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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층 창업지원 ‘희망가게’ 100호점 돌파

    저소득층 창업지원 ‘희망가게’ 100호점 돌파

    “희망을 밑천으로 가난에서 꼭 벗어나고 말겠어요.” 저소득층의 창업을 돕는 시민단체 사회연대은행의 실험,‘희망가게’가 100호점을 돌파하게 됐다.2003년 7월 1호점을 낸 지 2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사회연대은행은 국민기금 2차 창업지원자 671명 가운데 지난 5월 말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면접을 거쳐 100호점 창업자를 최종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2002년 12월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은 저소득층과 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 계층에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고 창업을 지원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무담보 소액대출)’ 활동을 벌이는 단체. 기존 금융권에서 외면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은행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라는 점에서 사회연대은행의 ‘자활 실험’은 일정 부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인당 1000만원씩 연이자 2%로 대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호서대 창업벤처대학원 3층. 현장실사까지 받은 지원자 120여명에 대한 최종 면접이 이뤄졌다. 경쟁률은 3대1. 지원 대상에 뽑힌 40여명은 1인당 1000만원씩 연 이자 2%로 대출받으며 4년에 걸쳐 갚게 된다. 이날 심사를 통해 선발된 희망가게 100호점 주인공은 이명희(48·여)씨. 지난해 12월 신청한 지 반년 만에 창업의 꿈을 이루게 됐다.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씨는 아들과 사는 모자가장이다. 이씨의 지갑에는 그 흔한 신용카드가 1개도 없다. 단 한번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전형적인 금융 소외계층이다. 식당에서 하루 5시간을 일하고 받는 돈은 2만원. 밤에 노점을 하는 이씨의 한달 수입은 60만원이 되지 않는다. 의류재활용 사업을 하겠다고 신청한 이씨는 대출금 1000만원과 힘겹게 모아온 300만원을 합쳐 가게를 마련할 생각이다. 이씨는 “‘나 같은 사람에게 누가 돈을 빌려줄까, 안 될 거야.’라는 생각에 몇번이나 포기하고 절망했다.”면서 “희망을 찾았으니 성공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업종·입지·판매망까지 전문가들이 토털관리 희망가게 1호는 경기 안산시의 애완견 의류업체 ‘퍼니독’.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창업한 11개 업체를 포함, 현재 92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대상인 사회연대은행의 소액 대출은 한국만의 특성이 반영됐다. 최근 정부가 자영업자의 구조조정 정책을 발표한 것처럼 실제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올리며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는 확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연대은행은 지속적인 사전·사후 관리 전략을 펴고 있다. 돈만 빌려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업종, 입지 선정, 판매망 구축에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대출금을 떼이거나 폐업한 희망가게가 1곳도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국내 빈곤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조흥은행이 연대은행에 50억원을 위탁,350여명의 창업 지원에 나섰다. 또 여성부 기금 24억원을 통해 올해 성매매 피해여성 80여명이 창업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700호점 창업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연대은행은 현재 18명인 상근 직원도 25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종수 운영위원장은 “빈곤층이 500만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2년 만에 100호점을 넘어선 것은 비록 더디지만 희망의 증거가 된다.”면서 “우리의 운동이 빈곤 퇴치의 새로운 모델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란 한국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은 1979년 설립된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을 모델로 했다.‘빈민의 은행’이라는 그라민 은행은 27달러로 문을 열어 30여년 만에 자본금을 41억달러로 부풀려 440만명에게 대출하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 250여개의 유사단체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신나는 조합과 사회연대은행이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리동네 문화 한마당] 효마당극 ‘쪽빛황혼’

    [우리동네 문화 한마당] 효마당극 ‘쪽빛황혼’

    ●4일 오후 4시 산기슭공원 (금천구), 5일 오후 4시 고척근린공원 (개봉역) 민족예술단 우금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마당극 단체로 농촌문제를 다룬 ‘아줌마 만세’, 환경문제를 다룬 ‘형설지공’ 등 뛰어난 작품을 많이 만들어왔습니다. 우금치가 만든 효마당극 ‘쪽빛황혼’은 2000년 문화관광부의 ‘전통연희개발’ 작품으로 선정된 이후 지금까지 전국 120여회의 순회공연을 가졌습니다.‘쪽빛 황혼’은 겉으로는 노인복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언젠가 노인이 될 우리들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있는 아픈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노인문제만을 심각하게 그려낸 작품이 아닙니다.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공연시간 내내 넘쳐나고, 때로는 웃음바다를 만들고, 불을 뿜는 추억의 약장수와 탈춤, 진도만가, 판소리 등 우리의 전통 연희가 시원하게 펼쳐져 우리의 눈과 귀를 쉬지 않고 즐겁게 하는 우리의 ‘마당극’입니다. 저희 국립극장에서도 이번 2005 국립극장 새단장 축제의 일환으로 우금치의 쪽빛황혼을 초청하였습니다. 국립극장의 마당인 하늘극장에서 이들의 신명나는 놀이판이 펼쳐졌고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셨습니다. 공연이 공연장 안에서만 행해지면 관객도 역시 한정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당극은 경계가 없는 마당이란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자 항상 노력합니다.‘2005서울시민문화한마당’은 이런 의미에서 더 큰 마당극입니다. 시민이 살고 있는 곳곳에 찾아가 문화를 보여주는, 아니 함께 참여하게 하는 현대적 의미의 마당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2005서울시민문화한마당’은 시민들과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집앞 공원에서 펼쳐지는 마당극인 셈이지요. 이 좋은 잔치에 우금치의 ‘쪽빛 황혼’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볼때 마다 새로운 감동으로 항상 즐거운 ‘쪽빛 황혼’. 이번 공연은 탁트인 공원에서 펼쳐지는 야외 ‘마당극’답게, 관객과 함께 더불어 하나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금치에게는 좀더 다양한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고, 우리 서울 시민들에게는 단순한 공연관람을 넘어서는 진한 ‘문화 체험’으로 기억되리라 믿습니다. 특히 젊은이들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그리고 아이들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웃고 울수 있는 공연, 그것이 ‘쪽빛 황혼’의 매력이고 ‘마당극’의 진정한 매력일 것입니다. 김명곤 국립극장장
  • 21세기 노라가 던진 충격

    21세기 노라가 던진 충격

    1879년 초연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일대 사건이었다.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주인공 ‘노라’가 인형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마침내 문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과 120여년 전의 일이다. 남녀평등 운운하는 자체가 촌스러운 언행으로 치부되는 요즘, 과연 더이상 노라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38)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반박한다. 새달 8∼1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인형의 집-노라’는 “19세기말과 지금 상황은 다르지 않으며, 남녀가 동등해졌다고 여기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그의 신념이 또렷이 담긴 작품이다. 독일 샤우뷔네극단을 이끄는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는 현재 유럽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 명망높은 아비뇽페스티벌은 지난해 30대 후반에 불과한 그에게 객원 디렉터의 자리를 내주고, 그의 작품 4편을 상영하는 극진한 대접을 해줬다. 유럽 연극전통의 맥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그의 연출 스타일은 ‘인형의 집-노라’에서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현대의 보보스족으로 변신한 노라 부부의 집은 디자이너 브랜드 가구들로 꾸며진 세련된 아파트. 노라 역시 훨씬 강하고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감미로운 팝과 록음악의 뒤섞임, 강렬한 조명, 빠른 무대전환이 젊은 연출가 특유의 에너지를 물씬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결말 부분. 집을 뛰쳐나가는 대신 노라가 선택한 길은 역대 ‘인형의 집’공연중 가장 충격적이다. 그래서일까.‘인형의 집-노라’는 2003년 초연 이후 베를린 연극제, 아비뇽 페스티벌, 런던 바비칸 센터 등 세계 유명 축제에 앞다퉈 초청됐다. 노라역의 배우 안네 티스머도 주목하자. 얼마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초청작 ‘리퀘스트 콘서트’에서 현대인의 고독한 일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열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다.3만∼7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자!아자! 시민기자] 도시주부들의 농촌체험

