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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사동에 역사·생태공원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 건너편에 여의도공원 절반 크기의 역사·생태공원이 들어선다. 강동구는 1일 암사동 선사유적지 인근 3만 3000여평을 역사·생태공원으로 조성, 쌍둥이 문화단지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동구는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녹지상태에서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0년 매듭지을 예정이다. 공원 조성사업은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공원의 규모가 커 일시에 추진하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10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추진하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선사유적지, 풍납·몽촌토성과 연계한 대단위 문화관광 벨트가 형성된다. 우선 구암서원을 복원하고 암사동의 옛 이름인 바위절마을의 호상(好喪)놀이를 널리 알리는 전시관, 전통 놀이 등 우리의 옛 풍습을 재발견하는 전통문화체험마을 등이 만들어진다. 구암서원은 17세기 한양에서 유일한 사액서원(임금이 시설 이름을 하사한 서원)이다. 넓이 1186평에 사당과 강당, 재실, 홍살문 등 옛 시설을 되살린다. 복원 뒤에는 다도(茶道) 혼례 제례 등 전통예절 및 예능 교육과 서예 국악 한국학 등 전통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전시실 회의실 공연장 등으로도 사용한다. ‘쌍상여’가 특징인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10호로, 주민 135명으로 이뤄진 보존회가 어렵사리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체험마을에 들어설 농업박물관과 주막 대장간 연날리기터 새끼꼬기마당 등을 묶어 교육·관광 명소로 가꾼다. 2단계 사업에서는 494억원을 들여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대상 면적은 2만 3000여평이며 오는 2008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이 곳에는 1000여명이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는 ‘야외 선사예술마당’과 5000여명이 동시에 이벤트를 벌이거나 피크닉을 가질 수 있는 잔디광장이 조성된다. 또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적 사건과 일화 등을 형상화한 조형벽화, 영상물을 보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정원’도 꾸민다. 나무 그루터기 쉼터, 조개껍데기를 깐 길이 있는 ‘기억의 숲’ 등 주제별 생태 숲 6곳도 만든다. 신동우 구청장은 “선사유적지는 학술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주제가 단순해 어린이들의 교육장 외에 관광자원으로서 역할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공원이 조성되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등 관광자원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청장은 이어 “공원을 조성하더라도 초기단계부터 시 문화재위원회를 통한 지표조사를 거치는 등 선사 유적지에 걸맞는 공원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황야의 7인

    [영화속 수능잡기] 황야의 7인

    멕시코 접경의 한 마을. 농부들은 매년 마을을 노략질해 가는 칼베라 일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결국 마을을 지키는 싸움을 시작하기로 하고,7명의 총잡이를 고용한다. 마을에 도착한 7인의 총잡이는 방어벽을 쌓고 총 쏘는 법을 훈련시키면서 칼베라 일당에 맞서기 위한 준비를 해나간다. 이상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할리우드식으로 리메이크했다는 영화 ‘황야의 7인’의 대략적인 스토리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쟁쟁한 스타들 중의 한 명은 베르나르 역을 맡은 찰스 브론슨이다. 그는 직업적인 총잡이다. 우수가 짙게 드리운 냉정한 얼굴과는 달리 그는 어린아이들을 좋아한다. 아이들도 베르나르를 좋아한다.“저도 크면 아저씨처럼 총잡이가 될 거예요.” 아이들은 눈부신 사격솜씨를 가진 베르나르를 부러워한다. 그 부러움의 이면에는 비겁한 아버지들에 대한 분노가 있다. 자신들의 아버지들은 총을 잡고 싸울 줄도 모르고 그저 농사만 짓는다고 아이들은 불평이 대단하다. 이 아이들에게 베르나르는 이렇게 말한다.“겁쟁이가 전쟁터 한 가운데로 스며든단다. 진짜 겁쟁이는 너희들의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나란다.” 아이들은 왜 아저씨가 겁쟁이냐고 따진다. 그러자 베르나르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너희들의 아버지는 농부들이다. 농부는 씨를 뿌리고 수확을 기다릴 줄 안단다. 씨를 부리고 기다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기다릴 수 없단다. 씨를 뿌리고 기다릴 줄 아는 용기가 없는 내가 바로 겁쟁이란다.” 어느 해에는 불볕 더위에도 비 한 방울 뿌리지 않지만 어떤 해에는 우기가 훨씬 지난 초가을의 폭우로 농사를 망쳐놓기도 한다. 한 마디로 자연은 믿을 수가 없다. 예측불가능한 자연을 믿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도박이다. 도박에는 당연히 자신의 밑천을 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폭우나 우박으로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뻔히 알면서도 농부들은 씨를 뿌리고 기다린다. 그것은 분명 용기에 속한다. 성철스님은 눕지 않고 자지도 않는 소위 ‘장좌불와’ 수행을 팔 년 동안이나 행했다고 한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행을 그렇게 오랜기간 했다니 입이 딱 벌어진다.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17세기 조선 시단(詩壇)에서 이름을 날렸던 김득신은 백이전(伯夷傳)을 1억 1만 3000번을 읽었고, 노자전(老子傳)과 분왕(分王) 등은 2만번을 읽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에도 용기는 필요하다. 반드시 총과 칼을 잡거나 주먹을 쓰는 자만이 ‘용기 있는 자’의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황야의 7인’에서의 총잡이들은 용기 있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베르나르의 말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 그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용기의 소유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존 스터지스 감독, 율 브린너·엘리 웰라치·스티브 매퀸·찰스 브론슨 출연,1960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책꽂이]

    ●개 같은 신념(정철훈 지음, 문학동네 펴냄) ‘살고 싶은 아침’‘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등을 내놓은 정철훈 시인이 현실을 비판적으로 사유한 새 시집을 내놓았다.“…삐죽삐죽 흰 털이 나기 시작한 사십 중반의 힘없는 물건을 대체 누가 살까…”(‘생활의 배반’ 중) 실존을 고민하는 현실비판적 글쓰기가 치열하게 연기를 뿜는다.7000원.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곽재구 지음, 이가서 펴냄) 김지하 황지우 정호승 김용택 안도현 등 국내 시인 78명의 시 80편에 곽재구 시인이 해설을 붙였다.“따뜻한 시 한편으로 생의 따뜻한 면면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대로 삶의 옹이를 쓸어주는 넉넉한 시들로 꽉 찼다.8900원. ●하늘이 담긴 손(김영래 지음, 민음사 펴냄) 1997년 ‘소금쟁이’로 ‘동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이승하 시인은 “시냇물처럼 흘러가던 한국 현대시사의 물줄기를 육중한 언어의 힘으로 가로막는다.”는 표현으로 작가의 강건한 시세계를 압축했다.7000원. ●벨라스케스의 거울(전2권)(페드로 J 페르난데스 지음, 김현철 옮김, 베텔스만 펴냄) 17세기 대표적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 ‘시녀들’을 복원하던 아버지가 실종되자 아들은 살해와 자살 두가지 가능성을 놓고 죽음의 의문을 풀어나간다.17세기 스페인의 역사와 미술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추리소설. 각권 8000원.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펴냄) 외계인과 접촉하는 언어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비롯해 8편의 중단편 과학소설 묶음. 작가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중국계 2세 신인. 휴고·네뷸러·로커스·아시모프상 등 환상소설이나 과학소설 등 장르문학을 대상으로 한 세계적인 상들을 휩쓸었다.1만 4000원.
  • “18세기 지도 셋중 둘 동해표기”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명칭에 대해 일본이 역사적인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서양에서 제작된 고지도에는 ‘한국해’라는 표기가 압도적이다.” 한국과 일본이 동해(東海) 명칭을 놓고 분쟁 중인 가운데 4일(현지시간) 파리의 국제학생기숙사촌에서 개막된 ‘제10차 바다 명칭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서 리옹 3대학의 이진명 교수는 “18세기 서구에서 제작된 바다 명칭 표기 지도의 66% 이상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한국해’로 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해연구회(회장 김진현) 주최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 교수는 17세기 후반에는 동양해가 동해를 지칭하고 일본해 명칭이 한국해보다 많이 사용된 것이 사실이지만 18세기 들어오면서 프랑스 학자 기욤 들릴, 자크 벨랭 등이 한국해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의 영향으로 영국, 독일 등 서구에서 제작된 바다 명칭이 표기된 지도 250점의 3분의2 이상에서 한국해 명칭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해 명칭이 18세기에 압도적으로 사용된 계기와 관련,“17세기 후반에 출판돼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저서 속에 실린 지도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인 몬타누스(1669년), 프랑스인 타베르니에(1679년), 독일인 캠페르(1700년)는 일본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으며 이들 책에 실린 지도에도 한국해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1929년 ‘해양과 바다의 경계’ 초판부터 일본해를 공식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이 식민지였는데다 해양 대국이었던 일본이 IHO 창립 멤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일본은 현재까지 열도 주변의 해도 및 수로지 작성을 담당해오고 있고 서양 여러 나라의 수로부가 이 자료를 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바다 명칭에 대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계 지도에 사용된 ‘동양해’,‘한국해’,‘일본해’ 명칭은 모두 서양인들이 붙인 외래 명칭인데 반해 동해는 유일한 토속·재래·현지어 명칭이라 동해에 접해 생활하는 한민족이 사용하는 동해 명칭을 국제사회가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현 동해연구회 회장은 “궁극적으로는 동해 단독 표기를 원하지만 현재 우리의 공식 입장은 동해·일본해를 병기하자는 것이고 이런 방향으로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征韓論/이목희 논설위원

