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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억년 전 가장 오래된 ‘초신성’ 포착

    110억년 전 가장 오래된 ‘초신성’ 포착

    지금까지 발견한 것 중 가장 오래 전에 폭발한 초신성이 목격됐다. 캘리포니아 대학 제프 쿡 박사가 이끄는 천문학 연구진은 하와이 마우나키아 산 정상에 있는 카나타-프랑스-하와이 천문대에서 110억년 전 일어난 초신성 두 건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초신성은 수명을 다한 별이 폭발하면서 순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했다가 서서히 빛이 사라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번에 발견한 두 건의 초신성은 110억 년 전 태양의 50배 질량에 달하는 두 항성이 폭발한 사건으로, 우주가 137억 년 전 탄생한 것을 놓고 봤을 때 우주 생성 초기에 일어난 현상이다. 또 지금까지 목격한 것 중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전까지는 지구로부터 60억 광년 밖에서 일어난 것이 학계에 보고된 가장 멀리서 일어난 초신성이었다. 연구진은 “4년 간 일정 영역을 촬영한 사진들을 조합하고 비교하는 기법을 사용해 우주 끝에서 일어난 항성 폭발 장면을 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주장했다. 한편 학계에 보고된 가장 가까운 초신성은 17세기에 목격된 것으로, 당시 초신성은 지구로부터 불과 2만 광년 정도에서 일어나 육안으로 목격될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이미지=초신성 일러스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동호 오솔길 산책] 여름 도시의 빛과 소쇄원의 바람

    [최동호 오솔길 산책] 여름 도시의 빛과 소쇄원의 바람

    여름 도시의 빛은 화려하다. 현란한 색들이 밀림처럼 눈앞을 가로막아 꼼짝도 못하고 땀만 흘리고 있는 것 같다. 화려한 여름 도시의 빛깔 뒤에 온갖 욕망이 번득인다. 오늘의 우리가 처한 암담한 현실은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거나 방향을 바꿀 생각은 아예 없는 사람들이 도처에서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진실을 말해 줄 사람도, 진실을 경청할 사람도 사회의 중심에는 없는 것 같다. 공포와 독단이 지배적이다. 답답한 마음을 씻어 보고자 담양 소쇄원(瀟灑園)을 찾기로 하였다. 알려진 대로 소쇄원은 개혁정국을 주도하던 조광조가 기묘사화(1519년)로 능주로 유배되었다가 사사되자 그의 문하였던 양산보(1503~1557년)가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건립한 정원이다. 하늘로 치솟은 죽림 사이로 드리운 그늘을 지나 소쇄원에 도달했다. 소쇄원은 예상보다 협소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중첩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계류를 뒤에 두고 대봉정(待鳳亭)이 있고 조그만 계곡을 건너 광풍각(光風閣)이 있고 그 뒤에 제월당(霽月堂)이 있었다. 제월당은 ‘비 갠 하늘의 상쾌한 달’이란 말이요, 광풍각은 ‘비 갠 뒤 햇빛 가득 머금은 청량한 바람’이라는 말이다. 소쇄원에서 직접 본 것은 작열하는 햇빛 속에 잔뿌리가 드러난 나무줄기요, 메마른 계류였다. 실오라기 같은 물이 흐르고 있을 뿐 소쇄원 어디에도 시원한 바람은 없고 메마르고 잔인한 햇살이 칼날처럼 빛나고 있었다. 16세기 전후 조선의 정치적 구도는 사림파와 훈구파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그들의 세력이 교체될 때마다 사화가 일어나고 이는 그 후 당쟁으로 발전되어 조선조의 망국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나라가 망하는 일이 있어도 당리댱략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도 마지않았던 것이 조선조 사색당쟁의 폐단이 아니었던가. 오늘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치 눈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인기에 편승하려는 권력투쟁 아니면 누가 뭐라 해도 소신껏 나가겠다는 소통부재의 독선이 지배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상황이다.  혹자는 양산보가 건립한 소쇄원을 양반 사림의 호사 취미라 몰아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쇄원은 호남의 사림이 도학과 절의라는 그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힘들여 일구어나간 전통문화의 한 증거이다.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자연에 은둔하기로 한 그들에게 소쇄원은 16세기 한국문화의 새 전통을 창출하였던 소통의 공간이다.  권력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갔어도 그들을 지켜 주는 문화적 자존심으로 인해 그들은 당당하게 생을 살아나갈 수 있었다. 소쇄원을 중심으로 모여든 송순, 정철, 기대승, 김인후, 고경명 등은 이후 거듭된 사화는 물론 임진왜란의 위기도 극복하는 저력을 길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문화적 자부심 위에서 17세기 후반 겸재 정선을 필두로 진경산수화가 전개되어 비로소 한국의 산과 들이 우리들 자신의 손에 의해 미학적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것일 터이다. 기대승이나 김인후의 도학이나 송순이나 정철의 가사문학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문화적 전통의 깊이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고갈한 소쇄원의 계류에서 오늘의 난마와 같은 정치적 현실을 돌아본다. 양상은 다르지만 진보와 보수의 격돌은 언제나 역사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이 뜨거운 정치판에 한바탕 시원한 장맛비가 쏟아졌으면 좋겠다. 소쇄원 광풍각의 청량한 바람이라도 불어 대결적 구도를 만들어 낸 당사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실을 말하게 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탈바꿈시켰으면 좋겠다. 최동호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 “韓, 17세기 이후 족보 성행… 철저히 부계 중심으로 기록”

    “韓, 17세기 이후 족보 성행… 철저히 부계 중심으로 기록”

