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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 높일 비책은 뭔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예상할 뿐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전문가들에 이어 무디스조차 2%대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하고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국내 전문가들도 1%대 성장에 동조하고 있다. 문제는 잠재성장률이다. 이 같은 대외적인 악재에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활동인구 감소, 설비투자 위축,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등 대내적인 악재가 상승작용을 하게 되면 20년 후에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L자형’ 경기 침체에 빠져들거나,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면 일자리 창출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매년 30만~35만명이 노동시장에 새로 편입된다. 성장률 1%에 7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2%대로 떨어질 경우 15만~20만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세수 감소와 더불어 국가부채 급증, 내수 부진 등 악순환의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성장에 이처럼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에도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만을 으뜸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경제력 집중과 납품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재벌의 편법과 반칙은 시정돼야 한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양극화 완화대책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아냥만 남게 될 뿐이다. 여야 대선진영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과 분배, 또는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유사한 시험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미 글로벌 경쟁체제로 전환한 기업 현실을 무시한 채 규제로 시대 흐름을 되돌리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범답안만 열거하는 식의 공약이 아니라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비책도 제시해야 한다. 환상을 보고 표를 줄 만큼 유권자들이 어리석지는 않다.
  •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차기 대통령 제1 과제는 가계빚 해결”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차기 대통령 제1 과제는 가계빚 해결”

    오는 12월 치러질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1997년 대선과 ‘경제’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제위기 국면에서의 선거라는 점이다. 1997년은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경제국란을 당한 직후였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분수령을 맞고 있는 시점이다. 그만큼 경제공약이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공산이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경제 과제로 가계빚을 꼽았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빚이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선 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부담에 시달리는 계층)들이 양산되고 있어서다. 2000년대 후반 이후 경제 회복의 과실이 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이들의 ‘체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종일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가 부동산 가격 하락, 일자리 부족 등과 결합하면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가계부채 해결로 소득도 늘리고 고용도 해결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제 과제를 제시한 전문가들도 가계부채 해결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은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 차기 대통령이 주력해야 한다.”면서 “결국 부동산 경기가 풀려야 가계부채 문제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자리 창출 역시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해마다 대학 졸업생은 약 30만명이 쏟아지는데 연간 2%대의 성장률로는 14만개 정도의 일자리밖에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자영업의 경쟁이 격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일자리만 있으면 가계부채나 내수 부진 등의 문제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전향적인 일자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 부활과 관련해서는 찬성(16명)이 반대(12명)보다 약간 우세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부 장관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부총리제 부활론이 나오는 것”(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부총리) 자리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재정부 등 있는 자리의) 사람을 잘 써야 한다.”(김재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의 의견이 많았다. 냉각된 일본과의 관계도 차기 정부에게는 부담이다. “가뜩이나 고평가된 엔화가치의 고립을 초래”(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할 수 있고, “통화 스와프 규모가 크지 않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을 들어 한·일 통화 스와프 축소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외환위기를 상기하면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더 많은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도 “두 나라 다 선거 시즌을 앞두고 실리보다 정치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냉정한 대처를 당부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10대그룹 작년 매출 946조원… GDP 77%

    10대그룹 작년 매출 946조원… GDP 77%

    재벌 그룹의 규모와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10대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10대그룹의 총매출은 946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국민총생산(GDP)인 1237조 1000억원의 76.5%에 달했다. 10대 그룹의 GDP 대비 총매출 비율은 2002년 53.4%에서 2008년 63.8%로 상승한 뒤 지난해 80%에 육박했다. 10년 만에 23% 포인트가 상승해 GDP의 4분의3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10년간 10대 그룹의 총매출액은 2.6배가 늘어나 GDP 성장률(1.8배)을 크게 앞질렀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국내외 총매출이 270조원으로 GDP의 21.9%를 차지했다. 2위는 155조원의 현대차그룹으로 GDP의 12.6%였고, 3위 SK도 11.7%에 해당하는 14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10대그룹의 자산 총액은 2002년 294조 2000억원에서 2011년 963조 4000억원으로 3.3배로 부풀었다.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0대 그룹 총매출액은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해외 매출액에 협력기업의 납품액 등이 포함된 10대 그룹 매출액을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계인 GDP와 견준 것은 경제적으로 의미가 없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매출은 GDP의 1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러면 경제적으로 분산이 잘돼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Weekend inside-녹색세계은행] 1000조원짜리 유치戰…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의 100배”

    [Weekend inside-녹색세계은행] 1000조원짜리 유치戰…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의 100배”

