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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누구를 위한 행복기금인가/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누구를 위한 행복기금인가/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장기 연체자의 빚을 탕감해 주고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준다는 국민행복기금의 운영방안이 가닥이 잡히는 듯하다. 재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기금에서 정부에 배당되는 3000억원과 신용회복기금의 잔액 8600억원, 그리고 차입금 7000억원 등 1조 8600억원을 토대로 10배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해 총 18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서민 지원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운영 방안은 금융회사에 대한 연체채무를 적정 가격에 매입해 원금은 50~70%를 감면해 주고, 제2금융권에 대한 고금리 채무는 은행권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경제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과다한 부채로 인해 살아나지 못하는 소비 여력은 소득 창출과 내수 부양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지만 빚을 단기간에 되갚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저소득층을 비롯한 금융취약계층은 장기연체에 시달리고 빚을 갚느라 빚을 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 국민행복기금의 취지는 이런 다중채무자와 장기연체자들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책의 의도가 바람직하다고 해도 성과가 예측한 대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가계부채 문제의 접근도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빚은 채무자와 채권자의 개인적인 문제이다. 본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대가는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출이 상환능력 범위 내로 국한되는 룰에 대해 대출자와 금융회사가 철저히 인식했다면, 현 수준의 과도한 가계부채는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쌍방이 모두 책임이 있다. 이것을 국가가 나서서 갚아 준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돈은 내가 빌려 쓰고 정부가 탕감해 주는 좋은 세상에서는 빚을 낼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대부업체들이 고금리 자금을 빌려 쓰고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하면 장기 저금리 상환대출로 갈아타면 된다는 솔깃한 제안을 하고 있다. 다중채무자들은 추가대출 서류에 사인을 하고 국민행복기금 출범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빚을 줄이려는 노력보다 몇 달을 버티면서 어떻게든 탕감을 받으려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하우스 푸어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6개월 이상 연체자만 해당되지만 머지않아 3개월 이상 연체자들도 들썩이고 1억원 이상 채무자들도 움직일 것이다. 채권 발행은 정부가 지급보증하지 않을 수 없고, 남은 원금은 분할 상환한다지만 회수된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기금이 줄어들고 채권이 부실화된다면 최악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지만 빚을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밤낮으로 투잡, 스리잡을 뛰면서 빚을 변제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성실한 채무자들에게 주는 좌절감의 역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대의와 절대적 빈곤층의 경제적 회생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면, 먼저 대상자의 금융 상황에 대한 미시적인 조사가 선행되고, 기준은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갚을 여력이 되면서도 고의로 채무 변제를 미루는 채무자에게 국민행복기금의 혜택이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지원이 가계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채무가 부분적으로 탕감된다 해도 소득 증가를 통한 상환능력이 제고되지 않으면 또다시 채무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장단기적 관점에서 잠재적 성장 능력의 향상과 경기 회복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가 병행되는 종합적인 접근이 수반되어야 가계부채에 대한 효과를 볼 수 있다.
  • 박근혜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25일 취임 “국민행복·대통합 새시대 열자”

    박근혜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25일 취임 “국민행복·대통합 새시대 열자”

    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이 25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공식 취임한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첫 번째 부녀(박정희·박근혜) 대통령의 탄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일자리 창출과 복지의 확충,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국민행복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다. 양극화와 사회 분열을 치유해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국민과 소통하는 투명 정부에 대한 의지도 피력한다.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도 정착도 취임사에 담겨 있다. 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 등 5대 국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내적으로 50·60세대와 20·30세대 간 갈등을 비롯해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추락한 부동산 경기 등 서민 경제와 직결된 악재들이 산재해 있다. 여기에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야 관계도 우호적이지 않다. 인선 난항으로 ‘반쪽 정부, 반쪽 청와대’로 출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밖으로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선진국 간 ‘환율 전쟁’으로 기업들의 수출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또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으로 출발부터 꼬인 대북관계 등의 한반도 해법도 당장의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외적으로 순탄치 않은 여건에다 50% 안팎의 역대 최저 지지율에서 출발하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정과제 로드맵에 맞춰 전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앞서 박 대통령은 18명의 국민대표가 참여해 33차례의 보신각 타종을 하는 25일 0시를 기점으로 군통수권 등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의 법적인 권한과 역할인 통치권을 공식적으로 넘겨받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하다”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하다”

    일자리 창출. 전문가들이 꼽은 새 정부의 최우선 경제과제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일자리가 생겨야 가계 소득이 높아지고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고용을 국정과제의 앞자리에 놓은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가가 임시 일자리라도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도 곁들였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달 고용률은 57.4%로 석 달 전(60.1%)보다 2.7% 포인트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65%)이나 새 정부 고용률 목표치(70%)에 비해 크게 낮다. 일자리 다음으로는 ‘신성장동력 창출 및 잠재성장률 제고’(4명), ‘경제민주화’(3명), ‘경기부양’(3명) 등이 꼽혔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 안에 복지가 담겨 있다”면서 “불평등 구조를 개선해야 경제성장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 경제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경제사령탑’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조원동 경제수석 인선에 대해 ‘잘된 인선’이라는 응답은 4명(19.0%)에 불과했다. 경제관료 출신의 한 대학교수는 “경제부총리가 박 대통령의 애착이 각별한 미래창조과학부와 실세 정치인 장관이 포진한 보건복지부 등 부처를 잘 조율해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14명(66.7%)이 찬성했다. 규모로는 10조~15조원(8명, 53.3%)이 적절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추경(28조 4000억원)의 절반 정도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 등 경제여건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소 10조원 이상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태정 우리금융 수석 연구위원도 “위기 관리 차원에서라도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다만, “경기조절 기능에 써야지 복지 등에 (추경을) 써서는 안 된다”며 “용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금융권 머니게임에 서민들 놀아나고 있다”

