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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리 원전 5·6호기 우리 동네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유치에 본격 나섰다. 울주군은 서생면 마을이장 등 주민대표로 구성된 서생주민협의회가 지난 5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자율유치 건의서’(건설 요청서)를 군에 제출한 데 이어 10일 주민 서명지도 낼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주민협의회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어 원전 자율유치를 결정하고 이장단을 중심으로 4월부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해 열린 신고리 원전 5·6호기 주민설명회도 별다른 반대가 없었다. 이에 따라 울주군은 이달 중순 열리는 군의회 정례회에 원전 건설 요청안을 상정, 통과되면 곧바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로 예정된 실시계획 전에 유치 신청서를 접수해 가산금을 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시계획 전에 자율유치 신청서가 접수되면 기존 정부 지원금 770억원에다 가산금(인센티브) 380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또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와 별도로 울주군에 새로운 원전본부를 설립해 줄 것을 요구하는 안을 비롯해 원자력 관련 기관 및 산업단지 조성,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 유치, 주민 인센티브 규모 확정, 기존 원전의 출력 증강에 따른 200억원 지원금(구두 약속) 확정, 국도 31호선 확장 등도 함께 건의했다. 이와 관련, 산자부는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울주군 서생지역 건립을 고시하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5·6호기 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3·4호기가 건립 중인 서생면 신암리 인근에 2018년과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의정 포커스] 서울 동작구의회 최정춘 운영위원장

    [의정 포커스] 서울 동작구의회 최정춘 운영위원장

    “사당동 초등학생들은 수영수업을 받으려고 서초구까지 갑니다. 어르신들은 관절에 좋다는 아쿠아 에어로빅 강좌를 집 근처에서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인구 11만명인 사당동 권역에 수영장이 고작 2개밖에 없어요.” 서울 동작구의회 최정춘 운영위원장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어서 그런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공약을 실천하려고 열심히 뛴 결과 ‘2012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기초의원 부문 대상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그런 그에게 주민들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사당동에 들어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사당종합체육관에 수영장을 갖추도록 해달라는 것. 권역의 규모에 견줘 수영장 시설이 제대로 없어 다른 자치구까지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숱하다. 2개뿐이어서 예매 때마다 30분도 안 돼 매진되기 일쑤다. 최 위원장은 2일 “주민들 상당수가 배드민턴 전용 체육시설로 건립되는 사당종합체육관에 당연히 수영장이 들어설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지난해부터 이런 염원을 담은 주민 서명을 사당 2·3동에서 받아 1만 1700여명이 뜻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부지에 건설하면 150억원이 들지만, 기왕에 건립 예정된 체육관에 지하 한 층을 늘려 수영장을 만들 경우 42억원만 들어 11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종합체육관에 수영 시설이 들어설 경우 운영 손실액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게 시설관리공단 얘기”라고 강조했다. 사당종합체육관에 수영장이 들어서면 주민들에게 수영장 이용은 물론이거니와 이용료에서도 큰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사당종합체육관에 수영장이 유치되면 민간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 비해 이용료를 3분의1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면서 “이러한 사정을 아는 어르신과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홍보대사를 자임해 수영장 유치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큰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구의회에 사당종합체육관 내 수영장 유치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날 채택된 결의안은 구청은 물론 서울시와 시의회 등 관계기관에 전달됐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길섶에서] 150억원의 퇴직금/문소영 논설위원

    대기업 임원들은 우스갯소리로 자신들을 ‘비정규직’이라고 낮춘다. 수억원대 연봉을 받지만 보통 2년에 한 번씩 피 말리는 재계약을 통해 해고의 위험을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원들은 20~25년쯤 회사 다니다가 대부분 부장으로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1억~1억 500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한다. ‘샐러리맨의 꽃’이라는 이사를 달면 퇴직하고 고액 연봉제로 들어간다. 5대 그룹과 시중은행 임원을 기준으로 연봉이 이사는 3억~4억원, 전무가 5억~6억원, 부사장이 7억~9억원, 사장이 9억~10억원, 회장이 12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들의 퇴직금은 2년 기준으로 하면 연봉의 두 배 정도가 된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이 오는 14일 퇴임하면서 퇴직금으로 150억원을 챙긴다. 재무부 관료 출신인 그는 1998년부터 다섯 번 연임해 15년 사장직을 맡았고, 코리안리를 세계 10위 재보험사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금융권의 보수와 보상체계가 남다르다고 하니, 150억원 퇴직금에 위화감을 느낀다면 매우 촌스러운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웅진홀딩스 회생채권 1150억원 조기 변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웅진홀딩스가 115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을 조기 변제한다고 26일 밝혔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무담보채권의 70%를 현금으로 분할 상환하게 돼 있으나, 웅진은 영세기업과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 변제하기로 했다. 신청한 모든 채권자는 1000만원까지 현금으로 우선 변제받고, 1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초과금의 15%까지 추가로 변제받을 수 있다. 최근 위기를 맞이한 기업들의 현금 변제율이 통상 10~30% 수준을 오가는 것을 감안하면, 웅진이 70% 현금 변제에 이어 조기 변제까지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변제 후 잔액은 회생계획안에 기재된 비율에 따라 순차적으로 갚아 나갈 예정이다. 박천신 웅진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량 계열사 매각은 물론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제 관련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wjholding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부산김해경전철 대책위 정부 상대 손배소

