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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히티 보라보라섬, 박수 부르는 절경 “3mm씩 가라앉아”

    타히티 보라보라섬, 박수 부르는 절경 “3mm씩 가라앉아”

    타히티 보라보라섬이 화제다. 29일 오전 방송된 KBS1 TV 교양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는 ‘남태평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타히티의 보라보라섬이 소개됐다. 보라보라섬은 남태평양 중부 폴리네시아 소시에테제도의 타히티섬 북서쪽에 있는 섬이다. 타히티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24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수온이 따뜻하고 수심이 얕아 휴양지로 개발됐다. 각종 해양스포츠가 활발하며 관광업이 발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보라보라섬의 유래에 대해 18세기 유럽인들이 이 섬을 보고 아름다움에 반해 박수를 쳐 ‘뽀뽀라’라는 말에서 생겨났다고 전했다. 보라보라섬은 타히티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곳이다. 유리만큼 투명한 바다가 절경을 이루고 타히티의 보물 ‘흑진주’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3mm씩 가라앉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금요칼럼] 사라진 진리공동체/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사라진 진리공동체/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조선 시대의 스승과 제자는 생사를 함께하였다. 성종 이후 조정에 진출한 김종직과 그의 제자들만 해도 영락없이 그랬다. 연산군 때 무오사화와 갑자사화가 일어나자 그들은 중형을 받았다. 이미 사망한 스승 김종직은 무덤을 파헤쳐 작두로 관이 잘리는 부관참시의 형벌을 받았다. 그의 여러 제자는 사약을 마시고 세상을 떠났다. 요행히 살아남았다 해도, 먼 변방으로 기약 없는 유배를 떠났다. 이후 수세기 동안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 시절의 스승과 제자란 기껏해야 전문지식이나 주고받는 싱거운 사이가 아니었다. 그들은 죽기까지 학문적 이상을 공유했다. 사제 간의 굳은 결속 때문에 조선 후기에는 당쟁이 더욱 격화된 점도 없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냉소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진리공동체에 속한 선비들은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법이 없었다. 말이 너무 비장해진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선비가 사는 방식에는 각별한 점이 있었다. 그 시절 누군가의 스승 또는 제자가 된다는 것은 가벼운 결정이 아니었다. 생사를 초월한 결단이 있어야 했다. 한날한시에 뼈를 묻기로 결심하였을 때에만 남의 스승도 되고 제자도 되었으니 말이다. 조선의 사제관계는 세계사적 시각에도 대단히 독특하였다. 그것은 서양 중세의 기사단이나 일본의 사무라이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사무라이와 기사들은 단순히 주군에게 충성을 맹세하였을 뿐이다. 그들은 진리를 공유하는 집단이 아니었다. 18세기 이후 근대 시민사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영국과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들도 조선의 선비들처럼 끈끈한 내적 결속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럼 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어떠한가. 최근에는 저명한 대학교수가 거액의 연구비를 사적으로 횡령하는 사건이 적발되었다. 일일이 언급하기에는 너무도 낯 뜨거운 교육 적폐가 도처에 쌓여 있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교육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개인의 출세와 치부를 보장하기 위한 합법적 수단일 뿐이다. 많은 시민이 그렇게 비판한다. 사람들은 입만 열면 공교육의 폐해를 지적하고, 사교육 시장의 과도한 열기를 비난한다. 대학 교육도 별로이다. 애써 일류대학에 진학하면 훌륭한 인재가 되어 졸업하는가? 아니라면, 풍부한 교양을 갖춘 미래 시민으로 자라나기라도 하는가? 한국의 대학은 유난히 무능하고 비효율적이라고들 한다. 애초 학문 후속 세대를 양성하겠다며 시작된 ‘강사법’ 하나만 보아도 그러하다. 여러 차례 왜곡과 개악을 거쳐 마지막에는 입법 취지가 무색한 악법이 되고 말았다. 이 법의 수혜자여야 할 강사들도, 대학도 하나같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교육은 국가의 100년 대계(大計)라는 제법 그럴 듯한 명제가 있었다. 이미 진부해진 쓸모없는 말이다. 과거 수십년 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계는 시류에 떠밀리듯 서둘러 ‘개혁’을 되풀이했다. 당국은 줄곧 개선을 주장했으나 시민들로서는 개악으로 끝나지 않은 적이 없다. 기본에 충실한 학교,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숙고하는 교육을 실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그러나 교육의 사명이 거기에 있다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옛날의 선비들은 교육에 꿈과 희망을 걸었다. 운이 나빠 정치적 풍파에 휩쓸리기라도 하면 스승과 제자들이 한꺼번에 극형을 당하였다. 그래도 그들은 진리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내 한 몸의 편안함과 부귀영화보다는 몇 갑절 귀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강한 신념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현재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의 지식은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였다. 그럼에도 그들의 진리공동체가 사라지고만 지금, 세상이 더욱 삭막해진 것은 ?까.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병아리 10마리로 재계 26위 대기업 일궈 사양산업이던 농축산분야에서 자수성가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 갖춰김홍국(62) 회장은 11세에 외할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통해 사업을 일으켜 하림그룹을 자산 12조원, 재계순위 26위의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병아리를 키우는 재미를 들인 그는 자연스럽게 축산인을 꿈꿨다. 그러나 전북대 농대 교수였던 아버지 고 김주환씨와 공주 사범대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어머니 이완경(91)씨는 완강히 반대했다. 결국 그는 가출해 비닐하우스를 짓고 오이 등을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열심히 일하는 아들의 열정을 지켜본 부모는 더 이상 그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이듬해 이리농업고에 진학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낼 수 있는 최소 나이인 18세가 되자 사업자등록을 내고 볏짚사업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양계사업에 전념했다. 볏짚사업 등으로 번 4000만 원을 자본금으로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황등농장을 세우고 농장주가 됐다. 종계 5000마리를 비롯해 돼지 등도 함께 키웠다. 20대 초반에 그는 익산에서 제일 큰 양계업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잘나가기만 할 것 같았던 그의 사업가도에도 위기가 닥쳤다. 1982년 축산파동의 여파로 닭 값, 돼지 값이 폭락하면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는 빚을 청산하기 위해 익산에 있는 식품회사에 입사해 관리 및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그때 미국사료곡물협회의 박영인 박사를 만난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한 강연장에서 그가 하는 강의를 들으며 통합경영이라는 경영이론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는 사육과 함께 가공까지 한울타리에서 하면 닭 값은 떨어져도 최종 제품의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식품사슬의 통합관리가 식품시장의 경쟁력과 경영 효율의 핵심임을 간파하고 농장-공장-시장을 물샐틈없이 연결시키는 삼장(三場) 통합경영을 창안했다. 1986년 3월, 그는 오늘날 하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코리아데리카후드를 창업해 계열화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사육과 가공,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설립한 회사였다. 충남 연무대에 농장을 두고 이곳에서 키운 닭을 임도계해 시장에 공급했다. 1988년 1월 하림식품을 설립했다. 그해 8월 정부로부터 육계계열화업체로 지정받으면서 계열화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타이밍도 좋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체인점이 인기를 끌면서 닭고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0년 10월 전북 익산 망성지역에 현대식 공장을 건설하면서 본사를 이곳으로 옮기고 ㈜하림을 탄생시켰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그에게도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 투자유치를 신청했다. 두 달여 조사 끝에 마침내 1998년 10월 IFC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IFC가 IMF 구제금융을 받는 국내기업에 투자한 것은 하림이 처음이었다. 최고경영자의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경영능력,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은 덕분이었다. 2003년에 위기가 또 찾아왔다. 전기누전으로 인한 대형화재로 만 평이 넘는 본사 도계가공공장이 송두리째 불타버렸다. 피해액만 1000억원이 넘었다. 남의 도계장을 빌려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해 위기를 넘겼다.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 해 말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듬해 초까지 발병이 계속되면서 500여만 마리의 닭을 매몰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전소된 도계장 자리에 최첨단의 새로운 도계 가공공장을 완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2007년 사업영역을 양돈으로 확대했다. 그해 ㈜선진, 이듬해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해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이로써 하림그룹은 가금부문(하림, 올품, 한강씨엠, 주원산오리), 양돈 및 돈육부문(선진, 팜스코), 사료부문(하림, 선진, 천하제일사료), 사양관리(한국썸벧), 유통판매(NS홈쇼핑)의 사업영역을 갖춘 축산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림을 대기업으로 만든 ‘결정적 사건’은 2015년 팬오션 인수다. 당시 해운 경기는 최악이었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도 법정관리 위기에 빠졌다.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 시장에서는 “닭고기 회사가 뭘 안다고 해운업이냐”는 냉소가 흘러나왔다. 입찰가격만 1조 80억원이어서 팬오션 소액주주의 집단 반발도 있었다. 김 회장은 벌크선 인프라만 갖추면 사료 운송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도 안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료 원료인 곡물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했기 때문이다. 그 돈만 한 해 1조원이 넘게 들었다.팬오션 인수로 하림은 사료, 도축가공, 식품제조, 유통판매, 곡물유통, 해운으로 이어지는 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농장에서 시장까지’이라는 기존의 슬로건을 ‘곡물에서 식탁까지’로 심화시켰다.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농축산분야에서 사업을 일으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곳곳에 진출했다. 김 회장은 집무실에 학년별 도덕 교과서를 비치하고 가끔씩 그 책들을 꺼내 읽곤 한다. 그때마다 경영은 복잡한 방정식이 아니며 지극히 단순한 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만에 늦깍이로 호원대를 졸업하고 2000년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림(夏林)은 ‘여름숲’이라는 뜻이다. 진정한 땀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 땀을 식혀줄 시원하고 풍요로운 그늘을 자처하고 싶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대학교 4학년이던 아내 오수정(56)씨를 만나 열애끝에 결혼해 슬하에 주영(31)·준영(27)·현영(24)·지영(20)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주영·준영씨는 미국 에머리 비즈니스스쿨을 나와 하림 관련 그룹사에 근무중이다. 김 회장의 큰 형은 김기만(71) 전 백석예술대 총장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조선 후기 천문시계 ‘혼개통헌의’ 등 10건 보물 지정