    “금융권 머니게임에 서민들 놀아나고 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이진명(35)씨는 매일 아침마다 신문의 경제면을 빼놓지 않고 읽는다. 괜찮은 재테크 정보는 오려 두기도 한다. 1년에 한두 권꼴로 읽는 책은 재테크서가 유일하다. 온라인서점 ‘비즈니스·경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가운데 고른다. 요즘에는 주식 투자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온라인 재테크 카페도 하루에 서너 번은 들어가 본다.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면서 알게 된 카페인데 각종 재테크 정보가 올라와 가끔은 신문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이씨는 “친구들과 만나도 부동산, 주식, 펀드 이야기를 주로 한다”면서 “요즘 은행 이자가 워낙 낮아서 주식 투자를 시작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재테크 과잉 시대다.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데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소득마저 줄어들면서 돈 불리기가 핵심화두로 떠올랐다. 인터넷 공간에는 수많은 재테크 카페들이 활거 중이다. 재테크 서적이 홍수를 이룬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각 금융사의 재테크 강연이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다. 부동산에서 펀드로, 펀드에서 다시 뉴타운으로 대박 신화가 옮겨가면서 재테크 열기는 더욱 공고해졌다. 그러다 보니 재테크를 하는 사람은 하는 대로, 하지 않는 사람은 하지 않는 대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테크 신화는 허상”이라고 잘라 말한다. 현대인의 조급증과 금융권의 과도한 마케팅이 ‘재테크 거짓 신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들이 자사 상품 팔기에 집중하면서 그것이 마치 재테크인 양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언제 직장에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월급쟁이들이 자산 불리기에 급급해하는 것도 이 같은 허상을 키웠다는 게 조 대표의 분석이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재무상담사)도 “월급쟁이들의 로망이 월세 받고 사는 것 아니냐. 이 사회가 극히 드문 성공사례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했다”면서 “금융권의 머니게임에 대다수 서민, 중산층이 놀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 ‘주(住)테크’ 광풍으로 ‘하우스 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빈곤층)가 양산된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제 대표는 덧붙였다. 저축률이 크게 떨어진 데는 저금할 여력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지만 이렇듯 너도나도 재테크 신화를 꿈꾸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 총저축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4%다. 1982년 3분기(27.9%)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가계 순저축률(처분 가능한 가계소득 대비 저축 비율)은 2011년 말 2.7%로 떨어졌다. 재테크에 쏟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계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빚은 오히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대출+외상구매)은 959조 4000억원이다. 석 달 전보다 23조 6000억원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자영업자를 포함하면 1000조원이 훨씬 넘는다. 빚 부담이 커지면서 중산층도 줄었다. 1990년까지만 해도 중산층 비중은 75.4%였지만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2010년 67.5%로 감소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재테크가 아니라 재무 관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빚을 먼저 줄인 다음 수입·지출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 대표는 “우리 부모님 세대는 적금이 만기가 되면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식으로 조금씩 살림을 불려왔는데 그것이 현명한 재무관리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도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나라의 공통점은 저축률이 높다는 것”이라며 “국민 스스로가 ‘카더라’식의 재테크 허상을 좇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도한 재테크 열기는 버블(거품)을 낳고 이는 결국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로 돌아온다는 경고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근혜 정부 ‘금융전문가’ 안 보인다/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박근혜 정부 ‘금융전문가’ 안 보인다/안미현 경제부장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전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박근혜 차기 대통령에게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다. 5년 전, 두 사람이 당내 대통령 후보직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때 이명박 당시 경선 주자는 경선 표밭을 다지러 가기 전에 반드시 묻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박근혜 와?” 경쟁자인 박근혜가 오느냐 안 오느냐가 그에게는 온몸의 신경세포가 곤두서는 관심사였던 것이다. 한번은 강원도 어느 행사에 거의 다 도착했다가 예정에 없던 박 후보의 참석 첩보를 접하고는 급하게 차 머리를 돌렸다고 한다. 일방적인 ‘펑크’로 인한 표 떨어지는 소리보다 ‘수첩공주’와 맞닥뜨리는 상황이 더 싫었던 모양이다. 이런 두 사람을 곁에서 지켜봤던 한 인사는 “박통(박 대통령)이 말은 잘 못하지만 특유의 단문 화법에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박근혜는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다. ”라고 말했다. 새 정권을 향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걱정 중의 하나는 단연 경제다. 내년에도 우리 경제는 2~3%대 저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TV 토론을 지켜본 인상은 박근혜 당선인이 준비된 여성 대통령인지는 몰라도 준비된 경제 대통령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인터넷 등에서 숱하게 희화화된 ‘지하경제 활성화’ 말실수를 꼬집으려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경제정책조차 당선인에게는 ‘이거’ ‘저거’로 일반명사화됐다. 대통령이 모든 분야를 다 챙길 필요는 없다. 챙길 수도 없다. 기업인 출신의 이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 구호로 당선됐지만 정작 경제 성적표는 별로다. 박근혜 당선인 주변에는 자천타천 ‘경제 전문가’들이 많다. 그런데 불안한 조합이다. 핵심 두 축만 봐도 그렇다. 당선인의 대표 구호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를 입안한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은 자유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서강학파의 대표주자다. 또 다른 대표 구호인 ‘경제 민주화’를 설계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정통 시장경제에 반기를 든 주역이다. 두 사람은 땔감(성장)과 구들장(경제 민주화) 운운하며 우선순위 싸움을 벌였다. 1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 필요성을 놓고도 충돌했다. 또 다른 한 축에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있다. 