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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죽은 예수·눈물 흘리는 마리아…감동 전하는 ‘원근법’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죽은 예수·눈물 흘리는 마리아…감동 전하는 ‘원근법’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는 여행자들은 밀라노 대성당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다시 밀라노를 찾게 되거나 처음 밀라노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이 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브레라 미술관이다. 로마의 바티칸,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높이 평가받는 곳으로 특히 회화 컬렉션이 워낙 유명하기에 회화관이라는 뜻을 강조해 ‘피나코테카’로 불린다. ●13~20세기 아우르는 회화 컬렉션 한눈에 브레라 거리에는 참신한 디자인의 액세서리 전문점과 가구점, 갤러리, 인테리어 가게, 주방용품점이 늘어서 있다. 옛 골목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브레라 거리 28번지에 미술아카데미와 미술관이 있다. 거리에서 보면 입구는 평범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정을 둔 매우 아름다운 벽돌 건물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1층에 브레라 미술아카데미가 있고 2층에 미술관이 있는 브레라궁 건물은 처음 지어진 17세기 당시에는 예수회의 밀라노 본부였다. 14세기부터 있던 수도원 자리에 바로크 건축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리치니 부자의 설계로 1627년 완성된 건물의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차분하고 기능에 충실하다. 이곳이 미술관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1773년 예수회 해체를 명하자 이곳은 원래의 목적을 잃게 된다. 계몽군주를 자처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이곳을 문화와 예술을 계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명했다. 그에 따라 미술 교육기관 브레라 아카데미가 들어섰고 학생들이 고상하고 세련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조각과 회화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미술품은 나폴레옹 통치 시대(1799~1815)에 크게 증가했다. 나폴레옹은 밀라노를 이탈리아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북이탈리아 전역의 궁전과 귀족들로부터 약탈한 미술품들을 브레라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나폴레옹 군대는 수천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을 북부와 중부 이탈리아의 교회와 귀족들로부터 압수해 브레라로 보내왔다. 그동안 쌓인 방대한 작품들을 바탕으로 1809년 새로운 미술관을 개관했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프랑스 군대가 철수한 이후에도 몰수된 예술품은 그 자리에 남아 오늘날 브레라 미술관의 주요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미술관은 개관 이후 브레라 아카데미의 일부로 존재하다가 1882년 공식 분리돼 북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국립미술관으로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브레라 미술관의 컬렉션은 13세기에서 20세기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바로크, 베네치아 화파와 롬바르디아 화파의 그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북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1431~1506)의 ‘죽은 예수’(1475~1478년)다. 7번 방에 있는 이 그림은 엄격한 사실과 자유로운 상상력, 원근법의 대가로 이름을 날린 만테냐의 대표작으로 독특한 앵글로 잡은 구도와 사실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다. 만테냐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미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못에 박혀 심하게 상한 발바닥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다. 죽은 예수의 얼굴도 초라하고 비극적이며 이를 보고 눈물 흘리는 마리아의 얼굴에도 주름이 가득해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오바니 벨리니(1430~1516)의 ‘피에타’(1460년)도 브레라 미술관에서 놓치면 안 될 마스터피스로 꼽힌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나 조각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벨리니의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와 그를 안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 제자 요한의 슬퍼하는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성모의 결혼’(1504년)은 브레라 아카데미 초기에 유입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다. 중앙에 사제를 두고 요셉이 마리아에게 반지를 끼워 주기 위해 나서는 장면을 그린 작품은 라파엘로 특유의 우아함과 섬세함과 고요함, 조화로운 채색과 구도, 각 인물과 사물의 정교하고 부드러운 묘사가 매우 아름답다.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입맞춤’ 피로가 싹~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1416~1492)의 ‘몬테펠트로 제단화’(1474년)도 놓치면 안 될 작품. 엄밀한 원근법으로 재현된 건물의 내부에 성모가 아기 예수를 무릎 위에 눕히고 있고 그 앞에 갑옷을 입은 우르비노 공작 몬테펠트로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주위는 성녀와 성인들이 에워싸고 있다. 원근법에 따라 그려진 공간에 인물의 크기도 위치에 따라 비례를 정확하게 계산해 그려 착시를 일으킬 정도다. 맑은 색채와 위엄 있고 당당해 보이는 인물 표현이 당시로서는 매우 전위적이다. 벨리니 형제가 그린 ‘알렉산드리아에서 설교하는 성마르코’(1506년)와 베네치아 화파의 또 다른 거장 틴토레토의 ‘성마르코 유해의 발견’(1566년), 카라바조의 ‘엠마우스에서의 저녁식사’(1605년) 등 마스터피스들을 감상하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다. 북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낭만주의 화가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달콤한 ‘입맞춤’(1859년) 앞에서 피곤을 달래 보자. lotus@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 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 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 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에 떨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코올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155건, 구타 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 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돼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시대·국가 초월한 남성의 폭력·우월주의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됐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신화·종교에서도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 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돼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권신장·양성평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 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성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그’(He) 대신 ‘신’(God)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보다는 ‘신’(God)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 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 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죽은 예수·눈물 흘리는 마리아… 감동 전하는 ‘원근법’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죽은 예수·눈물 흘리는 마리아… 감동 전하는 ‘원근법’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는 여행자들은 밀라노 대성당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다시 밀라노를 찾게 되거나 처음 밀라노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이 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브레라 미술관이다. 로마의 바티칸,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높이 평가받는 곳으로 특히 회화 컬렉션이 워낙 유명하기에 회화관이라는 뜻을 강조해 ‘피나코테카’로 불린다. ●13~20세기 아우르는 회화 컬렉션 한눈에 브레라 거리에는 참신한 디자인의 액세서리 전문점과 가구점, 갤러리, 인테리어 가게, 주방용품점이 늘어서 있다. 옛 골목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브레라 거리 28번지에 미술아카데미와 미술관이 있다. 거리에서 보면 입구는 평범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정을 둔 매우 아름다운 벽돌 건물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1층에 브레라 미술아카데미가 있고 2층에 미술관이 있는 브레라궁 건물은 처음 지어진 17세기 당시에는 예수회의 밀라노 본부였다. 14세기부터 있던 수도원 자리에 바로크 건축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리치니 부자의 설계로 1627년 완성된 건물의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차분하고 기능에 충실하다. 이곳이 미술관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1773년 예수회 해체를 명하자 이곳은 원래의 목적을 잃게 된다. 계몽군주를 자처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이곳을 문화와 예술을 계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명했다. 그에 따라 미술 교육기관 브레라 아카데미가 들어섰고 학생들이 고상하고 세련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조각과 회화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미술품은 나폴레옹 통치 시대(1799~1815)에 크게 증가했다. 나폴레옹은 밀라노를 이탈리아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북이탈리아 전역의 궁전과 귀족들로부터 약탈한 미술품들을 브레라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나폴레옹 군대는 수천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을 북부와 중부 이탈리아의 교회와 귀족들로부터 압수해 브레라로 보내왔다. 그동안 쌓인 방대한 작품들을 바탕으로 1809년 새로운 미술관을 개관했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프랑스 군대가 철수한 이후에도 몰수된 예술품은 그 자리에 남아 오늘날 브레라 미술관의 주요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미술관은 개관 이후 브레라 아카데미의 일부로 존재하다가 1882년 공식 분리돼 북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국립미술관으로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브레라 미술관의 컬렉션은 13세기에서 20세기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바로크, 베네치아 화파와 롬바르디아 화파의 그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북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1431~1506)의 ‘죽은 예수’(1475~1478년)다. 7번 방에 있는 이 그림은 엄격한 사실과 자유로운 상상력, 원근법의 대가로 이름을 날린 만테냐의 대표작으로 독특한 앵글로 잡은 구도와 사실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다. 만테냐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미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못에 박혀 심하게 상한 발바닥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다. 죽은 예수의 얼굴도 초라하고 비극적이며 이를 보고 눈물 흘리는 마리아의 얼굴에도 주름이 가득해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오바니 벨리니(1430~1516)의 ‘피에타’(1460년)도 브레라 미술관에서 놓치면 안 될 마스터피스로 꼽힌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나 조각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벨리니의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와 그를 안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 제자 요한의 슬퍼하는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성모의 결혼’(1504년)은 브레라 아카데미 초기에 유입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다. 중앙에 사제를 두고 요셉이 마리아에게 반지를 끼워 주기 위해 나서는 장면을 그린 작품은 라파엘로 특유의 우아함과 섬세함과 고요함, 조화로운 채색과 구도, 각 인물과 사물의 정교하고 부드러운 묘사가 매우 아름답다.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입맞춤’ 피로가 싹~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1416~1492)의 ‘몬테펠트로 제단화’(1474년)도 놓치면 안 될 작품. 엄밀한 원근법으로 재현된 건물의 내부에 성모가 아기 예수를 무릎 위에 눕히고 있고 그 앞에 갑옷을 입은 우르비노 공작 몬테펠트로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주위는 성녀와 성인들이 에워싸고 있다. 원근법에 따라 그려진 공간에 인물의 크기도 위치에 따라 비례를 정확하게 계산해 그려 착시를 일으킬 정도다. 맑은 색채와 위엄 있고 당당해 보이는 인물 표현이 당시로서는 매우 전위적이다. 벨리니 형제가 그린 ‘알렉산드리아에서 설교하는 성마르코’(1506년)와 베네치아 화파의 또 다른 거장 틴토레토의 ‘성마르코 유해의 발견’(1566년), 카라바조의 ‘엠마우스에서의 저녁식사’(1605년) 등 마스터피스들을 감상하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다. 북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낭만주의 화가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달콤한 ‘입맞춤’(1859년) 앞에서 피곤을 달래 보자.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의 보석상자’…가장 아름다운 성단 ‘톱 5’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의 보석상자’…가장 아름다운 성단 ‘톱 5’

