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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원조논쟁/함혜리 논설위원

    서울 장충동 족발골목처럼 같은 음식을 파는 식당이 밀집한 곳이면 예외 없이 원조(元祖)집이 있다. 그런데 정해놓은 데 없이 그곳에 갔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원조집 옆에 ‘진짜 원조’가 있다. “아, 여긴가?” 하면서 들어가려 하는데 그 옆 골목으로 ‘옛날 원조’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원래 원조’도 보인다. 모두 손맛 좋을 것 같은 할머니 사진을 내걸고 있는 데다 원조라고 우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진짜 원조가 어디인지 찾기가 쉽지 않다. 원조 논쟁이 상표권 분쟁으로 비화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케이크를 놓고 25년간의 긴 법정소송이 진행된 사례도 있다. 19세기 초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메테르니히의 전속요리사였던 프란츠 자허는 부드러운 초콜릿 케이크 사이에 살구 잼을 바르고 전체를 투박한 초콜릿으로 코팅한 디저트 케이크를 개발했다. 몇년 뒤 자허는 카페를 열고 자신의 이름을 딴 케이크 ‘자허토르테’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허토르테가 인기를 얻자 데멜이라는 과자점에서도 자허토르테 케이크를 팔기 시작했다. 이에 격분한 자허 2세가 데멜과자점을 상대로 1940년 오스트리아법원에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다. 데멜 측은 자허가 데멜과자점에 근무할 당시 자허토르테를 만들었으며 이를 근거로 판매하는 것이니 권리가 있다고 반격했다. 기나긴 공방 끝에 법원은 1965년 ‘자허토르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나 오리지널 자허토르테는 자허카페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함으로써 원조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프렌치프라이의 기원을 놓고 프랑스와 벨기에가 논쟁 중이라고 한다. 브뤼셀에서 열린 프렌치프라이 원조토론회에서 벨기에 측은 “프렌치프라이가 17세기 어부들에 의해 개발돼 다른 유럽국가로 퍼진 것”이라고, 프랑스 측은 “18세기 센 강변의 노점상들이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서로 원조를 자처했다. 지난 2003년 미 하원식당 메뉴판의 프렌치프라이를 프리덤프라이로 바꿨을 때 주미 프랑스대사관에서 대변인 성명을 통해 ‘프렌치프라이는 벨기에 음식’이라고 못 박은 바 있어 논쟁은 프랑스의 판정패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피시앤드칩스를 많이 먹는 영국이 원조라는 주장, 감자를 잉카제국에서 유럽에 들여온 스페인이 원조라는 주장, 원래 저먼프라이였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적국이라는 이유로 프렌치프라이로 이름을 바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원조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로 보면 될 듯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함께할 친구가 있어 세상 두렵지 않아”

    “요지와 같은 젊은 세대는 거품 경제가 붕괴된 뒤 청춘 시절을 보내고 있다. 좋은 자리는 기성세대가 모두 독점해 버리고, 정규직으로 일하기도 어려웠다. 극도의 취업 빙하기가 계속되었다.”(253쪽) 거품경제가 무너진 20여년 전 일본의 모습은 오늘날 한국 사회와 놀랍도록 닮았다. 명문대를 나와도 절반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빈곤과 기회의 불평등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신자유주의로 방향을 튼 사회에 끊임없이 불만을 터트린다. 아쿠타가와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이시다 이라(53)가 2011년 발표한 청소년 소설 ‘날아라 로켓파크’(양철북 펴냄)는 이 같은 혹한기를 헤쳐 나가는 두 소년 요지와 간타의 얘기를 담았다. 두 소년은 돈이 없으면 자유로워질 수도, 정당해질 수도 없는 현실에 너무 일찍 눈을 뜬다. 휴대전화 게임 회사인 ‘로켓파크’를 세우고 모바일 게임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과정은 기존 청소년 소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독특한 소재다. 가끔 방송에서 본 고교생 사업가나 청년 최고경영자(CEO)의 얘기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설정은 성공과 좌절 속에서 다시 찾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두 소년은 성공의 마천루에서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며 추락한다. 모든 것을 잃고 목숨까지 위태롭게 되지만 인생의 가치를 되찾는다. “평생 함께할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인생은 두렵지 않아”란 두 소년의 다짐처럼. 소설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적나라하다. 학교 또한 어른들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다. 절대 평등하지도, 자유롭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아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동정하는 법이 없고 괴롭히고 난 뒤에는 통쾌해한다. 요지와 간타가 마주한 사회도 역시 마찬가지다. 다섯 살 때부터 단짝인 두 소년은 남다른 아픔을 안고 산다. 간타는 발달 장애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헤아릴 수 없고, 요지는 생계를 위해 긴자의 술집에서 일하는 엄마 때문에 늘 수군거림의 대상이 된다. 17세 때 게임기를 사기 위해 찾은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에서 마주친 불량배들과의 다툼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간타를 지키려고 몸싸움을 벌이다 요지가 그만 불량배의 허벅지를 칼로 찌른다. 가난 때문에 제대로 된 변호사를 구할 수 없던 요지가 모든 비난을 뒤집어쓴다. 촉망받던 영재인 요지는 이때부터 간타와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고 100만엔(약 1200만원)의 종잣돈을 모아 창업에 성공한다. 거친 세상에서 펼치는 힘찬 도전, 성공과 좌절 속에서 다시 찾은 소중한 것들을 다룬 성장 소설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7세 최연소 청부살인업자, 경찰에 붙잡혀