    일본이 근대화를 시작한 1870년대 메이지유신 시절, 고향이 같은 두 실력자가 있었다. 사이고 다카모리와 오쿠보 도시미치. 힘을 길러 인근국에 영향력을 행사하자는 데도 의견이 같았다. 다만 사이고는 당장 조선을 치자고 주장했다. 이른바 정한론(征韓論). 서구문물을 견학하고 온 오쿠보는 일본의 실력을 알았다. 그러니 국력을 충분히 키운 뒤 침략에 나서자는 논리를 폈다. 당시 메이지 일왕은 오쿠보의 손을 들어줬다. 분노한 사이고는 고향인 규슈 사쓰마로 돌아가 반란을 일으켰다. 세이난(西南)전쟁이다. 정부군에 패배한 사이고는 자결로 인생을 맺는다. 도쿠가와 바쿠후를 무너뜨리고 일왕의 실권을 찾아준 메이지유신의 주역은 하급 사무라이였다. 사무라이의 대표격이 사이고였다. 오쿠보는 새로 형성된 관료계급을 대표했다. 오쿠보의 승리 이후 일본은 군국주의 전제국가의 길을 단계적으로 밟게 된다. 사이고를 소재로 해 만든 영화가 ‘라스트 사무라이’다. 주인공 톰 크루즈가 진압군의 용병교관으로 나온다. 톰 크루즈가 사무라이 정신에 반해 결국 반란군 편에 선다는 내용이다. 사이고의 고향 사쓰마는 전통적으로 ‘반골’ 지역이었다.17세기초부터 일본 전체를 지배하게 된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문도 사쓰마라면 고개를 내둘렀다. 사쓰마는 일본의 서쪽끝 변방에 위치한다. 이 작은 지역이 대영제국과 단독으로 전쟁을 벌일 정도로 ‘독종’들이 많았다. 할복을 예사로 하는 사무라이의 전형은 사쓰마에서나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새달 17,18일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일본측은 회담 장소로 가고시마를 제안해 왔다. 옛 사쓰마지역이 바로 가고시마다. 청와대측은 정한론의 발상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찜찜한 모양이다. 가고시마에는 2차대전 당시 ‘가미카제(神風)특공대’ 발진기지도 있다. 회담장소 결정권은 1차적으로 초청국에 있다. 서로 협의해 결정할 수는 있으나 ‘누구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속좁게 비친다. 좀더 공세적으로 나갈 수는 없을까. 가고시마에서 회담을 갖되, 일본이 스스로 과거사를 반성하는 기회를 유도해 보자. 역사를 숨기거나,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극복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미국사/케네스 데이비스 지음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미국사/케네스 데이비스 지음

