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1500여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의문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목동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최자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법령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74
  • [뉴스 다큐 시선]당신에게 ‘1만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뉴스 다큐 시선]당신에게 ‘1만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1만원권 지폐 속에 있는 세종대왕의 얼굴은 웃는 듯 우는 듯 오묘하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돈. 먹고 살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이렇듯 ‘실용’의 최전선에 있다 보니 평소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우리에게 1만원권의 가치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는 별 걱정없이 펑펑 쓸 수 있는 ‘배춧잎’일지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너 시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귀중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만원의 의미를 들어봤다. 1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자장면 두 그릇 , 떡볶이 5인분, 햄버거 런치메뉴 3인분 정도를 먹을 수 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을 사 볼 수도 있고 멋진 비키니 수영복을 사 입을 수도 있으며, PC방에서 10시간 동안 웹 서핑을 즐길 수도 있다. 반대로 1만원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노동부가 정한 최저시급은 4000원. 어떤 직종이든 2시간 반을 일하면 1만원은 벌 수 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음식점에서 서빙을 할 수도 있다. 혹자는 건설현장에서 팥죽땀을 흘리기도 한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1만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사연과 눈물은 무궁무진하다. 1g도 안 되는 이 초록빛 종잇장 하나로 사람들은 울고 웃고 화내고 심지어는 죄도 저지른다. 세상만사 온갖 삶이 이 작은 1만원권 안에 녹아 있는 셈이다. ●주부 “요즘 만원은 2~3년전 5000원 같아” 가정주부 권춘자(57·서울 은평구)씨는 18일 오후 아파트 상가 안에 있는 ATM(자동인출기) 기계에서 만원짜리 몇 장을 뽑았다. 김치를 담그는 데 대파를 급히 사야 했기 때문이다. 웬만한 물건은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사지만 급한 것은 상가에 있는 소형 마트에서 사기도 한다. 1200원짜리 대파 한 단을 산 뒤 권씨는 만원을 내밀면서 “요새 물가가 너무 비싸다. 요즘 만원은 2~3년 전 5000원 정도인 것 같다.”며 한숨을 쉰다. 돈은 권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권씨는 “생명만큼 귀중하다.”라며 웃다가 이내 말을 바꿨다. “생명만큼 중요한 건 아니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정도다. 근데 요즘은 돈이 너무 없어서 살기 팍팍하다.”라고 말했다. 권씨가 대파를 산 마트 밖에 택시 한 대가 서 있었다. 택시기사 임재빈(53)씨는 반나절 동안 만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어보지 못했다. 임씨의 돈통 안을 보니 죄다 5000원짜리와 1000원짜리다. 임씨는 “날마다 다르다. 어떤 날은 돈이 많이 들어오는 날도 있고, 어떨 땐 만원 한 장 안 들어오는 날도 있고. 오늘은 일이 잘 안 되는 편이다.”며 힘겨워했다. 물가가 올라 요즘 만원은 돈도 아니라지만, 임씨가 ‘돈도 아니라는’ 만원을 벌기 위해 뛰어야 하는 시간은 2~3시간. 어쩌다 손님이 없는 날이면 시간은 더 길어진다. 임씨는 “사납금을 빼고 택시기사들이 그나마 먹고 살려면 한 시간에 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요즘은 1시간30분~2시간 정도 걸려야 벌 수 있다.”면서 “그나마도 출·퇴근 시간을 빼면 손님이 귀해 어떨 때는 2~3시간 걸릴 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납금을 채우지 못한 날의 ‘1만원’은 권씨에겐 눈물 그 자체다. ●택시회사 사장 “회사 유지 위한 원천” 100여대의 택시를 갖고 있는 택시업체 사장 박정연(가명·58)씨에게 만원은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원천”이라고 말했다. 꼬박꼬박 돈을 입금해야 하는 기사들 입장에서 만원이 정말 큰 돈이라는 것을 박씨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200여명의 기사들이 입금하는 사납금 1500여만원을 매일 받고 있는 박씨 입장에서도 만원은 높은 벽이다. 박씨는 “직원들이 생각하기에 나는 가만히 앉아서 들어오는 돈이나 세면 되는 줄 알지만 택시 교환부터 시작해서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보면 나름의 애환이 있다.”고 털어놨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오르지 않는 택시요금이 있는 한 임씨의 회사 운영이 만만치 않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 30% 이상 싸긴 하지만 차를 끊임없이 새로 사야 한다. 박씨는 “택시 구입비가 얼마나 늘었는지 말도 하기 싫다. 그런데 택시 사납금은 10년 동안 고작 5000원 정도 올랐다.”면서 “만원이 아니라 단돈 몇천원 때문에 사납금을 못 채우는 기사들을 보면 안쓰럽지만 원칙은 원칙이라고 자위할 뿐”이라고 전했다. ●마트 알바직원 “카드결제 많아 구경 힘들어” 택시가 마트 앞을 떠나 큰길 쪽으로 나갔다. 큰길 옆에 있는 작은 슈퍼 안에서 직원 김모(여·32)씨가 일하고 있다. 김씨는 “아줌마 햄버거 없어요?” “저기 있잖아 햄버거~지난번엔 맛있게 먹었니?” 라며 꼬마 단골 손님들과 살갑게 얘기를 주고 받았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만원짜리를 선뜻 꺼내는 손님이 줄지는 않았을까. 김씨에게 물어보니 “아예 돈을 잘 구경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유를 물으니 “요즘 손님들은 500원짜리 껌을 사도, 700원짜리 물 한 통을 사면서도 주로 카드를 쓴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진 모르겠는데 우리는 수수료를 물어야 하니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고 손을 내저었다. 김씨는 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시급이 얼마냐고 물으니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멋쩍게 웃었다. 현재 노동부가 정한 최저 시급은 1시간당 4000원 남짓. 김씨가 1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2시간 반을 계속 서서 일해야 한다. 김씨는 “사회에 나와서 일하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평범한 얘기가 더욱 와닿는 거 같다. 있는 사람은 정말 많이 있고 없는 사람은 정말 하나도 없고….”라면서 “이 동네는 서울 변두리에 있는 전형적인 빈촌인데 돈 한푼이 없어서 쩔쩔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보면 사람들이 요즘 해외여행 가서 돈을 펑펑 쓰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초등학생에겐 군것질·놀이 수단?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초등학생 김호기(7)군에게 1만원은 어마어마하게 큰돈이다. 매일 받는 용돈 1000원을 만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열흘 동안 하고 싶은 걸 참아야 한다. 김군은 “집에 아빠 친구들이나 할아버지가 오시면 만원씩 생기는데 몽땅 엄마한테 뺏긴다. 나중에 돌려준다고 하는데 엄마가 다 써버렸을지도 모른다.”고 툴툴거렸다. 그러더니 “설날 받은 세뱃돈까지 합하면 원래는 진짜 부잔데, 지금은 이거뿐이다.“며 주머니에서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꺼내보였다. 김군은 부모로부터 ‘돈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듣는다고 한다. 그러나 김군에게 돈은 그냥 군것질하고 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PC방에 가면 만원씩 맡겨놓고 다니는 애들도 있어요. 전 참다참다 1000원 내고 한 시간 노는데 말이죠. 만원이 지금 생기면 저도 PC방에 맡겨놓고 실컷 놀 거예요. 보너스까지 하루 더 받을 수 있어요.” 큰길 사거리에 있는 시중은행 지점에서는 영업을 마감한 은행원 김정임(28)씨가 돈을 세고 있다. 하루 동안 김씨가 만지는 돈은 얼마나 될까. 김씨는 “1억원 넘게 세는 날도 허다하다. 상가가 근처에 있는 데다 가끔 부동산 거래하는 분들이 현금으로 들고 와서 통장에 넣기도 하는데 통장 속에 있는 숫자로는 수십억원도 가끔 본다.”고 전했다. 돈을 보면 욕심은 생기지 않을까. 김씨는 ‘초년병 시절에 극복한 고민’이라면서도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신입사원 시절에 돈 세는 걸 배울 때는 이 돈이 내 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매일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거쳐가는 돈은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오히려 은행에서 고객들의 돈을 만지다 보면 가끔 돈 냄새에 질릴 때도 있다.”고 한다. 글·동영상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한국이 노벨과학상 못받는 이유 고 안재환 부모,정선희 만나겠다며 SBS 방문 ‘짬밥’도 안되는게 감히… “대출받아 고용유지?” 中企가 기가 막혀 헝가리 총리 월급은 과연 얼마?…1포린트, 한화로 약 6원 佛 브루니, ‘콘돔 불허’ 교황 정면비판
