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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인 49명·경찰 8명 역대 최다

    법조인 주호영·곽상도 등 7명 늘어 전체 16.3% 경찰 출신 이철규·표창원·김석기·이만희 등 당선 지난 13일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49명의 법조인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앞서 제19대 총선에 비해 7명이 늘었다. 경찰 출신도 역대 최다인 8명이나 당선됐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모두 126명(비례대표 6명 포함)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해 지역구 46명과 비례대표 3명 등 총 49명이 당선됐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의 16.3%다. 정당별로 새누리당이 44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를 공천, 15명이 당선됐다. 41명의 법조인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절반이 넘는 22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국민의당은 26명의 후보 중 11명이 당선됐다. 11명의 무소속 법조인 출신 후보 중에서는 대구 수성을에서 주호영(56) 의원이 유일하게 당선됐다.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상도(57)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대구 중구남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최교일(54)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경북 영주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의 안대희(61)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 깃발을 들고 서울 마포갑에 나왔지만, 더민주 노웅래 후보에게 1만 6000표 차이로 패했다. 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 법률 대리인으로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주민(43)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더민주 공천을 받아 서울 은평갑에서 압승을 거뒀다. 미용직업전문학교 출신의 김해영(39) 변호사는 여당 텃밭인 부산 연제에서 더민주 후보로 나와 재선 의원이자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김희정 후보를 꺾었다. 경찰 출신은 14명이 출마해 8명이 당선됐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16대(5명)보다 3명 늘었다. 강원 동해·삼척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철규(58) 전 경기경찰청장이 당선됐다. 당초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공천에서 제외되자 탈당했다. 더민주 표창원(49) 후보는 경기 용인정에서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표 당선자는 경찰대 5기 졸업생으로 1999년부터 13년간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9년 ‘용산 참사’로 낙마했던 김석기(61)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북 경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경북 영천·청도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 이만희(52) 전 경기경찰청장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기문(63) 전 경찰청장이 대결을 펼쳤는데 이 전 청장이 승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보스니아 내전 전범 카라지치 40년형 받았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24일(현지시간) 옛 유고연방 보스니아 내전 당시 대량학살 등 ‘인종청소’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세르비아계 정치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70)에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TY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최고 지도자였던 카라지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그의 전쟁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ICTY 재판부는 카라지치의 대량학살, 반인도 범죄, 전쟁 범죄 등 대부분의 혐의가 인정됨에 따라 중형을 선고 한다고 밝혔다.  13년간의 도피 끝에 지난 2008년 체포된 카라지치는 11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4년 9월 검찰측으로부터 종신형을 구형받았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카라지치가 보스니아 내전 막바지인 1995년 보스니아 동부 스레브레니차에 거주하는 남성과 소년 이슬람교도 8000명의 학살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는 또 40개월 이상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 포격을 가하고 이 지역을 봉쇄해 민간인 약 1만 명을 숨지게 한 혐의도 인정됐다.재판부는 11개 혐의 중 10개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카라지치측 변호인은 이번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2년부터 3년간 이어진 보스니아 내전은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유고 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할 것을 선언하자 보스니아 인구의 35%를 차지하던 세르비아계가 반발하며 벌어졌다.  당시 카라지치는 유고연방이 유지되길 원하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지원으로 내전을 일으켜 이슬람계, 크로아티아계 주민 등 수십만 명의 학살을 주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카라지치 재판의 재판장을 맡은 권오곤 ICTY 재판관은 이번 선고가 보스니아 내전의 궁극적 책임을 진 피고인에 대한 심판으로 역사적, 형사법적, 국제법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화마당] ‘예술의전당 마피아’는 없다/정재왈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예술의전당 마피아’는 없다/정재왈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서울 서초동에 있는 ‘예술의전당’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 기획돼 완성을 본 한국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이다. 원래 전당(殿堂)은 ‘높고 크게 지은 화려한 집’이란 뜻이다. 그 규모와 품격으로 봐서 예술의전당은 마땅한 이름이다. 하지만 말랑말랑한 문화예술 공간 이름치고 무거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존엄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보니 한때 여러 지역에 ‘전당’을 붙인 극장이 많이 생겼다. 급기야 송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원조인 서울 예술의전당이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비슷한 이름을 못 쓰게 제동을 걸었고, 후발 주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대전과 의정부, 청주 등이 부당한 처사라며 맞장 떠 결국 승소했다. 누구나 쓸 수 있게 됐으나 정작 쓰임은 여기서 멈췄다. 거룩한 예술의 ‘전당’은 이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름값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예술의전당은 대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악명까진 아니지만 문턱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간 사장(社長) 문턱도 덩달아 높았다. 맡기도 어려웠지만 천신만고 끝에 그 별자리를 따고서는 자의 반 타의 반 임기를 마친 이가 드물었다. 대부분이 더 잘돼서 일찍 떠났다곤 했다지만 바람 많이 타는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주 이곳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예술의전당 개관 28년 역사상 처음으로 현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앞으로 보장된 3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 도합 6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전무한 기록을 갖는다. 그 높던 최고경영자(CEO) 문턱이 일순간에 낮아진 걸 보면 현 사장의 역량을 간과할 수 없겠다. 외국에서 같은 자리를 십수 년 이상 지키는 예술기관장은 일도 아닌데, 한국에서는 드물다 보니 대단한 뉴스가 된다. 예외를 든다면 지난해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13년간 맡았던 이인권씨가 있다. 앞서 말한 이름이나 기관장 임기 등은 화제성 가십으로 치자. 예술의전당은 한국에서 워낙 오랫동안 지표가 되는 공연장으로 받아들여지다 보니 이젠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문화예술계 현장에 떠다니는 공공연한 비밀 중엔 ‘예술의전당 마피아’(예피아)라는 말이 있다. 예술의전당 출신들이 주요 공연장의 경영진을 석권하다 보니 위협적으로 느껴서 나온 말이다. 솔직히 그 내면에는 예술의전당 패권(覇權)에 대한 강력한 경계심과 질시가 배어 있다. 하지만 그게 현실인 걸 어쩌랴. 결속력이 유별나다고 해서 마치 범죄 집단 취급하듯 마피아를 갖다 붙이는 건 옳지 않다. 극장 경영에 관한 이곳 출신들의 선구적인 경험과 성과를 볼 때 ‘예피아’ 운운하며 정색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예술경영이나 극장경영이란 말도 생소했던 군사정권 시절 이 땅에 합리적이며 전략적인 공간과 프로그램 운용 방식을 스스로 터득하면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이들이다. 최근의 두각은 이런 앞선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인정하면 그만이다. 이럴 때 더욱 필요한 것은 치열한 전문성이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을 거친 사람들 외에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한 극장경영 전문가들이 많이 나와서 맹활약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최근 지자체 공연장들의 약진이 눈에 띄는 건 열악한 여건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문화예술의 불씨를 지핀 이런 전문가 덕분이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각종 선거 뒤 극장이나 공연예술 근처에도 없던 분이 최고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종종 목격될 경우에 느끼는 전문가들의 상실감이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예피아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만한 전문가 그룹도 없으니까.
  • 양천자원회수시설 주민지원기금 집행 촉구

