 큰 네덜란드(남성 183㎝·1980년 기준)는 신체 조건부터 스피드스케이팅에 유리하다. 큰 키와 긴 다리 덕에 한 번의 스트로크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길다. 또 전 국토에는 인공 제방과 수로가 발달해 겨울이면 곳곳이 빙판으로 변하는 등 천혜의 자연 조건도 한몫한다. 소치 대회 사흘 동안 네덜란드는 장거리와 단거리를 가리지 않고 메달을 쓸어담았다. 남자 5000m에서 스벤 크라머르·얀 블록하위선·요릿 베르흐스마, 500m에서는 미헐 뮐더르·스메이컨스·로날트 뮐더르가 각각 1~3위를 휩쓸었다. 여자 3000m에서도 이레인 뷔스트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지난 10일까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세 종목 금메달을 모두 네덜란드가 가져갔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 국가가 두 종목의 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처음이며 500m 1~3위를 석권한 것도 네덜란드가 최초다. 빙상 강국 네덜란드가 더 무서워진 것이다. 네덜란드는 최근 힘과 신체 조건을 앞세운 방식에서 벗어나 세밀한 기술까지 접목시키면서 단거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0일 소치올림픽 남자 500m에서 금·은·동을 딴 세 명의 선수는 총 6차례 레이스에서 4차례나 34초60대 이상의 기록을 냈는데 초반 스타트가 좋았고 코너링 등도 탁월했다. 모태범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1000m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200m와 600m를 빠르게 통과하고 마지막 구간을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전날 4위에 그친 게 못내 아쉬운 듯 “크게 긴장하지 않았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4년 전보다 기록을 단축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1000m를 먼저 타고 500m를 나중에 치렀으면 (결과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어젯밤 4시간밖에 못 잤다고 털어놨다. 1000m에는 올 시즌 네 차례 월드컵에서 3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있다. 그러나 모태범은 “데이비스가 강하지만 우승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네덜란드도 매우 잘한다. 그들의 경기 장면을 봤는데 큰 키에도 힘있게 레이스를 펼쳤다. 나도 한번에 힘을 모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이번에는 정말 부담 없이 한번 타 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소치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슈퍼루키 보다 빛난 중고신인

    슈퍼루키 보다 빛난 중고신인

    슈퍼루키들보다 빛난 건 ‘중고 신인’ 장민국(24·전주 KCC·199㎝)이었다. 장민국은 6일 전주체육관으로 원주 동부를 불러들인 프로농구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연장 접전 끝에 92-88로 승리하는 데 앞장섰다. 4연승을 달린 KCC(7승3패)는 동부를 6연패 수렁에 몰아넣으며 3위로 올라섰다. 배구 스타 장윤창(53) 경기대 교수의 아들이란 프리미엄에도 장민국은 연세대 시절 잔부상에 시달리며 4년 중 3년을 벤치나 덥혔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지명됐지만 왼발등 피로골절로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하고 지난달 12일 전자랜드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뒤늦게 신고를 했다. 1년 후배 김민구(191㎝)가 4쿼터와 연장에서 14점을 몰아넣으며 돋보였지만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장민국(15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2쿼터 베이스라인을 파고들어 키스 렌들맨의 수비를 뚫고 투핸드 덩크슛을 꽂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4쿼터 종료 4.3초를 남기고 3점을 앞서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종료 0.2초 전 터진 이광재의 3점슛만 아니었다면 위닝슛이 될 뻔했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슛 정확도가 기복을 보인 이유를 묻자 뜻밖의 답을 했다. 한때 농구를 함께 했던 두살 터울의 친형 대한씨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었다고 전한 뒤 “내가 잘하면 연락을 해오던 형이 사라져 허전했고 슬럼프에 빠지려고 했다.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고 정신을 차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형 몫까지 잘하고 있으니까 하늘에서 걱정하지 마. 잘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해”라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2쿼터까지는 두경민(동부·183㎝)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김민구는 2쿼터 종료 직전 김봉수와 렌들맨을 제치는 더블클런치슛을 성공시켜 홈 팬들의 연호를 이끌어낸 뒤 4쿼터 이후 펄펄 날았다. 울산 모비스는 울산동천체육관으로 불러들인 부산 KT를 78-49로 제치고 4연승, 8승3패로 선두 SK에 반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5명 선일여고 농구부 프로 1순위 지명 영예

    선수가 5명에 불과한 선일여고 농구부 가드 신지현(173㎝)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예를 안고 프로에 입문했다. 부천 하나외환은 6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신지현을 뽑았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와 이경은(KDB생명) 등을 배출한 선일여고는 명문이지만 최근 여자농구 인기가 쇠락한 탓에 선수가 5명에 불과하다. 5반칙 퇴장이나 부상자가 나오면 대체할 선수가 없어 4명만이 코트에 섰다. 그러나 신지현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평균 34득점, 11.7리바운드, 5.3어시스트의 걸출한 성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지난 1월 WKBL 총재배에서는 한 경기에 무려 61점을 쓸어담아 중·고교 농구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신지현은 “4명이 뛸 땐 ‘언제 다시 이런 경기 해보겠어’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면서도 “내년에는 선수가 늘어나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구리 KDB생명은 상주여고 김시온(177㎝)을 뽑았다. 신지현과 함께 19세 이하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시온은 가드와 포워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3순위 안산 신한은행은 숙명여고 포워드 박혜미(182㎝), 4순위 청주 국민은행은 수원여고 센터 박지은(183㎝), 5순위 춘천 우리은행은 수피아여고 가드 이선영(171㎝)을 각각 지명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1순위 티나 톰슨 KDB 품으로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의 통합 우승을 이끈 티나 톰슨(38·187㎝)이 KDB생명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KDB생명은 1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WKBL 사옥에서 열린 2013~14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해 톰슨을 선택했다. 톰슨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평균 21.6득점과 11.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평균 23득점 12.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만년 꼴찌 우리은행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세환 KDB생명 감독은 “톰슨의 나이가 걱정됐지만 최근 미국에서 뛴 경기를 보니 32분을 소화할 정도로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하나외환은 지난해 함께했던 나키아 샌포드(197㎝)를 다시 지명했다. 3~5순위 신한, 국민, 우리은행은 각각 셰키나 스트릭클린(188㎝), 모니크 커리(182㎝), 니콜 포웰(191㎝)을 지명했다. 모두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는 선수로 국내 무대는 처음이다. 6순위 삼성생명은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뛴 애슐리 로빈슨(193㎝)을 뽑았다. 2라운드는 1라운드 지명 순위의 역순으로 진행됐으며, 셰니카 니키 그린(193㎝)·샤샤 굿렛(195㎝)·마리사 콜맨(183㎝)·앨레나 비어드·모니카 라이트(이상 180㎝)·켈리 케인(198㎝)이 차례로 지명됐다. 라이트는 미프로농구(NBA) 스타 플레이어 케빈 듀랜트의 약혼녀이자 WNBA 미네소타에서 활약 중인 선수다. 한편 이날 지명권 추첨 도중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과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은 WKBL의 원활하지 못한 운영 탓에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하프타임] 신한銀·KDB 3대3 트레이드

