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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크스, 돈 떨어질 때까지 마셨다

    마르크스, 돈 떨어질 때까지 마셨다

    술의 속성은 양면적이다. 자유로움을 극대화시키는가 싶다가도, 지나치면 이성을 마비시킨다. 그리스 신화 속 술을 관장하는 신 ‘디오니소스(바쿠스)’가 해방과 절제를 잃은 광기를 동시에 상징하듯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술 한 잔이, 그리고 맛난 먹을거리가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지 말이다. 왁자지껄한 대폿집 자리 하나 꿰차고 연탄불에 올려진 돼지갈비 한 점에 술잔 기울이다 보면 잠시나마 세상 시름 잊을 수 있다. 술을 못 해도 상관없다. 그저 얼굴 맞대고 얘기 나누다 보면 없는 정(情)도 새록새록 솟는다. 여기에 거대자본이 어떻게 권력을 탐했는지도 안주 삼아 얘기 나누다 보면 자리는 더욱 유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술과 맛난 안주들을 찬양하라! 시인 조지훈은 ‘주도유단(酒道有段)’이라는 글로 술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관점을 드러냈다. 술을 마시면 누구나 기고만장하여 영웅호걸이 된다고 술의 긍정적 기능을 언급한다. 그리고 술먹고 주정 부리는 것도 교양이라 한다. 주정 부리는 것만 봐도 주력(酒歷)과 주력(酒力)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는 술 마시는 정도를 9급 ‘부주(不酒·술을 안 먹는 사람)’부터 시작해 1급 ‘학주(學酒·술의 진경을 배우는 사람)’, 1단 ‘애주(愛酒·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를 지나 9단 ‘열반주(涅槃酒·술로 말미암아 다른 세상으로 떠난 사람)’까지 18등급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유단의 실력을 얻자면 수업료가 기백만금이요, 수행 연한 또한 기십년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웃자고 가볍게 적어간 듯하고, 실제로 그의 글을 낄낄대며 읽으면서 자신의 급수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로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술에 대한 조지훈의 애정과 내공, 철학적 사유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디오니소스의 철학’(마시모 도나 지음, 김희정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또한 술의 철학성을 탐구하는 내용으로서 만만치 않은 책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비타-살루테 산 라파엘라 대학 철학부 교수인 마시모 도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부터 시작해 몽테뉴, 데카르트, 베이컨, 하이데거, 들뢰즈, 푸코 등에 이르기까지 각 철학자마다 갖고 있는 술에 대한 사유체계를 끄집어내 ‘술과 철학’이라는 담론을 펼쳐나간다. 짐짓 엄숙하게 풀어가지만 주머니에 돈이 떨어질 때까지 술을 마시곤 했다는 마르크스, 말년에 일부러 구토하기 위해 포도주에 담배를 우려낸 물을 마시기까지 했고 이때문에 죽음에 이르렀다는 술꾼 데카르트, 몸에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맥주나 화이트 와인에 대황을 30분 동안 담가 놓은 뒤 점심, 저녁 식사 전에 한 모금씩 마시기도 했던 프란시스 베이컨 등 고금 철학자들의 술에 얽힌 재미있고도 황당한 에피소드 등이 곁들여지며 가볍고 유쾌한 독서를 가능하게 해준다. 술의 미덕은 자유와 해방 상태로 복귀시키는 효력에 있다. 협소한 인간 이성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 말이다. 어렵게 말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던 일이기도 하다. 술의 힘을 빌려 사랑을 고백하거나 연서를 끄적이거나 혹은 예술적 영감을 얻곤 한다. 물론 술이 깨면 후회만 남거나 취기와 함께 날아가 버리기 일쑤지만 말이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이 스승의 지혜를 모아 기록한 ‘향연’을 보면 소크라테스는 엄청난 술꾼이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소크라테스가 술에 취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하니 진정한 두주불사(斗酒不辭)의 인간이겠다. 그에게 술은 인식의 상태를 파괴시키는 기능이 아니라 깊숙이 자리잡은 신념을 가장 진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의 수단이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달리 술에 취한 자는 이성적인 사고를 전혀 시도할 수 없다고 규정지었다. 나아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인 범죄는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술 잘 마시는 구체적인 방법을 남기기도 했다. 첫째는 큰 잔으로 술을 마시라는 것, 둘째는 술을 끓여 마시라는 것이다. 잔이 크면 공기와 더 많이 접하게 돼 술의 독기가 날아간다는 얘기인데, 과학적 근거는 알 수 없다. 16세기 초반 토머스 모어가 그려낸 이상 사회에도 술이 빠지지 않는다. ‘유토피아’에서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포도주를 마시거나 사과 또는 배즙으로 만든 술인 사이더를 마신다.’고 기술돼 있다. 수천년의 시간을 훑어오며 술에 내재된 철학성을 보여주던 책은 짧은 라틴어 문장으로 술과 철학의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눈크 에스트 비벤둠!(자, 한 잔 합시다!)’ 저자의 또 다른 책 ‘디오니소스의 영혼’과 묶음 판매된다. 1만 6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준익 감독 “사극 잘 만들어야 문화선진국”

    이준익 감독 “사극 잘 만들어야 문화선진국”

    영화 ‘황산벌’과 ‘왕의 남자’에 이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으로 세 번째 사극에 도전한 이준익 감독에게도 “사극은 할수록 어려운” 장르다. 23일 오전 11시 숙명아트센터에서 열린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 감독은 “‘왕의 남자’와 이번 영화는 시대적 배경이 불과 100년 차이”라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신분의 인물들과 거의 같은 장소에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동명의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 역시 감독에게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이 감독은 “만화에 대한 이미지를 부수고 영화로 재구성하자는 자세로 했다. 하지만 만화에서의 이미지가 영향을 많이 준 것이 사실이다.”라며 원작과 영화의 관계설정이 쉽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잘 구현해주어 그나마 원작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며 공을 배우들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사극을 잘 만드는 나라가 문화 선진국”이라며 자신의 남다른 ‘사극 사랑’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사극 영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왕의 남자’로 국민감독의 위치에 오른 이준익 감독은 이번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두고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 중 가장 치열하고 뜨거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한다. 3년여 간의 기획과 1년여 간의 준비, 6개월 간의 제작기간 등의 일정은 감독이 이 영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보여준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기축옥사와 임진왜란 등으로 인해 역사의 암흑기라 불리는 16세기 선조 시대를 배경으로 혼돈의 소용돌이를 관통해 가는 네 인물의 서사를 담아낸 영화다. 개봉은 4월 29일.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한국, 협약 가입해야 반환요구 가능”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한국, 협약 가입해야 반환요구 가능”

