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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의 어머니 “12·12 오찬 전두환, 이 시대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오월의 어머니 “12·12 오찬 전두환, 이 시대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너무 충격적이네요.” 1979년 12·12 사태를 일으킨 지 40년이 된 지난 12일 전두환씨가 당시 가담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정현애(67)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우리가 아직도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광주 남구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에서 정 이사장을 만난 날, ‘치매를 앓고 있다’는 전씨는 서울의 고급 식당에서 오찬을 즐기고 있었다. 전씨 측은 “12·12 사태와 무관한 친목 모임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고 해명했다. 정 이사장은 이에 대해 “쿠데타 주인공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는다면 그 후손들도 불행할 것”이라면서 “전씨는 자신들 가족이나 미래를 위해서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씨는 40년 전과 똑같은 것 같다. “지난 3월 전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를 찾았을 때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전씨를 향해 어머니들이 ‘내 아들 살려내라’고 외치는 데도 그냥 가더라. 그 순간이라도 조금만 태도를 달리 했다면 ‘희망적인 세상에 살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을 텐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얼마 전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다녀갔다. 전씨와는 다른 행보다. “노씨 방문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그날(지난 5일)은 오월어머니집 손님으로 온 거니까 얘기를 들은 거다. 광주에 오는 게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여러 번 말하더라. 어떻게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등 민주화 운동 관련 항쟁에서 가족이 희생됐거나 스스로 투쟁 대열에 앞장섰다가 피해를 입은 어머니들의 쉼터로 2006년 문을 열었다. 누구에게나 개방이 된 공간이다 보니 평소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노씨도 사전 연락 없이 지난 5일 이곳을 방문했다. 방명록에는 ‘아픔과 희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주시는 터전을 느낀다’는 노씨의 글이 적혀 있었다. -노씨와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진정성이 있으려면 분명히 뭘 잘못했는지 밝혀야 하고 진실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씨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 재헌씨처럼 자식들이라도 부모를 설득해야 하는데 전씨 아들들은 그런 모습조차 없다. 비교된다’고 했다.” -내년이면 5·18 항쟁도 40주년을 맞는다. 더 늦어지기 전에 사과를 해야 할 텐데, 사과의 방법도 중요할 것 같다. “우선 5·18민주묘지에 와서 사과하고, 5·18 관련 단체 등 광주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직접 사과하면서 그 모습을 언론으로 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민들도 ‘저런 모습이 역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것 같다.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믿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대통령 의지만 있다면 헌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전문에 5·18 정신이 담긴다면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당사자 명예회복도 본인들 원하는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정신을 설명해달라. “생명 존중이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신성한 기본권인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민주정부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방해한 불의의 세력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마음으로 열흘을 보냈다.” 정 이사장이 말한 ‘열흘’은 1980년 5월 17일 광주 ‘녹두서점’ 주인이자 남편인 김상윤(현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씨가 끌려간 뒤 27일 자신이 계엄군에 의해 체포될 때까지의 기간을 가리킨다. 녹두서점은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 ‘금서’를 보급한 헌책방으로 민주인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던 곳이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서점에 찾아오는 학생, 시민, 민주인사들이 부쩍 늘었고 광주 소식을 묻는 전화도 빗발쳤다. 전남 장성 삼계중학교 교사였던 정 이사장은 시간대별로 이 상황들을 정리하고, 물이나 약품을 사서 현장에 보내거나 허기져서 오는 학생들에게는 주먹밥을 만들어 줬다. 훗날 녹두서점이 5·18 항쟁의 ‘상황실’로 불린 이유다. 지난 5월 ‘녹두서점의 오월’이란 책도 나왔다. 조만간 웹툰으로도 나온다. -남편이 끌려가서 정신이 없었을 법도 한데 오히려 남편의 공백을 메웠다. “5월 19일 학교에 출근했다가 남편이 살아 있지 못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들어 조퇴를 하고 광주로 돌아왔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상황이 너무 살벌하다는 것을 느꼈다. 군인들이 시민들을 두들겨 패고 있었다. 죽은 사람은 화장실로 옮겨졌다는데, 화장실로 가보니 핏자국이 선명했다. 그때는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불의의 폭력에 의해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황일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나.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느닷없이 죄 없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민주회보’로 이름 붙였다가 ‘투사회보’로 바꿔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그런데 5월 21일 계엄군이 집단발포를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에 일단 흩어지기로 했는데 ‘시민들 옆에서 물이라도 떠줘야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남았다. 죽어도 어쩔 수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애도를 표시하자는 차원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검은 리본을 달라고 했다. 우리 마음이 한마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지금의 ‘촛불’도 5·18항쟁에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결국 5월 27일 붙잡혔다. “상무대로 끌려갔는데 ‘당신 죄목이 이거요’라면서 A4용지 3~4장을 들이밀더라. 자금·식사·용품 지원, 전화 연락 등 그동안 녹두서점에서 한 모든 행동이 적혀 있었다. 계속해서 저를 감시한 것이다. 그날 저한테 최고 사형, 적게 나와도 징역 10년형을 받을 거라고 했다.” -다행히 유치장에서 풀려났다. “100일 정도 갇혀 있다가 석방됐다. 중학교 교사가 인도적 차원에서 밥해준 걸 내란 음모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역사 교사답게 교과서에 나온 내용대로 답변하면서 꼬투리 안 잡히려고 했다.” -남편도 1년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그때는 남편을 사형시킬 것 같아 노심초사했다. 1980년 10월 다시 교단에 선 다음, 낮에는 수업하고 밤에는 탄원서 쓰면서 석방운동했다. 다행히 남편도 이듬해 12월 풀려났는데 지금도 고문 후유증이 심하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성고문 증언도 나오고 있다. “17건 정도 밝혀졌는데 충분치 않다. 차마 말씀을 못하시는 분들까지도 치유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다. 최근 진상규명위 준비단에도 성폭력 조사단원은 이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연배 있는 여성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5·18항쟁에서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당시 여성들이 총만 안 들었지, 정보 수집부터 물품 공급, 시체 염하는 일까지 많은 역할을 했다. 항쟁 이후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구속자 석방운동에 나섰다. ‘내 자식 살려내라’, ‘내 남편 살려내라’고 울부짖는 여성들에게 무서운 게 있었을까.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동력이 어머니들의 피맺힌 절규에서 비롯됐다.” 글 사진 광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12·12’ 40년 되는 날, 축배 든 전두환…쿠데타 핵심들과 코스 요리 먹었다

