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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도 찜통 트럭 속 ‘비극의 아메리카 드림’

    38도 기온 속 냉방장치는 고장…경찰 “인신매매 조직이 가둔 듯” 23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국경 인근의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월마트 주차장에 세워진 트레일러 안에서 8명의 사망자와 30명의 부상자가 발견됐다. 폭염으로 달궈진 트레일러 안에서 질식, 호흡곤란, 뇌손상 등으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추정됐다. 전날 오후 5시 이 지역의 낮 기온은 섭씨 38.3도였다. 전문가들은 트레일러 내부 온도가 최고 78도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경찰은 인신매매 조직이 밀입국자들을 냉방장치가 고장 난 트레일러에 가둬 참변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트레일러에서 탈출한 한 밀입국자가 월마트 종업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종업원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부상자를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들 중 1명이 추가로 숨졌다. 10여명이 중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발견 직후 응급처치 도중 심박 수가 130회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심각한 뇌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따르면 부상자 가운데 4명은 10~17세의 미성년자다. 시신 8구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찰스 후드 샌안토니오 소방국장은 “트레일러에 있던 사람들을 만져 보니 피부가 매우 뜨거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샌안토니오 경찰은 월마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주차된 트레일러에 차량이 접근해 탑승자 일부를 데려간 사실을 확인하고 트레일러 운전자 제임스 매슈 브래들리 주니어(60)를 체포했다. 연방검찰은 24일 브래들리 주니어를 기소할 방침이다. 윌리엄 맥매너스 샌안토니오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신매매 범죄 현장을 목격했다”며 “끔찍한 비극”이라고 밝혔다. 맥매너스 국장은 “트레일러의 에어컨은 고장 난 상태였으며 물이 있었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호먼 ICE 국장대행은 “애초 트레일러 안에 100명 이상이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있었다. 발견된 38명 외에 나머지 사람들은 중간에 탈출했거나 다른 차로 이송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불법 이민 알선자들은 인간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비난했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해진 국경 보안 정책이 이민자들로 하여금 더 위험한 밀입국 방법을 감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올해 7월에만 텍사스주 러레이도 인근에서 밀입국자를 실은 트럭이 최소 4대 적발됐다. 지난 7일에는 멕시코, 에콰도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출신 72명을 태운 트럭이 발견됐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지리·교통 탁월한 ‘고가 주택시장’, 경기침체 불구 꾸준한 수요

    지리·교통 탁월한 ‘고가 주택시장’, 경기침체 불구 꾸준한 수요

    나아질 줄 모르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용산구 한남동 등 고급 주거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고가 주택시장은 꾸준히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고가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공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고급주택 전문 건설회사인 장학건설주식회사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부촌 한남동 UN빌리지 내 신규 고급빌라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건물은 UN빌리지 내에서도 최고의 노른자에 해당하는 부지에 자리할 계획이며, 기존 한남타운이 있는 연면적 10,946.77㎡(3,311.39평), 대지면적 3,251㎡(983.43평)부지에 지하3층, 지상6층 규모의 총 17세대의 빌라다. 주변엔 ‘한남 THE HILL’이 있으며, 고급아파트 단지인 외인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파르크 한남 (PAARC HANNAM)’이 세워질 부지는 한강과 강남의 조망권 프리미엄을 가진 입지적 특성을 지녔다.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세워질 ‘파르크 한남(PAARC HANNAM)’은 남향판 배산임수의 혈맥을 자랑하듯 입지가 명당이고, 풍수지리학적으로 재물을 뜻하는 물과 남산에서 뻗어온 용맥이 만나 응집하는 길지(吉地)로 더 유명한 곳이다. 뒤 편, 병풍처럼 둘러싸인 남산은 강북과 강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고 한남대교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하다. 펜트형과 복층형 17세대로 세워질 ‘파르크 한남(PAARC HANNAM)’의 분양가는 80억대에서 170억원대로 분양할 예정에 있다. 아울러 세대 당 6대의 주차대수는 물론, 마스터 룸에는 사우나가 설치된다. 또한 주민의 편의를 위한 세대별 창고, 공동 세탁실, 휘트니스, 와인바, 소극장, 실내골프연습장, 기사대기실 등의 시설도 마련된다. ‘파르크 한남(PAARC HANNAM)’은 사전분양을 통해 공급 예정이며, 준공은 2019년 말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생존자 37명 평균 91세… 시간이 없습니다

    위안부 생존자 37명 평균 91세… 시간이 없습니다

    불과 2주 전만 하더라도 정정해 보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91) 할머니가 23일 돌연 세상을 떠나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던지고 있다. 이로써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는 37명으로 줄었다.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는 가운데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 생존자 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경기 광주 ‘나눔의 집’은 김 할머니가 이날 오전 8시 4분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어제(22일)까지만 해도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운명하셨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0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나눔의 집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다른 할머니들과 함께 “한·일 양국이 2015년 12월 일방적으로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위안부 할머니의 별세는 지난 4월 이순덕(99) 할머니가 운명한 지 석 달여 만이며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는 7명, 2015년에는 9명이 영면했다. 1995년부터 매년 5~15명씩 별세하고 있다. 남은 37명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은 91세다. 나이가 가장 적은 할머니가 85세이며 96세 이상 초고령자도 2명이다. 85~89세가 19명, 90~95세가 16명이다. 김 할머니는 강원 평창에서 태어나 10대에 부모를 여의고 17세에 중국 지린성 위안소로 끌려갔다. 탈출하다 붙잡혀 구타를 당하는 바람에 왼쪽 고막이 터져 평생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3년간의 위안부 생활 동안 7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김 할머니는 2007년 미국 의회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해방 후 38일을 걸어 조국에 돌아왔다”며 “위안소에서 하루 40여명을 상대했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고 증언해 좌중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는 게 소원이었던 할머니는 매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나가는 등 위안부 실상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김 할머니는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털어놓고 나면 가슴이 뛰고 악몽으로 잠을 설치지만 살아 있는 한 그리할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제국주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김 할머니는 ‘기부천사’였다.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 4000여만원 등을 고스란히 모았다가 아름다운재단에 1억원, 퇴촌 성당에 장학금으로 1억 5000만원을 기부했다. 평생의 한을 끝내 풀지 못하고 떠난 김 할머니의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차병원 지하 1층 특실에 차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현백 여가부 장관, 남경필 경기지사,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조정래 영화감독, 배우 유지태씨 등이 조문하는 등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정 양옆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보낸 조화가 나란히 놓였다. 여야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발인은 25일이며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코가 커서 슬픈 최고검객의 세레나데