    │로마 정은주 순회특파원│ “문화재를 빼앗긴 한국이 먼저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는 (문화재를 빼앗은) 다른 국가를 외교적으로 압박해 문화재 반환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의 호세 안젤로 에스트렐라 파리아 사무총장은 사법통일연구소의 도난 불법 문화재 반환 협약에 가입한 국가가 적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문화재를 환수받고자 하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NIDROIT가 불법 문화재를 반환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만큼 그 협약이 국제사회에서 구속력을 갖도록 이제, 당사국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에스트렐라 파리아 사무국장은 “멕시코는 해마다 오스트리아 빈 박물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스페인은 16세기 배를 반환받으려고 다른 유럽 국가와 부단히 협상한다.”며 협약 가입국들의 문화재 반환을 위한 활동을 소개했다. 현재 문화재 반환 협약 가입국은 13개국.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UN IDROIT 문화재 반환 협약’ 공청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가입을 몇 년째 검토만 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협약 가입을 요구하지만, 정부은 신중론을 편다. 프랑스·일본 등 문화재를 반환할 국가가 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데다 대상 문화재도 50년 이내라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에스트렐라 파리아 사무국장은 “문화재는 이제, 거대한 관광산업의 중심”이라면서 “국가의 외교적, 정치적 협상이 아니고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고 충고했다. ejung@seoul.co.kr 후 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 日 유출 조선서화 30점 공개

    日 유출 조선서화 30점 공개

    무인들이 세운 나라인 조선은 개국 직후부터 말을 중요하게 관리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가 일본에서 수집한 조선시대 회화를 선보이는 ‘500년 만의 귀향’전에 출품된 ‘방목도’(放牧圖)는 말을 중요시했던 당시의 시대 분위기를 반영하는 그림이다. 가로 119.5㎝의 긴 그림에는 풀을 뜯거나 뒹굴며 등을 긁는 백마 등 다양한 말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지금의 살곶이에 있었던 말 목장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이 그림은 궁중의 화원이 임금에게 보이기 위한 어람용으로 그린 그림으로 추정된다. 전시를 기획한 미술사학자 이태호 명지대 교수는 “일본식 표구도 18~19세기 이전의 것이며 화풍으로 보아 15~16세기 작품으로 보인다.”며 “보물로 지정된 숙종시대 ‘목장 지도’ 속 ‘진헌마색정도’의 전거가 되는 작품으로 볼 수 있으며 현재 남아 있는 말 그림 중에서는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작자 미상의 까치호랑이 그림 등 동물화 20점 외에 중국의 고사를 화폭으로 옮긴 고사도들도 10점 출품됐다. 이중 거위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은둔자의 모습을 그린 ‘누각 산수도’(작자 미상)는 특이하게 조선 모시에 그린 그림으로 산과 숲, 누각 등이 왼편으로 치우쳐진 구도나 산을 표현하는 부벽준의 사용이 16세기 후반 명대 절파계의 산수화풍을 그대로 따른 작품이다. 전시작은 모두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가 10여년에 걸쳐 일본 등지에서 수집한 고서화 500여점 중 일부다. 이중 30% 정도는 일제 강점기 이전 통신사 등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간 작품으로 추정된다. 전시는 10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재벌패션 따라하기/함혜리 논설위원

    몸을 보호하기 위한 옷입기가 자기 표현의 수단이 된 것은 절대왕정이 확립된 16세기 중반 프랑스에서부터였다. 왕권 강화와 더불어 귀족층이 궁정으로 모이게 되고 궁정의 흐름을 따르면서 귀족들은 거의 비슷한 의상을 입게 됐다. 유행의 시작이다. 프랑스 궁정의 유행은 즉각 유럽 왕족과 귀족들 사이에도 퍼졌다. 당시 뛰어난 패션 감각과 심미안을 지닌 궁정의 여인들이 유행을 이끌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퐁파두르 부인이다. 그녀는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으며 20년 가까이 프랑스 사교계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프랑스의 문학, 철학, 미술, 건축, 가구, 도자기 등 예술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우아하고 고상한 미적 감각으로 의상, 장신구, 헤어스타일 등에서 많은 유행을 만들어냈다. 요즘 말로 하자면 그녀는 패셔니스타였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새롭게 권력을 얻게 된 신흥 부르주아 계급은 평민들과 차별화하고 특권을 과시하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귀족처럼 차려입음으로써 유행의 주된 소비층이 됐다. ‘유행’이란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장소에서 대다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특정 양식을 가리킨다. 유행은 소수에 의해 생성되고, 집단에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다가 소멸되는 특성을 갖는다.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크 지멜은 ‘유행이란 사회적 균등화 경향과 개인적 차별화 경향 사이에 타협을 이루려고 시도하는 삶의 형식 중에서 아주 특별한 것’이라고 했다. 남들과 같아지려는 마음과 조금 다르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유행이라는 타협안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같아지려는 대상은 언제나 자기보다 좀더 나은 신분이거나 나은 외모를 지닌 사람들이다. 반면 자기보다 좀 못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과는 차별화하고 싶어한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명품으로 치장하고 연예인 패션 따라잡기에 열중하는 이유다. 특히 드라마에서 재벌가 2세나 상속녀로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재벌들의 패션을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건희 전 삼성회장 일가가 공개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눈에 띄는 현상이다. 백화점에는 이 전 회장이 입은 양복, 큰딸이 들고 나온 손지갑, 둘째딸이 입은 코트와 핸드백을 찾는 고객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재벌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중산층과 차별화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개성을 못 살린 소비행태는 ‘패션 빅팀(희생자)’을 만들 뿐이란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미스터리 유령 사진 베스트 10’ 공개

    ‘미스터리 유령 사진 베스트 10’ 공개

    영국 일간지 ‘더 선’이 최근 몇 년간 세계를 놀라게 한 ‘미스터리 유령 사진 베스트 10’을 공개했다. 첫 번째 미스터리 사진은 가장 최근 공개된 것으로, 영국 노스 웨일스 주의 그리치 성에 찍힌 것이다. 약 200년 전 지어진 성 안에서 소녀로 보이는 의문의 형체가 포착됐고, 생김새와 옷매무새 등이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 더욱 소름을 돋게 한다. 2008년 성바울 대성당에서 포착된 사진도 눈길을 끈다. 한 러시아 관광객이 찍은 이 사진은 평범한 관광객 사이에서 16세기경의 옷을 입은 어떤 물체가 지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같은 해 여름, 글로스터셔의 한 예식장에서도 정체불명의 물체가 포착됐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남녀가 붉은 불빛 아래서 정겹게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DJ부스 아래에는 여자아이로 보이는 희미한 그림자가 보인다. 이 사진 속 여자아이가 확실한 유령으로 ‘인정’ 받은 이유는 또렷한 상반신 형체에 비해 하반신이 없기 때문. 이밖에도 새벽 1시경, 햄프턴 궁전의 입구에서 포착된 고대 귀족의 모습을 한 남성과, 한밤중 공원에서 포착한 희미한 그림자 등을 담은 사진이 ‘베스트 미스터리 포토’로 꼽혔다. 사진=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구르믈·공자·앨리스, 韓·中·美 고전에 매혹된 영화

