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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자살파문… 아베 설상가상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 아침 내각회의에서 마쓰오카 도시가쓰 농림수산상의 자살에 대해 ‘통한’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애도한 뒤 “앞으로도 결속해 국정에 힘써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며 파문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의 위기는 한층 심화될 것 같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아베 총리가 6개월 전부터 불거진 마쓰오카 농수상의 정치자금 의혹을 자신과 우파 단체에서 10년 이상 함께 일해온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감싸 오다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며 파상공세를 펼 태세다.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도 “당과 내각에 심한 바람이 일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게다가 마쓰오카 농수상의 정치자금 의혹에 연루된 농수성 관할 공공법인 ‘미도리시겐기구’의 전신인 삼림개발공단의 야마자키 신이치(76) 전 이사가 이날 오전 5시15분쯤 자신의 아파트 6층에서 투신자살, 아베 정권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야마자키는 미도리시겐의 담합사건에서 문제가 된 발주 시스템의 작성과 정치권의 창구로 지목돼 도쿄지검 특수부의 조사를 받아 왔다. 야마자키는 26일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데다 28일에 이어 이날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었다. 때문에 ‘미도리시겐기구’로부터 담합을 통해 사업을 낙찰받은 구마모토현의 40개 업자들에게 2005년부터 3년 동안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마쓰오카 농수상에 이은 야마자키의 자살은 농수상의 의혹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마쓰오카 농수상의 자살로 촉발된 고질적인 ‘정치와 돈’의 문제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피할 수 없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마쓰오카 농수상을 두둔한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부담마저 안고 있다. 마쓰오카 농수상은 아베 총리·농수산성 사무차관 등 공직자 6명에게 유서를, 국민과 후원회 측에 편지 2통을 남겼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유서에는 농수상의 가족과 농업정책 이외에 정치, 돈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며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hkpark@seoul.co.kr
  • 위용 드러내는 인천대교

    위용 드러내는 인천대교

    인천 송도 앞바다. 가지런히 솟아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언뜻 보면 냇가의 징검다리 같다. 그러나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 웅장함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간격의 정교함에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눈이 시리도록 정렬해 있는 교각은 조금씩 높이를 더하다 중심부인 주탑으로 시선을 이끈다.Y자를 거꾸로 세운 형태의 2개의 주탑은 바다의 신전처럼 그 위용이 당당하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왜 그토록 많은 징검다리가 필요했는지를 몸체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46% 공정률… 2009년 10월 완공 주탑을 지나 영종도 쪽에 설치된 교각에는 상판을 얹는 작업이 한창이다. 클레인이 상판을 올려주면 ‘론칭거더’라는 거대한 기계가 마치 장난감 블록을 맞추듯 맞춰 나간다. 자연히 다리 모습도 점점 갖춰 나간다.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척척이다. 그러나 작업을 지휘하는 엔지니어들의 얼굴에는 핏발이 서 있다. 한치의 착오가 있어도 전체가 어긋나는 고난도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자재를 실어 나르는 바지선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 건설 현장은 사람과 기술이 어우러진 ‘인천의 미래’다. 인천시는 이 다리가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주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인천의 미래가 뻗어나갈 길이기도 하다.2005년 6월 착공한 이래 현재 공정률은 46%. 순조롭게 진행돼 준공 예정인 2009년 10월 이전에 완성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세계 최초’‘국내 최대’라는 수식어를 갖춘 각종 첨단 공법과 장비가 총동원됐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첨단 공법 총동원…진도 7 지진에도 끄떡없게 사업비 1조 5914억원의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 경부고속철도에 이은 대형 프로젝트다. 길이 12.34㎞(왕복 6차로)로 국내서는 최고, 세계에서는 6번째로 긴 다리다.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에 ‘경이로운 세계 10개 프로젝트’로 선정될 정도로 규모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민자사업 최초로 시행사와 시공사를 분리해 시행사인 ㈜인천대교는 자금조달과 사업관리를, 삼성·대림·대우·GS 등 7개 건설회사의 컨소시엄인 ‘삼성JV’는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 ㈜인천대교는 영국의 에이멕(AMEC)사와 인천시, 국내외 재무투자자 등이 출자했다. 다리가 완공되면 30년간 운영한 뒤 국가에 기부채납한다. 인천대교는 바다 위에 12㎞가 넘는 고속도로와 63빌딩 높이의 주탑(238m)을 건설하는 해상공사인 만큼 난공사로 꼽힌다. 공사 구간은 송도와 영종도에서 각각 시작되는 고가교, 주탑 부분의 사장교, 고가교와 사장교를 연결하는 접속교로 나뉜다. 해저에 직경 3m의 파일 630개를 박는 기초공사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단축, 지난해 말 완성됐다. 현재는 길이 50m, 폭 15m, 무게 1400t에 달하는 상판(실제로 차가 다니는 부분)을 고가교와 접속교 교각 위에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기 단축을 위해 상판·블록 등 대부분의 자재는 송도국제도시 서북쪽 끝자락에 있는 제작장(3만 8000평)에서 만들고 있다.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도 공정률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또한 ‘현대 교량기술의 전시실’로 불릴 정도로 FCM·FSLM·SCP 등 최첨단 공법이 대거 동원되고 초대형 장비를 투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크레인은 국내 최대인 3000t급으로 인양 높이가 82m에 달하며 코끼리 3000마리를 동시에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론칭거더, 캐리어는 상판을 교각 위에 자동으로 안착시키는 기능을 한다. 건설의 하이라이트는 사장교 주탑과 800m에 달하는 주경간(주탑과 주탑 사이)부분. 주탑은 곡선 구조물을 한치의 오차없이 콘크리트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최초로 자동상승 거푸집 시스템이 도입됐다. 주탑 사이에는 강철로 된 상판(길이 100m, 무게 2500t)이 설치된다. 다리는 초속 72m의 강풍과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해안·제2, 3경인고속도 연결 물류비 절감효과 인천대교는 경제자유구역이 자리매김하는 데 필요한 핵심 사업이다. 그동안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지구가 직접 연결되지 않아 시간 및 물류비용 손실을 초래하고 외자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이같은 문제들이 해소된다. 인천 및 서울 남부, 경기도 남쪽에서의 인천국제공항 접근도 편리해진다. 인천대교는 제2, 제3경인고속도로 및 서해안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이들 지역에서 인천공항까지 통행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김수홍 ㈜인천대교 사장은 “인천대교를 통하면 송도에서 인천공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면서 “경제자유구역의 양 축인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지구가 연결돼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은 해상데크·공연장등 국제관광지 인천시는 인천대교 주변을 인천을 상징하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꾸미기로 했다. 인천대교 요금소 부근 공유수면에 설치된 2㎞의 가교(假橋)를 그대로 살려 친수공간인 해상데크, 갯벌체험장, 공연장, 포토포인트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120억원을 들여 인천대교 공사 추진을 위해 만든 가교는 당초 내년 6월 해체할 예정이었으나 서해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는 이와 함께 해상데크 종점 부근과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부지에 80m의 해상 전망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주행중 바다 한눈에…한국의 금문교 될 것” “인천대교는 한국 교량건설 기술의 결정판으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신공법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인천대교 건설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삼성건설 민운홍(49) 부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교량 건설 전문가다. 영종대교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쿠웨이트·싱가포르에서 대형 교량 건설에 참여했다. ▶인천대교 건설의 의미는. -인천대교는 국내 최대 교량이라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건설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중요한 공사라고 생각한다. 다리가 완공되면 발주량이 늘고 있는 세계 교량시장의 국제입찰에서 우리나라의 신인도와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과정에 어려움은 없는지. -조수간만의 차를 비롯해 선박들의 잦은 왕래와 해무·바람 등이 난제가 되고 있다. 날씨가 나쁠 때는 근로자들이 귀가하고 못하고 교각에 설치된 비상숙소에서 지낸다. ▶공기 단축이 거론되고 있는데. -최첨단 공사기법과 장비들을 총동원하면서 구간별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인천대교가 2009년 10월 완공되면 서해대교 건설이 7년 이상 걸린 점 등을 감안하면 19개월 정도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인천대교 중간지점에 전망시설은. -다리 중간에 차를 대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은 없다. 대신 서해대교와는 달리 다리 난간을 철봉 형태로 만들어 주행 중에 바다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미관적 요소를 강화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호주 시드니의 하버 브리지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다리로 만들 예정이다. 기대해도 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추락 케냐여객기 한국인 1명 생사확인 안돼

    한국인 1명 등 승객과 승무원 114명을 태운 케냐항공 소속 737-800기가 5일(현지시간) 카메룬 남부에 추락했다고 케냐 항공당국 관계자와 카메룬 관영 라디오가 전했다.이 여객기는 이날 오전 0시5분 카메룬 두알라공항을 이륙, 오전 6시15분 케냐 수도 나이로비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이륙 직후 통신이 두절됐다. 카메룬 관영 라디오 방송은 여객기가 두알라에서 남쪽으로 약 200㎞ 떨어진 카메룬 남부도시 니에테 인근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케냐항공 측은 여객기에 중국인 6명, 인도인 15명 등 아시아인 21명, 카메룬인 34명 등 아프리카인 79명, 영국인 5명 등 유럽인 7명, 미국인 1명 등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승객 6명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항공사 측은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는 부르키나 파소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학생 김모(20)씨가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현재 주 케냐대사관과 주 코트디부아르대사관이 김씨의 사망 여부 및 추가 한국인 탑승객 유무 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부모는 이날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사고기는 당초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을 출발, 카메룬을 경유해 케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케냐항공은 2000년 1월30일에도 에어버스 A-310기가 아비장에서 이륙한 직후 바다로 추락, 승객과 승무원 179명 중 16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김미경기자·나이로비 외신종합
  • [18일 TV 하이라이트]

    ●마왕(KBS2 오후 9시55분) 오수는 옛 생각을 떠올리며 영철에게 용서를 빌지만 영철은 오수를 피한다. 영철에게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오수는 반팀장과 광두를 만나게 되고, 광두에게 또 다른 용의자로 지목받는 태훈의 동생 태성의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태성과 엄마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에 오수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클로즈업(YTN 오후 1시30분) 조병돈 이천 시장을 통해 국방부가 발표한 군부대 이전에 반대하는 이천시의 의견을 들어본다. 현재도 이천시는 여의도 3배 면적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있어 재산권 제약과 중복규제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반면 국방부는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단순 비염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코 찡그림 현상. 하지만 아이의 이러한 행동은 비염이 아니라 ‘틱’증상 이라고 한다. 그 증세가 더욱 심해지면 목을 뒤로 젖히는 행동까지 함께 보이기 시작한다. 더 늦기 전에 그 원인을 알아보고 싶다며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육아’에 도움을 요청한 엄마의 사연을 들어본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아버지가 딸을,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고 손자가 할머니를 살해하는 등 올해 들어서 발생한 패륜범죄가 30건을 넘어서고 있다. 부모나 아내, 남편, 자녀 등 가족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 뒤에 남겨진 가족들의 끝나지 않는 고통을 취재한다. 갈수록 잔혹해지는 가족간 패륜범죄의 문제점과 대안을 살펴본다.   ●잡지왕(MBC 오후 6시50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도시 뉴욕. 뉴요커들의 최신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바로 한국식 사우나인 `찜질방´이다. 황토방, 옥방, 육개장, 맥반석 계란 등 한국식으로 운영되는 찜질방. 한국인보다 오히려 외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데, 외국인들이 말하는 한국 찜질방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한 조사결과 자신의 혈압 수치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45.2%가 알고 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는 2.9%만이 알고 있을 정도로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서는 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질병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살펴보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애는 방법을 알아본다.
  • [‘신시내티 레즈’ 탐방] (상) 구단 운영 노하우