    양천자원회수시설 주민지원기금 집행 촉구

    서울시의회 문영민 의원(더불어 민주당, 양천2)은 지난 9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양천자원회수시설 주민지원 기금 미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주민복지 증진을 위한 서울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자원회수시설은 폐기물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폐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낮아진 고압증기는 자원회수시설 주변의 지역난방으로 공급함으로써 대체에너지로 활용하는 시설이다. 서울에는 강남자원회수시설, 노원자원회수시설, 양천자원회수시설, 마포자원회수시설 등 4개의 시설이 가동 중에 있으며, 시설 주변의 간접 영향권 주민들에게는 소득 향상 및 복지 증진을 위해 주민기원기금을 조성하여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양천자원회수시설의 주민지원기금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200억원 정도가 조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13년간 미집행 상태로 방치되어 있어 주민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주민지원협의체에서 기금 배분 비율에 대한 이견이 있기 때문에 기금운용협의회의 직권으로 이를 조정하여 배분할 수 없다는 주장만을 반복하며 문제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법률자문을 통해 주민지원협의체의 협의가 이루어지질 않을 경우 기금운용협의회가 합리적 기준에 의하여 기금 배분 비율을 정할 수 있다는 검토의견을 받은 바 있어 향후 주민지원기금 집행과 관련한 서울시의 입장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산된다. 이와 관련하여 문영민 의원은 “주민지원기금은 법에 따라 주민에 부여된 권리”라면서 “법률적 검토가 완료된 만큼, 서울시는 주민의 권리를 더 이상 제한하지 말고 기금을 주민들에게 온전히 돌려줘야 한다”며 기금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프타임] 신인왕 출신 전자랜드 이현호 은퇴

    2003~04시즌 프로농구 신인왕 출신인 이현호(36·전자랜드)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전자랜드는 이현호가 2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15~16 프로농구 정규리그 모비스와의 홈 경기를 끝으로 13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한다고 18일 밝혔다. 이현호는 14시즌을 뛰는 동안 우수수비상을 5번 받았고 정규리그 552경기, 플레이오프 40경기에 출전했다.
  • 웨딩앤 201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웨딩컨설팅 부문 3년 연속 수상

    웨딩앤 201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웨딩컨설팅 부문 3년 연속 수상

    국내 1위의 웨딩컨설팅 기업 (주)웨딩앤아이엔씨(이하 웨딩앤)가 지난 1월 26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웨딩컨설팅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은 2003년 제정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으로, 지난 13년간 브랜드성과측정의 대표적인 지표로 인정받아 온 것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소비자포럼이 공동 주최·주관한 가운데 지난해 11월 19일부터 29일까지 후보 브랜드를 선정하고 유선조사와 온라인 소비자조사, 소비자평가단 등의 본조사와 전문위원 심의 등의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수상 기업을 선정했다. 총 852,740건의 소비자조사를 진행해 선정된 이번 결과는 경쟁사들보다 압도적인 지표를 기록해 명실상부 국내 1위의 웨딩컨설팅 기업임을 입증했다. 웨딩앤은 2010년 7월 1일 설립되어 국내외 최고 웨딩업체들 200여 군데와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013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약 10,000쌍의 커플이 웨딩앤에서 웨딩을 진행했다. 이는 국내 웨딩컨설팅 기업 중 가장 많은 숫자이다. 또한 고품질의 웨딩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믿음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고의 협력 업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T맴버십과 제휴카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면세점, 동부생명, 하이마트 등 유수의 대기업과 웨딩홀, 혼수, 예단, 한복, 허니문에 특화된 다양한 브랜드 200여개의 업체들을 선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어 고객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웨딩앤 곽기욱 전무는 “고품질의 웨딩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 등 여러 가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도 웨딩플래너의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들의 행복한 결혼을 책임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05년 ‘北 비핵화 명문화’ 성과…북핵 원상복구로 8년째 개점휴업

    6자 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과 한반도 주변국들이 13년간 머리를 맞대온 대표적인 북핵 다자외교 채널이다. 2002년 10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시인한 이른바 ‘2차 북핵 위기’로 국제사회의 불안이 고조되자 이듬해 8월 남북 및 미·중·일·러 6개국이 이를 구성해 처음 가동했다. 출범 초기 6자 회담은 당사국 간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 채널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2003년 8월 이후 당사국들은 꾸준히 북한 비핵화를 의제로 만나 긴밀히 협의를 이어갔다. 특히 2005년 9월 열린 제4차 6자 회담 2단계회의에서는 북한 비핵화 합의를 처음으로 명문화한 ‘9·19 공동성명’을 극적으로 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돌이켜 보면 이때가 ‘6자 회담의 전성기’였다. 이후 9·19 공동성명의 후속 이행조치를 담은 2·13 합의와 10·3 합의 등을 2007년 잇따라 내놓고, 다음해에는 북한이 전 세계에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장면을 송출하게 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북한이 핵시설 원상복구 방침을 발표하고 비핵화를 거부하면서 6자 회담은 8년째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우리 정부는 북한을 6자 회담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갔다. 북한을 제외한 당사국들과 양자 또는 소다자 차원에서 꾸준한 협의를 벌였고,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조건을 논의하기 위한 이른바 ‘탐색적 대화’까지 추진했지만 최근까지도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 사이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 2013년 3차 핵실험, 올 초 4차 핵실험을 비롯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수차례 감행했다. 이때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6자 회담 무용론’이 불거졌다. 특히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더이상 북한에 속지 않겠다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6자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 기조를 내세웠고, 6자 회담은 사양화가 가속화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아이 많이 낳을수록 ‘노화 속도’ 느려진다 (연구)

    아이 많이 낳을수록 ‘노화 속도’ 느려진다 (연구)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일수록 더 빨리 늙는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과테말라 토착원주민 여성 7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낳은 아이의 숫자와 텔로미어의 길이를 비교·분석했다. 텔로미어는 구두끈 끝을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면서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고, 그에 따라 세포는 점차 노화된다. 때문에 텔로미어는 수명 유전자, 장수 유전자 등으로 불리며,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노화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진은 2000~2013년까지 13년간 실험 참가자들의 출산 횟수와 텔로미어 길이를 꾸준히 체크한 결과, 평균적으로 아이를 한 명 더 출산할 때마다 관련 변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이를 낳을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속도가 늦춰졌고, 이 덕분에 노화속도가 느려지는 동시에 수명이 길어질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아이를 더 많이 출산한 여성일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임신 도중 체내에서 대량으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트로겐은 세포가 산화(노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내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뿐만 아니라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은 주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다양한 사회적 지원을 받는데, 이러한 사회적 관계는 신진대사 에너지를 높여 노화의 속도를 줄이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도’ 공권력 투입 강제 체포 유보