    ‘12·12’ 40년 되는 날, 축배 든 전두환…쿠데타 핵심들과 코스 요리 먹었다

    와인잔 부딪치며 즐기는 모습 목격해” 최세창·정호용 등 하나회 멤버들 참석 10월 ‘황제 골프’ 논란 이어 도마위에전두환 전 대통령이 12일 12·12 군사반란 40년을 맞아 육군 사조직이자 쿠데타의 주도 세력이었던 하나회 멤버들과 기념 오찬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1979년 12월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군 병력을 무단 동원해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등을 체포한 뒤 군부를 장악하고 정치적 실세로 떠올랐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전두환이 최세창, 정호용 등 40년 전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고급 중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이상 고급 코스요리에 와인잔을 부딪치며 즐기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고 밝혔다. 임 부대표는 “(전 전 대통령에게) 제가 정의당 부대표임을 밝히고 ‘40년 전 쿠데타에 대해 자숙하고 계시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기념 오찬은 부적절하지 않나’라고 물었더니 동석자가 제 입을 가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전 전 대통령 내외를 포함해 남성 5명, 여성 5명 등 모두 10명이 부부 동반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샥스핀 등을 곁들여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굉장히 밝고 화기애애했고, 대화 상당부를 전두환이 주도했다”며 “메뉴에 없는 요리와 와인을 계속 추가하면서 12·12를 축하하는 분위기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확인한 바로는 (전 전 대통령이) 오늘 여기 처음 온 것은 아니다”라며 “그 멤버들과 함께 이전에도 와서 식사를 즐기고 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또한 전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던 때처럼 건강해 보였다고 했다. 임 부대표는 “식당은 2층에 있었고 엘리베이터도 있었으며, 수행하는 인원들이 (전 전 대통령에게)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했는데 계단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고 식사 비용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5·18시국회의, 5·18구속자회 서울지부, 5·18민주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 등 관련 단체들은 쇠창살 안에 갇힌 채 포승줄에 묶인 전 전 대통령의 동상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다. 이들은 “12·12 군사반란 40주년을 맞아 반란 수괴,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즉시 구속할 것을 사법 당국에 촉구한다”고 외쳤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5·18참여한 60대 39년만에 무죄 판결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군법회의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은 60대가 39년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무신)는 12일 소요와 계엄법 위반 혐의로 군법회의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은 김모(61) 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전교사계엄보통군법회의는 1980년 10월 24일 김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씨의 항소에 육군계엄고등군법회의는 1980년 12월 29일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사는 지난해 11월14일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 개시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김 씨의 행위는 시기·동기·목적·대상·사용수단·결과 등에 비춰 볼 때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 및 1980년 5·18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 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다”고 판단했다. 이어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 범죄가 되지 않는 행위다.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대학생 신분이던 1980년 5월 22일~25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연일 이어지던 반정부 시민궐기대회장에 참석하는가 하면 전남도청을 점거하는 등 광주 일원의 평온을 해함과 동시에 불법 시위를 한 혐의로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전두환, 쿠데타 주역들과 20만원짜리 코스 식사”

    “전두환, 쿠데타 주역들과 20만원짜리 코스 식사”

    추징금 1000억원은 여전히 미납상태골프라운딩 포착 이어 12·12 기념만찬‘12·12 사태’ 당일인 오늘 전두환(88)씨가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과 1인당 20만원 상당의 고급 코스요리로 점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전두환은 최세창 정호영 등 40년 전 군사쿠데타 주역들과 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고급 중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의 고급 코스요리를 즐기며 40년 전 오늘을 축하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전두환씨가 이날 은색 양복 차림으로 엘리베이터 탑승도 거부하고 계단으로 이동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이순자씨도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샥스핀이 포함된 1인당 20만원짜리 코스요리와 와인을 마셨다고 덧붙였다.전두환씨는 지난 11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두환씨는 알츠하이머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 출석을 거부해왔지만 골프장만큼은 꾸준히 출석했다. 법원은 전씨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했고, 전씨는 3월11일 마침내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 퇴임 후 32년 만에 광주를 찾은 전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직전 ‘발포명령자’를 묻는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재판 중에도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임 부대표는 “12·12 40주년 당일인 오늘, 군사반란죄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확정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은 전두환 본인과 쿠데타를 함께 한 정호용 등은 자숙하고 근신해도 모자랄 판인데 기념만찬을 즐겼다. 충격적이고 분노를 금할 수 없는 모습을 생생히 목격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전두환씨가 추징금 1000여억원을 여전히 내고 있지 않으면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부대표는 “정부는 즉각 전두환에 대한 구속과, 고액상습 세금체납자이면서 호화생활을 한 전두환에 대해 최대 30일 동안 유치장에 가둘 수 있는 감치 명령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518 공동체 상징 광주 주먹밥 8곳서 판매 들어가