    구르믈·공자·앨리스, 韓·中·美 고전에 매혹된 영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공자: 춘추전국시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2010년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3편의 공통점은 ‘고전미’다.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을 배경으로 했고, 주윤발 주연의 ‘공자’는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상을 담았다. 또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소녀 앨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현대에서 사라진 고전적 볼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특히 영화 속 섬세하고 아름다운 고전의상들은 가장 큰 볼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구르믈’ 한지혜, 조선 최고의 기녀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왕의 남자’로 천만 관객을 매혹시킨 이준익 감독이 박흥용 화백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연출하는 작품이다. 차승원과 황정민을 비롯, 홍일점으로 한지혜를 캐스팅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2010년 상반기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사극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한지혜는 이준익 감독의 신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서얼왕족 이몽학(차승원 분)의 오랜 연인인 기생 백지 역을 맡아 특유의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발휘한다. 극중 백지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마음에 품은 채 한 남자를 갖기 위해 인생을 건 여인이다. 백지로 분한 한지혜는 짧은 저고리와 풍성한 치마, 가체를 동원한 풍성한 머리모양 등 임진왜란 이후의 한복 양식을 선보이며 요염함과 처연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또 이번 영화를 통해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한지혜는 백지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가야금과 시조창에 매진하는 등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 ‘공자’의 여인이자 왕의 애첩, 주신 내달 11일 개봉을 앞둔 ‘공자: 춘추전국시대’(이하 공자)는 중국사상 최대 혼란기로 꼽히는 춘추전국시대의 지략가 공자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다. 공자로 열연한 주윤발과 ‘와호장룡’의 촬영감독 피터 파우, ‘황후화’의 의상디자이너 예청만 등 중화권 최고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중 공자를 유혹하는 위나라 왕의 애첩 남자(南子) 역에는 중국 4대 여배우로 불리는 주신이 열연했다. 최근 ‘포브스 중국스타 순위’에서 월드스타 장쯔이를 제친 주신은 춘추전국시대 최고의 미녀 남자로 분해 매혹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역사가 ‘자견남자(子見南子·공자가 남자를 만나다)’로 기록할 만큼 유명한 남자는 권력을 이용해 공자와의 만남을 이끌어낸 여인이다. 주신은 의상 디자이너 예청만이 춘추전국시대의 방식 그대로 재현한 위나라 왕실의 화려한 의상과 호화로운 보석에 둘러싸여 고대의 ‘경국지색’을 재현했다. 남자의 의상을 입은 주신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는 주윤발은 “주신은 최고의 매력과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고 극찬했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두 명의 여왕들 팀 버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더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소녀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원더랜드에서 펼치는 기묘한 모험담을 그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팀 버튼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조니 뎁을 비롯, 감독의 아내인 헬레나 본헴 카터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또 주인공 앨리스 역에는 신예 미아 와시코스카를 내세웠다. 극중 앨리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의복 스타일에 따라 줄어든 크기의 소매와 종 모양의 스커트를 입는다. 이상한 나라의 하얀 여왕으로 분한 앤 해서웨이 역시 빅토리안 스타일의 드레스를 선보인다. 반면 붉은 여왕 역의 헬레나 본헴 카터는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유행했던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는다. 각종 보석으로 장식한 화려한 드레스와 코르셋으로 조인 허리와 보디스, 인위적인 머리 모양과 창백한 얼굴 화장 등은 현실과는 다른 세상의 여왕을 완성했다. 사진 = 각 영화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내 最古 활자본 ‘삼국지연의’ 햇빛

    국내 最古 활자본 ‘삼국지연의’ 햇빛

    국내에서 간행 시기가 가장 오래된 16세기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가 발견됐다. 박재연 선문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18일 “이번에 발굴한 책은 1552~1560년대 초중반에 병자자(丙子字)라는 동활자로 간행된 것”이라면서 “국내 남아 있는 간행본 가운데 목판본과 활자본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국지연의 최초 판본인 중국의 가정본(嘉靖本) 등을 바탕으로 한 독자 판본”이라고 소개한 뒤 “한·중·일 삼국을 통틀어 최초의 활자본이라 더욱 큰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식 명칭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로, 전체 12권 중 8번째 권에 해당된다. 상·하로 분리돼 있고 크기는 가로 19.5㎝, 세로 30.5㎝다. 박 교수는 23일 서울 관훈동 화봉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림과 책’ 정기 포럼에서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키거나 빼앗거나…제국의 두 얼굴

