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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치있는 한옥청사 ‘자꾸자꾸 가고싶네’

    처음 등장한 한옥 동사무소가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문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사무소는 22일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개청식에는 김충용 종로구청장과 홍기서 구의장 등 내외빈 외에도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몰려 들어 개청을 축하했다. 김시만 혜화동장 등 동직원 13명은 개량 한복으로 곱게 갈아입고 손님을 맞았다. 전통 한옥의 동사무소는 대지 244평에 ‘ㄷ’자형 건물로 74평 규모다. 한옥의 안방으로 쓰이던 제2민원실은 건축, 복지 등의 업무를 다루고 사랑채이던 제1민원실은 각종 증명서를 발급하는 곳이다. 가운데에 마루가 있던 자리는 PC 등이 설치된 민원인 대기실로 변신했다. 우아한 기와와 미려하게 다듬은 나무 기둥이 전통미를 물씬 풍긴다. 벽을 허문 뒤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통유리를 사용,`열린 행정’을 실천했다. 직원들에게 한복 착용도 권하기로 했다. 한옥 동사무소는 마당도 돋보인다. 수령이 200년 이상인 향나무가 마당 한 가운데에서 은은한 향을 풍기고 주변의 대나무와 은행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있다. 바닥엔 잔디를 깔았다. 특히 기둥에는 옛 유명인들의 글씨를 담은 목판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가전충효 세수인경(家傳忠孝 世守仁敬)’. 세종대왕이 친필로 쓴 ‘집에서는 충과 효를 전하고 대를 이어 어짐과 공경으로 지킨다.’는 의미. 친필을 후세에 그대로 새긴 목판이다. 이 밖에 충무공 이순신과 추사 김정희, 백범 김구와 해공 신익희 선생 등의 명체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 모든 목판은 한옥의 전 주인이 동사무소에 기증했다. 전 주인은 제과업계 산증인으로 불리는 성북동 나폴레옹제과의 양인자 사장.1940년대에 지어진 한옥을 깔끔하게 다듬고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종로구는 이전에 청사로 사용하던 서울시 소유 건물을 서울시에 돌려주고 총 7억 3000만원을 들여 한옥을 구입, 내부를 개조했다. 한옥 동사무소를 반대하는 주민도 있었다.“금싸라기 땅에 단층짜리 사무소를 사용하면 주민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주민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윤영진(64)씨는 “다 고치고 보니 동사무소가 외국인 관광명소가 될 정도로 훌륭해 주민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동장은 “앞으로 동사무소에서 가훈써주기, 서예교실 등도 열어 주민들의 더 큰 사랑을 받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퇴직 판·검사 3명중1명 로펌행

    최근 20개월 동안 개업한 전관 변호사 3명 가운데 1명이 중·대형 로펌행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들이 최종 근무지 주변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21일 발간한 ‘사법감시-퇴직 판·검사 영입으로 몸집 불린 로펌들’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참여연대는 소속 변호사가 20명 이상인 로펌 16개를 선정,2001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판·검사 영입 실태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5년 동안 신규등록한 전관 변호사 596명 가운데 161명(27.0%)이 16개 로펌에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법관 출신은 대법관급 이상 8명, 법원장급 12명, 고법 부장판사급 5명, 지법 부장판사급 31명이다. 검찰 출신은 검사장급 이상 13명, 고등검사급 25명, 일반검사급 25명이다. 최근에는 전관들의 로펌행이 더 활발해져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에 등록한 전관 변호사 293명 가운데 92명(31.4%)이 로펌을 선택했다. 이 기간 동안 판사 출신은 147명 중 57명(38.8%), 검사 출신은 146명 중 35명(24.0%)이 로펌을 선택하는 등 판사들이 로펌에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조사대상인 16개 로펌에 현재 몸담고 있는 전체 전관은 347명이며, 판사 출신이 239명으로 많았다. 한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한 뒤 개업한 판사 165명 중 152명(92.1%), 검사 145명 중 104명(71.7%)이 퇴직 전 6개월 동안 근무한 곳에서 변호사 개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경미의 수학콘서트/박경미 지음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자신이 세운 아카데미아의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현판을 내걸었다. 플라톤은 수학자는 아니었지만 그의 저서 ‘국가’에서 인간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수학을 현실에서 유용하게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이 영혼을 진리와 빛으로 이끌어 주는 학문이기 때문이라는 것.‘박경미의 수학콘서트’(박경미 지음, 동아시아 펴냄)는 이같은 인문학적 배경 지식과 더불어 수학적인 논리력과 분석력을 키워주는 책이다. 저자(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일상에 숨겨진 다양한 수학의 원리들을 마치 변주곡을 연주하듯 유려하게 풀어나간다.‘수학은 단순하다-에튀드’‘수학은 즐겁다-디베르티멘토’‘수학은 진화한다-랩소디’ 등 수학과 음악을 연계해 설명한 방식이 눈길을 끈다. 수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미신을 다룬 항목도 흥미롭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13명이 식사를 하게 되면 비서를 참석시켜 13이라는 숫자를 피했고, 사업가 헨리 포드는 13일의 금요일에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뇌경색 전조? 기억 장애땐 의심을

    기억상실이 뇌경색의 전조 증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원영철 교수팀은 최근 열린 대한영상의학회 추계학회에서 그동안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일과성 기억장애가 해마 부위의 뇌혈류 이상 때문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과성 기억상실 증상으로 뇌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34명의 환자 중 14명의 해마 부위에서 뇌경색과 비슷한 작은 병소들이 발견됐다. 이는 최근 30개월 동안 일과성 건망증 증상을 호소한 환자 53명 중 MRI를 시행한 34명(남자 13명, 여자 21명)의 확산강조영상(MRI의 촬영 방법 중 한가지)을 분석한 결과이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9세였다. 환자들은 대개 이전 4∼10시간 사이의 일에 대해 기억장애를 일으켰으며, 이들 중 14명(41%)의 뇌 측두엽 해마 부위에서 1∼3㎜의 작은 병소가 발견됐다. 일과성 기억상실은 대부분이 정상이나 특정 상황에 대한 얼마간의 기억만 사라지는 경우를 뜻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정연주사장 임명제청 취소訴