    부산과 경남 김해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부산김해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가 25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교통개발연구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지난 3월 말 부산시와 김해시가 150억원을 경전철 운영사에 지급했으며 앞으로 20년간 지급할 금액은 연평균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애초 경전철 수요예측조사를 잘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에는 부산시민 235명과 김해시민 289명이 참여했다. 1인당 50만원씩 총 2억 62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국내 첫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부산~김해 경전철(27.3㎞)은 2011년 9월 개통 이후 하루 승객이 3만 2000∼3만 3000명에 그쳤다. 올해 들어 하루 3만 6000명 수준으로 다소 늘어났지만 여전히 수요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 김해시, 민간사업자의 경전철 협약 때 예측한 하루 이용객은 첫해 17만 6000명, 10년차 27만 2000명, 20년차 32만 2000명이었다. ‘적자가 나면 보전해 준다’는 최소운영수입보장(MGR) 규정에 따라 지난 3월 말 부산시와 김해시는 150억원을 부산김해경전철㈜에 지원했다. 김해시는 보전금액의 60%인 650억원을 지원해야 해 사실상 재정 마비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이번 소송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자행돼 온 민자사업의 뻥튀기 수요예측과 무책임한 행정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싸다 했더니… 내 주유상품권도 휴지조각?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8일 주유상품권 270억원어치를 발행해 회원들에게 싸게 판매하는 수법으로 판매대금 150여억원을 챙긴 상품권 판매회사 대표 윤모(44)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지난해 3월 창원시 중앙동에 H에너지라는 상품권 판매회사를 설립한 뒤 지난 3월까지 액면가 3만·5만·7만·10만원짜리 주유상품권 269억원어치를 발행하고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에게 18%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15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윤씨는 직원 25명을 채용하고 전국에 시·도 본부 9곳과 지사 116곳, 대리점 191곳을 모집한 뒤 본부와 지사에는 액면가의 각 1%, 대리점에는 3%를 이익금으로 주고 주유상품권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대리점은 개인회원 수십 만명을 모집해 상품권을 싸게 팔았다. 전국 4000여곳의 주유소가 이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주유소로 가입돼 있었다.유통구조로 볼 때 윤씨는 상품권을 판매하면 액면가의 23%를 손해 보게 돼 있었다. 윤씨는 경찰에서 자동차 부품 판매와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 뒤 주유상품권 손실을 메울 계획이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아 가맹 주유소에 주유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유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품권 구매자들의 항의로 피해가 드러나게 됐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5300여명에 이르지만 실제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20) 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향토기업 특선] (20) 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대구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 섬유라는 데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구 섬유는 한때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전국 직물 거래량의 절반 이상(52%)을 차지했을 정도였다. 서대구공단 등 도심 공단 곳곳에는 대부분 섬유공장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섬유가 사양산업이 되면서 이제 대구는 더 이상 섬유로 먹고살 수도 없게 됐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대구의 중심에 경창산업이 있다. 경창산업은 연륜이 상당하다.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향해 달려간다. 1961년 중구 동인동의 한 작은 창고에서 자전거 공장으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경창공업이었고 종업원은 7명이 전부였다. 모든 공정은 손으로 이뤄졌고 밤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불과 촛불을 켜고 작업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발돋움하는 지금과 비교하면 출발은 초라했다. 경창산업은 “등불과 촛불을 켜고 직원들이 수동으로 부품을 생산했다”며 “당시 사용했던 기계는 경창의 역사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라고 밝혔다. 경창산업은 부피가 크고 만들기도 어려워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자전거 체인을 덮는 케이스 생산에 돌입했고 이내 생산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66년 북구 침산동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수동 작업에서 벗어나 전기 모터로 기계화 작업이 가능해졌다. 경창산업이 자동차 부품 회사로 전환한 것은 1972년. 손으로 자전거 부품을 만들던 시절에서 10년 만에 첨단 자동차 부품 생산에 도전할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 1975년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했고 이 같은 변신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한 계기가 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중 가장 먼저 작업환경 개선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996년 외환위기가 오기 전 경창산업은 150억원을 들여 자동차 자동변속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자동변속기는 주물로 만든 까닭에 무거웠고 연비도 좋지 않았다. 이를 개선한 신세대 자동변속기 생산에 도전했다. 이 때문에 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되레 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손일호 회장은 “신규 투자했는데 외환위기를 맞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부도를 걱정했다”며 “이때 어려움을 잘 극복한 게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경창산업은 비절삭 점진성형공법을 개발, 무게는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은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현대·기아차 6단 변속기 부품의 90% 가까이 납품한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987년 경창정공을, 1988년에는 KCW를 설립해 3사 체제를 갖췄다. KCW는 와이퍼, 워셔히터(차량 앞유리 세정액 가열장치) 등을, 경창정공은 프레스와 휠을 생산한다. 이들 3사는 2006년 이후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 갔다. 14개 사업부와 8개 공장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 4개의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종업원도 2000여명에 이른다. 경창산업은 지난 50여년간 단 한 번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2001년 신노사문화 대상을 받기도 했다. 투명 경영이 그 원인이다. 생산직과 사무직의 상호교환 근무제 등으로 사내 화합 문화도 만들어 냈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섀시 등 4개 분야에 219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등록도 85건에 이른다. 또 실용신안과 디자인, 상표 등의 지적재산권만 410건을 보유했고 각종 품질인증도 획득했다. 최근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선정한 국내 중소·중견기업 30개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수출입은행은 선정 기업에 해외진출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창산업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6700억원으로 예상한다. 또 2017년까지 매출액 1조원 달성이란 야심 찬 목표도 세웠다. 일본의 세계적 와이퍼 생산업체인 NWB도 뛰어넘는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출시한 워셔히터의 러시아 등지 수출을 추진한다. 올해 7만대, 내년에 10만대 계약이 목표다. 경창산업은 현재 대구테크노폴리스에 9번째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6만 6000㎡ 부지에 건평 2만 7000㎡ 규모다. 오는 12월 준공되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차붐’의 레버쿠젠 ‘손’잡다