    [‘신시내티 레즈’ 탐방] (상) 구단 운영 노하우

    한국 프로야구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박찬호·이승엽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미국과 일본으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경기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이 떨어진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열악한 경기시설과 서비스, 후진적인 구단 경영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서울신문은 미국의 중소도시 신시내티에 기반을 둔 메이저리그 팀 레즈를 현장에서 집중 취재, 선진적인 스포츠 구단의 운영 방식을 점검해 봤다. |신시내티(미국 오하이오주) 이도운특파원|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시카고 컵스의 2007년 개막 경기가 열린 지난 2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 스타디움은 오전부터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마치 서울 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운 ‘붉은악마’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레즈(Reds) 팀의 상징색인 붉은 셔츠를 입은 팬들이 개막 행사와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가족들과 함께 오하이오 강변에 세워진 경기장으로 나선 것이다. ●“서비스, 서비스, 서비스” 4만명이 훨씬 넘는 인파가 짧은 시간 안에 모여들었지만 경기장의 진행요원들은 능숙한 솜씨로 질서를 유지했다.2003년 3월 문을 연 스타디움은 신시내티 도심에서 걸어서 1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경기장으로 접근하는 순간부터 레즈 팀의 서비스는 시작됐다. 우선 스타디움 진입로에서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홍보요원들이 레즈 팀의 1년치 경기일정과 선수 정보가 담긴 손바닥 크기의 책자를 나눠 주며 길도 안내하는 ‘인포메이션 데스크’ 역할도 했다.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은퇴한 노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입장하는 팬들에게 성조기를 하나씩 나눠 주고 좌석을 안내했다. 경기장에 처음 오는 사람도 두리번거리지 않고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좌석을 찾고, 기념품 매장과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었다. 내야쪽 좌석의 입구에서는 1900년대 초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의 유니폼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입장객들을 둘러싸고 기념사진을 찍어 줬다. 오후 2시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돌아봤다. 곳곳에서 팬들을 위한 서비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익수 쪽 외야석 뒤편에는 부모와 함께 왔지만 아직 야구에 익숙하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한 미끄럼틀 등 놀이터가 마련돼 있었다. 그 옆에는 막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한 어린이들을 위해 실제로 야구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둘러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중견수 쪽 외야 뒤편에는 서늘한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시설이 있었다. 경기를 보다가 더위를 느끼는 관객들은 시원한 물안개를 맞으면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레즈 팀은 이와 별도로 경기장 내에 에어콘이 설치되고 시원한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는 ‘냉방’을 네 곳에 설치해 더위에 약한 관중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기장의 매점들도 야구와 관련된 이름을 붙여 통합성을 느끼게 만들었다. 핫도그를 파는 매장의 이름은 ‘홈런 도그’였고, 햄버거를 파는 매장은 ‘하이 파이브 그릴’이었다. 쓰레기통까지도 모두 붉은색으로 통일해 레즈 팀의 로고를 갖다 붙였다. 그러다 보니 팬들은 쓰레기통이라고 함부로 더럽히지를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팬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치어리더들이 덕아웃 위로 올라와 생수와 돌돌 말아온 레즈 팀 티셔츠를 관중석으로 직접 던지거나 ‘발사기’를 이용해 쏘아올렸다. 치어리더들이 들고 나온 발사기는 꽤 성능이 좋아서 생수와 셔츠가 2층 관중석까지 도달했다. 경기 도중 레즈 팀의 강타자 애덤 던이 친 파울 볼이 빠른 속도로 관중석으로 향하자 커다란 유리창 파열음이 났다. 관중들은 깜짝 놀랐지만 실제로 유리가 깨진 것은 아니다. 레즈 팀의 음향전문가 데이비드 스톰이 컴퓨터로 합성한 효과음이었다. ●“파울볼 부상땐 치료비 전액 지급” 레즈 팀의 데클란 멀린 구장 운영담당 부사장은 “실제로 파울 볼이 나와서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모든 치료비는 팀에서 다 지불한다.”고 말하고 “이와 함께 반드시 야구 배트와 글러브, 사인이 들어간 공도 선물로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는 비용에 따라 차별화되기도 한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의 일반 좌석은 9등급으로 나뉘어 5∼40달러까지 가격을 달리 받는다. 여기에 하루 입장료가 무려 230달러인 다이아몬드 클럽(홈플레이트 바로 뒤의 좌석과 실내의 클럽을 함께 이용)을 포함한 특별 좌석도 6개나 있다. 이 가운데 1루측 2층 관중석 끝에 자리잡은 ‘리버 프런트’ 클럽은 신시내티 최고의 명당이다. 글래스 박스 안에 만들어진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한쪽으로는 야구를 보고 한쪽으로는 스타디움을 감싸고 흐르는 오하이오 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카렌 포거스 홍보담당 부사장은 이곳이 연인들의 데이트 및 청혼 장소로 자주 이용된다고 말했다. 하루 입장료는 200달러(약 18만 4600원). 또 이곳은 결혼식 피로연과 가족 모임 등을 위해 대여도 되며 2007년에는 375차례의 행사가 예약돼 있다고 포거스 부사장은 밝혔다. dawn@seoul.co.kr ■ 신시내티 레즈는 어떤팀 신시내티 레즈는 1866년 창단된 미국의 첫 프로야구 팀이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내셔널리그 센트럴 디비전에 소속돼 있다. 현 구단주는 신시내티 출신의 사업가 로버트 카스텔리니로 지난해 2700만달러에 팀을 인수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평가한 팀의 현재 총가치는 2억 7400만달러(약 2700억원).1년 수익은 1억 3700만달러로 추산된다. 팀의 올해 연봉 총액은 7900만달러로 30개 구단 가운데 15위를 기록했다. 최고연봉 선수는 844만달러(약 84억원)를 받는 켄 그리피 주니어다. 레즈는 미국내에 6개,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공화국에 1개씩 모두 8개의 마이너리그 팀을 보유하고 있다. ■ “티켓 판매금이 총수익의 절반 정기 팬미팅에 50만弗씩 투자” |신시내티(미국 오하이오주) 이도운특파원|“메이저리그 팀 경영요? 모든 게 돈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 팀의 필립 카스텔리니 사업담당 부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팀의 경영 현황을 설명했다. 필립은 구단주인 로버트 카스텔리니의 아들이다. ▶인구 33만명의 작은 도시에서 메이저리그 팀 운영이 가능한가. -레즈는 신시내티 시만의 팀이 아니다. 오하이오 강 건너 남쪽으로 켄터키주, 서쪽으로 인디애나주, 동쪽으로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팬들이 온다. 신시내티 메트로폴리탄 지역을 모두 따지면 인구가 200만명을 넘는다. ▶주요 수익원은 무엇인가. -티켓 판매와 TV·라디오 중계권료, 기념품 판매, 기업 후원 등이다. 이밖에 콘서트 개최 등을 위한 경기장 대여 등 특별수익이 있다. 레즈의 넘버원 수익원은 티켓 판매로 50%에 가깝다. 다른 팀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시장이 큰 구단은 티켓 수입도 크고,TV 중계료도 크다. 경기장 규모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뉴욕 양키스 같은 팀은 미디어 중계권료의 수익 비중이 훨씬 커진다. ▶스타디움을 임차하는 데 드는 비용은? 소유보다 임차가 나은가. -2009년까지는 매년 100만달러(약 9억 2300만원) 정도를 내기로 했다. 직접 경기장을 짓는 것과 임차하는 것을 비교해 보니 임차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30개 팀 가운데 26개 팀은 경기장을 임차해 쓴다. ▶구단 운영의 목표는 이익인가. -야구는 수익도 많지만 지출도 많은 사업이다. 매년 이익을 내는 것보다는 팀의 자산가치를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매년 현금 흐름만 긍정적으로 이뤄지면 된다. 말하자면 팀을 10에 사서 5년 뒤에 50에 파는 식이다. 그러나 구단주들이 꼭 팀의 가치를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태어난 고향과의 유대관계 등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팀으로서는 가장 좌절스러운 대목이다. 어느 팀에서나 돈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가 제일 접근하기 어렵다. 경기 외의 행사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팬들과 접촉하면,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 수익이 늘고, 스타 플레이어들은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 ▶왜 계약에 선수들이 팀 행사에 참여하도록 포함시키지 않는가. -메이저리그는 모든 스포츠 가운데 선수 노조가 가장 강하다. 구단은 선수들을 1년에 세 번만 행사에 부를 수 있다. 그런 문제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팀은 경기장 문을 일찍 연다. 팬들이 선수들의 타격과 수비 연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레즈 페스티벌’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선수와 팬들이 만나는 자리를 만든다. 이틀 행사에 1만 8000명의 팬을 초대하는 데 50만달러가 소요된다. ▶팬들은 야구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야구는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다. 야구는 풋볼이나 농구보다 영화나 음악과 경쟁한다. 또 야구는 3대가 함께 즐기는 가족 이벤트다. 가족은 보통 경기장 나들이를 20일 전에 결정한다. 따라서 가족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20일 뒤의 경기를 염두에 두고 시행한다. ▶티켓 값을 낮추면 관중이 늘어나나. -작년에 ‘반값 경기’ 행사를 시도해 봤다. 그러나 결론은 ‘할인 행사를 조심하지 않으면 선수들 연봉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웃음) dawn@seoul.co.kr
  • [서울 4色 탐험-야경 스케치] 시내버스로 즐기기