    KBS 노동조합은 KBS 이사회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임명제청한 것과 관련,13일 서울행정법원에 임명제청처분 취소소송과 임명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KBS 노조는 이사회를 상대로 한 소장에서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추천절차는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이사회가 사장임명 제청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이를 거치지 않은 사장 임명제청 행위는 절차 하자로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며 취소소송 이유를 밝혔다. 노조는 또 “민주적 정당성 측면에서 이사회의 일방적인 사장 임명제청 행위는 문제가 있다.”면서 “임명제청처분 취소소송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KBS 사장 임명을 금지할 것을 청구한다.”며 사장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피신청인으로 한 가처분신청도 제기했다.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9일 1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벌인 뒤 표결을 통해 정연주 전 사장을 임명제청하기로 의결했으며 이튿날 바로 임명제청했다. 한편 신임 사장 임명을 둘러싸고 두달여간 끌어온 EBS 사태는 잠정 합의안 수용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EBS 노조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 구관서 사장이 1년간 EBS를 경영하고 중간평가를 받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수용키로 입장을 정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HAPPY KOREA] 경남·울산 마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경남·울산 마을 주민활동 탐방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격언이 빈말이 아닌 것 같다. 지역개발사업에서는 흔히 협력보다는 갈등이 번지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주민들은 행정기관이나 외부단체와 협력을 우려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행정기관과 외부단체는 주민들의 우려를 ‘고집불통’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협력으로 상생의 원리를 배워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 울산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맑은내배꽃마을,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사이버타운 등을 찾아 협력의 중요성을 되짚어봤다. 1. 밀양 연극촌 경쟁력 ‘쑥쑥’ 밀양 연극촌은 연극을 테마로 한 ‘국내 유일’의 마을이다. 월산초교가 폐교된 직후인 1999년 밀양시는 연극단체인 연희단거리패에 5000평의 학교 부지와 건물을 무상임대했다. 연희단거리패는 여기에 공연장과 연습실 등을 꾸미고,2000년부터 매주 토요일 ‘주말극장’을 열어 연극 마니아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듬해부터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여는 등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밀양연극촌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이사장을,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총감독이 예술감독을, 밀양백중놀이 기능보유자로 중요 무형문화재 제68호인 하용부씨가 촌장을 맡는 등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또 50여명의 연극인이 상주하며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말극장을 찾는 관람객만 평균 200여명 수준으로, 웬만한 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극장이 부럽지 않다. 연간 방문객은 5만∼6만명에 이른다. 하 촌장은 “방문객이 늘었지만, 아직은 적자를 면치 못해 외부공연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면서 “하지만 연극인으로서 마음껏 재능을 뽐내고, 일반인들에게 문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로는 서서히 자리매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연극촌은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협력으로 일궈낸 성공사례다. 다만 지역주민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빈약하다. 하 촌장은 “지역주민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연극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포장을 할 줄 모른다.”면서 “그런 사람이 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며 아쉬워했다. 2. 맑은내배꽃마을 역할분담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손을 잡고, 주민들까지 끌어들여 꿈을 키워나가는 곳도 있다. 70가구 220명의 아담한 시골동네인 울주 맑은내배꽃마을에는 올초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울주군은 이곳을 농촌체험마을로 꾸미기 위해 ㈜코엑스포라는 기획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코엑스포는 마을 이름을 화산마을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꾸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도시민을 상대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광복 마을 운영본부장은 “소득 분배의 투명화로 갈등요인을 차단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문을 열자 한달만에 1만2000명이 다녀갔다. 참가비와 생산품 판매로 1억원의 수익도 올렸다. 농산품 판로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마을 주산품인 배의 절반 이상을 체험객들이 구입했다. 올해 말까지는 모두 2만명이 예약되어 있다. 체험마을 안내요원 등으로 13명을 채용해 고용 창출효과도 내고 있다. 이같은 초기 성공은 부산·울산지역의 유일한 체험마을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한몫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주민들은 생산·판매, 외부단체는 프로그램 마련, 행정기관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 분담’이다. 여기에 울주군은 마을과 500m 가량 떨어진 명산초교를 울산지역 유일의 영어학교로 지정하는 한편, 이웃 외고산옹기마을이나 간절곶 등과 연계한 개발계획도 추진한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구멍가게, 민박집 하나 없지만 귀농을 유도해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면서 “다만 농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를 한데 묶어줄 인적·조직적 네트워크는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보완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3. 진주 사이버타운 특화 집중 밀양연극촌이나 맑은내배꽃마을처럼 모든 동네가 ‘홀로서기’가 가능할 만큼 자체 경쟁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지닌 것’보다는 여전히 ‘없고 불편한 것’이 많다. 때문에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일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반성면을 비롯, 일반성면, 진성면, 사봉면, 지수면 등 5개 면에서는 1999년부터 정보화 기반 지역개발사업인 ‘사이버타운 프로젝트’가 추진됐다.2001년부터 조성된 정부 주도의 정보화마을에 앞서 행정기관의 도움 없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단체인 진주농촌정보문화연구회의 주도로 진행된 민간 차원의 농촌정보화운동이다. 이제는 정보화 관련 영농조합까지 운영할 정도로 기반을 다졌다. 황인철 진주농촌정보문화연구회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고 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며,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각각의 마을이나 동네가 갖고 있는 장점을 한데 묶어 특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사봉면은 지방공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 일자리 창출에 유리하고, 진성면은 과학고와 체육고 등이 자리잡고 있어 교육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또 연간 7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경남수목원과 정수예인촌이 조성된 이반성면과 오일장이 열리는 일반성면은 외지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투입요소는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확대재생산돼야 한다.”면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자칫 구체적인 성과는 없이 지역간 위화감만 조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밀양·울주·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성공사례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다랭이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험마을을 시작한 2002년에 방문객은 2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17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60가구 150명의 주민이 벌어들이는 한해 수입은 모두 합쳐 1억 5000만원이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5억원가량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마을 이웃에 펜션 등을 지으려는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땅값은 50∼100배나 올랐다. 성공 비결은 마을 고유의 다랭이논을 특화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다랭이논은 비탈지를 계단 형태로 깎아 만든 논(다랑이논)을 일컫는 사투리로, 다락논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다랑이논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된 거의 유일한 해안가 마을인데다, 다랭이에 대한 상표권까지 확보해놨다. 또 방문객들이 먹고 자기 위해 쓰는 돈 말고도,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사갈 수 있는 마늘 등 맞춤형 농작물을 재배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가천다랭이마을은 이제 살기 좋은 지역이 됐을까.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마을이 상혼만 판치는 관광지로 둔갑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싹트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열악한 생활환경에 대한 문제점도 쏟아냈다. 마을을 들어서면 온통 콘크리트로 덕지덕지 바른 길과 시멘트 담장뿐이다. 담쟁이덩굴이 우거진 정취가 느껴지던 돌담길은 온데간데 없다. 마을터가 경사지에 위치하다 보니 가파른 마을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주민의 상당수는 관절염 환자라고 한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주택의 90% 이상이 불법 건축물일 정도로 주거환경도 열악하다. 또 마을 앞 바다는 해삼·전복·미역·갈치 등 어족자원이 풍부하지만, 배를 댈 방파제와 선착장이 없어 생선은 시장에서 사먹어야 한다. 이웃마을의 선착장을 이용하려 해도 만만치가 않다. 주민들은 ‘달빛에도 논이 마른다.’고 말할 정도로 주민들의 주업인 농사가 잘 될 리도 만무하다. 김주성(50) 이장은 “도시민들이 살고 싶다는 문의전화를 많이 하지만, 텃밭만 가꿔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방문객이 늘기만 기다린다면 마을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공감대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있다. 김학봉(61)씨는 “마을을 가꿔나가려면 상인이 아닌 주민, 그것도 젊은이들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생산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구획정리로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주택을 짓는 것은 물론 폐교도 대안학교로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대세(70)씨도 “처음에는 소득을 높이는 데만 신경을 썼지만, 이제는 우수한 자연자원이 훼손되지 않도록 상업화를 경계해야 할 시기”라면서 “마을 뒷산인 설흘산과 응봉산 등을 찾는 등산객도 많지만,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훼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주말탐방] 국회 속기사들의 세계

