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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인류학의 이해/야마시타 신지 엮음(화제의 책)

    ◎북유럽 ‘산타클로스민족’·생태관광 다뤄 인류학의 주요 주제로 등장한 관광현상과 그것이 초래하는 문화변용의 문제를 폭넓게 고찰.고통을 수반하는 여행의 역사는 고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이에 비해 관광이라는 여행형태는 근대의 현상이다.위안이나 오락을 위한 대중적인 관광은 17∼18세기 유럽의 귀족자제들이 교양을 쌓기 위해 각지를 둘러본 ‘그랜드 투어’에서 시작됐으며 19세기 후반들어 대중화됐다.이 책은 근대관광은 패놉티콘(panopticon),곧 원형감옥에 대한 바람에서 출발했다는 색다른 견해를 편다.감옥의 감시탑에 올라가 주위의 모든 것을 눈아래 두고 싶다는 19세기 서구인의 일망감시주의가 세계일주여행의 열기로 승화돼 갔다는 것이다. 이 책은 북유럽의 랩랜드(Lapland)관광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한다.랩랜드는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최북부 지역으로 유럽의 최변두리 땅에 속한다.그곳에 사는 랩인들은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대자연의 아이들’로서 ‘자연인 관광’의 대상으로 유명했다.그러나 랩인은 산타클로스의 눈썰매를 끄는 순록유목민족,즉 ‘산타클로스민족’임을 부각시킴으로써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북유럽 국가들은 저마다 자기 나라가 ‘산타클로스의 나라’임을 주장하며 그에 따른 관광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이 산타클로스 관광은 종종 복잡한 민족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이 책에서는 자연과의 대화를 목표로 하는 생태관광의 문제점도 지적한다.르완다나 브라질,코스타리카 등 일부 국가에서는 지나치게 관광이익만을 좇아 이른바 ‘지속가능한 개발’과의 모순을 빚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밝힌다.황달기 옮김,일신사,9천원.
  • 세계패션사(화제의 책)

    ◎의복의 태동서 유니섹스모드까지 소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태동기에서부터 1970년대의 모드 룩,유니섹스 모드에 이르기까지 4천년에 걸친 서양 복식사를 개관.인간이 처음으로 창조한 패션은 한 장의 천이었다.기원전 3천년 수메르인의 지배시대에는 정교한 옷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얼마나 기술적으로 천을 아름답게 걸치느냐가 중요했다.이집트의 셴티나 그리스의 하마티온,로마의 토가 등은 그러한 의복의 초기형태다.한편 신분과 계급,성의 차이는 복식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8세기 앵글로색슨족의 망토를 살펴보면 군주·귀족들은 실크와 고급 리넨으로 만든 망토를 입었으며 농부와 노동자들은 울로 만든 망토를 입었다.또 복식을 포함한 일상의 모든 것을 정부에서 규제했던 로마의 공화정 시대에는 각 계급별로 입을수 있는 직물과 복식의 종류가 제한됐다. 서양복식사에서 의복의 형식과 의복에 대한 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18세기 프랑스혁명때부터.특히 여성복식은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여성들은 파니에(paniers)와 범롤(bum­roll),코르셋,그리고 페티코트를 벗어 던지고 이전 세기의 속옷과 비슷한 스타일인 ‘로브 앙 슈미즈’를 입고 나타났다.사교계 여성들이 이처럼 자유롭고 간편한 옷을 입게 된 것은 고대 이집트 이래 처음있는 일이었다.이같은 큰 변화는 20세기 후반 들어 또 한차례 있었다.패션의 담지자가 궁정귀족 등 소수의 엘리트에서 중산계급과 노동계급,젊은층으로 바뀐 것이다.1962년 프랑스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앤디 워홀로 대표되는 미국의 팝 아트적 요소를 패션에 반영한 일이나,1960년대 후반에 등장한 유니섹스 모드 특히 블루진은 권위와 상식을 거부하고 개인적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을 보여준 두드러진 사례다.자작나무 전2권 각권 1만5천원.
  • ‘기린형 연적’ 3억7천만원 낙찰/미 소더비 경매서