    조선 후기 천문시계 ‘혼개통헌의’ 등 10건 보물 지정

    조선 후기 천문시계인 ‘혼개통헌의’, 조선 후기 이인문의 역작 ‘강산무진도’ 등 10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실학자 유금(1741∼1788)이 1787년 제작한 과학기구인 혼개통헌의를 포함해 모두 10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혼개통헌의는 별 위치와 시간을 알려주는 원반형 모체판과 별을 관측하는 지점을 가르쳐주는 ‘T’자 모양 성좌판으로 구성했다.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제작 사례가 알려진 유물로, 1930년대 일본인 도기야가 사들여 일본으로 가져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실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강산무진도는 조선시대 궁중화원 이인문(1745∼1821)이 ‘강산무진’(江山無盡)을 주제로 그린 8.5m 길이의 두루마리 형식 그림이다. 불교 문화재로는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김천 직지사 괘불도’,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이 보물이 됐다.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는 18세기 경북 지역에서 활동한 승려화가들이 천상·지상·지하 세계를 관장하는 보살을 그린 그림, 직지사 괘불도는 승려화가 13명이 1803년 함께 완성한 12m 높이 그림이다. 고창 선운사 참당암 불상은 여말선초 시기 유행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좌상이다. 이외에도 ‘도은선생시집 권1∼2’,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 일괄’,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31∼39’,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 일괄’,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 일괄’이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지정은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위원가 결정한다. 격월 회의가 원칙이지만, 최근 신청이 많아 매월 회의를 열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규제 대못 뺀다더니… 이번에도 차량·숙박 공유경제는 빠졌다

    규제 대못 뺀다더니… 이번에도 차량·숙박 공유경제는 빠졌다

    관광특구 내 외국인 유치 의료광고 허용 사후면세점 즉시환급 한도 100만원 확대 기존 산업군 눈치보기… 신규사업 발묶여 기본법은 8년째 국회 표류… 실효성 의문정부가 내놓은 ‘서비스산업 혁신전략’의 핵심은 규제 완화를 통해 내수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산업군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원격진료’나 ‘타다’, ‘에어비엔비’ 등 차량·숙박 공유서비스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육성책을 살펴보면 이제까지 관련 업계에서 요구했던 사안들이 일정 부분 포함됐다. 먼저 8년 전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해 시행된 ‘게임 셧다운’ 제도가 단계적으로 완화된다. 지금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사이트 접속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제한된다. 앞으로는 부모가 요청하면 적용을 제외하는 ‘부모 선택제’ 등이 도입되고, 셧다운 시간도 줄여나가기로 했다. 셧다운 제도 완화는 게임업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해외 게임은 강제할 수 없는 데다 업계가 아예 18세 이하 등급 게임 제작을 포기하면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촉진을 위해 사후면세점의 즉시 환급 한도도 1회 30만원 미만에서 50만원으로 확대되고, 인당 환급액도 최고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렸다. 현재 사후면세점 2만 곳 중 20%만 운영되고 있는 즉시 환급 시스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이태원, 동대문, 종로 등 32개 관광특구에서 의료 광고가 허용된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외국인의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을 1년 연장해 내년까지 운영한다. 의료법인 간 합병 제도도 제한적·한시적으로 운영된다.다만 정부가 서비스업을 키운다면서도 공유 경제 등 핵심 분야의 규제 완화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하면서 ‘반쪽 대책’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비스산업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규제”라면서 “규제를 완화하겠다면서도 눈 앞에서 성장세가 나타나는 공유 경제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재계 관계자도 “대책 대부분이 이해관계가 첨예하지 않은 분야”라면서 “기업들에 투자하라고 하면서도 기존 산업 종사자와 신규 사업자 간의 갈등 조정에는 손을 놓은 채 규제를 풀지 않으니 정부가 사실상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대책을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도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과거와 달리 서비스업의 혁신을 바탕으로 제조업이 발전하는 구조로 갈 것”이라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혁신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2011년에 국회에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이 아직도 표류 중이기 때문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서비스업을 통한 고용이나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잘 실행되고 성과를 낼까’라는 점은 여전히 의문”이라면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만 봐도 통과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는 있지만 8년째 표류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젤’ 내려놓고…78년생 김지영 인생2막

