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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급이 빚은 빵, 문명이 차린 아침식사

    계급이 빚은 빵, 문명이 차린 아침식사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윌리엄 시트웰 지음/안지은 옮김/에쎄/608쪽/2만 6000원 아침식사의 문화사/헤더 안트 앤더슨 지음/이상원 옮김/니케북스/496쪽/2만 2000원 뱃속의 기쁨을 채우고자 하는 식욕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다. 프랑스인 미식가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식은 “삶을 지배하는 주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생활은 삶의 소비로 인해 지친 이들에 대한 위로다. 미식을 탐하지 않는 자는 없다. 신간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에쎄)와 ‘아침식사의 문화사’(니케북스)는 4000년에 이르는 음식 역사와 식습관, 그리고 인류가 맛본 요리들이 무엇인지를 탐구한 책이다. ‘역사를 만든 백가지 레시피’가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레시피를 발굴해 미시적으로 들여다본 음식의 연대기라면 ‘아침식사의 문화사’는 아침 식사가 인류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됐는지를 종교, 무역, 기술, 편리성 등 4가지 측면에서 흥미롭게 펼쳐낸다. 인류 문명은 빵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빵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레시피가 거의 똑같다. 고대 이집트 룩소르의 세네트 묘실에는 빵을 굽는 장면이 세밀하고 다채로운 색채로 묘사돼 있다. 이 벽화에는 곡물을 밀가루로 만드는 방법뿐 아니라 나무 그릇에 곡물을 빻고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거나 화덕에 넣어 빵을 굽는 노동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돼 있다. 이 벽화에 나오는 빵은 오늘날의 피타 빵과 흡사하다. 이집트인들도 효모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여 지금의 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세시대의 빵은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는 음식이었다. 귀족들은 하얀 맨치트 빵을, 상인들은 밀로 만든 둥근 빵, 가난한 서민들은 겨로 만든 빵을 먹었다. 귀족들은 흰색 빵을 손님에게 내놓으며 신분을 과시했고 수도원에서도 서열이 높은 성직자일수록 흰색 빵을 먹었다. 흰색 빵은 11세기부터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16세기 후반에야 대중화된다. 1588년 출간된 요리책인 ‘좋은 주부가 주방에서 직접 손으로 만든 음식들’에는 흰색 맨치트 빵의 레시피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고운 밀가루 28㎏과 미온수 3.7ℓ, 하얀 소금 한 줌과 효소 570㎖를 골고루 잘 섞어 반죽한 다음 30분간 내버려 뒀다가 화덕에 넣고 1분 정도 익힌다.’ 지금의 레시피와도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은가. 고대와 중세시대 요리의 레시피는 현대에 와서 재현되기도 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고급 레스토랑인 팻덕의 셰프 헤스턴 블루먼솔은 2011년 ‘고기 과일’이라는 중세 요리를 재현해 미슐랭 별 3개를 받기도 했다고 책은 소개한다. 인류는 이 같은 요리들을 시대별로 즐겼지만 아침 식사의 경우 종교적으로 억압된 암흑기도 있었다. 중세에 접어들면서 아침 식사는 천박하고 상스러운 대상으로 전락한다. 과식, 과음 등 육체에 관한 모든 쾌락이 억압된 중세시대 도덕론자들은 점심과 저녁 두 끼면 하루 식사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또 아침을 챙겨 먹는다는 의미는 힘든 농사일을 하는 빈민층을 상징하는 일종의 표식으로 여겨졌다. 15세기 중반이 돼서야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 같은 옹호론자 덕에 아침 식사가 전 유럽에 유행처럼 번지게 됐다. 책은 17세기의 ‘무역’ 열풍도 아침 식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아침 식탁에 등장하는 홍차, 커피, 카카오가 모두 이 시기에 유럽으로 유입됐다. 18세기 영국인과 미국으로 건너간 유럽인은 아주 푸짐한 아침 식사를 즐겼는데 이는 너무 바빠서 점심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직장인을 위한 배려였다고 책은 말한다. 종교와 무역에 이어 아침 식사에 영향을 미친 것은 ‘기술’이었다. 1760~1840년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물류 수송이 원활해지고 중산층이 부상하면서 아침 식사는 그 이전 시대보다 호사스러워졌다. 19세기 말 이후 아침 식사의 대명사 격인 시리얼은 전 미국의 식탁을 접수하며 표준이 됐다. 하지만 저자가 그리는 아침 식사의 미래는 풍성하다. 지금처럼 허겁지겁 먹는 ‘때우기’ 식이 아니라 10~15년 내에 마치 저녁 식사처럼 느긋하게 코스 요리를 먹는 방식이 될지 모른다고 예견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4색 매력, 다르타냥이 돌아온다

    4색 매력, 다르타냥이 돌아온다

    초연 이후 탄탄한 작품성과 흥행성으로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삼총사’가 2년 만에 무대 위에 오른다. 프랑스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1844년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시골청년 다르타냥과 궁정 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세 사람의 모험과 우정을 그렸다. 루이 13세를 둘러싼 파리 최고의 권력가 리슐리외 추기경의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1993년 영화 ‘삼총사’에서 브라이언 애덤스가 스팅, 로드 스튜어트와 함께 불러 유명해진 ‘사랑을 위해’(All For Love)를 중심으로 유럽의 웅장하고 오페라적인 음악과 팝이 어우러져 진한 감동을 전한다. 무대, 의상, 분장, 소품 등도 17세기 프랑스 분위기를 되살리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검술과 액션장면도 재미를 더한다. 2009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당시 4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호평을 받았다. 2014년 공연 땐 국내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공연됐다. 공연제작사 엠뮤지컬아트 김선미 대표는 “2004년 체코에서 초연된 작품을 재창작했다”면서 “완성도를 더욱 높여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돈키호테 같은 다르타냥 역은 가수 카이·박형식·신우·산들이, 전설적 검객 아토스 역은 배우 강태을·박은석이, 로맨티스트 아라미스 역은 박성환·조강현이, 화끈한 바다 사나이 포르토스 역은 장대웅·황이건이, 미모의 여간첩 밀라디 역은 윤공주·이정화가 열연한다. 이번 출연 배우들 중 2014년 유일하게 다르타냥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있는 박형식은 “2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나게 돼 매우 설렌다”면서 “다른 3명의 다르타냥과 구별될 수 있도록, 박형식만의 다르타냥을 제대로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하루 8시간 이상 강도 높은 연습을 하고 있는 카이는 “오랫동안 많은 뮤지컬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삼총사’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면서 “17세기 파리를 정의로 물들인 남자들의 전설을 매력적으로 전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 1일부터 6월 26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02)764-7857~9.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장영실이 뿌린 ‘과학의 씨앗’ 꽃피우다