    코가 커서 슬픈 최고검객의 세레나데

    홍광호 폭발적 가창력과 음색으로 여심 흔들…귀에 푹 감기는 노래 적어 아쉬움“사랑이라 불러 볼까, 이 마음을/사랑을 해도 될까, 감히 내가/모든 것이 완벽한 나의 그대.” 코가 커서 슬픈 한 남자의 애처로운 외사랑. ‘과연 이런 사랑이 요즘에도 존재할까’ 싶을 만큼 지고지순한 이 남자는 마음에 품은 한 여인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 앞에서 다른 남자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데도 이 남자는 바보처럼 그녀 곁을 지킨다. 과연 지극한 이 남자의 사랑은 그녀의 마음에 가닿을까.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1897)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시라노’는 에르퀼 사비니엥 드 시라노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으로 한 남자의 애틋한 순애보를 그린다. 영국의 ‘햄릿’, 스페인의 ‘돈키호테’에 비견되며 전 세계적으로 연극, 영화,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꾸준히 변주돼 왔다.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됐으나 뮤지컬로 관객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킬 앤드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작가 레슬리 브리커스 콤비가 2009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으로 국내 공연은 보다 드라마를 강화했다. 더욱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베테랑 뮤지컬 배우 류정한이 프로듀서를 맡으며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다. 17세기 중엽의 프랑스 파리. 당대 최고의 검객이자 시인인 시라노는 자유분방하면서 괴짜스럽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할 말은 해야 하는 불 같은 사내다. 어디에서든 본인의 기개를 잃지 않는 당당한 이 남자는 뛰어난 문학적 재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재주도 지녔다. 하지만 이 낭만 검객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밝고 사랑스러운 여인 록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볼품없이 큰 자신의 코 때문이다. 시라노는 록산이 좋아하는 꽃미남 청년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러브레터를 써 주며 두 사람의 사랑을 돕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록산은 편지에 담긴 진심에 반해 크리스티앙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희비극인 ‘시라노’의 1막이 주인공인 시라노의 유쾌하고 호방한 성품이 잘 드러나는 밝은 분위기라면 2막은 삭막한 전쟁터에서도 록산을 위해 편지를 대신 써 주는 시라노의 숨겨진 슬픔과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으로 인한 비극적 운명을 조명한다. 교차하는 시라노의 감정은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대극장 뮤지컬 작품에서 기대할 법한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으로 무장한 이 작품의 결을 살리는 건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뛰어난 노래 실력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극 전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인물 시라노는 류정한을 비롯해 홍광호, 김동완이 번갈아 연기한다. 특히 홍광호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음색은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거인을 데려와’, ‘나홀로’에서는 세상이 짓밟아도 담담하게 맞서겠다는 사내의 결기를 과감하게 드러내는가 하면 ‘록산’ 등을 부를 땐 한 여인을 향한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달콤하게 전한다. 순수한 사랑의 여정을 그린 작품인 만큼 와일드혼 특유의 서정적인 음악이 작품의 정서를 도드라지게 하지만 귀에 감기는 노래가 적은 것은 아쉽다. 10월 8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6만~14만원. 1588-5212.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KOREA(?) 여자 오픈’/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KOREA(?) 여자 오픈’/이동구 논설위원

    박성현 선수가 우승한 미국의 ‘제72회 US 여자오픈 골프대회’가 무성한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흘 동안이나 골프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전했다는 사실이 먼저 놀랍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일반 공직자들도 눈치 보느라 골프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우리 현실과는 너무나 다르다.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골프를 트럼프처럼 좋아한다고 했으면 대선에서 감표 요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대통령의 개인 소유 골프장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골프 경기인 US오픈이 열렸다는 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우리 대통령이 개인 골프장을 갖고 있다면 이런 대회를 치를 수 있을까. 골프가 여전히 ‘사치성’ 운동경기라는 인식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10위권에 한국 선수들이 8명이나 든 것도 미국 프로 골프대회 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한다. US오픈이 아니라 코리아오픈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2위를 차지한 최혜진 선수는 이제 겨우 17세인 아마추어 골퍼다. 그러나 US오픈이 치러진 골프장이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 선수들이 US오픈을 휩쓴 것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골프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연인원 500만명 이상이 즐길 정도로 대중화됐다. 관람객이 아니라 실제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다. 한국 여자 골프는 이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쯤 되면 골프가 축구, 야구와 함께 ‘3대 국민 스포츠’라 말해도 될 듯싶다. 그런 만큼 선수층도 두텁다. ‘박세리 키즈’들은 계속 쑥쑥 자라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트럼프는 대회 내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문구가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쓰고 관전했다. 유세장이나 각종 행사장에 쓰고 다니던 그 모자다. 자국 선수가 우승하기를 바라면서 대회장을 사흘이나 찾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회 리더보드는 악몽이었을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트럼프가 트위터에 남긴 “박성현의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이 과연 진심이었을까. 호사가들은 혹시 트럼프가 골프협회 관계자들에게 “미국 우선주의를 적용해 외국 선수들의 참여를 제한해야겠다”고 하지는 않았을까 입방아를 찧어 댄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한국 선수들을 겨냥해 모든 외국인 선수에게 영어 구술시험을 치르겠다고 한 적이 있으니 말이다.
  • 가상통화를 어찌할꼬?“‘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도박” VS “4차 산업혁명시대 먹거리”

    가상통화를 어찌할꼬?“‘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도박” VS “4차 산업혁명시대 먹거리”

    “대표적인 가상통화 비트코인(사진) 가격은 5월 말 개당 49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16일에는 220만원대로 폭락했습니다. 가상통화는 건전한 투자 대상이 아닌 투기 자산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도박이 미래의 먹을거리라는 데 동의할 수 없습니다.”(이종근 수원지검 부장검사)“시장은 ‘악마의 맷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금과 같은 귀금속은 물론 인류 생존에 필요한 식량도 투자 대상이 됩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이 투자 대상이 됐다고 해서 꼭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습니다. 가상통화가 사회와 융합해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가상통화 거래소 ‘코빗’ 김진화 전 이사) 1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가상통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입법 공청회’에선 가상통화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이 팽팽히 엇갈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화폐로 주목받는 가상통화의 ‘싹’을 무작정 잘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투기와 해킹 등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는 가상통화는 불법도박과 같은 ‘사회악’ 인만큼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순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발제에서 “가상통화는 독점적인 발권력과 강제성 있는 통용력이 없는 만큼 법정화폐로 보기는 어렵고 지급결제 수단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지급 수단이 되려면 이용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통화가 부정한 목적으로 악용되는 건 엄격히 규제하되 새로운 지급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감안해 유통이나 사용 자체를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박사는 토론에서 “가상통화가 초기에는 지급 수단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투자 대상인) 자산이나 상품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각종 사고가 거래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가상통화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거래소 등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가상통화 투자를 미끼로 거액을 가로챈 다단계 조직을 기소한 이 부장검사는 토론에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상통화로 인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버블’과 같은 사태가 재연되면 막대한 서민경제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상무역으로 강국이 된 네덜란드에선 터키를 통해 들어온 튤립이 귀족사회뿐 아니라 신흥부자, 일반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모으는 바람에 한 달 50배나 가격이 폭등했지만, 그 거품이 순식간에 꺼져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다. 이 부장검사는 중국이 최근 가상통화를 강력히 규제하면서 한국 이용자가 대거 돈을 주고 사들이는 등 국부유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수 변호사는 “현재 가상통화를 악용한 사람은 방문판매법이나 유사수신행위규제법으로 처벌하는데, 가상통화를 재화로 보기 어려운 만큼 법정에서 분쟁 소지가 있다”며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빗 공동창업자인 김 전 이사는 이용자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지나친 규제는 신기술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우버와 알리페이 등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이 한국에선 규제로 인해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한 연구기관의 지적을 인용하며, 높은 규제장벽으로 인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지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가 이용자들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당국은 아직 명확한 정책 방향이 없다. 김연준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은 “가상통화가 제도권 금융 밖에서 태어나 규제를 만들기가 쉽지 않고 다른 법령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미국 뉴욕주와 일본 정도만이 가상통화에 금융규제를 가하고 있는데 서로 방식이 다르는 등 연구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야구] 역대급 호랑이 KBO 기록잔치 판을 키운다