    여자농구 신한은행과 KDB생명이 3대3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8일 밝혔다. 신한은행에서 뛰던 강영숙(32·186㎝), 이연화(30·177㎝), 캐서린 크레에벨드(32·193㎝)가 KDB생명으로 옮기고, KDB생명의 곽주영(29·183㎝)과 조은주(30·180㎝), 애슐리 로빈슨(31·193㎝)이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 [2013 빛낼 스포츠스타 (1)] 올 프로야구 1군 승격 NC 간판타자 나성범 새해 포부

    [2013 빛낼 스포츠스타 (1)] 올 프로야구 1군 승격 NC 간판타자 나성범 새해 포부

    프로야구판에서 새해를 가장 손꼽아 기다린 이는 NC다이노스의 간판타자 나성범(24)이 아닐까. 팀이 1군 무대에 진입하는 올해는 공교롭게도 계사년(癸巳年), 뱀띠 해다. 1989년생 뱀띠인 그가 ‘나의 해’를 예감하는 건 당연한 일. 지난 2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본사에서 그를 미리 만났다. 서울에서 오는 7일 시작하는 훈련을 준비 중이라던 나성범은 새 시즌에 대한 각오부터 밝혔다. “1군 무대에서 나성범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가 막내라 쉽지 않겠지만 야구는 해봐야 안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내밀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0번)로 지명된 나성범은 지난해 붙박이 3번타자로 활약하며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다. 타율 .303(남부리그 3위) 16홈런(1위) 67타점(1위) 29도루(2위)를 기록,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리그 다승왕 이재학과 더불어 지난해 NC의 투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발빠른 중심타자, 나성범의 시즌 전략이다. “중심타자의 기회가 주어지면 내 장점인 빠른 발을 이용하겠다. 내가 뛰어야 팀이 진루하고, 그래야 점수를 뽑지 않겠나” 데뷔 첫해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에 가입한 이는 프로야구 31년에 김재현(전 SK·1994년)과 박재홍(SK·1996년) 둘뿐이었다. 그로선 17년 만의 대기록에 도전하는 셈. 그러면서도 “내년 시즌 목표는 다치지 않고 모든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신인왕도 일단 경기를 뛰어야 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올해 잘했다고 내년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일단 1군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고 말하는 표정이 진지하기만 했다. 신인답지 않게 나성범은 팀을 더 앞세웠다. 욕심나는 타이틀을 묻자 “홈런왕보다 타점왕”이라고 답한 것. “타점왕이 된다는 건 찬스에 강한 타자라는 뜻이다. 타점을 늘리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홈런보다 타점을 내는 게 멋있어 보이더라. 팬들이 ‘오늘 누가 점수 냈어’라고 물을 때 내 이름이 불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남 창원 연고인 NC 선수답게 지역 라이벌인 롯데를 꼭 꺾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원안의) 홈 개막 3연전 상대가 롯데더라. 2승1패는 할 것”이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머릿속으로 수백번 그려 보던 1군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만큼 나성범은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1군 투수들의 공을 상대해 보는 것도 그중 하나. “오승환 선배의 공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TV로 보면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타석에 서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 올해는 못 치더라도 계속 봐야 언젠가 홈런을 치지 않을까.” 1군에서 롤모델로 삼고 싶은 타자는 이승엽(삼성)과 박병호(넥센). “승엽 선배는 내야수, 난 외야수라 수비에선 다르지만 타격에서만큼은 선배를 본받고 싶다. 지난해 찬스에 강했던 병호 선배도 인상적이었다. 나도 선배들처럼 어디로든 공을 넘기는 타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평생의 롤모델은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로 둥지를 옮긴 추신수. “완벽한 ‘5툴 플레이어’다. 약점이 없다. 그런데 난 아직 파워도 부족하고 비거리도 길지 않다”고 고개를 숙였다. 쟁쟁한 선배들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런데 그 선배들이 좋아 본받고 싶은 거지 ‘제2의 OOO’ 같은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제1의 나성범이고 싶다. 나도 이제 프론데 잘 해서 명함 내밀어야지”라며 샛별처럼 눈을 반짝였다. 야구판을 수놓은 모든 큰 별의 시작은 샛별이었다. 우리는 지금 그를 비롯한 흥미진진한 샛별들의 팽창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나성범이 걸어온 길 ▲1989년 10월 3일 출생 ▲좌투좌타, 183㎝ 95㎏ ▲광주 대성초-진흥중-진흥고-연세대 ▲201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0번)로 NC다이노스 입단 ▲2012시즌 퓨처스리그 94경기 출장, 타율 .303(남부리그 3위) 16홈런(1위) 67타점(1위) 29도루(2위) ▲주요 경력 2009년 아시아선수권 국가대표, 2010년 세계대학선수권 국가대표, 2011년 제39회 야구월드컵 국가대표
  • 불사조 위에 호랑이