    [주말탐방] 국회 속기사들의 세계

    17대국회 속기사는 70명… 편집·심의관 포함땐 115명. 여성 90%가 허리·목 디스크 등 ‘견경완 증후군´ 앓아. 두명이 기록한 회의록 비교, 다를 땐 녹화물 보고 교정. 1분에 320자 치는 건 기본… 1966년 국회오물투척사건땐 오물 뒤집어쓰기도. 지금은 재떨이도 사라지고 명패는 붙박이로 바뀌어… ‘어떤 역사의 기록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회의 기록을 책임진 국회 속기사들의 ‘좌우명’이다. 지난 10월12일 국회 본회의는 난장판이 됐다.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따른 긴급 현안을 다루기 위해 본회의가 소집됐으나 대북 포용정책을 둘러싸고 여야가 한판 대결에 돌입한 것이다.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개의를 선언한 임채정 의장은 “어느 한 당의 의원총회 때문에 1시간씩이나 회의가 늦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야당의 ‘무례’를 지적하자 야당의원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누가 지금 뭐라고 그러는 거야.”,“언제는 시간을 지켰나.”,“의장은 체통을 지켜야지.”라는 등 야당 의원들의 고함소리가 빗발쳤다. 이를 무시한 임 의장이 “북한 핵실험에 관한 긴급 현안 질문을 상정합니다.”라는 발언과 동시에 의석 곳곳에서 “의장 사과하세요.”,“퇴장해 퇴장해.”라는 고함소리에 장내 소란은 계속됐다. 오후 3시3분에 시작된 신경전은 4분 후인 3시7분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이 질의를 시작하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그들이 ‘보고 들은 모든 것’은 이렇게 속기록으로 남는다. 당시 본회의가 영원히 ‘역사’로 보존되는 순간이다. 현재 17대 국회에서 실전에 투입되는 속기사들은 모두 70명이고 편집과 기록 심의관 등 관리자까지 합치면 115명이다.9급에서 3급까지 포진돼 있다. ●허리·목 디스크로 고생하는 속기사들 본회의 등 중요 회의의 경우 2인1조,25분 간격으로 계속 팀이 교체되면서 속기를 이어간다. 일반 상임위 회의의 경우 보통 한조가 10번 이상 들락거리며 속기록 작업에 참여한다. 이런 작업환경 때문에 속기사들은 주로 디스크 병으로 고생을 한다.23년째 국회 속기사로 근무한 장미경씨는 “여성이 90%인 속기사들은 긴장한 상태에서 기록을 하다 보니 허리와 목 디스크에 많이 걸리고 손목 관절 등에도 무리가 많다.”고 말했다. 의학 전문용어로 ‘견경완 증후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속기록 이후 최종 회의록 작성까지 많은 작업을 거쳐야 한다. 손재옥(속기 1과) 서기관은 “완벽한 회의록을 만들기 위해서 두명이 동시에 기록한 회의록을 비교하고 서로 내용이 다르면 영상 녹화물을 꼼꼼히 살펴 교정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영상 녹화물에서도 발음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완벽한 기록을 위해 해당 발언자에게 가서 최종 확인 절차를 밟는다. 현재 국회회의록 문서는 1948년 제헌국회부터 17대까지 국회기록보존소에 1754권(1권 1000쪽 기준)이 비치돼 있다. 본회의와 운영위원회, 예결위, 인사청문회 등 4개 관련 회의는 다음날 문서로 발간, 배포되고 3일후 국회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된다. 국회 속기사들이 가장 애를 먹는 것은 의원들의 부정확한 발음이나 사투리다. 손재옥 서기관은 “의원들이 아무리 빨리 발언을 해도 발음만 좋으면 문제가 없지만 사투리를 사용하거나 얼버무리는 발음이 나오면 기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 6월부터 모든 소위의 회의기록이 의무화됐기 때문에 업무량이 폭주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요구했던 ‘투명한 의정활동 공개 원칙’이 시행에 옮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13명의 속기사를 선발했다. 국회 속기에서도 수기보다는 컴퓨터 사용이 일반화되는 추세다.1948년 제정국회부터는 손으로 쓰는 ‘수필 속기’의 시대였지만 지난 1995년 컴퓨터 속기가 도입됐다. 국회 속기사들은 보통 1분에 320자 정도의 속도를 낸다. 컴퓨터 속기는 한글의 초성과 중성, 종성을 한번에 쳐서 글자를 만드는 원리다. 과거엔 속기록을 일일이 ‘손으로 풀어서’ 회의록으로 복원했지만 지금은 컴퓨터 자동 번역 시스템이 도입됐다. 속기록 카드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한글로 바뀌는 시스템이다. ●과거엔 야당 의원의 밤샘 발언에 퇴근도 못해 속기과의 왕고참인 김창진(58) 과장은 37년전인 1969년에 국회에 들어왔다. 국회 속기과의 산증인인 그는 “한국의 의정사는 속기사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발언 제한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1960∼70년대 반독재 투쟁을 선언한 야당은 국회 투쟁의 하나로 합법적인 ‘필리버스터(의사방해) 전략’을 많이 구사했다. 김 과장은 “당시 한 야당의원이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밤새워 발언을 하는 통에 속기사들이 퇴근도 못하고 작업을 한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특히 속기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일화는 1966년 국회 오물투척 사건. 당시 야당인 김두한 의원은 삼성그룹의 ‘사카린 밀수사건’을 은폐하려는 박정희 정권에 항의하기 위해 본회의 도중에 인분을 단상에 투척했다. 그런데 속기사들은 정확한 기록을 위해 단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당시 김 의원이 던진 인분은 정일권 국무총리와 장기영 부총리는 물론 선배 속기사들이 함께 뒤집어썼다는 것이다. 본회의장 풍속도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70년대 본회의장엔 재떨이가 상시 비치됐는데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다가 재떨이를 던지는 통에 속기사들의 안전을 위협했던 적도 있었다.”며 “후에 재떨이는 안전을 고려해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고 어느 순간부터 본회의장에도 금연 문화가 도입됐다.”고 전했다. 의원 명패도 이동식 나무 재질이었으나 여야간 격돌시 ‘무기로 변질’되면서 붙박이 명패로 바뀌었다는 것이 김 과장의 ‘증언’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국회 속기사 되려면… 속기의 역사는 기원전 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마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웅변가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가 사형을 받았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각 지방으로 유세를 다녔다. 그의 제자 타이론은 로마자를 적당히 약기하는 방법으로 스승의 연설을 받아 적어 각지에 공표했고 이것이 속기법의 효시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에서 통용되는 속기의 표기 방식은 손으로 쓰는 수필 속기와 컴퓨터 속기 등 두가지이고 구체적인 표기 방식은 고려식과 의회식 등 모두 7가지로 압축된다. 글자의 모양과 형태에 따른 구분이다. 국회 속기사가 되려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한글속기 3급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한 후 국회사무처가 시행하는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임용시험은 필기·실기시험과 면접시험으로 나뉜다. 필기 시험 과목은 국어와 영어, 헌법,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등이며 선발 예정 인원의 2배수 정도를 뽑는다. 필기시험을 통과한 뒤 치르는 실기시험은 연설의 경우 1분당 320자(5분), 논설은 300자(5분)가 최저선이다. 국회속기사 채용은 결원이 있는 경우 매년 12월경에 다음 연도 국가 공무원 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고 6∼7월경에 시험을 본다.2004년과 2005년에 각각 4명씩을 뽑았으나, 올해에는 업무량 폭주로 13명을 선발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책꽂이]