    최근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올해 안에 GCF 사무국이 어느 나라로 갈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다룰 GCF 이사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처음 열려 각국 간에 치열한 유치전의 막이 올랐다. 인천 송도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물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신제윤 재정부 1차관 등이 세계 각국 유력 인사들을 물밑에서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 차관은 “임기 중에 딱 두 가지만 이뤄 놓으면 후대에 평생 여한이 없다. 그중 하나가 GCF다.”라고 공언할 정도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GCF 사무국 유치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이렇게 ‘목숨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GCF가 앞으로 1000조원 이상의 기금을 운영하는 ‘녹색산업의 세계은행(WB)’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핵심 미래 아이콘인 녹색산업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효과도 엄청나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기적’을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계산도 내심 하고 있다. GCF 유치에 성공하면 사실상 국제기구 사무국 첫 유치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재원 규모… 고용창출 효과 기대 24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GCF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2010년 12월 선진국들이 유엔 상설기구로 GCF를 설립하는 데 합의하고, 지난해 12월 기금 설계 방안을 채택하면서 가시화됐다. 지구환경기금 등 기존 기후 관련 기금과 달리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하게 된다. 재원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GCF의 이사국과 대리이사국인 41개 선진국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하게 된다. 총 8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904조원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8450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GCF의 위상을 WB나 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동급으로 보는 이유다. 사무국 유치에 따른 부대효과도 상당하다. 정부는 GCF가 연간 120회 정도 국제회의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국 직원만도 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고용 창출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부대 비용까지 감안하면 1000조원짜리 수주전”이라고 말했다.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국가 위상도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있는 국제기구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유엔동북아사무소(UNESCAP) 등 21개다. 하지만 대부분 사무소 수준이다. IVI 직원은 2009년 말 기준 157명이다. 연간 예산은 3000만 달러 수준이다.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제대로 된’ 국제기구로는 처음이 되는 셈이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울에 유치한 것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유럽과 미국에 편중돼 있던 주요 국제기구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치한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아시아 지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는 국제열대목재기구(ITTO·일본 도쿄), 국제미작연구소(IRRI·필리핀 마닐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아랍에미리트 연합) 등이 있지만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GCF 사무국을 가져오게 되면 지금까지 국제 외교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한계를 단숨에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신성장 동력으로 손꼽히는 녹색·기후 분야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 GCF가 기후변화 재원 체계를 총괄하는 환경 부문의 WB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후변화의 패러다임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태양광과 자동차용 2차전지 등에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녹색산업 관련 투자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그동안 분담금 등의 문제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GCF를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녹색산업 분야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화된 녹색금융 기법 전수받아 녹색금융 분야의 질적인 향상도 기대된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GCF의 선진화된 녹색금융 기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녹색산업과 녹색금융이 결합하면 향후 우리나라가 100년 이상 먹고살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는 동시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100배 이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CF 사무국 유치를 신청한 나라는 한국,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국이다. 오는 11월 말 카타르에서 열리는 제1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물밑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박재완 장관은 지난 6월 열린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각국 각료와 양자 면담을 갖고 한 표를 호소했다. 신제윤 차관과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최근 미국과 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을 돌며 유치 운동을 펼쳤다. 우리가 카드로 내민 것은 최첨단 사무실 제공과 비용 지원. 우선 다음 달 송도 아이타워가 완공되면 15개층을 GCF 사무국에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또 유치 첫해에 200만 달러를 출연하고, 그 뒤 7년 동안 해마다 100만 달러(약 15억원)의 운영 비용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 차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1급이 참여하는 유치추진단을 발족, 구체적인 운동에 들어갔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민간유치위원회도 출범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국제기구 유치 경험이 풍부한 독일과 스위스다. 특히 독일은 해마다 운영비로 700만 유로(약 100억원)를 GCF에 내놓겠다고 제안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유치전에 직접 나섰다. 신 차관은 “솔직히 다소 불리한 조건에서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해볼 만한 게임이 됐다.”면서 “유럽과 북미에 편중된 환경 관련 국제기구의 지역적 불균형 해소 필요성과 우리나라가 그동안 녹색 분야에 다각적으로 기여한 점 등을 적극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서민체감’ 경제살리기 대선주자들 동참하라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제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에 방점을 찍었다고 할 정도로 ‘경제살리기’에 역점을 뒀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부채 디플레이션 우려, 투자와 소비 심리 위축, 주요 수출시장 환경 악화,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성장률 급락, 곡물값 폭등에 따른 물가상승(애그플레이션) 우려 등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악화된 대내외 여건이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보는 일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전력을 쏟을 테니 정치권과 기업 등 경제주체들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대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고임금 노동조합은 정치성 짙은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기업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서는 우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온통 악재에 노출돼 있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자 버팀목이었던 가계는 빚에 짓눌려 저축은커녕, 이자도 제때 못 갚아 허덕이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부실비율이 6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수출 부진의 공백을 내수가 떠받쳐줄 형편이 못 되는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우리 경제를 덮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여야 대선주자들은 오로지 ‘경제 민주화’ 담론에만 매달려 서민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논쟁으로 그들만의 리그에 골몰하고 있다. 당장 하루하루가 힘겨운 서민들로서는 답답하고 분통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듯 지금 서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일자리다.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선의 복지다. 그러자면 성장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 김문수 경선 후보 외에는 구체적인 성장 목표가 없다. 성장이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가 현실성 없는 막연한 구호로 비켜가고 있다. 그러니 대선주자들의 약속이 서민들에게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선주자들이 진정 유권자의 표심을 얻고 싶다면 일자리 창출과 실질소득 증대 방안, 자산가치 보전 대책 등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가 민생을 살리려는 정부의 노력에 대선주자들도 동참하라고 촉구하는 이유다.
  • [서울광장]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주병철 논설위원