    ‘지젤’ 내려놓고…78년생 김지영 인생2막

    무대를 비추던 조명이 꺼졌다. 객석에는 빨간빛과 분홍빛의 별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다시 조명이 켜지고, 붉은 커튼 사이로 순백의 낭만 발레 드레스(로맨틱 튀튀)를 입은 가녀린 여성이 나왔다.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에 대형 스크린이 켜졌고, 잔잔한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영상을 지켜보던 여성의 어깨가 떨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굵고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객석의 관객들도 함께 눈물을 보이며 그녀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지영! 김지영! 브라보!!”이름보다는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무용수, ‘영원한 지젤’로 불렸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41)이 22년 국립발레단 생활을 마감했다. 쾌청했던 하늘 사이로 굵은 소나기가 쏟아졌던 23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그의 퇴단 공연을 함께하기 위해 찾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오후 7시.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오케스트라 연주 속에 커튼이 열렸다. 중세 유럽의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순박한 시골 처녀가 건장한 체격의 귀족 청년의 구애를 받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가 국립발레단 소속으로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작품 ‘지젤’의 1막 도입부다. 1997년 당시 가장 어린 나이인 18세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김지영이 1999년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던 공연이 ‘지젤’이었다. 그는 평소 ‘지젤’을 “숙제 같은 작품”이라고 말해왔다. 만족을 모르는 그는 반복된 연습과 노력으로 김지영이 아닌, 춤추기를 좋아하고 사랑에 빠진 완벽한 지젤을 완성했고, 2011년 공연 ‘지젤’은 발레단 창단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김지영은 퇴단 공연에 앞서 “1997년 국립발레단의 첫 ‘해설이 있는 발레’의 ‘파키타’로 자신감에 넘쳐 무대에 섰던 소녀가 시간이 흘러 불혹의 나이로 국립발레단과의 마지막 무대에 선다”며 “이 순간을 항상 생각해왔고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정작 다가오니 감사한 마음만 쌓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같이 무대에 서며 젊음을 느끼게 해줬던 우리 동료들, 그리고 오늘 이 무대를 준비해주신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님, 오랜 시간 동안 크나큰 사랑을 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오늘 제 춤이 여러분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겨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수진 단장은 “발레단의 대표 발레리나로, 단원들의 대표로 어쩌면 무거울 수 있었던 많은 타이틀을 내려놓고 이제는 오직 ‘김지영’으로 자유롭고 더욱 행복하길 응원한다”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지영씨는 발레단 최고의 발레리나”라고 격려했다. 10살 때 발레학원에서 처음 발레를 접한 김지영은 1997년 국립발레단 입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을 거쳐 2009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여성무용수 후보까지 오르며 세계무대가 주목하는 발레리나로 거듭났다. ‘국립발레단 대표’라는 무거운 옷을 벗은 김지영은 올가을부터는 경희대 무용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다. 또 국립발레단은 떠나지만 은퇴는 아니다. 7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 갈라 무대 등 기회가 되는 대로 발레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단칸방 어린이 가구,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

    단칸방에 사는 만 18세 이하 ‘성장기 아동’이 있는 가구는 앞으로 공공임대주택에 싼 임대료로 우선 입주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 업무 처리지침’ 개정안을 다음달 15일까지 행정 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아이를 키우면서 최저 주거기준(3인 가족 기준 전용 36㎡ 이하, 입식 부엌과 수세식 화장실 미설치 등)을 충족하지 못하는 시설에 사는 가구는 주거취약계층으로,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출산을 앞둔 미혼모와 가정폭력 피해자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은 쪽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 비(非)주택 거주자나 범죄 피해자 등이 공공임대주택에 시세의 30% 임대료만 내고 거주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공공임대주택 신청 때 필요한 자격 심사와 서류 제출도 간소화된다. 개정안은 생계·의료·주거 급여를 받는 수급자의 경우 이미 갖춘 수급자격 증빙 서류만으로 소득·자산 검증과 심사를 대체하도록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바다 위·농구코트·하늘에서… 17일 동안 멈출 수 없는 도전

    바다 위·농구코트·하늘에서… 17일 동안 멈출 수 없는 도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가 다음달 12일 ‘빛고을’ 광주에서 개막한다. 수영은 육상과 함께 근대올림픽이 태동할 때부터 인간의 질주 본능을 표출하고 체력의 한계를 가늠하는 기초 종목이었지만 쉼 없이 진화해 왔다. 흥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리고 극한의 한계치를 시험하며 새로운 종목이 태어났고, ‘양성 평등’이라는 사회적 가치도 포말 속에 녹아들었다. ‘평화의 물결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6개 종목을 톺아 봤다.●경영 ‘수영의 꽃’ 경영은 7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 동안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자유형, 배영, 평형, 접영, 혼영, 자유형 릴레이 등 세부 종목으로 진행된다. 50m 단거리부터 1500m 장거리까지 세계 최고 선수들이 42개 메달을 놓고 물속에서 가장 빠른 자가 누구인지를 가린다. 한국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 박태환은 출전하지 않지만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안세현과 김서영이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킬 선수들로 꼽힌다. 안세현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의 접영 100m와 혼성 혼계영 4×1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서영은 최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FINA 챔피언스 경영 시리즈 2차대회 개인 혼영에서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틴카 호스주(헝가리)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다이빙 ‘찰나의 승부’ 다이빙은 2초 이내 승부가 결정되는 ‘찰나’의 경기다. 다이빙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올림픽 종목으로 선보였다. 여자 다이빙 종목은 1912년 스웨덴 스톡홀름올림픽에서 추가됐다. 역대 다이빙종목 금메달은 중국이 158개로 가장 많고, 러시아 46개, 미국 42개 순이다. 스프링보드,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등 13개 세부 종목이 펼쳐지는 다이빙은 특히 북측 선수단이 극적으로 참가할 경우 메달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경기장은 대회 주경기장인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이 수영장은 기존 한쪽 벽의 가림막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1만 648석 규모의 관중석을 만드는 대규모 공사를 벌여 새롭게 단장됐다. ●수구 ‘물속에서 하는 핸드볼’ ‘수중 핸드볼’로 불리는 수구는 유일한 단체경기로 남녀 총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1900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수구는 골키퍼를 포함해 한 팀 7명이 상대쪽에 골을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다. 룰은 간단하지만 대신 격렬하기 그지없다. 몸싸움이 워낙 심한 탓에 수영복이 찢어지거나 벗겨지는 사례가 빈번해 여자 수구는 TV 생중계를 하지 않는다. 수구는 북측이 참가하면 남북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기는 7월 14~27일 14일 동안 남부대 종합운동장 임시풀에서 열린다. 임시풀에는 경기풀(35×25×2m), 훈련풀(50×25×2m) 2개가 설치되며, 관람석 5000석이 들어선다. 한국 남자 수구는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아티스틱 수영 ‘수중 발레’ 수영과 무용이 어우러져 ‘수중 발레’로 불리는 아티스틱 수영은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으로 불리다 부다페스트 대회부터 명칭이 바뀌었다. 20세기 초 장거리 수영 선수이자 다이버 겸 발레리나였던 아네트 켈러만(호주)에 의해 시작됐다. 1973년 FINA 정식 종목이 됐다. 솔로와 듀엣, 팀, 프리콤비네이션, 하이라이트 루틴 경기로 나뉘는데 2015 카잔 세계대회에서 남녀 혼성 2인조 경기인 ‘혼성 듀엣’이 추가됐다. 각각 지정 종목인 ‘테크니컬 루틴’, 자유 종목인 ‘프리 루틴’으로 치러진다. 경기장은 농구장으로 쓰이던 염주종합체육관을 개조해 만들었다. 기존 농구 코트의 마루를 뜯어내고 그 위에 관중석 높이까지 차오르는 가로, 세로 각 20m, 깊이 3m의 풀을 만들었다.●오픈워터 ‘물속의 마라톤’ ‘물속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 수영은 폐쇄된 수영장이 아니라 강과 바다에서 파도를 이겨내고 물속에서 장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다. 7월 13일, 15~19일 6일 동안 여수엑스포해양공원에서 열린다. 5㎞, 10㎞, 25㎞ 코스에 7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파도와 기상 상태뿐만 아니라 해양생물을 비롯한 다양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빨리 수영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수영하기 위한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오픈워터 수영은 1810년 5월 3일 로드 바이런이 헬레스폰트(다르다넬스 해협)를 건너기 위해 수영을 한 것에서 유래됐다. 경기 중 모든 영법이 가능하지만 통상 자유형으로 진행된다. 2.5㎞ 순환코스를 지정된 반환 부표와 코스 경계선을 지키면서 마쳐야 한다.●하이다이빙 ‘절벽 다이빙’ 이번 대회 6개 종목 중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남자는 27m 높이, 여자는 20m 높이의 타워에서 자유 낙하해 3초 이내에 발로 수면에 닿아야 하는 경기다.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연상시키는 하이다이빙은 암벽이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절벽 다이빙에서 유래했다. 시속 90㎞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에 18세 미만은 출전할 수 없다. 7월 22일부터 사흘 동안 펼쳐질 하이다이빙을 위해 조직위는 조선대 축구장에 30m 높이의 다이빙 타워와 지름 15m, 깊이 6m의 수조 경기풀 1개를 설치해 21일 현재 9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관람석은 3027석이다. 우리나라에는 하이다이빙 선수가 없어 전체 6개 종목 중 유일하게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성남, 전국 첫 아동 의료비 지원… 지자체 ‘현금 복지’ 실험 중