    ‘차붐’의 레버쿠젠 ‘손’잡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1)의 바이엘 레버쿠젠 이적이 확정됐다. 손흥민은 ‘차붐’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차범근 전 수원감독이 뛰었던 약속의 땅에서 새로운 전설을 쓰게 됐다. 레버쿠젠은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함부르크SV에서 3년간 활약한 20살 한국 국가대표 손흥민과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6월 30일까지 5년이며 계약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현지언론들은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50억원), 연봉 300만 유로(약 45억원)라고 추산했다. 독일일간지 빌트는 “한국의 보석 손흥민은 레버쿠젠 역사상 가장 비싸게 영입한 선수”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동북고에 재학하던 2008년 대한축구협회의 유학프로그램 대상자에 뽑혀 독일로 떠났다. 훈련하던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이듬해 11월 입단하며 도전을 시작했다. 차곡차곡 기량을 끌어올린 손흥민은 2010~11시즌부터 분데스리가에서 뛰었고 첫해에 3골, 2011~12시즌 5골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적응이 끝난 2012~13시즌에는 팀내 최다인 12골을 퍼부으며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차 전 감독 이후 27년 만에 나온 한국인 분데스리가 두 자릿수 득점. 리그 득점 톱10을 꿰찬 유망주에게 분데스리가 명문클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리버풀 등 빅클럽들의 러브콜이 빗발쳤다. 결국 손흥민은 함부르크와의 계약을 1년 남기고 레버쿠젠으로 전격 이적하게 됐다. 레버쿠젠은 차 전 감독이 1983년부터 7년간 뛰었던 팀으로 친숙하다. 지난달 차 전 감독의 생일 때 구단 공식트위터(@bayer04fussball)를 통해 축하메시지를 남길 만큼 각별한 사이다.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며 ‘제2의 차붐’으로 주목받았던 손흥민을 탐낸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의 아들 차두리(FC서울)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는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올라 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했다. 유럽 스카우트가 총출동하는 ‘꿈의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자체로 매력적이다. 볼프강 홀츠하우저 레버쿠젠 사장은 “손흥민은 어리고 발전가능성이 큰 선수로 우리 팀이 원하는 점을 갖췄다. 새 시즌 팀이 유럽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풀타임을 뛰며 1-0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손, 발을 맞춰라

    ‘손세이셔널’ 손흥민(21·함부르크)이 11일 우즈베키스탄전(1-0승)에서 처음으로 A매치 풀타임을 소화했다.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과감한 드리블과 부지런한 수비 가담은 좋았지만, 패스를 하지 않는 독단적인 플레이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손흥민이 뛴 90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과 왼쪽 날개를 모두 누볐다. 전반에는 2011년 아시안컵 때 B조(비주전) 공격수로 애환을 나누다가 친해진 김신욱(울산)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지하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탁구를 치던 둘의 우정은 그라운드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김신욱이 장신(196㎝)을 이용해 공을 떨궈 주면 손흥민이 좋은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야무지개 세컨볼을 받아 먹었다. 원터치 패스로 공격 활로를 뚫는 콤비플레이도 합격점. 후반 19분 교체된 이동국(전북)이 전방에 서자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변신해 스피드와 개인기를 뽐냈다. 꽉 막힌 스트라이커 자리보다는 날개 쪽에서 훨씬 돋보였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미드필더의 정확한 침투패스가 부족해서 손흥민의 빠른 돌파를 100% 효과적으로 쓰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은 “손흥민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줘서 미드필드·수비진의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그러나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손흥민이 쏜 슈팅은 세 차례에 그쳤고, 페널티지역에서 무리하게 드리블을 고집하다 빼앗기는 모습도 잦았다. 단조롭고 투박한 공격 루트, 촘촘하게 버티고 선 우즈베크 수비진 등 좁은 활동반경에서 화력은 ‘예상대로’ 덜했다. 최강희 감독은 “수비라인을 내리고 버티는 아시아팀에 손흥민 선발은 적절하지 않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졌을 때 공간을 휘저을 조커로 적합하다”고 해왔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패스를 줘야 할 시점과 자신이 해결할 시점을 판단하는 부분이 미흡한 것 같다.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자신감은 장점이지만, 좋은 위치의 선수와 팀플레이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브라질행을 확정지을 이란과의 최종전(18일)에서 이름 값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의 올리버 크로이처 신임단장은 12일 독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곧 레버쿠젠으로 이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1000만 유로(약 150억원)로 추산된다. 독일언론이 이달 초부터 손흥민의 레버쿠젠행을 보도한 가운데, 구단 고위 관계자가 확인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세계 최대 장미꽃밭·바다 위 케이블카·기차공원… 삼색 매력 삼척

