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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관세청 자의적 처벌 관행에 제동

    법원, 관세청 자의적 처벌 관행에 제동

    국제우편을 통해 의류나 액세서리를 수출하면서 관세청에 신고하지 않는 이른바 ‘보따리상’을 처벌하던 관행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 수출 신고를 하지 않은 무역업자를 처벌하는 것보다 제대로 특정하지 않은 수출신고 규정의 정비가 우선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관련 규정이 개정될 때까지 국제우편을 이용, 수출하는 보따리상들에 대한 관세 부과에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유상재 부장판사는 24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무역업자 윤모(31)씨에 대해 일부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관세청 고시는 수입의 경우,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반면 수출 규정은 미비하다. 수출시 신고하지 않은 무역업자를 관세청이 수입 규정을 적용해 고발하면 검찰은 약식기소해 벌금형으로 처분해 왔다. 윤씨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모두 513차례에 걸쳐 30억 9000만원 상당의 의류와 액세서리를 일본에 우편으로 보내면서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동대문과 남대문 등지에서 의류를 떼다가 일본에 국제우편으로 보냈던 것이다. 한차례에 200만~1000만원어치의 우편물을 보낸 윤씨는 미신고에 대해 별다른 문제 의식을 갖지 않았다. 재판부는 “관세청 수입통관고시는 국제수입우편물의 범위와 금액 등을 명확하게 규정한 반면 수출신고대상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 고시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비록 윤씨가 수출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관세법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출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에서 물품가격 200만원 이하에 대해 손쉬운 방법으로 수출신고를 하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초과하는 물품은 수출신고를 해야 한다는 검찰 측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준수자에게 규제와 의무를 부과하거나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형법 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유추하거나 확장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돼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씨가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일본돈 1665만엔(약 2억 3454만원)을 들여온 것과 관련,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민영·최재헌기자 min@seoul.co.kr
  • 결별 ‘12년 캐디’ 여성캐디 고용설 우즈에 쓴소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골프백을 12년째 메다가 해고 통보를 받은 스티브 윌리엄스가 우즈에게 쓴소리를 쏟아부었다. 우즈가 여성 캐디를 포함해 새 캐디를 물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서였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22일 윌리엄스는 우즈가 결별을 공식화한 하루 뒤 우즈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우즈가 메이저대회 13차례를 포함해 72승을 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윌리엄스는 이날 언론과의 접촉과정에서 “내가 실망한 것은 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타이밍”이라면서 우즈의 성추문이 터진 이후 지난 18개월 동안 자신이 우즈의 편에서 충실히 일해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런 헌신이 우즈에겐 별거 아니었던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우즈가 섹스 스캔들 이후 경기 출장 포기와 부상 등으로 슬럼프를 겪은 지난 2년 동안 자신도 인생을 낭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누군가와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그에 대한 존경심을 잃게 된다.”며 우즈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는 투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우즈는 심기일전 차원에서 새 캐디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데일리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베팅업체인 ‘패디 파워’는 우즈의 캐디 후보 1순위로 파니 수네손(스웨덴)을 거명했다. 수네손은 PGA 투어에서 흔치 않은 능력있는 여성 캐디다. 그녀는 닉 팔도(잉글랜드)의 네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도왔고, 현재는 헨릭 스텐손(스웨덴)의 캐디백을 메고 있다. 후보 2순위에는 우즈의 어릴적 동네 친구였던 바이런 벨(미국)과 웹 심슨의 캐디 폴 테소리, 헌터 메이헌의 캐디인 존 우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타이거 우즈 ‘12년 캐디’ 자른 이유 알아보니…

    지난해 섹스 스캔들 이후 긴 슬러프를 겪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12년 간 자신의 동반자였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결별했다.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우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나를 도와준 스티브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하지만 지금은 변화의 시기”라고 윌리엄스의 해고를 기정사실화 했다. 우즈는 “스티브는 뛰어난 캐디이자 친구로 앞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지만,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캐디’로 누구를 고용할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12년 동안 우즈의 골프백을 메어온 윌리엄스는 우즈가 메이저대회 13차례 석권을 포함해 72승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와 그렉 노먼(호주) 등 유명 선수의 캐디로 활약했던 그는 1999년 우즈를 만나 ‘찰떡 궁합’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우즈가 완곡한 어조로 결별을 선언했지만, 윌리엄스는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33년 캐디 경력 중 그렉 노먼에 이어 우즈로부터 두번째로 해고 통보를 당한 그는 “우즈와 함께했던 시간이 즐거웠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즈의 캐디 교체의 속사정을 읽을 수 있게 하는 묘한 언급을 했다. 즉 “타이거의 스캔들 이후 지난 18개월 동안 그의 부상과 코치 교체와 스윙 폼 변경 등 함께 일할 환경의 변화가 주어졌다.”는 요지였다. 말하자면 섹스 스캔들 이후 우즈가 침체에 빠지자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으려 자신과의 결별을 선택했다는 투였다. 우즈와 뉴질랜드 출신의 윌리엄스는 서로의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우즈가 자동차경주 선수인 윌리엄스의 시합에도 나타나 응원하는 등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었다. 하지만 우즈가 성추문 사건 이후 부진에 빠지고 부상으로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하자 윌리엄스가 최근 아담 스콧(호주)의 골프백을 메면서 결별설이 새어나왔었다 그러나 허핑턴 포스트는 두 사람간 균열 조짐은 지난해 추수감사절날 밤 우즈가 교통사고를 내면서 성추문이 외부에 공개되고 아내 엘린과 헤어지게 되는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우즈의 전처와 윌리엄스의 아내는 대단히 가까운 친구사이였지만, 정작 윌리엄스는 우즈로부터 수개월 동안 그 상황을 한마디도 전해듣지 못하고 ‘물먹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불법 메탈론 등 SC제일銀 임직원 31명 징계