    1980년 5·18민주화운동때 시민군끼리 나눴던 주먹밥이 나눔의 공동체를 상징하는 ‘광주대표음식’으로 선정돼 널리 보급된다. 광주시는 12일 주먹밥을 시내 8개 음식점 등에서 시민 공모전으로 마련된 레시피를 토대로 만든 주먹밥을 시범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판매업소 별로는 맘스쿡·행복한양림밥상·다르다김밥주먹밥·테스팅노트·광주주먹밥·오백국수·산수모밀·버무리떡볶이·푸드타임 등이다. 이들 업소는 시범 판매에 앞서 광주시에서 보급한 레시피를 담은 개별 메뉴를 개발했다. 맘스쿡은 묵은지불고기쌈 주먹밥을, 행복한양림밥상은 꼬치 형태의 주먹밥을 만들었다. 다르다김밥주먹밥은 모듬 주먹밥 세트, 테스팅노트는 퓨전 주먹밥, 광주주먹밥·오백국수는 6종의 주먹밥과 국수를 내놨다. 산수모밀은 참치와 멸치를 주재료로 한 주먹밥, 버무리떡볶이는 떡볶이·떡갈비·불고기 등을 혼합한 주먹밥을 판매한다. 푸드트럭 형태로 운영되는 푸드타임은 기존 메뉴인 핫도그·커피 등과 함께 떡갈비·계란·야채 주먹밥을 개발했다. 시는 소비자 반응과 판매 현황을 확인, 판매업소를 재정비하고 다양한 메뉴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광주시의 주먹밥 상품화 계획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광주시의회는 내년도 시의 관련 예산안을 검토해 “중복된 사업을 추진하거나 많은 예산을 투입할 근거가 빈약하다”며 “판매 업소가 성공하고 광주의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면 식당 점주를 교육·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주먹밥 상품 개발 1억원, 상품화 사업 1억원, 상품화 지원단 운영비 5000만원, 판매 업소 확대 5000만원 등 모두 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18조 추징금 남긴 김우중 전 회장…전두환 미납 추징금은?

