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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외면에… 세계 첫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 좌초 위기

    정부 외면에… 세계 첫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 좌초 위기

    나랏돈 500억 들여 14년 만에 기술 개발 “소아 제1형 당뇨병 완치에 가장 효과적 복지부 등 관련 부처 ‘관리기구’ 무관심 내년 5월까지 임상 못하면 국가적 손실” 美·日·中·유럽 등 관련법 시행과 대조적정부의 복지부동으로 지난 14년간 500억원을 투자한 세계 첫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박정규 서울대 2단계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장은 2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돼지 췌도 이식 기술을 개발하고도 정부 지원이 없어 사업단 연구기간 안에 임상시험을 끝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돼지 췌도 이식은 소아에게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로 알려졌다. 제1형 당뇨병은 전체 당뇨병 환자의 10%를 차지한다. 현재는 인슐린을 투여하는 게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슐린 주사는 불편함이 많고 장기 손상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췌장을 이식할 수도 있지만 공여자가 많지 않아 쉽지 않다. 그래서 사업단은 2004년부터 돼지의 췌장에서 내분비세포가 밀집된 ‘췌도’를 분리해 사람에게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사업단은 2015년 11월 당뇨병 원숭이에 돼지 췌도를 이식해 최대 1000일까지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월에는 국제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전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사업단은 다음달 서울대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종(異種) 장기 이식 임상시험 승인이 이뤄지면 각막, 캡슐화 췌도에 이어 세 번째다. 중국 등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한 사례가 있지만 학계가 공인한 연구 결과는 내놓지 못했다. 그런데 정부의 외면으로 임상시험을 더이상 진행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박 단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보호할 법규와 관리기구”라면서 “이종 이식 근거 법이 없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부처 어느 곳도 관리기구가 아니라고 해 연구 진행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016년 2월과 지난달 이종 이식 관리규정을 담은 첨단재생의료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반면 미국, 일본, 중국, 유럽은 이미 관련법을 시행해 운영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강행할 수도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이종이식학회는 국가의 관리를 중요한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단은 오는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로 임상시험 계획을 짜 놓은 상태지만 실제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박 단장은 “사업 기간인 내년 5월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못하면 사업단 자체가 와해돼 국가적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이종 이식에 대한 선도적 지위도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업단은 오는 29일 서울대 의대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갖고 전문가, 복지부, 환자의 의견을 듣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中까지 덮친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 국내 양돈 지키기 총력

    中까지 덮친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 국내 양돈 지키기 총력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치사율이 30%가 넘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아직 백신이 없다. 일단 발병하면 살처분 말고는 방법이 없어 자칫 국내 양돈산업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지난 1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된 데 이어 지난 14일과 15일 추가 발병이 확진됐다. 바로 옆 중국에서 병이 확산되자 과거 구제역 파동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선 ‘예방만이 살길’이라며 공항·항만 관리 강화, 양돈농가 등을 대상으로 한 방역, 대국민 홍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20일에는 관계기관과 전문가, 생산자단체 등과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해외 발생 동향과 국내 유입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아프리카돼지열병은 원래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 지역 돼지에 풍토병으로 존재했다. 2007년 조지아(옛 그루지야)에 있는 한 항구에 아프리카를 경유한 선박이 정박했는데 이 선박에서 나온 잔반을 그 지역 돼지에게 먹이면서 발생해 유럽으로 확산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웃나라인 아르메니아 등을 거쳐 2012년 우크라이나, 2013년 벨라루스, 2014년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과 폴란드까지 확산됐다. 2017년에는 체코와 루마니아에서도 발병했다. 급기야 지난해 3월에는 러시아·몽골 접경인 이르쿠츠크에서도 발병했다. 이르쿠츠크는 기존에 발병했던 지역과 4000㎞ 넘게 떨어져 있었다. 더구나 이달 초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가 나타났다. 지난 14일 허난성 도축장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헤이룽장성에서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헤이룽장성은 북한과 가까운 동북 3성에 속한다. 지난 15일에는 장쑤성 롄윈강시에서도 신고가 들어왔고 88마리의 돼지가 폐사했다. 중국과 한국은 사람과 물자 이동이 활발해서 방역당국으로선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국은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이 몰려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각국 정부가 신경을 안 써서 질병이 확산되는 게 아니다.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백신이 없고, 앞으로도 백신을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유전자 크기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10배가량 많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 유전자가 크다 보니 유전자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단백질 종류도 최대 151개다.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처지에선 강적을 제대로 만난 셈이다. ●염지 상태 182~300일 생존… 육포 안심 못 해 바이러스는 대체로 열이나 건조한 조건에 약해서 체외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그렇지도 않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막강하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매뉴얼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냉동고기에서 1000일가량, 심지어 염지(소금 등에 절여 간을 하는 것)된 고기나 건조된 고기에서도 182~300일 이상 생존할 수 있어 육포조차 안심할 수 없다. 백신도 없고 생존력도 엄청나니 일단 발병하면 살처분 말고는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 고열과 식욕 결핍, 유산 등 증상을 보인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당장 백신을 기다릴 수도 없는 지금으로선 바이러스 유입을 미리 차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아프리카돼지열병은 어떤 경로로 옮을까. 유럽식품안전국이 2014년 발간한 자료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돼지 이동과 잔반 사료로 인한 감염이 73%를 차지했다. 이르쿠츠크에서는 약 40마리를 잔반으로 키우는 돼지 사육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바꿔서 돼지에게 먹이는 농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다. 유럽에선 야생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옮기는 것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가령 중부 유럽에서 영국이나 독일로 일하러 들어오는 많은 노동자들이 소시지가 들어 있는 샌드위치 같은 음식을 자국에서 가지고 오는데, 이들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야생 멧돼지가 먹고 감염되는 사례가 있다. 야생 돼지는 일단 바이러스에 걸리면 평생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보균 돼지가 된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에선 사냥으로 야생 돼지 개체수를 줄이고, 감염국에서 들어오는 노동자나 여행객에게 음식물 반입 금지를 홍보하는 실정이다. 한국은 당장은 야생 돼지로 인한 발병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아시아 대륙과는 유일하게 북한을 통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정보 교류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에 유입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한 예방조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2007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조지아에서 발생하고 반년 뒤 러시아 국경지역에서도 등장한 것에서 보듯 야생 돼지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경을 넘어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다시 한국으로 옮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질병을 옮기는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사람이다. 외국에서 불법 축산물을 가지고 오다 공항이나 항만에서 적발된 게 해마다 약 2t이나 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불법 축산물이 공항과 항만 단속을 빠져나가면 바로 그 순간부터 축산농가에겐 재앙이 시작되는 셈이다. ●각 시·도에 항원·항체 진단체계 만들어 대응 농식품부에선 유럽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뒤 방역대책을 발전시켜 왔다. 항원·항체 진단법을 2009년 확립하고 사육 돼지와 야생 멧돼지를 대상으로 혈청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공항이나 항만에서 압수한 불법 휴대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가공품 항원검사도 2016년 100건, 2017년 112건을 했다. 지난 2월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관리대책도 마련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국가와 관련한 세관 합동검사를 주 2회 실시하고 전담요원도 배치했다. 특히 중국발 항공편 노선에 검역 탐지견을 집중 투입해 검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혹시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신속히 살처분을 할 수 있도록 긴급 행동지침도 만들 계획이다. 살처분 매몰지도 미리 선정해놓았다. 국내 방역은 국제기구에서 권장하는 유효 소독성분을 포함하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관련 규정도 강화했다. 시·도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항원·항체 진단체계를 구축했다. 농식품부 김대균 구제역방역과장은 “시·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검사할 수 있는 실험실과 진단기관이 없는데 관련 전문가도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예방이 최선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됐을 때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적·물적 기반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삼성 ‘반도체 백혈병’ 11년 분쟁 마침표… 이르면 10월 보상 완료