    “올해는 내가 심은 고구마를 먹을 수 있겠어요.” 지난 17일 서울 북부농협(조합장 조기창)은 도농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농촌체험행사를 개최했다.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가야리와 굴음리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제8기 여성대학 주부 수강생 120여명이 참가했다. 먼저 들른 가야리에서는 ‘종이멀칭’ 모내기법을 구경했다. 이 농법은 모판을 실은 이앙기가 특수처리된 종이를 물속에 깔면서 동시에 모판에 있던 어린 모를 종이에 뚫린 작은 구멍 속으로 심는 방법이다. 마을이장 권태국(49)씨는 “특수 살균처리된 종이가 병충해와 잡초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장의 별미인 도토리묵밥을 먹은 뒤 굴음리로 이동해 옥수수와 고구마 싹 심기에 나섰다. 원래 농민들이 파종을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라며 농장 개방하기를 꺼려하지만 이날 참가자들은 운좋게 파종을 경험할 수 있었다. 새가 파먹는 것을 막기 위해 빨갛게 약품처리를 한 옥수수알은 3인1조로 심었다. 맨앞 사람이 구멍을 내면 다음 사람이 옥수수알을 떨어뜨리고 세번째 사람이 구멍을 덮고, 밟는 식이다. 다음으로 이른 봄부터 묘목장에서 기른 고구마싹을 밭에 옮겨 심었다. 농촌에서 자라 경험이 있는 주부들이 즉석 조교로 나서기도 했다. 밭 주인 윤재식(54)씨는 “하루 품삯 4만원이 넘는 일꾼을 불러도 못할 일을 도시 주부들이 꼼꼼히 해줘 공짜로 큰 도움을 얻었다.”며 웃었다. 그는 텃밭을 가꾼다는 주부들에게는 고마움의 표시로 고구마싹을 몇 포기씩 나눠줬다. 참가자 서영자(56·여·강북구 수유2동)씨는 고구마싹을 받아들고는 “올가을엔 맛있는 여주 고구마를 집에서 캐먹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집으로 행하는 버스에 오르자 하루종일 잔뜩 흐렸던 하늘이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늘 심은 옥수수와 고구마가 뿌리를 잘 내릴 것이라며 창밖을 내다보는 주부들의 모습은 어느새 농민들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이병숙 시민기자 주부·수필가
  • 儒林(350)-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50)-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퇴계의 이 시는 일종의 선시(禪詩)이다. 퇴계가 노래한 대로 ‘다름없는 한 생각’이란 12살 때 발견한 ‘이’의 화두임을 알 수 있으며,‘이를 깨달아야만 마침내 성리학의 공부를 이룰 수 있다.’는 퇴계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10년 동안 퇴계는 한결같이 ‘이’의 한 생각에 전념하며 비로소 근원과 마주쳤음을 노래하였는데, 노래 중에 나오는 태허(太虛)란 용어는 북송의 학자였던 장횡거(張橫渠·1020~1077)가 주장하였던 ‘기일원(氣一元)’사상에서 나온 말이었다. 사상적으로는 불교를 배척하였으며, 우주의 만유(萬有)는 기(氣)의 집산에 따라 생멸, 변화하는 것이며, 기의 본체는 태허로서 태허가 곧 ‘기’라고 설법하였던 송나라 유학의 기초를 세운 사상가였다. 장횡거의 ‘태허는 곧 기’라는 사상은 소강절(邵康節·1011~1077)의 태극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유교의 역철학을 발전시켜 역(易)은 음과 양의 이원(二元)으로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음과 양의 태극(太極)으로 주장하였던 수리철학(數理哲學)의 대가였던 것이다. 퇴계가 유교의 도를 깨달아 태허를 알아보았다고 노래한 것은 이미 19살 때 이들의 철학에 깊이 빠져 음과 양, 그리고 강(剛)과 유(柔)의 사원을 깨달았을 뿐 아니라 이에서 파생되는 기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퇴계는 성리대전(性理大全)을 통해 이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때 심경을 퇴계는 언행록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내가 19살 때 처음으로 ‘성리대전’의 첫 권과 끝 권 두 권을 얻어 시험 삼아 읽어 보았더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기쁘고 눈이 열리는 듯하여 숙독(熟讀)하기를 오래하여 점점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비로소 학문의 길을 들어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학문의 길. 퇴계는 비로소 학문의 길에 들어설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는 일찍이 공자가 논어에서 ‘아침에 도에 대해서 들어 알게 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夕死可矣).’라고 말하였던 것처럼 자신이 득도(得道)하였음을 드러낸 말이었다. ‘성리대전’은 명나라의 ‘영락제(永樂帝)’의 명을 받아 호광(胡廣) 등 42명의 학자가 편찬한 책으로 송나라와 원나라의 성리학자 120여명의 학설을 집대성해 놓은 것이었다. 퇴계는 장횡거와 소강절과 같은 성리학자들을 바로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일종의 성리학 대백과사전이었는데, 퇴계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이 기쁘고, 눈이 열리는 ‘심안(心眼)’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퇴계가 얼마만큼 공부에 열심이었던가는 이 무렵 다음과 같은 고백을 통해 상세히 알 수 있다. “내가 젊었을 때 이 학문에 뜻을 두고 낮에는 쉬지 않고 밤에는 자지도 않고 공부를 하다가 드디어 고질을 얻어 지금까지 병폐(病廢)한 사람이 됨을 면치 못하였다. 학자들은 나를 따라올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자기의 기력을 헤아려서 잘 때는 자고 일어날 때는 일어나며, 때와 곳을 따라 자기 마음을 살피고 헤아리며, 이 마음으로 하여금 방일(放逸)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나처럼 병이 나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는가.”
  • 茶속의 산책-하동군 화개골

