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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크 거장 작품 한국서 감상할 기회”…이탈리아 3대 화가 카라바조 상륙

    “바로크 거장 작품 한국서 감상할 기회”…이탈리아 3대 화가 카라바조 상륙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우피치미술관서 ‘이 뽑는 사람’ 등 공수 이탈리아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3대 천재 화가로 불린 카라바조(1571~1610)의 작품이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주최사인 액츠매니지먼트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을 8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내년 3월 27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바로크 미술의 창시자 카라바조의 작품 10점을 비롯해 동시대 거장들의 작품 57점을 소개한다. 카라바조의 본명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지만, 어린 시절 흑사병을 피해 이주한 지명인 카라바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바로크 시대의 천재 화가이기도 했지만, 살인자로도 이름을 떨쳤다. 카라바조는 20세기 들어 가장 활발한 연구의 대상이 된 화가다. 빛과 그림자의 강한 명암 대조를 사용한 테네브리즘의 창시자이자 사실주의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바로크 예술사의 시작이자 현대 예술의 시작을 알린 작가로 불린다. 17세기 당시 카라바조의 회화는 매우 혁신적이었다. 정적이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르네상스 화풍과는 달리 역동적인 구도와 극적으로 생생하게 표현된 주제는 마치 눈앞에 있는 현실처럼 보였고, 당시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반종교개혁정신과 맞물려 교회와 대중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가 구축한 화풍은 바로크 예술의 거장인 루벤스,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등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전시는 카라바조가 13세에 롬바르디아에서 수련을 시작해 20대에 로마와 나폴리에서 명성을 얻고, 살인으로 점철된 인생과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38세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따라 6개의 섹션으로 나눠 그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탈리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우피치 미술관의 소장품 중 카라바조의 대표 작품인 ‘그리스도의 체포’, ‘의심하는 성 토마스’, ‘이 뽑는 사람’ 등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시됐다.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이탈리아관광청,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원으로 해외 반출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카라바조의 작품 공수가 이뤄졌다. 이밖에 ‘묵상하는 성 프란체스코’,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등 카라바조의 대표 작품들이 전시됐다. 카라바조는 38세로 짧은 삶을 마감했고, 현재까지 알려진 작품은 100여점에 불과하다. 전시는 카라바조 이외도 17세기의 예술문화를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든 동시대 거장들을 소개한다. 카라바조의 라이벌이자 당대 최고의 화가인 안니발레 카라치를 비롯해 오라치오 로미 젠틸레스키, 구에르치노 등 바로크 회화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피에르루이지 카로파노 큐레이터는 “카라바조의 회화는 그 자체로 실재감을 지니며, 관람객의 인식 속에서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각인된다”며 “이는 그의 천재적 재능 덕분이며, 동시대의 많은 화가들이 그를 모방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이유”라고 소개했다. 김민희 액츠매니지먼트 대표는 “이번 전시는 카라바조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한국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카라바조의 작품 속에 담긴 빛과 어둠, 그리고 그사이에 놓인 인간의 복잡한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인간 본질에 대해 다시금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 14일 ‘고3 수능일’에… 조선시대로 돌아가 과거시험 ‘황감제’ 볼까요

    14일 ‘고3 수능일’에… 조선시대로 돌아가 과거시험 ‘황감제’ 볼까요

    #황감제 시제는 ‘청년층의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참여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 제안’고3 수능일인 오는 14일 제주에서 조선시대 과거시험 중 하나였던 ‘황감제’가 재현된다. 제주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는 오는 14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제주국제감귤박람회 행사 일환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황감제’ 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황감제’는 조선시대 매년 섣달 제주도에서 진상해오는 귤·유자·감 등의 특산물을 학업에 매진하는 성균관과 사학의 유생들에게 나눠준 뒤 시제(試題)를 내려 치르던 특별한 과거시험이다. 전국에서 온갖 귀한 음식과 물품이 진상됐지만 이를 기념해 과거가 치러진 것은 감귤이 유일하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중종 31년에 황감제 시행에 관한 첫 기록이 확인되며, 정규 과거시험인 식년시에 비해 시험시간이 매우 짧고 합격자 역시 당일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합격자는 대과의 최종시험이자 순위 결정 시험인 전시에 바로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매우 파격적인 우대를 했다. 감귤이 얼마나 귀한 대접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감귤은 고려사에는 고려 문종 6년(1052년)때는 ‘탐라에서 제공하는 귤자의 수량을 일백포로 개정 결정한다’라고 되어 있어 감귤이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왕실에서 제사를 지낼 때 쓰거나 왕이 신하들에게 특별히 내리는 하사품 중 하나였고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나오는 과일이었다. 나라에서는 원활한 공급을 위해 제주도 여러곳에 국영과원을 조성해 일반 백성들의 출입을 금하기도 했다. 17세기 중반 이원진의 ‘탐라지’에는 제주목 23개, 정의현 8개, 대정현 6개소 등 제주도에 총 37개소의 과원이 조성됐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정의현 서쪽 50리 현재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대의 금물과원으로 국가 관할의 제주과원 중 가장 먼저 설치되고 가장 오랫동안 운영됐다. 제주국제감귤박람회의 콘테츠로 승화한 황감제는 바로 이곳 농업기술센터에서 제주 감귤산업 활성화를 위해 도내 청년들의 아이디어 경진대회로 진행된다. ‘황감제’의 시제는 ‘청년층의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참여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 제안’이다. 참가자는 현장등록 후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체험 모니터링 기회(3만 원 상당 쿠폰 지급)가 주어지며 이후 대강당에 모여 ‘황감제’를 치른다. 시상은 장원, 차석, 입선 3점으로 각각 제주특별자치도지사상, 농협제주본부장상, 조직위원장상이 주어진다. 부상으로 아이패드, 갤럭시탭, 스마트워치 등이 주어진다. 채택된 아이디어는 향후 제주국제감귤박람회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참가는 만 30세 이하 청년 누구나 가능하며 10일까지 선착순 20명이다. 신청은 박람회 사무국 홈페이지 (www.jicexpo.com) 내 구글폼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사무국 760-3091에서 안내하고 있다. 최병욱 기획팀장은 “임금에서 바쳐지던 감귤진상 이벤트, 특별 과거시험‘황감제’를 재해석하여 청년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제주국제감귤박람회를 즐기고자 한다”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 올해는 3년에 한번 열리는 국제박람회로… UN난민기구에 감귤 보내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올해는 3년에 한번 돌아오는 국제행사로 ‘감귤로 완성하는 국제평화도시, 제주특별자치도’를 주제로 13일 개막해 19일까지 7일간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개최된다. 개막식은 ‘평화, 치유, 비상’의 키워드를 구체화했다. 제주 최초의 온주감귤 나무에서 생명과 평화의 에너지를 길어 제주 너머 세계로 전파한다는 내용으로 제주도립무용단이 공연할 예정이며, 제주 감귤 농업인들이 세계 평화의 염원을 담은 감귤을 UN난민기구에 전달하고 평화의 황금감귤종 타종식을 진행해 세계 평화의 섬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미래 감귤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산업전시가 진행된다. 감귤 홍보관에는 귤메달, 제주애퐁당 등 대표적인 감귤 브랜드와 함께 감귤 시향부스가 운영되고, 우수감귤전시관에서는 감귤품평회 수상 감귤과 신품종 감귤을 선보인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주요 인기 콘텐츠인 ▲귤빛가요제 ▲감귤 디저트 경연대회 ▲감귤 따기 체험 ▲귤림추색길 걷기 ▲감귤디저트 쿠킹클래스 등 문화·체험행사 ▲요가, 맨발 걷기, 다도 등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14일에는 박람회 특설공간인 국제관에서 해외 바이어와 제주 수출 유망기업이 참여하는수출상담회가 진행된다. 제주경제통상진흥원과 함께 12개국 34명의 해외 바이어를 제주로 초청하고 감귤 가공품 등 도내 수출유망기업 42개 업체를 모집했다. 엄격한 기준을 거쳐 선발된 바이어와 도내 기업이 만나는 자리인 만큼 상당한 수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병기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조직위원장은 “제주 감귤의 새로운 가치 확산과 감귤산업의 재도약과 저변 확대를 위해 준비한 이번 박람회가 세계인의 평화와 치유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부랴트