  • [뉴스 다큐 시선]당신에게 ‘1만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1만원권 지폐 속에 있는 세종대왕의 얼굴은 웃는 듯 우는 듯 오묘하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돈. 먹고 살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이렇듯 ‘실용’의 최전선에 있다 보니 평소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우리에게 1만원권의 가치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는 별 걱정없이 펑펑 쓸 수 있는 ‘배춧잎’일지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너 시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귀중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만원의 의미를 들어봤다. 1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자장면 두 그릇 , 떡볶이 5인분, 햄버거 런치메뉴 3인분 정도를 먹을 수 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을 사 볼 수도 있고 멋진 비키니 수영복을 사 입을 수도 있으며, PC방에서 10시간 동안 웹 서핑을 즐길 수도 있다. 반대로 1만원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노동부가 정한 최저시급은 4000원. 어떤 직종이든 2시간 반을 일하면 1만원은 벌 수 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음식점에서 서빙을 할 수도 있다. 혹자는 건설현장에서 팥죽땀을 흘리기도 한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1만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사연과 눈물은 무궁무진하다. 1g도 안 되는 이 초록빛 종잇장 하나로 사람들은 울고 웃고 화내고 심지어는 죄도 저지른다. 세상만사 온갖 삶이 이 작은 1만원권 안에 녹아 있는 셈이다. ●주부 “요즘 만원은 2~3년전 5000원 같아” 가정주부 권춘자(57·서울 은평구)씨는 18일 오후 아파트 상가 안에 있는 ATM(자동인출기) 기계에서 만원짜리 몇 장을 뽑았다. 김치를 담그는 데 대파를 급히 사야 했기 때문이다. 웬만한 물건은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사지만 급한 것은 상가에 있는 소형 마트에서 사기도 한다. 1200원짜리 대파 한 단을 산 뒤 권씨는 만원을 내밀면서 “요새 물가가 너무 비싸다. 요즘 만원은 2~3년 전 5000원 정도인 것 같다.”며 한숨을 쉰다. 돈은 권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권씨는 “생명만큼 귀중하다.”라며 웃다가 이내 말을 바꿨다. “생명만큼 중요한 건 아니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정도다. 근데 요즘은 돈이 너무 없어서 살기 팍팍하다.”라고 말했다. 권씨가 대파를 산 마트 밖에 택시 한 대가 서 있었다. 택시기사 임재빈(53)씨는 반나절 동안 만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어보지 못했다. 임씨의 돈통 안을 보니 죄다 5000원짜리와 1000원짜리다. 임씨는 “날마다 다르다. 어떤 날은 돈이 많이 들어오는 날도 있고, 어떨 땐 만원 한 장 안 들어오는 날도 있고. 오늘은 일이 잘 안 되는 편이다.”며 힘겨워했다. 물가가 올라 요즘 만원은 돈도 아니라지만, 임씨가 ‘돈도 아니라는’ 만원을 벌기 위해 뛰어야 하는 시간은 2~3시간. 어쩌다 손님이 없는 날이면 시간은 더 길어진다. 임씨는 “사납금을 빼고 택시기사들이 그나마 먹고 살려면 한 시간에 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요즘은 1시간30분~2시간 정도 걸려야 벌 수 있다.”면서 “그나마도 출·퇴근 시간을 빼면 손님이 귀해 어떨 때는 2~3시간 걸릴 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납금을 채우지 못한 날의 ‘1만원’은 권씨에겐 눈물 그 자체다. ●택시회사 사장 “회사 유지 위한 원천” 100여대의 택시를 갖고 있는 택시업체 사장 박정연(가명·58)씨에게 만원은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원천”이라고 말했다. 꼬박꼬박 돈을 입금해야 하는 기사들 입장에서 만원이 정말 큰 돈이라는 것을 박씨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200여명의 기사들이 입금하는 사납금 1500여만원을 매일 받고 있는 박씨 입장에서도 만원은 높은 벽이다. 박씨는 “직원들이 생각하기에 나는 가만히 앉아서 들어오는 돈이나 세면 되는 줄 알지만 택시 교환부터 시작해서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보면 나름의 애환이 있다.”고 털어놨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오르지 않는 택시요금이 있는 한 임씨의 회사 운영이 만만치 않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 30% 이상 싸긴 하지만 차를 끊임없이 새로 사야 한다. 박씨는 “택시 구입비가 얼마나 늘었는지 말도 하기 싫다. 그런데 택시 사납금은 10년 동안 고작 5000원 정도 올랐다.”면서 “만원이 아니라 단돈 몇천원 때문에 사납금을 못 채우는 기사들을 보면 안쓰럽지만 원칙은 원칙이라고 자위할 뿐”이라고 전했다. ●마트 알바직원 “카드결제 많아 구경 힘들어” 택시가 마트 앞을 떠나 큰길 쪽으로 나갔다. 큰길 옆에 있는 작은 슈퍼 안에서 직원 김모(여·32)씨가 일하고 있다. 김씨는 “아줌마 햄버거 없어요?” “저기 있잖아 햄버거~지난번엔 맛있게 먹었니?” 라며 꼬마 단골 손님들과 살갑게 얘기를 주고 받았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만원짜리를 선뜻 꺼내는 손님이 줄지는 않았을까. 김씨에게 물어보니 “아예 돈을 잘 구경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유를 물으니 “요즘 손님들은 500원짜리 껌을 사도, 700원짜리 물 한 통을 사면서도 주로 카드를 쓴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진 모르겠는데 우리는 수수료를 물어야 하니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고 손을 내저었다. 김씨는 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시급이 얼마냐고 물으니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멋쩍게 웃었다. 현재 노동부가 정한 최저 시급은 1시간당 4000원 남짓. 김씨가 1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2시간 반을 계속 서서 일해야 한다. 김씨는 “사회에 나와서 일하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평범한 얘기가 더욱 와닿는 거 같다. 있는 사람은 정말 많이 있고 없는 사람은 정말 하나도 없고….”라면서 “이 동네는 서울 변두리에 있는 전형적인 빈촌인데 돈 한푼이 없어서 쩔쩔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보면 사람들이 요즘 해외여행 가서 돈을 펑펑 쓰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초등학생에겐 군것질·놀이 수단?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초등학생 김호기(7)군에게 1만원은 어마어마하게 큰돈이다. 매일 받는 용돈 1000원을 만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열흘 동안 하고 싶은 걸 참아야 한다. 김군은 “집에 아빠 친구들이나 할아버지가 오시면 만원씩 생기는데 몽땅 엄마한테 뺏긴다. 나중에 돌려준다고 하는데 엄마가 다 써버렸을지도 모른다.”고 툴툴거렸다. 그러더니 “설날 받은 세뱃돈까지 합하면 원래는 진짜 부잔데, 지금은 이거뿐이다.“며 주머니에서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꺼내보였다. 김군은 부모로부터 ‘돈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듣는다고 한다. 그러나 김군에게 돈은 그냥 군것질하고 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PC방에 가면 만원씩 맡겨놓고 다니는 애들도 있어요. 전 참다참다 1000원 내고 한 시간 노는데 말이죠. 만원이 지금 생기면 저도 PC방에 맡겨놓고 실컷 놀 거예요. 보너스까지 하루 더 받을 수 있어요.” 큰길 사거리에 있는 시중은행 지점에서는 영업을 마감한 은행원 김정임(28)씨가 돈을 세고 있다. 하루 동안 김씨가 만지는 돈은 얼마나 될까. 김씨는 “1억원 넘게 세는 날도 허다하다. 상가가 근처에 있는 데다 가끔 부동산 거래하는 분들이 현금으로 들고 와서 통장에 넣기도 하는데 통장 속에 있는 숫자로는 수십억원도 가끔 본다.”고 전했다. 돈을 보면 욕심은 생기지 않을까. 김씨는 ‘초년병 시절에 극복한 고민’이라면서도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신입사원 시절에 돈 세는 걸 배울 때는 이 돈이 내 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매일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거쳐가는 돈은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오히려 은행에서 고객들의 돈을 만지다 보면 가끔 돈 냄새에 질릴 때도 있다.”고 한다. 글·동영상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교정대상 수상자-교정 참여인사] 자비상-김영찬 장흥교도소 종교위원