    세계 최대 장미꽃밭·바다 위 케이블카·기차공원… 삼색 매력 삼척

    국내 최대 에너지 도시인 강원 삼척시가 바다와 하천, 산을 자원으로 대단위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섰다. 이미 바다와 동굴이 어우러진 해양레일바이크, 해신당공원, 새천년도로 등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도시를 한 단계 향상시킨 가운데 세계 최대 장미공원을 비롯해 해상케이블카(로프웨이), 수로부인상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속속 조성해 ‘관광 르네상스’를 꽃피우겠다는 복안이다. 계획이 마무리되면 삼척이 동해안 최대 관광 도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척시가 오십천 생태 하천 조성 사업으로 추진하는 세계 최대 삼척 장미공원이 이달 개장한다. 삼척 장미공원에는 7만여㎡의 면적에 장미 218종 13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 이곳은 1000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최대인 용인 에버랜드 장미공원보다 규모는 2배이며, 장미 보유 수량은 4배나 많다. 또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유로파 장미공원’보다 3배 큰 규모다. 오는 29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벌써 주말이면 1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장미공원에는 13만 그루의 장미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심어졌고 주변에는 바닥 분수, 인라인 경기장, 잔디광장 등의 휴식 공간도 갖춰져 있어 개장 전부터 시민과 외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금화 삼척시 공보계장은 “눈꽃이 피는 겨울을 포함해 봄 유채꽃, 여름 장미, 가을 코스모스 등 4계절 꽃으로 단장된 아름다운 삼척을 만들기 위해 장미공원을 조성하게 됐다”면서 “장미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개화 기간이 길어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볼 수 있어 4계절 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삼척시가 관광 인프라 구축 및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와우산 대명 리조트 사업이 오는 27일 착공한다. 사업은 시가 체류형 관광객 유치의 최대 걸림돌인 숙박난을 해소하고 삼척 해양 관광 관문으로서의 대표적인 관광지 조성을 위해 2009년부터 적극적인 민자 유치에 나서 결실을 보게 됐다. 해양 관광 리조트 타운은 총사업비 2150억원(민자 2000억원·시비150억원)으로 호텔 242실, 콘도미니엄 405실과 아쿠아월드, 컨벤션센터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 대규모 리조트로 내년에 완공된다. 해양 관광 리조트 타운이 완공되면 삼척 관광의 패턴이 바뀌고 관광객이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근덕면 용화리∼장호리 사이 해안 절경 지대에 바다를 건너는 국내 최초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도 다음 달 착공해 2015년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상 케이블카 사업에는 총사업비 256억원이 투입돼 용화와 장호 해변을 건너는 길이 1㎞의 케이블카와 해안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이 조성된다. 케이블카 정거장을 비롯해 공원,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진입도로 개설 공사를 추진 중이다. 해상 케이블카 출발지인 용화리는 현재 큰 인기를 끄는 해양레일바이크 종착역이고 케이블카 종착점인 장호리는 ‘한국의 나폴리’로 불릴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난 데다 어촌 체험 마을로도 유명한 곳이라 유명세를 더할 전망이다. 해상 케이블카만이 가진 탁월한 풍광, 용의 입 형태를 한 정거장(용화항·장호항)과 여의주 형태의 케이블카, 관광 도시 삼척이 가진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다른 지역 케이블카와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임원 남화산 수로부인 헌화공원에는 오는 10월쯤 대형 수로부인상이 선을 보인다. 무게 500t, 높이만 10.6m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초대형 돌 조각상으로 세워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돌 조각상인 싱가포르의 ‘머라이언상’은 높이 8.6m, 무게는 70t에 그친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은 규모 면에서도 최고지만 삼국유사의 ‘해가’와 ‘헌화’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고 동해안 육지에서 울릉도가 보이는 중요한 위치에 있어 동해안의 상징적인 해맞이 관광 명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삼척시의 유일한 폐광 지역인 도계읍에서 추진되는 스위치백 리조트 사업은 지난달 8일 착공식을 했다. 삼척시와 강원랜드, 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는 사업비 655억원을 들여 내년 5월까지 도계읍 심포리 일대 72만㎡에 국내 최초의 인클라인 철도, 레일바이크, 관광열차, 트레인파크 등을 조성하는 철도 체험형 리조트 사업이다. 리조트 역사에는 레스토랑, 전시실 등이 조성되고 단지에는 목재 문화 체험장, 유리조형 문화관광테마파크, 수생 생태공원 등을 갖춰 체험과 학습,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홍 계장은 “스위치백 리조트가 조성되면 도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고 대금굴, 환선굴 등의 기존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관광단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삼성 신경영 20년] 현재의 삼성은

