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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어 보는 음악의 역사

    비틀어 보는 음악의 역사

    전복과 반전의 순간/강헌 지음/돌베개/360쪽/1만 5000원 일상에서 음악은 공기와 같은 존재다. 예술이 인간사를 반영하는 속성을 지닌다면 음악이야말로 당대의 정치, 문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 책은 음악에 미치는 사회적 분위기와 그 영향에 주목하면서 기존의 선입견들에 대한 전복과 반전의 사유를 시도한다. 저자는 재즈와 로큰롤을 단순히 새로운 음악적 장르의 출현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이 겪어야 했던 질곡의 역사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즈와 로큰롤은 노예의 후손인 하층계급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독자적인 문화를 한 번도 갖지 못했던 10대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적 권력을 장악한 혁명의 또 다른 이름이다. 1950년대 미국에서 로큰롤 혁명이 일었다면 1960년대 말 가난한 대한민국의 대학 캠퍼스에는 통기타 혁명이 최초의 청년 문화를 일군다. 통기타 음악은 순식간에 주류 음악을 점령했지만 박정희 정권은 이 청년 문화를 문화적 적대자로 규정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밖에도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위대함에 대한 기존의 관념들 또한 전복과 반전의 사유를 거쳐 재해석된다. 또한 ‘사의 찬미’ 신드롬의 배후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일본 제국주의 음악 자본의 음모를 파헤친다. 저자는 이 신드롬을 징검다리로 일본의 엔카 문화가 1935년 ‘목포의 눈물’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했으며 엔카의 한국 버전인 트로트가 주류 장르로 됐다고 주장한다. 오랫동안 음악평론가로 활동한 저자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폭넓은 문화사적 비평이 돋보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길섶에서] 망친 ‘하지 감자’/문소영 논설위원

    그제 하지 감자를 캤다. 3월 중순에 씨감자를 넣어서 100일쯤 지난 6월 23일 하지 언저리에 캐는 감자를 ‘하지 감자’라고 부른다. 최근 주말 농부들이 ‘감자가 조막만 하다’고 한탄했지만 ‘내 감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근거없이 믿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캐 보니 겨우 너덧 살짜리 어린아이 주먹만 한 크기다. 쪄먹기에는 너무 작아 된장찌개용이다. 게다가 아무리 깊게 호미질을 해도 몇 개 찾을 수 없다. 도시농부 6년째에 감자 흉년은 처음이다. 탄저병 등 병충해로 고추농사를 망쳐도 땅속에서 자라는 감자는 늘 통통하게 여물었는데 40년 만의 가뭄에 주말 농부의 가슴도 멍들게 생겼다. 제주도 등에서 하지 감자가 쏟아져 가격이 내렸던 과거와 달리 요즘 감자 가격은 고공행진이다. 매년 하지 감자를 캐면 오빠네와 한 상자씩 나눠 먹었는데 올해는 빈손이라 망연하다. 아일랜드 농부들의 주식은 감자였는데 19세기 중반 감자 역병이 돌아 100만명이 굶어 죽자 살아남은 150만명이 미국으로 이주했던 기록이 떠오른다. 7년 연속 가뭄에 사람도 잡아먹었다는 17세기 현종 때의 ‘경신 대기근’도 생각난다. 가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열강에 둘러싸인 조선… 강경했던 대외 정벌의 역사

    열강에 둘러싸인 조선… 강경했던 대외 정벌의 역사

    조선의 대외정벌/임홍빈·유재성·서인한 지음/알마/464쪽/1만 9800원 삼국시대 이래 2000여년의 한국사에서 900~1000번 이상 전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가운데 ‘대외 출병’ 횟수는 얼마나 될까. 삼국시대 이외에는 그 예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데 드물긴 해도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원정’에 해당하는 군사작전이 있었고, 그 역사적 의미 또한 결코 작지 않다. 책은 그간 중요도에 비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조선의 대외 정벌에 대해 살피고 있다. 필자 셋이 3부로 주제를 나눠 조선 대외 정벌의 실체를 재구성하고, 재평가했다. 1부 ‘대마도 정벌’은 세종 때의 왜구 토벌작전을 담고 있다. 조선의 기본 외교정책은 ‘사대교린’이었고, 이는 왜구에도 해당됐다. 이 때문에 조선 초기 왜구의 약탈이 극심했어도 조선의 회유정책은 변함없이 유지됐다. 한데 세종 초기에 이르러 갑자기 강경노선으로 돌아섰고 대마도 정벌까지 단행했다. 1부에선 이 같은 공세적 대처가 지니는 군사적 의의, 두 차례에 걸친 왜란과 병탄 그리고 최근 일본의 군국주의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살피고, 이에 담긴 역사적 함의를 짚어 본다. 2부 ‘보주 강 야인토벌’ 역시 세종 대에 이루어졌다. 야인, 즉 여진족은 숙신, 말갈 등으로 불리던 중국 동북지역의 민족이다. 개국 초기 조선의 북방은 세종의 개탄처럼 ‘야인들의 사냥터’였다. 여진족의 침탈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세종은 과감히 이들을 토벌하고 사군과 육진을 개척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여진족 세력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해 불씨를 남겼고, 이후 두 차례 호란으로 청과 군신지맹을 맺는 치욕을 겪게 된다. 이는 훗날 조선의 쇠망과 일제식민지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3부 ‘나선정벌’은 이전 두 차례의 대외 원정과 성격이 다르다. 우선 ‘나선’(러시아)이라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한다. 파병도 조선의 의지가 아니라 청의 강요로 이뤄졌다. 17세기 중반, 동진정책을 펼치던 제정러시아와 청나라는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 군신 관계에 있던 조선으로서는 번번히 패하던 청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고 실제 청의 승리에 일조하기도 했다. 당시 조선은 ‘소중화’ 의식, ‘친명배금’ 정책 등에 매달려 갑론을박하고 있었지만, 냉혹한 국제관계는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힘의 논리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을 나선정벌은 여실히 보여 줬다. 저자들은 특히 효종의 ‘북벌’이란 이상이 현실의 벽에 부닥쳐 좌절한 것은 우리가 여러 각도에서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혜성, 우주의 ‘공포 대마왕’인가?

    [이광식의 천문학+] 혜성, 우주의 ‘공포 대마왕’인가?

