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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성장’ 불안감 확산 2~4월 위기설 가시화되나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로존(유로를 국가 통화로 쓰는 17개국) 9개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고돼 왔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하지만 유럽의 위기가 증폭되면 한국 경제의 둔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이 다음 달 채권 만기를 앞두고 상환 부담이 늘어나 이들의 안정적 상환 여부를 두고 국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마저 높아 이 같은 혼란에 그대로 노출될 경우 제로 성장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4월에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 2~4월 위기설이 일부에서 나온다. 1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2월 531억 유로, 3월 442억 유로, 4월 441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가 만기인 국채 3309억 유로 중 42.7%다. 스페인의 2~4월 만기 도래액은 504억 유로로 올해 만기액의 36%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두 나라의 신용등급을 각각 2단계 내렸다. 국채를 만기 상환할 때 금리가 오르고 이는 유로존의 심리 위축을 불러오게 된다. 유로존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된다. 유럽 경제가 둔화되면 우리나라의 대유럽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신증권은 유럽연합(EU)의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대EU 수출이 4% 포인트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유럽 수출 품목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고가 제품이 많다. 실제 지난해 EU 수출 금액은 543억 달러로 전년보다 5.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증가율 1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럽의 상황이 악화되면 한국에 투자된 유럽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국내 은행들이 유럽 국가에서 빌린 돈은 593억 달러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이 급등,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물가 압력이 가중된다. 이란 문제로 국제유가가 상승, 물가부담이 커진 상태라 더욱 부담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다고 밝힌 상태다. 총선과 대선 등 정치 지형의 불안정성, 오르는 물가를 누르려는 정책당국의 각종 수단, 선거를 앞둔 기업들의 불만 분출 등이 혼재하면서 국내 상황이 어지럽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까지 발생할 경우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올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 또는 마이너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위축된 수출을 채워 줄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1분기가 최악일 가능성이 있고 길게 가면 2분기까지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무더기 신용강등 배경·파장

    무더기 신용강등 배경·파장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중 절반이 넘는 9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데 대해 해당 국가들은 애써 의미를 평가절하하면서도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대형 악재에도 의외로 세계 금융시장은 차분했다. S&P가 지난해 말부터 수차례 신용 강등을 경고한 덕에 ‘예고된 악재’의 현실화로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독일과 더불어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사를 자처해 온 프랑스의 트리플A(AAA) 등급 상실은 프랑스가 20%의 재원을 담당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 강등과 유로존 국가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위기 재점화의 우려를 낳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14일 TV에 출연해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견돼 왔던 일”이라며 “정부는 이에 맞춰 필요한 재정 긴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은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신뢰를 다시 확보할 때까지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함께 트리플A 등급에서 밀려난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펙터 재무장관은 “등급 강등 결정을 이해할 수 없지만 국내 경제지표가 건전하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호들갑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강등의 철퇴를 맞은 국가들은 지난해 말 유럽연합(EU)의 재정통합 강화 협약에 따라 전례 없는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S&P가 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내렸는지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 역내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연합 회원국 정부와 기관들은 예산 규율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S&P의 등급 평가는 최근의 진전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에바르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도 “S&P의 결정이 최근 몇 주간 진행돼 온 유럽의 긍정적인 변화를 뒤집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S&P도 적극적으로 나서 스스로를 옹호했다. 모리츠 크레이머 유럽 지역 신용평가팀장은 “재정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재정 통합을 강화한 유럽 정상들의 결정은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며 “긴축재정이 신뢰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경쟁력 차이에 따른 경상수지의 격차 등 유로존 내 불균형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반발은 신용평가사에 대한 신뢰성 논란으로 옮겨 붙고 있다. 프랑스 시민들은 이날 파리의 S&P 사무소 앞으로 몰려가 분노의 시위를 벌이고 교황청마저 강등 시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와 의회가 추진해온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 강화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15일 유럽연합 관계자들이 밝혔다. 당초 추진이 보류됐던 구제금융국에 대한 신용평가 일시 정지 조항 등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EU ‘재정적자 규정 위반’ 헝가리 첫 제재

    유럽연합(EU)이 재정적자 규정을 위반한 헝가리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EU 집행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헝가리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EU 법규에 따른 제재 조치를 취해 달라고 EU 경제·재무장관회의에 요구할 것이라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성명에서 “올해 안으로 재정적자를 EU 기준치(국내총생산의 3%) 이하로 줄여야 하는 5개국 가운데 헝가리를 제외한 벨기에·폴란드·몰타·키프로스 등은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헝가리가 재정적자를 일부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일회성 조치’에 불과했다.”면서 “이를 제외하면 헝가리 재정적자는 GDP의 6%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는 지난해 말 발효된 EU의 새 법규에 규정된 ‘재정적자 초과 관련 절차(EDP)’의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면서 오는 24일 열릴 EU 경제·재무장관회의에서 헝가리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촉구할 방침이다.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헝가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금융 제재를 할 수는 없겠지만, 개발 지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헝가리가 해마다 12억 유로(약 1조 7600억원)를 받는 EU 펀드 지원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佛 재무국장 페르난데스