    18조 추징금 남긴 김우중 전 회장…전두환 미납 추징금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18조에 달하는 막대한 추징금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면서 추징금 환수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국은 당시 함께 추징금을 선고받았던 대우그룹 전 임원들에게 미납금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고인이 된 이들도 있어 실제 환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대우 등 계열사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지시 및 재산 국외 도피 등의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별도의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명령했는데 이는 당시 개인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직까지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항소심 이후 김 전 회장과 검찰이 상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이듬해 말 특별사면을 통해 2008년 1월 석방됐지만 추징금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남았다. 검찰이 지난 14년간 김 전 회장으로부터 거둬들인 추징금은 단 892억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김 전 회장의 자발적인 납부보다는 검찰의 추적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 검찰은 2017년 김 전 회장이 추징금 중 3억원을 납부하자 재산 추적에 나섰고 김 전 회장의 차명재산인 베스트리드미티드 주식 약 776만주를 찾아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행을 맡아 해당 주식을 923억원에 공매하면서 이 중 835억원을 추징했다. 연대 책임을 지고 있는 대우그룹 전 임원들이 납부한 5억원 등이 더해졌지만 현재까지 추징금 집행률은 0.498%에 불과하다. 김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추징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김 전 회장에 앞서 2005년 5월 강병호 대우 전 사장 등 임원 6명이 23조 358억원을 선고받았는데 김 전 회장과 이들은 공범으로 묶여 있어 추징금을 연대 부담하도록 돼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을 상대로 추징금 집행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미 이상훈 전 대우 전무는 2017년 세상을 떠났으며, 이듬해 성기동 전 대우 이사도 작고했다. 나머지 임원들 역시 추징금 부과 이후 민사소송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회장 사후 추징금 문제가 불거지자 1030억 상당의 미납 추징금이 남아있는 전두환씨의 추징금 환수를 위한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전씨는 1997년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곧장 예금 등을 압류해 312억원은 추징했지만 이후 추징 과정은 더디게 진행됐다. 2003년 검찰은 법원에 전씨 재산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때 “전 재산이 29만원 뿐”이라는 전씨의 유명한 주장이 나왔다. 이듬해 검찰이 전씨의 아들 재용씨와 부인 이순자씨 등에게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은 잡아 수사하자 이씨는 자신의 관리하던 130억원과 친인척에게 모은 70억원 등 200억을 지급했다.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이라 불리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하며 추징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불법 재산도 추징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지금까지 전씨의 추징금 환수금액은 지난 3월 기준 1175억원으로 환수율은 53%에 그친다. 1997년 대법원 재판 당시 2628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2013년 납부를 완료한 것과는 대조된다.최근 검찰이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겼지만 유찰된 데 이어 부인 이씨 등이 지난 2월 이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전씨 측은 집과 정원이 전씨 소유가 아니라 이씨와 비서관을 소유이기 때문에 공매로 넘어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013년 장남 재국씨가 모든 추징금을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갚겠다고 선언했지만 언행불일치를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전씨는 서대문구에 납부해야할 지방세 10억원도 체납한 상태다. 올해 88세인 전씨가 이대로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면 김 전 회장 사례와 마찬가지로 추징금의 국고 환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0월 전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새로운 범죄수익이 발견될 경우 이를 몰수 추징할 수 있는 이른바 ‘전두환 사후 불법재산 끝장 환수법’(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10일에는 ‘5·18민주화운동 전후 헌정질서파괴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안’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권력을 이용해 취득한 재산과 그 재산에서 유래한 재산 등을 조사해 국가의 소유로 귀속하도록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노태우 전대통령 아들 또 광주찾아 5·18사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3)씨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했다.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이 전시돼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6일 오월어머니집 등에 따르면 재헌씨는 5일 오후 2시쯤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재헌씨는 당시 오월어머니집에 머물고 있었던 정현애 이사장 등 오월어머니집 관계자 2명과 30분가량 차담을 하고 돌아갔다.정 이사장은 5월 항쟁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속 수감됐던 5·18 유공자다. 재헌씨는 이 자리에서 “병석에 계신 아버님을 대신해 찾아왔다”며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관련해 “개정판을 낼 지 상의해봐야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헌씨는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하기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이 전시돼 있는 기념전시관을 둘러봤다. 김 전 대통령이 교도소 복역 당시 입었던 수형복 등을 오랜시간 응시했다고 동행자는 설명했다. 재헌씨는 방명록에 “큰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그는 올해 8월에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을 참배했다. 당시 재헌씨는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직계가족 중에서 오월 영령에게 사죄한 사람은 재헌씨가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은 오랜 투병 생활로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유튜브 5·18 왜곡 가짜 뉴스 온상 , 대책마련 시급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가 해를 거듭할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5·18 역사 왜곡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 Tube)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5·18 왜곡 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5·18 역사왜곡처벌광주운동본부, 5·18기념재단, 서울 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최근 ‘2019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 언론·방송 및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가졌다. 6일 이들 단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18민주화 운동 신문·방송 및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월별(3~9월)·주제별(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5·18 망언, 5·18진상조사위 구성, 5·18 유공자 명단 공개 요구) 모니터링 결과와 2019년 유튜브 5·18가짜뉴스 모니터링 현황 등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유튜브 5·18 왜곡 모니터링 분석을 보면, 2003~2019년 모두 200건이 적발됐다. 대표적인 채널은 ‘Sesame Tube 참깨방송’(50건·25%), ‘지만원 TV’(31건·16.5%), ‘조갑제TV’(33건·15.5%), ‘뉴스타운TV’(18건·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 제작·업로드 시기는 올해에만 49%인 98건이 제작·업로드됐다. 이는 지난 2003년 조사 이후 가장 많이 제작된 것이다. 2017년과 2018년만 보더라도 각각 20건과 19건으로, 20건을 넘지 않았다. 이번 보고회네서 발표자들은 올해에 유튜브 왜곡 영상이 급증한 이유로 올해 초부터 쏟아진 일부 국회의원들의 5·18 망언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추정했다. 왜곡 유튜브들은 조회수도 적게는 1000건에서 많게는 100만여 건을 기록했다. 특히 100만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유튜브는 뉴스타운TV의 ‘5·18은 폭동이었다! 전남도청 근무 공무원 육성 증언’과 프리덤뉴스의 ‘5·18 북한군이 전남도청 지하에서 지휘했다’ 등 2건으로, 5·18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문·방송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한 조선희 서울 민언련 활동가는 “유튜브는 구글이 운영하는 외국 회사여서 방통위가 삭제·차단하라는 결정을 내려도 효과가 없다”면서 “이같은 영상 제작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왜곡방지법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한 한은영 박사는 “진상조사위 구성이나 헬기 사격, 국회 망언 등 5·18과 관련한 쟁점이나 논란이 생길 때마다 왜곡 영상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모니터링 결과 자료를 민변 측에 전달해 법률검토를 진행 중이며,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추가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올해 5·18 관련왜곡·폄훼·가짜뉴스 총 127건(웹사이트 게시물 17 건·유튜브 영상 110 건)을 적발해 삭제 및 접속차단 결정을 내렸지만, 웹 사이트 게시물 17건 중 9건만 접속차단이 됐고 유튜브 110건 중 시정된 건수는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보안사 생산 5·18사진, 재판활용위해 제작한듯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 보안사령부가 생산한 사진첩 13권(1769매)은 당시 5·18 관련 재판 등에 활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왔다. 3일 5·18기념재단 등이 주최한 ‘5·18 비공개 사진 대국민 설명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안길정 재단 자문위원은 “사진첩 표제와 목차 하단에 ‘증거자료’라고 적혀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안사가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연루자를 처벌하기 위한 입증 자료로 수집·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공개된 사진첩 7권에 당시 5·18 사건을 맡은 재판부 현황과 형량별 처벌자 수 등이 포함된 것을 두고 “사진첩은 재판의 물증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태종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연구실장도 “시위의 과격성을 강조하고 계엄군 진압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사진들과 설명이 쓰여있다”고 덧붙였다. 여학생들이 마치 벌을 받는 듯한 사진 등 일부는 군이 연출한 사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첩은 5권~17권으로 나머지 1~4권을 포함해 18권 이상의 사진첩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성춘 재단 자문위원은 “사진첩엔 연필로 ‘3-33’ 등 글씨가 쓰여 있는데 이는 3권 33쪽에 있는 사진과 연관된 사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메모에 주로 언급된 3~4권은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진첩 5권에는 1982년 방산 물자 납품 실적이 나오는데 이는 5·18 이후에도 사진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관리됐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17권 이상의 사진첩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가 출범하면 사진첩을 제작한 당사자와 분실됐다고 판단되는 사진첩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자료의 행방을 추적할 필요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구 기무사령부)가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5·18 사진첩을 국가기록원에서 받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사진첩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군이 정보활동 등을 목적으로 채증하거나 언론사 기자 등에게 압수한 사진이 담겨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18 발상지, 전남대 민주길 조성 착수

