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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44) 가정폭력

    [서울이야기] (44) 가정폭력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환상을 무너뜨리는, 폭력으로 일그러진 가정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매맞는 아내와 상습적으로 폭행당하는 아이들, 가장 기본적인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 특히 최근 방송되고 있는 모 TV프로그램에서 비춰주고 있는 위기의 가정은 평화롭게만 보이는 우리 이웃들 속에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이 감추어져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가정폭력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배우자폭력, 부모의 자녀에 대한 폭력, 성인자녀의 노부모에 대한 폭력을 포함해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정 내에서의 폭력문제는 1980년대 초부터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배우자폭력을 심각한 인권침해의 문제로 보고 이에 관한 실태와 대책에 관한 조사연구, 상담과 쉼터 제공 등의 활동이 전개돼 왔다. 이러한 인식변화의 일환으로 1997년 가정폭력과 관련된 2개 법(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가정 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입법화되었고 이로써 가정폭력을 방지하고 법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과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게 되었다. 가정폭력에 대한 신고는 1366 및 가정폭력상담소,112,119, 보건복지통합콜센터 129 및 파출소, 경찰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가정폭력의 특성 가정이라는 사적공간의 특성상 가정폭력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채 개별가족의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어 왔으나 최근 다양한 가정폭력의 양상과 가정폭력으로 인한 신체·정서·사회적 부적응 실태가 점차 드러나고 가정폭력 후 가정해체로 인한 아동, 노인, 여성에 대한 사회적 보호의 문제가 사회에 심각하게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개입의 요청이 증대되었다.2004년 여성부에서 전국 혼인경험성인 61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폭력 실태조사에서 전국 기혼가구 6가구 가운데 1가구꼴로 부부사이에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그 성격상 숨겨진 범죄로 그 실태가 외부로 노출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가정폭력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가정폭력은 단순한 학대와 폭언의 수준을 넘어서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폭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경우 반복될수록 폭력의 강도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장기간 동안 노출되었던 극심한 가정폭력은 때때로 폭력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살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법무부의 의뢰로 실시된 조사에서 국내 유일의 여자교도소인 청주교도소의 수형자 431명 중 249명이 남편 혹은 애인 살인죄로 수감 중이며 이들 가운데 83%가 남성에게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매맞는 아내 증후군’이 법적인 판단기준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가정폭력, 왜? 가정 내에서의 폭력이 현대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의 아내 폭력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남성이 가부장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의 부산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즉 과거 유교적 가부장제하에서 절대적 우위를 누리던 남편의 위치가 산업사회에서의 각종 경제적 부담과 환경변화로 인해 가정내에서의 위치가 급락하면서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채 아내와의 갈등이 폭력의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IMF 외환위기 이후 남편의 아내 폭력이 급증한 주원인도 이렇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보다 보편적인 가정폭력의 발생원인으로 스트레스, 사회적인 학습, 성격장애, 알코올 및 약물남용 등 개인적인 요인과 재정적 어려움, 관계의 어려움 등 개인이 처한 상황적 요인의 조합 등의 다양한 원인들이 논의되고 있어서 폭력에 대한 개입 또한 복합적인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과 가정폭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결론은 일관적이지 않으나 최근에는 우리사회에서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연간 3조 2976억원 상당의 사회적 비용이 든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의 사회적 손실의 크기를 가늠하게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이 가정폭력을 일으킬 가능성을 1로 기준했을 때 상습음주자가 가정에서 심각한 신체적 폭력을 일으킬 위험도가 거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음주로 인해 가정폭력 발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폭력의 대물림 가정내에서 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이후에 타인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언어적, 물리적 폭력의 사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05년 실시한 의식조사에서는 과거 부모로부터 폭력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보다도 부모의 싸움을 목격한 폭력의 간접적 경험자들이 갈등상황 시 폭력적 수단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부모의 폭력을 목격하고 자란 아이들은 폭력에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어서 성장 후 갈등 상황에 부딪쳤을 때 폭력을 빈번히 사용하게 되어 폭력의 대물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폭력 신고 이후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와 당장 집으로 돌아가기 어렵고 남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면 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보호시설은 피해자를 일시 보호하고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안정 및 가정복귀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2005년 현재 전국에 48곳의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보호시설에서는 기본업무 외에 의료서비스기관과 연계되어 있거나 자활을 위한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등 가정폭력피해자의 안정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소규모 단기보호시설로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사회복귀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관련기관간의 기능연계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아동 학대 우리사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심각한 가정폭력은 아동학대이다. 아동복지법에서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또는 가해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으로 정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 아동복지법에 의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학대예방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는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아동학대 신고를 의무화하고 긴급전화(1391)를 설치해 학대아동에 대한 보호체계를 갖추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2005년 5월 현재 20개소의 중앙 및 지방아동학대예방센터와 19개의 소규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학대신고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현장조사 인근시설 또는 의료시설에 격리조치하거나 장기간 보호가 필요한 경우 대리양육 내지 시설입소에 의한 보호조치를 의뢰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취하게 된다. 2004년 한해 동안 전국 38개 아동학대예방센터의 아동학대 신고전화 1391을 통해 신고 접수된 4880건의 아동학대 의심사례의 피해아동의 가족유형을 파악한 결과 학대행위자가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특히 친부에 의한 학대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부자가정에서 발생한 학대건수가 전체 아동학대사례의 45.9%로 상당수의 학대가 모·부자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모·부자가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개입의 필요성이 지적되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위가 절대적으로 인정되고 가정의 종적관계를 강조하는 가족문화는 한국사회에서 부모의 자녀폭력문제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그러나 학대가 아동의 전반적인 삶에 미치는 악영향은 단순한 상처와 고통을 넘어서는 것이다. 특히 신체 학대의 결과는 단순한 타박상, 골절 등에 그치지 않고 심할 경우 뇌손상, 영구적 장애 등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단 한번의 학대에 의해 목숨까지 잃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학대받은 아동들은 낮은 자아존중감,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 공격적 행동,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청소년기의 가출, 약물과 알코올중독, 범죄, 매춘 등의 각종 사회문제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린시절에 받았던 학대경험은 자신의 자녀에게도 대를 이어 반복 악순환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동학대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폭력을 허용하는 문화 사라져야 우리나라에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아내와 북어는 때려야 제맛이 난다’‘예쁜 자식 매하나 더 준다’ 는 등의 옛 속담이 있다. 이러한 속담들은 우리사회에 가정폭력을 무의식적으로 허용하는 문화가 존재해왔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제 이러한 문화는 건강한 가족관계를 강조하는 가족문화로 대치되어야 할 것이다. 가정폭력은 한 가정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비롯한 가족 모두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들게 하고 나아가 그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폐해는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의 기초가 된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빌지 않더라도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가정이 보장되지 않는 한 안전한 사회, 건강한 사회를 기대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가정, 바로 우리사회가 함께 꿈꾸어야 할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이다.
  • “범행 25분뒤는 현행범”

    목욕탕에서 소란을 피우고 현장에서 25분 뒤 경찰관의 체포에 불응하며 경찰관을 때린 30대 남자에게 법원이 “현행범이 경찰관의 체포에 불응했다.”면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했다. 지난해 4월 전모(38·회사원)씨는 청주시 흥덕구의 한 목욕탕을 찾았다. 전씨는 종업원 박모(42)씨에게 안마요금을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퉁명스러운 대답에 박씨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25분 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전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112순찰차에 태우려는 순간 전씨는 이번에는 경찰관까지 얼굴을 때리는 등 반항했다. 전씨는 박씨에 대한 상해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됐다.1심은 전씨에게 기소내용대로 죄가 있다며 징역 8월을 선고했다.2심은 “전씨가 사건이 난 뒤 25분이나 지나 현행범이 아닌 만큼 공무집행방해죄는 인정할 수 없다.”고 징역 6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 2부(주심 손지열 대법관)은 26일 “전씨는 경찰이 체포할 당시 현행범으로 봐야 한다.”면서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靑·경찰수뇌부 진짜 몰랐나