    별들도 사람처럼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비록 백년을 채 못 사는 사람에 비해 수십억, 수백억 년을 살긴 하지만, 영겁의 시간 속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사람과 다를 게 없다. 별들이 태어나는 곳은 성운으로 불리는 거대한 분자 구름 속이다. 주로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 구름이 별들의 태반인 셈이다. 지금도 뱀자리의 독수리 성운 속을 뒤져보면 별들이 태어나는 현장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별들이 특정한 장소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무리를 짓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성단(星團·star cluster)이라 한다. 무엇이 이들을 무리짓게 하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중력이다. 하나의 중력 중심을 둘러싸고 별들이 둥글게 밀집해 있거나 아니면 성기게 흩어져 있는데, 전자를 구상성단(球狀星團)이라 하고, 후자를 산개성단(散開星團)이라 한다. 보통 구상성단은 대략 1만에서 수백만 개에 이르는 별들이 10~30광년 지름의 공 모양 영역 안에 모여 있는 집단이다. 이들은 대부분 우주 나이보다 수억 년 어린 늙은 별들에 속하기 때문에 대부분 표면 색깔은 노랗거나 붉으며, 질량은 태양의 2배 미만이다. 산개성단은 구상성단과 달리 수억 살밖에 안되는 젊은 별들의 모임이다. 구성원 숫자는 대략 수천 개 정도로, 지름 30광년쯤 안의 영역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약한 중력으로 느슨하게 묶여 있는 탓에 분자 구름이나 다른 성단의 영향을 받으면 쉽게 흩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들 서로를 묶어두고 있는 약한 중력의 고리를 끊고 풀려나면, 각기 비슷한 경로를 그리면서 우주공간을 이동하게 되는데, 이를 성협(星協)이라 한다. 1. 우주의 보석상자 산개성단 NGC290 어떤 보석이 이처럼 아름다울까? 별보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은 없을 것이다. 산개성단 NGC290의 별들은 지상의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빛깔과 밝기로 우주에서 반짝인다.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위의 NGC290 사진은 최근 허블 우주망원경이 잡은 것이다. 이 아름다운 산개성단은 약 20만 광년 떨어진 이웃 은하인 소마젤란 은하(SMC)에 있다. 지름 65광년인 NGC290에는 수백 개의 젊은 별들이 찬연한 빛을 뿌리고 있다. 이 같은 산개성단의 별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질량의 별들이 각기 어떤 진화과정을 거치는가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되고 있다. 2. 남쪽 하늘 보석상자 큰부리새자리 47 NGC290이 북반구 하늘의 보석상자라면 큰부리자리 47로 불리는 구상성단 NGC104는 남반구 하늘의 보석상자라 할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오메가 센타우리 다음으로 밝은 이 구상성단은 150여 개의 다른 구상성단과 함께 우리은하의 헤일로를 거닐고 있다. 지구에서의 거리는 약 1만 7000광년으로, 소마젤란 은하 부근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어마어마하게 밀집된 별들로 이루어진 이 구상성단은 겨우 지름 120광년 너비 안에 수십 만을 헤아리는 별들이 모여 있는 별들의 대도시다. 성단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채로운 색깔의 별들이 이 성단의 미모를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위의 사진을 보면, 노란빛을 띤 적색거성들이 성단의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3. 페르세우스자리 이중성단 북반구 별자리 페르세우스자리에는 두 개의 산개성단이 몇백 광년 거리를 두고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다. NGC884(좌측)와 NGC869(우측)가 바로 그 성단이다. 각각 100여 개의, 태양보다 젊고 뜨거운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성단이 접근하는 사진을 보고도 중력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영혼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 유명하다. 이 두 천체는 선사시대부터 알려졌으며, 기원전 130년경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에 의해 처음 기록으로 남았다. 또한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한 베이어는 각각 페르세우스 카이(chi)별, 에이치(h)별이라 이름을 붙였다. 두 성단은 서로 가까이 접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성단을 이루는 별들의 나이도 비슷한 걸로 보아, 최초엔 같은 분자구름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로부터 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쌍안경으로도 쉽게 볼 수 있다. ​ 4. 가장 크고 밝은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 구상성단 센타우루스자리 방향에 있는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NGC5139)는 우리은하에 있는 200개 정도의 구상성단 중 가장 크고 밝은 구상성단이다. 핼리 혜성 발견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가 1677년에 발견했다. 지구에서 약 1만 8000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메가는 우리은하의 구상성단 중 가장 거대한 것으로서 지름이 약 150광년에 달한다. 나이는 우리 태양보다 많은 120억 년이고, 약 1000만 개의 별들이 성단 속에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총질량은 태양의 400만 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이 성단을 연구한 결과 한번에 만들어지지 않고, 약 20억 년에 걸쳐 별들이 생성되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오래 전에 우리은하와 충돌한 이웃 은하이며, 현재의 모습은 충돌 이후 남겨진 그 은하의 중심부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5. 플레이아데스 산개성단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성단으로는 황소자리의 좀생이별을 들 수 있다. 흔히 플레이아데스로 불리는 이 성단은 메시에 목록 45번(M45)의 산개성단으로, 맨눈으로도 3∼5등의 별을 7개쯤 볼 수 있다. 비교적 젊은 청백색의 별들이 많은데, 성단 전체를 둘러싼 엷은 성간가스가 별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신비스럽게 보인다. 거리는 400광년, 수명은 약 10억 년으로 추정되며, 13광년 지름 안에 약 3000 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밝게 빛나는 9개의 별은 그리스 신화의 일곱 자매와 그 부모 이름이 붙어 있다. 이 별들은 모두 밝은 청백색의 별들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7개의 별은 7자매별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그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은 알키오네(Alcyone)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이십팔수(二十八宿)의 여덟 번째인 묘성(昴星)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에서는 스바루라 부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U-18의 메시’ 이승우 잉글랜드 격파 나선다