    진도 향적사 주지 스님으로 불교법회, 수계식, 독경대회를 주관했다. 불우수용자와 자매결연을 갖는 등 수용자의 교화에 기여했다. 1987년부터 매월 진도에서 장흥까지 왕복 200㎞ 이상되는 거리를 오가면서 수용자의 올바른 가치관을 위해 노력했다. 1992년부터 불우 수용자와 자매결연을 가져 250만원 상당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2001년부터 교정협의회 불교분과위원장을 맡아 헌신적으로 교화업무에 봉사했다. 1987년부터 현재까지 1500여명의 어린이에게 여름불교학교를 운영해 농촌어린이 정서순화 및 기본교양 지도를 해왔다. 또 1980년 진도불교청년회를, 1985년 진도불교학생회를 창립했고, 향적사 어린이법회 창립 등 지역사회 종교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 [서울플러스] 어린이 일일 농부체험

    광진구(구청장 정송학)11일 장평교~군자교간 중랑천 둔치 자연학습장에서 미취학 어린이 1500여명을 대상으로 ‘일일 농부체험’행사를 연다. 자양하나유치원 등 지역내 36개 유치원과 24개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참가한다. 어린이들은 직접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과정을 체험해 봄으로써 어떤 과정을 거쳐 음식이 식탁위에 올려지는지 배우게 된다. 공원녹지과 450-7783.
  • “한민족의 기원 화폭에 담았습니다”

    “한민족의 기원 화폭에 담았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광주광역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전시관(옛 시립미술관)에서 ‘그림으로 보는 역사 이야기’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월2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회를 여는 작가의 이름에 시선이 꽂힌다. 만몽(卍夢) 김산호 화백. 50년 전 스무 살의 나이에 SF 만화 ‘라이파이’를 탄생시키며 당시 청소년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작가다. 청소년들은 22세기를 배경으로 빛보다 빠른 제비호를 타고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악의 무리를 처부수는 라이파이의 영웅담에 열광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암울했던 시절,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까닭일 것이다. 라이파이의 아버지가 역사화를? 20년 동안 그가 그려온 역사는 어떤 것일까. 광주에 갔다. 전시관에서 만난 김 화백은 그림을 먼저 보라고 권한다. 1200㎡가 넘는 공간을 가득 채운 거대한, 그리고 크고 작은 아크릴화, 유화 350여점을 찬찬히 눈에 담는 시간도 꽤 걸린다. ●치우천황의 밝달 국·단군의 대쥬신제국·밝지·실라 생생하게 신라 박제상이 썼다고 알려진 ‘부도지’의 마고주신 신화와, 기원전 8세기부터 3300여년 동안 이어졌다고 하는 국, 이제는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치우천황이 활약했던 1500여년의 밝달(배달)국, 그리고 단군이 세운 대쥬신제국(고조선), 부여, 위가우리(고구려), 밝지(백제), 실라(신라) 등의 모습이 생생하다. “제가 그리는 역사는 대한민국사가 아니라 한민족사입니다. 대한민국은 한민족사의 파편일 뿐이에요. 한민족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갔는지 복원하는 작업이죠.”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김 화백은 재차 전시관으로 손을 잡아끌며 여러 그림을 다시 보여준다. “요나라 시조는 야율 아보기(阿保機)인데, 아보기는 우리말로 치면 아버지예요. 중국 발음으로도 아버지이고. 우리와 같은 민족이 아니라면 쓸 수 없는 말이죠. 마의태자와 함께 신라 재건을 위해 싸우던 유민들이 북쪽으로 올라가요. 김함보라는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여진을 통일하죠. 신라 김씨예요. 이 사람의 8대손이 금나라를 세운 김아골타 황제입니다. 후금(청나라) 시조는 누르하치 황제인데 성(姓)이 애신각라(愛新覺羅)입니다. 신라를 사랑하고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신라의 핏줄이 분명합니다. 청나라 건륭제의 칙명으로 지어졌던 ‘만주원류고’에는 만주족은 쥬신족이라고 서술돼 있죠. 바이칼 호수 인근에 부리야트족의 자치공화국이 있는데 부리야는 다름 아닌 부여입니다.” 그의 그림 속에서 한민족의 선조들은 바이칼 호수에서부터 만주, 산둥 반도,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말을 달린다. 그는 한민족 벨트라고 했다. 사대 사상이나 식민 사관을 빼고 우리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라보자는 민족사학, 재야사학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정통사학(강단사학)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그는 “제도권 사학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이죠. 제도권 사학이 앞면만 보고 있다면 저는 뒷면을 보고 거기에 나타난 다른 모습을 그리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만리장성 바깥의 역사를 이민족의 것으로 여겼던 중국이 이제 동북공정을 통해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예전에는 괴물로 묘사하던 치우천황까지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고조선이나 고구려마저도 중국의 지방 정부 가운데 하나로 만들려 한다고 성토했다. “최근 중국 동북지방에서 황하문명보다 오래된 홍산문명 유물들이 나오고 있어요. 그곳은 바로 고조선이 활약했던 한복판입니다. 우리 스스로 한반도에 갇혀 우리 민족사를 배척하는 동안 중국은 조금씩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역사는 한 번 빼앗기면 찾을 수가 없습니다. 잃어버린, 숨은, 알려지지 않은 우리 민족사를 널리 소개하는 것, 그것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직접 그린 역사화 2000여점 상설 전시관 세우는 게 꿈 민족사 복원 작업에 매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김 화백은 1966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만화 외에 패션 및 관광 사업에 도전했다. 사이판과 제주도에 있는 잠수함 관광이 그의 작품이다. 1978년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개방되기 전인 만주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그곳에 남아 있는 고구려 풍습과 문화를 만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1988년부터는 아예 사업을 접고 북만주에서 타클라마칸 사막 등 중국 각지는 물론 몽골, 러시아를 드나들며 한민족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대쥬신제국사’와 계속 발간되고 있는 ‘대한민족통사’ 시리즈는 그 결과물이다. 한국 만화 재평가 작업의 흐름을 타며 지난해 만화가로서는 일곱 번째로 문화훈장을 받았던 김 화백. 6월 말까지 예정된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한국 만화 100주년과 겹쳐진 라이파이 50주년 기념 행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박재동 화백이 회장으로 있는 라이파이 팬클럽과 함께 팬미팅 겸 전시회를 서울에서 가질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부천만화정보센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도 라이파이 관련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미국의 준리 사범, 멕시코의 문대원 사범 등 한국을 빛낸 태권도 그랜드 마스터의 삶을 담은 500페이지짜리 만화책을 다음달 즈음 출간할 예정이다. 직접 그린 역사화 2000여점에 대한 상설 전시관을 만드는 게 소원이라는 김 화백은 “제 호가 만몽인데, 수많은 꿈을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면서 “만화를, 그림을 그리는 자체가 꿈이에요. 언제나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고 있죠.”라고 웃음 지었다. 글 사진 광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고속도로 4개 갈아 타며 5시간17분 ‘007 상경’