    茶속의 산책-하동군 화개골

    천년의 향기를 간직한 햇차의 유혹이 시작됐다. 경남 하동군 화개골 지리산 기슭에서 전해오는 은은한 야생차의 맛과 향이 입과 코를 자극한다. 화개골은 천년전 우리나라에 녹차가 처음 전해진 녹차 시배지. 이 곳에 가면 지리산 이슬을 머금고 자란 야생차를 손으로 따 전통 제다법으로 덖어(볶아)낸 수제차를 맛볼 수 있다. 탁트인 섬진강과 지리산의 푸르름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녹차의 날(5월25일)을 전후해 녹차의 본고장인 이곳에서 19∼22일에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행사와 함께 명차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쌓인 시름을 훌훌털고 입과 코와 눈, 그리고 마음까지 즐거운 ‘원조 녹차’의 맛을 찾아 떠나보자. ●천년의 향기 그윽한 원조 녹차 맛 따라 눈이 시원하다. 서울을 떠나 4시간 남짓 달렸을까. 야생차밭을 감싸안은 지리산과 섬진강의 푸르름이 눈 앞에 펼쳐졌다. 화개장터를 지나 화개골로 가는 쌍계사 입구는 봄 한때 하얀 벚꽃 세상을 연출했던 가로수들이 청량한 녹색 터널을 선사한다. 차창을 열자 5월의 싱그러운 바람이 가볍게 뺨을 스친다. 먼저 찾은 곳은 쌍계사 인근의 녹차 시배지. 우리나라 차의 원조임을 증명하 듯 깎아지른 듯한 산등성의 시배지 아래 우리나라에 처음 녹차씨를 가져온 김대렴 공의 추원비와 시배지 탑이 우뚝 서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남녘인 이곳에 심었고, 이를 진감선사가 널리 보급함으로써 우리나라 전통차 문화가 싹트게 됐다고 한다. 이 곳은 지방기념물 61호로 지정돼 있으며, 차인들이 대렴공의 추원비와 시배지탑을 건립하고 매년 5월25일을 차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어 쌍계사 앞으로 흐르는 화개동천을 따라 올라가자 경사가 급한 산기슭 바위틈 사이로 차밭의 전경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 수건을 둘러맨 채 손으로 조심조심 찻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모습은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산세가 험해 찻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다소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광활한 전남 보성의 차밭을 본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정도로 작고 투박하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이 하동 녹차밭의 자랑이다. 비록 대량 생산은 못하지만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평지차가 인삼이라면 산지차는 산삼’이라며 입을 모은다. 그래서 하동 사람들은 다른 지역의 차와 구분해 이 곳 차를 굳이 ‘야생차’라고 부른다. 섬진강 맑은 물과 지리산의 깊은 지력을 흡입해서인지 차가 유난히 향이 짙다. 화개면 일대는 일조량이 높고 습도가 높은데다 일교차도 커 다른 지역보다 가장 좋은 첫물차인 우전(雨前)차 수확이 10일 이상 빠르다. 우전은 곡우(4월20일) 무렵을 전후해 차를 손으로 직접 딴다. 이렇게 딴 잎은 멍석에 말린 뒤 가마솥에서 볶고 비벼서 말리는 ‘덖음’과정을 거친다. 차를 덖어 내면 차맛이 은은한 향기를 띠며 차가 오랜 시간 우러나온다. ●국내 유일의 녹차명인을 만나다 이 곳은 시배지 답게 국내에서 유일한 ‘전통 수제녹차’ 명인인 박수근(61)씨가 살고 있다. 다원이 밀집한 화개동천변에서 명인다원(055-883-2216)을 운영하고 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촌이자 차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윤포산 스님과 선친인 박봉준 선생으로부터 전수를 받았다. 그는 “차는 색과 향과 미에 기가 더해진다.”면서 “차의 색은 연둣빛이 나야하며, 진하고 구수한 향이 나야 하고, 먹고 나면 단맛이 나야 하며, 만드는 사람의 혼신의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지역에서는 일본 품종인 야부기다종을 사용하지만 이 곳은 지리산 자락에서 자생하는 토종 차나무라고 말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중국 소엽종이지만 천년의 세월이 흘러 토종화된 셈이다. 말린 찻잎은 날로 먹어도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그는 올해는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불어 작황이 좋지 않아 최고 차인 우전·세작을 예년의 3분의1 수준인 1500통(한 통은 100g)밖에 만들지 못했다. 이 가운데 우전은 300통 정도로 2000평의 광활한 차밭에서 30㎏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전 가운데에서도 한해 10여통 정도밖에 만들지 않는 최고급은 한 통에 55만원 정도. ● 이렇게 가세요 자가용으로 서울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경부·중부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하동IC에서 빠져 시내로 들어와 19번 국도 쌍계사 방향으로 가면 만난다. 다른 방법으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주IC에서 나와 임실과 남원, 구례를 거쳐 내려오면 된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웰빙이벤트 담당(880-2375), 녹차산업계(880-2751) ■ 오~설록차 녹차를 말할 때 제주도를 빼놓으면 아쉽다. 제주에는 서귀포 도순다원, 남제주군 서광·한남다원 등 총 40만평의 다원이 아름답고 싱그러운 초록 세상을 선사한다. 또 제주를 여행할 때 녹차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오’설록 녹차박물관’을 지나치면 섭섭하다. 태평양의 대표적인 녹차 브랜드 설록차를 마시면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온다는,‘오∼, 설록’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이곳에서 녹차의 은은한 향과 멋을 즐길 수 있다. ●녹차의 역사를 담아 녹차밭이라면 보통 보성과 해남, 하동 등을 들지만 제주도야말로 녹차의 유적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주 남제주군은 조선시대 대학자이자 명필인 추사 김정희가 유배시절에 초의선사가 보내준 차를 마시며 외로움과 고통을 달랜 곳이다. 결국 많은 다인과 차를 통해 교류하며 다선삼매의 경지에 이르러 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연평균 기온 섭씨 15도, 강수량 연간 1800㎜, 일조량이 많지 않아 차 재배의 적지이지만 돌투성이 땅에 차를 재배하기는 힘들었다. 태평양은 이곳을 2년동안 개간하고 1984년 차묘목 100만 그루를 심기 시작하면서 옥토로 바꾸어 녹차의 명소로 성장시켰다. 15만평 규모의 서광다원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설록차박물관 오’설록이 세워져 있다. 햇빛 좋고 공기 좋은 최적의 차 생산지, 제주의 멋을 느낄 수 있고 녹차와 한국 전통 차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 학습공간, 푸른 빛으로 둘러싸인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으로 제 역할을 다한다. ●은은한 차 향기에 취해 1층 박물관에는 차와 관련된 세계의 역사, 공정과정, 삼국시대 토기잔과 상감기법으로 만든 고려잔 등 우리 찻잔 120여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돼 있어 흥미롭다. 2층 오’전망대에 오르면 넓게 펼쳐진 서광다원의 차밭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야외에는 방사탑, 물허벅 등 제주 전통 문화유산을 보기좋게 전시해 놓아 제주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설록의 길’이라는 운치있는 산책로를 마련해놓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을 위한 코스로도 딱이다. 다점에서는 연녹색의 녹차아이스크림, 녹차쿠키, 녹차초콜릿 등과 다양한 선물용 녹차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광활한 녹차 밭을 바라보며 먹는 2500원짜리 시원한 녹차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별미다. 먹는 것을 뺀 입장료, 주차비, 구경값은 모두 무료다. ●찾아가는 길 서광다원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제주터미널과 서귀포터미널에서 ‘서광서리’ 가는 차량을 타면 내려서 25∼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서부관광도로를 타고 ‘동광’ 이정표를 따라 ‘동광검문소’까지 간 뒤 ‘설록차 전시관’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다.(064-794-5312·www.sulloc.co.kr) 제주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손으로 우려내 다함께 茶茶茶 화개동천변 40리(16㎞)에는 다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데 대부분 무료로 차를 시음하는 것은 물론 구입할 수도 있다. 업체는 소량으로 수제차를 만드는 곳까지 합치면 200여곳에 이른다. 하동군의 연간 차 판매량이 200억원에 달하고 전국 생산량의 25%가 하동에서 난다. 그렇지만 손으로 직접 따 덖어내는 고급 차인 우전과 세작이 대부분이다. 천변에 있는 예쁜 목조건물인 고려다원(883-5007)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는 차밭 전경을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원장 하구(40)씨는 다산, 추사, 초의선사의 말을 빌여 야생차에 대해 자랑했다. 그는 ‘산다유향’(평지보다는 산지의 차가 향이 그윽하다),‘청취위성’(차의 색은 맑고 대나무 잎처럼 연녹색을 최고로 친다.),‘감윤위상’(맛이 달고, 부드러운 것을 최상으로 여긴다.),‘부초배근’(최고의 차는 손으로 덖어서 불에 말린다.) 등을 인용, 야생차의 장점을 말한다. 차는 따는 시기에 따라 우전과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뉘며, 찻잎이 여린 첫물에 딴 찻잎일수록 고급이다. 최고의 차는 우전으로 곡우(4월20일) 전후에 채취한 아주 어린 잎이며, 세작은 입하(5월6일) 전후에 딴 차다. 가격은 다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전이 6만∼10만원, 세작이 3만∼6만원, 중작이 2만∼3만원, 대작이 1만 5000∼2만원 정도다. 한편 하동군청은 19∼22일 3일동안 화개면 운수리 차시배지 일원(쌍계사)과 진교면 백련리 차사발 도요지 일대에서 ‘제9회 하동야생차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동안에는 각종 차를 20∼30%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차는 고온도와 습도, 산소, 광선 등의 영향에 따라 쉽게 변질되는 만큼 진공팩에 넣어 영하 5도 내외의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맛있는 차는 종류와 양, 시간, 다구, 물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이 난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다관(차를 우려낼 때 사용하는 도자기)을 사용할 경우 차를 충분히 끊인 뒤 숙우(물식힘 사발)와 찻잔에 붓는다. 이때 찻잔과 다기를 데우는 것으로 70∼80도 정도까지 식힌 뒤 250㎖의 물에 10g(5명 기준)에 식힌 물을 붓고 1∼2분 정도 우려낸 뒤 찻잔을 돌아가며 3회 정도 나누어 따른다. 특히 차는 마시는 것뿐만아니라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것으로 다례를 배워두면 좋다. 특히 생활속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야채나 과일을 씻을 때 찻잎을 우렸다가 그물로 헹궈주면 농약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찻잎을 우려 냉장고나 전자레인지에 넣어두면 찌든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주부 습진과 무좀을 차로 해결할 수 있는데 찻잎으로 손을 씻으면 손에 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놀랄 정도로 부드럽다. 하동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미군 코란모독’ 기사는 오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권 붕괴 이후 최악의 유혈 반미시위를 촉발시켰던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코란 모독 기사가 오보였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마크 휘태커 뉴스위크 편집장은 15일(현지시간) 독자에게 쓴 편지에서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미군들이 이슬람교 수감자들의 기를 꺾기 위해 코란에 모독을 가했다는 9일자 기사는 오보일 수 있다.”며 사과하는 한편 보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오보로 말미암아 아프간에서만 15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친 데다 전 세계 이슬람권에 반미감정이 확산된 터여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미안하다. 오보였다” 휘태커 편집장은 “기사의 일부 내용이 잘못된 점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폭력사태 희생자들과 사건에 말려든 미군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수용소의 미군 요원들이 코란을 변기에 넣고 일부는 그 상태에서 물을 내려 코란을 훼손시켰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군 수사관들이 확보했다는 기술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시인했다. 취재기자에게 이런 정황을 털어놓았던 고위 관계자는 뉴스위크측의 거듭된 사실 확인 요구에 더이상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해명의 골자다. 기사를 작성한 마이클 이시코프 기자는 미군의 학대행위를 다룬 지난 2003년 말 미 연방수사국(FBI)의 내부 이메일을 취재하다 익명의 소식통으로부터 이 이메일에 담겨 있지 않은 새로운 내용, 즉 코란 모독 사건에 대한 수사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는 제보를 접했다. 이시코프 기자는 남부사령부측에 문의했고 당연히 대변인은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국방부 고위관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코란 모독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다른 대목이 사실과 다르다고만 해명했다. 이에 따라 이시코프 기자는 새로운 내용을 기사화하기에 이르렀다고 뉴스위크는 주장했다. ●“미국 이미지 해치려는 음모” 이 보도는 지난 6일 파키스탄의 크리켓 영웅이며 파르베즈 무샤라프 정부를 강력히 성토해온 임란 칸이 기자회견을 열어 소개하면서 격렬한 반미시위의 기폭제가 됐다. 현지 라디오는 이슬람 성직자, 정부 관계자의 동조 발언을 앞다퉈 중계했고 이것은 곧 국경 너머 아프간으로까지 번졌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방글라데시·말레이시아 및 아랍연맹은 지난주 미군을 일제히 규탄했으며 아프간의 ‘닝가하르를 장악한 무자히딘전선(NPMF)’이란 단체는 미국과 친미정권을 상대로 성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미군 수뇌부는 이슬람권이 이 오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천재화가 김홍도의 그림일생 한눈에