    불법 대출을 하고 관련 수익금을 영국 본사에 부당 반환하는 등 은행법을 비롯해 자본시장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신용정보법 등 현행법 5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SC제일은행 임직원이 한꺼번에 징계를 받았다. 6일 금융당국은 SC제일은행 임직원 5명에 대해 감봉(3~6개월) 조치했다. 7명은 견책 또는 견책 상당, 19명은 주의 또는 주의 상당, 은행 법인은 기관주의 조치됐다.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결과 SC제일은행은 국내 은행법을 어기고 2007년부터 3년 동안 6개 기업에 13차례에 걸쳐 백금과 팔라듐 등 귀금속 1억 1700만 달러어치를 빌려주는 ‘메탈론’을 취급했다. SC제일은행은 내부 검토 과정에서 국내 은행법상 메탈론 취급이 불법이라는 점을 알게 됐음에도 영국 런던에 있는 SC 본사를 내세워 우회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SC제일은행은 본사 명의만 빌린 채 모든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했음에도 본사 요청에 따라 단순 보조업무만 했다는 취지의 허위 소명서를 제출했다가 SC제일은행의 주도 사실을 입증하는 본사의 여신승인서가 발견되자 소명을 취소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또 SC제일은행은 금감원 검사에 앞서 메탈론 수익금 13만 4154달러를 본사 계정으로 옮겨놨다가 이 부분이 지적되자 환원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 SC제일은행은 외국계 보험사와 보험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광고비와 직원 해외여행 경비 등의 명목으로 7억 3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기고 2조원 상당의 국고채권 매매와 관련해 인가 조건도 위반했다가 적발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수비 전멸’ 속타는 부산

    골키퍼가 없는 상주상무만 당황스러운 게 아니다. 주전 수비수 4명이 모두 승부조작에 연루돼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부산도 속이 탄다. 최근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소환되거나 자진신고한 부산 소속 선수는 4명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가 수비수들이다. 사실 이들은 원래 주전이 아니었다. 시즌 초 부산 안익수 감독은 이요한과 외국인 선수 이안에게 중앙 수비를 맡기는 포백 수비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요한이 잔부상에 시달리는 동시에 이안의 한국 적응이 늦어지면서 쉽게 골을 허용했고, 순위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래서 안 감독은 4월 들어 ‘승부조작 4인방’을 중용한 스리백 수비로 전환했다. 이들이 주전으로 나선 뒤 부산은 13경기 연속 무패행진(FA컵 포함)을 달리며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겉보기에는 양동현, 한상운, 임상협 등 공격수들의 활약이 빛났지만, 경험을 앞세워 노련한 수비벽을 구축한 ‘4인방’이 무패가도의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었다. 이 중 한 명은 공격 가담 능력도 탁월해 곧잘 골까지 터트렸고, 다른 한 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주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이 한꺼번에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으니 부산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팀을 이끄는 안 감독은 오죽할까. 선수 시절 중앙 수비수였던 안 감독은 “선수 등록 기간이 끝나지 않았으니, 나라도 이름을 올리고 뛰어야 할 판”이라고 답답한 상황을 표현했다. 상주는 60만 대군 가운데 한 때 K리그 수원에서 골키퍼로 뛰었던 권기보 상병을 찾아내는 쾌거(?)라도 거뒀지만, 중앙 수비수 기근에 시달리는 K리그의 특성상 부산은 새 선수 영입도 여의치 않다. 그래도 경기는 계속되고, 질 수는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부산은 중앙 수비수 백업 요원인 추성호와 이안을 중심에 두고 중앙 수비가 가능한 베테랑 김한윤과 박종우, 유호준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포지션 변화로 현재의 난국을 헤쳐나간다는 각오다. 부산의 다음 경기는 6일 홈에서 열리는 러시앤캐시컵 수원과의 4강전.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부산은 최근 3연승을 기록했고, 올 시즌 홈 경기에서는 7승4무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또 수원을 상대로는 K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둬 2006년 6월부터 15경기째(5무10패) 계속된 수원전 연속 무승 수모를 5년 만에 씻어내 자신감을 더한 상태다. 부산은 이런 상승세를 몰아 2004년 8월 이후 수원과의 13차례 홈경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5무8패) ‘안방 징크스’마저 털어내겠다는 기세다. 울산에서는 울산과 경남FC의 또 다른 4강전이 열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지자체 줄줄 새는 예산 언제까지…

    지자체 줄줄 새는 예산 언제까지…

    한 광역시는 지난 4월 작은 강에 7억원을 들인 대규모 징검다리를 놓았다가 2개월 만에 철거해 버렸다. 설계 잘못이 원인이다. 다리 높이를 1.2m로 불필요하게 너무 높게 설계한 탓에 항의성 민원이 쏟아졌다. 더구나 안전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말뚝을 깊게 박아야 하는 데도 디딤돌을 강바닥에 50㎝만 파묻으면서 앞서 내린 120㎜ 비에 유실돼 거액의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낭비를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새 얼굴의 단체장을 맞은 시·군 지역에 대체로 그런 사례가 많은 편이다. ●대구, 설계 변경에 190여억원 써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발주한 사업 38건 가운데 78.9%인 30건이 설계변경으로 공사비가 늘어났다. 이로 인해 195억 74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이는 총 사업비 2096억원의 9.3%에 이르는 것이다. 올해 초 완공된 팔공로~공항로 도로건설 공사는 모두 13차례나 설계변경을 했다. 이로 인해 사업비가 45억 7400만원이나 더 들어갔다. 또 대구국제학교는 4차례 설계변경으로 5억 2600만원, 클린로드 조성공사는 2차례 설계변경으로 3억 700만원이 더 들어갔다. 여기에다 대구시는 내년 10월 대구에서 열릴 전국체육대회에 대비해 대덕승마장 마구간 확충사업에 4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지난해 8월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갔지만 전국체전 승마 대회가 상주에서 치르기로 결정되면서 증축 계획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는 4600만원을 건축설계 사무소에 위약금으로 지급했다. 당시 사업비도 3.3㎡당 416만원으로 책정해 마구간 증축이 시중 상가 건축비보다 40% 이상 높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인천, 자전거 도로 1년 못 가 철거 인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 일부 구간이 교통 혼잡으로 철거되자 이중으로 예산을 낭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시내에서 교통이 혼잡하기로 소문난 남동구 구월동 중앙공원길 좁은 도로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예상대로 교통 혼잡은 극에 달했고,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자 결국 인천시는 채 1년 안 돼 중앙공원길 자전거도로를 없앴다. 울산 중구가 태화강십리대밭축구장에 설치했던 야간조명탑을 이설키로 하면서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구는 지난 4월 3억 5000만원을 들여 태화강십리대밭축구장에 높이 25m 조명탑 6기를 설치했으나 인근 철새도래지인 삼호숲의 환경훼손 우려가 있다는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이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구는 제대로 켜본 적이 없는 축구장 조명탑 총 6기 중 4기를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축구장에 이설키로 결정했다. 나머지 조명탑 2기는 혁신도시에 신설예정인 축구장 2곳에 설치하고 조명탑에 달린 투광등 일부는 떼어내 중구 유곡테니스장 조명시설 보강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울진, 죽변도시도로 3차례 변경 경북 울진군의 경우 도로 건설 등 각종 공사를 하면서 설계변경으로 100억원 이상 공사비가 증액됐다. 죽변도시계획도로 개설 공사는 3차례 설계변경으로 공사비가 당초 20억원에서 61억원까지 늘었다. 죽변주민복지센터 건립 공사는 설계변경을 통해 70억원에서 116억 5000만원으로, 덕천이주단지 조성 사업은 30억원에서 44억 8000만원으로 각각 증액됐다. 울진군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이 설계 변경 때문이 아니라 계획 당시 예산 부족으로 공사비 책정을 낮게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전국종합 cghan@seoul.co.kr
  • [공직사회는 지금] 충북도의원들 ‘장도금’까지 거둬 해외연수 ‘물의’