    장영실이 뿌린 ‘과학의 씨앗’ 꽃피우다

    조선 세종 이후에도 의약·지리·자연철학 ‘일취월장’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4월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는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지만 국내 과학계에서 4월은 대중과 과학이 만나는 축제의 달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다채로운 과학기술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한국 과학기술 50년… 행사 봇물 다양한 행사 중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국립부산과학관이 이달 11일 시작한 ‘장영실 특별기획전’이다. 조선 세종조에 활약한 장영실은 생몰 연대조차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과학자이자 발명가다. 최근 그의 생애를 조명하는 TV 드라마도 방영된 가운데 장영실을 통해 우리 전통 과학기술을 되돌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전시회다. 많은 사람들이 장영실과 그를 적극 지원했던 세종대왕의 업적 때문에 당시가 우리 역사에서 과학기술이 가장 발달했던 때이며 그 이후 과학기술은 사실상 쇠퇴했다고 알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선정한 ‘명예로운 과학기술인’ 31명의 면면을 보더라도 20세기 이전의 인물은 11명에 불과한데 이 중 세종시대 인물이 3분의1인 4명에 이른다. 실제로 세종 때 이순지가 완성한 ‘칠정산’ 내편과 외편은 15세기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법으로 평가받았지만 이후 개선되지 못하고 후대 역법 연구자들은 천체 운행을 제대로 계산하지도 못했다. 또 장영실이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물시계를 정확한 시보 장치를 갖춘 일종의 디지털 물시계로 만든 ‘자격루’도 그가 파직된 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서 무용지물이 됐다. 또 이천과 장영실이 세종의 명을 받아 완성한 ‘혼천의’ ‘간의’ ‘일성정시의’ ‘정남일구’ 등의 천문 기기들은 세종 이후 사용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가 임진왜란 당시 대부분 사라지고 남은 기구들도 사용법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은 세종 이후 우리나라 과학기술 전통의 맥이 끊겼다고 하는점을 뒷받침하는 듯하지만 과학사 학계에서는 “그런 생각은 서양 과학과 유사한 형태만 과학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 국사학과 문중양 교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사가 짧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이유는 17세기 이후 탄생한 서양 근대과학의 개념과 범주에서 전통 과학을 보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전통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대과학이라는 필터를 제거하고 특정 시대의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후에도 의약학과 지리학, 자연철학 분야는 더욱 발전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15세기 대표적인 의학 연구 서적은 ‘향약집성방’ ‘의방유취’인데 이는 금나라와 원나라의 의약학을 수용해 한국적으로 정리한 것에 불과했다. 임진왜란 이후 17세기에는 여기에 명나라의 의약학 기술까지 포함해 조선의 시각으로 정리하고 재해석한 허준의 ‘동의보감’이 등장했다. 당시 동의보감은 중국과 일본에서 의약학 교본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정호 ‘대동여지도’는 지리학의 절정 지리학 분야에서도 후대에 갈수록 행정,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특수 지도가 만들어지고, 각 지방 군현 단위의 세부 축적 지도 등을 제작하면서 기술 발전이 거듭됐다. 이런 전통 지리학 기술의 발전은 19세기 중순에 만들어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서 절정을 이룬다. 형이상학적 자연철학 분야에서도 세종 때 이순지가 편찬한 천문학서 ‘제가역상집’이 후대에 나온 것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실학자들은 서양 과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서양 과학을 비판적으로 일부만 받아들이며 우리 고유 과학사상의 틀을 마련하려 했다는 것이 과학사학자들의 의견이다. 17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활약했던 실학자 중에서 김석문은 태극과 이(理)의 원리를 바탕으로, 홍대용은 기(氣)의 개념으로 각각 지동설을 주장했고 최한기는 기륜설(氣輪說)이라는 전통적 이론 체계로 당시 중국을 통해 들어온 뉴턴의 만유인력과 우주론을 해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교수는 “한국 전통 과학과 근대 서양 과학은 과학적 사실과 내용은 비슷할 수 있지만 다른 패러다임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근대 이후 서양 과학은 발전해 왔는데 우리는 퇴보했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술이 없었으면 인류문명도 없었다”

    “술이 없었으면 인류문명도 없었다”

    “맥주에 대한 갈망에 농경사회 시작 더 좋은 발효주 위해 교류 확대” 주장 술의 세계사/패트릭 E 맥거번 지음/김형근 옮김/글항아리/512쪽/2만 2000원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요소인 술. ‘만국 공통의 마약’이라 불리는 술은 적지 않은 부작용, 폐해에도 불구하고 동서고금을 떠나 숱한 찬미와 감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오죽하면 미국의 정치가 겸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와인(술)은 신이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가 행복한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는 부단한 증거”라고 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인류학과 교수가 펴낸 ‘술의 세계사’는 술의 모든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술의 고고학서로 읽힌다. 역사와 자연과학을 결합한 분자고고학 개척자답게 알코올과 관련된 고고학, 화학, 예술, 문학적 단서들을 촘촘하게 들춰 다시 써낸 술의 역사가 흥미롭다. 책이 눈길을 끄는 점은 인간에게 허용된 마지막 합법적 마약이라는 알코올을 역사의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에서 포도 와인이 처음 만들어졌던 시기보다 더 먼 과거에서 시작해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함께 전파된 술의 종류와 역사를 고고학적 유물에 얹어 풀어내는 흐름이 독특하다. 그 과정에서 전개하는 ‘술이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원동력이었으며 술이 없었으면 인류 문명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도드라진다. 술의 태동을 추적한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농경 정착사회의 시작은 빵, 즉 먹을 것을 더 많이 얻기 위해 모여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책은 그 평범하고 고착된 통념을 보기 좋게 뒤집는다. 우선 고대 조상들이 술 제조 기술을 우연히 습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웅덩이에 우연히 떨어져 발효된 보리, 쌀 같은 발아 곡물들을 주워 먹다가 즙을 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더 많이 즐기기 위해 한 곳에 정착해 곡물을 길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농경의 기원은 배고픔보다 갈증이 더 큰 계기였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그 주장을 따르자면 ‘맥주에 대한 갈망’이 바로 농경사회의 시작인 셈이다. 발효주 제조의 흔적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무려 4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술이 광범위하게 퍼진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이 부분에서도 더 좋은 발효 음료를 만들고 즐기기 위한 과정에서 교류가 확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인 교역은 페니키아 사람들을 위한 중요한 장려책 중 하나였다. 그리스 최초의 알파벳 각인 문자는 페니키아어에서 파생된 것인데 그것은 바로 와인 병에 새겨진 시 작품들이었다. 15~17세기 유럽 탐험가들은 아프리카 족장들에게 향신료와 노예를 받는 대가로 줄 럼주와 셰리주를 배에 가득 싣고 다녔다. 술이 단순한 발효음료를 넘어 자의식을 촉진하고 예술, 종교 같은 독특한 특성을 끌어냈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피라미드나 잉카 궁전 같은 거대 건물과 공간을 세우는 과정에선 대부분 일꾼에게 많은 술이 제공되곤 했다. 특히 고대인들은 술을 바치고 마시면서 종교의식과 통과의례를 치렀는데 그 맥이 천주교 미사에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저자가 ‘술 마시는 인간’(Homo Imbibens)을 보는 관점은 그 유명한 ‘술 취한 원숭이 가설’에 기운 듯하다. ‘영장류는 생래적으로 필요량 이상의 술에 빠지기 마련이다’라는 그 지론은 책에서 이렇게 정리된다. “인간에게는 발효음료를 만드는 능력과 발효음료에 끌리는 본성이 있다. 알코올 음료가 인간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면 굳이 문화적 전통을 들먹일 필요 없이 우리가 술을 만들고 마시도록 프로그램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결론 격으로 고대 로마의 군인이자 학자였던 대(大)플리니우스의 격언을 명시해 놓고 있다. ‘와인 속에 진실이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단독] 7세 딸 암매장한 엄마는 ‘집주인의 꼭두각시’였다