    5·18민주화운동의 발원지인 전남대학교가 교내 민주화운동 기념공간 10여 곳을 연결하는 ‘민주길’ 조성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전남대는 4일 오후 2시 교내 용봉관(옛 본관) 앞 잔디광장에서 민주길 조성사업 기공식과 함께 첫삽뜨기 행사를 갖는다고 3일 밝혔다. 전남대 민주길은 80여 억원을 투입,학내 민주화운동 기념 공간 11곳을 3개 노선, 5㎞로 잇는 공간 재생사업이다. 대학은 이 사업을 5·18 40주년에 맞춰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민주길의 중앙루트인 ‘정의의 길’은 민주공원, 박관현 언덕길, 윤상원 숲, 김남주 길, 교육지표마당, 민주횃불 벽화마당, 박승희 정원 등을 잇는다. 동쪽에 조성된 ‘인권의 길’은 용봉열사 정원, 민주열사 정원, 후문과 용지를 지나 정문에 위치한 5·18 소공원으로 연결된다. 서쪽에 만들어질 ‘평화의 길’은 윤한봉 숲, 수목원을 지나 민주공원에 맞닿는다. 전남대에는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모태 역할을 한 기념공간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를 하나로 이어 민주주의에 대한 살아있는 교육장과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민주길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21세기 한국영화의 특징은 ‘1000만 영화’로 상징되는 산업의 양적 측면으로만 분석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2010년대 한국영화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다루거나 현실 정치 속으로 과감히 개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메이저 산업을 기준으로 그 안과 밖,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주류 산업 내에서 ‘사회·현실 비판’ 테마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흥행적 차원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다. 또한 대규모 제작비를 들이는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영화’ 지형에서도 한국 현대사와 현재 사회를 돌아보고 각성하게 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한국사회의 정치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창작자들의 과감한 태도는 21세기 한국영화의 저력을 살피는 데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사회를 반영하고 법안 결정에 영향 주고 한국영화는 흥행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정치적 현상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한국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거나 정치적인 색채를 띤 영화들이 관객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특히 2011~2012년은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사회고발과 국민 참여를 독려하는 성격의 영화 흐름을 이끌어 냈다. 장애인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도가니’(황동혁·2011)와 실제 교수와 판사의 ‘석궁사건’을 다뤄 2012년 초 3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부러진 화살’(정지영·2012)이 대표적이다. 특히 ‘도가니’는 2011년 가을 4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냈고, 덕분에 실제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퍼져 나가게 된다. 결국 해당 학교의 법인 허가가 취소되기에 이르렀고 같은 해 아동·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도가니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 언론 보도가 해내지 못한 것을 결국 영화 한 편이 이뤄 낸 케이스로 기록된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에는 한국 현대사에 직접적으로 발언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 자녀들이 규합해 주범인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그린 ‘26년’(조근현·2012), 작고한 정치인 김근태의 고문 사건을 다룬 ‘남영동1985’(정지영·2012) 같은 영화들이 대선 정국과 맞물려 이슈를 끌어내기도 했다. ●사회비판 영화들의 흥행성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은 ‘사회참여’나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들이 흥행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기존의 공식을 깨뜨렸고 이는 2013년 ‘변호인’(양우석)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완성된다. 상업영화가 추구해야 할 미덕을 지켜 나가며 정치적으로 발언했고 영화 자체를 넘어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과 시대 분위기 속에서 대중들과 소통한 것이다. 또한 ‘부러진 화살’에 ‘국민배우’ 안성기가 등장한 것처럼, 이 영화는 배우 송강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분해 대중적 설득력을 배가했다. 최종 1130만 관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바로 전해에는, 사극이지만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화제가 된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2012)가 123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사회고발 성격의 주제를 장르영화의 틀에서 영리하게 녹여 낸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실화인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소원’(이준익)도 2013년에 주목받은 작품들이다. 대기업 반도체회사의 산재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투쟁을 그린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2013),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김성제·2013)도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제작과 배급 과정 끝에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사회고발성 영화는 대중적 장르영화의 틀과 결합해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검사와 경찰 조직 그리고 스폰서 기업과의 유착 비리를 고발한 ‘부당거래’(류승완·2010), 현실의 ‘막장’ 재벌 3세들의 작태를 픽션으로 다뤄 관객의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영화적 동력으로 삼은 ‘베테랑’(류승완·2014), 정치권력과 거대 언론의 결탁을 고발한 ‘내부자들’(우민호·2015), 한국사회의 적폐라 할 정치검찰의 타락상을 우회적으로 묘사한 ‘더 킹’(한재림·2016)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은 134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내부자들’은 감독판 관객을 합쳐 91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정치·자본 권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한국 현대사에 대한 창작자들의 세련된 발언과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은, 2017년 ‘택시운전사’(장훈)와 ‘1987’(장준환)에서 만개했다. 전자는 송강호의 뛰어난 연기를 바탕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장르적으로 해석했고 후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을 속도감 있게 묘사해 냈다. 각각 1200만, 700만 이상 관객의 지지를 받았다. 2010년대 한국영화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2013년 ‘변호인’, 2014년 ‘명량’(김한민)·‘국제시장’(윤제균), 2015년 ‘암살’(최동훈)·‘베테랑’ 등 1000만 관객 영화들이 정치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일정 부분 계몽적인 화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 각 진영 논리로도 읽을 수 있다. 유신독재 시대를 관통하는 한 노동자 아버지의 일생을 그려 1420만 관객을 동원하고 보수 진영에 의해 정치적으로도 활용된 ‘국제시장’(윤제균·2014), 국책은행이 메인 투자자로 나서 제작하고 애국주의 화법과 마케팅으로 600만 관객을 동원한 우파 프로파간다 영화 ‘연평해전’(김학순·2015)은 보수 진영의 이데올로기가 투영된 영화로 기록할 수 있다. ●주목받고 기대되는 여성주의 시선의 영화들 최근 한국영화계는 여성주의 시선을 담지한 여성 창작자들의 영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산업 내부의 진지한 고민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2018년 ‘한국영화 성인지(性認知) 통계’를 보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에서 여성 감독 비중이 아직도 10편(13%)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영화진흥위원회·‘한국영화산업 결산’ 참조). 2014년은 두 편의 ‘여성영화’가 돋보인 해다. 학대를 당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희야’(정주리), 대형마트 계약직 여성 직원들의 부당한 해고와 투쟁을 그린 ‘카트’(부지영)가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현실비판 영화의 흐름을 이어 갔다. 2016년에는 그해 문화계의 화두였던 ‘여성주의’가 한국영화에서도 부각됐다.여성 주인공을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운 ‘아가씨’(박찬욱), ‘굿바이 싱글’(김태곤), ‘덕혜옹주’(허진호)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고 여성 감독의 작품 ‘우리들’(윤가은), ‘비밀은 없다’(이경미),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가 비평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최근에도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가 흥행·비평 양면에서 특별한 성과를 거뒀고 독립영화 ‘벌새’(김보라·2018)는 올해 국내외 30개 이상 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화제를 낳았다.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82년생 김지영’(김도영·2019)도 한국사회의 젠더(사회문화적 성별) 감수성을 일깨우며 소설에서 시작된 이슈를 확장시켰다. 올해 ‘생일’(이종언), ‘우리집’(윤가은)까지 여성 창작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덕분에 앞으로의 한국영화가 더 기대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내년 5·18 40주년 광주-서울 5·18 광화문 문화제 공동 추진