    고대의 영웅은 물론 신화 하나 변변히 없는 미국으로선 ‘유사’영웅이라도 만들어내야 했다.그렇게 해서 생겨난 게 서부 개척시대의 카우보이다.19세기의 ‘신화제조기’인 미국 언론은 이 카우보이들에게서 적절한 영웅상을 발견해냈다.완벽한 개인주의적 삶을 추구하고 인디언의 야만스러운 공격을 막아내는 용감무쌍한 소몰이꾼,아니면 한낮에 대로에서 6연발 권총으로 악한과 결투를 벌이는 영웅적인 보안관….이렇게 만들어진 인위적인 서부 개척 스토리는 아메리카판 ‘일리아드’‘오디세이’가 됐고,마침내 미국인의 정신세계에 침투해 대통령이 카우보이의 규범을 따르는 일까지 일어났다.시어도어 루스벨트,린든 B 존슨,로널드 레이건 등이 그런 인물들이다. ●17세기 대륙 발견서 9·11까지 재조명 미국의 대표적인 교양서 시리즈 ‘Don’t Know Much About‘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케네스 데이비스는 이처럼 미국 역사의 어느 한 단면을 이야기해도 비교적 솔직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줘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미국인으로서 미국 역사에 대해 반성할 건 반성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태도다.‘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미국사’(이순호 옮김,책과함께 펴냄)는 이런 관점에서 쓰여진 그의 대표 저서다.미국에서는 ‘대안교과서’의 하나로 인정돼 150만부 이상 팔려 나간 베스트셀러다. 책은 17세기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부터 2001년 9·11사건까지 미국의 역사를 주제에 따라 문답식으로 다룬다.이런 종류의 역사책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기 쉽다는 점.그러나 이 책은 관련 주제들을 일관성 있게 이어 놓아 그런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예컨대 인디언에 관해 이 책은 포카혼타스 전설의 진실,‘눈물의 행렬’이란 이름의 인디언 강제이주,수우족 전사들의 리틀빅혼 전투 등 여러 관련 주제들을 함께 다룬다.인디언 처녀 포카혼타스는 정말 존 스미스 선장을 구했을까.존 스미스는 제임스타운에 영국 식민지를 건설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인디언들이 스미스의 머리를 몽둥이로 내려치려는 순간 포와탄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가 팔로 그의 머리를 감싸며 스미스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간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그러나 저자는 이것은 스미스의 현란한 자서전에 근거한 것일 뿐,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고 말한다.제임스타운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도 던진다.1607년 영국의 이주민들은 대서양 연안의 체서피크만에 도착해 삼각형 모양의 나무 요새를 짓고 이곳을 제임스포트라 명명했다.제임스타운은 나중에 붙여진 이름이다.저자는 미국인들은 제임스타운을 영웅적인 이주민들의 거주지,곧 ‘미국의 탄생지’로 기념해오고 있지만,그 이면도 아울러 기억할 것을 주문한다.허기에 지친 이주민들 중에는 식인종으로 전락한 이들도 있었다. ●카우보이 정신규범 대통령도 따라 미국의 노예문제 또한 저자의 비판적인 눈으로 재조명된다.링컨은 진짜 노예해방론자였을까.저자에 따르면 링컨은 ‘인종주의자’다.링컨은 흑인에게 선거권,배심원 자격,흑백결혼,심지어 시민권을 주는 데도 찬성하지 않았다.그러나 링컨은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방 후보인 스티븐 더글러스와 맞붙으면서 점차 노예해방론자로 대중에게 인식됐다.책은 이들의 토론내용을 별도의 주제로 다뤄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는 정당한 것인가.2000년 미국의 대선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선거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간 선거였다.대법원은 부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미국 대법원 역사상 가장 부패한 판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하지만 뜨거웠던 선거논쟁은 9·11사건이 일어나면서 까맣게 잊혀졌다.이 책에는 각종 연설문과 편지,책,법원판결문 등을 실은 ‘미국의 소리’라는 별도의 코너가 있어 당시의 시대상을 엿보게 한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역사를 “산 자가 죽은 자에 대해 부리는 술책”이라고 했고,영국의 비평가 토머스 칼라일은 역사를 “소문의 증류물”로 보았다.저자는 그들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는 것임을 미국 역사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보여준다.역사는 결코 지루하지 않다.저자의 말대로 “역사는 살아 있고 인간적이며 늘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뛰어난 맛과 요리솜씨의 역사/장 프랑수아 르벨 지음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침 식사만큼은 반드시 진한 포도주에 빵을 적셔 먹었다.당시의 포도주는 도수가 높았기 때문에 으레 깨끗한 바닷물이나 물을 타서 마셨다고 한다.또 모든 고기는 먼저 삶고 난 다음 다시 불에 구워 먹었다.이런 관습은 고대 로마시대 중기까지 이어졌다.로마인들이 가장 즐긴 음식은 개똥지빠귀,산토끼,양,닭고기,돼지고기 등의 순.그때까지만 해도 질긴 쇠고기는 낯선 음식재료로 여겨졌다. 유럽인들은 2,3세기 전만 해도 쇠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를 뒷받침하듯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보면 첫머리에 기사도에 입문하려는 주인공이 곤궁한 나머지 “양고기보다 거친 쇠고기를 먹는 일이 더 많았다.”는 대목이 나온다. 유럽의 미식(美食)문화는 어떻게 변해왔을까.‘뛰어난 맛과 요리솜씨의 역사’(장 프랑수아 르벨 지음,한선혜ㆍ조남선 옮김,에디터 펴냄)는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프랑스 ‘렉스프레스’지의 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프랑스 요리에 이르기까지 유럽 미식법의 역사를 소상히 다룬다.17세기 들어 파리에서는 경쟁적으로 요리솜씨를 뽐내는 미식혁명이 일어났다.이때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과 셔벗이 만들어졌다.이어 샴페인과 리쾨르 제조기술이 등장했으며 마침내 포도주가 탄생했다.18세기에는 유럽에 요리 전문가 시대가 열렸다.이 시대에 마요네즈 소스가 개발됐고,카망베르 치즈,푸아그라,코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책은 지나치게 현학적으로 접근한 측면은 있지만 식도락문화에 관심있는 이들은 흥미를 갖고 읽어볼 만하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도서관,그 소란스러운 역사(매튜 배틀스 지음,강미경 옮김,넥서스 북스 펴냄) 고대 중국의 분서갱유에서 나치 청년들의 서적 약탈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생존과 파괴의 역사를 다뤘다.저자는 하버드 대학교 희귀본 도서관인 휴턴 도서관의 사서.서양의 서적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이슬람의 도서관,도서관을 국부의 원천으로 삼았던 알렉산드리아,성스러운 코란의 무덤 게니자,신·구 논쟁을 불러일으킨 조너선 스위프트의 ‘책들의 전쟁’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1만 5000원. ●근대 개인주의 신화(이언 와트,이시연ㆍ강유나 옮김,문학동네 펴냄) 문학작품 속 인물을 통해 근대 서구문학의 개인주의 역사를 돌아본 영문학 이론서.파우스트와 돈 키호테,돈 환은 자유롭던 르네상스 시대가 지나고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세력이 힘을 키우던 16세기말과 17세기초 반종교개혁의 시기에 문학작품 속에서 태어난 인물들.이들은 모두 적극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욕구를 갖고 있다.이 신화적 인물들은 ‘개인주의의 제도화’가 이뤄지던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전쟁을 거치며 현대에 와서도 끊임없이 부서지고 또다시 조립된다.1만 8000원. ●돈과 인간의 역사(클라우스 뮐러 지음,김대웅 옮김.이마고 펴냄) 필리포스 2세는 마케도니아를 이끌고 트라키아를 정복함으로써 에게해의 지배자가 됐고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을 손에 넣었다.메디치 가문은 교황을 재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결국 조반니 메디치를 교황 레오 10세가 되도록 했고,대부호 야코프 푸거는 ‘독일 최후의 기사’ 막시밀리안 1세에게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관을 씌어주었다.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돈을 둘러싸고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다.1만 5000원. ●리처드 마이어:백색의 건축가(이성훈 지음,살림 펴냄) 프랑크푸르트의 ‘장식미술관’,애틀랜타의 ‘하이뮤지엄’,로스앤젤레스의 ‘게티센터’ 등을 건축한 미국을 대표하는 제3세대 건축가인 저자의 작품세계를 조명.‘건축은 하나의 전통’이라고 생각한 마이어는 빛을 이용해 자신의 건축미학을 연출하기를 즐겼다.이 책은 흰색은 실재하지 않는 절대 순수의 색깔이라는 관점에서 백색건축을 다양하게 변주해온 그의 발자취를 좇는다.그의 건축의 최정점으로 일컬어지는 ‘게티센터’는 마치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위의 신전처럼 설계돼,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만나는가를 잘 보여준다.3300원.
  • ‘다빈치 코드’ 열풍 어디까지 갈까

    출판가에 ‘다 빈치 코드’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댄 브라운의 미스터리 추리소설 ‘다 빈치 코드’(전 2권·베텔스만 펴냄)의 국내 인기는 세계적인 추세에 뒤지지 않는다.지난 6월 국내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무려 63만부가 팔려나갔다.추리물이 강세인 여름 시즌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를 불려가고 있는 중이다. ‘다 빈치 코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주요 출판사들의 추리신간이 계절을 잊고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 그 방증.‘다빈치 코드’로 기대 이상의 재미를 챙긴 베텔스만은 댄 브라운의 또 다른 추리물 ‘천사와 악마’(전 2권)를 최근 전략적으로 내놓았다.“‘다 빈치 코드’의 초판 때보다 독자들의 반응이 확실히 빠르게 나타난다.예측대로 댄 브라운의 독자들이 다시 찾는 것 같다.”고 출판사측은 밝혔다. ‘천사와 악마’는 ‘다 빈치 코드’의 전작에 해당하는 역사추리소설.과거 역사에 기반한 ‘다 빈치 코드’와 달리 현재 진행형인 각종 첨단과학과 종교의 충돌을 다룬다.이번에는 가톨릭 역사에 다양한 물리학적 지식이 뒤섞였다. 랜덤하우스중앙도 ‘4의 규칙’(전 2권)을 출간했다.졸업을 앞둔 두 명의 프린스턴 대학생이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라는 르네상스시대 문헌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죽음과 계시의 사건들을 다뤘다.‘다 빈치 코드’식의 대중적 흥미에다 ‘장미의 이름’ 스타일의 폭넓은 교양을 두루 만족시키는 소설의 지은이는 이안 콜드웰과 더스틴 토머슨.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를 각각 졸업했다.미국에서는 출간 사흘 만에 초판 20만부가 동이 나는 기록을 세웠다. ‘다 빈치 코드’의 센세이셔널리즘을 못마땅해하는 독자들을 겨냥한 추리소설도 가세했다.이탈리아 부부 작가의 저술로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임프리마투르(리타 모날디·프란체스코 소르티 지음)’가 그것.17세기 이탈리아의 한 여관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진실을 캐는 과정에 당대 유럽의 정치·종교·예술사가 화려하게 펼쳐진다.음악·미술·의학·점성술 등 방대한 인문지식을 드러낸 부부작가에게는 ‘움베르트 에코의 적자(嫡子)’란 애칭이 붙었다.‘다 빈치 코드’보다 심도있는 인문학적 교양을 원하는 독자에게 맞춤할 작품이란 평가다. 지난 8월 나온 마거릿 스타버드의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루비박스 펴냄)도 ‘다 빈치 코드’ 효과를 덤으로 챙기는 경우.이 역시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딸까지 낳았다는 가설을 전제하고 있다. 역사 추리소설의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출판가의 전망이다.문학동네 차창룡 편집장은 “‘다 빈치 코드’가 서구문명의 뿌리인 기독교사를 흔든 만큼 그 흥분을 이어줄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인문학적 호기심을 동시에 채울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식의 소설 읽기는 바쁜 현대독자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4의 규칙’은 서점에 책이 깔리자마자 하루 1000질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다고 출판사측은 귀띔했다.베텔스만은 내년 초 댄 브라운의 인기 추리소설 ‘디지털 포트리스’를 국내 출간할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임프리마투르/리타 모날디·프란체스코 소르티 지음