    ▲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우주의 방랑자’ '공포의 대마왕' 우주에는 그 규모나 내용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현상 중 최고의 장관은 단연 혜성 출현일 것이다. 어떤 장대한 혜성의 꼬리는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2배에 달하며, 그 주기가 수십만 년을 헤아리는 것도 있다 하니 참으로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혜성이 남기고 간 부스러기라 할 수 있는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온 우리에겐 입이 딱 벌어질 스케일이라 하겠다. 태양계의 방랑자, 혜성은 태양이나 큰 질량의 행성에 대해 타원이나 포물선 궤도를 도는 태양계에 속한 작은 천체를 뜻하며, 우리말로는 살별이라고 한다. 혜성(彗星)의 ‘혜(彗)’가 ‘빗자루’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빛나는 머리와 긴 꼬리를 가지고 밤하늘을 운행하는 혜성은 예로부터 고대인들에 의해 많이 관측되었다. 연대가 확실한 가장 오랜 혜성관측 기록으로는 기원전 1059년, 중국의 ‘주 나라 때 빗자루별이 동쪽에서 나타났다’는 기록이다. 유럽에서는 기원전 467년 그리스 사람들이 혜성 기록을 남겼다. 그리스 어로 혜성을 코멧(Komet)이라 하는데, 머리털을 뜻한다. 묘하게도 동서양이 혜성에 대해서는 하나의 일치된 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혜성 출현이 불길한 징조라는 것이다. 왕의 죽음이나 망국, 큰 화재, 전쟁, 전염병 등 재앙을 불러오는 별이라고 믿었다. 고대인에게 혜성은 ‘공포의 대마왕’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혜성의 시차를 측정하여 혜성이 지구 대기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천체의 일종임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16세기 덴마크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였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을 뒤엎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달을 경계로 삼아 지상과 천상의 세계를 엄격하게 나누었는데, 무상한 지상의 세계와는 달리 천상은 세계는 변화가 없는 완전한 세계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튀코의 이 발견으로 천상의 세계 역시 무상하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혜성이 태양계의 구성원임을 입증한 사람은 17세기 영국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였다. 1682년, 핼리는 어느 날 혜성을 본 후, 옥스퍼드 대학 도서관에 있던 옛날 혜성기록을 뒤져본 결과, 1456년, 1531년, 1607년에 목격된 혜성이 자기가 본 것과 비슷하다는 점을 깨닫고, “이 혜성은 불길한 일을 예시하는 별이 아니라, 76년을 주기로 지구 주위를 타원궤도로 도는 천체로, 1758년 다시 올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그는 자신의 예언을 확인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과연 1758년 크리스마스 밤에 이 혜성이 나타난 것을 독일의 한 농사꾼 아마추어 천문가가 발견했다. 이로써 이 혜성이 태양을 끼고 도는 하나의 천체임이 증명되었고, 핼리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핼리 혜성’이라 이름지어졌다. ▲ 핼리 혜성에 얽힌 한 소설가의 슬픈 사연 이 핼리 혜성에는 한 소설가의 슬픈 사연이 얽혀 있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마크 트웨인이 그 주인공으로, 그는 핼리 혜성이 온 1835년에 태어나서, 혜성이 다시 찾아온 1901년에 세상을 떠났다. 76년 주기인 혜성과 주기를 같이한 트웨인은 만년에 불우한 삶을 살았다. 70세 때 아내와 장녀인 수지가 같은 시기에 세상을 떠나고, 몇 년 후에는 셋째 딸마저 간질로 그 뒤를 따랐다. 남은 자식이라고는 둘째 딸 클라라뿐이었다. 그는 실의에 빠진 채 만년을 보냈는데, 유일한 즐거움은 과학책을 읽는 것이었다. "나는 1835년 핼리 혜성과 함께 왔다. 내년에 다시 온다고 하니 나는 그와 함께 떠나려 한다. 내가 만일 핼리 혜성과 함께 가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트웨인은 1910년 어느 날 밤 별이 뜰 무렵 둘째 달 클라라의 손을 잡고 “안녕, 클라라. 우린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라고 말을 남겼는데, 그때 핼리 혜성이 다시 지구를 찾아왔고, 트웨인은 그 이튿날 세상을 떠났다. 1910년 4월 21일이었다. 핼리 혜성이 가장 최근에 나타난 해는 1986년이었고, 다음 방문은 2061년으로 예약되어 있다. 필자뿐 아니라 현재 지구 행성에서 살고 있는 70억 인구 중 3분의 1은 그때 핼리 혜성이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장관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은 7만 6000년 후에 수명을 다하게 된다. 핼리 혜성처럼 태양계 내에 붙잡혀 길다란 타원궤도를 가지고 주기적으로 태양을 도는 혜성을 주기 혜성이라 하고, 포물선이나 쌍곡선 궤도를 갖고 있어 태양에 딱 한 번만 접근하고는 태양계를 벗어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혜성을 비주기 혜성이라 한다. 주기 혜성은 200년 이하의 주기를 가지는 단주기 혜성과, 200년 이상 수십만 년에 이르는 주기를 가진 장주기 혜성으로 나누어진다. 혜성은 크게 머리와 꼬리로 구분된다. 머리는 다시 안쪽의 핵과, 핵을 둘러싸고 있는 코마로 나누어진다. 핵이 탄소와 암모니아, 메탄 등이 뭉쳐진 얼음덩어리라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진 것은 1950년 미국의 천문학자 위플에 의해서였다. 그러니 혜성의 정체가 제대로 알려진 것은 반세기 남짓밖에 되지 않은 셈이다. 핵을 둘러싼 코마는 태양열로 인해 핵에서 분출되는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것으로, 혜성이 대개 목성궤도에 접근하는 7AU 정도 거리가 되면 코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혜성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부분이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코마의 범위는 보통 지름 2만~20만km 정도로 목성 크기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구와 달까지 거리의 약 3배나 되는 100만km를 넘는 것도 있다. 혜성의 꼬리는 코마의 물질들이 태양풍의 압력에 의해 뒤로 밀려나서 생기는 것이다. 이 황백색을 띤 꼬리는 태양과 반대방향으로 넓고 휘어진 모습으로 생기며, 태양에 다가갈수록 길이가 길어진다. 꼬리가 긴 경우에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 2배만큼 긴 것도 있다니, 참으로 장관이 아닐 수 없겠다. 태양에 가까이 다가가면 두 개의 꼬리가 생기기도 하는데, 앞에서 말한 먼지꼬리 외에 가스 꼬리 또는 이온 꼬리라고 불리는 것이 생긴다. 태양 반대쪽으로 길고 좁게 뻗는 가스 꼬리는 이온들이 희박하여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사진을 찍어 보면 푸른색을 띤 꼬리가 길게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근래에 온 혜성으로 단연 화제를 모았던 것은 1994년 7월 16일 목성과 충돌한 슈메이커-레비9 혜성이었다. 21개로 쪼개어진 조각들이 목성의 남반구에 차례로 충돌했는데, 충돌 당시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으며, 방송에서는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외계 물체 중 최초로 태양계의 물체에 충돌하는 장관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던 것이다. 혜성 탐사선으로는 미국의 스타더스트 호가 99년 2월에 발사되었다. 이 탐사선은 2004년 1월에 혜성 와일드 2로부터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다. 또한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착륙을 시도하기 위한 유럽우주국의 로제타 호는 2004년 3월에 발사되었는데, 지난 2014년 11월 12일 로제타 호의 탐사 로봇 ‘필레’가 역사상 최초로 67P 혜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현재 로제타 호는 태양에 접근해가는 혜성 궤도를 돌면서 같이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 '혜성들의 고향' 혜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혜성의 고향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기원을 알지 않으면 안된다. 널리 받아들여지는 혜성 기원론에 따르면, 혜성은 행성과 위성들이 만들어지고 남은 잔해이기 때문에 태양계만큼이나 오래된 천체라는 것이다. 이 잔해들이 해왕성 너머 30~50AU 공간에 납작한 원반 모양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단주기 혜성들의 고향으로 카이퍼 대라 한다. 장주기 혜성의 고향은 그보다 훨씬 멀리, 5만~15만AU 가량 떨어진 오르트 구름이다. 지름 약 2광년으로, 거대한 둥근 공처럼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은 수천억 개를 헤아리는 혜성의 핵들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가 섞인 얼음덩어리인 이 핵들이 가까운 항성이나 은하들의 중력으로 이탈하여 태양계 안쪽으로 튕겨들어 혜성이 되는 것이다. 이 혜성은 온도가 매우 낮은 태양계 바깥쪽에 있었기 때문에 태양계가 탄생할 때의 물질과 상태를 수십억 년 동안 그대로 지니고 있는 만큼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태양계 화석’이라 할 수 있다. 단주기 혜성의 경우, 태양에서 목성과 해왕성 사이를 타원궤도를 그리며 운동한다. 태양계 내의 천체가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의 거리를 원일점, 가장 가까이 있을 때의 거리를 근일점이라 하는데, 단주기 혜성은 원일점의 위치에 따라 목성족, 토성족, 천왕성족, 해왕성족으로 나누어진다. 예컨대, 가장 짧은 3.3년 주기의 엥케 혜성은 목성족, 76년 주기의 핼리 혜성은 해왕성족에 속한다. 장주기 혜성은 해왕성 바깥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쭉한 타원궤도로, 대부분의 혜성이 이에 속한다. 원일점은 대략 1만~10만AU 정도 거리에 있다. 우주 속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리오마는, 혜성의 경우는 더욱 극적이다. 태양의 인력에 이끌려 태양계 안으로 들어온 혜성들은 각기 다른 운명을 겪는데, 태양과 행성들의 인력에 따라 궤도가 달라져, 어떤 것은 태양계 밖으로 밀려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우주의 미아가 되거나, 행성의 강한 인력으로 쪼개지기도 한다. 또 어떤 것은 태양이나 행성에 충돌하여 최후를 맞는 경우도 있다. 보통 혜성은 서울시만한 크기로, 혜성이 태양을 방문할 때마다 핵에서 약 1억 톤 가량의 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에 핵 표면이 약 3m씩 줄어든다고 한다. 엥케 혜성은 천 번 곧, 3,300년 후, 수백억 년을 사는 별에 비해서는 참으로 찰나의 삶을 사는 존재라 하겠다. 혜성은 궤도를 운행하면서 티끌이나 돌조각들을 궤도상에 흩뿌리는데, 이러한 혜성의 입자들이 혜성 궤도 주위에 모여 있는 것을 유성류(流星流)라 한다. 공전하는 지구가 이 유성류 속을 지날 때 지구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며 떨어지는데, 이것을 유성 또는 별똥별이라 하며, 많은 유성이 무더기로 떨어지는 것을 유성우(流星雨)라 한다. 유성우는 지구 대기권으로 평행하게 떨어지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하늘의 한 곳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 중심점을 복사점이라 하고, 복사점이 자리한 별자리의 이름을 따라 유성우의 이름이 정해진다. 유성우 중에서는 특히 사자자리 유성우가 유명한데, 주기 33년의 템펠-터틀 혜성이 연출하는 것으로서, 매년 11월 17일과 18일을 전후하여 시간당 십수개에서 많은 경우 수십만 개의 유성이 떨어진다. 혜성이 지구가 형성되기 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혜성의 많은 부분은 신비에 싸여 있다. 어떤 학자들은 혜성이 가져다준 물이 지구의 바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학자들은 지구에 생명의 씨앗과 생명의 물질을 공급해왔다는 주장도 한다. 한편, 중생대 말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 대부분을 멸종시킨 거대한 재앙의 근원이 혜성 충돌 때문이라는 주장은 거의 정설로 굳어가고 있다. 만약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혜성은 지구 생명의 창조자이자 파괴자이며, 인류의 미래와 운명에 직결되어 있는 존재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장주기 혜성 하나. 1975년에 발견된 웨스트 혜성은 원일점이 13,560AU(1AU는 지구-태양 간 거리 1.5억km)로, 현재까지 가장 긴 주기를 가진 혜성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데, 그 주기가 무려 55만 8300년이다. 지난 75년에는 태양을 지나친 뒤 네 조각으로 쪼개지면서 장관을 연출했던 웨스트 혜성의 다음 도래년은 서기 569,282년이다. 우리 인류가 문명사를 엮어온 것이 고작 5000년인데, 과연 그때까지 이 지구 행성에서 살아남아, 웨스트 혜성이 태양을 향해 시속 34만km로 돌진해가는 장관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혜성, 우주의 ‘공포 대마왕’인가? -① 태양계 탄생 비밀 간직한 ‘방랑자’