선거 막바지에 이들의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제는 싸움에서 이겼다. 누구 말대로 ‘모순된 공존’인 만큼 언제든 갈등이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 물론 이미 주도권 싸움은 끝났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더라도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선거 전부터 당선인 진영을 따라다녔던 우려 중의 하나는 ‘금융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었다. 안종범, 이종훈, 강석훈이라는 삼두마차가 있지만 안종범은 조세와 재정 전문이다. 이종훈은 노동경제학 전공이다. 박심(朴心)에서 멀어졌네, 아니네로 말이 많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복지쪽이다. 경제연구소 금융팀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시중은행장 등 몇몇 인사의 금융 경력을 애써 끄집어 내기도 하지만 시장의 ‘전문성’ 평가와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목돈 안 드는 전세, 소유주택 지분 매각제도, 신용불량자 부채 일률 탕감 등 금융 쪽이 가장 몰매를 맞은 것도 허약한 금융 전문가 진용에서 원인을 찾는 시선이 있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핵심 뇌관이다. 이런 와중에 이웃 일본의 차기 총리는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 경기를 살리겠다고 한다. 환율 전쟁이 본격화되면 핫머니(투기성 자본)가 밀려 들어왔다가 급격히 빠져나갈 수도 있다. 곳곳이 금융 지뢰밭이다. 당선인 어록 중의 하나는 ‘그러니까 대통령’이다. “그러니까 대통령 되려고 나왔고”, 또 됐으니 약속대로 가계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그러자면 사람을 잘 써야 한다. 당선소감에서 강조한 대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인재 풀을 넓게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hyun@seoul.co.kr
  • ‘민생과 안정’ 전략 주효… 보수대결집으로 완승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18대 대선 승리는 그가 걸어온 길 만큼이나 드라마틱했다. 19일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빙의 오차범위 내 우세(1.2%)로 출발한 박 당선자는 문재인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100만표가 넘는 표차로 승리했다. 국민들은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민생’과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의 승리 요인은 가장 먼저 박 당선자의 개인적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애칭에서 알 수 있듯 박 당선자는 새누리당 대선 전략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박 당선자는 선거 초반 새누리당이 불안과 내홍에 휩싸였을 때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짓눌린 당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민생과 대국민통합을 강조한 선거 전략도 유효했고 보수층을 결집한 리더십도 돋보였다. 여기에 정책 공약의 큰 줄기였던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 이슈를 선점해 야권의 칼날을 무디게 한 것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우후죽순 터져 나온 야권발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맞불을 놓으며 ‘강(强) 대 강(强)’ 대결로 몰고 간 것도 결국 승리의 요인이 됐다. 박 당선자는 대선 출마 이후 줄곧 민생과 국민대통합을 얘기해 왔다. 양극화의 확대로 팍팍해진 살림살이와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등 어느 때보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거창한 구호 대신 민생을 내걸고 소통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캠프 관계자는 19일 “우리는 선거 기간 동안 민생 정부를 외치며 국민만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가 지난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100% 국민대통합’을 선언한 이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도 참신했다는 평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참여와 지지도 큰 힘이 됐다. 박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한 배경이기도 하다. ‘여성 대통령론’도 예상외의 파급력을 보여 줬다. 여론조사 내내 박 후보는 여성 유권자의 지지율이 남성 유권자의 지지율을 웃돌았다.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보수 대결집’도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으로 보수 대결집의 물꼬를 튼 박 당선자 진영은 이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 김영삼 전 대통령, 막까지 애를 태웠던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합류하면서 보수 대결집을 완성했다. 역대 대선에서는 1992년 박찬종, 1997년 이인제, 2002년 이한동, 2007년 이회창 등 제2, 제3의 보수 후보들이 출마해 보수층의 지지표를 잠식했다. 이번 대선과 같은 초박빙 승부에서 보수 성향의 유력 후보가 출마했다면 승부의 추는 야권으로 기울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보수와 중도세력 결집에 성공했다.”면서 “역대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집권당을 탈당하지 않은 것도 야권으로부터 ‘이명박근혜’라는 비판을 받았어도 전통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당선자의 또 다른 승리 요인으로는 이슈 선점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정권교체 공세를 무력화한 배경에는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이라는 시대적 어젠다를 발 빠르게 선점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저작권자’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야권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을 약화시켰으며 ‘스타 검사’ 출신인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삼고초려’로 영입해 야권의 정치개혁 공세를 막았다. 물론 김 위원장과의 갈등으로 박 당선자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2차 TV토론회를 앞두고 전격 ‘구원 투수’로 등장해 이 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등의 정책에서 ‘좌(左) 클릭’했다는 점이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과거사를 비롯해 야권 후보의 단일화, 막판 네거티브 공세를 잘 넘긴 것도 승리의 요인이다. 과거사 문제는 선거 초반 분위기를 야권에 넘겨 주는 계기가 됐다. 박 당선자는 인혁당 사건을 놓고 “두 개의 판결”로 곤욕을 치렀고,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법원의 강탈 판결을 놓고 야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과거사 이슈가 묻혔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보여 주지 못하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안 전 후보가 선거 막판에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돌아섰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억대 굿판’, ‘신천지 연루설’, ‘국정원 여직원 불법 댓글 논란’ 등 야권발(發) 네거티브 공세는 청와대로 가는 마지막 고비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기업들, 위기가 기회임을 깨닫고 투자 나서야