    지키거나 빼앗거나…제국의 두 얼굴

    16세기는 유럽사 격동의 시대다. 안으로는 무르익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전 유럽을 뒤흔들고 있었고, 대륙 밖으로는 항해술의 발달로 신대륙을 향한 들끓는 열망이 대항해시대를 지나고 있었다. 이 시기 유럽의 주인은 강력한 군사력과 방대한 영토를 가진 제국들이었다. 제국은 영광스러운 패권을 위해 또 경제적 풍요를 위해 수없이 전쟁을 일으켰다. ●이슬람 공격을 막아낸 유럽의 수호자 이들 16세기 제국의 전쟁을 다룬 논픽션 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16세기 지중해 쟁탈전을 다룬 ‘바다의 제국들’(로저 크롤리 지음, 이순호 옮김, 책과함께 펴냄)과 잉카문명 멸망사를 다룬 ‘잉카 최후의 날’(킴 매쿼리 지음, 최유나 옮김, 옥당 펴냄)은 사료를 바탕으로 생생한 내러티브를 살린 전쟁 기록물이다. 당시 유럽의 대제국이었던 에스파냐의 두 얼굴도 만날 수 있다. 먼저 ‘기독교와 이슬람의 지중해 쟁탈전, 1521~1580’이라는 부제가 붙은 ‘바다의’는 에스파냐를 ‘유럽의 수호자’로 등장시킨다. 60년 동안 지중해를 배경으로 벌어진 기독교 제국 에스파냐와 이슬람 제국 오스만 투르크의 전쟁이 핵심 줄거리다. 서술은 긴박감이 넘친다. 북아프리카와 발칸 반도 대부분을 점령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1521년 드디어 지중해로 발을 돌린다. 술탄 슐레이만의 투르크 대군은 처음 로도스섬에서 ‘유럽의 방파제’인 구호기사단과 마주친 이래 여러 차례 대전투를 치른다. 하지만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중해에서 완전 축출된다. 지중해 쟁탈전의 한 현장이었던 몰타섬에서 태어난 저자는 이 60년 전쟁을 “영토·패권의 전쟁이자 종교 전쟁”이라고 평가한다. 이 전쟁으로 지중해는 유럽의 완전한 영해가 됐음은 물론, 팽창을 계속하던 이슬람도 유럽에는 발을 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은 치열한 전투의 현장과 함께 ‘악의 제왕’이라 불린 해적 바르바로사 형제, 카를로스1세 에스파냐 국왕 등 전쟁 영웅들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여기에 돌을 발사하는 대구경 화승총 및 수제 수류탄, 사슬탄, 선회포 등 다양한 당시 무기도 소개하며 16세기 제국의 전쟁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잉카를 멸망시킨 남미의 파괴자 같은 16세기 지구 반대편에서는 남아메리카 최대의 제국인 잉카가 멸망의 길로 내몰리고 있었다. 에스파냐는 지중해에서 투르크 제국과 전쟁을 벌이는 한편, 남아메리카에서 잉카의 금은보화를 탈취하며 ‘남미의 파괴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잉카’는 이들 에스파냐 제국과 ‘태양의 제국’ 잉카의 충돌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이 역시 거대 제국 간 전쟁이었지만 사실 ‘잉카 최후의 날’은 전쟁 서사시라기보다 침략과 학살의 보고서에 가깝다. 1532년 11월16일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에스파냐 군대는 8만명 잉카 군과 맞서 원주민 7000여명을 학살하고 잉카의 황제를 생포한다. 스페인군의 숫자는 고작 168명. 잉카 문명 권위자로 불리는 저자는 아마존 부족의 사료를 근거로 이 믿을 수 없는 승자의 기록 너머에 있는 진실을 추적해 간다. 이야기는 미국인 탐험가 하이럼 빙엄이 마추픽추를 세상에 알린 1911년의 드라마틱한 순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을 돌려 16세기, 마추픽추의 주인 잉카 제국에서 벌어진 처절한 학살의 진실을 독자들의 눈앞에 펼쳐낸다. 그는 이 승리에는 계략이 있었다고 전한다. 당시 잉카 황제 알타우알파는 피사로의 요구에 따라 전투가 아닌 ‘회견’을 위해 비무장 보위대 5000명만을 데리고 피사로를 만나러 온다. 하지만 피사로는 이들을 무참히 공격해 30분 만에 전멸시킨다. 물론 에스파냐에는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 신으로 추앙받는 황제가 나포되고 곧 처형되자 잉카는 번번한 저항도 못하고 수도 쿠스코를 내주게 된다. 유럽의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저자는 그 이후 36년간이나 그치지 않았던 잉카의 게릴라전에도 주목한다. 그리고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밀림에 숨어 끝까지 제국에 맞섰던 ‘반란군’들을 온정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바다의’ 2만 3000원, ‘잉카’ 3만 2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아마존 유역서 ‘잃어버린 문명’ 발견

    산림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아마존 유역에서 수백 년 전 존재한 것으로 보이는 문명의 흔적이 속속 발견되고 있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과학 사이트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최근 “브라질-볼리비아 접경지대에 있는 아마존 상류에서 기하학 형태를 한 도로와 지반 공사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9년 처음 존재가 드러난 이 유적은 1280년대 것으로 보이며,15~16세기 경 유럽 침략자들이 옮긴 전염병으로 구성원들이 전멸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당초 학계는 부족 형태의 소수 인원이 거주 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브라질 파라 연방대학 고고학 연구진의 최근 조사 결과 문명의 흔적을 보여주는 흔적이 200여 개나 발견됐다. 고고학 저널 앤티퀴티(Antiquity)에서 연구진은 “최대 폭 300m에 이르는 기하학 형태의 유적을 남기려면 최소 300명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당시 거주 인구는 6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근 도기류와 숯 등 유물과 대형 주거지 흔적이 발견되는 만큼 연구진은 이 지역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적이 현재까지 발견된 것 보다 10배 넘게 존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데니스 스칸 교수는 “이 지역이 순전히 종교적인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방어 기능을 했는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조선전기 서예작품 20건 보물 지정

    조선전기 서예작품 20건 보물 지정

    영·정조의 어필(御筆), 이황과 한석봉의 글씨 등 서예작품 20건이 새로 발견돼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31일 동종(同種) 문화재 일괄공모 사업으로 찾아낸 조선전기의 명필 및 어필 20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영·정조 어필 각 3건, 숙종·효종·인목왕후 어필 각 1건, 어찰(御札)을 모은 편지첩인 신한첩 2건 등 어필이 총 11건, 한석봉·황기로 글씨 각 2건, 김현성·서거정·성수침·양사언·이황 필적 각 1건 등 명필이 총 9건 포함돼 있다. 이중 정조 어필인 ‘신제학정민시출안호남(贐提學鄭民始出按湖南)’은 1791년 2월 정조가 호남에 부임하는 정민시(1745~1800)를 위해 쓴 것이다. 금은 가루로 장식한 붉은 비단에 행서(行書)로 칠언율시를 썼다. 재일교포 사업가가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이번에 보물 1632-1호로 지정됐다. 영조 어필인 ‘숙빈최씨 사우 제문 원고(淑嬪崔氏祠宇祭文原稿)’는 어머니에 대한 영조의 절절한 그리움이 드러나며, 16세기 문신 양사언(1517~1584)의 초서 작품은 자유분방한 도가적 기풍을 잘 보여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동장군/이춘규 논설위원

    일본 공영 NHK 방송은 주요뉴스 시간대에 다양한 그래픽을 활용한 날씨예보를 한다. 뉴스가 끝날 무렵이다. 특히 겨울철이 눈길을 끈다. 그 중에서 후유쇼군(冬將軍·동장군)의 모습은 이채롭다. 16세기 일본 전국시대 장군이 투구를 쓰고 전투자세를 취한 모습이다. 기상캐스터는 “동장군이 찾아왔다. 혹독한 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의 다른 언론과 시민들도 동장군이란 용어를 자연스럽게 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장군은 겨울철에 자주 사용된다. 영하 10도 안팎의 혹독한 추위를 동장군이라고 한다. 하장군이나 춘장군, 추장군이란 용어는 없다. 겨울 추위만 장군에 비유된다. 더위는 견딜 수 있어도 추위는 무서운 존재라는 뜻 같다. 동장군이 위력적이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병해충 알이 얼어죽어 여름에 병해충이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민간에선 주장된다. 동장군의 어원은 해석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는 1812년 프랑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을 때 장기전이 되면서 식량이 없는 데다 모스크바에 한파가 몰아쳐 나폴레옹의 60만 군사 대부분이 강추위와 굶주림에 죽고 1만여명만 살아서 돌아갔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1941년 히틀러도 전격전을 가정해 러시아를 침공했으나 장기화되자 추워지면서 수십만명이나 전사했다. 18세기 초 스웨덴 군대도 러시아를 침공했다 동장군에 패퇴했다. 동장군은 러시아에게는 수호신이다. 우리나라 기원설도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왜군들은 일본의 따뜻한 지방 출신이 많았다. 전쟁이 장기화되자 조선의 겨울철 혹한을 견디지 못해 패주했고, 그때 이후 동장군이란 말이 등장했다는 얘기다. 왜군들에게 동장군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보다 무서운 존재였다는 것. 기상청이 비교적 온화할 것이라고 장기예보한 이번 겨울, 유난스럽게 동장군이 맹위다. 12월에만 벌써 두 차례, 1주일 안팎의 혹한이다. 삼한사온도 사라졌다. 경제난을 계속 겪는 사람들에게 동장군은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 폭설 예보 및 장기 날씨예보가 빗나가 원성을 듣는 기상청 직원들에게 이번 동장군은 누구보다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책꽂이]