    [프로야구] 역대급 호랑이 KBO 기록잔치 판을 키운다

    KIA 시즌 최다승 37승 남고 팀타율 .302도 경신 가능성 최형우 출루율·타점 동시 조준 마지막 시즌 치르는 이승엽 1500타점 등 신기록 예고 KBO리그가 후반기 풍성한 ‘기록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정규시즌 59%(425경기)를 소화하고 18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하는 KBO리그는 ‘가을야구’를 향한 치열한 순위 다툼과 함께 각종 기록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전망이다.거침없이 질주하며 후반기 독주 채비를 갖춘 선두 KIA가 ‘기록 풍년’의 중심에 섰다. 전반기 57승을 수확한 KIA는 후반기 남은 59경기에서 37승을 보태면 94승을 쌓는다. 그러면 지난해 챔피언 두산이 세운 한 시즌 팀 최다승(93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또 전반기 놀라운 팀 타율(.310)을 기록한 KIA는 여세를 몰아 2015년 삼성이 작성한 역대 한 시즌 최고 팀 타율(.302)도 경신할 태세다.전반기 팀 홈런 1위(153개)인 SK는 후반기 61개를 쏘아 올리면 2013년 삼성이 일군 한 시즌 최다 팀 홈런(213개)을 넘어선다. 개인 기록에서도 풍년이 기대된다. 지난해 마지막 1승과 올해 개막 14연승 등 선발 15연승을 달리는 KIA 에이스 헥터는 후반기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하면 시즌 개막 최다인 15연승으로 2003년 정민태(14연승)의 기록을 깬다. 그러면서 원년 박철순(OB)의 투수 최다 22연승에도 한 발짝 다가선다.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한화)는 통산 5번째로 140승에 6승, 장원준(두산)은 15번째로 120승에 1승만을 남겼다. 장원준은 탈삼진 25개를 더하면 두 번째로 10년 연속 100탈삼진도 일군다. 윤성환(삼성)도 120승에 4승만이 남았다.시즌 뒤 은퇴하는 ‘전설’ 이승엽(삼성)은 34타점을 추가하면 첫 1500타점 고지에 선다. 또 3983루타를 기록하고 있어 첫 ‘4000루타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통산 449개 2루타를 기록한 그가 10개를 더 때리면 양준혁의 최다 2루타(458개)도 돌파한다. 2079경기에 출장한 정성훈(LG)은 57경기에 더 나서면 양준혁의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기록(2135경기)을 고쳐 쓴다. 전반기 31홈런을 친 최정(SK)은 2015년 넥센 박병호(현 미네소타) 이후 2년 만에 50홈런이 점쳐진다. 전반기 경기당 0.38개의 가파른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54홈런으로 1999년 이승엽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올스타전 MVP의 기세까지 감안하면 2003년 이승엽의 시즌 최다인 56홈런도 가능하다.최다안타 공동 10위(103개)에 오른 고졸 루키 이정후(넥센)는 첫해 역대 최다안타에 도전한다. 종전에는 1994년 LG 서용빈의 157안타다. 이정후는 기록 경신에 55안타를 남겼다. 타점(81개)과 출루율(.481) 1위 최형우(KIA)는 2015년 박병호의 146타점과 2001년 롯데 호세의 출루율(.503) 동시 경신을 조준하고 있다. 또 90루타를 더하면 최초로 3년 연속 300루타의 주인공이 된다. 박용택(LG)은 첫 6년 연속 150안타에 57개를 남겼다. 세이브 1, 2위를 달리는 임창민(NC)과 정우람(한화)은 나란히 통산 100세이브를 앞뒀다. 임창민은 17세이브, 정우람은 6세이브가 모자란다. 세이브 3위 손승락(롯데)은 5세이브를 추가하면 전 한화 구대성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6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해 주범·공범, 형량은?…심신 미약·나이 등 변수

    인천 초등생 살해 주범·공범, 형량은?…심신 미약·나이 등 변수

    여덟 살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유인해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인천 초등학교 살인사건’ 주범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은 형량이 얼마나 나올까.김모양의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소년법 등 기소 당시 적용된 법 조항에 따라 징역 10년이나 징역 20년의 판결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단 최종 형량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여부를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양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적용된 죄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죄. 특가법 제5조의2 ‘약취·유인죄의 가중처벌’ 조항에 따르면 약취 또는 유인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형법상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사형이나 무기징역, 징역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피해자가 만 13세 미만이면 유기징역형 없이 무기징역 이상의 형으로 가중처벌한다. 김양이 만약 성인이었다면 무기징역을 피할 수 없지만, 2000년생으로 올해 만 17세인 김양은 만 19세 미만에게 적용하는 소년법 대상자다. 소년법 59조 ‘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 조항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를 당시 만 18세 미만일 경우 사형이나 무기형 대신 15년의 유기징역을 선고받는다. 미성년 피고인인 점을 고려해 선처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김양의 범죄가 특례법에 따른 특정강력범죄여서 재판부는 징역 15년이 아닌 징역 20년을 선고할 수 있다. 소년법의 ‘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 조항보다 ‘특정강력범죄특례법’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김양의 형량과 관련해 ‘징역 20년’ 외 유일한 변수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여부다.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인’ 조항에 따라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고인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는 같은 법 제55조 ‘법률상의 감경’ 조항에 따라 형기의 2분의 1로 줄인다. 그동안 김양 변호인단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신병에 의한 충동적이고 우발적인 범죄’라고 주장해 온 이유다. 재판부가 범행 당시 아스퍼거증후군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인정하면 김양의 형량은 징역 10년까지 줄어든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나이나 태도 등을 고려해 재량으로 형을 줄이는 ‘작량감경’을 추가로 할 수 있지만, 국민의 법감정이나 사안의 중대성 등에 비춰 볼 때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게 법조계 안팎 시선이다. 공범 박양의 경우 김양과 달리 변수가 많다. 주범인 김양보다 높은 형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박양은 김양으로부터 훼손된 피해자 시신을 건네받아 재차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양은 그의 변호인이 최근 재판에서 언급한 대로 만 18세 생일이 지나기 전인 올해 12월 전에 확정판결을 받아 소년법을 적용받는지와 검찰이 죄명을 변경하는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항소심이 진행되며 박양의 확정판결이 늦춰져 소년법을 적용받지 못하거나, 기소 당시 적용된 살인 방조보다 형량이 더 높은 살인교사 등으로 죄명이 바뀌면 김양보다 더 높은 형을 받을 수도 있다.김양은 올해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 피해자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쯤 서울 한 지하철역에서 평소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재수생 박양에게 훼손된 피해자 시신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대 코리안, US 女오픈 새 역사 쓸까