    “지난해 17세 이하(U-17) 칠레월드컵 이후 동료들과 발을 맞춰 보지 못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가 풀린 지난 1월부터 스페인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의 성인팀 경기를 뛰고 있는 이승우(18)가 정정용(47)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U-18)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찬 채로 3일 오후 7시 경기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 나선다.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중앙대와 연습 경기를 했는데 이승우가 해트트릭으로 4-3 승리를 견인했다. 이승우는 최전방에서 공을 기다리지 않고 중원까지 내려와 리빌딩해 패스를 뿌려 주거나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정 감독에게 15세 때까지 지도를 받았다. 팀 분위기도 너무 좋고 모든 것이 다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정 감독이 공격적으로 전방에서 압박하며 해결하는 축구를 선호한다”면서 “미드필더에서 뛰었는데 감독님이 뛰라는 곳에서 잘 맞춰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B 성인팀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소감으로는 “아무래도 유소년 단계와는 피지컬이나 전개 속도 등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좀 당황했다. 15분 정도 뛰었는데 너무 빨리 지나갔다”면서 “경기 후 버스에서 생각해 봤는데 당황해서 그런지 플레이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고 특유의 솔직한 입담을 늘어놓았다. 정 감독은 이승우의 거침없는 언행과 관련해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데 대해 “그 때문에 개성이 사라질까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경기장 밖 생활이라든지 교육적인 측면에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개성을 잃지 말고 경기력으로 풀어내야 한다. 말 잘 듣고 성실한 선수만 원한다면 선수들이 가진 창의력이 떨어진다”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대표팀은 오는 5일 오후 3시에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2차전을 벌이는데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친선경기가 잉글랜드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남성우월주의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미래

    [송혜민의 월드why] 남성우월주의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미래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을 갖고 있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콜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 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사건이 155건, 구타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되어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남성우월주의를 품은 역사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되었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있어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 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되어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의 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성 평등을 위한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서 인간의 성 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He’ 대신 ‘God’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Rachel Treweek)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 보다는 ‘God’의 표현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 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해외여행 |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④운젠시의 숨은 명소들

    해외여행 |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운젠雲仙의 3가지 선물④운젠시의 숨은 명소들