    “김홍도는 얼굴을 그려도 우리의 얼굴을, 산수(山水)를 그려도 우리의 산수를 그렸다. 심지어는 노자, 장자도 우리 얼굴로 재탄생됐고, 관세음보살도 우리 어머니가 승화된 모습이다.” 한국민족미술연구소의 최완수 연구실장이 바라본 김홍도의 예술 세계다. 그는 단원 김홍도의 서거 200주기를 맞아 간송미술관이 마련한 ‘단원대전’의 기획자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중국 문화권에 속해 있던 조선시대 단원의 그림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작품으로 봤다. 그렇게 그는 우리의 ‘자존심’을 그림으로 살려낸 인물이다. 단원은 우리 고유 화풍을 그리기 시작한 겸재 정선의 충실한 계승자로서 그 역할을 다했던 것이다. 화원에서 활동한 궁중화가였던 그는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은 행운아다. 어린 나이에 궁중에 들어간 단원은 그의 나이 11세때 영조 세손이던 정조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 인연 덕분인지 정조에게 일본의 지도를 그려 바치기도 했고, 정조의 명으로 수원 용주사 ‘삼세여래불탱화’를 그렸다. 정조가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용주사에서 펴낸 ‘부모은중경’의 삽화를 그린 이도 바로 단원이다. 학예에 뛰어났던 정조 자신이 그림을 직접 그릴 정도로 그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재주 많은 단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단원은 다른 이들과 달리 산수, 인물, 사군자, 화조 등 모든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 하지만 그는 ‘제도권’ 화가로서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임금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자연 절제된 선과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그림은 당대 비슷한 나이의 신윤복의 화풍과 곧잘 비교된다. 권력과 멀리 있던 신윤복은 단원에 비해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 보니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그림을 그렸다. 한량과 기생의 애정 등을 묘사한 풍속도에서는 ‘모범생’ 단원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을 담아 냈다.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단원대전’에서는 이같은 단원의 일생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작품 120여점이 망라돼 있다. 특히 정조로부터 특별 대접을 받은 탓에 자신의 신분을 사대부로 착각한 단원의 정신 세계가 드러난 ‘소림야수’‘한산설정’등은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스산한 산옆 눈 덮인 정자를 그린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양반과 중인사이를 오간 단원 자신의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02)762-0442.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日, 안보리 진출 막판 ‘올인’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야망이 결실을 거둘 가능성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일본과 독일은 현재 110개국으로부터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나라와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G4’의 안보리 확대 결의안은 18개국 안팎의 동의만 더 얻으면 다음달 유엔 총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16일부터 사흘 동안 세계 각국에 파견돼 있는 일본대사 120여명을 본국으로 소환, 최종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확대 반대 ‘커피클럽’ 40∼50개국 불과 유엔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안보리 확대에 이렇다할 입장을 정하지 못한 국가들을 상대로 일본과 독일이 총공세를 펴면서 G4 확대 결의안이 총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밝혔다. 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191개 회원국의 3분의2인 128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과 이탈리아 등 안보리 확대에 반대하는 ‘커피클럽’은 40∼50개국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동표를 겨냥한 로비전에서 일본과 독일의 ‘금품 로비’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회를 통과한다고 해서 G4가 곧바로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회원국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 유엔헌장을 개정해야 하고 회원국 3분의2 이상이 국내 비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여기에다 마지막 관문이 하나 더 있다.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회원국 3분의1 이상의 국내 비준이 부결되면 일본 등의 상임이사국 진출 꿈은 날아가게 된다. 커피클럽측은 지난 10일 비공개협상에서 G4측에 중국이 자신들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인도 국영 PTI통신이 보도했다. G4의 확대 결의안은 4개국 외에 아프리카 2개국을 더해 상임이사국을 6개국 늘리고 비상임이사국을 4개국 늘리는 방안이다. 신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기존 상임이사국과 같은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표현이나 ‘원칙적으로 보유한다.’와 같은 애매한 표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당초 ‘6+3’이 고려됐으나 동구권을 포용하기 위해 ‘6+4’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G4는 다음주 중 영국과 프랑스 등 지지 국가들에 이같은 결의안을 제시한 뒤 다음달 초 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사상 유례없는 대사 소환령 일본 정부가 총 122명의 해외 주재 대사들 가운데 이라크를 뺀 대사 대부분을 소환,16일부터 사흘 동안 도쿄에서 회의를 갖는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같은 사상 유례없는 대사 소환령은 안보리 진출을 위한 막바지 외교전을 앞두고 각국의 지지 의사를 확인, 표로 연결하는 전략을 최종 점검하는 한편 대사들의 ‘군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누가 ‘미스터 김’ 모르시나요