    [서울 4色 탐험-야경 스케치] 시내버스로 즐기기

    6년 전 외국인 친구가 서울을 찾았다. 나는 친구를 경주와 제주도로 안내했다. 우리는 서울에 살지만, 서울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한다. 잠시 여행한 유럽이나 미국, 일본보다는 더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이 서울의 매력을 파헤치는 ‘4색(色) 테마여행’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여행의 주제는 ▲밤 스케치▲역사의 숨결 ▲예술의 향기 ▲박물관 천국 등 서울의 숨은 명소들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서울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현란한 불빛이 도시를 휘감고 거리마다 젊음이 넘쳐난다. 이런 야경을 저렴하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 없을까. 정답은 파란색 402번 버스이다. 단돈 1000원(교통카드는 900원)으로 즐기는 1시간짜리 여행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건너편 스타벅스 앞 버스 정류장(시청역)에서 버스를 타면 강북과 강남, 남산의 야경을 ‘한방’에 체험할 수 있다.‘찰칵´하고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버스에서 과감히 내려도 무방하다. 배차간격이 15분이라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다음 버스가 도착해 있으니까. 밤 1시10분까지 버스는 운행된다. 21:00 서울시청 서울시청을 출발한 버스는 서울광장, 청계광장을 거쳐 경복궁에서 유턴한다. 청계천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 세계적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쿠제 반 브르겐의 공동작업)이 우뚝 솟아 있다. 밝은 조명을 받아 모양, 색깔이 선명하게 보인다. 청계천은 경쾌한 물소리로 도심 속 자연을 한껏 자랑한다. 세종문화회관은 낮에 보던 그 멋 없는 건물이 아니다. 바닥에서 쏘아올린 조명이 건물을 감싸안아 우아한 멋을 뽐낸다. 숭례문도 색동옷으로 갈아입었다. 은은한 자태가 600년 역사를 다정하게 속삭이는 듯하다. 21:20 남산도서관 버스는 어느새 숨을 몰아쉬며 고갯길로 들어선다. 남산 순환도로이다. 자동차가 꽉찬 큰 길을 벗어나자 가슴이 탁 트인다.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자 N서울타워가 보인다. 색색깔로 변신하는 모습이 매혹적이다. 아파트 건물에 서울타워가 가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서울타워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남산도서관 정류장에서 내려보자. 남산순환버스 2번으로 갈아타면 남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승용차 통행은 금지하고 있다. 21:30 하얏트호텔 야경의 백미는 후암약수터.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울시내가 눈 아래로 펼쳐진다. 멀리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이 힘겨운 일상을 대변하는 것처럼 애처롭다. 이들은 초초한 듯, 다급한 듯 어딘가로 달려간다. 대형 건물에는 불빛이 요란하지만, 다닥다닥 붙은 주택 단지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고된 하루를 보낸 맞벌이 부부의 한숨이 들리는 듯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서울야경을 즐기는 내가 ‘선택 받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얏트호텔이 지나자 내리막길이 나온다. 창문을 열었다. 상쾌한 밤 공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버스는 서울의 과거를 뒤로한 채 미래로 달리고 있다. 21:34 단국대학교 남산을 내려와 한남동으로 향했다. 도로가 확 늘어나면서 대형 간판이 와락 다가온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피곤할 정도로 요란하다. 저마다 크게, 밝게 자신을 뽐내다 보니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이 없다.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남대교가 강북과 강남을, 옛도시와 신도시를 잇고 있다. 강남의 밤은 화려하다. 강북에서는 어둠 속에서 빛이 도드라지만, 강남에서는 밝음 속에서 어둠이 발견된다. 거리도, 사람도, 불빛도 넘쳐나는 까닭이다. 진정한 밤 여행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 [기고] 선진국을 향한 교통정책/김홍기 우송대 철도·경영학부 교수

    200여년전과 비교해 볼 때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수준의 기동력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의제공의 이면에는 이에 상응하는 커다란 에너지 및 환경 관련 문제점들이 내포되어 있다. 교통수단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거의 대부분 화석연료인 석유류에서 나오며, 이러한 석유류는 무한정 사용할 수 없는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교통에서의 에너지 사용은 필연적으로 우리의 건강과 생태계에 대기오염 등 여러 가지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온실가스의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는 21세기 지구촌이 풀어야 할 교통부문의 주요 이슈이다. 사람 1만명을 자동차로 부산까지 실어 운송할 연료비라면, 철도로는 모스크바까지 넉넉히 실어 나를 수 있다. 이는 도로의 15분의1에 불과한 연료비 때문이다. 에너지문제를 고려할 때 전기를 이용한 철도는 석유류의 소비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최적의 교통수단일 것이다. 2005년 2월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이산화탄소(CO) 배출량에 대한 규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1차 의무감축 대상국(2008∼2012년)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2차 대상국(2013∼2017)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질 경우 2013년부터 발전량의 30% 축소, 정유·철강·시멘트 생산량의 50% 감소 등 생산 감소 및 경제성장 저하가 불가피하다. 교토의정서의 발효로 온실가스 배출이 이제 천문학적 ‘비용지불’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004년 기준으로 육상교통부문의 대기오염·소음·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48조 5000억원이며, 이중 97.6%가 도로교통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2010년 그 비용은 5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04년 국내의 교통혼잡비용은 23조 1000억원으로 GDP의 2.97%를 차지한다. 이러한 금액은 경부고속도로를 매년 2.5개, 인천 국제공항을 2.9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2.7개 건설할 수 있는 비용이다. 선진국들은 자동차 위주의 도로교통이 야기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철도투자 확대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유럽(EU) 국가들의 경우 철도구조개혁 이후 철도투자가 독일은 1.8배, 영국은 3배, 스웨덴은 5배로 확대되었다. 프랑스는 2000년부터 전체 교통투자의 60%를 철도에 집중하고 있다. 가까운 이웃 일본도 도로중심의 수송분담을 철도로 전환하면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양산업이라 불리던 철도가 다시 각광을 받으며 미래의 교통대안으로 새롭게 조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대량수송이 가능하고 수송효율성이 뛰어나며 환경친화성까지 갖춘 미래교통의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철도투자 확대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는 양극화 해소재원 마련을 위해 철도 등 SOC 관련 예산을 줄이려고 한다. 이러한 정부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복지재원을 확보해 정부정책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결국 양극화를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당장 철도투자를 줄여 양극화를 해소하려 할 경우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지 모르지만, 이는 주먹구구식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오히려 철도투자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양극화를 해소하는 더 나은 방안이며, 동시에 미래의 교통 및 환경문제에도 대비하는 대안임을 정책 당국은 명확히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김홍기 우송대 철도·경영학부 교수
  • [29일 TV 하이라이트]

    ●해피투게더-프렌즈(KBS2 오후 11시15분) 서울 남태령에 살 당시 남학생들이 ‘남태령 소녀’라 부르며 쫓아다닐 정도로 타고난 인기녀였다는 좌충우돌 엽기 소녀 이효리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어본다. 평소에는 순하기 그지없지만 고집만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는 독고영재의 유쾌한 학창시절 이야기도 소개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미국 워싱턴DC에서 활동 중인 전종준 변호사가 출연, 미국비자와 관련된 문제들을 살펴본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한국인의 미국방문 비자면제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핀다. 미국 현지에서의 비자 변경이 허용되지 않는 점, 불법체류자 급증에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해 들어본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특별한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학업 성적은 우수한 편이지만 이런 남형에게도 없어졌으면 하는 과목이 있다. 그건 바로 수학. 심리학습클리닉에서는 수학을 싫어하는 남형을 통해 수학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이고 수학과 친해질 방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요!주의사항(SBS 오후 6시50분) 김치,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폭발한다? 도시락으로 싸간 김치, 식탁에 놓아둔 김치, 심지어 냉장고에 둔 포장 김치마저 터진다는데…. 김치를 ‘폭탄’으로 만들지 않는 올바른 저장방법을 알아본다. 전동칫솔의 올바른 사용법, 잘못된 다이어트 복병 베스트3, 전화사기 등 우리 생활에 유용한 정보도 알아본다.   ●불만제로(MBC 오후 6시50분) 여성들의 영원한 로망, 각선미 살려주는 종아리 성형. 여성들에게 알통을 제거해 날씬한 종아리를 만들어준다는 종아리 성형이 인기다. 하지만 서울 청담동의 H병원에서 종아리 성형을 받은 뒤, 부작용으로 눈물의 나날을 보내는 여성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그녀들의 종아리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문화지대, 사랑하고 즐겨라(KBS1 오후 10시) 아프리칸 타악 음악. 한국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장르다. 이름도 생소한 악기들로 아프리칸 타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있다. 타악 연주가 곽연근과 그룹 ‘쿰바야’가 바로 그들.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아프리칸 타악기 연주가 곽연근을 ‘화가 김점선이 간다’에서 만나본다.
  • [그의 삶 그의 꿈] ‘토마스 기차’가 달리는 가야공원