    ●Temple & House 운젠시의 숨은 명소들 땅이 정해 준 삶의 방식 마지막 며칠은 온천과 화산을 벗어났다. 삶의 방식이 문화와 종교 속에 녹아 있으니 말이다. 운젠 사람들이 특별한 날마다 발길을 내려놓는 곳들을 찾았다. 기원하는 마음, 꽃피는 마음 땅이 정해 주는 삶의 방식은 불가항력에 가깝지만,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 역시 위대한 힘을 지녔다. 운젠의 사람들은 무엇을 바라며 살아왔을까. 다치바나만이 내려다보이는 지지와전망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치바나신사가 있다. 1940년 전국민의 기부로 설립된, 나가사키현에서 두 번째로 큰 신사이자 공원인데 공원의 대부분을 벚나무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4월이 되어 800여 그루의 벚꽃이 만개하면 밤낮으로 인파가 몰려들어 상춘객들의 성지가 된다. 높이가 9.7m나 되는 화강암 도리이(ㅠ자형 문)를 통과해 들어가면 양쪽에 벚나무가 도열한 호젓한 산책로가 펼쳐진다. 꽃피는 4월뿐 아니라 다치바나신사로 수만명의 참배객이 모여드는 때가 한 번 더 있다. 높이가 14m나 되는 거대한 가도마쓰(소나무와 대나무로 만든 설맞이 장식)가 세워지는 신년 때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운젠시 북부 구미니쵸의 아와시마신사도 특별하다. 아와시마신淡島神은 순산을 지켜 주는 신으로 일본 전역에 아와시마 계통의 신사가 1,000여 개나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구미니쵸의 신사가 특별한 이유는 작은 도리이를 통과하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 혹은 임산을 원하는 여성들이 점점 크기가 작아지는 도리이를 차례대로 통과하면 순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산에 대한 기원이 이렇게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망률이 높았다는 반증이다. 지금도 일본에는 ‘개의 날’이 있다. 개의 가죽을 배에 두르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도 개의 날이 되면 임산부들은 복대를 하고 신사를 참배한다. 그리고 아이를 순산하고 나면 복대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적어 다시 신사에 바친다. 가장 작은 도리이의 통과를 두고 망설이는 여자친구를 응원하는 남자의 표정도 진지했다. 최후의 관문이 되는 가장 작은 도리이는 성인 여성이 통과하기 어려운 난관이라 한쪽 팔을 들어 올리는 작은 기술이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이런 간절한 기원 속에 태어났다는 생각을 하니 사원 계단을 쪼르르 달려 내려가는 아이의 건강한 발걸음이 새삼 감사하다. 17세기 무사마을은 어땠을까? 부모의 간절한 기원 속에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 드디어 성년을 앞둔 두 꼬마아가씨를 아와시마신사에서 멀지 않은 코우지로쿠지神代小路에서 만났다. 내년에 성인식을 치루는 아유나양과 카호양은 화사한 기모노로 한껏 치장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사진촬영에 나선 길이라고 했다. 특별한 날 기념촬영을 하기에도 좋은 코우지로쿠지 지구는 에도시대 나베시마 영주가 조성한 마을로 일본의 중요전통건조물군보존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코우지로쿠지가 위치한 현재 운젠시 구니미쵸는 시마바라 반도에 있지만 시마바라번의 영주가 아니라 당시 바다 건너(현재는 육지로 연결됨) 사가번에 소속되어 있었다. 무사들이 살던 마을임을 알려주는 징표는 낮은 돌담이다. 밖에서도 안을 감시할 수 있도록 담을 높이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파견된 초대 번주는 나베시마 노부후사로 나베시마 나오시게*의 형이다. 이후 18대를 이어 온 나베시마 저택은 나베시마 가문의 병영터로 17세기 후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개보수를 마치고 2014년부터 내부를 공개하고 있는 나베시마 저택은 재미있는 건축 요소들을 품고 있다. 중정의 연못 정원은 비상시에 방화수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대들보로 사용한 목재는 통나무를 껍질만 벗겨서 사용했기에 양끝의 굵기가 다르다. 옛기술로 만든 판유리의 두께가 균일하지 않아서 바깥 풍경이 마치 아지랑이가 핀 것처럼 보이는 것도 흥미롭다. 영주의 침실을 위해 유일하게 이엉지붕을 올려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만든 인쿄토 건물(1860년 건축), 기와에 회반죽 접착제를 사용하여 지붕이 하얗게 보이는 일명 ‘하얀집’ 등이 일본 특유의 고산수 양식과 잘 어우러져 메이지 시대와 쇼와 시대의 건축 양식을 모두 보여 준다. 내부에도 수령 400년의 나무와 무사들의 갑옷 등등 흥미로운 것이 많지만 사람들은 역시 꽃에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겨우내 뜸했던 방문객들의 발길이 갑자기 불어나는 시기는 나베시마 저택 앞에 서 있는 수령 90년의 히칸자쿠라(타이완벚꽃)가 꽃을 피우는 2월 말부터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이제 막 피어나는 두 꼬마 아가씨만큼 예쁘지는 않았다. 발그스레한 볼에 봄이 벌써 와 있었다. 나베시마 저택雲仙市国見町神代丙103番地1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300엔 +81 957 61 7778 *나베시마 나오시게 | 1583년 오키타나와테 전투 후 사가번주가 된 인물로, 임진왜란에도 참전했다. 귀국 길에 도공 이삼평 등을 사가번으로 납치하여 아리타야키, 이마리야키 등 오늘날의 일본 도자기 명산지를 만든 인물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코우지로쿠지를 영토로 부여받았다. ●Unzen People “운젠온천 센베는 바삭하고 예민해요”토오토미야 카토 류타씨 운젠 유센베온천수 전병가 왜 특별한지 이야기해 드릴까요? 밀가루에 계란, 설탕을 넣고 온천수로 반죽을 하거든요. 그러면 식감이 더 바삭바삭하답니다. 100여 년 전에 시마바라 성주가 좋아해서 만들기 시작한 거래요. 60년 전부터 가업으로 시작해 제가 3대를 잇고 있습니다. 보기보다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아요. 지금 보시는 옛 방식으로 만들면 유센베 1장을 굽는 데 15분이나 걸리거든요. 그래서 수제로 제작한 유센베는 하루에 300장만 한정 판매해요. 나머지는 2층의 공장에서 만든 것이죠. 유센베 만들기 체험도 있는데, 사실 이게 계절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질 정도로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불조절이 비교적 쉬운 봄과 가을에만 체험이 가능해요. 아, ‘미미’를 달라고요? 센베 먹을 줄 아시네요. 과자를 굽고 난 뒤 제거하는 자투리를 모아서 파는 것인데 하도 인기가 좋아서 일치감치 동이 나 버리죠. 여기 하나 남았네요. 맛있게 드세요! 토오토미야遠江屋 雲仙市小浜町雲仙317 +81 957 73 2155 08:30~22:00 센베 만들기 체험 1,000엔 “하야시라이스 소스만 1주일을 끊여요” 그린 테라스 시오미 마사히코 대표 료칸에서 먹는 가이세키 요리에 질리셨다고요? 그럼 운젠 온천마을의 별미인 하야시라이스*를 추천합니다. 운젠은 19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외국인들의 여름 휴양지로 유명했기에 그들의 입맛에 맞는 하야시라이스를 요리하는 집이 많았어요. 하야시라이스 맛집을 결정하는 기준은 당연히 데미글라스 소스죠. 제 경우에는 송아지뼈를 푹 고아내 육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소스 제조에 거의 1주일이 걸린답니다. 밥에는 노란 계란을 덮어 내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에 달달한 디저트류 메뉴도 다양하니 덮밥 한 그릇 하고 가시죠! 그린 테라스 운젠グリーンテラス雲仙 長崎県雲仙市小浜町雲仙320 +81 957 73 3277 11:00~17:00 하야시라이스 980엔(샐러드 스프 드링크 디저트가 포함된 세트메뉴 550엔 추가), 디저트류 600~700엔 *하야시라이스 | 한국에서는 ‘하이라이스’라고 부르는 바로 그 덮밥이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일본 출판사겸 문구판매 업체 ‘마루젠’의 창업자 ‘하야시 유우테키’가 손님이 오면 데미글라스 소스에 고기와 야채를 함께 푹 익혀 밥과 함께 대접해서 그의 이름을 땄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하다. “달걀빵 먹고 온천욕도 하세요”카세야 카페 다카하시 카즈미씨 원래는 카세야란 이름의 작은 료칸을 운영했어요. 외국인 손님을 위해 아침식사용으로 빵을 구워냈는데, 그게 인기가 좋았죠. 그래서 아예 료칸을 접고 빵집을 차렸어요. 근처 료칸에 빵을 제공하기도 하죠. 제일 잘 나가는 빵은 ‘운젠 바쿠단’이예요. 온천수로 삶은 계란을 넣고 튀겨낸 빵이죠. 시마바라의 탄산수로 만든 운젠 레모네이드와 함께 먹으면 최고랍니다. 카레빵과 어묵빵도 좋아들 하세요. 료칸을 접긴 했지만 온천탕은 여전히 운영하고 있답니다. 3~4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욕장이라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대여하는 경우가 많아요. 카세야かせや 카페 雲仙市小浜町雲仙315 +81 957 73 3321 07:00~18:00, 수요일 휴무 커피 300엔, 운젠 바쿠단 1개 160엔 | 온천탕운영시간 7:00~17:00, 요금 50분 1,500엔 “자가짱은 짱짱맨입니다! “지지와관광센터 야마시타 나오키 대표 지지와전망대에서 구경 잘 하셨나요? 그럼 이제 자가짱을 만나실 차롑니다. 감자는 운젠시 최고의 특산물이죠. 봄, 겨울 두 번을 수확하니 생산량도 많아서 일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생산량을 자랑합니다. 그 감자를 삶아서 막대에 꽂아 튀겨 낸 것이 자가짱이죠. 여기서는 최고의 군것질거리랍니다. 전망대에 위치한 지지와관광센터에 오시면 맛보실 수 있습니다. 참! 지지와관광센터는 치도리 카스텔라의 본점이기도 하답니다. 창업자이신 아버지가 아직도 판매대를 지키고 계시죠. 치도리는 ‘지지와의 닭’이라는 뜻인데, 카스텔라에 필요한 달걀을 공급하기 위해 직접 양계장을 만들어 2,000여 마리의 닭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1층에는 아늑한 카페테리아가, 2층에는 350명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개인여행자도, 단체도 환영합니다. 지지와관광센터千々石観光センター 長崎県雲仙市千々石町丙160 +81 957 37 2254 www.chidiwa.com 자가짱 1개 200엔, 카스텔라 1박스 1,050엔 부터 ▶travel info Japan UNZEN Navigation운젠시 찾아가기 후쿠오카를 관문으로 이용할 경우 하카타역에서 이사하야역까지 열차로 1시간 50분이 소요되고 나카사키를 관문으로 이용할 경우 나가사키역에서 특급열차를 타면 이사하야역까지 20분이 소요된다. 이사하야역에서 운젠시까지는 버스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항까지 배로 이동하면 출발 항구에 따라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운젠온천관광협회 unzen.org Transportation시마테츠 원데이패스 시마바라 반도 내에서 이동은 시마바라 철도와 시마테츠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철도와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마테츠 원데이패스의 가격은 1,200엔. 이사하야역에서 시마바라외항까지 43.2km를 운행하고 있다. 나베시마 저택을 관람할 경우 해피트레인을 타고 코우지로마치역에서 하차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다. 버스의 경우 이사하야에서 출발해 오바마와 운젠을 경유해 시마바라까지 하루 15편이 운항된다. 오바마와 운젠 사이의 소요시간은 20분 정도다. 해피 트레인24개의 철도역 중에서 사이와이역, 아이노역, 아즈마역의 경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어로 ‘행복’을 뜻하는 ‘사이와이’, ‘사랑스러운’이란 뜻을 지닌 ‘아이노’, ‘우리 아내’를 뜻하는 ‘아즈마’가 이름이기 때문. 세 역의 입장권을 세트로 묶은 패키지 티켓은 연인이나 부부가 탐내는 기념품이기도 하다. +81 957 81 2277 500엔 www.shimatetsu.co.jp place 운젠 비도로미술관雲仙ビードロ美術館비로도는 유리의 포르투갈어다. 에도시대의 분유리와 19세기 보헤미안 유리 등 화려한 앤티크 유리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들어온 골동품과 이삼평의 제자들이 만든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81 957 73 3133 700엔 운젠 장난감박물관雲仙おもちゃ博物館일본의 옛과자와 장난감이라는데 어쩐지 낯익은 물건들이 많다. 1층은 장난감 가게이고 5,000여 점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2층에 있다. 추억 돋는 군것질 거리나 복고풍 기념품을 장만하기 좋은 곳. +81 957 73 3441 200엔 Accommodation 운젠 후쿠다야福田屋관광객들 대상으로 술이나 카메라 등을 팔던 상점이 커져 료칸이 됐다. 화실과 양실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민예 모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4월부터 한국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81 957 73 2151 www.fukudaya.co.jp 호텔 토요칸東洋館운젠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여관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 온 이시다씨는 어린 시절부터 료칸 운영에 필요한 다방면의 소양을 익혔다고. 요즘은 염색에 심취해 있다. 오시도리 연못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노천탕뿐 아니라 장미탕 등 특색 있는 탕을 운영한다. +81 957 73 3243 www.toyokan.com 신유 호텔ゆやど雲仙新湯외부에서 온천수를 끌어 오지 않고 내부에 4개의 온천수가 나오는 료칸이다. 유카타의 치수가 맞지 않을 경우 게스트가 스스로 골라 입을 수 있도록 복도에 옷장을 비치하는 등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다. 노천탕이 딸린 객실도 4개가 있다. +81 957-73-3301 www.sinyuhotel.co.jp 운젠 미야자키 료칸雲仙宮崎旅館 황실 가족들이 묵어 갈 정도로 품격 있는 료칸이다. 잘 꾸며진 일본식 정원만 봐도 그 격을 알 수 있다. 대지옥온천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좋은 성분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물론 숙박료도 높은 편이다. +81 957 73 3331 www.miyazaki-ryokan.co.jp 후키야富貴屋창문을 열면 운젠지옥이 눈앞에 펼쳐진다. 반대로 지옥순례 중에도 항상 후키야 여관의 모습이 보인다. 히노키탕이 있는 대욕장을 갖추고 있으며 장기 투숙자를 위한 공동 주방도 갖추고 있다. +81 957 73 3211 www.unzen-fukiya.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진혁 취재협조 운젠시 관광물산과 www.city.unzen.nagasak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사살된 고릴라…동물전문가, “그는 오히려 아이를 보호했다”