    ‘소도’ 공권력 투입 강제 체포 유보

    2002년 이후 13년간 지켜져 온 ‘금기’가 9일 오후 2시 30분쯤 깨졌다.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해 조계사 경내에 진입하면서다. 우여곡절 끝에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는 상황은 10일 낮 12시 이후로 미뤄졌지만, 이날 조계사에서는 경내에 들어온 경찰과 신도·스님들 간에 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일부 신도는 부상을 당했다. 그동안 조계사를 비롯해 명동성당 등 국내 대표 종교시설은 수배자들이 마지막으로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곳으로, 마치 과거 삼한시대의 ‘소도’와 같이 여겨져 왔다. 종교시설에 대해서만큼은 공권력 집행을 자제해 온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도 노조원 등이 종교시설로 피신했을 경우 최대한 공권력 행사를 자제하고 이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길 기다렸다가 체포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8일 강신명 경찰청장이 “더이상 경찰로서는 (조계종의 반대 등) 그런 입장을 고려하거나 수용할 입장이 아니다. 강제 집행이므로 (순전히) 경찰의 판단으로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조계사 진입의 불가피성을 적극 해명한 데서도 종교시설 진입에 대한 경찰의 부담을 알 수 있다. 수배자 피신으로 조계사가 주목받았던 가장 최근의 일은 2013년 12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이 경내에 들어갔을 때다. 이들은 20일 만에 스스로 경내를 빠져나와 경찰에 체포됐다. 2008년 7월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 6명이 경찰을 피해 조계사에 피신했다. 이들은 조계사에 100일가량 머물다 경찰의 감시를 뚫고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지만 곧바로 체포됐다. 조계사 경내에서 수배자가 체포된 것은 2002년 3월이다. 당시 경찰은 발전노조원 120명을 연행하기 위해 조계사의 동의를 구하고 법당에 진입했다. 조계사와 함께 대표적인 수배자 은신처였던 명동성당은 2000년 무단 장기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조계사가 수배자들의 유일한 은신처 역할을 해 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中 위안화 SDR 편입] ‘미스터 런민비’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의 뚝심

    중국 위안화가 세계 3대 통화로 편입된 배경에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13년 동안 이끄는 ‘미스터 런민비’(人民幣·위안화) 저우샤오촨(周小川·67)의 뚝심이 있다. ‘시장 친화적 점진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거대해진 중국 실물경제에 걸맞은 금융체계를 갖추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며 위안화의 위상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화폐 권력과 권력의 화폐’ 저자인 앨런 웨슬리는 “저우 행장은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웨스트팩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후 매케이는 “금융에서 개인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국가 전략과 정책을 치밀하게 수행한 저우 행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2002년 인민은행장에 오른 저우 행장은 중국 금융체계의 변곡점이 될 만한 개혁을 모두 지휘했다. 중앙은행장이 된 지 6개월 만에 국유은행들에 ‘기술적 파산’이란 통폐합의 칼을 들이대 중국 국유은행을 세계 최대 은행으로 변모시켰다. 중국 채권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도, 해외투자자에게 중국 국채와 회사채를 개방한 것도 그의 작품이었다. 올해에는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해 시중은행의 금리 경쟁을 유도한 뒤 결국 예금 금리 상한선을 철폐했다. 예금 금리 자율화로 은행 간 대출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국가의 자본 배분권은 시장으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 저우 행장이 ‘위안화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주창한 것은 2009년이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초(超)주권 화폐’의 권위를 부여해 ‘달러 독재’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IMF와 세계 금융 질서를 재편하고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키려는 이중 포석이었다. 2010년 IMF는 “위안화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화폐가 아니다”라며 편입을 거부했다. 그러나 저우 행장은 중국 내 은행 간 외환시장에 외국 중앙은행이 진입하는 것을 허용했고 IMF가 요구하는 통계 기준을 받아들이는 등 개혁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지난 8월 환율을 고시할 때 전날 시장가격을 반영하는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이로 인해 위안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서방 언론은 ‘환율 조작’이라고 비판했지만, IMF는 ‘진일보한 개혁’이라고 평가했다. 저우 행장은 베이징대에서 공학을 전공했지만 1979년부터 경제정책을 집중 연구했고 1985년엔 칭화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이곳에서 당시 경영대학원장이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박사과정을 밟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인연을 맺게 됐다. 2013년 시진핑 체제 출범 당시 정년을 넘긴 상태여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시 주석은 그에게 정년 적용을 받지 않는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직을 맡겨 인민은행장 자리를 지키게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잭팟 곧 또 터진다… 수출 노하우 업계와 공유”

    “잭팟 곧 또 터진다… 수출 노하우 업계와 공유”

    한미약품의 잇단 초대형 ‘신약 기술 수출’로 한국 제약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하루아침에 터진 건 아니다. 2010~2011년 연속 적자의 악몽을 겪으면서도 연구·개발(R&D)비만큼은 오히려 늘려 왔다. 물론 글로벌 제약회사들에 비하면 초라한 액수다. ‘잭팟’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R&D센터 출신의 이관순(55) 한미약품 대표(사장)에게 물었다. 이 대표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적은 연구비지만 유망한 분야를 선택해서 집중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특히 바이오 신약 부문은 오로지 ‘랩스커버리’ 기술 하나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13년간 이 기술에만 30명의 핵심 연구 인력이 매달렸다. 지금은 생산 인력 등이 붙어 두 배가 됐다. 랩스커버리는 한미약품의 원천 기술로 2004년 개발됐다. 이날 얀센에 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 기술은 물론 앞서 사노피아벤티스와 체결한 5조원대의 지속형 당뇨 치료제 기술의 기반이 됐다.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6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가운데 올해만 4개가 빛을 봤다. 그는 “회사로 치면 13년 동안 ‘묻지마 투자’를 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그동안 믿어 준 주주들에게 감사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케미칼 신약은 특정 약효군인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쪽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대표는 내년 R&D 계획에 대해서는 “기술은 수출했지만 개발 과정에 우리도(한미약품) 참여한다. 올해 뿌려 놓은 게 잘 개발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사후에 수익도 많이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개할 정도는 아니지만 랩스커버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후속 파이프라인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국내 매출 1위 유한양행에 이어 올해 녹십자와 함께 매출 1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내에서 1조~2조원 매출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다른 국내 제약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으로 갈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의 수출 노하우를 국내 제약 업계와 공유할 계획이다. R&D를 강조하는 임성기 회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톱(임 회장)의 의지, 밑(임직원)에서의 믿음이 있었다”면서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불안해하는 시선이 안팎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내년에는 더 바빠지겠지만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1984년 한미약품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 대표는 2010년 말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됐다. 영업통이 대세였던 다른 제약 업계 대표들과는 달리 연구원 출신이 회사를 맡아 화제가 됐었다. 경기도 화성 출생인 그는 서울대 사범대학 화학교육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랩스커버리 프로젝트의 초기 멤버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 새 브랜드 ‘I.SEOUL.U’ 공개하자마자 ‘된서리’