    최연소 챔프 기록 경신 가능성…박성현 등 톱10 중 9명 한국인 최혜진(18)이 US여자오픈 골프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역대 최연소 챔피언뿐 아니라 50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겨냥한다. 최혜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699야드)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500만 달러·약 56억 6800만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3라운드 합계 8언더파로 선두 펑산산(28·중국)에게 단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그가 마지막 힘을 내 4라운드(17일)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면 현재 나이 17세 11개월로, 기존 최연소 챔프 기록(2008년 박인비 19세 11개월)을 경신한다. 또 1967년 캐서린 라코스테(프랑스) 이후 50년 만에 이 대회를 재패하는 두 번째 아마추어라는 영예도 곁들인다. 최혜진은 이미 국내 프로대회에서 ‘언니’들을 잡는 무서운 10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번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기적을 꾀한다. 그는 “(3라운드) 첫 홀 보기로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지만 후반에 가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내일 좋은 성적을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희영(28)도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8언더파로 최혜진과 공동 2위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한 걸음씩 더 다가가는 모습이다. 그는 “초반 실수를 했지만 인내심을 갖고 남은 홀을 치렀다”며 “공이 잘 맞았고 퍼트도 좋았기 때문에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톱10’ 13명 가운데 9명이 ‘코리안 시스터스’여서 아홉 번째 한국인 우승자 탄생을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5위권에 6명이 들었다. ‘슈퍼 루키’ 박성현(24)은 그야말로 ‘무빙 데이’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6언더파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전반 9개 홀에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숨을 죽였지만, 후반 9개 홀에서는 버디 6개를 쓸어담았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은 5언더파로 이미림(27), 이정은(21)과 함께 공동 5위를 달렸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최혜진이 펑산산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다. 바로 앞선 조에서는 양희영과 박성현이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명불허전’ 김남길, 40초 티저 빵 터졌다 ‘비장美에서 멍뭉美까지’

    ‘명불허전’ 김남길, 40초 티저 빵 터졌다 ‘비장美에서 멍뭉美까지’

    ‘명불허전’ 김남길의 ‘핵웃음’ 장착한 캐릭터 티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밀의 숲’ 후속으로 오는 8월 첫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명불허전’(연출 홍종찬, 극본 김은희, 제작 본팩토리) 측이 14일 tvN과 네이버TV (http://tv.naver.com/v/1861772)를 통해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김남길의 반전 매력을 담아낸 캐릭터 티저를 공개하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짧은 티저 만으로도 대체불가 매력을 발산하는 김남길의 차진 연기가 ‘꿀잼’의 시작을 알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명불허전’은 침을 든 조선 최고의 한의사 허임(김남길 분)과 메스를 든 현대 의학 신봉자 외과의 연경(김아중 분)이 400년을 뛰어넘어 펼치는 조선왕복 메디활극이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대체불가의 배우 김남길과 장르를 넘나들며 독보적 연기를 선보이는 김아중의 만남만으로도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공개된 캐릭터 티저는 궁의 지붕위에 올라앉아 비장한 표정으로 천천히 눈을 뜨는 김남길의 카리스마로 시작한다. “소신 허임, 전하의 옥체를 보필하기 위해 반드시 돌아가겠나이다”라는 비장한 대사에 어우러진 김남길의 압도적 연기에 빠져 들어갈 즈음, 진중한 표정은 어느덧 ‘허무룩’ 모드로 돌변한다. 울먹울먹한 표정으로 침통을 손에 들고 “나 돌아갈래~”라고 울부짖는 김남길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못 볼 광경을 봤다는 듯 경찰에 신고하는 경비들의 모습이 대비를 이루며 반전 웃음을 선사한다. 이어진 장면에서 문화재 무단 침입 난동자 검거라는 뉴스자막과 함께 ‘본인이 조선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라는 앵커의 멘트가 큰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김남길의 기행 아닌 기행을 뉴스로 접하며 웃음 짓는 김아중의 모습까지 이어지며 예측불가한 역대급 ‘꿀잼’스토리가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능청스런 웃음과 진지함을 오가며 묵직한 무게감을 발산하는 김남길의 존재감은 4년만의 컴백을 향한 기대를 높인다. 표정만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함축시켜 드러내는 김아중과의 반전 케미와 시너지가 만들어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조선왕복 메디활극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다. 김남길이 연기할 허임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허임은 ‘동의보감’을 집필한 허준과 동시대에 살며 한의학의 황금기였던 17세기 조선 침구 의학 발전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지면서 전후무후 역대급 캐릭터가 탄생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비주얼에 명민한 두뇌를 가진 ‘침섹남’이자 신이 내린 침술을 지녔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삐뚤어진 인물이다. 낮에는 개념탑재 의원 행세를 하지만 밤이면 비밀 왕진을 다니며 재물을 모으는 이중생활을 하던 중 죽을 위기에 처한 순간 400년 후의 서울 한복판에 떨어지며 좌충우돌 메디활극이 시작된다. 침통 하나 들고 서울 땅에 떨어진 허임을 생생하게 살려낼 김남길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명불허전’ 제작진은 “짧은 대사 하나도 맛깔스럽게 살리는 김남길의 연기가 압권이다. 침통 하나 들고 21세기 서울에 불시착한 조선의원 허임의 활약이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올 여름 유쾌하고 신통한 드라마가 탄생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불허전’은 조선 최고의 침술가로 불렸던 실존인물 허임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참신한 이야기로 올 여름 시청자를 찾는다. 가까이 하기에 달라도 너무 다른 극과 극 의학남녀의 좌충우돌 만남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토, 일요일 밤 9시 ‘비밀의 숲’ 후속으로 오는 8월 tvN에서 첫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tvN ‘명불허전’ 티저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인슈타인보다 내가 더 똑똑해” 시크한 천재의 통쾌한 한방 ‘스콜피온’