    전북·경북은 결혼·출산 축하금 등 확대 “서비스 직접 제공하고 先인프라 구축을” 전국 지자체의 현금복지 경쟁이 뜨겁다. 신생아, 신혼부부, 청년, 노인 등을 위한 현금 지원에 이어 어린이 병원비 보조금 등 다양하다. 경기 성남시는 7월부터 만 12세 미만 아동 본인이 부담하는 연간 의료비가 1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을 전국 최초로 전액 지원한다. 일명 ‘12세 미만 아동 병원비 완전 100만원 상한제’다. 입원, 외래, 약제비 등의 본인 부담 상한액을 100만원으로 설정하고 초과 비용은 시가 전액 부담하는 내용이다. 시는 복지부와 협의를 벌여 만 12세 미만까지 우선 지원하고 만 18세 미만까지는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성남의 아동인구는 전체의 15.3%인 14만 5737명이다. 중위소득 50% 초과 가구의 경우 시가 의료비 100만원 초과분의 90%를 지원하고 본인이 10%를 내도록 했다. 중위소득 50% 미만 가구는 전액 시가 지원한다. 의료비 초과액이 5000만원 이상인 경우 아동 의료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급 여부를 정한다. 앞서 시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16년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역 내 18세 미만 아동 가운데 연간 100만원 넘게 의료비를 쓰는 인원이 7100여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100만원을 초과해 지출하는 의료비는 연간 약 73억원으로 시의 지원 대상은 1300여명, 금액은 연간 15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현금복지는 지자체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추세다. 정부 사업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성남시에서 시작한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경기도로 확대됐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5년 성남시장 시절에 시작했으며,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 전역에서 시행하게 됐다. 3년 이상 도내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누구나 1년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복지부의 동의를 받았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만 24세가 되면 지역 화폐로 연 1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배당 사업도 시작했다. 지방에서는 결혼·출산 축하금이 많다. 전북 장수군에선 결혼축하금 1000만원(분할지급)을 준다. 경북 봉화군에선 첫째 아이를 낳으면 일시금·분할금으로 최대 700만원을 준다. 둘째는 1000만원, 셋째 1600만원, 넷째 1900만원을 준다. 서울 중구는 노인을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 2월부터 관내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기초연금 대상자 1만1000여명에게 ‘어르신 공로수당’ 월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현금복지에 대해 일선 지자체예서 실험적으로 실시한 뒤 성공할 경우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선진국들은 1990년대 이후 현금 주는 복지는 줄이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 다음 세대도 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104억원 줄테니” 온라인 낯선 이의 꾐에 ‘베프’ 살해한 10대들

    “104억원 줄테니” 온라인 낯선 이의 꾐에 ‘베프’ 살해한 10대들

    온라인 채팅을 통해 가장 친한 친구를 살해하면 900만 달러(약 104억 6400만원)를 주겠다고 꼬드긴 남성이 있었다. 그랬더니 18세 소녀가 다른 네 명을 끌어들여 한 살 위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서로를 ‘베프’라고 여겼던 소녀들이었다. 미국 알래스카주에 거주하는 데날리 브레머(18)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하이킹을 가자고 꼬드겨 선더버드 폭포 근처에서 신시아 호프먼(19)를 살해한 음모를 꾸미고 실행에 옮긴 혐의로 기소됐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다섯 용의자들은 호프먼의 머리와 손을 테이프로 묶고 그녀의 머리 뒤쪽에서 방아쇠를 당긴 뒤 앵커리지에서 48㎞ 떨어진 에클루트나 강에다 시신을 밀어넣었다. 카이덴 매킨토시(16)가 브레머의 총으로 치명상을 안긴 총격을 감행했고 칼렙 레이랜드(19)와 미성년자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둘이 더 범행에 협력한 혐의로 기소됐다. 호프먼은 학습 장애를 갖고 있어 지적 수준이 열두 살 정도였다. 아버지 티모시는 현지 일간 앵커리지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딸은 그들을 믿었다. 우리 딸은 친구를 원했을 뿐인데 난 이제 그녀를 땅에 묻어야 한다”고 어이없어 했다. *** 이와 관련, 한 누리꾼이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내왔다. ‘학습장애는 지적능력에는 문제가 없이 읽기 쓰기 수학등 학습영역에서 현저한 어려움을 가진 장애를 일컫는 말입니다.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12살 수준이었다는 말은 독자에게 학습장애 용어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브레머는 몇개월 전 6400㎞ 떨어진 인디애나주 뉴샐리스베리에 사는 다린 실밀러(21)에게 사주를 받았는데 그는 친구를 강간하고 죽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지시까지 내렸다. 하지만 경찰은 호프먼이 죽기 전 강간 당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캔자스주 출신 백만장자 타일러라고 신분을 속인 그는 브레머에게 살해 동영상을 스냅챗으로 전송하라고 시켰고 브레머는 범행 후 지시에 따랐다. 이들은 범행 후 호프먼의 옷과 소지품들을 불태운 뒤 호프먼 가족에게는 딸이 앵커리지의 다른 국립공원에서 발을 헛디뎌 숨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인대애나주 경찰은 브레머와 주고받은 이메일 메시지를 근거로 지난 9일 실밀러를 심문해 그녀에게 살해를 교사한 것이 맞으며 두 번째 살인까지 교사했다는 사실을 자백 받았다. 심지어 두 번째 살해 지시에 따르지 않자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괴롭혔다며 호프먼을 살해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겁박했다. 브레머는 실밀러의 지시를 받아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유린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보내줬다. 실밀러는 알래스카주에 범죄인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게 됐으며 용의자들에게는 각각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99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브라이언 슈뢰더 알래스카주 검찰총장은 18일 기자회견 도중 “인터넷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아무리 좋게 이야기해도 어두운 구석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온라인 활동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는 게 좋겠다”고 단언했다. 제프리 피터슨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당신은 집에 앉은 채로 알래스카나 또다른 오지에서의 살인을 지시해 추격을 피할 수 있어 안전할 것이라고 바랄 수 있지만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며 “우리는 당신을 추적해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찔한 10층 높이 짜릿한 3초 낙하… 나는 한계를 난다