    족보(族譜)는 한 집안의 내력을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대의 사회구성, 종족제도 등을 엿볼 수 있는 역사 자료이다. 족보는 중국 고대에서 비롯됐는데 송나라때 비교적 완성된 형태의 족보가 등장했고, 명청대에 이르러 전성기를 이뤘다. 한국 족보와 일본 계보 기록은 중국 족보의 영향을 받았지만 나라마다 특성은 조금씩 다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의 족보를 비교연구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0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연구소에서 강원대 산학협력단 주최로 ‘동아시아 족보 자료의 구조와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차장섭 강원대 교수, 호다테 미치히사 도쿄대 교수, 유상광 타이완 국립정치대 교수가 각국 족보 구조의 특성을 발표하고 이건식 한중연 연구원이 족보의 학문적 활용을 위한 방안을 소개한다. 차 교수는 미리 배포한 논문 ‘한국 족보의 유형과 내용’에서 우리나라 족보는 조선 시대 왕실 족보가 간행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고려 때도 가계 기록이 있었으나 족보 형태는 아니었다. 족보는 조상에 대한 가계 기록을 체계화해 서책으로 편찬한 것을 말한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족보는 1476년 간행된 ‘안동권씨성화보’다. 사가(私家)의 족보 편찬은 17세기에 접어들면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명문가가 몰락하는 대신 신흥세력이 대두해 족보를 경쟁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국가가 전란으로 인한 재정부족을 벌충하기 위해 공명첩을 팔고, 군공면천(軍功免賤)을 실시하면서 신분질서가 해이해졌다. 이 틈을 타 명문가는 가문의 명예를 지키고자 족보를 보강했고, 신흥세력은 미천한 가계를 은폐하고 가문의 품격을 높이고자 족보를 위조했다. ●조선시대 왕실족보 간행되면서부터 시작 17세기를 기준으로 족보의 수록 내용은 변화한다. 조선 전기 족보는 부계와 모계를 모두 기록하는 내외보로 자녀와 친손, 외손을 차별하지 않았으며 자녀를 기록하는 순서도 남녀구분 없이 출생순이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 족보는 외손을 제외한 친손만을 기록하고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선남후녀의 순서로 기록하는 등 철저하게 부계중심으로 이뤄졌다. 또한 조선 전기 족보에는 양자가 일반화되지 않았으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점차 활성화됐는데 이는 종가사상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차 교수는 “족보 기록 형식이 달라진 것은 성리학의 심화와 예학의 발달, 종법적 가족제도의 정착 등 당시 사회의식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세력 미천한 가계 은폐위해 족보 위조 유 교수는 논문 ‘중국 근세 족보의 구성 형식’에서 “송원 시기에 전해온 원본 족보는 없으나 현존하는 송원 문집속에서 두 시대에 여러 사대부와 사인이 족보 편사작업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면서 “명대 중기 이후부터 형식과 내용이 증가하는 등 새로운 발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호다테 교수는 ‘일본 역사 계보 자료에 대한 개관’에서 계도(系圖)의 시대라고 불렸던 14세기의 가계 기록을 분석한다. 한편 이건식 연구원은 ‘학문적 활용을 위한 족보 자료의 사실정보화 방법 연구’에서 족보 자료의 디지털 정보화 작업을 체계적으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프로야구] LG 4연패 탈출