    [단독] 7세 딸 암매장한 엄마는 ‘집주인의 꼭두각시’였다

    “처음엔 애 엄마(박모씨·42)가 딸을 때려 살해한 뒤 암매장한 사건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꽤 복잡한 사건이더라고요. 아이 엄마는 사는 집 여주인(이모씨·45)이 그저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꼭두각시’에 불과했어요. 딸에 대한 폭행도 집주인의 사주에 따라 이뤄졌어요. 아이 엄마에게 집주인은 일종의 교주였던 셈이죠. 집주인 이씨에게 살인죄를, 엄마 박씨에게 학대치사죄를 적용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검찰 관계자) 박씨의 딸 A양(2011년 10월 사망 당시 7세)이 숨지기 직전 33개월(2009년 1월~2011년 10월) 동안 어른 6명과 그들의 자녀 5명이 함께 생활했던 경기 용인의 72평 아파트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고성 여아 학대 암매장 사건’의 주범인 이씨와 이씨의 언니(50), 박씨, 박씨의 친구 백모(42)씨, 백씨의 친모 유모(68)씨 등 피의자 5명이 최근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검찰과 의학 전문가 등이 전하는 비극의 실상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씨가 A양과 둘째 딸 B양을 데리고 이씨의 아파트로 들어온 건 2009년 1월이었다. 대학(서울의 4년제 대학) 동창인 백씨로부터 “기도만 해 줘도 아픈 게 싹 낫는 영험한 분”이라고 이씨를 소개받고서였다. 이씨는 백씨 아들(11)의 학습지 교사였다. A양의 친모 박씨는 당시 몸이 아프고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상태였다. 친정 식구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멀리 있었고, 남편과는 별거 중이었다. 집주인 이씨는 박씨를 “우리가 함께 지내야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며 꼬드겼다. 박씨는 늘 자신만만하고 신실해 보이는 집주인 이씨를 언니이자 선생님으로 모셨다. 자신의 친정집을 처분해 마련한 9억여원을 이씨의 꾐에 빠져 갖다 바쳤다. 백씨도 이미 1억여원을 이씨에게 건넨 상태였다. 집주인 이씨는 11명 공동 주거지의 ‘교주’ 집주인 이씨를 포함한 이들은 모두 기독교 신자였다. 이들에게 이씨는 용인 아파트라는 ‘성전’을 이끄는 ‘교주’였다. 친모 박씨와 친구 백씨가 3년 가까이 이씨 소유의 휴대전화 매장 등에서 월급도 받지 못하고 ‘노예’처럼 일한 것도 그런 탓이었다. 박씨와 백씨는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까지 뺏겨 외부와의 접촉도 막힌 상태였다. 집주인 이씨는 “위(하나님)에서 시킨 일”이라는 논리로 집안의 독재자로 군림하며 박씨의 큰딸인 A양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소파 등 가구에 흠집이 생기면 “기도해 보니 A가 한 짓이라는 계시를 받았다”며 박씨에게 딸을 때리도록 했다. 그전까지와 달리 박씨가 A양을 폭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씨의 사주로 자기 딸을 “희대의 악녀”라고 부르며 베란다에 감금하고, 보름간 하루 한 끼만 주는 등 학대 행위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자수하자”는 A양 친모에게 암매장 지시 A양이 숨지던 날에도 이씨는 친모 박씨에게 “A가 여기 사람들을 다 죽여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니 교육 좀 시키라”고 지시했고, 박씨는 딸을 의자에 묶은 뒤 30여분 동안 수십 차례 허벅지 등을 때렸다. 이씨는 박씨가 휴대전화 매장으로 출근한 뒤엔 A양을 직접 회초리 등으로 마구 때리고 4시간 동안 방치했다. 그 결과 A양은 쇼크 등으로 사망했다. “자수하자”는 박씨에게 암매장을 지시한 것도 집주인 이씨였다. 박씨의 무한 충성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지난해 10월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박씨와 일곱 살이던 B양을 내쫓았다. 올 1월 박씨는 충남 천안의 한 막걸리 공장 숙직실에서 B양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교육적 방임)로 경찰에 검거됐다. 그럼에도 수사 초기 박씨는 집주인 이씨의 존재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는 ‘선생님(이씨)을 저주하면 천벌받아 죽는다’며 끝까지 이씨를 보호하려 했다”고 전했다. 집주인은 ‘자기애성’, 친모는 ‘의존성’ 인격장애 이씨와 박씨의 지배·종속 관계에 대해 이들을 상담했던 김경우 통영정신병원장은 “친모 박씨에게선 의존성 인격장애 성향이, 집주인 이씨는 자기애성 인격장애 성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의존성 인격장애 환자는 보살핌을 받으려는 과도한 욕구 탓에 타인에게 순종적이고 매달리려는 성향을 보인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경우 타인에게 자신에 대한 복종을 요구하는 게 특징이다. 전체 인구 중 각각 1%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김 원장은 “양극단에 위치해 있는 인격장애 환자들이 만나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 매우 드문 사례”라며 “박씨의 경우 가족 등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고립이 심해지면서 의존성 인격장애가 악화된 것 같다”고 밝혔다. “‘안산 세모자 사건’과 비슷한 양상” 자신과 두 아들(17세, 13세)이 남편 등 주변인 40여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30여차례나 허위로 고소하면서 지난해 11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산 세모자 사건’의 어머니 이모(44)씨와 사건을 배후 조종한 무속인 김모(56·여)씨 역시 이들과 비슷한 경우로 손꼽힌다. 검찰 관계자는 “안산 세모자 사건의 이씨는 ‘자신의 병을 낫게 해 줬다’고 여긴 김씨를 맹목적으로 따랐다”면서 “김씨 역시 이씨를 자신의 의도대로 조종하기 위해 이씨와 주변인들 사이를 꾸준히 이간질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자문을 맡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박씨는 재산까지 모두 이씨에게 건넨 뒤 경제적 독립도 불가능해졌다”며 “이씨의 끊임없는 이간질로 박씨는 같은 집에 살던 사람들로부터도 고립되면서 이씨에 대한 심리적인 종속은 강화됐고, 그 결과 자신의 딸을 죽음으로 내몬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사건 해결의 단서는 박씨 스스로 제공했다고 수사팀 관계자들은 전했다. A양의 행방에 대해 박씨는 “서울 노원구의 한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고 했다가 나중엔 “내가 죽여 혼자 야산에 파묻었다”고 말을 바꿨다. 수사팀 관계자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듯한 모습에 의구심을 가졌던 게 결국 주변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오늘의 눈] 네덜란드 ‘빙속 사랑’이 부럽다/한재희 체육부 기자