    아찔한 10층 높이 짜릿한 3초 낙하… 나는 한계를 난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꽃’ 하이다이빙지난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멀리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첨탑을 배경으로 새가 날갯짓하듯 도약대를 박차고 하늘을 나르던 다이빙 선수의 모습은 이 대회 상징이 됐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회 조직위는 아예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도나우 강변의 국회의사당이 이 경기 사진의 배경이 되도록 경기장 위치를 선정했다. 수영의 하이다이빙은 하늘을 난다는 점에서, 그리고 ‘대회의 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언뜻 동계올림픽의 스키점프를 연상케 한다. 스키점프가 날아가는 거리를 기록과 성적의 잣대로 삼는 데 반해 하이다이빙은 건물 10층 높이인 20~27m를 낙하하면서 수면에 이를 때까지 선수가 곡예하듯 연출하는 예술연기를 점수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다음달 12일 개막하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하이다이빙은 ‘꽃’이다. 2013년 바르셀로나에서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식종목으로 선을 보인 뒤 이번 광주대회가 네 번째지만 대회 6개 종목 중 국내에서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다이빙은 남자 27m, 여자 20m 높이의 도약대에서 자유 낙하해 3초 이내에 선수의 발이 수면에 닿아야 하는 경기다. 광주시 조선대 축구장 임시풀에 설치된 경기장에는 지름 15m, 깊이 6m 수조 모양의 풀과 높이 30여m의 타워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남녀 2개의 도약대 외에도 10m, 15m 높이에 연습용 플랫폼도 설치돼 있다.발 먼저 입수하는 것은 낙하 높이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남자의 경우 낙하 속도는 평균 시속 90㎞에 이른다. 2명의 구조원이 수중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한다. 척추보드와 산소탱크 등 구조장비는 필수로 갖춰야 한다. 18세 이하는 출전할 수 없다. 광주대회에는 남녀 개인 2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하이다이빙은 ‘익스트림 스포츠’로 유명한 글로벌 음료회사 ‘레드불’이 만든 절벽 다이빙에서 유래됐다. 2013년 FINA는 다이빙과 별도의 종목인 하이다이빙을 신설키로 하고 곧바로 세계무대에 선을 보였다. 7월 22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하이다이빙은 국내에 최근에야 소개된 탓에 대회 6개 종목 중 유일하게 한국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종목이기도 하다. 남자 하이다이빙의 1인자는 영국의 개리 헌트(35)다. 지난 2016년과 이듬해 FINA 하이다이빙월드컵과 2013·15년(러시아 카잔) 세계대회에서 금·은메달을 석권한 남자 하이다이빙의 대표주자다. 2017년 대회 금메달과 같은 해 FINA 월드컵 은메달리스트 스티븐 로뷰(34)도 있다. 여자 선수로는 멕시코의 아드리아나 히메네즈(34)와 호주의 리아난 이프랜드(27)가 이번 대회에서 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회 금메달은 미국이 4개를 가져갔고 영국과 멕시코가 각 2개를 나눠 가졌다. 생소한 종목이지만 국내에서도 하이다이빙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18일 현재 6개 종목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대회조직위가 이날 발표한 종목별 입장권 예매율에 따르면 하이다이빙은 배정된 입장권 6500장 가운데 6237장이 팔려나가 이날 현재 96%의 예매율을 보였다. ‘바다 위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수영은 44%로 2위, 수중발레인 아티스틱 수영이 32%로 뒤를 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 금천구 모든 아이들 ‘생활 안전사고 보상’

    서울 금천구가 ‘아동 친화도시’ 비전을 위해 다음달부터 안전에 가장 취약한 아동을 위한 전용 생활안전보험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민선 7기 공약 사업의 하나이다. 대상은 금천구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18세 이하의 모든 아동·청소년, 18세 이하의 거소등록 외국국적 동포 및 거소등록 외국인이다. 국내 어디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장범위는 스쿨존 교통상해 부상치료비, 폭발, 화재, 붕괴, 산사태 상해사망 및 후유장애, 대중교통이용 중 상해사망 및 후유장애, 익사사고 사망, 강도 상해사망 및 후유장애, 뺑소니, 무보험차 상해사망 및 후유장애, 청소년 유괴, 납치 및 인질보상금, 미아 찾기 지원금, 의료사고 법률비용, 자연재해사망, 성폭력범죄 및 성폭력상해보상금 등이다. 최대 보장금액은 성폭력범죄 및 성폭력상해보상금의 경우 1500만원, 나머지는 모두 1000만원까지다. 개인이 가입한 보험이 있어도 중복 보상이 가능하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예상치 못한 재난이나 사고로 피해를 입은 아동과 그 가족을 위로하고 지원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지난해 아동친화도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아동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총기 난사 동영상 공유하며 “죽은 사람 숫자 넣어라” 21개월 징역형

    총기 난사 동영상 공유하며 “죽은 사람 숫자 넣어라” 21개월 징역형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난사 때 범인이 생중계한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퍼나른 뉴질랜드 남성이 징역 21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가혹하다고?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기업인 필립 아프스(44)는 30명의 친구들과 문제의 동영상을 공유했는데 한 친구에게 몇 명을 죽였는지 세보며 동영상에 자막으로 넣어달라고 주문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의 스티븐 오드리스콜 판사는 18일 아프스가 총기 난사 도중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퍼나른 행위에 대해 유죄를 시인했지만 그의 행동이 증오 범죄에 해당하며 총기 난사 며칠 뒤에도 계속해서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잔인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슬림 공동체를 향해 회개하지 않는 견해들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심지어 그는 동영상 속 무슬림 얼굴에다 십자가 조준선을 그려넣으라고 주문하기도 했고, 뉴질랜드 헤럴드 기사에 따르면 편집된 동영상에 대해 “멋지다”고까지 표현했다. 당시 금요 예배를 드리던 알누르 모스크와 린우드 이슬라믹 센터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이 목숨을 잃었다. 호주인 범인 브렌튼 태런트는 92개 죄목을 받았는데 이번 주초 무죄를 청원해 내년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그런데 아프스는 2016년에 알 누르 모스크 들머리에 돼지 머리를 놔두고 나오는 등 인종 차별적인 행동을 했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오드리스콜 판사는 아프스에 대해 너무 가혹한 형량을 선고하면 그에게 ‘영예로운 배지’를 달아주는 일이 될 수 있다며 뉴질랜드 양형 기준에 따른 12년형보다 훨씬 경미한 양형을 언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적어도 5명이 마찬가지로 총기 난사 동영상을 탈법적으로 공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18세 청소년은 수감됐지만 다른 이들은 구금되거나 하지 않았다. 또 10대 소년은 알누르 모스크 공격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면서 “타깃 획득(제거)”라고 표현했는데 7월 31일 재판에 처음 나올 전망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일제 잔재 전주 ‘동산동’ ‘여의동’으로 바뀐다

    일제 잔재인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의 명칭이 ‘여의동’으로 변경된다. 전주시는 동(洞)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시민공모를 거쳐 동산동을 여의동으로 바꿀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시 명칭변경추진위원회는 시민들이 제안한 36개의 명칭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응모한 여의동과 쪽구름동에 대해 검토, 친숙하고 부르기 쉬운 명칭인 ‘여의동’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여의동은 ‘뜻을 원하는 대로 이뤄주고 용(龍)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한다’는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 일대에 덕룡·구룡 ·발용·용암·용정 등 유난히 용과 관련된 마을이 많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는 다음 달 명칭제정위원회를 열어 이 명칭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조례 개정과 주민등록 코드 변경 등을 할 계획이다. 동산동은 1907년 미쓰비시 기업 창업자의 장남 이와사키 하시야(岩崎久彌)가 자신의 아버지의 호인 ‘동산(東山)’을 따 창설한 동산 농사주식회사 전주지점이 위치했던 데서 유래했다. 이후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 동산리로 변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초 동산동 명칭 변경을 위해 주민과 시의원·전문가 등 20여명으로 ‘명칭 변경 추진위원회’를 구성, 주민설명회를 열고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하는 등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특히 주민 설문조사에는 동산동 총 1만602세대 중 70%인 7418세대가 참여했으며, 이 중 90.7%인 6730세대가 동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이은기 동산동 명칭변경추진위원장은 “일제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우리 지역의 특색과 자긍심을 높이는 새로운 동 명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뭘 해도 귀엽다’ 이강인, 누나에게 소개해주고픈 선수 둘은