    남미 페루에서 공포의 최연소 청부살인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소년원에 붙잡혀 있다가 지난해 연말 탈출했던 청부살인업자 알렉산데르 구티에레스가 다시 검거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마란기타 소년원에 갇혀 지내다가 탈출한 그는 수도 리마에 있는 이모의 집에 숨어 있었다.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들이닥치자 총을 쏘며 저항하던 그는 결국 다시 수갑을 찼다. 경찰은 소년의 신변안전을 위해 방탄조끼를 입혀 이송했다. 올해 17살인 구티에레스는 페루 사상 최연소 청부살인업자로 악명을 떨쳤다. 그가 지금까지 돈을 받고 살해한 사람은 최소한 17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루 정부는 구티에레스가 소년원을 탈출한 사실을 쉬쉬하다 검거한 뒤에야 탈출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소년은 함께 갇혀 있던 소년원생 26명과 함께 소년원을 탈출했다. 지금까지 16명이 붙잡혔지만 10명은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정보마당] 구청소식·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양재천 겨울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초중학생 120명을 11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15~18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양재천 얼음썰매장에서 겨울철 민속놀이 등을 체험한다. 공원녹지과 3423-6255. 강남문화재단은 목요상설무대 공연으로 현주컴퍼니의 뮤지컬 ‘소리쳐’를 10일 오후 7시 30분 구민회관에서 개최한다. 강남문화재단 6712-0532. ●강동구 11일까지 ‘제1회 강동 도시농업 자원순환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 낙엽, 음식물쓰레기 등 자원 순환형 도시 농업에 대해 강의한다. 도시농업과 3425-6552. ●강북구 12일 오후 3시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한다. 공연예매시스템(ticket.gangbuk.go.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901-6232. ●강서구 10일 오전 10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제71회 강서 지식비타민 강좌’를 연다. 강좌에서는 방송인 이상용씨가 ‘웃으며 사는 여유 있는 세상’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 교육지원과 2600-6326.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아 11일 오후 7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2013년 신년 음악회’를 개최한다. 인씨엠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과 뮤지컬 등을 들려준다. 문화체육과 2600-6455. ●관악구 겨울철 전력 수급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10일 ‘겨울철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 오전 10시부터 20분간 실제 전력 위기 발생 상황과 동일한 여건에서 훈련한다. 중앙난방설비, 가전제품 등을 일시 중단하면 된다. 지역경제과 880-3393. ●광진구 건국대 공학교육혁신사업단과 함께 14일부터 16일까지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공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5명 선착순이며 참가비는 없다. 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교육지원과 450-7168. ●구로구 4월 28일까지 디큐브시티 7층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아이다’ 공연이 열린다.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와 6시 30분 공연. 관람료 6만~12만원. 디큐브아트센터 577-1987. 12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어린이 클래식 음악회 ‘두들두들 쥬쥬’가 열린다. 전석 1만 2000원. 구로구민 10% 할인. 구로아트밸리(www.guroartsvalley.or.kr)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구로아트밸리 2029-1700. ●금천구 저소득층 청소년의 체력 증진 및 건전한 여가 선용을 위해 체육시설 수강료를 지원해 주는 ‘스포츠바우처’ 대상자를 18일까지 모집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만 5~19세 유아, 청소년이 대상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www.kspo.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2627-1464. ●노원구 2012년도 원어민 영어화상학습(NISE) 전체 수강생 중 하반기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9일부터 1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해외 영어캠프를 실시한다. 항공권과 숙박비 등이 전액 무료다. 평생학습과 2116-3989. ●도봉구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나도 S라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 건강교실’을 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씩 운영한다. 건강도시팀 2289-8423. ●동대문구 마을공동체 만들기 확산과 도시 농업 보급을 위한 도시농부학교를 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운영한다. 도시 농업에 대한 이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할 예정이다. 정책담당관 2127-4500. ●동작구 12일까지 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을 모집한다. 임기 2년. 보육계획 수립, 구립어린이집 원장 선정 등을 담당한다. 구 홈페이지(www.dongjak.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팩스(820-9988)나 메일(camuszzang@dongjak.go.kr)로 보내면 된다.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가정복지과 820-9176. ●마포구 11일까지 특수체육 프로그램 신규 대상자를 모집한다. 만 6~17세 장애 아동, 청소년이 대상이며 연령 및 운동 특성에 맞춘 놀이체육, 학교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회복지과 3153-8850. 11일까지 마포관광정보센터 관광통역안내사를 모집한다. 홍대 지역을 비롯한 마포 전역에 대한 관광정보를 내외국인에게 안내하는 역할이다. 근무 기간은 9개월. 주 5일, 1일 8시간 근무한다. 문화관광과 3153-8363. ●서대문구 10일 오후 5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이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기념 ‘2013 이화 신년음악회’를 연다. 전석 무료. 성기선 교수의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폴카 ‘트리치 트라치’ 등 주옥 같은 곡을 들려준다. 이화여대 음대 3277-2407, 2456. ●서초구 11일 구민회관에서 서초금요문화마당 ‘오페라 사랑의 묘약 갈라콘서트’를 개최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 선착순 800명 입장 가능하다. 문화행정과 2155-6225. 10일 반포1동 주민센터 5층 대강당에서 우리 동네 작은 영화관 무료 상영회 및 토론 모임이 열린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을 상영한다. 반포1동 주민센터 2155-7598. ●성동구 11일까지 구청 1층 비전갤러리에서 ‘성동구 근현대 사진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전시 작품은 1900∼1990년 옛 성동구 지역의 모습을 담은 사진 60여점이다. 문화체육과 2286-5206. 성수아트홀은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세계에서 인정받은 K팝 공연인 ‘케이컬처콘서트’를 개최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성수아트홀 2204-7571. ●성북구 겨울방학 어린이 펜싱체험교실을 10일부터 이틀간 오후 2시~4시 30분 구청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운영한다. 모집 인원은 초등학생 30명이며 구청 펜싱팀 선수들이 기본 자세를 가르쳐 준다. 문화체육과 920-3056. ●양천구 15일 오후 7시 30분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3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관람료는 1000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입장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2620-3404. 양천문화원은 11~12일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로맨스 코미디 영화 ‘음치클리닉’을 상영한다. 양천문화원 2651-5300. ●영등포구 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과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무료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14일까지 수강생 640명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한국어, 컴퓨터, 운전면허(필기), 생활영어, 중국어 등 5개 과목이다. 영등포 글로벌빌리지센터 2670-3800~4. 14일 오후 7시 영등포 아트홀에서 달콤한 상상 행복한 마법 ‘매직컬 신데렐라’ 무료 공연을 진행한다. 티켓은 9일부터 11일까지 구청 문화체육과를 방문해 수령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2670-3134. ●용산구 식품접객업소 민관 합동 야간 단속에 나선다. 9일 청파동, 15일 이촌1동에 위치한 업소를 대상으로 한다. 청소년 주류 제공, 퇴폐·변태 영업, 일반음식점에서의 주류 전문 판매, 조리장 청결 상태, 식품 유통기한 등을 점검한다. 보건위생과 2199-8020. ●은평구 구립증산정보도서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15~18일 ‘제9회 겨울독서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어린이를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20명이며 참가비는 없다. 증산정보도서관 307-6030.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는 11일까지 녹번동 센터에서 퇴직 시니어를 위한 ‘창업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은 1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8차례 실시된다.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389-8891. ●종로구 18일까지 정독도서관 및 주변 경관 개선을 위해 성균관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제안한 우수 작품 전시회를 구청 삼봉서랑에서 갖는다. 북촌사업단 2148-2952. 18일까지 옛 종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구 홈페이지(www.jongno.go.kr) 포토갤러리 시스템의 ‘추억의 종로’에 등록하면 심사를 통해 우수작에 5만~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기획예산과 2148-1404, 1407. ●중구 중구청소년수련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눈꽃마을캠프’에 참가할 청소년을 12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 40명으로, 캠프는 16~2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파크에서 열린다. 가정복지과 2250-0524. ●중랑구 11일 낮 12시 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사랑의 한방 의료봉사 활동’을 벌인다. 저소득층 주민 150여명이 참가한다. 가천의대 봉사 동아리 ‘언재호야’(焉哉乎也)가 겨울방학 때마다 주관한다. 주민생활지원과 2094-1619. ●고양시 출산 장애인 가정의 산모와 출생아 건강을 위해 부 또는 모가 장애인(1~6등급)인 가정에 100만원씩 ‘장애인 출산지원금’을 지원한다. 출생증명서와 통장 사본을 갖고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031)8075-3286. ●동두천시 9일부터 신생아들에게도 아기주민등록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녀의 출생을 축하하고 기억에 남을 출생 기념 선물을 한다는 의미를 담아 발급된다. 아기주민증은 시장 명의로 동 주민센터가 자체 제작한다. (031)860-2131. ●수원시 9일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1호선 수원역과 분당선 영통역에서 간편하게 책을 빌릴 수 있는 ‘책나루 도서관’을 운영한다. 수원시도서관 홈페이지(www.suwonlib.go.kr)에서 정회원으로 가입한 뒤 이용할 수 있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031)228-4731. ●포천시 시설관리공단은 반월아트홀에 전용 영화관보다 큰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CJ CGV와 협약해 개봉작을 상영한다. 상영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5시 각 1회 유료 상영하며 이달에는 17~19일 3회 상영한다. (031)540-6213. [공연] ●2013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금호아트홀 아티스트인 레지던스 10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올해 금호아트홀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20번,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의 전주곡·에튀드·시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소나타 2번을 들려준다. 3만원. (02)6303-1977. ●국악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유’ 3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서완소극장. ‘민요를 담고 해금과 떠나는 겨울음악회’라는 부제가 달렸다. 피아노, 해금, 리코더, 타악기 등으로 연주하는 음악과 그림, 시, 영상을 통해 동해로 여행을 가는 시간. 2만 5000원. (02)926-4937. ●클래식 ‘지용 리사이틀:걸작의 탄생’ 12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하이든홀. ‘클래식 아이돌’ 지용의 전국 투어. 슈만 어린이 정경 작품 15, 브람스 인터메조 작품 118-2,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 90-2,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바흐 샤콘·파르티타 1번 등을 연주한다. 2만~4만원. 1577-5266. ●연극 ‘러브액츄얼리’ 오픈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 아시조. 100일, 1000일, 10년…. 풋풋함과 권태기, 이별의 위태로움 속에 놓인 세 커플의 이야기. 올겨울 따뜻한 사랑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혹은 지금 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2만 5000원. 1661-6981. ●연극 ‘셜록-벌스톤의 비밀’ 3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스카이시어터. 수상한 편지에 적힌 암호를 해독한 셜록과 왓슨은 음모와 살인이 일어난 고성 벌스톤 영주관으로 향한다. 밀실과도 같은 그곳에서 셜록의 추리는 계속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이야기는 물론 무대를 십분 활용한 무대 전환과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일품. 3만원. (02)742-7611~2.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2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인간의 이중성을 섬세하게 표현한, 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매혹적인 스릴러 뮤지컬을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한때는 꿈에’ 등의 명곡이 펼쳐진다. 5만~13만원. 1588-5212. ●앵콜 2012 김동률 콘서트 ‘감사’ 17~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난 9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 투어 공연을 차례로 매진시킨 김동률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로 여는 콘서트.이번 공연에서는 전람회, 카니발, 베란다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신의 개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사한다. 7만 7000~13만 2000원. 1544-1555. ●2013 이석훈 고별 콘서트 ‘그리운 안녕’ 19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이 군 입대 전 선보이는 고별 콘서트. 11일 발표되는 리패키지 앨범 ‘다른 안녕’의 수록곡을 비롯해 감성 보컬리스트 이석훈의 히트곡과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무대를 꾸민다. 9만 9000~11만원. 1544-1555. [전시] ●정석우 ‘내가 기억하는 박동’전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도스. 현대인의 내면에서 휘몰아치는 에너지, 그 에너지가 품고 있는 폭발력과 생명력을 신화적인 요소로 다시 표현해 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7-4678. ●‘박물관 Image’전 9일부터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박물관. 현대 사회에서 박물관이 차지하는 의미와 상징을 다양한 장르와 매체에서 활약하는 작가 17인이 재해석해 펼쳤다. 인간, 역사, 도시, 문명 등 다양한 질문과 새로운 박물관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02)940-4321~2, (02)732-6458. ●임수연 개인전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갤러리담. 장지 위에 세필로 묘사한 그림을 통해 기억 속 마을과 길을 재구성해 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수도원, 정원, 작은 분수대 등에서 얻은 휴식을 통해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그림들이다. (02)738-2745. ●에나 스완시 ‘그림의 기쁨’ 2월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313아트프로젝트. 2005년 미국, 2006년 영국에서 가장 유망한 신인 회화 작가로 떠오른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흑연을 캔버스에 고루 바른 뒤 그 위로 유화를 덧칠해 자연광을 독특하게 표현해 냈다. (02)3446-3137.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 출연 베르너 헤어초크(내레이션), 도미니크 배피어, 찰스 파디. 1994년 프랑스 남부 아르데스 협곡에서 3만 2000년 전 인류의 꿈을 간직한 신비로운 동굴이 발견된다. 탐험대장 이름을 따라 쇼베 동굴로 명명된 그곳에는 동굴 곰, 털 코뿔소, 매머드 등 멸종 동물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300여점의 원시 예술 벽화가 펼쳐져 있었다. 90분.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프레셔스 감독 리 대니얼스. 출연 가보리 시디베, 폴라 패튼, 머라이어 캐리, 레니 크라비츠. 1980년대 미국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부모에게 학대받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흑인 소녀 ‘프레셔스’(소중한)의 척박한 삶을 통해 희망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 110분.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스파이키드 4:올 더 타임 인 더 월드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스. 출연 제시카 알바, 조엘 맥헤일, 메이슨 쿡, 로완 브랜차드, 대니 트레조, 안토니오 반데라스. 은퇴한 스파이 마리사는 자신이 낳은 갓난아이와 입양한 10대 초반의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시간을 멈추려는 악당 ‘타임키퍼’를 막기 위해 마리사는 두 아이 세실과 레베카를 새로운 스파이 키드로 훈련시킨다. 88분.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 [씨줄날줄] 물물교환의 기적/임태순 논설위원