    [오늘의 눈] 네덜란드 ‘빙속 사랑’이 부럽다/한재희 체육부 기자

    지난 12일 2015~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이널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찾았던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의 티알프 빙상장은 유명 록스타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경기장 안은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주황색 옷을 걸친 1만여명의 관중들로 발 디딜 틈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4시간여 동안 선 채로 경기를 관람해야 하는 스탠딩석이 오히려 인기가 좋았는데, 이곳에선 관중들이 맥주와 응원 도구를 양손에 쥔 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대회 관계자는 티켓이 25~50유로(3만 3000~6만 6000원)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만 전부 다 팔렸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장에 입장하기까지 20~30분 정도 줄을 서는 것은 당연했고, 주차장도 만차가 돼 경기장 수백m 전부터 걸어가야만 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력을 분석하고자 이날 티알프 경기장을 동분서주했던 송주호(47) 한국스포츠개발원 책임연구원은 “경기를 캠코더로 찍어야 하는데 키가 큰 네덜란드인들이 다들 서서 응원을 해 촬영에 애를 먹었다. 네덜란드인들의 스케이팅 사랑은 정말 남다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1시간 30분을 걸려 경기장에 왔다는 카린 오세바르(48·네덜란드)는 “평소에 TV로 모든 스케이팅 경기를 다 보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축구 선수만큼 인기가 있어서 광고도 많이 찍는다”고 말했다. 운하의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스케이트가 17세기부터 겨울철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했고, 이후 점차 국민 스포츠로 발전했다. 오늘날 네덜란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축구에 이은 2대 스포츠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좋다. 등록 선수가 무려 15만명에 달하고 400m 트랙 빙상장은 전국에 17개나 된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려 있는 36개의 메달 중 23개(금8·은7·동8)를 싹쓸이하며 당시 메달 2개(금1·은1)에 그친 우리나라의 부러움을 산 것도 이러한 배경 덕분이었다. 반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 빙속의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국제 규격의 400m 트랙은 태릉선수촌 내 빙상장 단 한 곳이다. 그나마 이곳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왕릉의 일부를 훼손하고 있다는 논란에 떠밀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다행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릉에 새로운 경기장이 건설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관중석이 텅텅 비는데 강원도에서 각종 스피드스케이팅 대회가 열릴 경우 집객 효과가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빙상 관계자들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등록 선수도 450여명밖에 안 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이상화(27·스포츠토토), 이승훈(28·대한항공) 같은 선수가 등장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가 거둔 놀라운 성적만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그런 결과를 내기까지 이어진 네덜란드 국민들의 ‘빙속 사랑’을 부러워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jh@seoul.co.kr
  • 단색화, 살풀이, 도자기… 프랑스를 깨우다

    단색화, 살풀이, 도자기… 프랑스를 깨우다

    한·불 수교 130주년 행사를 계기로 프랑스 전역의 주요 미술관과 아트센터 등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견 및 원로 작가들을 중심으로 회화뿐 아니라 야외 조각전, 도자기,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분야의 예술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최근 국제 미술시장에서 한국의 단색화 작가들이 집중조명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프랑스 미술계에서도 한국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동양적 관조의 세계를 미니멀한 회화로 풀어내는 이강소(73) 화백은 지난 4일부터 프랑스 중부에 위치한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10월 16일까지 이어질 전시에서 이 화백은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품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작 20여점을 선보인다. ‘무제’, ‘허’(Emptiness) 연작은 무심하게 그은 듯한 획으로 오리, 배, 집, 나무 등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이 화백은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이성적인 작업과 달리 직관이나 감성을 중시하는 작품에 서구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랑 헤기 관장은 “앞서 소개됐던 한국 작가들의 추상회화는 동양 특유의 절제적 엄숙함과 차분하고 섬세한 단색화적인 우아함을 보였다면 이 화백의 작품은 한국 추상회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고 평했다. 이곳 2층 전시실에선 신문지에 볼펜이나 연필로 수없이 선을 그어 검은 그림을 만드는 작가 최병소(72)의 드로잉전도 열리고 있다.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지방의 모비앙 반느에 있는 케르게넥미술관에서는 한국의 단색화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고성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고색창연한 전시공간에서 ‘한국-모비앙 9346km’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는 박서보, 윤형근, 이강소, 이동엽, 정상화, 정창섭, 최병소, 하종현 등 단색화 1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철도침목, 아스콘, 전봇대, 석탄덩어리, 철근 등 산업적인 부산물을 사용해 인간의 다양한 형상을 표현하는 조각가 정현(59)은 오는 30일부터 3개월간 프랑스 문화성과 프랑스역사유적지청 초청으로 파리시내 중앙에 위치한 팔레루아얄 정원에서 조각 ‘서있는 사람’을 선보인다.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철도침목을 거칠게 잘라 인간의 형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각기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한 작품들이 정원의 통로 한가운데에 47개가 설치된다. 작가는 “침목은 긴 시간 동안 혹독한 환경의 침식작용을 견뎌낸 물질인 만큼 그 자체로 고통의 역사와 에너지를 품고 있다”며 “정교한 미학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거칠고 원초적인 힘을 지닌 작품이 강한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팔레루아얄은 17세기에 건축되고 루이 14세가 기거하기도 했던 왕궁으로 프랑스의 정치, 건축, 문화, 예술 등의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난 역사 유적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파리 이부갤러리의 시릴 에르멜 대표는 “프랑스의 역사적 상징인 팔레루아얄과 재료 자체의 물질성을 부각시키는 작가의 원초적인 현대 추상조각의 만남은 관객들에게 상상력 넘치는 반응을 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31일부터 4일간 열리는 2016 아트파리 아트페어의 주빈국으로 초대됐다. 30일 오프닝 행사에서 현대미술가 이수경은 전통적 제의와 실험적 예술을 결합한 작품 ‘내가 네가 되었을 때’를 선보인다. 작가는 “커다란 샹들리에의 불빛 하나가 불완전하게 깜박이는 가운데 한국무용가 이정화가 전통에서 변형된 살풀이춤을 추는 퍼포먼스로 전통과 현대의 문제를 사유하게 하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오는 6월에는 유명 도자기회사 베르나르도 재단의 초청으로 도자기를 소재로 작업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14명이 사진, 도자 설치, 작업들을 선보이는 전시도 열린다. 도자기 파편을 연결하는 이수경 작가 외에 비누로 도자기를 재현하는 신미경, 도자화를 개척한 이승희 등이 참여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가족·동급생과 원만한 청소년, 흡연·음주 비율 낮다 (연구)

    가족·동급생과 원만한 청소년, 흡연·음주 비율 낮다 (연구)