    4연패의 LG가 4연승의 롯데를 맞아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벌인 끝에 역전승, 귀중한 1승을 챙겼다. LG는 30일 잠실 롯데전에서 7회에 터진 정성훈의 결승 희생 플라이에 힘입어 6-5로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아울러 지긋지긋한 4연패의 악몽에서도 벗어났다. 반면 4연승의 상승기류를 탔던 롯데는 막판 뒷심 부족으로 연승행진을 마감했다. 롯데가 선취점을 내며 기세를 올렸다. 2회초 선두 타자 이대호가 상대 선발 릭 바우어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때린 타구가 중견수 이대형의 글러브를 스친 뒤 담장 쪽으로 굴러갔다. 우익수 이진영이 타구를 잡아 2루수 박종호에게 던졌고, 공이 중계되는 과정에서 3루 더그아웃 쪽으로 악송구 되며 3루를 향해 뛰던 이대호가 그대로 홈을 밟았다. 발이 느린 이대호가 상대 실책에 편승해 ‘그라운드 홈런급’ 3루타를 친 셈. 롯데는 이어 2사 뒤 김민성의 볼넷과 최기문의 2루타를 묶어 1점을 보태며 2-0으로 달아났다. LG가 2회말 박병호의 솔로포로 추격의 불씨를 댕겼지만, 롯데는 4회 박정준의 2점포로 점수차를 4-1까지 벌리며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었다. LG도 6회 대반격을 시작했다. 선두 타자 이대형의 안타에 이은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1타점 적시타로 만회한 LG는 이진영의 안타로 계속된 1사 1·3루 찬스에서 박종호의 2타점 3루타로 4-4,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롯데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이인구가 상대 좌완 김경태의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는 솔로포를 터뜨리며 다시 5-4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LG는 곧 이은 공격에서 권용관의 안타와 박용택의 2루타, 이대형의 희생타로 5-5, 두 번째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박용택이 3루를 훔쳐 1사 3루 찬스를 만든 뒤 정성훈의 뜬공으로 홈을 밟아 6-5 역전에 성공했다. 목동에서는 두산이 상승세의 히어로즈에 4-3으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두며 2연패 뒤 귀중한 1승을 올렸다. 상대전적 3연패의 사슬도 깨끗하게 끊었다. 두산의 ‘홍삼불패’ 홍상삼은 2회 3실점했으나, 타선의 화력지원에 힘입어 시즌 7승(1패)째를 따냈다. 임태훈에 이어 9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17세이브(1패)를 기록, 삼성 오승환(2승1패17세)과 구원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문학에서는 SK가 박정권과 김재현의 대포 두 방을 앞세워 한화를 4-2로 따돌렸다. 한화는 히어로즈가 세운 올 시즌 최다 연패와 타이기록인 9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靑少年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靑少年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청소년은 누구이고, 무엇으로 살고 있는가. 영어로 틴에이저(Teenagers) 또는 영 어덜트(Young Adult)라고 하는 청소년은 연령으로는 13~19살, 아직은 어른(Adult)이 아닌 사람이다. 어른들은 생각이 채 여물지 않았겠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라고 정의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을 어떻게든 뚫고 나온 어른들이 청소년기의 자신으로 돌아가 보면, 자신이 미성숙하거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에도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시에 자신들은 충분히 성숙했다고 착각했을 터이고, 무한한 가능성은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켰을 테니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각별하게 보내는 능력이 있었다.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사회의 변화를 이끌었다. 17세 유관순 열사는 천안에서 3·1만세운동을 조직했고, 1929년 11월 광주학생들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의 학생 항일운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3·15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참여했다가 사망한 마산상고 김주열 학생은 4·19혁명의 도화선이었다. 지난해 정부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촛불시위도 시작은 고등학생들이었다. ●젊은 사진작가 9명 8개월간 작업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8월23일까지 ‘과연 청소년은 누구인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청·소·년’ 사진전을 연다. 미술관은 2006년 한국의 시각문화 사진전을 시작으로, 2007년 건축과 공간에 나타난 새마을운동, 2008년 산업현장을 돌아본 공장 등을 주제로 사진전시를 열었으며 청소년을 주제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학교에서 거리로 뛰쳐나와 촛불을 든 중·고등학생들은 한국의 문화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소재로 유의미했을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미술관과 9명의 젊은 사진작가가 만나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8개월간 작업했다. 여기에는 전업 사진작가도 있지만 학원 수학 강사, 대안학교 관계자, 교사 등 아마추어 작가들도 참여했다. 청소년을 자주 만나거나 그들의 문화에 최소한의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다. 강재구, 고정남, 권우열, 박진영, 양재광, 오석근, 이지연, 최은식, 최종규 등이 그들이다. 29살에서 45살의 작가들은 청소년들의 문화, 생각, 생활, 주변환경까지 섬세한 눈으로 잡아냈다. 일민미술관의 양유진 큐레이터는 “작업 초기에는 작가들이 모두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한 청소년이기에 카메라 앵글에 잡히는 청소년의 모든 것은 대체적으로 우울하고 어두침침한 것”이었다며 “서너 차례의 회의를 통해 우울한 방향으로만 진행되지 않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청소년 사진전은 다소 우울하다. 작가들이 자신들의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내고, 윤색하고, 그때의 기억에서 현재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개선됐는지를, 또는 세월과 무관하게 똑같은 것이 무엇인지를 잡아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사진전 속의 청소년들은 교실에서 여러 개의 의자를 붙여 놓고 대학 소재지가 표시된 전국지도 앞에서 단잠에 빠져 있는가 하면,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MP3와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쥐고 게임을 하거나 문자를 보내고 있다(이지연 작). 롱다리, S라인이 확실하다는 교복의 소비자(강재구 작)이자, 소녀시대, 동방신기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고, 코스튬 플레이로 만화 주인공을 흉내낸다(박진영 작). 학원 수학 강사인 작가는 청소년들이 낙오되는 현장을 지켜본다. 낮엔 학교에서, 야간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근로 청소년의 어려움도 묵묵히 바라본다(권우열 작).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폭주족이 됐지만 뒤에 태울 여학생이 없어 강아지인형을 매달고 다니는 남학생의 모습은 정말 귀엽다(오석근 작). ●청소년 문화·생각·생활 섬세하게 렌즈에 담아 40대의 한 직장인은 최악의 악몽은 학력고사장에서 답안을 밀려 쓰는 꿈을 꿀 때라고 말했다. 벌써 20년도 넘은 과거의 일인데도 스트레스가 고조되면 반복적으로 그런 꿈을 꾼다고 했다. 정신적 상흔, 트라우마다. 그래서 깜깜한 밤하늘에 형광등이 환하게 빛나는 고3 교실의 야간자율학습 사진(최은식 작)을 지켜보는 마음은 처연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가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고 있다고 불평하지만, 실제로 청소년들의 그 많은 학원순례를 끊어주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자녀들을 타이르며, 20~30여년 전 고통을 세습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도 겪었던 일이니 너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당연시하는 것은 어른들이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 아닐까. 전시회를 돌아본 한 청소년은 오히려 “사진 속의 청소년은 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악몽’에 시달린다면 빨리 깨어나야 하니 말이다. (02)2020-205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양재역에 가면 서초역사 한눈에

    양재역에 가면 서초역사 한눈에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 가면 1950년대 말죽거리 풍경과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 등 과거 서초의 모습을 담은 진귀한 사진과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서초구는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토지와 주택의 변천사는 물론 서초의 과거와 최근의 모습을 소개한 ‘토지·주택 역사자료 전시회’를 다음달 2일까지 연다고 29일 밝혔다. 전시회에서는 고문서나 고지도, 옛 사진, 항공사진 등 총 6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5개 테마로 나뉜 이번 전시회에서는 ▲선사시대~현대주택 전경 ▲1580~1920년대 고문서에 남겨진 토지의 역사 ▲17세기~현재의 모습을 지도로 본 변천사 ▲1972년~현재 풍경을 항공사진으로 본 서초 ▲사진으로 본 과거의 모습 등이 선을 보인다. 특히 ‘사진으로 본 과거 서초의 모습전’을 통해 1950년대 서래마을 풍경과 1960년대 잠원동 나루터 모습, 1970년대 서초동과 방배동 일대 모습, 1980년대초 강남고속터미널 주변 풍경, 1990년대 법조단지 전경 등이 고스란히 담긴 다양한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박성중 구청장은 “많은 시민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회 무대를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에 꾸몄다.”면서 “고문서나 사진, 지도, 항공사진 등을 통해 우리 고장의 역사와 선조들이 남긴 귀중한 삶의 흔적, 문화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신종플루 하루새 21명 추가 확진