    ●대당서역기(현장 지음, 권덕녀 옮김, 서해문집 펴냄) 당나라 승려 현장이 1500년 전에 쓴 인도여행기. 서기 627년 스물 여섯의 청년 현장은 국법을 어기고 몰래 취경(取經)여행을 떠났지만 18년 뒤 인도에서 견문을 넓히고 수많은 불경을 구해 돌아오는 길엔 장안이 들썩일 만큼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서기 645년 현장은 640질의 불경과 불상 등 귀중한 자료를 가지고 당으로 돌아왔다. 트로이전쟁에 참가해 활약한 뒤 긴 세월 동안 온갖 위기를 이겨낸 끝에 집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와 닮은꼴. 당나라 때 불경은 오역이 많아 승려들 사이에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1만 1900원.●노블레스 오블리주(예종석 지음, 살림 펴냄)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제국의 2000년 역사를 지탱해준 힘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지적했다. 로마의 귀족은 전쟁이 일어나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스스로 전장의 선봉에 서서 용감하게 적과 싸웠다고 한다.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벌인 16년간의 제2차 포에니전쟁 중 최고 지도자인 콘술(집정관)의 전사자 수만 해도 13명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의 역사를 다룬 책.3300원.●남명 조식의 학문과 선비정신(김충열 지음, 예문서원 펴냄) 조선 중기의 유학자 남명 조식은 퇴계 이황과 더불어 당대의 사상계를 이끈 영남유림의 종장이다. 그러나 정권과 타협하기보다는 현실개혁에 관심을 둔 남명학파는 정치적으로 소외됐다. 남명학의 권위자인 저자는 남명이 문묘배향을 불허한 점, 북인정권의 영수인 내암 정인홍의 실각, 곽재우 등 남명 문하에서 의병장이 많이 나와 일제강점기 때 역사가 왜곡된 점 등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자득과 실천을 중시한 남명의 학문세계와 강의직절(剛毅直切)한 선비정신을 살폈다.2만 6000원.●공자와 논어(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조영렬 옮김, 뿌리와 이파리 펴냄) 공자는 조국 노나라를 떠나 56세부터 69세까지 14년간 제자들을 이끌고 산동 하남의 여러 제후국을 방문했다. 그것은 “외뿔소도 아니고 범도 아닌데 저 광야에 떠돈다.”라고 공자 자신도 말한 것처럼 황량한 방랑이었다. 정나라 성문 밖에서 제자들과 떨어져 혼자 서 있을 때의 공자는 상갓집 개와 같았다고 ‘공자세가’는 전한다. 공자는 학자이자 동시에 정치가였다. 공자의 정치 중시, 그것은 ‘논어’에서 가장 잘 알 수 있다. 공자 평전이라 할 만한 글과 논어에 대한 설명이 실렸다.1만 8000원.●거울 속의 원숭이(이언 태터솔 지음, 정은영 옮김, 해나무 펴냄) 우리는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에렉투스로, 다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다는 이야기에 익숙하다. 그러나 인류학자인 저자는 이같은 자연선택론의 아성에 반기를 든다. 그런 식의 단선적 이야기는 진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진실을 심각하게 오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화의 세계에는 적응의 증거도 있지만 비행을 위해 생겼던 펭귄의 날개가 지금은 나는 데 사용되지 못하고 수영에 이용되는 ‘탈응’의 증거가 있는 것처럼, 인간도 진화할 때가 있었지만 가끔은 숨을 고르기 위해 한 박자 정지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1만 1000원.
  • KBS사장 정연주씨 임명 제청 노조·野 “연임 쇼” 반발