    혜성, 우주의 ‘공포 대마왕’인가? -① 태양계 탄생 비밀 간직한 ‘방랑자’

    '공포의 대마왕' 우주에는 그 규모나 내용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현상 중 최고의 장관은 단연 혜성 출현일 것이다. 어떤 장대한 혜성의 꼬리는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2배에 달하며, 그 주기가 수십만 년을 헤아리는 것도 있다 하니 참으로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혜성이 남기고 간 부스러기라 할 수 있는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온 우리에겐 입이 딱 벌어질 스케일이라 하겠다. 태양계의 방랑자, 혜성은 태양이나 큰 질량의 행성에 대해 타원이나 포물선 궤도를 도는 태양계에 속한 작은 천체를 뜻하며, 우리말로는 살별이라고 한다. 혜성(彗星)의 ‘혜(彗)’가 ‘빗자루’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빛나는 머리와 긴 꼬리를 가지고 밤하늘을 운행하는 혜성은 예로부터 고대인들에 의해 많이 관측되었다. 연대가 확실한 가장 오랜 혜성관측 기록으로는 기원전 1059년, 중국의 ‘주 나라 때 빗자루별이 동쪽에서 나타났다’는 기록이다. 유럽에서는 기원전 467년 그리스 사람들이 혜성 기록을 남겼다. 그리스 어로 혜성을 코멧(Komet)이라 하는데, 머리털을 뜻한다. 묘하게도 동서양이 혜성에 대해서는 하나의 일치된 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혜성 출현이 불길한 징조라는 것이다. 왕의 죽음이나 망국, 큰 화재, 전쟁, 전염병 등 재앙을 불러오는 별이라고 믿었다. 고대인에게 혜성은 ‘공포의 대마왕’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혜성의 시차를 측정하여 혜성이 지구 대기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천체의 일종임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16세기 덴마크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였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을 뒤엎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달을 경계로 삼아 지상과 천상의 세계를 엄격하게 나누었는데, 무상한 지상의 세계와는 달리 천상은 세계는 변화가 없는 완전한 세계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튀코의 이 발견으로 천상의 세계 역시 무상하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혜성이 태양계의 구성원임을 입증한 사람은 17세기 영국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였다. 1682년, 핼리는 어느 날 혜성을 본 후, 옥스퍼드 대학 도서관에 있던 옛날 혜성기록을 뒤져본 결과, 1456년, 1531년, 1607년에 목격된 혜성이 자기가 본 것과 비슷하다는 점을 깨닫고, “이 혜성은 불길한 일을 예시하는 별이 아니라, 76년을 주기로 지구 주위를 타원궤도로 도는 천체로, 1758년 다시 올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그는 자신의 예언을 확인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과연 1758년 크리스마스 밤에 이 혜성이 나타난 것을 독일의 한 농사꾼 아마추어 천문가가 발견했다. 이로써 이 혜성이 태양을 끼고 도는 하나의 천체임이 증명되었고, 핼리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핼리 혜성’이라 이름지어졌다. (2편에 계속)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포토] ‘17세기로 타임 슬립?’ 프랑스 정원에서 무슨일이…

    [포토] ‘17세기로 타임 슬립?’ 프랑스 정원에서 무슨일이…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멩시의 보르 비콩드성(Chateau of Vaux-le-Vicomte) 정원에서 위대한 세기의 날을 기념해 17세기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다. 이 날은 17세기 프랑스의 재무경이었던 니콜라 푸케가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진·영상 작품이 외치는 “삶은 헛되도다”

    사진·영상 작품이 외치는 “삶은 헛되도다”

    흑사병이 창궐하고, 엄격한 금욕주의 종교가 득세하던 16~17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는 ‘삶의 허무’, ‘현세의 덧없음’을 다룬 바니타스(Vanitas) 정물이 크게 유행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삶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떠올렸고 화가들은 해골, 책, 꺼진 촛불, 보석 등의 상징물을 통해 생명의 유한함과 세상 지식의 허무함, 시간의 유한함, 재물의 헛됨을 강조했다. 삶의 본질은 변함이 없기에 바니타스 회화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는 ‘All Vanity: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타이틀 아래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미디어 아트,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작가들이 ‘바니타스 양식’을 모티브로 현대에 새롭게 재현한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승구 작가의 비디오설치 ‘미러 마스크’를 만나게 된다. 바니타스 회화의 해골이 삶의 헛됨과 죽음을 얘기한다면 이 작품은 매 순간 다른 얼굴로 타인을 마주하는 현대인을 표현한다. 인체의 머리카락부터 피부 속 혈관까지 실제 인체를 집요하게 재현한 호주 출신 작가 샘 싱크의 연작은 모든 인간이 마주하게 될 순간들을 보여준다. 실제와 똑같이 재현된 탄생과 죽음의 순간, 삶과 죽음의 공존이 담고 있는 생의 보편성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사진작가 정현목은 바니타스 정물화 형식을 차용한 스틸 사진연작으로 현대인의 소비문화와 명품에 대한 헛된 욕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붉은 LED 화면에 얼핏 보면 정상적인 움직임 같지만 실제로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움직임을 담은 짐 캠벨의 영상작품은 절대적 신뢰를 받는 미디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양정욱의 작품 ‘노인이 많은 병원 302호’ 연작에서는 노년까지 계속되는 육체의 쇠락과 고통을 통해 나이듦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서울미술관이 올해의 신예작가로 선정한 사일로 랩(SILO LAB)의 작품 ‘묘화’를 통해 잊혀져 가는 추억에 대해 회고하며 김태은의 작품 ‘메시지’에서는 반복되는 업무를 통해 하루하루를 복제하듯 살아가는 현대인을 만나게 된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공자, 서양에 혁명을 선물하다

    공자, 서양에 혁명을 선물하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황태연·김종록 지음/김영사/368쪽/1만 4800원 “공자는 선지자가 아니고, 조금도 계시적인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의 도덕은 순수하고 엄격하며 동시에 인간적이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 한 시대는 바로 사람들이 공자의 도를 따르는 시대였다.” 유럽의 근대를 연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1694~1778)가 ‘국민의 도덕과 정신에 관한 평론’(1756)에서 밝힌 내용이다. 새 책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에 따르면 공자철학은 계몽주의의 토대가 됐으며, 동양 선비문화의 복사판인 로코코 문화를 꽃피운 원동력이었다. 공자가 18세기 ‘유럽 계몽주의의 수호성인’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시민혁명을 촉발시켰다는 것을 서구맹종주의자들은 도무지 납득하지 못하겠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사료들과 철학 교류 이야기들이 책에 펼쳐진다. 책은 공자를 중심에 놓고 세계철학사를 재해석한 황태연 교수(동국대 정치외교학과)의 ‘공자와 세계’(전 5권)를 김종록 문화국가연구소장이 한 권으로 요약한 것이다. 프로이센제국의 왕립 할레 대학에서 총장을 맡았던 크리스티안 볼프는 1721년 이임식 연설에서 “공자의 언행은 그리스 철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도덕철학의 보고다. 공자는 그리스도가 유럽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 대우를 중국에서 받는다”며 공자의 무신론적 도덕철학을 높이 칭송했다. 종교계의 미움을 산 볼프는 조국에서 쫓겨나야 했지만 이 연설문은 해적판으로 인쇄돼 도처에서 활발한 토론의 주제가 된다. 이 밖에 라이프니츠, 루소, 흄, 애덤 스미스 등 우리가 아는 18세기 유럽의 최고 지식인들은 공자를 추앙하고 숭배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중농주의 자유경제론의 창시자 프랑수아 케네의 사상적 모태 역시 공맹, 노자의 무위이치, 민본주의, 농본주의, 자유상업론이었다. 이처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태동에 공자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공자 열풍은 최초로 중국에 가톨릭을 전파한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리치 이래 공자철학을 가톨릭 사상과 유사한 것으로 해석했던 예수회선교사들의 시도에 의해 촉발됐다고 책은 전한다. 유럽 선교사들은 중국에 기독교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중국 문화를 배워야 했다. 그러다 만난 공자의 매력에 절로 빠져들었고 거꾸로 유럽에 열렬히 전파하기에 이르렀다. 17세기 후반부터 예수회 신부들을 통해 공자의 저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계몽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영국 명예혁명 이전에 유교의 사서(四書), 즉 논어, 맹자, 대학, 중용과 주역, 효경, 소학이 라틴어 등으로 번역된 상태였다. 공자의 철학과 사상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젖어 있던 유럽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급기야 유럽사회에 공자 열풍이 불었고, 유럽의 경험주의자들은 공자철학의 지원을 받아 스콜라철학과 그리스합리주의를 분쇄하는 사상투쟁을 벌인다. 프랑스대혁명은 그 산물이었다. 이랬던 동아시아가 왜 서구 열강에 참패했는지에 대해 저자들은 ”18세기 중국과 조선은 부족할 것 없이 두루 갖춰져 있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어느 문명이건 정체는 곧 퇴보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반면 16~18세기 유럽은 동양과 여타 세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세계 각지로 진출하며 도처에서 문물을 받아들였고 서구문명을 꽃피웠다. 하지만 19세기 유럽은 제국주의로 옷을 갈아입고 문명개화라는 명목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약탈했다. 책은 “공자철학은 이성보다 감성을, 추리보다 경험을 앞세우고 천성적 욕망과 감정을 선하게 여기며 인의(仁義)의 덕성을 지식보다 중시한다”면서 “서구 경험론과 굳게 연대한 공자철학이야말로 인류의 새 삶을 디자인할 확실한 대안철학”이라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자유·정의 꿈꾼 돈키호테 정신, 지금도 중요한 가치”