    대기업들이 투자에 몸을 사리면서 곳간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기업들이 당초 계획했던 올해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4조 10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늘었다. 지난 9월 말 현재 18조 8235억원으로 2010년 말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현금을 늘려 재정을 안정시키는 것을 당연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게을리하며 안주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장기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시된 신규시설투자금액은 6조 12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51% 줄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주눅들지 않고 투자를 대폭 늘리는 기업들도 있어 다행이다.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 신세계인터내셔날, 로케트전기 등이 좋은 사례다. 이들 기업은 기존 라인을 고수익·고성장 분야에 활용하거나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가정신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정부는 재정 건전성 문제로 재정 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게다. 가계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로 인해 소비 여력이 없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기업들마저 움츠리기만 한다면 성장도, 일자리도 먼 얘기일 수밖에 없다. 내년 세계 경제는 하방위험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출 주도형인 우리 경제는 L자형 침체에 빠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절벽 협상은 초반부터 민주·공화당 간 힘겨루기로 난항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것에 정치적 요인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되, 투자 활성화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 [씨줄날줄] 고령층 ‘금융학대’/육철수 논설위원

    일본 기업들이 많은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제가 잘나갈 때인 1980년대 중반. 일본 언론은 ‘재테크’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 말은 한국에서는 아직 명줄이 붙어 있지만 일본에서는 사어(死語)가 되다시피한 지 오래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20~40대 연령층은 이 단어의 의미조차 모를 정도라고 한다. 워낙 큰 고통을 겪은 탓일까. 일본의 젊은 층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지극히 안전한 정기예금만 찾는다고 한다. 예금(3년 만기)의 이자래야 겨우 연 0.03~0.04%인데도 이를 고집한다. 지방은행에서 연 이자 0.5%짜리 금융상품을 내놓으니까 고객이 미어터질 만큼 인기였단다. 재테크는 이제 ‘자산운용’이나 ‘증식’이란 말로 바뀌어 여유자금이 좀 있는 은퇴 고령층에만 통용될 뿐이다. 장수사회를 맞아 예금 이자만으로는 살기 어려우니 다소 위험을 무릅쓴 자산운용은 그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저출산·고령화의 인구 구조나 경제 측면에서 일본화(Japanization) 경향을 보이는 우리나라에도 바다 건너 나라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다행히 우리는 예금 규모가 어느 정도 되면 아직은 은행 이자로도 노후를 버틸 만하다. 그러나 저금리 지속과 자산 비중이 높은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면 일본의 고령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후가 불안한 게 현실이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노인부부 가구의 경우 월평균 187만원이 노후의 적정 월 생활비(2011년 기준)인데, 현재 준비해 둔 자금은 110만원 정도라고 한다. 자식 교육비에다 결혼비용 쓰고 노후자금까지 마련하려니 그 고달픔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집 한 채와 쥐꼬리만 한 연금, 사정이 좋으면 은행 현금을 굴려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그러자면 고령층에 맞는 금융상품을 골라야 하는데, 요즘 원금까지 날리는 피해가 적지 않다. 고령층이 상품의 성격을 모르고 투자해 손실을 입거나 사기를 당하는 ‘금융학대’가 미국·일본처럼 우리나라에도 발등의 불이다. 달리 소득이 없는 고령층의 금융투자는 한 번 실수하면 ‘회복 불가능’이다. 사회적으로도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당국은 고령층의 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투자 무경험자에 대한 상품 판매 절차를 까다롭게 했다. 하루 정도 ‘투자숙려기간’도 도입한다. 하지만 상품판매 금융사에 대한 책임엔 별 말이 없다. 2020년이면 은퇴금융시장이 1000조원에 이른다. ‘금융학대’의 싹을 자르려면 돈에만 눈이 먼 금융사부터 정신 차리게 하는 게 순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2) 가계부채

    [대선 정책 검증] (2) 가계부채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강력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력은 ‘외환위기 사태’ 이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18대 대선 공약 중 우선 순위 첫 번째와 세 번째로 각각 올려놓았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 판단과 달리 유권자의 ‘표’(票)를 의식한 탓에 가계빚 대책의 본질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공약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 효과로 세분화해 평가했을 때 문 후보 보다 박 후보에게 더 많은 점수를 줬다. 박 후보는 고통을 덜어주는 지원책에 초점을 맞춘 반면 문 후보는 제도 개편에 무게를 뒀다는 측면이 고려된 듯하다. 박 후보는 ‘반쪽 대책’이기는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고, 문 후보는 여야 합의로 입법화가 결정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에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의미다. 박 후보는 실현 가능성에서 10점 만점에 7.3점을, 문 후보는 5.4점을 받았다. 참신성에서는 박 후보가 6.0점을, 문 후보가 5.6점을 받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정책 효과에서는 박 후보가 6.0점을, 문 후보가 5.4점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고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을 꼽았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빚을 갚아야 하는데 ‘빚진 자’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표를 의식한 행보라고 꼬집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8일 “과도한 기금 조성이나 무리한 법 개정, 일방적인 채무자 지원책은 시장 기능을 교란하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더구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확산시켜 국가의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실현 가능성 “우리나라의 가계빚 문제는 부채 비율이 너무 높고, 증가 속도가 빠르며, 대출 구조가 구조적으로 취약(변동금리, 단기거치식)하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한 본질적 대책은 가계부채를 축소하고 현재의 대출 구조를 보다 안전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그러나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 유권자의 ‘표’와 대책의 실효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듯하다. 그렇다 보니 대책 중 실현 가능한 내용과 포퓰리즘적인 내용이 서로 뒤엉켜 있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제시한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은 충분히 가능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 상환의 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것은 은행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므로 재정 투입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또 신용 평가를 할 때 결과를 사전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고 항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후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더 낮게 나왔다. 이자제한법과 공정대출법, 임의 경매금지, 서민 대출시장 육성 등은 금융시장의 논리상 맞지 않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히려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사채시장으로 내몰 가능성까지 있다고 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자율의 상한선을 25%로 내리고, 금리 10%대의 서민 대출시장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구체성은 있지만 시장 논리에 어긋나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담보권자의 임의 경매금지는 민간 부문의 금융 관행을 크게 바꾸는 것이어서 금융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자제한법과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 ‘피에타 3법’ 도입은 제도를 바꾸는 것인 만큼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협조해 입법화를 추진한다면 실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달리 봤다. ●참신성 참신성에서는 두 후보 모두 보통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기존 정책의 확대와 미국 등 외국 정책의 짜깁기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내놓은 국민행복기금 18조원 조성과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은 가계와 청년들의 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교수는 “고부채 채무자에 대한 상환 기간과 금리 조정, 대학생 채무 불이행자의 채무 매입 등은 기존 정책에서 더 나아간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참신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 측의 1인 1계좌 ‘힐링통장’과 지자체별 ‘힐링센터’ 설립은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 교수는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참신성이 있다.”면서 “이런 제도는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이 재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효과 박 후보 공약의 정책 효과는 다소 엇갈렸다. “효과가 클 것”이라는 입장과 “1000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감안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해석도 있다. 김 교수는 “박 후보의 대책대로 시행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89%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특히 금융채무 불이행자와 총부채 상환 비율이 높은 채무자, 저소득 자영업자 등을 위한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교수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규모에 비해 지원책이 작아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 공약의 경우도 전문가 사이에 온도차가 컸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효과보다는 금융시장의 역행으로 서민들을 고리의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 위험이 있다.”고 예상한 반면 박 교수는 “제도는 바꾸는 것이 어렵지 바꾼다면 박 후보의 대책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면서 “‘피에타 3법’은 금융시장의 틀을 바꾸는 것인 만큼 실시된다면 은행들이 장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 공약의 미진한 점으로는 자활 능력이 없는 채무자에 대한 해결책과 자활 의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꼽았다. 문 후보 공약의 경우 퍼주기 가능성과 재원 조달, 금융시장의 역행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재원 마련의 실현 가능성과 금융 논리 등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하 교수는 “의도는 좋지만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소화해 주는 등의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朴 “성폭력·학교폭력 등 4대 사회악 발본색원 최우선 순위”