    [그의 삶 그의 꿈] ‘토마스 기차’가 달리는 가야공원

    글 최준 시인, 사진 한찬호 사진작가 올해는 정해년. 황금돼지 해를 맞아 맨주먹으로 1000억 땅을 일궈낸 《저질러야 성공한다》의 저자 가야공원 이옥진 회장의 삶과 꿈 그리고 부자가 되는 이야기를 들어 본다. 미사리의 명소 ’미사리’를 입안에서 공글리다 보면 ‘미나리’와 ‘국수’가 동시에 떠오른다. ‘미사리’를 찾아 올림픽 도로를 달리면서 ‘미사리’라는 지명과 언제부터 친숙해졌을까, 생각해 본다. ‘미사리’는 아무래도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처음으로 다가든 이름인 것 같다. 그랬다. ‘미사리’는 돛 없이 노 젓는 배,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만 앞으로 나아가는 조정경기가 열린 장소였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는가. 올림픽이 끝나고, 세계에서 몰려들었던 선수들이 노를 싸들고 돌아간 뒤 ‘미사리’는 잊혀졌는가. 아니었다. 정작 더 친숙해진 건 올림픽 이후. 미사리 조정경기장 주변에 라이브 카페촌이 들어서면서부터였다. 유명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을 보러 몰려드는 사람들로 거리가 불야성을 이룬 것이다. 조정경기장은 올림픽 후에 말 경주 장소인 경마장이나 자전거 경주 장소인 경륜장과 같이 조정 경주 장소인 경정장으로 바뀌었다. 그럼 ‘미사리’는 단지 라이브 카페촌과 경정장으로 우리들에게 친숙하고 유명한가. 아니다. 여기에 반드시 추가해야 할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가야공원’이다. ‘가야공원’은 200만의 방문객이 다녀 간 미사리의 명소다. ’가야공원’의 역사 올림픽도로를 타고 가다 미사리 경정장 부근에 이르면 눈에 확 뜨이는 간판이 있다. ‘가야공원’ 안내 간판인데, 이 간판은 올림픽도로에 세워진 최초이자 최후의 개인 간판이다. 간판엔 환하게 웃고 있는 한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그 얼굴이 바로 ‘가야공원’을 만든 이옥진 회장이다. ’가야공원’은 그가 자신의 사유지에 조성한 개인 공원이다. 여러 개의 음식점이 있고 과수원이 있고 기차카페가 있다. 이러면 흔히들 장삿속이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공원의 내력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가볍게 치부해 버릴 노릇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이 공원은 이옥진 회장의 10년 간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다. 이옥진 회장은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에 이 땅을 샀다. 1만 평이 훨씬 넘는 넓은 땅이었다. 뒤엔 한강이 흐르고 앞엔 올림픽 조정경기장 호수가 있었으며 잠실에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땅이었다. 하지만 값이 너무 쌌다. 서둘러 사고 나서야 왜 그렇게 헐값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산 땅은 주인마저 마음대로 손댈 수 없는 땅이었다. 그린벨트로 개발을 할 수 없었고 군사보호구역에다 하천부지로 묶여 있었다. 후회했지만 늦었다. 이때부터 그는 국가를 상대로 10년 전쟁을 시작한다. 두 번 옥살이를 했고 벌금은 대체 얼마를 냈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언론을 등에 업은 막강한 국가 권력과 나약한 한 개인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그 10년 세월을 회상하며 그는 악법의 칼자루를 쥔 국가와 맨주먹으로 전쟁을 벌이게 된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다고 한다. 긴 싸움의 와중에 부동산법과 그린벨트법 등 토지 관련법들에 도통했다. 10년에 걸친 악전고투 끝에 그는 그린벨트, 국사보호구역, 하천부지로 묶여 있던 자신의 땅을 온전히 되찾았다. 자신의 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10년이 걸린 것이다. 그는 이 땅에 자신의 꿈을 심는다. 그 결과물이 바로 ‘가야공원’이다. 그의 저서 《저질러야 성공한다》는 자신의 인생 역정을 담고 있는 자서전인 동시에 500만 국민이 관련되어 있는 그린벨트법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제시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토마스 기차’와 과수원 토마스 기차는 이 공원의 명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던 전용열차의 식당칸을 샀다. 기관차도 구입했다. 그는 공원 방문객들을 태우고 실제로 이 기차를 운행했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때였으니 위법이었다. 당연히 제재가 따랐다. 운행할 수 없었다. ‘토마스 기차’는 비록 달릴 수는 없지만 지금도 ‘가야공원’의 상징으로 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을 반기는 꿈의 열차로 서 있다. ’토마스 기차’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스스로 길을 내며 달리는 기차. 철로가 끊기면 철로를 놓고, 고장나면 고치면서 쉼 없이 달리는 기차는 그의 인생 역정을 빼닮았다. 오직 희망 하나로 무작정 상경했던 16살 가출소년이 이룬 꿈이 고스란히 실려 있는 ‘토마스 기차’는 그의 분신이다. 공원 방문객들을 위해 그는 공원 안에 과수원을 만들었다. 자두와 살구, 복숭아, 사과 등 봄부터 가을까지 철마다 열리는 무공해 과일들을 방문객들은 맛볼 수 있다. 입구에 서 있는 아기 코끼리는 과수원과 참 잘 어울린다. 코끼리는 순한 동물이다. 느림의 미학을 생을 통해 보여준다. 모두들 앞만 보고 내달리는 바쁘기만 한 세상에서 코끼리는 그런 것만이 삶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한 소식 가르쳐 준다. 그리고 코끼리 옆에서 코끼리를 바라보고 서 있는 캥거루는 넓이뛰기의 명수다. 코끼리의 ‘느림’과 캥거루의 ‘도약’. 그게 바로 우리 생인지 모른다. 그의 꿈 나라를 상대로 10년을 싸운 끝에 문을 연 ‘가야공원’을 그는 자연을 잊고 사는 도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현실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쉴 수 있는 더 편안한 장소로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이제야 자신의 꿈을 겨우 절반쯤은 이룬 것 같다고 한다. 그의 말이 겸손과 겸양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늘 실천하는 그의 꿈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영원한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땅’은 아마 검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가 아닐까. 사자와 기린, 얼룩말 등이 초원을 누비는 환상적 모습이 떠올려진다. 또한 영화 ‘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 같은 흑인이 순진한 눈동자를 껌벅이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지난달부터 타이항공이 인천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직항 노선을 띄워 한층 가까워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다녀왔다. 테이블마운틴, 희망곶, 물개섬 등 천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글 사진 케이프타운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우리나라와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아프리카. 그만큼 멀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선뜻 갈 수 없는 곳 또한 아프리카다. 말라리아 등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날씨는 어떤지,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가슴 가득 설렘과 궁금증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 멀고 먼 아프리카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까지 비행시간만 약 20시간. 인천에서 방콕까지 6시간, 방콕에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12시간이 걸려야 도착한다.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밖의 광경은 보지 못했다.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안내원이 “남아공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요하네스버그는 정말 치안이 불안합니다. 대낮에도 강도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아무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1990년대부터 주변 다른 국가의 흑인들까지 상업의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로 몰려들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래서 은행, 무역회사 등은 요하네스버그 중심지를 떠나 외곽에 새로운 타운을 형성해 점점 슬럼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케이프타운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다. 왕복 12만원선.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내선에서 기내 서비스는 없다. 혹시 스튜어디스가 콜라나 빵을 권하기도 하지만 거절하는 게 좋다. 비록 우리 돈으로 2000∼4000원이지만 ‘공짜’가 아니기 때문. # 동화 속 나라, 케이프타운 케이프타운 시내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창밖의 풍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따라 그림 같은 집들이 이어지고 파란 잉크가 묻어나올 듯한 하늘 아래 자리잡은 예쁜 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럽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기를 잠시 내려놓고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머더 시티’(어머니의 도시)라고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발전이 시작된 곳으로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이다. 남아공 인구의 백인 비율이 15%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만큼은 유일하게 백인들이 더욱 많은 곳이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다양한 식물군, 아름다운 쪽빛 바다, 깨끗한 공기로 영국, 프랑스인 등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다. 아프리카의 최남단,1만 4000여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보고,1년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 기묘한 모양의 테이블 마운틴, 물개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수십 개의 특급 호텔로 아프리카 관광의 1번지이다. 그래서 영국의 BBC에서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50선’에서 5번째로 캐이프타운을 올려놓았다. # 신선이 노니는 아프리카의 비경,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에서는 탁자 모양의 산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형태로 약 5억년 전 바다에서 솟아오른 산이란다. 높이가 1032m. 302m 지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3시간가량이 걸린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은 바다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달력 속의 그림이다. 테이블마운틴 한 편에서 구름이 쏟아진다. 마치 하얀 테이블보가 바닥으로 떨어지듯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흐르는 구름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케이블카는 수시로 운행한다.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운행하지 않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데 이상하게 바닥이 움직인다. 관광객의 편의를 생각해 정상에 오르는 4분여 동안 케이블카의 바닥이 한 바퀴 돌아 사방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정상에 오르자 아름다운 항구도시 케이프타운과 대서양의 푸른 물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대서양의 내음을 가득 머금은 거센 바람에 장시간 비행에 지친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보았던 것은 그야말로 ‘밑밥’이었다.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평평한 정상에는 동서 3㎞, 남북으로 10㎞가량의 펼쳐진 드넓은 모습에 숨이 멎는 듯하다. 구름이 저만치 발아래에 하얀 강물이 흐르듯 지나가고 형형색색의 꽃과 풀이 가득한 이곳은 ‘천상의 정원’이다. 정상의 산책로 따라 걸었다.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를 비롯해 핀보스, 에리카, 콘부시, 핀쿠션 등 예쁜 꽃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아주 위험한 절벽에도 철조망이나 ‘위험’이라는 표지판이 없다. 테이블마운틴 옆으로 예수의 12제자를 본떠 이름지은 ‘12사도 봉우리’가 줄줄이 이어진다. 또 케이프타운 남쪽 앞바다에는 외롭게 떠있는 조그만 섬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항거하다 18년 동안 정치범으로 수감된 곳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감옥 로빈섬이다.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1999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에는 만델라의 수감 번호가 적힌 감방과 그의 체취가 묻은 담요와 식기가 보존돼 있다. 테이블마운틴을 오를 예정이라면 오후 5시를 넘어 오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 해가 진다면 하얀 구름의 바다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또 다른 장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 아픔이 묻어 있는 바람의 땅, 희망곶 희망곶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익히 ‘희망봉’으로 알려진 이곳의 원래 명칭은 ‘케이프 오브 굿 호프’(Cape of Good Hope)이다.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 여분. 해안을 따라 달리는 내내 에메랄드빛 바다가 주는 푸근함에 가슴이 넉넉해진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보석같은 은빛 모래가 쪽빛 바다의 물결과 어우러지는 캠스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가족들이 모습에서 ‘왠지 늙어서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였다. 쪽빛 바다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자 윈드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나타난다. 파도가 거세지자 드디어 희망곶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증거란다. 아프리카의 가장 끝머리로 알려진 이곳은 1488년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던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우연히 인도인 줄 알고 상륙했다가 파도와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폭풍의 곶’이라 불렀고,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것을 기념해 ‘희망의 곶’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버스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의 바람을 헤치며 해안 절벽으로 올라섰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자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온도가 낮은 대서양의 바다빛은 검푸르고 온도가 높은 인도양은 에메랄드빛이다. 정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의 이곳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까. 수 세기 동안 아프리카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이 거센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듯했다. 그들의 절절한 사연을 말하려는 듯 ‘웅웅’거리는 바람만 휘몰아쳤다. ■ 사람이 만든 작은 천국,선시티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바로 인근의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나 리조트 도시인 선시티 등을 찾아나선다.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북서쪽으로 187㎞ 떨어진 선시티는 남아공의 대기업 선그룹이 만든 대규모 리조트 도시다.4개의 특급 호텔과 두 개의 골프코스 그리고 강원도 속초의 워터피아 규모의 파도풀,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뿐 아니라 카지노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다. 게다가 리조트가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내에 있어 간단한 사파리의 맛(?)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500㎢로 소위 ‘빅5’로 불리는 사자와 코뿔소, 코끼리, 표범, 물소를 비롯한 364종의 동물 1만 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260란드(약 3만 4000원)만 내면 공원 안으로 두 시간짜리 짧은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등 두 번 출발을 하는데 아무래도 오후에 타는 것이 동물들을 볼 확률이 높다. 트럭을 개조한 사파리차를 타고 출발해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영양의 일종인 스프링복스. 육중한 몸집의 코뿔소, 호수에서 진흙 목욕을 하는 10여 마리의 코끼리떼와 얼룩말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해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무렵 암사자 10여 마리가 모여 있는 곳에 트럭이 멈춘다. 운전자 겸 가이드가 “지금 암사자들이 숲 안쪽에 있는 얼룩말을 사냥하려 하고 있다.”며 조용히 지켜보란다. 정말 누워서 자던 암사자들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더니 숲 이쪽저쪽으로 사라진다. 일순 사자들뿐 아니라 사파리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자동차를 매일 봐서인지 사자들이 승용차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얼룩말을 포위하기 위해 여기저기로 사라진 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자 숲속에서 ‘후다닥’,‘우∼흥’하는 소리가 긴박하게 들려온다.“조용히 하고 잘 들어보세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으∼응’하며 얼룩말이 마지막 저항을 하다 이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무엇인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자들이 얼룩말을 먹는 소리란다. 비록 숲속 안쪽이라 보지는 못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야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 수천마리 물개떼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하우트 베이의 물개섬도 볼 만하다. 케이프타운 해안에서 유람선을 타고 15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커다란 바위섬에 한가로이 잠을 자고 장난을 치는 물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볼더스 비치에 가면 아프리카 펭귄 2000여 마리가 눈앞에서 재롱을 부린다. 모래가 날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부는 볼더스 비치에서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들이 바위 위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또 요하네스버그의 레세디 민속촌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민속촌이다. 줄루, 소토, 코사, 페디 등 남아공을 대표하는 4개 종족의 주거 생활양식과 그들의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 # 가고 싶어요, 아프리카 ▲가는 길:아프리카 가는 길이 편해졌다. 한국에서 남아공까지는 비행기 탑승 시간만 20시간 정도 생각하면 된다. 지난 10월31일부터 방콕∼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구간의 취항을 시작한 타이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 이 노선에는 최신형인 에어버스 340-600기종이 투입됐다. 인천에서 방콕을 거쳐 바로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혹시 일정이 허락한다면 돌아오는 길에 하루나 이틀 정도 방콕에서 쉬었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은 조건에 따라 90만원부터 152만원까지. 홍콩에서 남아공항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시간이 길고 갈아타므로 짐은 되도록 간단하게 꾸려 기내에 들고 타는 것이 좋다. ▲패키지 여행상품:대부분의 대형여행사들이 아프리카 상품을 팔고 있지만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클럽아프리카(www.aat.co.kr)는 개조한 트럭을 타고 수영장, 샤워장 등이 갖추어진 캠프 사이트와 도시를 돌아보는 ‘아프리카 트레킹’상품은 220만원이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여행하므로 인기다. 또 남부 아프리카 쪽인 남아공,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등을 엮은 4개국 8일 상품이 319만원이며 빅토리아폭포와 선시티, 케이프타운을 엮은 8일 상품은 349만원. 아프리카의 3∼4국을 돌며 사파리를 즐기는 8∼9일짜리 상품은 300만원 등이다.(02)772-906. ▲알아두기:남아공의 화폐단위는 란드(R)로 1란드가 원화로 약 130원 안팎.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 공항이나 은행에서 재환전해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현지시간이 자정이면 한국시간은 오전 7시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북반구의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 남아공은 지금 여름의 초입으로 한낮엔 더운 편이지만 테이블마운틴 등은 바람이 심하므로 점퍼와 자외선 차단제인 선블록과 선글라스 등은 필수. 또 크루거 국립공원 등 북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말라리아 예방접종이 필요없다.
  • [HAPPY KOREA] 완도·장흥·진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완도·장흥·진도 주민활동 탐방