    靑·경찰수뇌부 진짜 몰랐나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배모(60)씨의 음주운전 사고를 관할 경찰이 축소·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 수뇌부가 이를 사실상 ‘지휘’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너무나 쉽게 밝힐 수 있는 사건경위를 두 차례에 걸친 관할 경찰청의 감찰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지난 2일 한 일간지가 ‘2003년 4월 대통령 사돈 배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고 보도하면서 공론화됐다. 당시 사고 피해자인 임모(42) 경사는 제보를 통해 “대통령 사돈의 음주 교통사고를 경찰과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의혹 자체를 즉각 부인했다. 당시 경찰청은 “2004년 10월과 2005년 2월 관할 경남경찰청이 실시했던 김해경찰서에 대한 감찰결과에 따르면 단순한 물적피해 사고이며, 임 경사의 청와대 진정은 이미 내사종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5일 이택순 신임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그동안의 사고 은폐사실을 실토했다. 이 청장은 “배씨가 식사자리에서 소주를 2잔 정도 마신 뒤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다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경찰청이 사고 당일 근무일지 및 112순찰 근무일지, 경찰서 상황실 112신고 처리부 등을 확인하지 않는 등 부실감찰을 한 사실도 시인했다. 하지만 ‘부실감찰’이 아니라 ‘의도적인 봐주기’였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청와대가 얽힌 사안인 만큼 경찰이 알아서 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배씨와 임씨를 대질만 시켰더라면 금세 진상이 밝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남경찰청측은 “임 경사가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피해자 신분이라 강제로 조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는 해명을 했다. 경찰 감찰에 현직 경찰이 비협조적이라 조사를 못 했다는 납득되지 않는 변명이다. 이 경찰청장의 ‘축소은폐 시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경찰은 배씨가 대통령 사돈이라는 점을 이용해 임 경사가 수시로 승진 및 보상, 보직을 부탁했고 이를 들어주지 않자 언론에 폭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밝혔다. 경찰서장 등 상사들에게 승진보상 등을 들먹이며 거세게 항의했다고 했다. 이는 엄격한 규율이 요구되는 경찰조직에서 있을 수 없는 공갈과 하극상이지만 그동안 임 경사는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배씨의 음주사실을 당시 경찰 최상부에서 정말로 몰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임 경사는 서울신문의 전화취재에서 “당시 근속승진이 보장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승진을 거론할 이유가 없었으며 승진은 청와대 모 인사가 나를 만나 먼저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배씨 관련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해온 청와대는 이날 한걸음 물러나 “청와대는 사실에 대한 은폐나 외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당초 의혹을 부인했던 것은 ‘음주사실은 확인할 수 없으며 사고 당시 합의종결 처리됐다.’는 감찰결과를 보고받고 내린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대궁(大弓)양행, 남선(南鮮)물산, 조선(朝鮮)선재, 동국(東國)제강…. 고 대원(大圓) 장경호 회장이 1929년 설립한 가마니 회사 대궁양행을 시초로 한 동국제강그룹의 사명 변천사에는 웅대한 포부가 담겨있다. 활을 숭상하는 민족사를 표방한 대궁이나 바다건너 남쪽으로 뻗어나가길 소망한 남선, 조선, 해뜨는 나라의 긍지를 담은 동국 등 장경호 회장이 강조한 민족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74년 락희(현 LG), 삼성, 현대, 한국화약에 이어 5대 그룹까지 올라섰던 동국제강그룹은 잇단 계열분리로 인해 지난해 4월 현재 자산 5조 8000억원으로 재계 26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가마니와 못을 팔며 시작한 이 전통의 그룹은 3세인 장세주(53) 회장대에 이르러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고 IT사업에 진출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남철로 수집한 철사 토막에서 연산 860만t체제로 장경호 창업주는 1899년 동래군 사중면 초량동에서 부농인 부친 장윤식씨와 모친 문염이씨 사이의 4남 2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지금의 부산 초량동 중앙시장 주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창업주는 1913년 서울의 보성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보성학교에는 부산출신 유학생이 단 두명 있었는데 나머지 한명이 4·19직후 과도정부 수반이었던 허정씨다. 둘은 광복 이후 각각 정치인, 기업가로 재회했는데 허정씨가 정계 은퇴 후 어렵게 살 때 장 회장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장 회장은 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 맏형 장경택씨가 운영하던 목재소 일을 돕고 농사를 크게 짓고 있던 두 형에게 가마니를 공급하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30세 되던 해인 1929년 대궁양행을 설립, 본격적인 가마니 장사에 나서면서 사업인생을 시작했다.1935년에는 남선물산을 세워 수산물 도매업, 미곡사업, 창고업 등으로 발을 넓혔다. 장 회장과 철(鐵)과의 인연은 우연찮게 시작됐다. 남선물산 창고에서 신선기(伸線機)를 설치해 철사와 못을 생산하던 재일교포가 창고에 화재가 발행하자 장 회장에게 신선기를 넘긴 것이다. 동국제강의 모태가 된 조선선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당시 장 회장은 검정 고무신을 신고 보퉁이를 맨 채 지남철을 들고 다니며 고철을 수집해 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동국제강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유니온스틸을 합쳐 무려 860만t에 이르지만 그 출발은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쇠붙이였던 것이다. 한국전쟁 후 재건사업으로 못 수요가 폭발하자 조선선재는 큰 돈을 벌게 됐고 195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동국제강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제철소 시대를 개막했다. 당산동 공장으로는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장 회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분개 소금’으로 유명했던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일대 갯벌을 매립해 20만평 규모의 부산제강소를 완공한다. 1965년에는 50t 규모의 국내 첫 ‘고로(高爐)’를 준공, 한국 철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당시 동국제강의 위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부산제강소를 방문, 종합제철소 건설을 맡아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장경호 회장은 “종합제철소는 민간기업이 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완곡히 사양했다. 이후 정부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을 설립, 오늘날 포스코를 탄생시켰으니 장 회장이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한국 철강사가 새로 씌어질 뻔했다. ●아내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하겠다, 강철왕 송원 장상태 장경호 창업회장이 동국제강그룹의 기틀을 닦았지만 장 회장은 워낙 불심(佛心)이 깊어 수시로 절에 들어가 100일간의 수행정진에 들어가는 등 현대적 의미의 경영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동국제강의 본격적인 역사는 195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당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던 고 장상태 회장이 전무로 입사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큰 형(고 장상준씨)과 공직에 있던 둘째 형(고 장상문씨)과 함께 동국제강을 키워 온 장상태 회장은 1964년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2세경영’을 시작했다. 장 회장은 2000년 4월 지병으로 별세할 때까지 국내 첫 후판공장 설립,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설립, 동일제강 인수, 한국철강·한국강업 인수, 연합철강·국제기계·국제통운 인수, 기업 상장, 직류전기로 도입, 포항 후판공장 준공, 국내 첫 항구적 무파업 선언, 부산제강소의 포항 이전, 일본 가와사키제철(현 JFE스틸)과의 포괄적 협력 체결 등 굵직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64년 취임 당시 4만 8000t에 불과했던 동국제강의 철강 생산량은 2000년 705만t으로 147배 증가했다.5억 6000만원이던 매출은 1조 5442억원으로 불어났다. 장 회장은 약간의 여유만 생겨도 설비투자에 나섰는데 주변에서 자금 걱정을 하자 “내 아내의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금을 마련할 테니 설비만큼은 최고를 써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장 회장의 존재감은 JFE홀딩스 스도 후미오 사장이 동국제강 사보 편찬팀과의 인터뷰에서 “장 회장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 때문에 지금도 동국제강 본사에 있는 장 회장 흉상 앞에 설 때면 자연스럽게 차렷자세로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스도 사장은 2005년 4월 방한했을 때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장 회장 납골탑을 참배하는 등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디지털경영 시도하는 3대 장세주 회장 동국제강은 장상태 회장 별세 직후 포항제철 사장을 역임한 김종진씨를 부회장으로 영입,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취임 1년여만인 2001년 7월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소를 방문하다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졸지에 수장을 잃은 동국제강 계열사 사장단은 ‘회장 주청의 글’을 통해 당시 장세주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키로 하지만 장 사장은 본인의 미흡한 점을 이유로 몇번을 사양했다. 장 사장은 선친과 교분이 두터웠던 박태준(현 포스코 명예회장) 전 국무총리와 해외 철강업계 수장, 모친인 김숙자(74)여사 등에게 차기 회장감을 상의했고 10여일의 고민끝에 “이젠 자네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박태준 회장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장세주 회장은 중앙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학사장교(ROTC)로 포병장교 근무를 마친 뒤 미국 타우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 경리부·일본지사·인천제강소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입사 22년만인 2000년이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에 입사해 부장때까지 다른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술도 마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현장에 있으라고 강조하셨는데 현장에서 쇳가루를 마시고 커야 나중에 본사에 오더라도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귀공자풍의 장 회장은 골프, 스키 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쉰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노보드도 수준급이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스키를 즐겼던 선친과 많이 닮았다. 골프실력도 남다르다.74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만큼 프로급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자웅’을 겨룰 정도다.2오버파 정도를 친다고 한다. 장 회장은 또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방 사장과 허광수 회장이 사돈이고, 장 회장 역시 범 LG가(家)와 사돈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 회장 취임 이후 동국제강은 매출이 2001년 1조 7852억원에서 2004년 3조 2674억원으로, 순이익은 149억원에서 456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장 회장은 2004년 7월 동국제강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CI(기업이미지)를 선포하면서 2008년 그룹 매출 7조원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2005년 들어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유일전자(현 DK유아이엘)와 시스템통합업체인 탑솔정보통신(현 DK유앤씨)을 인수하는 등 IT영역으로도 발을 뻗고 있다. 