    朴 “성폭력·학교폭력 등 4대 사회악 발본색원 최우선 순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6일 토론회에서 “국민들이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나라, 행복한 국민이 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그러면서 “잠재력과 소질, 끼를 마음껏 발휘하고 땀 흘려 일하면 보상의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의 나라, 최소한의 생활과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18일 비전선포식을 통해 발표했던 ‘중산층 재건을 위한 국민행복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전체 토론회 가운데 4분 동안 주어진 정책비전 스피치 시간을 통해 박 후보는 ▲가계부채 해결 ▲성폭력·학교폭력 등 4대 사회악 근절과 ▲사교육비 완화 ▲일자리 창출을 우선순위에 두고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다. 박 후보는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달하는데 이것은 개인의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방치되면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해 이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322만명에 달하는 저신용 서민 대출자들에 대한 이자 부담을 낮춰 주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박 후보는 성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근절과 관련, “귀가하는 자녀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 음식을 먹을 때 따져 봐야 하고 학교에 가는 게 두려운 나라는 선진국이 되더라도 선진국이 아니다.”면서 “그런 문제부터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국민안전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에 대해 공권력을 총동원해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청에 폭력범죄 전담 차장직을 도입하고, 폭력 범죄에 대한 형량을 대폭 높이고 폭력 전과자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박 후보는 아동·성범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 21일 성폭력 문제를 다룬 영화 ‘돈 크라이 마미’를 상영한 뒤 “성범죄자 등은 사형을 포함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책비전 스피치 시간에 이 부분을 설명한 것도 안전에 대한 의지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또 “교육은 국가가 책임지려고 한다.”면서 “사교육비 때문에 노후 준비도 못 하고 맞벌이를 열심히 해도 남는 게 없는, 가난의 대물림 원인이 되는 사교육비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70%의 국민이 중산층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朴 “집권땐 주변인사에 일정기간 자리 안줄 것”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력서를 장황하게 올려놓으셨는데 박 후보 개인이 쓴 이력서는 이 자리에선 찢어야 한다. 국민들이 화난 것은 불량식품이 아닌 불량정치다. 지금 정치는 국민을 죽일 수 있는 정치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박근혜 후보-그래서 정치쇄신을 해야 된다고 한다. 국회뿐 아니라 행정부, 정당도 해야 된다. 이번에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정당쇄신의 핵심은 공천이다. 여야 동시 국민참여경선으로 국민께 공천권을 돌려드리고 지자체장, 지방의원 공천도 포기하겠다. 국회 윤리위, 선거구 획정위에 전원 외부인사가 참여해 실질권한을 준다면 막말·폭력 정치를 근절할 수 있다. 행정부 개혁은 국무총리·장관에게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부여하고 인품, 자질, 능력에 따른 탕평인사를 하는 것이다. ▲정-제도보다 사람 문제다. 최근 박 후보 진영에 속속 모여드는 인사들은 국민들이 보기에 새로운 느낌이 없다. ▲박-새로운 분들만 오는 것은 아니고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도 참여하고 외부 영입도 하고 특보단에 전문가들도 모신다. 제가 말하는 대탕평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행정부 인사 때 탕평을 하겠다는 것이다. 저를 돕겠다고 오시는 분들은 따뜻하게 맞아 힘을 합치는 게 선거다. ▲정-자리 주는 게 탕평인가. 일정기간 자리 안 주겠다고 선언하면 안 되나. ▲박-(웃으면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 ▲서미아 단국대 교수-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른다. 서민·중산층 시름이 깊다. 신용불량자 수도 늘어 올해 6월 기준 23만 5000명이다. 박 후보는 18조원에 이르는 국민행복기금을 마련해 가계부채 탕감 계획 밝혔지만 장밋빛 공약 아닌가. 재원 조달 계획은. 신불자 신용회복 계획은. ▲박-재원을 따로 국가에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존 자산관리기금 같은 것을 다 모아서 1조 8000억원의 10배 정도 채권을 만드는 게 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이다. 금융빚을 갚지 못한 322만명에 대해 자활의지 가진 분들께 신용회복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포퓰리즘은 아니다. 또 고금리로 고통받는 분들께 1000만원 한도 내에서 금리 20%대의 대출을 10%대의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하면 가계부채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 대학 일반학자금 대출로 신불자가 된 경우에도 취업 후 갚을 수 있도록 하거나, 일반 대출을 금리가 낮은 ICL(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로 바꿀 수 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호되게 면접을 치르는 것 같다.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인 면접을 잘 치르면 대통령 취임하실 것 같다. 일자리 대책이 주로 창조경제, IT, 문화 콘텐츠 분야인데 이쪽 분야는 능력있는 분들만 취직할 수 있다. 서민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박-한쪽에선 스펙 초월해 취업을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한쪽에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어느 학교, 지역 출신이든 열정, 잠재력만 보고 인재정보를 인재은행에 등록하면 다양한 멘토들이 상담을 해줘 취업준비를 시켜주고 기업에서 연결이 된다. 또 하나, 직무능력표준을 만들어 학벌 따지지 않고 취업이 가능하도록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 고용하는 쪽으로 하려고 한다. ▲이은주 서울대 교수-안거낙업이 정치하는 이유라고 하셨다. ‘안거’의 핵심은 주거정책이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의 1차적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 ▲박-하우스푸어 해결이야말로 민생정치의 시작이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는 분들은 결국 목돈 마련이 힘든 것 아니겠나. 집주인이 세입자 대신해 은행대출을 받고 세입자는 이자만 내면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우스 푸어는 지분매각을 통해 임대료만 내면 전세금이 올라 갑자기 집을 옮겨다닐 필요가 없다. ▲이-능력 있어도 집값이 바닥칠 때까지 집 구매를 유보하는 이들보다 지불능력이 없어 할 수 없이 빚내 전세 사는 무주택자들이 많다. 지분매각제도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박-그래도 가장 큰 고통은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고금리는 정부가 보증 서 반으로 낮춰주고 근본적으로 공공 임대 주택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 ▲정-은행 관계자가 들으면 경악할 일이다. 국민 면접관 입장에서 정책이 굉장히 추상적이다. ▲홍-‘준비된 여성대통령’ 캐치프레이즈로 뛰고 있는데 여성 지지도가 올라가 재미를 보셨겠다. ▲박-꼭 그렇게 표현을 하셔야 되나.(웃음) ▲홍-여성 대통령이 국방, 외교에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 군대도 안 갔다 오셨다. ▲박-그런 편견은 없어져야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외교안보 분야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후보로 국민들이 저를 선택했다. 영국 대처수상은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독일 메르켈 수상도 유럽 금융위기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남자냐 여자냐가 아니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국가안보관과 국제적 경험이다. 저는 퍼스트레이디를 대행하면서 식견을 넓혔고 아버지를 흉탄에 잃었을 때도 가장 먼저 휴전선을 걱정할 정도로 철저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 ▲홍-연평도 포격이 다시 발생하면 즉각적 리더십 행사가 가능한가. ▲박-우리 주권, 영토에 관한 문제는 협상 대상도 아니고 어떤 경우든 철저하게 지킨다. 천안함 폭침을 침몰이라 하고 북방한계선(NLL)에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과연 북한 위협에 잘 대처할 수 있겠나. ▲정-박 후보의 단호함은 세계적인 것 같다. 이상한 그림들도 나오고 화도 안 나나. 어느 영화 감독이‘ 집권하면 다 잡아버릴 거다.’고 하더라. 지도자에게 중요한 게 분노 관리다. ▲박-(웃음) 굉장히 걱정이 되시는 것 같다. 화를 꾹꾹 눌러담으면 오히려 폭발해서 더 안 좋다. 인생의 패배자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명심보감 등 많은 책을 읽고 좋은 글귀를 전부 적었다. 정관정요의 교훈들이 어느 새 제 것이 돼 피와 살이 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가계빚 잡아야 민심 잡는다” 선심성 공약