    KBS사장 정연주씨 임명 제청 노조·野 “연임 쇼” 반발

    정연주(60) 전 KBS 사장이 다시 임기 3년의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됐다. 지난 6월30일 임기만료 후 혼미를 거듭해온 사장 제청절차는 일단락됐으나 노조와 야당의 거센 반발로 새로운 혼란이 예상된다. KBS이사회(이사장 김금수)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KBS사장 공모에 응한 1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한 뒤, 투표를 거쳐 정 전 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치면 정 사장 후보자는 17대 KBS사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이사회는 4차례의 투표를 거듭한 끝에 정 전 사장 등 2명을 놓고 5번째 투표를 벌여 과반수를 얻은 정 전 사장을 제청 대상자로 결정했다. 노조와 한나라당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KBS사장 임명제청 과정 자체가 ‘정연주 연임’을 위한 준비된 각본이었다고 보고 ‘정연주 2기 체제’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이들은 정 사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탄핵방송 등에서 보듯 정치적 중립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경영실적 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데다 ▲아들 병역과 세금 문제 등에서 투명하지 못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처음부터 연임을 반대해왔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KBS를 정권연장의 도구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진종철)측도 “정 후보자가 사장이 되더라도 KBS에 단 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하게 출근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아닌 이사회가 임명제청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내서 절차적 위법성을 따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투표 끝에 방석호(홍익대 교수)·추광영(서울대 교수) 이사 등이 이사회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이번 KBS이사회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파행적으로 운영됐다.”면서 “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이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1명의 KBS이사회 이사 중 한나라당 추천 몫이다. 이는 ‘정연주 2기’가 곧 노사대립을 넘어 정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HO 새 사무총장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의 새 수장으로 중국의 마거릿 챈(여·59) WHO 전 사무차장이 결정됐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는 8일 챈 여사를 신임 사무총장으로 지명했다.9일 특별총회에서 챈 내정자를 5년 임기의 신임 총장으로 정식 임명한다. WHO측에 따르면 후보 5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진행된 1차 표결에서 챈 후보는 멕시코 보건장관 훌리오 프렝크 후보와 함께 통과한 뒤 결선에서 프렝크 후보를 24대 10으로 이겼다. 챈 내정자는 중국인으로서 유엔 기구 수장을 맡은 첫 번째 인사다. 의사 출신인 그녀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1978년 홍콩 보건성에 들어가 보건장관을 역임했다. 1997년 세계 최초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가금류 150만마리를 살처분하는 결정도 내린 강단있는 의료행정가로 꼽힌다. 이번 차기 총장 선거에는 13명의 후보가 등록, 막판까지 11명의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했다. 막판까지 일본의 시게루 오미 WHO 서태평양 사무처장, 엘레나 멘데즈 스페인 보건장관 등이 근소한 차이로 경합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KBS 사장추천위 사실상 무산

    KBS 사장 후보 추천을 위해 구성된 KBS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활동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추위 관계자는 7일 “이날 오후 사추위가 KBS 사장 공모에 지원한 1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사추위원 7명 중 4명만 참가해 5명 이상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일정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는 9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사장 후보 한명을 선임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다시 사추위를 열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서 “이로써 사추위를 통한 사장 후보 추천 절차 없이 이사회에서 13명의 후보를 상대로 직접 면접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BS 노조는 이사회 방침에 대해 “이사회가 사추위를 거치지 않고 사장 후보 선임을 강행하면 절차상 하자 등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면서 “9일 이사회 면접도 물리력을 이용해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후세인 ‘사형선고’ 이모저모

    5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선고’가 종파간 대충돌의 뇌관이 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후세인과 같은 종파인 수니파는 사형 선고를 일종의 ‘순교’로 추앙하며 시아파에 대한 무력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이날 선고에 대비,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폐쇄하고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수도 바그다드, 살라헤딘과 디얄라 등 2개주에서 이날 오후 6시까지 통행 금지령을 내렸지만 거리에는 찬반 세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분노하는 수니’‘환호하는 시아’ 이날 선고 소식이 이라크 전역에 알려지자 시아파는 ‘후세인의 말로’에 환호했지만 수니파는 폭발 직전의 용암처럼 들끓었다. 저항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인 티크리트에서 시작됐다. 주민 2000여명이 교수형 선고에 항의,“우리의 피로 사담을 되찾자.”고 총을 쏘아대며 항전을 다짐하고 나섰다. 후세인 집권기 경찰·관리 거주지인 바그다드 서부 안바르도 반정부 저항이 예상되는 곳이다. CNN은 시아파 세력이 모인 바그다드의 사드르시티에서 1000여명이 “사담을 처형하라.”며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시아파 출신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후세인의 사형은 그를 반대하며 죽어간 순교자의 피 한 방울과도 비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아파 맹주이자 과거 후세인과 전쟁을 벌였던 이란은 “후세인은 전범이며 현대사의 흡혈귀”라고 환영했다. ●사형수 후세인 “대국민 메시지 발표” 이날 선고는 속전속결이었다.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교수형이 선고되는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후세인은 코란을 든 채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고 거친 욕설도 이어졌다. 그는 “젠장할 재판관, 법정”이라고 삿대질을 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이날 “침략자인 미국에 복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칼릴 알 둘리아미 수석변호사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종파 분쟁보다는 단결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후세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사형이 선고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메시지를 나에게 전달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CNN은 “재판이 혼란 속에서 벌어진 한 편의 비극적인 코미디였다.”고 보도했다. ●조기 ‘사형 집행’ 가능성은 후세인 정권 붕괴 후 폐지된 사형제는 2004년 6월 부활했다. 이라크 정부는 올해 3월 테러 혐의로 13명을 처형하는 등 이미 집행 전력이 있다. 곧바로 후세인의 형 집행이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후세인 변호인단이 1심 판결에 불복, 항소 의사를 밝힌데다 그의 반인륜적 범죄는 쿠르드족 학살 등 10건이 넘게 남아 있다.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도 후세인의 모든 혐의가 사법적 판단을 받기 전까지 사형이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미국도 후세인 처형을 서둘러 내전 위기에 불을 당길 이유는 없다. 항소심 등 법적 절차와 다른 혐의에 대한 재판 경과를 지켜보며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간선거 ‘D-2’ 선고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은 이라크인들에게 기쁜 날”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이해득실은 따져볼 문제다. 이라크전을 ‘실패한 전쟁’으로 보는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큰 변수가 될지 의문이다. 일단 후세인의 ‘반 인륜적’ 범죄를 민주적 사법과정을 통해 단죄한다는 것은 부시 행정부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전리품’이다. 후세인 제거가 과거 청산의 의미와 중동에서 이라크를 민주화의 촉매로 삼을 한 단계를 넘는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성과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이 줄곧 정치적 보복이 아닌 두자일 학살 사건의 처벌임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이라크 사법부의 독립적 선고였다고 해도 선거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은 큰 부담이 된다. 향후 전개될 종파간 대규모 충돌과 그 과정에서 증폭될 반미 저항을 부시 행정부가 순조롭게 잠재울 수 있을지 여전히 회의적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다이옥신 사건 어떤게 있나