    [피플 인 포커스] 佛 재무국장 페르난데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해결의 숨은 척후병은 따로 있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총아, 라몬 페르난데스(44) 경제재정산업부 재무국장이다. 이 젊은 테크노크라트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AAA’가 무너질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올해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사르코지 대통령이 가장 의존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국제무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유로존 재정위기의 막후에는 늘 그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스 구제·신재정협약 주도 지난해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프랑스 관리들은 대부분 휴가를 떠나 ‘개점휴업’ 상태였다. 페르난데스 국장은 미국발 위기의 파고를 막기 위해 토요일 이른 아침 몇 시간 만에 비상전화를 돌려 주요 정책결정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프랑수아 바로앵 재무장관이 이날 오후 현지TV에 출연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도, 사르코지 대통령이 휴가 도중 급히 복귀한 것도 그의 지휘 아래 이뤄진 ‘쇼’였다.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한 독일과 프랑스 간 회담장에서도 페르난데스 국장은 떠오르는 ‘실세’다. 은행부문의 그리스 구제금융 참여, 재정위기국을 구제할 기금 설립, 유럽연합(EU)의 새 재정 협약 등 프랑스의 입장을 대변하는 안건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독일의 ‘키맨’인 외르크 아스무센 재무차관과 프랑스의 자비에르 무스카 대통령 경제수석보좌관 사이를 조율, 번번이 입장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는 독일·프랑스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달래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佛 신용등급 ‘AAA’ 수호자 평가 프랑스 언론들은 페르난데스 국장을 “‘트리플A’의 수호자”라 일컬을 만큼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달 엘리제궁에서 열린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식에서 그를 “프랑스 미래의 기둥”이라고 언급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여의주 품을 리더십 누구냐…선택! 2012

    여의주 품을 리더십 누구냐…선택! 2012

    분노의 한해는 가고, 선거와 심판의 한해가 왔다. 지구촌의 2012년은 선거를 통한 권력 재편의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대선이나 총선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아랍의 봄, 월가 시위 등으로 봇물이 터진 지구촌 시민들의 변혁 욕구가 대선 결과에 어떻게 투영될지 주목된다. 국가별·대륙별로 선거의 쟁점과 의미는 차이가 나지만, 지구촌 전체로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관전 포인트가 꼽힌다. 지난해 주요 2개국(G2)으로 위상을 나란히 한 미국과 중국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경제 위기의 진원지인 유로존 국가들에서 정권 붕괴 도미노가 지속될 것인지, 러시아의 돌아온 차르 푸틴이 민심의 이반 속에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할 것인지가 그것이다. 이들의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전 세계의 정치, 외교, 경제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초부터 긴장감이 예사롭지 않다. ●G2의 권력교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라인으로의 질서 있는 권력교체가 거의 확실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생존 확률은 여전히 점치기 어렵다. 오바마의 아킬레스건인 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도 예단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 정도로 오바마의 재선 가도는 살얼음으로 덮여 있다. 중국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을 노골적으로 넓혀가고 있는 마당에 G2의 카운터파트인 미 대선 정국의 불가측성은 이해 관련국들에 정치·경제적인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유로존, 정권교체 도미노? 올해는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경제대국 프랑스와 슬로베니아에서 대선이, 슬로바키아에서는 총선이 실시된다. 지난해 재정위기 속에서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핀란드 등을 휩쓴 정권교체 현상이 반복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유럽연합(EU)이 재정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 신(新)재정협약 카드를 내놓았지만, 협정 당사국들 내부의 반발로 난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쌍두마차를 이뤄 협약을 추진해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재선 가도의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푸틴의 운명 부진한 총선결과와 부정선거 시비로 곤경에 빠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오는 3월 대선에서 판가름난다. ‘정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푸틴의 발목을 잡아 왔다. 요동치는 민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푸틴의 3선 도전 행보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당선되더라도 득표율이 저조하면 러시아 정치권은 일대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푸틴의 정치적 입지 약화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 정치·경제적 기회일 수 있다. 러시아 대선 추이에 외신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2) 유럽 재정위기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2) 유럽 재정위기