    ‘뭘 해도 귀엽다’ 이강인, 누나에게 소개해주고픈 선수 둘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쾌거를 이룬 축구대표팀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주최 환영 행사에서 정정용 감독에 대한 즉석 헹가래와 재치있는 입담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상(MVP)인 골든볼을 수상한 ‘막내형’ 이강인(발렌시아)은 행사장을 찾은 팬들의 요청에 기꺼이 사진을 같이 찍어주는 등 멋진 매너까지 보여줘 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의 선수들은 17일 정오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간단한 환영 행사 후 곧바로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한 선수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광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축구 팬들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달성한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김대호·박소현·장예원 등 지상파 TV 3사 아나운서의 공동 진행으로 시작된 질의응답에서는 젊은 태극전사들의 재치있는 답변이 쏟아졌다.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 활약을 펼치고 ‘한국의 마라도나’ 칭호까지 나오고 있는 이강인은 ‘형들 중 누구를 누나에게 소개해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솔직히 아무도 소개해 주고 싶지 않다”고 답변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 뒤 “꼭 소개해 주고 싶다면 (전)세진형이나 (정)원상이 형”이라고 지목했다. 이강인은 이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이후 14년 만에 18세 나이에 골든볼을 수상한데 대해 “경기 끝나고도 이야기했지만 옆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응원해주신 분들, 코칭스태프 덕분에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며 공을 돌리는 겸손함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김정민(리퍼링)은 막내인 이강인의 매력에 대해 “한국말을 하는 게 어눌해서 귀엽다”면서 “형들에게 까불 때도 귀엽다. 강인이는 모든 게 귀엽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는 우크라이나와 결승 때 옐로카드를 받은 후 주심에게 했던 애교 어린 제스처를 했던 걸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옆자리에 있던 이재익(강원)에 재현하고 나서 “저는 평소에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이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재현(대구)은 ‘정정용’ 감독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달라는 요청에 “(정)정말 훌륭하신, (정)정정용 감독님, (용)사랑해용’이라고 화답하는 재치를 보였다. 조영욱도 즉석 삼행시 요청에 “(정)정정용 감독님, (정)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용)용맹스럽게 해낸 저희가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정 감독도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정 감독은 인사말에서 “이번 준우승 성적은 선수들이 해낸 게 아니고 국민들과 함께해낸 것”이라면서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성이 있기에 임금이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환영식의 하이라이트는 깜짝 진행된 감독 헹가래였다. 정 감독이 아쉬웠던 것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을 해서 헹가래를 못 했다”고 말하자 선수들이 의기투합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선수들은 손사래를 치는 정 감독을 무대 중앙으로 이끈 뒤 세 차례 힘찬 헹가래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헹가래 직전 안경을 옆 사람에게 맡긴 정 감독은 헹가래가 끝난 후 운동화가 벗겨졌지만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지막 순서에 나선 U-20 대표팀의 주장 황태현(안산)은 “(우리 선수들이) 간절하게 싸워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 밤잠 못 자면서 마사지하고 분석해준 지원 스태프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한 달여의 U-20 월드컵을 끝마쳤지만 여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더 큰 꿈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EBS국제다큐영화제, 새달 17일까지 자원활동가 모집

    EBS국제다큐영화제, 새달 17일까지 자원활동가 모집

    EBS(사장 김명중)가 주최하고 고양시가 후원하는 제16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9)가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EIDF 2019는 영화제를 함께 만들어갈 자원활동가를 다음달 17일까지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모집 분야는 초청, 상영, 기록, 행사팀 등 6개 분야로 다큐멘터리 영화에 관심 있고 열정과 책임감 있는 만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과한 자원활동가는 오는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영화제가 열리는 9일간 서울시 및 고양시 일원에서 활동하게 된다. 소정의 활동비와 기념품 등을 받을 수 있고, 영화제 종료 후에는 활동인증서가 주어진다. 자세한 사항은 EIDF 공식 홈페이지(www.eidf.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집 요강 내 지원서 링크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2명 배출 K리그 유스·맞춤형 전술의 힘…이젠 소속팀 생존경쟁 넘어라

    12명 배출 K리그 유스·맞춤형 전술의 힘…이젠 소속팀 생존경쟁 넘어라

    “정정용 감독 발견, 이강인보다 더 큰 수확” K리그 소속 선수도 15명… 시스템이 한몫 주전 기회부터 잡아야 A대표팀 성장 가능16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일궈낸 준우승은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정정용식 리더십’이 돋보인다. 21명의 대표팀을 ‘원팀’으로 묶고 목표를 부여한 것은 그의 몫이었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이강인(18·발렌시아)이지만 한국 축구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정 감독을 발견한 것이 최대 수확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줄곧 14세 이하(U14) 팀을 시작으로 유소년 전문 지도자로 성장했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에게 펼쳐보였던 ‘전술 노트’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는 꾸준히 준비해온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이라는 토대, 그리고 K리그에서 쌓은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대표팀 선수 21명 가운데 K리그 소속이 15명, K리그 유스 출신은 12명이다. 대부분이 K리그와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셈이다. 이번 대표팀은 작은 K리그나 다름없다. 현재 K리그는 모든 구단에 유소년 클럽 18세팀, 15세팀, 12세팀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2019시즌 K리그1 각 팀별 유스 출신 선수 비율은 약 32%(149명)다. K리그2는 26%(95명)다. 2골 4도움으로 이번 대회 ‘골든볼’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강인은 그중에서도 ‘군계일학’이었다. 박문성 전 SBS 해설위원은 “이강인은 확실히 기존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이라면서 “외국 선수와 비교하자면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나 메수트 외질(아스널) 같은 유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 축구의 ‘황금 세대’로 진화한 정정용호 태극전사들은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의 ‘밑바탕’으로 더 튼튼히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역대 U20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황금 세대로 손꼽힌 대표팀은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한 ‘홍명보호’가 대표적이다. 당시 맹활약한 김승규(빗셀 고베), 김영권·오재석(이상 감바 오사카), 홍정호(전북), 김보경(울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강원) 등이 A대표팀으로 성장했다. 반면 2013년 터키 대회에 나서 8강 진출을 재현한 선수들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사실상 권창훈(디종)을 제외하면 A대표팀까지 성장한 선수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정정용호의 태극전사들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막내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강인과 조영욱, 김정민(리퍼링)은 이미 A대표팀 소집 경험이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생존경쟁을 이겨내는 게 급선무다. 이제 20살에 불과한 나이인 만큼 소속팀에서 뛸 기회를 잡지 못하면 U23 대표팀은 물론 A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마저 사라지게 된다. 이들은 이제 소속팀에서 피 말리는 생존경쟁을 이겨내며 더 큰 미래를 위해 땀 흘려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넘치는 흥, U20 즐겼다…긍정 DNA의 ‘황금세대’

    넘치는 흥, U20 즐겼다…긍정 DNA의 ‘황금세대’

    의무감·성적 압박 등 기존 축구 탈피 정정용호 21명 ‘원팀’ 정신으로 똘똘 이강인, 메시 후 14년만에 18세 골든볼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교체로 들어간 차두리를 향해 큰소리로 “경기를 즐겨라”고 외쳤다. 즐겁게 경기하는 것이야말로 강팀의 조건임을 환기시키는 장면이었다. 사실 한국 축구는 즐거움보다는 의무감과 헌신, 성적이라는 압박에 눌려 있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치른 나이 어린 대표팀은 축구 자체를 즐겼다. 그라운드에서는 맹수였지만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는 케이팝 ‘떼창’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젊은 청춘들이 만들어 낸 흥겨운 축구였다. 긴장을 조금도 풀 수 없던 시간, 하프타임 때 몸을 풀다가도 골 세리머니를 연습할 정도로 밝고 긍정적인 선수들이었다. 즐기는 축구가 가져다준 결과는 명확하고 달콤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어린 태극전사들이 U20 월드컵 결승 무대에서 후회 없는 일전을 벌였다. 대표팀은 ‘막내형’ 이강인(발렌시아CF)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 전후반 세 골을 내주며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은 2002년 ‘형님 대표팀’의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우리 축구사를 새로 썼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가 주관한 국제대회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 수상 선수까지 배출했다. 이강인은 2005년 대회 수상자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에 이어 14년 만에 18세 나이로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다. U20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대장정에 나설 때만 해도 ‘골짜기 세대’로 불렸다. 이강인을 제외하면 20명 모두 기량이 부족하다고 폄하됐다. 모두가 염려했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조별리그 1차전 패전은 이들의 한계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를 즐기면서 ‘원팀’의 모습을 갖춰갔다. 하나가 돼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포효하며 강호들을 차례로 넘어 결승에 올랐다. 막상 열어보니 정정용호의 스물 한 명 대표팀은 한국 축구를 떠받치고 이끌어 나갈 ‘황금세대’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음식엔 시대상이 다 담겨있죠...소통 없는 먹방은 ‘푸드 포르노’”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음식엔 시대상이 다 담겨있죠...소통 없는 먹방은 ‘푸드 포르노’”