    다이옥신은 인류에게 ‘공포의 대명사’다.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0배나 높아 “다이옥신 1g으로 몸무게 50㎏의 성인 2만명을 살해할 수 있을 정도”(인하대 임종한 교수)다. 이런 다이옥신이 문제아로 본격 등장한 것은 불과 50여년 전이다.1965년 베트남 전쟁때 살포된 고엽제(Agent Orange)가 대표적이다. 베트남 주민과 당시 참전군인들에게 선천성 기형과 사산·유산 같은 깊은 후유증을 남겼다. 일본의 ‘가네미 유증(油症) 사건’도 유명하다.1968년 가네미 회사가 생산한 미강유가 다이옥신에 오염돼 피부와 손톱·치주가 검게 변하고 전신 발진과 손발이 저리는 병이 인근 주민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했다. 사건 이듬해 피해자가 낳은 13명의 아기 가운데 2명이 사산했고, 나머지 11명 중 10명은 전신피부 갈색증 같은 병에 시달려야 했다. 후유증은 이보다 훨씬 더 지속됐다. 사건 발생 23년이 지난 뒤에 다시 조사한 결과, 남성 피해자의 발암 사망률이 정상집단보다 1.55배 높았고, 특히 간장암 사망률은 3.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벨기에의 다이옥신 오염 동물사료도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불렀다.700만 마리의 닭과 6만여마리의 돼지가 도살됐다.2001년엔 거듭 문제가 발생해 우리나라에서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2004년 우크라이나의 당시 대통령후보였던 유셴코의 얼굴을 망가뜨린 것도 바로 다이옥신 종류 가운데 하나인 TCDD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우리나라에선 수년 전 산모의 젖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돼 한바탕 소란이 일었지만 사실 보편적인 현상이 뒤늦게 일반에 알려졌을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유에 다이옥신이 들어있어도 이로 인한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이유로 모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다이옥신은 소각장이나 철강·화학공장 등 산업시설에서 대부분 배출되는데, 농촌에서의 비닐·플라스틱류 불법소각 등도 다이옥신을 대량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김영민(金英珉)양 - 5분 데이트(73)

    김영민(金英珉)양 - 5분 데이트(73)

    「엑스포70」으로 가는 13명의 한국관의 안내원 아가씨들중 표지「모델」로 나서준 아가씨는 김영민(金英珉)양. 올봄 이화여대 영문학과(梨花女大 英文學科)를 갓 졸업한 싱싱한 과일같은 아가씨다. 48년 3월생으로 올해 22세. 부동산업을 하는 여유있는 아버지 밑의 6남매중 세째딸. 어려서부터 언니와 오빠의 귀염동이로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자란 욕심장이이기도 하다. 『「엑스포70」의 안내원으로 응모한 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외국에 소개하고 조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자는 생각에서였어요. 가난하지만 우리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열심히 산다는 것을 외국에 자랑하고 싶어요』라고 말을 하며 야무지게 입을 다문다. 속이 알차게 여문 생각있는 아가씨의 인상이다. 『저는 결혼을 한 뒤에라도 가정을 지키며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볼 생각입니다. 결혼을 한 뒤에「흠리」해지는 여성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들어요』가정과 사회를 조화있게 양립시켜 보겠다는 욕심장이이기도. 취미는 연극과 고전음악 감상.「피아노」로 가벼운 음악을 치면서 즐기기도 한다고. 이상형의 남성은 건강하고 유능한 남성.「닥터·지바고」와 같은 성격의 남성을 좋아한다고. 존경하는 여성은 미국의 전법무장관 고(故)「보브·케네디」의 미망인. 6개월동안에 걸친 박람회가 끝나면 1주일간에 걸쳐 日本 전국을 관광하게 되는 특전을 받게 된다고. 박람회에 떠나기 전 특별히 마련한 옷은 한복 7벌,「타운·웨어」5벌. 전시기간 중 한복을 입고 안내를 해야할 경우도 있다고. [선데이서울 70년 3월 15일호 제3권 11호 통권 제 76호]
  • ‘미국통’ 3명 나란히 ★

    ‘미국통’ 3명 나란히 ★

    3일 단행된 정기 장성(준장, 소장급) 진급인사에서 정책분야 가운데 미국통들이 한묶음으로 진급한 반면, 북한통은 고배를 들어 대조를 보였다. 국방부 ‘한미미래동맹TF’ 팀장인 김병기(육사35기) 대령과 미주정책팀장인 전인범(육사37기) 대령, 그리고 연합사 기획차장 최익봉(육사36기) 대령이 나란히 ‘별’을 달았다. 반면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으로 남북군사회담 실무대표를 맡고 있는 문성묵(3사13기) 대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급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통들에 대거 인센티브를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반면 남북 군사회담이 수년째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 북한통의 ‘열외’를 가져왔다는 관측이다. 이날 인사에서 육군은 준장 13명이 소장으로, 대령 55명이 준장으로 각각 진급했으며 해군은 준장 6명이 소장으로, 대령 17명이 준장으로 승급했다. 공군은 준장 5명이 소장으로, 대령 17명이 준장으로 진급하는 등 총 113명이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인사로 육사 37기 출신이 처음으로 별을 달았으며, 육사 34기 출신이 사단장에 처음 보임될 예정이다. 또 육군 이석재(공병) 대령은 기술행정사관후보생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별을 달았다.2사관학교 출신인 해군 김영섭(항해) 대령도 항해 병과 출신 ‘장군 1호’로 기록됐으며, 공군 한효우 대령은 학군(ROTC) 출신 공군 전투병과 영관급 장교 가운데 처음으로 장군으로 진급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달 15일쯤 대장 및 중장 진급 인사와 함께 합참의장과 육군참모총장 등의 인선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6) 혈우병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6) 혈우병