    ◎고려청자상감경병은 3억1천만원에/박수근 ‘곡식빻는 어머니’ 3억5천만원에 팔려 고려시대의 ‘청자기린형 연적’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경매장에서 40만9천500달러(수수료 15% 포함,약 3억7천4백69만원)에 경매됐다.고려청자인 ‘청자상감 모란국화문장 경병’은 34만3천500달러(3억1천4백만원)에,19세기 작품인 ‘진사청화백자 수복문병’은 예상 경매가의 10배 이상인 28만8천500달러(2억6천4백만원)에 각각 팔렸다. 소더비가 한국 예술품 경매 20주년을 기념,실시한 이날 한국 예술품 경매는 인기가 높았으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조선시대의 ‘청화백자 오족용문대호’와 최고낙찰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종황제의 50회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제작된 ‘고종황제 만오순지 경년송축전연도’ 8폭 병풍은 예상가격을 크게 밑돌아 유찰됐다. 18세기 작품인 ‘청화백자 오족용문대호’는 당초 예상 경매가격이 1백50만달러(13억7천2백만원)∼2백만달러(18억3천만원)였으나 이에 훨씬 못미치는 90만달러(8억2천3백만원)까지,그리고 경매 내정가격이 75만달러(6억8천6백만원)∼85만달러(7억7천7백만원)였던 고종의 생일 축하 병풍은 67만5천달러(6억1천7백만원)까지 응찰됐으나 소유주가 경매를 원치 않아 유찰됐다. 고종의 생일 축하 병풍은 45년부터 58년까지 한국에서 외교관 등으로 근무했던 미국인 고 마커스 셜바커씨가 소장해 오던 것으로 이날 처음 경매품으로 출품됐다. 고 박수근 화백의 1964년도 유화인 ‘곡식 빻는 어머니’(가로30.5㎝,세로 42.2㎝)는 경매 예상가 수준인 38만7천5백달러(3억5천4백56만원)에 팔렸다. 이날 경매에서는 도자기·회화 등 모두 164점이 출품돼 111점이 팔렸다.
  • 청소년 ‘통금구역’만든다/유해업소 밀집 전국 90여곳 지정 검토

    ◎하오 8시부터 출입금지… 위반업주 처벌 문화체육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강지원)는 23일 청소년유해업소 밀집지역에 매일 하오 8시부터 다음날 상오 5시까지 만18세 미만의 청소년을 출입시킬수 없도록 하는 시행준칙을 마련,전국 16개 시도에 시달했다고 밝혔다. 통금구역 선정 대상은 단란주점 비디오방 등 유해업소가 밀집한 지역과 청소년들의 혼숙과 윤락행위가 이뤄지는 숙박업소 주변,음란 비디오물이나 도서의 대여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지역 등이다. 통금구역 후보지는 서울지역의 경우 신촌 방배동 화양동 이태원 등 20여곳을 비롯해 부산 감전동과 남포동 일대,대구 대연동,광주 황금동 등 전국적으로 90여곳에 이른다. 이 준칙에 따라 청소년보호조례를 제정해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이 청소년 통금구역으로 지정되면 위반 업주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게 된다. 한편 서울시 등 자치단체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에 현장 실태조사와 주민의견수렴을 거쳐 청소년 통금구역을 지정할 방침이다.
  • 다방 미성년자 고용 형사처벌/내년부터

    ◎취업알선·업주 선불금 제공 포함 내년부터 다방에서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고용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취업 알선도 마찬가지다.이른바 ‘티켓다방’이 인신매매에 말려든 10대 소녀들에게 윤락행위를 시키는 것을 뿌리뽑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다방이 ‘휴게음식점 영업’으로 분류돼 직업소개업자가 티켓다방에 10대 소녀의 취업을 알선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었다. 유흥업소 취업을 미끼로 업주가 선불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노동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직업안정법 개정안을 마련,이달 말 입법예고한 뒤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를 위해 풍속영업의 범위에 티켓영업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풍속영업 규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내무부에 요청하는 한편 근로기준법 시행령의 18세 미만자 사용금지업종에 다류 배달행위 등 도덕상 유해업무도 추가할 계획이다. 직업안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단란주점 유흥주점 휴게음식점 등 식품접객업에 대한 미성년자 취업 알선행위가 금지된다.이를 위반하는 직업소개소 업주및 종사자에 대해서는 영업허가가 취소되고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방이나 유흥업소가 미성년자를 고용하기 위해 선불금을 제공하면 영업허가가 취소된다. 이밖에 미성년자의 불법취업을 알선하는 직업소개소의 영업제한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한편 영업제한 대상에 직업소개소 업주뿐 아니라 종업원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일부 직업소개소는 가출 10대 소녀들을 지방의 티켓다방에 팔아넘기는 인신매매의 함정으로 여겨져 왔다.
  • 미 소비자 선호 100대 브랜드/한국상표 한개도 없다

    ◎가전·전자제품 인지도 조사/업계 등의 마케팅·광고투자 강화 시급/일 상품 8개 포함… GE·러버메이드 1위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100위안에 국내 상품이 하나도 들지 못했다. 1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뉴욕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의 홈퍼니싱뉴스(HFN)와 마케팅조사기관인 NPD그룹이 공동으로 연간 가구소득 2만5천달러 이상,18세 이상의 여성소비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가전제품 및 전자제품 등 7개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7개 부문 10대 선호 공동 1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제너럴 일렉트릭(GE)과 러버메이드를 비롯,전부 미국제였다. 일본 상표로는 파나소닉(11위),소니(13위),샤프(40위),닌텐도(48위),캐논(52),미쓰비시(72),히타치(85위),카시오(91위) 등 8개나 포함돼 있었다. 반면 국산 상표는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고 LG전자가 95년 인수한 가전업체 제니스가 22위에 올랐다. 무공은 “해외 수출시장에서 구매력이 가장 큰 미국소비자들은 상품 자체가 우수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높은 만큼 이들이 선호할 수 있는 브랜드 육성을 위해 업계와 수출유관기관의 마케팅 노력과 광고투자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중국적자 만21세 이전 정리 의무화/국적법 어떻게 바뀌나