    “가계빚 잡아야 민심 잡는다” 선심성 공약

    “가계부채는 당뇨병처럼 오래된 병이라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면 치유할 수 있는 만성병이다.” 12일 대구상공회의소를 방문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두고 한 말이다. 나라 곳간을 열어 가계빚 구제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은 정부와 달리 선심성 가계부채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전날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어 가계빚 구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금융회사와 민간 자산관리회사가 보유한 연체채권을 이 기금으로 매입해, 자활의지가 있는 대출자들의 빚을 장기분할 상환으로 바꿔 주고 일정 부분 원리금도 깎아 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기금 조성을 위한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자활의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밑그림이 없다. 그동안 빚을 착실하게 갚아 온 채무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채무자 구제 중심의 ‘피에타 3법’(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제·개정 안을 내놓았다. 이자율 상한선을 연 30%(대부업 39%)에서 25%로 낮추고 이를 위반하면 이자계약을 전부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다. 또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출해 주도록 하고, 채권 추심 때 채무자가 대리인을 지정하면 추심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압류가 금지되는 1인 1계좌의 힐링통장 허용도 약속했다. 하지만 시장 교란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일고 있다. 대출금리는 대출자의 신용도, 파산 위험 등에 따라 정해지는데 인위적으로 10% 포인트 이상 끌어내리면 시장가격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불법 사채시장 양성화라는 부메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패자부활’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2조원 규모의 ‘진심새출발펀드’를 조성해 부양가족이 있는 파산 가구주에게 300만원 한도로 임대 보증금을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신용불량자의 금융거래 제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의 방안도 내놨다. 이 역시 정부가 나서 빚 탕감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2조원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 후보의 가계부채 대책은 모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전제로 한다.”면서 “1000조원이 넘는 가계빚이 우리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얼마나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우선 ‘누구에게’ 지원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이 빚진 것을 정부가 나서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에 재정 부담 문제나 도덕적 해이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조금만 도와주면 채무를 갚을 수 있는 사람과 도와주더라도 갚지 못하는 처지여서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결국 갚을 만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근본적으로는 소득 개선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목 졸린 치매 대책 없나] (하)선진국 현황과 대책은

    [목 졸린 치매 대책 없나] (하)선진국 현황과 대책은

    한국보다 일찍 치매의 심각성을 깨달은 미국의 치매 치료 시스템은 비교적 체계적이다. 정부는 해당 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치매에 걸렸을 경우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어떤 치료 방법이 있는지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 등으로 운영되는 치매 관련 협회 등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치매가 워낙 치료하기 힘든 병이라는 점에서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또 환자 간호에 들어가는 돈도 전국적으로 보면 천문학적이다.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530만명의 치매 환자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노인 인구의 10.3%에 달하는 이들을 배우자나 친척, 자원봉사자 등 270만명이 돌보고 있다. 이들을 돌보는 예산만도 연간 200조원에 달하며 2050년에는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5월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겠다.”며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2025년까지 치매 예방 및 치료법을 연구하는 이른바 ‘국가 치매 계획’(NAP)이다. 이것은 국가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등 알츠하이머 치매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사상 최초의 임상시험이라 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약품을 남미 콜롬비아의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이다. 미 국립보건원(NIH)은 이 임상시험에 1600만 달러(190억원)를 투입한다. 미 보건복지부는 이 계획이 치매와 싸우려는 역사적 노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일본은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이 305만명으로 10년 전보다 배 이상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다. 2017년에는 373만명으로 증가하고 2020년에는 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병 수발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간병 자살’도 연간 300건이 넘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최근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병·의원을 현재 173곳에서 5년 후까지 500곳으로 증설하는 등의 대책을 담은 ‘치매 대책 5개년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5개년 계획 중 눈에 띄는 내용은 치매 환자 치료를 ‘병원 입원형’에서 ‘재택형’으로 바꾼 것이다. 재택형 치료를 늘리기 위해 24시간 간병 서비스 제도도 도입했다. 노인이 건강 정도에 따라 월 9641~3만 1668엔(약 13만~43만원)을 지불하면 24시간 횟수에 관계없이 필요할 때 집에서 전문가의 간병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노인이 치매에 걸려도 환자의 의사가 존중되고 가능하면 계속 살던 지역에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치매와 관련해 재택 지원 체제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면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정신과 병원 입원 환자 수는 1996년 2만 8000명에서 2008년에는 5만 2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일본은 치매 발병 사실이 밝혀진 후 즉각 환자의 집을 방문하는 ‘초기집중지원팀’도 신설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환율전쟁] ‘환율공식’ 깨졌다… 장기 불황에도 계속 추락