    불사조 위에 호랑이

    아우들의 패기가 형들의 노련함을 압도하며 농구대잔치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고려대가 28일 수원 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2 농구대잔치 남자부 결승에서 ‘불사조’ 상무를 87-72로 제압하며 우승했다. 2006년 이후 6년 만에 결승에 오른 고려대는 대회 첫 우승컵을 안았다. 대학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2007년 중앙대 이후 5년 만이다. 반면 준결승에서 상명대를 87-69로 제친 뒤 5연패에 도전한 상무는 공식 경기 108연승에서 멈춰서는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프로농구 올스타 집합소란 별칭이 무색하게 됐다. 1쿼터를 20-17, 3점 차 앞서며 주도권을 잡은 고려대는 2쿼터엔 이승현(198㎝)·이종현(206㎝)의 더블 포스트가 위력을 발휘해 상무를 압도했다. 박재현(183㎝), 문성곤(194㎝), 이동엽(192㎝) 등도 연달아 3점슛을 터뜨려 외곽에서 힘을 보탰다. 전날 전통의 라이벌 연세대를 72-63으로 제압하고 올라온 상승세가 여전히 힘을 발휘했다. 특히 신종 괴물 이승현은 전반에만 14득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고 고졸 최대어 이종현은 이날 3쿼터 1분여를 남기고 슛블록 성공에 이어 직접 뱅크슛까지 성공, 고려대는 62-48까지 달아났다. 상무는 조바심이 나자 외곽슛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그마나 정영삼이 3점슛 2개를 터뜨려 점수를 좁히는 듯했으나 이승현-이종현 콤비 플레이에 기가 꺾였다. 이종현은 4쿼터 5분여를 남기고 이승현의 패스를 받은 뒤 투핸드 덩크슛으로 마무리, 점수를 19점차로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씨줄날줄] 박태환과 쑨양의 악수/이도운 논설위원

    지난달 31일 런던 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결승이 끝난 직후 공동 2위를 차지한 한국의 박태환과 중국의 쑨양이 물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손을 맞잡았다. 단순한 악수라기보다는 오른손을 굳게 잡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TV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의외라고 느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두 선수가 금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라이벌이었고, 그 때문에 한·중 두 나라의 언론과 스포츠 팬들도 적지 않은 신경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태환과 쑨양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상대 선수를 존중하고, 결과를 인정하는 스포츠 정신 또는 올림픽 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다. 박태환과 쑨양의 맞잡은 손은 단순히 스포츠 정신을 넘어서는 또 다른 상징성을 갖는다. 남자 수영, 특히 자유형은 미국과 유럽·호주 등 서양 선수들이 압도해 왔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일본의 데라다 노보루가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중거리에서는 한번도 서양인이 우승을 넘겨준 적이 없다. 그런 장벽을 처음 넘어선 인물이 바로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0m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박태환은 183㎝의 ‘작은’ 키로 2m 안팎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올림픽 2회에 걸쳐 4개의 금·은 메달을 획득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쑨양은 그런 박태환을 우상으로 생각한다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당시 말했다. 쑨양은 박태환에 이어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두번째 아시아 선수가 됐다. 또 200m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주종목인 1500m에서도 1위가 유력하다. 쑨양은 198㎝로 키에서는 밀리지 않지만 서양인에 비해 떨어지는 근력을 훈련으로 극복해온 선수다. 먹고 자는 시간 말고는 훈련만 했다고 한다. 쑨양의 그런 노력을 알기 때문에 박태환도 존경심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박태환은 400m 결승이 끝난 뒤 “같은 아시아 국가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말했다. 또 200m에서 쑨양과 공동으로 은메달을 딴 뒤에도 “다른 나라 선수라면 모르겠는데 같은 아시아 선수니까 나눠가져도 좋은 것 같다.”면서 “아시아 선수가 자유형에서 둘씩이나 메달을 딴다는 것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선수로서 외롭게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경험한 어떤 느낌들이 박태환으로 하여금 쑨양을 응원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골리앗’ 틈에서 183㎝ ‘다윗’ 돋보였다

    ‘골리앗’ 틈에서 183㎝ ‘다윗’ 돋보였다

    “(쑨양은) 크니까 나랑 똑같이 해도 차이가 나잖나.” 지난 30일 오후 8시(현지시간) 자유형 200m 결선을 마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온 박태환(23·SK텔레콤)은 환하게 웃으며 짐짓 엄살을 부렸다. 막판까지 쑨양(21·중국)에게 이기고 있다가 1분44초83으로 함께 들어온 것을 설명하면서였다. “마지막 5m까지는 이기고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못 가겠더라. 막판에 좀 따라잡혔다. 그런데 내가 좀 빠른 것 같았는데…”라고 농을 건넸다. 박태환은 야닉 아넬(20·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자유형 200m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보탰다. 금메달보다 소중한 은메달이었던 것은 신체 조건이 기록을 좌우하는 게 200m이기 때문이다. 단거리에선 큰 키와 긴 팔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야니크 아녤(202㎝)과 쑨양(198㎝)의 체격은 183㎝에 불과한 박태환을 압도한다. 쑨양이 두 팔을 벌린 길이는 2m로 박태환(192㎝)보다 8㎝나 길다. 이런 이유로 200m에서 아시아 선수가 둘이나 시상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태환은 “다른 선수였더라면 ‘조금만 더 빨리 들어올 걸’이라고 아쉬워했겠지만 같은 아시아인인 쑨양이라 괜찮았다.”고 작지 않은 의미를 뒀다. 체격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박태환이 값진 수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연습이었다. 박태환은 “아녤이나 쑨양이 연습을 얼마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하루하루 주어진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한다. 불리한 체격에도 200m에서 스피드를 낼 수 있었던 건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3년간 스피드 훈련을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m 역대 최고 기록을 낸 10명 가운데 박태환(1분44초80으로 역대 7위 성적·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유일한 아시아 선수다.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런던올림픽에서 400·200m를 끝낸 뒤 박태환은 이례적으로 긴 시간 한국 취재진과 마주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200m에서는 메달 걱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국민들께서 시합 전부터 금메달을 떠나 응원을 많이 해 주셨다. 기쁘게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고 했다. 하지만 400m에서 겪은 충격의 여파는 남아 있었다. “아녤과 쑨양, (라이언) 록티(미국)가 메달 경쟁을 할 줄 알았다. 자신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넘치지도 않았다. 메달을 못 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메달을 못 따도 대한민국 대표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레이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웠다.”고 덧붙였다. 런던에서의 마지막 경기로 3일 1500m 예선을 남겨 둔 박태환은 “쑨양의 주종목이라 쉽지 않다. 지금까지는 200m만 생각했다. 1500m에서는 좋은 기록을 내고 마무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전작은 잊어라”…새 감독·배우 무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UP&DOWN