    [盧 전대통령 소환] 고속도로 4개 갈아 타며 5시간17분 ‘007 상경’

    30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경 ‘천리 길’에는 5시간17분이 걸렸다. 상경길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봉하마을에는 이날 새벽부터 400여명의 취재진과 노사모 회원, 경찰, 경호팀 등 1500여명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가 지나갈 도로에 장미가시와 노란 꽃잎을 깔아놓은 노사모 회원들은 “장미가시는 역경의 상징이며, 노란 장미꽃은 조사를 마친 뒤 아무일 없이 돌아올 것을 바라고 환영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 30여명도 속속 사저에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이들과 함께 20분 동안 티타임을 가졌다. 퇴임 말기 이후 담배를 끊었던 노 전 대통령은 무거운 마음을 보여주듯 차를 마시는 동안 담배 두 대를 연거푸 피웠다. 노 전 대통령은 “해놓은 일이 없어 미안하다. 날 지지해준 분들이 기가 죽을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부인과 측근이 돈을 받았던 사실을)몰라서 몰랐다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아내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이라고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너무 야위고 흰머리도 많아져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당초 오전 7시쯤으로 예정됐던 출발시각을 한 시간 정도 늦춘 노 전 대통령은 오전 7시57분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분해 보이는 짙은 남색 양복에 다이아몬드형 무늬의 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잠시 멈칫하던 노 전 대통령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2분 뒤인 7시59분 다시 현관 밖으로 나섰다. 이때 먼 길을 가기 전 화장실을 잠시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스타렉스 승합차 한 대가 사저를 빠져나왔지만, 당시에는 노 전 대통령이 이를 타고 있는지, 또 어떤 경로로 서울까지 올라갈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쪽은 극도로 보안을 유지했고, 경남경찰청에도 출발하기 불과 20여분 전에 경로를 통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승합차를 타고 50m쯤 떨어진 사저 앞 취재진이 있는 포토라인에 멈춰서 내려 짧은 소회를 밝힌 뒤 곧바로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16인승 방탄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경호차량들이 버스를 에워싸고 50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했지만,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언론사 차량들이 앞다퉈 버스 옆으로 접근했다. 시속 110㎞의 속도로 달리는 버스 안을 근접촬영하기 위해 갓길로 뛰어든 취재 차량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차량 간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는 계속해서 고속도로를 갈아탔다. 당초 버스가 봉하마을과 가장 가까운 남해고속도로 동창원 나들목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일부러 남해고속도로 진례나들목을 택했다. 경찰에 통보한 대전~통영 고속도로도 피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경유했다. 이어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택한 뒤 경부고속도로로 달리기도 했다. 버스 안 실무진은 경호처와 경찰 등과 함께 교통 흐름을 파악해 이동 경로를 그때그때 변경했다. 네 시간쯤 달린 뒤 버스는 12시19분쯤 입장휴게소에 멈춰섰고, 노 전 대통령 일행은 짧은 휴식을 취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리지 않았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만 내려 화장실에 다녀왔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검찰조사 관련 논의는)어제 다 마무리했으며 노 전대통령의 마음이 무겁지 않도록 취미라든지 살아가는 이야기를 건넸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일행은 서울에 이르기 직전 점심으로 김밥 등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1시10분쯤 양재IC를 통해 서울 시내로 들어선 버스는 불과 10분 만에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접어들었다. 대검 청사 주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사법처리를 주장하는 사람들간의 고성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버스는 오후 1시19분 대검 정문을 통과했고 진입하는 과정에서 신발 한짝과 계란 5~6개가 날아와 이 중 일부가 버스에 맞았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경수 비서관, 문용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순으로 버스에서 하차하기 시작해 노 전 대통령은 오후 1시22분쯤 버스에서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면서도 말을 아꼈다. 포토라인에 서 있던 취재진들이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한 이유를 묻자 “면목없는 일이지요.”라고 답했다. 현재 심경과 검찰 조사에 섭섭한 점을 묻자 “다음에 하자.”고만 하고 성큼성큼 대검찰청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유지혜 박건형 김해 강원식기자 wisepen@seoul.co.kr
  • [도시와 산] (4) 남양주 운길산~예봉산

