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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이후총리 방한 이모저모

    ◎“반일”구호속 파고다공원 3ㆍ1비에 헌화 ○…노태우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 일본총리는 10일상오 청와대에서 약 90분간에 걸친 2차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재일교포법적 지위문제,무역역조시정문제,기술협력문제,유엔가입문제,아시아ㆍ태평양협력문제 등 양국간 쌍무적인 문제들에 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 회담이 끝난 뒤 이수정청와대 대변인은 『양국정상은 한일양국관계에 대해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회담을 가졌으며 노대통령과 가이후총리는 회담내용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발표. 양국정상은 예정된 의제외에 폐르시아만사태도 거론,미ㆍ이라크 외무장관회담이 결렬된데 유감을 표시하고 전쟁 등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는 일이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했는데 가이후총리는 노대통령에게 『회담 결렬소식을 듣고 유엔대사에게 사무총장을 만나 중재노력을 적극화하도록 훈령했다』고 설명. 노대통령은 희담을 마치면서 『현재 한일관계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불행했던 과거를 매듭짓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성의를 갖고 노력하자』고 말했으며 가이후총리는 『지난해 5월과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룩한 결과에 보람을 느낀다』며 『성의와 신념을 갖고 합의사항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 가이후총리는 또 『지금 나는 파고다공원을 방문,느낀 바를 일본국민들에게 솔직히 전달하여 흐림이 없고 맑은 한일관계를 여는 인식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노대통령은 가이후총리가 훌륭한 한국인의 친구로 오래 남기를 바라며 아시아순방이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인사. ○…이날 상오 가이후총리의 파고다공원방문은 공원밖에서 수백명의 시민들이 반일구호를 외치는 등 다소 착잡한 분위기속에 3ㆍ1독립선언비에 헌화하고 경내를 잠시 둘러보는 순서로 10여분만에 종료. 가이후총리는 부인 사치요(행세)여사 및 나카야마(중산)외무장관 등 수행원 10여명과 함께 이날 상오11시50분쯤 공원정문에 도착,기다리고 있던 배문환종로구청장의 안내를 받으며 경내에 진입. 검은색 오버코트차림의 가이후총리는 손병희선생동상옆을 지나 곧바로 3ㆍ1독립선언비에헌화하고 잠시 고개를 숙여 묵념. 가이후총리는 이어 독립선언비주위의 3ㆍ1운동찬양부조물을 둘러봤는데 당시 유관순열사가 만세를 부르는 장면,해주기생이 일경의 기마에 짓밟히는 모습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조각 등 세군데에서 걸음을 멈추고 안내자의 설명을 경청. 가이후총리는 시종 무거운 표정으로 단 한마디의 말도 없었으며 유열사상 앞에서 『당시 17세의 여고생으로 천안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만 끄덕이기도. ○…김영삼 민자당대표,김대중 평민당총재,김재광 국회부의장 등 여야정치지도자들은 10일 하오 국회를 방문한 가이후 일본총리를 맞아 과거의 불행했던 한일관계를 조목조목 들어가며 일본측의 반성을 강력히 촉구. 이날 해외순방중인 박준규국회의장을 대신해 가이후총리를 영접했던 김부의장은 『일제의 식민지정책 속에 7백50만이란 천문학적 숫자의 우리 동포가 희생당했다』고 전제,『가이후총리의 방한을 맞아 우리 국민 일부가 반대데모를 했다는 사실이 불행했던 과거청산이 미진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물질적 배상보다 허심탄회한 입장에서 일본측의 성의있는 반성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
  • 다국적군 60만­이라크군 54만 “초긴장 대치”

    ◎요르단 국경·사우디 영공은 폐쇄/“이촉즉발” 위기속의 페만 현장 ○난민유입 방지 일환 ○…요르단은 9일 아리크와 쿠웨이트로부터 넘어오는 모든 비요르단인들에게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살라메 하마드 요르단 내무차관은 이날 국영 페트라 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 조치는 즉각 발효된다고 말했다. 하마드차관은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의 난민들을 도울 국제지원을 받기까지는 국경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요르단은 이제까지 제3세계 출신 난민들 85만여명을 돌보느라 외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5천5백만달러를 썼으나 국제지원으로 받은 금액은 1천2백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페르시아만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시키려는 비행기들에 대해 사우디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영공 폐쇄조치를 내렸다고 국제이민기구(IOM)의 암만소장이 9일 밝혔다. 이 소장은 8일 밤 리야드항공 관계자들로부터 이를 통보받았다고 말하고 이에따라 하노이로 떠나려던 비행기들이 출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우디 상공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페만 지역에는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 60만5천여명과 쿠웨이트지역내 및 부근에 배치된 이라크군 54만명 등 모두 1백14만명이 대치중이라고 미 국방부가 8일 밝혔다. 피트 윌리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유엔이 결의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을 1주일 앞두고 논평을 통해 페만 지역에 미 육해공군 36만명 이상이 서구 국가들과 아랍 국가들의 다국적군 24만5천명과 함께 집결해 있다고 밝혔다. ○중화기 막바지 수송 ○…유엔이 쿠웨이트 점령 이라크군의 철군시한으로 설정한 15일이 다가옴에 따라 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사우디 주둔 다국적군의 화력 강화를 위한 탱크와 중무기 등의 해상 수송 작전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의 군사소식통들은 사우디 항구에는 하루 평균 6∼7대의 군용물자를 수송하는 선박이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한 관계자는 수송작전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23만명의 병력을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수송작전을 전개해 왔는데 지난해 12월까지 1백50여대의 선박이 병력은 물론 수백대의 탱크를 포함해 모두 2백만t의 물자를 수송했다. ◎“예상 밖의 평온” 바그다드/거리엔 젊은이 “북적”… 이따금 반미시위 ○…유엔이 정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을 불과 1주일 앞두고 페르시아만에 전운이 짙게 깔린 요즈음 바그다드시는 송년축제 때 쓰인 전구들이 아직 시내 곳곳에 줄지어 걸려있는 등 새해맞이 분위기로 가득차 있으며 긴박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호텔 옥상으로 보이는 하늘에서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시내 고속화도로 양편에는 붉은빛을 뿜는 가로등이나 혹은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 모양으로 된 네온등이 불빛의 행렬을 이루고 있다. 시내 야시장은 여전히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으며 백화점에는 각종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있어 비록 유엔의 대이라크 금수이후 물가가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물자부족 등 즉각적이고 실제적 타격은 받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간 중재를 자청하고 바그다드를 숱하게 드나들었던 서방측 유명인사들중의 하나는 『전쟁에 관한 얘기는 바그다드에서보다 유럽에서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바그다드의 평온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라크 정부가 17세에서 23세까지의 남자들을 공식적으로는 전원 징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령층 젊은이들이 사둔가나 티그리스 왼쪽 강안을 따라 들어서 있는 번화가를 몰려다니고 있는 풍경은 예전과 다름이 없다. 이곳 서방외교관들은 이라크 정부당국의 민방위태세와 관련한 각종 성명과 발표들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시에 대외적 선전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졌지만 『정규군은 동원된 예비군에 무장을 시킬 여유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 군편제내에 흡수할 능력조차 없는 것 같다』는 것이 이곳 외교관들의 진단이다. ○…수백명의 이라크인들이 9일 바그다드주재 미국 및 영국대사관앞에 『미군은 즉각 철수하라』 『우리는 사담 후세인을 사랑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같은 항의시위는 미국이 페만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라고 말하는 미·이라크간의 제네바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기 직전 발생했다.