    광주시가 내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민중항쟁 120년 전시회를 열고 서울시와 공동으로 ‘5·18 광화문 문화제’를 치르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한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동학농민운동(1894년)부터 2016년 촛불혁명까지 대한민국 민중항쟁 12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칭 ‘동학에서 촛불혁명까지’(대한민국 민중항쟁 120년 전시)라는 전시회다. 국비 등 10억원을 들여 1주일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동학농민운동, 3·1운동, 4·3사건추모관, 4·19혁명관,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촛불혁명까지 8개 민중항쟁(또는 사건)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제주도의 비극 4·3 추모관의 경우 4·3을 기록한 사진 등 자료를 바탕으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 제주도 화가 강요배의 그림 등 관련 콘텐츠로 전시관을 꾸린다. 5·18민주화운동관은 5·18 관련 자료에 더해 1980년 5월의 상징과도 같은 ‘임을위한행진곡’, 소년이 온다(한강 소설), 택시운전사(영화) 등 친숙한 콘텐츠를 입혀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동학에서 촛불혁명까지’라는 전시회 외에도 내년이 5·18 4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 광주시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와의 공동 기념행사, 베니스 비엔날레 5·18 민주화운동 특별전, 5·18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연극 공연 등이다. 광주시는 내년 기념행사 기간 ‘5·18 광화문 문화제’ 개최를 위해 다음 달 중순 서울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시는 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5·18 민주화운동 특별전을 열고, 통상 9∼10월 열렸던 세계 인권 도시 포럼도 5월로 시기를 옮겨 확대할 계획이다. 5·18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이 제작한 연극 ‘The boy is coming’은 서울과 광주에서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를 위해 국비 77억원 등 모두 100여억원의 예산을 편성한다. 40주년 기념행사 성공 개최를 위해 각계가 참여하는 TF(특별팀)도 꾸렸다. 5·18기념행사는 그동안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월 3단체와 5·18기념재단, 노동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 주도로 치러졌다. 그러나 이번 40주년 기념행사는 시가 주도하며, 5·18의 정신과 가치의 세계화·전국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내년 4월부터 소방관도 국가직 된다