    조그만 책갈피가 돌고 돌아 축구공, 아이패드로 변신하는 기적이 연출됐다.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병원 의사·간호사들은 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에게 줄 새해 선물을 물물교환으로 마련하기로 하고 병원 로고가 새겨진 책갈피를 주변에 퍼뜨렸다. 책갈피는 동료들의 손을 거쳐 다이어리, 핸드크림 등으로 불어나 축구화가 됐고 이어폰, 머리띠 등을 거쳐 아이패드가 됐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마음을 담아 다른 사람에게 더 큰 선물로 답례하다 보니 빚어진 마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더 없는 풍요를 구가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대에서나 기적이지 아득한 옛날에는 늘 있었던 일이다. 남태평양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겐 선물의 순환 고리가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가 ‘증여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남태평양 트로브리얀드제도 원주민들은 선물을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답례를 하고 답례를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 선물은 주변의 손을 거치면서 증식돼 더욱 커진다. 선물은 돌고 돌아 최초 선물 증여자에게 되돌아가고 결국에는 구성원 모두가 선물을 주고받게 된다. 북아메리카 북서해안의 인디언들은 자녀가 태어나거나 성년이 됐을 때 주위 사람을 초대해 베푸는 ‘포틀래치’라는 풍습이 있다. 포틀래치는 치누크족 말로 ‘식사를 제공하다’ ‘소비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선물을 받으면 더 큰 선물로 답례를 해야 한다. 답례를 못 하면 ‘선물게임’에서 지게 되는데 최종 승자는 대부분 부족의 추장이 된다고 한다. 추장은 더 큰 것을 베풀면서 권력과 권위를 갖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진다. 나눔의 전통은 남태평양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인도의 힌두 경전을 보면 ‘나를 받고 나를 다시 주세요. 나를 주면 당신은 나를 다시 얻게 됩니다’라고 해 역시 베품의 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에서 ‘이익’ ‘개인’이라는 관념이 널리 유포된 것도 합리주의와 상업주의가 등장한 17세기쯤이었다고 하니 주고받고 답례하는 의식은 인류의 오랜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는 유례없는 번영을 구가하고 있지만 나눔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아프리카에서는 수백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하고 선진국 미국에서도 쓰레기통을 뒤져 연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고받기는커녕 되로 주고 말로 받으려는 욕심만 넘친다. 탐욕의 신인 ‘마몬’을 숭배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선인의 지혜가 그리운 시절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천재 예술가 고흐는 천문학에도 조예 깊었다

    천재 예술가 고흐는 천문학에도 조예 깊었다

    썰렁 농담 하나. 예술가는 모두 할망구다. ‘영감’이 있을 때만 일해서다. 예술혼에 불타오르는 고귀한 천재들 얘기, 지칠 법도 하다. 그래서 ‘필’받은 천재 예술가를 부정하는 ‘실험실의 명화’(이소영 지음, 모요사 펴냄)가 흥미로운지도 모르겠다. 도입부에서 이미 19세기 영국 화가 조지프 터너의 눈과 1995년부터 목성을 관측한 우주선 갈릴레오호의 렌즈를 ‘풍경화가’라는 기준으로 비교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이다. 광기어린 천재의 대표선수 고흐를 두고 측두엽 뇌전증 환자였고 당대 천문학 지식을 충분히 연구했다고 지적한다. 측두엽 뇌전증은 뇌가 오버해서 주변 자극을 더 크고 활발하게 받아들인다.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를 보면 왠지 그럴 것도 같다. 고흐의 천문학 지식도 상당했다. 17세기 플랑드르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를 두고서는 먹지로 대상을 베끼듯 그림을 베껴서 그렸을 것이란 추측을 소개해 뒀다. ‘천지창조’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시스티나대성당의 천장화는 미켈란젤로의 해부학 강의였단다. 그러니까 그 천장에 뇌와 장기와 등뼈가 가득했다는 얘기다. 영국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은 거의 기상학자 대접을 받는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는 2004년 캐나다에서 발견된 ‘틸타알릭’ 화석을 떠올리는 식이다. 사실 이런 얘기들은 좀 거북하다. 모처럼 우아와 교양 한번 떨어보려는데 재 뿌리는 것 같아서다. 그럼에도 왜 이런 얘기를 할까. “과학의 출발이 그러한 것처럼 예술의 출발도 관찰”이라 믿기 때문이다. 과학과 예술은 관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책에서는 갈릴레오와 카할(1906년 노벨생의학상 수상자)처럼 뛰어난 과학자들이 남긴 아름다운 드로잉도 만날 수 있다. 이 얘길 듣다 보면 소설가 김연수가 떠오른다. 김연수는 제일 듣기 싫은 말로 “소설 쓰고 있네”를 꼽았다. 어떤 장면, 심리, 상태를 문장으로 묘사하는 건 집요한 관찰의 결과물인데 제 마음대로 지어내면 된다고 착각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저자의 주장을 재수없게 여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디서 “예술하고 있네” 비아냥 소리가 들린다면, 충분히 함께 흥분해줄 것 같으니까. 소재가 딱히 새로운 건 아닌데, 주물럭대며 비빈 손맛이 좋다. 1만 68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13년째… 1만명분 ‘사랑’ 굽는 제빵사

    13년째… 1만명분 ‘사랑’ 굽는 제빵사

    “어려워졌다고 남 돕던 것을 그만둘 수 있나요.” 서울 영등포구청 맞은편에 있는 유성용 베이커리 사장 유성용(48)씨는 2000년부터 영등포구청, 당산1동사무소, 성공회푸드뱅크 등을 통해 독거 노인과 노숙인 등에게 무료로 빵을 제공하고 있다. 연간으로 1만명분, 금액으로는 1000만원에 이르는 기부다. 유씨는 그 공로로 최근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유씨는 어려운 집안 사정을 돕기 위해 17세 때 사촌형을 따라 부산에서 제빵 기술을 익혔다. 이후 서울로 온 유씨는 1984년 서울시청에 취업해 15년간 구내식당 토스트와 다과회용 빵, 케이크 등을 만들었다. 1999년 일을 그만두고 퇴직금 3000만원에 대출금 1억원을 보태 영등포구청 앞에 자신의 이름을 건 ‘유성용 베이커리’를 냈다. 빵집은 성공적이었다. 개업한 지 2년 6개월 만에 1억원 빚을 거의 다 갚았다. 그러나 2002년 3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바로 옆에 들어섰다. 유씨는 “그날로 매출이 정확히 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시 3000만원을 대출받아 매장을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10년 사이 같은 계열사의 프랜차이즈 빵집이 인근에 두 군데 더 생겼다. 잘 나갈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 사흘간 케이크를 500개 넘게 팔았지만 올해는 150개 정도에 그쳤다. 그렇지만 유씨는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우리 가게에 처음 왔을 때 감격해하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려운 분들이 드실 빵을 만들 땐 잡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캐나다 한인 관광버스 美서 추락… 9명 사망

    지난 30일 오전 10시 30분쯤(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한인 여행업체 소속 전세 관광버스가 미국 오리건주 동부의 고속도로에서 빙판에 미끄러져 수십m 아래로 굴러떨어지면서 승객 9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 사고 버스는 밴쿠버에 본사를 둔 미주여행사 소속으로, 승객 40여명 대부분이 한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오리건주 동부 펜들턴 인근 84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눈과 얼음이 덮인 노면에서 중심을 잃어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언덕 아래로 30m가량 굴러 암석으로 된 언덕 바닥에 처박히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 버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의 관광을 마치고 출발지인 밴쿠버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버스 운전사는 생존했으나 부상이 심한 데다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현지 경찰이 운전사를 상대로 한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에는 16세와 17세 한인 청소년도 포함돼 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사고 지점은 오리건주 ‘블루마운틴’의 서단 지역으로 ‘죽음의 통로’로 불리는 곳이라고 CBC방송이 전했다. 기후가 변화무쌍한 탓에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길이 미끄러워 오리건주 교통 당국이 트럭 운전자에게 특별히 주의를 촉구해 온 곳이다. 이날도 사고 지점 서쪽 48㎞ 지점에서 또 다른 전복사고가 발생해 6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사고 지역 영사 업무를 관할하는 시애틀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사고 현장에 영사를 급파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밴쿠버 연합뉴스
  • 전과27범 과거 잊고 노숙인 봉사로 새 삶

    전과27범 과거 잊고 노숙인 봉사로 새 삶

    조직폭력배에서 노숙인까지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다 이제는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노숙인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서울 영등포구 노숙인 쉼터 ‘광야의 사닥다리’에서 집사를 맡고 있는 최규진(49)씨가 주인공이다. 최씨는 고교 2학년 때 교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제적당한 뒤 폭력조직으로 흘러들어갔다. 17세 때 손도끼로 상대 조직원에게 전치 48주의 중상을 입혀 교도소에 들어간 그는 출소 뒤 울며 매달리는 어머니의 호소에 조폭 생활을 정리했다. 마음을 다잡고 새 삶을 시작하려 신학 공부도 하고 인테리어와 간판 일도 배웠지만 한번 엇나간 인생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술만 마시면 예전처럼 주먹을 휘둘렀다. 어느새 그는 전과 27범이 돼 있었다. 39세 되던 2002년. 술을 마시고 누군가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 영등포역 근처에 쓰러져 있던 최씨를 경찰이 노숙인으로 착각하고 광야교회 노숙인 쉼터에 데려다 놓았다. 그는 이곳에서도 매일 싸움을 했다. 쉼터 사람들이 그를 내보내라고 아우성쳤지만 광야교회 임명희 담임목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최씨는 40세에 정보고등학교에 재입학해 자식뻘 되는 학생들과 수업을 들었다. 2005년 신학대학에도 들어갔다. 최씨는 “공부가 1980년대 끌려간 삼청교육대 훈련보다 더 어려웠다.”면서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아 졸업에 7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의 아내를 만난 곳도 대학이었다. 아내와 함께 쪽방촌을 전전하다 1년 전부터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최씨는 “내년에는 미뤘던 결혼식을 하려 한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산성액 테러 여성, 퀴즈쇼 우승 상금으로 새 삶