    “54년 전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나를 구해줬던 소년병 ‘김씨’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6·25 전쟁 때 유엔군 소속으로 참전했던 그리스의 예비역 대령이 전쟁터에서 부상한 자신을 구해준 당시의 한국인 청년을 애타게 찾고 있다. 주인공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 29일 그리스군 육군 중위로 강원도 철원 인근 ‘스코치 313’ 고지에서 중공군과 대치했던 알렉산더 카라차스(84). 그해 10월 카라차스는 ‘스코치 313’ 고지에서 중화기부대 부지휘관으로 전투를 벌이다 복부에 큰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러나 두달가량 함께 막사생활을 했던 당시 18세 가량의 한국군 군무원에게 구조돼 다행히 목숨을 건지게 됐다. 하지만 자신을 도와줬던 이 청년에 대해 그가 지금 기억하는 것은 그의 성이 김씨였다는 게 유일하다. 카라차스는 지난 3월에도 그리스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김씨’의 소재를 파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지금도 당시만 생각하면 그때의 ‘김씨’가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스코치 313’ 고지는 강원도 철원 서쪽 6∼7㎞(당시 지명으로 갈곡과 독산리 사이)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당시 전투에서 그리스군 49명이 전사하고 120여명이 부상하는 등 그리스군이 6·25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를 치른 것이다. 카라차스는 최근 한국에 입국해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에 마련된 그리스군 참전기념비 단장공사를 직접 맡았으며, 지난 10일엔 보수공사가 완료된 기념비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김씨의 소재에 대해서는 주한 그리스대사관(02-729-1400)이나 수원보훈지청(031-259-1705)으로 연락하면 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생각나눔] 넘치는 독도사랑을 말려?

    [생각나눔] 넘치는 독도사랑을 말려?

    ‘수용능력은 부족하고 사람은 넘치고. ’독도관광 제한이 전면 해제된 이후 독도가 개방의 몸살을 앓고 있다. 입도 인원이 제한돼 있지만 훨씬 많은 사람이 독도를 찾기 때문이다. 정부와 환경단체는 독도의 수용능력 등을 감안해 현행대로 입도(入島) 인원 제한을 고수한다는 입장이지만 울릉군과 관광객 등은 대폭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보호위해 계속 규제” 정부는 지난달 24일 독도 관리지침 중 ‘독도 입도 및 체류 제한’ 규정을 삭제, 일반인에게 독도를 개방하면서 입도 인원을 1회 70명,1일 140명으로 제한했다. 환경훼손 등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현실을 감안, 상한선을 둔 것이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독도 방문을 신청한 선착순 70명에 대해 ‘독도 관람증’을 배부하고, 유람선에 1∼2명의 안전요원을 승선시켜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독도 방문인원 제한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27일 울릉도∼독도간 유람선 ‘삼봉호(106t·정원 210명)’를 취항 중인 ㈜독도관광해운에 따르면 독도가 개방된 이후 지난 26일까지 삼봉호가 독도에 접안한 횟수는 모두 25회에 이르며, 방문 인원은 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회당 평균 120여명이 독도를 밟은 셈이다. 천신만고 끝에 독도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관람증이 없다고 출입을 제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봉호 선장 송경찬(50)씨는 “독도 방문을 염원하는 일반인들을 통제할 별다른 방법이 없어 부득이 관련지침을 어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지난 23일 군과 독도경비대가 독도 개방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입도 통제에 나섰으나 무산됐다. 방문객들이 몸싸움까지 벌이며 “우리가 일본놈이냐, 북조선놈이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선장 송씨는 “기상관계로 1년에 50∼70일 정도 입도가 가능할 정도로 독도접안이 어려운데 누가 지척에 있는 독도를 배에서 보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울릉군 “승선 정원범위로 확대를” 이런 가운데 대아고속해운도 다음달 초부터 울릉도∼독도노선에 정원 445명인 445t급 유람선을 취항시킬 예정이어서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독도 방문인원을 원칙대로 통제할 경우 관광객들의 반발은 물론 여객선의 수입감소로 인한 운항 포기, 울릉도 관광객 감소 등 각종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 울릉군 관계자는 “입도 인원을 규정대로 엄격히 제한할 경우 엄청난 분란이 예상된다.”면서 “입도 허용인원을 승선 정원 범위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무너진 ‘용산PC 신화’

    무너진 ‘용산PC 신화’

    월세 12만원의 용산전자상가 소규모 점포에서 출발, 한때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PC신화’의 대명사로 불렸던 현주컴퓨터가 끝내 부도를 냈다. 이로써 한국의 ‘델 컴퓨터’를 꿈꾸던 청계천·용산 출신의 PC업체는 주연테크 정도만 남게 됐다. 로직스·컴마을·나래앤컴퍼니는 시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현주컴퓨터는 지난 23일 어음 24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부도를 낸 뒤 최종시한인 25일 오후 4시30분까지도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 회사는 사정이 어려웠던 지난 2003년 말에도 사실상 부도를 맞은 적이 있지만 창업주인 김대성(41) 사장이 경영권 매각을 선언하며 기사회생했었다. ●경기악화에 신뢰 상실로 인한 추락 당시 유니텍전자 등 중소 PC부품 협력업체들이 김 사장의 지분(26%)을 인수하기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2월 삼보정보통신 대표이사인 강웅철(36) 사장이 40억원을 들여 김 전 사장의 지분을 인수했다. 겨우 새 주인을 찾아 활로를 모색하는 듯했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지난해 10월 ‘자본잠식률 50% 이상’ 요건에 해당돼 관리 종목으로 편입된 것. 현 자본잠식률도 79%로 6월 결산법인인 현주컴퓨터가 오는 6월까지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코스닥 퇴출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12월 반기보고서는 회계감사 의견을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현주컴퓨터는 올 들어 서울 구로동 사옥 매각, 중국 컴퓨터회사로 인수설, 멕시코 정부와 PC 대량 공급계약 체결 등 숱한 ‘회생카드’를 내밀었다. 그때마다 주가가 상한가를 치는 등 반짝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결말을 내지 못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했다.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구로동 사옥매각은 3월 말로 예정됐던 인수 대금 잔금(158억원) 지급이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대행사인 인라이트 테크놀로지와 인수·합병(M&A)을 주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 실사까지 완료했지만 4월4일까지 마무리짓겠다던 본계약 체결은 아직도 미정이다. 중남미 PC시장 진출도 애초 회사측은 24만대 규모로 공시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10만대 정도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제대로 선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화는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 1989년 11월 김 전 사장이 단돈 30만원으로 서울 용산전자상가 매장 한구석을 월 12만원에 임대해 시작한 현주컴퓨터는 공대와 PC동아리 등 대학시장을 개척해 국내 PC업계 3위로 뛰어 올랐다. 강원도 춘천생인 김 전 사장은 신구전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한국종합전산, 서울반도체 근무를 거쳐 현주컴퓨터를 설립했다.98년 4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99년 1265억원,2000년 3325억원으로 뛰었다.2001년에는 코스닥에 입성하며 벤처신화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국내 PC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영진과 노조의 갈등이 파국을 불러왔다. 2002년부터 PC 수요가 급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현주컴퓨터는 코스닥 공모자금으로 사옥을 새로 짓고 TV 광고를 포함해 연간 100억원대 홍보마케팅 자금을 쏟아붓는 등 방만한 경영을 보이기 시작했다.2001년 뒤늦게 뛰어든 노트북 사업도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김 전 사장은 PC 판매로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자 인터넷전화 사업은 물론 ‘50원닷컴’ 등 인터넷사이트 운영에 나섰고 사옥을 담보로 80억원 이상을 차입해 상가분양사업도 벌였으나 별 재미를 못봤다. 이처럼 경영이 어려워지자 김 전 사장은 일방적으로 임금삭감과 80여명의 인력감축을 단행했고 직원들은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노조를 결성, 맞섰다. 김 전 사장은 2003년 말 ‘PC사업 철수’라는 엄포를 놓으며 노조를 견제하려 했지만 오히려 회사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말았다. 지난해 2월 강 사장이 회사를 인수한 뒤에도 노사갈등은 계속돼 5월부터 두달간 계속된 파업이 경영정상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벤처는 망해도 ‘오너’는 남는다 지난해 현주컴퓨터를 팔고 전동스쿠터 사업을 시작한 김 전 사장은 강원도 춘천에서 숙박시설인 한마음리조트를 운영중이다. 한마음리조트는 김 전 사장이 현주컴퓨터 연수원으로 지으려 했던 5500평 부지를 활용한 것으로 12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가 부품협력업체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던 계약을 깨가며 ‘챙긴’ 돈은 40억원.15년 벤처인생의 대가로는 적다고 할 수 있지만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 상당수가 회사를 떠나야 했던 아픔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현 사장인 강웅철 사장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중소 PC업체인 디오시스를 앞세워 모니터업체인 삼보정보통신을 인수한 강 사장은 이후 현대멀티캡·이미지퀘스트 등을 인수하려다 실패하고 현주컴퓨터를 손에 넣었다. 부임 이후 “현주를 다시 정상반열에 올려 놓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실적은 매출 194억원, 순손실 8억 3000만원으로 저조했다.2003년 같은 기간 매출액(1124억원)의 6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회사 경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와중에도 현주컴퓨터는 지난해 6월 강 사장 소유의 디오시스를 위해 19억원의 채무보증을 섰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외국동화 뛰는데 국산동화는 ‘제자리’