  • 콜 유럽의 「정치거인」 부상/새 독일총리의 면모

    ◎무력 아닌 마르크화로 통독 위업/집권초엔 “국제감각 없다” 비난도 독일 역사상 두번째로 통독의 과업을 달성한 헬무트 콜 서독 총리(60),그는 마침내 통일독일의 첫 4년을 이끌어 나갈 「독일의 총리」로 등극했다. 1871년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무력으로 독일을 통일한 이후 1백20여년만에 그는 처음으로 군대 대신 마르크화의 위력을 앞세워 독일을 통일,히틀러 이후 최초의 통일독일 재상이 된 것이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그의 어눌함과 촌스러움을 꼬집은 농담집이 날개 돋친듯 팔려나갈 정도로 국민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았던 콜총리는 이제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르바초프와 견줄수 있는 「정치거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1m93㎝의 키에 1백31㎏의 체중을 지닌 거구 콜총리는 1947년 17세의 나이로 기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59년 주의회에 진출,정치일선에 나서게 된 콜은 그후 64년 중앙당 집행위원,69원 라인란트 팔츠주 총리를 거쳐 입당 26년만인 73년 기민당 당수로 선출됐다. 지난 82년 52세의 나이로 총리직을 맡은 콜은 7명의 역대 서독총리중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에 이어 두번째로 긴 기간을 총리직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그가 지닌 정치적 저력을 과시해왔으며 특히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때 그의 정치감각은 눈앞의 통일을 포착하고 독일의 미래를 예측했던 것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실정치감각과 강한 추진력 그리고 결단성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통독문제에 관해 당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그는 측근들이 아무리 통독을 위한 행동개시를 다그쳐도 꿈쩍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일단 베를린장벽이 붕괴되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번엔 주위에서 신중을 기하라고 뜯어말려도 아랑곳 하지않고 계속 밀어붙이는 괴력을 과시했던 것이다. 콜은 역사에 대한 깊은 식견과 차가운 지성을 지닌 헬무트 슈미트 총리나 명석함과 기민함으로 정평이 난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와는 달리 지극히 평범한 정치인이며 그 평범함이 힘이 원천이었다. 82년 사민당 연정붕괴로 「총리」라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잡았던 콜. 지난해 베를린장벽의 붕괴로 또다시「통일독일의 총리」라는 영광을 거머쥐게 된 행운아 콜총리는 20세기 후반 현대사를 움직이는 주역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 대처,“인생은 65세부터 다시 시작”

    ◎측근들과 송별연서 「철의 여인」다운 고별사/재단운영·회고록 집필 등 바쁜 일정 보낼 듯 영국역사상 가장 긴 11년간 총리직을 맡아온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다우닝가 10번지를 떠나는 절차는 신속하면서도 평범하다. 짐꾼들이 그녀의 사물을 끌어내고 있는 동안 대처는 새로 차릴 사무실용품을 사기 위해 쇼핑을 시작했다. 『어머니는 장차 회고록을 쓰시겠지요.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이삿짐 빨리 꾸리는 법에 대한 안내서를 쓸 수 있을 거예요』­짐싸기를 거들던 딸 캐롤(37)은 TV기자가 대처총리의 장래계획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전임자들에 비하면 대처가 받아놓은 6∼8일 후의 이사날짜는 아주 느긋한 편이다. 대처가 밀어낸 노동당의 제임스 캘러헌 전 총리의 경우 지난 79년 5월3일 대처가 총리로 취임하자마자 하루도 안돼 관저를 비워줘야만 했다. 의회와 지척인 다우닝가 10번지의 17세기 건물을 채우고 있는 가구와 은제·식기·샹들리에·유화 등 값진 물건들은 대부분 국가재산이지만 11년반 동안이나 한 주인이 써온만큼 옷가지외에 물건도 늘어났다. 대처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수많은 상자에 차곡차곡 쌓인 개인문서들로 이는 모든 출판업자들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철의 여인의 회고록」의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이밖에 사퇴발표 후 전세계로부터 그녀의 문앞에 보내진 1천여개의 꽃다발과 하루 1천여통씩 쌓이는 지지자들의 편지도 새로운 이삿짐 목록으로 추가됐다. 대처 총리는 26일 밤 측근보좌관으로부터 청소부에 이르는 2백명의 총리실 직원들을 위해 송별연을 베풀었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인생은 예순다섯부터 시작된다. 나는 이제 미래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선언,사임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때와는 판이한 면모를 과시했다. 세실 파킨슨 운수장관에 따르면 대처총리는 각료들에게 퇴진결정을 발표할 때 울었으며 다른 3명의 장관들도 따라서 눈물을 흘렸고 나머지 각료들은 침묵속에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는 것. 대처의 장래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추측만 난무하고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에 빠지는 그녀의 성격으로 미루어 1만7천5백파운드(3만5천달러)의 연금이나 받으며 에드워드 히드 전 총리처럼 불만에 가득찬채 평범한 의원노릇을 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일각에서는 그녀가 여왕으로부터 백작부인 작위를 받고 상원에 나와앉아 지루한 의사일정을 지켜보고 있게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고 모유럽은행을 운영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보좌관들은 그녀가 런던 중심부에 개인사무실을 구해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자유시장 정치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재단을 운영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대처는 지난 85년 런던에서 동남쪽으로 약 11㎞ 떨어진 곳에 40만파운드(80만달러)를 주고 2층집을 장만,앞으로는 이곳을 거처로 삼게된다. 딸 캐롤은 「어머니가 지난 12년동안 한번도 슈퍼마켓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식료품을 잔뜩 주문했다면서 『어머니가 총리직은 물러났지만 진짜 은퇴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 외언내언