중앙기술연구소 설립,MBA급 인재 100명 육성, 경영혁신운동 가동 등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장 회장이 2005년 7월 ‘그룹경영회의’에서 주문한 내용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동국제강의 ‘체질’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경영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철강업, 물류업 등 우리 사업의 개념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선대 회장 시대의 경영패턴과 지금 시대에 해야 할 일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식하자.” ●창업회장 시절의 수수한 혼맥 장경호 창업회장은 보성고보 2학년 때 같은 고향 출신의 추명순씨와 결혼, 슬하에 6남 5녀를 뒀다. 창업회장이 성사시킨 11번의 혼사 가운데 유력가문이라고는 동명목재뿐이다. 장남으로 동국제강 회장을 지낸 고 장상준씨는 부산에서 사업을 하던 박상선씨의 딸 명년씨와 결혼,4남 2녀를 낳았다. 장상준씨의 장녀 옥자씨는 부산세무서장을 지낸 송귀범씨와 결혼했고 장남인 세창씨는 타워호텔 회장이었던 고 남상옥씨의 딸 덕자씨와 결혼했다. 덕자씨는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의 누나로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사촌동생이다. 차녀 옥빈씨는 태광그룹 이임룡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이영진씨와 결혼했다. 장상준 회장의 자녀들은 동국제강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선재 경영을 맡았는데 선친에 이어 아들들도 일찌감치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978년 시집 ‘여(旅)’를 펴내는 등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장남 장세창 전 동일제강 사장은 2000년 지병으로 별세했고 차남인 장세명 전 조선선재 사장도 2005년 12월2일 59세로 사망했다. 조선선재는 곧바로 장세명 전 사장의 아들인 장원영씨를 대표이사로 추대해 새출발했다. 보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원영씨는 불과 서른살이다. 3남인 장세승(57)씨는 조선선재 상무로 일하고 있다. ●불사를 이어받은 둘째 창업회장의 둘째 아들인 고 장상문씨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장상문씨의 부인은 부산의 대표기업이었던 동명목재 창업주인 고 강석진 회장의 딸 강정자(76)씨다. 장경호 창업회장과 동향인 강 회장은 같은 불자로 친분이 두터웠다. 외무부 차관보, 스웨덴·멕시코 대사, 유엔대사 등을 역임한 장상문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1989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전통문화 전문 출판사 ‘대원사’를 세웠다. 대원사는 현재 그의 아들인 장세우(57)대표가 맡고 있다. 장상문씨가 3대 이사장을 지낸 불교진흥원은 선친이 1975년 임종 직전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국불교의 중흥을 염원하는 서한과 함께 헌납한 31억 6000만원(현재가 2000억원)으로 설립됐다. 불교진흥원 초대 이사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 당시 제2무임소장관이 맡았다. 동국제강과 LG그룹은 이후 사돈지간으로 발전하는 등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2004년 동국제강 창사 50주년 기념식에 구본무 LG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었다. ●두 아들을 장교로 보낸 장상태 장남인 장상준씨가 일찍(1978년) 타계하고 차남은 회사 경영에 뜻이 없던 터라 동국제강은 3남인 고 장상태 회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장 회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사를 마치고 귀국, 잠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다 1956년 동국제강 전무로 회사에 발을 내디뎠다. 장 회장은 부산에서 무역업을 하던 김영희씨의 외동딸인 김숙자씨와 결혼해 2남 3녀를 뒀다. 김숙자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미모의 재원이었다. 김숙자씨는 시부모, 시동생 등 대가족을 모시고 살았는데 워낙 검박한 시아버지가 생활비(당시돈 500원)를 매일 매일 나눠주는 바람에 살림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남편인 장상태 회장도 농림부 장학금으로 미국유학을 다녀오면서 부친이 용돈을 많이 주지 않아 고생을 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미국 유학시절 부친이 차를 사주지 않아 걸어다녀야 했다고 한다. ROTC 출신인 장남 장세주 회장은 상명여대 교수를 지낸 남희정(44)씨와 결혼했다. 두 아들은 아직 학생이다. 막내인 장세욱(44) 동국제강 전무는 육사 41기생으로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96년에야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이후 남가주대 MBA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소위시절 친구 소개로 경제기획원 차관, 산업은행 총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한 김흥기씨의 딸 남연(42)씨와 연애 결혼했다. 장 전무의 처남도 육사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원래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선친의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장상태 회장의 장녀인 영빈씨는 지병으로 이미 세상을 떴다. 차녀인 문경(48)씨는 울산대 의대 교수로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윤준오(52)씨와,3녀 윤희(45)씨는 부산지역 실업가이자 8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이학만 화양실업 회장의 아들 철(47)씨와 결혼했다. 이철씨는 현재 철강유통회사인 세광스틸 사장이다. ●강철가문의 철 박물관 장상태 회장의 바로 아랫동생인 장상철씨는 부산제강소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등 동국제강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다 1991년 세상을 떴다. 장상철씨 사후 유족들은 세연문화재단을 설립해 고인의 뜻을 이어갔다. 세연문화재단은 2000년 충북 음성에 세연철박물관을 개관, 전통제철 복원실험, 대장간 조사 등 철강문화 발굴·보급에 힘쓰고 있다. 장녀 인경(47)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세훈(44)씨는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기계 전무로 일하고 있고, 차남 세한(41)씨는 철강판매사인 ㈜동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 은주(45)씨의 남편인 송봉헌(49)씨는 주 인도 공사다. ●불사와 사업을 동시에 장경호 창업회장의 5남인 장상건(71) 동국산업 회장은 부산지역 사업가인 김대성씨의 큰딸 명자(64)씨와 결혼,1남 3녀를 뒀다. 장 회장은 부산상고와 동국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동국제강 감사로 입사했다. 이후 동국제강 부사장, 동국건설 사장을 지낸 뒤 1977년부터 동국산업 경영을 맡아왔다. 장경호 창업회장이 1967년 설립한 대원사가 전신인 동국산업은 2001년 동국제강에서 계열분리됐고 현재 동국S&C, 대원스틸, 한려에너지개발, 동국내화, 신안풍력발전, 고덕풍력발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장상건 회장의 형인 고 장상준 회장 자손들이 운영하고 있는 조선선재 지분도 16.6% 갖고 있다. 동국산업은 현재 장상건 회장의 외아들인 장세희(38) 전무(경영관리본부장)가 21.52% 지분으로 최대 주주다. 장 전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96년 동국산업에 입사했다. 장 전무의 부인은 동방그룹 창업주인 김용대 회장의 차녀 유경(36)씨다. 장 회장의 차녀 혜경(42)씨는 김장&리 법률사무소 설립자인 고 김흥한 변호사의 아들 유동씨와 결혼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혜원(36)씨는 국민대 시각디자인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화려한 혼맥, 눈부신 성장 장경호 창업회장의 여섯 아들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이는 막내인 장상돈(69) 한국철강 회장이다. 경복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 조선선재에 입사, 동국제강 상무·전무를 거쳐 82년 한국철강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85년부터 98년까지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2001년 한국철강을 갖고 독립했다. 한국철강은 계열분리 뒤 환영철강, 영흥철강, 대흥산업을 인수하며 한국특수형강, 세화통운, 마산항5부두운영과 함께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철강 전문그룹으로 도약했다. 한국철강 자체만으로도 지난해 매출 6861억원, 순이익 1120억원을 거둔 알짜기업이다. 환영철강 역시 매출이 4000억원이 넘고 한국특수형강도 지난해 매출이 2500억원에 달한다. 장 회장은 동국대 재학시절 이화여대 미대생이던 신금순(66)씨와 연애결혼했다. 장인인 신종식씨는 한때 동국제강 계열사인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사장으로도 일했었다. 장 회장은 3남 2녀를 뒀는데 혼맥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장남인 장세현(42) 한국특수형강 대표이사 부사장은 뉴욕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한국철강에 입사했고 환영철강 부사장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화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원을 나온 차남 장세홍(40) 한국철강 전무는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차녀인 박은경(34)씨와 결혼했다. 박 전 회장은 재계혼맥이 두텁기로 유명한데 맏사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아들인 김선협씨, 셋째 사위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다. 3남 세일(35)씨는 영흥철강 기획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인 인영(38)씨는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은(42) LS전선 상무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이다.LG가와 동국제강의 남다른 인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ukelvin@seoul.co.kr ■ 장씨일가 불교와 인연 동국제강 장씨 일가를 이야기하면서 불교와의 인연을 빼놓기 어렵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묘비에는 ‘대원거사(大圓居士)’라고 새겨져 있다. 부인 고 추명순씨도 적선화라는 법명으로 통했다. 장 회장이 불교에 귀의한 계기는 17세 때 목격한 막내동생의 죽음이다.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된 장 회장은 양산 통도사 주지 구하 스님을 통해 처음 불교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1925년 통도사에서 첫 안거를 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잡았고 수시로 금강산 마하연, 통도사, 청도 운문사, 부산 금정사, 금정산 무위암 등에서 안거와 정진을 거듭했다. 장 회장의 불사는 이후 불서보급사 설립, 대중포교당인 대원정사 설립 등으로 발전한다.1973년 대원불교대학까지 설립한 장 회장은 죽음을 예감한 1975년 스웨덴 대사로 있던 차남 장상문씨에게 불사를 부탁하고 사재 30억원을 불교사업에 희사, 대한불교진흥원을 탄생시킨 뒤 스스로 자리에 누워 입적했다. 그가 임종 직전 남긴 열반송은 ‘심즉시불(心卽是佛), 마음이 곧 부처이니 이를 믿고 깨달으라.’는 말로 끝난다. 창업 회장을 이어받은 장상태 회장도 부산제강소를 이전하면서 1996년 100억원을 출연해 대원복지재단(현 송원문화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아동복지사업 등을 펼치며 선친의 유지를 이어갔다. 장 회장은 또 2000년 임종 직전 화장을 부탁해 장묘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는데 이 역시 그의 불심과 무관치 않다. 부인 김숙자씨, 아들인 장세주 회장, 장세욱 전무도 이미 화장을 약속했다. 창업회장이 생전에 불사를 부탁한 둘째 아들 장상문씨는 1981년 대원정사 이사장과 신행단체인 대원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선친이 못다이룬 사업에 속도를 냈다. 장상문씨는 1989년 불교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불교계의 숙원이었던 불교방송을 개국하는데 성공했다.UN방송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초대 불교방송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도 현재 대원정사 이사장직을 맡아 선친의 뜻을 받들고 있다. 동국산업은 1992년 재단법인 ‘불이원’을 설립,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 장 회장은 2004년 12월 부산에 대원정사 지원을 마련, 불교 포교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5년에는 사재를 털어 부산 대원불교대학을 개교, 부산·경남지역 불교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장상건 회장과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이 불교계열인 동국대를 졸업한 것도 이 집안과 불교와의 남다른 연을 짐작케 한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용인·천안·김해 경찰서 신설