    내년 4월부터 소방관도 국가직 된다

    데이터 3법은 여야 이견으로 처리 무산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위한 법안이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소방직 지위는 내년 4월부터 현행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변경되고 장비 및 처우 등도 개선된다. 반면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 처리는 이날도 무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총 88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 6건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함께 소방사무의 지휘·감독권을 시도지사에게 두되 화재 예방이나 대형 재난 등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소방청장이 시도 소방본부장과 소방서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게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불법 영상물 유통 차단 조치 등을 결정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의결을 서면 및 전자문서로 할 수 있게 해 24시간 상시 심의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불거졌던 도서·벽지 지역 교사의 안전 문제를 해소할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도 가결됐다. 성폭력 범죄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에게 즉시 보고해 중앙부처 차원의 대응이 가능하게 했다. 이와 함께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원의 근무 환경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교육부 장관이 3년마다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 이날 통과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대학 캠퍼스 부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했다. 기업 입주시설, 창업 지원시설, 복지·편의시설 등을 복합 개발할 수 있게 된다.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도 통과됐다. 기존에는 5·18 피해자나 친족 등이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이 법 시행일인 지난 9월 13일부터 1년 이내여서 진상규명위원회가 이 기간 내에 구성되지 못하면 진상규명 신청권 자체가 사라졌다. 이를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을 마친 날부터 1년 이내’로 변경해 피해자가 기한에 상관없이 신청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게 했다. 반면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이 소관 부처별로 분리돼 있어 발생하는 중복 규제를 없애자는 취지로 발의된 데이터 3법의 처리는 무산됐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심사가 더뎌 본회의 상정은커녕 각 소관 상임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당, 5·18조사위원 2명 추천… 5월 단체 ‘수용’ 의사

    조진태 “진상조사위 출범이 더 시급” 자유한국당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이종협 예비역 소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추천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 전 소장은 육군사관학교 42기 출신으로 6사단 헌병대장, 국방조사본부장 등으로 군 범죄 분야에서 30여년을 복무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군 출신 조사위원을 하기로 여야가 합의했기 때문에 기록을 보고 조사할 수도 있는 경력을 가진 군 출신 인사를 추천받았다”며 “전투지휘관보다는 헌병 출신이면서 과거 기록을 볼 수 있는 분을 추천하게 됐다”고 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본회의에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자격에 군인 출신을 추가하는 내용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월 한국당이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명시된 조사위원의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자격 조건인 경력 5년 이상에 미달이란 이유를 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이 전 기자가 과거에 작성한 관련 기사를 추가로 제출하는 등 자격 요건을 보완해 그를 재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5·18 단체들은 수용할 뜻을 나타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월 단체에선 우려가 있지만 진상조사위가 출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가 한국당이 추천한 진상규명위원을 임명하면 법 통과 후 20개월 만에 위원회가 꾸려지게 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포토] ‘불타는 전두환 허수아비’

    [포토] ‘불타는 전두환 허수아비’

    5.18민주유공자유족회를 비롯한 피해자 등 관련 단체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5.18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전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추징금 추징,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19.11.12 뉴스1
  • [사설] 멀쩡하게 골프 친 전두환, ‘5·18 재판’에 출석하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재판에 나올 수 없다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멀쩡하게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공개돼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전씨는 재작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10개월간 재판 연기와 불출석을 반복하던 전씨는 지난 3월 11일 광주 법정에 처음 나온 뒤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허가 신청서를 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11일 열리는 재판도 전씨는 불참한 채 전씨 측이 신청한 헬기 조종사 등 4명의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하지만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공개한 골프장 영상에서 전씨는 도저히 알츠하이머 환자로 보기 어려울 만큼 명료한 언행을 드러냈다. 광주 학살에 대해선 “나는 모른다”고 딱 잡아떼고, 발포 명령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되레 역정을 냈다. 1000억원대 추징금과 고액 세금 체납에 대해선 세 차례나 “자네가 대신 내달라”며 임 부대표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88세 고령에도 골프를 즐길 만큼 체력이 좋고, 캐디보다 골프 타수를 더 정확히 기억한다는 전씨가 건강을 핑계로 사법부와 국민을 농락했다니 참으로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일제히 전씨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강제 구인과 검찰 재조사를 통해 공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 것은 당연하다. 재판 불출석 사유인 건강 문제가 거짓임이 드러난 만큼 재판부는 당장 불출석 허가를 취소하고, 전씨를 법정에 세워 신속한 재판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반성과 사죄는 고사하고, 책임 회피와 기만을 일삼는 광주 학살의 책임자에게 더이상의 관용과 배려는 무의미할 따름이다. 전씨는 뇌물 추징금 1020억원을 6년 동안이나 미납하고, 30억원의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 2013년 연희동 집을 비롯해 추징금 1672억원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각종 소송을 제기해 추징금 집행을 방해하고 있다. 타인 명의로 은닉한 재산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환수하고 단죄해야 한다.
  • 골프친 전두환 비난 성명 잇따라