    산성액 테러 여성, 퀴즈쇼 우승 상금으로 새 삶

    산성액 테러사고로 끔직한 삶을 살던 한 20대 인도 여성이 퀴즈쇼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엄청난 상금을 손에 쥐게 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3일자 보도에 따르면, 17세 때 자신을 쫓아다니던 남학생 3명의 구애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산성액 테러를 당한 소날리 무커르지(27)는 당시 사고 로 얼굴 피부 전체가 녹아내리고 시력과 청각을 잃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소날리와 그녀의 가족은 모든 재산을 치료에 쏟아 부어야 했고, 22번의 수술을 받는 돋안 심각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날리는 정부 측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도움은커녕 가해자 남성 3명은 무죄 판결로 풀려나 어떤 죗값도 치르지 않아 가족과 또 다른 산성액 테러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던 중 소날리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TV퀴즈쇼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억울한 사연과 수술비 마련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 퀴즈쇼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실제 배경이 되기도 한 ‘카운 바네가 크로레파티’(Kaun Banega Crorepati)로, 그녀는 여기서 쟁쟁한 우승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는 상금으로 받게 된 5200만원으로 새 삶을 위한 성형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카운 바네가 크로레파티 쇼의 진행자는 “그녀는 침묵하지 않고 이 사회의 부정함과 정의롭지 못한 것에 맞서고 있다.”면서 “TV 퀴즈쇼에 출연한 그녀의 용기에 감탄을 보낸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시리즈를 끝내며…기획·필자 5인 좌담

    [선택! 역사를 갈랐다] 시리즈를 끝내며…기획·필자 5인 좌담

    ‘선택! 역사를 갈랐다’ 연중시리즈가 2월 20일자 제1회 ‘선덕여왕과 김춘추’를 시작해 고대국가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 제37회 ‘이승만과 박용만’을 마지막으로 12월 3일자로 막을 내렸다. 역사의 라이벌을 내세워 당시 이들의 주장과 선택이 이후 한반도 역사에 미친 영향들을 평가하는 기획으로, 인물비교라는 신선한 접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리즈의 공동기획에 참여한 박혜숙 푸른역사 대표와 집필자로 참여한 주진오(55)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임기환(54) 서울교대 교수, 계승범(52) 서강대 사학과 교수, 한명기(50)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에서 문소영 문화부 차장 사회로 시리즈의 의미와 성과, 오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자 임기환 교수가 ‘선덕여왕과 김춘추’를 써주셨고, 주진오 교수가 마지막회에 실렸던 ‘이승만과 박용만’을 비롯해 4회 집필을 맡아주셨다. 계승범 교수는 정조 때의 ‘김종수와 채제공’, 한명기 교수는 인조 때의 ‘최명길과 김상헌’을 써주셨다. 참여한 학자로 이 시리즈를 평가해 달라. 임기환(이하 임) 올 2월 약간 쌀쌀할 때 글을 쓴 기억이 나는데 벌써 12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시리즈는 애초에 한국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기획된 것이었다. 유권자들이 다음 주 대선 후보를 선택할 때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명기(이하 한)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장기간 독자들과 호흡하는 게 사실 어려운데, 잘 마무리된 것 같다.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이었다. 신문사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기획이었다고 본다. 기획의 성패를 떠나 사람들이 잘 몰랐던 지식을 자세히 전달했고, 자연스럽게 역사적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계승범(이하 계)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얘기들을 특정 주제로 엮어냈다.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역사와 관련지어 대중이 반면교사 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주진오(이하 주) 사람은 늘 선택을 하며 사는데,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알고 선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걸 역사 속에서 알아봄으로써 독자들이 내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앞으로 선택해야 할 때 도움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계 이 기획시리즈에 영감을 얻어서, 한국 근현대사 과목을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냈다. 학생들의 부모나 조부모의 개인적 선택을 당시 역사환경 등을 연결시켜서 인터뷰하고 리포트를 쓰라는 것이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박혜숙 대선이라는 가장 큰 정치적 선택이 화두가 될 것이고, 역사학자의 발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동기획을 하게 됐다. 사회적 이슈에서 역사학계 목소리가 약해지고 있는데, 이런 방식의 작업이 그 대안이 되지 않겠나.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선덕여왕을 1번으로 하자고 했다. 사회자 역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게 생각한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나. 역사는 왜 중요한가. 주 세상 살기 힘들고 바쁠 때 ‘500년 전, 1000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굳이 알아서 뭐할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안다는 것이 결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계 과거에 일어난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현재의 나와는 무관하고, 그 사건을 나의 삶과 연관시키지 못하니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역사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완료 진행형’으로서의 역사이고 개인의 삶과 모두 연결돼 있다. 20세기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 파란만장한 시대다. 그런데 20세기 역사학이라는 것이 ‘이념의 시녀’로 전략해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한 신입사원에게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면, 25%는 대학 교양강의 듣는 걸로 충분하다고 하고, 25%는 사극 보는 걸로 공부를 대신한다, 25%는 책을 사볼 정도로 관심 있고, 나머지 25%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다라고 답한다. 고리타분한 교과서 중심의 역사교육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이걸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역사교육이 문제다. 또 한국 근현대사는 성공하지 못한 역사이기 때문에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 있다. ‘역사가 정치에 복무했다.’라는 비판도 있다. 임 해방 이후 1960~1980년대 역사 얘기할 때, 평가하기 이르다고 미룬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신랄하게 이뤄지고 있다. 말이 안 된다. 역사라는 것은 언제나 지금의 맥락 속에서 평가가 가능하다. 꼭 시간이 지나야 평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가까운 시대에 대한 평가를 역사의 범주에서 제외시키는 게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 교육이었다. 시간 속 단절, 즉 화석화시키다 보니 고리타분한 것으로 인식되어온 거다. 입맛대로 역사적 진실을 사용하기도 한다. 주 이념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땐 곤란하지만, 현실에서 역사인식이 넘칠 땐 학자들이 이런 세태를 올바른 역사 접근 방식을 통해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1980년대와 비교해 요즘은 아무래도 정치적 인식, 소명의식 이런 게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임 요즘 고등학생 등의 역사의식이나 각성은 국민교육 시스템 때문에 불가능하다. 교과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 국민교육 시스템이다. 국가에서 용인한 교과서대로 가르쳤는지 감시하고, 시험을 통해 평가하려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교육의 목표나 시험제도나 교과서의 발간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주 이를테면, 국사편찬위원회가 천재교육에서 나온 중등교과서 검정심사를 한 뒤 ‘이한열 사망 사진’을 저자(주진오 등)의 허락도 받지 않고 삭제할 것을 요구해 올 가을에 파동이 일었다. 사실 내년부터 교과서가 바뀌기 때문에 검정심사를 내년에 해야 하는 것인데 정부가 조급하게 앞당긴 것이다. 계 미국은 교과서라는 것이 아예 없다. 텍스트북이라 부르지만 교과서가 단순히 읽을 자료일 뿐이다. 사회자 한반도 역사에서 여러 차례 중요한 선택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왜 그렇게 생각하나. 임 고대를 다룬 4편 중 2편이 7세기를 다뤘다. 초점은 신라는 어떻게 생존하고 살아남았느냐. 백제와 고구려는 왜 패망했는가가 중요했다. 한 삼국통일 이후 대륙 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했거나 봉쇄됐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은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서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진취적 기상이 사라졌지만, 덕분에 그나마 정체성을 갖고 살아남았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족 교수에게 배운 한족 학생들이 “왜 중국이 한반도를 삼키지 않았느냐.”고 질문해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청나라, 몽골, 만주, 여진, 거란 등이 중원을 차지했다가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거나 사라져버린 걸 보면 한국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계기가 뭐였는지 찾는 게 중요하다. 임 그것은 고려시대 때로 돌아가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라가 삼국통일 했을 때 당나라 중심의 질서를 수용하겠단 의미였다. 한 허목(1595~1682)은 조선인들이 기국(器局)이 작다고 말했다. 영토의 크기는 생각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계 제국의 질서를 수용하는 대신 왕조의 안녕을 인정받았다. 조선은 16세기 말 왜란과 17세기 초 호란을 겪고서도 자구책을 만들었다기보다 오히려 과거의 기억에 묶여 있었다. 18세기 실학자나 양반 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 아무리 청나라가 싫어도 몽골제국 때부터 중화질서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거다. 국가 경영자로서 중요한 기로인데 자구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자기 기득권에 매달렸던 선택이 한국 문명사 차원에서 볼 때 잘못되지 않았나. 결국 근대라는 쓰나미가 밀려올 때 쓸려 갔다. 주 우리 역사에서 식민지 역사는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다. 후발국가가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내부 개혁과 열강 사이에서 살아남도록 적극적인 외교 정책이 필요했다. 고종의 책임이 크지만 동시에 근대개혁론자들의 태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너무 쉽게 일본의 프레임에 갇혀 일본의 눈으로 세계를 보고 조선 문제를 봤다. 일본의 모델을 통해 근대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군사, 정치, 그리고 사상적으로까지 무장해제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저항적으로 쉽게 일본 식민통치를 받아들였다. 이런 것들이 일제 하 독립운동이 구심점 없이 많은 조직과 방식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일 것이다. 임 개화 이후 지식인들은 사실 일본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겉으로는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이 대비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변형일 뿐이다. 우리만의 시각, 프레임을 갖지 못한 게 아쉽다. 해방 이후 이게 더 큰 문제가 된 게 아닌가. 계 개화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바꾸자 했던 건 사실인데, 이 사람들 중엔 정말 주권이 위기에 닥쳤을때 총칼 들고 저항한 사람이 없다. 주된 핑계는 이미 늦었다는 것인데, 위정척사파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이 애국자로 칭송돼 왔다. 여기서부터 한국 근대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주 사실 위정척사파들 중 의병활동한 사람도 별로 없다고 한다. 당시 유학자들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가 자결이다. 둘째가 의병인데 얼마 안 된다. 세 번째는 더러운 땅 떠나서 자기 뜻 지키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는 것을 저항인 것처럼 여겼다. 우리 역사에서 의병들의 모습 을 볼 때마다 울컥한다. 의병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좀 그렇다. 안타깝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조선왕조로부터 받은 게 뭐가 있다고 저러고 있었을까. 양반과 지식인 등은 의병을 화적떼라고 손가락질하는데 말이다. 사회자 최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유튜브에 ‘백년전쟁’이란 동영상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승만이 미국에서 한 독립운동의 실상과 무장독립운동가인 박용만을 음해한 내용, 박정희 정권의 경제발전 배경에 미국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을 보고 ‘멘붕’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주 이승만이 어떻게 임시정부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 싶다. 특정 논리, 지역적 기반에 입각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외세를 등에 없고 실질적 지도자가 되다 보니까. 지도력에 대한 인정 여부가 약화되는 거다. 또한 이승만은 일제 말기에 VOA(미국의 소리) 전파를 탔고,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이승만은 프로파간다의 귀재로, 한국 최초의 마키아벨리적 정치 인물로 볼 수 있다. 계 중요한 자료들이 공개된 것 같은데, 지금껏 공개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역사를 볼 때 국내 시각에서만 보지 말고 미국이 깔아놓은 동아시아 무대 위의 이승만·박정희의 위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교 수업 자료로 써야겠다. 한 현대사뿐 아니라 교과서도 자료가 굉장히 제한돼 있다. 역사적 평가는 사실만 알려줘도 바뀐다. 알려져 있는 제한된 사실 자체를 넘어서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대통령기념관 만들 때 잘한 일, 잘못한 일을 모두 포함하면 문제는 없다. 근데 나쁜 건 다 빼버리니까 문제다. 사회자 대선 후보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이게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까. 임 유신시대가 자기가 살아온 시대였기 때문에, “그 시대가 문제가 없다.” 라고 한다면 그가 집권한 뒤에 언제든 그 시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그 시대의 공과를 얘기해줘야 하는데, 역사적 평가로 미뤄버리는 것은 과거의 과실도 재현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계 최고통수권자의 철학에 유동적인 역사인식, 즉 현재진행형으로서의 역사인식이 없고, 내 생각만 옳고 다른 생각은 틀렸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 이것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의식에 매몰되는 것이다. 한 최고 권력자의 역사인식을 본인이 아니면 누가 교정할 수 있겠나. 조선시대처럼 경연을 통해 국왕을 계속 개혁시키고 그렇다면 모를까 어렵다. 무엇보다 겸손이 중요하다. 인간의 삶 자체가 굉장히 다양한데 하나의 틀 안에서 다른 삶의 형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겸손이 없는 것이다. 한 의사가 “불치병을 고치려면 7년 묵은 쑥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고 치자. 그 환자는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일단 쑥을 뜯어 말리고 묵혀야 1년이 되고 7년도 되는 거 아니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나로호 문제만 봐도 그렇다. 러시아에 돈을 지불하고 의존할 텐가. 지금 좀 늦었더라도 독자적으로 로켓 개발을 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주 과거에 대한 인식이 곧 현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역사인식이 중요한 거다.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은, 본인의 정치적 자산인데 어려울 거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박근혜 나이 스물여덟이었다. 소녀가장이라는 식으로 변호하면 안 된다. 아무리 아버지더라도 반성할 일은 반성해야 새로운 정치적 비전이 생긴다. 한 겸허의 문제다. 정권의 수준이 국민의 수준이 아닌가 싶다. 5년 전 한 대통령 후보가 “부자됩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얼마나 천박했나. 사회의식이 두텁고 겸허해야 하는데 한국사회가 아직 그렇지 못하다. 주 박정희가 언제나 선거에서 이겼고, 분명 그 시대에 박정희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선택이 이런 지도자를 정치적 지도자로 뽑을 만큼의 수준밖에 안 되는가 싶다. 계 1960, 1970년대를 절대진리로 생각하고, 시대와 역사적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절대진리를 적용하면 안된다. 사회자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우리가 역사 속에서 반복하면서 실수했다면 무엇이 있을까. 계 역사교육의 부재, 기록 문헌을 남기지 않고 비공개했던 건 문제다. 해외 파병을 놓고 찬반이 갈렸다면 토론하고 그 결과를 남겨야 그 다음번에 파병문제를 논의할 때 한 단계 높아진 단계에서 토론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안 되기 때문에 반면교사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다. 한 망각이다. 오랜 기간 동안 험악한 역사를 겪다보니까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일본인이 한국인들에게 “옛날보다 냄비가 두꺼워졌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정권에 불리한 어떤 이슈도 두 달만 되면 덮여진다.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박경리 작가는 사망 후 유고집에 ‘해방 직후 일제에 강제 징용됐다가 고생한 사람들이 집 근처에 서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말하길 ‘저렇게 안 웃으면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떤 화두를 잡았을 때 진지하게 이끌고 나가야 하는데 언론, 지식인들의 이런 역할이 부족하다. 제주 강정마을이 논란인데 해군기지를 세우자 말자는 논의만 있고, 기지에 과연 배치할 군함은 있는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주제를 선정하고, 망각의 속도를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 부정적인 것,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살아 있다. 반복된다는 건 개선이 안 됐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결국엔 개선의 의지나,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목표 등이 없어서다. 대선이나 뭔가 이슈화되는 과정에서 누구의 정책이 옳은가 하고 소극적인 선택들을 하는데, 바꿔야 될 것들을 바꾸는 데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나. 주 시대적 환경에 따라 비슷한 형태로 드러나지만, 완전한 반복은 아니다. 오늘날 한반도의 국제정세가 19세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100년 전 국제정세와 어떻게 비슷한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편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반복적 현상에 대한 치열한 비판과 탐구가 필요하다. 이 정부 들어 역사 교육 비중을 약화시키고, 수업 시수도 형편없이 줄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을지 답답하다. 사회자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역사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있다면. 임 선거 목표중 하나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로의 이행이다. 사실 모든 선거에서 그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거들이 있다. 민주적 사회 질서를 확장해가는 그런 기준을 가진 후보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 통시대적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훌륭한 나라라는 개념은 일반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나라다. 의병이 될 필요가 없는 나라를 만들어주고, 정치를 술자리의 안주로 안 올릴 수 있게끔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계 유권자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 역사가 어떻게 굴러왔고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후보에 대해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까, 민주공화국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우린 그 총수를 뽑는 것이다. 주 최근 정치인들 모습을 보면서 구시대가 부활할 위기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시대에 다양한 변화와 그 변화와 발전이 확대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은 산업화는 뒤늦었지만, 정보화 시대는 앞서갔다. 이 흐름이 민주정치 리더십과 맞물린다고 생각한다. 재벌 위주의 경제 틀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공존하는 사회, 민주정치가 기민하게 작동해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다시 재벌, 기득권 위주에 갇히면, 5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계 올해 제대로 선택을 못하면 5년 뒤에 대통령 선거 못할지도 모른다(웃음). 정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처녀 아니다”…40세 인니 시장, 17세 소녀에 이혼 통보