    [삼성 신경영 20년] 현재의 삼성은

    20여년 전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2류 회사였다. 단적인 예로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삼성 로고가 달린 제품보다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휴렛팩커드(HP), IBM 등을 선호했다. 삼성이 만든 제품은 동남아 등 일부 시장에서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싸구려 물건 취급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정작 본인은 2류인지를 모른다는 점이었다. ‘국내 1등’이라는 외형적 타이틀이 눈도, 귀도 가렸다. 그러던 1993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가전매장인 베스트바이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류 기업의 현실을 목격했다. 삼성 로고를 단 물건들은 예외 없이 미국 가전매장의 천덕꾸러기였다. 안 팔리니 대부분 매장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놓여 있었다. 참담한 심정에서 이 회장은 사장단을 현지로 호출했다. 세계 최대 시장에서 삼성이란 상표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라는 취지였다. 이건희 회장이 완전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고민을 시작한 것이 그때다. 변화의 방향을 찾고자 소통과 대화가 필요했다. 그는 일본, 독일, 미국 등을 넘나들며 무려 68일간 1800명과 350시간을 대화했고, 사장단과 800시간에 걸친 격정적인 토론도 이어갔다. 대화를 풀어쓰면 A4 용지 8500매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회장이 강변한 변화의 핵심은 양(量)이 아닌 질(質)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이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밝힌 ‘신(新)경영’ 선언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 후 20년 동안 삼성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다. 그 결과 삼성은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운데 9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약 36조원에 달한다. 오랜 경쟁자이던 소니도, 파나소닉도 멀찌감치 제쳤다. 연 매출은 1993년 29조원에서 2012년 380조원으로 13배 증가했다. 직수출 규모도 107억 달러에서 1572억 달러로 15배 늘어났다. 무엇보다 시가총액의 상승이 눈에 띈다. 1993년 7조 6000억원에서 338조원으로 44배가 불었다. 시장이 삼성의 미래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는 방증이다.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논란이 있지만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까지 높아졌다. 이 회장 취임 이후 1991년부터 1997년까지 한솔그룹과 새한그룹, CJ그룹(구 제일제당), 신세계 그룹, 보광그룹이 잇따라 계열분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적이다. 누가 봐도 이제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에서 고용한 직원 수도 현재 42만명에 달한다. 사실 이 회장이 위기를 외치던 93년은 재무제표상으로만 보면 그리 나쁠 것이 없는 시기였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삼성은 반도체 시장의 강자가 됐다. 그후 21년간 메모리 반도체 세계 시장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으니 적어도 먹을거리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휴대전화 시장 개척에 나섰다.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1994년 삼성은 야심 차게 첫 휴대전화를 출시했지만, 불량률이 11.8%에 달했다. 이듬해인 1995년 이 회장은 극약처방을 내렸다. 시중에 풀린 불량 휴대전화 15만대를 모두 수거해 임직원이 보는 앞에서 소각했다. 150억원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자기 손으로 힘들게 만든 제품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 임직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150억원을 태운 화형식은 기존의 삼성의 문화를 뿌리째 바꿨다. 그해 8월 삼성의 휴대전화 애니콜은 당시 세계시장 1위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시장에서 정상에 올랐다. 17년 뒤인 2012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위에 올랐다. 신경영은 기업 문화에도 일대 변혁을 줬다. 신경영 선언 직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 바로 오전 7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7·4제’였다. 일찍 퇴근해 자기개발에 시간을 쏟으라는 취지였다. 3년 뒤 폐지됐지만, 당시의 시도는 획기적이었다는 평이다. 삼성은 또 1995년부터 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없앴다. 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력이라는 이 회장의 지론 때문이었다. 30대 부장, 여성, 고졸, 장애인 등을 과감히 임원으로 발탁하는 ‘열린 인사’도 단행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한 삼성의 질적 변화는 덤으로 양적 팽창을 가져왔다. 이제 삼성을 2류제품이나 만드는 회사라고 칭하는 사람은 없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변호사 자격증 있어도 퇴직 후 로펌 못 간다

    변호사 자격증 있어도 퇴직 후 로펌 못 간다

    “장관님은 어딜 가려고 해도 직무 연관성 때문에 가실 데가 없어요.” 2011년 10월 고위공직자의 민간기업 취업 제한을 강화한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되자 이명박 정부의 한 장관은 부하직원의 이런 말을 들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 정권의 장차관들은 대량 실업자가 됐다. 전 같으면 로펌이나 대기업에서 고문, 사외이사 등으로 수억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앞다퉈 모셔갔겠지만,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후 2년간 이들에게 허용된 일자리는 대학이나 연구원밖에 없다. 17개 로펌, 회계·세무법인을 포함한 4000여개 사기업의 취업이 제한되면서 MB 정부 마지막 장차관 가운데 로펌이나 기업 취업자는 한 명도 없다. 그러나 1981년 제정돼 여러 차례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도 구멍이 많다. 우선 지난 3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고문변호사로 취직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지 않았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을 경우 로펌에 취직할 수 있지만, 장차관은 자격증이 있더라도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까지는 법에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 참가할 정도로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지자체장을 규제하지 않는 것은 법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탄식했다. 공직자가 기업 등에 취직할 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직무관련성 심사에도 허점이 많다. 취업승인율이 90%를 넘는다.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은 2011년 8월 퇴임, 1년 만인 2012년 8월 오리온그룹 고문으로 영입됐다. 오리온그룹은 이 전 장관이 재직하던 중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아 그의 재취업에 대한 논란을 낳았다. 이 전 장관은 지난 3월엔 GS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GS 사외이사로 가기 전 이 전 장관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았지만 통과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위공직자는 취업하기 전에 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 사전에 문의한다”면서 “취업승인을 못 받는 극소수는 무지하거나 욕심이 많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공직자윤리법은 더욱 강화될 예정이지만 개정안의 내용은 치열한 논쟁 속에 있다. 우선 오 전 시장에게 심사면제란 특혜를 안긴 변호자 자격증이 있으면 로펌 취업이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이 삭제될 전망이다. 또 취업제한을 받는 로펌 숫자도 현재 17개에서 국내 700여개 로펌의 20~30%가 포함될 수 있도록 늘릴 방침이다. 취업제한 로펌 기준도 현행 매출액 15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이나 50억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윤종진 안행부 윤리복무관은 “야당에서는 아예 퇴직공무원의 취업을 금지하는 강력한 법안도 내놓았다”면서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되는 방향은 맞지만 공무원이 축적한 무형의 자산을 살리고 직업의 자유도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무원의 직업선택 자유 제한으로 인한 사적 불이익보다 얻게 되는 공익이 더 크므로 위헌의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강원은 생태체험 낙원