    상처 등으로 일단 출혈이 시작되면 아예 지혈이 안되거나 되더라도 매우 더뎌 몸을 망가뜨리는 혈우병은 오랜 기록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생소한 질환이다. 탈무드에 ‘할례 중 출혈로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그 무서운 유전성 때문에 영국과 러시아 등 유럽의 왕가를 충격에 빠뜨린 질병이기도 하다. 오로지 남자에게만 생길 뿐 여성은 발병 유전자를 가졌어도 병증이 거의 발현되지 않는 ‘남자의 병’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정형외과적 혈우병 수술 기록을 가져 ‘우리나라 혈우병 치료의 역사’로 불리는 유명철(정형외과·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장) 박사는 이런 혈우병을 두고 “인류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으면서도 너무 알려지지 않은 병”이라고 말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대표적 유전질환이지만 발병 과정은 대단히 복잡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아직도 일부에서는 혈우병을 두고 병이 생기면 스무살을 넘기기 어렵다느니, 전염된다거나 피가 나쁜 병이라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인체는 출혈, 즉 피가 혈관 밖으로 흐를 때면 이를 멈추게 하는 지혈메커니즘을 가동한다. 먼저, 출혈 부위의 혈관을 축소시켜 혈액이 혈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좁힌다. 다음에는 혈소판이 엉겨 손상된 혈관 벽을 틀어막고, 그 혈소판 덩어리들이 혈관 벽에 안전하게 들어붙을 수 있도록 피브린망이 형성되어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 피브린망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물질이 바로 단백질 성분인 혈액응고인자다. 인체에는 13가지 정도의 혈액응고인자가 있는데, 일단 지혈 메커니즘이 작동하면 이 응고인자들은 마치 사슬처럼 서로에게 작용해 맨 나중에는 제1 응고인자인 피브리노겐이 나서 피르린망을 형성하게 돕는다. “이 과정에서 제8 응고인자가 부족해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를 혈우병A(8인자 결핍증), 제9 응고인자가 부족해 지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혈우병B(9인자 결핍증·크리스마스병)라고 합니다. 결국 어느 한 인자가 부족해 피브린망이 형성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손상된 혈관벽을 막고 있던 혈소판이 쉽게 떨어져 나가 출혈이 계속되는 병증을 혈우병이라고 하지요.” 혈우병 중에서도 응고인자의 활성도가 1% 미만인 경우를 중증,1∼5%이면 중등증,5% 이상이면 경증으로 구분한다. 문제는 혈우병이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신체 특정 부위에서 출혈이 시작된 뒤에야 ‘지혈 불능’임을 알게 되는 게 대부분이다. 출혈 부위가 관절이면 관절 통증, 뇌 부위면 뇌경색, 장 출혈이면 혈변과 빈혈증세가 나타나는 식이다.“실제로 출혈이 계속 반복돼 하복부에 30㎏이나 되는 피가 고여 있는 20대 초반의 환자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수술로 생명을 건졌는데, 수년 뒤 장출혈로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등록된 환자는 1863명, 미등록 환자가 300여명 정도이며, 환자는 아니지만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다. 이 중 혈우병A가 전체의 75%가 넘는 1413명이고 혈우병B는 295명이다. 나머지는 폰 빌레브란트병 등 혈우병과 유사한 질환자들이다. 혈우병은 아직도 완치개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이나 적절하게 응고인자를 투여하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과거에 비하면 치료 여건이 엄청나게 바뀌었죠. 예전에는 고가의 수입 응고인자가 공급조차 되지않아 아예 정상인의 피를 수혈하는 방식으로 치료했는데, 요즘에는 국내에서도 녹십자가 우수한 응고인자를 생산해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녹십자의 응고인자 생산량이 세계 10위권 안에 드니까요.” 유 박사는 적어도 국내 혈우병 치료에 있어 녹십자의 공적은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국내 유일의 혈우재단도 녹십자가 출연해 설립됐습니다. 이후 사지 불구 환자를 3만 5000여명이나 치료했고, 수술 사례도 250건을 넘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혈우병에 대해 잘못된 생각들을 하고 있다. 예컨대 연필을 깎다가 손끝만 베어도 치명적이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 따위가 그렇다.“그렇지는 않습니다. 중증의 환자라도 그 정도의 상처는 얼마든지 지혈이 가능하지요. 문제는 내부 출혈입니다. 뇌나 장기, 인후부의 출혈은 사망으로 연결되기 쉽고, 골반과 대퇴부를 잇는 장요근 출혈은 하지마비로 이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혈우병 환자의 출혈이 가장 잦은 부위는 무릎, 발목, 팔꿈치 등이다. 이 부위가 일상적 활동으로 인한 피로감이 가장 심한 곳이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유 박사가 유전성 혈액 질환인 혈우병 전문가가 되고, 또 한국혈우재단 이사장까지 맡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인체의 이런 부위에서 출혈이 반복되면 골격 등의 조직이 쉽게 망가지게 되는데, 혈우병 환자 중에 사지마비 환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환자는 정형외과적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지요.” 진료는 혈우재단에 설치된 전문 의원이나 전국 10개 지정병원에서 받을 수 있으며, 지정병원이 아니면서도 진료를 해주는 병원도 전국에 10여곳이나 된다. 환자는 평생 고가의 응고인자 제제를 사용해야 한다. 국산 제제의 경우 한 병 값이 29만여 원에 이른다. 다행히 정부의 희귀난치병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환자는 약값의 20%만 부담하면 되며,2001년부터는 나머지 20%도 정부의 의료비 지원사업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는 없다.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 하는 대목이다. 유 박사는 “그러나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혈장분획 제제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유전자 재조합제제의 경우 보험급여 기준이 1988년 이후 출생한 혈우병A 환자와 모든 혈우병B환자에 국한돼 있으며, 월 10회로 제한된 처방 회수도 출혈이 잦은 중증 환자에게는 어려운 대목”이라며 이의 개선을 촉구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 중등교사 279명 선발

    서울시교육청은 1일 33개 과목에서 2007학년도 중등교사 임용후보자 279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별로는 국어 17명, 수학 11명, 공통과학 8명,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각 1명, 공통사회 10명, 일반사회 17명, 역사 8명, 지리 6명, 영어 14명, 중국어 13명, 특수 중등 35명, 전문상담 32명 등이다.올해부터는 과목별로 일반교과 선발 인원의 5%를 장애인끼리 경쟁을 통해 선발하기로 해 모두 16명의 장애 교원이 임용될 예정이다. 응시 원서 교부 및 접수는 이달 6∼10일,1차 시험은 다음달 3일 실시한다. 내년 1월 18∼20일에는 논술과 면접(전체), 학습지도안 및 수업 실연(영어과), 실기시험(예체능)을 실시한다. 최종 합격자는 내년 1월30일 발표한다.자세한 사항은 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를 참고하면 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달라지는 민원서비스] (2)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

    [달라지는 민원서비스] (2)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

    “소속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일당백입니다.” 서울 종로구 도렴빌딩에 있는 행정자치부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은 요즘 하루종일 숨가쁘게 돌아간다. 내년 1월부터 ‘주민생활 민원서비스’ 시범지역이 대폭 확대되는데 따른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하니 바쁠 수밖에 없다. 추진단은 정부가 제공하는 생활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사회적 약자에게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지만,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아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추진단은 행정자치부 산하의 태스크포스(TF) 형식이지만 구성원의 면면은 완전히 ‘외인구단’이다. 행자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보건복지부, 노동부,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국가청소년위원회, 여성가족부, 문화관광부 등 9개 중앙부처에서 파견된 13명과 서울시, 경기도, 군포시, 용인시, 안양시에서 1명씩 5명, 시민단체 출신 2명 등 모두 20명으로 이뤄졌다.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좁은 의미의 복지 서비스에서 보건·고용·주거·교육·문화관광·생활체육까지 주민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영역으로 확대하다 보니 관련 부처가 많아졌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시·군·구와 읍·면·동의 행정조직 개편에서부터 통합정부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관 협력 네트워크 형성까지 여러 가지 일이 얽혀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해 지방행정에 밝은 베테랑들이 전면에 포진됐다. 단장은 행자부에서 지방행정을 총괄하는 권혁인 지방행정본부장이 겸직하고 있다. 현장에서 총괄 지휘하는 부단장은 경기도 기획관리실장과 자치행정국장을 지낸 황준기 이사관이다. 그 아래 총괄팀장은 경상북도에서 자치행정국장과 경제통상실장을 역임한 주낙영 부이사관이 맡았다.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교육업무를 맡은 서비스혁신팀의 임숙영 팀장은 복지부 출신. 중앙부처에서 제공되는 각종 생활지원 업무들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서비스조정팀의 강장원 팀장은 기획예산처에서 왔다. 소외계층을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김기봉 민간협력팀장은 시민단체 대표 출신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치권 연루 ‘공안사건’ 3당3색 표정