    40세 인도네시아 시장이 17세 소녀와 결혼한 후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자와바라트주(州) 가루트시 민선 시장인 아쳉 피크리(40)가 지난 7월 고등학생 파니 옥토라(17)와 재혼한지 나흘만에 이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전처와의 사이에 3명의 자식을 둔 피크리 시장은 이혼 통보를 문자메시지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옥토라가 지난 3일(현지시간) 피크리 시장을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또한 피크리 시장이 ‘입막음’ 을 조건으로 옥토라에게 4천만 루피아(약 450만 원)를 준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피크리 시장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행한 일이지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면서 “많은 여성들에게 수치심을 준 것 같아 정식으로 사과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수백명의 시민들이 시장 퇴진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인터넷뉴스팀 
  • PGA 수석 합격 이동환 “신인왕이 꿈”

    PGA 수석 합격 이동환 “신인왕이 꿈”

    내년 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에 ‘한류’가 거세질 전망이다.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 1위와 사상 최연소 합격 타이틀을 모두 한국 선수들이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 Q스쿨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이동환(25·CJ오쇼핑). 그는 4일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 스타디움 코스(파72·7204야드)에서 열린 마지막 6라운드에서 버디 8개에 보기 3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25언더파 407타를 써 낸 이동환은 2위 그룹을 단 1타 차로 제치고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선수가 Q스쿨 1위가 된 것은 1992년 구라모토 마사히로(일본)가 다른 선수 4명과 공동 1위를 기록한 이후 20년 만이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하는 이동환은 2004년 일본 아마추어선수권 우승, 2006년 JGTO 신인왕 수상자로 투어 통산 2승을 올렸다. 2008년 12월 공군에 입대, 지난해 초 전역한 그는 같은 해 JGTO 도신 토너먼트 우승으로 건재를 알렸다. 이동환은 “1등까지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뜻밖에 큰 선물을 받았다.”며 “비거리와 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 우선 상금 125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 출전권을 유지하는 게 목표지만 기회가 된다면 우승이나 신인왕도 노려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고교생 김시우(17·신성고 2학년)는 최종 합계 18언더파 414타로 공동 20위에 올라 역대 최연소 합격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로 17세 5개월 6일이었던 김시우는 2001년 타이 트라이언(미국)의 17세 6개월 1일을 한 달 남짓 앞당겼다. 그러나 김시우는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만 18세가 되는 내년 6월 28일 이전에는 다소 제약을 받아 12개 대회에만 출전할 수 있다. 다만 월요일에 치러지는 예선을 통과하면 대회 출전 횟수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재미교포 리처드 리(24·23언더파 409타)가 공동 4위, 재미교포 박진(33·22언더파 410타)이 공동 7위에 올라 상위 25명에게 주어지는 투어 카드를 따냈다. 이로써 내년 PGA 투어에는 Q스쿨 통과자 4명 외에 최경주(42·SK텔레콤)와 양용은(40·KB금융그룹)을 비롯, 존 허(22), 케빈 나(29·타이틀리스트),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 배상문(26·캘러웨이) 등 한국(계) 선수 11명이 활약하게 됐다. 한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2·캘러웨이)는 16언더파 416타로 공동 27위, 김민휘(20·신한금융그룹)는 14언더파 418타로 공동 43위에 올라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조선후기 남녀차별 상속문 공개