    미국 고등학교 수학여행단으로 한국 관광을 위해 입국한 10대 학생 4명 등 총 21명이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로 추가됐다. 하루 발생 건수로는 최대 규모다.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22일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을 경유해 JL955편으로 국내에 들어온 미국 고등학생 수학여행단 25명 가운데 19세 여학생 2명과 남학생 1명, 17세 여학생 1명 등 총 4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전날 1명에 이어 수학여행단 가운데 5명이 감염자로 확진된 것이다. 하와이 지역에서 우수학생으로 선발돼 해외 문화탐방에 나선 이들은 현재 수도권 모처에 격리된 상태다.이밖에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다 일주일간 호주를 여행한 뒤 일본 도쿄를 거쳐 22일 KE706편으로 입국한 22세 여성과 같은 날 캐나다에서 들어온 8세 남아도 확진환자로 판명됐다. 지난 17일 입국한 미국 국적의 12세 남성은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모친(50)의 긴밀접촉자로 보건당국의 추적조사 과정에서 감염 판정을 받았다. 그밖에 기존 확진환자의 긴밀접촉자들 6명과 유학생 등이 확진환자로 추가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전체 신종플루 누적감염자 수는 142명이 됐다.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신종플루 감염자가 109개국 5만 5867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238명이라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키 51cm’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자

    네팔 카투만두에 사는 소년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자’ 부문 세계기록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세의 칸젠드라 마가르는 키 51㎝·몸무게 4.5㎏으로, 현재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라 있는 중국의 허핑핑(72㎝·20세)보다 21㎝나 작아 공식 인증이 유력시 된다. 600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난 그는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상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네팔의 의사들은 마가르가 뇌하수체의 발달이상으로 일반보다 작은 키를 가지게 됐다고 추측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마음에 걸려 외출을 할 수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세계기록을 가질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아이가 댄스 동호회에 가입해 순회공연을 다녀온 이후로 네팔을 넘어 인도에서까지 유명인사가 됐다.”면서 “그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자’의 후보가 된 것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비록 학습장애 때문에 최근에서야 학교에 입학해 읽고 쓰는 법을 익히는 중이지만,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그의 꿈은 ‘월드 스타’다. 마가르는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의 춤 솜씨를 보이는 것이 꿈”이라며 “만약 내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자’가 된다면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령미달로 아직 세계 기록에 오르지 못한 마가르는 등재 신청이 가능한 18세가 되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자’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종플루 위기경보 주의→경계로 상향 검토

    신종인플루엔자의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검역 위주의 ‘봉쇄전략’에 환자 치료 중심의 ‘완화전략’을 병행하기로 했다. 23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관계부처 회의에서 환자와의 접촉 없이 신종플루에 감염되는 2차감염, 즉 지역사회 확산이 1~2주 이내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최근 필리핀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27세 남성과 접촉한 가족 4명과 회사동료 2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고, 유학생과 접촉한 친구 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긴밀 접촉에 의한 신종플루 확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긴밀 접촉을 통해 발병한 환자는 총 13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역사회 유행이 확산될 경우 신종플루 감염자에 대한 대책을 현재의 ‘예방(봉쇄전략)’ 중심에서 ‘치료(완화전략)’를 병행하는 쪽으로 강화하기로 하고 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2차 감염자 수가 250명을 넘어 확산이 본격화되면 국가위기평가회의를 열어 위기경보를 현재의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위기경보가 상향 조정되면 항바이러스제 등 필요물자의 비축확대, 국가방역·검역인력 보강 등의 추가대책이 마련된다. 또 복지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가 확대 개편돼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범정부 기구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된다. 한편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수학여행 차 한국에 온 필리핀 국적의 17세 여성과 필리핀에서 온 31세 필리핀 남성, 미국에서 온 5세 한국인 여아와 24세 한국인 여성 등 4명이 확진환자로 추가돼 전체 누적 감염자 수는 121명이 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클래식 새별들의 무대 줄줄이

    클래식 새별들의 무대 줄줄이

    25일부터 7월말까지 한국 클래식의 미래를 가늠하는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금호아트홀은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의 7월 프로그램으로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시리즈’를 마련해 새달 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2004년부터 선보인 이 시리즈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윤소영, 피아니스트 김선욱·김준희·김태형,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등이 거쳐가며 한국 클래식 유망주들의 등용문으로도 알려져 있다. 첫 무대는 첼리스트 박진영이 25일 독주회 ‘프롤로그(Prologue)’로 준비했다. 금호 영재 출신인 박진영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미국에 데뷔했고, 이화경향콩쿠르와 알버트 그린필드 콩쿠르 시니어부 등에서 우승하며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날 박진영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베토벤의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 4번, 바버의 피아노와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또 직접 첼로로 편곡한 브람스 가곡도 들려준다. 새달 2일에는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킴 카슈카시안을 사사 중인 이한나가 ‘비올라로 그리는 풍경’을 올린다. 펜데레츠키, 힌데미트, 다케미쓰 등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과 슈만, 슈베르트 등 시대를 넘나든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9일 무대의 주인공은 미국의 피아니스트 조너선 비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미리엄 프리드의 아들로도 유명한 그는 청중을 압도하는 기교와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연주회를 이끌어간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공연 ‘피아노 어트랙션(Piano Attraction)’은 하이든과 베토벤, 슈만, 야나체크 등의 피아노 소나타로 꾸민다. 16일에는 최근 미국에서 폐막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준결선에 진출하며 한국 젊은 피아니스트의 실력을 과시한 김규연이다. 깨끗한 음색과 서정적인 연주가 특징인 그는 이날 ‘건반 위의 비상(飛上)’ 공연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번과 31번,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2006년 17세의 나이로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찬사와 함께 우승을 거머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23일 무대에 오른다. ‘빛과 어둠의 공존’이라는 제목으로 바흐, 베토벤, 본 윌리엄스, 존 애덤스, 라벨 등 자신의 음악에 영향을 미친 음악가들의 작품을 연주한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30일 공연은 2002년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릴리라스킨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한 하피스트 윤지윤이 ‘스트링 인 더 하프’로 장식한다. 윤이상의 ‘공후’, 라벨의 ‘서주와 알레그로’, 앙리에트 르니에의 ‘레전드’ 등을 들려주며 하프 연주곡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02)6303-77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亞슈퍼모델 1위 日니시카와 아야 “큰 키 콤플렉스였는데…”

    亞슈퍼모델 1위 日니시카와 아야 “큰 키 콤플렉스였는데…”