    “전작은 잊어라”…새 감독·배우 무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UP&DOWN

    미국 만화의 양대 산맥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일진’을 굳이 꼽는다면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쯤 될 터. 여름 극장가에 스파이더맨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 이야기를 다룬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8일 개봉)과 배트맨 시리즈의 부활을 이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3부작 중 최종편 ‘다크나이트 라이즈’(7월 개봉)가 맞붙는다는 건 자못 흥미롭다. 판권을 둘러싼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소니에 안착한 스파이더맨은 경이적인 성공을 거뒀다. 1~3편을 통틀어 5억 9700만 달러(약 6966억원)를 투입, 전 세계에서 24억 9633만 달러(약 2조 9132억원)를 쓸어담았다. 국내에선 1024만명이 관람했다. 판권을 넘긴 마블로선 땅을 치고 후회할 노릇이다. 5년 만에 돌아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와 여자친구 메리 제인 등 주요 캐릭터를 확 뜯어고친 ‘리부트’(reboot) 프로젝트다. 1~3편을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사와 불화를 빚으면서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도 동반 하차했다. 대신 ‘500일의 썸머’로 주목받은 마크 웹 감독과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이 합류했다.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피터 파커의 부모님을 둘러싼 미스터리에서 출발, 평범한 고교생이 슈퍼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UP] 스릴만점 3D 액션·탄탄 스토리 놀라워 스파이더맨 새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스토리와 볼거리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물량공세를 퍼붓는 데 집중했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액션과 감성의 균형감을 잘 살려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섬세한 감각을 뽐냈던 마크 웹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아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부모의 실종 사건에 얽힌 과거의 비밀을 추적하던 주인공 피터 파커가 영웅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변화를 감성적이면서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 뭐니뭐니 해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백미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로 선보이는 고공 액션이다. 줄 하나에 의지해 고층 빌딩 사이를 누비는 일명 활공 액션은 다른 블록버스터 액션과 차별점을 준다. 특히 360도 회전하는 스파이더맨의 민첩하고 리드미컬한 액션은 관객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으로 촬영돼 3D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극중 피터 파커는 자신이 발명한 인공 거미줄 장치인 웹슈터를 통해 거미줄을 직접 발사하면서 액션의 역동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처럼 기존의 연속성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비해 더욱 밝고 경쾌해졌다. 이전 시리즈에서 답답하고 소심한 왕따였던 피터 파커가 똑똑한 과학 천재로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악당인 리자드맨의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나오고, 이전에 현실성 때문에 제거됐던 비밀병기 웹슈터가 등장해 원작의 스파이더맨과 더욱 가깝게 묘사된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웹 감독은 간간이 유머러스한 연출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피터 파커 역의 앤드루 가필드도 할리우드의 신성답게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풋풋하고 진취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3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에 친숙함을 느끼는 관객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마블 코믹스 영화에 빠지지 않는 깜짝 영상이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중간에 숨겨져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DOWN] 용감무쌍 훈남 변신 주인공 왠지 낯설어 웹 감독과 각본가들(제임스 밴더빌트·알빈 사전트·스티브 클로비스)은 주인공 캐릭터를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었다. 173㎝의 아담한 체구에 소심하고 내성적이면서 때론 욱하던 20대 청년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183㎝의 훤칠한 훈남인 동시에 과학영재이면서 용감하고, 때론 충동적인 10대 고교생으로 바꿔 놓았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와 여자친구와의 관계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1~3편에서 레이미 감독이 창조한 파커는 자신 때문에 여자친구 MJ(커스틴 던스트)가 위험에 빠질까 봐 일부러 거리를 둔다.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한숨만 쉴 뿐이다. 그래서 MJ는 오해를 하고, 다른 남자와 약혼까지 한다.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파커는 다르다. 뉴욕경찰 수장이기도 한 그웬(MJ를 대신하는 동급생 여친)의 아버지가 “내 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파커는 며칠 고민하는 걸로 끝이다. 이내 그웬에게 “약속은 깨져야 제맛”이라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샘 레이미의 색깔을 지우려는 건 알겠다. ‘스파이더맨’이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10년 전과는 달라진 시대상, 혹은 10~20대 관객 기호에 맞게 ‘리부트’를 하려는 것도 알겠다. 그래도 정체성을 흔드는 건 곤란하다. 스파이더맨이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차별성을 갖는 건 그가 고민을 달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캐릭터란 점 때문이다. 1~3편의 파커는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 직장 상사의 폭압, 가족과의 갈등, 여자친구와의 밀당(밀고당기기)에 힘겨워하는 건 물론 월세를 독촉하는 집주인의 눈을 피해 숨죽여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관객은 초월적 힘을 가진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일상적 고민, 지리멸렬한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다. 1980~90년대 저예산 공포영화 ‘이블데드’ 시리즈로 출발해 컬트영화의 거장 반열에 오른 레이미의 빈자리를 갓 두 편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웹 감독이 채우기엔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한국계 대니얼 오 뉴욕 양키스 입단

    한국계 대니얼 오 뉴욕 양키스 입단

    한국계 야구 선수가 사상 처음 드래프트 지명으로 ‘펜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미프로야구(메이저리그)의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는 지난 7일 열린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출신 대니얼 오(23·오세윤)를 27라운드, 전체 847위로 지명했다. 대니얼 오는 고교 졸업을 앞둔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야구 명문 UC버클리에 진학한 그는 3학년 때인 지난해 부진했지만 4학년인 올해 43경기에서 타율 .344(1홈런 5도루)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아홉살에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그는 시애틀의 핸리 엠 잭슨 고교 시절 4할 타자로 명성을 날렸고 특히 2006년에는 팀이 27전 전승으로 워싱턴주 챔피언에 오르는 데 앞장 섰다. 183㎝, 90㎏의 당당한 체구에 좌투좌타 외야수인 그는 정교한 타격에 강한 어깨, 빠른 발을 뽐내 ‘제2의 추신수’로 기대를 모은다. 1979년 미국으로 이주한 오재환·김현숙 씨의 2남 2녀 중 셋째로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한편 추신수(30·클리블랜드)는 8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멀티 히트’로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그의 타율은 .281로 올랐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클리블랜드는 5-7로 져 지구 선두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1.5경기 차로 밀려났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7년째… 아디의 서울 찬가