    조선후기 남녀차별 상속문 공개

    고려시대에 이어 조선 초·중기까지만 해도 양반 가문에서는 남녀 차별 없이 균등하게 재산을 분배했다. 제사도 남녀와 장차남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지냈다. 하지만 사림이 전면에 나선 16세기를 지나 통치 철학으로 성리학이 굳건히 자리 잡게 되는 17세기 중엽이 되면 남녀 균등 상속 관습은 크게 흔들린다. ‘주자가례’(朱子家禮)를 신봉한 성리학은 예학으로 발달하면서 이른바 ‘상속제의 개혁’을 일으킨다. 재산 분배의 남녀 차별을 보여주는 분재기(分財記·재산상속문서)가 4일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장서각은 이날 한국학기초자료사업 워크숍에서 조선 후기 소론의 영수이자 대학자였던 명재(明齋) 윤증(尹拯·1629~1714)의 아버지 윤선거(尹宣擧·1610~1669) 남매의 분재기인 ‘윤선거 남매 화회문기’(尹宣擧 男妹 和會文記)를 공개했다. 가로 길이가 무려 6m가 넘는 이 분재기(가로 6m 15.6㎝, 세로 34㎝)는 1652년 윤선거 등 12남매가 재산을 분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파평윤씨 윤증 가문은 호서 지방(충청도) 예학을 대표하는 명문가로 윤선거, 윤증 등 당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학자를 배출했다. 이번에 공개된 분재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모시던 조상의 제사를 종손이 독점하고, 제사를 지내는 데 쓰기 위해 별도로 떼어두는 재산을 종손이 관리하도록 명시한 부분이다. 분재기에는 “가산(家産)의 20분의1을 봉사조(奉祀條·제사를 지내는 데 쓰기 위해 따로 떼어둔 재산 항목)로 제출(除出·따로 떼어놓는 것)한다. 제사와 봉사조 재산은 봉사 자손(종손)이 주관한다. 제사의 남녀 간, 장차자(장남과 차남) 간 윤회(輪回·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는 것)를 금지하고 종가에서 주관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안승준 한중연 장서각 책임연구원은 “여성이 제사에서 제외되면서 여성에게 나눠 주던 재산이 제사용 재산으로 설정됐다.”면서 “윤증 가문이 호서 지방의 예학 명문가였던 만큼 윤증 가문의 분재기는 다른 문중에서 참고하는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CEO 칼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요즘처럼 혼란스럽고 불안한 때가 있을까. 짝퉁 부품 사용으로 인한 원전가동 중단, 공무원들의 거액 공금 횡령, 검찰 안팎의 불미스러운 파동 등 도저히 믿기지 않는 뉴스들이 넘쳐난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직자들의 행태가 이러니 국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이익만을 내세운 주장이 난무한다. 더욱이 일부의 주장을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충분한 숙고 없이 수용하면서 일을 키워 문제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 갈등,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편입시키려는 의원입법으로 인한 교통대란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정부기관조차 밥그릇 싸움을 벌이니 기가 막힌다. 국민들에 대한 봉사보다 각자의 이익 추구가 더 관심이다. 정치권력을 이용해서 학연·지연·업연·혈연 등으로 맹목적 편들기를 하는 정치인이나 공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공직자들을 보노라면 17세기 학자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떠오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저마다 자유롭고 평등하여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권리인 ‘자연권’을 가지고 있으나, 각자가 모두 그와 같은 권리를 무한히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이라는 자연상태가 된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무법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인간은 사회계약에 입각한 강력한 국가, ‘리바이어던’(Leviathan)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리바이어던은 성경 욥기에 나오는 천하무적의 거대한 바다괴물. 홉스는 아무도 대적할 수 없는 리바이어던처럼 만인의 투쟁을 다스리고 조정할 강력한 권력을 지닌 국가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묵은 갈등이 잘 해결되지 않는 것은 서로의 입장이 대치되고 이를 조정하는 국가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철을 자신들의 욕심을 관철하는 호기로 생각하는 이익집단들의 무리한 요구가 난무한다. 불씨를 키우는 것은 표를 의식해 이익집단의 요구를 충분한 살펴보지 않고 무조건 수용하는 정당과 대선 후보들이다. 그러니 늘 대선을 앞두고 사회 곳곳에서 삐걱대기 일쑤다. 국가권력은 이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이를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으니 투쟁의 무법상태를 조장하는 꼴이다. 정치권에서 남발되는 선심성 공약은 또 어떤가. 각 집단의 주장과 지역 요구들을 부득불 받아들여 내놓은 공약을 보면 갈등 조장은 물론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 허다하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부담이 가는 증세에 대한 언급은 없다. 세금을 대폭 올려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망한 동서고금의 사례는 무척 많다. 모든 집단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선거에서 100% 지지를 받을 수도 없고, 또 각 집단의 주장을 모두 받아 준다 해도 그 집단이 100% 표를 몰아주지는 않을 것인데도 헛된 기대로 일단 공약을 내놓고 본다. 하지만 집권 후 실천을 못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악순환이 있어 왔기에 정치권의 불신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올바른 게 좋은 게 아니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면서 불의에 눈감고, 원칙과 정의에 어긋나는 일조차 하도록 강요하고, 독단적 주장을 거부하면 정의롭고 살기 좋은 나라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집단의 이익을 무턱대고 수용하기보다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 소통과 조율을 활성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의를 기반으로 원칙과 규범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당사자들이 이를 따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국가권력이다. 이제 대선 투표일까지 보름 남짓 남았다. 정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공정함이 우리 사회에 넘치게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다려 본다.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전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연세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전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연세대 교수