    강원은 생태체험 낙원

    ‘맹꽁이 습지, 점토장 습지, 동식물 낙원 습지….’ 강원지역 곳곳에 버려지다시피 한 하천 부지와 흙탕물 저류지 등이 속속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생태습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쓸모없는 땅으로 흉물스럽게 남아 있던 곳들을 생태계가 살아 있는 습지로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자원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정선군은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맹꽁이’ 습지 조성에 나섰다. 정선읍 북실리 목장부지 일대(83만 6688㎡)를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해발 850m의 고원형 습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150억원을 들인다. 또 습지공원을 청소년 자연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친환경 모노레일을 설치, 생태시설 견학과 생태체험장으로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동해시는 지가동 옛 쌍용양회 점토장 습지(4만 5900㎡)에 국·도비 등 17억원을 들여 자연탐방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해 이달 말 개장한다. 이곳은 40여년 전 시멘트 부원료인 점토장 운영 때 조성한 흙탕물 저류시설이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식물이 사는 수생식물 군락지가 돼 어류 및 수생곤충이 서식하는 자연습지로 변했다. 이에 앞서 강릉시는 경포호 일대에 경포습지를 조성해 지난달 준공했다. 140억원을 들여 하중도, 탐방로, 탐방데크 등을 설치했다. 홍명표 강릉시 환경정책과장은 “남대천 습지에는 겨울철 150여종의 철새가 월동하는 등 다양한 멸종 위기 야생동물과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생태계 변화 관찰 지역에 포함해 전문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상생은 무슨?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수도권 3형제의 자화상

    “상생은 무슨?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수도권 3형제의 자화상

    ‘상생은 무슨….’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가 정책적 사안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서구 경서동 수도권매립지의 사용기한을 당초 방침대로 2016년까지로 하겠다고 서울시와 경기도에 최후통첩했다. 2044년까지 사용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두 지자체의 요청을 거부하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를 폐쇄할 경우 대안이 없다고 항변한다. 현재 매립지 사용면적이 전체 매립지 면적의 53%에 불과해 2044년까지 사용이 가능한데도 인천시가 막무가내로 나오고 있다며 볼멘소리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립지 주변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해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400만 수도권 주민들에게 큰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대는 서울시가 메고 있지만 경기도도 같은 입장이다.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 개선과 주민 지원사업을 위해 걷는 물이용부담금 인상 반대에는 서울과 인천이 의기투합했다. 이들 지자체는 물이용부담금(t당 170원)이 물값(t당 140원)보다 비싼 데다 당초 취지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분 150억원, 42억원을 각각 납부하지 않았다. 일종의 보이콧이다. 서울과 인천시는 한강수계관리위원회 실무위에서 부담금 인상에 반대했다. 반면 경기도는 강원·충북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해 한강 상수원이 있는 경기도가 물이용부담금으로 형성된 기금 1402억원을 배정받은 데 비해 서울시는 101억원, 인천시는 11억원에 그쳤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한발 더 나아가 물이용부담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인천 앞바다 쓰레기 처리비용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앞바다 쓰레기처리 연간 사업비 82억원 가운데 국비지원(3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인천 50.2%, 서울 22.8%, 경기 27% 비율로 분담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인천 앞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 이상이 서울·경기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분담률을 조정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강수계기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현 쓰레기 처리비로는 강화·영종도 등 50만㏊ 규모의 인천 앞바다에 흘러드는 연간 3만여t의 쓰레기 중 1만t 정도밖에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지자체가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정책 방향을 정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면서도 “하지만 수도권은 별개라기보다는 유기적 성격이 강한 만큼 상생을 말로만 선언할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수뢰의혹 아벨란제 FIFA 前회장, 명예회장직 사퇴

    스포츠 마케팅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주앙 아벨란제(97)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명예회장직을 내려놓았다. AP통신에 따르면 FIFA 윤리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아벨란제 전 회장이 지난 18일 명예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제7대 회장으로 1974년부터 FIFA를 이끈 아벨란제는 24년간 장기 집권한 뒤 제프 블라터 현 회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FIFA는 지난해 7월 아벨란제 전 회장과 히카르두 테이셰이라 전 FIFA 집행위원 겸 브라질축구협회 회장이 스포츠 마케팅 업체인 ISL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했다. FIFA는 테이셰이라가 1992년부터 19 97년까지 최소 12 74만 스위스프랑(약 150억원)을 ISL로부터 받았음을 보여 주는 문건을 스위스 대법원에 제출했다. 아벨란제 전 회장은 1997년 ISL로부터 150만 스위스프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에 파산한 ISL은 FIFA 집행위원들에게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ISL의 파산과 관련한 문건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1년 6월 FIFA 집행위원들의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텅텅 빈 ‘1조원짜리’ 용인경전철… 혈세 낭비 불보듯