    ‘임프리마투르(Imprimatur)’란 ‘그것이 인쇄되게 하라.’는 뜻의 라틴어다.로마 가톨릭 주교가 인쇄물의 내용이 가톨릭 신앙과 윤리에 위배됨이 없음을 확인하고 내리는 인쇄허가를 가리키는 말이다.이탈리아의 부부작가 리타 모날디와 프란체스코 소르티는 이와 같은 제목의 소설 하나로 ‘에코의 적자’라는 영광을 안았다.‘에코 학파’라는 말이 있을 만큼 움베르토 에코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은 적지 않다.‘스키피오의 꿈’의 이언 피어스,‘단테 클럽’의 매튜 펄,‘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모날디와 소르티는 역사추리소설에 관한 한 이들보다 한 수 위라는 평이다.‘임프리마투르’를 쓰기 위해 이 부부작가는 10년이란 세월을 바티칸의 고문서실과 도서관에서 보냈다. 소설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임프리마투르’(최영애 옮김,문학동네 펴냄)는 독자들을 고도의 지적 추리 세계로 이끈다.무대는 절대왕정의 치세가 극에 달한 17세기 말 유럽.소설의 문을 여는 것은 한 주교가 바티칸 시성성(諡聖省)에 보낸 편지다.코모라는 주교가 보낸 편지에는 한 뭉치의 원고가 따라간다.원고엔 17세기 교황 인노켄티우스 11세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이 적혀 있다.1683년 오스만투르크군은 오스트리아의 빈을 압박하고 교황 인노켄티우스 11세는 불안한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그러던 중 로마의 한 여관에서 노인이 죽으면서 이야기는 본궤도에 오른다.당국은 노인이 페스트 때문에 죽은 것으로 보고 여관을 봉쇄하지만,부검 결과 노인은 독살된 것으로 밝혀진다.투숙객 가운데 한 명인 카스트라토 멜라니 사제는 여관의 사환과 함께 석연치 않은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한다.유럽의 패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와 재정총감 사이의 알력,오렌지공 윌리엄과 교황간의 거래 등이 드러나게 된다. 문학적인 장치를 빌려 역사적인 사실을 이야기하는 이 액자구조 형식의 소설은 여러 각도에서 읽힌다.치밀하게 짜여진 추리소설이자,풍요롭고 화려한 이면에 한없이 뒤틀리고 기괴한 풍속이 판치던 바로크 시대를 그린 역사소설이다.한 소년이 시련을 겪으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빌둥스로만(성장소설),나아가 절대왕정 시대를 통렬히 비판한 사회소설이기도 하다. ‘임프리마투르’는 작가가 구상한 4부작 가운데 첫 작품.앞으로 ‘세크레툼’‘베리타스’‘미스테리움’ 등 세 권이 더 나올 예정이다.이 모든 작품의 라티어 제목 ‘임프리마투르 세크레툼 베리타스 미스테리움(Imprimatur Secretum Veritas Mysterium)’을 우리말로 옮기면 ‘모든 비밀은 공표될 수 있지만,진실은 끝내 미스터리로 남는다’는 뜻이다.여관의 사환과 노련한 사제가 엮어가는 ‘임프리마투르’ 이야기가 겨냥하는 바는 소설 속 사환의 말처럼 “진실이라는 미친 말의 갈기를 붙잡는 것”이다.1만 8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런책 어때요] 뉴턴에서 조지 오웰까지/윌리엄 L.랭어 엮음

    서양 근현대사의 주요 국면들을 웨지우드·피터 게이 등 당대 최고의 역사가들이 대중적인 필치로 풀어낸 에세이모음.서유럽 국가들에 의해 ‘변방’취급을 받던 러시아를 유럽화하려 몸부림친 표트르 대제,17세기 네덜란드 공화국의 황금시대,근대적 여행이 탄생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 18세기 유럽 귀족들의 그랜드 투어,유럽 근대사의 흐름을 바꾼 나일강 해전,영국령 인도 초대 총독인 워런 헤이스팅스에 대한 탄핵 재판 등에 관한 글이 실렸다.낡은 액자 속에있는 역사가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는 역사의 진실을 전해준다.3만 1000원.
  • 파리에 부는 한국패션 바람

    파리에 부는 한국패션 바람

    |파리 함혜리특파원|센강 우측으로 파리시청과 바스티유 광장 사이에 위치한 파리 마레(Marais)지역은 박물관,갤러리,고가구점,장식품점들이 밀집한 예술·문화의 중심지로 유명하다.하지만 독특하고 자유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개성파 파리지앵들에게는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쇼핑명소로 정평이 나 있다.옛 파리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뒷골목에 자리잡은 고색창연한 외관의 상점들에는 최첨단 감각의 아방가르드한 디자인부터 격식을 깨는 유니섹스 디자인,뉴웨이브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파 파리지앵의 쇼핑 명소 ‘마레’ 마레지역에 한국 패션피플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창작성이 강한 젊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먼저 자신의 부티크를 열고 싶어 하는 곳으로 꼽는 마레지역에 가장 먼저 터를 닦은 디자이너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문(Moon)’이라는 브랜드로 활동해 온 문영희씨.80년대 중반 파리 프레타포르테 전시회에 출품을 해 오다 10년 전 아예 파리로 옮겼다.작업실 겸 사무실은 마레지역의 중심부인 샤를로가 62. 2005∼2006 봄·여름 컬렉션 발표회(10월5일·와그람홀)를 앞두고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는 문씨는 “주변 분위기가 자유로워서인지 한국에 있을 때보다 작업이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뛰어난 눈썰미로 재능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온 패션에이전트 오성호(41)씨의 활약도 두드러진다.6년 전 마레지역에 진출한 오씨는 150㎡ 크기의 쇼룸 ‘ROMEO’(www.showroomromeo.com)를 운영하고 있다. 쇼룸이란 전속계약을 맺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바이어들에게 판매대행을 해 주는 곳이다.여성복의 경우 3월과 10월,남성복은 1월과 7월 등 파리에서 컬렉션 쇼가 열리는 기간 중 소속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전시해 보여주고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물건을 보내주는 일을 해 준다.파리에만 이런 형식의 쇼룸이 30여곳 있으며 컬렉션 기간 중에는 150여곳의 쇼룸이 개설된다. ●패션에이전트 오성호, 디자이너 발굴 맹활약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돈도 열심히 쓰고,모든 행동을 자기 책임하에 하는 우아한 신세대’가 ROMEO 제품의 타깃 고객이다.오씨는 “컨셉트에 맞는 좋은 디자이너를 찾고,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에이전트의 능력에 달려 있다.”며 “그동안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좋은 옷과 디자이너를 선택할 줄 안다는 이미지는 벌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디자이너 헌터’라고 소개한 오씨는 “한정된 장소에서 최대한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만 있는 독특한 작품들을 확보해야 한다.”며 “동서양을 오가며 문화여행을 하듯이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로메오와 전속계약한 디자이너는 25명 정도인데 국적은 11개국이나 된다.오씨는 최근 쇼룸 근처에 ‘심지’라는 의상점을 열어 직접 디자이너의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스타일리스트,의상 바이어,기자,영화배우,패션 종사자 등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주로 심지의 고객이다. ●황미나의 ‘텔레시스’ 도 인기몰이 중 30대 후반의 디자이너 황미나씨는 지난 해 10월 프랑스 역사박물관 뒤편 블랑망토 거리에 여성복 매장 ‘텔레시스’를 열었다.텔레시스란 지적인 능력으로 자기의 목표에 이른다는 뜻.파리 에스모드에서 스틸리즘(디자인)을 전공한 황씨의 의상은 A라인을 기본으로 하면서 아랫단을 과감하게 비대칭으로 커트해 절제된 자유로움을 리드미컬하게 표현하고 있다.색상은 주로 검정. 황씨는 “언어가 의사소통의 수단인 것처럼 의상은 우리 몸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며 “정열적으로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모습들을 디자인 속에 담고 싶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직장인들이 입는 정장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황씨의 의상들은 작가,스타일리스트,연극배우 등 자유로우면서도 개성이 강한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남성복 솔리드옴므로 탄탄한 국내 기반을 다진 디자이너 우영미씨도 마레지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마레(Marais)지역은 ‘늪지대’라는 뜻의 마레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이곳이 원래 늪지대였기 때문.1200년대에 늪의 물을 퍼내고 건축이 시작됐고,17세기에는 왕실과 부유한 파리귀족들이 선호하는 주거지로 바뀌었다.프랑스 대혁명 이후 1세기 반 동안 영세상인들이 들어서 옛모습을 상실했다가 1964년 앙드레 말로가 이 지역을 기념비적인 장소로 선포함으로써 본격적인 복원작업이 펼쳐져 예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17세기풍의 대저택(Hotel)들과 좁은 중세풍의 거리,통로,광장,세련되고 깜찍한 상점과 화랑 등이 뒤섞여 관광객들과 파리시민들의 발길을 모은다.최근엔 아방가르드한 패션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lotus@seoul.co.kr
  • 프랑스 고전·한국 전통美의 만남