    서울시가 ‘하이 서울’(Hi Seoul)을 대체할 새로운 서울 도시 브랜드로 ‘아이서울유’(I.SEOUL.U)를 28일 선정, 발표했지만 뜻을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영문표기 등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서울시는 ‘너와 내가 서울로 이어짐’이라는 설명과 함께 명사인 ‘서울’을 동사형으로 사용했다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영문법에 어긋난다’거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없다’, ‘예산만 낭비했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하이 서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시민공모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브랜드 전문가들이 참가해 만든 도시 브랜드로 13년간 사용됐다. ‘하이 서울’이 대체 무슨 의미냐며 당시에도 비판이 많았지만 그럭저럭 익숙해져 정착 단계에 와 있었다. 임연희(43·강서구)씨는 29일 “‘너와 내가 서울해’ 도대체 무슨 의미와 뜻을 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영어권은 물론 다른 외국인들에게도 너무 이상하게 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석(39·송파구)씨는 “도시 브랜드는 연속성이 중요한데 갑자기 바꾸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도시브랜드 교체 비용으로 수십억 원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 법률가는 “한류가 인기인데 오히려 예쁜 한글 이름을 브랜드로 내세웠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아이서울유’를 제안한 이하린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활기차게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는 서울을 나와 네가 함께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동경 시 도시브랜드담당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브랜드인 ‘아이 암스테르담’(I Amsterdam) 역시 문법에 맞지 않지만 큰 문제가 없다”면서 “문장이 아니므로 틀에 가두지 말고, 의미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담당관은 “적극적인 홍보로 ‘아이러브뉴욕’처럼 40년 이상 갈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이서울유’의 롱런 여부는 박원순 시장의 롱런 여부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이명박 전 시장이 만든 ‘하이 서울’의 사례가 잘 보여 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라미레스, 日 요코하마 구단 첫 외국인 감독

    일본프로야구에 사령탑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9일 요코하마가 새 감독으로 알렉스 라미레스(41)를 낙점했다고 전했다. 라미레스는 요코하마 구단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다. 라미레스는 일본 무대에서 역대급 외국인 타자로 꼽힌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그는 2001년 야쿠르트를 시작으로 요미우리를 거쳐 2012~13년 요코하마까지 13년간 일본에서 뛰었다. 요미우리 시절에는 이승엽과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여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13시즌(1744경기) 통산 타율 .301에 2017안타 379홈런 1272타점을 남겼다. 2008~09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외인 첫 2000안타를 돌파했다. 요코하마는 라미레스의 우승 경험과 야구 분석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빼어난 일본어 구사 능력도 한몫했다. 앞서 12년 동안 ‘명가’ 요미우리 사령탑을 지켰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야쿠르트에 완패한 직후 사퇴했다. 최근 3연패 등 리그 7회 우승과 일본시리즈 3회 우승을 이끌었지만 “팀에 활력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팀을 떠났다. 후임으로는 요미우리 에이스 출신 해설가 에가와 스구루, 가와이 마사히로 수석코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승환이 활약한 한신은 재일교포 출신의 가네모토 도모아키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와다 유타카 감독의 연임이 결정됐지만 시즌 막판 우승 경쟁에서 맥없이 밀려 경질됐다. 가네모토는 1999년 7월 21일부터 2010년 4월 17일까지 1492경기를 교체 없이 출전해 ‘철인’으로 불린다. 일본에서 최장 ‘연속 경기 풀 이닝 출장’이다. 한신에서 뛴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880경기 연속 4번 타자로 나서 최다 연속 경기 4번 타자 출장 기록도 보유했다. 라쿠텐도 퍼시픽리그 꼴찌로 시즌을 마치자 오쿠보 히로미토 감독에게 즉각 경질을 통보했다. 대신 닛폰햄 등에서 우승을 일군 나시다 마사타카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서천시장에 군수 들어서니… 상인들 “동네방네 왔네”

    [자치단체장 25시] 서천시장에 군수 들어서니… 상인들 “동네방네 왔네”

    “그렇잖아도 군청으로 찾아가려고 했는데, 군수님 마침 잘 오셨네.” 노박래 충남 서천군수가 지난 7일 오후 2시쯤 서면 홍원항에 도착하자 김조규(68) 홍원어촌계장이 대뜸 이런 말을 던졌다. 얼굴이 꽤 굳어 있었다. 김씨는 줄곧 “어촌계에서 주차료를 받게 해달라”고 군수를 압박했다. 김씨가 군수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레저보트 때문이었다. 홍원항은 충남에서 드물게 선착장이 절벽 없이 바닷물로 이어져 레저보트를 띄우기 좋다. 마니아들이 죄다 이곳으로 몰리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트레일러에 레저보트를 싣고 승용차로 끌고 오다 보니 홍원항 주차장이 넓기는 해도 상당히 혼잡하다. 김씨는 “주말에 트레일러까지 길이 7m가 넘는 레저보트 차량이 600대만 들어와도 12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곳이 가득 찬다”며 “마을 입구까지 막아 회나 매운탕 등을 먹으러 온 관광객은 발도 못 붙이고 돌아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선착장을 점령해 어선의 입출항에도 큰 어려움이 있단다. 김씨는 “작은 레저보트는 잘 보이지도 않아 어선이 충돌했나 싶어 선장들이 깜짝 깜짝 놀란다”고 전했다. 또 어민들이 방생한 새끼 주꾸미까지 마구 잡아가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먹거리는 모두 싸오고 마을에는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혀를 찼다. 어민과 음식점 소득에 타격이 막대하다. 주민들이 주차 관리권을 요구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김씨는 “약간의 주차료만 받아도 레저보트 차량들이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군수는 신중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잘 따지는데 대충하면 주민들이 더 힘들어진다”면서 조례를 만들어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조례로 정해 시빗거리를 없애자는 것이다. 김씨는 “당장 급한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화를 냈지만 매사 신중하고 빈틈이 없는 노 군수를 신뢰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삼수 끝에 당선된 초선 단체장이지만 노 군수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소탈하고 친화력 있는 그의 면모도 있지만 뛰어난 능력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노 군수는 당선 직후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등을 놓고 10년 넘게 사사건건 부딪혔던 전북 군산시와 화합했다. 같은 당 단체장끼리도 하지 못한 것을 문동신 군산시장과 당이 다른 노 군수가 이를 해결하자 주민들은 적잖이 놀랐다. 노 군수는 “군의 앞날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느냐”고 되묻는다. 노 군수의 단체장 도전도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는 “관선 군수는 윗사람 눈치 보는 행정, 민선은 포퓰리즘 행정이 많은데 나는 군의 미래를 그리고 기초를 닦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 군수는 서천군 기획감사실장만 13년간 하다 충남도로 발령이 나 공보관 등을 거쳤다. 당시 ‘군수가 장차 라이벌이 될 노박래를 쫓아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그는 정년 5년을 앞두고 공직을 떠나 선거에 도전했지만 두 번 연거푸 실패했다. 홍원항을 떠난 노 군수는 서천특화시장을 찾았다. 지역 논밭과 바다에서 나오는 농수산물을 직판하는 곳이다. 노 군수가 도착하자 시장 아주머니들이 “‘동네방네’ 왔네”라면서 기쁘게 맞았다. ‘방네’가 이름과 발음이 비슷해 친근하게 부르는 별명이다. 노 군수는 일일이 손등을 두드려주면서 “얼마나 파셨느냐”고 물었다. 40대 한 여자 상인이 “가게 배수로 물이 안 빠진다”며 군수에게 달려왔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군수에게 하소연한다. 상인들은 지난해 7개월간 시장을 리모델링할 때 노 군수가 애쓰는 모습을 본 뒤 신뢰를 더 보내고 있다.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매일 나와 공사를 챙긴 것이다. 노 군수는 군 기획감사실장 때 금강하구 음식촌과 한산모시관을 만들어 서천 관광의 핵심으로 키운 경험이 있다. 구재칠 특화시장번영회장은 “한창 자는 새벽 4시에 ‘군수도 나왔는데, 회장은 뭐 하는 겨’라는 상인들의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다”고 웃었다. 시장 내 가게 주인만 300명이 넘는다. 노 군수는 “이 시장이 서천 경제활동의 중심”이라며 “관광객이 서천 어디를 찾든 대부분 이곳을 거치면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머잖아 부산 자갈치시장 못지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돈 군수가 상인회 사무실에 들어오자 오일환 이사가 “장사는 잘되는데 냉동시설이 부족하다. 무슨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따졌다. 노 군수는 “일목요연하게 설치해야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시장 전체 외관도 좋다. 성급하게 만들면 상인끼리 얼굴 붉힐 일도 생긴다”며 “몇 달만 기다려 달라”고 달랬다. 앞서 노 군수는 이날 아침 김 포자를 그물에 붙이는 작업을 하는 어가를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서천은 충남 김 생산량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김 생산지다. 이어 노 군수는 서천읍 문예의 전당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점심때 서면 춘장대해수욕장을 방문했다. 노 군수의 관용차는 카니발이다. 그는 “직원들도 태울 수 있어 현장 행정 하기에 딱 좋은 차”라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은 것은 18일까지 열리는 ‘춘장대 모래-송(song) 페스티벌’ 때문이다. 비수기 때 춘장대해수욕장을 활성화하려고 올해 처음 열었다. 서천군은 광어, 전어, 대하 등 수산물 축제를 여럿 열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노 군수는 춘장대 해변 음식점 주인 등과 점심을 먹은 뒤 축제 준비상황을 살폈다. 모래 조각 중인 작가에게 “모래 조각이 무너지지 않겠느냐”고 묻고는 어린 왕자 등을 새긴 조각품을 일일이 만져 보며 확인했다. 노 군수는 “수산업은 서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민소득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면서 “주말에도 새벽부터 서너 시간씩 어촌을 찾아가 어민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듣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서천시장에 군수 들어서니… 상인들 “동네방네 왔네”