    아키히토(명인) 일왕이 12일의 즉위식과 22일 저녁부터 23일 아침까지 열리는 다이조사이(대상제)를 거쳐 「천황」에 오른다. 「즉위식의 예」 행사는 공개로 나흘간 계속되며 전 각료와 양원 의장이 참석하는 다이조사이는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 이 두 행사를 둘러싸고 논쟁이 뜨겁다. ◆특히 일종의 종교의식 성격을 갖는 다이조사이에 말이 많다. 이 행사는 왕을 하늘로 밀어올리는 의식. 왕은 이 예식을 통해 태양의 신으로부터 신성을 물려받는다고 한다. 7세기 덴무(천무) 일왕 때 시작된 이 행사는 왕실의 쇠퇴로 14∼16세기에 이르는 2백20년 가량 중단됐다가 17세기 에도(강호)시대초에 부활됐다. 그러나 전후 일왕은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 원수에 의해 신격을 박탈당하고 「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다」는 지위로 격하됐다. 그럼에도 일본 지도자들은 「일왕은 시민인가,신인가」의 논란 속에서 왕을 신격화시켜려 시도해왔던 것. ◆즉위식에서 높이 1m인 고어좌라는 왕이 앉는 옥좌도 시비거리. 선거로 뽑힌 가이후 총리가 그 앞에서 『천황폐하 만세』를3창하는데 왕의 신발이 총리의 가슴과 같은 위치라서 주권재민의 헌법을 무시하고 주권재왕을 실현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일왕의 이름으로」 또는 「신도신의 축복을 빌려서」 지난 31년부터 37년까지의 중일전쟁은 물론 2차대전까지 일으켰었다. 당시 일본 군국주의정부는 신도주의을 이용,일본인은 선택받은 민족이며 다른 국가를 정복할 권리가 있다고 믿게 만들었던 것. ◆이번 행사에 드는 비용은 81억엔. 이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다이조사이에 쓰인다. 일부 종교계는 국민의 세금이 종교의식을 띠는 이 행사에 사용되는 것은 정교분리의 위반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번 행사는 수세기에 걸친 일본 나름의 전통의식을 문화행사로 보존하려는 순수한 의미를 지녔을 뿐이라는 당국자나 후원자들의 주장이지만 일본 침략이 소위 천황이라는 이름을 빌려 자행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과연 어떻게 비칠까.
  • 남북영화제 오늘 전야제/양측대표단 뉴욕에 도착… 내일 개막식

    ◎홍국태ㆍ홍영희 남북오누이 상봉 가능성 【뉴욕=김정열특파원】 분단 45년만에 남북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1회 남북영화제가 한국측 대표단과 북한측 대표단이 모두 도착,예정대로 10일(한국시간) 전야제에 이어 11일부터 개막된다.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부총장 엄길손(영화감독)을 단장으로한 북한측대표단은 지난6일 중국민항편으로 뉴욕에 도착했으며 한국영화업협동조합 강대선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9명의 공식대표단과 14명의 비공식대표로 구성된 한국측도 지난8일 뉴욕에 도착,주최측인 뉴욕남북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주동진)의 환영을 받았다. 한편 9일현재 북한측대표단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숙소에 들어간뒤 일체 외출을 하지 않고 있는데 북한측대표단장 엄길손은 정무원 부총리급에 해당되는 고위급 인사이며 오미란과 홍영희는 북한을 대표하는 인기배우이다. 특히 홍영희는 한국측 비공식대표단원중 한명인 홍국태씨(50ㆍ한국문학주간ㆍ대한변협회장을 지낸 홍승만씨의 아들)의 6촌여동생으로 김정일이 발탁,17세때인 70년 「꽃파는처녀」에서 주인공 꽃분이 역을 맡게된 배우로 북한지폐에 얼굴이 실릴정도로 유명하다. 홍영희의 아버지는 승현씨로 6ㆍ25때 월북했다가 외동딸 영희가 10세때인 지난63년 간첩으로 남파되었다가 전향,84년 사망했다. 이번 영화제집행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되는 영화제기간동안 홍국태씨와 조카 홍영희씨가 자연스럽게 상봉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특히 앞으로 양측이 합작영화제작 문제 등 남북교류를 위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수해ㆍ산불등 재난구호의 “중추역”/창설 15돌 맞은 민방위대

    ◎대원 4백89만… 지역사회 안정에 기여/수방ㆍ화생방분대 편성,유사시 신속대처 22일로 민방위대가 창설된지 열다섯돌을 맞았다. 지난75년 월남이 공산화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풍수해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취지로 발족된 민방위대는 지난 15년동안 나름대로 착실하게 발전해 왔다. 창설 당시 8만4천6백62개대 3백97만명이었던 민방위대가 지금은 9만3천1백35개대 4백89만명으로 늘어났다. 전국민의 11.2%를 차지하는 최대의 국민자위조직으로 성장,유사시에 국가안보와 지역사회안정을 다지는 기간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수해나 산불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민방대원이 나서 재해예방과 복구작업을 벌임으로써 「재난이 있는 곳에 민방위대가 있다」는 말이 보편화됐을 정도이다. 그동안 재난현상에 동원된 민방위대원수는 연 1천4백만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동안의 집중호우로 서울 중부 및 강원지방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때도 50만명의 민방위대원들이 적극나서 주민구조 및 대피,복구활동을 벌인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민방위대의 역할은 창설 당시 국가안보에 역점을 두었던 것에 비해 최근들어서는 국민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도시화ㆍ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가스ㆍ전기ㆍ폭발성 위험물과 관련된 대형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민방위의 기능과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민방위조직이 실제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수 있도록 지역특성과 재난유형에 맞춰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수방기동대와 화생방분대 등 5만1천9백1개대의 민방위기동조직을 운영,민방위사태가 발생했을 때 각 지역별로 신속히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함께 풍수해에 대비,전국 수계별로 수해다발지역 1천5백54곳에 시범수방기동대를 편성해 놓았으며 특히 올해는 전국 50개 시ㆍ군구를 「풍수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인명구조대를 별도로 조직한 뒤 수해발생 때 인명구조활동과 인명피해예방에 힘쓰도록 하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 올들어 민생치안확립이 국가적 중요현안으로 부각되자 자율방범순찰조를 편성,지역방범대와 합동으로 야간순찰활동을 벌였다. 그동안 민방위대피훈련 및 비상소집훈련이 국민들의 생업에 지장을 주고 국민생활에 큰 불편을 끼친다는 지적에 따라 89년부터는 17세부터였던 민방위대 편성연령을 20세로 올렸고 41세이상의 대원은 8시간의 기본교육을 면제,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이와함께 매달 15일 실시하던 민방위의 날 훈련시간도 종전 30분에서 20분으로 단축했으며 훈련횟수도 12회에서 9회로 줄이는 대신 3회는 민방위대원에 한해서만 비상소집훈련을 실시토록 해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었다. 