    ‘더블딥이냐 위기수습이냐.’ 2012년은 유로화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2002년 1월 1일 마르크화와 프랑화 등 수백년을 이어온 각국 통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유럽 17개국에서 통용되는 유로화가 탄생했다. 이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지역통합을 이루는 상징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됐다. 하지만 10주년을 기념하는 축가가 울려퍼져야 할 자리엔 유로존 붕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짙게 깔려 있다. 영국이 정부 차원에서 유로존 붕괴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을 정도다. 2010년 초 그리스가 처음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럽 재정위기’가 이렇게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스 부채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의 시선은 오히려 미국 정부부채에 더 쏠려 있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과 함께 유럽 차원에서 위기를 질서 있게 수습하는 방안이 논의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유로존 붕괴까지 공공연히 언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배경에는 유로존 국가 간 경제 성장·경상 수지의 불균형 누적, 회원국 간 양극화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독일 등 중심국의 경상수지는 급속히 확대된 반면, 제조업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상수지는 환율 고평가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유로화 가입 이후 실질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줄어들자 해외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대외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런 구조적 모순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더해지면서 남유럽 국가들은 급격히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2011년 하반기부터는 경기침체 여파가 EU 전반에 확산되기 시작했고 2012년엔 더블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본들은 호시탐탐 국채시장을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12년에 EU는 일부 회원국을 유로존에서 탈퇴시키거나 유럽중앙은행이 회원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방안, 혹은 한층 강도 높은 재정통합과 재정규율을 강제하는 방안 등 세 가지 정책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9일 독일과 프랑스가 세 번째에 초점을 둔 방안을 제시해 영국을 뺀 다른 회원국의 동의를 얻으면서 재정통합은 돌이킬 수 없는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은 당초 ‘하나의 시장, 하나의 통화’라는 목표와 달리, 자유로운 노동시장과 통합된 재정정책, 최종 대부자 구실을 할 중앙은행 등 세 가지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법도 이 세 가지를 완수하는 것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유럽이 전쟁의 상처를 끊고 반세기 넘게 이어진 토론을 통해 EU를 결성했듯이 이번에도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고민이다. 유럽 중앙에 자리 잡았다. 덕분에 항공망이 빵빵하다. 큰 국제공항이 자리 잡았다. 교통 이점 때문에 1년에 국제 행사만도 수십개가 열린다. 내년 일정, 그 가운데 큼직한 것만 꼽아 봐도 환상적이다. 파격적인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전시, 빛과 도시를 주제로 한 ‘루미날레 12’, 박물관과 미술관이 한데 어울린 박물관 축제, 합창 축제를 거쳐 도서전까지. 여기에다 아이언맨 유럽챔피언십(국제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대회도 있다. 다달이 새로운 행사다. 행사가 겹칠 무렵엔 인근 숙박시설이 동나기 일쑤다. ●아이젠나흐-거리에서 만나는 인간 바흐의 맨 얼굴 그런데 관광객들은 ‘찍고’ 갈 뿐이다. 해서 도시 이름을 대 봤자 ‘어디어디를 가 봤는데 좋더라.’ 하는 얘기는 쉬이 나오지 않는다. 8시간 시차를 끼고 한국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하다 보니 호텔방 ‘죽돌이 죽순이’가 됐다거나 드넓은 공항에서 노숙자처럼 늘어져 잤다거나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헐레벌떡 뛰어다녔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얘기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다. 겨울에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 도시를 거닐어 보라는 것. 전통의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 바로크의 거장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종교개혁의 아버지 마르틴 루터(1483~1546)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는 아이젠나흐, ‘그림동화’를 남긴 그림 형제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하나우 같은 도시들이다.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아이젠나흐. 예전에 동독 지역이었다는 선입관 때문일까. 시내에는 독일 특유의 고즈넉한 소도시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여기엔 바흐의 생가와 박물관이 있다. 알려졌다시피 바흐는 19세기 멘델스존이 복원하기 전까지 잊혀진 인물이었다. 생가와 박물관에서는 ‘음악의 아버지’ ‘바로크의 지존’이 아니라 교회에 적당한 일자리 하나 구하려고 노심초사했던 인간 바흐의 맨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삐걱대는 마룻바닥 소리가 요란한 생가에서는 매시간 옛 악기로 바흐의 음악을 직접 연주해 준다. 초기 피아노는 피아노라기보다 큰 기타 같은 인상을 풍기는데 그 묘한 음색이 바흐 음악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루터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이젠나흐 인근 바르트부르크성으로 가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성은 11세기에 지어졌다. 중세 고성답게 주변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다. 종교개혁을 얘기하다 파문당하고 쫓기게 된 루터가 신약성서 번역을 위해 숨어든 곳이 바로 이 성이다. 좁디좁은 성에서 이뤄진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생활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있지만 루터의 방만은 못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복도 끝 작은 방인데, 그 공간 자체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루터의 결기를 느끼게 해 준다. ●하나우-그림형제의 고향… 폭격으로 흔적 소실돼 하나우는 그림 형제의 고향이다. 그런데 그림 형제의 흔적은 광장의 동상과 문패 하나가 전부다. 제2차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모두 소실돼서다. 전쟁 말기 연합군의 가혹한 폭격으로 모든 게 잿더미로 변했다. 그래서인지 하나우에서 만난 옛 기억을 가진 노인들은 “물론 우리가 잘못하긴 했지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드러내 놓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지만 너무도 참혹하게 당한 기억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나우에서 눈에 띄는 건 오히려 시의회 청사다. 옛 시청 건물을 보존하면서 그 건물을 둘러싸고 건물을 하나 지었는데, 거기다 ‘콩크레스 파크’(Congress Park)란 이름을 붙였다. 왜 그런고 했더니 말 그대로 공원이다. 중극장 규모로 건물을 지어 둔 뒤 주민들 누구나 행사나 모임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마다 기념비적인 건물을 짓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연스레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하이델베르크-미로같은 골목길·아름다운 고성 하이델베르크는 익히 알려진 대로 대학 도시다. 성은 한번쯤 꼭 올라가 볼 만하다. 아름다운 정원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ℓ의 와인 술통이 보관돼 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걸어도 되고 경사로를 오르는 트램을 타도 된다. 성 주변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빛 장식으로 장관을 이룰 모습이 절로 연상된다. 프랑크푸르트에도 볼거리는 있다. 시내 중심의 괴테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생가를 복원해 둔 것인데 한국어 안내도 있으니 불편함은 없다. 또 삐죽빼죽 솟은 마천루들도 눈여겨보길. 모든 노동자가 자연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건물 모두 뾰족한 하이힐 같은 느낌을 준다. 거기다 대부분 유리로 마감했다. 몇 층마다 하나씩 아예 정원을 꾸며 놓은 빌딩도 간간히 눈에 띈다. ‘그린 시티’ 열풍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괴테하우스·하이힐 모양 건물들 프랑크푸르트가 대륙 중앙의 도시다 보니 이들은 모두 철도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젠나흐, 하나우, 하이델베르크 모두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 또 아이젠나흐는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에어푸르트, 예나 등 괴테가도로 이어진다. 하나우는 메르헨(민담)가도의 출발점이요, 하이델베르크는 체코 프라하까지 이어지는 고성가도와 독일 남서부를 관통하는 판타지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사통팔달,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단, 먹는 재미는 좀 덜하다. 독일의 족발이라는 슈바인학센과 겨울철 크리스마스 특식인 거위나 오리 요리가 있다. 맥주를 곁들이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짠맛이 강한 편. 그러나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글루바인. 레드와인에 물을 타서 데운 것인데 주로 겨울에 마신다. 들쩍지근한 것이 노곤한 여행객의 단잠에 그만이다. 시장 같은 곳에 들어서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이건 근처에 글루바인이 있다는 신호다.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글루바인 한잔 사 들고 마인 강가에 서면 왠지 푸근해진다.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독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여행 TIP 도시마다 전일권 교통카드, 인근 도시 이동 땐 철도로 독일 대중교통은 편리하다. 시내를 운행하는 S반, 가까운 교외까지 운행하는 U반에다 지상의 트램도 있다. 1~2일에 걸쳐 충분히 둘러볼 생각이라면 ‘프랑크푸르트 카드’ 하는 식으로 도시마다 카드를 사두는 게 좋다. 가격은 도시별로 약간 차이가 있는데 1일권이 8유로 안팎, 2일권이 12유로 안팎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에다 시티투어버스 요금과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할인 혜택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쇼핑을 즐기려면 근교 ‘바르트하임 빌리지’가 좋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서편에서 왕복 버스가 매일 운행된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쇼핑도 괜찮다. 시내 중심가에 주요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유리를 이용해 빛을 건물 내부로까지 깊숙이 끌어들인 독특한 콘셉트의 갤러리백화점은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탐험해 볼 만하다. 인근 도시를 가는 데는 철도가 편리하다. 복잡한 철도망을 이해해 보겠다고 얽히고설킨 철도 노선표를 앞에 두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기차역에 티켓 자동 발매기가 있는데, 목적지를 입력하면 노선과 개찰구를 일러주는 정보 제공 기능도 함께 있다. 노선 정보만 파악하는 것은 당연히 무료다. 국내에도 지점을 갖춘 ‘레일 유럽’을 통해 미리 기차표를 사 두면 편리하다. 독일 전역, 독일과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도 쓸 수 있는 저먼 레일, 독일 등 17개국에서 쓸 수 있는 유레일 패스 등 용도별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 佛벼락 맞은 유로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경제대국 프랑스의 장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되고, 유로존에서 경제 6위 규모인 벨기에는 신용등급이 2단계나 내려갔다.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도 무더기로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았다. 이 같은 사태는 지난 8~9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신(新)재정협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신재정협약을 주도한 프랑스까지 리스트에 오르면서 유로존의 위기감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을 Aa1에서 Aa3으로 2단계 강등했다. 신용등급 장기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정부부채 문제를 안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차입 조건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 여건에 대한 위험이 벨기에 정부의 재정 긴축과 부채 감축 노력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프랑스의 장기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장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것은 12~18개월 안에 신용등급 강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국가신용등급은 트리플A(AAA)를 유지했다. 피치는 금융 강화를 위한 프랑스 정부의 다양한 조치와 다변화된 경제력을 인정하면서도, “프랑스의 부채가 2014년 국내총생산(GDP)의 92%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는 구조적인 예산적자와 정부부채 때문에 다른 유로존의 AAA 등급 국가들에 비해 경제위기 심화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피치는 유로존의 이탈리아, 스페인, 슬로베니아, 아일랜드, 사이프러스 등 이미 ‘부정적’으로 전망된 6개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3개월 내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최근 EU 정상회의 이후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19일 콘퍼런스콜(전화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AFP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英만 빼고… EU 26개국 ‘新재정협약’ 한발짝