    주민 모두가 ‘억대 연봉자’인 시골 동네가 있다고 한다면 타박받기 쉽다. 전남 완도군 노화읍 미라리 전복마을이 있어 괜한 얘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농산어촌 마을이 잘 살겠다는 목표만 있을 뿐,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이 없는 상황에서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착실히 준비한 끝에 거둔 성과다. 마을을 바꿔나가는데도 ‘로드맵’이 필요하다. 1. 어촌 ‘블루오션’ 완도 전복마을 전복마을은 연륙교가 놓인 완도 본섬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거리인 부속섬에 위치해 있다. 단순히 오지에 있는 깡촌으로 여겼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마을 뒷산 모퉁이를 돌아 바닷가에 면해 있는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으리으리한 집들로 다문 입이 쩍 벌어진다. ●농어촌은 아기 울음이 끊겼다? 태어나는 아이가 드물어 면사무소 공무원이 출생신고서를 찾지 못해 쩔쩔매는 게 농·산·어촌의 현실이라는 웃지 못할 얘기도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다. 마을 주민이라봐야 120가구 320명이 고작이지만, 올해 태어난 아이만 6명에 이른다.20∼40대가 전체 주민의 절반에 육박하다 보니,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50명이나 된다. 폐교 직전까지 내몰렸던 인근 노아북초등학교는 현재 100명이 넘는 아이들로 활기를 되찾았다. 남편을 따라 4년전 이곳으로 옮겨와 세살배기 딸까지 둔 송현숙(27·여)씨는 “어촌으로 이사한다니깐 처음에는 친정 부모님들의 반대가 심했죠. 지금은 잘 한 결정이라고 칭찬까지 해주세요. 사는데 특별한 불만이나 어려움도 없어요.”라면서 웃음지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복마을의 사정은 다른 어촌마을과 다를 게 없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늘어나는 것은 빈 집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3∼4년 동안 현숙씨처럼 귀농한 세대가 20곳이 넘는다. ●농어촌은 황폐화됐다? 마을을 되살린 것은 전복이다. 마을에서 생산하는 전복은 연간 5600㎏ 가량으로, 가구당 순수익이 연평균 1억2000만원이다. 주민 모두가 억대 연봉자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당 1만원하던 땅값은 30만원 이상으로 뛰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땅을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못 살 정도다. 부자 마을로 탈바꿈하기까지는 기나긴 ‘인고의 시기’도 겪었다. 당초 이 마을은 1990년까지 김 양식을 통해 근근이 먹고사는 평범한 어촌이었다.80년대에는 반짝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대일수출 감소 등으로 재미를 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90년대 중반까지 4∼5년 동안은 파래자반을 내다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으나, 주변 지역에서 우후죽순처럼 파래자반 양식어가가 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이어 90년대 중반부터는 전복 양식으로 전환했으며,2002년부터 본격적인 소득이 발생하기 시작해 지금은 마을 주민 모두가 전복을 양식하고 있다. 최운재 미라자율관리공동체 위원장은 “처음에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의견을 모으느라 애도 많이 먹었다.”면서 “마을에 적합한 새로운 소득원을 찾기 위해 수년간 연구하고 조사한 끝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 앞에 이웃은 없다? 마을의 성공은 전복이라는 ‘블루오션’만 찾아서 이뤄진 게 아니다. 전복양식 초기만 해도 활용할 수 있는 양식장이 협소해 어가간에 양식장 확보경쟁이 심했다. 전복 양식 여부에 따라 주민간 소득 격차도 심화됐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자치규약을 스스로 만들어 공평하게 양식장을 분배하고, 어가당 설치 가능한 시설량도 제한했다. 생산된 전복은 공동판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미역과 다시마 등 전복 먹이용 해조류 양식산업도 활성화되자,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도 주민들에게 골고루 나눠 줬다. 최 위원장은 “지금은 자치규약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마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진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이 힘을 모아 양식장 감시조를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바다 청소도 하는 등 부자마을이 됐어도 마음만은 여전히 시골”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완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 ‘친환경’ 쇠똥구리·사상·사하마을 ‘시골의 경쟁력은 도시와 다르다는 데 있다.’ 전남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 쇠똥구리마을에서 생산되는 적토미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쌀이다. 일반쌀의 판매가격은 ㎏당 2000원 정도지만, 유기농 토종쌀인 적토미는 ㎏당 2만원으로 무려 10배나 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졌음에도,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일반벼의 30∼4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 소득을 3∼4배 이상 올리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역사회단체인 ‘야생화 사랑모임’과 협력한 덕분이다. 이 마을 출신이자 야생화 사랑모임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영동씨는 70년대부터 토종벼와 씨름해온 토종벼 전문가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품종만 13종에 이른다. ●토종쌀 생산… 주민소득 3~4배↑ 이씨는 “쇠똥구리마을에서 우렁이농법 등을 통해 적토미, 녹토미, 흑토미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농촌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경쟁력 확보→방문객 증가→소득 증대→삶의 질 향상’이라는 선순환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을 이름도 지난 2004년 바꿨다. 마을 주변에 서식하는 쇠똥구리를 알리자는 취지에서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 마을 44가구 가운데 24가구만 친환경농법에 동참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전체 농지 11만 2000평 가운데 친환경 농법이 작용되고 있는 농지는 2만평 정도다. 마을 뒷산인 부용산은 단삼, 현삼, 더덕, 초오 등 200여종의 약재가 자연서식하고 있어 약다산이라고도 불려왔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마을과 인접해 있는 운주리 봉황마을, 접정리 접정마을 등과 협력도 아직은 미약하다. 선주봉 마을 이장은 “마을이 갖고 있는 장점을 마을을 되살릴 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도시에 못지않은 경쟁력 있는 시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골 정취 느낄 수 있는 흙길 조성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사상·사하마을도 변화를 이끌어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국 농촌 어디를 가도 콘크리트로 덕지덕지 포장된 길과 마주하게 된다. 콘크리트는 마을길은 물론, 농로까지 뒤덮고 있다. 도시와 달리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는 시골의 이미지를 무색케한다. 사상·사하마을 주민들은 최근 마을 앞 콘크리트를 걷어냈다. 대신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흙길인 달구지길을 조성했다. 김종필 사상마을 이장은 “그동안 불편한 것만 생각했지,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농촌이 도시와 같은 환경을 고집한다면 이미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사상·사하마을은 신라 문성왕 때 지어진 천년 고찰인 첨찰산 쌍계사와 한국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을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또 마을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는 바다 갈림 현상을 볼 수 있는 ‘신비의 바닷길’도 위치한 관광명소다. 주민들의 소득은 여느 농촌마을에 비해 40∼5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벼, 배추, 구기자, 표고버섯 등을 생산하지만 농지가 적은 데다 자갈땅이라 소출이 적을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차로 15분 거리인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때문에 10여년 전만 해도 150가구 500명이 넘던 동네에 지금은 90가구 210명만 남았다. 주민 박만석씨는 “외지인, 심지어 한 식구인 며느리가 마을에 와도 떳떳하게 자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자연과 더불어 하나된 마을을 만들어야 떠났던 사람도 돌아오지 않겠나.”고 말했다. 글 사진 장흥·진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雪害 5년새 1조1898억… 농·축산업이 77%