    ●인사이트 2010(SBS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엮음, 살림Biz 펴냄) SBS가 2004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서울 디지털포럼’의 리포트를 묶었다. 이 포럼은 디지털 시대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는 각 분야의 이슈에 대한 글로벌 석학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혜안을 공유하는 장이다. 서사,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미래 디지털 라이프, 서브 프라임 이후 글로벌 경제, 새로운 세계 질서 등을 주제로 누리엘 루비니, 마하티르 모하마드, 쑹홍빙, 정명훈, 신경숙, 황석영, 이문열 등 글로벌 리더 37명의 통찰을 접할 수 있다. 1만 5000원. ●우아함의 탄생(나카스나 아키노리 지음, 강길중·김지영·장원철 옮김, 민음사 펴냄) 중국 강남은 남경, 소주, 항주를 중심으로 한 양자강 중하류 지역을 일컫는다. 강남은 12세기 남송 이후 줄곧 중국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고, 16세기에 전성기를 이뤘다. 이 책에서는 중국어 뿐만 아니라, 일본어, 영어, 라틴어 등 다양한 언어의 자료를 바탕으로 강남에서 꽃 피운 우아함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원동력으로 언급되는 중국 문화의 힘이 바로 강남에서 나왔다. 2만원. ●CEO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보연 지음, 하나북스 펴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 맥 휘트먼 전 이베이 CEO,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등 고유한 경영철학과 경영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국내외 유명 CEO 16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웅 만들기식 이야기라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웠던 전략, 또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노하우 등 현장 문제풀이식 경영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 1만 1000원. ●MBC 컬처 리포트-2010 트렌드 웨이브(MBC 지음, 북하우스 펴냄) 내년에는 어떤 문화 트렌드가 유행할까. iMBC 패널 460명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직업군 500명에게 물어 2010년 우리 생활을 파고들 문화 트렌드를 점쳐 봤다. 민낯을 뜻하는 ‘생얼’, 주변을 맴도는 인물 중 최고를 뜻하는 ‘쩌리짱’ 등은 시대를 관통하는 용어가 되며, 정서적 허기, 디지털 네이티브, 뷰티풀 루저, 신 남녀공학 등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할 것이라는데 과연 어떨까. 1만 6500원. ●마흔, 이렇게 나이 들어도 괜찮다(사토 아이코 지음, 오근영 옮김, 예인 펴냄) 올해 86세인 일본 여성 작가의 에세이. 40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해 각종 상을 휩쓴 그녀가 전해주는 중년 인생살이법이다. 40대는 아직 당당하게 어깨를 펼 때, 50대에는 살 만하고 재미있는 일상이 너무 많은 때, 60대는 세상이 변한다면 나도 달라질 때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1만 1000원.
  • [내 책을 말한다] 21세기 대안은 중국이다

    종속이론가이자 세계체제론자로 유명한 조반니 아리기는 왜 베이징에서 애덤 스미스를 발견했을까. 사회학자인 아리기는 애덤 스미스를 베이징에서 발견한 뒤, 미국 헤게모니의 역사적 종말과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까지 끌어낸다. 애덤 스미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사회 일반의 이익보다 계급이익을 우선시하는 자본가계급에 비판적이었다. 산업혁명 전야 유럽의 자본주의 발전경로를 비판하고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올 발전경로를 놀랍게도 중국에서 찾았던 사람이다. 자원집약적인 자본주의 생산방식은 근대 인류에 물질적 풍요만큼 불평등을 안겨줬다. 인류는 생태 위기와 자원 고갈·불평등의 심화로 위기에 봉착했다. 아리기가 보기에 인류에게 대안이 될 생산방식은 노동집약적이고 자원절약적인 아시아의 생산방식이다. 구체제를 옹호하는 20세기 헤게모니 국가 미국은 냉전에서 승리한 뒤 진정한 세계제국으로 군림하여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중국과 동아시아의 경제적 팽창은 미국을 대체하는 힘으로 등장하면서 ‘신(新)아시아시대’를 열고 있다. 그 내용은 자본주의-서구 국가체제의 역사적 유산과 동아시아적 유산이 결합한 새로운 문명이며 기존의 자본주의와는 다른 길이다. 아리기는 중국과 동아시아의 부상이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國富論)’에서 예언한 유럽과 비유럽 사이에 ‘용기와 무력에서 평등해지고 상호 존중하는 세계’가 21세기에 실현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동아시아의 경제적 부상에 이어 21세기 중국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잠재적 패자로 등장함으로써 부와 힘의 헤게모니 전환의 새로운 계승자로 나타나게 되었다. 아리기는 쇠퇴하는 헤게모니를 되돌리려는 미국의 신보수주의 전략이 이라크전쟁으로 실패하면서 미국 헤게모니의 정당성은 훼손되었고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최대의 수혜자는 중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꿈꿨다. 그의 유토피아는 현실에서 디스토피아로 나타나 버렸지만,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은 누구보다 뛰어났으며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아리기가 차세대 헤게모니로 지목한 중국이 과연 새로운 문명을 구현할 존재일까. 즉 자원소모적이고 비(非)인적 자원에 의존하는 서구의 경제 발전 경로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이고 인적 자원에 의존해 보다 평등한 분배를 실현할 세력인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미국 헤게모니의 쇠퇴에 대한 아리기의 분석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만큼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아리기는 16세기 이래 세계 자본주의에서 자본과 힘의 글로벌 헤게모니의 순환을 분석하고, 헤게모니 전환의 표지를 금융자본의 팽창·이동과 금융위기로 제시했다. 아리기가 책을 통해 중국이 새로운 헤게모니 국가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세계자본이 대량으로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미국은 엄청난 금융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한 직후, 2007년 세계를 휩쓴 미국발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중국을 차세대 헤게모니라고 선포한 아리기를 비웃었던 언론계는 급기야 그를 예언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글로벌 양대 축으로 미국과 중국이 ‘G2’로 병칭되기까지 이르렀으며, 구미의 서점에는 중국이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근미래학 저서로 넘쳐난다. 하지만 정작 물꼬를 튼 아리기는 말이 없다. 올해 6월 별세한 노학자의 유작을 책으로 만나보자. 강진아 번역자·경북대 교수
  • [무슨 영화 볼까]