    7년째… 아디의 서울 찬가

    한국 생활 7년째다. 그것도 FC서울 한 팀에서만 뛰었다. 우리 나이로 서른일곱살. 은퇴를 고민할 시점이지만 팀은 재계약을 선택했다. 의리는 아니다. 전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추 선수라 버릴 수가 없었다. 그 흔한 안티 팬도 별로 없다. 선수는 “서울이 내 마지막 팀이었으면 좋겠다.”고 애틋해하고 팬들은 “외국인이지만 서울의 레전드”라고 찬사를 보낸다. 주인공은 ‘FC서울의 에브라’ 아디. 그가 말하는 최고의 순간은 2010년 챔피언결정전이다.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서울은 안방으로 제주를 불러들였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7분 아디는 코너킥을 머리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게 결승골이었고, FC서울은 10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다. 사실 그의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해 10월 부상을 당해 광대뼈가 함몰됐다. 시즌아웃이 당연했지만 아디는 검정 마스크를 쓰고 고집스레 그라운드에 섰다. 희생정신과 근성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FC서울은 아디를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내세웠다. 좌우 윙백·센터백·수비형 미드필더를 넘나들며 시즌 내내 튼튼하게 뒷문을 걸어 잠근 그였다. 꼴찌를 준우승으로 이끈 김은중(당시 제주, 현재 강원)에게 영예가 돌아갔지만 데얀, 정조국 등을 제치고 팀 후보에 오른 자체로 의미가 컸다. 경기력으로는 당연한 평가였지만 아디가 팀에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아디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여기서 7년째 생활하게 된 내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아디는 전남에서 뛰었던 마시엘(브라질·1997~2003년)과 함께 한 팀에서 가장 오래 머문 외국인 선수가 됐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여주는 성실한 자세는 물론 동료 하대성의 머리 스타일을 만져줄 정도로 친근한 성격도 장수 비결이다. 팀의 ‘맏형’ 아디는 “몸 상태만 유지되면 내년 시즌까지 뛰고 싶다. 그때 은퇴한다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이달 초에는 광고도 찍었다. FC서울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르꼬끄 스포르티브 광고다. 지난해까지 가수 아이유를 얼굴로 내세웠던 르꼬끄는 아디를 모델로 기용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아디가 ‘식스팩’을 뽐내며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후문. 아디는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이라 무척 영광이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프로필] ●1976년 5월 12일 브라질 출생 ●183㎝ 81㎏ A형 ●DF ●세르비아 FK츠르베나 즈베즈다(1998~99년) 중국 다롄(2000~05년) FC서울(2006년~) ●K리그 6시즌 193경기 14골 7어시스트 ●2007·08·10년 K리그 베스트 11
  • 日프로골프 강력한 유망주 김도훈 “순둥이요? 배상문 꺾을 샛별입니다”

    日프로골프 강력한 유망주 김도훈 “순둥이요? 배상문 꺾을 샛별입니다”

    김도훈(22·넥슨)을 처음 보면 좀 혼란스럽다. 순둥이처럼 씩 웃는 모습이 필드에서 180도 달라지는 것은 그렇다 치자. 공식 프로필(183㎝)보다는 5㎝가량 작아 보이는 키에 말랐다 싶을 정도로 호리호리한 몸매를 마주하면 ‘저 몸으로 어떻게 그런 호쾌한 샷을 날릴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등의 활약으로 ‘한류’가 거세게 부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새로운 유망주인 그를 17일 만났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2009년 한국프로골프투어 신인왕인 김도훈은 지난해 JGTO에 진출했다. 데뷔 첫해엔 상금 랭킹 11위, 올해도 현재 14위로 꾸준히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도훈은 “일본에서 골프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쇼트게임이 안 좋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일본 선수들은 샷은 그리 좋지 않지만 스코어를 만드는 게 기가 막히다. 거리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정확히 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그는 말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려놓지 못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일본 코스에 적응하느라 지난해엔 애를 먹었지만 덕분에 쇼트게임이 70~80%가량 완성됐단다. 경기 운영과 코스 관리에 철저한 JGTO인지라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것도 김도훈이 꼽는 장점. 경기 때마다 만원사례를 이루는 갤러리들도 좋다. “그중 95%는 이시카와 료의 팬이지만….”이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지금도 JGTO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이 10명이 넘는 데다 현재 예선전이 진행 중인 퀄리파잉스쿨에 참가한 선수들이 많아 내년에는 한류가 더욱 거세게 불 예정이다. 렌터카로 대회장을 오가고 호텔에서 밥을 먹는 고된 생활이지만 외롭지는 않다. 같은 대구 출신인 배상문, 조민규(23)와 짝을 이뤄 함께 다니는 덕택이다. 지바에서 16일 끝난 일본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배상문이 밥도 많이 산다고 한다. “상문이형을 보면 시합할 때의 엄청난 압박을 잘 견디는 점이 부럽다. 지금 제일 잘하는 상문이형을 넘어설 것”이라며 말을 잇는다. 그뿐만 아니라 김도훈에게는 큰 꿈이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다. “지난 6월 US오픈에 출전했을 때 ‘골프 칠 맛 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PGA 투어는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무대니까 일본에서 2~3번가량 우승하고 기량을 쌓은 뒤 내년 정도 미국에 가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일본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공동 6위로 선전하다가 마지막 날 6타를 잃으며 7오버파 291타로 공동 22위에 자리잡았다.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여전히 희망을 갖게 하는 성적이기도 하다. 김도훈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 사진 지바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박태환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 m 4위… 1위 록티와 0.5초차