    “자유·정의 꿈꾼 돈키호테 정신, 지금도 중요한 가치”

    “400년 전 세르반테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자유와 인권이었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속박하면 안 된다는 그의 지적은 현대 우리 사회가 깊이 간직해야 할 시대정신입니다.” 박철(64·스페인어과 교수)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이 스페인의 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의 소설 ‘돈키호테’ 2부 완역본을 최근 출간했다. 2004년 1부 번역본을 출간한 지 꼭 10년 만이다. 돈키호테는 52장으로 구성된 1부(1605년작)와 74장의 2부(1615년작)로 구성된 대작이다. 올해는 육당 최남선이 돈키호테를 한국에 처음 소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내년은 세르반테스 타계 400주년이다. 박 전 총장은 31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돈키호테는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는 고전이라고 강조했다. “소설 속 돈키호테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꿈꿨습니다. 정의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돈키호테 정신은 여야 간 정쟁이 지속되고 각종 재난과 범죄가 끊이지 않는 우리 한국 사회에서 반추해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 돈키호테 원본의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완역까지 그의 여정도 길었다. 국내 최고의 스페인 문학 대가로, 2009년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으로 지명된 그이지만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돈키호테 연구는 중단됐다. 지난해 2월 총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 이사장으로 복귀하자마자 2부 번역에 착수했다. “총장 퇴임식 다음날부터 바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1부가 출간되고 나서 한참이 지났는데도 2부를 내지 못해 독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제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2부 완역에 쏟아부은 이유였지요.” 은유와 풍자로 가득한 17세기 스페인어 소설을 제대로 번역하는 일은 그에게도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단어 하나, 점 하나도 허투루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오역 가능성이 있는 단어들을 현대적 의미로 바꾸는 일은 최고의 난관이었다. “잘 풀리지 않을 땐 돈키호테 수업을 듣는 대학원생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젊은 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거든요.” 박 전 총장은 “국내에 처음 출간된 돈키호테가 일본어판을 번역한 것이다 보니 풍차와의 싸움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만 너무 부각됐다”면서 국내에서 돈키호테의 작품성이나 의미가 과소 평가돼 온 걸 안타까워했다. 박 전 총장은 “1부에 풍차 등으로 상징되는 사회악과 싸우는 모험들이 흥미롭게 그려졌다면 2부에는 자유·명예·불의에 대한 도전 등 좀더 울림이 큰 철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키호테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는 불굴의 정신은 한국인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글 사진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新국토기행] 부산 기장군