    충북도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며 공무원들로부터 국외여행 여비인 이른바 ‘장도금’(壯途)까지 받아 챙겨 논란이 일고 있다.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을 감안해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관련 예산까지 반납하는 다른 지방의회와는 대조적이다. 2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의원들이 상임위원회별로 해외연수를 가면 관련 실·국과 산하기관이 30만원 정도씩 상납하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에 따라 의원 한 명에게 전달되는 장도금은 연간 200만원 안팎. 민선 4기 동안 도의회의 6개 상임위가 총 13차례에 걸쳐 해외연수를 다녀온 점을 감안하면 지난 4년간 총 2000만원 정도가 장도금으로 전달된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인 실·국장들의 업무추진비로 마련되는 장도금은 해외에서 주로 의원들의 술값과 식사비용으로 사용된다.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4박6일간 러시아를 다녀온 도의회 산업경제위에도 연수 전에 200여만원의 장도금이 전달됐다. 그런데 산경위 소속 의원들은 소관 기관들이 가져온 장도금을 되돌려 줬다.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하는 데 부담이 될 것 같아 받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장도금에 대해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돌려줬다는 얘기가 들린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자신들을 감독·감시하는 의원들에게 여비를 전달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기고] 세금·공과금 납부체계 선진화를/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기고] 세금·공과금 납부체계 선진화를/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정보기술(IT) 강국 코리아를 주제로 한 TV 광고를 보면서 최근에 세금, 공과금을 낸 경험과 비교할 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세금·공과금 납부는 은행 방문이나 인터넷 납부만 가능하고, 납부 시간은 은행영업시간인 오후 4시 30분, 인터넷 납부는 평일·토요일 밤 11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세금·공과금 납부 방식, 시간 등의 제한으로 국민은 불편하다. 또한, 인터넷 납부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을 배려한 납부 방식은 없다. 특히 기업은 국가, 자치단체, 정부기관 등에 내는 세금 및 공과금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국세(소득세·법인세 등), 지방세(재산세·자동차세·지방소득세 등), 세외수입(환경개선부담금·교통유발부담금) 등이 있으며, 공과금의 종류도 다양하다. 납부 시기가 서로 달라서 제때 내지 못해 추가금을 부담하는 때도 종종 있다. 전국에 여러 사업장을 가진 기업은 세금, 공과금 납부 시기가 되면 회계부서 인력을 총 투입해 전국 사업장의 각종 납부고지서 도달 여부와 납부 금액을 확인하여 내는데, 불편함과 비용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기업체는 연간 세금 및 공과금을 최소한 13차례 정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노력으로 국세·지방세의 인터넷 신고 납부가 가능하여 다소 편리해졌으나 아직도 인터넷 신고 납부가 되지 않는 공과금도 많고, 납부 인터넷 사이트가 별도로 되어 있어 각각 접속하여 내야 하므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또한,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사들이려면 지방세는 자치단체, 부동산은 등기소, 자동차세는 등록관서에서 납부서를 받아 은행에 내거나 개별 납부 사이트에 접속하여 이용하여야 하므로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비효율적인 납부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업 회계업무 담당자의 납부 불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납부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번거로운 납부 체계 개선은 필요하다. 특히,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과세 기관이 지출하는 행정 비용보다 납부자가 지출하는 유·무형의 납세순응비용(Compliance Cost·납부의 의무를 충족하고자 납부자가 지출하는 자원의 가치)을 주목하고 있다. 세금이나 각종 공과금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통합 납부할 수 있게 된다면 방문 및 대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기업은 생산성이 향상되고 국민은 생활비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다. 각종 세금, 공과금을 수납하는 은행에서도 종이 고지서 및 세금·공과금을 한 번에 통합처리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고 국제적인 금융기관 간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따라서 선진국으로 가려면 비효율적인 각종 세금, 공과금의 납부 시스템을 개선하여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및 국민의 편익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 납부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비와 야구가 빚은 수많은 이야기들