    박태환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 m 4위… 1위 록티와 0.5초차

    0.55초. 그야말로 찰나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1위에서 5위까지가 갈렸다.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박태환이 4위를 기록하면서 2관왕 등극에 실패했다. ●0.5초 안에 1~5위 몰려 ‘찰나의 승부’ 박태환은 26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1분 44초 92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동메달을 딴 파울 비더만(독일·1분 44초 88)과는 단 0.04초 차이였다. 금메달은 미국의 떠오르는 제왕 라이언 록티가 1분 44초 44를 기록하며 거머쥐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1분 44초 79를 기록, 은메달을 땄다. 신예 야닉 아넬(프랑스)은 1분 44초 99로 5위를 차지했다. 1위 록티에서 5위 아넬까지 모두 0.55초 안에 터치패드를 찍을 정도로 치열했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자유형 200m 우승을 노렸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24일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땄던 박태환은 이날도 함께 레이스를 펼친 8명 중 가장 빠른 출발반응속도(0.66초)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시작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오는 경쟁자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첫 50m 구간에서는 24초 96으로 5위, 100m를 돌 때는 51초 84로 6위까지 밀려났다. 이때 턴이 늦었던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박태환은 150m 구간을 5위(1분 18초 57)로 끊은 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선보였지만 결국 4위에 그쳤다. 록티는 100m 구간까지 3위를 유지하다 니키타 로빈체프(러시아)와 펠프스를 차례로 제치고 1위로 나섰다. 박태환은 경기 후 “록티는 펠프스와 비더만을 합친 선수 같다. 마치 티타늄 합금으로 이뤄진 아이언맨 같은 선수”라면서 우승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턴도 미흡하고 고칠 점이 많지만 1년간 노력하면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세계적 선수와 레이스 영광” 겸손한 朴 박태환의 기록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1분 44초 80보다는 0.12초 늦지만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다. 지난달 미국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 200m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할 때 1분 45초 92였다. 다만 자신의 평가처럼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던 턴과 돌핀킥이 아직은 세계적인 선수들보다 다소 부족했다. 200m는 400m보다는 잠영 거리가 기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체조건의 열세도 무시하지 못했다. 183㎝인 박태환보다 193㎝인 펠프스와 록티(188㎝), 비더만(193㎝) 등 장신 선수들이 그만큼 팔도 길기 때문에 이번 경기처럼 막판에 혼전 양상일 경우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박태환을 전담하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가 “금메달은 1분 44초대 중반일 것”이라면서 초반부터 치고 나가기 전략을 주문한 것도 박태환의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박태환은 “기록은 미흡했지만 마음은 편하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레이스를 펼칠 수 있어 영광이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2관왕에 대한 부담감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마지막 출전 종목인 자유형 100m에서는 금메달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레이스 자체를 즐기는 박태환의 모습이 기대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윔블던 테니스] 21세 새 여제의 ‘V 눈물’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를 동경하던 소녀가 우상과 만났다. 팬이 아닌 ‘윔블던 챔피언’으로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에도 덤덤하던 페트라 크비토바(8위·체코)는 ‘아이돌’과의 첫 만남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크비토바는 “나브라틸로바와 직접 만나서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해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제2의 나브라틸로바’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꿈만 같다. ‘신예’ 크비토바가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지난 2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러시아 요정’ 마리야 샤라포바(6위)를 2-0(6-3 6-4)으로 완파하며 우승상금 110만 파운드(약 18억 8000만원)를 챙겼다. 크비토바는 1990년 나브라틸로바 이후 21년 만의 왼손잡이 챔피언이자, 1998년 야나 노보트 이후 13년 만의 체코 챔피언이 됐다. 모두 샤라포바의 우세를 점쳤다. 큰 대회인 만큼 ‘경험’이 중요한 데다 결승까지 무실세트 행진을 한 샤라포바의 기세가 워낙 좋았다. 크비토바는 2008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뛰어들어 단식 우승 네 번을 차지했지만 이름값이나 실력 면에서 그랜드슬램 챔피언을 3번이나 차지한 샤라포바에게 뒤처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크비토바는 왼손잡이의 장점을 활용해 샤라포바를 좌우로 흔들며 주도권을 잡았다. 매치포인트에서는 강력한 서브에이스로 챔피언 등극을 자축했다. 2004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윔블던 결승에 오른 샤라포바가 안간힘을 썼지만 크비토바의 패기에 눌렸다. 지난해 윔블던 4강에서 세리나 윌리엄스(25위·미국)에게 패했던 크비토바는 “지난해에는 상대가 너무 강해서 이길 수 없다고 접고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차분하게 매 포인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크비토바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는 여자부 세대교체의 기수로 등장했다. 5개의 단식 타이틀 중 4개를 올해 차지했을 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하드코트, 클레이코트, 잔디코트를 가리지 않고 우승한 ‘잡식성’인 것도 유리하다. 183㎝ 70㎏의 위풍당당한 체격에 파괴력 있는 서브를 장착했다. 바운드나 회전이 반대인 왼손잡이인 것도 강점이고, 투핸드로 잡아 치는 백핸드도 강력하다. 21세로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윔블던 홈페이지는 “대회 개막 전 크비토바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크비토바가 챔피언 자격이 없다고 말할 사람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새 여제의 시대가 열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김무열 “5000원도 비싸, 무료공연 선뵈고 싶어”

    김무열 “5000원도 비싸, 무료공연 선뵈고 싶어”