    사살된 고릴라…동물전문가, “그는 오히려 아이를 보호했다”

    고릴라 우리 안으로 들어간 3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사살된 고릴라 '하람비'의 죽음을 놓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애꿎은 죽음을 맞은 하람비는 실버백 고릴라로 멸종위기 동물이며, 또 이 동물원 실버백 고릴라 무리의 우두머리였다. 사건 이틀 전이 하람비의 17세 생일이었기에 더욱 비극적 상황이 되고 말았다. 우리에 들어갔던 아이는 다행히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찍은 다양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원의 대응을 놓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실제 동영상을 보면 하람비는 아이에게 다가가 두 팔로 감싸는 동작을 하고, 일으켜 세워주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뭔가에 갑자기 놀란 듯 아이를 내동댕이치며 펄쩍 옆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고릴라 전문가들은 "아이는 어떠한 위험에도 처하지 않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뉴잉글랜드대학 동물핵동학 교수이며 '보르네오의 오랑우탄' 저자인 지셀라 카플란은 "만약 하람비가 아이에게 공격의 의사를 가졌다면 가슴을 치는 등 경고의 행동을 먼저 보였을 것이지만 그런 행동은 전혀 없었다"면서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기는커녕 오히려 동료 고릴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고,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르는 구경꾼으로부터 아이를 감싸려는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카플란 교수에 따르면 고릴라는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아이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단지 조사(investigating)하려는 일반적인 행동이었을 뿐이었던 것이었다. 그는 오히려 침착하지 못한 구경꾼들과 동물원 측을 간접적으로 힐난했다. "만약 고릴라 사육사들이 평소에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 하람비를 침착하게 명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구경꾼들이 내지르는 비명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동물원 측은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동물원 측은 "고릴라에게 마취제를 쏘는 것은 오히려 흥분시키기 때문에 (사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사람의 생명이 위험에 처한다면 주저없이 동물에게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하람비는 2014년 신시내티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실버백 고릴라는 일반적으로 50년 안팎의 수명을 갖고 있다. 만 17세와 이틀을 더 살고 비극적 생애를 마치게 됐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영상=일부 장면 삭제
  • 여성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과학적 이유 (연구)

    여성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과학적 이유 (연구)

    '밤문화'를 즐기는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벨기에 겐트대학 연구팀은 여성은 '하룻밤' 상대로 ‘술과 담배를 피우는 남성’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진화심리학저널’(Journal Evolutionary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여성이 이른바 '나쁜 남자'에 끌리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곧 여성은 위험해보이는 남성에게 더 섹시함과 매력을 느낀다는 주장으로, 흥미로운 것은 '하룻밤' 같은 단기적인 관계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17세~30세 사이 벨기에 여성 239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가설을 증명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흡연 혹은 음주, 운동을 하는 등의 남성 10명의 사진을 보여주고 '원나잇 스탠드' 같은 단기적인 관계를 갖고 싶은지 결혼같은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지 심층 인터뷰한 것. 그 결과는 흥미롭다. 여성들이 단기적인 관계에서는 음주와 흡연을 하는 남자들에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비흡연, 비음주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자를 택했기 때문. 연구팀은 이를 진화 심리학적으로 해석했다. 곧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상대 파트너와의 관계 지속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연구를 이끈 이블린 빈케 박사는 "흡연이나 음주는 육체에 해를 주는 것이며 이는 여성에게 위험한 행동으로 인식된다"면서 "단기적 관계에서는 이같은 행동이 문제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성적으로 더 자유롭고 개방돼 보여 섹시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여성은 장기적 관계에서는 친절한 성격에 건강해보이는 남성을 선호하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 보육으로 이어지는 부담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당신이 피우는 담배, 끔찍한 아동노동 산물일 수도”