    [씨줄날줄] 부랴트

    ‘아바이 게세르’는 게세르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아바이는 바이칼 호수 동쪽에 모여 사는 부랴트인의 구비설화에 나타난다. 함경도 방언 아바이와 마찬가지로 선조나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높임말이라고 한다. 부랴트인의 나라가 러시아연방에 속한 부랴트공화국이다. 부랴트인의 땅은 17세기 금과 모피를 찾아 나선 러시아인의 지배를 받았다. 남쪽은 몽골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데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부설된 19세기 말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다. 수도 울란우데는 바이칼 호수의 도시 이르쿠츠크를 지나 동쪽으로 가는 시베리아철도와 울란바토르를 거쳐 중국 베이징이 종점인 국제철도의 분기점이다. 같은 몽골계인 한국인과 부랴트인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닮았다. 바이칼이나 울란우데를 여행한 한국인은 현지인으로 오인받은 경험을 털어놓곤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일찍부터 이 지역 샤머니즘과 우리 문화의 연관성을 찾고자 현지조사하고 ‘부랴트 샤머니즘-어둠 속의 작은 등불’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게세르신화는 언어와 민속뿐 아니라 건국신화도 부랴트인과 한국인이 닮은꼴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하늘신 가운데 명망이 가장 높은 게세르는 악신(惡神)이 인간 세상을 도탄에 빠뜨리자 사람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온다는 내용이다. 이런 얼개는 알타이의 ‘마아다이 카라’, 티베트의 ‘게세르’, 몽골의 ‘게세르’, 우리 ‘단군신화’에까지 공통으로 나타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보편적 인간주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국가대표 양궁 선수는 대부분 부랴트인일 만큼 활을 잘 쏘는 것도 우리와 닮았다. 한때는 부랴트인을 한국인의 시원(始原)으로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시아에 퍼져 살아가는 각각의 몽골계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의 침략전쟁을 도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병사가 부랴트 병사로 위장하고 있다니 저들도 이런 인연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 350년 전 사망한 ‘뱀파이어 여성’···얼굴 복원해보니

    350년 전 사망한 ‘뱀파이어 여성’···얼굴 복원해보니

    2년 전 폴란드의 한 시골에서 발견된 ‘뱀파이어 유골’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022년 여름 폴란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대학 고고학 연구진은 남부 피엔 마을의 공동묘지에서 특이한 형태의 무덤을 발견했다. 해당 무덤 속 유골은 여성이었으며 발에는 자물쇠가 달려있고 목 주변에는 낫이 박힌 섬뜩한 모습이었다. 연구를 이끈 다리우스 폴린스키 교수는 해당 ‘뱀파이어 유골’에게 ‘조시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조시아는 사망 당시 19세였으며, 사망 시기는 약 350년 전인 17세기 중반으로 확인됐다. 유골 분석 결과 조시아의 가슴뼈에서 이상이 발견됐는데, 이는 해당 유골의 주인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체적 기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여성이 목에 낫이 꽂힌 채 잔혹하게 희생돼 묻히기 전까지 ‘뱀파이어’라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던 원인이 이러한 신체적 기형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녀의 목에 박혀 있던 낫은 날카로운 곡선 모양의 칼날이 달려 있었고, 17세기 당시 농업지역에서 평범하게 쓰이는 도구였다. 연구진은 당시 이 여성이 죽음에서 부활하려 할 때 곧장 목이 잘리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린스키 교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여성을 매장한 사람들은 그녀가 무덤에서 일어날 것을 두려워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그녀를 뱀파이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낫을 평평하게 놓은 것이 아니라 목에 얹어 놓은 것으로 보아, 죽은 사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머리가 잘리거나 다치게 할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여성이 사망했을 당시는 스웨덴과 폴란드가 전쟁을 벌이던 시기였다. 아마도 유골의 주인은 스웨덴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환영하지 않는 외부인’으로 여겨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폴린스키 교수 연구진은 얼굴 재구성 전문가인 오스카 닐슨과 함께 그녀의 두개골을 디지털 스캐닝한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전 모습을 복원했다. 유골의 머리 부분에 실크 모자를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사회적 지위가 비교적 높았고, 이빨이 튀어나와 있다는 사실을 얼굴 재구성에 반영했다. 이후 점토를 이용해 근육을 만들고 실리콘으로 피부를 붙인 생전 모습으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구성했다. 앞서 2014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특이한 형태로 매장된 유골 여러 구가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어떤 유골은 얼굴이 아래를 향해 뒤집힌 상태였고, 또 다른 유골은 입에 동전을 묵고 있었다. 폴린스키 교수는 “죽은 자의 귀환을 막는 방법에는 머리나 다리를 잘라내거나 죽은 자의 얼굴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묻는 것, 시신을 태우는 것 등이 있다”면서 “하지만 낫을 목에 걸고 있는 시신은 조시아 하나 뿐이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이 여성을 매우 두려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뱀파이어 신화는 17~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람들은 이미 죽어 땅에 묻힌 사람중 일부가 피를 빨아먹는 괴물이 되어 땅 위로 기어올라와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격할 것을 두려워했다. 유럽 특히 슬라브족 사이에서는 뱀파이어에 대한 ‘믿음’이 워낙 큰 탓에 마녀사냥 등을 통한 처형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자살 등의 방식으로 죽은 사람은 종종 뱀파이어로 의심받았으며, 죽음에서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 폴린스키 연구진은 당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유골 발견을 위해 조시아가 발견된 피엔 지역에서 다시 한 번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목에 낫 꽂힌 ‘뱀파이어 유골’ 정체 밝혀졌다…생전 모습 복원 성공[포착]

    목에 낫 꽂힌 ‘뱀파이어 유골’ 정체 밝혀졌다…생전 모습 복원 성공[포착]

    2년 전 폴란드의 한 시골에서 발견된 ‘뱀파이어 유골’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022년 여름 폴란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대학 고고학 연구진은 남부 피엔 마을의 공동묘지에서 특이한 형태의 무덤을 발견했다. 해당 무덤 속 유골은 여성이었으며 발에는 자물쇠가 달려있고 목 주변에는 낫이 박힌 섬뜩한 모습이었다. 연구를 이끈 다리우스 폴린스키 교수는 해당 ‘뱀파이어 유골’에게 ‘조시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조시아는 사망 당시 19세였으며, 사망 시기는 약 350년 전인 17세기 중반으로 확인됐다. 유골 분석 결과 조시아의 가슴뼈에서 이상이 발견됐는데, 이는 해당 유골의 주인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체적 기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여성이 목에 낫이 꽂힌 채 잔혹하게 희생돼 묻히기 전까지 ‘뱀파이어’라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던 원인이 이러한 신체적 기형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녀의 목에 박혀 있던 낫은 날카로운 곡선 모양의 칼날이 달려 있었고, 17세기 당시 농업지역에서 평범하게 쓰이는 도구였다. 연구진은 당시 이 여성이 죽음에서 부활하려 할 때 곧장 목이 잘리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린스키 교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여성을 매장한 사람들은 그녀가 무덤에서 일어날 것을 두려워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그녀를 뱀파이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낫을 평평하게 놓은 것이 아니라 목에 얹어 놓은 것으로 보아, 죽은 사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머리가 잘리거나 다치게 할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여성이 사망했을 당시는 스웨덴과 폴란드가 전쟁을 벌이던 시기였다. 아마도 유골의 주인은 스웨덴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환영하지 않는 외부인’으로 여겨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폴린스키 교수 연구진은 얼굴 재구성 전문가인 오스카 닐슨과 함께 그녀의 두개골을 디지털 스캐닝한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전 모습을 복원했다. 유골의 머리 부분에 실크 모자를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사회적 지위가 비교적 높았고, 이빨이 튀어나와 있다는 사실을 얼굴 재구성에 반영했다. 이후 점토를 이용해 근육을 만들고 실리콘으로 피부를 붙인 생전 모습으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구성했다. 앞서 2014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특이한 형태로 매장된 유골 여러 구가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어떤 유골은 얼굴이 아래를 향해 뒤집힌 상태였고, 또 다른 유골은 입에 동전을 묵고 있었다. 폴린스키 교수는 “죽은 자의 귀환을 막는 방법에는 머리나 다리를 잘라내거나 죽은 자의 얼굴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묻는 것, 시신을 태우는 것 등이 있다”면서 “하지만 낫을 목에 걸고 있는 시신은 조시아 하나 뿐이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이 여성을 매우 두려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뱀파이어 신화는 17~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람들은 이미 죽어 땅에 묻힌 사람중 일부가 피를 빨아먹는 괴물이 되어 땅 위로 기어올라와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격할 것을 두려워했다. 유럽 특히 슬라브족 사이에서는 뱀파이어에 대한 ‘믿음’이 워낙 큰 탓에 마녀사냥 등을 통한 처형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자살 등의 방식으로 죽은 사람은 종종 뱀파이어로 의심받았으며, 죽음에서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 폴린스키 연구진은 당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유골 발견을 위해 조시아가 발견된 피엔 지역에서 다시 한 번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영주 무섬마을 ‘만죽재·해우당’ 국가민속문화유산 된다