    “아인슈타인보다 내가 더 똑똑해” 시크한 천재의 통쾌한 한방 ‘스콜피온’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은 누구일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은 IQ 160으로 알려진 발명왕 ‘아인슈타인’이다. 그런데 여기 “아인슈타인보다 내가 똑똑하니까”를 무심하게 툭 내뱉는 남자가 있다. 바로 미국 드라마 ‘스콜피온’의 주인공, 월터 오브라이언. IQ 197의 천재 중의 천재다.‘스콜피온’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속칭 ‘루저’ 천재들이 팀을 이뤄 미국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온갖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내용의 드라마다. 어릴 때 NASA(미국항공우주국) 설계도로 방을 꾸미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 ‘그냥’ 해킹을 감행했다 붙잡힌 천재 해커 월터가 이 천재 모임의 리더다. 월터와 함께하는 팀원은 세균을 두려워하는 계산 천재 실베스터, 17세에 하버드 박사학위를 딴 행동심리학자지만 도박 중독인 토비, 기계를 다루는 솜씨가 예술인 걸크러시 해피, 세상과 단절된 이 천재들의 감정 코치를 맡고 있는 페이지다.하지만 ‘스콜피온’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은 페이지의 아들 ‘랄프’다.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꼬마 랄프도 천재다. 발달 장애아로 여겨지던 랄프는 스콜피온 천재들을 만나자 그동안 숨겨왔던 꼬마의 천재성을 뿜어낸다. 조그마한 꼬마가 어려운 과학용어를 툭툭 뱉어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곧장 이 꼬마 천재의 귀여운 매력에 흠뻑 빠진다. 그동안 미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던 CIA, 국토안보부, FBI 등의 최정예 요원들도 풀지 못하는 난제를 스콜피온팀은 전부 해결해낸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성공 불가능한 일들을 이들은 오직 ‘수학’과 ‘과학’의 힘으로 풀어낸다. 매회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마다 스콜피온 천재들은 말로 안 되는 해법을 제시하며 팬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IQ 197의 천재 해커 월터 오브라이언이 실존 인물이라는 점이다. 진짜 월터 오브라이언은 ‘스콜피온 서비스’라는 IT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CEO로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아이큐를 가진 사람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 NASA를 해킹했다는 드라마 속 이야기도 실존 인물 월터의 실화로 전해진다. 다만, 그의 아이큐나 지능에 대한 공식 기록은 어디에도 없어 미스터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진짜 월터는 미드 스콜피온의 제작팀에서 전문용어 등을 설명해 주는 자문으로 함께하고 있다. 한편 미국 CBS 방송사의 작품 ‘스콜피온’은 2014년 9월 시즌 1을 시작해 올해 5월 시즌 3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FOX채널에서 최초로 방송됐고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스콜피온’은 미국 내에서 미드계의 스테디셀러인 빅뱅이론의 적수라는 호평을 들으며 전 시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시즌 4가 방송 예정이다. 이하영 수습기자 hiyoung@seoul.co.kr
  • 인도 7세 소년, 치아 80개 제거 수술 받아

    인도 7세 소년, 치아 80개 제거 수술 받아

    무려 80여 개의 치아 제거수술을 받은 인도의 7세 소년이 소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에 사는 이 소년은 희귀 종양의 영향으로 턱과 잇몸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돌기 형태의 작은 이가 발달했고, 수많은 작은 치아가 모여 포도송이처럼 변했다. 아이의 잇몸 아래에는 치아 무더기가 자라나기 시작했고, 이는 농양을 유발했다. 엄청난 치통이 아이의 일상생활을 방해했고, 고통을 참던 아이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뭄바이의 한 병원 수술대에 오른 아이는 4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윗턱에서 무려 80개에 달하는 이와 농양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현지 의료진은 “소년의 병명은 치아종으로, 치아를 만드는 조직인 치판이 과잉 활성돼 종양으로 이어지는 질환을 뜻한다”면서 “입 전체가 불규칙하게 자란 치아종으로 가득한 상태였고 농양과 함께 치아 80개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비정상적인 치아 성장으로 고통받는 케이스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역시 인도의 한 17세 소년은 무려 7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치아종 23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1월에는 7세 인도 소녀가 202개에 달하는 치아종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심각한 치아종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대부분 인도 국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도에서 이 같은 질환이 자주 목격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치아종을 오래 방치할 경우 심한 통증 및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포토] ‘끝판왕’ 오승환, 1이닝 무실점… 시즌 17세이브

    [포토] ‘끝판왕’ 오승환, 1이닝 무실점… 시즌 17세이브

    오승환이 6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시즌 17세이브(1승 4패)째를 챙겼다. 사진=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도도한 클래식의 고향… 아찔한 대륙의 용광로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도도한 클래식의 고향… 아찔한 대륙의 용광로