    한달 전쯤의 일이다. 지인이 산삼을 캐 왔다며 단골 음식점으로 불렀다.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갔다. 프로급 심마니 한 사람과 지인을 포함한 아마추어급 심마니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은 프로가 캔 15년산 산삼을 통째로 갈아서 먹자고 채근하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서자 프로는 마음을 바꾼 듯했다. 믹서기로 산삼을 갈면서 소주를 넉넉하게 부었다. 네 명이서 마셨는데 다음 날 아침 숙취가 전혀 없었다. 산삼의 효능을 제대로 경험했다. 일주일쯤 지난 뒤 아마추어 두 사람과 다시 만났다. 화두는 산삼소주였다. 그런데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프로급 심마니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같이 가서 산삼을 캤으면 같이 먹으면 될 텐데, 좋은 산삼을 캐기만 하면 가져다 팔 궁리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 또 다른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심마니들의 세상 얘기였다. 그에 따르면 심마니들은 ‘독식’과 ‘나누기’가 확실하다고 한다. 당일치기로 산삼을 캐러 갔을 때는 각자가 캔 걸 그대로 가져가지만, 하룻밤을 묵을 경우에는 누가 캤느냐와 상관없이 똑같이 나눈다는 것이다. 숙박을 하면 산삼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천년 내려오는 심마니들의 철칙이라고 한다. 돈의 속성과 시장의 생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다음 얘기가 더 재미있다. 이른바 심마니의 부류다.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 고약한 심마니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착한 심마니는 동료를 절대 속이지 않고 심마니들의 철칙을 잘 지킨다. 고약한 심마니는 상대방이 산삼을 발견한 곳에서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장소만 표기해뒀다가 나중에 혼자 가서 산삼을 캔다. 산삼이 발견된 곳의 주변에는 또 다른 산삼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나쁜 심마니는 산삼이 발견된 곳에 장삼 등을 가져다 심어놓은 뒤 손님을 데려가 산삼이라고 캐서 판다는 것이다. 얘기를 듣다 보니 심마니 세상이나 정치 세계나 비슷하다. 속고 속이는 게 그렇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함도 닮았다. 그래서 몇 개월 뒤 치러지는 대선 후보들의 부류가 새삼 눈길을 끈다. 곧고 바른 자세로 지킬 약속만 하는 ‘착한 후보’, 상대방의 좋은 공약이면 실천 여부에 상관없이 베끼는 ‘고약한 후보’, 실천하지 못할 공약을 내걸고 상대방을 흠집내는 데만 급급한 ‘나쁜 후보’ 등이 있을 게다. 이들은 속내를 감추고 수십년 묵은 산삼을 찾듯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 근데 국민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고달픔 그 자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다양한 계층의 푸어(Poor·신빈곤층)족이 내뱉는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비정규직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임금 생활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집 살때 빌린 대출 이자를 갚느라 어렵게 사는 ‘하우스 푸어’ 가구만 해도 지난해 기준으로 180만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하는 빈곤층이라고 불리는 ‘워킹 푸어’도 전체 근로자의 12~15%를 차지한다. 여기에다 지난 5월 현재 자영업자가 720만명에 이른다. 중소기업청의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수익이 200만원도 안 되는 소상공업체가 81%에 이르고, 나머지는 이보다 훨씬 열악하다고 한다. 이뿐이랴. 713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들의 본격적인 은퇴도 곧 시작된다. 은퇴 준비가 안 된 100만 가구가량의 은퇴빈곤층(Retire Poor)도 심각한 사회문제다. 대선 후보들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해진다. 착한 심마니의 길을 걸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정직해야 하고,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희망을 말해도 늦지 않다.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안 되고,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 아닌데도 남의 것이 좋다니까 내 것으로 위장해도 안 된다. 고약하고 나쁜 심마니의 길을 좇아선 안 된다. 이런 게 제대로 지켜진다면 12월 대선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멋지고 착한’ 정치 지도자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bcjoo@seoul.co.kr
  • [사설] DTI 규제 완화하되 신중하게 접근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집중 토론회’를 주재했다. 토론은 자정을 넘기며 무려 10시간 동안 계속됐다. 유럽발 경제 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내수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그만큼 절실했다는 얘기다. 토론회를 끝낸 뒤 정부는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 외국인 카지노 사전심사제 조기 도입, 미분양 주택 호텔 전환 허용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내수 활성화 대책 중 핵심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다. DTI는 총소득 대비 연간 부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로 현재 서울은 50%, 인천과 경기 지역은 60%로 돼 있다. DTI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함께 대표적인 투기방지 장치로 꼽혀 왔다. 정부가 DTI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내수 경기가 실종된 중요한 요인이다. 정부는 각종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도 약발이 먹히지 않자 그동안 금시기돼 왔던 DTI 규제 완화까지 꺼내게 됐다. 토론회에서도 DTI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굳이 손발을 묶을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힘을 받아 기본틀은 유지하되 일부 보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내외신 언론 인터뷰에서 “DTI를 풀어도 부동산 경기는 제자리에 있고 가계부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한다.”며 규제 완화에 반대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일부 규제 완화로 입장을 바꾸게 됐다. 부자들도 지갑을 닫는 등 내수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가 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한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DTI 규제 완화를 일부 고액 자산가의 경우 등으로 한정한다고 하더라도 폭발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한다. 400조원 정도가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돼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가계부채를 줄일 해법이 없는 상태에서 DTI 규제 완화는 성급히 결정할 일이 아니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 보다 실효성 있는 부동산 대책이 아닌가 싶다.
  • [사설] 유럽발 디플레이션 공포 대비책 시급하다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중국·브라질·러시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미국 등이 기준 금리 인하, 양적 완화 검토 등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어제 “세계 거의 모든 지역이 유로존 위기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유럽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다른 나라보다 깊고 크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얼마 전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세계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대외 경기가 악화되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암울한 진단을 내놓았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금융과 실물, 선진 경제권과 신흥 경제권이 이렇게 동시에 어려웠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올 상반기 상장법인들의 신규시설 투자액이 전년 대비 71%나 급감하고 기업들이 불황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주택값 하락 등 자산가치 하락과 글로벌 경기 하강이 맞물려 디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의 아픔을 경험한 일본의 복합 장기불황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성장률 하락과 수출 동력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도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가계부채와 관련한 대통령 보고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자산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큰 혼란에 빠진다.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하면서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듯이 이번에도 그런 자세로 임해야 한다. 대외 악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균형재정의 덫에 걸려 경기부양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경제성장률이 3%대 밑으로 내려가면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해야 한다. 21일 대통령 주재로 범부처 긴급경제대책회의가 열린다고 하니 끝장토론을 벌여서라도 특단의 대비책을 확실히 마련하길 바란다.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한국수자원공사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경영’을 선언하고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공사의 발전전략은 물의 무한가치를 활용, 미래 성장동력의 주요 의제로 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우리는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세계적인 수준의 물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이다. 공사 관계자는 “향후 물산업은 물 순환체계 전반으로 분야가 확대될 것”이라며 “에너지 등 연관 산업과 이어져 복합산업으로 발전하면 2025년쯤 1000조원 규모로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능동적으로 물관리 기능 개편에 매진하고 있다. ‘물값 분쟁’ 등 현안을 해소하려면 효율적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신경영의 구호는 ‘G2G’(Green to Great)이다. 향후 10년간 물 중심의 녹색성장을 강조하면서도 양적 성장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하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 담겼다. 여기에는 영속성과 리더십, 도전적이고 긍정적인 조직문화,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바람도 녹아 있다. 신바람나는 조직문화의 조성은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최근 아라뱃길과 4대 강 사업 등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갖게 된 재무 위험과 위기의식을 극복하고,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공사는 내부적으로 비전 달성을 위한 5대 전략사업을 정하고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해외 매출 50% 달성 ▲유역 댐관리 일원화 ▲수도사업 통합화 ▲친수공간 재창조 ▲녹색에너지 선도 등이다. 해외 거점국가 중심의 고수익형 복합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수력발전댐의 다목적댐화, 광역기반의 지방상·하수도 통합형 사업구조 실현 등을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금리인하 물가·가계부채 주름살 없게 하라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동결 1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3.0%로 0.25% 포인트 내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내린 선제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GDP를 밑돌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경기 부양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는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여파로 장기 침체가 예고되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은 마이너스 16.0%, 중국 수출도 마이너스 1.2%를 기록하는 등 수출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미국은 지난달 올 경제성장 전망치를 두달 만에 0.5% 포인트 낮췄다. 중국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기준금리를 낮췄고, 유럽중앙은행(ECB)과 브라질도 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주요국들의 이 같은 양적 완화 움직임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G20(주요 20개국)의 공조는 어렵더라도 여력이 있는 개별 국가들은 양적 완화 조치를 통해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 인하는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이자 상환 부담을 덜어주게 돼 내수진작뿐 아니라 성장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우리 경제가 올해 상저하저(上底下底)의 늪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기금 확대 등 8조 5000억원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았다. 여기에 마지막 카드라 할 수 있는 금리 인하 조치까지 단행함으로써 시장에는 충분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본다. 다만 경기회복 국면에서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한 탓에 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올해 물가목표선(3%±1% 포인트) 중심축을 밑도는 2.2%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나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여전히 높다. 국제통화기금(IMF)마저 우려할 정도다. 금리 인하는 이자 상환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대출 총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책당국과 통화당국은 물가와 돈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 금리 인하가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3%내외 성장률 전망에 ‘깜짝 처방’