    ■ 시크릿(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윤재구 줄거리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출동한 성열(차승원)은 범인이 남긴 듯한 유리잔의 립스틱 자국과 떨어진 단추, 귀걸이 한쪽을 찾아내고 충격에 빠진다.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내(송윤아)의 입술 색깔, 아내의 옷에 달려있던 단추와 귀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본능적으로 증거물을 모두 없애는 성열. 그는 사건 당일 찾아온 여자를 봤다고 증언하는 결정적 목격자마저 협박해 빼돌린다. 감상 비밀도 반전도 많은 영화. ■ 비상(액션·드라마/18세 관람가) 감독 박정훈 줄거리 엑스트라 생활과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시범(김범)은 ‘인생 한방’을 기대하며 배우의 꿈을 품고 살아가지만 단짝 친구 외에는 기댈 곳이 없다. 이런 그에게 인생을 걸고 싶은 사랑이 나타난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범에게 호수(배수빈)는 호스트바에서 일할 것을 권해오고 결국 시범은 화려한 밤의 배우인 호스트가 된다. 역시 첫사랑의 아픔을 품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호수는 그에게 든든한 배경이 돼 준다. 감상 여자의 환상을 사로잡는 호스트들의 순도 100% 사랑이야기. ■ 시간의 춤(다큐멘터리/전체 관람가) 감독 송일곤 줄거리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체 게바라의 나라 쿠바. 100여 전 그 쿠바에는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를 거쳐 바람처럼 흘러간 300여명의 조선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4년 뒤면 부자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억세게 살았다.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상해 임시정부 김구 선생께 독립자금을 보내며 체 게바라의 혁명에도 동참하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감상 가슴 한 켠의 뭉클함! 감동을 받고 싶다면. ■ 카운테스(드라마·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줄리 델피 줄거리 16세기 루마니아. 아름다운 외모와 막강한 부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줄리 델피). 다른 귀족들의 질투로 고립된 삶을 살던 어느 날, 그녀는 파티에서 만난 젊고 매력적인 귀족 청년 이스트반(다니엘 브륄)과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와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점점 늙고 추해지는 자신이 불안하기만 한데. 감상 사랑 때문에 잔인해지는 여인의 삶.
  • 임수정·다코타 패닝·줄리델피 ‘팜므파탈’ 삼국지

    임수정·다코타 패닝·줄리델피 ‘팜므파탈’ 삼국지

    올 하반기 한국 영화계는 각국에서 온 팜므파탈들이 한바탕 요부대결을 펼친다.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의 임수정과 ‘뉴문’에서 첫 악녀 캐릭터를 연기하는 미국의 다코타 패닝, ‘흡혈귀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를 다룬 ‘카운테스’의 프랑스 여배우 줄리 델피가 상대를 파멸로 이끄는 캐릭터로 분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 韓 임수정 “내게도 이런 면이?” 스스로 놀라 임수정은 영화 ‘행복’ 등에서 청순한 외모와 가련한 캐릭터로 보호 본능을 자극했던 배우다. 하지만 2년 만에 영화 ‘전우치’로 스크린에 컴백하는 임수정은 한 가지 매력으로 설명할 수 없는 팜므파탈을 연기한다. 12월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전우치’에서 임수정은 순수한 외모 뒤 뜨거운 욕망을 지닌 서인경으로 분한다. 순수한 소녀와 섹시한 팜므파탈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인경은 조선시대의 악동도사 전우치(강동원 분)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임수정은 “서인경을 연기하면서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하고 스스로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우치’ 포스터에서 짙은 화장과 요염한 표정으로 화제를 모았던 임수정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의상과 메이크업의 변화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 美 다코타 패닝, 악녀 뱀파이어의 카리스마 ‘우주전쟁’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미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했던 아역배우 다코타 패닝은 내달 2일 개봉을 앞둔 ‘트와일라잇’ 속편 ‘뉴문’에서 사악한 능력을 가진 뱀파이어로 분했다. ‘뉴문’의 캐스팅 당시부터 예쁜 얼굴의 악녀 제인 역으로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다코타 패닝은 냉혹한 표정과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기존의 순수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극중 타인을 고통에 몰아넣고 여유로운 미소로 지켜보는 다코타 패닝의 제인은 ‘트와일라잇’의 3편 ‘이클립스’와 4편 ‘브레이킹 던’에서도 큰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 佛 줄리 델피의 마녀 백작부인 프랑스의 대표 여배우 줄리 델피가 배우와 감독, 각본까지 3역을 맡은 영화 ‘카운테스’도 내달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카운테스’는 16세기 루마니아에서 612명 처녀를 살해하고 그 피로 목욕을 해 전 유럽을 충격에 빠뜨렸던 엘리자베스 바토리 백작부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줄리 델피는 ‘피의 백작부인’으로 더 유명한 바토리로 분해 섬뜩하고도 슬픈 여성의 모습을 열연했다. 연하의 남성과 사랑에 빠졌던 바토리 백작부인은 우연히 얼굴에 묻은 하녀의 피로 자신의 피부가 젊어진 것을 느끼게 된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처녀의 피를 탐하게 된 바토리 백작부인은 피를 얻기 위해 처녀 사냥을 시작해 루마니아를 공포에 몰아넣게 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영화사집, ‘뉴문’·‘카운테스’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셰익스피어는 인종차별 작가?

    셰익스피어는 인종차별 작가?

