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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 관음보살도 2점 발견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 관음보살도 2점 발견

    경주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에서 18세기 조선시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관음보살도 2점이 새로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범하스님)과 함께 ‘사찰건축물 벽화 조사사업’의 하나로 불국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웅전 후불벽에 그려진 관음보살도 2점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벽화는 후대에 덧칠해진 호분(胡粉)에 가려져 그동안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번 조사에서 적외선 촬영을 통해 도상(圖像) 판독이 이뤄졌다. 좌우에 그려진 그림은 오른쪽이 흰옷을 입은 관음보살을 그린 백의관음보살도(白衣觀音菩薩圖), 왼쪽은 물고기를 담은 바구니를 든 관음보살을 묘사한 어람관음보살도(魚籃觀音菩薩圖)로 드러났다. 이중 어람관음보살도는 17세기 경남 양산 신흥사 벽화를 제외하면 18세기 벽화로는 유일한 희귀 그림이다. 벽화는 머리를 둥글게 말아올려 이마 위쪽에서 장식핀으로 고정하고 백색 장삼 안에 소삼을 입은 일반 여인의 형상이다. 오른손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다른 도상의 사례에서 물고기가 든 바구니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으로 미뤄 일반 여인의 형상에 보살 이미지를 투영시킨 어람관음보살도로 추정된다. 크기는 2구 각각 세로 4.3m, 가로 1.8m 안팎으로 도상에 나타난 특징으로 볼 때 18세기에 그린 불화로 보여진다. 불국사 대웅전은 1765년에 중창됐고, 벽화는 2년 뒤인 1767년 4~6월에 그려졌다. 당시 도화원으로 하윤(夏閏)을 비롯한 화승 53인이 참여한 대대적인 불사였다는 기록으로 볼 때 이 시기에 후불벽의 벽화까지 조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정밀조사 결과는 올해 말 발간 예정인 ‘한국의 사찰벽화(경북 남부편)’ 보고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한국의 사찰벽화 조사사업’은 전국 사찰벽화 보존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중요 벽화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2006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타지마할’ 레고, ‘베컴효과’에 판매량 633% UP

    ‘타지마할’ 레고, ‘베컴효과’에 판매량 633% UP

    레고의 조립식 ‘타지마할’이 축구스타 베컴 덕분에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해 화제다. 7월 22일(현지시각)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레고사의 ‘타지마할’이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홍보에 힘입어 판매량이 평소의 633%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 레고는 지난 16일 베컴이 영국 BBC 방송의 ‘조너선 로스쇼’에 출연, “‘타지마할묘’모형을 조립하면서 여가를 보내고 있다”고 밝힌 후 판매가 이처럼 급증했다. 베컴은 또 “축구선수가 안됐다면 레고 조립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지마할은 17세기 인도 무술제국의 황제가 죽은 왕비를 위해 건축한 궁전 형식의 묘지이다. 레고사가 내놓은 조립 모형은 20인치(50cm) 넓이에 16(40cm)인치 높이로 레고사의 조립제품 가운데 가장 크다. 한편 베컴과 그의 가족은 최근 레고사의 초청으로 덴마크에 있는 레고 본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레고 홈페이지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14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30분) 60년 전, 6·25 한국전쟁이 터지자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신념아래 현해탄을 건넌 642명의 청년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재일학도의용군이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재일학도의용군의 고난과 현실을 생존자들의 모습과 증언을 통해 듣는다.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늘에 가려졌던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 본다. ●제빵왕 김탁구(KBS2 오후 9시55분) 팔봉의 집으로 유경을 데리고 들어온 탁구는 첫사랑의 설렘을 키워나가고, 마준은 탁구와 유경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질투를 느낀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제빵실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면서 탁구가 범인으로 의심받게 된다. 한편, 팔봉의 집으로 유경을 찾는 형사들이 들이닥치면서 탁구와 유경은 또다시 이별을 겪게 된다. ●볼수록 애교만점(MBC 오후 7시45분) 스턴트맨 성수는 늘 거느리고 있던 후배들을 데리고 50부작 특집 드라마에 들어가게 된다. 오랜만에 일다운 일을 맡아 의욕이 넘치는 성수는 선배이자 형으로서 현장에서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원이 준 학원비를 쇼핑하는 데 써버린 수정은 마침 지나가던 선호에게 밥을 사며 은근슬쩍 선호를 공범으로 만든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미혼모로서 출산을 결심했지만, 정작 사회는 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 결혼한 사람들도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낙태를 결심하고 있는데, 정작 정부의 지원책은 미비한 상태다. 이번 주 ‘뉴스추적’에서는 낙태 논란 이후 현장 취재를 통해 불법낙태 시술 실태를 추적해 보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다큐 10+(EBS 오후 11시10분) 영화와 소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카리브 해의 해적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삶이 어땠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7세기와 18세기 카리브 해를 주름잡았던 해적들은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나타났고, 어떤 변화를 거쳐, 어떻게 몰락했을까. 가장 특이하고 유명했던 카리브 해의 해적들을 통해 그 시대를 돌아본다. ●2010 MLB 올스타전(OBS 오전 9시) 2010 메이저리그야구(MLB) 올스타전이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올스타 최고득표자 조 마우어가 이끄는 아메리칸리그(AL)는 데릭 지터, 로빈스 커노 등이 출전하고 내셔널리그(NL)는 리그 최고 득표자 앨버트 푸홀스를 필두로 헨리 라미레스, 데이빗 라이트 등이 출전해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다.
  • 유럽 민주혁명의 신화는 없다

    영국, 프랑스, 독일 3개국의 민주화 과정을 추적한 ‘유럽 민주화의 이념과 역사’(후마니타스 펴냄)는 일종의 우상파괴다. 투쟁과 승리로 채색된 서구 근대화가 실은 지리멸렬한 타협의 산물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군부독재의 역사 때문에 마르크스의 투쟁적 관점이 주류를 이뤄온 우리 민주화 진영에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것이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민주화연구팀의 학술논문을 대중적인 필체로 풀어쓴 책으로 강정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책임편집을 맡았다. 강 교수는 몇 해 전 한 세미나에서 “군부세력이 질서정연하게 퇴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이유로 1987년 김대중과 김영삼의 분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결과론적으로 노태우정권이 급진적 민주개혁으로 인한 혼란 가능성을 완충해줬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은 영국과 프랑스의 사례 분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화용 박사는 19세기 선거법 개정을 영국 민주화의 주요 변곡점으로 삼는다. 17세기 명예혁명이나 20세기 남성 보통선거권 확립보다 1832년, 1867년 두 차례 선거법 개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교회가 누리던 특권이 종교적 관용이라는 이름으로 비국교도들에게 점차 허용되기 때문이다. 영국 민주화의 키워드는 계급 갈등보다 종교 갈등이라는 얘기인데, 여기서 이 박사는 보수당마저 종교 갈등을 풀기 위해 선거권 확대를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동 대신 대세 순응의 길을 택함으로써 스스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불만이 노동당을 극좌노선으로 밀어붙이는 현상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민중의 힘에 떠밀려 이뤄진 어쩔 수 없는 조치, 혹은 이웃나라에서 목도한 군중의 힘이 두려워서 취한 선제적 정책결과라기보다, 중도 개혁성향의 정치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홍태영 박사는 1789년 프랑스혁명을 프랑스 공화주의의 뿌리로 삼되, 그 해석이 다르다. 기존 해석이 민중의 휘황찬란한 승리에 대한 상찬이라면, 홍 박사는 “1789년 혁명을 통해 살해된 ‘부친’에 대한 형제들의 죄의식은 결코 새로운 ‘양부’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고 형제애의 공화국을 고수했다.”고 표현했다. 왕의 목을 친 데 대한 죄의식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을 모두 나눠야 한다는 일종의 공범의식이 있었고, 이는 ‘혁명적 동지애’라는 말로 승화됐다는 것이다. 모든 개인은 인종, 성별 등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동등한 ‘추상적인 개인’으로 태어났다. 그렇기에 사회적 연대에 가장 적극적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부작용도 있다. 서구의 민주화 혁명이 그리 찬란하지만은 않았다는 이런 논의는, 그만큼 우리의 민주화가 다소나마 진전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울산박물관 명품유물 모시기