김주봉 내무부 민방위본부장은 『최근들어 각종 민방위교육 및 훈련이 형식적일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적지않은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에서 존폐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이는 민방위의 기본역할과 기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데에서 비롯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하고 『나라와 국민들의 살림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각종 재난으로부터 입게되는 규모도 커지는만큼 민방위의 필요성은 오히려 강조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본부장의 말대로 민방위대가 국민생활속에 살아있는 재난방재조직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에 제기돼 온 갖가지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민방위조직의 운영과 교육훈련의 내실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 「88좌절」딛고「리듬사격」으로 재기/세계대회2관왕…사격간판 이은철

    ◎정신집중 뛰어나 「북경대회」 다관왕 기대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2관왕에 올라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이은철은 자타가 공인하는 천부적 총잡이. 17세때인 지난 84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듬해인 85년 베니토후아레스국제대회(멕시코) 소구경소총 복사에서 금메달을 따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으며 86아시안게임 공기소총단체전 금메달,87아시아선수권 4관왕,88뮌헨월드컵 공기소총 은메달 등을 거머쥐어 한국 소총사격의 간판스타로 성가를 높여왔다. 동네 공기총사격장에서 장난삼아 우연히 총을 잡은 그는 서울홍파국민학교 5학년때 제1회 어린이 사격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계기가 돼 선수로 입문,탄탄대로를 질주해 왔으나 한껏 기대를 모았던 88서울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쳐 한때 깊은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88서울올림픽 뒤 텍사스 루스란대학에서 컴퓨터설계를 공부하며 잠시 총을 놓았던 그는 사격에 대한 열정을 끝내 못버리고 그곳에서 세계적 사격지도자인 제리 베삼(미국)으로부터 조준·격발의 시간과동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리듬사격」을 전수받고 힘찬 재기의 시동을 걸어 마침내 지난 6월 대표팀에 재발탁됐다. 북경아시안게임에서 7개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사격계에서 그의 자질을 높이 평가,중도귀국을 강력히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사격계는 그가 오는 9월 북경아시안게임에서 소구경소총 3자세 소구경소총 복사 개인·단체전을 휩쓸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좌절을 딛고 불꽃처럼 일어선 그의 집념과 사격에 대한 열정이 북경신화 창조의 주역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앙교육연수원 사회교육 강사인 이윤희씨(49)의 2남2녀중 장남으로 1m78㎝,60㎏의 체격에 양쪽 눈의 시력이 1.5이다.
  • 미에“신마피아”중국인 갱단/FBI조사서 드러난 실태(특파원수첩)

    ◎조직원 입회식 엄격… 36개 항목 충성서약/마약밀매ㆍ매음ㆍ도박ㆍ총기 암거래로 떼돈 마약 밀매로 살찐 중국인 갱단이 미국에서 신마피아로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중국인 갱단은 1백년의 역사를 가진 비밀범죄 조직으로서 미국 마약시장을 움직이는 배후 세력의 하나다. 미 FBI(연방수사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인 갱단은 점점 더 많은 젊은이를 조직원으로 확보,세계적인 범죄세력으로 커가고 있다. 2년전 FBI는 월 3천5백달러를 주고 고용한 한 중국인 협조자를 앞세워 아시아인 범죄조직을 상대로 한 「흰 노새」라는 이름의 사상 최대의 마약단속 작전을 전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FBI는 유명한 「프렌치 커넥션」사건을 무색케 하는 8백20파운드의 헤로인을 압수했다. 이는 마약 중독자 10만명이 1년간 복용하고도 남는 양이며 돈으로 환산하면 10억달러가 넘는다. 이처럼 엄청난 마약 밀매량에 깜짝 놀란 미당국은 아시아인 범죄조직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많은 마약단속 관리들은 『과거 금주법시대의 주류밀매를 이탈리아인 범죄조직인 마피아가 담당했던 것처럼 이제 헤로인 밀매는 아시아인 갱단이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동남아 「황금 삼각지대」의 아편 생산량은 86년 이후 두배로 증가해 지난해 3천50t을 기록했다. 동남아 아편의 미국 마약시장 점유율은 8년전의 14%에서 지난해엔 약 절반으로 늘어났다. 중국인 갱단은 「아편 왕」으로 알려진 미얀마의 군벌 「쿤사」를 비롯한 황금 삼각지대의 지배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 갱단들은 초기의 마피아처럼 마약 밀매외에 협박ㆍ매음ㆍ불법 도박ㆍ총기 암거래ㆍ외국인 밀입국 사업 등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 이 돈벌이의 주역은 ▲통(Tong) ▲트라이애드(Triad) ▲거리의 갱(Street Gang)들이다. 「통」은 미국의 많은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중국인 기업체 및 사회단체의 모임으로서 그 역사가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있다. 통의 회원들은 범죄와 거의 무관하나 중국인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조직 범죄엔 통의 지도자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이애드」는 홍콩에 본부를 둔 비밀단체로서 전 세계에 걸친 조직망을 갖고 있다. 원래는 청조를 멸망시키고 명조를 재건하기 위해 17세기에 조직된 정치결사였으나 점차 범죄단체로 변모했다. 거리의 갱은 원래 각 지역의 통이 운영하는 도박장의 청년 협조자나 망보는 소년들로 엉성하게 짜여진 그룹으로서 지금은 「날으는 용」「유령의 그림자」라는 이름으로 조직돼 비행을 자행하고 있다. FBI 관계자들은 영국 식민지인 홍콩의 97년 중국 귀속과 관련한 불안감 때문에 홍콩을 떠나는 조직 범죄자까지 미국이 「탈출자」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6만명의 구성회원을 가진 홍콩의 트라이애드가 미국에 엄청난 범죄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조직원만을 놓고 본다면 마피아는 2천명에 불과해 트라이애드에 비교가 안된다. FBI 관리들은 중국인 갱단과 마피아가 유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 상대방을 위한 계약살인 임무를 이행하고 동남아 마약과 마피아의 고리대금 자본 및 추적불능 무기를 교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 갱단과 마피아는 비슷한 입회식을 거행한다. 