    비와 야구가 빚은 수많은 이야기들

    비와 야구는 상극이다. 최근 몇년간 이상기후 때문에 장마철이 아닌 데도 비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수많은 야구팬을 슬프게 했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개막한 지 한달밖에 안 된 3일 현재 벌써 9차례나 경기가 취소(강우 콜드게임 1개 포함)됐다. 오는 7일에도 경북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온다는 예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비라는 변수 때문에 승부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30년 프로야구사에서는 비 때문에 만들어진 진기한 기록들이 많다. 가장 흔한 건 경기 도중 중단되는 콜드게임이다. 프로야구 최초의 강우 콜드게임은 1982년 6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삼미와 삼성의 더블헤더 2차전이었다. 7이닝까지 하고 경기가 끝났다. 그나마 3-10으로 삼성이 크게 앞서 승부에 큰 영향은 주지 않았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총 65개의 강우 콜드게임이 있었다. 이 중 무승부로 끝난 건 13차례. 강우 콜드게임에서 가장 많은 완투승을 거둔 투수는 롯데 장원준으로 총 3번이다. 연장전에서 콜드게임이 기록된 적도 3차례 있다. 최초는 1991년 7월 16일 잠실에서 열린 OB(현 두산)와 쌍방울전이다. 10회 초 5-5 동점에서 비 때문에 그라운드에 물이 차올라 경기를 끝냈다. 콜드게임보다 더 억울한 건 노게임이 선언되는 경우다. 지난 시즌까지 총 87차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두 차례나 된다. 1998년 10월 14일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은 4회 초 4-3 상황에서 무효가 됐다. 2009년 10월 13일 두산과 SK의 PO 5차전도 2회 초 1-0에서 노게임이 됐다. 점수 차를 기껏 벌렸는데 게임이 없던 일로 되면 얼마나 맥이 빠질까. 1998년 7월 27일 OB가 그랬다. 사직에서 롯데에 4회 초 8-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노게임이 돼 버렸다. 심정수와 김동주가 연속으로 나와 솔로 홈런을 뻥뻥 터뜨릴 무렵이었다. 이게 프로야구 사상 최다 점수 차 노게임이다. 노게임에서 홈런을 친 선수들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지금껏 노게임 때문에 홈런 기록이 날아간 경우는 38번. 그 중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던 경기는 2009년 6월 9일 KIA-넥센전이었다. 4회 초 8-5로 KIA가 이기는 상황에서 무효가 됐는데 홍세완(KIA), 클락, 황재균, 브룸바, 송지만(이상 히어로즈) 등 무려 5명이 홈런을 때려 냈다. 속절없는 비는 선수와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기도 한다. 경기 중단 가운데 최장 시간은 116분이나 됐다. 1987년 8월 15일 빙그레-삼성전으로 두번이나 경기가 중단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미들턴 “시어머니와 비교 마세요”

    미들턴 “시어머니와 비교 마세요”

    ‘윌리엄 왕자의 여인’이 된 케이트 미들턴에게 다이애나비와의 비교는 숙명이다. 자동차 사고로 숨진 지 14년이 지났지만 다이애나비는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 수줍은 미소를 띠고 8m 길이의 웨딩드레스 옷자락을 늘어뜨린 채 등장한 ‘국민의 공주’로 남아 있다. 미들턴 역시 다이애나비처럼 뛰어난 외모와 패션 감각, 스스럼없는 친화력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때문에 미들턴은 시어머니인 다이애나비와 끊임없이 비교되며 ‘다른 듯 닮은 신데렐라’로 세간의 눈길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미들턴의 왕실 생활은 찰스 왕세자의 외도, 영국 왕실의 외면, 언론의 과도한 관심으로 인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비운의 신데렐라로 살았던 다이애나비와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이애나비 자서전의 저자인 앤드루 모턴은 “미들턴은 다이애나비와 다른 자신을 드러내면서 그만의 정체성을 지닌 공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 전 6개월간 13차례의 짧은 만남 이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비와 달리, 미들턴과 윌리엄 왕자는 2001년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연인으로 믿음을 쌓아 왔다. 20살의 어린 나이에 왕실 생활을 시작한 데다 상처받기 쉬운 성정을 지닌 다이애나비보다 9살 많은 나이에 결혼하는 미들턴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외부의 기대를 이해할 만큼 성숙하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연애 기간으로 언론의 공세에도 단련돼, 사생활을 파헤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배상금을 받아낼 만큼 다부지기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각종 스캔들과 이혼, 다이애나비의 죽음 등으로 세간의 비난에 시달렸던 영국 왕실이 완고한 태도를 바꿨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윌리엄과 해리 왕자’의 저자 케이티 니콜은 “왕실은 다이애나비와의 관계에서 저질렀던 과거의 실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미들턴에게) 격식을 차리지 않은 교육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혼은 영국 왕실에 새 세대가 탄생하는 것인 만큼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두 여성은 출신 배경부터 다르다. 다이애나비는 찰스 2세 국왕의 후손인 영국 백작 스펜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8살에 부모의 이혼을 겪었다. 미들턴은 항공사 브리티시에어웨이에서 일하다 파티용품 사업가로 전향한 아버지와 광부, 노동자 계급을 조상으로 둔 어머니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자라났다. 다이애나비는 스위스의 한 신부학교를 중퇴했으나 미들턴은 세인트앤드루스대를 졸업, 왕실 역사상 처음으로 4년제 대학을 나온 신부이기도 하다. 공통점도 많다. 우아하면서도 현대적인 패션 감각으로 시대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친화력도 닮았다. 미들턴은 다이애나비처럼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라 정치인의 아내처럼 왕위 서열 2위인 남편의 행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혼 전까지 별다른 직장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것도 비슷하다. 다이애나비는 결혼 전 유치원 보조 교사와 유모로 잠시 일했고, 미들턴은 영국 의류회사에서 액세서리 바이어로 일한 것이 전부다. 한편 21일(현지시간) 85세 생일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장인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을 찾아 성목요일 미사에 참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그 애가 나이 속였어”

    ‘스캔들 메이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의 재판을 앞두고 베를루스코니의 변명이 담긴 도청 녹취록이 공개됐다. 10대와의 성매매 의혹이 짙어지는 베를루스코니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시대를 풍미한 거물의 정치생명이 끝장날 공산이 크다. 베를루스코니가 친분 있는 여성들과 나눈 대화의 도청 녹취록 3건이 5일(현지시간)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도청 녹취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지난해 8월 베를루스코니가 자신의 치위생사 출신으로 여당 의원을 지낸 여성 니콜 미네티와 나눈 대화다. 미네티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녹취록에서 베를루스코니에게 “검찰이 (베를루스코니와 성매매를 가진 혐의를 받는) 루비와 총리의 관계에 대해 물으려고 나를 신문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베를루스코니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괜찮다. 루비가 자신의 나이를 실제와 달리 알려줬다는 것을 증언해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검찰은 베를루스코니가 지난해 당시 17살이었던 나이트클럽 댄서 루비(본명 카리마 엘 마루그)와 모두 13차례 대가를 주고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성매매는 합법이지만,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는 최대 3년형을 받을 수 있다. 녹취록에는 베를루스코니가 또 다른 여성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도 담겼다. 러시아 출신 여배우 래이사 스코르키나는 지난해 9월 베를루스코니에게 “휘발유(돈을 의미하는 은어)가 다 떨어졌다.”고 말했고 총리는 한동안 이해하지 못하다가 의미를 눈치챈 듯 “(자신의 회계사인) 주세페 스피넬리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생명 못 구하고 시신 18구 수습에 그쳤지만…우리 노력이 한·일 우호 징검다리 되길”