    영화와 뮤지컬로 유명한 ‘지붕위의 바이올린’이 있다. 1905년 러시아혁명이 불기 시작한 우크라이나 작은 지방의 유대인 부락. 우유 가공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테비에 부부에겐 5명의 딸이 있다. 그 중 큰딸이 부잣집 홀아비한테 시집가느냐, 아니면 가난한 재단사한테 시집가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집안과 동네가 떠들썩해지고 아버지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키 작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지붕 위에 서서 ‘노을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읊어대는 바이올린 연주는 많은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라스트 신에서 흘러 나왔던 이 영화의 주제곡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명곡 중 하나였다. 지붕 위에서, 그리고 때로는 지붕 아래에서도 연주되는 바이올린은 생존에 대한 은유이며 미래에 대한 상징이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 앞에는 희망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시사했다. ●13년째 희망콘서트… “내겐 보람이자 도전”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58) 연세대 교수. 그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희망 콘서트’가 아닐까 싶다. 매년 이맘때면 항상 자선 음악회를 열어 불우한 이웃이나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 곧 음악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13년째 희망 콘서트와 6년째 실내악 자선 음악회를 열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역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단어가 있다. 국내 남성 클래식 연주자도 섹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래식계의 영원한 미소년으로 불리며 여성팬들 또한 많다. 소년같은 헤어스타일과 옷차림, 해맑은 미소가 그렇다. 알고 보니 그는 8살때 첫 독주회를 가졌다. 벌써 50년 연주인생이다. 하여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 교수를 만났다. 하하하, 털털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58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보였다. 다만 그의 목 왼쪽편에 있는 검은 자국이 바이올린으로 살아온 50년 세월을 상징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으며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연주자 반열에 올라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발행된 저명한 음악인 사전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마주 앉자 먼저 희망 콘서트 얘기부터 나왔다. “처음에는 10년 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13년이 됐습니다. 간염 퇴치 콘서트에서 3년 전부터는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을 위한 콘서트로 집중하고 있지요. 예상보다는 반응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사회에서 클래식 연주로 콘서트를 장기간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그는 지난달 기아대책을 위한 희망 콘서트를 가졌고 27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30일에도 포항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렇듯 그는 매년 ‘힐링음악회’를 통해 불우 이웃을 돕는다. 맨 처음, 그러니까 2000년 대한간학회로부터 B형 간염퇴치 명예대사에 위촉된 후 간염환자들을 위한 희망콘서트를 이끌어오다가 3년 전부터 기아대책 음악회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이 무대에 섰고 국내 초연곡들도 적지 않다. 그러는 한편 ‘서울 스프링 실내악’ 감독을 맡아 자선 음악회를 열고 있는 것. “음악의 힘은 큽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위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위기에 도달했을 때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영혼을 위로한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일입니다. 대중가요는 반짝 다가왔다가 사라지지만 클래식은 아주 오랫동안 함께 갈 수 있지요. 대중적인 곡도 많이 연주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곡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시벨리우스의 소품을 연주했고, 오보에나 클라리넷 협주곡과 기타 협연 등도 했지요.” 10주년을 기념해서는 첼리스트 조영창과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봐이용이 함께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연주자로 살다보면 자기 음악 세계에 빠져 이런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은데 환우들과 함께 하면서 얻은 소중한 무대가 됐다고 표현한다. 이 희망 콘서트는 대한간학회 주최,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를 석권한 뒤 영국과 벨기에 왕실 초청 연주를 비롯해 세계의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연주무대에 서고 있는 그에게 ‘희망 콘서트’는 또다른 보람이자 도전이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알프스산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프랑스의 대표적 음악축제인 ‘뮤직알프’를 키워낸 음악감독이기도 하다. “그 음악회도 벌써 13년 됐네요. 해발 1800m 알프산 중턱에서 한달 넘게 연주회를 갖습니다. 세계 각국의 학생과 선생님들이 참석하는데 실내악 연주를 주로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즐기는 일종의 자원봉사 형식이지요. 그래서 항상 여름방학때면 서울을 떠나 프랑스에서 지냅니다.” 다시 말해 그가 국내외적으로 주도하는 음악회는 ‘희망 콘서트’ ‘서울 스프링 실내악 무대’ ‘뮤직알프’ 등 세 가지인 셈이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인생의 전부나 다름없다. 뭐든지 음악적 해석으로 접근하고 도전한다. 하지만 외로움 또한 적지 않다. 얼핏 보기에 솔리스트가 화려해보일 법도 하지만 그 삶은 쉽지 않다며 웃는다. 외국에서 연주를 할 때 호텔에 머물기 싫어 프랑스에 있는 집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파리에는 부인과 딸이, 서울에는 아들이 산다. 그가 서울에서 학생들과 같이 있을 때는 항상 실내악을 강조한다. 바이올린 레슨만 받으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실내악을 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며 한 호흡으로 연주하는 걸 익히다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레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또 시험과 콩쿠르에 집착하다 보니 넓게 보는 시야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가 되려면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좋은 연주자란 타고난 개성에 더해 깊이 있게 음악 속으로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화제를 어린 시절로 돌렸다. 어떻게 해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됐을까. “8살때였지요. 아버지가 대전에서 근무하셨을 때 첫 독주회가 열렸습니다. 누나가 피아노 반주를 했고 제가 바이올린 연주를 했지요. 저도 원래는 피아노를 했는데 피아노보다는 바이올린이 낫다는 가족의 권유도 있고 해서 그 길로 나갔는데 벌써 바이올린 50년 인생이 됐네요(웃음)” ●“내 음악적 끼는 기타 잘치시던 아버지께 물려받아” 신동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그렇게 일찍부터 재능을 발휘했다. 12살 되던 해에는 성인들과 함께 경쟁하는 동아콩쿠르에서 1등을 하자 미국행을 결심했다. 1967년 음악 영재들만 다니는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바이올린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커티스 음악원에서 스승 갈라미안을 만났다. 1971년 17세 나이로 미국 음악계가 가장 주목하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워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카네기센터 등에서 연주회를 가지면서 세계적 음악가로 기반을 다졌다. 특히 세계 3대 콩쿠르인 몬트리올 콩쿠르, 런던 칼 플레시 콩쿠르, 브뤼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하면서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무대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이때부터 세계의 저명한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연주했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을 비롯 유럽의 런던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면서 섬세하고 이지적인 연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981년에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을 위촉받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는 질문에 “아버지가 기타를 잘 쳤다.”고 대답한다. 음악인생을 살면서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외로움이 많았다고 하면서 “예술은 평생 씨름하는 것과 마친가지”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곡에 대해서는 “모차르트, 베토벤, 시벨리우스, 쇼스타코비치, 브람스, 헨델, 프랑스와 스페인 음악 등이다.”고 대답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는 1975년 뮌헨 무대와 1983년 16년만에 귀국했을 당시의 연주였다고 술회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강동석 교수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줄이어드음대와 커티스 음악원을 나왔다. 8살때 첫 독주회를 가지면서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12살때 동아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이듬해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진학했다. 1971년 17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워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이후 몬트리올 콩쿠르, 런던 칼 플레시 콩쿠르, 브뤼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에서 차례로 우승했다. 1981년에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이 됐다. 1983년 16년만에 귀국한 뒤 한국과 유럽무대를 오가면 연주회를 가졌다. 영국과 벨기에 왕실, 미국 백악관 초청 연주회를 비롯,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많은 협연을 가졌다. 2000년 간염퇴치 명예대사로 위촉된 뒤 매년 ‘희망 콘서트’를 열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 교수와 서울 스프링 실내악 감독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원음악대상(2009), 프랑스문화예술공로훈장(2012) 등이 있다.
  • [Weekly Health Issue] 청소년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청소년 우울증

    우리 사회는 해마다 이맘때쯤 홍역을 치른다. 청소년들의 절망이 부르는 극단적인 선택이 그것이다. 사회가 그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떠안기고 채찍질만 해대는 탓이다. 사방에서 옥죄고 드는 끝없는 압박감에 그들은 기지개 한번 켜지 못한 채 내몰리다가 한순간, 꽃잎처럼 스스로를 내던지고 만다. 그 안타까운 좌절의 이면에는 치명적인 정신적 문제, 바로 우울증이 도사리고 있다. 전문의들은 “특히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은 스스로 어떤 구원의 가능성도 배제한 채 고립무원의 심정으로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곤 한다. 그래서 더 무섭다.”고들 말한다. 이런 청소년 우울증을 두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송동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왜 청소년 우울증이 문제가 되나. 청소년에게 대입과 수능은 반드시, 그리고 성공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다. 특히 기대수준이 높거나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진 학생이라면 수능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크고, 덩달아 결과에 대해 절망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 속에 놓인 청소년의 심리 특성상 수능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어 우울증 가능성이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우울증이란 어떤 상태인가. 미국 정신질환 편람인 ‘DSM-IV’에서 제시한 우울증 기준에 따르면,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가 안 되고, 주변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또 잘 먹지 않아 체중이 줄며,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늘 힘이 없거나 피곤·초조해 하고, 자신을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며, 반복적으로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청소년들의 경우 우울한 기분 대신 신경질이나 짜증을 보이기도 한다. ●청소년 우울증이 갖는 특성이라면…. 청소년 우울증은 앞서 말한 특성 외에도 비전형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동반하며, 반항적·폭력적 행동이나 비행·무단결석·가출·폭식·잠을 많이 자는 등의 행태가 나타난다.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유병률은 연구 주체나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2세 때 12∼17%이던 것이 연령에 따라 증가해 17세 때는 22∼24%에 이른다. 국내 유병률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주요 증상을 근거로 할 때 남학생은 34%, 여학생은 44.3% 정도로 추정되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주요 증상의 발현 빈도도 증가해 고3 여학생의 경우 5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한 추세다. ●원인을 상세히 짚어달라. 크게 생물학적 원인과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한다. 생물학적 원인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성향과 세로토닌·노아드레날린·도파민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이에 비해 사회심리적 측면에서는 부모 등 가족 간의 갈등, 양육 과정에서 형성된 비정상적 인격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이 중 우리 사회에서는 학업과 성적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게 작용하며, 이 때문에 수능에 실패하면 우울증의 빈도가 크게 증가한다. 여기에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된 학교문화도 우울증 빈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건강한 또래 관계가 중요한 발달 과업인 청소년기의 대인관계에서 얻는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적인 증상 및 주변에서 인지할 수 있는 특이증상을 짚어달라. 이전과 다른 행동, 특히 앞서 언급한 행위특성으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행동, 예컨대 우울해하거나 허탈한 태도, 짜증, 방안에 틀어박히기, 잠 안자기, 반항적 태도, 폭식이나 식사 거절, 늦은 귀가, 흡연이나 음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청소년들의 일탈은 대개 또래집단 속에서 나타나는데, 또래집단 형성은 청소년 시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또래집단에 소속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문제는 자녀가 또래집단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는가가 중요하다. 귀가시간이 자주 늦거나 음주·흡연 등의 흔적이 느껴질 때, 학교나 학원 무단결석이나 조퇴가 반복될 때, 신체적 폭력에 관련되거나 반복적인 거짓말이나 돈 또는 물건을 훔치는 사례 등이 나타나면 또래집단의 일탈에 동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검사 및 진단과 치료 방법은. 진단에서는 정신과적 면담이 중요한데, 특히 병력 및 학교·가정에서의 생활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과 면담치료가 필수적인데, 가족 면담을 중심으로 한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청소년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데, 이를 위해 어떤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있는가.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치료 기피를 낳기 쉽다.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불안이 없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안심시키고 위로를 제공하면 비로소 의사와 신뢰가 형성돼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선다. 이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치료의지가 싹트며, 이런 가운데 저항적 요인들이 점차 감소하면서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청소년 우울증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문제는 없는가. 청소년 우울증은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워 극단적 선택에 다다르게 된다. 따라서 제도적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사회가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 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학교와 가정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정신건강 관리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우울증은 유병률이 높고, 사회간접비용도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입시와 학교폭력 문제를 가진 우리 사회는 특히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사회교육적 변화가 필요한데,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들은 이에 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정부는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전향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건강한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싸이, 새 역사 쓰다] 싸이 ‘강남 스타일’ 유튜브 제패, 세계가 들썩… 133일의 기적