    영주 무섬마을 ‘만죽재·해우당’ 국가민속문화유산 된다

    경북 영주 무섬마을을 대표하는 전통 가옥 만죽재와 해우당이 국가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7일 ‘영주 만죽재 고택 및 유물 일괄’과 ‘영주 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을 각각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무섬마을은 조선 17세기 중반 이래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으로 유서 깊은 전통을 간직한 곳이다. 만죽재 고택은 병자호란 이후인 1666년 반남 박씨 집안의 박수(1641~1729)가 마을에 들어와 터를 잡으면서 지은 집으로, 360여년간 집터와 가옥이 온전히 전해져 왔다. 고택은 안채, 사랑채, 부속채 등이 연결된 ‘ㅁ’ 자형 주택이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중·후기 상류 주택을 대표하는 유교적 종법 질서의 표현 방법으로서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해우당 고택은 선성 김씨 집안에서 마을에 처음 정착한 김대(1732~1809)의 손자 김영각(1809~1876)이 1800년대 초반에 지은 집이다. 그의 아들인 해우당 김낙풍(1825~1900)이 1877∼1879년에 수리한 이후 150년 가까이 원형이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우당 고택도 ‘ㅁ’ 자형 구조다. 사랑채에 걸려 있는 해우당 현판은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친구인 김낙풍을 위해 쓴 친필로 알려져 있다. 고택에서 오랜 세월 전해져 온 다양한 생활유물도 국가유산이 된다. 만죽재에는 전통 혼례 문서인 혼서지, 을미사변 후 영남에서 일어난 항일 운동 기록을 필사한 항일격문집, 규방가사집 등이 남아 있다. 해우당 유물로는 김낙풍이 작성한 과거 답안지, 집 건물을 수호한다는 성주를 모셔두는 단지, 갓 보관함 등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
  • 노스탤지어가 ‘갑옷’이 되기까지