    3%내외 성장률 전망에 ‘깜짝 처방’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중국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보통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가 12일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도 예상을 뛰어넘은 결정이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에 금리 인하 신호(시그널)를 주고 다음 달에 행동(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이날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이런 예상을 깨고 한은이 깜짝 인하를 감행한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심상치 않은 경기 하강 때문이다. “13일 나올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 ‘정보’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금통위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숫자’가 나쁘다는 반증”(이재우 BoA메릴린치 상무)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3% 성장이 어렵다는 비관론도 내놓고 있다. ●2분기 성장률 얼마나 나쁘길래 코스피가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급락한 것은 ‘마녀의 심술’(옵션 만기) 탓도 있었지만 그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과 중국 성장률 부진 우려 등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비정상적인 장단기 금리 역전도 금리 인하를 앞당긴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공조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중국, 브라질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가만히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노린 돈들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와 환율 하락→수출 경쟁력 약화→경기 하강의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국제유가 하락도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덜어주었다. 금리 인하는 돈을 더 푼다는 의미다. 문제는 ‘풀린 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들어 가야 하는데 한은도 이 대목은 장담하지 못한다. 유럽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를 내렸음에도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경기 하강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0.25% 포인트 금리 인하로 올해는 성장률이 0.02% 포인트, 내년에는 0.09%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봤다. 경기부양 의지를 확실히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추가인하 여지…‘불통중수?’ 가계 빚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경기 등이 워낙 안 좋아 과거처럼 금리가 내렸다고 무분별하게 빚을 더 내지는 않을 것”(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이라는 의견과 “이미 1000조원이 넘은 가계부채를 더 자극할 수 있다.”(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는 분석이 엇갈렸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줄여 부채의 질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김 총재와 인식을 함께했다. 김 총재는 추가 인하 여력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한두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2.75~2.50%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정책수단 비축과 효과 측면에서 신중론도 나온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금리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더 인하하는 것은 오히려 통화정책 효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악화땐 ‘한은 책임론’ 김 총재가 “선제적 대응”을 유난히 강조했지만 과거 ‘금리 인상 실기(失機)’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선제 대응론에 시큰둥해했다는 점과, 지난 10일 김 총재의 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을 기준금리 인하로 연결 지은 시장의 해석이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도 이런저런 뒷말도 나온다. 시장에 금리 인하 시그널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통 중수’라는 비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김 총재의 ‘분석’과 달리 앞으로 가계 빚 문제가 악화되면 한은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장기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도 금통위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시론]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시대’가 열렸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시대’가 열렸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가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세계 최초의 인허가 획득이다. 해외원천기술을 전수받거나 개량화한 것이 아니고 100% 순수 국산기술로 완성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중소형 원자로 분야에서 어깨를 견주며 개발 경쟁을 해 온 미국, 러시아보다 한발 앞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되었다. SMART 원자로는 원자로를 구성하는 증기 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들을 한 개의 압력용기 안에 설치한 일체형 원자로다. 일체형 원자로이기 때문에 주요기기들을 연결하는 배관이 없어 배관 파손이라는 사고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는 장점이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쓰나미로 전기 공급이 끊겨 원자로를 냉각시키지 못해 방사능이 누출되고 말았는데, SMART 원자로는 전기가 끊겨도 냉각할 수 있어 안전성이 더욱 확보되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수소 때문에 원자로 건물이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했었는데, SMART 원자로는 전원 없이도 작동하는 수소결합기도 적용해 후쿠시마 교훈을 개선했다. SMART는 전기출력 10만㎾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APR 1400의 14분의1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로 독자 개발 역사는 1995년에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 1996년에 한국형 표준원전인 100만㎾ OPR1000 그리고 2001년에는 UAE에 수출하게 된 한국형 신형 경수로인 140만㎾ 규모의 APR 1400으로 이어져 왔고, 이제는 중소형 원전인 SMART마저 완성했다. 연구용 원자로, 대형 원자로, 중소형 원자로 모두를 개발한 것이다. 세계 제5위의 원자력 강국답게 원전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SMART 원자로는 대형 원자로와는 달리 소규모 전력생산과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시장을 겨냥한 수출전략형 원자로다. 해수담수화용으로 건설하면 SMART 1기로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기 9만㎾와 하루 4만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전 세계에는 400여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70만에서 100만㎾ 규모의 중·대형 원자로다. SMART 원자로가 장차 수출 품목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소규모이기 때문이다. 1기당 건설 단가가 기존 대형 원전은 3조~4조원에 이르지만, 중소형은 7000억~1조원 정도 예상된다. 전력 소비량이 적어 대형 원전을 건설하기에 부적합한 국가에 필요하고, 인구가 분산되어 있어 대형 원전을 건설하면 송배전망 구축에 과도하게 비용이 들어가는 몽골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잠재수요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물 부족 국가도 수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전 시장을 지배해 온 미국, 프랑스, 일본을 넘어 미래 주력산업이 될 것이다. 최대 1000조원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일본은 미래 에너지 정책으로 지역 분산형 소규모 전력생산 거점을 구상하고 있다. 큰 규모의 전력생산시설도 필요하지만, 송전시설의 건설도 큰 부담이 되어 인구 10만에서 20만명 규모의 도시에 지역단위의 전력생산 정책을 구상한다. 한국도 지역단위의 전력생산시설을 생각할 시점이 되었다. 대형 전력시설 유치도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전력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려면 송전탑을 건설해야 하는데, 통과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대형 전력시설과 중소형 전력시설의 건설이 병행되는 융통성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리원전의 재가동이 지난 4일 결정되었다. 비상발전기의 고장과 비리문제를 딛고 원자력안전회의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제 원자력은 한국의 원자력만이 아니고 해외에 수출하는 국제적인 원자력이 되었다. 안전성과 운영의 투명성 그리고 경영의 정직성이 확보될 때 성공적인 원자력 산업이 될 것이다. 국민이 신뢰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상생의 원자력이 되어야 한다.
  • 가계 신용위험도 9년만에 최고

