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18세기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불교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한강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머리채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최첨단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76
  • [차이나 리포트 2004] (10)화교네트워크의 힘

    [차이나 리포트 2004] (10)화교네트워크의 힘

    중국의 경제수도격인 상하이 푸둥(浦東)지역의 황푸(黃浦)강 주변.6월중순 취재팀이찾은 이곳의 루자주이(陸家嘴)는 대륙 어느 도시의 거리보다도 현대적으로 단장돼 있었다.저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고층 건물들로 가득찬 푸둥 신구 전체가 뉴욕의 ‘맨해튼’이라면 루자주이는 그 핵심인 ‘월스트리트’에 비견된다.총면적 28㎢에 불과한 지역에 굴지의 중국 내외 기업들의 사무실은 물론 국내외 금융기관 200여개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중국의 금융 메카 루자주이에 한국금융기관도 상륙했다.하지만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간판은 역시 중국의 금융개방에 앞서 진출한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같은 중화권 금융기관들이다.아시아 금융 허브를 꿈꾸는 상하이시가 화교자본을 그 첨병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상하이 구본영특파원| 상하이만이 아니다.화교들은 중국 전역에서,아니,중국인이 흩어져 사는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유동자산을 지닌 ‘큰 손’으로 군림중이다.세계 각지의 화교는 총 3400만명을 넘어서면서 그 자체로 가장 큰 이민집단이지만,동남아나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화교는 유대인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배후 실세다. ●동남아 상권 주무르는 큰손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공상연합회 연락부 자오훙(趙宏) 부장은 “화교도 외국인이고,중국본토 투자시 특혜는 없다.”고 애써 강조한다.그러면서도 “해외의 화교,특히 화상(華商)들이 애국심과 근면성 등 좋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화교 특유의 상술과 근면성이 은연중 대중화(大中華)정신을 연결고리로 해 네트워크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실제로 2001년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절반이 넘는 216억달러가 화교자본이라는 통계도 있다. 흔히들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타이완을 묶어 중화경제권이라고 부른다.하지만 그 외곽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인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화교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아시아 지역 거주 화교는 총 2600여만명으로 이중 85%인 약 2200만명이 동남아 지역에 살고 있다.이들은 전체 인구의 10%에도 밑돌지만 역내 무역의 60% 이상을 좌지우지한다. 한족이 다수인 싱가포르는 제쳐두더라도,태국의 최상위 재벌 가운데 6개를 화교자본이 차지하고 있고,인도네시아에서는 상위 10개 재벌 모두를 화교계 자본이 장악중이다.지난 1997년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10대 억만장자 명단에 홍콩의 리카싱 창장(長江) 그룹회장 등 화교가 4명이나 랭크된 사실이 화상들의 막강한 재력을 재확인해준다.2004년 ‘포천 세계 500대 기업’명단에서 중국기업이 15개나 포함돼 한국(11개)을 제친 것도 기실은 화교자본의 위력을 말해준다. ●베이징 정부 세계화상대회 적극지원 화교자본이 동남아라는 좁은 울타리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미국의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대도시 치고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은 없다.심지어 러시아의 고도(古都)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최근 차이나타운이 조성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산업투자회사가 상트페테르부르크시와 함께 10억달러를 투자해 쇼핑센터와 호텔,아파트단지,중국식당 등을 건설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화상들의 잠재력과 그들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대륙에 대한 기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근년들어 화상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2년마다 열리는 세계화상대회(WCEC)를 적극 후원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본래 1991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제안으로 조직된 WCEC는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됐다. ●한국 뒤늦게 관심 보여 철없는 악동들이 동네 자장면집 아이를 놀려먹던 때가 있었다.어른들에게 야단을 맞으면서도 어설픈 중국말 사성(四聲)까지 넣어가며 “짱꼴라”니,“진 땅의 장화”니 하며 외치던 그 시절이다.이렇듯 유독 한국에서는 화교사회가 그다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한국의 화교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만명을 웃돌았으나,한국 사회 특유의 배타성 등으로 인해 지금은 겨우 2만∼3만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상당히 세계화됐지만,화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한국기업인들이 전세계에 퍼져 있는 화상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때문에 한·중 양국 경제의 윈­윈 차원에서 “화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자오홍 부장)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인천시가 추진중인 송도 차이나타운 건설계획이나,서울시가 검토해온 상암동 또는 뚝섬 차이나타운 계획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이 일본 호주를 제치고 2005년 세계화상대회를 유치했다는 사실이다.중국인의 해외여행 자유화나 한국 증시로 몰려오고 있는 싱가포르 자본 등 범중화권의 대(對)한국 투자를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kby7@seoul.co.kr ■ 기고-성장률 10년간 8%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중국경제의 성장 전망과 전략,그리고 향후 변화는 중국인들은 물론 주변국가,전세계의 커다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천년 경제사’에 따르면 182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32.9%로 세계 1위였고,2위는 인도(16%)였다.3,4위는 프랑스와 영국 등 서방국가다.둘을 합쳐도 GDP의 23.6%에 불과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 중국경제는 외국의 침략과 내부관리 실패로 후퇴했다.하지만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은 ‘산부저우’(三步走·3배로 달린다) 전략 구상을 제기했다.이는 중국의 GDP를 10년마다 배씩 늘려 나가자는 구상이다.1980년 2500억달러에서 1990년 5000억달러,2000년에 1조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이후 21세기에도 30∼50년간 4배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단계는 이미 실현됐다.2000년말 중국의 1인당 GDP(7078위안)는 80년의 15배로 1978∼2000년까지 연평균 9.5%의 속도로 증가됐다.세계경제 연평균 성장의 3배이며 경제규모는 이탈리아를 초과,세계 제6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21세기 초반 20년은 중국에 절호의 기회다.1997년 중국정부는 21세기 전반기 50년의 ‘신(新)산부저우’ 전략 목표를 세웠다.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이 국제 협력과 경쟁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20여년내에 중국은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샤오캉(小康·복지국가)’사회를 실현시킬 것이다. 1단계 2000∼2010년의 경제성장은 8%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2단계 2010∼2030년까지 6% 수준을,3단계 2030∼2050년 4∼5%의 수준을 유지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2010년까지 2000년 GDP의 2배로,2020년에는 4배가 된다.2050년 건국 100주년을 맞아 현대화를 실현,중국을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 국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에 종합국력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권에 진입,국제경쟁력은 세계 15위권을 목표로 한다.중국의 경제력은 2005년 프랑스,2006년 영국,2012년 독일을 능가하게 된다.순조롭다면 금세기 중반 중국은 일본을 넘어서 제 2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낙관적으로 본다면 국내외의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되면 중국경제는 향후 30년간 8∼10%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미국이 3%대 경제성장을 유지하면 21세기 중반에 중국은 미국을 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중국이 인류 역사에 중대한 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18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 250년 후 21세기 중반까지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공업화를 실현하고 현대 물질문명의 성과를 누린다면 이는 세계역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중화민족에 있어 21세기는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장위옌 中사회과학원 아태硏 부소장
  • [이런 책 어때요]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남효창 지음 중국 고전 ‘회남자’에는 “자연을 알되 인간을 알지 못하면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힘들고,인간을 알되 자연을 알지 못하면 진리의 세계에서 노닐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인간은 사회 속에서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숲 전문가’인 저자가 이 생태에세이집에서 강조하는 것 또한 그와 같다.상록수가 늘 푸르게 보이는 것은 잎이 떨어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돋아난 잎이 살아 있는 동안 다른 잎이 끊임없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흥미롭다.숲을 느끼라고 말하는 저자는 몸과 마음이 자연을 닮아가는 생태문화운동을 꿈꾼다.1만 3000원. ●한국 최고경영자 100인의 좌우명/이인석 지음 좌우명으로 본 기업경영자들의 성공비결.교보생명 신용호 창업주의 좌우명은 “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다.” 강한 도전정신을 엿보게 한다.경주 최부잣집 백산상회의 최준 창업주는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철학으로 12대에 걸쳐 만석꾼 재산을 지킬 수 있었다.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의 경우는 “독수리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호랑이는 앓는 듯이 걷는다.” 투자전문회사의 성격을 알 수 있다.‘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즉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게 없다는 말은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좌우명이다.1만 2000원. ●아프가니스탄, 잃어버린 문명/이주형 지음 아프가니스탄의 문명사를 다뤘다.아프가니스탄은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문명사의 라운더바우트(roundabout,원형교차점)’라고 지적했듯이 사통팔달의 요충 역할을 했던 곳.메소포타미아·이란·그리스·로마·인도·중국 등은 실크로드의 핵심거점인 이곳에서 만나 서로의 문명을 주고받고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켰다.간다라미술 전문가인 저자(서울대 교수)는 특히 바미얀 대불의 파괴 후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유산과 그 비극을 문명사적 관점에서 풀어간다.아프가니스탄의 대표적 선사유적지인 남부의 문디가크에서 고대 그리스의 원정도시였던 북부의 아이 하눔까지 직접 답사했다.2만원. ●소설 십팔사략/진순신 지음 중국 원나라의 증선지가 쓴 역사서 ‘십팔사략’이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십팔사략’은 중국 왕조의 흥망사와 세계를 호령한 영웅들의 전기,고사와 금언 등을 담은 중국의 고전.소설은 역사서인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치밀한 묘사와 극적인 진행,빠른 호흡으로 읽는 재미를 안겨준다.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열국지’의 지략과 천하패권의 승부수가 녹아 있는 ‘초한지’의 긴장감,영웅들의 이야기인 ‘삼국지’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평.관포지교의 관포와 포숙아,병법의 달인인 손무와 손빈,최초로 중국을 통일시킨 진시황제 등이 등장한다.전8권.각권 9000원. ●사치의 문화/질 리포베츠키 지음 사치의 역사와 가치,사회문화적 영향 등을 살폈다.책은 북아메리카 북서해안의 인디언들 사이에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성찬을 베풀고 선물을 주고받던 의식인 포틀래치(Potlatch),집단과 집단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멜라네시아섬 사람들이 행하던 의례적 선물 교환행위인 쿨라(Kula),지도층의 솔선수범을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서 사치의 기원과 본질을 찾는다.사치에 대한 현대적 개념은 18세기 프랑스에서 있었던 사치논쟁에서 비롯됐다.18세기까지 사치란 행복과 양립할 수 없었으며,민중을 퇴폐로 이끄는 것으로 간주됐다.1만원.
  •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새뮤얼 헌팅턴 지음