    노스탤지어가 ‘갑옷’이 되기까지

    시대와 이념, 성을 가리지 않는 강력한 감정이 있다. 우리말 ‘향수’로 풀이되는 노스탤지어다.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는 400여년에 걸친 노스탤지어의 변천 과정을 추적한 인문서다. 노스탤지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7세기였다. 스위스의 요하네스 호퍼라는 의사가 스위스 용병들을 괴롭힌 신종 질환을 그리스어 노스토스(nostos·귀향)와 알고스(algos·고통)를 조합해 노스탤지어라고 명명했다. ‘고향을 향한 극심한 갈망’이라는 본래의 뜻처럼 노스탤지어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질병으로 분류됐다. 실제 미국 남북전쟁 중 군인 수천 명이 노스탤지어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20세기 들며 무해한 감정으로 변모한 노스탤지어는 삶의 핵심을 이루는 중요한 시대 정서로 자리잡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50여년 전 저서 ‘미래의 충격’을 통해 “노스탤지어의 물결이 세계를 뒤덮을 것”이라고 예견한 것처럼 TV에선 1990년대 노래와 프로그램 등이 재방송되고 기업들은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종전의 질서, 신념이 근본적으로 요동치자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과거의 물건과 서사를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에선 노스탤지어가 행복감을 높여 주고,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고, 미래에 대한 낙관을 심어 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치매 환자들을 위한 회상 치료가 대표적인 예다. 과거의 좋은 기억을 떠올릴수록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는 점에 착안한 치료법이다. 사회학자 야니스 가브리엘은 ‘조직 노스탤지어’라는 개념을 통해 조직이 잘나가던 전성기 시절을 상기시킬수록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업무 태도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저자는 “노스탤지어는 일종의 정서적 갑옷”이라며 “이 감정이 촉발되면 외로움이 개선되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드러내지 않고 관조하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드러내지 않고 관조하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충재’(沖齋)는 조선 중기 정치가이며 학자였던 권벌의 호이자 그가 짓고 경영했던 서재의 이름이기도 하다. 옛사람들에게 집이란 머무는 장소이자 자기 자신이기도 했다. 그들은 집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다. 집이란 정성을 들여 짓는 것이었다. 먹을 밥을 짓듯, 입을 옷을 짓듯이 살 집도 지었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는 남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지 고민하고, 후손에게 전하고자 하는 생각도 담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방식이 직설적이지 않고 은근하다. 이런 식으로 자의식을 발현하는 것은 일종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 드러내고 으스대거나 뽐내지 않지만 내면에서 우러나는 자존감. 이는 알아볼 정도의 수준에 있는 사람만 보고 느낄 수 있다. 충재는 경북 봉화 닭실마을에 있는 안동권씨 종갓집 서쪽 옆구리에 슬쩍 붙어 있는 집이다. 오래전 좋은 옛집을 구경 다니느라 전국을 헤매고 다닐 때, 영주 부석사 앞 여관에서 하루 자고 동이 트자마자 봉화로 내처 달려갔다. ‘청암정’이라는 거북바위 위에 지은 정자가 멋지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초행이라 기대가 무척 컸다. 국도를 달리다 닭실마을로 들어서니 편안한 전통 마을의 풍경이 펼쳐졌고 담이 길게 이어지다 대문이 하나 나왔다. 대문을 슬쩍 밀고 들어가 누군가 물어볼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한복을 입은 점잖은 어르신이 나와 부드럽고 정중한 음성으로 어디서 오셨냐고 물었다. 청암정을 보고 싶어 왔다고 말씀드리니, 그분은 뒷짐 진 오른손을 풀고 담 너머를 가리켰다. 여쭤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그 집안 종손 어르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담을 돌아가니 청암정이 있었다. 너른 연못에 거북이처럼 생긴 동산 같은 바위, 그 위에 멋진 정자가 있었다. 아침 햇살에 아주 좋은 구경을 하며, 정작 그 앞에 있는 충재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보긴 했지만 기억에 전혀 남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 뒤 누군가 닭실마을 종갓집 이야기를 하며 충재가 정말 멋지다고 이야기했다.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청암정 바로 앞에 있다고…. 거기 집이 있었던가? 그래서 나는 다시 가야 했다. 화려한 입지에 높고 호사한 단청을 하고 앉아 있는 정자와 그 앞에 세 칸 맞배지붕에 색이 다 빠져 오래된 흑백사진 같은 낯빛으로 그 정자를 마주하며 올려다보고 있는 충재는 아주 묘한 조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본 것이 별로 없고 그저 관광만 하던 나에게 무척 색다른 건축이었다. 충재 권벌은 43세가 되던 1520년에 기묘사화의 영향으로 파직돼 경북 봉화에 있는 닭실마을로 들어온다. 그리고 6년 후 1526년에 집 서쪽에 서재를 짓고 ‘충재’라 편액을 건다. 삼간지제(三間之制)는 조선의 학자들이 완성형으로 생각하는 집이다.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 남명 조식의 ‘산천재’, 사계 김장생의 ‘임리정’이 그렇다. 그리고 그 이전에 ‘충재’가 있었다. 권벌은 1478년에 태어나 조광조, 이언적보다 위 연배이고 학문적으로도 선배이다. 조선 초기 관학파에서 사림으로 권력이 옮겨지는 시기여서 부침은 많았으나, 그는 평생 높은 관직에 머물며 올곧은 말만 했다고 여러 기록에 남아 있다. 그 와중에 사화에 연루되고 이곳 봉화에 들어와 15년을 머물렀다. 말하자면 그의 사상이 무르익던 장년기에 지은 집이고, 그의 생각과 사상이 배어든 집이다. 집은 무척 단출하고 단아하다. 청암정과의 관계 또한 아주 독특하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우선 거북바위 위에 압도적인 자태로 서 있는 청암정으로 눈이 가게 되는데, 충재의 존재감은 아주 미약하다. 그래서 내가 처음 갔을 때처럼 충재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권벌은 평생 ‘근사록’이라는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 책을 이루는 핵심 사상은 어질 ‘인’(仁)이다. 여기에서 인이란 단순히 어질다는 의미보다는 공감 의식, 즉 타자를 자신으로 보는 마음이다. 인식을 자신으로부터 시작해 모든 대상으로 확장하는 사상이다. 충재는 낮게 앉아 고즈넉한 자세로 거북바위에 올라앉은 정자를 바라본다. 청암정의 이름은 후일 큰아들의 호를 따서 지은 것이라 한다. ‘인’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소나기가 거세게 내리는 여름 오후 충재 마루에 앉아 바라지창을 크게 열고 청암정을 바라보며 이해하게 됐다. 역시 집이란 한 사람의 마음이며 사상인 것 같다. 드러내지 않고 슬쩍 감춰 놓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학에는 그런 지점이 있다. 경북 영양 ‘서석지’(瑞石池)는 17세기 초반 정영방이 공부하고 손님을 맞는 별서(別墅)로 조성했다. ‘상서로운 돌이 있는 연못’이라는 이름대로 이 공간의 주인공은 한가운데 있는 연못이다. 그리고 ‘경정’이라는 정면 네 칸, 측면 두 칸 반, 팔작지붕의 화려한 건물과 ‘주일재’라는 마루 한 칸, 방 두 칸의 아주 단출한 건물이 직교한다. 얼핏 부속채처럼 보이는 주일재가 사실 자연을 감상하며 ‘겸손하게’ 머무는 주인의 공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란 그리 쉽지 않다. 공간의 중심을 옆으로 옮기고 슬그머니 감추어 놓아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게 하는 방식, 그렇게 드러내지 않고 관조하는 건축이야말로 한국건축만이 가진 또 다른 미학이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아, 불멸의 메텔…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여, 아! 찬란한 역사… 400년 희로애락 품은 성곽이여[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아, 불멸의 메텔…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여, 아! 찬란한 역사… 400년 희로애락 품은 성곽이여[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비행기로 1시간, 가까운 규슈 지역17세기 성곽부터 20세기 만화까지영화·드라마의 배경 ‘시간의 정거장’국제무역 근대문화 살아 숨쉬는 곳관광객 덜 붐벼 고즈넉한 여행에 딱 일본 규슈 북쪽에 있는 기타큐슈는 추억과 감성과 재미가 더해진 ‘레트로’ 여행지다. 19세기 말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하면서 꽃피운 근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규슈 지역에 있어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일본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덜 붐벼 고즈넉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주요 관광지인 17세기 고쿠라성과 정원, 19세기 무역의 중심 항구였던 모지코 레트로 지구, 시모노세키를 잇는 간몬 해저 터널 등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기타큐슈에는 일본을 만화·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이끈 도시를 상징하는 만화박물관이 있다. 기타큐슈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1938~2023)를 비롯해 100여명의 만화가를 배출했다. 매년 수십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된다. ‘시간의 정거장’이라는 관광 홍보 문구는 기타큐슈의 매력을 함축하고 있다. ●‘은하철도999’ 마중 나온 메텔과 철이 기타큐슈 여행의 중심인 고쿠라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메인 캐릭터인 메텔과 데쓰로(철이)의 그림과 동상이다. 일본 SF의 거장 마쓰모토의 고향답게 고쿠라역을 오가는 모노레일 외벽에도 ‘은하철도 999’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다. 고쿠라역 뒤편에 있는 아루아루시티 5·6층에는 2012년 문을 연 기타큐슈 만화박물관(오전 11시~오후 7시·화요일 휴관·입장료 480엔)이 있다. 1800㎡ 규모의 박물관에는 1977년 처음 만화로 등장한 뒤 지금까지도 인기를 이어 가고 있는 은하철도 999와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마쓰모토가 초대 박물관장을 맡았다. 박물관은 기야 하사시 등 이곳 출신의 만화가를 소개하는 코너와 1945년부터 2012년까지 발간된 7만권이 넘는 만화를 소장하고 있다. 마쓰모토 특별 인터뷰 영상과 애니메이션 작품 전시관, 만화 열람존, 만화 타임터널, 이벤트 코너 등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은 2017년 일본에서 ‘가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성지’로 선정됐다. 고쿠라역 주변에는 아뮤플라자(오전 10시~오후 8시) 등 쇼핑센터가 몰려 있고, 역 앞에 있는 우오마치 상점 거리에는 음식점, 카페, 베이커리, 잡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거리 초입에는 1950년대 창업한 시로야 베이커리(오전 10시~오후 6시)가 있다. 연유를 사용한 써니빵 등은 일본 방송에서 여러 차례 소개됐다. 고쿠라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단가시장(오전 10시~오후 5시·일요일 휴무)은 일본 서민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100년 넘은 전통시장이다. 오래된 점포 120여개가 골목을 따라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일본에서 6번째로 큰 성 ‘고쿠라성’ 고쿠라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 무라사키 강을 건너면 기타큐슈의 상징인 고쿠라성(오전 9시~오후 8시·350엔)을 만날 수 있다. 강변에 우뚝 선 고쿠라성은 후쿠오카 지역에 있는 고성 중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602년 일본 전국시대 무장 호소카와가 간몬해협 요충지에 구축한 성으로, 규모로는 일본 내에서 6번째로 크다. 5층 규모의 고쿠라성은 일본 영화와 드라마, 만화 등에 자주 등장하는 에도시대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가 도장을 세워 자신의 검술을 전수했다고 전해진다. 후쿠오카에서 유일하게 천수각이 있는 성으로 해자로 둘러싸여 있는 외관은 마치 작은 오사카성을 연상시킨다. 1층에는 에도시대 생활상 등 400년 고성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고, 2층에는 호소카와 가문과 오가사와라 가문 등 역대 성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층에는 미야모토 무사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4층은 갤러리 공간이며, 5층 천수각에는 전망대가 있어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성 앞에 있는 고쿠라성 정원은 성주였던 오가사와라의 별장으로 전형적인 에도시대 정원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고쿠라성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인근에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인 마쓰모토 세이초(1909~1992)의 삶을 담은 마쓰모토 세이초 기념관(오전 9시 30분~오후 6시·600엔)이 있다. 왕성한 필력으로 40여년 동안 무려 ‘모래그릇’, ‘점과 선’ 등 1000편의 작품을 썼으며, 400여편이 일본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바로 앞 대형 쇼핑센터인 리버워크 기타큐슈(오전 10시~오후 8시)에서는 고쿠라성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세기 그대로 ‘모지코 레트로 지구’ 기타큐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모지코역에 있는 모지코 레트로 지구다. 고쿠라역에서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3정류장(13분·280엔)을 가면 된다. 1914년 완공된 모지코역은 규슈 남단인 가고시마까지 이어지는 JR 규슈 가고시마 본선의 종착역이다.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디자인된 좌우대칭의 목조건물로 철도역사 중에는 일본 최초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모지코역을 나서면 간몬해협을 끼고 형성된 모지코 레트로 지구가 있다. 고풍스런 건물들은 마치 오래된 19세기 도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모지코는 1889년 개항 후 석탄을 수출하는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초기에 걸쳐 만들어진 100년 이상의 역사적인 건물이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31층 높이의 건물인 모지코 레트로 전망대(오전 9시~오후 6시·300엔)에 올라가면 건물들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기타큐슈는 1901년 야하타제철소의 설립을 시작으로 지쿠호 탄전의 풍부한 석탄을 이용해 중화학공업이 발달한 일본 4대 공업도시로 번성했다. 야하타제철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을 한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지코 레트로 지구에는 1927년 여객선의 수속을 밟는 사무소로 이용된 모지우선빌딩, 팔각형의 옥탑과 오렌지색의 외벽이 아름다운 구 오사카상선, 구 모지세관 등이 있다. 오르골을 구입할 수 있는 오르골박물관도 돌아보면 좋다. 모지코항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대만 바나나가 수입된 항구다. 항구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바나나맨 동상을 볼 수 있다. 인근 상점에서는 바나나로 만든 쿠키와 빵,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배 위에서 감상하는 간몬해협·간몬대교 인근에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철도박물관인 규슈철도기념관(오전 9시~오후 5시·입장료 300엔)이 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2량짜리 소형 디젤기관차인 모지코 레트로 관광열차 시오가제호(오전 10시~오후 5시·일일권 600엔)를 타면 10분(2.1㎞)간 작은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열차는 이데미쓰미술관역, 노포크광장역을 거쳐 간몬해협 메카리역에 도착한다. 모지코항에서 페리(400엔·5분)를 타면 간몬해협을 건너 시모노세키 가라토항에 갈 수 있다. 터미널 자동매표기에서 승선권을 구입한 뒤 탑승하면 된다. 배편은 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2층 야외에 앉으면 간몬해협과 간몬대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초밥시장 지역 특산물 ‘복어 초밥’ 가라토항은 시모노세키시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곳에는 1933년 세워진 가라토 어시장이 유명하다. 주말과 공휴일에 초밥시장이 열려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금·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초밥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판매하는데 개당 100~800엔이다. 이 지역 특산물인 복어 초밥도 맛볼 수 있다. 원하는 초밥을 담아 계산하면 된다. 다만 초밥을 먹을 수 있는 별도 장소가 없어 대부분이 바로 앞 공원에서 식사를 한다. 간몬 해저터널(오전 6시~오후 10시)을 이용하면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도보로 갈 수 있다. 터널은 간몬해협 55m 깊이 바닷속에 건설됐다. 길이는 780m로 도보로 15분 걸린다. 터널 중간에는 후쿠오카현과 야마구치현의 경계선이 표시돼 있다. 모지코역에서 버스를 타면 터널 입구까지 15분(요금 270엔) 걸린다. ■ 여행수첩 사라쿠라산 전망대(오전 10시~오후 10시·케이블카·슬로프카 왕복 1230엔)에 오르면 일본 3대 야경으로 꼽히는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발 622m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기타큐슈 공항과 멀리 시모노세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는 케이블카(6분)와 중간에 슬로프카(3분)로 갈아타야 한다. 고쿠라역에서 JR을 타고 하치만역에 내리면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금·토·일요일에는 고쿠라역에서 직행버스(20분·610엔)도 운행한다. 기타큐슈 시립 자연사박물관(오전 9시~오후 5시·600엔)은 어린 자녀와 함께 가기 좋은 곳이다. 3개층 8개의 테마관에는 중생대와 백악기 공룡화석과 실제 크기의 거대한 공룡 표본, 육지·해양식물 표본 450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아울렛 기타큐슈(오전 10시~오후 8시)는 170여개의 실용적인 중저가 인기 브랜드가 몰려 있는 아울렛이다. 고쿠라역에서 JR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4정류장(11분)를 지나 에다미쓰역에 내리면 된다. 후쿠오카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항공 : 인천공항에서 진에어가 운항한다. 가는 편은 오전 7시 5분, 돌아오는 편은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이며, 위탁 수하물은 15㎏까지다. 요금은 20만~30만원 선이다. 교통 : 기타큐슈 공항에서 고쿠라역까지 대중교통은 공항 리무진 버스(710엔·급행 33분, 완행 49분)가 있다. 1번 승강장에서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2번 승강장에서 51번 버스를 타고 구사미역(520엔·20분)까지 간 뒤 JR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신칸센 열차를 타면 고쿠라역까지 15분 걸린다. 호텔 : 고쿠라역과 모지코역 주변에 호텔들이 많이 있다. 3~4성급 호텔이 1박에 10만원 선이다.
  • “곽튜브가 이슈니 ‘이 주식’ 사라”… ‘뒤에서 2등’ 韓증시에 네티즌 ‘자조’ [넷만세]