    골프친 전두환 비난 성명 잇따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형사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오월 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5·18기념재단은 8일 성명을 내고 “건강상 이유로 법정 출석을 거부해온 전두환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골프를 쳤다고하는 데 이는 명백한 법정 모독”이라며 오월단체는 국민과 역사를 보란듯이 우롱하고 있는 전씨의 후안무치한 작태에 분노를 금할수 없으며, 그를 구속 재판으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념재단은 “전두환은 1997년 4월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광주학살의 책임자임이 명백해 졌다”며 “현재 전두환 재판부는 전두환을 즉각 강제구인하여 구속시킨 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시민들이 전씨를 향한 분노와 울분을 국민들이 다시금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며 “광주 학살의 책임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에 통탄한다”고 말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은 “국민을 기만하고 광주시민과 오월 영령을 모욕하는 처사다”면서 “전씨가 사죄와 반성은 커녕, 아직도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가 단죄할 것이다”고 성토했다.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씨의 파렴치함에 논평의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재판에는 불출석하면서 골프장은 즐겨 찾는 것은 국민 감정과 동떨어져 있을 뿐더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예의도 없는 행위다. 사법부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씨는 ㅎ왕성한 골프활동으로 치매예방만 할 것이 아니라 5·18학살에 대해 머리숙여 사죄하고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전씨 부부와 일행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전씨는 5·18민주화운동의 책임을 묻는 임 대표의 질문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전씨는 또 “군에 다녀왔느냐, 당시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명령을 하느냐”고 항변했다. 1030억 원에 이르는 미납 추징금과 세금 체납에 대해서는 “자네가 납부해 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게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는 등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씨는 지난 3월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으로 한 차례 출석한 뒤 ‘건강이 좋지 않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지금까지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슈있슈] 재판 대신 골프…전두환의 선택적 알츠하이머

    [이슈있슈] 재판 대신 골프…전두환의 선택적 알츠하이머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전두환(88)씨의 모습을 촬영해 공개한 서울 서대문구의원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보도 직후 아이들이 슬퍼했다고 전했다. 임한솔 부대표는 7일 “뉴스를 보던 아이들(6살, 4살)이 아빠 왜 저 할아버지한테 골프채로 맞고 있냐며 슬퍼했다네요. 나와 아내가 미처 그 생각을...뭐라 설명하지”라고 적었다. 임한솔 부대표는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짧지 않은 시간 대화를 나눠보니 정신이 굉장히 맑고 내가 하는 이야기를 아주 정확히 인지하고 거기에 대해 본인이 주장하는 바를 아주 명확하게 말로 표현했다”라며 “알츠하이머라는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전두환씨 본인도 상당히 강하게 반발을 했고, 골프장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골프채를 휘둘러 폭행을 가했다”며 “이순자씨가 방송에서 차마 하기 어려운 상스러운 욕을 고성과 함께 내뱉었다. 저에게 여러 차례 폭행도 가했다”고 주장했다. 임 부대표는 이날 오전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전두환씨를 만나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질문했다. 전두환씨는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라고 말했다.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라고 반문했다. ‘1030억원에 이르는 미납 추징금을 내지 않느냐’는 임 부대표 질문에는 “자네가 좀 납부해 주라”고 말했다. 전두환씨는 알츠하이머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 출석을 거부해왔지만 골프장만큼은 꾸준히 출석했다. 전씨는 2017년 자신의 자서전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사자명예훼손 재판의 첫 공판기일이 열린 지난해 8월, 같은 해 11월에도 강원도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전씨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했고, 전씨는 3월11일 마침내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 퇴임 후 32년 만에 광주를 찾은 전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직전 ‘발포명령자’를 묻는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재판 중에도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고교 2·3학년 2020년부터 무상 교육 실시

    고교 2·3학년 2020년부터 무상 교육 실시

    5·18 특별법 등 법안 164건 처리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2020학년도에 고등학교 2·3학년, 2021학년도부터는 고교 전 학년에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 비쟁점 법안 164건과 지난해 결산안 등 안건 168건을 처리했다. 법안이 포함된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 8월 2일 이후 90일 만이다. 국회법에 따라 정기회 개회 전까지 완료해야 하는 결산안 처리는 2012년 이후 8년째 법정시한을 넘겼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교육위원회 법안소위 논의부터 재정 문제로 반대했던 고교 무상교육을 뜬금없이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자는 수정안을 제출하기도 했으나 수정안은 부결됐고 단계적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원안이 통과됐다. 군 공항 등 인근 지역 주민의 소음 피해보상의 법적 근거를 담은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안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군용 비행장과 군 사격장 인근 지역 주민이 별도 소송 제기 없이도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 자격에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추가하는 내용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기존에는 법조 관련 경력자, 학자, 법의학 전공자 등으로 조사위원 자격이 한정됐다. 북촌 한옥마을 등 서울 일부 지역과 제주 등에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과잉 관광’ 완화를 위해 방문시간 제한 조치 등을 할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2018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도 가결됐다. 함박도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등 4건의 감사 요구안도 통과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5.18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 진상조사위 연내 출범 유력

    5.18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 진상조사위 연내 출범 유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5∙18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5.18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5∙18 진상조사위원회 연내 출범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5.18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 법안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 자격 요건에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는 11월 중으로 예상됐던 5.18 특별법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가 이날 시기에 처리 되면서 연내 5∙18 진상규명 위원회 출범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5∙18 진상조사위원회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발포 명령자 색출 등 그간 해결되지 못했던 5∙18 관련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기관이다. 지난 1월 5∙18 진상규명 특별법에 따라 꾸려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군 장성 출신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 조선 기자의 조사위원 임명을 거부하면서 구성되지 못했다. 이에 백승주 한국당 의원이 20년 이상 군인 출신을 조사위원 자격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개정안을 발의했다. 백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에 있어 군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과 조사위원 진상규명 범위에 계엄군의 헬기사격에 대한 경위 등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서 군 복무경력이 있는 조사위원의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5∙18 특별법 개정안은 31일 본회의에서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법사위에서 법안 통과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져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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