    미국은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미국의 주류 계급인 와스프(WASP,백인,앵글로·색슨,개신교도)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미국의 주류 백인들이 품고 있는 국가주의적 발상은 때로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미국의 정통보수를 대표하는 새뮤얼 헌팅턴(77·하버드대 앨버트 웨더헤드 석좌교수)의 ‘애국주의적’ 주장은 그 대표적인 경우다.‘문명충돌론’으로 널리 잘 알려진 그의 새로운 저서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형선호 옮김,김영사 펴냄)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출간되기도 전에 인종적 편견을 부추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멕시코 이민자들,즉 히스패닉이 미국의 국가 정체성의 위기를 몰고 왔다는 적잖이 ‘식상한’ 주장을 담고 있다.헌팅턴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정체성은 크게 앵글로·개신교도 문화와 ‘미국의 신조’,그리고 기독교에 의해 규정된다. 미국의 신조(American Creed)라는 말은 1944년 스웨덴의 경제학자 군나르 미르달이 그의 저서 ‘미국의 딜레마’에서 사용하면서 대중화된 말.미국인들은 인종이나 종교,민족 등이 다르지만 이들에겐 인간의 존엄,평등,자유,정의 같은 공통된 사회적 에토스가 있다는 것.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미국의 신조다. 미국의 국가 정체성은 과연 위기를 맞고 있는가.헌팅턴은 1970년대 이후 미국내 이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남미계 이민자들은 자신의 모국에 뿌리를 두고 이중적인 충성심과 이중적인 국가성,이중 언어,나아가 이중 국적까지 유지하려 한다고 주장한다.이는 과거 유럽과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국의 정체성을 점차 상실하고 미국 사회와 신조에 동화됐던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헌팅턴은 라틴계 이민자들의 이런 경향은 결국 ‘앵글로·개신교도’ 단일 문화가 지배하던 미국 사회를 두 개의 언어,두 개의 문화로 양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극단적 결론을 내린다. 헌팅턴의 이 문제작에 대한 평가는 몇 가지 반응만 정리해도 충분할 듯하다.앨런 울프 보스턴대 교수는 국제정치학 학술지 ‘포린 어페어즈’에 기고한 반론에서 “헌팅턴이 주장하는 미국 국가 정체성의 중심인 앵글로·개신교도의 정체성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며 “미국에 단일한 개신교 문화는 애초에 없었으며 18세기 후반까지는 오히려 가톨릭이 미국 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한다. 또 영국의 ‘가디언’지는 “멕시코와 미국의 문화 차이는 터키와 유럽의 차이보다 훨씬 적다.”고 반박한다.헌팅턴의 논문이 소개된 미국의 외교 전문잡지 ‘포린 폴리시’ 최근호도 “헌팅턴의 주장은 가톨릭·스페인 문화의 유입을 두려워하는 ‘유럽 본토주의’의 우려”이며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뻔뻔스러운 인종차별”이라고 꼬집는다.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으로 미국을 들여다 본 이 책은 미국의 주류사회,특히 보수 우파의 현실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1만 9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축구] 킥오프 지구촌 들썩~ 안방도 들썩~

    ■ ‘유로’는 그리스 ‘코파’는 브라질, 올림픽은? 유로2004,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다시 한번 축구 열기로 지구촌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이번 무대는 아테네 올림픽.치열한 대륙별 예선을 거쳐 출전 티켓을 움켜쥔 15개 나라와 개최국 그리스 등 16개팀이 개막식을 이틀 앞둔 다음달 11일 축구 제전을 킥오프,올림픽 열기를 미리 점화시킨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활약이 주목된다.이번이 7번째 출전이며 88올림픽부터는 5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다.특히 이번에는 지역예선 무패의 최고 성적으로 아테네 땅을 밟는다.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조국에 메달을 선사하는 ‘제2의 신화’를 창조할지 자못 궁금하다. 성인 축구와 올림픽 축구의 판도는 완연하게 다르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예로 들어보자.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지만 올림픽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다.그동안 20차례 열린 올림픽 본선에 10차례 참가했지만 단 한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지난 84·88올림픽에서 두번 연속 은메달을 따낸 것이 최고 성적.그나마 올해에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판도는 딴판 반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나라는 현재 FIFA 78위인 헝가리.모두 9차례 출전해 금 3,은1,동 1개를 따냈다.우승 0순위는 ‘리틀 아주리군단’ 이탈리아.14번째 출전으로 역대 성적도 27승4무20패로 올림픽 랭킹 1위.36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파라과이 일본 가나와 함께 B조에 속해 8강 진출이 무난한 편.길라르디노 등 막강 화력을 앞세워 6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96년과 2000년 연속 우승한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이 아테네에도 몰아칠지 주목된다.96애틀랜타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를 꺾었고,2000시드니에서는 카메룬이 스페인을 제압하고 검은 대륙에 금메달을 선사했다.이번에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을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킨 가나(6회 출전)와 말리(첫 출전)가 나온다.이밖에 C조의 아르헨티나,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D조의 포르투갈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한국은 ‘그리스 돌풍’ 넘을까 지난달 9일 올림픽 본선 조 추첨 결과,개최국 그리스,아프리카 말리,북중미 멕시코와 A조가 됐을 때 한국 축구 팬들은 마음을 놓았다.유럽과 남미의 전통 강호들을 모두 피해 무난한 조 편성으로 판단했기 때문.그러나 유로2004를 통해 그리스 축구가 ‘주머니 속의 송곳’이었음이 드러나고 박지성이 출전하지 못하는 등 해외파와 와일드카드 합류가 당초 계획과 어긋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개막전에서 만나는 개최국 그리스와의 경기가 무척 중요하다.한국과 각급 대표팀 간 경기를 한번도 치르지 않았다.또 예선을 거치지 않고 5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전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최근 올림픽팀 평가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와 1-1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그리스 성인축구가 유로2004 우승을 통해 FIFA 랭킹 35위에서 12위로 껑충 뛰어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장 경계해야 될 대상이다. 멕시코는 한국에 48런던올림픽 본선 첫 승리를 안긴 팀.96애틀랜타 때도 비기는 등 인연이 있다. 멕시코는 현재 FIFA랭킹 6위의 강호지만 올림픽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는 1승3무1패로 백중세.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에서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린 미국을 4-0으로 대파하고 탈락시키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이번이 첫 출전인 말리는 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만나 4-2로 누른 바 있다.체이크 우마르 코네 감독이 이끄는 말리는 아프리카 예선 B조에서 시드니올림픽 우승팀 카메룬을 1-0으로 물리쳐 디펜딩챔피언의 본선 좌절이라는 이변을 만들어냈다.마르 디엘로,잔비에르 아부타와 함께 예선 10골을 합작한 스트라이커 드러메인 트라오레는 카메룬전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경계 대상 1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자축구는 미·중 격돌 축구의 여전사들이 여신으로 날아오르기 위해 ‘신들의 고향’ 아테네에서 한판승부를 겨룬다. 올림픽에서 여자축구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96애틀랜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이미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공식경기가 열릴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으나 1991년 여자월드컵이 개최돼 세계를 매료시키기까지 동면기에 빠져 있었다. 여자축구라고 해서 얕잡아 보는 것은 금물.남자 못지않은 스피드와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아깝게 탈락해 아쉬움이 남는다.하지만 각 대륙을 대표하는 여장부들이 펼치는 치열한 접전이 이를 달래줄 예정이다.스웨덴(4위) 일본(13위) 나이지리아(25위)가 E조,독일(1위) 중국(5위) 멕시코(26위)가 F조,그리스(53위) 미국(2위) 브라질(6위) 호주(16위)가 G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며 각조 1·2위와 E·F조 3위 중 상위팀,G조 3위 등이 8강토너먼트를 갖는다.27일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이 열린다. 애틀랜타 동메달,시드니 금메달에 빛나는 노르웨이(3위)가 유럽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또 북중미에서 강호 캐나다(11위)를 탈락시킨 멕시코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세계 여자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가 96년 은메달(중국) 이후 메달권에 재진입할지도 관심거리다.본선 10개 팀 가운데 5개 팀이 FIFA랭킹 10위 안의 팀들로 채워져 우승후보를 예측하기 힘들다.‘여자 축구의 아이콘’ 미아 햄과 줄리 포디가 애비 웜바크 등 영스타들을 이끌며 애틀랜타 금메달 이후 시드니에서 노르웨이에 넘겨준 왕관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펼친다. ‘철장미’ 중국도 무시 못할 상승세.유럽의 파워에 수난을 당한 뒤 ‘젊은 피’ 8명을 대거 투입하며 세대교체를 단행,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했다.세계 1위 독일도 유로2004에서 체면을 구긴 남자들을 대신해 게르만 전차군단의 명예회복을 위해 나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축구 올림픽 56년 도전사 ‘56년,필사의 도전을 넘어서.’ 한국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첫 발을 내디딘 때는 광복 직후인 지난 1948년.그해 5월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다.3개월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참가한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에 5-3으로 승리,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그러나 2회전(8강)에서 스웨덴에 0-12로 무참히 무너졌다. 다시 기회가 온 것은 16년 뒤 64도쿄올림픽.이웃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총력전을 펼쳤으나 체코(1-6) 브라질(0-4) 이집트(0-10)에 연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기나긴 동면에 들어간 한국은 24년 만에 88올림픽 개최국으로 본선에 참가한다.결과는 2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구 소련 미국과 연속해서 0-0으로 비긴 뒤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했다. 이후 한국은 본선 단골손님이 됐다.독일 출신 명장 데트마르 크라머를 총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한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모로코(1-1) 파라과이(0-0) 스웨덴(1-1)과 3연속 무승부를 거뒀지만 승점 3에 그쳐 다시 쓴잔을 마셨다. 구 소련을 88서울올림픽 우승으로 이끈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을 사령탑으로 삼아 참가한 96애틀랜타올림픽 첫 경기에서 가나를 1-0으로 누르고 무려 48년 만에 본선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어 멕시코와 0-0으로 비기면서 8강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으며 골득실차에서 밀려 멕시코와 가나에 8강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무적함대’ 스페인에 0-3으로 졌지만 모로코와 칠레에 각각 1-0으로 승리해 승점 6을 챙겼다.역대 최고 성적이었지만 애틀랜타에 이어 골득실 때문에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퓨전오페라 ‘피가로’ 우리말 대사 돋보인 무대