    “곽튜브가 이슈니 ‘이 주식’ 사라”… ‘뒤에서 2등’ 韓증시에 네티즌 ‘자조’ [넷만세]

    “곽튜브·이나은 테마 에이프릴바이오”주식 투자 관련 無논리 글 온라인 화제유머글이지만 “국장 비판하는 것” 공감코스닥, 올해 세계 43개 지수 중 42위‘전쟁 중’ 러시아 증시보다 수익률 낮아 “지금 주도주가 뭡니까? 바이오! 테마는 뭡니까? 곽튜브 이나은! 그러니까 에이프릴바이오라는 겁니다.” 19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주식·투자 게시판에 올라온 논리 없는 글 하나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블라인드 이용자 A씨는 “국장(국내 증시)은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실적이나 밸류(내재가치)와 상관없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수렴한다는 ‘상식’에 비춰볼 때 A씨의 얘기는 허무맹랑한 주장일 뿐이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이 같은 주장도 쉬이 넘겨 들을 수만은 없다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잇따른다. 이나은이 속했던 걸그룹 에이프릴과 코스닥 상장사 에이프릴바이오는 물론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A씨가 글을 쓴 이날 에이프릴바이오 주가는 전날보다 1950원(9.29%) 오른 2만 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프릴바이오의 강세는 최근 반도체 관련주들이 급락하는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주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에 대거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코스피에서 전날 대비 5만 9000원(5.96%) 오른 104만 9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썼다. 그러나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2.02%)와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6.14%)는 나란히 약세를 보이며 반도체주 동반 하락을 주도했다. 네티즌들은 A씨의 유머 글이 얼마간의 ‘통찰력’을 갖고 있다며 국내 증시를 비판·자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의 한 이용자는 “A씨의 글은 유머스러운 얘기지만, 한국 주식이 안 되는 근본 원인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한국 주식이 항상 도박판이어서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프릴바이오의 경우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우스갯소리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실적이나 명확한 호재·악재 등와 무관하게 급등·급락하는 주식들이 때때로 등장한다. 다른 펨코 이용자는 “국장 잡주들은 진짜 저렇게 굴러간다. 단톡방 주포가 ‘쏩니다. 따라오세요’ 하면 쭉 오르는 거고 ‘자, 이제 팝니다. 도망가세요’ 하면 쭉 떨어진다. 여기서 뒤통수 맞으면 망하는 거고”라며 ‘주식 리딩방’과 이를 추종하는 ‘묻지마 투자자’들을 비판했다.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투자는 비단 국내 증시만의 얘기는 아니다.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설립된 네덜란드에서 17세기에 벌어진 ‘튤립 파동’ 이래 증시는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버블(거품)이 커졌다 꺼지는 반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박탈감이 유독 큰 것은 세계 여러 나라 증시가 상승장에 들어섰을 때도 좀처럼 오르지 않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때문으로 보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 43개 주요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코스닥은 -15.39%(지난 13일 기준. 해외 증시는 17일 기준)를 기록해 뒤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중인 러시아의 대표 주가지수 RTS(-11.78%)보다 낮은 것이다. 코스닥보다 낮은 수익률은 낸 지수는 중국의 선전종합지수(-16.18%)가 유일했다. 코스피(-3.01%)도 마이너스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17.42%, 대만 자취엔지수는 21.86%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일본 배경 미드 ‘쇼군’, 에미상 18관왕…“외국어드라마 새 역사”

    일본 배경 미드 ‘쇼군’, 에미상 18관왕…“외국어드라마 새 역사”