    [新국토기행] 부산 기장군

    부산 기장군은 맛과 멋, 역사, 문화, 체험 등 오감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낭만과 휴식의 고장이다. 인구 14만여명, 면적 218㎢로 부산시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등 16개 구·군 가운데 가장 넓다. 농어촌 복합지역이었으나 최근 정관 신도시가 들어서고 동부산단지 개발 등으로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다. 산지와 해안이 고루 발달해 기장읍, 장안읍, 일광면에서는 고기잡이와 해조류 양식이 활발하며 철마면과 정관면에서는 미나리, 토마토 등 시설 농작물과 한우, 돼지 등 축산업이 발달했다. 또 예부터 뛰어난 풍광을 지녔다고 일컬어지는 달음산, 죽도, 홍연폭포, 일광해수욕장, 장안사 계곡, 소학대, 시랑대, 임랑해수욕장 등 기장 8경과 기장향교, 기장읍성, 남산봉수대, 기장 죽성리 왜성 등 역사 및 문화재들이 즐비하다. 축제와 먹거리도 풍성하다. 기장미역다시마 축제, 기장 멸치축제, 철마한우불고기축제, 기장 갯마을축제, 차성문화제 등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와 기장만이 가진 특유의 향기를 뿜어내고 신선한 활어회와 철마한우, 대변멸치, 기장미역, 다시마 등은 미각을 돋운다. 기장군은 자연과 역사가 살아 있는 부산의 대표 관광 명소다. ■오이소 ●닭볏 모양 기암괴석·환상적 절벽 달음산 달음산은 기장 가운데 있으며 정관면과 일광면의 경계를 이룬다.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달이 뜨는 산이라는 뜻에 걸맞게 산 위에 올라서면 남부 동해안의 절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기장군 일대는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이 때문에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급경사가 많아 초보자가 오르기에 쉽지 않지만 산꼭대기 닭볏 모양의 기암괴석과 정상의 주봉인 취봉, 좌우의 문래봉과 옥녀봉 등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학이 노닐던 감성휴양지 일광해수욕장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과 영화 ‘우리형’의 배경이 됐던 일광해수욕장은 깨끗한 바닷물과 아름다운 황금빛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백사장 주위에는 노송이 무성하고 학의 무리가 그 위를 고고하게 날았다고 전해질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이천강과 이천포가 맞닿은 곳에서부터 학리 포구까지 원을 이루며 펼쳐진 이곳은 바다를 바라보며 느긋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최고의 휴양지다. 부산과 울산의 경계에 있는 임랑해수욕장은 해변의 운치가 남다르다. 아름다운 송림과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 파랑의 두 글자를 따서 임랑이라고 불리는 만큼 풍경이 아름답다. 최근에는 테마가 있는 어촌마을로 거듭나 관광객이 늘고 있다. ●시인과 묵객의 시름 달랬던 시랑대 시원하게 탁 트인 바다가 인상적인 시랑대는 예부터 기장의 최고 명승지로 알려졌다. 원래는 원앙대로 불렸으나 조선 영조 때 기장현감으로 좌천됐던 권적이 절경에 매료돼 자신의 벼슬 이름인 시랑을 붙였다. 이후 수많은 명사들이 이곳에 들러 시를 남겼다. 중국에서마저 시랑대를 보지 않으면 죽어서도 한이 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거북모양의 죽도는 기장의 유일한 섬이다. 현재는 동백나무가 울창해 동백섬이란 별명도 얻었다. 최근 대변항과 죽도를 잇는 다리를 만들어 건너갈 수 있게 됐다. 바닷소리와 나뭇잎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이곳은 호젓한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여행자를 위한 장소다. ●웅장한 바다와 해오름 품은 해동용궁사 불광산 자락에 있는 장안사는 대찰은 아니지만 편리한 접근성과 계곡을 낀 빼어난 주변 풍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전통사찰이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17세기에 지어진 대웅전을 비롯해 여러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안사 계곡은 봄에는 철쭉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겨울에는 벌거숭이 나무숲이 다른 풍치를 만들어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시랑리 해동용궁사는 산중 사찰이 아니라 해안사찰이란 특별한 입지 때문에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해안바위에 앉아 있는 대가람(큰 규모의 절)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동양철학의 육십갑자 십이지신상이 봉안돼 있고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교통안전 기원탑도 있다. 해수관음대불을 비롯해 소원을 이루게 해 준다는 십이지상, 진신사리탑, 108계단, 비룡상 등이 있다. ●도예체험 마을과 기장문화예절학교 기장군에는 볼거리뿐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체험 장소도 많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기장에는 예부터 도자기가 유명했다. 분청사기, 백자, 옹기 등을 만들던 가마터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전통가마와 막사발의 전통을 이어가는 상주요에는 시 무형문화재 제13호 사기장의 가마가 있다. 소름요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분 벽화도예 작품을 생산한다. 이 밖에 일광요, 신라민요, 목림도예 등 20여곳의 도예방에서 도자기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학교 전체가 목조로 지어진 기장문화예절학교는 건물 구조부터 선조들의 과학적 원리와 지혜를 담았다. 기와지붕에 고즈넉한 햇빛이 내려앉고 푸른 잔디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기장문화예절학교에서는 예절, 다도, 사물놀이 등 다양한 교육과 체험 실습이 이뤄져 학생들의 수련활동 장소로 인기가 높다. ●미역·멸치 등 다양한 먹거리 축제 기장에서는 매년 다양한 축제가 열려 관광객의 미각을 사로잡는다. 4월이 되면 기장미역다시마축제가 열린다. 기장미역은 부산의 대표 특산품이다. 축제에는 수확뿐 아니라 시식과 가요제 등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많다. 기장 하면 멸치, 멸치 하면 기장을 떠올릴 정도로 멸치는 기장의 얼굴이다. 멸치의 성어기인 4월 말에 개최되는 기장멸치축제는 기장 축제의 꽃이다. 잡은 멸치를 그 자리에서 회로 먹거나 구입할 수 있으며 싱싱한 해산물도 만나볼 수 있다. 회, 구이, 덮밥, 탕에서부터 약재로까지 이용되는 붕장어는 10월부터 제 맛을 낸다. 그래서 매년 11월 축제가 열린다. 기장은 다른 해역보다 깊어 유독 힘 좋고 튼실한 붕장어가 많이 잡힌다. 철마한우불고기축제는 메뚜기축제, 토마토축제와 함께 열려 기장의 농수산물과 농촌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철마한우는 천혜의 청정자연에서 키워 그야말로 일품이다. 기장갯마을축제는 한여름에 개최된다. 다양한 시민 참여 문화행사도 있으며 7월 말과 8월 초에 일광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야구·젖병·장승 등 이색 등대 기행 기장에는 야구등대, 월드컵 기념 등대, 장승등대, 젖병등대 등 이색 등대들이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구등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획득을 기념하기 위해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칠암에 세워졌다. 축구등대는 2002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한·일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대변항에 설치됐다. 이 밖에 연화리 입구에는 커다란 젖병등대와 닭벼슬등대가, 대변항에는 마을의 수호신인 장승등대, 월전 바닷가에는 빨간 등대가 있다. ●스크린 속 기장을 만날 수 있는 영화촬영지 기장군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는다. 대변항에서는 드라마 ‘드림’의 일부 장면이 촬영됐다. 김범과 오달수가 달리기를 하고 후반부에 김범을 위한 서명 운동을 하는 장면이다. 대변항에서 빠져나와 해안로를 쭉 따라 올라가면 방파제가 나오는데 영화 ‘친구’의 촬영지다. 유오성과 갈등을 겪던 장동건이 행동을 고민하던 장면과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장면 등을 찍었다. ■드이소 ●두툼한 멸치의 싱싱함에 흠뻑 ‘대변회촌’ 대변 무양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변회촌은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함께 멸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변항에 접어들면 멸치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싱싱하고 살이 오른 회, 멸치구이 등을 즐길 수 있다. 갈치회도 유명하다. 신선한 붕장어는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한껏 머금고 있다. 동백, 신평, 칠암, 문동 등 5개 마을이 회촌을 형성한 문오성회촌에서는 포슬포슬한 붕장어회가 유명하고 죽성리회촌에서는 붕장어구이가 유명하다. 갓 잡은 붕장어를 즉석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원조 곰장어를 찾아서 ‘시랑리곰장어촌’ 청정수역에서만 산다는 곰장어. 시랑리에 곰장어가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기장 앞바다에서 잡아 바로 상에 올리는 곰장어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특히 곰장어 요리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짚불곰장어집들이 모여 있다. 연화리회촌은 연화포구를 중심으로 50여개 횟집이 즐비하게 서 있어 다양하게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해산물을 즐긴 뒤 먹는 전복죽은 바다에 빠진 듯한 싱그러움을 안겨 준다. ●최상급 한우의 향연 ‘철마한우촌’ 철마한우촌의 한우는 믿을 만하다. 최상품만을 내놔 다른 지역에서 찾아올 정도다. 육질은 부드럽고 구울 때 육즙이 나오지 않는다. 한눈에 들어오는 철마면 전경이 한우의 맛을 더욱 돋워 준다. ●전통음식의 보고 ‘장안사 계곡 음식촌’ 경관이 수려해 많은 이들이 찾는 장안사 계곡 주위에는 음식점들이 많다. 사찰이 있다는 특성상 자연에서 갓 캐낸 재료로 만든 전통음식을 내는 음식점들이 많다. 분위기 또한 고풍스러워 색다른 기분을 즐길 수 있다. 정관면에 자리한 병산저수지를 지나면 음식점들이 줄을 지어 손님을 기다린다. 음식의 질과 서비스가 좋고 자연의 상쾌함은 덤이다. 민물매운탕 등 음식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수육, 토종오리 백숙 등이 별미다. ●계절마다 색다른 맛 ‘기장시장’ 기장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계절마다 색다른 맛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봄에는 미역과 멸치, 가을에는 갈치장이 형성된다. 쫄깃한 맛과 특유의 향으로 사랑받는 기장미역은 미역 중 최상품으로 유명하다. 기장의 또 다른 특산물인 멸치는 회뿐만 아니라 건멸치, 멸치젓으로도 즐겨 먹는다. 가을 갈치는 추석 전후 2개월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싱싱함은 물론 가격도 저렴해 전국에서 몰려온 상인과 소비자들로 가득하다. 또 살아 있는 대게를 직접 쪄 주는 대게골목이 유명하다. 시장골목 안은 대게를 찔 때 나오는 수증기로 자욱하다. 수족관에서는 싱싱한 대게들이 꿈틀거린다. 가격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포장손님에게는 금방 쪄낸 대게가 식지 않도록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준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해적 ‘캡틴 키드’가 숨긴 보물? 마다가스카르 바다서 은괴 발견

    해적 ‘캡틴 키드’가 숨긴 보물? 마다가스카르 바다서 은괴 발견

    유명소설 ‘보물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17세기 해적 윌리엄 키드, 통칭 ‘캡틴 키드’의 보물로 추정되는 은괴를 마다가스카르 앞바다에서 발견했다고 미국 탐험가들이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탐험대를 이끈 해양 고고학자 배리 클리포드는 이날 생트마리 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섬 근처 해역에서 캡틴 키드가 타고 있었던 ‘어드벤처 게리’(Adventure Galley)호로 추정되는 난파선을 발견하고 그중에서 50kg짜리 은괴를 발견했다”며 “17세기 볼리비아에서 생산돼 해적선에 실려 여기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 세계 곳곳에 막대한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전설로 유명한 캡틴 키드는 1645년쯤 스코틀랜드 던디 지방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영국 군인으로 활동하며 공을 세우기도 했지만, 이후 해적이 돼 화물선에 실린 값비싼 보물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99년 체포돼 1701년 영국 템즈 강 인근 와핑에서 처형당했다. 수많은 보물 탐험가들은 몇 세대에 걸쳐 키드가 남긴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을 따라 전 세계를 헤매고 다녔다. 그의 전설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황금벌레’를 낳기도 했다. 클리포드 탐사대 역시 그의 보물을 찾기 위해 마다가스카르 해저를 탐사한 끝에 여러 난파선을 발견했고 그중 한 척에서 은괴를 찾아냈다. 그 모습은 영국의 다큐멘터리 취재팀에 의해 촬영됐다. 클리포드는 “13척의 배를 발견했다. 그중 2척에 대해 지금까지 10주 동안 조사를 이어왔다”며 “1척은 ‘파이어 드래곤’ 호이고 다른 1척이 캡틴 키드가 탔던 ‘어드벤쳐 게리’ 호”라고 말했다. 반면 보물찾기에 동행한 영국 프로그램 제작사 옥토버 필름은 아직 탐사대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작사 측은 “발견된 은괴가 캡틴 키드와 관련한 다른 보물과 비슷하며 연대도 같지만 예비 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날 클리포드는 발견한 은괴를 헤리 라자오나리맘피아니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한편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보물찾기로 귀중한 유적이 손상할 우려도 있다며 클리포드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위), 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백남준 후예들 베니스 홀리다…“건축과 하나 된 실험적인 영상미…시적이고 매혹적”

    백남준 후예들 베니스 홀리다…“건축과 하나 된 실험적인 영상미…시적이고 매혹적”