    ◎만18세 이상 군미필자 국적변경 불허/외국성 허용­어머니 성 호적등재 가능 법무부의 국적법 개정안은 48년 법제정 이후 고수해온 부계혈통주의의 기본 골격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다.이처럼 기본 틀을 바꾼 것은 현행 국적법이 유엔의 여성차별철폐협약 등 각종 국제조약의 남녀평등원칙에 어긋나는데다 국제결혼의 증가,여성의 지위향상,혼혈 아동 국적취득권 보장 등의 시대적 추세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주요 개정 내용을 문답식으로 간추린다. ­크게 달라진 것은. ▲모계혈통주의를 인정한 것이다.어머니만 우리 국민이라면 그 자녀도 출생과 동시에 우리 국적을 가질수 있다.다만 사실혼 관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만 10세 이하인 자녀도 개정법 시행후 3년안에 신고하면 어머니 호적에 올릴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두었다. ­양계혈통주의를 인정하면 이중국적자가 늘어날 텐데. ▲미국 등 속지주의를 채택한 나라에서 태어난 자녀 등 ‘선천적 이중국적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그래서 국적선택제도를 도입해 이중국적자를 강제로 정리키로 했다.만 20세가 되기전에 이중국적을 가진 사람은 만 21세가 되기 전까지,만 20세 이후의 이중국적자는 2년안에 한쪽 국적을 택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중국적인 남자가 병역을 피하기 위해 국적 이탈신고를 할 수 있나. ▲만 18세 이상인 자로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면 우리 국적이 상실되지 않는다.그 이전은 병역 미필자라도 국적상실이 가능하다. ­불법체류 외국인 남성 근로자도 혼인신고후 2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면 국적취득이 가능한가. ▲출입국관리법 등에 따라 혼인신고 자체가 어려워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 조선족 등 외국인 여성이 우리 남성과 결혼하면. ▲지금은 결혼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한국국적을 인정하고 있지만,위장결혼을 막기 위해 혼인신고후 2년이상 국내에 거주한 뒤 법무부장관의 귀화 허가를 받도록 했다. ­외국인 남성과의 사이에서 난 자녀의 성은 어떻게 되나. ▲지금도 ‘클린턴 철수’처럼 외국인 아버지의 성을 따르고 이름도 외국식으로 지을수 있다.하지만 국내에서 한국인으로 성장하기에는 불편이 따를 것이다.어머니의 성을 따 호적에 올릴수 있도록 민법·호적법을 정비할 것이다.
  • ‘청소년 연령’ 공론화거쳐 정비를/이명숙(기고)

    최근 행정쇄신위원회의 법률개정 계획으로 인해 몇살까지가 보호해야할 청소년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이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동일한 행위에 대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청소년의 연령이 여러 법률 사이에서 다르뿐만 아니라 동링 법률내에서도 보호대상의 연령이 다른 경우가 있다. 영화·비디오·만화와 같은 유해매체의 유통을 제한하는 법률(청소년보호법,영화진흥법 등)에서는 ‘18세미만’을 청소년으로 간주하고 있다.그러나 술·담배를 청소년에게 판매하거나 유흥업소에 청소년을 출입시키는 것을 규제하는 법률(미성년자보호법,풍속영업법 등)에서는 대체로 ‘20세미만’을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다.19세미만자를 특별히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규정한 법률은 유일하게 국민건강증진법이다. 술·담배판매를 금지하는 연령이 20세미만이지만 어디에서 술을 파는가와 누구에게 술을 파는가에 따라 적용법률과 처벌의 정도가 다르다.20세미만중에서도 ‘18세미만’과 ‘18세이상 20세미만’을 기준으로 처벌의 정도가 달라진다.똑같이 술파는 업소인데도 유흥주점에서 청소년에게 술을 팔면 2년이하 징역인데 단란주점에서 팔면 1년이하 징역이다. ○법률마다 적용기준 달라 풍속영업법내에서 조차도 보호대상 청소년의 연령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예컨대,20세미만은 술·담배를 해서도 한되고 술집에 들어가서도 안되는데,18세이상이면 술집접대부로 고용될 수는 있다.술·담배를 하고 술집에 들어가는 행위와 술집접대부 노릇을 하는 행위 중에서 어느 것이 청소년에게 더 유해한가를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실증적 자료 보완돼야 청소년보호관련 현행법률들은 너무도 혼재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든 반드시 법률정비는 필요하다.다만 성인에게는 허용되는 어떤 행위가 청소년은 나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 행위가 금지된다면,특정 연령의 청소년이 왜 그 행위를 하면 안되는지,연령에 따른 유해성 정도 등에 대한 실증적 자료가 보완돼야 한다.현형대로 청소년이 담배를 피워서는 안되는 연령은 ‘19세미만’,술을 마셔서는 안되는 연령은 ‘20세미만’으로 유지돼야 한다면 무엇에 근거한것이고,술·담배금지 연령도 술집접대부 고용금지 연령도 공통적으로 ‘18세미만’으로 개정해야 한다면 어떠한 청소년보호이념과 사회변화추세에 근거한 것인지 등에 대한 범국민적 의견수렴 절차가 법개정에 앞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청소년보호법 위반 단속 첫날 이모저모