    울산박물관 명품유물 모시기

    울산시 박물관추진단은 상반기 유물구입 공고를 통해 ‘조국구도(曺國舅圖)’와 ‘동래부순절도(東萊府殉節圖)’, ‘호작도(虎鵲圖)’ 등 명품유물을 개인 소장자로부터 구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조국구도’는 도교 8선 가운데 한 명인 조국구가 악기를 들고 서 있고 좌우에 악기를 불거나 복숭아 광주리를 진 소년 3명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김홍도의 ‘신선도 8폭병풍’의 ‘조국구도’와 거의 같은 구성과 표현을 보여줘 관심을 끌고 있다. ‘동래부순절도’는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당시 부산 동래성에서 왜군과 맞서 싸우다 순절한 부사 송상현과 백성들의 항전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1834년 변곤(卞崑 1801∼?)이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현재 육군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제392호 ‘동래부순절도’(1834년작)와 구성과 구도가 거의 유사하다. ‘호작도’는 꼬리를 치켜든 호랑이를 소나무 위에서 까치가 내려다보는 그림으로 17세기 초반 작품으로 추정된다. 호랑이의 털이 살아있는 듯 묘사가 섬세하다. 김우림 박물관추진단장은 “내년 6월 울산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전시 및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준 높은 유물을 계속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여걸’ 소현세자빈 치열한 삶 조명

    ‘여걸’ 소현세자빈 치열한 삶 조명

    격변의 17세기에 개혁을 꿈꾸던 소현세자빈이 그린 조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극단 신화 20주년 기념공연으로 21일 개막하는 창작극 ‘별궁의 노래’는 ‘잊혀진 여걸’ 소현세자빈을 조명한 연극이다. 작품은 정묘, 병자호란을 겪고 적국에 끌려가 8년간 볼모 생활을 한 소현세자빈이 억울하게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파란만장한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특히 왕세자빈의 몸으로 적국의 볼모로 잡혀간 뒤에도 좌절하지 않고 중국과 해외의 문물을 받아들여 기존의 조선 사회의 모순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고 했던 소현세자빈의 개혁가로서의 삶과 진취적인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다. ‘별궁의 노래’는 기존 연극에서 무대 소품 정도로 사용됐던 음악과 영상을 과감하게 강조하는 등 형식면에서도 차별성을 뒀다. 대사를 주고받는 음악과 영상을 주고받으며 무대를 채워나가는 독특한 형식미가 돋보인다. 소현세자빈 역은 뮤지컬 배우로 영역을 넓힌 탤런트 노현희가 맡아 인물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표현한다. 윤주상이 영의정 역으로 출연하고, 드라마 ‘아내의 유혹’, ‘천추태후’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최준용이 인조 역을 맡았다. 극단 ‘신화’의 김영수 대표는 “소현세자빈이 격변의 시기에 나라와 백성을 위해 겪어야 했던 치열한 싸움과 여성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연극과 영화, 드라마에서 한번도 다루지 않은 소현세자빈의 죽음과 삶의 의미, 역사의 진실과 오해 등을 진솔하게 펼쳐 내겠다.”고 밝혔다. 30일까지 소월아트홀. (02) 923-2131.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해 국내 첫 벽돌 건축전 24일부터 클레이아크 미술관

    우리나라 최초의 건축도자 전문미술관인 경남 김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국내 처음으로 벽돌 관련 전시회가 열린다. 경남 김해시는 20일 인류가 만든 최초의 건축 도자재인 벽돌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벽돌, 한국 근대를 열다’ 전시회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오는 24일부터 8월15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전시회는 ‘재료의 탄생’, ‘한국 근대 벽돌건축’, ‘재사용과 지속 가능성’, ‘벽돌, 그 현대적 가능성’ 등 모두 4개 분야로 나누어 인류가 만든 최초의 건축도자재인 벽돌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재료의 탄생에서는 세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종류의 벽돌과 벽돌제작 과정, 벽돌건축의 역사 등을 보여 준다. 한국 근대 벽돌건축 분야에서는 11동의 한국 근대건축 문화재를 사진과 도면, 실물벽돌, 모형, 영상으로 만난다. 조선 실학정신이 깃든 건축물인 수원 화성(18세기)을 비롯해 남한산성(17세기)등이다. 재사용과 지속 가능성에서는 옛 경남도청사였던 동아대박물관, 옛 서대문형무소였던 서대문역사박물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옛 벨기에영사관) 등을 통해 근대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과 활용 가능성을 짚어 본다. 벽돌 현대적 가능성 분야에서는 벽돌을 주제나 소재로 작업을 하는 대표적인 작가 9명의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日외교청서 ‘독도 영유권’ 논란] “한국, 영유권 관련 사료찾기 노력 부족”

    [日외교청서 ‘독도 영유권’ 논란] “한국, 영유권 관련 사료찾기 노력 부족”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인으로서 독도가 한국 땅임을 입증하는 독도 자료집을 출간해 주목받았던 나이토 세이추(81·가나가와현 거주) 시마네대 명예교수는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가 한국 땅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독도 영유권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2010년 초등 사회교과서에 독도영유권을 포함하라는 지시를 출판사에 했는데. -교과서 검정제도가 남아 있는 한 출판사 입장에서는 정부가 그렇게 쓰라고 하면 그렇게 쓸 수밖에 없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견해는. -나는 한국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17세기 중반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695년 바쿠후(幕府), 1877년 메이지(明治) 정부가 각기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 정부는 ‘조용한 외교’를 통해 독도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계획대로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나서야 일본 정부가 공세적으로 하지 못할 것이다. →독도와 관련해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당부는. -독도문제와 관련해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사료를 뒤져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주문해 왔다. 그런데 한국 내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고추수류탄/박대출 논설위원