    “영상이 시적(詩的)이고 매혹적이다.”“한국관의 건축적 특성을 살린 놀라운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실험적인 미학과 혁신적 기술을 접목해 영상 작품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공식 개막을 사흘 앞두고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카스텔로 공원(자르디니)에서 전 세계 언론과 미술 관계자 및 전문가들을 상대로 막을 올린 한국관 전시에 찬사가 쏟아졌다. 이숙경 큐레이터가 커미션을 맡은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신작 ‘축지법과 비행술’은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가운데 한 인물이 보내는 ‘어느 하루’의 경험을 담은 7채널(각 10분 30초) 영상설치 작품이다. ●건물 밖에서도 영상 관람… 한국관의 건축적 특성 살린 장소특정적 작품 한국은 1986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처음 참가한 이후 전시관이 없어 이탈리아관 작은 공간을 배정받아 참가하던 중 1995년 자르디니 전시장에 27번째 국가관으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한국관은 기존의 벽돌건물을 살리고, 주변 경관을 가리지 말라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유리벽과 곡선형 벽 구조, 여러 개의 다면체로 전체 공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건축적 특수성이 크게 부각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숙경 큐레이터는 “한국관이 들어선 지 20년이라는 의미를 살리고, 한국관의 건축적 특성을 제약이 아니라 도전적인 요소로 활용해 자르디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7개의 채널이 건축물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장소특정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영상 작품은 실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번 작품은 유리로 된 곡면과 직각 벽을 적극적으로 살려 외부를 향해 2개의 고화질 LED 화면을 설치함으로써 건물 바깥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3㎜ 크기의 극소형 전구를 사용한 LED 화면은 중소기업인 베이직 테크에서 만들었다. ●제작부터 편집까지 1년 6개월의 긴 여정… 시간과 공간의 중첩 ‘축지법과 비행술’은 공간의 안과 밖, 시간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투과적 설정과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를 돌아보는 독특한 서사 방식을 구사한다. 작품 구상부터 제작 및 편집까지 총 1년 반이 걸린 영상은 인류의 생존자로 보이는 한 인물(배우 임수경 분)이 미래의 실험실에서 보내는 일과를 담고 있다. 이 인물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매일 리셋되어 하루를 살아간다. 그의 머리에는 모든 인류의 기억들이 내재된 ‘바이오 라이트’가 심어져 있다. 똑같이 반복되도록 프로그램된 일상에 오류가 나자 이 인물은 동요하고, 오류의 원인을 찾느라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과거의 흔적들과 만난다. 구석진 방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17세기 베니스에 살았던 여인이 등불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낯선 풍경이 이어지다 어느 순간 그가 돌아온 곳은 2015년 베니스의 자르디니다. 자신에 대한 자각 속에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문경원 작가는 “예술이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미래를 상상 속에서 오가면서 현재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공간을 이동하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택했다”고 말했다. 전준호 작가는 “예술이 미래의 인류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처럼 기계적인 삶이 지배하는 미래가 아닌,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나’를 잃지 않게 하는 기능을 예술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는 영국의 아트리뷰, 이탈리아 미술전문 온라인 매체 아트리뷴과 주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해외언론에서 전시 개막 이전부터 주목할 만한 전시로 소개됐다. 특히 국제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한국관을 방문해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신작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 런던 서펜다인갤러리의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 디렉터는 “영상과 건축이 환상적으로 통합됐다. 이 전시를 봤다면 백남준이 무척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의 팔레드도쿄 장 드 르와지 관장은 “전시관 안팎의 경계를 허물며 영상이라는 미디엄의 한계를 뛰어넘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 아티스트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아니쉬 카푸어도 전시장을 찾았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마다가스카르서 ‘캡틴 키드 보물’ 추정 50kg 은괴 발견

    마다가스카르서 ‘캡틴 키드 보물’ 추정 50kg 은괴 발견

    유명소설 ‘보물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17세기 해적 윌리엄 키드, 통칭 ‘캡틴 키드’의 보물로 추정되는 은괴를 마다가스카르 앞바다에서 발견했다고 미국 탐험가들이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탐험대를 이끈 해양 고고학자 배리 클리포드는 이날 생트마리 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섬 근처 해역에서 캡틴 키드가 타고 있었던 ‘어드벤처 게리’(Adventure Galley)호로 추정되는 난파선을 발견하고 그중에서 50kg짜리 은괴를 발견했다”며 “17세기 볼리비아에서 생산돼 해적선에 실려 여기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 세계 곳곳에 막대한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전설로 유명한 캡틴 키드는 1645년쯤 스코틀랜드 던디 지방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영국 군인으로 활동하며 공을 세우기도 했지만, 이후 해적이 돼 화물선에 실린 값비싼 보물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99년 체포돼 1701년 영국 템즈 강 인근 와핑에서 처형당했다. 수많은 보물 탐험가들은 몇 세대에 걸쳐 키드가 남긴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을 따라 전 세계를 헤매고 다녔다. 그의 전설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황금벌레’를 낳기도 했다. 클리포드 탐사대 역시 그의 보물을 찾기 위해 마다가스카르 해저를 탐사한 끝에 여러 난파선을 발견했고 그중 한 척에서 은괴를 찾아냈다. 그 모습은 영국의 다큐멘터리 취재팀에 의해 촬영됐다. 클리포드는 “13척의 배를 발견했다. 그중 2척에 대해 지금까지 10주 동안 조사를 이어왔다”며 “1척은 ‘파이어 드래곤’ 호이고 다른 1척이 캡틴 키드가 탔던 ‘어드벤쳐 게리’ 호”라고 말했다. 반면 보물찾기에 동행한 영국 프로그램 제작사 옥토버 필름은 아직 탐사대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작사 측은 “발견된 은괴가 캡틴 키드와 관련한 다른 보물과 비슷하며 연대도 같지만 예비 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날 클리포드는 발견한 은괴를 헤리 라자오나리맘피아니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한편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보물찾기로 귀중한 유적이 손상할 우려도 있다며 클리포드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위), 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술 한류의 미래 ‘물의 도시’서 묻다

    미술 한류의 미래 ‘물의 도시’서 묻다

    지구촌 최대의 미술잔치인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오는 9일(현지시간) 공식개막돼 11월 22일까지 6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는 1895년 베니스비엔날레가 탄생한 지 120년이 되는데다 개최 장소인 카스텔로 자르디니 공원 내에 한국관이 설치된 지 20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각별하다. 1986년 첫 참가한 이후 꾸준히 존재감을 각인시킨 한국은 올해 회화부터 설치, 퍼포먼스까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작가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기대와 관심을 모은다. 베니스비엔날레 행사는 크게 총감독이 그 해의 주제를 중심으로 기획하는 본전시, 각국이 자체적으로 작가를 선정해 작품을 소개하는 국가관 전시, 베니스비엔날레재단의 승인을 얻고 참가비를 납부한 후 갖는 병행전시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올해 본전시 총감독은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위 엔위저(52·독일 하우스데어 쿤스트 디렉터)가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를 주제로 제시했다. 53개국 13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이 중 임흥순(46), 김아영(36), 남화연(36) 등 한국작가 3명이 초청됐다. 한국작가의 본전시 진출은 6년 만이다. 제주 4·3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비념’을 감독한 임흥순은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작품 ‘위로공단’을 선보인다. 김아영은 중동에 파견됐던 작가 아버지의 기록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와 퍼포먼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을, 남화연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튤립파동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품 ‘욕망의 식물학’을 각각 선보인다. 6일 오후 개막하는 한국관 전시는 문경원(46)과 전준호(46)가 공동작업한 영상 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로, 이숙경(런던 테이트미술관 아시아태평양미술연구소 책임큐레이터)이 커미셔너를 맡았고 배우 임수정이 출연한다. 한국관의 구조적 특성을 살려 전시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7개 채널 영상설치작업으로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상황에서 한 인물이 겪는 경험과 의도된 만남을 표현한다.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으로 탄생한 한국관의 과거·현재·미래뿐 아니라 국가관의 경계를 넘어 베니스비엔날레의 역사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다. 본전시 주제와도 잘 부합되고 이용우 세계비엔날레협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에 초대돼 한국관 수상도 기대해 볼 만하다. 병행전시에도 한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후원하는 ‘단색화’전(7일~8월 15일)이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열린다.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이우환, 고 정창섭 등 맹위를 떨치는 단색화 작품이 세계 미술관 관계자들과 큐레이터들이 집결한 베니스에서 소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팔라초파카논에선 광주를 근거로 활동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이매리가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소속 중국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소개하고, 나인드레곤헤즈 주최로 팔라초로레단엘암바시아스토레에서 열리는 ‘점프인투언노운’에도 박병욱 등 한국작가 10명이 참가한다. 이 밖에 개막기간 중 베니스 일원에서 열리는 다양한 특별전시에서도 한국 작가들이 역량을 과시한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김승민이 저바수티재단 후원으로 기획한 전시 ‘베니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구혜영 등 개성이 강한 한국의 젊은 작가 8명이 참여한다. 네덜란드 비영리재단인 GAAF가 주최하는 ‘개인적인 구축물’전에는 이이남, 한호 등의 작품이 소개되고 팔라초모라에선 프랑스 거주작가 남홍의 퍼포먼스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화가 박병춘은 카포스카리 대학 초대로 이 대학 미술관에서 ‘채집된 풍경’이라는 주제로 한국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선보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미인의 기준/문소영 논설위원