    텅텅 빈 ‘1조원짜리’ 용인경전철… 혈세 낭비 불보듯

    경기 용인 경전철의 첫 상업운행이 시작된 29일 오후 7시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기흥역. 분당선 기흥역과 만나는 경전철 기흥역의 역사는 일반 국철 역사보다 크고 웅장했지만 역 구내에 승객이라곤 가끔 한두 사람씩 보일 만큼 한산했다. 전대·에버랜드역을 출발, 기흥역에 도착한 경전철에서는 승객 10여명이 내렸고 3~4명이 탑승했다. 3분 뒤 도착한 경전철도 비슷한 수의 승객이 타고 내렸다. 다른 역도 승객은 10여명에 불과했다. 승객 김동식(68·용인시 포곡읍 영문리)씨는 “경전철은 환승할인이 안 되고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요금면제 혜택도 없다”면서 “버스를 타면 2000원에 서울까지 편히 갈 수 있는데 누가 값도 비싸고 시간도 더 걸리는 경전철을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전철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이용해야 하는데 용인경전철은 노선이 잘못돼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순임(58·여·처인구 고림동)씨는 “마을버스를 타고 1100원이면 출근할 수 있는데 경전철을 이용하니 1300원을 추가로 더 내는 꼴”이라면서 “앞으로는 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료시승행사와 에버랜드 방문객이 반짝 몰렸던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은 경전철 승객이 각각 4만 7000여명, 4만 6000여명에 달해 용인시는 한껏 고무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전체 탑승 인원은 고작 3879명에 불과했다. 기자가 오후 7시 현재 탑승 인원을 물어보자 용인경전철㈜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알려줄 수 없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후 퇴근길 승객을 더해도 최대 1만명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용인경전철이 상업운행 첫날부터 수요예측 결과에 한참 못 미치는 운행 실적을 보이면서 용인경전철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용인시는 연간 295억원을 경전철 운영사인 ㈜용인경전철에 운영비로 지급해야 한다. 이는 하루 탑승 인원이 3만 2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것으로 경전철 1회 운행당 평균 80명이 탑승하는 수준이다. 이 경우 시는 연간 최대 150억원의 운임수입을 얻을 수 있어 나머지 145억원만 예산에서 보전해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시는 막대한 혈세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 시의회의 한 의원은 “이 상태라면 운임수입이 50억원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전철 운행 첫날이었고 많은 비가 내려 아무래도 승객이 적었던 것 같다”며 “내년 1월부터 분당선과 환승 할인이 되고 분당선이 수원역과 연계되면 승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13) 전북 임실군 공공용 가구 제조 진성기업

    [향토기업 특선] (13) 전북 임실군 공공용 가구 제조 진성기업

    진성기업은 교육용 가구 업계의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수도권이 아닌 전북 임실군 신평 농공단지에 자리 잡고 있는 중소기업이지만 공공용 가구 시장 점유율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알짜 회사다. 진성은 1990년 창업해 23년 동안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특허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창업 당시 진성은 초·중·고교에서 사용하는 목재 책상과 걸상만 만드는 영세 회사였다. 하지만 처음 출시한 제품부터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사후관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성이 교육용 가구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높낮이 조절 장치를 부착해 특허받은 책걸상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예전에는 책걸상을 학생들의 키에 맞게 11단계 크기로 제작했다. 하지만 진성은 누구나 쉽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이 책걸상 판매로 진성기업의 매출은 연간 20억원대에서 100억원대로 발돋움했다.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주문이 밀려 공장을 24시간 가동해도 물량을 대기 어려울 정도였다. 타 업체들도 3~4년 뒤 진성 제품을 흉내 낸 높이 조절용 책걸상을 시장에 내놓을 정도로 국내 가구업계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특허 제품 출시로 자신감을 얻은 진성은 2005년 목재 사무용 가구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사무용 책상, 초·중·고·대 사물함, 캐비닛, 군부대와 기숙사용 침대 등을 자체 개발했다. 진성이 개발한 제품들은 모두 특허를 받았을 뿐 아니라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돼 가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친환경마크도 획득했다. 특허 26건, 실용신안 5건, 디자인 등록 15건, 상표등록 2건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그리 흔하지 않다. 의자와 식탁이 함께 붙어 있는 단체급식용 식탁은 특허만 4개 붙은 제품으로 전국 최초 조달 우수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열쇠 대신 전자키가 붙은 사물함과 캐비닛, 책상 등도 진성의 특허 제품이다. 진성이 개발한 2층 침대는 조립과 분해가 쉽고 견고해 군부대, 각급 학교 기숙사 등에서 최우수 제품으로 선택받고 있다. 진성 제품이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각급 학교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은 고품질 제품을 타 사 제품보다 싸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로봇 용접으로 정밀도가 높고 디자인도 우수하다. 이는 진성이 해마다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과 설비 개량에 투자하고 있는 게 밑거름이 됐다. 진성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끊임없는 연구개발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천하고 있다. 제품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을 목표로 설정하고 철저한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특히 부품을 하청회사에서 납품받아 조립만 하는 타 사와 달리 모든 자재를 자체 생산해 생산단가를 낮춘 것도 경쟁력이 높은 주요인이다. 이제 진성은 연매출 150억원에 부채가 1원도 없는 튼실한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생산제품만 500여 가지에 이른다. 진성이 오늘날 남부럽지 않은 회사로 발돋움하기까지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납품 업체로부터 부도를 맞아 회사가 크게 흔들렸으나 사주와 사원들이 고통을 분담해 극복했다. 2002년에는 목재가공 공장이 화재로 전소돼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으나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진성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수출에도 눈을 돌려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계획부실·연내 집행 불가… 추경사업 10건 중 3건꼴 ‘엉터리’