    [자치단체장 25시] 서천시장에 군수 들어서니… 상인들 “동네방네 왔네”

    “그렇잖아도 군청으로 찾아가려고 했는데, 군수님 마침 잘 오셨네.” 노박래 충남 서천군수가 지난 7일 오후 2시쯤 서면 홍원항에 도착하자 김조규(68) 홍원어촌계장이 대뜸 이런 말을 던졌다. 얼굴이 꽤 굳어 있었다. 김씨는 줄곧 “어촌계에서 주차료를 받게 해달라”고 군수를 압박했다. 김씨가 군수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레저보트 때문이었다. 홍원항은 충남에서 드물게 선착장이 절벽 없이 바닷물로 이어져 레저보트를 띄우기 좋다. 마니아들이 죄다 이곳으로 몰리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트레일러에 레저보트를 싣고 승용차로 끌고 오다 보니 홍원항 주차장이 넓기는 해도 상당히 혼잡하다. 김씨는 “주말에 트레일러까지 길이 7m가 넘는 레저보트 차량이 600대만 들어와도 12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곳이 가득 찬다”며 “마을 입구까지 막아 회나 매운탕 등을 먹으러 온 관광객은 발도 못 붙이고 돌아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선착장을 점령해 어선의 입출항에도 큰 어려움이 있단다. 김씨는 “작은 레저보트는 잘 보이지도 않아 어선이 충돌했나 싶어 선장들이 깜짝깜짝 놀란다”고 전했다. 또 어민들이 방생한 새끼 주꾸미까지 마구 잡아가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먹거리는 모두 싸오고 마을에는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혀를 찼다. 어민과 음식점 소득에 타격이 막대하다. 주민들이 주차 관리권을 요구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김씨는 “약간의 주차료만 받아도 레저보트 차량들이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군수는 신중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잘 따지는데 대충하면 주민들이 더 힘들어진다”면서 조례를 만들어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조례로 정해 시빗거리를 없애자는 것이다. 김씨는 “당장 급한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화를 냈지만 매사 신중하고 빈틈이 없는 노 군수를 신뢰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삼수 끝에 당선된 초선 단체장이지만 노 군수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소탈하고 친화력 있는 그의 면모도 있지만 뛰어난 능력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노 군수는 당선 직후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등을 놓고 10년 넘게 사사건건 부딪혔던 전북 군산시와 화합했다. 같은 당 단체장끼리도 하지 못한 것을 문동신 군산시장과 당이 다른 노 군수가 이를 해결하자 주민들은 적잖이 놀랐다. 노 군수는 “군의 앞날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느냐”고 되묻는다. 노 군수의 단체장 도전도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는 “관선 군수는 윗사람 눈치 보는 행정, 민선은 포퓰리즘 행정이 많은데 나는 군의 미래를 그리고 기초를 닦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 군수는 서천군 기획감사실장만 13년간 하다 충남도로 발령이 나 공보관 등을 거쳤다. 당시 ‘군수가 장차 라이벌이 될 노박래를 쫓아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그는 정년 5년을 앞두고 공직을 떠나 선거에 도전했지만 두 번 연거푸 실패했다. 홍원항을 떠난 노 군수는 서천특화시장을 찾았다. 지역 논밭과 바다에서 나오는 농수산물을 직판하는 곳이다. 노 군수가 도착하자 시장 아주머니들이 “‘동네방네’ 왔네”라면서 기쁘게 맞았다. ‘방네’가 이름과 발음이 비슷해 친근하게 부르는 별명이다. 노 군수는 일일이 손등을 두드려주면서 “얼마나 파셨느냐”고 물었다. 40대 한 여자 상인이 “가게 배수로 물이 안 빠진다”며 군수에게 달려왔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군수에게 하소연한다. 상인들은 지난해 7개월간 시장을 리모델링할 때 노 군수가 애쓰는 모습을 본 뒤 신뢰를 더 보내고 있다.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매일 나와 공사를 챙긴 것이다. 노 군수는 군 기획감사실장 때 금강하구 음식촌과 한산모시관을 만들어 서천 관광의 핵심으로 키운 경험이 있다. 구재칠 특화시장번영회장은 “한창 자는 새벽 4시에 ‘군수도 나왔는데, 회장은 뭐 하는 겨’라는 상인들의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다”고 웃었다. 시장 내 가게 주인만 300명이 넘는다. 노 군수는 “이 시장이 서천 경제활동의 중심”이라며 “관광객이 서천 어디를 찾든 대부분 이곳을 거치면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머잖아 부산 자갈치시장 못지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돈 군수가 상인회 사무실에 들어오자 오일환 이사가 “장사는 잘되는데 냉동시설이 부족하다. 무슨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따졌다. 노 군수는 “일목요연하게 설치해야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시장 전체 외관도 좋다. 성급하게 만들면 상인끼리 얼굴 붉힐 일도 생긴다”며 “몇 달만 기다려 달라”고 달랬다. 앞서 노 군수는 이날 아침 김 포자를 그물에 붙이는 작업을 하는 어가를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서천은 충남 김 생산량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김 생산지다. 이어 노 군수는 서천읍 문예의 전당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점심때 서면 춘장대해수욕장을 방문했다. 노 군수의 관용차는 카니발이다. 그는 “직원들도 태울 수 있어 현장 행정 하기에 딱 좋은 차”라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은 것은 18일까지 열리는 ‘춘장대 모래-송(song) 페스티벌’ 때문이다. 비수기 때 춘장대해수욕장을 활성화하려고 올해 처음 열었다. 서천군은 광어, 전어, 대하 등 수산물 축제를 여럿 열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노 군수는 춘장대 해변 음식점 주인 등과 점심을 먹은 뒤 축제 준비상황을 살폈다. 모래 조각 중인 작가에게 “모래 조각이 무너지지 않겠느냐”고 묻고는 어린 왕자 등을 새긴 조각품을 일일이 만져 보며 확인했다. 노 군수는 “수산업은 서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민소득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면서 “주말에도 새벽부터 서너 시간씩 어촌을 찾아가 어민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듣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인기 많은 삼수 끝에 당선된 노박래 서천군수