    선사시대부터 오랫동안 인류는 통통한 여성을 선호했다. 선사시대의 미인은 서양력으로 기원전 2만 5000년 전에 만들어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높이가 약 11㎝로 자그마한데 가슴이 풍만하고 배와 엉덩이, 허벅지의 형태는 고도비만 체형이다. 선사시대에 아직 농경을 시작하지 않아 수렵과 채집만으로 식량을 구하던 시절, 풍요를 기원하면서 더 간절하게 비만한 체형을 희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당나라 현종이 사랑한 미인 양귀비는 한 손에 잡히는 버들가지 같은 허리를 가진 미인이 아니었다. 양귀비는 술을 좋아해 아침나절에도 살짝 취기가 있었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몸매도 통통하고 넉넉했다는 것이다. 술 한 잔이 흰 쌀밥 한 그릇과 비슷한 열량이 아닌가. 또한 당나라 때 만든 여성 조각을 보면 당시 유행처럼 여성은 남자들의 옷을 입고 풍성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유출된 ‘혁신보고서’에서 경쟁 매체로 소개한 ‘버즈피드’는 올 초 ‘미인의 시대별 변천사’를 소개해 엄청난 클릭 수를 얻었다. 그 동영상을 보면 고대 이집트에서 고대 그리스를 거쳐 16세기 르네상스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까지 모두 통통하고 풍만한 여성이 미인으로 나온다. 고대 그리스의 허리가 26인치인 밀로의 비너스를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17세기 루벤스의 그림 속 여성들도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튼튼한 허리를 보여 준다. 영양이 결핍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숭배한 것처럼 말이다. 1950년대에 풍만한 섹시 심벌 메릴린 먼로과 우아한 오드리 헵번이 경쟁하다가 본격적으로 깡마른 체형이 인기 몸매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의 아이콘 모델 트위기의 출현이었다. 이름처럼 작은 가지를 연상케 하는 트위기는 극단적으로 가느다란 몸매의 소유자로 미니스커트를 유행시켰다. 1980년대 잠시 건강미가 물씬한 슈퍼모델이 유행이었지만, 풍요가 넘치는 현대에는 자제력과 재력의 상징으로 마른 몸매가 선호된다. 맥도날드가 지천인 현대에 마른 몸매야말로 유지하기 어려운 ‘희귀 품목’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이스라엘에 이어 최근 프랑스가 깡마른 모델의 퇴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프랑스 집권당인 사회당 소속 올리비에 베랑 의원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18 이하일 때는 패션쇼 무대에 설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3월 제출했고, 지난달 3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상원 통과가 남았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다. ‘말라깽이 모델 퇴출’은 2007년 프랑스 모델 이자벨 카로가 거식증 등으로 사망하고서 의제로 떠올랐지만, 더디게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는 여성 20명 중 1명꼴로 체중 증가를 두려워한 나머지 거식증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의 외모에만 집중하는 사회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조언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밀라노 엑스포/서동철 논설위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스시가 대표하는 일본 음식이 세계 음식의 반열에 오른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그것도 건강한 고급 먹거리로 세계인의 뇌리에 벌써부터 똬리를 굳건하게 틀고 있다. 반면 한국 음식의 세계 진출은 아직 초창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일본을 부러워하는 것은 좋지만, 시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두 나라 문화의 서구 진출 역사가 그만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 미술이 19세기 유럽 미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고흐와 마네, 모네 같은 인상파 화가들은 일본 미술에 열광했다. 고흐 특유의 선명한 색감과 강렬한 터치도 우키요에(浮世繪)의 직접적인 영향일 것이다. 우키요에는 일본 에도시대(1603~1867) 서민의 삶을 담은 풍속화를 가리킨다. 실제로 고흐는 안도 히로시게의 ‘오하시 아타케의 소나기’ 같은 그림을 베끼며 일본 화풍을 연구했다. 자신의 그림 배경에도 우키요에를 자주 등장시켰다. 일본은 당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청화백자의 주요 수출국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많은 한국 도공을 납치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테크였던 청화백자 제조 기술을 습득한 결과다. 이전에는 청화백자의 공급을 중국이 독점했지만, 17세기 중반부터는 일본이 양대 수출국의 하나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니 유럽과 이슬람 세계는 일본을 ‘문화 산업 선진국’으로 인식했고, 19세기 중반 국제 박람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일본 문화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이렇게 유럽 사회에서 일본 문화를 동경하는 분위기를 ‘자포니즘’, 동경하다 못해 아예 따라하는 현상을 ‘자포네스크’라고 불렀다. 인상파의 일본 사랑이 바로 그렇다. 일본 음식, 즉 일식은 이런 분위기를 틈타 서구 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일본 문화 열풍 속에서 일식은 누구나 한번 먹어 보고 싶은 음식이었다. 일식이 갖는 시각적인 아름다움도 우키요에 이미지의 연장선상에서 서구인들을 매료시키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현지인들이 먼저 원했던 만큼 일식은 갑(甲)의 행세를 하며 서구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 음식, 즉 한식은 어떤가. 한국 문화의 서구 진출은 일본보다 크게 늦었다. 대한제국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해 한국관을 짓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본격적인 유럽 진출은 이제 수십년 정도의 역사를 헤아릴 뿐이다. 그러니 서구에서 한국 문화의 이미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식은 철저히 을(乙)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2015 밀라노 엑스포’가 오늘 개막한다. 한국관은 달항아리를 형상화한 모양이라고 한다. 한식이 2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람객 모두에게 매력적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식 세계화’에서 조급증은 떨쳤으면 한다. 역사를 살펴보아도 이제 시작이 아닌가.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아하! 우주]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올베르스의 역설, 소설가가 풀었다

    [아하! 우주]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올베르스의 역설, 소설가가 풀었다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이런 싱거운(?) 질문 하나가 몇 세기 동안 천문학자들의 골머리를 싸매게 했다니, 얼른 믿어지지가 않지만 사실이다. 이 질문의 의미는 보기보다 심오하다. 어두운 밤하늘이 ‘무한하고 정적인 우주’라는 기존의 우주관에 모순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주가 무한하고 별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면, 우리 눈앞에 펼쳐진 2차원의 밤하늘은 별들로 가득 메워져 밤에도 환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 시선이 결국은 어떤 별엔가 가서 닿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별빛의 광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거라는 말도 정답이 될 수 없다. 광도는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지만, 그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구면의 면적 역시 거리 제곱에 비례하여 늘어나고, 따라서 별의 갯수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밤하늘은 여전히 어둡다. 이건 역설이다. 왜 그럴까? 17세기 천문학계에서 불세출의 거장이었던 케플러도 이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우주가 유한해서 그렇다"고 결론내리고 말았다. 이 역시 정답은 아니다. 이 천문학의 난제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지만, 이것을 하나의 화두로 만든 사람은 19세기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의사인 하인리히 올베르스다. 그래서 이 역설을 ‘올베르스의 역설’이라 한다. 소행성 발견자인 올베르스는 '어두운 밤하늘의 역설'이라고도 하는 이 역설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 질문에 대한 올베르스 자신의 답은, 별빛을 차단하는 무엇, 예컨대 성간 가스나 먼지 같은 것들 때문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것도 '땡~'. 먼지와 가스층이 우주공간을 메우고 있다면 오랜 세월 빛에 노출되어 발광성운이 되어 빛나게 되므로 우주는 마찬가지로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베르스의 역설을 처음으로 해결한 사람은 뜻밖의 인물이었다. 유명한 소설 '검정 고양이'를 쓴 미국의 작가이자 아마추어 천문가인 에드거 앨런 포(1809 ~ 1849)였다. 자신이 천체관측을 한 것에 대해 쓴 산문시 <유레카>(1848)에서 포는 "광활한 우주공간에 별이 존재할 수 없는 공간이 따로 있을 수는 없으므로, 우주공간의 대부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천체로부터 방출된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아이디어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진실이 아닐 수 없다"고 자신했다. 예술가다운 직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포의 말마따나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빛의 속도가 유한하고, 대부분의 별이나 은하의 빛이 아직 지구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별빛이 우리에게 도달하기에는 우주가 태어난 지 충분히 오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포가 미처 몰랐던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우주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지금 도달하지 못한 빛들은 당분간 아니,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것이고, 밤하늘이 점차 밝아지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답이다. 우리가 지구 행성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우주가 정적이지 않다는 빅뱅 이론을 지지하는 거창한 증거 중 하나인 셈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TV 하이라이트]

    ■화정(MBC 밤 10시) 혼돈의 17세기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조선의 파란만장 왕조사가 시작된다. 이덕형(이성민)을 비롯한 중신들은 역모로 쫓겨난 영창대군(전진서)의 억울함을 하소연하지만 광해(차승원)는 이들을 끝내 삭탈관직시킨다. 그렇게 편전 용상 위가 피로 물든 가운데 ‘지금의 성상은 왕좌의 주인이 아니다’라는 종이가 발견된다. ■브레인 게임 4(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밤 10시) 뇌의 놀라운 빈틈과 잠재력을 하나하나 파헤쳐 본다. 이번 시간은 귀신, 유령, 환각과 공포 등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서 알아본다. 초자연적 현상이란 두뇌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말한다. 두뇌와 초자연적 현상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과 게임을 통해 뇌의 ‘식스 센스’에 대해 알아보고 초자연적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메이저 크라임(AXN 밤 9시 5분) 쓰레기 처리장 드럼통에서 젊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남자는 여동생과 함께 유괴당해 실종된 한 변호사의 아들로 밝혀진다. 레이다 국장과 팀원들은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여동생을 찾기 위해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수사를 시작한다. 한편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혼을 당하고 아이들을 빼앗긴 한 남자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 [아하! 우주] 지구는 ‘별’이다? 아니다?