    ◎“청소년에겐 술·담배 팔지 않습니다”/가게 앞에 안내문… 신분증 실랑이도/심부름온 아이들엔 집에 확인뒤 판매/성인물 진열대 카운터뒤에 따로 설치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청소년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된 1일 슈퍼 편의점 비디오가게 업주들은 가게앞에 경고스티커를 붙이고 가게 진열대를 다시 배열하는 등 업주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또한 검찰과 경찰은 지난 7월1일부터 2달동안의 계도기간이 끝남에 따라 관할구청 교육구청 중·고교 등 관련기관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9월 한달동안을 청소년보호법 위반행위 집중단속 기간으로 설정,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이에 따라 담배나 술을 판매하는 슈퍼와 가판대 업주들이 중고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에게 주민증 제시를 요구,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비디오 대여점에서는 청소년 대여 불가 등급 비디오에 대한 대여 거부가 잇따랐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대현수퍼 주인 이규진씨(52·여)는 “청소년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동네아이들이 부모님의 심부름으로 술이나 담배를 사러 오는 경우에도 집에 확인한 뒤 술 담배를 팔고 있다”면서 “당국의 처벌에 앞서 가게를 찾는 청소년이 내 자식이라고 생각을 하니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의 LG 25시 종업원은 “지난 7월1일부터 본사에서 직원이 정기적으로 나와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는 술 담배 본드 성인잡지를 팔지 않습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한편 종업원 교육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비디오 주인 오승환씨(48)는 “지난달 초 카운터 뒤쪽에 성인물 진열대를 따로 설치해 청소년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가게를 새롭게 진열했다”면서 “그래도 성인물을 찾는 청소년에게는 반드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날부터 교육구청 관할구청과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단속인원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보호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업주 스스로가 나서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영국 런던탑(세계 문화유산 순례:42)