    사회적인 성격이 강하고 가족, 친구들과 강한 유대감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흡연과 음주 등 나쁜 습관과 거리를 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던디대학교 연구진은 영국의 13~17세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다음의 3가지 핵심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학생일수록 음주나 흡연, 약물 등의 유혹을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제시한 세 핵심그룹은 가족, 급우(나이나 학년이 같은 학교 동급생), 친구 등이며, 이들과의 가깝게 지내지 못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청소년은 음주와 흡연, 대마초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위의 세 그룹과의 관계 및 음주·흡연·대마초 등의 빈도수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조사대상 전체의 14%가 흡연을, 31%가 음주를, 7.5%가 마리화나를 피워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 조사대상에게 세 그룹 중 자신과 매우 가깝거나 동질감이 느껴지는 그룹의 수를 적어내게 한 뒤, 음주·흡연·대마초 경험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세 그룹 중 어느 한 그룹과도 가깝지 않은 학생의 흡연율은 24.1%인데 반해 세 그룹과 모두 가까운 학생의 흡연율은 8.8%로 떨어졌다. 음주 비율 역시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학생은 41.6%인데 반해 세 그룹에 모두 속하는 학생은 25.6로 더 낮았다. 대마초 경험도 마찬가지로,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학생 중 대마초 경험이 있는 학생은 13%였지만, 세 그룹 모두에 속하는 학생 중 대마초 경험이 있는 학생은 2.7%에 불과했다. 다만 그룹별로 살펴볼 때 가족이나 동급생이 아닌 ‘친구 그룹’과 더 강한 연대감이 있는 경우 흡연·음주·약물의 위험이 높아졌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청소년들이 ‘가족 그룹’ 및 ‘동급생 그룹’과의 연대를 강화할 경우 위의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학술지 발달 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국 수학자 윌레스, ´수학 노벨상´ 아벨상 수상

    영국 수학자 윌레스, ´수학 노벨상´ 아벨상 수상

     영국 수학자 앤드루 J.윌레스(?사진?·62)가 ‘수학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과학·문학아카데미는 “반(半) 안정 타원곡선에 대한 모듈러성 추측(modularity conjecture)을 통해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Fermat‘s Last Theorem)를 입증해 정수론에 새로운 시대를 연” 공로로 윌레스를 올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르웨이 과학·문학아카데미는 윌레스가 1994년 “그 주제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오래 지속되고, 풀리지 않았던 문제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었다”고 덧붙였다.  윌레스는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컬럼비아대와 예일대 등 많은 영·미 대학에서 일련의 명예박사를 받은 수학자다. 현재는 옥스퍼드대 리서치 교수로 있다.  시상식은 오는 5월 24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상금은 600만 크로네(약 11억원)다.  아벨상은 노르웨이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노르웨이 정부가 2003년 제정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 알파고의 아버지 “인공지능, 인간 창조성·의식까지도 이해할 것”

    [커버스토리] 알파고의 아버지 “인공지능, 인간 창조성·의식까지도 이해할 것”

    “인공지능은 조수… 결정은 인간의 몫 강력한 기술… 책임감·윤리의식 필요” “다른 모든 강력한 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도 도덕적이고 책임감 있게 사용돼야 합니다. 인간의 수준에 도달한 인공지능은 아직 수십년도 더 먼 이야기지만 지금부터 토론을 시작해야 하겠죠.” 바둑을 정복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전 세계를 ‘AI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의 서막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11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본원에서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40)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인간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 기술을 통해 도움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지능을 조수처럼 활용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리면 됩니다.” “인간은 더이상 스스로 선택할 필요 없이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되는 것 아닌가”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그가 내놓은 대답이다. 허사비스는 이날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가 주최한 석학 특별초청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섰다. 최근 며칠 사이 전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인물로 떠오른 그답게 수백명의 학생과 교수, 취재진이 몰렸다. 강연이 열린 정문술빌딩 드림홀은 발을 딛고 서기도 힘들 정도였고, 강연장 밖에는 안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이 줄지어 선 채 강연을 들었다. ‘인공지능과 미래’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그는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의 설립과 성장 과정, 연구 성과들을 발표했다. 그는 딥마인드의 연구 목표를 “첫째는 지능이 무엇인지 풀어내는 것, 둘째는 그 지능을 통해 모든 문제를 푸는 데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딥마인드가 개발하는 것은 인간이 입력한 데이터를 모두 탐색해 답을 내리는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이 아닌, 스스로 지식을 학습함으로써 유연성과 창조력을 갖춘 ‘범용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며 터득해 나가는 ‘딥러닝’ 기법을 적용해 컴퓨터가 스스로 픽셀 게임을 반복하며 ‘고수’가 된 실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의료와 로봇, 스마트폰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그는 “인공지능을 실제 세계에 적용하면 빅데이터와 기후, 질병, 유전학, 물리학,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인간의 다양한 수수께끼들, 정신과 꿈, 창조성, 어쩌면 의식까지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허사비스는 13세 때 ‘체스 신동’으로, 17세 때 게임 개발자로 이름을 날렸다.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대에 진학해 컴퓨터공학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인공지능 기술 회사인 딥마인드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에 4억 달러(약 4322억원)에 인수됐다. 독특한 이력 탓에 ‘괴짜 천재’라 불리는 그는 유머 감각도 수준급이었다. 연단 앞에 서기 전 활짝 웃으며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청중들의 사진을 찍는가 하면, 강연 마지막에는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채용중!’(We’re hiring!)이라는 제목과 함께 구글 채용 공고를 띄우며 학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대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또래보다 생일 늦은 아이, ADHD 진단 더 많이 받는다 (연구)

    또래보다 생일 늦은 아이, ADHD 진단 더 많이 받는다 (연구)

    또래에 비해 생일이 늦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행동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오인’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만 재향군인종합병원(Taipei Veterans General Hospital) 연구진은 4~17세 미취학 유아 및 청소년 38만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8월에 태어난 남자아이의 ADHD 진단 비율은 4.5%인데 반해, 9월생 남자아이의 비율은 2.8%에 그쳤다. 대만에서는 출생일 8월을 기준으로 해당연도 입학을 결정한다. 즉 8월 31일에 태어난 아이와 9월 1일에 태어난 아이는 학년이 달라진다. 또 8월생 여자아이의 ADHD 진단 비율은 2.9%였지만 9월생 여자아이는 1.8%에 불과했다. 종합하자면 여자아이에 비해 남자아이가, 9월생에 비해 8월생이 ADHD 진단을 더 많이 받았다는 뜻이다. ADHD 진단을 받은 8월생 아이는 같은 반 친구들에 비해 생일이 가장 늦다. 많게는 태어난 시기가 1년 가까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생각이나 행동이 더 어릴 수 있다. 또한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 비해 동적인 취미와 행위가 더 많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교사 혹은 의사들은 이 같은 특징을 무시한 채 섣불리 ADHD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8월생과 남자아이들의 ADHD 진단 비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재향군인종합병원의 첸무홍 교수는 “ADHD 진단 시 절대적인 나이가 아닌 상대적인 나이를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ADHD 진단 및 처방을 내릴 때 아이의 상대적인 나이와 주변 환경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도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일각에서는 ADHD의 진단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는 효과적으로 질병을 진단해서가 아니라, 제약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같은 사회적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술취한 사람에게 車열쇠 준 동승자만 유죄?