    성악가와 연극배우가 함께 꾸미는 퓨전오페라 ‘피가로’는 원작이 지니는 희극적인 요소를 잘 살린 대중적이고도 참신한 무대다. 원작은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정통 오페라 공연은 노래와 대사(레치타티보)가 이탈리아어로 처리돼,국내 관객들은 원작이 지닌 은유와 해학을 이해하기가 힘든 게 보통이다.자막을 보다가 극의 흐름을 놓쳐버리기 일쑤고,노래와 무대의 아름다움 이상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두 얼굴인 노래와 극의 맛을 고루 즐길 수 있다.노래부분은 정통오페라 그대로 부르고,대사 부분은 연극배우가 우리말로 연기하기 때문.관객이 이해하기 쉬운 연극이라는 전체 틀 안에서 간간이 아름다운 노래의 선율로 감정을 고조시켜,객석에는 활기가 넘치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배경은 18세기.스페인 세빌리아에 사는 젊은 알마비바 백작이 이발사인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 사랑하는 여인 로지나와 결혼하는 과정을 담았다.서민인 로지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귀족인 알마비바를 때로는 술주정뱅이로,때로는 가난한 학생으로 그리면서 절대권력층을 조롱하는 것이 원작의 의도.이번 공연은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났다는 점에서, 그 의도만큼은 충실히 살려냈다. 그래도 아쉬운 건 노래와 극이라는 두가지 요소가 어딘지 모르게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점.우리말 대사로 연기하는 몇몇 성악가들의 연기는 책을 읽듯이 어색했고,오페라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 배우를 보는 시간도 너무 길었다.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유일한 한국인 지휘자로 활동했던 김주현이 공연의 지휘를,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만 100회 이상 연출해온 박경일이 연출을 맡았다.3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3447-7778.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미녀와 야수(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지음,김정미 옮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미녀와 야수’의 프랑스 원전.원래 비슷한 유의 민담이 많았는데,보몽 부인이 18세기에 동화로 엮었다.외모보다는 내적인 아름다움의 가치를 강조하는 책.아이들판 펴냄.8000원. ●솔직히 말해주세요(에지오 아체티·알베르타 로텔리아 글,비토리오 세디니 그림) 아기가 태어나서,자라고,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한 이탈리아 작가의 성교육 동화.아이를 위한 그림책과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 2권으로 구성돼 있다.서광사 펴냄.9000원. ●동물의 흔적 누가 있었을까?(모니카 랑에 글,크리스티네 팔터마이르 그림,조국현 옮김) 동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들을 위한 생태도감서.동물의 먹이,보호색,날개,겨울나기 등 주제별로 내용을 구성해 지루함을 덜었다.‘네버랜드 생태 그림책’ 시리즈의 첫번째 책.시공주니어 펴냄.8000원. ●어느날 밤,고양이가(이방 포모 글·그림,최윤정 옮김) 처음으로 혼자 밤 나들이에 나선 아기 고양이가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 어엿한 야행성 동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뒤에서 몰래 아기 고양이를 돌보는 아빠 고양이의 부정이 가슴 따뜻하다.유아용.물구나무 펴냄.9500원.˝
  • [여성&남성] 가부장제가 한국남성 수명 줄인다?

    “허울뿐인 가부장 계급장을 떼내면 정말 편해지는 건 남성들이다.” 최재천(50)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나아가 “호주제가 폐지되면 한국 남성들의 사망률부터 떨어질 것”이라고 장담한다.가부장 제도가 한국 남성들에게 가하는 스트레스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 중년 남성들의 사망률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부계혈통주의는 생물학의 진실에 역행한다.’는 논리로 호주제 폐지 반대론자들로부터 혹독한 사이버테러를 당하기도 했지만,같은 이유로 2004년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생물학자이다. 최 교수가 이번에는 자신이 주창한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론(論)을 기반으로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부장적 가치관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우리 사회의 여성과 남성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측했다. ‘자연과학 에세이’라고 보아도 좋을 최 교수의 ‘호주제 폐지와 대한민국 남성의 삶-사회생물학적 접근’은 지난 21일 여성부 주최로 열린 ‘호주제의 사회·문화적 영향에 관한 학제적 연구’ 세미나에서 발표됐다.최 교수의 ‘문제 발언’들을 살펴본다. ●부계혈통은 세대 잇기 힘들다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혈통주의는 한 마디로 전혀 생물학적이지 못하다. 어쩌다 보니 아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됐지만,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생물은 없다.있었더라도 일찌감치 멸종하고 말았을 것이다. 부계혈통주의가 존재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번식의 주체가 암컷이기 때문이다.암컷이란 자식을 낳는 기능을 한다.수컷은 혼자 힘으로 자식을 낳을 수 없다.반드시 암컷의 몸을 빌려야 번식을 할 수 있다. 포유동물의 거의 전부가 일부일처제의 짝짓기 구조를 갖고 있다.일부일처제는 수컷에게 유리한 제도처럼 보인다.그러나 일부일처제는 성공적인 극소수의 수컷에게만 유리할 뿐 대부분의 수컷들에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포유류의 경우 암컷은 거의 모두 번식의 기회를 얻지만 수컷은 극히 일부만 암컷과 짝짓기의 기회를 얻는다.모계로 이어지는 혈통은 끊어질 확률이 적지만 부계 혈통은 제도적 뒷받침이 없이는 세대를 거듭하기 어렵다. ●자연계의 족보에는 암컷만 기록한다 자연계에도 족보가 있을까? 가장 보편적인 것은 평균적 개체의 생활사를 정리한 개체군 생명표(life table)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성장률을 측정하는 방법이다.그런데 이 생명표에는 수컷의 수는 기록되지 않는다.개체군의 성장률을 계산하는 데는 암컷의 수만 필요하기 때문이다.수컷의 수가 달라도 암컷의 수가 동일한 두 개체군의 성장률은 기본적으로 같다. 인간 사회의 인구 통계에도 똑 같은 방법이 사용된다.다음 세대의 인구 크기를 예측하기 위해 작성하는 도표에는 여성의 수만 기록한다.다음 세대에 태어날 개체의 수는 그들을 생산하는 암컷(여성)에만 영향을 받을 뿐 수컷(남성)의 수와는 관련이 없다. ●부계혈통을 고집할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 17∼18세기 유럽의 생물학자들은 정자 안에 이미 작은 인간이 들어앉아 있다고 주장했다.‘씨’는 이미 남성에 의해 결정되어 있고 이름하여 ‘씨받이’로 간주된 여성은 그저 영양분을 제공하여 씨를 싹 틔우는 밭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려 했다. 정자 속에 이미 작은 사람이 들어 있다는 이론을 받아들이면 러시아의 전통 인형처럼 그 작은 사람의 정자 속에는 더 작은 사람이 웅크리고 있어야 하고,또 그 사람의 정자 속에는 더 작은 사람이 있어야 하는 식의 무한대의 모순을 범할 수밖에 없다. 그릇된 이념은 과학의 객관성 앞에 무너지게 되어 있다.정자는 수컷의 유전물질을 난자에 전달하고 나면 소임을 다하지만 난자는 암컷의 유전물질은 물론 생명체의 초기 발생에 필요한 온갖 영양분을 갖추고 있다.유전물질만 비교해도 암컷의 기여도가 더 크다. ●대한민국 중년 남성은 파리 목숨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의 사망률보다 훨씬 높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느 나라나 남녀의 사망률은 비슷하게 시작하여 20∼30대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다가 40대로 접어들며 비슷해진다.그런데 유일하게 40대로 들어서며 남성의 사망률이 더 치솟는 나라가 있다.대한민국이다.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 40∼50대 남성들의 목숨이 파리 목숨에 가장 가깝다는 객관적인 증거다.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며 거들먹거리는 남성들은 오늘날 그리 많지 않다.별로 이득도 되지 않는 제도가 여성들에게는 인권침해 수준의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고,동시에 남성들의 평균수명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호주제는 노숙자 양산의 주범이다 우리 사회는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를 겪으며 엄청나게 많은 노숙자들을 생산했다.가정이란 부부가 함께 꾸려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진다.차마 처자식을 대할 면목이 없다며 혼자 가출을 하는 대신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다. 외국의 남성들은 대부분 그렇게 한다.하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은 가부장의 멍에를 어쩌지 못해 그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한다. 본인은 본인대로 노숙자가 되어 건강을 잃을 뿐 아니라 죽음에 이른다.졸지에 가장을 잃은 가정 역시 파괴되고 만다.여성의 세기가 오면 남성도 함께 해방될 것이다.이것이 남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여성도 준비되지 않으면 어려움 겪는다 여성시대의 도래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다.그러나 여성시대가 온다는 것이 모든 여성들에게 다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좋건 싫건 앞으로는 여성들도 온갖 사회생활의 고뇌들을 온몸으로 맞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준비되지 않은 남성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준비되지 않은 여성이 겪어야 할 어려움도 클 것이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한낮의 우울/앤드루 솔로몬 지음