    [도시와 산] (4) 남양주 운길산~예봉산

    운길산(610m)은 순하지도 거칠지도 않다. 높지도 낮지도 않다. 하지만 한강 두물머리가 지척이어서일까 구름을 모은다. 태조 이성계는 이 산에서 구름이 흘러가다 쉬어가는 곳이라 해서 운길산이라 칭했다고 전해진다. 운길산에서 적갑산(560m), 철문봉(630m) 등을 지나면 역시 수도권의 명산 예봉산(683m)으로 연결된다. 조선시대 경기 동부, 강원 중북부 선비들이 한양으로 갈 때 임금이 사는 도성을 향해 신하로서 예를 표해 예봉(禮峰)이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운길산~예봉산 능선에는 아련한 역사의 숨결이 여기저기 스며 있다. 이춘규 편집국 부국장 taein@seoul.co.kr ●200년전 다산 정약용 선생 체취가 느껴진다 운길산~예봉산 능선은 다산능선이라고도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 형제들과 인연이 많다. 특히 철문봉 정상에는 ‘정약용, 약전, 약종 형제가 집 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 학문을 밝힌 곳’이라고 적혀 있다. 다산은 40세 때인 1801년 강진으로 유배생활을 떠나기 전에 약전·약종 형들과 현 팔당호 인근 생가를 나서 능선길을 산책하며 학문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용·약전(귀양지서 사망)의 귀양과 약종의 순교로 삼형제는 이후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다산은 생가 앞 두물머리 풍경에 대해 18년 유배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군 다산초당이나 백련사에서 바라본 강진만의 풍경과 유사해 고향을 생각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두물머리에 팔당호가 생겼지만, 강진만 일부도 간척돼 풍경이 변했다. 생가는 예봉산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에 있다. 운길산 산허리에 자리잡은 수종사에도 역사가 숨 쉰다. 조선후기 사회변혁을 꿈꾸던 선각자들이 모여들었다. 초의선사, 다산, 추사 김정희 등 선사와 묵객들이 종파와 당색, 신분을 따지지 않고 사회변혁의 꿈을 다듬은 곳이다. 수종사(주지 동인)측은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오다 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새벽에 이상한 종소리가 들려 잠을 깨 부근을 조사하게 하자 바위굴 속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 나왔으므로,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水鐘)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심었다는 550년 이상 된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는 강변풍경과 조화롭다. ●시골처녀의 풋풋함과 만난다 다산능선을 종주하다 중간에 음료수가 필요하다 싶을 때면 맛 좋은 약수터가 있다. 수종사 입구와 절 안에 맛있는 약수터가 있다. 수종사 삼정헌에서는 멋진 두물머리 풍경을 보면서 공짜로 주는 차를 마실 수 있다. 고마운 마음은 불전함에 넣는다. 운길산으로 오르는 수종사코스는 수종사의 전망대가 좋다. 절상봉 코스는 정상에서 북한강과 두물머리쪽이 근사하다. 운길산 정상에서는 새해 일출이 압권이다. 여기서 보는 운길~예봉 능선과 골짜기 전경은 거대하다. 서울시내에서 전철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산이 깊다. 도시의 번거로움이 절로 사라진다. 자동차 소음에서 완벽하게 해방된다. 명상에 제격이다. 봄~가을까지는 숲이 우거져 낮에도 어둡다. 지난해 말 운길산역이 개통되기 전에는 접근이 어려워 산꾼들만 찾던 코스였다. 특히 숲이 좋아 알레르기 치료에 좋다는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낸다. 알레르기 환자들이 이 능선길을 걸으며 상쾌한 호흡을 기원한다. L이비인후과 이모 원장은 “다른 숲도 마찬가지지만 숲이 좋은 이 능선길은 폐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어 알레르기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시골처녀의 풋풋함을 간직했던 이 능선길이 이제 도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땅들이 침식당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나무계단을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원종철 남양주시 문화관광과장은 “전철 연장개통과 함께 미처 몰랐을 정도로 등산객이 몰려온다. 지역경제에도 도움된다. 부족한 주차장 등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생물자원의 보고에서 새들과 얘기하다 3~4월 능선 좌우에 생강나무꽃이 흐드러진다. 은은하게 퍼져오는 향기는 황홀하다. 이어서 진달래와 철쭉이 화려함을 다툰다. 능선산행만 4시간 안팎이나 걸리는 이 산 토양은 기름져 이곳 진달래나 철쭉은 팔뚝만큼 두꺼운 것이 많다. 사철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을 확인한다. 소나무와 낙엽송이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다. 참나무과로만 굴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들이 지천이다. 물푸레나무, 산벚나무, 피나무, 쪽동백, 참개암나무, 개옻나무 등 수종이 무척 다양하다. 바람의 능선이다. 능선에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나 참나무, 물푸레나무들은 줄기가 2~7개로 갈라진 게 많다. 짐승들의 낙원이기도 하다. 멧돼지는 흔한 동물이다. 골짜기에서는 고라니를 볼 수 있다. 너구리, 산토끼 등 포유류가 서식한다. 여름철새인 검은등뻐꾸기, 벙어리뻐꾸기, 뻐꾸기는 물론 꿩이나 산비둘기 등 새들과 얘기할 수 있다. 겨울에는 지척인 북한강, 남한강에서 기러기, 청둥오리들이 떼지어 물질을 한다. 총길이 13㎞ 안팎인 종주길은 수도권에서는 귀한 육산이다. 운길산 정상 양쪽에 약간 돌산의 형세가 있지만 그밖의 대부분 능선은 흙산이다. 그래서 무릎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관절이 좋지 않은 서울시민 송(75)씨 할아버지는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할머니와 자주 찾는다. 등산은 운길산역에서 수종사를 거치거나 능선길을 따라 운길산, 새재고개, 적갑산, 철문봉을 거쳐 예봉산을 지나 팔당역으로 향하는 종주코스가 산꾼들에게는 인기가 있다. 예봉산서 율리봉, 율리고개를 거쳐 팔당역으로 가면 6~7시간 걸린다. 힘이 부치면 새재고개에서 약수터를 지나 도곡리, 도심역으로 가는 4~5시간 코스가 있다. 역코스도 좋다. 운길산역서 운길산만 올랐다가 내려가거나 팔당역서 예봉산만 올랐다 내려가는 3시간 안팎 걸리는 코스는 가장 대중적이다. ■ “다음 내리실 역은 운길산역입니다” 지하철·전철노선의 확장은 산행지도를 확 바꾼다. 중앙선전철의 단계적 연장도 마찬가지다. 중앙선은 2007년 말 덕소에서 팔당역까지 연장개통되면서 주변 명산을 찾는 등산객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임섭 팔당역 역무원은 “재래선 역사일 때 하루 2~3명만 이용했으나 개통 뒤 평일 1500여명, 주말 5000여명이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 중앙선이 양평군 국수역까지 연장되자 산행지도는 놀랍게 변했다. 국수역의 청계산(658m)이나 직전 양수역에서 갈 수 있는 부용산(366m)으로 가는 등산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전철이 연장개통되며 예봉산을 찾는 등산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중앙선 이용 전체 등산인구가 증가했다. 그래서 예봉산 등산을 마치면 한 시간에 두 번씩 있는 용산행 전철은 덕소역까지는 좌석이 충분했었지만 올해 들어 자리잡기가 어렵다. 국수역의 경우 “재래역사일 때 하루 100명 이하이던 이용객이 최근 80배인 8000명 정도로 늘었다.”고 이광훈 역무원이 밝혔다. 올해 말 산행지도는 또 바뀐다. 용문역까지 연장개통되기 때문이다. 원주까지도 빠르면 내년 말 개통될 예정이지만 예산문제로 1~2년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들 구간은 멋진 산들을 품고 있어 향후 산행지도는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상권에도 대변화가 일고 있다. 팔당역 인근 예봉산 입구는 지난해부터 음식점이 늘었다. 등산전문점도 생겼다. 능선길 여기저기는 간이 막걸리가게들이 있다. 최근엔 운길산역과 국수역 주변에 가게가 늘고 있다. 운길산 수종사 입구에는 농산물 좌판점들이 늘고 있다.
  • [캠퍼스 라이프]

    ●청주대 교육과학기술부 대학교육역량 강화사업 지원대학으로 선정돼 올해 43억 1100만원을 지원받는다. 대전·충청권 사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지원액이다. 의과대학이 없는 전국 지방대학 중에서도 최고 금액이다. ●전주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강홍석(52) 교수가 대한화학회로부터 ‘2009 입재 물리화학상’을 받았다. 이 상은 장세헌 서울대 원로교수가 후학을 위해 기증한 기금으로 탁월한 업적의 연구자를 매년 한 명씩 선정, 시상해온 국내 물리화학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라고 전주대는 설명했다.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원장 송석언)은 올해 첫 신입생들이 납부한 등록금 총액 2억 227만 3500원의 32.23%인 6520만 500원을 5월 중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되돌려 주기로 했다. ●광주대 김혁종 총장은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40여일 동안 직접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김 총장은 21일 호심관 1102호에서 e-비즈니스학과 신입생들과 30분가량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5월29일까지 37학과(부) 신입생 1500여명과 일일이 만난다.
  • 완도 군민들 “광어 좀 사주쇼잉~”

    전남 완도군민들이 양식 넙치(광어) 소비촉진에 다시 발벗고 나섰다. 21일 완도군과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로 도산 위기에 몰린 넙치 양식어가들을 돕기 위해 군부대와 각급 학교, 공공기관 등의 대형 소비처에 넙치를 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군과 수협은 이들 기관에서 넙치 시식회를 열고 소비촉진 운동 동참을 당부했다. 최근 한전 전남본부 직원들이 5000만원어치를 사들여 양식어가들의 시름을 덜었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공무원과 양식어가는 물론 관내 사회기관단체, 명예이장단, 출향인사 등도 완도 넙치 사주기 운동에 다 함께 참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완도군은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완도 넙치 & LOVE’라는 소비전략 계획을 세워 서울, 광주 등 대도시에서 주말마다 직판행사(39차례)를 열어 40여t(4억여원)을 팔았다. 그러나 완도산 넙치는 제주도산보다 가격 경쟁력과 물량 공세에 밀려 소비가 급감했다. 제주 넙치는 바닷물 수온이 높아 완도 것보다 2개월가량 빨리 자란다. 여기다 제주는 올해 지난해보다 5000여t 늘어난 2만여t을 출하했다. 횟집에서는 쫄깃쫄깃한 맛이 좋은 완도산보다 ㎏당 500~1000원이 더 싼 제주도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도군에서는 250여 양식어가가 해마다 넙치 1만 4000여t을 출하했으나 지난해부터 경기침체 등으로 2㎏ 이상(2년 양식) 나가는 적체물량이 1500여t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양식어민들은 “넙치는 1년가량 키우면 내다 팔아야 하는데 수족관마다 고기들로 가득 차 있어 어민들이 사료값을 감당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현(43)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지도과장은 “완도 넙치는 추운 겨울을 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양식산에 비해 육질이 단단하고 맛있다.”며 “넙치는 수입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어종”이라고 강조했다.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돌발영상 부활