    ◎템즈강변 우뚝솟은 도심의 ‘성벽’/1066년 영 침략 불 윌리엄이 권위 상징 축조/높이 27.3m 지하 4.6m 돌로 쌓아 요새로 런던탑(Tower of London)은 말이 탑이지 실상은 도심의 성채다.입구에 들어서면 빨간 제복의 수위인 요우맨(Yeoman)이 눈길을 끌었다.아침이면 문을 열고 밤이면 문을 잠그는 일을 맡은 요우맨은 지금부터 600여년전인 1321년에 창설됐다.그들은 수위임무 말고도 런던탑의 온갖 사연을 관광객들에게 들려주는 안내원 노릇을 즐겨 자청하고 있다. 지금도 런던탑 안에서 생활하는 요우맨은 런던탑의 명물이다.런던탑을 찾은 그날도 요우맨은 과장된 몸짓으로 런던탑의 유령얘기를 꺼냈다.“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 나가봤다.그러나 아무도 없었다”는 등 얘기러리는 무진장했다.회색빛의 고색창연한 템즈강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런던 탑의 유령 얘기에는 관광객 모두가 귀를 쫑긋거렸다.그럴 때마다 신바람이 난 요우맨들은 “아직도 귀신이 나온다”고 허풍을 떨었다.귀신이 있고 없고 간에 런던탑에 얽힌잔인했던 피의 역사를 떠올리면 요우맨들의 귀신이야기에 공감이 갈 것이다. ○수위·안내원 ‘요우맨’ 명물 그들이 지금도 귀신을 팔아먹는 런던탑에는 ‘스카폴드 사이트’가 있다.왕비와 귀족들이 처형을 당했던 비극의 장소이다.과부가 된 형수 캐서린과 결혼한 헨리18세는 그것도 모자라 모두 6명의 부인을 두었다.형수이자 아내인 캐서린은 대를 이을 왕자를 바랜 헨리 8세의 기대를 저버리고 여러번 유산끝에 공주 메리를 낳았다.실망한 헨리 8세는 시녀였던 앤 볼레인을 또 아내로 맞았다.그러나 앤 역시 공주 엘리자베스를 낳아 왕의 뜻을 거슬린 죄로 사형을 당한다.네번째 부인 캐서린 하워드도 간통죄로 스카폴드 사이트 단두대에 서고 말았다. 나중에 왕으로 등극한 메리여왕이 카톨릭 신자들을 무참히 살해한 곳도 이곳이었다.그 시신을 태우는 쾨쾨한 연기가 매일 런던탑을 뒤덮었고 처형은 도끼로 목을 자르는 잔인한 방법이 동원됐다.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앤의 마지막 소원은 “제발 사형할때 도끼 말고 다른 것으로 해주세요”라는 것이었다.그렇듯 도끼처형은 무시무시한 공포를 자아냈다. ○왕비·귀족 처형당한 장소 어쩌다 왕궁이 살육의 상징물로 바뀌었을까.런던탑은 원래 왕의 권위와 힘의 상징이었다.1066년 영국을 침략한 프랑스 노르망디의 정복자 윌리엄이 자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영국인들의 항복을 받아 낸 정복자는 그해 크리스마스날 웨스터민스터사원에서 즉위식을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성을 짓기 시작했다.멀리 켄트지방에서 날라온 돌로 쌓아 지었다.높이 27·3m,지하 4·6m의 화이트 타워를 주축으로 한 성은 외국인 정복자 윌리엄처럼 위용을 드러냈다.지상에서 높은 곳에 출입구를 만들어 성벽을 파괴하는 무기가 닿을수 없게 설계됐다.화재가 나도 불길이 닿지 않는 요새였던 것이다.1666년 런던 대화재때에도 시민들의 불길을 피해 런던탑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런던탑은 항상 하얗게 잘 닦여져 있다.‘흰 성’이라는 뜻의 ‘화이트 타워’로 부르게 된 것도 이때문이다.탑은 런던시내와 템즈강을 내려다 보면서 영국을 9세기동안 호령했다.그리고 왕권과 비례해 런던탑도 커졌다.윌리엄 사후 1백년뒤인 ‘사자왕’ 리차드때부터 확장이 거듭됐다.외국인 정복자의 직계이면서도 색슨계의 이름을 가진 영국왕 에드워드1세때는 외성을 갖추었다. 성 밖에다는 참호를 팠다.그제야 런던탑은 외부의 적들이 침입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철옹성이 됐다.적들이 쳐들어 온댔자 도개교와 성문 등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성에 이르지도 못하고 화살세례를 받았다.게다가 1천여명의 군사를 수용할수 있던 워털루 타워는 늘 런던탑을 지켜주었다. 런던탑은 애초부터 많은 비극을 잉태했는지도 모른다.런던탑을 지어놓고도 왕은 사실상 사용하지 않았다.1100년 타워가 완공된뒤 왕의 고문이자 비열한 인격을 지녔던 라눌프 플램바드가 감금된 일이 있다.그런데 2층 창문에서 밧줄을 타고 탈출에 성공했다.그로부터 144년후 같은 장소에 갇힌 웨일즈의 왕자 그루피드도 같은 방법으로 도망하려다 밧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떨어져 숨졌다. ○‘화이트 타워’로 불려 런던탑에서는 한때 동물을 키웠다.헨리3세는 독일 황제와 노르웨이 왕으로부터 받은 표범과 북극곰,프랑스 왕이 보낸 코끼리 따위를 사육하는 라이언 타워를 만들었던 것이다.그러나 1834년 라이언 타워는 폐쇄되고 동물들은 리전트공원 동물원으로 보냈다.런던탑은 5백년동안 영국의 화폐를 찍어낸 역사도 감추어 두고 있다.
  • “청소년 탈선 합법화”/시민단체 강력 반발

    행정쇄신위원회가 청소년의 음주·흡연 금지연령과 유흥업소 출입 연령 등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추기로 한데 대해 청소년보호단체와 시민단체,교육계 일각 등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18세 이상이거나 고등학생이 아니면 누구나 유흥업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자칫 이에 해당하지 않는 청소년의 탈선을 합법화해 주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교육청 강준모 교육위원은 29일 “현재도 청소년 탈선문제가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를 강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완화하는 것은 학교·사회·가정교육의 세가지 축을 급속히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18세 음주·흡연 허용’ 유보/행쇄위

    ◎청소년교육 악영향 우려 재검토키로 대통령 자문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위원장 박동서)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음주·흡연허용연령을 18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심의한 결과 최종결론을 유보키로 했다. 행쇄위는 이날 흡연·음주허용연령을 낮추는 문제는 법적 측면말고도 청소년 문제에 대한 국민정서와 교육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으며,특히 일부 교육계,종교계,학부모들의 우려가 있어 신중히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쇄위는 관련 부처와 단체 등의 의견수렴과정을 다시 한번 거친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 18세 음주·흡연 이르다(사설)