    아시아를 대표하는 모델로 일본의 니시카아 아야가 선정됐다. 지난 19일 경상북도 포항시 종합운동장에서 류시원의 사회로 진행된 제2회 아시아 태평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일본의 니시카와 아야가 1등을 차지했다. 올해 19세인 니시카와 아야는 “예전부터 모델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다.”면서 “키가 큰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오히려 그 때문에 모델이 됐다. 배에 복근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위에 오른 한국의 김라나는 “(1위를 하지 못해) 섭섭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본선 이후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지금은 방송 MC 일을 하고 있다. 모델뿐 아니라 앞으로도 많은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라나는 또 “무엇보다 모델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우선 자기 자신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천천히 준비해 나가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룰 거라 믿는다.”고 예비 슈퍼모델들에게 조언했다. 이밖에 3위에는 올해 17세인 태국의 라타나펀 분인, ‘카파 패션리더’에는 한국의 강유진, ‘스킨푸드 뷰티아이콘’에는 중국의 위시아오, ‘유닉스 헤어 뉴 스타일’에는 한국의 이성경이 뽑혔다. ‘에버미라클 에코그린’은 중국의 왕지퉁이, ‘PAT 패션교류’는 한국의 황도경이, ‘렉스다이아몬드 뉴스타’는 태국의 사라에코프가 차지했다. 아시아 태평양 슈퍼모델 선발대회는 한국과 일본, 중국, 태국 4개국에서 선발된 각국의 슈퍼모델 33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최고의 모델을 가리는 행사다. 지난 2007년에 열린 제1회 대회는 한국의 이현주가 1위를 거머쥐었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포항)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미의 화가’ 김재학 작품전

    ‘장미의 화가’ 김재학 작품전

    20세기의 추상화를 넘어서 설치·영상 작품들이 홍수를 이루는 21세기 현대미술에서 아직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한 사실주의 화풍의 정물화(Still life)가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겠느냐? 하고 작가 김재학(57) 씨에게 묻는다면 그는 ‘그렇다.’고밖에 답할 수 없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부터 ‘이발소 그림’과 탤런트 태현실 등의 얼굴을 완벽하게 묘사해 주변에서 감탄을 받았던 그는 정규 미술 교육도 없이 독학으로 화가의 길을 걸어온 국내에서 몇 안되는 작가다. 인천 남중 2학년 때 미술반에서 활동하던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김 작가는 “사실주의 화풍에 대해 지적들이 있지만,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떠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주영, 이구택, 홍라희, 이건희, 김보경, 박정구, 박성용 등 대기업 총수들의 초상화 작가로도 유명하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장미의 작가’로 더 알려진 김 작가가 극사실주의적 화풍으로 그려낸 꽃그림 30여 점을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전시한다. 그의 꽃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부에서는 “국민소득 2만달러 전후로 꽃그림들이 팔린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반면 김 작가는 “30분만 바라보고 있으면, 다른 작가들의 정물화와 달리 내 그림에서 품위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배경을 완전히 삭제하고, 빛의 반사를 다소 과장해서 그린 그의 꽃그림 정물은 선명하고 영롱하다. 사진을 찍어 포토숍으로 ‘뽀샵’처리를 해도 그런 느낌을 만들어 내기 어려울 정도다. 모델이 될 예쁜 꽃을 찾아 꽃시장을 열 바퀴 이상 돌아본다는 그의 꽃그림은 아마도 ‘Best of Best of Flower’ 일 수도 있겠다. (02)734-04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신자유주의와 마릴린 먼로/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자유주의와 마릴린 먼로/오일만 논설위원