    英만 빼고… EU 26개국 ‘新재정협약’ 한발짝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재정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재정통합을 위한 새로운 협약을 체결키로 했다. 그러나 영국이 협약 체결에 강력히 반대하고,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일부 국가들이 유보 입장을 밝혀 향후 전개 과정이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27개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포함한 23개국이 재정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재정통합 협정을 체결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위한 정부 간 합의를 새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의 ‘안전 및 성장 협약’을 개정해 재정적자 통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두고 유럽이 통합을 더욱 심화하는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영국이 국익 침해를 이유로 신(新)재정 협약에 반발해 27개 회원국 전체에 일괄 적용되는 재정통제 강화 방안은 무산됐다. 당초 협약 개정에 반대한 헝가리가 입장을 선회, 스웨덴, 체코와 마찬가지로 일단 의회 협의를 시도하기로 해 영국을 뺀 26개국이 재정통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르지 부젝 유럽의회 의장은 “26대1로 아주 휼륭한 회담 결과”라면서 “유럽이 단합돼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해 26개국의 협약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일부 비유로존 국가에서는 정부내 합의나 의회 승인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재정협약이 체결되면 EU 집행위가 협약 가입국의 예산 편성 단계부터 간여할 수 있어 재정주권의 상당 부분이 EU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비유로존인 프레드릭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우리의 목적은 결코 이것이 아니었다.”고 말해 협약 체결을 낙관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이번 회의에서 재정통제 강화 방안에 합의한 유로존과 비유로화 사용 6개국은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3.5%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이를 어기는 국가에게는 자동적으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재정적자는 원칙적으로 GDP의 3% 이내로 하되, 예상치 못한 급격한 경기침체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3.5%까지 허용키로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협정에 찬성한 국가들이 내년 3월까지 비준을 받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재정 주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면서 EU 전체 차원의 협약 개정은 합의되지 못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체코와 스웨덴은 각각 자국 의회에서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면서 이들과 영국, 헝가리를 뺀 23개국은 협약 개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유로존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헝가리도 “의회와의 협의를 해보겠다.”며 유보 쪽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dpa통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상회의에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체할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내년 7월 조기 출범시키고 그 한도를 5000억 유로(약 761조원) 수준으로 맞추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상들은 내년 3월 다시 모여 ESM 상한선을 재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들은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2000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고 이 가운데 1500억 유로를 유로존이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럽은행들에 대한 ESM의 대출이나 EFSF와 ESM의 동시 운영 등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로존 경기 부양 ‘승부수’… 시장반응 ‘썰렁’