    행정쇄신위원회가 음주와 흡연,유흥업소 출입금지 연령을 ‘만 18세 미만인 자와 고교생 이하’로 조정하려다 29일 뒤늦게나마 최종결론을 유보키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물론 현행 관련 법규는 저마다 연령기준과 벌칙내용이 달라 법운영상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단속과 관련해 부조리가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평가할만 하다.또 미성년자보호법과 식품위생법의 20세와 국민건강증진법의 19세는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사회인이어서 관행상 음주와 흡연이 허용되고 있는 연령이다. 그러나 행쇄위가 음주·흡연을 허용하려던 만 18세는 현행 취학제도상 3월 이전 출생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교 3년생이다.6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이 고교를 졸업했을 뿐이다.행쇄위의 허용 연령대로라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고교생에게 음주와 흡연을 허용하는 셈이 된다.물론 ‘고교생은 안된다’는 예외규정을 두었지만 담배가게나 술집에서 이들을 구별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차제에 허용연령을 19세 이상자로 하고 소수의 18세 대학생이나 근로자들에게 예외규정을 두어 허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음주·흡연 허용연령기준을 18세로 통일한다는 보도가 있은후 많은 청소년 보호단체와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나선 점을 유념,보다 폭넓은 여론을 수렴해 합리적인 연령으로 재조정하기 바란다. 이같은 제도적인 장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을 진심으로 보호하려는 어른들의 의식과 자세다.최근 발표된 연세대 보건대학원팀의 청소년 흡연실태조사에 따르면 흡연 중·고교생의 64.1%가 담배가게에서 담배를 구입했다고 한다.청소년보호법에 명백하게 팔지 못하도록 되어 있으나 소용이 없다.유흥업소 업주들도 마찬가지다.청소년들을 엄격하게 출입금지시키는 업소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모두가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청소년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의식이 중요한 것이다.
  • “사실상 성인” 현실인정/행쇄위 음주·흡연 만18세 허용 배경

    ◎허용대상은 확대… 처벌은 대폭 강화/청소년 보호단체·교육계 바날 클듯 행정쇄신위원회가 음주·흡연,그리고 유흥업소 취업을 금지하는 연령을 18세 미만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현행법은 20세 미만에게 음주와 흡연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동안에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사실상의 성인’대우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흥업소에서는 이들의 출입을 막을 수도,허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행쇄위의 판단이다. 또 관련규정이 미성년자보호법과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국민건강증진법,식품위생법,청소년보호법 등 여러법률에 담겨 있으나 법률별로 허용연령도 다르고,벌칙규정도 달라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행쇄위는 이번에 벌칙규정도 함께 통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행쇄위는 음주·흡연뿐 아니라 유흥업소출입금지,유흥업소고용금지 규정까지 모두 현행 법률 가운데 가장 강력한 청소년보호법 규정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허용대상을 확대하되 벌칙규정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행쇄위의 이번 개선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까지는 청소년보호단체와 교육계 등으로 부터의 적지않은 반발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음주·흡연 만18세부터 허용”/고교생 제외

    ◎미성년관련 법률 연령·벌칙기준 통일/행쇄위,내년부터… 법개정 논란 예상 현재 20세 미만에게는 금지되어 있는 음주와 흡연,유흥업소 취업이 내년부터 18세 이상이면 허용된다.그러나 18세가 넘더라도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으면 이들 행위가 계속 금지된다. 대통령자문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위원장 박동서)는 이같은 내용의 ‘미성년자 음주·흡연 금지연령 조정방안’을 마련해 28일 발표했다. 행쇄위는 “20세 미만인 대학생과 근로청소년 등은 사회생활에서 성인과 같이 행동해 단속이 곤란한데다,단속규정을 담고 있는 미성년자보호법과 국민건강증진법,식품위생법,청소년보호법,풍속영업에 관한 법률 등이 각각 금지대상연령과 벌칙조항을 달리하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행쇄위는 이에 따라 관련법규를 위반했을때의 형량을 청소년보호법과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로 일치시키기로 했다. 현재 미성년자가 유흥업소에 출입했을때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처하도록 하고 있어 미성년자보호법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백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보다 강력하다. 정부는 29일 행쇄위 전체회의에서 이 안이 의결되면 오는 10월 정기국회에서 관련법을 고쳐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한편 행쇄위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청소년 보호단체와 교육계 일각에서 반대하고 있어 국회처리과정에서 적지않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건축사학사/데이비드 와트킨 지음(화제의 책)