    [세이프 코리아] 雪害 5년새 1조1898억… 농·축산업이 77%

    지난 2004년 3월5일과 6일. 우리나라에서 눈이 문학 작품에서의 낭만의 대상이 아닌 공포의 대상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날이다. 대전 49.0㎝ 등 서울·경기, 충청 지역에 3월의 적설량으로는 최고를 기록하며 670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 1만여명은 37시간동안이나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기상 이변 현상이 증가하면서 폭설이 잦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례가 드문 3월 폭설이 큰 피해를 준 것처럼 11월 폭설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설해가 닥칠 수 있는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진 만큼 더욱 종합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설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가 폭설의 주범 최근 5년동안 폭설에 따른 재산 피해액은 모두 1조 1898억원이다. 민간 시설에 97.3%가 몰려 있다. 피해가 몰린 분야는 농업. 전체 피해의 44.3%가 농촌에 집중됐다. 축산도 32.7%로 피해 규모가 컸다. 농업 분야는 전체 피해의 35.3%가 충남,18.9%가 전남,14.4%가 전북,13.4%가 충북 등 충청·호남지역에 집중됐다. 지난해 12월 충남과 호남에 내린 폭설도 큰 피해를 불러왔다.12월21일부터 이틀동안 전북 정읍에 59.3㎝, 광주에 40.5㎝ 등이 내리면서 기상관측 이래 역대 12월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비닐하우스 붕괴 등으로 5206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피해는 고속도로도 비켜가지 않았다. 호남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순천∼백양사와 순천 방향 논산∼백양사 구간이 19시간 넘게 통제됐다. 올해도 계속되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폭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더구나 태평양의 표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특히 올겨울에는 엘니뇨 현상으로 불어닥치는 한파가 서해안과 강원도 영동 지역에 폭설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영남 등도 월동장비 구비 의무화 정부도 설해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설해가 이상 기후에 따라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본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상습설해의 예방이다. 고립과 시설물 피해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설해가 반복되는 지역을 상습설해지역으로 새로 지정하고, 상습설해 지역의 근본적인 해소 대책을 자연재해대책법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 ▲축사 등에 내설(耐雪)설계와 보강기준을 설정하고 ▲원예유통시설 재해경감대책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폭설에 따른 고속도로의 관리체제의 정비도 중요 과제이다. 내년 1월1일부터는 ‘통행제한 사전예고제’를 실시한다. 운전자에게 폭설에 따른 통행제한 정보를 제공하고 불응하는 차량은 제재할 수 있다. 부산, 대구, 충북, 경북도 스노체인 등 월동장구를 의무적으로 휴대해야 하는 지역에 포함된다. 또한 신속한 응급 복구를 위해 제설기 등 제설장비를 확충하고 응급복구 추진지침 및 총괄반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도 올겨울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체계적인 폭설 대응을 위한 전국단위의 주파수공용통신(TRS) 통합무선망 구축은 장기 과제로 남겨뒀다. 민관 협력의 극대화도 중요 과제이다. 폭우 등 여름철 재해에 비해 미약한 민간 자원봉사 자원의 활용도 높여나가기로 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가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합동 근무하는 등 민간 자원봉사단체가 재난 예방과 경감에 일정 부분을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재시스템을 구축해 반복되는 폭설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파 직격탄’ 맞는 저소득층 지원 시급 한파는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가 낮거나 낮을 것이 예상되는 날씨를 말한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우리나라는 11월 들어 기습 한파가 여러 차례 계속됐다. 한파의 ‘직격탄’을 맞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난방에 필요한 전기나 가스, 유류 등의 사용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요금 체납으로 가스 공급이 중단된 가구는 전체의 1.2%인 13만 5000여가구. 지난해까지 9만여가구 수준을 유지하다 올 들어 급증했다. 요금 미납으로 전기가 끊긴 경험이 있는 가구는 2004년 16만 4788가구에서 지난해 17만 4434가구로 증가했다.6월 현재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집도 3065가구나 된다. 가스나 전기 모두 3개월 이상 요금 독촉을 받고도 계속 체납하면 공급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겨울철 도시가스 공급중단 유예대상을 현행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 차상위계층으로까지 확대해 공급중단 유예기간도 6개월에서 8개월(10월∼이듬해 5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2월부터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장애인,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본요금 전액 감면제도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한국전력은 저소득층에 연간 2억원의 전기요금을 지원하고 저소득층 5만가구에 고효율조명기기를 무상지원하는 한편,12월부터 2월까지 주택용 전기의 단전을 유예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등은 저소득층 겨울철 생계지원 확대 대책으로 정부양곡 할인 공급, 동절기 유류비 현실화 등 최저생계비 인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절기 서민 일자리 지원도 확대된다. 집수리, 가사·간병도우미 등 사회적 일자리가 제공되고, 희망자에게 방학동안에도 급식이 지원된다. 노숙인 무료진료소 운영을 활성화하거나, 보호시설로 유도하는 등의 보호체계도 구축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저소득층은 한파의 피해에 직접 노출돼 있는 만큼, 겨울철에는 이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폭설·한파땐 이렇게 폭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원칙은 ‘내 집 앞과 골목길은 스스로 치운다.’는 것이다.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곧 빙판길이 되는 만큼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 대설주의보나 대설경보가 내려졌을 때는 되도록이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승용차를 몰고 나가는 것은 사고의 위험도 높을 뿐 아니라 자칫 도로 위에서 장시간동안 갇히기 십상이다. 스노체인이나 삽 등 안전장구와 담요와 양초 등 고립에 대비한 물품도 필수품이다. 불가피하게 눈길에서 승용차를 운행해야 할 때는 수동변속기 차량은 2단 기어에 반 클러치로, 자동변속기 차량은 가속기를 서서히 밟으면서 출발한다. 일부 자동변속기 차량에는 눈길에 대비하여 ‘홀드’ 등 미끄러짐을 막는 기능이 장치되어 있다. 농촌의 비닐하우스는 뼈대를 보강하거나 비닐을 조금 찢어 과중하게 눈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면 붕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해안 지역에서는 선박에 실은 물건을 내려 하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방파제나 선착장 등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은 안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다. 외딴 집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는 비상연락을 취하는 것도 잊지 말자. 한파가 밀려오면 수도계량기나 보일러는 헌옷 등으로 감싸서 보온한다. 특히 외기에 직접 노출되는 복도식 아파트는 수도계량기가 동파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장시간 외출할 때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조금씩 흘려 얼지 않도록 하고, 보일러는 외출 기능 등으로 둬야 동파를 막을 수 있다. 대단위 아파트에서 용량이 큰 전기기구를 사용할 때는 ‘1시간 사용 15분 정지’를 생활화해야 한다. 유아와 노인,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난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손가락, 귓바퀴 등 신체 말단부위의 감각이 없거나 창백해지면 동상을 일단 의심해야 한다. 심한 한기나 피로, 기억상실 등은 저체온증의 초기 증상. 특히 혈압이 높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머리 부분의 보온이 중요하다. ‘몸짱 열풍’으로 영하의 날씨에도 실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 운동은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적당하다. 겨울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10∼15% 정도의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 때문에 평소의 80% 수준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1~12월 수도권 4만가구 분양

    11~12월 수도권 4만가구 분양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2개월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4만여가구가 분양된다. 24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서울 8899가구, 인천 6506가구, 경기 3만 2343가구 등 총 4만 7748가구가 분양된다. 전년 동기(2만가구)의 133%로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8·31대책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올 들어 내내 분양을 미뤄오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 전세난 등에 따른 집값 급등으로 청약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거 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3구에서 604가구 분양 강남 3구 물량은 604가구 정도다.12월 방배동 동부센트레빌(240가구)과 서초동 롯데캐슬(280가구)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50가구 미만으로 규모가 작다. 강남 이외 다른 지역은 대규모 재개발 단지가 많다. 구로 고척2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나온 고척동 푸르지오(총 662가구)는 11월말 409가구(24·32·42평형)가 일반분양된다. 목동과 가깝고 2호선 양천구청역이 도보 15분 거리다. 성북구 종암4구역 재개발로 나온 종암동 삼성래미안은 총 1161가구중 307가구(25∼43평)가 12월 분양된다. 은평구 불광동 재개발인 삼성래미안도 같은 달 총 645가구중 95가구(25∼43평)가 분양된다. 이밖에 뚝섬 호재를 안은 성동구 성수동2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도 관심 단지다.445가구(18·24·35·45·55·85·92평) 전량 모두 내달중 일반분양된다. 다음달 7일 대치동 현대건설 주택문화관에서 모델하우스를 공개한다. ●경기 택지지구 물량도 풍부 판교 신도시 및 용인 신봉·성복동과 인접한 용인 동천동 염광가구단지 일대에서 삼성건설이 도시개발사업으로 래미안 2515가구(30∼70평)를 12월 내놓는다. 자녀 위치 확인 등 유비쿼터스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판교신도시 아래 위치한 65만평 규모의 용인 흥덕지구는 광교신도시와 영통신시가지 등과 함께 500만평 상당의 대규모 생활권을 형성할 예정이어서 주목을 끈다. 특히 토지공사로부터 900만원대에 분양하겠다고 약속한 뒤 땅을 받아 건설한 것이어서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대에서 나올 예정. 경남기업과 대아레저산업이 연내 각각 45평형과 53평형 두 가지 평형으로 555가구와 375가구를 내놓는다. 입주 후 바로 매매가 가능하다. 성남 도촌지구에서도 11월중 주택공사가 33평형과 35평형 408가구를 내놓는다. 분당선 전철 야탑역이 버스로 5분 거리이고 남서쪽에는 분당신도시가 있다. 판교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인천 부동산시장 달아오른다

    ●에코메트로 3000가구 분양 대기 다음달 말 한화건설이 에코메트로 아파트 1차 물량 2920가구를 내놓는다.33∼58평형으로 구성됐다. 남동구 고잔동 72만평에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모두 1만 2192가구가 지어지는 매머드급 단지이다.2009년 완공 예정이며, 송도국제도시 배후도시 역할도 기대된다. 전체 면적의 44%에 녹지 및 해안조깅코스,24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숲이 조성된다. 특목고 설립도 추진한다.2010년 제3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접근도 쉬워진다. 인근 시흥, 안산 등으로 오가기도 쉽다. 송도국제도시와는 제3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승용차로 15분 거리. 인천대교(2009년 완공예정)를 거치면 인천공항까지는 25분 거리다.2009년 12월 개통될 수인선 소래역, 논현택지역에서 서울지하철 4호선과 인천 지하철 1호선으로 연결된다.●송도 신도시 3700여가구 분양 대기 국제비즈니스도시로 기획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분양도 대기 중이다. 포스코건설과 GS건설, 인천도시개발공사 등이 연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 중대형 아파트로 이뤄졌다. 인천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국제학교와 병원, 쇼핑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말 국제업무단지에서 31∼114평형 주상복합 아파트 729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GS건설은 10월에 1113가구를, 인천도시개발공사는 12월에 460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공항철도 개통 앞두고 주변 분양 물량 증가 내년 3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구간 중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공항철도 개통을 앞두고 인천 영종도와 운서동, 운남동 등 공항 배후지역에서도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는다. 금호건설은 운서토지구획정리지구에서 이르면 다음달 32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33∼46평형이다.GS건설도 같은 곳에서 1022가구 분양 채비를 하고 있다.34∼97평형 중대형이다. 한편 인천 구 도심개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최근 2조 6000억원 규모의 인천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자로서 SK건설 컨소시엄 확정 발표됐다.2012년까지 도화동에 있는 인천대를 송도신도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60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 인천 청라지구 개발이 가시화되면 대규모 아파트가 쏟아질 전망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연말까지 인천에서 공급 예정인 아파트 물량이 1만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송도 신도시 개발에 이어 인천 도심 재개발, 한화 에코메트로, 청라 신도시, 송도 유원지개발 등 굵직한 개발사업이 줄줄이 이어져 부동산 시장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 [일요영화]

    ●생활의 발견(KBS1 밤12시30분) ‘욕하면서 닮는다.’ 산다는 것의 비루함을 가장 간단하게 드러낸다면 아마 꼭 들어갈 표현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그래서 어쩌면 ‘매일매일 똑 같다.’는 푸념으로 집약되는 ‘생활’도 ‘발견’될 수 있을지 모른다. 나 잘난 척하지만 결국 너와 다를바 없다는.‘생활의 발견’이 유행시킨 대사 ‘사람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는 말도 비슷한 맥락이다. 유행이었다는 것은 이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런 울림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괴물이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그만큼 괴물임에도 스스로 그렇지 않다고 위안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대체 어느 쪽일까. 그리고 스스로 인간인 척하는 괴물이라는 게 나쁘기만 한 걸까. ‘생활의 발견’은 한 남자 연극배우가 두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얘기다.‘연극배우’,‘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해서 ‘위대한 예술혼’이나 ‘눈물의 러브스토리’를 기대할 필요는 없다. 감독은 사랑이란 게 결국 ‘지분거림’에 지나지 않음을 그려낸다. 이리저리 일이 꼬이기만 하는 연극배우 경수는 어느날 글 쓰는 선배를 만나 회포나 풀 생각에 무작정 춘천으로 향한다. 여기서 그의 연기를 좋아한다는, 시인을 꿈꾸는 무용수 명숙을 만나 엉겁결에 하룻밤을 보낸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여인은 ‘사람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던 바로 그 선배가 사랑하는 여인. 당황하던 경수는 충동적으로 다시 남행열차에 오르는데, 여기서 또 묘한 여인 선영을 만난다. 대학교수 부인이라는 선영을 좇아 경주에 내린 경수는 선영에게 끊임없이 지분거리는데, 묘하게도 명숙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선영에게 그대로 반복하게 된다. 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2002년작. 경수역의 김상경, 명숙역의 예지원, 선영역의 추상미 등 주연 배우 모두 이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크게 인정받아 스타급으로 발돋움했다.11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프루프 오브 라이프(XTM 낮12시30분) 따스한 도시적 멜로의 여왕 맥 라이언이 처음으로 남미의 열대우림을 누빈데다 ‘LA컨피덴셜’과 ‘글래디에이터’의 여운이 짙게 남아있던 러셀 크로가 만나 화제를 모았던 작품. 그러나 화제만 일으키다 말았다는 혹평이 많았다. 콜롬비아 반군에 잡힌 남편을 구하려는 맥과 그녀에게 고용된 러셀간의 미묘한 감정연기와 러셀이 감행하는 마지막 구출작전이 포인트.2000년작,135분.
  • [명문대 교육혁명] (18)뉴욕대(NYU)