    유로존 경기 부양 ‘승부수’… 시장반응 ‘썰렁’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의 0.25% 포인트 인하뿐 아니라 장기대출 만기의 확대와 담보요건 완화라는 ‘카드’를 한꺼번에 꺼내들었다. 재정위기를 겪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내년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시장이 기대했던 국채 매입 확대 조치에 대해 “확대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향후 수개월간 2% 위에 머무를 것이지만 그 이후 2%를 밑돌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시장 긴장 고조가 유로존 경제 활동을 계속 위축시켜 경제전망이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 있고 상당한 경기하강 위험이 있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ECB는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0.3%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6%는 유지했다. 또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2.0%로 조금 높였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내놓은 추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3분기 0.2% 성장한 유로존 경제가 4분기 0.1% 성장에 이어 내년 1분기 제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드라기 총재는 시장이 주목한 추가 위기 대책과 관련, 만기 1년짜리 장기대출을 최고 만기 3년짜리 장기대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ECB 담보로 허용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의 등급을 내리고 각국 중앙은행들로부터 은행 대출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2%에서 1%로 낮췄다. ECB는 이런 조치들이 은행들의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위축을 완화해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ECB의 조치에 대해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드라기 총재가 ECB의 공격적인 국채 매입 가능성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정부들이 필요한 재정 및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재정 위기 극복의 책임이 유로존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ECB 발표 직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4.87포인트(0.45%) 떨어진 1만 2141.50에 거래되면 오전 장을 열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ECB, 만기3년 장기대출 도입

    ECB, 만기3년 장기대출 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에 대한 장기대출(LTRO) 만기를 현재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담보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춘 조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장기대출의 담보로 허용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의 등급을 내리고 각국 중앙은행들로부터 은행 대출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은행 지금준비율을 2%에서 1%로 낮췄다. ECB는 또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0%로 인하했다. 이번에 조정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ECB는 2009년 5월부터 2011년 4월까지 기준금리 1.0%를 유지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유로존의 향후 재정위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EU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면서 “EU의 장기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유로존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신용강등’ EU, 신평사에 ‘맞펀치’