    “아직 절반의 부활입니다.” YTN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 ‘돌발영상’이 부활한다. 20일 오후 1시 ‘뉴스의 현장’ 시간에 다시 전파를 타는 것. 방송 중단 6개월 남짓 만이다. 2003년 중반 첫 선을 보인 돌발영상은 일반 뉴스에서는 걸러지기 십상인 정치인과 고위직 공무원의 돌발적인 발언이나 행동, 가려진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다루며 큰 인기를 끌었다. 대통령의 실언도 가차 없이 소재로 선택하는 등 체면을 구기는 내용도 있어 정치권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작된 것만 1500여편. 돌발영상은 YTN 사태와 맞물려 중단됐다. 구본홍 사장 퇴진 운동에 대한 징계로 사측이 지난해 10월6일 팀장인 임장혁 기자를 6개월 정직시키고, 정유신 기자를 해고했기 때문이다. 이틀 뒤 돌발영상은 ‘블랙 코미디’ 편까지 내보내고 멈췄다. 최근 정직이 풀린 뒤 사회1부로 발령받았으나 원직 복귀 투쟁 끝에 다시 돌발영상 제작을 맡게 된 임 팀장은 “예전처럼 즐겁게, 걱정없이 작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 기자가 아직 해고 상태인 것이 가장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정 기자에 대한 부당 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복직해야만 돌발영상이 완전하게 부활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돌발영상은 기자 3명에 보조 작가 4명으로 꾸려졌으나 현재는 기자 2명에 작가 3명으로 축소된 상태다. 3분짜리 토막 뉴스 형식으로 출발했던 돌발영상은 인기를 얻으며 10분짜리 영상물도 제작하며 독립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으나 여건상 처음처럼 뉴스 속 코너 형태로 재개하게 됐다. 요즘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에 대해 임 팀장은 “다른 프로그램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보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면서 “시청자만 바라보고 국민의 알권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취지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가 예전처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YTN 노조가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돌발영상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부드럽게 가면 겁을 먹었다든가, 세게 비틀면 감정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등 어떻게든 한쪽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 팀장은 “YTN 사태와 돌발영상의 내용을 연관시키지 말아 줬으면 한다.”면서 “그래야 돌발영상이 주고자하는 메시지를 정당하게 평가받고, 반응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500마리 참돌고래떼 울산 앞바다에 나타났다

    1500마리 참돌고래떼 울산 앞바다에 나타났다

    울산 앞바다에서 참돌고래떼가 발견됐다. 울산 남구는 다음달 고래축제를 앞두고 지난 13일 첫 시험 운항에 나선 ‘고래바다 여행선’의 항해 과정에서 1500여마리의 참돌고래떼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고래바다 여행선은 이날 오후 3시30분 우리나라의 옛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을 출항한 지 1시간여 만에 동구 방어동 울기등대 3.2마일 해상에서 유영하는 참돌고래떼를 발견했다. 몸길이 2m 안팎의 참돌고래는 2~3마리씩 짝지어 배 옆에서 유영하다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때로는 7~8마리가 동시에 수면 위로 뛰어오르며 바닷물을 뿜어 내는 장관을 연출했다. 예고없이 펼쳐진 참돌고래떼 쇼는 20여분간 지속됐다. 이날 첫 운항에 나선 고래바다 여행선은 귀빈실, 세미나실, 영화관실, 선상공연장, 휴게실, 의무실 등을 갖추고 150여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고래바다 여행선은 다음달 14~17일 열리는 제15회 울산고래축제에 투입된다. 고래축제 이후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2회씩 운항할 예정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고래바다 여행선의 처녀운항에서 이렇게 많은 고래떼를 발견한 것은 남구가 고래탐사 관광지로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이번에 발견한 고래떼는 고래관광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길조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고래 관련 인프라 확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전남체신청 집배원 봉사단 ‘꿈과 사랑의 메신저’ 발대

    전남체신청 집배원 봉사단 ‘꿈과 사랑의 메신저’ 발대

    “저보다 힘든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제가 더 기쁩니다.” 전남 화순우체국 집배원 윤재석(38)씨는 14일 “주민들이 점심도 주는 등 평소 제게 베풀어 주신 것에 비하면 봉사활동은 그저 약과”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낮에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봐뒀던 집으로 퇴근 후에 동료들과 함께 찾아간다. 장애우 시설인 사랑의 집을 시작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남성이 홀로 사는 아파트와 역시 홀로 사는 할머니 집을 돌다 보면 밤이 된다. 청소와 목욕은 기본이고 생필품도 꼼꼼히 챙겨 놓는다. 어렵게 사는 다문화가정에서는 낡은 벽지와 장판을 바꾸고 손재주 있는 직원들이 전기시설도 교체한다. 이처럼 지역사정을 꿰뚫고 있는 집배원들이 그늘진 이웃들에게 손발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전남체신청 산하 352개 우체국 집배원 1500여명으로 구성된 365봉사단이다. 16일 전남체신청에서는 365 봉사단의 보폭을 한 단계 높인 ‘꿈과 사랑의 메신저’ 발대식을 갖는다. 또 이날 체신청 직원들은 복장 갖추기, 먼저 인사하기, 존댓말 쓰기 등 5대 서비스를 다짐하는 결의대회도 연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350년전 6세 소년 미라 3년만에 재공개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정영호)이 14일 유물재정리 작업을 마치고 18개월 만에 개관한다.새롭게 문을 열게 된 박물관은 경기 용인시 단국대캠퍼스 내에 지하 1층·지상 2층에 연면적 4844㎡ 규모로 지어졌으며 3개 수장고를 갖추고 있다. 이번 개관 기념 전시에서는 소장품 4만 1550점 가운데 1500여점을 4개 전시실에 내놓을 예정이다.특히 350년 전 6세 소년의 미라가 다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 미라는 지난 2001년 11월15일 경기 양주군 해평윤씨 선산에서 이장작업을 하던 중 발견됐으며, 지난 2006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5일 동안 공개된 적이 있다.중원 고구려비(국보 205호)와 단양 신라 적성비(국보 198호)도 실물크기 복제품과 발견 직후 최초 탁본이 전시된다. 신라 문무왕이 화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경주 능지탑터 출토 금동여래입상과 불좌상도 처음 공개된다. 정영호 관장은 “학술조사와 연구중심에서 탈피해 역사를 균형있게 배우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관식은 14일 오후 2시에 열리며, 15일 이후 매주 화·목요일에 일반에 개방된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저소득층 1500가구 불빛 밝혀요