    “생명 못 구하고 시신 18구 수습에 그쳤지만…우리 노력이 한·일 우호 징검다리 되길”

    “생존자를 한명이라도 구조했어야 했는데….” 동일본 대지진 현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가 가장 늦게 빠져나온 정부 긴급 구조단의 일원으로 지난 23일 귀국한 최종춘(43) 소방장<서울신문 3월 19일 자 3면>은 진한 아쉬움이 남은 듯했다. 이번에 파견된 105명의 구조대원 중 가장 많은 65명을 파견한 중앙119구조대 소속인 최 소방장은 2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해외 파견 13차례 만에 처음으로 군 수송기를 이용하고 귀국 후 종합검진을 받는 등 우리의 국제 구호 체계가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고 했다. 그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신 18구밖에 수습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의 노력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5년 소방관으로 첫발을 내디딘 최 소방장은 지난해 한 정유사가 주관한 최고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돼 ‘제야의 종’ 타종에 나서기도 했다. →23일 귀국해서도 집에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데. -지난해 아이티 대지진 이후 매뉴얼 얘기가 많았다. 성남공항에 도착해 방사선 검사를 받았지만 국립의료원으로 직행해 종합검진을 한 결과 괜찮다는 판정을 받고 밤 10시쯤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 해외 파견 13차례 만에 처음으로 군 수송기를 이용하고 귀국 후 종합검진을 받는 등 우리의 국제 구호 체계가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 3대의 군 수송기를 이용하느라 시간은 더 걸렸지만 많은 장비, 특히 현지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던 기름 등을 싣고 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현지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샤워는 물론 세수도 제대로 못 했다고 들었다. -13일 출국 허가가 떨어졌지만 14일 새벽에야 떠나 실제론 9박 10일을 머물렀다.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했다. 점심은 현장에서 줄만 당기면 데워지는 비상 식량으로 해결했고 아침, 저녁은 컵라면과 햇반으로 때웠다. 주민들이 세수할 물도 아끼는 것을 보고 차마 얼굴을 씻을 수 없어 가져간 물티슈 등으로 닦았고 양치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했다. 니가타 소방학교로 옮겨 간 7일째에야 처음 샤워를 했다. 10m가 넘는 쓰나미가 시속 600㎞ 속도로 휩쓴 지역이라 생존자가 버틸 최소한의 공간마저 없어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시신 18구를 수습하는 데 그쳤다.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그것밖에 못 했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국민들에게 면목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서울, 경기, 강원 등 지방 구조대 대원 40명 중 상당수가 해외 원정이 첫 경험이었는데 많이들 안타까워했다. →아이티 등 재난 현장을 많이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비교할 때 일본은. -지금까지 중국, 인도, 터키 등 우리보다 발전이 더딘 나라들을 다녀왔는데 처음으로 선진국을 경험했다. 그리고 105명이란 대규모 인원을 파견한 것도 처음이라 낯설었다. 이만한 인력과 장비, 물자를 안정적으로 동원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일본은 사유재산 개념이 확고해 폐허가 된 집이라도 주인 허락을 받지 않으면 들어가 작업할 수 없었다. 차 주인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입로를 열지 못해 복구가 더뎌지기도 했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차츰 ‘일본 문화가 이렇구나.’ 인정하면서 경찰에 입회해 달라고 요청해 잔해를 수색하곤 했다. →일본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데. -시신 발굴 건수를 일절 알리지 말라고 외무성에서 심하게 압박했다. 국민들이 동요한다는 이유였다. 우리도 이를 유념하고 작업했다. 경찰이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한 센다이시 가모지구에서 가끔 마주친 일본인마다 우리를 보곤 두손을 모으며 ‘아리가토!’라고 인사했다. 정말 이따금 서투른 우리말로 고맙다고 인사하는 이들도 있었다. 우리도 시신을 인계하면서 경례하거나 일본식으로 두손 모아 예를 갖춰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귀국길에 들른 니가타 공항의 청사 창문에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쇄된 A4용지 여러 장이 붙어 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성남공항에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영접하러 나와 깜짝 놀랐고 자부심도 느꼈다. →26일 돌아올 예정이었다가 앞당긴 건 일본 요청에 따른 것인가.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우리가 현지에서 하려던 일은 시신 수색보다 생존자 구조였다. 출발이 지연돼 적기를 놓쳤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쓰나미 위력이 워낙 대단했던 터라 더 이상 구조에 희망을 걸 수 없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래서 더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일본 정부와 협의해 돌아왔다. →가족들 걱정이 많았겠다. -첫날은 전화가 터지지 않았고 다음 날부터 전화가 터져 하루 한번, 저녁에 아내(김종희·40), 두 딸과 통화했다. 국내 언론이 일본보다 더 떠들썩했던 것 같다. 아내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시골 부모님들은 대단하셨다. 귀국 후 안부 전화만 드려 죄송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호기 온도 치솟고 압력 높아져… “연료봉 녹았을 수도”