    가계 신용위험도 9년만에 최고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다. 신용위험이란 빚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아예 갚지 못하게 될 위험을 말한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격탄은 피해 갔던 가계가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불황 앞에서 크게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도 크게 치솟아 가계→자영업자→제조업의 도미노 부도 사태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더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은행들의 위험 관리가 강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율은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1%대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3분기 대출 행태 전망’을 조사해 4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38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16포인트나 올랐다. 카드 사태가 터진 2003년 3분기(44) 이후 최고치다. 최병오 한은 조기경보팀 과장은 “2008년 리먼 사태 때는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은 반면 가계는 그렇게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집값 하락, 대출 원리금 부담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신용위험도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고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담보 제공 및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빚은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말 현재 가계대출 연체율(0.97%)이 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부실 조짐이 심상치 않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도 44로 전분기보다 13포인트 올랐다. 리먼 사태 때인 2009년 1분기(47) 이후 최고치다. 내수경기 둔화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경기 민감 업종’은 물론, 수출 여건 악화로 제조업체의 신용위험도 동반 상승할 우려가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경기 민감 업종은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건설업, 부동산 임대업 등이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창업이 집중된 분야다. 장사가 부진하면서 이들 자영업자는 당장 가게를 운영할 자금이 없어 쩔쩔매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 지수(31)가 리먼 사태 때인 2009년 1분기(31) 수준으로 껑충 뛴 것은 이 같은 사정을 말해준다. 하지만 돈 빌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의 대출태도 지수(3)가 전분기(7)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수가 낮을수록 대출에 인색하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 가계자금 대출태도 지수(-3)는 마이너스로 떨어져 생활자금 빌리기가 몹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증하듯 신한, 우리, 국민, 하나, 농협, 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6월 말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73조 486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368조 2984억원으로 같은 기간 0.7%(2조 4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1%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이들 6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0조원가량 늘었으나 올들어 증가세가 확 꺾였다. 신한(-0.2%)과 국민(-0.2%) 은행은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어서 꾸준한 가계빚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추가 거시정책 무엇이 있나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추가 거시정책 무엇이 있나