    인기 많은 삼수 끝에 당선된 노박래 서천군수

      “그렇잖아도 군청으로 찾아가려고 했는데, 군수님 마침 잘 오셨네.” 노박래 충남 서천군수가 지난 7일 오후 2시쯤 서면 홍원항에 도착하자 김조규(68) 홍원어촌계장이 대뜸 이런 말을 던졌다. 얼굴이 꽤 굳어 있었다. 김씨는 줄곧 “어촌계에서 주차료를 받게 해달라”고 군수를 압박했다. 김씨가 군수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레저보트 때문이었다. 홍원항은 충남에서 드물게 선착장이 절벽 없이 바닷물로 이어져 레저보트를 띄우기 좋다. 마니아들이 죄다 이곳으로 몰리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트레일러에 레저보트를 싣고 승용차로 끌고 오다 보니 홍원항 주차장이 넓기는 해도 상당히 혼잡하다. 김씨는 “주말에 트레일러까지 길이 7m가 넘는 레저보트 차량이 600대만 들어와도 12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곳이 가득 찬다”며 “마을 입구까지 막아 회나 매운탕 등을 먹으러 온 관광객은 발도 못 붙이고 돌아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선착장을 점령해 어선의 입출항에도 큰 어려움이 있단다. 김씨는 “작은 레저보트는 잘 보이지도 않아 어선이 충돌했나 싶어 선장들이 깜짝깜짝 놀란다”고 전했다. 또 어민들이 방생한 새끼 주꾸미까지 마구 잡아가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먹거리는 모두 싸오고 마을에는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혀를 찼다. 어민과 음식점 소득에 타격이 막대하다. 주민들이 주차 관리권을 요구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김씨는 “약간의 주차료만 받아도 레저보트 차량들이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군수는 신중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잘 따지는데 대충하면 주민들이 더 힘들어진다”면서 조례를 만들어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조례로 정해 시빗거리를 없애자는 것이다. 김씨는 “당장 급한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화를 냈지만 매사 신중하고 빈틈이 없는 노 군수를 신뢰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삼수 끝에 당선된 초선 단체장이지만 노 군수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소탈하고 친화력 있는 그의 면모도 있지만 뛰어난 능력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노 군수는 당선 직후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등을 놓고 10년 넘게 사사건건 부딪혔던 전북 군산시와 화합했다. 같은 당 단체장끼리도 하지 못한 것을 문동신 군산시장과 당이 다른 노 군수가 이를 해결하자 주민들은 적잖이 놀랐다. 노 군수는 “군의 앞날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느냐”고 되묻는다. 노 군수의 단체장 도전도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는 “관선 군수는 윗사람 눈치 보는 행정, 민선은 포퓰리즘 행정이 많은데 나는 군의 미래를 그리고 기초를 닦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 군수는 서천군 기획감사실장만 13년간 하다 충남도로 발령이 나 공보관 등을 거쳤다. 당시 ‘군수가 장차 라이벌이 될 노박래를 쫓아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그는 정년 5년을 앞두고 공직을 떠나 선거에 도전했지만 두 번 연거푸 실패했다. 홍원항을 떠난 노 군수는 서천특화시장을 찾았다. 지역 논밭과 바다에서 나오는 농수산물을 직판하는 곳이다. 노 군수가 도착하자 시장 아주머니들이 “‘동네방네’ 왔네”라면서 기쁘게 맞았다. ‘방네’가 이름과 발음이 비슷해 친근하게 부르는 별명이다. 노 군수는 일일이 손등을 두드려주면서 “얼마나 파셨느냐”고 물었다. 40대 한 여자 상인이 “가게 배수로 물이 안 빠진다”며 군수에게 달려왔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군수에게 하소연한다. 상인들은 지난해 7개월간 시장을 리모델링할 때 노 군수가 애쓰는 모습을 본 뒤 신뢰를 더 보내고 있다.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매일 나와 공사를 챙긴 것이다. 노 군수는 군 기획감사실장 때 금강하구 음식촌과 한산모시관을 만들어 서천 관광의 핵심으로 키운 경험이 있다. 구재칠 특화시장번영회장은 “한창 자는 새벽 4시에 ‘군수도 나왔는데, 회장은 뭐 하는 겨’라는 상인들의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다”고 웃었다. 시장 내 가게 주인만 300명이 넘는다. 노 군수는 “이 시장이 서천 경제활동의 중심”이라며 “관광객이 서천 어디를 찾든 대부분 이곳을 거치면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머잖아 부산 자갈치시장 못지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돈 군수가 상인회 사무실에 들어오자 오일환 이사가 “장사는 잘되는데 냉동시설이 부족하다. 무슨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따졌다. 노 군수는 “일목요연하게 설치해야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시장 전체 외관도 좋다. 성급하게 만들면 상인끼리 얼굴 붉힐 일도 생긴다”며 “몇 달만 기다려 달라”고 달랬다. 앞서 노 군수는 이날 아침 김 포자를 그물에 붙이는 작업을 하는 어가를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서천은 충남 김 생산량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김 생산지다. 이어 노 군수는 서천읍 문예의 전당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점심때 서면 춘장대해수욕장을 방문했다. 노 군수의 관용차는 카니발이다. 그는 “직원들도 태울 수 있어 현장 행정 하기에 딱 좋은 차”라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은 것은 18일까지 열리는 ‘춘장대 모래-송(song) 페스티벌’ 때문이다. 비수기 때 춘장대해수욕장을 활성화하려고 올해 처음 열었다. 서천군은 광어, 전어, 대하 등 수산물 축제를 여럿 열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노 군수는 춘장대 해변 음식점 주인 등과 점심을 먹은 뒤 축제 준비상황을 살폈다. 모래조각 중인 작가에게 “모래 조각이 무너지지 않겠느냐”고 묻고는 어린 왕자 등을 새긴 조각품을 일일이 만져보며 확인했다. 노 군수는 “수산업은 서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민소득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면서 “주말에도 새벽부터 서너 시간씩 어촌을 찾아가 어민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듣는다”고 말했다. 글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의정 포커스] “쓰레기수거 대행업체 근로자 업무환경 개선”