    [명문대 교육혁명] (18)뉴욕대(NYU)

    |뉴욕 이도운특파원|뉴욕대는 최근 3년간 미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입학하고 싶은 ‘꿈의 대학(Dream School)’으로 가장 많이 지목한 대학이다. 미국의 대학입시 전문기관 프린스턴리뷰는 학생들이 ‘세계의 중심지’ 뉴욕이 주는 학문·문화·경제·정치적인 기회와 도전, 다양성에 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대는 실제로 학교의 발전에 메트로폴리탄 뉴욕이라는 거대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뉴욕대는 학생수가 4만명이 넘는 미국에서 가장 큰 사립대학이다. 학위를 목표로 하지 않는 학생 1만 2000명을 포함하면 뉴욕대의 학생 수는 어지간한 지방도시의 규모를 넘어선다. 학생 숫자도 많지만 능력있는 교수 충원도 쉬지 않고 이뤄진다.2005년 현재 학생 대 교수의 비율은 13대1. 수업 당 평균 학생수는 30명 미만이다. 뉴욕대는 규모뿐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명성을 높이 쌓아가고 있다. 무려 14개에 이르는 단과대학에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해 지금까지 2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뉴욕대 출신의 퓰리처 수상자도 12명이며, 졸업생 9명은 미국 과학자상을 받았다. 특히 예술 분야가 강한 뉴욕대는 19명의 아카데미상 수상자를 키워냈다. 아카데미상은 물론 에미상과 토니상 수상자도 세계 어느 대학보다 많이 배출했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는 뉴욕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학교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매력이다. 스턴스쿨(경영대학원)은 월스트리트와, 티시스쿨(예술대학)은 브로드웨이와 끊임없이 교류한다. 건축학도들에게는 맨해튼의 마천루들이, 고고학 전공자들에게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양키스를 포함한 10여개의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저널리즘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는 뉴욕타임스와 NBC 같은 유력 언론사들이 생생한 배움의 현장을 제공한다. 뉴욕대는 학생들을 뉴욕에 자리잡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재단 등과 인턴십, 연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연결시켜 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말했다. 뉴욕대의 취업상담실인 커리어센터에는 매년 4만 7000개의 일자리가 몰려온다. 또 해마다 100개 기업이 참가하는 비공식 취업 박람회를 6차례 주선한다. 또 미국의 대표적인 대기업과 정부, 사회단체 600여곳의 인사담당자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인터뷰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뉴욕대는 국제화 시대를 또다른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뉴욕대는 그동안 축적해온 ‘문화적 다양성의 수용’이라는 노하우를 해외의 분교를 설치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dawn@seoul.co.kr ■ 시라지 예술대 부학장 인터뷰 |뉴욕 이도운특파원|뉴욕대 예술대학인 티시 스쿨은 영화와 연기 분야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명문이다. 우디 앨런과 마틴 스코시즈, 올리버 스톤, 리안, 스파이크 리 등 세계적인 감독과 안젤리나 졸리, 빌리 크리스털, 애덤 샌들러, 우피 골드버그 등 스타배우들이 티시 스쿨 출신이다. 티시 스쿨의 파리 시라지 부학장으로부터 이 학교 경쟁력의 원천과 향후 운영 방향 등을 들어봤다. 시라지 부학장은 한국과 한국 학생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티시 스쿨이 다른 예술대학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선 똑똑한 학생들이 온다.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에 합격하고도 우리 학교로 오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는 다른 예술대와 달리 학문적 측면을 강조한다. 티시 스쿨 졸업생들은 법대나 경영대학원(MBA)에 들어가도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학문적 기반이 튼튼하다. 또 오랜 역사를 통해 다져온 커리큘럼이 탄탄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매우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세번째로는 최고의 교수진을 꼽을 수 있다. 우리 교수들은 최고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의 운영이 학생 중심적이어서 필요한 장비의 구입이나 정비, 학사 문제 해결이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다른 전공에 비해 비교적 수명이 짧은 무용학과의 경우 학생들이 조기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같은 경쟁력을 통해 구체적으로 얻은 성과는. -티시 스쿨은 새로운 예술학 분야를 창시해 왔다. 공연학(Performance Studies)을 탄생시켰고, 최근에는 동영상보존학, 뮤지컬극작 등 새로운 학과를 신설했다. ▶수업에서는 실기와 이론의 비율을 어떻게 분배하나. -기본적으로는 50대50이라고 할 수 있다. 교수마다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다.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 ▶예술가에게 중요한 것은 재능인가, 노력인가.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나. -그것은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던 화두이고 영원히 풀리지 않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가지가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입학생을 모집하는 데 남다른 기준이 있나. -이미 해당 분야에 대해 잘 아는 학생들이 많이 들어온다. 우리 학교에서는 영화, 연기, 사진 등을 전공하려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수업은 강도가 높고, 거기서 두각을 나타나는 학생들은 미리 뽑는다.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는 높은가. -무용과 영화, 뮤지컬극작 등 다양한 학과에서 한국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똑똑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앞으로 티시 스쿨에 오려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한국 학생들의 재능은 매우 우수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편이다. 언어 문제가 크고 문화적 차이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수업이 팀을 짜서 작품을 만드는데, 팀원들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어려움을 경험할 것이다. 영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기 바란다. ▶뉴욕의 중심에 학교가 있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대단한 특권이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브로드웨이가 가깝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주 관람하고 예술가들과 직접 만날 기회도 많다. 현장 학습에 있어서는 최적의 장소라 생각한다. 단지 단점이 있다면 협소한 캠퍼스이다. ▶앞으로 티시 스쿨은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인가. -특별히 중점을 두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모든 학과가 중요하다. 기존의 학과를 배제하는 대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창조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또 학문적으로 실력을 갖춘 지적인 예술가를 키워 내는 작업도 계속할 것이다. ▶훌륭한 졸업생이 많은 것이 학교 운영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 -일단 학생들이 그들에게 끌려 우리 학교로 온다(웃음). 스타 졸업생들은 기부금도 많이 내지만 직접 모교를 찾아 강의를 해주기도 한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 꼭 우리 학교 학생들을 몇명씩 불러서 참여시킨다. ▶한국에 티스 스쿨과 같은 예술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조언해 준다면. -무엇보다 훌륭한 교수진과 훌륭한 학생을 모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의 우수한 예술 학교들을 잘 살펴 보고, 그것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dawn@seoul.co.kr ■ 영화수업 직접 들어보니 |뉴욕 이도운특파원|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가(街) 721번지. 이곳에 뉴욕대의 예술대학인 티시 스쿨(Tisch School)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25일 화요일 오후 2시30분. 여름학기 영화학 수업이 열리는 108호 강의실로 모여드는 학생들의 모양새가 심상치 않았다. 다양한 인종, 연령, 옷차림, 말투….30명 정도 되는 영화학 수강생들은 다양성을 구현하기 위해 조합한 집단같았다. 108호 강의실의 공식명칭은 ‘레오 제피 극장’. 컬럼비아영화사의 전 사장 이름을 따온 곳으로 100석 규모의 영화 상영관을 생각하면 된다. 앞쪽에 스크린이 설치돼 있고 뒤쪽에 영사실이 마련돼 있다. 스크린 옆에는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들과 TV모니터가 놓여 있다. 이 수업을 진행하는 아널드 배스킨 교수는 ‘소프트웨어’라는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던 감독 겸 극작가, 촬영작가이다. 수업의 시작은 ‘봉숭아 학당’ 분위기. 배스킨 교수가 들어와 인사를 건네도 눈길을 주는 학생이 별로 없다. 배스킨 교수는 강의 자료를 책상 위에 정리한 뒤 뉴욕에 연고지를 둔 메이저리그 야구팀 메츠의 전날 밤 경기 얘기부터 꺼냈다.“뉴욕에 있는 동안 양키스나 메츠팀의 야간 경기를 꼭 보라.”고 권유했다. 거대한 조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2시40분. 강의실인 극장의 불이 꺼졌다. 조시라는 학생이 수업의 과제로 만든 영화가 스크린에서 상영되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달러화를 꺼내 태우는 행위를 묘사한 것이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다른 학생들은 집중해서 스크린을 응시했다.5분짜리 흑백이었던 조시의 영화가 끝나자 극장의 불이 다시 들어오고, 조시가 스크린 옆에 놓인 연단으로 나왔다. 먼저 배스킨 교수가 주인공이 누구냐, 얼마 동안, 어디서 촬영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독일식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촌평했다. 조시는 “카메라의 속도를 통해 배우의 심리를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평가와 질문이 이어졌다. 첫 장면의 앵글을 어디서 잡았느냐, 조명은 몇 개를 사용했느냐, 담배는 몇 갑이 소요됐느냐, 짐 자무시 감독의 영향을 받은 것이냐는 등의 질문이 나왔다. 조시에 이어 두번째로 머리를 길게 기른 마케라는 학생의 영화가 상영됐다. 코카콜라와 말보로를 소재로 미국 대중문화의 속성을 이미지화한 작품이었다. 영화 내용은 매우 풍자적이어서 상영되는 동안 학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한시간이 훌쩍 지났고 15분간 쉬는 시간이 됐다. 배스킨 교수는 기자에게 “잠시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배스킨 교수는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에게 말보로 담배 한 개비를 얻어 입에 문 뒤 수업의 방식을 설명해 줬다. 학생 1명이 이번 수업을 듣는 동안 5번 영화를 만든다. 또 4명의 학생이 짝을 이뤄 공동으로 작업도 한다. 공동작업을 할 때는 학생들이 연출과 촬영, 조명, 기타 스태프 등의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학생들은 모두 25편의 영화를 만들어 보게 된다고 한다.“학생들이 연기는 하지 않느냐.”고 묻자 배스킨 교수는 “그것은 전문 배우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배스킨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은 크레익스리스트(craigslist.com·무료로 물건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배우를 구한다.”면서 “다만 조시 학생의 경우는 소규모 극장의 매니저로 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기 잘하는 배우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론 수업은 전혀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배스킨 교수는 “나의 학생들은 이미 이론적 무장이 끝난 사람들”이라면서 “이론도 가끔 다루지만 실제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수업의 중점”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이 재개되고 다시 네편의 영화가 더 상영됐다. 학생들의 영화가 모두 끝나자 배스킨 교수는 마야 다론이라는 감독의 전위적 영화를 학생들에게 보여 주고 프랑스의 실험영화에 대해 간단히 강의했다. dawn@seoul.co.kr
  • 헤즈볼라 ‘반격’… 이 30명 사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과 프랑스가 레바논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에 유리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레바논과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합의 직후 환영 입장을 나타냈던 이스라엘 역시 이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명, 레바논 유혈사태의 해결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와의 결의안 합의 사실을 전하면서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이 이번 주 초 결의안을 공식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동맹국이며 프랑스는 레바논과 오랫동안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사국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양국이 제안한 결의안 초안을 검토했다. 볼턴 대사는 전투 종식 결의안과 함께 “현상유지를 타파하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정치적 틀”을 규정하는 결의안도 프랑스와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결의안이 양측의 폭력 행위를 근절하도록 요구했지만 만약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에 반격할 권리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의안에는 즉각적인 폭력의 근절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푸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번 결의안 초안이 적절하지 않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고 모든 이스라엘군을 철수시켜야 휴전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의 하임 라몬 법무장관은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헤즈볼라가 이행할지 의문”이라며 군사작전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전투기로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했으며, 레바논 남부의 항구도시 티레에는 해군 특공대를 투입, 이스라엘에의 미사일 공격을 지휘한 헤즈볼라 지도자 3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6일 이스라엘 북부 마을을 15분 이상 로켓으로 공격해 10명이 죽고,20명이 다쳐 교전 이후 이스라엘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dawn@seoul.co.kr
  • ‘히로시마 원폭’ 숨막히는 실상