    일본의 17세기 정치적 암투를 그린 미국 드라마이자 ‘동양판 왕좌의 게임’으로 불리는 드라마 ‘쇼군’이 미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을 휩쓸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쇼군’은 주요 부문인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사나다 히로유키), 여우주연상(사와이 안나) 등 18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쇼군은 2024년 2월 27일부터 4월 23일까지 미국 FX채널에서 방영된 역사 드라마로,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1980년에 제작된 데 이어 44년만에 미국 방송에서 다시 방영됐다. 2년 전 ‘오징어 게임’으로 같은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에 이어 사나다 히로유키는 아시아계 배우로는 역대 두 번째로 이 상을 거머쥐었다. 사나다와 사와이 모두 일본 배우로는 처음으로 에미상 주연상을 받는 기록을 썼다. 미 CNN 방송은 “‘쇼군’이 비영어권 시리즈로 에미상 25개 부문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역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쇼군’은 17세기 초 일본의 정치적 음모를 다룬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 역사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대사 대부분이 일본어로 촬영됐으며 미국 디즈니 계열인 FX 채널에서 자막을 달고 방영됐다. 제작자와 감독 등 주요 스태프는 미국인이었지만, 출연진은 주연부터 조연, 단역까지 대부분 일본인이었다. 미 언론은 이 드라마가 올해 방영된 첫 시즌부터 에미상 다관왕을 차지하면서 후속 시즌의 흥행 전망을 한층 더 밝게 했다고 평가했다. 코미디 시리즈 부문에서는 요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더 베어’(The Bear)는 11관왕을 차지했다. 이 드라마의 주연배우인 제러미 앨런 화이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코미디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가져갔다. 다만 코미디 시리즈 부문의 작품상은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원제 Hacks)에 돌아갔다. 미니시리즈(Limited·Anthology Series·Movie) 부문에서는 넷플릭스 히트작 ‘베이비 레인디어’가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각본상 등을 수상하며 선전했다. 할리우드 명배우 조디 포스터는 ‘트루 디텍티브: 나이트 컨트리’(True Detective: Night Country)로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포스터는 과거 영화 ‘양들의 침묵’ 등으로 오스카(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차례나 받았지만, 에미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이나 한국계 배우가 참여한 작품은 이번 에미상 시상식에서 수상이 불발됐다. 박찬욱 감독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기획·연출·각본 등 제작을 총괄한 ‘동조자’는 조연배우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미니시리즈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의 영광은 안지 못했다. 탈북 관련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도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부문(Exceptional Merit In Documentary Filmmaking) 후보에 지명됐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는 애플TV+의 드라마 ‘더 모닝 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다만 ‘패스트 라이브즈’의 그레타 리는 미니시리즈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조디 포스터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지난해 ‘성난 사람들’로 미니시리즈 남우주연상을 탔던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은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와 일본 배우 사나다에게 트로피를 안겼다. 한국계를 비롯해 아시아계 배우의 한층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 백토의 고장 찾는 ‘조선왕실백자’…양구 국보순회전 12일 개막

    백토의 고장 찾는 ‘조선왕실백자’…양구 국보순회전 12일 개막

    ‘백토의 고장’ 강원 양구에서 조선 왕실 백자를 선보이는 특별 전시회가 열린다. 양구군은 양구백자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이 마련한 ‘국보순회전 : 모두의 곁으로 <순백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조선백자>’ 특별전이 오는 12일 양구백자박물관에서 개막한다고 9일 밝혔다. 12월 초까지 열리는 특별전에서는 천지현황 명발, 백자 달항아리 등 지정문화재급 백자 7점이 전신된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유했던 천지현황 명발은 조선 왕실 백자의 대표작으로 국보 제286호 지정됐다. 백자 달항아리는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양구에서 생산된 백토로 제작됐다. 특별전 개막식은 12일 오후 3시 양구백자박물관 영상실에서 진행된다. 과거 양구는 조선백자의 주원료인 백토를 생산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월출봉에서 발견된 이성계 발원 사리구에는 양구의 도자기 장인 심룡이 양구에서 양구 백토로 제작했다는 뜻의 ‘방산 사기장 심룡’이라는 명문이 새겨졌다. 2008~2009년 발견된 양구 방산 칠전리 가마터에서는 양구 백토로 빚은 다량의 백자가 나왔다. 양구군은 2006년 양구백자박물관을 설립한 뒤 전시와 학술연구를 통해 백자와 백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양구백자박물관 수장고에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만들어진 2700여점의 백자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양구백자박물관을 ‘로컬 100 지역문화 명소’로 지정했다. 정두섭 양구백자박물관장은 “특별전은 양구의 역사적 전통과 미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판 연금술? ‘이것’이 석영을 금으로 바꾼다 [달콤한 사이언스]

    현대판 연금술? ‘이것’이 석영을 금으로 바꾼다 [달콤한 사이언스]

    연금술(Alchimie)은 근대 과학의 등장 직전 유행했던 기술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철이나 구리 같은 금속을 금으로 만드려는 시도였다. 17세기 과학 혁명 이후 근대 화학이 등장한 뒤에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연금술에서는 값싼 금속을 귀금속으로 바꾸는 과정에는 ‘마법사의 돌’이라는 일종의 촉매가 필요한 것으로 봤다. 그런데, 최근 지진이 ‘마법사의 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호주 모나쉬대 지구·대기·환경학부, 전자현미경 연구센터, 라트로브대, 호주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자원연구부, 시드니 국립 중성자 산란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지진이 석영에서 전기장을 형성해 금이 침착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지구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9월 3일 자에 발표했다. 석영은 압축되거나 늘리는 등 기계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기장이 발생하는 압전 광물이다. 금은 주로 석영 광맥에서 주로 생기지만, 금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구체적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선 지표면 스트레스의 핵심 요인인 지진이 석영에 가하는 압전 전압을 모델링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이 용해된 용액에서 석영 결정체에 지진이 났을 때 더해지는 압력을 가한 뒤, 압전 전압을 형성했다. 그 결과, 석영에 압력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충분한 전압이 형성되면서 액체에서 금이 침착되고 석영 표면에 금 나노입자가 축적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과정은 지진이라는 자연 현상에 의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용해된 금이 포함된 액체가 석영 광맥의 틈으로 침투하고, 지진이 일으키는 전기장이 금덩어리를 형성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처음 금이 침착된 뒤, 지진으로 인해 추가적 압전 스트레스로 새로운 금이 그 위에 형성되면서 더 큰 금덩어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프 보이시 호주 모나쉬대 교수는 “실험실 실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금광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 전남 ‘김 양식어업’ 인류 무형유산 등재 시동

    K푸드의 하나인 김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가 김 양식어업의 국가 무형유산 지정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나섰다. 김 양식어업의 역사적 전통성과 지역 무형유산의 가치를 정립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통한 국제 브랜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전남도는 먼저 김 양식어업에 대한 도 무형유산 예고와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어 오는 10월 국가유산청에 김 양식어업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신청하고 내년 하반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응모를 통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김이 17세기에 세계 최초로 전남 광양시의 김 시식지에서 양식이 시작된 가장 오래된 수산양식 기록과 함께 김 양식의 전통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 김 양식 기술과 의례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점과 한국 김이 전 세계 김 생산량의 59%를 차지하고 세계 124개국에 수출되는 내용도 홍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남도는 목포시, 나주시, 신안군과 함께 홍어 식문화의 국가 무형유산 지정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도 나선다. 신안 흑산도의 전통적 어로 방식과 생홍어 식문화 전통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목포와 나주의 삭힌 홍어 식문화의 역사성 등 특별한 가치와 전통을 강조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김 양식어업과 홍어 식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김을 비롯한 K푸드 인기는 물론 김 수출과 국제 브랜드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2001년 종묘 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와 단오제, 강강술래 등 모두 22건에 이른다. 음식으로는 2013년 김장 문화가 유일하게 등재됐다.
  • 철학은 공허한 헛소리? 삶의 나침반 만나는 길!