    비행기로 장거리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누구나 환승을 경험하게 됩니다. 보통 서너 시간 안팎이지만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대개는 공항 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 몇몇 공항에서는 환승 시간 동안 경유 도시를 돌아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보통 각 지역의 허브를 자처하는 공항, 혹은 항공사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습니다. 이게 환승 여행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스톱 오버’와는 다소 다릅니다. 스톱 오버의 경우 화물을 내렸다 다시 실어야 하는 불편이 따릅니다. 반면 환승 여행은 짐을 뺄 필요없이 단출하게 여행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쪼개 한 번에 두 도시를 여행하는 횡재를 하는 거지요. 그렇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터키 이스탄불을 돌아봤습니다. 뭐 수박 겉핥기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태 대륙의 용광로라는 이스탄불에 발을 딛지 못한 ‘촌놈’으로서는 그마저도 감동이었습니다.잘츠부르크의 키워드를 꼽자면 소금, 모차르트,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정도다. 잘츠부르크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거의 어김없이 세 키워드와 연관이 깊다. 익히 알려졌듯 ‘잘츠’(Salz)는 소금, ‘부르크’(Burg)는 성(城)이다. 지금도 이 일대의 소금은 ‘명품’ 대접을 받으며 공급되고 있다. 잘츠부르크엔 유난히 멋쟁이들이 많다. 차 한 잔 마시러 외출하면서도 드레스에 정장 갖춰 입은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 이 더위에 말이다. 흰색 재킷에 갈색 구두 맞춰 신고 시가를 입에 문 노신사를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원래 고풍스러운 걸 좋아하는 건지, 옛 제국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도시 전체에서 턱을 치켜들고 도도하게 걷는 귀족의 풍모가 느껴지는 건 분명하다.●모차르트와 카라얀을 길러낸 음악의 고장 잘츠부르크는 음악의 도시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를 길러냈고, 지휘자 카라얀도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거리의 속삭임’(Street Whispers)이라 불리는 거리의 악사들조차 시험 보고 뽑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할 만큼 클래식 음악은 도시 전체에 두루 퍼져 있다. 잘츠부르크 도시 여행의 들머리는 미라벨 정원이다. 아름다운 분수와 조각상, 그리고 빼어난 전망을 가진 정원이다. 정원의 중심이 되는 미라벨 궁전은 1606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와 자녀를 위해 지었다. 소금무역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결혼할 수 없는 성직자의 신분이면서도 이를 무시할 만큼 절대자로 군림했다. 종국엔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고, 미라벨 궁전이란 현재 이름은 후임 대주교가 바꾼 것이다. 현재는 시 청사와 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다. 미라벨 궁전 옆의 페가수스 분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인 마리아와 아이들이 부른 ‘도레미 송’의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카라얀의 생가가 있는 훔멜 거리를 지나면 잘자흐강이다. 신구 시가지를 가르는 강이다. 옥빛 강물 위로 옛 시가지로 들어가는 다리가 놓여 있다. 마카르트 다리다. 난간 곳곳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숱한 연인들의 약속들이 단단하게 매달려 있다. 자물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다리가 무너진 적도 있다니, 간절함의 무게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던 게다. 다리를 넘어서면 게트라이데 거리다. 여기서부터 옛 시가지가 펼쳐진다. ‘성당의 도시’로 불리는 옛 시가지는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좁은 길에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다. 외벽이 노란색인 데다 오스트리아 국기를 길게 늘어뜨려 단장한 덕에 멀리서도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모차르트는 이 집에서 1756년 태어나 17세 되던 해까지 살았다. 모차르트의 유년기 작품 대부분이 이 집에서 작곡됐다고 한다. 모차르트 생가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모차르트 카페’가 있다. 모차르트와 별 관계는 없지만 미모의 남성들이 서빙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명소 대접을 받는 곳이다. 눈요기를 겸해 쉬어 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곧잘 찾았다는 카페 토마셀리는 생가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다. 1703년 세워져 여태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일대에 가장 오래된 약국, 초콜릿 가게 등이 어울려 있다. 옛 시가지의 구심점은 대성당이다. 모차르트도 이 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했다. 성당과 성당 앞 무대에서는 거의 매일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회가 열린다. 1920년 모차르트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연주회는 지금까지 잘츠부르크페스티벌로 이어져 오고 있다.●호엔잘츠부르크성 아래로 흐르는 ‘보리수’ 카피텔 광장으로 간다. 호엔잘츠부르크성으로 오르는 푸니쿨라를 타기 위해서다. 광장에는 설치미술 작품 ‘발켄홀-모차르트 공’이 세워져 있다. 독일 조각가 슈테판 발켄홀의 작품이다. 황금빛 공 위에 남자 조각상이 서 있는 모양새다.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 호엔잘츠부르크성이다. 묀히스베르크산(542m)을 타고 앉은 덕에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성문 앞 우물 곁엔 보리수가 서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보리수’의 내용 그대로다. 쉬어 갈 겸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 들어 단꿈을 꾸는 것도 좋겠다. 성채 북쪽은 독일이다. 멀리 베르히테스가덴 일대가 아련하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별장인 ‘독수리 둥지’를 세웠던 곳이다. 차가운 피를 가진 그였지만 고향 가까이 머물고 싶은 마음은 장삼이사와 다르지 않았던 게다.●두 시간 비행 후 짧지만 알찬 ‘환승 여행’ 그리고 두어 시간의 비행 뒤 마주한 이스탄불. 항공사에서 마련한 투어 버스에 오른다. 아라스타 바자르가 짧은 여정의 출발점이다. 수다스러워 보이는 터키 아줌마가 가이드다. 향료 등을 파는 작은 바자르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건축물이 시선을 잡아끈다. 아야 소피아다. 화엄사 보제루를 지나 각황전을 눈에 담았을 때의 감동이랄까. 나지막한 탄성이 무의식 중에 목젖을 스친다. 아야 소피아는 원래 성당이었다. 1453년 오스만튀르크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가 점령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당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의 견고한 성벽을 무너뜨리고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젊은 술탄은 가장 먼저 아야 소피아를 찾았고 수많은 기독교인 앞에서 “알라 외에 신은 없다”고 외쳤다고 한다. 젊은 술탄은 십자가를 떼고 네 개의 첨탑을 세워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오후 5시 10분. 아잔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진다. 무슬림 국가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아야 소피아 맞은편은 술탄 아흐메트 사원이다. ‘블루 모스크’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왜 ‘블루’ 모스크인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알게 된다. 아야 소피아를 능가하는 모스크를 열망했던 술탄 아흐메트 1세는 사원 내부를 수십만 개의 푸른색 타일로 장식했다. 블루 모스크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극적으로 열린 중앙의 너른 공간이 인상적이다. 이교도인 탓에 벽 모서리에 기댄 채 목을 빼고 봐야 했다. 여기저기서 땀냄새와 발냄새가 진동했지만, 그 무엇도 옛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사원 밖은 히포드롬 광장이다. 한때 10만명이 들어차는 전차 경기장이었다는 곳.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와 델피에서 가져온 기둥이 바늘처럼 솟아 있다. 이른바 ‘지하 궁전’이라 불리는 예레바탄 사라이를 보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쉽다. 영화 ‘인터내셔널’ 마지막 장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안겨줬던 곳이다. 무려 7000여명의 노예가 동원돼 여러 신전에서 가져온 336개의 아름다운 대리석 기둥을 세웠다고 한다. 아쉬운 곳이 어디 여기뿐일까. 짧은 하루해가 유럽 서쪽으로 진다. 잘츠부르크·이스탄불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이스탄불 시티투어는 터키항공에서 환승 시간이 긴 승객을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통과 식사 등 일체가 무료다. 이스탄불 환승 대기시간이 6시간 이상인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신청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아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하다. 투어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다르다. 매일 5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 8시 30분~11시, 오전 9시~오후 3시, 오전 9시~오후 6시, 낮 12시~오후 6시, 오후 4~9시 등이다. 현지 교통 상황에 따라 여정이 다소 단축될 수 있다. 신청자가 많아 최소 1시간 전에 신청해야 한다. 적정 인원이 차면 이용할 수 없다. 아타튀르크 공항의 1층 오른쪽 호텔 데스크에서 신청을 받는다. 유료 소지품 보관소도 옆에 있다. 인천~잘츠부르크 노선의 경우 잘츠부르크행은 화, 목, 금, 일요일(현지 기준) 운항편의 환승 시간이 약 11시간이다. 이스탄불에 오전 5시 5분에 도착해 오전 8시 30분~11시 또는 오전 9시~오후 3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 복귀 때는 월, 수, 토요일 운항편이 환승 시간 약 10시간 30분이다. 이스탄불 도착 시간이 오후 2시 50분으로, 이번 여정에선 오후 4~9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 [씨줄날줄] 17세 살인범 김모양의 ‘J’/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17세 살인범 김모양의 ‘J’/진경호 논설위원

    ‘아서’라는 인격이 지배하면 수학, 물리학, 의학을 전문가 수준으로 뽐낸다. ‘레이건’일 때는 크로아티아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1970년대 중반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다중인격 범죄자 빌리 밀리건(1955~2014) 얘기다.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실제 모델인 밀리건은 무려 24개의 ‘자아’를 지닌 인물이었다. 이 ‘자아’들 가운데는 22세의 영국인 ‘아서’ 말고도 18살짜리 사기꾼 ‘앨런’, 브루클린 출신 폭력배 ‘필립’도 있다. ‘숀’은 4살짜리 귀머거리고, ‘아달라나’라는 19살 동성애자 여성은 밀리건이 여대생 3명을 성폭행할 때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자아’였다. 강간 등의 혐의로 체포된 밀리건의 다중인격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앞다퉈 튀어나와 주위를 놀라게 했고, 이후 숱한 정신감정이 이어진 끝에 그가 ‘해리성 분열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면서 그는 무죄로 풀려났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17세 소녀 김모양이 최근 재판에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언급했다. 지난달 26일 첫 재판에서 “내 속에 나 말고 ‘J’라는 인격체가 있다. 이 J를 친구(박모양)가 자꾸 일깨웠고, J가 아이를 죽이라고 시켰다”고 주장한 것이다. 경찰은 일단 김양의 주장을 형을 감면받으려는 거짓 진술로 보는 듯하다. 다만 김양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을 가능성은 크다는 판단이다. 김양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인육을 먹는 등의 잔혹한 내용을 담은 미국 드라마를 즐겨 봤고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인체해부도를 직접 따라 그리기도 했다는 증언도 속속 등장하는 모양이다. 김양의 다중인격 여부는 좀더 면밀한 검사로 실체가 가려지겠으나 정작 안타까운 건 김양 어머니가 했다는 말이다. “우리 딸은 그런 아이가 아니다. 친구를 잘못 만난 것 같다.” 자식의 비행을 접하는 대다수 부모의 대표적인 첫 반응으로, “그만큼 자식을 몰랐다는 고백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양만 해도 오랜 시간 SNS상에서 ‘인육파티’에 몰입해 있었다는데 이를 부모가 알았을 법하지 않다. 어쩌면 김양 머릿속 ‘J’의 실체는 ‘결핍’이 아닐까 싶다. 사춘기 세세한 마음앓이를 챙겨 주지 못하는 바쁜 부모, 조금만 다른 듯해도 ‘왕따’부터 시키고 보는 학교 친구들 속에서 김양은 관심과 애정의 결핍을 ‘J’라는 가공의 자아로 메웠는지 모른다. 인천 초등생을 살해한 ‘범인’은 생각보다 훨씬 많을 듯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J리그 휩쓰는 ‘윤정환 기적’