    국가 신용등급 평가를 통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쥐락펴락해 온 ‘빅 3’ 신용평가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유럽연합(EU) 금융시장 감독기구인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방식 등 업무 전반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 대상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의 빅 3는 물론 규모가 작은 신용평가사들도 포함됐다. 최근 S&P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터여서 이번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EU의 대응이 주목된다. 올해 신용평가사 감독기관으로 출범해 신용평가사에 대한 첫 고강도 조사에 나선 ESMA는 신용평가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벌금 부과와 평가 활동 중지, 영업 허가 취소 등 엄중한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ESMA의 현장 방문 조사가 지난달 초부터 시작돼 이달 내내 계속될 것이며 그 결과는 늦어도 내년 4월쯤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유로존 관리는 신용평가사들이 최근의 위기를 더 악화시켰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S&P의 평가 방식이 정치적인 부분과 더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눈이 ‘유로를 살릴 마지막 기회’인 9일 EU 정상회의에 쏠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 대변인을 통해 “이번 정상회의에 매우 어려운 어젠다들이 포함돼 힘겨운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ECB, 유로존 구원투수 등판에 호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발표한 안정·성장 협약 개정 제안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넘게 계속된 유럽 통합 노력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무역과 출입국, 통화까지 통합한 유럽연합(EU)이 이제는 재정정책까지 통합하는 단계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물론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27개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얻는 절차가 남아 있다. 양국 정상은 새 협약을 27개 EU 회원국에 모두 적용하길 바라지만 여의치 않으면 유로존 17개국에라도 먼저 적용하자고 밝혔다. 영국 등 유로존에 속하지 않은 10개 EU 회원국의 반발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독·불 정상은 양국이 그동안 지켜온 입장을 서로 일부 양보하면서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독일은 구속력 있는 재정규율을 일괄 적용한다는 원칙을 관철시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 재정적자와 60% 이내 정부부채’ 규정에도 불구하고 강제조항이 없었던 ‘안정·성장 협약’을 개정해 재정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EU 차원에서 자동으로 제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균형재정을 달성하지 못한 국가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달성 의무를 지우는 ‘황금률’ 조항을 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재권한까지 부여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회원국 주권 침해를 우려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견해를 받아들여 ECJ는 재정규율을 감시하는 구실만 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가디언은 분석기사에서 이번 독·불 합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데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1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엄격한 재정규율에 합의한다면 ECB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좀 더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두 정상이 유로존 위기 극복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으로 여겨졌던 유로채권 방안을 배제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메르켈 총리가 유로채권을 강력 반대했던 기존 입장을 관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유로존 회원국의 재정에 대한 감독권을 대폭 강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 2단계 유로존 공동 채권, 이른바 안정채권 발행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독일로선 자칫 안정채권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결국 독일이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남유럽 지원에 차가운 국내 여론도 유로채권 도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S&P, 유로존 15개국에 EFSF까지도 신용등급 강등 경고

    S&P, 유로존 15개국에 EFSF까지도 신용등급 강등 경고

    독일·프랑스 양국 정상이 야심 차게 유럽 재정통합 구상을 발표하자마자 전 세계 신용평가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기다렸다는 듯 재를 뿌리고 나섰다. 유로존 위기극복에 나서라는 경고라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켜 위기를 불러오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S&P는 5일(현지시간) 독·프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그리스와 키프로스를 뺀 15개 국가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며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유로존 핵심 6개 트리플A(AAA) 국가 중 재정위험도가 높은 프랑스를 제외한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까지 강등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5개국은 이번 재정위기 와중에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는, 재정이 양호한 회원국들로 분류된다. 게다가 S&P는 6일에는 현재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까지도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에 따라 EFSF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S&P는 “최근 몇 주 사이에 유로존 전체의 신용등급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유로존의 시스템적 스트레스가 상승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토 결과에 따라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등 5개국은 한 단계, 나머지 10개국은 두 단계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는 이미 부정적 관찰대상이고 그리스는 사실상 최하 등급을 받고 있다는 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회담(9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S&P의 발표는 EU 전체에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라는 강력한 정치적 압박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은 S&P가 유로존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관련 국가의 신용등급을 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해당 국가들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S&P는 지난 4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한 뒤 지난 8월에는 실제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는 등 공격적인 신용등급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프랑스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가 실수라며 번복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특히 S&P는 정부부채 등 재정건전성에 훨씬 더 엄격한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151년 역사를 자랑하는 S&P는 순이익만 8억 달러나 되고 종업원 1만명에 18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미국 미디어그룹 맥그로힐이 지분 100%를 소유한 민간기업이지만 정부정책까지 좌지우지한다. S&P, 무디스, 피치 등이 최우량 등급을 매겼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운데 90% 이상이 정크본드(투자 위험성이 높은 채권)로 판명난 것에서 보듯 미국발 금융위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그 뒤로도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로존 운명의 1주일] 獨·佛정상 “구속력 있는 새 EU조약 필요” 재정동맹 첫발