    ‘프랑스 고전 명작과 한국 전통 미학의 만남’. 프랑스 연출가 에릭 비니에가 국립극단 배우들과 함께 하는 연극 ‘귀족놀이’(11∼24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가 독특한 시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국립극단 기획공연 시리즈 ‘세계명작무대’의 하나인 ‘귀족놀이’는 우리에게는 ‘귀족수업’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 풍자 희곡의 대가 몰리에르의 작품.기존 작품들이 돈 많은 평민 ‘주르댕’이 귀족계급에 끼어들려고 벌이는 소동을 단순한 풍자극으로 그렸다면 이번 무대는 주르댕이 후작부인을 만나 문화와 예술에 눈뜨는 과정을 한 남자의 꿈과 환상이란 측면에서 바라본다.작품 해석의 새로움 뿐만 아니라 무대와 음악,춤,의상 등에 한국적인 색채를 최대한 살린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조형미술을 공부한 에릭 비니에가 직접 디자인한 무대는 한국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한국적인 정서로 재탄생했고,17세기 바로크 음악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기 연주로 편곡된다.안무는 국립무용단 6명의 춤사위로 펼쳐지며,의상 또한 한국 천의 선과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귀족놀이’는 한국공연이 끝난 뒤 오는 10월11∼16일 프랑스 브르타뉴의 ‘로리앙(Lorient)극장’에서 가을 시즌 공식 레퍼토리로 프랑스 관객들을 만날 예정.‘피고지고 피고지고’‘맹진사댁 경사’‘무의도 기행’등 몇몇 작품이 해외에서 공연된 적은 있지만 모두 행사 위주의 단발성 초청공연이었던 반면,이번 ‘귀족놀이’는 출연료를 받고 정식으로 공연되는 국립극단의 첫번째 해외 진출작이다. 연출가 에릭 비니에는 현재 브르타뉴 국립연극센터 소장 겸 로리앙 극장 예술감독.최연소(35세)로 프랑스의 국립연극센터 소장에 임명될 만큼 실험성과 연극성을 고루 갖춘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주인공 주르댕역에는 국립극단 간판 배우 이상직이 출연한다.1만 5000∼3만원(02)2280-41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론] 첫 여성 대법관의 탄생/정기문 전북 군산대 사학과 교수

    [시론] 첫 여성 대법관의 탄생/정기문 전북 군산대 사학과 교수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다.지난해 여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탄생했으니 사법계에서 금녀의 영역은 모두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쁨에 어깨춤이 나오기보다는 한숨으로 가슴이 내려앉는다.이번 일을 계기로 아직도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지 또 한번 확인했기 때문이다.많은 남성들은 김 대법관의 임명이 서열파괴이고 남녀 역차별이며,묵묵히 일하는 남성들을 소외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은 남성 중심 사고를 보여주는 것 같다. 사실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남성들은 남성 중심 사고를 발달시켜 왔다.남성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여겼다.17세기 파리에서 제작된 ‘여기에 그대가 찾는 여자가 있다’라는 그림 속 여성은 목 윗부분이 없다.이는 여성을 머리,즉 이성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당시 남성들의 여성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8세기 계몽사상이 등장하면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믿음이 세계적으로 확산됐다.그 후 선진적인 여성들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면,남자와 여자는 당연히 평등하다는 확신을 갖고 여성 해방 운동을 시작했다.1848년 뉴욕 세니카 폴스에서 스탠턴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여성이 ‘여성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였고 그 때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요구하였다.그 당시의 남자들은 여자들이 모두 미쳤다고 생각했고,심지어 더글러스라는 사람은 “여자들의 권리를 논의하느니 차라리 동물들의 권리를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입만 열만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고 외치는 남성들의 이중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1840년 스탠턴은 노예제 폐지를 위한 세계대회에 참가하려 했으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했다.노예제를 폐지해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겠다고 모인 진보적인 남자들이 여성과 나란히 앉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김 대법관의 임명을 서열파괴이자 남녀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21세기의 사람들의 아이러니는 18세기와 다를 바 없다.다만 겉으로나마,공식적으로는 남녀평등을 주장할 뿐이다. 남녀간에 역차별이 있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남녀가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전제하에만 가능하다.그렇다면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역차별 운운하는 이들에게 묻자.정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남녀 평등의 가치를 이뤘다고 생각하는가.그렇다면 왜 이제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는가. 이 질문에 남성들은 ‘여성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그러나 현대 과학은 지적인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따라서 이제야 여성 대법관이 탄생한 것은 여성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남녀차별이 구조적으로 행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남녀차별이 극심한데도 우리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이렇게 남녀가 평등하지 못한 상황에서 남녀역차별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남녀평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서열파괴를 감행해야 하고,공직 사회에 여성할당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도와야 한다.여성 대법관이 한 명이 아니라 과반수인 일곱 명이 되는 날,그날 남녀역차별을 이야기하라. 정기문 전북 군산대 사학과 교수
  • 개관2년 맞은 서울역사박물관 김우림 관장