    르네상스(Renaissance)-학문·예술의 재생, 부흥. ‘르네상스는 14~16세기 그리스·로마 문화와 사상을 부흥시키려는 문화예술적 움직임을 일컫는다. ‘신(神)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변화가 시작됐으며, 중세의 종언이자 근대의 시발점이 되는 운동’이라고 학교는 가르친다. 박홍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는 절반의 정답이자 절반의 무지(無知)에 가깝다. 박 교수는 ‘르네상스는 중세와 달리 자유-자치-자연을 추구해 유토피아를 꿈꿨으나, 유럽 중심, 인간 중심에 매몰되면서 제국주의와 자연정복으로 타락한 14~16세기의 서양 문명’으로 정의하며 기존의 르네상스관(觀)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르네상스의 본질은 현상적으로 드러난 고대의 문예 부흥이 아니라 ‘인간 시대의 시작’이라고 규정했다. ●“르네상스시대는 고대 문예부흥 아닌 인간시대의 시작” 박 교수가 최근 펴낸 ‘인간시대 르네상스’(필맥 펴냄)는 그 시대의 주요 인물 20명에 대한 평가가 이어진다. 평가 정도가 아니라 그에 의해 르네상스 인물들은 전복되거나 해체되고, 재조명된다. 모든 평가의 준거가 됨과 동시에 르네상스로부터 근본적으로 복원하고자하는 것은 그가 내세우는 ‘삼자(三自)주의’로 귀결한다. 즉, 자유(自由)로운 개인, 자치(自治)하는 사회, 자연(自然)스러운 세계다. 예컨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이른바 ‘르네상스 3대 미술가’로 꼽히는 라파엘로는 아예 평가에서 제외했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을 그리고 ‘다비드’, ‘피에타’ 등을 조각한 미켈란젤로는 교황청 등의 권력을 거부하고 개인의 자유를 추구한 르네상스인으로 재조명된다. 에라스무스는 ‘우신예찬’을 썼고 종교개혁에 앞장선 인물로 세계사 시간에 배웠다. 하지만 이 책은 이탈리아를 둘러본 뒤 낭비와 타락에 젖은 모습에 실망해서 가볍게 쓴 소품에 불과한 점을 밝힌다. 원제도 ‘우신예찬’이 아닌 ‘바보자찬’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평까지 덧붙인다. 에라스무스를 ‘휴머니스트들의 왕’이자 ‘인류공동체 사상의 상징’이라고 부르며 칭송한다. 특히 에라스무스의 새로운 면모는 또 다른 저서 ‘평화의 탄핵’에서 빛을 발한다. 그는 ‘전 세계는 공동의 조국’임을 선언한다. 그는 유럽 전체를 조국으로 삼은 최초의 유럽인이자 세계시민이라고 명명한다. 유럽연합(EU)이 20년 전부터 유럽의 점진적 통합을 추진하는 일환으로 나라별 학생 교환 사업인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의 사상적 유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 역시 박홍규라는 프리즘을 거치며 새롭게 해석된다.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에 등장하는 동키호테를 박 교수는 “동키호테 같다는 소리를 들을 각오”로 ‘반체제 아나키스트’라고 과감히 명명한다. 설령 망상에 젖었을지라도 물질주의 탐닉을 거부하고 고귀한 정신주의를 구현하려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에라스무스, 마키아벨리 등 르네상스 시대 주요인물 20명 재평가 이러한 인물의 재평가는 권모술수의 상징 마키아벨리를 ‘만드라골라’라는 위대한 희극을 쓴 극작가로서의 면모와 함께 귀족에 대항한 민중사상가로 부각시켰다. 또한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이탈리아 바깥에 있던 탓인지 그동안 르네상스 시대 문인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향도 있었으나 그를 ‘마지막 르네상스인’으로 포함시킴과 동시에 ‘인종 차별주의와 제국주의에 갇힌 작가’로 규정한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유대인 차별, ‘오셀로’의 흑인 차별, ‘폭풍우’의 제국주의적 관념 등을 대단히 불편해한다. 박 교수는 “우리 시대에도 개혁이 필요하다면 르네상스를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을 지내고 여러 학술 저서를 갖고 있는 법학자이지만 모리스, 고흐, 카프카, 니체 등의 평전을 쓰며 두터운 인문학적 소양을 확인시켜준 ‘한국의 르네상스인’이자 ‘또다른 에라스무스주의자’이기도 하다. 2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다윈 ‘종의 기원’ 출간 1859년 세계문명 대혁신의 해

    인생을 회고하다 보면 사람들은 환골탈태라고 할 만한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찌 된 일인지 이전과 달리 사물의 이치가 머릿속으로 속속 들어오고, 날밤을 새며 활동해도 육체적으로 끄떡없다. 우연하게도 주변 환경도 대단히 우호적이라 의도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는 상황 말이다. 사람에 따라서 그 시기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또는 직장 초년병 시절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그 시기를 통과한 사람들은 이전의 자신과 비교할 수가 없다. 점진적 발전이 아닌 도약과 비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생의 한 시점에서도 그렇듯 인류의 역사에는 환골탈태라고 부를 만한 비약적인 발전의 시점들이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의 철학과 과학의 발전과 15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르네상스, 16세기 초 대항해의 시대, 18세기 프랑스 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 그리고 19세기 중반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출간 등을 손꼽을 수 있겠다. 이러한 발전들은 지구를 점점 공동의 가치와 방법, 개념들로 하나로 묶으면서 동떨어져 있던 세계를 점점 가깝게 하나로 묶어나갔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이 서양정치·사회·경제 등에 미친 영향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피터 매시니스 지음, 석기용 옮김, 부키 펴냄)는 1859년이란 시점을 고정해놓고, 서양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과 그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정치·사회·경제·문화에 끼친 영향을 시시콜콜 다룬 책이다. 동양에서 종의 기원은 생물학적으로 인류가 진화됐다는 과학적 의미로 한정되지만, 서양에서 종의 기원은 기독교 사회의 붕괴를 가져오는 것으로 그 파장은 과학에 한정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경제학이 급속히 확산되고 발전했던 이유로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 믿음의 체계를 잃어버린 서양인들이 이를 대체할 학문과 철학, 윤리의식으로서 경제학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종의 기원이 나오기 전까지 서양에서는 인류의 역사가 6000년에 불과하다고 알고 있었다. 구약성서에 나와 있는 선지자들의 나이를 다 합쳐서 만들어낸, 비교적 과학적(?)인 가공의 역사다. 그러나 종의 기원이 나올 무렵 공룡의 뼈 등 화석을 발굴해내던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46억년 전으로 끌고 올라간다. 지질학은 진화론과 맞물려 지구와 인간, 신에 대한 이해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과학 저술가인 저자 피터 매시니스는 종의 기원 발간을, 자리표는 있지만 자리 배치도를 마련해 놓지 않은 엉성한 결혼피로연에서 몇몇 하객이 먼저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나머지 하객들이 쉽게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뒤에 피로연장을 찾는 하객들은 미리 자리 잡은 배우자나 동료, 친구들의 손짓을 따라가면 쉽게 자리를 찾고, 자리를 채우는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는 것이다. 즉 종의 기원의 발간은 지금까지 자리를 못 찾고 우왕좌왕하던 각종 과학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통신과 교통, 무역, 지성, 언론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발전을 폭포처럼 연쇄적으로 이끌어낸 해라고 말한다. 물론 종의 기원이 그 일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그 책의 발간 역시 시대적 산물이자 변화의 증상이라는 지적을 저자는 잊지 않는다. ●교통·통신·무역·언론 등 연쇄발전 그럼 1859년에는 또는 1859년을 전후로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1859년 4월에 수에즈 운하가 착공됐고, 그 해 한해 동안 많은 전신선이 부설됐다. 속도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존 브라운이 노예제 폐지운동을 벌이며 무력행동을 하다가 교수대에서 처형을 당했다. 그해 에이브러햄 링컨은 대통령 캠페인에 들어갔고, 1861년 미국의 대통령이 된 링컨은 노예제 폐지를 두고 전쟁을 벌인다. 루이 파스퇴르는 정밀한 실험을 통해 생명체는 자연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세균설’이 등장할 무대를 만들어줬다. 1854년에는 영국 존 스노가 콜레라 창궐지역을 지도로 찍어내 ‘물속의 무언가’가 질병의 원인이라는 전염병 확산의 명확한 패턴을 밝혀주었다. 이제 과학은 분화돼 과학자들도 전공이 아니면 모르게 됐다. 도시에는 가스등을 흔히 볼 수 있었고, 최초의 전등이 실험됐다. 미국 에드윈 드레이크는 최초의 유정을 시추하기도 했다.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예측한 스반테 아레니우스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그해 영국 빅토리아 여왕은 독일로 시집간 딸이 베를린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몇 분 만에 전보로 전해들었고, 1859년에 태어난 그 손자는 빌헬름 2세로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을 통치했다. 빌헬름 2세는 당대의 기술발전을 통해 가공할 만한 군비개량을 이뤄나가기도 했다. 동인도에서 구타페르카라는 고무와 비슷한 형질의 신물질이 1859년에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해저케이블의 피복으로, 충치치료제로, 소방호스의 피복 등으로 널리 이용됐다. 알루미늄은 당시 금보다 더 비싼 신물질이었다.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됐다. 또 노동계급들의 열악한 노동여건의 개선과 여가의 확보 등은 인쇄매체 등 읽을거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면서 면직물 넝마가 아니라 목재 펄프로 종이를 만들기도 한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골드러시가 있고, 영국 런던에서 발행된 신문은 해저케이블 등의 발달로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도 2주 만에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세계는 좁아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 참! 1857년에서 1859년 사이에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해 태평양 지역을 강타한 것도 잊지 말자. 1859년은 그저 150년 전의 어느 한 해가 아니었다. 그리고 1859년과 닮은꼴처럼 보이는 2009년도 그저 그렇게 평범한 한 해가 아니었다고 나중에 술회할지도 모르겠다. 1만 6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15세기 조선 엘리트들은 국가실익 따져 파병 결정”