    ‘먹방 시대’ 평론가 윤덕노씨가 말하는 ‘음식 문화’“먼 옛날에는 주방장, 즉 요리사는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현재의 장관이나 국무총리를 의미하는 재상(宰相)이라는 단어에 그 흔적이 남아 있지요. 한자 재(宰)를 보면 ‘집 면(?)’ 아래에 ‘매울 신(辛)’ 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상(相)자는 서로라는 뜻보다는 보좌하고 시중든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재상은 중국 주나라 때, 천관총재(天官? 宰)라는 벼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천관총재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그 음식을 참석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역할을 했지요. 음식을 나눠주는 것이 현실적인 역할이었습니다.” 먹방, 쿡방이 공중파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요즘 음식문화 평론가는 무엇을 하며, 이를 어떻게 볼까. 25년간 신문기자 생활을 했던 윤덕노씨는 푸드 칼럼니스트나 음식 평론가라는 타이틀을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음식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음식에 얽힌 문화와 역사, 경제, 생활 등을 캐어 글을 쓰고 강연을 하니 음식문화 평론가로 불러달라고 했다. 최근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라는 책을 낸 그를 지난 8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인터뷰 도중 음식 품평, 맛집 소개, 조리법 등에 대해 묻자 그는 아예 손을 내저었다. “中역사엔 요리사 출신 유명 재상 다수제사후 음식 골고루 나눠… 내치의 기본다른 씨족 장로들 초청 연회·우의… 외교나라 다스리는 것, 작은 생선 요리 비유”- 재상이 요리사였다고? 역사적 인물이 있나. “한고조 유방을 도운 개국공신 진평은 고향에서 제사를 주관하였습니다. 제사가 끝난 다음 음식을 나누었는데 아무도 불만이 없었다는 겁니다. 진평은 ‘내가 천하를 다스리면 고기를 다루는 것처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고, 나중엔 좌승상이 되었지요. 기원전 7세기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환공은 요리사 출신 역아를 재상으로 등용했습니다. 맹자는 ‘천하가 모두 역아의 맛을 따른다(天下期於易牙)’고 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요리사였지요. 역아는 악정을 펼쳤고, 환공은 굶어 죽었다고 합니다. 상나라의 명재상 이윤도 요리사였다고 합니다. 귀족 집안의 하인이었던 이윤은 그 귀족의 딸이 탕왕에게 시집갈 때 가마솥과 도마를 메고 따라갔다고 전합니다. 탕왕에게 식사 시중을 들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왕도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런 연유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는 말도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 요리사의 역할과 정치 관계는. “요리사 역할은 씨족사회였던 고대를 생각하면 됩니다. 당시 가장 큰 행사는 하늘 또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었고, 다음은 그 음식으로 참석자들에게 골고루 배불리 먹게 나눠주는 것이었습니다.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아니라 참석자 개인 사정에 맞게 공평하게 나눠줘야 불만이 없겠죠? 이게 내치(內治)의 기본입니다. 한편으론 다른 씨족 장로들을 초청해 연회를 베풀고 우의를 다지는 것은 외치일 것입니다. 요리사가 공평하게 분배하지 못하면 내분, 연회가 흡족하지 못하면 전쟁의 빌미가 됐으리라 봅니다. 모든 사람이 불만이 없도록 골고루 먹을 것을 나눠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 재상이자 요리사의 역할이었던 겁니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데이비드 이스턴 시카고대 교수가 말한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 할 수 있겠지요. 국가 혹은 정부가 역할과 필요에 따라 가치를 균형 있게 나눠주는 것입니다.” “주은래-키신저 베이징 오리구이…수교 가속등소평, 레이건에 불도장… 외자유치 안간힘세계사 바꾼 후추, 명나라 쇠퇴 길로 유도”- 역사를 바꾼 음식은 어떤 게 있나. “1971년 7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특사인 헨리 키신저(96)가 중국 베이징을 비밀리에 방문했습니다. 그를 맞은 이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였죠. 닉슨 대통령의 방중 형식을 놓고 두 사람의 대화는 이틀 연속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습니다. 협상이 깨질 위기까지 내몰렸습니다.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의 대화가 점심으로 나온 베이징 오리구이로 대화 주제가 바뀌면서 부드러워졌습니다. 식사자리에서 저우언라이 총리가 키신저에게 밀전병에 오리구이를 싸주면서 먹는 법과 유래 등에 대해 설명해줬지요. 총리가 직접 식사 시중을 들어줬다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은 적대관계 청산에 교감했던 거죠. 닉슨과 마오쩌둥 간의 역사적 정상회담에 수교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중국의 설계자인 덩샤오핑 역시 불도장(佛跳墻) 외교 만만찮습니다. 미중수교 이후 1984년 중국을 방문한 첫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에게 불도장으로 접대했습니다. 불도장이 레이건 대통령과의 만찬에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요. ‘스님이 깜짝 놀라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불도장은 청나라 황제가 즐겼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황제들은 구경도 못한 음식입니다. 이 음식이 탄생한 역사도 짧고, 자금성에서 멀리 떨어진 푸젠성(福建省) 금융기관 책임자가 상급 관청 감독관을 구워삶으려고 만든 지방 요리이기 때문입니다. 스님도 놀라는 스태미너 음식이라거나 황제도 먹었다는 것은 후대에 만들어진 마케팅 스토리입니다. 구워삶으려고 만든 불도장으로 중국이 미국을 극진히 대접한 것은 외자유치의 필요성 때문이겠지요.”- 세계사를 바꾼 음식으로 후추를 많이 꼽는다. “후추가 서양에선 대항해시대를 열고, 세계사를 바꿨지만 중국 역시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차·고구마·돼지고기 등도 있지만 후추는 명나라 흥망과 깊은 연관이 있지요. 14세기 말 중국의 후추는 100근당 은 20냥이었습니다만 15세기 중반에는 은 5냥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합니다. 유명한 정화함대는 비단과 도자기를 갖고 나가 후추와 같은 향신료와 상아 등을 들여왔습니다. 그때 들어온 후추가 명나라 초기의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했습니다만 나중엔 정화함대 파견을 끝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논란은 많지만 무역이권을 놓고 관료와 환관 세력의 대립이 있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당시 명나라는 관원과 군인들에게 화폐 대신에 후추로 봉급을 지급했습니다만, 후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관료의 봉급이 앉은 자리에서 4분의 3이 증발한 겁니다. 후추로 인해 명나라가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부자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한 향신료를 일반 백성도 맛볼 수 있게 됐지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4년 매일경제신문에 기자로 들어갔다. 베이징 특파원과 사회부장·국제부장·중소기업부장 등을 거쳐 언론사에서 25년가량 있었다. 이후 ‘음식이 상식이다’,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등과 같은 책을 냈다. 그는 “재미있어서 시작한 음식문화 연구는 흥미를 잃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재미로 취미로 수집한 동서양 음식 스토리서시대상 발견…황제부터 거지까지 인간사 담겨”- 음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음식에 얽힌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취미 삼아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음식 스토리에 황제부터 거지까지 사람들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담겨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문헌을 더 찾아보고 연구를 하다 보니 음식을 통해 기존에 배웠던 것만으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경제사와 정치사, 문화사, 생활사를 알 수 있게 되면서 음식문화 탐구에 더 빠져들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동양과 서양의 고전에 나오는 음식 관련 이야기나 에피소드가 당시 시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근대 이전까지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의식주 가운데 식재료인 농림수산업과 먹는 것과 관련된 산업이 의류·패션이나 주택·토목건설보다 더 컸습니다. 농기구나 도자기 제조도 음식산업의 연장입니다. 이러니 음식 이야기를 보면 당시 시대상이 고스란히 다 보이는 겁니다.” - 음식 하나에 당시 생활사가 모두 담겼다고?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요즘 먹는 배추김치 한 포기, 조선시대엔 얼마나 했을까요? 조선 초기엔 배추김치가 없었습니다만, 지금과 같은 재료로 배추김치를 담근다면 한 포기에 200만~300만원쯤 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의 문헌을 보면 배추는 거의 약으로 쓰이는 것이지 그냥 먹는 음식 재료가 아니었습니다. 종자는 중국에서 수입했고…. 정조 때 정약용의 경세유포를 보면 한양에 배추밭을 넓혀나가는 과정이 나옵니다. 배추의 부가가치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젓갈에 필수적인 소금 한 가마와 쌀 한 가마를 맞바꿨다고 하는 기록이 나옵니다. 당시 소금은 천일염이 아닌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물을 조려 만드는 자염이었습니다. 천일염은 조선후기에나 등장한 제조법입니다. 젓갈 특히 멸치젓은 서남해안에서 생산된 멸치를 서울까지 이동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서울이나 경기 이북 지역에선 주로 새우젓을 썼지요. 생강 역시 재배의 북방한계선이 전주였습니다. 지금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좀 더 올라왔겠지만…. 배추김치는 최고의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망에 따라 최고급 재료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발달하고 진화한 음식입니다. 대중화된 게 일러야 18세기쯤일 겁니다. 이렇듯 우리의 김치 발달사에도 당시의 경제사, 생활사가 녹아있습니다.” “소통·감정 배제된 먹는 행위·맛만 강조 ‘먹방’‘푸드 포르노’ 비판… 사랑없는 성욕과 마찬가지감각적 ‘대리 만족’… 제작자 최소한 주의 필요”- 요즘 ‘먹방’ ‘쿡방’이 넘쳐난다. “음식 먹는 것을 보거나 요리하는 것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얻을 수 있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24시간 먹방 쿡방이 나와서 식상하지만 그것은 시청자가 선택할 문제이지요. 다만, 일부 먹방의 경우 지나치게 먹는 행위, 감각적 행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존이나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강조하고, 화면에 비쳐지는 것을 부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부분에서는 본질적으로 비슷한데 성(sex)이 사랑의 감정 없이 오직 행위와 감각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저질 포르노가 되는 것처럼, 먹는다는 행위 역시 소통과 감정이 배제된 채 오직 먹는 행위와 맛만 강조한다면 포르노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푸드 포르노’라는 말도 나온 것이겠지요. 포르노가 인간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듯, 식욕을 자극하는 먹방 역시 본능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런 프로그램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작자나 출연자들이 최소한의 주의는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니면 비공개로 하던가.” “외식 조건?… 맛보다 분위기가 선택 조건시간·경제 여유…소통 가능 공간이면 충분”- 외식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제 개인 생각으로 외식의 선택 조건에서 형편없지 않다면 맛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때 먹고 싶은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순간에 먹고 싶은 음식을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허용되는 범위에서 선택하면 됩니다. 외식에서 제일 중요한 조건은 누구와 어떤 분위기에서 먹느냐를 따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외식은 비즈니스가 됐건 혹은 가족, 친지와의 즐거움을 위해서 먹건 먹는 음식 자체보다는 분위기, 근본적으로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음식과 맛 자체보다는 때와 장소, 분위기를 따져서 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베이징 특파원 시절 1인당 500달러짜리 전복 스테이크 요리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만 어려운 자리에서 어려운 사람들과 만나 어려운 이야기를 했으니, 지금 그 맛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시장통에서 아내와 같이 3000원짜리 칼국수를 먹으면서 낄낄거리고 웃으며 이야기했던 것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 집에서도 음식을 자주 하나. “가족이 먹는 음식은 만들 줄 알고 몇 가지 그럴듯한 요리도 만들 수 있지만 자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기자생활을 할 때는 바빠서 음식 만들 시간이 없었고, 이후에는 재미로 음식은 만들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아내가 음식 만들기를 싫어하지 않는데다, 더 편하게 잘하기 때문에 굳이 제가 음식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해 음식 만드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연구하고 글 쓰는데 더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 저와 아내의 생각입니다. 나중에 완전히 은퇴하면 그 때 가서 하고 싶으면 음식을 만들고….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런던 버스서 폭행당한 레즈비언 커플 그후… “영국 떠나란 협박도”