    고대 그리스의 시인 메난드로스는 “나는 인간이며,그것만으로도 비참하기에 충분하다.”고 읊었다.‘인간으로 태어난 죄’,우울증은 인류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그럼에도 우리의 이해가 가장 부족한 영역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울증이다.우울증은 중세에는 신에게 버림받은 ‘오명의 상징’으로 간주됐다.중세의 신학자 토머스 아퀴나스는 정신은 육체 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육체적 질병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으로 여겼으며,정신적인 질병은 곧 사탄의 소행이라 믿었다.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의 합리주의가 중세의 미신을 밀어내면서 우울증은 악령보다는 의학적인 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17세기 ‘데카르트 혁명’ 이후,우울증이 과연 화학적 불균형 때문인지 정신적 나약함 때문인지 따져보게 된 것이다.분명한 것은 우울증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질병이라는 점이다.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된 우울증의 ‘고전’ 미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앤드루 솔로몬의 700쪽이 넘는 방대한 저작 ‘한낮의 우울’(원제 Noonday Demon,민승남 옮김,민음사 펴냄)은 우울증의 역사와 배경,병리학 사례,치료 방법 등을 두루 살핀다.미국의 ‘내셔널 북 어워드’등 11개의 상을 받으며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된 우울증에 관한 ‘고전’이다. 저자는 1998년 ‘뉴요커’에 우울증에 관한 글을 발표한 뒤 수천통의 편지를 받았다.우울증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오늘날 미국에서는 1900만명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그중에는 어린이도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프로잭이라는 녹색 알약은 우울증을 경험한 수백만 미국인들에게는 아스피린 만큼이나 흔한 약이다.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서울에 거주하는 20∼60세 주부 가운데 45%가 경증 이상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저자의 말대로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비밀로 간직한 채 보이지 않는 휠체어를 타고 살아가고 있다. ●우울증의 지배적 증상은 희망의 부재 우울증에 들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희망이다.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슬픔에 빠지면 세상이 초라하고 공허해 보이지만,멜랑콜리에 빠지면 자신이 초라하고 공허해진다.”고 말한다.우울증은 선한 사람은 더욱 선하게,악한 사람은 더욱 악하게 만든다고도 한다.이 책은 어머니의 자살 이후 급작스레 찾아온 저자 자신의 우울증에서부터 출발해 타인의 유사한 우울증과 색다른 우울증,나아가 전혀 다른 환경의 우울증까지 차례로 기술하며 우울증의 체계를 세워간다.그런 과정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건져낸다.우울증으로 망가진 사람들이 더 많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링컨이나 처칠 같은 이들은 우울증을 겪었지만 정신적인 불안을 위대한 지도력으로 승화시켰다. ●약물·심리치료만이 올바른 탈출법 우울증은 때로는 진실의 창이 되기도 한다.실제로 프로이트는 “우울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진실을 보는 눈이 더 날카롭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어떻게 우울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하나의 병에 대한 처방이 여럿이라면 그 병은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우울증 만큼 표준적인 치료법 외에 대체요법이 많은 경우도 드물다.어느 한 장단에 춤을 출 수가 없는 것이다.일찍이 히포크라테스는 우울증을 종교적인 힘으로 치료하는 자들을 협잡꾼들이라 했고,소크라테스는 심각한 장애는 철학자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저자는 우울증에 관한 대부분의 처방은 ‘벌거벗은 임금님의 새옷’처럼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몰아붙인다.저자가 내놓는 우울 탈출법은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뿐이다.병에서 직접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론 약물치료가 필수지만,환자가 약물치료를 통해 새로 획득한 자아를 이해하고 재발을 막는 데는 심리치료가 제격이다.이 책에는 인지행동치료와 대인관계치료를 포함한 심리치료법,항우울제의 장단점,전기치료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돼 있다. ●시대마다 역사문화적 진화 거듭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일한 정신과적 질병이 특정 시기에 특정 사회 계층을 특정한 방식으로 괴롭혀 왔음을 알 수 있다.우울증이 대표적인 예다.우울증은 18세기에는 졸도와 경련성 울부짖음,19세기에는 히스테리성 마비나 경축(痙縮),20세기에는 만성피로 증후군이나 거식증 등 각각 다른 형태의 모습을 드러내며 역사문화적 ‘진화’를 거듭해 왔다.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우울증은 결코 현대병이 아니라고 강조한다.극작가 새뮤얼 베케트의 말마따나 “이 세상의 눈물의 양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이다.‘우울증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는 요컨대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듯 애정을 주고 받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곧 희망의 철학을 내면화하는 것이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현존 最古 장군총사진 공개

    최소한 3·1운동이 일어났던 1919년 이전에 우리나라 사람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존 최고(最古)의 장군총 사진이 공개됐다. 우리가 장군총으로 알고 있는 이 무덤이 고구려 장수왕릉으로 확인된 만큼 중국과 일제가 우리 역사를 의도적으로 폄하해 부여한 ‘장군총’이라는 능명 대신 왕릉임을 나타내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경대 서길수(고구려연구회 회장) 교수는 25일 최근 자신이 중국 조선족 동포 허창흘(66)씨를 통해 입수한 장군총 사진을 공개하고 “이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허씨의 조부가 일제에 의해 3·1운동 직후 독립운동 혐의로 붙잡혀 3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출옥한 뒤 행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최소한 1919년 이전에 찍은 현존 최고의 장군총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당시의 사진은 이후 일본 학자들이 연구 목적으로 찍어 일제시대에 책으로 소개했던 것”이라며 “이 사진은 우리 민족이 장군총을 배경으로 찍은 최초의 사진으로,이는 이 왕릉이 당시 우리 민족의 의식과 생활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었음을 말해 주는 소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사진은 장군총을 배경 삼아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과 한복을 입은 주민 157명이 함께 찍은 것으로,일부 훼손된 장군총의 계단형 석축과 머리 부분의 우거진 나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 교수는 “사진을 제보한 허씨가 이 무덤을 아직까지 ‘황제무덤’으로 지칭하고 있었으며,18세기에 제작된 해동지도에도 ‘황제묘(皇帝墓)’로 적혀 있다.”고 소개하고 “최근 중국측 연구에 의해 고구려 20대 장수왕의 능임이 확인된 마당에 이를 장군총이라고 부르는 것은 심각한 역사 왜곡이 아닐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2)안의현감(安義縣監) 연암 박지원의 행정론