    “15세기 조선 엘리트들은 국가실익 따져 파병 결정”

    최근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결정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1960년대 베트남 파병을 필두로 한국 현대사에서 해외파병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다. 해외파병이 현실적으로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볼 때 파병을 둘러싼 찬반 논리는 대한민국 지도층이 한·미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냐에 따른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해외파병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계승범(49)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명·청의 파병 압력에 대한 조정의 대응을 통해 조선 지배층의 중국관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선은 정식으로 명의 조공국이 된 1401년부터 개항(1879년) 직전까지 약 470년간 명 혹은 청의 파병 압력을 놓고 모두 열다섯 차례 논의를 벌였다. 계 교수는 최근 펴낸 ‘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푸른역사)에서 해외파병을 키워드 삼아 조선 엘리트들이 중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분석했다. 계 교수에 따르면 15세기 성종 대까지만 해도 조선 조정은 명이 파병을 요청하면 국가의 실익을 세심히 저울질했다. 세종 대에 몽골 원정을 이유로 명이 청병(請兵)했을 때는 만장일치로 거절했고, 성종 대에는 찬반논쟁을 벌여 뒤늦게 최소의 병력을 보내 생색만 내는 전략을 취했다. 사대(事大)와 국익이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결과다. 그러나 16세기 중종 대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양반지배층이 명을 부모의 나라로 인식하고, 소중화 의식이 확산되면서 사대와 국익을 동일선상에서 이해하는 절대적인 사대관이 자리잡았다. 광해군 대는 명이 네 차례나 파병을 요구하면서 조정의 논쟁이 가장 첨예했다. 광해군은 현실적 정세를 이유로 파병을 반대했지만 신하들의 파병 당위론에 결국 뜻을 꺾어야 했다. 계 교수는 “파병논쟁이 국익을 고려한 정책대결에서 국가의 정체성 논쟁으로 넘어가면 논란이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의 한·미관계와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계 교수는 “한·미관계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대미관계를 정책대결로 보지 않고, 정체성의 문제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선 엘리트들의 이 같은 태도는 당시로선 세계의 중심인 중국을 따라가고자 하는 그 나름의 글로벌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17세기 명·청 교체기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현실을 부정한 채 자기합리화를 위해 내면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한 대응방식은 현명하지 못했다. 명의 붕괴를 단순한 왕조 교체가 아니라 문명의 붕괴이자 천자의 종말로 받아들인 결과는 300년 뒤 근대화의 물결에서 한반도를 고립시키는 원인(遠因)이 됐다고 계 교수는 판단한다. 그는 “명·청 교체 이후에 조선의 양반지배층이 택한 존명의리 이데올로기 정책은 단기적으로, 또 지배양반층 차원에서는 성공적이었으나 거기에는 큰 대가가 따랐다.”고 말했다. 조선 지식인의 대중국관이 오늘날 대한민국 지식인의 대미관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계 교수는 “상대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영향으로 볼 때 공통점이 많다.”면서 “냉전 이후 다원화 사회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겨울 극장가, 色있는 유럽영화 ‘붐’

    겨울 극장가, 色있는 유럽영화 ‘붐’

    ‘2012’, ‘아바타’, ‘전우치’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한국 대작영화들의 격돌하는 올 겨울 극장가에 다양한 영화 팬들의 취향을 만족시켜줄 색깔 있는 유럽산 화제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년 여름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으로 국내 호러팬을 열광시킨 클라이브 바커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국 영화 ‘드레드’는 차갑고 냉혹한 회색빛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드레드’는 심리 스릴러로 두려움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 대학생 3명이 내면에 잠들어 있던 공포에 대한 집착을 깨닫고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공포 실험이란 신선한 소재와 상상을 초월한 충격적 반전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색다른 공포를 선사할 ‘드레드’는 오는 26일 메가박스 코엑스를 시작으로 전국 로드쇼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이어 다음달 3일 개봉하는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 프로젝트 영화 ‘카운테스’는 612명의 처녀를 살해하고 그 피로 목욕까지 해 16세기 유럽 전역을 뒤흔들었던 엘리자베스 바토리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카운테스’는 그녀의 차가웠던 겉모습 속에 감춰져 있던 운명적인 사랑과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잔혹한 비밀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냈다. 붉은 핏빛으로 가득한 잔혹한 러브스토리 ‘카운테스’는 세계적인 지성파 여배우 줄리 델피가 직접 연출과 주연을 겸했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윌리엄 허트가 열연을 펼쳤다. ‘천사들이 꿈꾸는 세상’으로 세계적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프랑스 감독 에릭 종카의 신작 ‘줄리아’는 희망의 파란색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줄리아’는 영화 세상과 담을 쌓고 술에 절어 살던 여자 줄리아가 유괴한 아이를 다시 납치당하는 황당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깨닫게 되는 삶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그린 휴먼 드리마다. 2008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황금 곰상에 노미네이트 되어 호평을 받았던 ‘줄리아’는 다음달 3일 개봉한다. 사진 = 누리픽쳐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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