    J리그 휩쓰는 ‘윤정환 기적’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두 시즌을 힘겹게 보냈던 왕년의 국가대표 ‘꾀돌이’ 윤정환(44) 세레소 오사카 감독이 일본 J리그 팀과는 아무래도 ‘찰떡궁합’인 것 같다.세레소 오사카는 지난 2일 J리그 17라운드에서 FC도쿄를 3-1로 누르고 10승5무2패(승점 35)를 기록, 가시와 레이솔(승점 34)을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2005년 이후 12년 만이다. 1999~2002년 이곳에서 뛴 윤 감독으로선 고향과도 같다. 지난 시즌까지 2부 리그를 맴돌던 팀이기에 1부 승격과 함께 챔피언까지 노리는 모습은 대단해 보일 수밖에 없다. 일본에선 윤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한다. 산케이신문은 ‘윤정환 감독의 빛나는 수완, 세레소 오사카 12년 만에 1위’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드필더로 뛰었던 그는 미니 게임에 직접 참가하는 등 선수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한다. 선수의 장점과 능력을 꼼꼼히 파악해 기용한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세레소 오사카에서 파격적인 용병술을 뽐냈다.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 야마무라 가즈야를 공격수로 활용해 재미를 꽤 봤다. 야마무라는 올 시즌 7골로 J리그 득점 공동 2위를 달린다. 당장의 성적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산케이 신문은 “윤 감독은 과감한 선수 육성으로 팀의 미래를 꾀한다”고 소개했다. 만 17세인 유스팀 소속 세코 아유무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등 결단력도 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작지만 강한 무대, 소극장 꽉 채우다

    작지만 강한 무대, 소극장 꽉 채우다

    올여름 스타 배우들을 앞세운 대형 뮤지컬이 서울 주요 대극장을 휩쓰는 가운데 이에 질세라 ‘작지만 강한’ 신작 연극들도 소극장 무대를 따끈따끈하게 달굴 채비를 하고 있다. 인권, 고독, 아름다움, 권력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양한 상상력을 매개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미 해외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원작을 국내 무대로 옮겨 온 것들이라 더욱 주목된다.①‘권력에…’ 인권 운동가 목소리 담다 먼저 연극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는 인권 운동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대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고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의 딸인 인권운동가 케리 케네디가 전 세계 인권운동가 51명을 인터뷰해 쓴 동명의 책을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극화했다. 미국에서 공연될 때는 존 말코비치와 시고니 위버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연극에서 배우들이 분한 인권운동가들은 자신이 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인권운동을 하면서 겪었던 시련과 아픔, 그 속에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과 인간의 가치 등을 이야기한다. 앞서 지난 4월 세월호 미수습자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 ‘내 아이에게’를 선보인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작품이다. 11~23일. 서울 성북구 성북마을극장. 2만원. 010-3882-4324.②‘일상의…’ 평범한 사람들 일탈·광기 평범한 사람들의 일탈과 광기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체코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페트르 젤렌카의 작품으로 현대인의 고독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서글프게 표현한 블랙코미디다. 독일 태생의 미국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 ‘발기, 사정, 노출, 그리고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2001년 초연했다. 일과 사랑에서 모두 실패한 남자부터 성적인 놀이에 집착하는 자발적인 외톨이, 대화가 단절된 부부, 낯선 사람에게 위로받는 중년 남자,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에 분노하는 예술가까지 저마다 일상 속에 울분과 광기를 품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남동진, 강애심, 남미정 등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중년 연기자들의 연륜 있는 연기가 돋보이는 무대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 2만 5000원. 070-7664-8648.③‘3일간…’ 아버지 일기장 속 진실은 배우 간의 긴밀한 호흡과 밀도 높은 연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2~3인극도 무대에 오른다. 연극 ‘3일간의 비’는 1995년과 1960년, 서로 다른 두 시대를 배경으로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의 모습을 담아낸다. 미국의 유명 건축가 네드의 아들 워커는 아버지가 유언을 통해 가장 유명한 건축물을 자신이 아닌 아버지의 친구 테오의 아들 핍에게 물려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워커가 우연히 아파트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낡은 일기장에 암호처럼 쓰인 기록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출연 배우 세 사람이 1인 2역을 소화, 다양한 변신을 보는 맛이 있다. 2003년 토니상 수상자인 리처드 그린버그가 쓴 작품으로 콜린 퍼스, 줄리아 로버츠, 브래들리 쿠퍼 등 해외 스타 배우들도 거쳐 간 작품이다. 국내 초연인 이번 무대는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는 오만석이 연출을 맡았다. 11일~9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4만~5만 5000원. (02)764-8760.④‘타지마할…’ 아름다움의 본질이란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바그다드 동물원의 벵골 호랑이’로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며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라지프 조셉의 작품이다. 17세기 인도 아그라의 황제 샤 자한이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타지마할 궁전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타지마할을 등진 채 보초를 서던 황실의 말단 근위병 휴마윤과 바불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임무가 주어지고, 이 임무를 수행한 여파로 인해 삶, 우정, 의무에 대한 두 사람의 관념이 바뀐다는 내용이다. 8월 1일~10월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5만~6만원. (02)744-401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인형보다 더 인형 같은…인종차별 극복 女모델 화제