    개관2년 맞은 서울역사박물관 김우림 관장

    “서울이 어떤 도시였으며,또 서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를 모두 체험할 수 있지요.” 올해 초 고려대박물관 학예과장에서 서울역사박물관장으로 파격 임명돼 화제가 된 김우림(42) 관장.박물관계에서는 학예사가 박물관장으로 임명됐다고 해서 ‘사건’으로 받아들였다.이같은 기대 속에 취임한 그는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서울역사박물관을 ‘개관 2년째’가 무색할 정도로 확실하게 시민의 품으로 돌려놨다. 지난 19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2가 옛 서울고 자리의 서울역사박물관은 어머니와 손잡은 아이들로 북적댔다.복제유물을 전시,직접 만져볼 수 있는 ‘터치 뮤지엄’ 공간에서는 ‘와’하는 탄성이 그칠 줄 몰랐다. 조선시대 왕의 집무실을 재현한 체험공간에서는 마치 왕이라도 된 듯 다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특히 선사시대의 서울 고지도에서 현대로 옮겨가는 대형 화면은 한편의 다큐영화를 보는 듯했다.이처럼 1∼3층의 각 전시공간마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서울의 모습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관리자에게 관람객 수를 물었더니 “오후5시 현재 3000명이 조금 넘었다.”면서 “주말에는 하루 평균 5000명은 온다.”고 대답했다.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박물관이 되는 것입니다.개방·체험·참여 등 다정한 ‘이웃박물관’으로 태어났지요.수요영화 감상회,한낮의 콘서트,무료 궁중복식 사진코너,박물관대학 등 이용할 것이 많습니다.” 김 관장은 올 여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신비의 사원 ‘앙코르와트’를 국내 최초로 공개,시민들을 불러들였다.반응은 성공적.뿐만 아니다.다음달 1일부터 연말까지 ‘유러피안의 상상,꼬레아’ 특별전을 연다.‘옛 서양지도 속 우리땅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접할 수 없던 16∼17세기 서양의 고지도를 감상하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했다.이 역시 국내 처음이어서 큰 반향이 기대된다.다음달 23일부터 ‘로마 특별전’,오는 12월에는 ‘톨스토이 특별전’을 여는 등 그가 기획한 ‘최초 시리즈’는 계속된다. 김 관장은 서울 토박이로 고려대에서 한국사·역사고고학·민속학 등을 전공했다.그는 “향후 박물관 전시행사 때마다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멤버십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면서 “우선 ‘유러피안’ 전시 때 2000여 회원을 초청하는 국내 첫 프리뷰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어제의 모습을 살피고 내일의 꿈을 알차게 설계해 보십시오.올해에 한해 멤버십에 가입하면 무료혜택을 드립니다.” 멤버십 가입 문의는 전화(02-724-0114)나 홈페이지(www.museum.seoul.kr)로.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日 여성들 왜 ‘겨울연가’에 빠져드나] ‘거친 韓國’ 이미지 개선

    [日 여성들 왜 ‘겨울연가’에 빠져드나] ‘거친 韓國’ 이미지 개선

    |요코하마 이춘규특파원|신세대 학자 오구라 기조 도카이대 조교수(한국철학)는 겨울연가 열풍 효과를 적극적으로 해석했다.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 기여할 것으로 봤다.다만 역사 문제가 다시 부각될 내년에는 고비를 맞을 것으로 봤다. 자택 인근 요코하마 시내 한 호텔에서 오구라 교수를 만났다.많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 하필 왜 겨울연가인가.그는 겨울연가가 일본인의 향수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중년 여성들의 20∼30년 전 순수한 사랑을 되새기도록 자극했다는 얘기다.일본인에게는 억제당하는 직설화법도 신선했단다.한국어에 대한 분석은 독특했다.일본인들은 한국어가 강하고,거칠고,폭력적이란 이미지를 가졌었단다.학생운동·반일시위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그런데 겨울연가를 통해 한국말이 부드럽고,사랑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언어라는 이미지가 정착됐다나.말이 음악같기도 해 한국어 바람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한국,한국어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현상이 ‘무서울 정도’라고도 표현한 그는 일본인들이 한국 사회를 겨울연가처럼 이상적인 사회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역시 우려했다.드라마 촬영지 방문도 독특하게 분석했다.약 1100년 전부터 수백년간 일본인들은 순례를 집단으로 행해 종교적 해탈감을 맛보았다고 한다.그런 잔재들이 지금도 남아 있으며,남이섬을 찾는 것도 비슷하단 주장이다. 오구라 교수는 겨울연가 돌풍을 1회성으로 보지는 않았다.역사적 배경이 있단다.일본이 한국을 배울 만한 나라로 여긴 것은 두 차례.첫번째는 7세기 일본이라는 나라의 근간을 만들 때 이른바 백제 신라의 귀화인들이 문화를 갖고 일본 정치의 중심부로 들어가 제도와 문화 정착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17세기 초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막부 시대다.도쿠가와는 7년의 전화를 봉합하기 위해 “나는 도요토미와는 완전히 다르다.주자학의 선배로서 조선 사람의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해 국교를 재개하며 조선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이번이 세번째 한국 배우기란다.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 때 한·일 파트너십 선언,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 언론들이 한국에서 배우자는 바람이 일었다는 것이다.겨울연가 종영 이후에도 “한국의 작품들이 일본인에게 계속 매력있게 남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겨울연가는 잊고 지낸 이웃 한국에 대한 관심을 자극한 촉매제였다는 분석이다. 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며 갑자기 젊은 여성들이 홍콩에서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고,월드컵 등 축구를 통해서 젊은 남성이 한국에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았던 중년 여성들이 겨울연가를 통해 한국알기에 나서 일본 전체 세대가 한국알기에 동참했다.물론 서울올림픽 때 한국바람이 일다가 독도·위안부 문제 등으로 반일,혐한 분위기로 돌변했듯이 이번에도 역사인식 문제나 한국의 친일파 진상 규명 등 넘어야 할 변수가 많다고 우려했다.그 고비가 내년이란 분석이다. 재일동포들의 소외감도 우려했다.한·일 가교역을 담당했던 동포들이 직접교류 확대로 역할이 축소되는데다,재일교포의 고난은 잊어버리고,겨울연가의 영향 때문에 역사 문제는 외면하고 여행·소비 위주의 교류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얘기다. taein@seoul.co.kr
  • [우리 동네 이야기] 노량진동

    [우리 동네 이야기] 노량진동

    ‘천리나 되는 모래밭에 부슬비 새로 개이니/석양녘에 이별하는 마음이 외로운 배에 가득 차누나/오늘 밤이 지나면 그대는 강을 지나는데/길손의 가을 회포를 어디 가서 시로 쓰려나’(17세기 조선 인조 때 이명한의 시 -노량진에서 친구를 떠나보내며-) 말만 들어도 풍류가 연상되는 노량진은 서울 정도(定都) 600년의 역사가 오롯이 새겨져 있다. 동작구 노량진동 주민들의 지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은 ‘최고’라 할 수 있다.노량진은 조선시대에 백로가 떼지어 노닐던 나루터로,나루터 중에서도 중요한 길목이어서 군대가 주둔하는 진(津)이 설치됐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진은 한강 상류의 한강진,하류 양화진과 함께 3곳 있었다.옛날부터 노량진에는 수양버들이 울창해 노들나루라고 불렸으며 도선장(渡船場)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노량진 하면 거대한 63빌딩 옆에 있는 수산시장을 떠올리게 된다.노량진1동에 위치했다.대지 6만 6635㎡(2만 200평),연건평 6만 8357㎡(2만 720평)규모로 웬만한 동 하나의 크기다.1971년 4월 설립된 전문 도매시장으로 현재 연간 거래 규모가 약 11만t이나 된다.금액으로는 3150여억원이다.서울시내 전체 수산물의 53.7%가 이곳에서 거래된다. 노량진1동 사육신묘를 가다 보면 ‘아차고개’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언덕길이 나온다.세조가 사육신을 처형할 때 생긴 것이다.한 선비가 처형의 부당함을 알리려 도성으로 말을 몰고 갔는데 이곳에서 이미 새남터에서 처형됐다는 말을 듣고 “아차 늦었구나.”라고 탄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도2동 쪽 노량진파출소와 한빛은행 상도지점 앞을 장승배기라고 부른다.장승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은 행정구역상 노량진2동에 속한다. 여기에 옛날 장승들이 세워진 사연은 알고 보면 눈물겹다.뒤주에 갇혀 숨진 사도세자,효자로 알려진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와 얽혔다. 1777년 왕위에 오른 정조는 당시 화산(현재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선친의 무덤 ‘현륭원’을 자주 찾아갔다.그런데 수풀이 워낙 우거져 낮에도 맹수가 나타날 정도였다고 한다.정조는 먼 길을 가다가 이곳에서 한번쯤 쉬어가야 하기에 자신과 백성들을 지켜줄 장승 2개를 만들라는 어명을 내렸다.하나는 장수 모양의 천하대장군,또 하나는 여상(女相)을 한 지하여장군이었다. 철도 노량진역 역시 노량진동이 뽐내는 역사현장이다.우리나라 철도의 역사가 출발한 곳이기 때문이다.1897년 3월 경인선 철도가 바로 이곳에서 착공됐다.1899년 9월 개통한 경인선 역사 가운데 하나인 노량진역에는 지금도 ‘철도 시발지’라는 비석이 있다.현재 노량진은 1·2동을 합쳐 1.5㎢이며,거주자는 3만 5028명(1만 6916가구)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여름방학 숙제 마무리 여기가 ‘딱’