    경찰청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됨에 따라 2008년 용인 서부서, 천안 동부서, 김해 서부서 등 1급 경찰서 3곳을 신설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지역은 2004년 한해 112신고가 3만 5000건 내외 접수되는 등 치안수요가 늘어나는 곳이다.2004년 현재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수’는 평균 521명이지만 경기 용인은 1425명, 충남 천안 1005명, 경남 김해 1079명이다.3개서가 신설되면 2007년 신설되는 경기 수원서부, 인천 삼산, 제주 서부 등 3개서를 포함해 전국 경찰서는 241곳으로 늘어난다.
  • [역세권 아파트 탐방] 잠실주공 5단지

    [역세권 아파트 탐방] 잠실주공 5단지

    잠실지구는 올림픽대교∼잠실대교∼청담대교 남단에 위치한다. 주변에 잠실종합운동장, 롯데월드, 올림픽공원이 있다. 어느 지역보다 대단위 스포츠·생활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저밀도 노후 단지로 즐비했지만 현재 대부분이 재건축 공사 중이어서 2008년 하반기가 되면 동부지역 최대의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거듭날 기대에 차 있다. 현재 주공 1∼4단지, 잠실시영 등의 재건축 공사가 활발하다. 인근 갤러리아팰리스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난 2월 입주했다.33∼96평형 741가구 규모다. 롯데캐슬골드, 스타파크 등 고급 주상복합도 속속 들어설 예정인데 롯데캐슬골드는 잠실역 사거리에서 눈길을 끄는 황금빛 초고층 빌딩이다. 지난 15일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며 잠실주공5단지와 제2롯데월드 부지 맞은 편에 있다.50∼99평형의 대형 평형이다. ●용도변경·제2롯데월드 추진에 고무 현재 이 지구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잠실주공 5단지다. 송파구 잠실동 27번지 일대 위치하고 15층 34∼36평형 30개동 총 3930가구 규모로 지난 78년 3월에 입주했다. 한강이 보이고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의 환승역인 잠실역과 맞붙어 있는 역세권 대단지다. 송파구청이 지난 10월말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서울시에 제출한데다 지상 112층 제2롯데월드 사업이 서울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지난해 말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라 있는 상태다.34평형 시세는 지난해 말에 비해 3억 가량 오른 9억 5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의 대지지분은 34평형이 23평,35평형은 24.5평,36평형은 24.5평이다. 과거 1단지 15평형의 대지지분이 17평이었는데 나중에 45평형으로 분양받은 바 있다. 만일 주공5단지가 원하는 대로 상업지구 용도변경 허가를 받는다면 용적률이 크게 늘어나 수익성은 커지겠지만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발생, 사업승인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추진위 승인 완료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이 완료된 상태지만 지역주민들은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며 재건축 추진을 보류하고 있다. 교육시설로는 신천초, 잠동초, 잠신초, 잠신중, 잠실중, 잠신고, 영동여고 등이 있다. 편의시설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서울아산병원, 롯데월드, 석촌호수공원, 한강시민공원, 올림픽공원 등이 있다. 현재 공사중인 잠실지구내 저밀도 재건축 단지인 주공 1·2·3·4단지, 잠실시영 등은 늘어나는 용적률의 일정부분을 임대아파트로 짓는 개발이익환수제와 강화된 소형 평형 의무비율 요건을 적용받지 않아 재건축 규제의 반사이익을 본 대표 단지로 지목된다.2008년 하반기까지 공사가 완료될 예정. 잠실지구에 모두 2만 4000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게 된다. ●빼어난 교통 환경·스포츠·생활체육·편의시설 오는 2007년 주공3단지와 레이크팰리스(주공4단지)가 입주하며,2008년 중으로 나머지 주공 1·2단지와 시영이 들어선다. 주공1·2단지, 잠실시영은 한강을 볼 수 있고 레이크팰리스는 석촌호수 조망이 가능하다. 이들 단지의 매력은 뛰어난 교통환경이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잠실역, 성내역과 가깝고 올림픽대로의 진입이 수월하다. ■ 도움말 내집마련정보사 김정용 팀장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고소득 전문직 탈세 왜 못 막나