    “당신이 피우는 담배, 끔찍한 아동노동 산물일 수도”

     인도네시아 담배농장에서 상당수 아동들이 심각한 니코틴 중독에 시달리며 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담배회사들도 아동노동을 통해 생산된 원재료를 차단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불법 아동노동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 내 50만곳의 담배농장 가운데 상당수에서 아동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HRW는 132명의 아동을 포함한 227명의 담배농장 인부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니코틴 중독 상태가 심각하다면서 담배농장에서의 아동노동을 즉각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 응한 아이들은 담배 수확 뒤 어지럼증과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고 증언했는데 이는 담배 수확 과정에서 잎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이 아이들의 피부를 통해 몸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담배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담뱃잎 농부병’이라고 부른다. 인권단체들은 18세 미만 아동의 담배농장 취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도네시아 법률상 15세 미만 아동 고용금지 조항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영세 담배 농가에서는 아이들의 손길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10∼17세의 아동은 15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담배 생산에 얼마나 많은 아동이 동원되는지에 대한 통계는 아직 없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담배 대부분은 자국에서 소비된다. 그러나 전체 생산량 가운데 25%가량은 글로벌 담배업체의 상표를 달고 전 세계로 팔려나간다.  그러나 필립모리스나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와 같은 글로벌 담배업체조차도 아동노동을 통해 생산된 담배를 가려낼 수 있는 원재료 구매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글로벌 담배업체 제품을 소비하는 건 아동노동의 산물 소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게 HRW의 지적이다.  HRW 아동권리 담당자인 조 벡커는 ”영국이나 미국에서 던힐이나 럭키 스트라이크 같은 담배를 소비하는 건 아동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n&Out] 아동학대, 사회 통합시스템으로 해결해야/좌동훈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In&Out] 아동학대, 사회 통합시스템으로 해결해야/좌동훈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정부는 최근 제8차 아동정책조정위원회에서 ‘아동학대근절의 원년’을 선포하고 2017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대응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아동학대를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주된 내용에는 생애주기별 부모교육, 아동행복지원시스템 가동, 피해아동 보호, 가족기능 회복지원, 가해자 처벌 및 교육강화 등 아동학대 관련 사전·사후 대책 등이 포함된다. 아동학대 문제는 피해아동과 가해자만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해결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더구나 현재 우리의 아동 보호체계는 제각각이다. 아동학대 업무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맡고 있고, 대상 아동을 보호시설에 두는 업무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동 보호 조치를 요청하려면 지자체의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심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나뉘어 있다. 지자체에서는 아동을 보호할 때 학대 사실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지자체 간 정보 교환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 기관 대상자 또는 서비스 현황 등을 파악할 수도 없다. 또 보호 대상인 아동·청소년이 같은 나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어떤 보호체계 안에 있는 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조치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17세 청소년이 부모의 폭행으로 인해 집을 나온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17세라는 나이는 법적으로 아동에도 속하고 청소년에도 속한다. 대상자가 집을 나왔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학대로 신고 접수된다면 학대 판정 및 서비스 개입, 보호조치까지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지자체 등에 의해 보호 또는 지원, 모니터링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학대 개입이 아닌 가출로 판단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닌 청소년 쉼터 등에서 보호조치를 하게 되며, 이 경우 학대에 대한 개입보다는 가출 보호에 초점을 둔 서비스와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해당 기관이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아동복지법과 청소년복지지원법 등 각각 다른 소관과 기준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동학대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어느 기관, 어느 보호체계에서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른 보호절차와 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각각의 보호체계 속에서 진행되기보다는 통합된 하나의 체계 속에서 문제 접근을 해야 한다. 또 아동과 청소년은 미성년으로서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따로 떼어 놓고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볼 때 아동·청소년·가족이라는 보호체계는 함께 운영돼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아동학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학대 가해자에 대해 아동 분리와 처벌 등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은 보다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어떤 방식으로든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가족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학대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접근과 해결방안이 고려되고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원가정 보호 상황에서의 아동 안전관리 또한 잘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아동보호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아동 분리가 제일 우선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아동이 가족과 분리됐다가 차후 재결합할 경우 아무 일 없듯이 생활하기란 매우 어렵다. 아동을 분리하는 데 소요된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가족의 밀접한 상호의존관계를 바탕으로 각각의 보호체계에서 보호대상에 독립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통합적인 접근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상태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상태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

    지난달 10일 중국에서 국내로 이송된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8) 할머니의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22일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하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뗴고 자가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혈압이 안정되고 가족과 의료진의 말을 알아듣고 반응할 정도로 의식도 정상에 가깝게 돌아왔다”면서 “23일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할머니가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에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생긴 갈비뼈 골절과 평소 앓고 있던 고혈압, 천식 등의 지병까지 겹쳐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고령으로 수술이 힘들어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와 투석 상태를 유지하는 등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받아왔다. 현재도 가래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힘든 상태로 퇴원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처음 상태가 심각해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치료에 차도를 보여 일반병실 옮기게 됐다”면서 “퇴원 여부는 환자의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할머니는 1944년 17세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중국에 끌려간 이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다가 지난 2월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현지에서 치료를 받던 중 평소 고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하 할머니의 뜻에 따라 정부와 민간의 합심으로 지난 4월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 눈에 보는 ‘붉은 행성’ 화성… “30일 지구와 최단거리”

    한 눈에 보는 ‘붉은 행성’ 화성… “30일 지구와 최단거리”

    미래 지구인의 ‘두 번째 거주지’로 꼽히는 화성의 최근 모습이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이하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찍은 지구에서 약 8047만㎞ 떨어진 화성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찍은 것으로, ‘붉은 행성’이라고 불리는 화성 토양의 색깔과 대기, 상공의 구름 등을 한 장에 모두 담고 있다. 사진에서 어둡고 크게 보이는 지역은 ‘시르티스 메이저’(Syrtis Major) 평원으로, 17세기 당시 천문학자에 의해 최초로 확인된 화성의 지표면이다. 이번에 공개된 시르티스 메이저 평원 위로는 구름이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무려 35억 년 전에 소행성과 충돌하면서 생성된 분지의 모습과 화성 대기를 덮고 있는 구름, 화성의 남극과 북극 역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지질활동으로 용암이 흘렀던 지역이나, 밝은 주황빛을 띠고 있는 화성의 북반구 ‘아라비아 테라’ 지역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미국시간 기준으로 22일에는 태양과 지구, 화성이 일직선에 놓이는 ‘우주쇼’가 열린다. 이 시기가 되면 화성은 지구에서 약 7630만㎞ 떨어진 지점까지 가깝게 접근한다. 이어 30일은 11년 만에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날이다. 전문가들은 이때가 되면 지구-화성 거리가 7531만 8000㎞까지 가까워 질 것으로 예상하며, 위치 특성상 태양이 화성을 비추기 때문에 더욱 밝고 선명한 화성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국서 ‘멘솔 담배’ 판매 금지된 이유는?