    28일 발표된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 여부다. 정부는 ‘추경’은 최후의 카드로 남겨 두는 모습을 보였다. 위기의 상시화·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마지막 보루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건전성을 높이 평가받아 신용등급 전망이 올라갔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가 이번에 풀겠다고 밝힌 8조 5000억원은 국내총생산(GDP)의 0.7% 수준이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추경은 GDP의 2% 규모로 편성했으나 통상적 경기대응 추경은 GDP의 0.6%였다. 그동안 GDP 규모가 커진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이 돈이 내수를 살릴지는 미지수다. 이번 성장률 전망(3.3%)에서 내수의 기여도는 3.0% 포인트다. 성장률의 90%를 소비가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물가 안정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GDP 규모가 1000조원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내수가 지금보다 30조원은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수 진작에 쓰이는 규모로는 작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추경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현재는 작은 대책을 하는 것이 맞지만 세계 경제 침체로 중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 추경과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만 넘어도 선방”이라고 했는데 그 3%선이 위태위태해서다. 한은은 아직까지는 “금리 정상화(인상)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태도이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타격이 수출 등 실물경제로 확산되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25%여서 한번쯤(0.25% 포인트)은 큰 부담 없이 내릴 여지가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하지만 1100조원이 넘는 가계빚(자영업자 포함) 부담 등을 들어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따라서 금리라는 ‘큰 칼’을 쓰기보다는 지급준비율(은행들이 지불 불능 사태에 대비해 한은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예금의 일정비율) 인하, 총액한도대출(현재 7조 5000억원) 확대 등을 통해 돈을 더 푸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지급준비율보다는 총액대출 카드가 더 유효해 보인다. 안미현·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카드 연체율 ‘魔의 2%’ 돌파

    서민들의 생활고로 인해 신용카드 연체율이 2%를 넘어서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위기 이후 1%대에서 관리되던 연체율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다시 올라서는 것이다. 장기화되는 경기둔화에 이미 빚을 진 서민들이 카드론 등 손쉽게 받을 수 있는 단기 부채를 빌려 생활비를 충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30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42%로 2010년 3월(2.48%)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의 2.06%보다 0.36% 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도 각각 2.8%, 2.1%, 2.26%로 2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전업카드사를 설립하지 않고 은행에서 직접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우리카드와 외환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2.42%, 2.71%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0.75% 포인트, 0.94% 포인트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전업카드사 연체율은 2%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카드사의 연체율은 2010년 말 1.68%, 지난해 말 1.91%였다. 카드 대란이 일어났던 2003년의 28%나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의 3.43%보다는 낮지만 현재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2%선을 넘는 카드 연체율은 위험신호라고 지적했다. 카드론은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가장 빨리 반영하는 척도로 알려져 있다. 카드론 이용액은 2007년 15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4조 8000억원으로 4년 만에 59.0%가 급등했다. 이는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문을 닫으면서 손쉽게 대출이 가능한 카드론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5%대를 적정 연체율로 보는 카드업계의 관행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카드 연체율이 오르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올해 정기검사에서 유의해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실장은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는 서민들이 빚에 빚을 얻으면서 기존의 대출만기 상환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라면서 “이들은 이후 사채까지 이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가계에 대해서는 서민금융 이용 조건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전자상거래 1000조원 시대

    주부 정모(43)씨는 1년 전부터 아파트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은행에 직접 가서 낼 때보다 훨씬 간편하고 무엇보다 10% 할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는 휴대전화 요금도 은행 자동이체 대신에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했다. 이런 요금 납부가 가능해진 것은 아파트 관리비 등의 결제 정보만 따로 모아 관리하고 대신 정산해 주는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지급결제 중간상(PG)이다. 이렇듯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은 결제 형태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비금융기관 지급결제액이 54조 7000억원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45조 67000억원)보다 19.7% 늘어난 수치다. 이용 건수도 같은 기간 60억건에서 68억건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전자상거래 1000조원 시대’의 개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999조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보다 21% 커졌다. 이에 따라 전자 결제도 늘어나는 추세다. 박철우 한은 전자금융팀 과장은 “인터넷 쇼핑몰 구매금액을 휴대전화 요금에 얹어 결제하는 폰빌(phone bill) 등 전자결제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결제 방식의 아파트 관리비 납부 급증, 교통카드 대중화, 지방세 모바일 납부 개시 등도 비금융기관 지급결제 규모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가 주된 형태인 전자고지 결제액(1조 6036억원)은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선불 교통카드로 긁은 금액만도 4조 2000억원이나 됐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넷·이지스효성·엘지유플러스·SK텔레콤 등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금융 업체 수도 120개로 전년보다 8개 늘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4·11 총선 이후] 대한민국 경제, 내성을 키우자