    술취한 사람에게 車열쇠 준 동승자만 유죄?

    현재는 대부분 벌금형·집행유예 “단순 동승자도 적극적 증거 수집” “억울한 피해 없도록 신중히 적용” 검찰이 음주운전 사건에서 차량 동승자까지 형사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음주운전 결과 사망 사고 등이 발생하더라도 동승자에 대한 처벌이 미미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단순히 음주운전자와 함께 차에 탄 정도로는 죄가 없다고 본다. 차량 열쇠를 쥐여 주는 등 음주운전을 도운 점이 입증돼야 유죄를 선고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동승자에게 음주운전 사고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법률적으로 도로교통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의 공범이 될 수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 역시 지난 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2011년 일본 사이타마현 지방재판소 판례를 제시했다. 당시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는데 법원은 동승자 2명에게 위험운전치사상 방조죄를 적용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우리나라 역시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동승자에 대한 기소 자체가 매우 드물다.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고 등에 그친다. 지난해 8월 경기도 평택에서 이모(38)씨는 친구 진모(37)씨에게 자기 승용차를 빌려주고 자신은 조수석에 탔다. 둘 다 무면허 상태인 데다 진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77%의 만취 상태였다. 결국 신호를 기다리던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씨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나마도 음주운전 방조죄 외에 이씨가 30분 정도 운전대를 잡은 사실이 드러나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혐의가 추가된 결과였다. 2005년 5월 경기도 포천에서 한모( 50세)씨는 채팅으로 만난 미성년자 A(당시 17세)양과 술을 마신 뒤 자기 승용차 열쇠를 건넸고 A양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로 사망했다. 음주운전 방조 등으로 기소된 한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음주운전을 방조했다는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단순 동승자는 법적 책임을 거의 지지 않고 있다. 2014년 11월 대전에서 유모(27)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85% 상태로 운전하던 중학교 동창의 승용차에 함께 탔다가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 선고를 받았다. 돕지는 않았더라도 단순히 옆자리에 타거나 말리지 않은 점만으로 음주운전자와 똑같이 처벌하는 법안이 2012년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사기관이 단순 동승자 처벌에 소극적이었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증거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적용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하도록 했는지, 발생한 사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등은 재판 과정에서 여전히 논란이 될 것”이라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운재, 슈틸리케호 코치에

    이운재, 슈틸리케호 코치에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운재(43) 올림픽 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슈틸리케호에 합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지난해 12월 사퇴한 김봉수 전 코치의 후임으로 이운재 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협회 기술위원회는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면서 “기술위원회도 올림픽대표팀에서 훌륭한 지도력을 보인 이운재 코치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8월 리우올림픽 본선의 중요성을 고려해 올림픽이 끝난 뒤 국가대표팀에 합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 코치는 청주상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프로축구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었으며 국가대표 골키퍼 중 가장 많은 133회의 A매치에 출전했다. 2012년 은퇴 후 이듬해부터 올림픽대표팀에서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리우올림픽 때까지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차상광(53) 협회 전임지도자가 대표팀 코치를 맡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세돌 2연패 시킨 알파고 만든 ‘딥마인드’ 어떤 곳? 창업자 허사비스는 ‘천재’

    이세돌 2연패 시킨 알파고 만든 ‘딥마인드’ 어떤 곳? 창업자 허사비스는 ‘천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2연패를 당하자 이를 만들어 낸 개발자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2010년 영국에서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셰인 레그, 무스타파 술레이만 세 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당초 ‘딥마인드 테크놀로지’였던 사명이 2014년 구글에 인수되면서 ‘구글 딥마인드’로 바뀌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현재 직원 100여명 규모로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즈을 개발하고 있다. 미리 프로그램된 인공지능과는 달리 머신러닝을 통해 정보를 처리함으로써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학습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중점 연구 분야다. 당시 구글은 딥마인드의 인수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4억 달러(약 4800억원 가량) 쓰였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최근 수년간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딥마인드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핵심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특히 심층 인공지능 기술인 ‘심층 큐 네트워크’(DQN)를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다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과 큐 러닝(Q-Learning)을 조합한 기술로,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내기 위한 조작 알고리즘을 심층 강화학습을 통해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을 말한다. 창업자인 허사비스 CEO는 영국에서 아끼는 ‘천재’로 꼽힌다. 1976년생인 허사비스는 13세 때 세계 유소년 체스 2위에 오르는 등 일찍부터 천재로 불렸다. 15세 때 고교 과정을 마쳤고 17세에는 수백만개의 판매고를 올린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하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22세에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 학사 과정을 마쳤고 바로 비디오게임 회사인 ‘엘릭서 스튜디오’를 차려 글로벌 게임 업체들과 협업해 다양한 게임을 출시했다. 다섯 차례 세계 게임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어 33세 때인 2009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고서 이듬해 딥마인드를 창업했다. 그가 쓴 뇌과학 관련 논문은 2007년 과학계에서 가장 역량 있는 최상위 논문 10위권에 든 적이 있다. 또 다른 창업자 레그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와이카토대를 나와 오클랜드대에서 자연과학 석사, 스위스 소재 IDSIA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UCL 산하 ‘개츠비 컴퓨테이셔널 신경과학 연구소’ 박사 과정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2010년 허사비스와 만나 딥마인드를 창업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인공지능 보안 등 분야에서 이론과 실행에 두루 밝은 인물로 알려졌다. 술레이만은 19세 때 영국 옥스퍼드대를 자퇴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화 상담을 해주는 비영리기관인 ‘무슬림 청소년 헬프라인’을 설립한 특이한 경력을 지녔다. 현재 딥마인드에서 인공지능 응용 부문 책임자(CPO)로서 다양한 구글 제품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일을 총괄하고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 참여하면서 방한한 직원들도 내로라하는 인물들이다. 알파고 개발을 총괄한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다. 알파고 대신 바둑 돌을 놓는 아자 황 연구원은 대만 출신으로 알파고의 핵심 기능인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쓸모없고 바쁘다고 발급 꺼리는… 나는 ‘민증’입니다