    국세청이 부동산 투기혐의자 36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눈에 띄는 부류는 역시 변호사·의사·변리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사실 전문직의 소득탈루는 오랜 세월동안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고질적 병리현상이다. 이번에도 소득신고는 쥐꼬리만큼 하고 고가주택을 보유한 전문직 112명이 탈루와 투기혐의로 대거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월소득이 100만원이라고 신고한 변호사가 21억원짜리 고가주택에 살고 있다고 한다. 어느 한의사는 부인·자녀 명의로 고급주택 6채를 갖고 있으면서 5년간 소득 15억원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전문직의 이런 탈루행태는 수십년동안 변하지 않는 전형적 유형이다. 이 직종의 탈루자 중 조사받는 사람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전문직의 세금 탈루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우선 당사자들의 의식이 문제여서다. 소득추적 시스템도 아직은 허술하다. 부르는 게 값인 수임료·치료비 등의 현금수수 관행도 탈루 유혹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직능단체별로 자체 윤리규정을 두고 있지만 세금 앞에서는 휴지조각에 불과할 뿐이다. 성실납세는 국민으로서 대접받기 위한 의무이다. 그런데도 대다수 전문직은 국가로부터 혜택은 많이 받으면서 세금은 안 내려고 요리조리 피한다. 더구나 많이 배웠다며 사회지도층 행세까지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이들의 탈세를 줄이려면 국세청은 소득추적 및 검증기법을 더 정교하게 갖춰야 한다. 일반인들도 철저한 영수증받기 등을 통한 범사회적 감시망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것 외에 달리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
  • 연말정산 5개항 영수증 안내도 된다

    연말정산 5개항 영수증 안내도 된다

    올해 연말정산부터 봉급생활자들은 개인연금, 연금저축, 직업훈련비, 현금영수증 사용액, 보험적용을 받는 의료비와 관련한 영수증은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등 연말정산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연말정산 절차 간소화 국세청 이병대 법인납세국장은 28일 “다음달 6일부터 개인연금을 비롯한 5개 항목은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를 통해 소득공제금액을 확인해 제출하면 된다.”고 밝혔다. 개인연금과 연금저축, 직업훈련비의 경우는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국세정보서비스→연말정산신고 안내’로 이동해 ‘나의 소득공제 조회’를 클릭,‘조회내역서’를 출력해 회사에 내면 된다. 보험 적용을 받는 의료비는 국세청 홈페이지의 연말정산 화면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접속하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www.nhic.or.kr)에 바로 접속해 ‘회원서비스→개인회원 로그인(회원가입)’ 후 ‘의료비 부담 내역서’를 출력하면 된다. 현금영수증은 국세청 홈페이지의 연말정산 화면에서 현금영수증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현금영수증 홈페이지(http://현금영수증.kr)에 바로 접속해 회원으로 등록한 뒤 ‘소비자 로그인→현금영수증 사용금액 조회’에서 찾으면 된다. 현금영수증은 출력할 필요는 없고, 금액을 소득공제신청서에 기재하면 된다. 인터넷을 통한 의료비 등이 잘못이 있다면 영수증을 추가로 내면 된다. ●일부 보완 필요 인터넷을 활용할 수 없는 근로자는 물론, 종전처럼 영수증 발급기관으로부터 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해도 된다.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문의전화 1588-1125)를 방문해 의료비 부담내역서를 출력할 수도 있다. 보험 적용을 받은 의료비 영수증을 따로 모아 제출할 필요가 없어지는 등 올해부터 연말정산은 간편해졌으나 아직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다. 의료비의 경우 성형수술과 대부분의 치과이용 등 보험적용을 받지 못하는 부분(비보험 급여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료가 없어 이 부분의 의료비는 근로자가 개별 의료기관으로부터 영수증을 챙겨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또 의료비나 직업훈련비의 경우 올해 1∼10월의 지급액에 대해서만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11월 이후 지급한 게 있으면 별도의 영수증을 내야 한다. 개인연금과 연금저축도 10월 말까지의 납부자료를 기준으로 자료가 비축돼 있지만, 이 부분은 정액이므로 11∼12월의 납부예정분을 포함해서 출력된 것을 제출하면 된다. 현금영수증은 1∼11월 사용액 전액의 조회가 가능하다. ●연말정산 절차 앞으로도 간소화 올해에는 연금저축은 88만명, 개인연금은 159만명, 직업훈련비는 8만 5000명, 의료비는 150만명, 현금영수증은 최대 500만명이 각각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에는 일단 연금저축 등 5개분야에 대해 부분적으로 간소화가 이뤄지지만 내년에는 보험료와 교육비, 비보험 급여분을 포함한 의료비 전액으로 확대된다.2007년에는 신용카드로 확대된다. 이병대 국장은 “2007년에는 항목별로 소득공제를 적용받는 1960만명 중 약 78%인 1530만명이 간소화 혜택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말정산 간소화 업무가 정착되면 별도의 영수증을 보관할 필요도 없어 보다 편리해지고 금융기관 등 영수증 발급기관도 영수증 발급 및 발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간소화가 계속 이뤄지지만, 기술적으로 전산화가 쉽지 않은 분야는 예외지역으로 남는다. 예컨대 종교단체에 기부한 것도 소득공제를 받지만, 각 종교단체에서는 기부금 내역이 전산으로 잘 마련돼 있지 않다. 기부금에 대한 간소화가 불가능한 이유다. 혼인비나 장례비도 비슷하다. 주택자금은 공제 조건이 복잡해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말정산과 관련된 문의사항 등은 국세종합상담센터(1588-0060)를 이용하거나 국세청 홈페이지를 찾으면 된다.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경찰서 15곳 이름 바뀐다

    경찰서 15곳 이름 바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이름이 혜화경찰서로, 청량리경찰서는 동대문경찰서로 각각 바뀐다. 이처럼 내년 3월부터 전국 15개 경찰서의 명칭이 ‘1구(區)1경찰서’ 원칙에 따라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이번 조치는 자치경찰제 시행의 준비단계로 ‘경찰서 관할구역 조정 및 명칭변경을 위한 경찰청 직제개정안’이 지난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직제개정안에 따르면 전국 233개 경찰서 가운데 행정구역과 경찰서 관할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41개 경찰서의 관할지역이 구에 맞게 조정된다. 변경 안에 따르면 25개구에 31개 경찰서가 있는 서울시는 서대문구 등 19개 구가 ‘1구 1경찰서’로, 강남구 등 나머지 6개 구가 ‘1구 2경찰서’로 관할지역이 바뀐다. 개정안에 따라 관할지역이 구에 맞게 바뀌면 현재 구 행정구역과 일선서의 관할구역이 달라 발생했던 피의자나 사건 자료가 다른 서로 보내지는 문제점이 고쳐지게 된다. 경찰청은 “개정안에 따라 서별로 치안수요,112신고건수, 관할 주민 수 등 치안수요 증감을 감안해 인력조정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살인범 검찰청사서 대낮 탈주

    살인범 검찰청사서 대낮 탈주

    지난 3월 항공사 여승무원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병일(38)씨가 재판이 끝난 뒤 대기 중 달아나 교정행정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민씨는 2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3층 구치감 입구에서 포승줄을 채우려던 교도관 3명 가운데 한명의 눈을 때려 넘어뜨린 뒤 수갑을 찬 채 비상계단을 이용, 주차장 옆 담을 넘어 달아났다. 민씨는 이 날 오후 1시30분쯤 성남지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구치감에서 대기하다 버스로 옮겨타기 위해 구치감을 나서던 길이었다. 키 172cm, 몸무게 70kg인 민씨는 달아날 때 갈색 수형자복을 입고 있고 신발은 신지 않았으나, 도주 중 성남지청에서 100여m 떨어진 가정집(단대동 89번지)에서 청색 상·하 트레이닝복과 흰색운동화를 훔쳐 착용하고 성남세무서 쪽으로 달아났다. 민씨의 뒤를 쫓던 한 교도관은 담을 넘은 민씨를 발견, 검거를 위해 10여초가량 몸싸움을 벌였으나 놓쳤으며 곧바로 뒤따라온 검찰청사내 공익근무요원 2∼3명이 민씨를 추적했지만 붙잡지 못했다. 민씨는 도주후 오후 4시45분쯤 성남시 중원구 중동 김약국 앞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는 민씨의 수배사진을 전국에 배포,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하는 한편 경찰은 예상도주로를 차단하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민씨는 지난 3월16일 오전 1시10분쯤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항공사 여승무원 최모(27·여)씨를 택시에 태우고 가다 최씨를 협박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최씨의 목을 운동화 끈으로 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은 이미 전과9범인 민씨가 무거운 형량을 받을 것을 우려해 재판 대기중에 달아남에 따라 제2의 범행을 우려, 예상 도주로에 병력을 긴급 배치하는 한편 연고지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신고는 성동구치소(02-402-9131∼4)나 가까운 경찰서(112)로 하면 된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소나무 새달부터 못옮긴다