    1호기 온도 치솟고 압력 높아져… “연료봉 녹았을 수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잠시 수그러들었던 피폭 공포가 다시 번지고 있다. 1호기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지난 11일 지진과 쓰나미 발생 이후 지금까지 원전 정문에서 중성자선이 검측된 횟수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2차례가 아닌 13차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5·6호기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던 1호기에 비상이 걸린 것은 지난 23일 새벽이었다. 원자로의 온도가 설계 당시 예상 최고 온도인 섭씨 302도를 넘어 400도까지 올라가면서 도쿄전력은 해수를 이용해 급히 수습에 나섰다. 24일 오전 5시쯤에는 243도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100도를 유지하고 있는 2호기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격납 용기 압력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 전날 밤 마다라메 하루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수소 폭발한 1호기의 핵연료가 용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2·3호기보다 위험한 상태”라고 경고하며 압력 용기의 증기를 방출하는 밸브를 열어 원자로 파괴를 막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수 투입량을 분당 187ℓ에서 160ℓ로 줄인 결과 23일 오전 7시쯤에는 압력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유동적이다. 전문가들은 연료봉이 수면 위로 노출된 채 고온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료봉 일부가 녹아내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이날 1호기에서도 처음으로 연기가 발생했다. 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연료봉 용융 여부는 중성자선 측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도쿄전력이 공개한 방사선 측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시 50분부터 이날 오후 3시 30분까지 1호기에서 1.5㎞가량 떨어진 원전 정문의 중성자선량은 시간당 0.01μ㏜(마이크로시버트)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원전 주변 중성자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성자선은 방사선 가운데 투과력이 가장 높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다. 다행히 자연상태에서 노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노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국내선 비행기를 탈 경우 3μ㏜/h, 국제선의 경우 6μ㏜/h 정도의 영향을 받는다. 원전 정문에서 13차례에 걸쳐 검측된 0.001~0.02μ㏜/h 규모의 중성자선은 노출 시간을 극단적으로 길게 가정하지 않는 한 영향이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검측 횟수가 당초 도쿄전력의 설명과 달리 13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성자선 피폭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3호기 터빈실 지하에서 작업하던 인력 3명이 방사선에 노출됐고 이 가운데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출량은 170∼180m㏜(밀리시버트)로 물에 다리를 담근 채 일을 하고 있어서 방호복에 달린 선량계가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법 2005년 9월이후 전원합의체 판결·결정 74건 분석

    대법 2005년 9월이후 전원합의체 판결·결정 74건 분석

    최근 3년간 부임한 대법관들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선임들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합의체에서 소수의견을 많이 낸 대법관은 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 대법관이었고, 이명박 대통령 때보다는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대법관이 더 자주 소수의견을 냈던 것으로 분석됐다. 소수의견은 새로운 법해석의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영란·전수안·박시환도 ‘소수파’ 서울신문이 6일 2005년 9월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후 선고가 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및 결정 74건을 분석한 결과, 이 대법원장을 포함한 23인의 대법관(퇴임 9인)은 총 923건의 의견을 냈던 것으로 집계됐다. 다수의견(별개·보충의견 포함)이 808건(87.5%)이었고, 소수의견(반대의견)은 115건(12.5%) 제시됐다. 소수의견은 이홍훈 대법관이 가장 많이 냈다. 68차례 낸 의견 가운데 14번(20.6%)이 다수의견과는 다른 것이었다. 지난해 퇴임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20%)도 소수의견을 많이 개진했다. 이홍훈·김영란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진보 성향의 의견을 주로 내는 전수안·박시환 대법관도 소수의견을 낸 비율이 각각 17.6%와 16.4%에 달했다. 반면 최근 3년 새 부임한 차한성·양창수·신영철·민일영·이인복 대법관은 소수의견을 낸 빈도가 9.8%(143건 중 14건)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양창수 대법관이 5건, 차한성·신영철 대법관이 각각 4건의 소수의견을 냈고, 민일영 대법관은 1차례였다. 지난해 8월 임명된 이인복 대법관은 6차례 전원합의체에 참석했지만, 모두 다수의견만 냈다. 이달 말 퇴임을 앞둔 양승태 대법관도 70건의 의견 중 소수의견은 6건(8.5%)만 있었다. 박일환 대법관 역시 법원행정처장으로 일하기 전까지 참여한 43번의 전원합의체에서 4건의 소수의견(9.3%)을 냈다. ●검사 출신 안대희도 소수의견 16.4% 진보 성향 대법관만 소수의견을 많이 낸 것은 아니었다. 2005년 11월~2008년 7월 대법관으로 재임한 김황식 국무총리(16.7%)와 현직 중 유일한 검사 출신인 안대희 대법관(16.4%)도 소수의견을 많이 밝혔다. 보수 성향인 신영철 대법관도 32차례 전원합의체에서 4번(12.5%)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이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불구속수사 원칙과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는 등 ‘사법 개혁’을 추진했지만, 전원합의체에서는 철저히 ‘자신의 목소리’를 숨겼다. 재임 기간 열린 74차례의 전원합의체에서 73차례 참여했는데, 모두 다수의견 편에 섰다. 이 대법원장은 ‘별개의견’은 물론 다수의견에 동의하면서 부가적 의견을 제시하는 ‘보충의견’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전원합의체에 참여하는 대법관 13명이 의견을 개진할 때 신참 대법관부터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법원장은 마지막 순서여서 다른 대법관들이 이미 형성한 다수의견에 동조 의견만 더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법관들의 의견이 6대 6으로 첨예하게 엇갈려 재판장인 이 대법원장이 ‘캐스팅 보트’를 쥔 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법원장의 모습은 미국 연방대법원과는 다른 것이다. 2005년 타계한 윌리엄 렌퀴스트 전 미국 대법원장은 종종 홀로 보수적인 소수의견을 내 ‘외로운 순찰대원(Lone Ranger)’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영란, 양승태는 의견 가장 달라 전원합의체 선고로만 따질 경우, 가장 성향이 다른 대법관을 꼽으라면 김영란 위원장과 양승태 대법관을 들 수 있다. 김 위원장이 13차례 소수의견을 제시했을 때 양 대법관은 1차례도 같은 편에 서지 않았다. 양 대법관이 6차례 소수의견을 냈을 때도 김 위원장은 모두 다른 의견이었다. 이들은 모두 대척점에 섰던 셈이다. 김 위원장은 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과 같은 의견을 낸 적이 많았다. 울산시 승진처분 취소 사건과 상지대 사건, 남북공동실천연대 이적단체 사건 등에서는 이들 대법관만 나란히 소수의견을 냈다. 안대희 대법관은 김황식 총리와 의견이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김 총리는 5차례 소수의견을 냈는데 이중 4차례는 안 대법관도 동조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용어 클릭] ●전원합의체 최고법원인 대법원에 구성된 각 부의 대법관들이 사건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개최된다. 사법행정상의 최고의결기관인 셈이다.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으며, 14명의 대법관 가운데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3명이 참여한다. 다수의견이 판례가 되며 효력을 갖는다.
  • [프로배구] ‘페피치’ 42점 피치… LIG손보 역전승