    ‘2007 뉴멕시코 고추 콘퍼런스’가 열렸다. 개최지는 미국 뉴멕시코 주의 라스 크루세스. 폴 보스랜드 박사가 한 문건을 공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양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고추에 관한 것이었다. 이름은 ‘부트 졸로키아’. 유령고추 혹은 귀신고추로 불린다. 보스랜드 박사는 “너무 매워서 먹으면 혼이 빠진다는 뜻”이라고 했다. 멕시코 주립대 고추연구소의 학자들이 과학전문매체에 공개하면서 세계에 알려졌다. 보스랜드 박사는 2001년 씨를 가져다가 실험용 종자를 키워냈다. 고추의 매운맛을 측정하는 국제단위가 있다. 스코빌척도(SHU)라고 불린다. 1921년 미국 화학자인 윌버 스코빌이 개발했다. 고추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있다. 피부, 특히 점막의 신경 말단을 자극하는 물질이다. 이것의 함유량을 표시하는 게 스코빌 수치다. 2007년까지 고추의 제왕은 ‘빨간 사비나 하바네로’였다. 멕시코산으로 1994년 기네스북에 가장 매운 고추로 등재됐다. 57만 7000스코빌에 이른다. 부트 졸로키아는 인도 동북부 아삼 주에서 재배된다. 기네스 공식 기록은 100만 1304스코빌. 태국고추 혹은 베트남고추는 5만~7만스코빌이다. 청양고추는 4000~1만스코빌이다. 부트 졸로키아의 매운맛은 청양 고추의 100~250배인 것이다. 이것을 2분 동안 60개를 먹은 사람이 있다. 아난디타두타나물구라는 인도 여성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고추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국내엔 담배 전래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한다. 16~17세기쯤이 된다. 일본 문헌에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갔다는 기록도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사람을 독살하려고 가져왔다는 설도 있다. 어찌됐든 이후 우리 식생활은 바뀌었다. 강인희 교수는 한국 음식이 완성된 계기로 삼는다. 국내엔 100여종이 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고추전도사로 나섰다. 관광공사 면세사업단이 태양초 재배업체와 손잡고 코칠리(KOCHILLI)를 개발했다. 한국산 칠리소스다.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로 삼겠다는 포부다. 반면 인도에선 무기 재료로 쓴다. 매운 부트 졸로키아로 수류탄을 개발했다. 대테러 작전용이나 시위 진압용으로 쓸 계획이다. 강한 냄새와 연기로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 테러범이나 시위꾼들을 질식시켜도 인체에 무해하다. 인도군은 실전 배치키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어디 고추뿐일까. 약과 독은 백지 한 장 차이다. 매사가 하기 나름이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열린세상] 새로운 동아시아 인문학의 시대로/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열린세상] 새로운 동아시아 인문학의 시대로/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인문학은 인간의 삶에 관한 학문이다. 인간의 삶이 사회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인문학도 사회와 상호작용을 하게 마련이다. 인문학의 뿌리는 그리스·로마시대로 소급된다. 그러나 당시는 학문과 산업이 연계되지 않은 농경사회였다. 따라서 학문이 농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농업이 학문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인문학은 농업과 분리된 상아탑의 학문이었다. 고대의 교육은 국가를 수호하고 군주에게 충성하는 영웅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를 위해 체육과 음악이 강조되었다. 활쏘기·말타기·창검술 등 체육에 치중하고, 영혼을 위한 음악교육이 중시되었다. 중세는 신학의 시대이다. 이때에는 7가지 자유학예(문법, 변증론, 수사학, 산수, 기하, 음악, 천문학)가 중시되었다. 이 시기는 기사(騎士) 만들기를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 무사와 신사를 겸비한 기사를 만들기 위한 교양교육으로 인문학이 필요했다. 그러나 인간보다는 신이 중시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 인문학은 그 절정에 이르렀다. 인문학자들은 교양 있는 전인을 만들기 위해 휴머니스트로서 고전에 관한 넓은 교양을 쌓고, 교회와 수도사의 위선을 비판했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17세기 이후에는 근대과학이 대두해 과학적이 아닌 것은 학문이 아닌 것으로 치부되었다. 이에 인문학도 인문과학으로 바뀌고, 이러한 과학화의 경향 속에서 인문학에 속해 있던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등이 사회과학으로 분리되었다. 그리고 과학은 사회과학과 구별하기 위해 자연과학이라 불리게 되고, 인문학은 사회·자연과학의 만연으로 주변으로 밀려나 푸대접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인문학은 무용지물이 아니다. 오히려 21세기에는 인문학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현대사회는 과학의 발달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부작용으로 인간성이 상실되고 물신주의가 만연하며, 공해가 심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부흥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사상을 부양할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 사상은 유교·불교·도교가 중심이다. 성리학에서는 이들 세 가지 사상을 포괄해 심성수양을 중시한다. 맹자에 의하면 인간의 성품은 원래부터 착하다는 것이다. 이 착한 마음은 하늘로부터 받았는데, 이 착한 마음을 사욕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敬)’이 그것이다. 심성론과 우주론의 결합이다. 이 세상은 우주의 섭리와 인간의 심성이 결합된 세계관을 통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심성을 수양해 가정과 사회와 국가를 안정시키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인간을 올바르게 육성해 그에게 국가와 사회를 맡겨 보자는 것이다. 더구나 21세기는 동아시아의 시대가 아닌가? 지금 세계는 바야흐로 한·중·일 3국이 중심이 되는 동북아시아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인류문화가 하천문화 시대에서 지중해 내해문화 시대를 거쳐, 지리상의 대발견 이후 대서양문화 시대로,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태평양문화 시대로 바뀌어 왔다. 이 태평양문화 시대의 새로운 주역이 한·중·일 3국인 것이다. 세계인구 68억 2930만명 중 중국이 13억 4580만명, 일본이 1억명, 남북한이 약 8000만명에 동남아의 화교와 3국의 교포들까지 합하면 세계 인구의 3분의1이 이곳에 산다. 최첨단 IT산업도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로 달러화의 신용이 급락하고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통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전략에 있어 ‘워싱턴 컨센서스’가 아닌 ‘베이징 컨센서스’를 따르겠다는 개발도상국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그러니 동아시아가 주축이 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보완하는 제3의 체제를 상정해 볼 수는 없는 것인가? 고대부터 발달해 온 인문학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이다. 더구나 이 지역은 과거 한자문화권에 속했던 나라들이니, 한자로 세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 “운람사·수종사 보물 보러오세요”

    “운람사·수종사 보물 보러오세요”