    ◎고딕건축의 기원과 원리 자세히 다뤄 건축에 구현된 가치와 의미를 중심으로 세계의 건축역사를 고찰.케임브리지대학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지은이는 특히 독일 미술사학의 중요성과 영국의 독자적인 아마추어 건축사학의 전통을 높이 평가한다.미술사는 독일에서 처음으로 하나의 아카데믹한 학문으로서의 지위를 얻었다.18세기와 19세기 초 독일에서의 건축사는 주로 고딕연구를 중심으로 전개됐다.영국과 프랑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개신교신자인 헤겔이 로마 가톨릭 교리의 본질 혹은 정신이 고딕건축 안에 영원히 비장되어 있다고 본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젊은 날의 괴테 역시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에 경의를 표하는 찬가 ‘독일의 건축예술에 대하여­에르비니 아 슈타인바흐의 성령에 바침’을 발표했다.괴테는 고딕을 ‘자연’과 공명하는 유기적인 건축양식으로 중요시했다.독일의 미술사가 빌헬름 보링거는 “고딕의 조형의지는 내면적으로 로마네스크 예술·메로빙거조 예술·민족대이동시대의 예술,다시 말해 북방 및 중앙유럽예술의 전과정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고딕건축의 기원과 원리에 관한 다양한 시론들을 소개한다.영국의 지질학자인 제임스 홀 경은 고딕건축이 작은 가지로 된 오두막으로부터 차츰 발전해왔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했다.또 가톨릭 사제인 존 밀너는 고딕이 사라센족 혹은 무어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이블린과 렌 이래의 견해를 부정했다.영국 프랑스 독일에서의 건축사학은 고딕에 대한 골동품 애호가들의 연구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다.우동선 옮김 8천700원.
  • 18세기 조선 인물지/이규상 지음(화제의 책)

    ◎영·정조시대 인물들의 행적·일화 소개 조선 영·정조 시대의 선비인 일몽 이규상의 저서 ‘병세재언록’을 한글로 알기 쉽게 옮겼다.‘병세’는 동시대를 뜻하는 말이며 ‘재언록’은 빼어난 인물들의 기록을 의미한다.이 책에는 동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인물들의 행적과 일화가 소상하게 담겼다.‘유림록’에서부터 ‘규수록’에 이르기까지 18개 항목에 걸쳐 180여명을 대상으로 삼았다.그중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도 적지않아 영·정조시대의 사회와 문화,예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문원록’‘서가록’‘화주록’은 일종의 만록형식의 열전식 문학비평서이자 서화비평서로 이 시기 문예동향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다.특히 ‘문원록’의 팔문장·초림체·경성여항인에 대한 서술은 문학사적으로 자료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화주록’에서 당대의 서양화 화풍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당시의 다른 저술에서는 볼 수 없는 대목.또 ‘방기록’에서는 조각가이자 기술자인 최천약과 걸인 달문 등 당시로서는 천대받던 인물을 다루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인물지 성격의 기록으로는 19세기에 지어진 조희룡의 ‘호산외기’,유재건의 ‘이향견문록’ 등이 있다.그러나 ‘병세재언록’은 여항인을 중심으로 엮은 ‘호산외기’나 ‘이향견문록’보다 앞설뿐 아니라 한 시대 인물의 전체상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민족문학사연구소 한문분과 옮김 창작과비평사 1만5천원.
  • 고려대 윤사순 교수 ‘한국유학사상론’ 증보판 발간

    ◎‘실용적인 학문’ 수학 만나기/성리학의 도입 토착화·조선시대 예사상 조명/실학의미의 변이·단재 신채호 유교관도 검토 “유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편견은 주로 유학이 낡은 사상이며 역사단절의 책임을 물어 폐기시켜야할 사상이라는데 근거하고 있습니다.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채 망국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지요.그러나 유학은 결코 잊혀진 사상일 수 없으며 사라져야할 사상도 아닙니다.‘비유학적’인 현대사회에서도 유학은 여전히 발언할 수 있는,생명력 있는 학문입니다” 유학의 현실적용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해온 고려대 윤사순 교수(철학과·62)가 한국 유학에 관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결산한 논문집 ‘한국유학사상론’(예문서원)을 냈다. 지난 86년 내놓은 초판에 10여년간의 연구성과를 보태 증보판으로 펴낸 이 책에서 윤교수는 성리학의 도입에서부터 후기실학의 자기 개혁단계를 거쳐 근대 유학의 각성으로 이어지는 한국 유학의 흐름을 면밀히 살핀다.이 책은 모두 5장으로 이뤄졌다.1장에서는 성리학의 도입과 토착화·관학화 과정을 살펴보고 2장에서는 사림파의 선비정신,휴암 백인걸의 도학사상,조선시대 예사상,조선말기 주리파의 현실 실천관 등 한국성리학의 정신세계를 분석한다.3장에서는 회재 이언적의 인사상,퇴계 이황의 성선관,고봉 기대승의 사단칠정설,하서 김인후의 천명사상 등 한국성리학의 이론세계가 소개된다.4장에서는 실학의미의 변이,지봉 이수광의 무실사상,다산 정약용의 인간관,실학의 철학적 기반 등 탈성리학적 실학을 조명한다.마지막 5장에서는 근대유학의 역사적 변모과정과 단재 신채호의 유교관을 검토한다. 이 책은 특히 16세기 중엽에 있었던 ‘사단칠정의 이기론적 해석’을 둘러싼 학자들의 논쟁과 18세기 초엽에 있었던 ‘인성 물성의 동이문제’에 대한 학자들의 논쟁을 들어 한국유학이 외래사상을 수용해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과정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주희에 의해 집대성된 송대의 성리학이 13세기 한국에 들어온 뒤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 고도의 형이상학적 이론으로 발전했다는것이다. 또 유학이 비현실적이었다는 일반의 지적에 대해 지은이는 “어느 사상 못지않게 삶에 적극적이었으며 치열한 현실인식의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고 반박한다.특히 실학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켜 실학이 한국 유학의 긍정적 특징,즉 현실인식의 능력과 주체적 역량을 아우르고 있음을 논파한다.이것은 윤교수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신실학론’의 주창으로 이어진다.신실학 은 유학의 특징을 ‘실용성의 추구를 향한 의지’로 보는 데서부터 출발한다.유학은 시의적절하게 자신을 변용하는데 적극적이었으며 시대에 맞게 옷을 갈아입었을 망정 ‘실학’이라는 정체적 특성만은 늘 유지해왔다는 것.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은 이와 같은 유학의 특성을 살림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게 이 책의 결론이다.
  • 재목 올바로 키울줄 아는 풍토로(박갑천 칼럼)