    [환율전쟁] ‘환율공식’ 깨졌다… 장기 불황에도 계속 추락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연중 저점을 경신하면서 환율을 둘러싼 공식이 속속 깨지고 있다. 경제 위기 때는 통상 환율이 올라간다. 외환 위기 때 원화 환율이 달러당 2000원에 육박했던 게 그 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섰다. 최근 우리 경제는 ‘6분기 연속 0%대(전기 대비) 성장’이라는 전례 없는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오히려 환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거꾸로 원화 가치가 강세라는 의미다. 전 세계가 위기 상황인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의 잇단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좋은 데서 원인을 찾기도 하지만 지금의 원화 강세는 다소 비정상적이라는 분석이 좀 더 지배적이다.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를 끌어내려 소비에 도움을 준다는 이론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포인트 하락하면 6~9개월 뒤 소비자물가는 0.12% 포인트 떨어진다. 하지만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1000조원이 넘는 가계 빚에 짓눌려 물가가 떨어져도 (경제주체들이) 지갑을 열 여력이 없다.”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내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국의 환율을 끌어내린 가장 주된 요인은 선진국의 돈 풀기다. 이럴 때는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 ‘맞불 작전’을 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라 무리라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경제 규모 자체가 열 배 이상 차이 나는 미국이나 일본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자칫 가계 부채 악화 등의 부작용만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올 3월 988개 수출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사업 계획을 짤 때 대기업은 환율을 평균 1098원, 중소기업은 1106원으로 계산했다. 이미 이 선은 깨졌다. 한때 환율 방어의 마지노선으로 불렸던 ‘최중경 라인’(1140원)도 일찌감치 무너졌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2007~2008년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뤘던 시점의 환율이 달러당 980원이었던 만큼 아직은 좀 더 버틸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상황이 달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수출에 타격이 온다며 환율 (하락) 저지에 나서는 것은 옛날 방식”이라며 “성장 기반 자체를 내수로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설] 대선후보 가계부채 대책에 담긴 도덕적 해이

    차기 정부 초반 경제운용의 성패는 1000조원으로 추산되는 가계부채 해법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후반 미국의 금융위기를 몰고 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떠올리게 할 만큼 폭발력이 큰 사안이 가계부채 문제다. 세계적 불황과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개인 파산이 속출하게 된다면 단기적 금융위기 차원을 넘어 사회적 대혼란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가계부채 대책을 쏟아내는 것도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한데 문제는 이들 대선주자의 처방이라는 게 지극히 즉응적이고 단선적이라는 데 있다. 다각도의 대책을 내놓았다고는 하나 크게 보면 이자율을 낮춰주고 정부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자율 상한을 현행 39%에서 25%로 낮추고 개인회생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여주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정부 재정과 금융 자금을 투입, 2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파산가구를 지원하고 주택담보 채권자의 임의변제를 막겠다고 했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역시 금리 경감과 가계 채무 재조정 등을 위해 정부 재정을 대거 투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국민 혈세 투입과 재정부담 가중, 금융질서 왜곡, 금융회사들의 부담 증가 등 2차 부작용이 빤히 눈에 보이는 상황이다. 382만명을 신용불량자로 만든 2004년 신용카드 대란은 국민의 정부의 카드 남발에 이어 2002년 대선이 도화선이 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표를 의식한 후보들이 원리금 감면 등 선심공약을 앞다퉈 쏟아내면서 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부르고 결국 더 큰 화를 낳았다. 가계부채는 결코 졸속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 성장 정책과 연계한 입체적 대책이 요구된다. 각 후보들은 가계부채 대책으로 표를 얻을 생각부터 버리기 바란다.
  • 전문가 반응 “추경 필요” “뒷북”

    한국은행이 11일 성장률 전망치와 기준금리를 동시에 인하하자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면서도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이 생각보다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은이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고수하다가 ‘뒷북을 쳤다.’는 금리 인하 실기론도 제기됐다.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고강도 처방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금융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채권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는 등 ‘거꾸로’ 움직였다. 코스피지수는 경기 우려감 등으로 1940선이 무너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이제라도 경기 진단을 냉정히 한 것은 다행”이라면서 “정부가 추경 편성을 차기 정부에 떠넘기지만 말고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주식시장의 반응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도 “시기나 인하 폭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13포인트(0.78%) 떨어진 1933.09를 기록했다.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03% 포인트 오른 연 2.74%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4.3원으로 전날보다 0.3원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탓도 있겠지만 한은의 금리 인하 ‘약발’이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허진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은 “내수 침체가 매우 심각한 상태여서 잇단 악재를 넘어서려면 추가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예금·대출 금리를 동반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고객들의 희비도 엇갈리게 됐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가계 부채 원리금 부담이 줄어들는 만큼 빚이 많은 사람은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금리가 낮아져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도 많아질 수 있는 만큼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퇴직금을 맡기고 금리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이나 고정금리 대출자, 채권 등에 목돈을 투자하는 금융회사는 울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1990년대 고객에게 고금리를 주는 연금상품을 판매했는데 이후 금리가 떨어지면서 운용수익은 계속 축소돼 역마진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집값 바닥’ 논쟁 증권가도 가세