마피아는 새로운 입회자에게 조직에 대한 충성을 선서시키고 죽을 위기에 처하더라도 침묵의 규약을 지킬 것을 서약케 한다. 트라이애드의 입회식,즉 「청등 매달기」에선 36개항목의 충성서약과 1개 항목의 비밀엄수 서약을 하게 한다. 미국정부의 한 정보 보고서는 기본적인 인력부족과 중국어를 구사하는 요원 부족 등으로 인해 중국인 갱단에 대한 단속활동이 장애에 부딪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인 갱단에 침투하기는 아주 힘들다. 그들은 원래 폐쇄적이고 비밀적인데다가 비아시아인을 경계하고 특수 용어를 쓰고 있다. 또한 FBI 요원 9천6백명 가운데 아시아계는 1백23명에 불과해,중국인 갱단에 대한 단속활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차이나 타운의 주민들은 경찰과 정치인을 불신하고,발설하는 것을 겁내고 있다. 그들의 두려움을 복합적인 것이다. 범죄집단으로부터의 보복도 두렵지만 공격해서는 안될 「성우」인 커뮤니티의 지도자들이 많은 범죄집단의 두목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 강의중 건물무너져 35명 떼죽음/비 지진참사 현장 이모저모

    ◎주비미군,의약품 공수… 긴급 구조 ○…마닐라와 필리핀 북부를 강타한 지진의 진앙인 카바나투안시의 필리핀 크리스천대학건물 붕괴현장에는 녹색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파편더미에 깔린채 신음하고 있었으며 곳곳에 구두와 볼펜ㆍ노트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비참한 모습. 느닷없는 지진으로 이 대학6층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통에 오후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교사들과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미처 대피하지 못해 파편더미에 묻혀 버렸으며 캠퍼스 건물은 흡사 눌러진 샌드위치처럼 찌그러든 모습. ○…이곳에는 당시 대학생들과 부속중ㆍ고교의 교사ㆍ학생들은 포함,모두 5백명가량이 있다가 일부만이 용케 대피했으며 파편 더미에 깔린 학생들중에서는 17일 상오 현재 1백여명이 구조되고 35명만이 사망자로 확인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 ○…이날 마침 14번째의 생일을 맞이한 세난도 멤핑군은 3명의 친한 친구들을 레스토랑 식사에 초대했었는데 같은반 학생 54명이 모두 파편더미에 깔려 결국은 그 혼자만이 유일한 생존자로 남는 비극을 겪게 됐다. ○시민들,거리서 방황 ○…한편 미국방부는 공군수색 및 구조대를 지진 현장에 급파했다고 발표했으며 클라크 미공군기지의 한 대변인은 의약품을 실은 미군 헬리콥터 4대가 바기오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OCD관계자들은 마닐라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던 7명의 환자들이 정전으로 산소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절명했으며 다른 환자들은 주사병을 매단채 거리로 뛰쳐 나갔다고 밝혔다. 또 건물과 다리가 무너지고 교회와 도로가 갈라졌으며 마닐라 시내의 사무실과 아파트 등이 파손되고 곳곳에 화재가 발생,공포에 질린 수천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서 깔리거나 부서진 건물의 파편에 다친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경찰과 병원관계자들은 말했다. ○쿠데타보다 무섭다 ○…지진발생 순간 대통령궁에서 상원의원들과 회의중이던 아키노대통령은 건물이 흔들리자 재빨리 탁자 밑으로 들어가 30초가량 대피. 그후 기자회견장에 나온 아키노는 『지난해 12월의 군부 쿠데타때 내가 책상 밑으로 숨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탁자밑으로 들어갔다』고 시인,천재지변이 쿠데타보다 더 무서운 것임을 입증. ○세계곳곳 잇단 지진/남미ㆍ대만서도 발생 ○…필리핀에 강진이 발생한 같은 날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일본 등 지구촌 4곳에서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7일 새벽에는 대만에도 지진이 일어났다. 칠레 중부지방을 강타한 지진으로 전화가 끊기고 수천명의 산티아고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등 혼란이 일어났으나 인명 및 재산피해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지진이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강타한 직후 이웃인 페루에서도 2번의 지진이 발생. 리히터 지진계로 각각 4.5와 4.4를 기록한 페루의 지진은 리마 북쪽 4백㎞에 위치한 침보테와 3백30㎞남쪽 나스카에서 가장 강력하게 느껴졌다. ○손으로 딸 구조나서 ○구조작업이 펼쳐지면서 진앙지인 카바나투안에선 생과 사를 가르는 희비가 속출. 지진으로 무너진 한 카톨릭계 학교에서 구조작업으로 5명의 여학생이 구출되자 구조대원들은 일제히 환호성. 여학생들은 18시간동안 매몰됐던 탓에 눈이 부신듯 얼굴을 찡그렸으나 곧 미소를 짓는 등 생환의 기쁨을 만끽. 반면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딸의 목소리를 들은 한 아버지가 정과 손만으로 구조작업에 나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도. 올해 17세인 딸 마일렌이 건물더미 속에서 『꺼내줘요 아빠. 더 이상 참기 어려워요』라며 부르짖는 소리를 16일밤 처음 들은 그녀의 아버지 크레센시오 자보르씨는 정과 맨손으로 딸의 구조작업을 펴기 시작. ○우리교민 피해 전무 ○…외무부는 17일 상오 마닐라지진사태와 관련,『현지공관이 외무부에 보고해온 바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지공관이나 공관원 및 가족들이 피해를 본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 청소년 체격 해마다 좋아졌다/문교부,10만명 체격검사 발표

    ◎10년사이 남중생 키 5.7㎝ 더 자라/남국교생 체중은 3㎏나 늘어나 우리나라 초중고교생들의 체격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으며 남학생들의 향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2∼14세인 중학교남학생의 지난해 평균키는 1백55.78㎝로 나타나 지난 79년의 1백50.02㎝보다 10년사이 평균 5.76㎝나 더 자랐으며 여학생들도 1백53.38㎝로 3.12㎝가 커졌다. 6∼11세인 국민학생은 남학생이 1백30.90㎝로 10년전보다 4.09㎝가 더커졌으며 여학생도 4.24㎝가 커진 1백30.70㎝로 나타났다. 그러나 15∼17세인 고교생들의 평균키는 남학생이 1백68.33㎝로 3.33㎝,여학생은 1백58.11㎝로 1.95㎝가 커지는데 그쳤다. 이는 문교부가 지난해 전국 4백80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학년마다 1백80학급씩 모두 10만3천9백50명의 체격검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국민학생들의 경우 특히 앉은키의 성장이 남학생은 평균 1.26㎝,여학생은 1.28㎝에 그쳐 그만큼 하체가 길어지는 체격변화의 현상을 보였다. 몸무게는 국민학교 남학생이 평균 3.03㎏,여학생은 2.81㎏ 무거워 졌으며중학교는 남학생이 5.14㎏,여학생은 3.60㎏,고교는 남학생이 3.35㎏,여학생은 1.47㎏씩 늘어났다. 