    인형보다 더 인형 같은…인종차별 극복 女모델 화제

    많은 여자아이가 바비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그렇게 되길 꿈꾸고 있지만, 그중 대부분은 어른이 되면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한 여성 모델은 많은 여성이 꿈꿔오던 바비인형 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더선과 야후7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남수단 출신의 호주 모델 더키 토트(21)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 장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그녀는 ‘덕스 애프터 다크’(Ducks after dark)라는 짧은 글과 함께 자신이 모델로 나와 있는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해당 사진에서 그녀의 흠잡을 데 없는 피부와 완벽하게 도툼한 입술, 그리고 늘씬한 기럭지는 많은 사람이 그녀를 실제로 바비인형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한 네티즌은 “말 그대로 당신이 바비인줄 알았다”고 전했고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난 정말 당신이 바비인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팬들은 그녀에게 자기만의 바비인형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그녀 역시 팬들의 생각에 동의한 듯 보인다. 그녀는 “그래요… 우리는 더키라는 바비인형이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더키 토트는 지난 2013년 방영된 ‘도전 슈퍼모델 호주’(Australia’s Next Top Model) 시즌 8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유튜브 스타였던 친언니가 오디션을 보러가는 것을 단지 따라갔다가 심사위원들의 눈에 띄여 출전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그녀는 경험이 부족한 스타일리스트 덕분에 머리를 밀어야 했고 그 모습이 방송에 나오자 “헤어 스타일이 별로다”, “피부색이 너무 까맣다”, “모델치고는 살이 쪘다” 등의 인종차별적인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그녀는 최근 틴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험은 확실히 내가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했다”면서 “17세 소녀였던 난 꽤 큰 충격을 받았고 왜 그런 얘기를 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녀는 방송 출연 뒤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진정한 모델이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호주는 물론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에 있는 에이전시들을 통해 모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학교장 추천 최대 5명…9급 공채 문제 풀어라

    학교장 추천 최대 5명…9급 공채 문제 풀어라

    올해 전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전문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한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선발인원이 170명으로 늘어난다. 국가직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채용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올 지역인재 9급 원서 접수가 오는 26~28일로 다가왔다. 서울신문은 2일 올해 지역인재 9급 공무원에 도전할 학생들을 위해 2015년도 합격자인 박지웅(20) 인사혁신처 인재정보담당관실 주무관에게 합격 비결, 입직 후 생활 등에 대해 들어봤다.“단순히 안정성, 복지 등만 바라보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이 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40년 이상 공직에 몸담기를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특성화고인 신일비즈니스고 졸업 뒤 지난해 10월부터 정규 임용된 박 주무관은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했다. 그는 2015년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선발 시험 행정(회계) 직렬로 응시해 합격했다. 학력 제한이 없는 공채 시험과 달리 지역인재 9급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전문대 졸업(예정)자 가운데 관련 학과를 상위 30% 이내 성적으로 이수한 만 17세 이상인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대학 진학을 고민했던 박 주무관은 고등학교 친구 덕분에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선발 제도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학교에 지역인재 공무원반이 운영되고 있어 고2 겨울방학 때부터 참여했다”며 “9급 공채 시험 문제에 기반해 난도만 낮춰 제작한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역인재 9급 필기시험 과목은 국어, 한국사, 영어 3개다. 올해는 오는 26일 필기시험, 10월 22일 면접을 거쳐 11월 4일 최종합격자가 확정된다. 박 주무관은 “학교별 추천인원이 최대 5명까지인데 지원 당시 30~4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몰렸지만 그중 5명이 추천돼 최종 2명이 합격했다”며 “요즘은 1학년 때부터 공무원반을 운영하는 데다 공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가 면접 때 받았던 질문은 메르스 등 국가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무원의 대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이다. 박 주무관은 올 지역인재 9급에 도전할 후배들에게 “많은 분들이 필기시험만 중요시하는데, 필기시험이 우수해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봤기 때문에 최종합격을 목표로 한다면 면접 준비도 병행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속이지 말라!”는 홍의장군 곽재우의 일갈

    [백승종의 역사 산책] “속이지 말라!”는 홍의장군 곽재우의 일갈

    그는 붉은 옷을 입고 싸웠대서 홍의장군이란 별명으로 이름이 났다. 의병장 곽재우가 누구인가? 그로 말하면 임진왜란 때 왜적에 빌붙어 나라를 배신한 공휘겸의 목을 벤 의인이었다. 또 관군이 맥을 쓰지 못할 때 경상도 남쪽 끝에서 의병을 일으킨 사람이다. 의병장 곽재우는 전라도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왜군을 몰아냈다. 바다에 이순신이 있었다면 뭍에는 곽재우와 같은 의병장들이 있어 전라도와 충청도의 백성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그러나 왜군이 채 물러나기도 전에 선조는 무고한 의병장들을 역모 죄로 엮어 죽이기 시작했다. 1596년 8월 호랑이도 맨손으로 때려 잡았다는 의병장 김덕령이 억울하게 죽었다. 선조와 기득권층은 국난의 어려움 속에서도 권력욕을 불태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실망한 곽재우는 산속으로 숨었다. 1608년 한 차례 세상이 바뀌었다. 우여곡절 끝에 왕위에 오른 광해군은 민생을 안정시키고자 했다. 왕은 전쟁만은 재발하지 않게 막아야 한다고 확신했다. 국가 재건의 의지를 불태우는 광해군에게는 곽재우처럼 충성스런 신하가 필요했다. 그러나 왕이 부르고 또 불러도 곽재우는 올라가지 않았다. 그는 병을 이유로 사직 상소를 올렸다. 다급해진 광해군은 관복과 말까지 내려보내며, 곽재우의 상경을 재촉했다. 곽재우는 임금의 성의에 감복해 서울 길을 서둘렀다. 도성에 들어온 곽재우는 조정의 분위기를 냉정하게 살폈다. 안타깝게도 그가 일할 수 있는 조정이 아니었다. 나라를 망친 어제의 기득권층이 가득한데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임금을 속이지 말라.” 곽재우는 의욕적인 새 임금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사익 추구에 여념이 없는 조선의 기득권층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추상같은 그의 목소리가 조정을 뒤집어 놓을 듯했으나, 이변은 없었다. 곽재우는 벼슬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는 발길을 서둘러 가야산 속으로 총총이 사라졌다. 곽재우의 말대로 신하가 임금을 속이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오늘날의 임금은 그 옛날의 백성이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공직자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공의 일꾼이다. 재벌, 국회의원, 판사, 검사 등 전문직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이들 가운데 감히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이가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학식이 있고 재물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이 유독 많았다. 그들은 현란한 수사를 동원해 사익을 챙기는 데 누구보다 재능이 앞섰다. 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곽재우가 살았던 16~17세기의 조선 사회는 암울했다. 학벌을 자랑하는 선비의 시대가 열렸으나, 청렴하고 진실한 선비들은 조정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있지도 않은 병을 구실 삼아 역사의 무대 뒤로 숨어 버렸다. ‘조선왕실록’에서 ‘칭병’, 즉 병을 핑계 삼았다는 말을 검색해 보면 무려 658개의 기사가 뜬다. ‘칭병’은 양심적인 개인이 불의한 세상에 맞서 소극적으로나마 저항하는 수단이었다. 염치도 없이 서로 나 잘났다고 뽐내는 요즘 세태와는 거리가 먼 옛날 이야기다. 내 말은 무조건 옛날이 좋았다는 것이 아니다. 거의 날마다 신문지상을 어지럽히는 그 잘난 정치가들의 억지스런 주장을 따라가기에 신물이 난 터라 홍의장군 곽재우의 맑은 웃음소리를 잠깐 동안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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