    다음 달부터 내년 6월까지 국내에서 소나무류의 굴취와 벌채, 유통이 전면 금지된다. 소나무 이동을 전면 제한해 소나무 지지목이나 찜질방 땔감 등 인위적 확산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예방 및 치료제가 없어 한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재선충병 특성과 국내 재선충병 확산이 인위적 감염으로 파악됨에 따라 극약 처방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산림청은 2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박홍수 농림부장관 주재로 열린 소나무재선충병 비상대책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방제대책을 보고했다. 산림청은 이를 위해 ‘행정지침’을 우선 마련,11월부터 시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 산림법 및 특별법을 개정키로 했다. 아울러 제재소와 목공예소, 찜질방, 조경시설지 등 재선충병 확산 위험지에 대한 행정지도도 이뤄진다. 백두대간 및 국내 춘양목벨트가 재선충병의 사정권에 들었고, 확산속도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소나무 멸종이 경고된 2112년보다 앞당겨질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범정부차원의 ‘소나무살리기’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감염목 벌채 방법도 기존 단목 벌채에서 강릉처럼 피해목의 반경 20m까지 제거하는 집단 벌채로 일원화시켰다. 경북 울진과 봉화, 대관령 등 금강송 자생지와 치악산 등 우량 소나무림 등은 ‘소나무특별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중점 관리되고 11월 중 강원도,12월 백두대간 32개 시·군 전역에 대한 항공 및 지상 정밀예찰이 이뤄진다. 감염목 조기 발견을 위해 신고 포상금이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된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강남권 3곳 부동산 업소 올 1000곳 휴·폐업

    강남권 3곳 부동산 업소 올 1000곳 휴·폐업

    주택거래신고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1년 내내 거래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 급감 원인이 투기수요 감소와 추가 가격 하향 조정 기대감 때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거래마저 끊겨 부동산 시장이 깊은 공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유통과 관련한 중개업소, 이삿짐센터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거래량 4월 대비 20% 불과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모든 지역에서 거래 성사율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주요 6개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는 매도­매수자간 부르는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거래 건수가 확 줄어들었다. 강남, 송파, 서초, 강동, 용산, 분당, 과천 등 6곳의 신고지역 주택거래건수는 ‘8·31대책’발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급감하기 시작했다. 7월까지만 해도 1094건을 유지했으나 8월에는 530건으로 줄었고,9월에는 441건으로 크게 감소했다.4월 거래량(2574건)에 비해 20% 수준에 불과하다. 매수세가 급감한 송파구에서는 9월 셋째주 27건에서 넷째주에는 13건으로 거래가 급감했다. 거래 급감으로 추가 가격 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실수요자들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면서 매수 타이밍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값은 계속 빠지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8·31대책 이후 각각 2.2%,0.5%,1.1% 하락했다. ●중개업소 개점휴업 9월 강남구에서 거래된 주택은 95건. 반면 중개업소는 2078개 업소에 이른다. 강동구에선 1112개 업소가 주택 거래 81건을 나눠 먹었다. 송파에서는 1493업소가 93건의 주택 거래를 놓고 아귀다툼을 했다. 주택 전세는 물론 상가·토지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의 중개업소가 파리만 날리고 있다는 얘기다. 사무실 유지비도 건지지 못하면서 중개업소 휴·폐업도 늘고 있다. 올들어 강남구에서는 441개, 강동구는 242개, 송파구는 359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반면 신규 중개업소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가 과다 배출된데다 기업 구조조정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전체 중개업소 수는 줄지 않아 거래량이 늘지 않는 한 중개업소 개점휴업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투자’할 돈으로 주가관리?

    대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바람에 설비투자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생산·고용·소비를 늘리기 위해선 활발한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주가관리에 너무 많은 돈을 써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다. ●삼성전자 올들어 2조원대 매입 3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2조 1418억원을 들여 보통주 380만주, 우선주 30만주 등 자사주 410만주를 매입했다. 금융감독원에는 매입 이유를 ‘주식가격의 안정’이라고 신고했다.6월14일에는 1주당 49만 8000원씩 10만주를 매입한 데 이어 8월29일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1만주,10만주 단위로 사들였다. 매입한 자사주의 일부는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이익소각 등을 통해 처분했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보통주는 49만 6500원에서 54만원으로 4만 3500원이 올랐다. 결국 주식의 희소가치 상승이 증시 활황과 맞물려 2112억원의 평가차익(미실현 이익)을 얻었다. ●하반기 투자액보다 많아 삼성·현대자동차·LG 등 시가총액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제외)이 계열사를 통해 올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2조 9940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10대 그룹의 자사주 보유액은 지난해 10조 2512억원에서 올해에는 17조 8408억원으로 무려 74.03% 증가했다.2001년 보유액(5조 3078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불어났다. 삼성은 삼성전자(2조 1418억원) 등 6개 계열사를 통해 올해 2조 2027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자사주 보유총액은 15개 계열사에 12조 9757억원으로 상장주식의 10.2%에 이른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자사주 1100만주(6601억원)를 매입, 대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2900억원 정도의 평가차익(장부가 기준)을 챙겼다.10대 그룹의 자사주 보유액은 지난해 10대 그룹 순이익(26조 8171억원)의 66.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이는 10대 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보고한 올 하반기 설비투자 예정액 17조 70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경영전략 vs 경쟁력 약화 기업들은 회사 자금을 동원, 증시에서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자사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주식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자사주 매입은 경영인이 기업의 장기적 전략을 염두에 둔 결정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투자 부진은 자사주 매입 때문이 아니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기업의 경영 현실과 투자 부진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투자가 줄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국정감사] “이래도 안보시렵니까?”

    “튀어야 산다.” 요즘 국정감사 현장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자료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PR전쟁’이 시간이 갈수록 불을 뿜고 있다. 의원별 ‘개인플레이’는 물론이고 상임위별 ‘팀플레이’도 활발하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뒤 ‘화려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산자위는 27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선 ‘촛불국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기의 중요성과 함께 저소득 단전가정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전기와 마이크를 끈 채 진행했다. 김용갑 위원장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력 공급이 안정돼 있어 전기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이런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산자위는 지난 23일 코트라(KOTRA) 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된 북미지역본부 겸 뉴욕무역관과 구주지역본부 겸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등 해외무역관을 화상으로 연결했다. 문광위는 한복차림으로 국감 초반을 힘차게 열었다. 지난 22일 문화관광부 국감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여야 의원들이 모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질의에 나섰고, 정동채 문화부 장관도 한복을 입고 나왔다. 한복국감은 이날 하루만 실시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들의 팀플레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여야 의원들을 모델로 한 한복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국방위선 영유권분쟁 독도 방문 직접 기자들에게 관심을 당부하기도 하는 상임위원장도 있다. 건교위 김한길 위원장은 국감 전 담당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감을 위해 우리 상임위가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가장 흥미있는 상임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 출장도 권유하면서 돈독한 관계유지에 애썼다. 국방위는 영유권 문제를 놓고 한·일간 치열한 쟁점이 됐던 독도를 격려 방문하기로 했고, 교육위와 재경위는 자료를 종이서류 대신 컴퓨터용 CD를 이용하는 등 ‘디지털국감’으로 자신을 알렸다. ●보도자료도 컬러시대 의원별 ‘알리기 전쟁’은 더 치열하다.1년 농사를 망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보도자료는 눈에 잘 띄도록 빨강, 노랑 등 색깔을 가미했다. 흑백 자료는 이미 옛것이 됐다. 제목도 ‘GO, 진화’(고진화 의원) ‘중앙박물관 관광기여도,1.4%?’ ‘예술의 전당은 사치의 전당인가.’라는 식으로 자극적인 문구도 등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시위용 죽봉, 지하철 방연마스크, 군복 등을 직접 들고 나오는가 하면 112 경찰신고 서비스와 불법복제 휴대전화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모 의원은 자신의 국감 사진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고맙다.”는 전화를 기자들에게 일일이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자료를 보도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과도하게 보내 ‘스팸메일’이나 ‘스토커’ 수준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국감 중계] 경찰봉 - 죽창 등장… 朴대표 100m사격 명중