    최근 보물로 지정된 ‘경북 의성 운람사 불상 복장유물’(보물 1646호)을 비롯, ‘경기 남양주 수종사 석탑 출토 유물’ 등 보물급 불교 문화재들이 최초로 공개된다. 서울 견지동 불교중앙박물관(관장 범하스님)은 2일 개막식을 열고 올해 8월 22일까지 ‘2010년 상설전’을 갖는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보물 9건을 포함해 총 59건 125점의 불교문화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중 운람사 불상 복장유물(腹藏遺物·불상 안에 숨겨둔 유물)은 지난달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로, 대중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4건 13점이 전시되는 이 복장유물들은 운람사에 봉안돼 있던 아미타불좌상 안에 들어있던 것으로 11세기쯤 제작된 불경 등이다. 특히 ‘초조본 불설가섭부불반열반경(初雕本 佛說迦葉赴佛般涅槃經)’은 부처의 제자인 마하가섭이 열반에 든 석가모니 부처를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열반에 대한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경전으로 평가된다. 현재 다른 나라에서도 예가 없는 유일본이다. 또 수종사팔각오층석탑에서 출토된 불감(휴대용 불당) 및 불상 19점도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17세기에 석탑을 중수하며 봉안됐던 것들이다. 이밖에도 경북 안동 광흥사의 동종(보물 1645호), 15세기 백지묵서묘법연화경(보물 278호) 등 그동안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불교 문화재들이 3개 전시실을 채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27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초콜릿의 원료 카카오. 고대 마야인들에게는 최고의 음료이자 치료제로 쓰여 ‘신들의 열매’라고 불렸다. 그리고 17세기 유럽으로 전파된 카카오는 황금을 대신할 정도로 값진 열매였는데 당시 카카오 100알은 노예 한 명 값일 정도였다고 한다. 황금열매 카카오. 그 카카오로 만드는 초콜릿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천만번 사랑해(SBS 오후 8시50분) 향숙은 충격으로 치매에 걸려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이런 모습을 보는 강호는 가슴이 아파온다. 지 여사는 요양원을 알아봐야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을 하고 세훈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낼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한편 은님은 떠날 준비를 하며 짐가방을 정리하고 할머니까지 가족이 모두 모여서 저녁식사를 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남아메리카 대륙 남쪽 끝에 있는 가장 큰 섬인 우수아이아. 전 세계 5대륙에서 최남단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의 끝자락 우수아이아를 찾아가 본다. ‘세상의 끝’이라는 뜻을 가진 우수아이아의 또 다른 이름, ‘핀 델 문도’. 우수아이아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장소로 유명한 곳으로 또 하나의 명소가 되었다. ●세대공감 토요일(KBS2 오전 9시30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이번 주 시청률 상을 뽑아본다. 매력녀들의 공통적인 코드는 바로 섹시함. 섹시스타의 계보도 파헤친다. 당대 최고 미인들의 대결, 김희선 VS 김태희. 톡톡 튀는 매력으로 사랑받은 김희선의 ‘프로포즈’,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김태희의 ‘구미호외전’을 통해 그녀들의 매력을 확인해 본다. ●BBC 생명과학다큐(MBC 밤 12시25분) 지난 세월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지내왔으나 뜻하지 않은 몸 안의 질병을 발견하게 되는 ‘중년기’. 뇌출혈, 심장병, 동맥류 등 지금까지 유지해온 라이프 스타일로 인해 여러 질병의 증상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성인병으로 고통을 받는 시기이나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조기발견하면 왕성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효 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아픈 몸을 이끌고 혼자 살아가는 것도 서러운데 할머니를 더 서럽게 만드는 것이 있다. 사람이 사는 곳 같지 않은 할머니의 집. 수도 문제로 물도 나오지 않고, 화장실도 없다. 그래서 할머니는 이사하려 했지만 집 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었다. 장옥래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만나본다. ●OBS 스페셜(OBS 오후 8시55분) 승려들을 통해 태국의 전통의학이 계승되었기에 현재도 태국의 사원은 병원을 겸하고 있는 곳이 많다. 태국 전통의학의 핵심은 바로 ‘센’이다. ‘센’이란 기의 통로로 이것이 막히면 인체에 무리가 오고 질병이 나타난다고 태국 승려들은 진단한다. 방송에서는 태국의 마사지 등도 소개한다.
  • [서울광장] 돈키호테의 위태로운 도전/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돈키호테의 위태로운 도전/김성호 논설위원

    백년대계로서의 교육과, 교육의 백년대계. 전자가 궁극의 목적이라면 후자는 목적을 위한 방편이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인 교육에서 목적과 수단의 혼돈은 다반사로 보인다. 큰 숲을 보지 못한 미봉의 정책 충돌과 방향성의 갈등이다. 지난해 불거진 교사들의 시국선언 파문과 최근의 이른바 ‘빨치산 교육’이라는 통일교육의 후유증은 대표적 예가 아닐까. 법원의 엇갈리는 판단을 떠나, 궁극의 백년대계에서 비켜난 목적 상실과 왜곡 수단을 향한 질타와 우려는 괜한 게 아닌 듯싶다. 6월 지방선거에 앞서 자치단체장이며 교육감·교육의원 출마 예정자들이 잇따라 내건 ‘무상급식’ 공약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앞다퉈 내세운 무상급식은 초·중학교, 멀게는 고교까지 점심 끼니를 거저 해결해 주자는 정책이다. 원뜻대로라면 우려의 목소리가 왜 쏟아질까. 예산, 절차를 떠나 반발여론의 핵심은 역시 목적과 수단의 혼돈이 빚는 포퓰리즘이다. 무상급식은 진원지 경기도에서도 표류하는 공약상의 해법이다. 지방선거 뒤 표심과 교육 기초복지의 간극이 부를 파장에 대한 걱정이 그저 기우인 것일까. 무상급식 홍수의 와중에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자주 입길에 오른다. 작년 4월 초대 직선제 경기교육감에 당선된 김 교육감의 핵심공약이 무상급식이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알게 모르게 김 교육감에게 연대의 손길들을 내밀고 있다니 아이러니다. 처음 공약이나 이후 추진과정에서 틀어질 때마다 뒷전에서 불가불가를 외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무상급식과 함께 김 교육감이 절절하게 내세운 혁신학교나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단다. 무상급식 못지않게 김 교육감이 목소리를 높여 왔던 학교 개혁, 학생인권의 혁명적 개선 또한 벤치마킹의 물결이 일 전망이 크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 개혁이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우선 무상급식만 하더라도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의회의 제지로 좌절됐던 사안이다. 이번 도의회 임시회의에서 재심의될 예정이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 최초로 제정을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학생인권조례 자문위가 마련한 최종안은 학생들의 두발자유와 체벌금지 내용을 포함해 학생의 학교운영과 교육정책 참여권을 담고 있다. 야간학습과 보충수업을 학생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 조항은 어찌보면 현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 정책에 배치되는 부분이다. 가르치고 키운다는 교육의 가치가 어디 학생의 인권 신장에만 국한될까.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반발이 쏟아지자 교권 보호헌장이란 수습책을 뒤늦게 든 것도 씁쓸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치는 정치적 중립뿐만 아니라 교육 스스로의 가치중립을 전제로 삼은 것이다. 최근 여야의 정치적 입장 차 탓에 교육의원 직선제가 올해에 국한한 일몰제로 끝난 것은 그래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정치적 외풍에 휘둘리기 십상인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볼 때 교육계 안에서라도 보편타당과 균형의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미국 워싱턴DC의 공교육 개혁을 주도하는 미셸 리 교육감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일관성으로 흔히 회자된다. 지난해 교원노조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능교사 266명을 거리로 내쫓는 식의 과감성이 미셸 리 개혁의 중추란다. 현실을 훌쩍 뛰어넘는 외곬의 개혁 노선이 김상곤 교육감과 많이 닮아 있다. 17세기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풍자소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세상의 부정과 비리를 도려내고 학대당하는 사람들을 돕는 인물”로 돈키호테를 말한다. 학교를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소통의 체험장으로 만들겠다는 큰 뜻이야 탓할 이가 있을까. 실패와 패배를 반복하는 이상주의자를 원하는 우리네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멍들 대로 멍든 우리 교육계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는 지금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kimus@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일제시대 어떻게 볼 것인가