    영국서 ‘멘솔 담배’ 판매 금지된 이유는?

    영국 정부가 박하향(멘솔) 담배의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지 일간지 메트로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20년 5월 20일부터 멘솔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새로운 담배판매법을 오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을 추진해 온 영국금연운동단체 (Action on Smoking and Health)는 “이번 법안은 멘솔 담배가 어린이들을 더욱 쉽게 현혹할 수 있으며, 일반 담배에 비해 쉽게 중독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멘솔 담배 판매를 반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4~2010년 청소년(12~17세) 흡연자중 멘솔 담배 외 흡연자의 흡연율은 6.0%에서 3.4%로 2배 가까이 떨어졌지만, 멘솔 담배 흡연자는 2004년 5.3%에서 2010년 4.5%로 0.8%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미국의 청소년 흡연자 1만365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처음 흡연을 시작한 계기가 전자담배를 포함한 가향제품이었다는 응답이 81%를 차지했다.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멘솔 담배를 판매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국가는 영국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달 캐나다 정부 역시 멘솔 담배가 청소년과 첫 흡연자를 쉽게 유인한다는 이유로 30일간의 여론 수렴을 거친 뒤 멘솔 담배 판매 금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는 2009년 멘솔을 제외한 가향담배, 즉 초콜릿 향 등의 향을 첨가한 담배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멘솔 담배의 유해와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역시 2012년 세계 최초로 멘솔을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을 금지했으며,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멘솔을 제외한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하고 2020년까지 멘솔을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같은 이유로 멘솔향 등 가향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지만, 도입 시기를 2년 후인 2018년으로 지정하면서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스만 비밀 파티엔 고위직 즐비”…은둔의 멕시코 ‘마약 여왕’ 입열다

    “구스만 비밀 파티엔 고위직 즐비”…은둔의 멕시코 ‘마약 여왕’ 입열다

    “난 죄책감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마약은 개인적 선택일 뿐이다. 100여년 전 밀주가 성행하고 담배가 합법화되기 이전에는 주조업자와 담배상도 모두 범법자였다.” 멕시코 최대 마약밀매조직 ‘시날로아’의 여두목이었던 아빌라 벨트란(56)이 7년여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을 내밀었다. 2007년 9월 마약밀매와 돈세탁 혐의로 체포돼 7년간 복역한 그는 지난해 2월 석방됐다. 은둔을 이어오던 벨트란은 최근 멕시코 서부 도시 과달라하라의 은신처에서 돌연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트란은 속사포처럼 뒷얘기를 쏟아냈다. 13세 때 총격 살인을 처음 목격하고 17세 때 마약조직원에게 납치당해 ‘지하세계’에 몸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털어놨다. 지난해 여름 깜짝 탈옥과 재수감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세계 최대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58)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취재진이 수십명의 경호원을 뚫고 황금빛 자택에 들어서 처음 마주한 건 죽은 남편과 오빠를 기리기 위해 피워 놓은 촛불과 향 냄새였다. 이들은 모두 경쟁조직에 무참히 살해당했다. 벨트란의 목에는 228개의 다이아몬드와 189개의 사파이어로 장식된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그는 수감 전까지 ‘태평양의 여왕’으로 불렸다. 벨트란은 구스만 얘기부터 끄집어냈다. 구스만이 과달라하라 카르텔의 두목을 차량 30대를 동원해 살해한 뒤 왕좌에 올랐다면서 ‘특별한 파티’를 떠올렸다. “엘 차포가 초대한 비밀 파티에는 정·관계 인사가 즐비했어요. 군과 경찰의 고위직들이 타고 온 자가용 비행기와 헬기로 산속 공항이 붐볐고, 200여명의 경호원이 동원됐죠.” 벨트란은 구스만의 탈옥과 관련, “당시 멕시코의 장관급 인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곳곳에 부패가 만연했다. 경쟁 조직이 멕시코 전 대통령에게 1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 ‘금수저’ 출신이다. 삼촌인 미구엘 앙겔 펠릭스 갈라르도는 과달라하라를 근거로 대규모 마약조직을 설립했고, 아버지와 오빠가 이 조직에 몸담았다. 어려서부터 주말마다 미국의 디즈니랜드를 드나들 만큼 유복했고, 함께 성장한 친구들도 크고 작은 마약조직의 두목이 됐다. 그는 17세 때 과달라하라 대학에 입학해 탐사저널리즘을 공부하며 기자를 꿈꿨다. 하지만 그를 짝사랑한 마약조직원에게 납치되면서 인생이 뒤틀렸다. 수개월 뒤 고향을 떠나 다른 조직에 가담했다. 21세 때는 당시 마약왕이던 아마도 카릴로 푸엔테스의 정부가 됐고, 10여년 만에 고위직에 올랐다. 7세 연하의 남자친구와 손잡고 마약조직들을 통합하기도 했다. 전설로 통하던 벨트란의 실체가 드러난 건 지난 2002년. 당시 15세 아들이 납치돼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주의 인물이 됐다. 벨트란은 2007년 9월 멕시코시티에서 구속됐다. 당국이 구금 사실을 발표할 때 그는 카메라 앞에서 태연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미모의 마약밀매 여두목은 베스트셀러와 유명한 발라드 곡, 드라마의 소재가 됐다. 그러나 수감 이후 삶이 산산조각 났다. 외아들을 더이상 볼 수 없었고 가족과 친구, 조직원들이 모두 떠나갔다. 그는 현재 로펌을 통해 정부에 압류된 15채의 집 등 재산을 되찾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벨트란은 “나는 마약상이지만 절대 마약을 하지 않는다. 여성이 마약을 하는 순간 남성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노리개로 전락한다”면서 “돈을 좇아 마약조직에 가담하는 젊은이와 미국 시장의 수요가 있는 한 멕시코 마약산업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81광년 떨어진 별의 흑점 포착…태양의 젊은 시절?

    181광년 떨어진 별의 흑점 포착…태양의 젊은 시절?