    신자유주의가 곳곳에서 휘청거리는 요즘 이상하게도 마릴린 먼로의 비극이 자꾸만 떠오른다. 세기의 연인이자 섹스 심벌인 그녀의 인생 역정과 극성기에서 몰락의 길로 향하는 신자유주의는 너무도 닮은 꼴이다. 전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1950년대 말 미국의 풍요로움과 자유분방함은 그녀를 통해 전세계에 투영된다. 스크린에 비치는 미국의 번영과 자유가 고혹적인 먼로와 조화를 이루면서 ‘아메리카 드림’으로 포장된다. 대중의 박수갈채가 커질수록 그녀의 내면은 더욱 초라하게 시든다. 화려한 외부와 내적 공허함의 모순은 결국 그녀를 파멸의 길로 내몰았다. 실체 없는 가치 상승에 환호하다 물거품처럼 터져 버린 작금의 경제 위기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자유와 풍요는 미국을 지탱하는 양대 좌표이고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은 이를 구체화시키는 무기였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직후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신자유주의는 인간 이성이 도달하는 역사의 필연이자 마지막 단계’라고 선언한다. 자만은 위기와 파멸의 씨앗이다. 어찌 보면 세계 불황의 근본 원인은 승리에 도취한 신자유주의의 오만에서 비롯됐는지 모른다. 물론 몇가지 착시 현상이 있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시장 메커니즘은 안정적’이란 명제를 맹신했다. 이들이 주류 경제학의 주도권을 쥐면서 금융 자본의 고삐는 더욱 느슨하게 풀렸다. 시장 만능주의가 금융공학과 결합되면서 악몽이 현실이 돼간다. 통제 불능의 ‘현대판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한 것이다. 최하 신용도 계층에게 100% 수준의 주택 담보 대출을 해 줬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역시 금융공학의 맹신에서 비롯됐다. 17세기 유럽을 광기의 투기열풍으로 몰아넣었던 ‘튤립 공황’과도 맥이 닿는다. 그럼에도 신자유주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시장주의와 세계화의 명제는 달콤했고 장밋빛 미래는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를 ‘독주’에 비유한다. 독주를 마시면 순식간에 취기가 오른다. 이성은 마비되고 감성은 허황된 꿈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그 결말은 참혹하다. 우리는 IMF 이후 지난 10년간 독주에 취해 있었다. 시장의 자유가 주는 효용을 중시하고 그 폐해는 애써 무시했다. 물론 비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이 개선됐고 재벌개혁에도 일정한 성과를 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 전반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양극화 문제다. 10년만에 중산층 250만명이 하위계층으로 몰락했다. 상위와 하위계층 20%의 소득 격차는 사상 최고치인 9배나 됐다. 효율과 성장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필연적 수순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주창하는 ‘신 뉴딜정신’은 자유 방임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뉴딜 정신’의 회복을 부르짖던 폴 크루그먼이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불황이 오면 출발점으로 돌아가 뜻을 바로잡아야 한다.’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이다. 금융위기의 1막을 넘긴 한국 경제는 어디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가. 다름아닌 ‘땀과 노력’이라는 경제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렵지만 건전한 투자와 기술개발의 힘든 길을 가야 한다.”는 장하준 교수의 말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땀과 노력, 나눔과 공존의 경제 가치 회복이야말로 한국경제의 장기발전 모델이 돼야 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정부, 국가재난단계 ‘주의’ 유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의 경보수준을 세계적인 대유행을 경고하는 6단계 경보로 격상했지만 우리나라는 기존 ‘주의’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대규모 확산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신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12일 관계부처 및 전문가로 구성된 위기평가회의를 긴급 개최한 결과 재난단계를 현행 ‘주의’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국가재난단계를 유지한 것은 환자 대부분이 해외에서 유입됐거나 제한된 범위에서 발생한 긴밀 접촉자이고 지역사회 전파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염자 56명중 절반 자진 신고 해외에서는 최초 발병지인 북미지역의 경우 지역간 대규모 전파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 140명을 포함해 2만 8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이미 대유행 단계에 들어섰다. 반면 국내에서는 전체 56명의 감염자 가운데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증세가 심한 환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지역간 대규모 전파 사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국민들의 자발적인 신고의식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한다. 감염자의 절반가량은 발병 후 5일 이내에 의료기관을 찾았다. 나머지는 집단감염으로 격리 과정에서 발견된 영어강사와 공항 검역과정에서 걸러진 환자였다. ●백신 130만명분 조기 확보 추진 보건당국도 치밀한 검역시스템보다 ‘자발적인 신고’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고열이 생긴 해외여행객 등 감염 의심자에 대해 즉각적인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역사회 확산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신고가 잘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최근 호주, 칠레 등 남반구 국가를 중심으로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가을철 대유행의 불씨가 남아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직장·군부대·사회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발병 감시를 계속하면서 대량 환자 발생에 대비해 1만 병상 규모의 격리병상을 지정할 계획이다. 또 추경예산 182억원으로 신종플루 백신 130만명분을 조기에 확보하기로 했다. 한편 복지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6일 미국 댈러스에서 들어온 17세 유학생의 아버지(47)와 4일 필리핀에서 신혼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여성(26) 등 3명이 새로 신종플루 추정환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불·화석연료·인공태양 등 에너지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욕망