    [프로배구] ‘페피치’ 42점 피치… LIG손보 역전승

    프로배구 LIG손보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리캐피탈을 누르고 3위 자리(10승 7패)를 지켰다.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LIG는 3-2로 3위 자리를 넘보던 우리캐피탈을 제압했다. 4세트 내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가 5세트 들어 살아난 페피치가 8점을 퍼부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날 페피치는 5세트 통틀어 42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양 팀은 1세트부터 무려 13차례나 동점을 이루며 팽팽히 맞섰다. 임동규(LIG)의 네트범실로 균형이 깨진 뒤 김정환(우리캐피탈)이 퀵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따왔다. 2세트에서는 9-7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 김정환의 시간차 공격이 아웃으로 판명되면서 LIG쪽으로 분위기가 몰렸다. 25-14로 2세트를 따낸 LIG는 그러나 3세트 들어 김상우 감독이 경고를 받고 이경수와 페피치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4세트에는 페피치가 살아나며 계속 동점을 이어가던 상황을 종료하고 26-24로 LIG의 승리를 이끌었다. 결전의 5세트. 8-8로 잘 따라가던 우리캐피탈은 안준찬(우리캐피탈)의 서브 범실과 페피치의 블로킹으로 2점을 내주며 결국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이날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집중력이 지속되지 못했다.”고 평했다. 한편 성남 실내체육관에서는 대한항공이 상무신협을 3-0으로 가볍게 누르고 1위 수성을 이어갔다. 김학민(16점)과 에반 페이텍(13점) 쌍포가 뻥뻥 터졌고 블로킹 득점(9점)과 유효 블로킹(11점·자기팀의 수비로 연결시킨 블로킹)을 합쳐 상무신협의 2배에 달하는 등 수비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황연주(19점)·케니 모레노(15점)·양효진(17점) 삼각편대를 앞세워 GS칼텍스를 3-1로 누르고 3연승을 거두며 선두 독주를 계속했다. 성남에서는 도로공사가 강력한 서브 에이스를 앞세워 흥국생명을 3-1로 따돌리고 3연승을 내달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미성년 신도에 몹쓸짓한 목사 2심서 9년형… 전자발찌 늘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최재형)는 목사의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 신도와 성행위를 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강모(65)씨에게 원심처럼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신상정보공개 10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6년, 접근금지 6년을 명했다. 재판부는 “교회 목사로서 종교적 권위 등으로 피해자들을 사실상 반항하기 어렵게 해 5명의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고, 범행 장면의 일부를 촬영한 영상을 보며 성욕을 충족하는 등 당사자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1심의 형(징역 9년)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범죄는 부착기간을 하한의 배로 해야 하는데 1심이 이를 간과했다며 부착기간을 1년 늘렸다. 경기의 교회 목사로 근무하던 강씨는 2006년 말 교회 예배실에서 종교적 권위를 내세워 당시 11세인 A양과 성행위를 하는 등 지난해 6월까지 위력(威力)을 이용해 미성년 신도 2명과 13차례 성관계하고, 10대 남녀 신도를 3차례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강씨는 범행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보관해 두고 보면서 성욕을 채웠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마구 폭행하거나 ‘잡히면 죽는다’는 등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반복해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애리조나 총격 후유증…뒤숭숭한 美정가

    “이제 당신 등 뒤에 과녁이 있다는 걸 깨닫길 바란다. 난 위협이 아니라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패티 머레이(민주당·워싱턴 주) 상원의원의 사무실에 남겨진 음성 메시지다. 찰스 앨런 윌슨이라는 남성은 머레이 의원에게 건강보험 개혁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으면 권총을 들고 찾아가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시지를 13차례나 보냈다.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결과 윌슨은 같은 지역의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도 노리고 있었다. 결국 1년형을 선고받고 철창 신세를 지게 된 윌슨은 “나 같은 미친 사람은 많다. 누군가는 (암살에) 성공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이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노린 것임이 드러났지만 아직 정치적 암살 시도인지 정신 이상자의 비정상적 행동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퍼즈가 아니더라도 정치적 이견이나 인종 문제로 살해 위협을 받은 의원들이 다수 있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건보 개혁안이 통과되자 당시 하원의장을 맡고 있었던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의원은 “태워 죽이겠다.”는 협박 전화를 48통이나 받았다. 민주당의 바트 스투팩 전 하원의원은 협박에 시달리다 못해 재선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살해 위협이 말에서 끝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버지니아 주 민주당 하원의원인 톰 페리엘로의 경우 형제의 집 주소가 유출돼 가스 폭파 대상이 됐다. 다행히 가스관이 잘린 것을 일찍 발견해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건보 개혁에 찬성한 민주당 의원만 협박을 받은 것은 아니다. 미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에릭 캔터 의원은 당선 이후 노먼 르분이라는 남성으로부터 위협을 당했다. 그가 유대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인에 대한 암살 위협은 상존해 있다. 하지만 이번 애리조나 총기 사건으로 협박이 단순한 경고 차원을 넘어 ‘현실’이 됨에 따라 미국 내 정치 폭력이 일상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프너가 정신 이상자이든 아니든, 이미 사람들은 말이 실천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저명한 사회과학자이자 평화운동가인 제브 스턴헬 히브리대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서는 중간급 정치인들에 대한 암살 사건도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미국에서와 같은 사회적인 자성론도 일지만 정치적 폭력의 수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1990년 정치 암살로 동생을 잃은 콜롬비아의 칼럼니스트 마리아 히메나 두잔은 “이번 사건은 점점 폭력이 정치를 대신하는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경보”라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사랑의 열매’ 비리 방치한 관리책임 물어야