    경남 함양군 안의면 안의초등학교 교정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비석 하나가 서 있다.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 선생에 관한 역사와 선생께서 활동하셨던 18세기 영조 정조시대의 조선 지성사와 사회사의 한 단면까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사적비(事蹟碑)다.위대한 문학가로서의 면모와 탁월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며,특히 안의현감이라는 지방의 한 작은 고을을 다스리는 행정관 시절의 흥미로운 일화들은 정치와 권력의 남용으로 고통받는 이 시대를 향하여 무언의 꾸짖음을 던지고 있다. 오늘은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 아래 함양 안의면의 오월 녹음을 주우며 그 푸르고 향그러운 색깔 속에 살아있는 한 지성의 인간과 세상을 향한 말씀을 들으려 길을 떠난다. 연암 박지원 선생을 두고 칭송하는 글귀는 매우 많다.‘그의 문장은 천마(天馬)가 하늘을 나는 것 같아 굴레를 씌우지 않았건만 자연스럽게도 법도에 다 들어맞는다.그러므로 그의 문장은 문장 가운데 으뜸이라 할 만하며,뒷 사람들이 배워서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글과 ‘영국에 셰익스피어가,독일에 괴테가,중국에 소동파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박지원이 있다.’는 글이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이같은 선생은 흔히 ‘양반전’‘허생전’ 등 부패한 사회상과 타락한 양반 사회를 풍자적 기법으로 통렬하게 비판한 소설가로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선생의 나이 44세 때 청나라 여행을 계기로 국내 보수파들의 극렬한 비난을 무릅쓰면서 쓴 ‘열하일기’는 당시 문단에 충격을 던진 놀라운 문체로서 선생의 글이 단순히 글 재주에 의지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의 삶을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위대한 통찰력과 상상력이 결합된 신선함의 상징이었다.여기에서 선생은 행정가 혹은 정치가로서의 안목과 구체적 능력을 암시하기도 했다. ●나이 50에 임금분부로 마지못해 벼슬길 이렇듯 천하 제일가는 문장가로 널리 알려진 선생이었지만 한사코 과거시험을 거쳐 벼슬길에 나아가는 일은 극력 회피했다.주위의 권유가 하도 잦고 간곡하여 몇 차례 과거시험장에 나간 적이 있었다.그러나 답안지를 작성한 뒤에는 이름을 적지 않았고,글 대신 그림을 그려 놓거나 엉뚱한 시편들을 대신 적기도 했는데,이 때 선생이 지은 글은 곧잘 큰 유행이 되기도 했고 많은 이들로 하여금 감탄과 아쉬움을 함께 자아내기도 했다.심지어 임금의 명령으로 과거시험장에 억지로 나간 적도 여러번 있었지만 모두 이름을 적지 않았다.벼슬이나 권세가 깊은 학문과 향기 짙은 문학세계를 해칠 수 있다는 선생의 청정한 지조,혼탁하고 광분한 지성사를 꾸짖어 바로잡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세상에 나아가면 더욱 세상을 어지럽힐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직과 청빈을 집안의 가훈으로 이어받은 선생 또한 몹시 가난하게 살았다.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마치 독서하는 군자처럼 살았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떴는데,선생이 나이 50세 때 임금의 거듭된 분부를 차마 뿌리치지 못해 음관(蔭官)으로 벼슬길에 나간지 반 년도 못 된 때였다.아내를 여읜 지 얼마 안되어 다시 맡며느리의 상을 당한 뒤로는 끼니 챙겨 줄 사람도 없이 19년여를 혼자 살았다.그 고적하고 불편한 생애의 후반에 이르러서야 선생의 학문과 행정가로서의 세계가 더욱 깊고 넓게 완성될 수 있었다. 선생이 참으로 엉뚱하게도 경상도 안의현감이라는 지방 목민관으로 부임한 것은 1792년 1월이었다.1796년 봄에 서울로 돌아갈 때까지 5년 동안 안의현감을 지내면서 남긴 업적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직자와 정치가들에게 변함없는 교훈이자 반드시 닮아야 할 목표로 남아 있다.53세에 안의현감으로 부임한 선생 앞에 맨 먼저 던져진 과제는 아전들의 오래된 폐단이었는데,공금횡령과 현감을 속이고 우롱하는 행동이었다.다른 하나는 공금횡령을 부추기는 주변의 권유와 부정부패를 일삼아야만 출세할 수 있다는 공공연한 현실이었다. ●군량미 향곡 9000섬 야금야금 도둑질 지방관청의 실무 담당자들인 아전은 모두 그 지방 출신자들인데다 오래도록 아전으로 지낸 터여서 관내의 모든 일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거기에 비해 서울에서 임명되어 오는 현감의 임기는 정해져 있지 않아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었다.따라서 현감은 짧은 임기 동안에 안의지역에 관한 일들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떠나는 일이 흔했다.이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아전들이 고의적으로 현감의 임기를 되도록 짧게 만들기 위한 수작을 부리는 폐습이 뿌리 깊었다.부임하는 현감으로 하여금 안의 지역의 행정 업무에는 아예 손도 못대게 하기 위해 교활한 함정을 파서 빠뜨렸다.아전 상호간의 비리를 적은 투서를 익명으로 현감에게 보내는 것이었다.투서자가 익명이기 때문에 투서에 적힌 당사자를 소환하여 조사하면 으레 시치미를 잡아 떼면서 누명을 덮어 썼다고 항변했다.이같은 투서사건을 조사하느라 시일을 보내다보면 현감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고,그러는 사이에 현감이 무능하다거나 죄없는 아전들을 잡아들여 족치면서 뇌물을 요구한다는 투서가 서울로 보내졌다.결국 현감은 서울로 불려가거나 다른 지역으로 겨갔다. 아전들의 이같은 행동은 자신들이 저지른 공금횡령 사실을 은폐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짓이었다.아전들이 저지르는 공금횡령의 대표적인 사례는 군량미로 책정된 곡식인 향곡(餉穀)을 도둑질하는 것이었다.각 고을에서 백성들로부터 거두어들인 대동미 중에서 일부는 서울로 올려보내고 나머지는 여러 가지 용도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관청에다 보관해 두고 있었는데,이 곡식을 아전들이 야금야금 도둑질하여 선생이 안의현감으로 부임했을 때는 무려 6만여 휘(열 다섯 말이나 스무 말을 일컫는 수량의 단위)나 되었다.10말을 한 섬으로 치면 무려 9000섬이나 되는 엄청난 곡식이었다.아전들의 고질적인 횡령으로 국가와 지방관청은 늘 재정부족으로 허덕였다.선생은 특유의 직관과 지혜로서 아전들의 농간을 혁파하고 그들이 훔쳐 낸 공금을 모두 환수했다.그 과정에서 어느 한 사람도 죄를 묻거나 궁지에 몰아 넣지 않고 깊이 뉘우치면서 기쁜 마음으로 죄를 갚도록 함으로써 안의 사람들로부터 커다란 존경을 받기 시작했다. 선생은 과오를 저지른 아전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다양한 교훈과 모범을 보였다.선생의 정직함과 청빈함이 아전들에게 교훈이 되었다.앞서 간 수많은 현감들의 탐욕과 위선이 아전들을 공금횡령으로 밀어 넣은 것이라고 선생은 말했다.오늘날의 저 많은 국가 공직자들과 지도자들이 다시 살펴봐야 할 두렵고 또 두려운 역사적 교훈이자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기 위한 철학이다.이렇게 채워진 곡식을 두고 서울의 중앙관청 고관들로부터 나눠 갖자는 유혹이 있었다.어차피 없어도 좋은 것이므로 나눠갖자는 제의였다.또한 늘그막에 가난 때문에 지방 수령 노릇을 하니까 적당히 챙기면 가난은 면할 수 있으리라는 중앙의 벼슬아치들이 예사로 주고받는 말은 선생으로 하여금 더욱 청빈하게 만들었다.빈번한 흉년 때마다 굶주리는 백성들을 도울 때 선생이 한결같이 정성을 쏟은 것은 얻어 먹는 사람의 인권과 명예를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또한 부득이 아랫사람에게 곤장을 쳐야 할 경우에는 곤장질이 끝난 후 반드시 사람을 보내 맞은 곳을 주물러 멍을 풀게 했다. ●죄 묻거나 궁지에 몰지않아 모두 감복 “고을 원 노릇은 좋은 일이지만 사람을 매로 다스리는 일만큼은 몹시 괴롭고 싫다.”고 했다. 선생은 지방관청 행정가가 가장 공력을 많이 들여야 할 것으로 몇 가지를 꼽아 실천했다.가난한 사람을 돕되 가난의 원인을 해결해 주는 것,상업과 농업의 중요성만큼 장사하고 농사 짓는 사람의 인권과 명예를 존중해 주는 것,농민들의 노동력을 능률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청나라에서 실시하는 여러 가지 농기계를 제작하여 보급하는 것,지역민들이 자신들의 고장에 대한 긍지를 갖고 살도록 하기 위해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들을 꼽았다. 선생의 이같은 위업은 조선 후기 타락한 양반 관료들의 부패와 탐학의 만연으로 가려져 있었지만,오늘 다시 선생의 청렴과 결백한 행정가로서의 삶은 우리 시대를 향해 또 한 번 꾸짖는다.너는 왜 공무원이 되었느냐고. 선생은 부인과 함께 황해도 장단구 송서면 대현리에 묻히셨는데,지금 누가 그 무덤의 풀을 베고 술잔을 올리는지 알 길이 없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2)안의현감(安義縣監) 연암 박지원의 행정론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2)안의현감(安義縣監) 연암 박지원의 행정론