    [내러티브 리포트] 쓸모없고 바쁘다고 발급 꺼리는… 나는 ‘민증’입니다

    주민등록증이 홀대를 받고 있다. 서울 시내 25개 구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신규 주민등록증 미발급자가 5년 만에 2배 이상이 됐다. 바빠서, 귀찮아서, 쓸모없어서 홀대받는 국가 공인 신분증의 현실을 주민등록증의 관점으로 재구성했다. 가로 8.6㎝, 세로 5.4㎝의 플라스틱, 저는 주민등록증입니다. 간단히 ‘민증’으로 불리죠. 대한민국 국민 중 만 17세 이상이면 주민등록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어기면 5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죠. 전 단순히 신분확인 수단이 아니라 주요 행정 업무의 근간이며, 국민 실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970년부터 만 18세 ‘의무적으로’ 발급 1968년 10월 만들어진 저는 1970년에 만 18세 이상 국민이 ‘의무적으로’ 발급받게 됐습니다. 1975년에는 발급 대상자가 만 17세 이상으로 낮아졌고 은행 업무와 부동산 거래 등에서 신분 확인용으로 쓰도록 역할이 확대됐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99년 9월부터입니다. 한때는 ‘성인’의 상징이었고 고등학교 2학년 친구들이 저를 발급받으면 주변에 자랑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제 인기가 식은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지난해 서울에서 저를 발급받지 않아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친구(1997년생)들이 3127명이나 됐죠. 2011년(1993년생)의 1409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21.9%나 증가했습니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2012년(1994년생) 1673명, 2013년(1995년생) 1814명, 2014년(1996년생) 208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대체 왜 나를 홀대할까요. 고등학교 2학년 친구들은 생각보다 바빴습니다. 저를 발급받으려면 중증 장애인을 제외하고 반드시 인근 주민센터를 방문해 지문을 찍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민센터가 열려 있는 시간에는 학교에 있어야 하고, 방학 중에는 학원에 가야 한다더군요. ●해외 유학생 많은 강남3구 미발급 많아 제가 쓸모없어진 탓도 큽니다. 전국의 고등학교 600여곳에서 30여만명의 학생이 은행 체크카드나 교통카드를 탑재한 학생증을 씁니다. 학생증이 없는 친구들은 국가에서 청소년증(만 9세 이상 18세 이하)을 발급받는데요. 청소년증도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돼 있어서 검정고시 및 자격증 시험, 금융거래 등에서 저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저를 찾지 않은 김모(19)군은 “여권이 있는데 굳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수능시험을 앞둔 만큼 부모님이 바쁘면 과태료를 내줄 테니 나중에 발급받으라고 해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경제 형편이 낫다는 ‘서울 강남 3구’의 경우 저를 발급받지 않은 친구가 특히 많은데요. 최근 5년간 미발급자 수를 보면 강남구가 91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송파구(703명)와 서초구(664명)였습니다. 구에서는 부촌인 만큼 해외로 유학을 가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렇다는데요. 자녀가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술과 담배를 살까 봐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부모가 주민등록증 발급을 못 받게 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테러 대비·복지정책에 중요한 제도” 제가 너무 홀대받자 경기 분당, 광주 북구, 충북 청주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센터 직원들이 학교에 직접 찾아가 받아 주기도 합니다. 여러분, 저를 꼭 발급받아 주세요. 송희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민등록제도는 테러리즘에 대비하고 복지 정책을 펼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활동 시간의 절반도 못 자면 ‘잠빚’ 생겨요

    활동 시간의 절반도 못 자면 ‘잠빚’ 생겨요

    깨어 있는 2시간당 1시간씩 수면해야 적정… 적정시간 못 채우면 ‘잠의 양’ 점차 불어나 못 잘 땐 기억력·집중력 저하… 환각까지 “신은 현세에 있어서 여러 가지 근심의 보상으로 우리들에게 희망과 수면을 주었다.”(볼테르, 1694~1778)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가 되면 신체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춘곤증에 빠지기 쉽다. 춘곤증은 환경에 대한 적응 과정이기 때문에 대개 1~2주 지나면 사라지지만,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400만명 불면증… 80%는 1년 이상 지속 가뜩이나 온몸이 나른한데 일상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더해지고, 밤을 대낮처럼 비추는 빛 공해까지 추가되면 현대인들의 불면증과 수면 부족은 한층 심해지기 마련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는 400만명에 이르며, 이 중 80% 이상은 그 증세가 1년 이상 지속돼 치료가 시급하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일생의 3분의1 정도의 시간을 잠자면서 보낸다. 잠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며 삶의 활력소를 제공해 준다. 또 고갈된 신경전달물질을 다시 보충해 활발한 뇌 활동을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편안하고 깊은 잠을 잔 다음날은 상쾌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반면 그러지 못한 경우는 신경이 곤두서고 매사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최근 뇌과학의 발달로 잠이 우리 몸과 뇌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비밀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잠을 자다가 여러 번 깨는 경우 ▲아침에 원하는 시간보다 일찍 눈이 뜨이는 경우 ▲일상생활에서 원하지 않을 때 잠에 빠져드는 경우 등을 ‘불면증’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적정 수면시간보다 실제 수면시간이 부족할 경우를 ‘수면부족’, ‘수면장애’ 상태로 보고 있다. ●수면 부족 시 스트레스 호르몬 2배 높아져 그렇다면 사람은 얼마나 잠을 안 자고 버틸 수 있을까. 1964년 당시 17세의 고등학생이었던 랜디 가드너가 미국 샌디에이고 과학경시대회에 입상하기 위해 잠 안 자기에 도전해 세운 11일 24분(264시간 24분)이 지금까지 최장 기록이다. 도전을 지켜봤던 수면 전문가 윌리엄 디멘트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의 기록에 따르면 가드너는 이틀째부터는 졸음과 피로감 때문에 물체가 흐리게 보이고, 사물의 입체감을 느끼지 못했으며, 사흘째부터는 우울감과 좌절감이 극심해지는 한편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마지막 며칠 동안은 환각과 환청을 듣게 됐다고 한다. 도전이 끝난 뒤 가드너는 14시간 40분을 잤고, 이후 며칠 동안 10시간 30분 이상 잠을 잤다고 한다. 신경과학자들과 내분비 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양이 보통 사람들보다 2배 이상 높다. 코르티솔의 양이 증가하면 심혈관 압력이 높아져 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또 잠을 충분히 못 잘 경우 포도당 내성이 증가해 당뇨와 비만이 발생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돼 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포도당 내성이 생길 경우 음식을 먹었을 때 인슐린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혈당이 높아지게 되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당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수면의 질이 삶의 질에 영향 미쳐 이런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은 감정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에 문제를 일으키는 등 정신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도 있다. 두려움이나 공포는 위험한 상황이 갑자기 닥쳤을 때 적절히 반응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잠이 부족할 경우 뇌에서 두려움을 처리하는 회로가 오작동을 일으켜 위험한 상황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1986년 구 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나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 모두 작업자의 수면 부족으로 인한 판단 착오에 상당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일부 수면학자들 중에서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자주 화를 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은 하루 3~4시간만 자는 등 잠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사람은 깨어 있는 2시간당 약 1시간 정도의 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율에서 벗어나 잠을 충분히 못 잘 경우, 신체는 다음날 반드시 부족한 잠을 채우려는 속성을 보인다. 학자들은 이를 ‘잠빚’이라고 부르는데 적정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빚처럼 쌓여서 잠의 양을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2시간짜리 잠빚은 이자까지 붙어 2시간 이상을 자야 풀리게 된다는 것이다. 수면 과학자들은 “잠에 대한 비밀이 아직 완벽하게 풀린 상태는 아니지만, 수면의 질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확실한 만큼 적절한 시간 동안 질 좋은 잠을 자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룸 브리 라슨, 7년간 감금 생활+아들 낳은 조이 완벽소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룸 브리 라슨, 7년간 감금 생활+아들 낳은 조이 완벽소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영화 ‘룸’에서 열연을 펼친 브리 라슨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룸 브리 라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이트 블란쳇, 제니퍼 로렌스, 샤롯 램플링, 시얼샤 로넌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리 라슨이 열연을 펼친 영화 ‘룸’은 7년간의 감금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아들을 얻은 24세 엄마 조이(브리 라슨)와 작은 방 한 칸이 세상의 전부였던 5세 아이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이 펼치는 ‘진짜 세상을 향한 탈출’을 그린 영화다. 브리 라슨은 17세 나이에 겪은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산산조각 난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청소년 트라우마 전문가를 찾아 의논하고,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위해 살을 빼고 근육을 키워 지방을 12%까지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우주연상은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돌아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카데미 시상식]‘룸’ 브리 라슨, ‘네가 여우주연상이야’ 믿기지 않는 얼굴[포토]