    [유로존 운명의 1주일] 獨·佛정상 “구속력 있는 새 EU조약 필요” 재정동맹 첫발

    초유의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의 운명을 좌우할 한 주가 시작됐다. 유럽연합(EU)은 5일(현지시간) 독일·프랑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9일 EU 정상회담까지 한 주 내내 긴박한 일정을 이어간다. 붕괴 위기를 맞은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들이 재정 통합 공동 방안을 도출해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을 설득, 조약 개정을 이끌어 내야 하고, 이탈리아·그리스 등이 긴축안을 통과시켜 개혁 의지를 재천명해야 한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낙관하기는 이르다. 가장 큰 관심사는 EU 정상회담이 유로화 통화동맹을 재정동맹으로 발전시키는 첫걸음을 내딛는 자리가 될 수 있을지다. 재정 통합에 합의할 경우 ECB가 적극적으로 회원국 국채 매입에 나서고 유로존 공동 채권을 발행해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재정 통합은 회원국 재정 주권을 규제하는 통제권을 EU 집행위원회, ECB, 유럽사법재판소(ECJ)에 부여하기 때문에 유럽 통합을 한층 더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유럽 역내 재정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EU 조약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27개국이 모두 참여하는 조약을 선호하지만 유로존 17개국 간 조약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회원국의 재정 적자 상한선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못박고, 이를 어길 시 자동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러나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 발행은 위기 해법에 없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는 그동안 유로본드에 반대해 온 독일의 입장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 대책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IMF의 위기 진화 자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매듭짓는 과제와 함께 ECB가 위험국가 국채를 무한정으로 사들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의제에 포함돼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는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2700억 달러(약 307조원) 규모로 이탈리아·스페인 등에 예방적 대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만약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룬다면 향후 ECB 위상과 역할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최근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선 4일 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 연금 개혁 등의 내용을 담은 약 300억 유로(약 46조원) 규모 긴축안을 추진키로 했다. 마리오 몬티 총리는 긴축예산안을 통해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탈리아가 유럽 위기의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자신부터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의회도 6일 구제금융의 조건인 내년도 긴축 예산안을 표결에 붙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위기發 유럽 연쇄 정권교체 ‘동진’

    경제위기發 유럽 연쇄 정권교체 ‘동진’

    경제위기로 인해 남유럽 국가를 휩쓸었던 정권교체 도미노가 동진(東進)했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의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유럽 경제 한파의 또 다른 희생자로 전락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인 슬로베니아에서는 4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이 진행됐다. 여론조사 업체인 니나미디어가 실시한 사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우파 계열의 제1야당인 민주당(SDS)이 28.5%의 지지율을 기록, 14.3%에 그친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민주당(SD)을 꺾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보여 보수 성향의 다른 정당과 우파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총리에는 민주당의 야네즈 얀사 전 총리가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2004~2008년 총리를 맡아 슬로베니아의 유로존 가입을 이끌었다. 얀사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 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슬로베니아가 강력한 새 정부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옛 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한 슬로베니아는 한때 성공적으로 체제를 이양한 옛 공산권 국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을 강타한 경기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슬로베니아는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탓에 올 들어 유로존의 수요 부진이 계속되자 성장 정체의 늪에서 허덕였다. 유로존 가입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4%였던 정부부채 비율은 점점 늘어 올해 45.5%(유럽연합 전망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이 나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달 한때 ‘마의 7%’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다른 옛 유고연방 국가인 크로아티아도 같은 날 국회의원 151명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크로아티아 역시 크로아티아민주연합(HDZ) 주도의 중도우파 연립정부에서 조란 밀라노비치 총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DP) 주도의 야권 연합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크로아티아는 내년 7월 유럽연합(EU)의 28번째 회원국 가입을 앞두고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크로아티아의 새 정부가 정부 지출을 다듬고 새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건져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유럽에서도 경제난 탓에 민심이 들끓어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정권이 모두 교체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BRICs, 경제규모 2배로…10년내 세계성장 절반 기여

    30일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등장한 지 10년을 맞는다. 브릭스 4개국은 이 기간 동안 폭발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고 CNN·BBC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릭스 4개국은 지난 10년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36.3%를 견인하면서 지구촌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부터 브릭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돼 5개국으로 확대 개편됐다. ‘브릭스’라는 용어를 창안한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지난 10년간 브릭스 국가들은 급속도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 위기에도 브릭스 국가들만이 역동적 성장에 따른 소비 증대 등을 통해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규모도 2배 이상 커졌다. 2001년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불과했으나, 2010년 18.3%로 급증했다. 오닐 회장은 “브릭스 국가들이 전 세계 인구의 42%를, 전 영토의 30%를 점유하고 있다.”며 “브릭스 4개국의 GDP는 2015년 세계 경제 GDP의 22%를 차지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오닐 회장은 “브릭스 국가 간 서로 다른 정치적 이해관계로 단일한 정치적 그룹을 형성하지는 못하겠지만 서로의 이익을 위해 주요 경제 이슈에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현재 미국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로 이루어진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중국 위안화와 브라질 레알화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브릭스는 향후 중국과 인도가 7~8%대의 성장세를 이어가 2020년에는 세계 GDP 성장률의 49%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닐 회장은 “브릭스 국가들은 풍부한 자원과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반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가 브릭스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성공은 다른 신흥국들의 성장도 견인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는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MIKT) 4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MIKT 4개국은 충분히 크고 중요한 나라들로 브릭스와 함께 ‘성장 시장’으로 묶여 앞으로 10년 뒤에는 MIKT와 브릭스를 합친 규모가 G7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로존 최고 재무장관 스웨덴 안데르스 보리