    [한·일 100년 대기획]일제시대 어떻게 볼 것인가

    일제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일제 이전과 광복 후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그동안 경제사가들 사이에는 이른바 ‘근대화론’과 ‘수탈론’이 대립해 왔지만, 이는 경제적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먼저 ‘근대화론’은 대한제국을 낙후된 ‘봉건국가’로 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광복 후의 ‘대한민국 근대화’를 일제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한다. 따라서 이 견해는 일제시대를 긍정하는 이론인 동시에 일제 이전의 자생적 근대화를 완전히 부정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역사학계에서는 이 이론을 따르는 학자는 거의 없다. 18세기에서 대한제국에 이르는 시기에 이룩한 민주화와 산업화의 실적이 충분히 논증되었기 때문이다. ●수탈론·근대화론은 경제적 측면만 부각 더욱이 ‘근대화론’은 한국인의 치열한 항일운동을 설명하지 못한다. 극소수의 친일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인이 일제시대를 ‘노예상태’로 이해하고 목숨을 던져 투쟁한 것은 ‘근대화’의 고마움을 모르는 무지한 행동이었던가? 또 광복후 대한민국이 ‘근대화’에 성공한 것은 망국의 수치를 씻으려는 자존심의 폭발이 응집력을 높였다는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수탈론’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충분한 설명은 되지 못한다. 일제에 저항한 것은 수탈에 대한 저항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말 의병운동은 경제수탈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는 국권 박탈에 대한 저항이었고, 일제시대의 항일운동도 마찬가지다. ‘근대화론’이나 ‘수탈론’이나 한국인의 드높은 ‘주권정신’과 ‘문화적 자존심’을 무시한 이론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은 17세기 중엽부터 찾아온 서양과 직접 교류하면서 경제, 기술, 군사면에서 조선을 앞서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와 인문문화의 수준은 조선보다 낙후되어 있어서 19세기 초까지도 조선에서 간 통신사(通信使)에 열광하면서 조선문화를 배우려고 애썼다. 조선은 쇄국을 하지 않았음에도 서양이 찾아오지 않아 경제와 군사에서 뒤지게 된 것이다. 망국의 원인은 ‘붓문화’가 ‘칼문화’에 꺾인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대 일본을 건설한 주역이 한국인이고, 그 후로 수 천년간 선진문화를 건네준 것이 한국인이므로, 정신적으로 일본이 한국인을 압도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여기서 생긴 일본인의 열등의식이 우리의 민족문화를 압살하는 정책으로 나타나고, 그것이 역으로 일본을 마음 속으로 멸시하는 정서를 낳았던 것이다. ●양복·기차 등은 근대화 아닌 서양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서양 제국주의와 식민지 관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 이 점을 무시하고 서양이론을 끌어다가 한일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그 시대의 국민정서와도 맞지 않는다. 일제시대 한국인은 ‘대한국인’(大韓國人)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3·1운동에 표출된 국민여망은 ‘대한국’의 회복이었고, 그들의 손에 쥔 것도 대한제국의 국기인 태극기였다. 국외에 세워진 많은 독립단체들도 모두 ‘대한국’ 회복을 저항의 목표로 삼았다. 총독부가 정한 ‘조선’이라는 칭호는 국내에서만 강제로 사용될 뿐이었다. 그 ‘대한국’을 민주공화국 정부로 재건한 것이 ‘상해 임시정부’다. 임정은 태극기를 국기로 삼았고, ‘헌법’에 ‘구황실을 우대한다’는 조항을 넣어 대한제국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광복 후의 ‘대한민국’이 ‘대한제국’과 ‘임정’의 국호를 그대로 계승하고, 태극기를 국기로 정한 것은 대한민국이 ‘조선총독부’ 체제를 전면으로 부정하고 역사적 정통성을 확실하게 계승했음을 말해준다. ‘제헌헌법’에서 ‘3·1운동의 독립정신을 계승한다’고 선언한 것이나, 1987년의 개정헌법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뜻을 함축한 것이다. ‘대한제국’은 만국공법(萬國公法)에 바탕을 둔 근대적 주권국가로서 산업화와 근대화의 삽질을 힘차게 시작했다. 정체(政體)는 제국이었으나, 정체의 목표는 민국(民國)이었다. 삼한(三韓), 즉 삼국(三國)의 영토를 모두 아우르는 거대한 민족국가 건설의 꿈을 국호에 담았고, 조선시대부터 국기처럼 사용하던 태극기(太極旗)를 국기와 어기(御旗)로 확정했다. 일제 36년의 침탈에도 불구하고, ‘대한국’의 ‘국권’과 ‘자존심’을 지키려고 집요한 사투를 벌인 것이 역사의 진실이라면, 일제시대를 경제에만 한정하여 바라보는 것은 역사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다. 양복을 입고, 기차를 타고, 영화를 보고, 서양문화를 접했다는 것은 ‘근대화’가 아니라, ‘일본화’나 ‘서양화’로 부르는 것이 옳다. 이런 따위의 ‘서양화’는 이미 1876년의 개항 이후로 우리 스스로 모두 시작한 일들이므로 하등 새로울 것도 없다. ●한국은 붓문화 재인식해야 한국의 정치문화가 일본보다 앞섰다는 것은 과거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높은 수준의 유교문화와 치열한 교육열, 그리고 고도로 세련된 민본정치와 관료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조선왕조는 봉건국가가 아니었다. 일본은 막부시대 말기까지 이런 정치문화를 갖지 못했다. 높은 인문문화와 교육열의 전통이 지금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가져온 원동력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한국의 발전은 ‘기적’이 아니라, 문화선진국의 전통이 되살아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붓과 칼이 부딪치면 당장은 붓이 꺾인다. 그러나 길게 보면, 붓의 위력이 칼을 이긴다는 것이 고금의 진리다. 일본은 이제 칼 문화의 한계를 철저히 반성해야 하고, 우리는 붓 문화의 전통을 한탄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영우 이화여대 석좌교수(역사학 전공)
  • 도포 입고 갓 쓴 예수 보셨나요