    [국감 중계] 경찰봉 - 죽창 등장… 朴대표 100m사격 명중

    국정감사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의원들은 죽창시범, 사격시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직접체험에 몸을 던지면서 국감 현장을 뜨겁게 달군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26일 경찰청 국감에서 시위현장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죽봉’과 ‘죽창’을 들고 나와 시범을 보였다. 길이 2.5m의 죽창과 1.25m짜리 경찰봉을 비교하면서 “전경들의 경찰봉은 길이 면에서 죽창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경찰 신고 서비스인 112의 늑장 출동 문제점을 지적하려다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돼 머쓱해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옆 자리에 있던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의 휴대전화를 빌려 112를 누른 뒤 바로 끊었다. 정 의원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이제 (이 전화로) 전화가 와야 한다.”고 말했고 국감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정 의원의 예상과 달리 10여초 뒤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고 난감해진 정 의원은 “시험해 봤습니다.”라며 전화기를 끊었다.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선 국방위원들이 오후 질의에 앞서 계룡대 사격장에서 K2 소총 사격시범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모두 3발을 쐈는데 첫 발이 100m 앞의 표적을 정확히 맞혔다. 실제 사격은 처음인 박 의원은 “모두 10발을 쏘도록 했지만 뒷분들도 사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3발만 쏘았다.”고 말했다. ●국방위 의원들이 다음달 5일 국정감사의 일환으로 독도를 방문한다. 국회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독도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국회 상임위 차원의 공식 방문은 처음이다. 독도 경비는 경찰 담당이어서 국회 행정자치위 소관이지만 독도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해군부대에 대한 국정감사 중 방문을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은 고속도로 운영 특혜시비와 행담도 개발에 대한 총체적 부실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한나라당 정갑윤·허천 의원은 “도공이 지난해 지어진 중부내륙선 문경·괴산, 중앙선 원주, 동해선 구정·옥계 등 11개 휴게소 운영권을 수의계약으로 내줬다.”며 “법적 근거 없이 내부 방침에 따라 한도산업에 휴게소 운영권을 부여한 것은 ‘제식구 배불리기’ 특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행담도 2단계 개발사업은 외자유치로 추진하려다가 검증 안된 김재복씨의 농간에 걸려든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류찬희 박준석기자 chani@seoul.co.kr
  • 농산물 도난 예방 ‘시간싸움이 관건’

    ‘농산물 도난 예방을 위해 20분을 사수하라.’ 수확철을 맞아 농촌지역 곳곳에서 농산물 도난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북 군위경찰서(서장 한영수)가 농산물 도난 예방을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 서장은 8일 경찰서 소속 4개 지구대 및 파출소에 112 신고센터로부터 출동 명령이 떨어질 경우 지체없이 현장에 출동하라는 특별 지시를 했다. 또 지역 대원 190여명으로 구성된 8개 자율방범대에 특별 순찰활동을 강화해줄 것을 부탁했다. 한 서장은 이에 앞서 8개 전체 읍·면을 돌며 가진 ‘주민과의 대화’에서 수상한 차량을 발견하면 즉각 112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통팔달의 군위지역은 교통망이 잘 갖춰져 차량을 이용한 농산물 절도범들이 이 곳을 빠져나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0분정도다. 신속한 대처가 없이는 절도범 검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군위는 대도시인 대구와 인접한 데다 중앙고속도로와 국도 5호선이 지나는 등 최근 들어 교통망이 크게 개선됐다. 군위서는 이와 함께 추석 전후 강력사건 등 유형별로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해 수사형사, 각 지구대, 교통 순찰차, 자율방범대원 등 신속한 대응방법 및 검거 조치 요령에 대한 훈련도 함께 펼치고 있다. 한 서장은 “지역이 좁은 반면 교통요충지여서 각종 농산물을 노린 절도범들도 활개를 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민들의 철저한 감시와 신속한 신고를 거듭 당부했다.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전남 소방항공대 1129회 출동 무사고 기록

    전남도 소방항공대가 전국 시·도 소방대 8곳 가운데 최장 무사고 기록을 세웠다. 섬이 많고 안개와 돌풍 등이 잦은 전남지역 특수성을 이겨낸 비행 기록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전남도 소방항공대는 17일 “지난 1999년 1월 전남 영암군 덕진면 백계리에서 소방항공대 발대 이후 6년7개월 동안 1129회 출동에 1621시간 무사고 비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출동 횟수 가운데 80% 이상이 해상과 산악 등으로 안전비행을 위협하는 지역이었다. 이 가운데는 응급환자의 구조와 구급을 위한 출동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607건으로 585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환자들 중에는 초를 다투는 급성 질환자가 158명, 사고로 인한 부상자 147명, 교통사고 78명이었다. 또 만성질환 70명, 산악사고 54명, 약물중독자 40명, 기타 38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섬이 가장 많은 신안군이 출동 횟수 4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완도 26건, 진도 23건, 여수 21건, 영광 19건 등 대부분 섬지역이었다. 또한 해가 진 뒤 야간비행도 13회나 됐다. 주민들이 119로 신고하면 관할소방서에서 소방대에 연락하고 항공대는 비행 여부를 판단해 20분 안에 헬기를 이륙시킨다. 전남소방항공대에는 조종사가 4명이며, 무사고 헬기는 BK-117B2(일본) 기종으로 10인승이다. 한번 기름을 채우면 시속 250㎞로 2시간40분 동안 비행한다. 연말에 최신형 헬기 1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잘못건 119신고 주범은 휴대전화

    “어, 분명히 삼순이한테 전화했는데 계속 119지령실이 나오네.” 삼식이가 휴대전화를 걸 때 이처럼 알 수 없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휴대전화 버튼은 커봤자 1㎝ 안팎으로 엄지손톱으로 누를 때 버튼 사이에 끼어 건너뛰기 십상이다. 011단말기인 9000번대의 전화로 통화할 경우를 보자. 숫자 ‘0’이 눌러지지 않으면 119로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 뒷번호를 눌러도 소용이 없다. 곧장 119상황실로 연결된다. 긴급전화 착신 시스템 때문이다. 다른 긴급전화에도 마찬가지다. 상대방 전화 뒷자리가 2000번대일 경우 112,3000번대인 경우 113으로 신고가 들어가는 것이다.019단말기에 걸 때를 보자. 숫자 ‘0’ 바로 옆에는 ‘1’이 있기 때문에 자칫 ‘1’을 잘못 누르면 011 단말기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본인은 단추를 누르느라 모르지만 뒷번호 네 자리 가운데 한 개를 누르기도 전에 119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소방방재본부는 오신고가 폭주해 골치 아프다. 8일 서울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118만 1780여건이나 몰린 119신고접수 가운데 정상처리된 건수는 겨우 11.5%인 13만 6525건뿐이다.90%에 가까운 104만여건이 화재, 구조·구급 등 본연의 업무와 다른 분야였다는 얘기다. 서울에만 월평균 20만여건에 이르는 신고접수로 비상(?)이 걸리는데, 사실은 대부분 시민들의 부주의 때문이라는 말이 된다. 이로 인해 소방직원들의 업무가중은 차치하고, 정작 안전사고로 긴급히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선의의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 특히 “잘못 걸었다.”는 경우를 가리키는 오접이 86만 6421건이나 됐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일반전화를 걸면서 이같은 실수를 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오접 처리건수를 100% 휴대전화를 잘못 누른 것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구실 못하는 괴로움을 지켜보겠다