    [싸이, 새 역사 쓰다] 싸이 ‘강남 스타일’ 유튜브 제패, 세계가 들썩… 133일의 기적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역대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인들이 가장 즐겨 본 동영상 자리에 올랐다. ●8월 2일 1000만건 돌파… 그가 곧 새역사 지난 7월 15일 공개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지난 24일 오전 8억건을 돌파한 뒤 빠르게 조회 수가 상승해 이날 오후 6시 30분에는 8억 369만건을 기록하며 유튜브의 모든 카테고리를 아울러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 1위에 올랐다. 당초 이 부문 1위는 같은 시간 8억 365만건을 기록한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 뮤직비디오였다. 싸이는 저스틴 비버가 33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을 4개월여 만에 뛰어넘었다. 25일 현재 약 8억 150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지난 8월 2일 조회 수 1000만건 돌파를 시작으로 9월 중 1억건(4일)·2억건(18일)·3억건(28일), 10월 중 4억건(8일)·5억건(20일)·6억건(31일), 11월 11일 7억건을 넘으며 기록 경신을 이어 갔다. 또한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약 214만명의 유튜브 이용자로부터 ‘좋아요’를 받아 유튜브 최다 추천 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올랐다. 현재는 540만여건의 ‘좋아요’를 기록 중이다. 미국 음악전문지 빌보드 등 해외 유력 매체들도 싸이의 기록 경신을 비중 있게 전했다. 특히 ‘강남스타일’에 싱글 차트 1위 자리를 끝내 주지 않았던 빌보드는 25일(한국시간) “‘강남스타일’이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유튜브 왕관’을 차지했다.”고 전한 뒤 “약 4개월간 이 노래와 싸이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AFP통신은 “유튜브 사상 최고의 히트작”, 음악잡지 롤링 스톤은 “전에 접하지 못했던 뮤직비디오”라고 평가하며 싸이의 유튜브 제패 소식을 전했다. ●마치 놀이하듯 쏟아내는 리액션 영상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제패한 배경은 코믹하면서도 친근한 말춤과 섹시 코드를 버무린 B급 정서로 무장한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경계심을 풀어 주는 보편적인 정서인 B급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강남스타일’은 중독성 있는 팝 요소와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장르를 섞은 대중성 있는 음악에 따라 하기 쉽고 재밌는 안무로 세대와 인종을 불문하고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린 ‘강남스타일’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는 물론 오세아니아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 등 대륙을 막론하고 220여개국에서 조회 수가 더해졌다. 유튜브에서 이 뮤직비디오를 본 전 세계 이용자의 성별은 61.6%가 남성, 38.4%가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남녀를 불문하고 13~17세 연령대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 달성이 가능했던 것은 전 세계 네티즌들이 ‘강남스타일’과 관련한 패러디와 리액션(‘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본 이용자들 반응) 등의 영상을 마치 ‘놀이’처럼 쏟아 냈기 때문이다. 25일 유튜브에 따르면 ‘강남스타일’ 관련 한글과 영문 키워드로 검색한 동영상 수는 총 1240만여개로 지난 4개월여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원이 사용된 영상들의 조회 수도 10억 5101만여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영상이 쏟아지며 ‘강남스타일’은 꾸준히 화제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싸이가 저작권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을 취한 것도 한몫했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유튜브의 저작권 보호 툴인 ‘콘텐츠 검증 기술’(CID)은 콘텐츠 소유권자가 해당 영상에 대해 차단, 추적, 광고 수익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싸이는 이 중 광고 수익화의 방식으로 설정해 자신의 음원을 사용해 패러디, 리액션 등의 영상을 제작하면 해당 영상에 광고가 붙고 이 수익이 원저작자에게 돌아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콘텐츠 끊임없이 업데이트 新홍보모델 구축 또 해외 유명 스타들의 입소문 효과도 톡톡히 봤다. 그때마다 유튜브 조회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국제음악박람회 ‘뮤콘 서울 2012’에 참석했던 존 히라이 유튜브 한국·일본 음악 부문 총괄은 “강남스타일은 다른 뮤직비디오와 차별화되는 매력이 있고 안무가 워낙 독특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따라 추면서 인기가 확산됐다. 미국 팝스타들이 트위터에서 싸이 이야기를 많이 한 것도 도움이 됐다.”면서 “무엇보다 강남스타일을 자유롭게 패러디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한 번 보고 끝내는 영상이 아니라 마치 놀이처럼 따라 하면서 제작한 패러디 영상이 꾸준히 화제를 만들어 내 큰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그는 싸이가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촬영 현장 뒷얘기, 인터뷰 등 부가 영상까지 유튜브에 올린 것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세계에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것을 즉시 만들어서 올리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역대 최약체 평가… 동료 믿고 뛰어 좋은 결과”

    “역대 최약체 평가… 동료 믿고 뛰어 좋은 결과”

    “욕심을 버리고 동료를 위해 희생하라.” 이광종(48) 19세 이하(U19) 대표팀 감독이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은 희생이었다. 이렇다 할 스타가 없어 역대 최약체란 평가를 받던 대표팀을 이끌며 일군 성과여서 그의 리더십은 더욱 빛났다. 대표팀은 18일 새벽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끝난 이라크와의 결승에서 전반 35분 무한나드 압둘라힘 카라르에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내내 끌려다녔다. 이광종 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했고 마침내 후반 추가 시간 2분 만에 문창진(포항)이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연장 전후반까지 1-1로 마친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상대의 실축과 골키퍼 이창근(부산)의 선방을 묶어 4-1로 승리, 극적인 우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으니 열심히 뛰라’고 격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길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후반 종료 10분 전 수비수 송주훈(광명공고)을 전방으로 끌어올린 것을 꼽았다. 하지만 견고했던 이라크의 수비벽과 쫓기는 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이 감독이 있었기에 어린 선수들이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 수 있었다. 이 감독은 2004년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와 기쁨이 배가 됐다.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 감독은 프로팀을 이끌 수 있는 AFC 지도자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유소년 지도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지도자 1기로 들어간 이후 줄곧 유망주 발굴과 지도에 집중해 온 그는 U15 대표팀 감독, U20 대표팀 수석코치 등을 거쳐 2007년부터 17세 이하 팀을 맡아 이듬해 AFC U16 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FIFA U17 월드컵에선 손흥민(함부르크)과 ‘광양 루니’ 이종호(전남) 등을 앞세워 알제리와 멕시코 등 난적들을 연달아 격파, 22년 만에 8강에 올려놓아 주목받았다. 2년 전 U19 챔피언십에서는 지동원(선덜랜드)과 이종호 등을 앞세워 우승을 노렸으나 4강에서 북한에 지는 바람에 3위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감독은 “조별리그 때부터 득점 훈련과 승부차기 훈련을 함께 했던 게 큰 효과를 본 것 같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 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CEO 칼럼] 한국 농업이 넘어야 할 다섯 고개/김재수 aT 사장

    [CEO 칼럼] 한국 농업이 넘어야 할 다섯 고개/김재수 aT 사장

    한국 농업이 나아갈 방향과 향후 과제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개방화와 국내 시장 한계를 감안해 농정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거나 소득증대와 복지정책 중점 추진, 유통개선, 친환경 농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으나 시대상황과 맞는가, 단기간에 실천 가능한가, 입체적으로 분석했는가 하는 점에서 보면 회의가 든다. 필자는 최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시행 이후 농식품 유럽시장을 점검하고자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다녀왔다. 유럽 경제는 침체되고 있으나 농식품 소비는 활기를 띠고 있었다. 최근 유럽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한국 등 아시아 식품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소비가 크게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농업의 향후 방향을 세울 때 유럽 선진국의 정책을 상당 부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농지 면적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기후나 토양 조건은 불리하지만, 농식품 수출이 820억 달러에 이르는 등 성공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 현장과 식품소비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정리해 본다. 첫째, 선택과 집중이다. 시대 변화에 맞는 정책 목표를 세우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17세기부터 다른 작물 재배가 불가능했던 간척지를 기반으로 가축을 기르고 우유·치즈 등의 생산에 주력했다. 일찍부터 개방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낙농업·가공농업 중심의 수출농업을 이끌어와 세계 1위 낙농 국가가 됐다. 우리 농업도 전 분야의 생산을 늘려 자급을 이루고 소득증대나 가격안정, 복지증진 등 모든 것을 이루겠다는 구상은 현실감이 떨어진 공허한 구호가 될 수 있다. 둘째, 연구개발의 효율화와 산학연 협력체계 강화다. ‘기술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의 세계적 식품 클러스터 ‘푸드밸리’는 8000여명의 과학자와 1500여개의 식품업체, 20개 연구기관이 통합 시너지를 발휘해 세계적 기술 개발을 이뤄 내고 있다. 우리 농업의 핵심 과제가 비용 절감이다. 비용의 상당 부분이 유류와 전기, 농약 등 자재비와 인건비다. 그나마 면세 유류나 농업용 전기료 혜택으로 견디고 있다. 조직 개편에 허송세월하지 말고 산학연이 연계해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새 기술 개발을 이루는 것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셋째, 농업 영역을 늘려야 한다. 농업 선진국들의 농업 영역은 식량이나 가축사료를 넘어 기능성 식품, 의약제품, 첨단 신소재 등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콩 단백질이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제품, 친환경 옥수수 플라스틱 등 고부가가치 첨단 농업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농업도 ‘먹는 농업’에서 벗어나 보는 농업, 관광·의료·생명·신소재 농업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 넷째, 국민농업 시대를 열어야 한다. 농업과 농촌이 농민의 일터만은 아니다. 농촌의 땅, 물, 산천은 생태를 보전하고 수자원 함양, 토양 보전 등 공익 기능을 수행하는 국민 삶의 터전이다.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깨끗한 농촌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맞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농업은 단순한 경제의 일부분이 아니라 미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파트너”라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나, 1862년 미국 농무부를 만들고 그 이름을 ‘국민의 부처’로 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 농업의 시대를 열어 가라는 메시지다. 다섯째, 글로벌 시대에 알맞은 법령과 제도 개선, 조직과 기능 개편, 의식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 과거 닫힌 시대의 정책을 대폭 개편해야 하며, 농림 공직자와 농업인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 요인을 한마디로 해 달라는 질문에 비노 와게닝겐대 교수는 “지속적 혁신”이라고 답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간 원활한 소통과 협의도 필요하다. 농정 거버넌스와 ‘협치농정’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농업이 민족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시대·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 활력 산업으로 우리 농업의 미래를 열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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