    [의정 포커스] “쓰레기수거 대행업체 근로자 업무환경 개선”

    “구청 환경미화원의 평균 월급은 412만원이지만 대행업체 직원의 월급은 절반 수준인 237만원에 불과하다.” 정형진 성북구의회 의원(운영위원장)은 2002년부터 13년간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1일 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 의원은 “성북구 20개 동의 모든 생활폐기물 처리를 맡은 대행업체 직원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 여건에 시달리고 있다”며 구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청소 인력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성북구는 다른 지역보다 언덕이 많아 폐기물업체 직원의 업무량도 20% 많다고 설명했다.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은 가로 청소와 재활용품 수거 작업을 하고 음식물쓰레기 등 일반쓰레기는 모두 대행업체가 맡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고유 업무 외에도 겨울철 제설 작업, 각종 행사 지원 및 특별 청소, 쓰레기 줄이기 홍보 등으로 업무가 늘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신규 채용보다는 퇴직 인력이 더 많았다. 38명이 도로 청소를 맡고 있는데 하루 작업량도 도로 1.8㎞로 다른 구의 1.4㎞에 비해 많다. 재활용품 수거량도 한 사람당 1년에 163t으로 다른 자치구 평균인 154t보다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다. 정 의원은 부족한 환경미화원 인력 확충 외에도 조례 개정을 통해 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폐기물 대행업체는 평균 19.3년씩 장기 계약을 하고 있다. 그는 “쓰레기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대행업체도 적정한 이윤을 보장받고 주민들은 큰 부담 없이 깨끗한 도시에서 사는 방안을 구의회가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세종마을’

    [서울 핫 플레이스] ‘세종마을’

    서울은 역동적인 도시다. 쉴 새 없이 변화한다. 새 건축이 들어서 명소가 된 DDP가 있는가 하면, 조선의 500년 역사를 품고 있어서 입소문이 나는 곳도 있다. 이대역과 신촌역처럼 높은 임대료로 사람이 떠난 거리도 있고, 문화예술인들이 몰려 살며 새로 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25개 자치구는 ‘우리 동네 핫플레이스’를 발굴해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신들! 우리들! 어디로 가고 싶은가? ●경복궁 서쪽에 있어 서촌이라구요? ‘세종마을’이에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볼거리도 많고 힐링도 할 수 있는 곳 없을까. “에이~ 서울이 다 거기서 거기지. 그런 데가 어디 있어”라고 대부분이 답할 것이다. 서울의 심장부인 종로에 오감을 만족시키는 ‘핫플레이스’가 숨겨져 있다. 만남을 시작한 연인,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꿈꾸는 직장인, 여유를 느끼며 조용히 걷고 싶은 중년 부부 등 모두에게 추천할 곳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세종마을’이다. 세종마을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태종으로 등극하기 전 왕자에 불과했던 이방원이 경복궁 주변에서 살던 1397년 셋째 아들을 얻었으니 세종이다. 흔히 경복궁 동편을 ‘북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서촌’이라 부르는 지역이다. 서울시에서도 서촌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러나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쪽 지역을 ‘서촌’이라고 부른다면, 그 반대편인 북촌은 ‘동촌’이라 칭해야 맞다고 종로구의 역사학자들은 반박한다. 즉 조선시대 사대문 안에 형성된 마을의 이름은 경복궁 기준이 아니라, ‘도시 방위(方位)’를 기준으로 이름을 붙여야 하니,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촌’이라 부르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이름이라는 주장이다. ‘세종마을’은 2011년 5월에 종로구가 이름 붙였다. ‘세종마을’이든 ‘서촌’이든 이곳에 조선의 역사와 전설 같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서시 읊고… ‘청운문학 도서관’ 한옥 방에 누워 마음의 양식 쌓고… 세종마을에는 항일 시인 윤동주의 숨결이 있다. 집결지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고인의 육필 원고와 시집 등 133점을 전시하고 있다. 문학관 건물은 원래 수도가압장이었다. 흉물에 가까웠지만,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2012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입구에서 보면 평범한 현대식 건물처럼 보이지만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공간의 미학을 보게 된다. 2전시실은 천장이 하늘로 열려 있다. 뻥 뚫린 천장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한 시인의 삶을 더듬어보게 한다. ‘열린 우물’이라고 불린다. 3전시실은 윤동주 시인이 갇혔던 후쿠오카 형무소를 재현했다.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에 작은 나무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 답답하다. 그러나 곧 벽면에 이내 감동적인 영상이 나타난다. ‘서시’를 시작으로 한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다. 매 시간 네 차례씩 상영된다. 문학관 뒤편에는 ‘시인의 언덕’도 있어 잔디밭에 앉아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문학관을 나와 담쟁이넝쿨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면 고즈넉한 기와집들이 눈에 띈다. 생각지 못한 명칭에 놀란다. ‘청운문학 도서관’. 지하 1층에서 책을 빌려 올라와, 한옥 방에 앉거나 누워 볼 수 있다. 만여 권의 책이 있다. 방문을 열면 산이 보이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다리 쭉 뻗고 책을 읽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담장에는 사연이 있다. ‘돈의동 뉴타운’이 들어서며 철거한 한옥에서 3000여 장의 기와를 가져와 쌓았다. 근처 전통문화 체험공간 ‘무계원’도 서울시 등록 음식점 1호였던 ‘오진암’에서 목재와 돌들을 가져와 건물을 복원했다고 한다. 담장은 새것이지만 100년쯤 된 역사를 품은 것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앞에… 인왕산 ‘수성동 계곡’서 사진 한장 찰칵 무계원까지 돌아보고 나면 인왕산 자락길에 ‘수성동 계곡’이 나온다. 물소리가 아름다워 수성동이다. 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이곳에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배산임수, 뒤로는 산, 앞으로는 계곡이란 풍수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정선의 작품 중 ‘수성동’을 구현하려고 일부러 그림과 같은 위치에 돌다리도 조성해 놨다. 인왕제색도와 똑같은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 경주에만 석굴암이 있을쏘냐. 인왕산에도 ‘석굴암’이 있다. 잠시 인왕산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인왕산 자락 바위 밑에 터를 잡은 작은 암자지만, 바로 앞에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실제로 석굴 속에 부처가 있고 바로 앞 작은 연못에 연꽃도 피어 있다. 850m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므로 하이힐 산책은 금물이다. ●윤동주 하숙집터·이상의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들 속 보물찾기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통인시장 인근이 제격이다. 수성동 계곡을 뒤로하고 통인시장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편에 ‘윤동주 하숙집 터’가 있다. 담벼락에 붙은 안내판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하숙집에서 연희전문대를 걸어서 통학하던 윤 시인의 고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골목 왼편에는 구립 ‘박노수 미술관’이 있다. 박노수 화백은 간결한 운필, 파격적인 구도와 채색으로 한국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린다. 배우 이민정씨의 외할아버지로도 잘 알려졌다. 미술관은 박 화백이 실제로 거주하던 자택을 활용해 만들어 작품전은 물론, 생전의 작업실과 그가 아끼던 수석 정원 등을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을 마주하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상의 집’이 나온다. 시인 이상의 집터를 활용해 카페 겸 전시공간을 만든 것으로 통유리로 세운 깔끔한 건축이 특징이다. 한글 간판은 지난해 서울시 간판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 앞에는 60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대오서점’이 있다. 지난해 시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해 인증서가 붙어 있다. 안에 들어가면 잠시 둘러보는 것만도 25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골목 끝 대로변에는 영화 ‘수상한 그녀’의 촬영지가 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젊은 시절로 되돌려준 사진관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청운반점이라는 중국음식점이다. 이 인근에는 중요한 역사적 포인트 지점이 있다.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이다.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에서 1980년대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마을 이름의 의미를 떠올리며 눈도장 한 번씩 찍고 가자.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세종마을에 왔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명물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세종마을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가 있다. 50여년 전 연탄불에 떡을 구워 10원에 4개씩 팔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할머니가 불판에 기름을 둘러 비법 양념을 버무린 떡볶이를 달달 볶아 준다. 처음 먹자마자 놀랄만한 맛은 아니다. 뒤늦게 배꼽 잡고 웃는 개그처럼, 집에 가면 생각나는 게 기름 떡볶이의 매력이다. 아들에게 비법을 전수하며 3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할머니네’는 떡볶이를 시키면 깻잎전도 얹어 준다. 여러 집 중 어느 집이 더 맛있나 비교해 먹어볼 만하다. 통인시장 먹거리 탐방의 재미를 더해 주는 건 ‘도시락 카페’다. 엽전을 구입한 뒤 시장을 돌며 먹고 싶은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와 먹어 인기가 많다. 조용히 맛을 지켜가는 작은 가게도 있다. ‘요기요 김밥’이다. 주인 할머니는 과거 청와대에서 13년간 주방 보조로 음식을 하던 분이다. 메뉴는 김밥 하나다. 햄 대신 싱싱한 야채와 큼지막한 계란부침이 들어간다. 정성스런 손맛의 김밥에, 직접 담가 판매하는 식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청와대 하면 또 유명한 곳이 있다. 통인시장 입구에는 청와대에 납품하는 빵집으로 알려진 ‘효자 베이커리’가 있다. 인기 있는 빵들을 1~5등까지 순위를 붙여 처음 온 손님에게 시식을 권유한다. 식당에 앉아 여유 있게 밥을 먹고 싶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가면 된다. 통인시장에 전통의 손맛을 이어가는 노익장들이 있다면, 이곳은 요즘 씩씩한 청년 장사꾼들이 터를 잡고 있다. 감자집과 꼬치집이 대표적이다. 젊고 싹싹한 청년들이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며 거리시식도 선보인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걸쭉한 입담으로도 인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 주도 국제태권도연맹 새 총재 리용선 선출