문교부는 이처럼 초중고교생들의 신체발육이 향상되고 있는 까닭은 경제가 발전되면서 보건위생ㆍ식생활 등 생활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79년부터 10년사이 각 신체별로 가장 큰 성장치를 보인 학년은 남자의 경우 키는 중학2학년이 1백55.87㎝로 5.97㎝나 커졌으며 몸무게도 5.37㎏이 늘어난 45.67㎏이었다. 가슴둘레는 중학1년생이 가장 많이 자라 3.23㎝가 늘어난 72.13㎝였으며 앉은키는 중학3년생으로 2.38㎝가 향상돼 12∼14세사이 체격향상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여학생의 체격은 국민학교 6학년생들이 제일 향상돼 키는 1백45.43㎝로 5.43㎝,몸무게는 37.16㎏으로 4.66㎏ 늘어났고 가슴둘레는 2.93㎝,앉은키도 2.00㎝가 더 자랐다. 지난해 체격을 88년과 비교해보면 고교3학년 남학생의 경우 평균키도 1년사이 0.22㎝가 더 자란 1백69.87㎝였고 몸무게는 0.22㎏ 더 는 61.01㎏,가슴둘레는 0.28㎝늘어난 87.23㎝,앉은키는 0.12㎝가 큰 91.79㎝였다. 여학생은 키1백58.6㎝로 1년사이 0.3㎝가 몸무게는 53.63㎏으로 0.01㎏이 늘어났다. 중학3년 남학생은 키가1백62.21㎝로 0.79㎝가,몸무게는 51.2㎏으로 1.12㎏이 늘었으며 여학생은 키가 1백56.18㎝로 0.39㎝,몸무게는 49.54㎏으로 0.48㎏이 더 붙었다. 국민학교 1학년은 남학생이 키 1백17.91㎝,몸무게 21.40㎏,가슴둘레 57.91㎝,앉은키 65.70㎝이었고,여학생은 키 1백16.97㎝,몸무게 20.73㎏ 가슴둘레 56.60㎝,앉은키 65.04㎝로 조사됐다.
  • 「냉전의 벽」 허무는 만남/현지서 본 한ㆍ소 정상회담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글라스노스트(개방)정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사실은 국제정치사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소련의 대외진출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침략적이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는 평화지향적이다. 우리의 북방정책은 처음부터 대공산권 화해정책이다. 때문에 두 「정책」의 만남은 평화이고 화해라는 도식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둘의 만남은 매우 적절한 시기에,또 아주 적절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적절한 시기라 함은 동구의 대변혁으로 전유럽의 안보구조가 변질되고 있는 때에 동북아시아만이 구체제에 묶여 있을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고 장소가 적절했음은 한반도문제의 한 당사자인 미국땅이었기 때문에 상호 오해의 간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뜻이다. 이곳의 권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4일 한소정상회담을 「역사적」이라고 표현했다. 크로니클지는 장문의 1면 기사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역사적」인 이유로 한동안 적대국이었던 두 나라가 국교정상화를 이룩하게 됨으로써 한반도에서 긴장완화를 기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남북한 통일에의 한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소정상회담은 실로 「역사적」이었다. 회담후 공동성명이 없었다느니,소련측은 기자회견을 하지않았다느니 하는 따위는 큰 문제가 아니다. 외교절차상으로는 지적이 될지도 모르나 이번 모임에 그런 시비는 의미가 없다. 한소정상회담은 이미 외교적 차원이 아닌 때문이다. 외교적 절차가 문제가 됐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성사가 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정상회담이 열린 4일 이곳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유난히도 좋았다. 섭씨15도 안팎의 쾌적한 기온에 하늘엔 구름 한점이 없었다. 대기는 투명했고 산들바람까지 불어 주었다. 그래서 이날 온종일 바쁜 일정을 보낸 고르바초프는 여기저기서 날씨칭찬을 하고 다녔다. 이 좋은 날씨에 가는 곳마다 박수갈채를 받았으니 제 아무리 초강대국 대통령이라해도 기분이 상기됐을 법도 하다. 노대통령의 숙소인 페어몬트호텔에 들어서는 고르바초프는 아주 유쾌한 표정이었고자신에 차 있었다. 회담을 끝내고도 그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기자회견장에 나온 노태우대통령은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45년간이나 지속된 냉전체제에서 벗어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고 술회,한소정상회담의 안보차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불행히도 한국과 소련 두나라 관계는 줄곧 적대적인 것이었다. 17세기중반 청나라의 출병요청을 거절치 못한 효종이 조선군을 흑룡강지역에 파견,동진하는 러시아군과 마지못해 대결하게 된 일로부터 20세기초엽에 이르기까지 소련의 남진정책은 무던히도 우리를 괴롭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후 한반도분할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6ㆍ25」를 사주한 일은 한소관계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오점이다. 『과거의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 자신이 변화하며 미래의 역사를 바꾸어 갈 수는 있는 일』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은 바로 그런 역사적 작업일 것이다. 유럽에 온 봄이 동북아라고 그냥 지나치고 말리야 없겠지만 세계의 봄은 자연의 봄과 달라 자칫하면 봄은 봄이로되 봄이아닌 봄일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맞아들이지 않으면 말이다. 한소정상회담은 바로 이런 적극적 사고의 소산이다. 아직도 우리주변엔 한국과 소련의 접근을 경제적 관계의 차원에서만 보려는 사람들이 꽤 많다. 소련이나 우리 모두 경제적 실리를 쫓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과속을 우려하고 제각기 충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소련의 접근은 경제적 이해보다 훨씬 더 큰 안보이해를 갖고 잇다. 그것은 너무 크기 때문에 시야에 쉽게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현재 스탠퍼드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슐츠 전미국무장관은 4일 연설을 위해 이곳을 들른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을 소개하면서 『먼 미래에 대한 역사적 개념이 더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아마도 그가 우리의 북방정책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으면 『대단히 진취적이고 전향적인 역사의식』이라고 평했을지도 모른다. 야심만만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즐겨 암송하는 영시 한토막을 이 글의 말미에 붙여 두고 싶다. 『역사의 배는 항해를 계속해야 합니다. 어떤 폭풍우도 그것을 파괴할 수는 없으며 어떠한 적도 역사의 배를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도 역사의 진실에 도전할 수는 없습니다. (중략) 역사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도 자유롭습니다. 역사는 정의로워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정의롭습니다. 역사는 항해를 계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항해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중략) 역사의 배는 짙은 안개도 뚫고 나아가야 합니다. 역사는 거친 파도도 이겨내야 합니다. 역사의 배는 항해를 계속 해야 합니다』