    김무열(29). 그를 지칭할 때는 뮤지컬 배우, 영화배우, 탤런트, 연극배우 등 여러 호칭이 사용된다. 장르야 어떻든, 그는 배우다. 특히 뮤지컬계에선 존재감이 남다르다. 우선 키 183㎝에 몸무게 71㎏의 ‘모델 몸매’다. 이미지도 요즘 대세인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이다. 하지만 그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멋진 외향보다 무대 위에서 쏟아내는 열정과 성실함에 더 반한다. 조직도 있다. 이름하여 ‘반상회’. 김무열이 신인이던 2006년, 동료 배우 김대명, 한지상과 함께 결성한 극단이다. 초심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해마다 사비를 털어 소극장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2007년 ‘강택구’를 시작으로 ‘물고기남자’(2008), ‘동물원이야기’(2009)를 선보였다. 올해는 일제 말기 소록도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그린 ‘한 놈, 두 놈 삑구타고’(이하 ‘한 놈’)를 선보인다.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더씨어터에서다. 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 28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10분 만에 전회·전석 매진됐다고 들었다. 가격이 착한(5000원) 덕분도 있겠지만 김무열 팬클럽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 아닌가. -하하. ‘반상회’의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한 때문 아닐까. 티켓 추가 판매 요청이 많아 매회 20석씩 보조석을 놓기로 했다. 반상회 공연을 꾸준히 사랑해 주시는 관객들을 위해 예년보다 좀 더 크고 좌석이 편한 극장을 골랐다. 반상회가 이제 5년 됐는데 10년은 넘겨야 더 의미 있는 모임이 될 것 같다. 10년, 20년, 늘 하던 대로 지킬 것은 지켜 나가며 (관객에게) 보답하고 싶다. →작년에는 왜 건너 뛰었는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너무 많아서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절친했던 (박)용하 형도 세상을 떠났다(김무열은 박용하가 생전에 세웠던 기획사의 소속 배우였다. 고인과 영화 ‘작전’에도 함께 출연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좀 쉬고 싶었다. 반상회에 불참했는데 참고 기다려준 두 멤버와 관객들에게 빚을 졌다. ●“초심 잊지말자” 동료 김대명·한지상과 ‘반상회’ 결성 →‘한 놈’ 원작은 이만희 작가의 ‘호적등본’이다. 원작을 읽는 순간 올해는 무조건 이 작품이다, 했다는데. -작품이 갖고 있는 힘이 너무 좋았다. 세 명이 각각 10여편씩 읽고 검토했지만 이 작품으로 단박에 의기투합했다. 대본 연습 때 감정을 빼고 읽었는데도 울었다. (공연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워낙 힘 있는 원작… 대본연습 때 감정빼고 읽어도 눈물이” →등장인물, 공교롭게 세 남자다. -우연의 일치다(웃음). 세 남자 모두 한센병 환자다. 한 남자는 소록도에서 탈출하려고 갖은 애를 쓰고, 또 한 남자는 현실을 담담하게 관조하고, 또 다른 한 남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이야기다. →극 중 다른 두 남자(김대명, 윤석원)와의 호흡은 어떤가. -군대 간 한지상씨 대신에 윤석원씨가 들어왔는데 워낙 친하다 보니 서로의 단점을 거리낌없이 지적한다. 그러다가 싸운 적도 많다. 어제도 밤 늦게까지 연습하다가 버스가 끊겨 방을 잡아 같이 잤는데 서로의 연기에 간섭하다가 또 싸웠다. 그래도 너무 좋다. 하하.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매일매일이 에피소드다. 요즘은 (연습장 근처의) 낙산공원에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은근히 재밌다.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만능 엔터테이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장르는. -장르보다는 반상회 공연에 가장 마음이 많이 간다. 욕심이 넘쳐 점점 바라는 게 많아져 큰일이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넘어가는 과도기 같기도 하고 사춘기 같은 느낌도 있다. →관람료가 파격적이다. -좀 더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정했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시간적 비용을 생각하면 5000원도 비쌀 수 있다. 공연이 더 잘 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무료공연을 하고 싶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그 사람 같이 있다”… 위치 알려준 안부전화

    ‘아부 아메드 알쿠웨이티’라는 가명을 쓰는 오사마 빈라덴의 심복 한 명은 지난해 오랜 친구에게서 안부전화 한 통을 받았다. “보고 싶었다.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친구에게 알쿠웨이티는 “전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과 다시 같이 지내고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알쿠웨이티의 친구는 곧 “신이 너와 함께하기를 빈다.”고 축복해 줬다. 대화는 모호하기 짝이 없었지만 알쿠웨이티가 빈라덴의 이너서클에 다시 합류했으며, 어쩌면 빈라덴과 함께 있다는 걸 미국 정보기관이 눈치채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워터게이트 탐사보도’로 유명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대기자는 빈라덴의 은신처 추적의 열쇠가 된 안부전화부터 시작해 빈라덴의 은신처를 추적하고 기습공격했던 과정을 7일(현지시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이 기사에서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 당국은 전화 통화 내용을 입수했던 그 순간 10년간 지속된 빈라덴 수색 작업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다다랐음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알쿠웨이티를 4년 이상 추적해 온 미 정보 당국은 짧은 안부전화를 통해 알쿠웨이티의 휴대전화 번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후 방대한 인적·기술적 정보를 동원해 알쿠웨이티를 추적한 끝에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다. 빈라덴의 은신처에선 유선 인터넷은 물론 전화선까지도 두지 않을 정도로 보안에 철저했다. 심지어 휴대전화 배터리를 교체할 때도 90분이나 차를 타고 은신처에서 멀리 이동할 정도였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3층짜리 대저택에 전화선 하나 없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이 은신처를 더 주목하게 됐다. WP에 따르면 빈라덴을 사살한 네이비실은 시신이 빈라덴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키가 6피트(약 183㎝)인 대원 한 명을 빈라덴 옆에 눕도록 하고 키를 비교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좌관들에게 “이번 작전을 위해 6000만 달러짜리 헬리콥터를 제공했는데 줄자 하나 살 돈이 없었느냐.”는 농담을 던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웃어라 동해야’ 이어 ‘우결’까지 접수한 브라운관 샛별 이장우