    [4·11 총선 이후] 대한민국 경제, 내성을 키우자

    스페인 구제금융설, 미국 고용지표 부진, 중국 수입둔화, 이란발 유가 상승, 스위스에 이어 일본의 환율 방어 우려 등 글로벌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선이 끝나면서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 글로벌 경제 불안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구조조정, 저축은행 구조조정에도 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저축銀 구조조정 미루지 말아야 12일 서울신문이 만난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위기 재현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우리나라 경제의 내성을 키우는 것이 총선 후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채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구제금융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인하 가능성도 남아 있어 전문가들은 유로존 채무 문제가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역시 단기간내 3차 양적완화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러프패치(Rough patch: 경기회복기의 일시적 둔화)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무리한 복지지출 재정건전성 해쳐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선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붕괴에 대해서 선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총선 직후 발표될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국회가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역시 380명에 이르는 다중채무자(2곳 이상 금융기관에 빚이 있는 채무자)에 대한 선별적 구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금융당국이 구조조정을 위한 과정에 착수한 해운·조선·건설업 등의 기업구조조정도 엄밀하고 엄정한 잣대를 세우고, 예정대로 2분기까지 마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 가계부채 및 기업구조조정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지 정책에서 낭비적인 지출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국가 채무가 4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지킴이로 나선다고 해도 정치권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복지 공약 중에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과 단기적으로 추진할 것을 나누어야 한다.”면서 “무리한 복지 지출은 재정건전성과 경제 성장의 근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권말 경제정책 철저히 감독을 국회는 정권 말에 나타날 수 있는 ‘어설픈 경기부양 유혹’이나 ‘흐지부지 경제정책’ 등을 철저히 감독하고 국회 스스로도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전문가는 “정부가 공기업 부채까지 거론하면서 예산 절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권 말에 예산 증액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국회는 정부도 감시해야 하지만 스스로도 치적 강조를 위한 경기부양 시도를 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2년만에 3배 불어난 빚… 캠코 도움받아 5분의1로 줄였죠”

    “2년만에 3배 불어난 빚… 캠코 도움받아 5분의1로 줄였죠”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여러 곳에 동시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 붕괴의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11곳에서 빌린 부채에 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한 성실상환자가 빚의 굴레에 빠진 이들을 위해 힘들게 탈출에 성공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또 다중채무자의 길로 가지 않는 ‘금융 습관’을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문가를 통해 알아본다. “2005년 겨울, 단칸방에서 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세상에서 사라지자고. 아프지 않을 거라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과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채무추심업자를 영원히 피하자고. 아이가 ‘엄마 나 죽기 싫어’라고 말하더군요. 순간 아이를 방 밖으로 밀어내고 문을 잠갔습니다. 손목을 그었고, 눈을 감았습니다.” 1일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전명진(36·여)씨 부부가 운영하는 차광택전문업체를 찾았다. 그는 첫 남편의 죽음과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생긴 1300만원의 빚이 2년 만에 4300만원으로 불어난 이야기를 힘들게 털어놓았다. 지금은 자산관리공사의 신용회복프로그램을 통해 800만원을 남기고 빚을 모두 갚았지만 그래도 아픈 기억의 편린을 꺼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씨는 “내 경험을 나눠 한명이라도 가계부채의 늪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1999년 8남매의 장녀인 23세 전씨는 학원 상담직으로 일했다. 전씨가 임신 7개월째 됐을 무렵에 남편은 양육비를 벌겠다며 인천 영종도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2000년 출산 후 남편의 사망보상금으로 비디오 대여점을 시작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3년 만에 대여점은 적자를 냈고, 친정아버지의 영세 사업도 망했다. 동생 7명의 생활비도 책임져야 했다. 대여점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의 사업 부채를 갚기 위해, 동생들의 생활비를 위해 전씨는 빚을 내기 시작했다. 전씨는 “2003년 카드 하나를 발급받자 다른 카드들은 소득 검사도 없이 마구 내주었다.”면서 “5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했고, 카드 한도를 채울 때까지 ‘카드깡’을 했더니 빚이 1300만원이 됐다.”며 한숨지었다. 그해 9월에는 카드 돌려막기를 또 막기 위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빚을 내기 시작했다. 이듬해 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에 아예 채무변제를 포기했다. 그리고 2005년 2월 새벽 아이와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아이를 밀치고 손을 그었다. 그는 “잠이 왔고 깨어났을 땐 병원이었다.”면서 “다가구주택에서 애가 너무 우니까 문을 부수고 날 병원으로 옮겼다고 하더라.”고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어린 딸의 눈을 보면서 ‘죽을 용기로 살리라.’고 다짐했다. 빌딩 청소를 하며 월 80만원을 벌었다. 20만원으로 한 달을 살고 나머지는 빚을 갚았다. 2년 만에 빚은 4300만원으로 늘어 있었다. 카드사 5개, 저축은행 3개, 새마을금고 1개, 대부업체 2개 등 11개 금융회사의 한달 이자만 각 20만원으로 모두 220만원 가량이었다. 살려고 마음먹고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알리자 친구가 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이전에 누군가 옆에서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알려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면서 “창피해도 주위에 자신의 부채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캠코에서 대부분의 이자는 탕감받았고 빚은 3700만원으로 조정됐다. 매달 40만원씩 8년간 갚게 됐다. 어두운 생각을 버리기 위해 여가 시간을 없앴다. 감자 1개라도 사러 매일 시장에 갔다. 희망을 품고 일을 적극적으로 찾자 청소일 2곳과 식당일까지 월 수입은 250만원으로 늘었다. 신용회복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아 이자가 빨리 늘어나는 대부업체 빚부터 갚았다. 전씨는 “빚을 갚으면 반드시 팩스로 완납증명서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대부업체에는 170만원의 빚을 모두 갚고도 이듬해 다시 갚아야 했다. 받은 적이 없다고 발뺌하는데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 적극적으로 빚을 갚으려 하자 대부업체와도 변제 금액을 두고 협상이 가능해졌다. 원리금이 300만원이면 일시불로 갚는 조건에 200만원만 받기도 했다. 빚을 갚아 나가면서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 딸아이가 인연이 되어 새 남편을 만나 2005년 말 결혼을 했고, 차광택전문업체를 차렸다. 직원을 둘 정도로 사업은 안정돼 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캠코에 3개월을 초과해 원리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신용회복자 지위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3개월마다 조금씩만 변제를 했다. 다시 빚이 쌓여갔다. 그해 말 캠코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담당자를 피하려던 전씨에게 오히려 채무재조정 기회가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전씨는 “채무재조정을 다시 하니 향후 8년간 월 17만원씩만 갚는 것으로 조정됐다.”면서 “신용회복 프로그램 담당자를 추심업자가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씨 부부의 사업은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 4300만원의 빚은 이제 800만원으로 줄었다. 전씨가 전하는 신용회복프로그램 이용방법은 매달 정해진 액수만 갚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6만 5000원을 갚아야 한다면 17만원을 상환하라는 것. 전씨는 “매달 갚을 때는 5000원밖에 안 되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채무상환 통장에 쌓이다 보면 한달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요즘 뉴스에서 가계부채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 과거가 생각나곤 한다. 2004년 뉴스와 너무 닮았다고 했다. 그는 “우선 당신의 빚을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나도 비난을 받을까 말을 못했었지만, 그리고 가족도 내 빚을 갚아줄 능력은 없었지만, 끈기 있게 부채를 갚아나가는 데 가족은 가장 큰 의지가 된다.”고 전했다. 글 사진 아산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가계빚 1000조 시대… 국가·금융·가정 ‘비상금’ 준비하라