  • 지일이 극일/송복 연세대교수(세평)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 도대체 우리와 일본은 어떤 관계인가. 서로 주고 받는 호혜관계인가,주기만 하고 받기만 하는 일방적 봉사관계인가. 역사를 돌아 보면 마치 우리는 일본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라처럼 되어있다. 그들이 미개한 때는 우리의 문화를 그들에게 전파해서 깨우쳐주는 구실이나 하는 나라로,그것도 모자라면 대륙의 문물을 그들에게 전해주는 다리구실까지 해주는 나라로,또 그것도 모자라면 우리 연안을 무인지경으로 노략질하던 왜구들의 약탈장소나 돼주는 나라로­. 그러나 이 정도는 고려때까지이고,조선조에 들어서면 아예 그 구실과 역할의 양태로 달라지고 내용도 달라진다. ○미래 장담할 수 있는가 자기들끼리 분열해 싸움을 일삼다 통일이 되니 이젠 그 통일된 힘의 시험장소로,혹은 통일된 제 세력들의 내부압력을 바깥으로 분출시키는 외부발산장소로 우리를 초토화시킨 것이 바로 임진왜란이다. 어떤 이들은 네덜란드 중간상인들과 무역하던 사카이지방 조총상인들의 안팔린 조총소화장소로 우리를 이용한 것이 임진왜란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17세기이후 평화로웠던 얼마간의 시기도 있었지만 일본은 내내 위협의 적이 됐고,마침내 19세기 중엽을 넘어서면 후발 일본 자본주의를 보다 빨리 발전시키고 완성시키는 구실을 하는 장소로 바뀐다. 그들의 야욕을 충족키 위해 청일전쟁을 벌일 때는 그 전쟁의 싸움터로 그들 나라가 아닌 우리가 돼 주었고,잇따라 일어난 노일전쟁에서 우리는 그들 승전의 주배후지가 됐다. 드디어는 식민지까지 돼서,뿐만 아니라 대륙침탈의 병참기지까지 돼서,무소불위로 그들이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는 가장 악랄한 수탈의 대상자가 돼 주었다. 45년 원자탄을 맞고 참담한 패배자로 무조건 손을 들었을 때는 이제야말로 그 잔인 무극의 나라가 최후의 비명을 지르고 물러가나 했더니,난데없이 6ㆍ25가 터져서 그들 부흥의 기틀을 만들어 주었다. 물러간 지 5년도 채 못돼,우리가 우리를 죽이는 상잔을 벌이면서까지 전쟁의 폐허에서 몸부림치는 그들을 구해주는 것이 됐다. 가장 잔인했던 적을,그것도 치가 떨리도록 증오했던 적을 1백만명이상의 사상자를내면서까지 구해준 것이 우리의 6ㆍ25였다고 한다면 6ㆍ25야말로 일본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가 우리를 죽인 전쟁이다. 일본에 대해선 우리야말로 살신성인의 나라다. 역사상 그 어느 나라가 자기를 죽이면서까지 원수를 구해준 나라가 있던가. 오늘날은 어떤가. 우리는 매년 40억달러이상의 적자를 내면서까지 일본의 물건을 사주는 나라가 돼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한 나라가 된 그 일본의 부를 증가시키기 위해,우리 기업가가 밤낮없이 뛰고 있고,우리 노동자가 살을 에이면서까지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 격이 돼있다. ○우리 힘으로 청산해야 도대체 우리는 일본에 어떤 나라인가. 우리 역사는 일본을 지키기 위해서,일본을 살찌우기 위해서,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져 있는 나라인가. 우리는 단호히 아니라고 대다할 수 있는가. 우리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고 우리의 역사를 다시 고쳐 쓸 수 있는가. 그러나 그 일본은 언제나 기껏해야 「통석의 염」에 불과하다. 그들의 사고를 속에는 호혜의 염이란 있을 수 없고,호혜의 염이 있을 수 없는한 「통석」아닌 「통한의 염」은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 마음이 일어날 수 없는 그들을 보고 우리의 한을 달래는 말을 받아 낸다고 해서 그 내실이 바뀔 리 없고,그 내실이 바뀔 리 없는 한 그 일본을 위해 존재해온 것이나 다름없는 우리의 과거역사가 미래에도 그 구실로 지속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아니 더할나위 없이 요구되는 것은 그 과거의 역사를 우리가 우리 힘으로 청산하는 것이다. 통석의 염이든 통한의 염이든 뼛속에 깊이 간직하면서 과거는 과거로 보내는 것이다. 이제 그것을 다시 거론해서 이렇게 반성해라 저렇게 사죄하라 한다고 해서 우리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본을 볼 때마다,그리고 일본을 생각할 때마다 이제 더이상 이제 더이상 일본을 위해 존재하는 역사를 만들지 않겠다는 극일의 앙다짐이 있어야 한다. 일본은 명명백백 자진해서 우리에게 도움을 줄 나라가 아니다. 일본은 명명백백 과거역사의 패턴을 패턴 그대로 지속시키려는 나라다. 지속시키려 하는 그만큼 그 일본이 우리를 위해서 우리 교포들의 지위를 바로 잡아 줄 리 없고,우리를 위해서 그 과거 역사와는 다른 패턴을 가지라고 기술을 순순히 이전해줄 리도 없을 뿐아니라,더더구나 우리 부에 한 푼이라도 도움이 되는 무역역조를 스스로 나서 시정해줄 리 없는 것이다. 오로지 우리가 해야 할 따름이다. 우리가 주체가 되고 우리가 주도를 해서 우리가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일본을 알고 일본을 배워야 한다. 오래전 그 일본이 우리를 배워서 우리를 좌지우지 했듯이 거꾸로 우리가 일본을 배워야 그 일본을 극복할 수 있다. 그 다른 무엇보다 일본인들의 「나라사랑 마음」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역사시대이후 대소 전쟁을 수도 없이 치르면서도 이상하게도 나라사랑 마음을 내면화 시키지 못했다. 뼈에도 안 박히고 살에도 안 박히는,입발림만의 나라사랑만 무성해 있다. 더구나 중상층의 경우 자기의 재산을 지키는 것이 나라사랑이라는 것은 너무나 「완벽히」 잊고 있다. 대일 무역역조를 시키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 가운데 도대체 누구인가.수입개방이야 피할 수 없어 한다해도 그 물건을 안 사쓰는 양식과 양심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나라사랑 마음이 있다면 그 양식 그 양심이 어디로 갈 것인가. 자기 상품이 질이 낮다해도 남의 것을 안 사쓰는 정신,그래서 내수용 수입을 한푼이라도 줄이는 생활자세 그것이 일본인들의 나라사랑 마음이며 그것이 오늘의 대국 일본을 만든 장본이다. ○「나라사랑」 본받을만 일본은 미국처럼 통이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 통이 큰 미국도 불리하니 우리에게 개방하라고 수없이 압력하지 않던가.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그리고 심적으로 일본은 대국이 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작은 기술로 오직 나라사랑하는 일념으로 오늘의 대국이 됐다. 자기를 돕지 않는 자는 하늘도 돌아보지 않는다. 자기가 자기를 일으키지 않는데 어느 하느님이 자기를 일으켜 줄 것인가.