    「3년간 동거」의 변심에 이 여인의 칼날 보복은 수면제 먹이고 면도칼로, 단골 술집서 서로 눈맞아 서울 성동구 행당동 강모(28) 여인. 이 여인은 11월 22일 상오 10시쯤 서울 종로구 신문로 S여관 2호실에서 보약으로 알고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있는 D보험회사 사원 박모(31·서울 종로구 계동)씨의 국부를 예리한 면도칼로 완전히 도려내고 자기도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살아났다. 지금은 철창 안에서 남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면서 그것 없는 남자의 생활을 지켜보겠다고 도사리고 있다. 강여인이 박씨를 만난 것은 그녀가 중구 화원 시장에서 술장사를 하고 있을 때인 지난 65년 여름. 박씨가 회사 동료직원들과 함께 이 술집을 드나들면서 강여인과 친숙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8월의 어느 날 근처 여관에서 두 남녀는 함께 보내게 되었다. 한번 빠지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가게 되는 것이 치정(癡情)관계. 이런 경우 당사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거의 정신 없이 일을 벌여놓고는, 그 쾌락을 종말이 어떤 것이든 짊어지게 되는 것. 이때부터 두 사람은 만나는 회수가 늘어났고 근처의 여관, 여인숙을 전전하게 되었다. 남자는 체격 좋은 총각, 미모의 강여인은「무학(無學)」 부산이 고향인 박씨는 부산에서 D대학을 졸업한 체격 좋은 청년. 서울 계동에 있는 시집간 누이집에 기거하면서 D보험 S출장소 총무로 한 달 1만 8천원의 봉급으로 생활해왔다. 봉급으로 자기 생활만을 하는 박씨였으나 객지에서의 직장생활이 외로웠던 박씨는 자주 술집을 찾게 되었고 마침내는 그런대로 예쁘장한 강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강여인은 학교라고는 근처도 안간 여인. 박씨와는 달리 빈곤한 가정에서 자랐다. 배다른 3남 2녀의 막동이인 강여인은 부모가 일찍 죽어 부모의 얼굴을 모르면서 이미 결혼한 오빠, 언니들의 집을 며칠간씩 옮겨가는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22세 때 김모씨와 결혼, 그 후 남편은 병으로 죽고 박씨를 만났을 때는 처자있는 이른바「기둥서방」이모(35·상업)씨와 동거를 해오던 중이었다. 여관 등을 전전하던 이들은 어느 날 강여인의 정부 이씨에게 들켰다. 고소하겠다는 등 몇 차례의 싸움이 오간 뒤 박씨는 3만원을 이씨에게 주고 화해, 강여인을 혼자 차지했다. 그 후로 박씨는 떳떳하게 강여인의 술집, 오빠가 사는 판잣집, 형부집 등을 남편인양 드나들었다. 단꿈「신혼살림」차렸으나,「마담」알면서 마음변해 67년 초 이들은 종로구 관훈동에 보증금 3만원에 월세 3천원으로 방을 하나 얻어 살림을 시작, 마치 신혼부부인양 단꿈에 빠진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곳 저곳의 술집을 자주 드나들던 박씨에게는 또 하나의 여성이 나타났다. 67년 10월 중순쯤 박씨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 국일관 앞「H집」의「H마담」과 정을 통하면서부터 강여인에게 싫증을 느끼고 멀리하기 시작, 더욱이 강여인에게 돈을 빌어서는「H마담」에게 갖다주는 등 박씨의 냉대는 심해졌다.이런 사실을 알고 있던 강여인에게 금년 3월 중순께 오랜만에 박씨가 관훈동을 찾아왔다. 저녁을 시켜먹은 뒤 곧장 집으로 간다는 박씨를 뒤쫓으니 박씨는「H마담」에게로 가고 있지 않은가.「H마담」과 싸움을 벌였다. 이때 옆에서 보고 있던 박씨가「H마담」아닌 강여인 자기를 때리더라는 것. 모욕을 느낀 강여인은 이때부터 박씨의 국부를 자를 것을 결심, 6백원을 주고 예리한 접는 면도칼(길이 15cm)을 사서 품에 넣고 다녔다. 올해 8월 중순부터 4회에 걸쳐 발길을 끊은 남자의 회사로 전화연락, S여관에서 만나 동침할 대마다 기회를 엿보았으나 성공치 못하자 조급한 이 여자는 면밀한 계획을 짰다.(여관에서 만날 때마다 이 여자는 목욕하고 세탁한 옷, 고무신까지 새것을 신었다. 일을 저지른 뒤 자기는 마지막이라 생각, 최후를 깨끗이 하고 싶어서였다) 드디어 마지막 계획실행 일자를 결정, 11월 18일『보약이 있는데 달여줄 테니 만나자』고 D회사로 전화연락, S여관에서 21일 밤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약속한 시간에 박씨와 만나 보약을 달여 먹이고는 교섭 없이 12시쯤 잤다. 이 약을 먹인 것은 수면제를 먹인데다가 국부를 자르면 죽을 것을 염려, 국부를 잘린 뒤 죽지 않고 거뜬히 살 힘(?)을 주기 위해서 또 수면제를 먹고 힘이 없어 죽지 말 것을 바라서 보약부터 먹였다고 했다. 다음날 10시쯤 잠을 깬 강여인은「바카스」에다 수면제 15개를 타서 보약이라고 하고는 먹으라고 주었다. 안먹겠다는 박씨에게『「H마담」이 준다면 안먹겠느냐』고 강짜. 어쩔 수 없이 박씨는 마시고 깊은 잠에 빠졌다. 자신도 수면제 먹고 범행,「아픔보다 아찔함 앞섰다」 한편 강여인 자신도 수면제 40알을 먹고 잠에 떨어질 무렵 품고 있던 면도칼로 박씨의 국부를 완전히 도려냈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12시 30분쯤 여관종업원 권모(21)군이 방문이 열려있어 닫으려고 보니 방안에 피가 가득했다. 기겁을 하고 112에 신고. 두 남녀의 생명을 구했다. 나중에 박씨는 보약을 마시고 잔 것만을 기억, 그 밖의 것은 모르고 단지 오줌이 마려 일어나니 방안엔 피가 흥건하고 아래가 아파 만져보니 국부가 없었다. 아픔보다 아찔함이 앞섰다. 뒤에 강여인은 국부만을 자르고 죽일 생각이 없었던 것은『죽으면 복수가 간단히 끝나므로 살려놓고 괴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두고두고 보고 싶었다』고.『3년간이나 같이 지낸 자기를 농락,「H마담」을 상대한 것에 격분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박씨는『장난기로 강과 접촉했는데 강이 적극성을 보이자 자기는 총각, 결혼문제도 있고 해서 강을 멀리 하려고「H마담」을 사귄 것』이라고 강여인을 멀리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강여인은 지금 무척이나 즐겁다고 한다. 강여인은 음독 후 병원에서 소생,『나는 이렇게… 했다』면서 자랑스러운 듯이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큰 소리다.『나는 이제 죽는 일만 남았다』면서 마지막 어느 날을 택하겠다고 했다. 지금 박씨는 서울 중부사립병원에서 남에게 알려지기를 꺼려하면서『죽고싶은 심정』이나『앞으로 이성을 멀리 조용히 살고싶다』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박씨의 형도 누이도 박씨가 만나기를 꺼려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조용히 돌아섰다. 강여인은 11월 22일 중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한 여름에도 서리가 내리게 한다는 한 여자의 독한 마음이 한 남자의 장래를, 자신의 내일을 그르쳤다. 이런 종류의 관계에서 가령 분별력이라든지 자기들이 빠져 있는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안목을 요구한다는 것은 힘든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남녀관계이든 최소한도의 분별력은 가지고 있어서 피차「비참」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변우형(邊雨亨)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2/8 제1권 제12호 ]
  • “종각역 폭발물” 허위신고 소동

    10일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열차운행이 중단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지만 허위신고로 확인됐다.7·7 런던 연쇄테러로 국내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폭발물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지하철 승객들이 불안에 떠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9시4분쯤 “종각역 2번 출구 근처 공중전화 아래에 누군가 폭발물이 든 검정색 가방을 두고 사라졌다.”는 중년 남자의 신고전화가 서울경찰청 112 지령실에 접수됐다. 경찰은 경찰특공대 등 40여명을 긴급 출동시켜 승강장과 매표소 등 역사 전체를 정밀 수색했으나 폭발물이 들었다는 가방이 발견되지 않자 약 1시간 뒤인 오전 10시쯤 병력을 철수시켰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 1호선 상·하행선 열차운행이 약 8분간 중단됐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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