    아무리 해가 일찍 뜨는 여름이더라도 동이 터오려면 제법 시간이 남은 새벽 3시쯤. 어머니의 이름을 본뜬 비행기 에놀라게이호의 티베츠 대령은 폭탄제조를 명령했다. 고도 2000m가 넘는 하늘 위에서 승무원들은 10여단계가 넘는 정밀한 폭탄제조에 착수했다. 지금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승무원들 얼굴에는 간혹 호기심이 묻어 나왔지만, 티베츠 대령은 애써 외면했다. 만일의 사태를 위해 모든 승무원들에게 먹이고도 남을 청산가리가 든 캡슐만 만지작거리면서. 마침내 모든 공정이 끝났을 때 티베츠 대령은 승무원들에게 그 폭탄의 이름을 알려줬다.‘리틀 보이(Little Boy)’. 1945년 8월6일 아침 8시15분 히로시마에 투하된 이 조그만 꼬마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상공 550m쯤에서 터지면서 그 순간 7만명을 죽였고,6만여채의 집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 뒤 퍼진 고열과 방사능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만도 24만명이다. 정작 폭탄을 투하한 에놀라게이호의 승무원들조차 자신이 저지른 일을 보고는 깜짝 놀랄 정도였다. 도쿄가 아닌 히로시마에 투하된 이유는 단순했다. 그 이전 공습피해를 크게 겪은 바가 없어 원폭의 위력을 가장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곳이었고, 평지에 위치한 인구 30만 규모의 도시는 원폭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도 가장 효율적이었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6일 밤 10시 히로시마 원폭 투하 상황을 단계별로 재구성한 프로그램 ‘히로시마’를 마련했다.1단계는 미·소간의 경쟁이다. 소련이 일본 침공을 위해 만주에 병력을 집결시키자 미국은 3주 전에야 겨우 실험을 완료한 원폭 투하를 결정한다.2단계와 3단계에서는 명령을 받은 에놀라게이호 안에서의 숨막히는 시간들과 원폭이 폭발하는 순간의 그 생생한 느낌을 다룬다. 특히 각종 특수효과 등을 동원해 폭탄의 작동원리와 피해상황을 1000분의1초 단위까지 쪼개서 다룬다.4단계는 후유증과 원폭투하를 평가하는 미국과 일본의 각기 다른 입장이다. 티베츠 본인의 증언까지 더해져 사실성을 더욱 높였다. 디스커버리채널 60주년을 맞아 지난해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선보인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양평2동 침수 대응 백서로 남길 것”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안양천 제방이 무너졌다. 영등포구 양평2동 저지대 주택가가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무너진 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하철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고된 재산피해액은 293억원에 달했지만 차량 침수 피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영등포구청의 초기 대응이 신속했기 때문이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김형수(58)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들어봤다. “구청장님, 양평2동 부근 안양천 제방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16일 오전 5시50분, 김형수 구청장은 대림1동 자택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날 호우경보가 발령됐다는 소식에 상습침수지역인 대림동을 걱정했는데 양평동에서 일이 터졌다. 오전 6시40분, 그는 현장에 도착했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안양천 물이 양평교 아래쪽 제방 틈을 파고들면서 구멍이 생겼다. 컨테이너와 돌, 흙더미를 쏟아부어도 물살이 워낙 거세 모두 쓸려나갔다. 안양천 물은 10m가량 떨어진 지하철 9호선 양천∼당산역 구간 공사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갔다. 김 구청장은 현장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구청 직원 1300여명은 비상 소집된 상태였다.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인명피해가 없도록 주민을 대피시켜야 한다. 대피소를 마련하고, 대피령이 떨어지면 주민들이 바로 집에서 나오도록 예비령을 내리자.” 오전 9시40분, 둑이 터진 지점으로부터 반경 120m내에 있는 500가구의 주민들에게 대피 예비령을 내렸다. 구청 직원들은 지하에 주차한 승용차를 지상으로 옮기라고 방송했다. 승용차 앞에 적힌 전화번호로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승용차는 노들길과 올림픽도로로 차례차례 옮겨졌다. 주민들이 잘 따라 줬다. 덕분에 침수피해를 입은 승용차가 거의 없었다. 오전 11시40분, 대피 예비령을 전달한 지 2시간 만에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너무 일찍 내렸다가는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늦었다가는 수해로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낮 12시40분, 물이 주택가로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때 양평2동 전 지역 7500가구 2만명에게 주민대피령을 전달했다. 구청 직원들과 통·반장들은 집집마다 뛰어다녔다. 경찰에 협조도 요청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덤프트럭과 굴착기·크레인 등이 총동원됐는데도 뚫린 제방의 물막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빗속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후 8시15분,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마침내 물막이에 성공했다. 주택 328가구, 상가·점포 219곳, 공장 117곳 등 702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 1075명이 생겼다. 다음 과제는 신속한 수해 복구. 소방서와 기업, 자치구, 상수도사업본부에 있는 양수기를 총동원해 물을 퍼냈다. 임시 변압기를 설치하고, 저수탱크로 상수도를 연결해 전기·도시가스·상수도 등 무너진 도시기반 시설을 임시 복구했다. 군·경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6568명이 양평동을 방문해 빨래·청소를 돕고 음식을 차려 주며 위로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9일 새벽, 일주일 만에 집에 다녀왔다.23일 현재 11가구 20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완전 복구는 다음달 초에 끝난다. 김 구청장은 그러나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물이 범람하기 전에 공장 지역에 임시로 둑을 쌓았다면 재산피해를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재민 피해 보상이 끝나면 이번에 경험한 침수 대응을 꼼꼼히 정리해 백서로 남길 계획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난 송도신도시 아파트 보러 갈 거야”

    “난 송도신도시 아파트 보러 갈 거야”

    미래 국제도시로 떠오르는 송도 신도시 아파트를 주목하라.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보합세 내지는 떨어지고 있지만 유독 강세를 띠는 곳이 있다.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다. 막 입주한 아파트 웃돈이 분양가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하반기에도 대규모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곳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아파트를 공급하는 업체는 인천도시개발공사,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등 3개사.4개 단지에 2727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최첨단 자족도시 조성 메리트 송도국제도시는 서울 도심과 약 25㎞, 인천 도심과 약 8㎞ 떨어졌다. 지금은 서울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첨단 자족도시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투자성도 높다는 평을 받는다.1611만평에 국제업무단지, 지식정보단지, 바이오단지, 주거단지 등이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앞으로 교통 여건도 좋아진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6개 구간이 오는 2009년까지 개통되고, 인천 남동-시화-시흥을 잇는 제3경인고속도로 공사가 2010년까지 마무리된다. 기존 1·2 경인고속도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연계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진출입을 40분 이내로 단축시킬 전망이다. 영종도∼송도를 잇는 21.7㎞ 길이의 제2연륙교가 오는 2009년 완공되면 인천국제공항까지 15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국제업무단지 눈여겨보도록 송도신도시의 핵심은 1·3공구 167만평 규모에 들어서는 국제업무단지. 외국인학교, 외국계병원,12만평 규모의 중앙공원, 동북아시아트레이드타워(65층), 주상복합 퍼스트월드(64층), 국제컨벤션센터 등을 비롯, 업무용빌딩, 쇼핑상가, 호텔, 주상복합 등 60여개 주거·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선다.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게일사와 한국 포스코건설의 국내 합작법인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가 1·3공구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시행자이며, 오는 2014년까지 총 24조원을 투자해 조성한다. 지난 3월 착공된 외국인학교(유치원·초·중·고교)는 2008년 9월 문을 열 계획이며, 심장, 암 등을 전문으로하는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병원도 2009년 개원을 앞두고 있다.12만평 규모의 중앙공원은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개발해 2008년말 완공시켜 인천시에 기부 채납한다. 2·4공구 80만 3000평 부지에는 2008년까지 지식기반서비스, 지식기반 R&D, 지식기반 제조업, 테크노파크 등으로 이뤄진 지식정보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이 중 13만 7191평 부지에 들어서는 테크노파크에는 생물기술실용화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천대 미래관, 인하대 산ㆍ학협력관을 비롯, 신소재, 메카트로닉스 등 첨단산업 관련 연구개발 분야 79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또 2007년말 매립이 끝날 예정인 5·7공구에는 정보통신부 국책사업과 연계된 첨단 정보기술산업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치솟는 아파트값…신규 분양가도 오를까 현재 송도신도시 2공구에 풍림아이원, 금호어울림, 송도아이파크, 한진로즈힐, 성지리벨루스 등 9개 단지 5747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중 지난해 9월 입주한 송도아이파크는 인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다.7월 현재 33평형이 4억 3000만원,40평형이 6억 3000만원,51평형이 7억 9000만원이다. 지난 2003년 5월 분양가인 33평형 2억 700만원,40평형 2억 8500만원,51평형은 3억 9200만원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값이 올라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분양 예정인 단지들의 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국제업무단지인 1공구내에 지하 2층, 지상 47층 3개동 규모의 주상복합 ‘더샵센트럴파크I’을 8월말 분양할 계획이다. 모두 31·32·39·43·46·50·51·61·68·72·104평형 729가구로 이뤄져 있다. 1∼3층까지의 저층부는 모두 근린생활시설로 조성, 모든 평형이 중앙공원이나 인천 앞바다의 조망권을 고루 갖도록 한다는 계획이다.12월에는 1공구에서 초고층 주상복합 ‘슈퍼블록’ 1400가구도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은 11월 4공구에서 33·38·49·54평형 4단지인 ‘웰카운티’ 500가구를 분양한다.1(2005년)·2(2004년)차는 분양을 끝냈고, 이번이 마지막 분양이다. 코오롱건설은 10월중 주상복합인 ‘송도하늘채’ 44∼57평형 315가구를 내놓는데 이 중 일반분양은 98가구다. 하반기에 나오는 송도신도시 물량은 대부분 전용 25.7평을 초과하는 중대형이어서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몫이다. 택지지구가 아닌 매립지여서 공공택지에 연동되는 원가연동제나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다 전매 제한 규제도 없어 입주후에 바로 되팔 수 있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팀장은 “현재는 개발 단계여서 생활하기가 불편하고 투자 유치 문제로 당초 제시한 시간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단점이다.”면서 “그러나 인천공항에서 바로 15분 거리로 연결되는 동북아 허브 요지인데다 인천지하철이 개통되는 2009년 이후에는 생활 인프라도 제대로 모습을 갖출 예정이어서 투자 메리트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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