    파천황.하늘과 땅이 혼돈돼 있는 태초의 상태를 깨어연다는 뜻에서 출발하여“전에 아무도 못한 일을 처음으로 해냄”을 이르면서 쓰인다. 이말은 합격하기 어렵기로 으뜸간다는 중국의 과거시험과 관계되는데〈북몽쇄언〉에 나온다.당나라때는 형주(지금의 후난·후베이지방)에서 과거합격자가 한사람도 나오지 않았기에 천지가 안열렸다는 뜻으로 그곳을‘천황’이라 불렀다.그러다가 유세란 사람이 합격함으로써 비로소 깼다.그래서 생긴‘파천황’이었다. 그렇게 어려운 시험이었건만 신라사람 고운 최치원은 당나라로 유학가서 18세에 장원급제하고 벼슬살이를 하다가 28세에 귀국한다.특히 그의 “황소를 치는 격문”은 명문으로서 알려진다.최고운뿐인가.고려로 내려와서도 가령 목은이색같은 사람이 원의 정동행성 향시에 합격한 다음 연경회시에 합격하고 이어 전시에서는 2등으로 올라서고 있다. 한문의 본고장에서 제제다사 제치고 그어려운 관문을 뚫은 재능들.그래서 조선조의 재사 정인지는 술이 거나할때 이렇게 넘늘었다고 한다.“내가 공자문하에있었다면 안자나 증자에는 못미쳤다해도 자유나 자하같은 무리와는 어떨지 모르겠다”(서거정)의 〈필원잡기〉1권).실제로 문명높은 명나라 사신 예겸은 그와 시를 주고받는 가운데 탄복하며 경의를 표하고 있다. 우리청소년들이 수학·과학 등 국제학술경시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소식이 가끔 전해진다.학술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그러함을 기능올림픽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바둑도 그렇다.일본에 간 우리 젊은이들이 그 바둑나라에서 솟고라져 오른다.그런터에 근자에는 야구가 도드라진다.국내에서는 “별로…”였다는 선수가 미국에서 파천황의 전적으로 놀라움을 안긴다.또 일본에 가있는 선수들도 야구 애호가들 마음을 사로잡는판이고.공부를 포함한 모든분야에 걸쳐 재주가 많은게 우리겨레 아닌가 느끼게 하면서 어깨가 으쓱해진다는건 사실이다. 그렇긴해도 우리에겐 구슬을 구슬답게 갈고닦는 토양이 모자란 것만 같다.그래서 가능성지닌 재능들을 꽃피우지 못한채 시들게 하는 것아닌가 싶기만 하다.재목을 손주어 키울줄 알고 키울수 있는 풍토를 다져 나가야겠다.〈칼럼니스트〉
  • 곰브리치 세계사/에른스트 H.곰브리치 지음(화제의 책)

    ◎인류사 이야기식으로 독특하게 풀어써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제1차세계대전까지의 세계사를 이야기식으로 풀어쓴 인문교양서.‘예술은 모방’이라는 플라톤적 관점에서 벗어나 ‘환영의 재현’이라는 미술논리를 주창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술사가 곰브리치의 독특한 시각이 돋보인다.중세는 흔히 ‘암흑의 시대’로 불린다.그러나 곰브리치는 중세를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다분히 문학적인 수사로 표현했다.사람들이 마술사나 마녀를 무서워하고 악마와 귀신을 두려워하며 불안에 떨고있는 동안에도 그들 머리위에는 새로운 신앙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며 나아갈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믿음에서다.곰브리치는 이성이 존중되는 18세기 계몽사상 시대를 진정한 새로운 시대로 보았다.인간의 사고가 과거의 야만성과 결별함으로써 다시는 이교도들을 박해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믿음은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질문하고 대답하는 대화의 방식을 통해 독자들이 역사적 사건 속에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점이다.요컨대 역사의 미궁 속에서 햇살이 비치는 환한 바깥 세상으로 나오도록 해주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구실을 톡톡히 하고있는 셈이다.이내금 옮김 자작나무 전2권 각권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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