    서울 구로동의 단칸방에서 혼자 사는 이모(72) 할머니는 수명이 다한 등기구 탓에 늘 침침한 어둠 속에서 살고 있다. 전등을 켤 때마다 튀어나온 전기선을 보며 불안에 떨기도 했단다. 광진구 구의동의 홀몸노인 정모(75) 할아버지도 비슷한 처지였으나 얼마 전부터 환한 불빛을 벗삼아 지낸다. 서울시가 ‘저소득층 전기시설 무료 안전점검’에 나선 덕분이다. 정 할아버지는 “형광등 수명이 다해 깜빡거리는 불빛에 눈이 따가웠다.”면서 “전구와 등기구를 모두 새것으로 바꿔 세상이 훤해졌다.”며 고마워했다.6일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내 1500여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기시설 안전점검 사업이 본 궤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개월 일정으로 시작하자마자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조손(祖孫)가정 등의 수혜자들로부터 호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이 사업은 민·관 협력 프로그램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시가 1억 1500만원을 지원하고, 전기안전공사·전기공사협회·전력기술인협회 등에서 자원봉사를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고장난 전기시설을 고치고 낡은 등기구 등을 고효율 조명 등으로 교체한다. 저소득층 가정은 안전한 생활을 보장받는 동시에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있는 셈이다. 소년가장 김모(16·영등포구 신길동)군은 “동생과 단 둘이 살고 있는데 절전형 콘센트 덕분에 생활비가 절약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유태완씨는 “하찮은 전기기술을 갖고 봉사활동을 하는데, 수혜자들이 아주 좋아해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서울시는 경기침체 현실을 감안해 지난해 500여가구에서 올해 방문가정을 3배로 늘렸다. 또 전기사용과 관련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피드콜서비스(1588-7500)’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탈리아 중부에 강진…적어도 90명 희생

    이탈리아 중부에 강진…적어도 90명 희생

    이탈리아 로마 북동부에서 6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적어도 90여명이 숨진 것으로 보이며 1500여명이 다쳤다.아직도 잔해 더미 속에 파묻힌 실종자도 많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 보러가기 이날 오전 3시32분쯤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95km 떨어진 라부르초주에 강진이 엄습했다고 영국 BBC가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BBC의 로마 특파원도 땅이 흔들려 새벽 잠에서 깨어났다고 전했다.한 시간 뒤 규모 4.8의 여진이 발생했다.앞서 전날에도 두 차례 소규모 지진이 일어난 바 있다. 희생자 중에는 5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라퀼라시에서만 3000~1만채의 건물이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라퀼라 시장은 이번 지진으로 10만명 정도가 집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라퀼라는 험준한 산악 지대인 라부르초주 주도로서 산비탈에 지어진 도시라 특히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예정됐던 모스크바 방문을 취소하고 라퀼라시에서 신속한 구조와 이재민 구호를 독려하고 있다.총리는 ‘기록적인 숫자의 구조반원들’이 신속하게 실종자들을 구조할 것임을 약속하고 “어느 누구도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시 당국은 어둠이 내리기 전 이재민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대학 기숙사와 교회 첨탑 등이 파손됐으며 이웃 도시들에서도 계속 피해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구 7만명에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중세 도시인 라퀼라시 주민들은 새벽에 거리로 쏟아져나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담요 하나만 두른 채 거리에서 꼬박 밤을 새운 이도 적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는 2002년 남부 산 쥘리아노 디 푸글리아에서도 지진이 발생,20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997년 중부 움브리아주에서도 강진이 엄습,13명이 희생됐다.그러나 최악의 지진은 1980년 나폴리를 덮쳤던 강진.3000명이 숨졌고 9000명이 다쳤으며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권위 조직 축소]해외 인권위 운영은

    유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권위와 같은 국가인권기구(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s)를 갖고 있는 나라는 120여개국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절반에 이르는 60여개국의 인권위가 유엔 국제조정위원회(ICC)로부터 업무와 예산·조직운영의 독립성을 인정받아 해당 국가에게 최고 수준인 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A등급을 받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권위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덜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헌법에 의해 보장받는 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리핀, 독립지위 헌법에 보장국가 인권위의 독립성 보호를 위해 많은 국가들은 인권위 존립 근거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 등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은 인권위를 ‘헌법기구’로 규정하고 있다. 아시아의 필리핀과 인도, 아프리카의 남아공과 우간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의 인권위도 헌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때문에 이들 국가의 인권위는 외부 간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우리나라의 인권위는 다른 국가에 비해 조직 규모도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활동이나 규모, 위상 등 모든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벤치마킹 대상이 돼온 필리핀 국가 인권위는 15개의 지역사무소와 5개의 분소로 이뤄져 있다. 상주 인력만 600여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인권위 직원 수(208명)보다 3배 정도 많다. 인도의 국가인권위원회도 모두 17개의 지역 사무소에서 350여명이 일하고 있다. ●“美 고용차별시정委 1500명”반면 유럽과 북중미 등 서구 국가들의 경우 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인권위 조직이 대규모로 갖춰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는 유형별로 국가 차별시정기구들이 다양하게 설립돼 있다. 이 때문에 인권위 축소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서구와 우리나라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지만 1500여명의 인력을 확보한 고용차별시정위원회 등 수많은 개별 위원회가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행안부가 인권위 축소 논리로 해외 사례를 들었는데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면서 “우리 인권위가 거의 모든 분야의 인권 관련기능을 담당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 규모도 결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경기·강원·경상도 음주·흡연율 높아

    경기·강원·경상지역의 음주·흡연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인구는 경기·강원 등 중부지역에 많았다.보건복지가족부는 27일 이런 내용의 ‘2008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최초의 ‘건강지도’가 작성됐다.조사결과 ‘고위험 음주율’은 충청·전라지역이 전국 평균(47.8%)보다 낮은 반면 경기·강원·경상지역은 평균보다 높았다. 고위험 음주는 한달에 한번이상 한자리에서 남성은 소주 1병 이상, 여성은 소주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생애 단 한번이라도 술을 마셔본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평생 음주율’은 전국 평균 76.1%로 성인 대부분이 음주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성인 남성의 ‘현재 흡연율’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고위험 음주율과 마찬가지로 경기·강원·경상지역은 전국 평균(45.0%)을 넘어섰고 충청·전라 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경상·강원지역은 현재 흡연율이 높고 금연 시도율이 낮은 반면 전라·충청지역은 흡연율이 낮고 금연시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의 ‘비만인구 비율’은 경기·강원 등의 지역에서 전국 평균(31.7%)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전라, 경상 등의 남부 지역은 평균보다 낮았다.1500여명의 조사원을 동원한 대규모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왜 지역에 따라 흡연·음주율이 다르게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동학 최후 전적지 국가사적지로 지정

    동학 농민혁명 최후, 최대 전적지인 전남 장흥 석대들(3만 5700㎡)이 100여년 만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된다. 이로써 장흥 석대들을 포함해 정읍 황토현(사적 제295호), 공주 우금치(제387호), 장성 황룡(제406호) 등 농민혁명 4대 전적지가 모두 국가 사적지로 지정받게 됐다. 장흥군은 24일 “동학 최후 항전지인 장흥읍 남외리 석대들 전적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지로 지정 예고해 4월 중순쯤 확정된다는 연락을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석대들 전투는 1894년 12월15일 장흥 출신 이방언 장군이 이끄는 농민군 3만여명이 신식무기를 앞세운 일본군과 관군의 연합군에 맞서 항전하다 1500여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사상자를 내고 패전했다. 앞서 동학군은 우금치 전투 등에서 밀리다 12월 초부터 장흥에 총집결해 장흥성, 병영성 등을 접수했으나 12월13일부터 관군 등 연합군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역사적 배경 아래 장흥에서는 동학 농민군과 관군 후손들이 반목과 갈등을 빚다가 1992년 동학농민기념탑이 장흥읍 충렬리에 세워지고 위령제가 열리면서 오해와 감정을 풀었다. 오는 10월쯤 장흥군에서는 제115차 동학농민혁명 전국대회가 열린다. 유족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주축이 돼 학술토론회 중심으로 마련한다. 김희태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은 “장흥 석대들이 국가 사적지로 지정된 것은 농민혁명의 역사성이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제플러스] STX그룹 23일부터 대졸 공채 원서 접수

    STX그룹이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009년 상반기 대졸 공채 원서를 접수한다고 22일 밝혔다. 그룹 채용 웹사이트(www.yourstx.co.kr)에서 원서를 접수한다. 이 그룹은 올해 STX를 비롯해 STX팬오션·STX조선해양·STX엔진 등 8개 계열사 대졸 신입사원 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1500여명 수준으로 지난해와 같다.
  • [물은 미래다] 목마른 땅 태백을 가다