    인간을 동물과 구별짓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거론됐다. 직립보행한다, 말을 한다, 도구를 사용한다, 농사를 짓는다, 사회를 구성한다 등등. 그러나 20세기 이후 사회생물학이 발전하면서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인간과 동물을 갈라놓는 잣대로 사용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럼 뭐냐? ‘태양의 아이들’(이창희 옮김, 세종서적 펴냄)의 저자인 앨프리드 W 크로스비 텍사스 대학의 역사·지리·미국학 교수는 ‘불을 소유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벼락이 떨어진 나무에 붙은 불을 보고 인류나 동물 모두 두려워했지만 인류는 동물과 달리 불을 이용해 요리를 해서 고기 등 단백질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간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수십만 년 동안 먹어야 했던 ‘샐러드’에서 해방됐고 날것을 소화하기 위해 강화돼야 할 이빨과 소화기관은 작아졌다. 또 쉽게 에너지와 단백질을 공급하게 되면서 뇌가 커지고, 뇌가 커지니 생각도 많아졌다. 또한 원시 인류들은 불 덕분에 화살촉을 만들어 사냥을 하고, 숲을 태워 동물들을 불러모으고, 화전을 일구고, 모닥불가에 모여 앉아 교류하고 대화하면서 정교한 사회, 국가까지 만들어나갔다. 따뜻한 아프리카를 벗어나 인류가 극한의 툰드라 지역까지 거주지역을 확장시킨 것도 불 덕분이다. 크로스비 교수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인도양 안다만 군의 부족 사람들이 여전히 중기 구석기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독자적으로 불을 일으킬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라고 ‘증거’도 내보인다. 불을 소유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과 동물을 갈라놓는 위대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불의 사용으로 시작된 인류의 문명사 크로스비 교수는 ‘태양의 아이들’ 초반부에 ‘불의 소유와 활용’을 상당히 강조하는데 이는 불의 사용으로 시작된 인간의 역사가 ‘에너지를 향한 끝없는 욕망의 역사’이자 ‘문명사’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동물과 달라진 인류는 말이나 소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물의 낙차를 이용해 풍차를 만들거나, 풍력을 이용해 배를 움직이기도 했다. 질적 변화가 일어난 것은 태양의 선물인 석탄을 이용한 증기기관을 발명한 것이다. 인류는 전기와 원자력, 더 나아가 이제 태양 에너지와 흡사한 에너지인 수소핵융합을 통해 ‘인공 태양’을 건설하려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같은 에너지의 확보와 이용은 권력이었다. 인류의 경제적 발전과 인류 대이동을 이끌기도 했다. 1830년부터 1914년까지 고향을 떠나 이민한 사람들의 수가 1억명에 달한다. 불을 소유한 뒤 인간이 동물과 달라졌듯이 화석원료(석탄)를 에너지화하는 방법을 알아낸 민족들은 그렇지 못한 민족과 다른 길을 걸었다. 대표적인 것이 17세기 말 시작된 산업혁명이다. 크로스비 교수는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700~800년 전 송나라 때(1078년)에 숯을 이용해 12만 5000t의 철광석을 처리하는 등 이른바 산업혁명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 후 400년 뒤 유럽이 이룩한 철 생산량의 두배다. 그러나 송나라의 산업혁명은 숯의 원료인 나무가 부족해지면서 좌초했다. 이 산업혁명을 완성한 것은 석탄이 그 나라 땅에 지천으로 깔려 있던 영국이었다.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정착하자 세계 경제는 근본적으로 흔들렸다. 18세기 인도, 중국, 유럽은 전세계 총생산의 70% 정도를 차지했고 이 70%를 세 나라가 각각 3분의1씩 나눠 갖고 있었다. 그러나 1900년이 되자 세계 제조업에서 중국의 비중은 7%, 인도는 2%로 추락했고 유럽은 60%, 미국은 20%까지 치솟았다. 영국의 방적공장에서 나오는 싼 면직물이 인도의 전통 섬유산업을 초토화했고 미국에는 대단위 목화농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는 불가능? 이같은 세계사적인 변화는 현재 전 세계 각 나라가 신생 에너지 개발 전쟁에 돌입한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에너지를 둘러싸고 일어난 전쟁은 1992년 걸프전이나 2000년대의 이라크 전쟁뿐이 아니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역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제국주의적 경쟁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현재와 같이 에너지를 낭비하는 상황에서는 전 세계가 지탱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물 쓰듯 했던 석유는 가격이 너무 비싸지고 있다. 인류가 화석원료인 석탄을 이용해 증기기관을 만들어 새로운 에너지로 갈아탔듯이 신생 에너지, 재생에너지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인류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전 세계 옥수수로 바이오연료를 만들거나, 전 국토를 태양전지판으로 덮지 않는 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방법은 하나다. 우선 선진국 사람들이 에너지를 물 쓰듯 하는 현재의 생활방식을 버려야 한다. 무절제한 화석원료의 소비야말로 암페타민(마약) 중독과 무엇이 다르냐고 묻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무한정 늘어나기만 했지만 앞으로 에너지에 대한 욕망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인류 전체의 몰락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를 크로스비 교수는 남기고 있다. 가상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인간들이 거대한 통 안에서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에너지를 공급하는 객체로 존재하는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암울한 미래를 맞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1만 4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살 이혼녀… 그녀의 목숨건 용기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예멘에서 아내가 남편을 거부하고, 심지어 이혼을 요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명예(샤리프)와 공동체(움마)를 중시하는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의 이혼, 외도 등은 가문의 명예를 해쳤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2008년 4월 열살 아내, 누주드 알리가 제기한 이혼 소송은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누주드는 결혼의 의미도 제대로 모를 나이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20살 연상의 남자와 혼인했다. 남자는 누주드가 사춘기를 지날 때까지 잠자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곧 깨졌다. 결혼 생활 두 달 동안 성폭행과 구타가 반복됐다. 남편이 처음 친정에 보내줬을 때 누주드는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 건물 안에서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했던 초라한 아이는 6일 후 아브도, 가지, 와헤드 등 세 명의 판사와 인권변호사 샤다 나세르, 아빠의 두번째 부인인 도울라 엄마의 지원을 받으며 이혼 소송을 시작한다. 목숨을 건 이혼 소송 끝에 받아낸 승소 판결은 다른 또래들에게 용기를 주며 불합리한 조혼제도로 희생당한 아이들을 속속 해방시키고, 결국 지난 3월에는 17세 미만 소녀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강제 조혼 폐지 법안’까지 이끌어냈다. ‘용감한 열 살’은 지난해 미국 여성 주간지 ‘글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으로 뽑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과 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문은실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는 누주드가 프랑스의 프리랜서 기자 델핀 미누이의 도움으로 써낸 자신의 이야기이다. 두 달간의 결혼, 두 달간의 소송을 겪은 누주드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샤다처럼 변호사가 돼 다른 여자아이들의 모범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평범한 소녀가 됐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올 초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12개 언어로 판권이 팔렸다. 유력 정치인이나 인권단체가 해내지 못한 일을 이뤄낸 ‘작은 영웅’의 용기와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느끼는 희망은 어느 위인전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9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주말 데이트] 주니어 차이콥스키 예술감독 김남윤 한예종 교수

    [주말 데이트] 주니어 차이콥스키 예술감독 김남윤 한예종 교수

    2004년 칼 닐센 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의 권혁주, 2006년 주니어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의 장유진, 2008년 롱 티보 콩쿠르 1위의 신현수…. 최근 세계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은 한 사람의 손을 거쳐갔다. 정준수(경희대), 김현미(경원대), 김현아(연세대), 백주영(서울대) 등 교육계에 몸담은 교수들도 그를 사사한 사람이 상당수다. 한국 바이올린의 대모(代母)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이쯤이면 후학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교육이나 연주활동에 여유를 가져도 될 법한데, 김남윤(60)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여전히 바쁘다. 요즘 여러 가지로 들끓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음악원장인데다, 그가 예술감독을 맡은 ‘제6회 주니어 차이콥스키 국제음악 콩쿠르’가 개막(17일)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예종 서초동캠퍼스에서 만난 김 교수는 한예종 사태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낀 반면 주니어 차이콥스키 콩쿠르 얘기에는 열변을 토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와준 덕에 이제 준비가 다 됐어요. 한국의 많은 젊은 음악인이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지만 국제 콩쿠르의 유치 활동이 미미해 해외 음악계에서 한국은 변방수준에 머물러 있죠. 이 콩쿠르가 한국의 문화 수준을 알리고 국력 또한 상승시키는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세계 음악영재 등용문’으로 통한다. 세계 3대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를 모태로, 17세 이하 청소년이 참가하는 대회이다. 입상자들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 참가해 성인들과 경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세계의 음악 영재들에게 꿈의 무대이다. 1992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첫 대회가 열린 뒤 일본 센다이(199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1997년), 중국 샤먼(2002년), 일본 구라시키(2005년)에서 열렸다. 일본에서 두 번이나 열린 것은 NHK, 도요타, 야마하 등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컸기 때문이다. “2007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을 때였어요. 차이콥스키 우승자 협회의 안드레이 셰르박 회장이 한국의 음악가들이 전세계에서 놀라운 성적을 보이는데 정작 국제 콩쿠르 유치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소극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사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200여명의 학생이 러시아와 한국 사무국으로 나누어 지원했다. 이중 100여명이 18~20일 1차 본선에 참가한다. 21~22일 2차 본선에서 6명을 최종 선발한 뒤 첼로(24일), 피아노(25일), 바이올린(26일) 부문별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결선을 치른다. 27일 시상식과 우승자 콘서트, 28일 수상자 갈라콘서트가 이어진다. 심사 기준을 묻자 김 교수는 “각각 소신과 원칙을 가진 부문별 심사위원들의 몫”이라면서 “다만 공정한 심사의 콩쿠르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하루 8~9시간 레슨을 하는 열정적인 교수로 꼽힌다. “앞으로도 내 일은 제자들이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그저 열심히 뒷받침하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한국이라는 내 나라에도 도움이 되겠죠. 그런 음악인, 스승이 되고 싶네요.” 소박한 듯 큰 뜻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감쪽같이 사라진 피카소 스케치북