  • 외언내언

    갑자기 기괴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우주의 무법자가 혜성. 그래서 그 정체를 몰랐던 시대에는 어느 민족이고 간에 공포와 불길을 느꼈다. 전쟁이나 돌림병,모든 천재지변을 혜성의 출현과 연결시킨 것이다. ◆남이장군도 혜성 때문에 죽는다. 태종의 외손으로 17세에 무과 장원급제하는 호협의 사나이.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고 조선조 역사상 최연소장관 기록을 세우는 27세 병조판서. 그가 대궐 숙직을 맡은 어느날 밤 혜성이 나타났다. 남들은 재변으로 봤건만 그는 동료들에게 말했다. ­『이는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을 펴려는 형상이다』. 이 말을 모반의 뜻을 지녔다고 무고한 자가 있어 옥사가 성립된다. 아까운 그나이 28세였다. ◆하지만 신라인들은 현명했다. 「삼국유사」에 보이는 향가 「혜성가」는 주술의 힘을 발휘하여 재앙을 몰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5 거열랑ㆍ제6실(돌)처랑ㆍ제7 보동랑의 세 화랑이 풍악(금강산)으로 유람차 떠나려는데 혜성이 나타나 심대성(이십팔숙중의 중심 별)을 범하므로 불길을 느끼고 유람을 포기하려 했다. 이때 융천사가 축사하는 그 노래를 지어 불렀다. 그러자 하늘의 변괴는 사라지고 국토를 침범했던 왜병까지 달아나니 도리어 경사로 되었다지 않던가. ◆지난해 12월 뉴질랜드의 아마추어 천문가 로드니 오스틴이 처음 발견한 「소천체」가 오스틴 혜성. 혜성에는 대체로 발견자의 이름이 붙는다. 오스틴은 비주기 혜성. 76년을 주기로 하여 지구를 스쳐가는 핼리가 태양계의 주기 혜성인 것과는 다르다. 해마다 지구를 스쳐가는 20∼30개 혜성중의 80%가 이 비주기 혜성. 그 오스틴 혜성이 지금 지구에 접근중에 있다. 25일을 전후해서 가장 밝게 보일 것이라고 한다. ◆옛날 같았으면 오스틴 한테 씌울 죄목도 적잖겠다. 우박 쏟아지고 돌풍 불어 사람 죽고 살인사건 많고. 무엇보다도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지 않는가. 하여간 천체 관측자들에게는 큰 흥미거리가 되는 오스틴 접근이다.
  • 외언내언

    세계 각국에서는 어린이범죄나 가정파괴범에 대해 법정최고형으로 응징하고 있다. 그만큼 어린이와 가정은 보호되어야 한다는데에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인권이나 사생활도 그런 의미에서 귀중하게 여기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에서는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폭행을 해온 한 성도착자가 재판에서 무려 1백31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과거 이와 유사한 범죄에서는 34년과 43년8개월의 징역형이 내려졌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잔인성에서도,또 성폭행자에게는 중형을 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 3배가 넘는 형이 선고됐다. 또 몇년 전에는 부녀폭행의 상습범에 대해 「금고 30년,또는 단종수술중 하나를 택하라」는 판결이 미국에서 있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성관련 사건이 도처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이들 재판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폭행 사건이 보통의 선을 넘은지 이미 오래됐다. 나이·장소에 상관없이 마구 저질러지고 있다. 큰 일이 아닐수 없다. 강도들은 신고를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예사로성폭행까지 일삼고 있다. 밤길이 무서워 제대로 나다닐 수가 없는 오늘이다. 그래서 최소한 민생치안사범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소리가 강력히 제기돼왔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들 흉악범들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폭행 사건이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이번에 서울지법 동부지원의 가정파괴범에 대한 7년선고 공판을 두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는 11차례나 강도·강간을 저질러 온 피고인을 법적으로는 전과가 없고 17세의 소년이라는 이유로 중형을 가해야 한다는 여론을 외면했다는 것이 논란의 초점이다. ◆충분한 법적인 뒷받침이 판단의 자료가 됐을 줄 여겨 여기에서 굳이 잘 잘못을 논할 생각은 없으나 어딘가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는게 사실이다. 엄벌에 처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는다는데 있다고 본다. 그런 뜻에서 성폭행 행위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죄가 무거워야한다고 여긴다. 그것이 상습적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 청소년 배구팀 새해 첫 승전보/유스컵,브라질 꺾어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화숙특파원】 한국청소년 배구팀이 새해 첫 승전보를 전해왔다. 한국청소년 배구대표팀은 1일 상오(한국시간) 이곳 샤바브체육관에서 벌어진 제1회 세계유스컵(17세이하) 남자배구선수권대회 B조예선에서 강호 브라질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2연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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