    가계빚 1000조 시대… 국가·금융·가정 ‘비상금’ 준비하라

    가계빚 1000조원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은 892조여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은행대출은 154조여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둔화될 조짐은 아직 안 보인다. 대한민국은 가계부채 문제의 원년인 2012년을 버텨내야 한다. 국가·금융기관·가계가 가계부채 문제에 대비해 ‘비상금’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생존법으로 제시됐다. 24일 금융위원회의 용역보고서 ‘가계부채 대응방향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9%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3%(2009년 기준)보다 36% 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가계부채 적정수준인 130%보다도 30% 포인트가량 높다. 특히 소비 지출이 가장 높은 중·장년층(35~54세) 인구는 2020년까지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개인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원리금 분할상환으로 변경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은 분할상환대출에 비해 금융기관의 손실 발생 빈도가 4.72배나 높다. 개인은 가계저축도 늘려야 한다. 2010년 가계저축률은 3.9%로 OECD 평균인 7.3%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서민들은 저축을 할 여력이 없다. 사교육비와 전·월세 가격 상승 그리고 물가 상승 때문이다. 2010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향후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24.3%가 교육비를 꼽았고 생활비(20%), 부채 상환(15%), 거주주택(14.9%), 전·월세보증금(7.9%) 순이었다. 학원 교습비 인상 규제, 전·월세 억제 방안 등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계부채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서민 가정의 소득을 높여주는 방법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을 위해 단시간 근로제 활성화 등을 통한 일자리를 마련하고, 서민을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을 직원 및 하청업체에 돌아가도록 권고했다. 가계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 12.7%에서 2000년대 6.1%로 감소한 반면, 기업소득은 4.4%에서 25.2%로 급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가계부채로 인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가계대출안정화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분기 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1.5%를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2004년에 이 제도가 시행됐다면 2010년까지 6조 7000억원이 가계부채 문제를 위한 준비금으로 마련될 수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재정축소 등으로 통화량을 늘리지 않는 것이 비상금을 비축하는 효과를 낸다. 보고서는 정부가 토지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시중유동성을 급격히 늘린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공사, 신도시 및 뉴타운 개발로 2009~2010년 토지보상금을 60조원 지급했고 이는 한국은행의 유동성 관리망을 벗어나 통화정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외에도 감독당국은 총부채상환비율(DTI·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부채 원리금 상환액 비율) 규제를 주택경기 조절수단으로 간주해 수시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현행 주택담보대출 비율(LTV)·DTI 등 단순한 비율 규제보다는 금융기관이 신용평가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소득증가 웃도는 가계빚… 반년새 40조↑

    실질적 가계빚이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는 올해 가계부채의 원년으로 접어들었다.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만 늘어나 경제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소득 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점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24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실질적인 가계빚은 1000조원을 넘었다.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진 빚을 의미하는 가계신용대출은 지난해 1분기 857조 3501억원이었고,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액은 147조 2000억원으로 총 1004조 5501억원에 달했다. 가계빚은 지난해 3분기에 1046조 657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4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가계부채(35%)를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재정위기(26%), 대선 및 총선으로 인한 포퓰리즘(15%), 미국경제 이중침체(11%) 순이었다. 가계부채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가 직접적 원인이다. 2006년 및 2010년 가계 재무상태를 비교하면 총자산은 3% 하락했고, 총부채는 8% 늘어 순자산은 4.8% 줄었다. 저축액은 10.5% 감소했고, 전·월세보증금은 48%나 폭등했다. 자영업자의 임대보증금도 29.3% 올랐다. 최종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자산이 부실화되면서 경제 전체에 충격을 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2금융권의 부실 가능성은 높다.”면서 “이 부실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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