    여름방학 숙제 마무리 여기가 ‘딱’

    8월 중순,한여름 더위 막바지.피서도 끝나가고 아이들의 개학도 이제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이제 서서히 개학 준비를 해야할 때다.방학과제물이 특히 걱정이다.학원이다 피서다 해서 방학을 보내다 보니 밀린 과제를 하기가 만만치 않다.더욱이 체험학습형 과제가 많은 초등·중학생들은 마음만 바쁘기 십상이다.그러나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한나절이나 하루만 시간을 내면 쉽게 둘러볼 수 있는 유익한 곳이 적지 않다.재미있게 방학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울·경기 지역의 흥미 만점 이색박물관을 소개한다. ●한국전통의 멋과 얼을 찾아서 경기도 용인에 있는 세중옛돌박물관(www.stsmuseum.com)에서는 전통 신앙과 불교와 연관된 1만여점의 석물을 감상할 수 있다.왕릉과 사대부집 묘 앞 문인석에서부터 왕릉을 보호하던 석수,망부석,동자석,효자석,돌솥,맷돌 등 선인들의 돌 유물까지 망라돼 있다. 용인의 등잔박물관(www.deungjan.or.kr)은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조상들이 썼던 등잔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다.나무·유기·철제·도자·토기 등잔과 청동·은입사 무쇠촛대 등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과천에 있는 마사박물관(www.kra.co.kr/Kra/html/kra_intro_new13.html)에는 흙으로 만든 말과 안장,띠고리,마패 등 말과 관련된 13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주변에는 경마장과 국립현대미술관도 있어 주말 나들이에 권할 만 하다.여주에 있는 목아박물관은 불상과 불화 등 불교 관계 유물과 목공예 작품 6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민속생활사를 체험하고 싶다면 파주의 두루뫼박물관(www.durumea.org)을 추천할 만 하다.원삼국·삼국·고려·조선시대의 각종 민속 생활용품 1500점이 전시돼 있다.특히 토담과 사립문,터주가리,업양가리,서낭당,솟대,원두막 등 민속문화재를 복원,전시해놓은 것이 볼 만하다. 서울을 벗어나지 않겠다면 종로구 명륜동에 있는 짚풀생활사박물관(www.zipul.co.kr)을 찾아가보자.짚풀 관련 민속자료 3500여점을 비롯해 연장,조선시대 못,한옥문 등을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다.매주 한두 차례 볏짚과 수수깡 등으로 망태기와 복조리 등 생활용구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쌍문동에 있는 옹기민속박물관(www.onggimuseum.org)은 우리나라 전통 옹기만을 모아놓은 곳이다.곡식과 장류,김치 등을 보관하던 옹기에서부터 요강과 거름통까지 볼 수 있다.1층 천장에 그려져 있는 800여종의 사찰·궁궐의 전통 단청문양도 볼거리다. ●하루에 끝내는 외국문화 체험 전 세계 지구촌 민속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다면 남산 서울타워에 있는 지구촌민속박물관(www.jiguchonmuseum.org)을 추천한다.각 대륙별로 마련된 전시관에 180여개국에서 수집한 민속유물이 전시돼 있다.세계의 인형만을 모아놓은 세계인형관과 역대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이 쓰던 지팡이만을 보여주는 지팡이관,세계 민속 탈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민속탈관 등도 볼 만하다. 일산에 있는 중남미문화원(www.latina.or.kr)은 중남미 지역에서 30여년 동안 외교관으로 재직했던 이복형 원장이 만든 박물관 겸 미술관이다.중남미 토기와 석기,가면,가톨릭 예술품에서 석상과 브론즈 등 중남미 문화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월∼토요일에는 예약을 하면 전통요리인 파에야를,주말에는 멕시코 전통음식인 타코를 즐길 수 있다.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티벳박물관(www.tibetmuseum.co.kr)도 볼거리가 쏠쏠하다.60여평으로 작은 규모지만 티베트인들의 불교미술과 일상 생활용품을 알차게 전시하고 있다. 종로구 화동에 있는 장신구박물관(www.wjmuseum.com)은 전 세계의 아기자기한 장신구 1000여점이 전시돼 있는 곳이다.호박 장신구를 비롯해 라틴 아메리카의 황금 장신구,유럽의 유리구슬 목걸이,중세와 근세 에티오피아에서 제작한 은십자가 등 각국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져 있는 유물들이 많다.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셀라뮤즈자기전시관은 주택가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근·현대 유럽도자기 전문 박물관이다.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프랑스,독일,덴마크의 명품 자기와 유리 예술품 500여점에 아시아 도자기도 함께 전시돼 있다.세계의 자기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놀이·공부·숙제를 한곳에서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www.comicsmuseum.org)에서는 우리 만화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우리 만화사를 빛낸 작품이 연대기별,작가별,장르별로 전시돼 있는 자료관에서는 희귀만화와 만화의 제작과정을 배울 수 있다.전시관에서는 오는 11월30일까지 ‘길창덕 만화세계 50년 ’이 열리고 있다.체험관에는 만화의 한 장면에 들어가 볼 수 있는 ‘만화 장면 속으로’,만화를 그려보는 ‘체험교육실’,3D애니메이션 상영관 등이 마련돼 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로봇박물관(www.robotmuseum.co.kr)에서는 전 세계 로봇의 모든 것을 소개하고 있다.로봇의 태동 단계에서부터 지능형 로봇까지 로봇을 통한 문명발달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로봇 콘텐츠 3500여점이 전시돼 있다.40여개국의 초기 로봇과 스페이스 실물 오브제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서울 신천동에 있는 삼성어린이박물관(www.samsungkids.org)은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체험식 박물관이다.부모와 함께 직접 만지고 조작해보고 실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아이들의 탐구와 표현 능력을 길러주는 과학·미술·방송국·사회·문화 등 11개 전시 및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심화 내용에 대해 특별교육 프로그램이 연령대별로 준비돼 있다.여름방학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예매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테마별로 골라보는 재미 특정 주제만을 다루고 있는 이색 박물관도 흥미롭다. 서울 종로구 삼청공원 건너편에 있는 부엉이박물관(www.owlmuseum.co.kr)은 부엉이를 주제로 한 미술품과 공예품,생활용품 20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24평으로 규모는 작지만 부엉이를 주제로 한 접시·화병·지폐·동전·토기·봉제·유리 등 풍부한 볼거리가 자랑이다.차와 음료를 무료 제공하며,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평양박물관은 화장품과 차에 대한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선사시대에서부터 근대까지 왕족과 사대부,평민들이 쓰던 화장용기를 살펴볼 수 있다.분합과 연지합,유병 등 화장용품 용기에서부터 대야,거울,손톱다듬기,빗,귀고리,귀이개,반짇고리,실패 등 침구류와 장신구,다구류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수박물관은 우리나라 전통의 색과 문양의 자수와 보자기,의상 등 3000여점의 자수제품을 모아놓은 곳이다. 2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실과 바늘,옛 의복까지 한 눈에 둘러볼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한국은행 본점에 있는 한국화폐금융박물관(museum.bok.or.kr)은 우리나라 화폐의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한국은행의 설립 배경과 목적,한국은행의 업무에서 화폐가 만들어지고 순환하는 과정,위·변조 화폐 식별법,미래의 화폐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화폐와 역사정보와 관련된 자료도 전시돼 있다.오는 10월31일까지 ‘시대와 화폐전’도 열리고 있다.국가보호시설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려면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기슭에 있는 분재박물관(www.bonsaitv.com)에서는 분재를 보고,직접 가꾸는 법을 배울 수 있다.2300여평에 80종,1200여개의 분재가 전시돼 있다.분재의 역사를 민화와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자료실과 분재에 대한 강의와 실습이 이뤄지는 분재생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용인에 있는 삼성교통박물관(www.stm.or.kr)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전문 박물관이다.