    17세기 초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태양을 관측하면서 여기서 예기치 않은 흠집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당시 사람들은 천구에 있는 천체들은 완전한 존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해서 태양의 흑점은 물론이고 달의 계곡과 크레이터 등을 발견하면서 중세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이미 갈릴레오 이전 기록에도 흑점을 본 것이라 추정되는 문헌이 있기는 하지만, 흑점에 대한 과학적인 관측이 시작된 것은 갈릴레오 시대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흑점은 태양 표면의 일부분이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서 검게 보이는 것으로 태양 자기장 및 태양 플레어같은 태양 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오랜 세월 인류가 관측 가능했던 별의 흑점은 태양 흑점이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까이 있는 별의 흑점을 관측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영국 엑서터 대학의 스테판 크라우스(Stefan Kraus) 교수가 이끄는 국제 천문학팀은 지구에서 181광년 떨어진 별인 제타 안드로메다(Zeta Andromedae)의 표면에서 흑점을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해 이를 최근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몇 개의 대형 망원경을 간섭계 방식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330m 구경 망원경 같은 분해능을 가진 망원경을 만들어 이를 관측할 수 있었다. 이 관측 사진은 비록 낮은 해상도이긴 하지만, 별의 북극 지방과 남위도에 걸쳐 검은색의 지형이 펼쳐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갈릴레오가 흑점의 위치 이동을 보고 태양의 자전을 알아냈듯이 과학자들도 이 별이 18일을 주기로 자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 중요한 것은 제타 안드로메다가 태양과 비슷한 별이지만, 그보다 젊은 별로써 태양의 과거 역사를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관측 결과를 통해 태양이 초창기에는 지금보다 더 큰 흑점을 가지고 있었으며 분포 역시 극지방에 몰려 있는 등 지금과는 다른 흑점 활동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갈릴레오의 시대에서 400년 후에 이제 다른 별의 흑점을 관측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면서 이번 관측 결과를 자축했다. 앞으로 강력한 망원경과 간섭계 기술을 통해서 다른 별의 흑점을 더 상세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Roettenbacher et al.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뮤지컬 ‘17세’ 엄마가 가출한 딸에게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17세 때 가출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딸과 소통하는 독특한 형식의 뮤지컬. 베스트셀러 작가 이근미의 동명 소설이 원작.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년예술가 지원작’ 선정 작품이기도 하다. 7월 31일까지, 종로구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 전석 4만 5000원. (02)838-9135. ●연극 ‘햇빛샤워’ 19세의 순진한 청년 동교와 그의 집 반지하 셋방에 사는 백화점 직원 광자를 통해 비틀린 삶의 양상과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낸 작품. 1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중구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전석 3만원. (02)758-2150.
  • “여성은 위험해 보이는 남성에게 섹시함과 매력 느낀다”

    “여성은 위험해 보이는 남성에게 섹시함과 매력 느낀다”

    '밤문화'를 즐기는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벨기에 겐트대학 연구팀은 여성은 '하룻밤' 상대로 ‘술과 담배를 피우는 남성’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진화심리학저널’(Journal Evolutionary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여성이 이른바 '나쁜 남자'에 끌리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곧 여성은 위험해보이는 남성에게 더 섹시함과 매력을 느낀다는 주장으로, 흥미로운 것은 '하룻밤' 같은 단기적인 관계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17세~30세 사이 벨기에 여성 239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가설을 증명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흡연 혹은 음주, 운동을 하는 등의 남성 10명의 사진을 보여주고 '원나잇 스탠드' 같은 단기적인 관계를 갖고 싶은지 결혼같은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지 심층 인터뷰한 것. 그 결과는 흥미롭다. 여성들이 단기적인 관계에서는 음주와 흡연을 하는 남자들에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비흡연, 비음주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자를 택했기 때문. 연구팀은 이를 진화 심리학적으로 해석했다. 곧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상대 파트너와의 관계 지속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연구를 이끈 이블린 빈케 박사는 "흡연이나 음주는 육체에 해를 주는 것이며 이는 여성에게 위험한 행동으로 인식된다"면서 "단기적 관계에서는 이같은 행동이 문제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성적으로 더 자유롭고 개방돼 보여 섹시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여성은 장기적 관계에서는 친절한 성격에 건강해보이는 남성을 선호하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 보육으로 이어지는 부담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빅투스 게임 금메달리스트가 해리 왕자에게 메달 건넨 사연

    인빅투스 게임 금메달리스트가 해리 왕자에게 메달 건넨 사연

     상이군인과 참전용사들의 체육대회인 인빅투스 게임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 미군 여군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영국 병원에 메달을 건넸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고 있는 이 대회는 영국 해리 왕자의 제안에 따라 만들어져 올해로 두 번째다. 미국의 여군 상사 엘리자베스 마크스(25)는 이 대회 수영 네 종목에 출전해 모두 우승을 차지했는데 여자 자유형 100m 금메달을 해리 왕자로부터 수여받고는 그대로 돌려주며 뭔가 얘기를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13일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출신인 마크스 상사는 이 메달을 해리 왕자에게 건네며 케임브리지셔의 팹워스 병원 의료팀에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17세 때부터 미군에 복무해온 마크스 상사는 2010년 엉덩이를 다치면서 왼쪽 다리에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게 됐다. 지난 2014년 영국에서 열린 첫 대회 전야에 갑자기 폐에 이상을 느껴 졸도해 죽음 직전에 이르렀는데 팹워스 병원 의료진이 열흘 동안 코마를 유도한 덕에 독일의 미군병원에서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들은 완벽하게 제 목숨을 구해줬는데 전 영국에 충분한 감사를 표하지 못했다”고 해리 왕자에게 메달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런던 병원에 있을 때 순환계 장애가 왔는데 팹워스 병원 의료진이 체외막 산소화장치(ECMO·일명 에크모)로 생명 연장을 해줘 내 목숨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영국의 보건의료 체계인 NHS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마크스 상사는 ”고마워. 네게 끝내 제대로 보답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하지만 네가 해낸 일은 놀랍기만 해“라고 말했다.    팹워스 병원의 최고경영자(CEO) 대행인 클레어 트립은 마크스 상사의 성취와 따듯한 마음의 표시 모두 반갑기만 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 모두 엘리자베스의 건승을 기원하며 직접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도록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로저 홀 박사는 의료진이 마크스 상사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그녀의 메달 기부가 “관대하고 기대하지 못했던 바”라고 반겼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성은 ‘하룻밤’ 상대로 술과 담배 피우는 남성 선호”

    “여성은 ‘하룻밤’ 상대로 술과 담배 피우는 남성 선호”

    '밤문화'를 즐기는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벨기에 겐트대학 연구팀은 여성은 '하룻밤' 상대로 ‘술과 담배를 피우는 남성’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진화심리학저널’(Journal Evolutionary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여성이 이른바 '나쁜 남자'에 끌리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곧 여성은 위험해보이는 남성에게 더 섹시함과 매력을 느낀다는 주장으로, 흥미로운 것은 '하룻밤' 같은 단기적인 관계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17세~30세 사이 벨기에 여성 239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가설을 증명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흡연 혹은 음주, 운동을 하는 등의 남성 10명의 사진을 보여주고 '원나잇 스탠드' 같은 단기적인 관계를 갖고 싶은지 결혼같은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지 심층 인터뷰한 것. 그 결과는 흥미롭다. 여성들이 단기적인 관계에서는 음주와 흡연을 하는 남자들에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비흡연, 비음주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자를 택했기 때문. 연구팀은 이를 진화 심리학적으로 해석했다. 곧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상대 파트너와의 관계 지속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연구를 이끈 이블린 빈케 박사는 "흡연이나 음주는 육체에 해를 주는 것이며 이는 여성에게 위험한 행동으로 인식된다"면서 "단기적 관계에서는 이같은 행동이 문제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성적으로 더 자유롭고 개방돼 보여 섹시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여성은 장기적 관계에서는 친절한 성격에 건강해보이는 남성을 선호하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 보육으로 이어지는 부담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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