    경남 함양군 안의면 안의초등학교 교정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비석 하나가 서 있다.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 선생에 관한 역사와 선생께서 활동하셨던 18세기 영조 정조시대의 조선 지성사와 사회사의 한 단면까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사적비(事蹟碑)다.위대한 문학가로서의 면모와 탁월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며,특히 안의현감이라는 지방의 한 작은 고을을 다스리는 행정관 시절의 흥미로운 일화들은 정치와 권력의 남용으로 고통받는 이 시대를 향하여 무언의 꾸짖음을 던지고 있다. 오늘은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 아래 함양 안의면의 오월 녹음을 주우며 그 푸르고 향그러운 색깔 속에 살아있는 한 지성의 인간과 세상을 향한 말씀을 들으려 길을 떠난다. 연암 박지원 선생을 두고 칭송하는 글귀는 매우 많다.‘그의 문장은 천마(天馬)가 하늘을 나는 것 같아 굴레를 씌우지 않았건만 자연스럽게도 법도에 다 들어맞는다.그러므로 그의 문장은 문장 가운데 으뜸이라 할 만하며,뒷 사람들이 배워서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글과 ‘영국에 셰익스피어가,독일에 괴테가,중국에 소동파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박지원이 있다.’는 글이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이같은 선생은 흔히 ‘양반전’‘허생전’ 등 부패한 사회상과 타락한 양반 사회를 풍자적 기법으로 통렬하게 비판한 소설가로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선생의 나이 44세 때 청나라 여행을 계기로 국내 보수파들의 극렬한 비난을 무릅쓰면서 쓴 ‘열하일기’는 당시 문단에 충격을 던진 놀라운 문체로서 선생의 글이 단순히 글 재주에 의지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의 삶을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위대한 통찰력과 상상력이 결합된 신선함의 상징이었다.여기에서 선생은 행정가 혹은 정치가로서의 안목과 구체적 능력을 암시하기도 했다. ●나이 50에 임금분부로 마지못해 벼슬길 이렇듯 천하 제일가는 문장가로 널리 알려진 선생이었지만 한사코 과거시험을 거쳐 벼슬길에 나아가는 일은 극력 회피했다.주위의 권유가 하도 잦고 간곡하여 몇 차례 과거시험장에 나간 적이 있었다.그러나 답안지를 작성한 뒤에는 이름을 적지 않았고,글 대신 그림을 그려 놓거나 엉뚱한 시편들을 대신 적기도 했는데,이 때 선생이 지은 글은 곧잘 큰 유행이 되기도 했고 많은 이들로 하여금 감탄과 아쉬움을 함께 자아내기도 했다.심지어 임금의 명령으로 과거시험장에 억지로 나간 적도 여러번 있었지만 모두 이름을 적지 않았다.벼슬이나 권세가 깊은 학문과 향기 짙은 문학세계를 해칠 수 있다는 선생의 청정한 지조,혼탁하고 광분한 지성사를 꾸짖어 바로잡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세상에 나아가면 더욱 세상을 어지럽힐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직과 청빈을 집안의 가훈으로 이어받은 선생 또한 몹시 가난하게 살았다.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마치 독서하는 군자처럼 살았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떴는데,선생이 나이 50세 때 임금의 거듭된 분부를 차마 뿌리치지 못해 음관(蔭官)으로 벼슬길에 나간지 반 년도 못 된 때였다.아내를 여읜 지 얼마 안되어 다시 맡며느리의 상을 당한 뒤로는 끼니 챙겨 줄 사람도 없이 19년여를 혼자 살았다.그 고적하고 불편한 생애의 후반에 이르러서야 선생의 학문과 행정가로서의 세계가 더욱 깊고 넓게 완성될 수 있었다. 선생이 참으로 엉뚱하게도 경상도 안의현감이라는 지방 목민관으로 부임한 것은 1792년 1월이었다.1796년 봄에 서울로 돌아갈 때까지 5년 동안 안의현감을 지내면서 남긴 업적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직자와 정치가들에게 변함없는 교훈이자 반드시 닮아야 할 목표로 남아 있다.53세에 안의현감으로 부임한 선생 앞에 맨 먼저 던져진 과제는 아전들의 오래된 폐단이었는데,공금횡령과 현감을 속이고 우롱하는 행동이었다.다른 하나는 공금횡령을 부추기는 주변의 권유와 부정부패를 일삼아야만 출세할 수 있다는 공공연한 현실이었다. ●군량미 향곡 9000섬 야금야금 도둑질 지방관청의 실무 담당자들인 아전은 모두 그 지방 출신자들인데다 오래도록 아전으로 지낸 터여서 관내의 모든 일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거기에 비해 서울에서 임명되어 오는 현감의 임기는 정해져 있지 않아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었다.따라서 현감은 짧은 임기 동안에 안의지역에 관한 일들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떠나는 일이 흔했다.이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아전들이 고의적으로 현감의 임기를 되도록 짧게 만들기 위한 수작을 부리는 폐습이 뿌리 깊었다.부임하는 현감으로 하여금 안의 지역의 행정 업무에는 아예 손도 못대게 하기 위해 교활한 함정을 파서 빠뜨렸다.아전 상호간의 비리를 적은 투서를 익명으로 현감에게 보내는 것이었다.투서자가 익명이기 때문에 투서에 적힌 당사자를 소환하여 조사하면 으레 시치미를 잡아 떼면서 누명을 덮어 썼다고 항변했다.이같은 투서사건을 조사하느라 시일을 보내다보면 현감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고,그러는 사이에 현감이 무능하다거나 죄없는 아전들을 잡아들여 족치면서 뇌물을 요구한다는 투서가 서울로 보내졌다.결국 현감은 서울로 불려가거나 다른 지역으로 겨갔다. 아전들의 이같은 행동은 자신들이 저지른 공금횡령 사실을 은폐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짓이었다.아전들이 저지르는 공금횡령의 대표적인 사례는 군량미로 책정된 곡식인 향곡(餉穀)을 도둑질하는 것이었다.각 고을에서 백성들로부터 거두어들인 대동미 중에서 일부는 서울로 올려보내고 나머지는 여러 가지 용도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관청에다 보관해 두고 있었는데,이 곡식을 아전들이 야금야금 도둑질하여 선생이 안의현감으로 부임했을 때는 무려 6만여 휘(열 다섯 말이나 스무 말을 일컫는 수량의 단위)나 되었다.10말을 한 섬으로 치면 무려 9000섬이나 되는 엄청난 곡식이었다.아전들의 고질적인 횡령으로 국가와 지방관청은 늘 재정부족으로 허덕였다.선생은 특유의 직관과 지혜로서 아전들의 농간을 혁파하고 그들이 훔쳐 낸 공금을 모두 환수했다.그 과정에서 어느 한 사람도 죄를 묻거나 궁지에 몰아 넣지 않고 깊이 뉘우치면서 기쁜 마음으로 죄를 갚도록 함으로써 안의 사람들로부터 커다란 존경을 받기 시작했다. 선생은 과오를 저지른 아전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다양한 교훈과 모범을 보였다.선생의 정직함과 청빈함이 아전들에게 교훈이 되었다.앞서 간 수많은 현감들의 탐욕과 위선이 아전들을 공금횡령으로 밀어 넣은 것이라고 선생은 말했다.오늘날의 저 많은 국가 공직자들과 지도자들이 다시 살펴봐야 할 두렵고 또 두려운 역사적 교훈이자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기 위한 철학이다.이렇게 채워진 곡식을 두고 서울의 중앙관청 고관들로부터 나눠 갖자는 유혹이 있었다.어차피 없어도 좋은 것이므로 나눠갖자는 제의였다.또한 늘그막에 가난 때문에 지방 수령 노릇을 하니까 적당히 챙기면 가난은 면할 수 있으리라는 중앙의 벼슬아치들이 예사로 주고받는 말은 선생으로 하여금 더욱 청빈하게 만들었다.빈번한 흉년 때마다 굶주리는 백성들을 도울 때 선생이 한결같이 정성을 쏟은 것은 얻어 먹는 사람의 인권과 명예를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또한 부득이 아랫사람에게 곤장을 쳐야 할 경우에는 곤장질이 끝난 후 반드시 사람을 보내 맞은 곳을 주물러 멍을 풀게 했다. ●죄 묻거나 궁지에 몰지않아 모두 감복 “고을 원 노릇은 좋은 일이지만 사람을 매로 다스리는 일만큼은 몹시 괴롭고 싫다.”고 했다. 선생은 지방관청 행정가가 가장 공력을 많이 들여야 할 것으로 몇 가지를 꼽아 실천했다.가난한 사람을 돕되 가난의 원인을 해결해 주는 것,상업과 농업의 중요성만큼 장사하고 농사 짓는 사람의 인권과 명예를 존중해 주는 것,농민들의 노동력을 능률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청나라에서 실시하는 여러 가지 농기계를 제작하여 보급하는 것,지역민들이 자신들의 고장에 대한 긍지를 갖고 살도록 하기 위해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들을 꼽았다. 선생의 이같은 위업은 조선 후기 타락한 양반 관료들의 부패와 탐학의 만연으로 가려져 있었지만,오늘 다시 선생의 청렴과 결백한 행정가로서의 삶은 우리 시대를 향해 또 한 번 꾸짖는다.너는 왜 공무원이 되었느냐고. 선생은 부인과 함께 황해도 장단구 송서면 대현리에 묻히셨는데,지금 누가 그 무덤의 풀을 베고 술잔을 올리는지 알 길이 없다.
  • [이런 책 어때요]

    ● 치장의 역사 /베아트리스 퐁타넬 지음 낭만주의 시대 여인들은 창백해 보이기 위해 벨라돈나 풀로 만든 마약과 동공을 확장시켜 주는 아트로핀을 복용했으며,눈 주위에 기미를 만들려고 밤새 책을 읽었다.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았던 퐁파두르 후작부인은 임종할 때 얼굴에 분을 발라 달라고 했고,프랑스 혁명 당시 모나코 공주는 단두대에 오르기 전에도 화장을 했다고 한다.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한 사회를 읽는 문화적 코드이기도 하다.명화를 통해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미의 역사를 읽는다.책은 ‘마법의 발톱 또는 순결한 손’ 등 8장으로 구성됐다.1만 2900원. ●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주명철 지음 ‘오스트리아 계집’‘오스트리아 암캐’‘적자(赤字)부인’이라 불린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숱한 음란문학의 대상이 됐고 양성애자라는 공격을 받기도 한 앙투아네트는 낭비로 나라를 망치는 데 한몫했다.뿐만 아니라 루이 16세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남성의 영역을 여성화했다는 혐의도 받았다.앙투아네트는 정말 소문처럼 음란하고 사치스러웠을까.앙투아네트를 사칭한 1785년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사건을 통해 18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를 살핀다.이 목걸이 사건은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1만 8000원. ● 혁명의 역사 / 페터 벤데 엮음 17세기 중엽까지만 해도 혁명은 급격한 변화를 불러일으켰지만 결국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다.예컨대 토머스 홉스가 1640∼1660년 영국혁명을 ‘혁명’으로 파악한 까닭은 그것이 왕정 부활과 함께 순환운동으로 끝났기 때문이다.책은 먼저 혁명의 의미를 밝힌다.칼 마르크스는 “모든 혁명은 기존 사회를 해체한다.그런 의미에서 혁명은 사회적이다.모든 혁명은 기존 폭력을 무력화한다.그런 의미에서 혁명은 정치적이다.”라고 선언했다.미국혁명(1763∼1787년),1979년 이슬람혁명,동독의 89혁명 등 17개 혁명을 분석했다.2만 5000원. ● 발명/옮김베른트 슈 지음 중세에는 사람들이 새의 날개를 흉내낸 옷을 만들어 입거나 널찍한 외투를 걸치고 탑에서 떨어져 죽는 사례가 많았다.비행에 대한 환상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서 케플러와 프랜시스 베이컨을 거쳐 라이프니츠와 루소에 이르는 비행프로젝트 입안자들의 리스트만 봐도 잘 알 수 있다.이 책은 50가지의 발명을 통해 인류 문명의 변천사와 과학의 역사를 살핀다.마분지 한 장으로 우연히 엑스선을 발견하게 된 뢴트겐,학문에 대한 성취욕과 원자폭탄의 해악 사이에서 갈등한 아인슈타인 등의 일화도 소개한다.‘해냄 클라시커50 시리즈’중 한 권.1만 8000원. ● 중동의 화해 /브루스 페일러 지음 중동지역에서 탄생한 세 개의 일신교 즉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는 지배세력이 되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서로 아브라함을 소유하려고 애썼다.그런 연유로 세 종교는 아브라함의 정체성을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해석했다.아브라함이 번제물로 바치려던 아들은 그리스도인과 유대인에겐 이삭인 반면,모슬렘에겐 이스마엘이다.또 그리스도인은 이 사건을 예수의 희생에 대한 전조라고 믿었지만,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실제로 죽였고 이삭이 부활했다고 믿었다.책은 세 종교의 공동 조상인 아브라함을 통해 중동분쟁의 근원을 살피고 화해를 모색한다.1만 5000원.˝
  • ‘한국미술 열흘장’ 7~16일