    [아하! 우주] 지구는 ‘별’이다? 아니다?

    태양계의 운수납자(雲水衲子)…지구는 '별'이 아니다? ​ 지구와 금성을 흔히 초록별이니 샛별이니 하는데, 과연 행성도 별일까? ​ 관례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행성은 별이 아니다. 보통 태양처럼 천체 내부의 에너지 복사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곧 항성을 별이라고 한다. 따라서 항성의 빛을 반사시켜 빛을 내는 행성이나 위성, 혜성 등은 별이라고 할 수 없다. 태양계에서 빛을 내는 천체는 태양이 유일하다.​ 예로부터 인류와 가장 가까운 천체는 해와 달을 비롯,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었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이 통째로 바뀌더라도 별들 사이의 상대적인 거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별은 영원을 상징하는 존재로 인류에게 각인되었다. 하지만 위의 다섯 개 행성은 일정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별들 사이를 유랑하는 것을 보고, 떠돌이란 뜻의 그리스 어인 플라나타이(planetai), 곧 떠돌이별이라고 불렀다. ​ 플라톤 시대 이후부터 서구인들은 이들 행성은 지구에서 가까운 쪽부터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차례로 늘어서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동양에서도 이 다섯 행성은 쉽게 관측되었으므로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 드넓은 밤하늘에서 수많은 별들 사이를 움직여 다니는 다섯 별을 본 고대 동양인은 이 별들에게 음양오행설에 따라 '화(불), 수(물), 목(나무), 금(쇠), 토(흙)'이라는 특성을 각각 부여했고, 결국 이들은 별을 뜻하는 한자 별 성(星)자가 뒤에 붙여져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단, 지구만은 예외인데, 그 이유는 고대 사람들이 지구가 행성이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망원경이 발명된 이후에 발견된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서양에 대해 가장 먼저 문호를 개방한 일본은 서양 천문학을 받아들이면서 이 세 행성의 이름을 자국어로 옮길 때, 우라누스가 하늘의 신이므로 천왕(天王), 포세이돈이 바다의 신이므로 해왕(海王), 플루토가 명계(冥界)의 신이므로 명왕(冥王)이라는 한자 이름을 만들어 붙였고, 한국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오늘날까지 사용하게 된 것이다. -요일 이름에는 '천동설'이 숨어 있다 우리가 쓰는 요일 이름이 해와 달을 포함하여 다섯 행성들의 이름으로 지어진 것은 천동설의 후유증이라 할 수 있다. 요일 이름이 지어질 당시에는 천동설이 대세를 이루어 태양과 달도 지구 둘레를 도는 행성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애용하는 일, 월, 화, 수,목, 금, 토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가 행성으로 낙착된 것은 17세기 초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수천 년 동안 인류의 머리를 옥죄어온 천동설의 굴레가 벗겨지고 지동설이 확립된 이후의 일이다. 태양계의 개념이 인류에게 자리잡은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러니까 태양계라는 말의 역사가 겨우 40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토성까지 울타리 쳐진 이 아담한 태양계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고 인류가 나름 평온하게 살았던 시간은 200년이 채 안된다. 인류의 이 평온한 꿈을 일거에 깨뜨린 사람은 탈영병 출신의 한 음악가였다. 유럽에서 터진 7년전쟁에 종군하다가 영국으로 도망친 독일 출신의 윌리엄 허셜이 오르간 연주로 밥벌이하는 틈틈이 자작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열심히 쳐다보다가 그만 횡재를 하게 됐는데, 그게 바로 1781년의 천왕성 발견이다. 그 행성은 토성 궤도의 거의 2배나 되는 아득한 변두리를 천천히 돌고 있었다. 그전까지 사람들은 토성 바깥으로 행성이 더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어쨌든 한 천체의 발견으로 신분이 혁명적으로 바뀐 예는 허셜 외에는 없을 것이다. 한 무명 아마추어 천문가에 지나지 않던 허셜은 천왕성 발견 하나로 문자 그대로 팔자를 고쳤다.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왕립협회 회원으로 가입하고, 영국왕 조지 3세의 부름으로 궁정에서 왕을 알현하고는 연봉 200파운드의 왕실 천문관에 임명되었던 것이다. 이로써 허셜은 음악가라는 직업을 벗어던지고 명실공히 프로 천문학자로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천문학상의 발견으로 이처럼 신분의 수직상승을 이룬 예는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어쨌든, 천왕성의 발견이 당시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신대륙 발견 이상으로 엄청나게 컸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믿어온 아담하던 태양계의 크기가 갑자기 2배로 확장되는 바람에 세상 사람들은 잠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반세가 남짓 만인 1846년에 영국의 애덤스와 프랑스의 르베리에에 의해 해왕성이 발견되었고, 다시 1930년에 미국의 C. 톰보에 의해 명왕성이 발견되어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 되었다. ​ 가난한 고학생 출신의 톰보를 일약 천문학 교수로 만들어준 이 명왕성의 영광은 그러나 한 세기를 넘기지 못했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이 행성의 정의를 새로이 함으로써 명왕성이 행성 반열에서 퇴출되어 '왜소행성 134340'으로 강등되었던 것이다. 태양계 행성은 모두 여덟 개로, 물리적 특성에 따라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되는데, 전자는 암석형 행성으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고, 후자는 가스형 행성으로,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다. 또한 지구를 기준으로 궤도가 안쪽이면 내행성, 바깥쪽이면 외행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행성은 절대로 '혹성'이 아니다 마지막으로서 하나 짚어둘 것은, 이 '행성'을 아직까지 '혹성(惑星)'이라고 하는 책(특히 일본 책 번역한 전문사전류들)이나 사람들이 꽤 있는데, 이건 절대 써서는 안 되는 용어로, 순 일본말이다. 영화 ‘혹성탈출’도 당연히 잘못된 제목이다. 일본 것 보고 그대로 베껴서 그렇다. 혹성의 ‘혹(惑)자는 ‘혹시’라는 뜻인데, ‘혹시 별?’ 이런 엉거주춤한 용어다. 행성을 영어로는 플래닛(planet)이라 하는데, ‘떠돌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플라네타이(planetai)에서 온 것이다. 그러니 우리말인 떠돌이별, ‘행성(行星)’이란 말이 더 아름답고 맞는 말이다. ​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은 초속 60km로 88일 만에 태양을 한 바퀴 돌지만, 가장 멀리 있는 해왕성은 초속 5km로 165년을 달려야 태양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2011년으로 해왕성이 발견된 지 딱 1주기을 맞았다. 지금 해왕성이 심우주의 머나먼 궤도를 한 바퀴 돌아와 70억 인구가 사는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겠지만, 그 전에 보았던 얼굴은 하나도 찾을 수 없으리라. 캄캄한 우주공간을 쉼없이 달리며 태양을 도는 이들 지구의 형제, 행성들을 생각하면 마치 운수납자(雲水衲子)와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구름 가듯 물 흐르듯 떠돌아다니면서 수행하는 스님을 일컫는 아름다운 말이다. 지구와 같은 궤도평면을 떠나지 않고 46억 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지구와 길동무 해서 같이 가고 있는 저 화성이나 천왕성 같은 행성이 바로 태양계의 운수납자가 아닐까?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화폭에 담긴 한·일 교류의 발자취

    화폭에 담긴 한·일 교류의 발자취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조선·일본 간 조선통신사를 통해 오고 간 회화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가 마련됐다. 14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왕실의 회화’ 전시실에서 개최되는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다. 일본 가노파 화가 쓰네노부가 1711년(숙종 37) 파견된 조선통신사 대표 조태억을 그린 ‘조태억 초상’을 비롯해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 ‘수하독서도’(樹下讀書圖), ‘모란도’ 등 4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고사인물도’는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 놓아주어 심복으로 만들었다는 ‘삼국지연의 칠종칠금’ 고사를 그린 그림이다. 1811년(순조 11) 조선통신사 파견 때 사자관(寫字官)으로 수행한 피종정이 조선 후기 대표적 풍속화가 신윤복에게 부탁해 그려 일본으로 가져간 것이다. 피종정은 신윤복의 외가 친척이다. ‘수하독서도’는 1811년 조선통신사를 따라 쓰시마에 다녀온 도화서 화원 이수민이 그린 작품이다. ‘모란도’는 가노파 화가인 모로노부가 그린 것으로, 1764년(영조 40)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 에도막부로부터 진상 받아 온 6폭 금병풍이다. 박물관 측은 “조선·일본 간 문화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를 통해 양국 문화 교류 역사와 조선왕조의 외교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일본 에도막부 요청으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12차례 파견됐던 조선왕조 사절단으로, 양국 간 외교와 문화 교류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400~500명에 이르는 조선통신사는 왕의 친서를 받든 정사와 부사, 이들을 보좌하는 종사관 등 삼사 외에도 그림을 담당하는 화원, 음악을 담당하는 악사, 통역 전문가 역관 등 다양한 수행원들이 동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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