    철학은 공허한 헛소리? 삶의 나침반 만나는 길!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문과여서 죄송하다’는 말로, 문과 출신으로 갈 수 있는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한 자조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마저 취업 학원처럼 변하고, 인문학을 경시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으니 씁쓸할 따름이다. 사실 철학이나 철학자라고 하면 세상일에는 무관심한 채, 두꺼운 안경을 끼고 심각한 듯한 표정으로 일상에는 아무 도움 안 되는 두껍고 어려운 책들을 잔뜩 쌓아 놓고 읽는 사람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인간을 탐구하는 ‘문·사·철’(문학·역사학·철학)은 과연 우리의 삶에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일까. 이 책을 쓴 17세기 데카르트 철학의 전문가 로랑스 드빌레르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 철학부 학장은 “철학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일상에서 수많은 문제와 시련을 마주하고 있는 인간에게 철학은 나침반이 돼 줄 것”이라고 말한다. 드빌레르 교수는 국내 출간 후 4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모든 삶은 흐른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전작에서는 바다를 통해 삶의 철학적 해법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좀더 직접적이다. 저자는 기원전 1세기에 활동했던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와 스토아 철학자들부터 자크 데리다, 폴 리쾨르 등까지 인류사에 등장했던 수많은 철학자를 소환해 일상의 삶에서 맞닥뜨릴 문제들의 해법을 알려 준다. 일을 쉽게 시작하지만 끝까지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플라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식이다. “모든 승리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찬란한 승리는 자기 자신을 이겨 내는 것이며, 모든 패배 중 가장 수치스럽고 비참한 패배는 자기 자신에게 지는 것이다. 이는 인간에게 모두 자기 자신이라는 적이 있음을 의미한다.” 책을 읽고 나면 철학은 공허한 이야기나 헛소리가 아니라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유일한 부작용이라고 한다면 자기도 모르게 서점 한쪽에 있는 인문학 코너에서 두꺼운 철학책을 꺼내 들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숭고한 약속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숭고한 약속

    카데바란 연구 목적으로 해부 실습을 위해 기증된 시신을 말한다. 얼마 전 한 민간업체가 비의료인을 상대로 유료 해부 실습을 진행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기증된 시신의 해부학 실습 실태를 전수조사해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16세기 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해부학 극장이 처음 등장한 이후 17세기 해부학 극장을 다룬 작품들이 다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 렘브란트의 ‘튈프 박사의 해부학 교실’이다. 이 작품은 렘브란트 초기 회화의 걸작 중 하나로 젊은 렘브란트를 단숨에 암스테르담 최고의 초상화가로 만든 작품이다. 17세기 해부학은 지금과 달리 의료계 전문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는 인기 있는 볼거리였다. 말하자면 오늘날 격투기 경기처럼 흥미진진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었다. 단 당시 해부용 시신은 범죄자의 시신에 한했다. 해부학 실습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수록 인기가 있었다. 따라서 범죄의 죄질이 흉악할수록, 해부 행위가 다양할수록 해부 극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해부학 극장주들은 흉악한 범죄자의 신체를 해부함으로써 범죄자의 죽음을 볼거리로 만들었으며, 흉악범을 다시 죽임으로써 사적 제재의 쾌감을 선사했다. 렘브란트 그림에 나온 카데바 역시 전날 교수형을 당한 범죄자의 시신이다. 범죄자는 아리스 킨트라는 인물로 코트를 훔친 절도 혐의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킨트는 1632년 1월 31일에 교수형에 처해졌으며, 사망한 지 단 몇 시간 만에 해부용 수술대 위에 올려졌다. 아직 그의 온기가 식기 전이다. 젊은 화가로서 빨리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눈에 띄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일이었다. 즉 선정적인 해부 장면과 피로 사람들을 자극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렘브란트는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인간 존엄을 실천했다. 십수 년 전에도 중국에서 해부 실습 중이던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이를 SNS에 올려 세간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미술계 악동 데이미언 허스트도 목이 잘린 카데바와 함께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또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영리 목적의 해부 실습 행위가 적발되는 등 비윤리적 행위가 매번 반복되고 있다. 카데바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해부학 실습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교육 기자재란 점에서 현재보다 그 수요가 크게 늘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몸에 칼을 대는 행위를 극도로 꺼리는 문화에서 의학계 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하기로 하는 숭고한 약속이 거둬들여질까 걱정이다. 가뜩이나 해부용 시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이런 행위는 지금껏 지켜 왔던 숭고한 약속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렘브란트는 비록 킨트가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었으나 그의 마지막 행위를 통해 숭고한 약속을 이행한 인물로 만들었다. 렘브란트는 숭고한 약속의 무거움을 존중할 줄 아는 시민이었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패션 아이템? 너무 이쁜 과학 백과사전

    패션 아이템? 너무 이쁜 과학 백과사전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집 한쪽을 차지하고 있던 20~30권 분량의 백과사전 전집을 기억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됨에 따라 지식의 저장과 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백과사전은 골동품이 됐다. 그런데 추억을 되살리는 과학 백과사전이 최근 출간됐다. ‘피디아(Pedia) A-Z’ 시리즈(한길사)는 ‘꽃’, ‘뇌’, ‘나무’, ‘버섯’ 4가지 소재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 100여개를 삽화와 함께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튤립광’(Tulipomania) 항목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가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경제를 무너뜨렸음을 알려 주고, ‘일일초’(Rosy periwinkle) 항목에 따르면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일일초 속 알칼로이드 성분은 아동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을 10%에서 90%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게 된다. ‘뇌’ 편은 수천년 동안 의사와 철학자들을 매혹하고 혼란스럽게 한 1.4㎏의 신체 기관인 뇌와 신경의 경이로움을 한데 모아 보여 준다. 뇌과학의 역사를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전두엽’(Frontal Lobe) 항목은 단순히 전두엽의 기능만이 아니라 충격적인 사실까지 알려 준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누나 로즈메리 케네디는 지적 장애와 감정 폭발이 심해진 까닭에 23세에 뇌엽 절제술을 받아 전두엽이 제거되면서 평생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전문적인 내용이고 백과사전임에도 두껍지 않으며 크기도 작고 항목별로 길지 않은 데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나무’를 저술한 조안 말루프 미 솔즈베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리즈는 지식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피곤함에 주춤한 지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책장 한 켠 차지했던 백과사전 향수 떠올리는 과학백과

    책장 한 켠 차지했던 백과사전 향수 떠올리는 과학백과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책장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백과사전을 기억할 것이다. 학생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큰돈을 주고 백과사전 전집을 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되면서 지식의 저장과 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백과사전은 컴퓨터에 자리를 내주고 골동품이 됐다. 그런데, 최근 추억을 되살리는 자연과학 백과사전이 출간됐다. ‘피디아(Pedia) A-Z’ 시리즈(한길사)는 ‘꽃’, ‘뇌’, ‘나무’, ‘버섯’ 4가지 소재를 대상으로 과거 백과사전처럼 ㄱ부터 ㅎ까지, A부터 Z까지 잡다한 지식을 쏟아 넣은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 100여개를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했다. 가장 치명적인 버섯의 독에서 출발해 서로 비슷한 식물의 꽃과 잎을 구분하고, 지구에서 가장 높은 나무를 살펴보고, 오징어와 개구리가 신경과학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했는지 등 약 50컷의 삽화와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 생태학, 생물학, 민족학, 역사학은 물론 생활 팁까지 알려주고 있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Tulipomania’(튤립광) 항목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는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 경제를 무너뜨렸음을 알려주고, ‘Rosy periwinkle’(일일초) 항목에 따르면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일일초 속 알칼로이드 성분은 아동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을 10%에서 90%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었음을 보여준다. ‘뇌’ 편은 수천 년 동안 의사와 철학자들을 매혹하고 혼란스럽게 한 1.4㎏의 신체 기관인 뇌와 신경의 경이로움을 한데 모아 보여준다. 뇌과학의 역사를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Frontal Lobe’(전두엽) 항목은 단순히 전두엽의 기능 대신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누나 로즈메리 케네디는 지적 장애와 감정 폭발이 심해지면서 23살에 뇌엽절제술을 받아 전두엽이 제거되면서 평생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나무’ 편에서는 나무의 생태, 역할, 나무와 인간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83개의 주제어로 구성했다. ‘버섯’ 편은 모든 것을 분해하는 균이라는 유기체가 지구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준다. ‘Santa Claus’(산타클로스) 항목에 따르면 라플란드 지역에서는 샤먼이 고객을 방문할 때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니는데,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문 대신 굴뚝을 통해 고객의 집을 들어갔다고 한다. 당시에는 선물이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개인적 충고 따위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전문적인 내용이고 백과사전임에도 두껍지 않고 크기도 작고, 항목별로 길지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나무’를 저술한 조안 말루프 미국 솔즈베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리즈는 지식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피곤함에 주춤한 지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조가 소빙하기 기근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 알고 보니…