    미술전문 출판ㆍ기획사인 ‘아트컴퍼니 미술시대’가 주최하는 ‘서울화인아트페스티벌(SFAF)-한국미술열흘장’이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일반대중을 위한 미술감상과 판매를 목표로 한 이번 행사는 크게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본전시로는 유재길 이주헌 신항섭 박영택 김종근 등 평론가 10인이 선정한 작가 55인의 개인부스전이 열린다.김구림 지석철 황주리 전준엽 이목을 장혜용 한젬마 김일해 김종학 이정연 하상림 서정희 박승규 등이 참가한다. 특별전으로 마련된 ‘미국ㆍ유럽 앤틱미술전’은 미국의 로젠블럼,프랑스의 가브리엘 페로,영국의 톨비 등 18세기 말∼20세기 초 미국·유럽 작가들의 회화 40여점과 목가구,공예품 등이 출품된다.개인 컬렉터인 강신호씨가 10여년에 걸쳐 유럽과 미국에서 수집한 것들이다.‘이 시대의 초상전’에서는 임권택 패티김 김지미 문희 김혜자 조용필 이영애 최민수 채시라 심은하 이효리 등 한국 대중예술계의 대표적 인물들을 김선두 김일해 이목을 전준엽 등의 작가가 회화 조각 사진 등의 작품으로 담아냈다.‘아프리카ㆍ베트남 현대미술제’에는 아프리카와 베트남 미술품 30여점이 공개된다.아프리카의 목조각,목공예,돌조각,돌공예,철조각,가죽공예,회화 등이 전시되고 당수안호아,다오하이펑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 9인의 작품도 선보인다. 이밖에 박경순,이영학,곽태영 등 도예가들이 꾸미는 ‘현대도예가 현장전’,섬유·금속·유리·도예를 한자리에 모은 ‘생활속의 공예전’,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작가 빈센트 고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입장료 일반 5000원,학생 3000원.(02)723-2664. 김종면기자˝
  • 조선의 문인이 걸어온 길/이종호 지음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문인으로 태어나 문인으로 살다 문인으로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예는 조선 사대부들의 삶 그 자체이자 필생의 화두였다.유교라는 거대한 주제 아래 그들은 치열하게 책을 읽고 문장을 닦았다. 퇴계 이황 같은 이는 완물상지(玩物喪志),즉 하나의 사물에 몰두하는 것은 학문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길이라 해 문장에 지나치게 매혹되거나 몰두하는 것을 경계했지만 대부분의 사대부들에게 문예는 학문과 별개의 것이 아니었다.문예를 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였던 것이다. 안동대 한문학과 이종호(49) 교수가 펴낸 ‘조선의 문인이 걸어온 길’(도서출판 한길사)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조선조 사대부들을 탐구하고 해석한 책이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문장’을 키웠고 어떤 문장에 빠져들었으며 또 비판의 시선을 보냈을까.저자는 조선조 문인들의 작업을 낱낱이 추적하며 그들의 문장을 독해하고 그 안에 담긴 문예인식과 비평의식을 읽어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분석 대상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정약용이나 김시습,박지원 같은 조선 한문학의 ‘간판스타’들로 구색을 맞추기보다는 일반에겐 좀 낯선 인물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남긴 개성의 자취를 훑어간다.영남 사림의 거두인 점필재 김종직을 비롯해 조선중기 한문 4대가 가운데 한 명인 상촌 신흠,홍길동전의 작가 허균,18세기 안동지역의 처사 권구,신유한,최성대,조구명,송백옥 등이 그들이다. 저자는 조선의 문예는 고려 중기 문예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여말 익재 이제현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이제현은 최씨 무신정권기의 문예를 칼날 앞에 붓이 줏대를 잃고 형식과 기예의 노예로 전락한 ‘껍데기’ 문예로 보았다.그 대안으로 제창한 것이 성리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실용적인 고문 창작이다.조선의 문예는 숭유억불의 화신인 삼봉 정도전이나 양촌 권근 같은 이제현의 정신적 계승자들에 의해 시작됐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책은 15세기 조선 한문학의 거목 김종직을 조선조 문예 흐름의 원류에 속하는 인물로 규정한다.경상도 산골 출신의 선비인 김종직은 온건한 품성과 남다른 문장으로 훈구세력이 주도하는 ‘본류적 흐름’에 뛰어들어 그들을 압도했다.저자에 따르면 김종직이 씨앗을 뿌린 ‘도문(道文)합일론’은 주자학적 세계관을 구현하고자 했던 퇴계와 율곡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유교적 문학관은 이내 한계와 문제를 드러낸다.여기에 신흠이 등장해 양명학과 노장사상에 심취하게 된다.신흠이 문을 연 개방적인 사고는 허균에 와선 열정과 광기로 폭발하고,이어 18세기엔 다양한 인간상을 펼치는 작가군이 크게 늘어난다.권구는 민중의 삶을 담고자 했으며,조구명은 ‘나만의 글’을 쓰고자 했고,신유한은 일천한 가문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문학적 재능으로 극복하고자 몸부림쳤다. 저자는 이처럼 구체적인 인간 형상을 중심에 두고 그들의 문예를 논한다.76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미시적인 접근으로 통사에 버금가는 성찰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3만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달빛 속에 은은히 떠오르는 요정 혹은 사랑의 말 한마디에 눈물 흘리는 창백한 청년.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 시인 하이네의 초상은 이렇다.하지만 이는 하이네를 그저 낭만적인 시를 남긴 시인쯤으로 여길 때나 가능한 얘기다.산문가 또는 철학자로서의 하이네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그런 연상은 이내 오해의 산물임을 알게 된다.그만큼 하이네의 산문은 그 자신의 시를 정면으로 배반한다.이 산문집에서 하이네는 낭만주의의 단점으로 당대와 동떨어진 중세적인 분위기,인위적인 소박성의 추구,병적인 과잉환상,죽음에의 탐닉,모호한 알레고리 등을 꼽는다.2만원. 역사는 죽은 화석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후대인의 사료발굴과 재해석,새로운 의미부여 속에 역사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저자(성균관대 겸임교수)는 단군시대에 관한 논란을 낳는 ‘환단고기’,유교가 들어오기 이전 고대 3국의 사회상을 전해주는 ‘화랑세기’,시대를 예비한 ‘도참비기’등 여러 위서를 통해 한국사를 뒤집어 본다.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도 비판 대상이다.토인비의 ‘세계사:인류와 지구’를 예로 들며 그가 한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한다.일본은 독자 문명권으로 인정하면서도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문명권에 예속시켰다는 것이다.9500원. ‘생물학의 달착륙’에 비유되는 인간게놈 프로젝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물학이 해낼 수 있는 놀라운 일들에 대한 환상을 안겨줬다.그러나 독일의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간의 게놈을 완벽하게 해독한다고 해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오케스트라의 악기구성 정도일 뿐 생명교향곡의 악보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그만큼 생명현상은 신비하다.이 책은 생물종의 생성과 진화,소멸을 다룬 진화생물학 안내서다.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둘러싼 논박,네안데르탈인이 3만년 전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 등 진화에 얽힌 사례들을 소개한다.1만 2000원. 보르도·생테밀리옹·그라브·소테른·부르고뉴·루아르·쥐라·론·코르시카·아르마냐크로 이어지는 프랑스 와인 명가 순례기.와인은 포도밭의 토양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후,인간이 빚어내는 조화의 결정체다.와인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프랑스의 유명 와인성들을 일일이 찾아 와인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장인정신을 소개한다.저자에 따르면 명품은 대중의 입맛에 영합하지 않는다.나름의 역사를 일구며 꾸준히 발전해 오다가 어느 순간 다른 것과 확연히 구분되는 견고하고 예술적인 창조물이다.어둠과 침묵 속에서 기다림의 미학으로 완성되는 게 와인이다.2만 5000원.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혁명기의 지배적인 이상은 자유주의이며 자유주의자 존 로크가 18세기 미국의 정치사상을 지배한 유일한 정치이론가라는 것이 ‘정설’이었다.역사학자 칼 베커는 토머스 제퍼슨이 1776년 작성한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정치사상을 연구한 뒤 “제퍼슨이 로크를 베꼈다.”고 결론짓기까지 했다.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공화주의적 수정론자’로 불리는 학자들이 자유주의 대신에 공화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저자(탐라대교수)는 미국 건국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이 두 사상의 형성 배경을 관련 인물들을 통해 설명한다.3300원.˝
  • 日영화 ‘고하토’-사무라이들, 미소년 무사에 반하다