    런던 버스서 폭행당한 레즈비언 커플 그후… “영국 떠나란 협박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스에서 폭행을 당한 레즈비언 커플이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멜라니아 헤이모나트(28)와 그녀의 파트너 크리스(29)는 14일 영국 채널4방송의 대표 보도프로그램 ‘채널4뉴스’에 출연해 사건 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 털어놨다. 헤이모나트와 크리스는 지난달 30일 오전 2시 반쯤 런던의 명물로 잘 알려진 야간 이층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에 타고 있던 10대 남자 청소년 무리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우루과이 출신으로 잉글랜드 라이언에어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헤이모나트는 의대 공부를 위해 지난 2월 영국으로 건너왔다. 이날 미국인 여자친구인 크리스와 함께 런던 북서부 웨스트 햄프스태드로 외출을 나선 헤이모나트는 버스에 타고 있던 청소년들이 휘두른 주먹에 코뼈가 골절됐다. 그녀는 사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은 남성들이 성행위를 뜻한 거친 제스처를 취하며 우리에게 키스해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헤이모나트 커플은 상황을 모면하고자 그들의 요구를 알아듣지 못하는 척 했지만, 청소년들은 물건을 던지며 괴롭히기 시작했고 급기야 크리스에게 주먹질을 해댔다. 폭력을 행사한 무리는 여성들의 휴대전화와 가방도 빼앗아 달아났다. 헤이모나트는 사건 이후 성소수자 혐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피투성이가 된 자신과 크리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헤이모나트는 사건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 때문에 나의 성적 취향을 감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사건 후 2주가 지난 지금, 그녀들의 상태는 어떨까. 코뼈 골절 등 부상으로 휴가를 내고 병원 치료를 받은 두 사람은 현재 퇴원 후 회복 중이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사건 직후보다 깊어진 모습이다. 헤이모나트는 14일 ‘채널4뉴스’ 측에 “우리는 남성들에게 그저 성적 대상일 뿐”이라면서 “매일 아침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버스에 올랐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사건 후 친구들에게 ‘이 나라를 떠나라’는 위협도 받았다고 폭로했다. 15일 영국 신문 ‘더 타임스’는 헤이모나트의 친구 몇몇이 “영국에서 꺼지라”며 위협을 가했다고 밝혔다. 사건에 대한 동정 여론도 많지만 혐오적 시선도 여전한 셈이다. 헤이모나트의 파트너 크리스 역시 쏟아지는 관심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사건 이후 테리사 메이 총리는 “피해 커플에게 위로를 보낸다”면서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억지로 숨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성소수자에게 가하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크리스는 수많은 동성애 혐오 범죄 중 유독 자신들의 사건이 관심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피투성이가 된 백인 여성 두 명의 사진은 동정 여론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이번 사건을 여성 범죄 중에서도 특히 레즈비언을 노린 범죄로 규정하고 동성애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거두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런던 경찰은 CCTV를 확보해 헤이모나트 커플에게 위해를 가한 15~18세 남성 5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이들이 오는 7월 초까지 모두 보석으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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