    ■ 민노 “북핵해결 중요” 무거운 걸음30일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당 안팎의 관심 속에 방북길에 올랐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이른바 ‘간첩단 사건’으로 전·현직 당직자가 구속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라 방북단의 각오는 엄중할 수밖에 없었다. 문성현 대표는 “당을 겨냥한 공안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방북길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심중을 토로했다. 북측의 조선사회민주당(사민당)과 지난해 ‘첫 남북 정당교류’의 물꼬를 튼 뒤 사민당의 초청으로 두번째 성사된 방북이다. 하지만 이번 방북은 ‘교류’보다는 ‘현안 해결’에 무게중심이 놓여 있다. 최소한 북핵실험 이후 악화된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적 성과를 올려야 하는 부담도 방북단의 발길을 무겁게 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책 제시 민노당이 방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북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이다. 문 대표는 출국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북측의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남북간 대화통로를 새롭게 열기 위해 조선사회민주당과 북측의 고위 당국자를 두루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이 잡혀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회동을 제안해둔 상태다. 방북단이 제시한 보따리에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강력 반대 ▲핵무장 해제 설득 ▲남북 당국간 대화 복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측의 성의있는 태도 촉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간첩단 사건’ 언급 여부 관심 방북단이 이른바 ‘간첩단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 대표는 전날 “최근 국정원의 당직자 구속과 방북 문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았고 전·현직 당직자들이 관련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북측에 먼저 유감을 전하는 것이 사건 자체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공식적 유감 표명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내 분위기로 읽힌다. 당 핵심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최소한의 입장을 전달한다 하더라도 북측 파트너인 사민당과는 논의할 사안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문성현 대표와 권영길 의원단 대표, 노회찬 의원, 홍승하 최고위원, 박용진 대변인 등 당 관계자 13명은 이날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31일 고려민항을 통해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방북단에 포함됐던 김선동 사무총장은 당의 실무책임자로서 간첩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평양행을 포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386의원 전체매도 억울” 열린우리당 ‘386세대’ 의원들이 최근의 간첩단사건 수사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건이 ‘386간첩단사건’이라고 표현되는 데 대해 ‘386 전체를 매도한다.’며 불만이지만 ‘건드리면 문제만 커진다.’며 이렇다할 대응은 삼가고 있다. 운동권 출신의 386세대인 여당의 한 의원은 30일 “사건과 관련해서 거론되는 인물들은 거의 민주노동당 관련자들인데, 언론에는 여권 관련설을 중심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그는 “공안당국이 사건을 과장했다.”는 비판도 했다. “간첩단으로 알려진 ‘일심회’는 일종의 친목회 모임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데, 그런 데서 무슨 간첩활동을 했겠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386세대 의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억울하다고 우리가 공동성명이라도 내면 사건만 더 키울 것이니 지금으로선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건이 공안당국의 존재 이유가 아니겠느냐.”며 사건의 실체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우상호 대변인의 국회 브리핑은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했다. 그는 “왜 (언론이)유독 이 사건만 ‘386간첩단사건’이라고 표현해 386 전체가 간첩과 연루된 것 같은 인상을 주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과거 ‘조선노동당사건’ 같이 실체와 관련된 용어를 사용하는 게 옳은 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는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부의장을 지낸 대표적인 386세대 의원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나라 “김국정원장 유임을” 한나라당은 민주노동당 당직자가 구속된 이번 사건을 ‘간첩단 사건’으로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특히 북한 공작원이 ‘일심회’ 조직원에게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의 동향을 보고토록 했다는 <서울신문 10월30일자 3면 보도> 내용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사의를 표명한 김승규 국정원장을 유임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도 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간첩단 연루자가)각계 요로에 진출한 386인사와 활발히 교류했다는데 반미주의, 맹목적 민족우선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게 결코 우연이 아니다.”면서 “한점 의혹 없이 전모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승규 국정원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경질’로 이해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김 원장은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북핵 실험 이후의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검토 등 사건마다 정부 핵심 세력과 충돌해서 왕따당했는데 이번에도 정부 일각과 충돌,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려던 것이 중간에 ‘경질’됐다.”면서 “막중한 수사를 하는데 국정원장을 경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정부 여당은 간첩단 수사를 하면 격려, 독려하고 칭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국정원은 제2, 제3의 간첩단을 포함해서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모든 간첩단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정부는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좀먹는 간첩행위를 발본색원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박근혜 전 대표는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올려 “간첩이 민주화 인사가 돼 장군을 조사하고 송두율, 강정구, 보안법 폐지 주장, 전시 작전통제권, 북한 핵실험 그리고 고정간첩 문제까지 이 정권의 잘못된 국가관, 안보관에 대한 결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면 어떤 일이 얼마나 더 일어날지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대 교수님 ‘우물안 교수님’?

    서울대 교수님 ‘우물안 교수님’?

    1453명에 이르는 서울대 교수(의과대학 제외) 중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 등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고작 13명에 불과하다.SCI급과 SSCI급 국제학술지가 각각 5000여종과 2000여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다. 편집위원은 학술지에 논문을 실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들로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실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될 수 있다. 30일 서울대가 공개한 국제학술지 및 학회 활동 현황 조사에 따르면 총 61명의 서울대 교수가 131개 국제학술지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여명이 국제학회나 기구에서 회장, 사무총장, 이사 등 임원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SCI급·SSCI급 학술지의 편집위원은 고작 24종,13명에 불과했다. 전체 학술지 편집위원의 5분의1 정도다. 약학대가 12종의 SCI급 학술지에서 4명이 편집위원으로 재직, 활동이 가장 활발했다. 자연대는 SCI급 4종에 편집위원 4명이었다. 이어 국제대학원 2명, 공과대·농업생명과학대·사회과학대 각 1명 순이었다. 법과대·인문대·경영대·사범대·생활과학대 등은 한 명도 없었다. 의과대는 연구처에 자료를 내지 않았다. 자연대의 한 교수는 “서울대가 국내 명성에 비해 해외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새삼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SCI급이나 SSCI급에서 활동하는 교수들에 대해 파격적인 평가·보상 시스템을 만들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조한 활동규모와 관련, 서울대 국양 연구처장은 “정부나 각종 학술관련 단체에서 비슷한 조사를 반복하기 때문에 서울대 최초의 자체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이번 결과보다는 많을 것이란 얘기지만 다른 교수는 “교수들이 자신의 국제적 활동에 대해 성의있게 답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서울대의 글로벌화가 얼마나 먼 얘기인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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