    많은 국내 관객들에게 대표작 ‘감각의 제국’으로 기억되고 있을 일본의 세계적인 거장감독 오시마 나기사(72).그의 또 다른 화제작 ‘고하토’가 23일 개봉한다.일본의 전통 사무라이 세계를 노골적인 동성애 소재로 그려낸 이 작품은 지난 2000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8세기 중반의 교토.사무라이 조직 ‘신선조’에 신인 사무라이 선발대회가 열리고 뛰어난 검술을 자랑하는 무사 2명이 뽑힌다.그중 한 명인 18세 청년 카노(마쓰다 류헤이)가 극을 끌어가는 기둥 인물.화사한 피부,여린 이목구비가 여성적 이미지를 풍기는 이 미소년에게 조직의 사무라이들은 모두 야릇한 눈길을 보낸다.조직원으로 함께 선발된 동기생 다시로(아사노 다다노부)는 밤이면 노골적으로 유혹의 손길을 뻗어오고,조직의 우두머리인 곤도(최양일)와 히지카타(기타노 다케시) 등도 그의 수려한 외모를 경쟁하듯 탐한다. 카노의 등장으로, 이렇듯 신선조에는 전에 없던 균열이 일어난다.무사들의 시기와 질투 속에 조금씩 무사도의 기강이 무너지더니 의문의 살인사건까지 일어난다. 일본의 영화전통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켜 ‘뉴웨이브의 기수’로 꼽혔던 감독의 전력이 엿보인다.엄격하던 검술집단이 치명적인 욕망으로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는 과정은 금기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경고 같기도 하다.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배경음악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황수정기자˝
  • [씨줄날줄] 동영상 고발/신연숙 논설위원

    18세기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벤담은 수천명의 죄수들을 원형 건물에 가둬놓고 한 가운데 높은 곳의 간수가 이들을 감시하며 교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감옥을 제안하였다.‘파놉티콘’이라 불리는 이 원형 감옥의 특징은 간수는 죄수를 볼 수 있되 죄수는 간수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이른바 ‘빅 브러더’에 의한 일방적 감시의 위협은 현대사회 들어 ‘정보감옥’이란 현실적 우려로 되살아난다.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일거수일투족이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며 촬영되는 사회.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런 그림에 새로운 전망을 비춰 준 것은 정보기술의 발달이다.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다수의 개인이 소수의 권력자를 밀착 감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개인과 권력이 서로(syn)를 감시하는 이른바 시놉티콘.권력자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얼마나 적나라하게 해부되고 있는지는 우리가 오늘도 목도하고 있는 그대로다. 지금까지 시놉티콘의 결정적 기술은 카메라폰인 듯하다.권력자,개인을 가릴 것 없이 누구라도 비춰대는 카메라폰은 산업과 문화,사회까지 바꿀 기세다.여성의 치맛자락을 쫓아 다니는 엿보기 촬영에서부터 자동차 사고때 증거 확보 목적의 촬영 등의 카메라폰과 관련된 일화들은 오래된 얘기다.요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약속을 할 때 카메라폰부터 꺼내든다고 한다.4·15 총선 관리 당국은 카메라폰 부정선거 고발에 거액의 포상금까지 내걸어 선(選)파라치시대까지 열었다.상호감시의 일상화라고나 할까. 그러나 시놉티콘 사회 역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듯하다.최근 교장의 자살까지 부른 중학교 따돌림 동영상,여자고등학교 교사의 주먹질 동영상의 인터넷 유포는 교실 폭력의 심각한 문제와 함께 교육 현장까지 감시의 대상이 된 심각한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학생에 대한 교사의 체벌은 최후의 예외적 상황이 아니면 용납될 수 없으며 촬영된 영상은 학부모들의 걱정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그러나 교사에 카메라폰을 들이대고 인터넷에까지 유포시키는 시선의 저변에 있는 것은 역시 사회와 인간에 대한 불신이라는 씁쓸한 사실이 남는다.어쨌든 감시의 일상화는 신성한 교육 현장에까지 파고들었다.우리가 찬양하는 정보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독서광’프랑스인-작년 국민1인 책 평균 7.5권 구입

    프랑스인들은 소문난 독서광이다.붐비는 지하철이나 시내 버스 안에서도 가방에서 책을 꺼내 독서를 즐긴다.거리의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 손에는 예외없이 책이 들려 있다.시립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파리의 포르트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제 24회 파리도서박람회장은 새로운 ‘지성의 샘’을 발견하기 위해,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독서 애호가들로 연일 발디딜 틈이 없이 붐볐다.텔레비전과 비디오,DVD,컴퓨터 게임,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들이 현대인의 오락시간을 점령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의 독서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 조사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15세 이상의 프랑스인 5명 중 4명은 독서,영화감상,공연·콘서트 관람,박물관·전시관 방문 등 문화적인 생활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고 있다.문화생활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로 독서를 꼽은 사람은 응답자의 58%나 됐다. ●“책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젊은층(15∼24세)이 영화를 많이 보고,교육수준이나 생활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박물관이나 공연장을 비교적 많이 찾는 것과 달리 독서는 연령,생활 수준,거주 지역 등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기는 취미생활이다. 그랑카락테르 출판사 대표인 티에리 들라페는 “프랑스인들에게 책은 곧 자유와 평등을 의미한다.”라면서 “18세기 말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영향과 문화적·역사적 배경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들라페는 “대혁명 당시 책은 자유로운 사상과 지식의 전파에 큰 역할을 했으며 대혁명 이후에도 공화국은 국민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독서를 장려했다.”며 “그 전통이 이어지면서 독서에 대한 열정도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독서량이 많은 만큼 책을 구입하는 사람도 당연히 많다.여론조사기관인 TNS-Sofres가 최근 15세 이상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3년 중 프랑스인의 54%가 적어도 한 권 이상의 책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책을 구입한 이들의 평균 책 구입량은 7.5권에 이른다.특히 15∼19세의 젊은 독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5%에서 2003년에는 7%로 2%포인트 높아졌다. 파리도서박람회를 주관하는 프랑스출판협회의 세르주 에롤(에롤 출판사 대표) 회장은 “책은 프랑스 사회의 초석이며,책없는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한다.에롤 회장은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의 보급,콤팩트 디스크(CD) 등 새로운 매체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급변하는 현대 문명 속에서 전통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과 같이 프랑스인들은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재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독서 인프라 프랑스인들의 독서량이 많은 것은 지적인 호기심이 강한 탓도 있지만 독서를 위한 사회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시립도서관을 비롯해 대도시는 물론 아주 작은 시골 마을까지 공공 도서관이 없는 곳이 없다.아주 작은 시골마을에는 주(州) 중앙도서관에서 순회 도서관차를 운영한다. 프랑스에서 공공 도서관은 미술원,음악원,박물관 등과 함께 시민들을 위한 문화설비망의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시가 직접 운영하며 국가에서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기초설비 및 구성작업,운영비를 지원한다.시립도서관의 신축 및 확장,전산망 설치 등 기본 설비는 국가가 부담하며 주민 1만명 이하인 자치단체는 평균 운영비의 최소 60%를,1만명 혹은 그 이상인 경우 운영비의 70% 이상을 국가가 지원한다.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구규모와 지역 특성에 맞게 공공 도서관을 운영하는데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골과 학교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주민 전체가 문화적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파리시의 면적은 동·서 12㎞,남·북 9㎞에 불과한데 국립도서관과 공공 연구실 및 대학 도서관을 제외한 시립 도서관만 65개가 있다.총 면적은 6만 3300㎡로 시민 100명당 2.97㎡의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총 보유도서는 350만권. 파리 시민들은 거주지,학교,직장 근처에 있는 시립도서관을 이용해 정기간행물과 일반 도서를 열람하거나 책을 대출할 수 있다.각 분야별 도서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아동도서,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책도 갖춰져 있으며 미디어테크에서는 카세트테이프,CD 등도 빌릴 수 있다. 파리시 통계에 따르면 회원으로 등록한 이용자는 파리시민의 33%인 34만 8534명이다.지난 해 850만명이 시립도서관을 찾았으며 대출건수는 1215만건에 이른다.대출건수는 2001년 1119만건,2002년 1142만건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크리스토프 지라르 파리시 문화담당 부시장은 “문화적 기회를 균등하게 누리도록 파리시는 1878년 이후 지속적으로 시립도서관망을 구축해 왔다.”며 “지적 호기심이 강한 파리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도서관 설비의 현대화와 자료의 전산화 등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독서함양 프로그램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다 더 책과 가까워지도록 하고,청소년들이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들도 다양하다.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봄 파리에서 열리는 파리도서박람회.400개 출판사(1000여개 도서브랜드)가 회원으로 가입한 프랑스출판협회가 매년 봄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지방도시에 있는 출판사,군소 출판사,외국 출판사 등이 참여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다양한 관심분야에서 새로운 책을 발굴할 수 있다.출판분야 전문가들이 나와 세미나도 하고 저자사인회를 통해 저자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 교육·청소년부는 2004∼2005학년도를 ‘책의 해’로 정하고 학교교육에서의 책의 중요성을 재부각시키는 한편 교재·부교재를 보다 재미있고 읽기 쉽게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