    ‘웃어라 동해야’ 이어 ‘우결’까지 접수한 브라운관 샛별 이장우

    183㎝의 훤칠한 키에 작은 얼굴, 살짝 내려간 눈 꼬리, 여심을 녹이는 수줍은 웃음을 지닌 배우 이장우(25).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 ‘백마탄’ 역할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더니 최근 시청률 40%를 돌파한 KBS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에서는 호텔 경영 후계자를 꿈꾸는 밉지 않은 악역 ‘도진’을 통해 ‘아줌마 사단’의 아이돌로 부상했다. 지난 9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우결)를 통해 걸 그룹 티아라 멤버 은정과의 가상결혼 생활이 처음으로 전파를 타면서 ‘밀당(밀고 당기기)의 달인’임을 증명, 20대 여심을 훔치는 데도 성공했다. ●우결서 좋은 부인 얻어 기뻐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던 지난 12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서울 여의도에서 드라마 촬영에 한창인 이장우를 만났다. 그의 인기는 길거리에서 피부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사진촬영을 위해 KBS 별관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잠시 이동하는 순간에도 지나가던 젊은 여성들이 “앗, 도진이다!”를 연발하며 폴짝폴짝 뛰었다. 아직은 실제 이름보다 극 중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는 사실도 확인시켜 주는 순간이었다. ‘우결’ 촬영에 들어가면서 그는 ‘유부남’이 됐다. 일단, 너무 좋단다. “‘수상한 삼형제’ 때도 그렇고 ‘웃어라 동해야’에서도 극 중 결혼식을 올렸어요. ‘우결’이 세번째 결혼이죠(웃음). 결혼하고 나서 안정감을 찾아 더욱 연기가 늘었다고 말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저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그 덕분인지 아주 좋은 부인(은정)을 얻어 너무 기뻐요. 하하.” 드라마에서의 결혼생활은 연기이지만 ‘우결’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만큼 진짜 결혼한 것처럼 해볼 생각이라는 이장우는 부인과의 첫 대면에서 ‘밀당’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본은 없어요. 매니저도 스타일리스트도 촬영장에 들어오지 못해요. 그냥 딱 제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 이상형은 어떨까. 규정화된 이상형은 없단다. 그저 느낌이 좋은 사람이면 좋다고. 가상 부인 은정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은정이는 느낌이 참 좋아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사뭇 진지함이 묻어난다. ●‘웃어라 동해야’ 막장 드라마 아니에요 이장우가 배우 길을 걷게 된 데는 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Fly To The Sky) 출신 환희의 영향이 컸다. “환희 형이 이종사촌이에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형이 데뷔했는데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니 부럽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좀 어린 나이에 직업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똑같이 가수를 하면 왠지 형한테 질 것 같아서 연기를 생각하게 됐지요.” 외동아들인 까닭에 어린 시절부터 혼자 소꿉놀이를 하거나 경찰 놀이를 하면서 노는 시간이 많았다. “중학교 때까지 혼자 역할극을 하면서 놀았어요. 어느 순간 ‘아, 이게 바로 연기가 아닐까. 연기를 해 보자’고 결심하게 됐죠.” 그가 출연한 ‘수상한 삼형제’와 ‘웃어라 동해야’는 시청률은 대박 났지만 ‘막장’이라는 비판에도 적잖이 시달렸다. 드라마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진다. 목소리도 올라갔다. “막장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안타깝고 속상해요. 두 드라마는 막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드라마 속 상황들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분명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지는 있잖아요.”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한번은 ‘비트’ 꼭 봐 연기 욕심도 많다. 작년부터 한달에 한번은 아무리 바빠도 영화 ‘비트’(1997)를 꼭 챙겨 본다. “(‘비트’ 주인공인) 정우성 선배님이 제 롤 모델이에요. 비트를 찍을 당시 정우성 선배가 24살이었죠. 제가 24살 때 그 영화를 보면서 ‘내가 지금 영화를 찍는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자신이 없더라고요. 힘 있고 깊이 있는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낸 정우성 선배의 연기를 이기려고 늘 노력 중이에요.” ‘웃어라 동해야’에서 부인 새와(박정아) 때문에 분노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차인표 선배의 연기를 참고했단다. 차인표가 2005년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보여준 ‘분노의 양치질’과 최근 종영한 드라마 ‘대물’에서의 ‘3단 분노 연기’ 등을 모니터링하며 연습한다고. 시청률이 높다 보니 일일 드라마 주된 시청자 층인 40~50대 아주머니 팬도 부쩍 늘었다. 그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어머니다. “예전에는 모임 같은 데 잘 안 나가시더니 요즘은 다 챙겨 나가세요. 아들이 유명해지니 사인 부탁 받는 걸 은근히 즐기시더라고요.” 그는 트렌드물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트렌드 드라마…, 너무 하고 싶어요. 아직은 어리니까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서 자유로운 모습의 연기를 해 보고 싶어요.” 송강호 같은 다양한 색깔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장우.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프로축구] ‘물오른’ 상주 김정우, 친정 성남 울릴까

    [프로축구] ‘물오른’ 상주 김정우, 친정 성남 울릴까

    축구선수 김정우(29·상주 상무)는 ‘뼈정우’로 불린다. 앙상한 몸매(183㎝·71㎏)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지만, ‘뼈’처럼 단단하고 야무진 플레이를 한다는 의미도 있다. 2009년 성남을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시키고 입대, 머리를 바짝 깎은 뼈정우는 더욱 왜소해 보였다. 그러나 김정우는 적극적인 몸싸움과 정확한 태클로 중원을 호령했다.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볼이 쏙 들어갈 만큼 헌신적인 몸놀림으로 찬사를 받았다. 월드컵 후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느라 컨디션은 바닥을 찍었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맏형’으로 믿음을 안겼다. 꾸준히, 묵묵히 볼을 차던 김정우가 국가대표에서 ‘팽’당한 지 반년 만에 다시 조광래호에 이름을 올렸다. 25일 온두라스와의 A매치 명단에 포함됐다. 익숙한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성하기 전에 뼈정우는 친정팀 성남을 상대로 20일 K리그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장소도 ‘내 집 같은’ 탄천종합운동장이다. 성남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 시즌 무승(1무 2패). 지난 5일 포항 개막전에서 비기며(1-1)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12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패(0-1)했다. 16일 리그컵대회에서도 포항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상병’ 김정우가 성남을 상대하는 건 두 번째. 지난해 4월 첫 대결 때는 풀타임을 뛰었지만, 상주(당시 광주)는 0-2로 졌다. 후반기 격돌 땐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느라 빠졌다. ‘일개미’처럼 미드필드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던 김정우는 올 시즌 스트라이커로 옷을 갈아입었다. “초등학교 때 전국대회 득점왕 출신”이라며 자신만만했던 김정우와 달리 축구계에선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K리그 두 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다. 박은호(대전)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 팀도 덩달아 돌풍의 중심에 섰다. 이수철 감독이 이끄는 상주는 1승 1무(승점 4·골득실 +2)로 순위표 3위에 포진했다. ‘성남의 뼈주장’으로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김정우가 친정팀을 상대로 승점 3을 ‘신고’할 수 있을까. 수비 라인의 핵인 ‘샤주장’ 사샤와의 전·현직 캡틴 대결도 볼거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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