    北 주도 국제태권도연맹 새 총재 리용선 선출

    북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13년간 총재를 맡아 온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수장이 바뀌었다. ITF는 27일 불가리아 플로브디브에서 총회를 열고 연맹 사무총장을 지낸 리용선 부위원장을 제3대 총재로 선출했다. 2002년부터 ITF를 이끌어 온 장 총재는 종신명예총재로 추대됐다. 장 총재가 77세의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각계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ITF 총회를 앞두고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북한이 주도하는 태권도 단체의 수장이 바뀌었지만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의 스포츠 교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세계 태권도계의 전망이다. 리 신임 총재는 2007년 사무차장을 지낼 당시 장 총재와 함께 ITF 시범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앞으로 장 총재는 IO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면서 WTF와의 교류 및 협력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블레어 “英 노동당 최대 위기… 골수 좌파 버려라”

    블레어 “英 노동당 최대 위기… 골수 좌파 버려라”

    “절벽을 향해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려 걸어가지 말라. 당신이 좌파든 우파든 중도든, 그리고 나를 지지하든 미워하든 상관없이 노동당이 처한 위기를 알아 달라.” 토니 블레어(왼쪽·62) 전 영국 총리가 노동당이 1906년 창당 이래 100여년 만에 최대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노동당 당수를 지낸 블레어 전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극좌 노선의) 제러미 코빈(오른쪽)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되면 노동당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이같이 우려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1997년 총선에서 ‘제3의 길’을 내걸고 집권해 13년간 정권을 이어 간 노동당의 간판 정치인이다. 당시 국유화, 소득 재분배 같은 좌파 공약을 과감히 버리고 시장과 경쟁을 중시하는 우파 가치관을 수용했다. 그는 코빈 의원을 겨냥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란 생각은 터무니없다”면서 “당을 자멸로부터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983년과 올해 총선에서의 노동당 참패를 거론하며 “2020년 우리가 겪을 패배는 이보다 더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코빈이 당수가 되면 노동당이 그리스의 시리자와 같은 반(反)긴축정당이 될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전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이번 발언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노동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 내부의 극심한 갈등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참패한 노동당은 이날 61만명의 유권자 등록을 마무리했다. ‘골수 좌파’인 코빈 의원은 지난 11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53%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앤디 버넘 후보를 배 이상 앞질러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확실하다. 그는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공공 부문 노조 활동가로 일했다. 1983년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뒤 33년째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철의 여인’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일궈낸 철도·에너지기업 민영화를 되돌려 다시 국유화하자고 주장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큰 폭으로 삭감하려는 복지예산도 복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좌파 원리주의자로 아들을 귀족학교에 보내려던 두 번째 아내와 크게 다툰 뒤 이혼해 세 번째 결혼 생활을 이어 가는 중이다. 정치권에선 블레어 전 총리의 발언을 총선 패배 뒤 불거진 당내 노선 갈등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노동당에선 좀 더 우파적인 정책을 요구하거나 제대로 된 진보 공약을 펼쳐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다. 블레어 노선을 추종하는 당원들은 “코빈 지지는 급진 좌파에 대한 반동적 현상일 뿐”이라며 “보수당은 쉬운 상대인 코빈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코빈 의원은 “노동당이 선거에 패한 것은 너무 좌측에 있어서가 아니라 긴축에 찬성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블레어 내각에서 환경장관을 지낸 마이클 미처도 “블레어주의가 1990년대 당을 능멸했다”며 코빈 지지를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에선 61만 유권자 가운데 16만 5000명이 막판 24시간 동안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적발된 1200여명의 ‘가짜 노동당 지지자’들은 코빈을 당선시키기 위한 외부 ‘침입자’들로 추정돼 당수 선출 연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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