    우리 사회에서 나눔을 상징하는 붉은색 ‘사랑의 열매’가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어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애주(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민성금 모금을 독점하는 공동모금회 경기지회의 전 사무처장은 130차례에 걸쳐 3324만원을 유용했다. 또 다른 팀장은 구매관련 법령을 어기고 사촌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에 9000만원짜리 인테리어공사를 맡겼다. 인천지회의 팀장은 유용한 성금 300만원을 분실처리하려고 장부를 조작했다. 또 재활용하는 사랑의 온도탑을 매년 1000만원을 들여 제작하는 것처럼 장부를 꾸민 간부도 있었다. 가슴 아픈 일이다. 몇몇 어리석은 직원들이 사랑의 열매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관 주도의 이웃돕기성금 모금을 지역기반의 민간주도 공동모금제도로 정착시킬 목적으로 1998년 설립됐다. 유일한 법정 전문모금기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해 3319억원을 모금하는 성과를 거뒀다. 모금액이 늘어나고 조직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내부 직원의 도덕성 제고가 필요했다. 국민성금을 거두는 조직답게 성금사용의 투명성 확보가 생명이었다. 그런데 자칫 모금에 악영향이 미칠까 두려워 비리를 저지른 직원 단속에 철저하지 못했다. 언론에 공개하거나 형사고발하지 않고 징계와 해고, 감봉 등 미봉책으로 덮으려 했다. 우리는 불과 며칠 전 대한적십자사의 아이티성금 유용사건을 접하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공동모금회와 적십자사는 우리 사회 기부와 모금의 양대 산맥이다. 이들 기관에 낸 소중한 국민성금이 줄줄 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모금회는 2007년 복지부 감사에서 23차례 개선, 주의, 경고 등의 조치를 받았다. 2009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지회 지도·감독, 지원금 부당 추천·편취, 배분 부적정 등으로 13차례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는 뒤늦게 사회복지사업 모금기관을 복수로 지정하고, 운영비 사용내역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의무화하는 등 대안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차제에 이런 일이 만성화하도록 방치한 관계당국의 관리책임도 따져봐야 한다.
  • [프로야구] 승승장구 SK “이변 없다” 벼랑 끝 삼성 “반전 있다”

    [프로야구] 승승장구 SK “이변 없다” 벼랑 끝 삼성 “반전 있다”

    “야구는 모른다. 방심은 없다.”(SK 김성근 감독) VS “끝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겠다.”(삼성 선동열 감독) 지금까진 흐름이 일방적이다. SK는 문학에서 치러진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더구나 모든 전력을 쏟아붓지도 않았다. 카도쿠라를 3차전 선발로 돌렸다. 불펜진 소모도 그다지 없다. 삼성은 이기지도 못하고 상대 전력을 축내지도 못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첫 2연패를 당한 사례는 13차례다. 그러나 이 가운데 2연패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2007년 SK)는 한번 있었다. 확률로는 7.7%다. 희박하지만 가능성은 남아 있다. ●분위기 누가 가져갈까 결국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흐름을 가져오느냐 내주느냐가 승부의 포인트다. 삼성은 SK의 좋은 분위기를 끊어야 한다. 현재 카도쿠라의 구위는 미지수다. 시리즈 준비 과정에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삼성이 경기 초반 카도쿠라를 잘 공략하면 흐름을 되찾아올 계기가 생긴다. 한번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 의외로 시리즈는 미궁으로 빠질 수 있다. 삼성은 짜임새가 좋고 지키는 힘이 있다. SK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카도쿠라가 흔들리면 초반부터 불펜 총력전을 펼칠 수도 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박석민과 상위타선으로 올라선 박한이를 주의해야 한다. ●승부처는 결국 불펜싸움 역시 승부가 불펜싸움에서 갈릴 확률이 높다. 카도쿠라-배영수 두 선발의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다면 두팀 감독 모두 빠른 타이밍에 불펜 가동을 시작할 게 뻔하다. 현재로선 삼성 불펜에 불안요소가 많다. SK 좌타라인에 맞설 왼손 구원투수가 없다. 유일한 왼손 권혁이 플레이오프 이후 계속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권혁이 제몫을 못 하면서 SK는 타순짜기가 편해졌다. 왼손 대타를 내는 시점도 별다른 경우의 수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졌다. 권혁의 투입 시기와 분발 여부는 3차전 관전 포인트다. 희망요소도 있다. 안지만-정현욱-권오준은 점점 정규시즌 때 모습을 찾고 있다. 오승환도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SK는 여러모로 여유가 있다. 마무리 송은범이 제역할을 다하고 있다. 정우람-이승호-정대현-전병두 등도 모두 컨디션이 최고조다. SK 투수진은 양에선 모자라지만 질적으론 리그 최고다. 시리즈 돌입 전까지 많이 쉬었고 그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SK로선 원정에서 1승 1패해도 손해볼 게 없고 내심 2연승이면 금상첨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분실·공금유용…국민성금 줄줄 샜다

    매년 2000억원 이상의 국민 성금을 모금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성금 분실과 장부 조작, 공금 유용 등 각종 부정·비리가 잇따라 적발됐다. 수년간 되풀이되던 공동모금회의 비리가 또다시 드러나자 투명성 강화와 복수의 모금기관 신설 등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동모금회 인천지회 A팀장은 2007년 11월 접수한 성금 300만원을 분실한 뒤 이를 감추기 위해 장부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A팀장은 당시 시 공무원에게 1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30장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용처를 밝히지 못했다. A팀장은 상품권 300만원어치를 사들여 인수증을 변조하는 방식으로 이를 실제로 배분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인천지회는 기부자인 시가 확인서 발급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상품권 분실을 보고받고서도 분실·도난 신고를 하지 않고 인사위원회 개최 및 담당자 징계 등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모금회는 A팀장을 해고하고, 상관인 B간부에게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인천지회는 또 2006년 제작해 사용하는 조형물인 ‘사랑의 온도탑’에 해마다 1000여만원의 제작비를 쏟은 것으로 드러나 공금 유용 의혹을 사고 있다. 인천지회의 또 다른 간부는 온도탑 제작·구매에 친척으로 의심되는 지인과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동모금회는 앞서 보건복지부 국감에서 경기지회 간부가 유흥주점과 음식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3300만원을 유용한 사실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국감에서 경기지회는 실내공사를 진행하면서 직원의 친척이 운영하는 업체와 9000만원 상당의 계약을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공동모금회의 비리가 또다시 되풀이되자 복지부도 집중 감사에 나섰다. 김두수 복지부 감사담당관은 “경기와 인천지회에서 잇따라 부정·비리 사실이 적발돼 지난 11일부터 중앙지회와 일부 지역지회를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면서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감사를 통해 업무 추진비 유용, 부당 경비 사용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금회는 앞서 2007년 복지부 감사에서 23차례 주의·경고 등의 조치를 받았고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원금 부당추천·편취, 배분 부적정 등으로 13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내 유일의 법정 공동모금기관인 공동모금회는 지자체의 잘못된 성금 모금과 사용을 막기 위해 1998년 설립됐으며 중앙회 및 전국 16개 지회로 구성돼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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