    [물은 미래다] 목마른 땅 태백을 가다

    오랜 가뭄으로 대지가 말라붙고 있다.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목이 타들어갈 정도다. 강수량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물그릇을 준비하지 못해 겪는 아픔이다. 물은 타들어가는 목을 적셔주는 인류의 젖줄이다. 동시에 녹색성장을 이끄는 훌륭한 무공해 에너지다. 하지만 물은 잘못 관리하면 엄청난 재앙을 안겨주고 생태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서울신문은 물의 귀중함과 수자원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물은 미래다’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싣는다. 강원도 태백. 민족의 젖줄 한강 물길이 시작되는 검룡소가 있는 곳이다. 물이 풍부하고 깨끗하기로 소문난 고장이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주민들은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태백시 철암동. 집집마다 물이 끊긴 지 벌써 석달째다.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30여 가구에는 60~70대 노인들만 살고 있어 물 없는 불편함이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김동석(73) 할머니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나온 물차를 봐도 반갑지 않다. 물차가 집앞까지 들어오지 못해 물을 날라야 하는데 허리가 아파 1.2ℓ짜리 물병 2개도 옮기지 못한다. 김 할머니는 얼마 전 동사무소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마당에 있는 우물을 다시 뚫었다. 40년 만이다. “수도도 없던 시절에 동네 사람들이랑 쓰던 우물인데, 이걸 다시 쓰게될 줄 알았겠나. 다행히 우물은 마르지 않았다.”며 힘겹게 두레박질을 했다. 이웃인 김영자(59)씨에게 목욕은 사치다. 그는 “설거지 물을 아끼려고 플라스틱 바가지 대신 종이컵을 쓴다. 물이 없으니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 문제다. 집 뒤 야산에 재래식 화장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뭄으로 일상 생활이 40~50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태백·정선등 4곳 용수, 광동댐만 의존 태백에 물이 완전히 끊긴 가구는 철암동 외에도 황지동, 황연동 등 8개동 997가구다. 1500여명이 이 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태백시 등에서 나온 급수차 33대가 하루 한번 물을 날라다주고 있지만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1월5일부터 단계적으로 물공급을 줄여 태백시 주민 5만여명은 벌써 세달째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상황이 심각한 곳은 하루에 3시간씩밖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 태백시 등 강원 산간지역의 극심한 가뭄은 1985년 기상청 관측 이래 처음이다. 학계에서는 30년 만에 한 번 찾아올 정도의 극심한 가뭄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기후 온난화로 이런 가뭄의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주는 재앙(가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인간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피해는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재앙에 가까울 정도의 강원 지역 가뭄 피해도 물부족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탓이다. 이번 가뭄 피해는 생활용수를 책임지고 있는 광동댐의 저수량 부족에서 시작됐다. 광동댐은 총저수용량 800만t으로 태백·정선·삼척·영월 지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84년 지어졌다. 우리나라는 4~9월에 내린 빗물로 나머지 6개월을 살아간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형상 가파른 지형이기 때문에 비가 와도 금방 흘러내려가 버린다. 때문에 제대로 물을 잡아두지 않으면 갈수기에 심각한 가뭄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수공 태백권관리단 박봉진 수도운영팀장은 “다른 지역은 물 공급량이 여름에 가장 많지만 이 지역은 겨울이 피크를 기록한다. 용수공급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더 세심한 물관리가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상청은 8~9월에 280㎜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수공은 광동댐 수위조절을 위해 물을 일단 방류했다. 이 댐은 원래 수문이 없는 물넘이댐이었다. 물이 차면 자연히 넘쳐 흐르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2002년, 2003년 태풍 매미, 루사 등 대형태풍을 겪으면서 홍수방어능력을 갖춘 댐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4개 수문을 설치했다. 광동댐이 8~9월 사이 476만t을 방류한 이유다. 그러나 예보는 빗나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138㎜밖에 내리지 않았다. 그나마 물그릇이 하나밖에 없어 광동댐에만 의존해야 했다. 광동댐 수위가 낮아져 충분한 물을 공급하지 못한 것이 가뭄 피해를 키우는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이다. 낙후된 상수도관도 가뭄피해를 악화시켰다. 누수율이 46%나 된다. 공급된 수돗물의 절반 가까이가 줄줄 새고 있다. 상수도관 교체가 시급하다. 수공 태백관리단 오주익 시설관리차장은 “476만t을 방류하기는 했지만 비가 내린 뒤 저수량은 오히려 전보다 늘어났다.”면서 “광동댐 외에 보조 물그릇(댐, 저수지)이 더 있었더라면 피해가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취수시설 설치 19일 현재 광동댐은 지난주 단비가 내려 수위가 23㎝ 높아져 663.62m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평년보다 5.5m 낮은 상태라 상류지역 바닥은 아직도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다. 취수는 댐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하문(下門)을 통해서만 겨우 물을 끌어 올리고 있다. 여기에서 수위가 1.5m 더 낮아지면 하문을 통해서도 물을 끌어 쓸 수 없을 만큼 댐이 바닥을 드러낸다. 수공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저(低)수위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설을 지난달 설치했다. 수도관의 길이만 500m에 이르며 설치비용도 6억원이 들어갔다. 태백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중소댐 지어 ‘물그릇’ 늘려야 ●태백가뭄 피해 광동댐 의존율 높은 탓 30년 빈도의 극심한 가뭄이 찾아온 강원 태백·정선 일대는 광동댐 의존 비율이 너무 높았다는 것이 가뭄 피해를 키운 원인이다. 태백은 광동댐 의존율이 75%, 그 밖의 하천 등 지방상수도 의존율이 25%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 하천이 말라붙으면 광동댐 의존율은 더 커진다. 한국수자원공사 태백권관리단 황재혁 단장은 “이번처럼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이 찾아올 경우를 대비해 중소형 댐을 추가로 지어 광동댐 의존율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비가 내릴 때 물을 받아 둘 물그릇, 즉 댐이나 저수지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공은 우선 광동댐 상류에 210만t 규모의 용수공급용 보조댐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 880㎜의 1.4배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연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8분의1에 불과하다. 또 계절별 편차가 심해 연강수량의 3분의2가 홍수기인 6~9월 사이에 집중된다. 그나마 산악지형 이라 금방 흘러가 버리고 만다. 매년 1240억㎥의 수자원이 유입되는데 42%가 손실되고 58%가 하천으로 들어온다. 이 가운데 바다 등으로 유출되는 것을 제외하고 댐·지하수·하천수 등으로 이용하는 물은 고작 27%에 지나지 않는다. 점차 기상이변 정도가 심해지고 예측할 수 없는 빈번한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그릇 확보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댐건설 환경단체 반발에 번번이 무산 댐 건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실상은 환경단체 등의 벽에 부닥쳐 추가 댐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댐다운 댐을 하나도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월댐(동강댐)이 대표적이다. 영월댐은 저수량 7억t으로 추진됐지만 동강을 파괴해선 안 된다는 저항에 부딪혀 2000년 백지화됐다. 지난 10년간 착공에 들어간 댐은 화북댐(2000년), 성덕댐(2002년), 부항댐(2005년) 등 3개에 불과하다. 이들 3개 댐을 다 합친 저수량은 고작 1억 3000만t 남짓하다. 최근에는 환경을 크게 파괴하지 않는 환경친화적 댐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댐건설 계획단계에서부터 사전환경성검토를 거쳐 댐 건설로 인한 토지 이용이나 자연환경,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한다. 댐 완공 후에는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태환경 모니터링도 장기적으로 벌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