자동차 모형과 부품,액세서리 등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비롯해 경주용차,스포츠카,컨셉트카 등을 감상할 수 있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태엽 자동차와 초기 교통수단인 마차와 자전거 등 세계의 교통·운반수단도 전시돼 있다.용인 에버랜드와 호암미술관도 가까워 주말 나들이에는 제격이다. 식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용인에 있는 국내 최대의 사립식물원인 한택식물원(hantaek.co.kr)을 권한다.20만여평에 수생·희귀·약용·덩굴·음지식물관과 잔디화원,구근원,나리원,호주·남아프리카 온실이 갖춰져 있으며,자생식물 2500여종,외래식물 4500여종을 살펴볼 수 있다. 여주에 있는 한얼테마박물관(www.han-ul.or.kr)은 주제별로 다양한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다.편지와 교지 등 고문서가 전시된 고문서유물관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과학기기를 비교할 수 있는 과학유물관,심청전 활자본과 춘향전 등 국보급 사료를 모아놓은 전적 유물관 등이 볼만하다. 김포에 있는 덕포진교육박물관은 엄마·아빠 세대의 학교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60∼80년대 학교에서 쓰던 비품과 교과서,교재는 물론 사각 양은 도시락,갈탄 난로,풍금 등 지금은 사라진 옛 교실의 풍경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일제강점기의 교과서와 교복,통지표,책가방,칠판 대용으로 쓰던 석판 등도 전시돼 있다.인두와 다리미,새끼 꼬는 기계인 메기틀 등 전통 농기계와 옛 생활용구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여인과 일각수/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프랑스 파리의 클뤼니 중세박물관에는 ‘여인과 일각수’라는 아름다운 태피스트리 연작이 걸려 있다.이 작품은 꽃무늬 바탕장식의 기교로 보아 브뤼셀의 장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또 사용된 문장(紋章)을 근거로 파리의 귀족 장 르 비스트 가문의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촉각’‘시각’‘미각’‘후각’‘청각’‘나의 유일한 소망’이라는 소제목이 붙은 6점의 태피스트리에는 각각 여인과 일각수(一角獸)가 아로새겨져 있다.수많은 꽃과 나무,토끼에 둘러싸인 여인의 옆에는 일각수와 사자가 서있다.여인과 일각수가 어떻게 한 폭의 그림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의 여성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여인과 일각수’(권민정·허진 옮김,강 펴냄)는 바로 이 태피스트리 속의 여인과 일각수 전설을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슈발리에는 1999년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을 소재로 한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를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인물.소설은 직물을 짜는 일조차 여성에게 허용되지 않던,남성만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던 중세를 배경으로 한다.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여성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데 이 소설의 묘미가 있다. 무대는 파리와 브뤼셀.이야기는 파리의 바람둥이 화가 니콜라를 둘러싼 네 여인의 욕망을 축으로 전개된다.주느비에브는 사막같은 결혼생활에서 벗어나 수도원에 들어가길 원하고,그의 딸 클로드는 꽉 짜인 귀족생활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한다.그런가 하면 크리스틴은 여자들한테는 허용되지 않는 태피스트리 짜기를 꿈꾸고,그의 눈먼 딸 알리에노르는 장인의 딸로서 작업장의 이해에 따라 결혼해야 하는 관습의 폐해에 맞선다.작가는 이처럼 태피스트리의 이면에 감춰진 여성들의 욕망을 새롭게 읽어낸다.그리고 각각 ‘시각’‘촉각’,‘미각’‘나의 유일한 소망’등 네 부류의 여인으로 묘사한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일각수의 상징성이다.일각수라는 상상의 동물은 여러 문화권에서 나타난다.멀리 고대 아시리아나 그리스 로마시대의 문헌에도 일각수 이야기가 나오며,중국이나 일본에도 일각수 전설이 있다.일각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나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보듯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는 아이콘이다.그렇다면 일각수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프로이트에 따르면 일각수의 뿔은 남성의 성기를 상징한다.때로는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를 나타내기도 한다.사냥꾼의 화살에 맞아 처녀의 무릎 위에 엎드려 있는 일각수의 모습은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온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의 전형적인 구도를 연상시킨다. 소설의 화자 니콜라는 일각수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전설을 두가지로 나눠 들려준다.일각수는 원래 거칠고 난폭한 동물이지만 정결한 처녀 앞에선 양처럼 순해져 처녀의 무릎 위에 다소곳이 기댄다는 것.일각수 뿔에 독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 또한 잘 알려진 이야기다.‘여인과 일각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 다른 장르의 예술 작품을 생산하는 촉매 구실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주 귀고리 소녀’와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오연호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지난 2000년 시민기자제를 도입해 창간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언론계의 텃세와 세상의 편견과 싸워온 이 신문은 마침내 ‘유력’ 매체로 우뚝 섰다.이 책은 ‘미디어 혁명가’인 저자가 뉴스게릴라(시민기자)와 함께 펼쳐온 ‘세상 바꾸기 프로젝트’를 소개한다.1만원. ●고문의 역사(브라이언 이니스 지음,김윤성 옮김,들녘 코기도 펴냄) 네로 황제는 서기 64년에 일어난 로마의 화재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그리고 고문으로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그들은 늑대 가죽을 뒤집어쓴 채 야생의 개들에게 조각조각 물어 뜯기거나,역청이 발라진 채 불태워져 밤의 횃불이 되는 등 희생을 치렀다.책은 잔혹한 고문의 역사를 다룬다.17세기 러시아로부터 유럽에 소개된 ‘손가락 죄는 틀’등 갖가지 고문도구도 소개한다.9000원. ●국가와 종교(미야타 미쓰오 지음,양현혜 옮김,삼인 펴냄) 국가권력과 로마서 13장의 연관성을 살폈다.로마서 13장은 바울서신뿐만 아니라 신약성서 전체를 통해 국가권력에 대한 태도를 가장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장이다.그것은 종종 절대 군주들이 그들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정치이념 체계로 왕권신수설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독일 교회투쟁과 칼 바르트 사상을 전공한 저자는 유럽 그리고 근대 일본의 정치사상을 관통하는 기독교의 영향에 대해 로마서 13장을 축으로 분석한다.1만 5000원. ●작은 창 너머 보이는 풍경(김정선 지음,성바오로 펴냄) 제주도의 사계를 노래한 수필집.돌하르방을 맨 처음 만든 사람은 1754년 영조 30년에 김몽규 목사라는 설이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모자를 쓰고,커다란 눈에 주먹코,일자로 다문 입,배 위에 양손을 모은 돌하르방의 모습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정겹다.8500원. ●나만 모르는 유럽사(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 지음,양인실 옮김,모멘토 펴냄) 중세에는 독신 여성을 완전한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그런 만큼 기사들의 동경 대상은 유부녀였다.장애가 많으면 많을수록 훌륭한 사랑으로 간주됐다.그러니 주군의 부인과의 사랑을 꿈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금지된 사랑이나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기사 랜슬롯과 왕비 기네비어의 불륜 등 왕비나 왕의 약혼녀와 신하인 기사의 사랑 이야기가 미화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이 책에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흥미로운 ‘교과서 밖 이야기’들이 실렸다.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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