    극심한 출판시장의 불황에도 꿋꿋이 생명력을 유지하는 장르가 다름아닌 어린이책이다. 외풍을 상대적으로 덜 타서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는 덕에 어린이책은 출판사들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효자종목’으로 통할 정도다. 어린이 출판시장은 출판시장의 경색이 계속된 근년에도 변함없이 성장세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의 아동물 발행부수는 2134만 5314권.1577만여권을 기록했던 2003년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양적 팽창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편치만은 않다.“시장의 양적 팽창속도를 동화의 질(質)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출판가 안팎에서 드높다. 특히 문제로 꼽히는 부분이 순수 국산 창작동화의 부족. 외국아동서 번역물의 위세에 밀려 정작 우리 창작동화는 기를 펴지 못하는 현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번역물들은 시중 서점의 아동도서 코너를 ‘잠식’하다시피 한 현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운뎃자리를 독점하고 있는 건 언제나 몇몇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 에릭 칼, 앤서니 브라운, 존 버닝햄, 마거릿 와이즈, 미하일 엔데, 필리파 피어스, 코닉스버그, 아스트린드 린드그렌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어린이책 전문출판사의 한 기획자는 “해외에서 큰 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유명 작가의 작품은 베스트셀러로 띄우기가 쉽다.”면서 “책을 고르는 학부모들이 내용보다는 출판사나 작가의 명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 저작권을 따오기 위한 출판사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대개 해외 원작 동화 선인세는 2000달러 수준인데, 국내 출판사들의 제살깎기식 경쟁 탓에 최근 1만달러까지 올라간 사례도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털어놓았다. 이렇게 생긴 ‘거품’은 자연히 책값 인상으로 이어지게 마련. ●선인세 1만달러까지 치솟기도 이쯤 되니 창작동화가 설 땅은 상대적으로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작품성과 인지도를 고루 갖춰 ‘시장경쟁력’을 담보한 국내 동화작가는 열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순수 창작동화를 고집해온 출판사 푸른책들의 기획담당 김민영씨는 “창작동화를 소화할 글·그림 작가층이 너무 얇아, 기획을 끝내고도 작가 일정에 맞추느라 몇 달씩 맥 놓고 기다리기 일쑤”라면서 “국산동화가 수적 열세인 것도 문제이지만, 작가층이 얇아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지 못한다는 점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판사 이름만 다를 뿐, 닮은꼴의 글과 그림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렇듯 척박한 창작토양 때문에 알찬 기획이 안타깝게 주저앉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아비까비 꼬비까비’를 1권으로 현암사에서 야심차게 출발했던 ‘생명도깨비 토리아드 이야기’ 시리즈. 판매부진 때문에 출판사가 1년 넘게 후속 시리즈를 내지 못해 독자들이 난감해진 사례다. ●저학년용이 70~80%… 편중 심해 시류에 편승한 졸속·편중기획도 창작동화가 뿌리내리는 데에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1∼2년 동안 초등 저학년용 동화가 전체 창작물의 70∼80%를 차지할 만큼 ‘쏠림현상’을 낳고 있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어린 독자들에게 창작동화를 통한 문화 정체성을 심어주려는 노력은 다행히도 최근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인기 동화작가 채인선씨가 발기인이 되어 지난해 6월 만들어진 ‘우리책 사랑모임’(cafe.daum.net////booksforchildren)은 대표적 사례. 동화작가와 출판사·도서관 관계자, 일반인 등 120여명이 회원인 이 모임은 순회전시회(‘우리 아이에게 우리 책을’전), 작가 동화낭송 등 다각적인 창작동화 읽히기 운동을 벌이고 나섰다. 푸른숲 어린이책 박창희 팀장은 “창작동화 발전을 위해서는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려는 출판사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영미권 인기작가들의 작품을 덮어 놓고 신뢰하는 학부모들의 자세도 되돌아볼 문제”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양국 경제협력 강화 FTA 조속타결 기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왜곡 문제로 한·일 관계가 더없이 악화된 가운데 양국의 경제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일경제협회는 14∼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양국 경제인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양국의 경제연대와 향후 양국 기업간의 협력방안에 대해’를 주제로 제37회 한·일, 일·한경제인회의를 갖고 있다. 한국측 단장인 조석래 효성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의 한·일 관계는 ‘한·일 우정의 해’라는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하듯이 이번 갈등은 새롭고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는데 지나가야 할 하나의 길목이라고 생각하고 협력과 신뢰관계를 새로이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세토 유조 일·한경제협회장도 “최근의 양국 관계는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파장으로 우호적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때일수록 경제인들이 앞장서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한·일 경제협력 40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기조연설에서 “향후 경제협력 과제로 FTA 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한·중·일 3국간의 분업구조 확립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간 경제협력의 과제로 먼저 FTA 조기 타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간의 분업구조를 확립하고 동아시아권내 산업구조 재편과 산업고도화를 통해 한·일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 경제권 전체의 시장과 능력, 위상을 제고할 수 있도록 양국이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쿠다 히로시 일본 게이단렌 회장은 ‘중층적 한·일관계 구축을 향한 경제계의 역할’이라는 기조연설에서 “일본과 한국이 협력해 대처해 나가야 할 과제는 ‘동아시아 자유경제권 구현’이라고 본다.”며 한·중·일 3국의 경제 연계 강화를 강조했다. 양측은 15일 분과 및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 결과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일본 경제인들이 15일 이해찬 국무총리를 만나는 만큼 양국 관계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회의에는 우리측에서 조 회장과 박태준 한·일경제협회 명예회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나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유상부 포스코 고문,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30여명이 참석했으며, 일본측에서는 와타리 스기이치로 도시바 상담역 등 120여명이 참가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에서 “양국관계가 건전하고 올바른 협력관계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와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한·일 FTA는 장차 동북아를 포괄하는 지역협력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축하 메시지를 통해 “연내 FTA 관련 실질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번 회의가 민간차원에서 협정 체결을 위한 기운을 고양시켜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고] 일본우익의 ‘선물’/하종문 한신대 일본지역학과 교수