    재정위기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유럽에서 위기를 거뜬히 헤쳐 나가고 있는 최고의 경제 수장은 누구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유럽 19개국 재무장관의 업무 능력을 평가한 결과 비(非)정치인 출신인 안데르스 보리 스웨덴 재무장관이 ‘올해의 유럽 재무장관’으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FT는 해마다 유럽연합(EU)내 19개 경제상위 국가의 재무장관을 대상으로 정책능력과 경제성과, 시장 신뢰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구체적으로 7개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가와 각국의 경제지표, 국채 금리 추이 등이 순위 산정에 반영된다. FT는 스웨덴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비회원국인 데다 은행 이코노미스트와 스웨덴 중앙은행 자문위원 등을 거친 보리 장관이 경제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해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웨덴은 1990년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일찌감치 위기 대응력을 키웠으며, 그 결과 유럽에서 부채가 가장 적고 4~5%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리 장관은 지난해 FT의 평가에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FT는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최근 위기가 닥치고 나서야 경제 부문에 비정치인 관료 출신을 기용한 점을 상기시켰다. 지난해 1위였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는 2위로 밀렸고, 야세크 로스토프스키 폴란드 재무가 3위, 디디에 레인데르스 벨기에 재무와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재무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유로존에서 최악의 상황에 빠진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재무장관은 각각 18위와 19위로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프랑수아 바로앵 프랑스 재무는 15위를 기록했다. 전임자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09년 1위, 지난해 3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佛 신용등급 무늬만 AAA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프랑스의 신용등급 ‘AAA’를 하향조정한다는 이메일을 실수로 발송했다가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프랑스는 이미 오래전 ‘AAA’ 국가의 위상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가 AAA 등급 국가 가운데 경제 규모가 절반가량인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같은 등급 국가 가운데 차입 부담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0.05% 포인트 상승한 3.42%로, 독일의 두 배에 육박했다. AP는 이 수준의 수익률은 프랑스가 명목상으로만 AAA 국가임을 의미한다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경제 기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가 AAA 등급을 실제로 상실하면 독일과 함께 주요 돈줄이 돼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보좌관인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최근 “상황을 솔직히 보자면 시장의 평가는 프랑스가 이미 AAA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시장 분석가 마크 투아티는 “프랑스의 등급이 강등될 것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그렇게 될 것이냐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AP는 S&P의 해프닝은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결국 떨어질 것임을 사실상 확인한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도 지난달 프랑스의 신용 전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대니얼 그로스 소장은 프랑스가 12개월 안에 AAA 등급을 상실할 것으로 본다면서 문제는 사르코지 정권이 대응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유로플러스 모니터 분석 결과를 인용해 프랑스가 유로 17개국 가운데 재정 건전도에서 13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경제개혁 정도를 평가한 분석에서도 유로국 가운데 15위에 머물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888’에 시작해 ‘111111’에 끝낸 세계여행

    ‘888’에 시작해 ‘111111’에 끝낸 세계여행

    ’888’에 시작한 자전거 세계여행을 ‘11111’에 끝낸 남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브라질의 청년기업가 다닐로 페로치 마차도가 2008년 8월 8일에 시작한 세계여행을 마치고 2011년 11월 11일 고향땅을 밟았다. 마차도는 귀국인터뷰에서 “세계를 다녀봤지만 세상은 다 똑같더라.”면서 “세계인이 원하는 건 보다 나은 세상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세계여행을 동경하던 그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여행을 고민하다 2008년 8월 8일 대장정에 올라 2011년 11월 11일 귀국하는 ‘8881111’여행을 떠올렸다. 치밀하게 여행계획을 짠 2008년 8월 8일 브라질 남동부도시 벨로 오리손테에서 비행기를 타고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하면서 긴 여정을 시작했다. 리우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간 그는 자전거를 구입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유럽 구석구석을 달리면서 그는 17개국을 방문했다. 1차 여행지 유럽에서만 그는 자전거를 타고 9400km를 달렸다. 이어 그는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 수단, 아라비아 반도의 여러 나라를 돌며 2차 여행을 시작했다. 마차도는 이란, 파키스칸, 인도, 네팔을 경유해 중국으로 들어가 남부를 여행한 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방문하며 아시아 여행을 마쳤다. 그는 호주, 뉴질랜드를 거쳐 캐나다로 이동한 뒤 남미 콜롬비아행 비행기를 타면서 마지막 남미여행을 시작했다. 에콰도르에 페루를 방문한 뒤 아마존 밀림을 타고 국경을 넘어 모국인 브라질로 입국했다. 마차도는 출발한 지 3년 3개월 3일 만인 11일 여행을 마치고 고향 벨로 오리손테에 도착했다. 불가피할 땐 비행기, 자동차를 이용했지만 그는 주로 자전거를 달렸다. 평균 하루 8시간씩 페달을 밟았다. 59개국을 돌면서 그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길이는 약 5만5000km에 이른다. 사진=지로바이크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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