    ‘집값 바닥’ 논쟁에 증권가도 가세했다. 집값이 앞으로 최고 15%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맞붙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송흥익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자본차익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결국 수익률 관점에서 아파트값이 재평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투자 대상에서 거주 대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서울·수도권 보급률 100% 상회” 이에 근거해 송 연구원은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0%가량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좀 더 구체적인 하락 근거로는 ▲서울·수도권 주택 보급률 100% 상회 ▲전세·매매 비율 최소 ▲가계부채(자영업자 제외) 1000조원 육박 ▲물가 상승과 대출이자 증가 ▲30~54세 인구수 감소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들었다. 송 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면 서울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지금보다 최고 15%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안효운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아파트 시황이 부진하겠지만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고 경기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내놨다. ●“급매물 반값 아파트 소진중” 그 근거로 ‘반값 아파트’ 소진을 들었다. 서울을 제외한 일부 수도권에는 ‘반값 아파트’(부동산 시장이 한창 활황이던 2006년 당시의 최고가에 비해 시세가 절반으로 꺾인 대형 아파트) 급매물이 나와 있다. 안 연구원은 “이 급매물들이 최근 들어 소진되고 있다.”면서 “경기 용인, 분당, 일산, 김포 등 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지역의 시세 하락세도 주춤한 양상”이라고 전했다. 실제 용인시 성복동 LG빌리지 3차 전용면적 164㎡형(50평)은 최근 4억 8000만원에 팔렸다. 2006년 하반기(10억원)의 절반 가격이다.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1차 129㎡형(39평)도 2006년 최고가격(13억 2500만원)의 절반 수준인 6억 8400만원에 거래됐다. 안 연구원은 “지역별·규모별로 사정이 다른 만큼 집값 하락 폭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의 확산, 매매가격 하락 폭 감소, 정부의 부양정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추가적인 아파트값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진단에 따라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 전략도 엇갈렸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국가신용등급 상향’ 자족 말고 내실 더 다져야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더구나 사상 처음으로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이 일본을 앞지르게 됐다. 이에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더블A(Aa3)로 올렸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후 투기등급까지 강등됐다가 14년 8개월만에 12단계나 급상승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피치는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견조한 재정정책 운용 기조와 낮은 국가채무비율, 양호한 재정수지 등을 높이 평가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국외 자금조달 비용 감소와 더불어 국가 브랜드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와 외국인 투자심리 호전 등 직간접적인 효과도 적잖게 뒤따른다. 외환위기 당시 신용등급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했던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세계 19위로, 지난해보다 5단계나 뛰어올랐다. 우리의 문제 해결능력이 그만큼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도 인정했듯이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우리 경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수출이 계속 뒷걸음질을 하고 있고, 성장률 전망치도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게다가 580만 자영업자 중 170만명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빈곤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에 따른 ‘하우스 푸어’ 양산 등은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공기업 부채도 위험 수준이다. 따라서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내실을 다지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이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국가신용등급이 4단계나 강등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재정 건전성 유지와 복지 수요 충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성장과 분배,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하는 경제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 [뉴스&분석] 올해 성장률 2%대 추락한다는데… 국가신용등급 상향 러시 왜

    [뉴스&분석] 올해 성장률 2%대 추락한다는데… 국가신용등급 상향 러시 왜

    최근 우리 경제를 칭찬하는 소식이 잇따라 외국에서 들려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렸고,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19위)를 다섯 계단이나 올려 잡았다.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김석동 금융위원장)라던 정부는 이제 “노는 물이 달라졌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며 자찬한다.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게 확실시되고 국민들은 늘어나는 빚에 한숨만 나오는데 왜 나라의 경쟁력은 오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신용등급과 한 나라의 실물경제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7일 “국가신용등급은 다른 나라들이 돈을 빌려 줘도 떼이지 않을 위험을 측정하는 지표이지, 종합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이를 동급으로 혼돈하는 데서 괴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오른 것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 관리를 더 잘 했다는 뜻”이라면서 “등급 상승으로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가 관리를 잘한 측면도 있지만 세계 주요국의 재정 상황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측면도 있다는 게 하 교수의 얘기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34.1%다. 일본(199.7%), 프랑스(94.1%), 미국(93.6%)에 비해 양호하다. ●부채는 늘고 소득과 수출은 감소하고… 국가신용등급이 빚 갚을 능력을 중시하다 보니 이 부문 지표가 개선된 것도 등급 상향을 끌어낸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율(2010년 47.9%→2011년 44.4%)은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은 같은 기간(2916억 달러→3064억 달러) 불어났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우리보다 더 나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성장률은 3.6%다. 전년(6.3%)의 반 토막이다. 하지만 2007~2011년 평균을 내면 3.5%로, 피치가 우리나라와 더불어 더블 A 등급을 준 다른 나라들의 평균치(2.7%)보다 높다. 신용등급이 미래가치가 아닌, 과거에 대한 후행적 평가라는 것도 ‘괴리감’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과도한 수출 의존도나 주식 시장에서의 높은 외국인 비율, 가계부채 문제 등은 앞으로 악화될 소지가 크다.”면서 “이런 요인들은 (과거에 대한 평가로) 지금 신용등급이 오른 것과 상관없이 멀지 않은 미래에 리스크 요인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GDP의 58% 정도를 차지하는 수출은 올 들어 7월까지 3198억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 부채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지난 1분기 322만 3000원에서 2분기 301만 7000원으로 줄어들었다. ●“서민생활 안정 주력, 부채관리 주력해야”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 국민들은 국가신용등급 상향 소식보다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얇아지는 지갑이 훨씬 더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라면서 “정부가 외부 칭찬에 취하지 말고 서민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디스나 피치도 이런 대목을 우려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30일자로 내놓은 ‘글로벌 거시 위험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2.5%로 낮췄다. 소비 위축 등을 들어서다. 피치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황 실장은 “가계부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변동 금리 대출의 고정 금리 전환 등 연착륙을 유도하고 신흥시장 개척 등을 통해 경제위기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가계부채가 ‘부메랑’으로 날아올 공산이 크다는 경고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민생경제

    [2012 대선공약 대해부-경제분야] 민생경제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의 민생경제 분야 공약은 주로 가계빚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약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경우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몰락해 국정운영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여야가 공유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주요 대책으로는 가계빚의 주요 진원지인 하우스푸어 계층 지원 방안, 서민·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확보 등이 나왔다. 그러나 재정 추계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장밋빛 청사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다짐했듯 민생경제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경제적 약자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고 자립이 불가능한 계층에 대해선 국가가 보호하되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국민은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경선 후보는 가계부채특별법 제정과 공익은행 설립을 앞세운 가계부채 종합정책을 발표했다. 취약계층에 대해 2년간 채권추심을 금지해 채무를 유예하는 한편 채무대리인을 통해 개인파산과 채무조정을 돕겠다는 것이다. 김두관 후보는 서민계층 생활비 감소를 앞세웠다. 4인 가구 연간 필수생활비를 600만원까지 절감해 서민계층 생활고부터 덜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입시제도 단순화를 통한 사교육 수요 절감, 휘발유·통신비 원가검증제 도입, 중증질환의 건강보험급여 확대 등을 약속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 역시 가계부채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과도한 채무를 정부가 일부 지원하고 개인회생절차를 밟아도 집을 보전할 수 있도록 통합도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재인 후보는 소득보장 종합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국민의 적정소득을 보장해 경제위기에도 중산층이 몰락하지 않도록 하고 서민에게는 빈곤 탈출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빈곤, 실업, 노후의 3대 소득불안에 대비하는 실업급여와 실업부조,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연금·기초노령연금 등 3대 소득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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