    2001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은 0.039%의 채택이라는 참패에도 굴하지 않고 4년 후의 ‘복수’를 공언했다. 이후 고이즈미 내각의 각료를 비롯한 우파 정치가는 노골적으로 새역모 편들기에 나섰다. 게다가 소위 납치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 몰아친 ‘북한 때리기’ 광풍은 새역모와 일본의 우익들에게 애국심과 국가주의를 부추기는 절호의 찬스로 비쳤다. 우리가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동안 새역모의 복수극 준비는 빈틈없이 진행되었다. 4월5일 새역모가 펴낸 후소샤 역사교과서는 재차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했다.4년 전에 137군데의 수정을 거친 누더기 교과서로도 검정에 합격했듯이, 이번에도 120여 군데의 오류가 지적된 함량미달의 교과서였다. 마치 월드컵처럼 4년 뒤에도 우리는 또 후소샤 교과서 등장이라는 뉴스를 봐야 할 것인가? 4년 전의 상황과 비교해 보자. 먼저 한국 정부의 경우,2001년에는 1998년의 한·일 파트너십 선언에서 ‘과거사는 청산되었다.’고 밝힌 것이 결정적으로 정부의 발목을 붙잡았다. 들끓는 국민감정에 떼밀리듯이 주일대사의 소환이나 재수정의 요구 같은 강공책을 뒤늦게 내놓았지만 그 효과는 그다지 없었다. 성급한 미봉책으로 탄생한 한·일역사공동위원회가 역사화해에 기여한 바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올해는 조금 다른 듯하다. 검정 발표 이전에 독도 문제로 양국 관계는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지 오래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대일 신 독트린이나 대통령의 담화에서 나와 있듯이, 인류보편적인 원칙이 한·일관계의 새로운 틀로서 천명된 바 있다. 그 구체적 실천의 장으로 주어진 것이 바로 역사교과서 문제이다. 따라서 분리 대응이라는 원칙이 결코 역사교과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문부과학성의 생색내기 검정을 통해 2001년도 수준에 턱걸이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일본호의 우향우가 너무 심각하다. 문제가 되는 기술내용에 대한 재수정 요구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일본 정부의 명확한 대처방안을 따지고 촉구할 일이다. 독도 문제와 마찬가지로 역사교과서 문제는 ‘역사 주권’을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확고한 인식과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시민사회의 대응도 짚어야 한다. 독도 문제는 뒤틀린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지만, 우리의 정당한 ‘공분’의 표출이 결코 다케시마를 노리는 일본의 우익과 같을 수는 없다.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내셔널리즘을 선동하는 일군의 한국인들은 작년 내내 친일청산 반대를 부르짖는 대열에 서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2001년은 국경과 민족으로 갈라진 한·일 양국의 ‘좋은 타자’를 발견하는 기회였으며, 그 결과 새역모의 참패를 이루어냈다. 바람직한 한·일관계와 동아시아의 미래를 걸고 벌어질 올해의 싸움은 ‘한국’이라는 틀에 시선을 가하고 그 외연을 넓히는 일과 결부되어야 한다. 지난 시절의 군사독재가 일본 보수정권과의 야합에서 자양분을 얻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현해탄을 사이에 둔 좋은 일본인과의 연대는 우리 내부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식민지지배와 침략전쟁으로 얼룩진 과거사를 청산하는 작업은 패자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모한 갈등과 대립으로 내몰려야 했던 보통 사람들의 해원이기 때문이다.4년 만에 새역모는 또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지역학과 교수
  • 로데오거리 패션문화 1번지 부활

    로데오거리 패션문화 1번지 부활

    “‘향락과 사치의 거리’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이들의 패션문화 거리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서울 강남구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가 새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기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압구정동 상가번영회 이재풍 회장은 5일 “하이서울 그랜드세일 행사를 시작으로 압구정 상가 활성화 기획을 적극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번영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활성화 기획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지역내 패션 문화상품권 사용을 촉진하고, 일어판 관광가이드북을 발행하며, 로데오거리 메인 도로의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불황으로 움츠러들었던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이다. ●상인들과 주민들 ‘불황 파고 넘자’ 움직임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이다. 일부 상인들과 압구정 2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로데오거리의 주요 도로 1.5㎞를 새로 정비하자는 내용의 건의안을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이 건의안은 양방향 도로를 일방 통행으로 바꾸고 보도를 넓히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나가는 차들과 주차하는 차들로 붐벼 쇼핑하기 불편했던 로데오거리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젊은이들이 여유롭게 걸어 다니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고 의자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구는 오는 12일 개선안에 대한 주민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명실상부한 패션문화 거리 만들 것” 상가번영회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압구정 문화축제와 6회째인 거리 패션쇼도 더욱 활성화시키자는 계획도 짜고 있다. 이 회장은 “압구정동에 ‘유흥문화만 있고 진정한 패션 문화는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함께 즐길 수 있는 패션 축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 패션쇼 입상자에게 장학금도 줘 의류학과 학생들의 참여도 독려한다. 특히 패션쇼가 ‘패션계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관련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복권 이벤트와 게임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패션 문화상품권’의 가맹점도 늘린다. 관광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번 ‘하이서울 그랜드 세일’에 처음으로 참여한 것도 관광객 유치의 하나로 추진한 것. 정찰제로 판매하는 브랜드 직영 매장들은 참여하지 못했지만, 자체적인 할인이 가능한 120여개 매장이 5∼30% 세일행사를 연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발행한 일본어판 관광 가이드북을 4월중 2차 발행해 배포할 예정이다. ●‘잘 나가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가 변화에 나선 까닭은 한때 이곳의 거리를 활보하는 부유층 젊은이들을 ‘오렌지족’으로 부르는 등 각종 유행어를 낳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1990년대 초반 압구정2동에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패션 로드숍과 음식점들이 늘어나면서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2년 6월 거리 입구에 상징탑이 건립되고 해마다 문화축제와 거리 패션쇼가 열리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곳도 불황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최근 2∼3년새 불황이 골이 깊어지면서 찾는 젊은이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 ‘명품족’들 사이에도 ‘알뜰 바람’이 불자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부쩍 늘어나는 특이한 현상도 나타났다. 이곳에서 10년간 옷가게를 운영해온 한 상인은 “작년에는 이곳을 떠나는 상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면서 “경제 사정이 안좋아질수록 ‘부유층의 사치스러운 문화의 상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가 활성화 사업과 함께 공익적인 사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25년째 압구정동에 살고 있다는 한기문씨는 “구에서 상가 활성화 계획을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익 중 일부를 공익적인 방향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웃돕기 행사’를 정기화하는 등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노력해 압구정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보건소 탐방/서울 강동구]‘웰빙 건강축제’ 한마당