    도포 입고 갓 쓴 예수 보셨나요

    개항기에 처음 기독교를 접한 조선인들의 손에 성경보다 많이 들려 있던 책이 있었다. 영국의 우화 작가 존 버니언(1628~1688)이 쓴 종교 우화 소설 ‘천로역정(天路歷程)’이 그것. 조선인들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하늘의 도시’로 향하는 고난의 순례 여행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기독교 교리를 배우고 영성을 키워 나갔다. 그런데 17세기 영국 작가가 쓴 책이 성경보다 자연스럽게 조선인 신자들 사이로 퍼져 나간 이유는 뭘까. ‘천로역정’이 우화 형식으로 쉽게 교리를 전달한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한국적 색채를 입혀 거부감을 없앤 삽화의 매력 덕분이기도 했다. 천로역정은 첫 출간 때부터 곳곳에 삽화를 넣었다. 1895년 선교사 제임스 스카스 게일이 한국어로 번역할 때, 이 삽화 역시 번역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시 활동하던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이 그림을 맡았는데, 그는 조선의 사정에 맞춰 주인공 ‘크리스천’을 갓 쓰고, 도포 입은 모습으로 재탄생시킨다. 그렇게 한국적으로 태어난 삽화는 총 42장. 삽화가 모두 들어간 책은 현재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에만 1종이 남아 있다. 최근 이 박물관이 기산의 삽화 42점에 해제를 붙인 영인도록 ‘텬로력뎡’을 발간해 100여년 전 조상들이 봤던 천로역정을 그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게 됐다. 한국판 천로역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예수의 모습이다. 제11화에 등장하는 ‘기름을 불에 붓는 예수’의 모습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전에 그려진 예수의 모습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예수조차 도포를 걸치고 갓을 쓴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성령의 불을 끄려고 물을 붓는 마귀의 반대편에서 불을 키우는 기름을 붓고 있다. 이뿐 아니라 12화에 등장하는 천사는 날개옷을 입은 선녀로 그려져 있고, 19·20화 ‘멸망의 도시’의 주인 아폴리온과 대적하는 주인공 또한 한국군 장수의 모습으로 그렸다. 악마 아폴리온 역시 불교식 탱화(幀畵·불당 벽에 걸어둔 그림)에 나오는 마귀의 모습을 하는 등 삽화 전체에서 유불선(儒佛仙)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추노(推奴)/이순녀 논설위원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은 만삭이 된 여비(女婢)가 추노(推奴)를 피해 도망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벽란나루 시장판에서 광대패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여비는 아이를 낳다 숨지고, 광대 장충이 아이를 거둔다. 그 아이가 조선 숙종대에 활약한 의적(義賊) 장길산이다. 추노는 도망치는 노비를 붙잡아 주인에게 돌려주던 일을 일컫는 말로 노비 추쇄로도 불렸다. 고조선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나라의 노비제는 조선 초기 가장 엄격하게 유지됐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에는 ‘인물추변도감’ ‘노비추쇄도감’ 등 도망간 공노비를 잡아들이는 국가기관이 존재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17세기 이후 공을 세운 노비에게 노비의 신분을 벗어나게 해주는 군공면천을 실시하고, 돈으로 신분을 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노비제도는 크게 흔들리게 됐다. 도망 노비를 쫓는 추노에 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주로 가혹한 추노에 따른 폐해를 지적한 것들이다. 숙종실록 17권(숙종 12년)에는 “흉년에 노비를 추쇄하고 빚을 독촉하는 것은 모두 금령이 있는데도 해미 현감 강필건이 그 족인을 위해 병자년에 도망간 노비의 족속을 끝까지 추쇄하면서 혹독하게 형장으로 신문해 한 마을이 텅 비게 됐다.”고 나와 있다. 경종실록 13권(경종 3년)에는 “온성 부사 노흡은 일찍이 영남의 영장을 맡았을 때 도적을 잡는다 빙자하고 추노를 겸하여 행했는데 부민을 마구 침탈하여 받은 뇌물이 셀 수가 없을 정도”라고 기록돼 있다.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추노와 추노꾼이 역사책의 두꺼운 더께를 뚫고 세상 밖으로 성큼 나왔다. 드라마 ‘추노’를 통해서다.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30%를 웃돌며 고공행진 중이다. 구중궁궐 암투극이나 양반가 사랑놀음의 구태의연한 사극에서 벗어나 그동안 한번도 역사의 전면에 나선 적이 없었던 노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추노’는 새로운 사극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 속 추노꾼은 피와 눈물이라곤 없는 비열한 인간 사냥꾼으로 묘사된다. 사료에는 이들의 존재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역사학자들은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시대를 맨몸으로 굴러야 했던 이들의 삶이 21세기를 사는 지금 우리에게 적지않은 여운을 던지고 있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도시와 산] 안성 칠현산