    [아카데미 시상식]‘룸’ 브리 라슨, ‘네가 여우주연상이야’ 믿기지 않는 얼굴[포토] 영화 ‘룸’에서 열연을 펼친 브리 라슨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브리 라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이트 블란쳇, 제니퍼 로렌스, 샤롯 램플링, 시얼샤 로넌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리 라슨이 열연을 펼친 영화 ‘룸’은 7년간의 감금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아들을 얻은 24세 엄마 조이(브리 라슨)와 작은 방 한 칸이 세상의 전부였던 5세 아이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이 펼치는 ‘진짜 세상을 향한 탈출’을 그린 영화다. 브리 라슨은 17세 나이에 겪은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산산조각 난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청소년 트라우마 전문가를 찾아 의논하고,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위해 살을 빼고 근육을 키워 지방을 12%까지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가 작품상을 거머쥐었으며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 ‘스파이 브릿지’의 마크 라이런스가 남우조연상, ‘대니쉬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남우주연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여우주연상 브리 라슨, 감격 키스[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여우주연상 브리 라슨, 감격 키스[아카데미 시상식] ‘레버넌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룸’ 브리 라슨이 각각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브라이언 크랜스톤(트럼보) 마이클 패스벤더(스티브 잡스)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 맷 데이먼(마션)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레버넌트’는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 사냥꾼인 휴 글래스의 복수극을 그린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극중 곰에 물어 뜯겨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소름 돋는 연기를 펼쳐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무대에 올라 “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며 “다른 후보자 모든 분들도 훌륭한 연기를 펼쳐서 존경을 드린다. ‘레버넌트’는 훌륭한 제작진, 출연진과 함께 할 수 있었다. 형제 톰 하디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엄청난 열정과 재능은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님 외에는 따라갈 자가 없다. 2년 간 훌륭한 작품을 남겨주신 것은 영화사에서 기록될 것이다. 초월적인 체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레버넌트’에는 사람이 자연과 호흡하는 것을 담으려 했다”며 “촬영한 2015년은 가장 지구온난화가 심했던 해다. 인류 모두에게 커다란 위협이기 때문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세계의 지도자들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맞설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개념 발언으로 박수를 받았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영화 ‘룸’의 주연 브리 라슨이 수상했다. 브리 라슨은 케이트 블란쳇(캐롤), 제니퍼 로렌스(조이), 샤롯 램플링(45년 후), 시얼샤 로넌(브루클린)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브리 라슨이 열연을 펼친 영화 ‘룸’은 7년간의 감금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아들을 얻은 24세 엄마 조이(브리 라슨)와 작은 방 한 칸이 세상의 전부였던 5세 아이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이 펼치는 ‘진짜 세상을 향한 탈출’을 그린 영화다. 브리 라슨은 17세 나이에 겪은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산산조각 난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청소년 트라우마 전문가를 찾아 의논하고,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위해 살을 빼고 근육을 키워 지방을 12%까지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 라슨은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다. 부모님, 매니저,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룸’의 관계자들과 관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라고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가 작품상을 거머쥐었으며 ‘스파이 브릿지’의 마크 라이런스가 남우조연상, ‘대니쉬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사람 비중격 대부분 휘어 심하면 코막힘·수면장애

    코막힘은 코를 구성하는 뼈와 연골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거나 염증에 의해 점막이 부었을 때, 코 안에 많은 분비물이 고일 때, 콧속에 종양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코막힘이 심하면 호흡이 곤란해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코막힘을 일으키는 원인 중 대표적 질환은 비중격(코 안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 벽) 만곡증(활 모양으로 굽는 증상)이다. 코의 중앙을 이루는 비중격은 대부분이 좌측 또는 우측으로 휘어져 있다. 포유동물의 중격(가로막)은 반듯하지만, 사람의 비중격은 일반적으로 다소 굽어 있다. 대체로 남녀 모두 좌측 만곡이 많고, 비중격 만곡의 비율은 남자는 78%, 여자는 68% 정도라고 한다. 비중격이 만곡된 사람이 만곡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비중격이 휘어져 있다고 해서 이 자체를 병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다만 비중격 만곡으로 인해 코막힘, 후비루(코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 수면 장애, 수면 무호흡 등의 병적인 상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비중격 만곡증’이라고 한다. 비중격 만곡증은 선천성 발육 이상 또는 외상, 압박 등에 의해 나타난다. 구부러져 튀어나온 쪽의 코막힘이 심하다. 비중격이 코의 중심에서 벗어나 한쪽으로 치우치면, 치우친 쪽의 기도가 좁아져 코막힘이 나타나고, 비중격만곡의 반대 측 점막도 심하게 팽창된다. 이런 환자들의 특징은 누워 있을 때 코막힘이 더 심하다는 것이다. 축농증 등 만성 코 질환이 없으면서도 항상 코가 막히고 목에 가래 같은 것이 있다면 비중격 만곡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비중격 만곡증 환자는 감기만 걸려도 코가 완전히 막혀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한다. 이 밖에도 심한 코골이, 수면장애, 주의 산만, 코 주위의 통증, 기억력 감퇴 등이 따른다. 코 구조의 이상을 약물이나 기타 방법으로는 교정하기 어렵다. 대개 약물요법은 일시적 증상 호전을 위해 사용한다.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재발할 우려가 높다. 다른 치료 방법으로는 비중격 교정술이 있다. 비중격 교정술을 시행할 수 있는 연령은 비중격 발육이 완성되는 17세 이후다. 하지만 만곡의 정도가 심해 증상이 심할 때는 그 이전에도 할 수 있다. 다만 수술을 하더라도 소아는 비강구조물이나 안면골 발육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제한적이고 보존적인 수술을 시행한다. 비중격을 구성하는 연골은 원래 휘어 있던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수술로 비중격을 구성하는 연골과 뼈의 변형을 바로잡아도 시간이 지나면 수술 전 상태로 원상복귀되는 사례가 흔해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도움말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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