    [보건소 탐방/서울 강동구]‘웰빙 건강축제’ 한마당

    서울 강동구가 ‘웰빙 건강축제의 바다’에 빠진다. 오는 28∼29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구 보건소에서는 각종 검진 및 건강을 주제로 한 행사가 이어진다. 관내 의사회, 한의사회, 간호사회, 약사회를 비롯한 각종 의료단체와 소방서, 경찰서, 건강관리협회 등 3000여명이 참가한다. 물론 참가비는 받지 않는다. 혈압·혈당·혈액검사 등 기초 건강검진을 해주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한 치매, 음주 의존도, 식생활 습관 점검과 운동처방도 뒤따른다. ●음주 테스트·줄넘기 왕중왕 선발등 다양 지나친 음주가 인체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가를 일깨우기 위해 일정 수치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가상해 특수 제작한 고글을 쓰고 실험해보는 음주 테스트도 흥미를 끈다. 내과·부인과·정신과·한방·치과 등 기본 진료과목 상담과 무알코올 칵테일 시음, 흡연예방을 위한 인형극 ‘푸르고 싱싱한 토끼나라’ 무대도 마련된다. 특히 28일에는 어르신 건강상식 퀴즈 경연,29일엔 줄넘기 왕중왕 선발대회 등의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이처럼 강동구보건소는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또 전국에서 드물게 명예 보건소장제를 실시하고 있다.10년 전인 1995년부터 그 산하에 각 동별로 명예 행정관 21명도 위촉했다. 정책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고, 각종 행사에 자원봉사를 이끌어내는 ‘주민자치 보건행정’의 한 수레바퀴인 셈이다. 무료 한방순회 진료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2000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침·뜸·부항을 시술해주는 등 정기적인 진료 및 건강관리를 해줌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으로 악화를 막아준다.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는 뜻도 담겨 있다. 경로당 10곳과 복지관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시설 15곳을 관내 한의원에서 1대1로 보건소에서 일하는 방문간호사들과 팀을 이뤄 월 1∼4회 시설을 찾아간다. 이로써 매년 120여회에 걸쳐 2100∼2600명이 ‘사랑의 인술(仁術)’의 혜택을 누린다. ●아동 성장발달 프로그램·명예 보건소장제 운영 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각종 제도들 덕분에 보호를 받지만 그 전엔 그렇지 못해 건강검진의 기회마저 놓치기 쉬운 취학전 어린이들을 위해 성장발달을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올해는 내년도 취학아동들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보건소 2층 건강검진실에서 의사와 간호사, 임상병리사 각 1명 등 5명이 전담하게 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미술학원, 가정탁아시설과 손잡고 192곳,4750여명의 아이들에게 혜택을 베푼다. 체중·비만도·시력·청력 측정은 기본이다. 빈혈·혈액검사·당뇨 가능성 여부에 대한 점검 뒤 종합판정을 내려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동구보건소는 니코틴 검사와 폐 모형·타르 추출액 전시와 흡연예방 인형극 등을 통해 담배의 폐해를 널리 알리고 올바른 운동법 강좌, 성폭력 예방 체험실, 시청각 자료를 비롯한 건강교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2층에 건강체험관을 만들 계획이다. 치매상담센터, 정신재활 프로그램 교실 확보 등 시설개선에 8월까지 예산 2억 3600여만원을 들인다. 임화빈(62·여) 명예보건소장은 “최근 들어 민간병원 수준으로 좋아져 시민들의 이웃으로 다가선 보건소에 대한 홍보, 독감 예방접종 등 행사 때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의 편의와 발마사지 봉사 등에 애쓰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근 회의에선 이동 진료소 확대 등을 건의했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욘사마 ‘외출’ 떠들썩

    욘사마 ‘외출’ 떠들썩

    독도문제로 한·일외교관계는 악화됐지만 ‘욘사마’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17일 오후 강원도 삼척시 죽서루에서 열린 배용준·손예진 주연의 영화 ‘외출’의 촬영현장에는 후지TV,NHK, 키네마준보 등 일본에서만 55개 매체 1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이밖에 미국 할리우드리포트, 홍콩의 이코노믹타임스를 비롯해 타이완, 중국에서 온 30여명의 해외 취재진과 국내 취재진 220여명 등 모두 370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제작사측은 이날 오전8시부터 12대의 버스를 대절해 대규모 수송작전을 벌였다. 영화 ‘외출’은 각자 배우자의 교통사고와 불륜을 맞닥뜨린 두 남녀가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은 멜로물. 이날 공개된 현장은 병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온 두 주인공이 죽서루를 거닐며 서로의 비슷한 감정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촬영 현장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으나 일본 관광객 수십여명이 죽서루밖에서 배용준을 기다리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중 일부 일본 여성팬들은 110만원의 요금을 내고 택시를 전세내 배용준의 촬영지를 뒤따르는 등 열성을 과시했다. 지난 2월 ‘외출’이 삼척 시내 곳곳에서 촬영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써 2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이곳은 개봉전부터 일본 관광객들의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다. 특히 ‘외출’의 촬영현장 공개가 알려진 이후에는 평소보다 배 이상의 일본 팬들이 몰려들었고, 기자회견 장소인 팰리스 호텔의 숙박시설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한편 촬영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용준은 독도문제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지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걱정하고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외출’은 오는 9월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 10개국에서 동시개봉할 예정이다. 삼척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LG “120개 제품·기술 세계1위로”

    LG그룹은 16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자회사 CEO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개발 성과 보고회’를 열어 세계 1위로 키울 제품 및 기술 120여개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차세대 단말기 및 멀티미디어 기술(WCDMA 휴대전화, 지상파·위성 DMB폰, 복합 PDA폰, 고화질 디카폰,MP3 음질기술, 지문인식 솔루션) ▲첨단 디스플레이(XGA급 싱글스캔 PDP 모듈, 슈퍼슬림TV, 초슬림형 LCD 모니터,OLED) 등을 1위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차세대 2차전지,PDP 광학필터 등을,LG필립스LCD는 55인치 HD TV용 LCD,LG이노텍은 휴대전화용 LCD 모듈,LG마이크론은 3차원 디스플레이용 필터,LG실트론은 무결함 실리콘 웨이퍼 등을 중점 육성사업으로 결정했다. 또 LG생명과학은 인간성장호르몬 등 바이오의약품을,LG생활건강은 한방 소재 고부가 화장품, 데이콤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전화서비스,LG CNS는 디지털미디어센터 등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LG는 이와 함께 이날 계열사 연구소장협의회를 열어 계열사간 공동연구를 통해 R&D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올해안에 R&D를 비롯, 계열사별 각 부문의 우수 인재에 대한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스톡옵션제도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LG는 이날 행사에서 LG전자 3세대 단말기 개발팀(대상), 포항공대 강봉구 교수가 참여한 PDP용 고속·고효율 구동기술연구팀(산학협동상) 등 21개 연구팀에 LG연구개발상을 수여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지금 그곳은] 뚝섬 서울숲 공사현장

    [지금 그곳은] 뚝섬 서울숲 공사현장

    꽃샘 추위가 전국에 몰아친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685번지 입구에는 ‘서울숲 조성 공사-서울을 맑고 푸르게’라는 글씨의 간판이 중장비의 주차 행렬 사이로 솟아있다. 뚝도정수사업소 오른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꼬리를 물고 있는 인적 없는 판잣집 마을. 한기와 흙먼지를 가득 실은 바람이 목덜미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버려진 개들만이 부서진 판잣집 문가 안에서 ‘컹컹’ 짖어대며 낯선 이를 맞았다. 이곳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서울의 허파’ 서울 숲 조성 공사 현장이다. 서울 숲은 서울시가 ‘뚝섬 숲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조성하는 대규모 자연 공원이다.250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존 뚝섬체육공원 일대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도시 숲으로 만드는 역점 사업이다. 성수동 1가 685 일대 35만여평 규모다. 서울숲에는 42만 3000여주의 다양한 수종과 고라니, 사슴 등 120여마리의 야생동물이 인간과 함께 숨쉬게 된다. 뚝섬이 예전의 면모를 되찾는 셈이다. 서울숲 공사는 현재 85% 이상 완료된 상태다. 소나무, 느티나무 등 큰 나무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심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숲 지하를 관통하는 도로와 진입부 공사를 끝내고 오는 6월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그러나 어디에나 빛과 그림자는 함께 있는 법이다. 서울숲 현장도 그 예외가 아니다. 용비교∼뚝섬길 사이 1㎞ 구간 왕복 4∼6차선 지하도로 건설 현장 앞에는 3채의 민가가 남아 있다. 중장비와 수백명의 공사 현장 인력들 사이의 외로운 섬인 셈이다. 이곳의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28년째 이곳에 뿌리를 내린 조윤환(50)씨는 1년 가까이 공사장의 소음과 먼지를 이웃삼아 살고 있다. “원래 685번지에만 400가구 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어요. 비록 공공용지 위에 무허가로 지은 집이었지만 다들 ‘자가 주택’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죠. 그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30만원도 손에 못 쥔 채 쫓겨나다시피 했습니다.” 남아 있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아파트 입주권.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사업상 철거되는 주택 소유주에게는 입주권이 나간다. 무허가건물이라도 82년 항공사진에 나와 있고, 동사무소에 등록이 돼 있으면 입주권을 준다. 그러나 서울시 등은 이들 집은 무허가 건물 대상으로 등재돼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항공사진에도 없는 등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주권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들은 집이 사진에만 나오지 않았을 뿐이고, 당시 전화요금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분양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며 행정 소송까지 낸 상태다. 서울시는 소송과는 상관 없이 서울숲의 개장을 위해 15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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