    [도시와 산] 안성 칠현산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현산(516.2m)은 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울창한 수림 사이로 칠장산(492m),덕성산(519m)으로 이어지는 고즈넉한 등산로가 도시민들에게 활력소 역할을 한다. 칠현산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한남금북정맥의 끝나는 지점이자 한남정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맥은 북서쪽으로 김포시 문수산, 남쪽으로는 충북 속리산으로 뻗어나 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볼 수 없지만 장수하늘소·소쩍새 등 천연기념물과 대팻집나무 등 이름 낯선 희귀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칠장사로 유명해진 경기남부 영산 칠현산은 칠장사란 천년 고찰이 있어 더욱 유명해졌다. 안성 사람들은 칠현산과 칠장산을 같은 산으로 취급하고 있다. 칠현은 고려 현종 5년(1014년) 혜소 국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7명의 악인을 교화해 선하게 만들었다는 설화에서 유래한다. 칠장사는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우거진 숲속의 아름다운 고찰로 국보 296호인 오불회괘불탱과 칠장사 혜소국사비(보물 488호), 인목왕후어필(보물 1627호) 등 귀중한 문화재들이 많다. 조선시대 명종 때 임꺽정이 스승 병해 스님과 함께 10여년간 머물던 사찰로, 벽초 홍명희의 역사소설 ‘임꺽정’의 발생지이기도 하다. 경기도유형문화재에서 최근 보물로 승격된 인목왕후어필은 인목왕후(1584∼1632)가 영창대군을 잃고, 폐비의 위기에 몰려 용주사의 암자였던 칠장사로 피신해 있을 때 쓴 것으로 추정된다. 오불회괘불탱은 조선시대 인조 6년(1628년) 법형이 그린 것으로 괘불(큰 법회나 의식 때 걸어놓는 대형 불교그림)함 없이 종이에 싸서 대웅전에 보관하고 있다. 단아하고 세련된 인물의 형태와 짜임새 있는 구도, 섬세한 필치 등은 17세기 불화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혜소 국사비는 안성에서 출생한 혜소 국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려 문종 14년(1060) 때 세운 비로, 비문에는 대사의 생애와 업적이 기록돼 있다. 칠장사는 인목왕후가 아버지 김제남과 영창대군의 명복을 비는 절로 삼아 크게 번창했으나 이후 수많은 수난을 겪기도 했다. 세도가들이 이곳을 장지로 쓰기 위해 불태운 것을 초견 대사가 다시 세웠으나 숙종 20년(1694년) 세도가들이 또다시 절을 불태웠다. 숙종 30년(1704년)에 대법당과 대청루를 고쳐 짓고 영조 원년(1725년)에 선지 대사가 원통전을 세운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대웅전과 원통전을 비롯한 12동의 건물과 혜소국사탑과 탑비, 철제당간 등이 남아 있다. 안성에는 특히 미륵(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불이 많아 미륵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이는 미륵부처를 주불로 숭상하는 법상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현재 등록된 미륵만 18기에 이른다. 칠현산을 중심으로 곳곳에 산재해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큰 죽산면 매산리 태평미륵과 국사봉에 자리한 삼죽면 기솔리 궁예미륵과 쌍미륵 등이 잘 알려졌다. 칠현산과 마주하고 있는 삼죽면 국사봉 궁예미륵은 국사암 석조여래입상이라고도 불리며 궁예가 좌우로 문관과 무관을 거느린 형상을 하고 있다. 미륵을 자처했던 궁예는 13세까지 칠장사에서 유년기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며 지금도 궁예가 활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진 터가 남아 있다. ●조선 중기 때부터 이어져온 신대 복조리 마을 궁예미륵에서 500여m 떨어진 쌍미륵은 높이 5.4m의 남자 미륵불과 5m의 여자 미륵불이 나란히 있다. 커다랗고 갸름한 얼굴은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성시 문화관광해설사 윤민용씨는 “미륵은 현실의 부처가 아니기에 땅에 발이나 허리까지 묻혀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며 “미륵부처의 중심지가 죽산 지역이어서 안성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륵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칠현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한 신대마을은 일명 구메농사마을로 통한다. 조선 중기 때부터 복조리를 만들어온 우리나라 대표적인 복조리 마을이다. 마을 뒷산인 칠현산에 질 좋은 산죽이 무성하게 자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농한기를 이용해 복조리를 만들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신대마을에서 칠장사, 칠현산으로 오르는 길은 빼어난 경치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칠장산에서 칠현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산죽과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수림을 형성하고 있다.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어 노약자들도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등산코스는 크게 ▲신대정류장~칠장사~칠장산~칠현산~덕성산~삼거리~곰내미~동막~극락정류장 ▲미장리 정류장~신미창고~사거리~칠장산~칠현산~덕성산~시간마을회관 정류장 등 2개로 조성돼 있다. 코스별로 4~5시간 소요된다. 칠현산만 등산하고 싶다면 신대정류장~명적암~칠현산 코스를 선택하면 되며 정상까지 1시간10분가량 걸린다. 죽산터미널·안성터미널 등에서 등산로 입구나 칠장사를 오가는 버스가 자주 다닌다. 양진철 안성시 부시장은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을 잇는 칠현산은 경기 남부의 영산으로,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고 주변에 문화·관광지가 많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지역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안성의 볼거리·즐길거리 경기 안성 지역은 보고, 먹고, 즐길 거리가 쏠쏠해 주말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유기로 유명한 안성맞춤 박물관 관람을 시작으로, 안성 3·1운동 기념관, 미리내 성지, 태평무 공연관람, 남사당 풍물공연 등을 연계한 시티투어가 운영 중이다.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세를 탄 남사당놀이는 안성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남사당패는 조선시대부터 구한 말까지 서민층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유랑 연예단체로, 이 가운데 안성남사당이 가장 유명했다.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 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4월부터 10월까지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이 펼쳐진다. 남사당 전수관 초입에 들어선 아트센터 ‘마노’는 거꾸로 된 집 모양이라 시선을 끈다. 미술관에서는 주로 무명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세미나실, 방갈로, 야외식당, 아트숍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너리굴마을’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문화환경 체험촌이다. 금속·목·도자기 공예, 영화·연극 만들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미술관, 동물농장, 곤충관, 모험장 등도 즐길 수 있다. 주문한 사람의 마음에 꼭 맞는다는 뜻의 ‘안성맞춤’은 ‘안성유기’에서 비롯됐다. 안성유기는 두드려 모양을 만드는 방자유기와 달리 주물제작법을 사용, 정교하고 더 세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적면 내리 안성맞춤박물관과 봉남동 유기박물관에 가면 안성유기의 제작방법과 유기장 보유자 김수영 선생의 유기작품, 생활용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안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태평무 공연이다.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에서 왕과 왕비가 춤을 추는 내용으로 중요무형 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화려한 당의와 다양한 무속장단, 그 장단에 맞춘 발짓 춤이 일품이다. 사곡동 전수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상설 공연을 한다. 이밖에 안성에는 풍산개마을, 안성허브마을, 미리내마을, 문화마을, 찜질마을, 건강나라 등 다양한 테마마을과 함께 예지촌, 보담갤러리, 서일농원, 개미관광농원, 금광호수, 박두진 기념관 등 관광 및 문화 명소가 즐비하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日게임 대항해시대 ‘동해→한국해’ 표기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인기 온라인게임인 ‘대항해시대’에 사용된 지도에 동해가 프랑스어로 ‘한국해(MER DE COREE)’로 표기됐다고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게임제작사인 ‘고에이’의 홈페이지에는 “상당히 불쾌하다.”, “어느 국가의 기업이냐.”, “역사 의식이 희박하다.”라는 등 극우성향 일본인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게임 ‘대항해시대’는 15세기 초~17세기 초 유럽의 선박들이 세계를 무대로 항로를 개척하며 탐험과 무역을 하던 시대상을 담은 것으로 사용자들이 전 세계를 오가며 상업과 무역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게임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시판돼 현재 3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2005년 선보였다. hkpark@seoul.co.kr
  • “시마네현 관할 지도에 독도는 없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법과 역사적 근거를 토대로 독도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 책이 나왔다. 동북아역사재단이 발간한 연구총서 ‘독도와 한·일관계-법·역사적 접근’이다. 역사적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분석해 독도 현안을 풀어보자는 취지로 펴낸 이 책은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원 5명의 논문을 실었다. 처음으로 일본의 독도 관련 의회속기록 전문을 분석하고, 일본 내무성 지리국이 1879년 펴낸 ‘대일본 부·현 관할도’를 최초로 인용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술적 성과도 높였다. 홍성근 연구위원은 ‘일본의 독도 영토 배제조치의 성격과 의미’에서 1667년 막부시대 ‘은주시청합기’와 1877년 메이지 정부의 ‘태정관 지시문’, 1946년 연합국 총사령부 훈령 제677호, 1951년 일본 총리부령 제24호 등 일본이 독도를 권리행사 대상에서 제외한 사례들을 제시했다. 홍 위원은 이를 근거로 “일본이 1905년 이전에는 독도를 영유할 의사가 없었고, 1945년 이후 독도를 실질적으로 점유한 적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메이지 시대 일본 최고권력기관이었던 태정관이 시마네현의 독도 관련 질의에 대해 결론을 내린 ‘태정관 지시문’의 내용이 흥미롭다. 시마네현은 2005년 2월23일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해 우리와 마찰을 빚었던 곳. 홍 위원은 “시마네현은 1876년 10월16일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묻는 질의서를 내무성에 냈고, 이듬해 3월 내무성은 ‘17세기에 끝난 문제이고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과 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그러나 영토에 관한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내무성은 당시 최고권력기관이었던 태정관에 최종 결정을 의뢰했고, 태정관은 그해 3월20일 ‘품의한 취지의 울릉도 외 일도(독도)의 건에 대해 일본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란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내용의 ‘태정관 지시문’이 그해 3월29일자로 내무성에 통보됐고, 4월9일 시마네현에도 전달됐다는 것이다. 홍 위원은 또 독도가 일본 영토에서 명백히 제외된 ‘태정관 지시문’에 근거해 1879년 일본 내무성 지리국이 제작한 ‘대일본 부·현 관할도’(1879) 등의 지도를 발굴해 소개하기도 했다. 곽진오 위원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한계’를 통해 1951~1953년 일본 의회의 독도 관련 속기록을 분석했다. 곽 위원은 당시 일본 의회가 독도는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논리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등 독도 영유권 주장이 한계에 부딪히는 내용도 빈번하게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1만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연말결산] 2009 놓칠 뻔한 연예뉴스 ① 방송