    계획부실·연내 집행 불가… 추경사업 10건 중 3건꼴 ‘엉터리’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사업 중 3분의1은 부실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추경 편성의 속도전만 강조한 채 추경 편성의 내실을 높이는 것은 등한시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당정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이달 내 추경안 통과’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주부터 220개 추경 세부사업에 대한 검토 결과 71개에 대해 ‘부적절’ 의견을 내놨다. 전체의 32.3%다. 시급성과 목적 적합성, 연내 집행가능성 등 추경 편성 요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은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의 변화·경제협력 등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연구개발(R&D)·정보화사업에 3889억원을 편성했다. 일자리 사업 규모(3113억원)를 뛰어넘는 액수를 시급하지 않은 용도에 포함시킨 것이다. 일본이 최근 1차 추경을 통해 대상 사업을 재난방지(36.9%)와 투자·고용증진(30.1%), 지역활성화(30.1%) 등으로 한정한 것과 대비된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의 ‘골든시드 프로젝트’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기가코리아 구축기술 연구사업’ 등도 대표적인 부적합 추경 R&D사업으로 꼽혔다. ‘금보다 비싼 씨앗을 개발한다’는 취지의 골든시드 프로젝트에는 본예산(195억원)의 77%에 달하는 150억원이 추가 배정됐지만 당초 계획은 변경하지 않고 예산만 추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가코리아 사업의 경우 10년(2012~2021년)간 추진되는 장기 프로젝트가 단기 효과 달성이 목적인 추경에 맞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청의 순경 4000명 증원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 교육비와 피복비 등으로 71억 800만원이 추가 편성됐다. 하지만 교육은 오는 12월 중순에나 실시되기 때문에 올해 예산이 쓰일 수 있는 기간은 보름 남짓에 불과하다. 안전행정부의 원문정보 공개기반 구축사업에도 20억원이 추가됐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돼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단기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충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골든시드 프로젝트에 추경을 투입하면 연구인력 150명, 상용근로자 1000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추경을 통해 순경을 증원하지 않으면 내년 하반기에나 인원 확충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왜 환경청에 물이용부담금 ‘물’ 먹였나… 서울·인천의 항변

    인천시가 서울시와 함께 물이용부담금 납부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강수계관리위원회의 물이용부담금 운영 체계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결과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물이용부담금이 당초 취지대로 활용되지 않는 데다 부담액 조정 과정마저 거치지 않았다며 4월분 42억원을 내지 않았다. 서울시도 150억원 납부를 거부했다. 두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말 수계관리위 실무위에서 2013~2014년 부담액 조정안이 부결, 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종전 부과율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물이용부담금은 상수원지역의 수질 개선과 주민 지원사업을 위해 서울, 인천, 경기도 등 한강 팔당상수원 하류 수도권 시민들이 내는 환경세다. 인천·서울시는 t당 140원 하는 물값보다 비싼 t당 170원의 물이용부담금을 내고 있음에도 상류지역 수질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도요금에 포함되는 물이용부담금은 1999년 도입 당시 t당 80원이었으나 2년마다 빠짐없이 올랐다. 이들 지자체는 상수원 상류 주민 수가 점점 줄어 지원 대상이 감소했고, 상류지역 수질개선을 위한 기반시설이 포화상태에 달해 부담금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고 강조한다. 또 수계관리위가 수질개선 사업을 위한 올해 토지매수 비용을 900억원으로 의결했음에도 한강유역환경청이 1500억원으로 증액하는 등 물이용부담금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원안대로 900억원을 적용한다면 물이용부담금을 t당 20원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납부자와 수혜자 외에 기금과 관련 없는 제3자 개입으로 기금이 운용되는 불합리한 구조에서는 더 이상 물이용부담금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금 관리 및 협의·조정 기구인 한강수계관리위(9명)에는 부담금을 내는 서울, 인천, 경기(3명) 외에 기금 조성과 관계없는 6명이 포함돼 부담액과 지원사업 등을 결정함으로써 기금 납입자의 의견이 차단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물이용부담금은 한해 4000여억원이 걷히며 경기 40%, 서울 46%, 인천 12% 등의 비율로 부담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물이용부담금 부과 대상을 상수원 수혜를 받고 있는 한강수계 전 지역(강원, 충청 포함)으로 확대하고, 국가 및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수질개선비용(토지매수, 환경기초조사 등)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용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제도 시행 당시 팔당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5에서 1.1으로 내려가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면서 “부담률 조정은 한강수계 5개 시·도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신문구독료도 소득공제 될까

    신문구독료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어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관석(민주통합당) 의원 등 국회의원 25명은 일간지와 지역신문, 경제·주간지 등의 구독료를 연간 20만원까지 종합소득액에서 공제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의원들은 “언론을 소비하는 플랫폼이 다양화하면서 웹페이지,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언론 소비가 증가했지만, 막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은 고사위기에 빠져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선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2009년부터 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젊은 층의 신문구독 확대를 위해 ‘몽 주르날 오페르’ 프로젝트를 시행한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18세가 된 젊은이에게 1년간 신문구독료를 정부가 지원하고 이후 유료 구독을 유도하고 있다. 신문업계에선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독자들에게 연평균 150억원, 앞으로 5년간 760억원의 세금 환급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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