    정조가 소빙하기 기근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 알고 보니…

    “부덕의 소치로 신이 미움을 사 심한 흉년이 든 것이 지금 4년째다. 살아남은 백성들마저 혹독한 질병에 걸렸다. 봄부터 겨울까지 상황은 계속 악화하여 병들지 않은 마을이 없으니 지금은 병이 옮겨갈 지역도 없다. 죽은 시체가 서로 베고 누웠다. 이렇게 전 지역에 걸친 참혹한 재앙은 옛날에도 드문 일이었다.” 숙종 21년에 시작돼 5년 가까이 이어진 ‘을병대기근’ 기간 중이었던 숙종 24년 10월 21일 조선왕조실록 ‘숙종실록’의 기록이다. 을병대기근 이전 현종 시절이었던 1670~1671년에는 기근으로 먹을 것이 없어 식구들의 시체까지 삶아 먹었다는 조선 최악의 ‘경신대기근’이 발생하기도 했다. 17세기 후반 조선을 뒤흔든 두 번의 대기근은 왜 발생했을까. 교양 과학 계간지 ‘한국 스켑틱’ 여름호(38호)는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의 ‘조선 후기의 대기근과 정조의 영민함’이란 글을 통해 기후의 눈으로 한국사를 재구성했다. 1200년경 이후 북반구의 기온은 지속해 떨어져 대략 17세기 말까지 이어지면서, 전 세계로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고, 고위도와 고지대에서는 빙하가 확장되는 소빙하기 추위가 나타났다. 1350년부터 1850년까지 소빙하기가 도래한 것은 태양 흑점 수의 변화와 화산 폭발로 인한 일사량 감소 때문이었다. 태양 표면의 흑점 수가 늘어나면, 태양 활동도 활발해져 지구 온도도 올라간다. 태양 흑점이 적어지는 극소기에는 혹독한 추위가 발생한다. 또, 화산이 폭발하면 다량의 이산화황 기체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수증기와 결합해 황산 에어로졸 막을 형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막은 태양 빛을 반사해 지표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 기온을 떨어뜨린다. 박 교수에 따르면 경신대기근은 태양 활동의 약화로 생겼지만, 을병대기근은 화산 폭발이 원인이었다. 기근의 원인은 달랐지만, 이 두 요인은 조선 후기 기후 변화를 주기적으로 추동했고, 그때마다 사회에는 혼란이 야기됐다. 급속한 기온 변화가 일어나면 기상 이변이 잦아지고, 기상 이변은 곧 흉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신대기근을 겪은 현종은 진휼청을 완전히 정착시켜, 기근 발생시 의정부에 준하는 기관으로 격상돼 작동토록 했다. 숙종은 을병대기근 이후 구휼 시스템을 더욱 강화했다. 1782년부터 1788년까지 일본은 덴메이 대기근으로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지만, 정조가 통치하던 조선은 큰 위기 없이 평화로운 시기를 누렸다. 정조가 개혁 군주로 알려질 수 있었던 것도 선대 왕들이 구축한 구휼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앞서 두 기근을 반면교사로 미리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인간사의 많은 부분을 기후가 결정했으며, 이는 한국사도 다르지 않다”라며 “그렇지만, 정조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재난 예방과 기후 변화 적응에 힘쓰는 정부와 사회 지도층의 노력도 중요함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치가 부패하지 않고 복지가 튼실하다면 기후 변화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 중국 넘고 올림픽 역사…단일종목 10연패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 중국 넘고 올림픽 역사…단일종목 10연패

    ‘세계 최강’ 한국 양궁 여자 단체 대표팀이 청명한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금빛 과녁의 정중앙을 명중시켰다. 올림픽 단일 종목 10연패의 역사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전훈영(30·대전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 임시현(21·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승리했다. 첫 두 세트를 따낸 뒤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동점을 허용했으나 슛오프(선수당 한발씩 쏘는 연장 승부)에서 한 수 위 기량을 보여줬다. 한국 응원단은 17세기에 지어진 프랑스의 역사적인 군사 박물관을 찾아 “대한민국 멋있다”고 환호했다. 한국 양궁은 여자 단체전이 도입된 1988 서울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10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400m 혼계영에서 10연패하고 있는데 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는 안산(23·광주은행), 장민희(25·인천시청), 강채영(28·현대모비스)이 우승했다. 3년 만에 선수가 모두 바뀌었는데도 세계 최강 타이틀을 지킨 것이다. 심지어 3명 모두 ‘꿈의 무대’를 처음 밟았다. 임시현은 경기를 마치고 “한국의 왕좌를 지키는 대회였지만 40년이 흐르고 선수들이 모두 바뀌었다. 저희에게 10연패는 새로운 목표였다. 도전이 역사로 이뤄져서 기쁘고 감사하다”며 “에이스라는 호칭에 중압감이 컸다. 그래도 더 잘해야 한다는 원동력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한국의 이번 대회 유일한 적수는 중국이었다. 올림픽 직전 세 번의 국제대회가 연달아 열렸는데 한국 여자 단체팀은 4월 중국 상해 1차 현대 양궁 월드컵, 5월 한국 예천 2차 월드컵에서 모두 중국에 밀려 준우승했다. 지난달 튀르키예 3차 월드컵에서는 정상에 올랐지만 조기 탈락한 중국과 맞붙지 않았다. 전훈영은 올림픽 결승에서 가장 중요한 첫발을 10점에 밀어 넣었다. 이어 전훈영, 남수현이 1세트 두 번째 시도를 10점으로 연결하면서 관중의 환호를 이끌었다. 중국은 연속 8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2세트에는 임시현의 독려와 함께 전훈영이 10점, 뒤이어 임시현도 10점을 올렸다. 임시현은 남수현의 8점을 만회하는 9점으로 세트 점수를 가져왔다. 중국은 3세트 10점 2발로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전훈영과 남수현, 임시현이 모두 한 발씩 8점에 머물면서 점수를 내줬다. 4세트에도 중국은 첫 사수 리 지아만이 10점을 쏘며 힘을 냈다. 한국도 전훈영의 10점으로 응수했으나 남수현, 임시현이 8점에 그쳤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가 10점을 쏘면 무승부가 되면서 승리하는 상황이었는데 임시현이 8점을 기록하며 균형이 맞춰졌다. 슛오프에서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이 9점과 10점 경계선에 걸쳤다. 두 개 중 하나라도 고점이면 우승이었는데 모두 10점으로 인정받았다. 둥글게 모인 세 선수는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올림픽 기록을 새로 쓴 순간을 자축했다.한국이 슛오프 끝에 네덜란드를 5-4(57-53 52-53 57-58 59-51 26-23)로 이긴 4강전도 아슬아슬했다. 8강에서 흔들렸던 전훈영이 준결승 1세트부터 9점을 맞추며 심기일전했다. 이어 임시현이 2발 모두 10점에 꽂으면서 상대 기를 꺾었다. 중간 다리 역할을 한 남수현도 9점, 10점을 보탰다. 네덜란드의 6발 중 절반은 8점이었다. 네덜란드는 2세트에서 첫 발을 10점에 맞췄는데 퀸티 뢰펜이 7점에 그쳤다. 한국은 전훈영이 이날 첫 10점으로 반격했으나 3연속 8점이 나오면서 세트 점수를 내줬다. 3세트에는 네덜란드가 4발을 과녁 가운데 넣으면서 역전했다. 한국은 집중력을 한껏 높였다. 세 선수가 4세트 다섯 발을 10점에 쏘자 당황한 네덜란드는 8점을 남발했다. 슛오프에서 남수현이 10점을 쏜 뒤 네덜란드가 스스로 무너졌다. 세 선수는 30일부터 이어지는 여자 개인전에서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임시현은 김우진(32·청주시청)과 함께 출전하는 혼성 단체까지 대회 3관왕을 정조준한다. 그는 “단체전에서 실수하면 3명이 메달을 못 딴다는 부담이 컸다. 개인전은 혼자 참가하는 만큼 스스로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해서 더 자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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