    [연말결산] 2009 놓칠 뻔한 연예뉴스 ① 방송

    2009년 한 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숱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을 장식했다. 드라마만 보더라도 상반기 ‘꽃보다 남자’와 ‘아내의 유혹’에 이어 하반기에는 ‘아이리스’와 ‘선덕여왕’ 등이 잇따라 퇴근길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 만큼 유난히 ‘히트 드라마’가 풍성했던 한 해였다. 예능 프로그램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무한도전’과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등의 리얼 버라이어티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비슷한 포맷의 현장 버라이어티 작품들이 하나둘씩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었던 한 해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다른 한 편에서는 시청률은 낮았어도 나름대로의 작품성과 오락성을 인정받은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점을 반증한다. 서울신문NTN은 신선하고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와 웃음 외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던 6개의 프로그램을 ‘명품’ 반열에 올려본다. ◆ 드라마 부문: ‘탐나는도다‘ ’열혈장사꾼‘ ‘천하무적 이평강’ 우선 드라마 부문에서는 MBC ‘탐나는도다’와 KBS ‘열혈 장사꾼’ , SBS ‘천하무적 이평강’ 이 독특한 소재와 신선한 기획으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들이다. 다만 시청률은 작품성에 비해 크게 높지 않았던 게 ‘옥의 티’. MBC의 ‘탐나는도다’ 는 ‘17세기 제주 앞바다에 금발의 푸른 눈 사나이가 떨어지다’라는 독특한 주제로 웰메이드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외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서로 다른 문명과 인종 간의 소통방법을 터득해 가는 과정과 신분격차 속에서 사람간의 벽을 허물어가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균 5.7%(TNS미디어)의 시청률로 바닥을 기었지만 나름대로 마니아층을 형성해 선전은 했다는 후평이다. 하지만 당초 20부작으로 예정돼 대본까지 미리 나왔음에도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최종 16부작으로 만족해야 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마니아층의 지지를 얻은 덕에 DVD용으로는 총 21부작으로 재편집돼 발매되는 영광을 누렸다. 감동이 있는 휴먼 드라마를 지향한 KBS의 ‘천하무적 이평강’ 과 ‘열혈 장사꾼’도 각각 5.5%와 9.2%의 비교적 낮은 시청률을 현재 올리고 있거나 과거에 기록했지만 이들 드라마는 ‘실패와 역경을 통해 꿈을 이루는 젊은이’(천하무적 이평강), ‘고객을 감동시키는 세일즈’(열혈 장사꾼) 등 뚜렷한 주제의식을 드라마에 삽입한 덕분에 평론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 예능 부문: ‘단비’ ‘우리 아버지’ ‘강심장’ 예능부문에 있어서는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프로젝트 코너인 ‘단비’와 ‘우리 아버지’, 그리고 SBS의 ‘강심장’이 ‘명품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일밤의 ‘구원투수’ 로 전격 투입된 김영희PD는 KBS ‘1박 2일’ 과 SBS ‘패밀리가 떴다’ 의 리얼 코미디에 밀렸던 프로그램을 ’감동 코드’ 로 방향전환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첫 전파를 탄 ‘단비’ 와 ‘우리 아버지’를 통해서다. 이들 프로그램은 초기 4%대에 머물렀던 시청률이 8%대까지 뛰어오르며 서서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단비’ 의 경우 출연자들이 아프리카 지역의 심각한 식수 문제를 생생하게 접하면서 열악한 환경 속의 현지인들에게 힘을 준다는 내용을 담았고, ‘우리 아버지’ 는 병든 아내와 혼자 자라는 아들 생각에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기울이는 아버지, 자식에게 환경미화원이라는 사실을 숨긴 아버지 등 힘겹게 살아가는 이 시대 가장의 이야기를 사실감있게 묘사했다. 이같은 ‘훈훈함’ 때문인지 실제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상당히 뜨거운 편이다.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수정이에게 기적을 안겨준 단비팀 감동이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였다”, “밥먹으면서 봤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아 혼났다” 라는 식의 감동섞인 호평이 쏟아나고 있다. 이 외에 SBS의 ‘강심장’ 역시 ‘감동 예능’ 이 그저 감동과 눈물에만 머물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인 ‘웃음’이 감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나도록 해야 한다는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는 케이스다. 예를 들면 신·구 게스트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비밀리 간직했던 사연을 공개하거나 차마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눈물겨운 가족사 등을 자연스럽게 웃음과 감동으로 승화시키는 내용들이다. ‘강심장’은 게스트들의 깜짝 놀랄 만한 사연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면서 평균 시청률이 20%에 육박하는 등 화요일 심야 프로그램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색깔’을 갖춘 드라마와 ‘감동’을 선사하는 예능 프로그램. 2010년의 방송계에서도 이 열기는 계속 뜨거워지리라 기대해본다. 사진=각 방송사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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