    영화 속 한 장면이 현실이 됐다. 입체파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스케치북이 프랑스 파리 한복판의 피카소 박물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피카소 박물관의 직원들이 9일(현지시간) 유리상자에 보관돼 온 피카소의 스케치북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프랑스 경찰에 신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피카소의 그림 작품 33점이 실린 스케치북의 추정가치는 최소 970만달러(120억원)에서 최대 1390만달러(17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도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고 통신은 전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데다 도난 당시 박물관 내부의 비상등조차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17~24년에 피카소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스케치북 작품은 박물관 1층 전시실에 전시돼 왔다.도난 사실이 확인된 날은 박물관의 정기 휴관일이었으나, 몇몇 외부 관람객들이 특별히 초대됐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전시 중인 작품들 가운데 회화 2점의 합산 가격만 무려 6600만달러에 이르는 것이 있을 정도로 이 박물관은 피카소의 그림 250여점과 1500점의 스케치, 160점의 조각상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경찰은 박물관 건물이 17세기에 지어져 보안이 허술하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대대적 개보수 공사를 위해 몇 달 뒤 약 2년 동안 장기 휴관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미술품 도난 전문 경찰은 “없어진 작품은 미술품 시장에서 수백만 유로에 쉽게 팔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의 말라가에서 태어나 파리를 예술활동의 터전으로 삼아오다 1973년 프랑스 남부 무쟁에서 숨을 거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40억원 상당 ‘피카소 스케치 노트’ 도난

    140억원 상당 ‘피카소 스케치 노트’ 도난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스케치 노트가 파리 박물관에서 도난당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프랑스 문화부는 지난 9일 피카소 박물관에 전시 중이던 노트가 사라졌으며 곧바로 추적에 나섰다고 전했다. 스케치 33점이 담긴 이 노트는 특수 제작된 유리 케이스에 보관돼 있었으나 도둑은 유리관을 깨지 않고 노트를 훔쳐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9일 아침 노트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는 경찰에 신고했으며 수사를 위해 9일 하루 휴관했다. 그러나 노트가 전시된 특수 유리 케이스에 큰 손상이 없고, 감시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구역에서 도난사고가 발생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피카소가 1917년부터 1924년까지 그린 스케치 33점이 담겨있는 이 노트는 1100만 달러(약 140억 원) 상당의 보물이다. 가로 세로 길이는 각각 16㎝·24㎝이며, 겉장에는 금빛 바탕에 반짝거리는 붉은빛의 글자 ‘Album’이 새겨져 있다. 경찰은 17세기에 지은 이 박물관의 보안이 매우 허술하며 현재까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피카소의 그림이 도난당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에는 6600만 달러(약 823억 원)상당의 그림 두 점을 피카소의 손녀딸 집에서 도난당했다 되찾았다. 또 1994년에는 4400만 달러(약 549억원) 상당의 그림 7점이 갤러리에서 사라졌으며, 이 그림들은 6년 뒤에야 되찾을 수 있었다. 사진=theage.com.au(피카소 대표작 ‘꿈’)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중국 고전 만화로 재밌게

    중국 고전 사상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날 이와 관련된 책들은 끊임없이 출판되고 있다. 삶을 올바르게 걸어가게 하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인의예지(仁義禮智),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만화로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어떨까. 타이완 작가 채지충(61)은 ‘삼국지’, ‘수호지’, ‘십팔사략’ 등을 그린 한국의 고우영(1938~2005), ‘철인28호’, ‘바벨2세’, ‘전략 삼국지’를 그린 일본의 요코야마 미쓰테루(1934~2004)와 함께 아시아 3대 만화가로 꼽힌다. 17세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1985년에는 타이완을 빛낸 10인의 청년으로 뽑혔다. 그는 방대하고 난해한 중국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해석해 만화로 옮긴 천재 작가로 유명하다. 동양적인 그림체와 재치 넘치는 내용을 담은 그의 작품은 세계 각국으로 출판돼 중국 만화의 입지를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다. 1990년대 국내에서도 중국 고전을 총망라한 채지충의 55권짜리 전집으로 출판돼 초등학생부터 대학 총장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끈 적이 있으나 절판돼 아쉬움을 남긴 터. 이러한 채지충의 작품 가운데 논어, 맹자, 장자, 노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골라 김영사가 ‘깐깐한 공자맹자 유유자적 노자장자’로 추려냈다. 예를 통해 세상을 교화하려 했던 공자의 사상, 맹자의 유가 사상, 유가 사상을 맹렬하게 비판했던 노자·장자의 사상이 간결하고 현대적으로 재구성됐다. 채지충은 작가의 말을 통해 “어려운 문어체로 된 중국 고전은 일반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운데 만화는 친화력이 크고 가장 쉽게 독자를 공략하는 일종의 무기”라면서 “그래서 중국의 역대 경전들을 만화로 개작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성현들과 어깨를 맞대고 도를 논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사는 조만간 불교 고전을 다룬 채지충의 작품도 펴낼 계획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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