    삼성 ‘반도체 백혈병’ 11년 분쟁 마침표… 이르면 10월 보상 완료

    삼성, 조정위에 ‘무조건 수용’ 통보 반올림도 ‘조정위 제안 동의’ 전달 “이재용, 신뢰 회복 위해 전향적 수용” 삼성·반올림 내일 중재 합의안 서명백혈병을 앓다가 사망한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게 될 전망이다. 황유미씨가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지 11년 만이다. 황씨의 사망 이후 결성돼 1000일 이상 이어 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의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 농성도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22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등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는 지난 18일 양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송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무조건 수용’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반올림도 ‘조정위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다.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정위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백지위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 1호로 백혈병 분쟁 해결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올림 측은 “최종안은 아니지만 받아들일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중재안에 그간 직업병 인정 사례가 늘어나는 현황, 다른 회사에 이런 직업병 보상 체계들이 만들어져 있는 사례 등이 언급됐고 그동안 토론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진술이 꽤 담겨 있어 어느 정도의 내용을 예상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조만간 시민사회에 농성 중단 배경을 설명하는 일정을 진행하고 마무리 절차에 돌입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정위와 삼성전자, 반올림 측은 24일 이번 중재 합의안에 서명할 계획이다. 조정위는 두 달 내에 최종안 마련에 나선다. 반도체 피해 노동자에 대한 보상은 이르면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여전히 이유 모른 채 노동자 죽어 나간다”

    “여전히 이유 모른 채 노동자 죽어 나간다”

    삼성 직업병 사망 동료·가족위해 60여명 모여 빗속에서 기자회견 故 황유미 부친 “딸 죽은지 11년 삼성 묵묵부답·정부 눈치 보기”“또 하나의 가족이라더니…. 그 가족, 더이상 죽이지 마라.” 2007년 당시 22세에 불과했던 황유미씨의 사망을 계기로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결성된 시민단체 ‘반올림’의 농성이 2일로 1000일을 맞았다. 반올림은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살 권리’를 외쳤다. 황씨의 아버지인 황상기씨를 비롯해 노동자 60여명이 직업병으로 사망한 동료를 추모하기 위해 참석했다. 유미씨는 삼성 계열사의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중 백혈병에 걸려 투병하다 2007년 3월 사망했다. 아버지는 “유미가 죽은 지 11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노동자들이 이유도 모른 채 죽어 나가고 있다”면서 “삼성은 피해자에게 일방적인 대책만 던져 놓고 묵묵부답이고, 정부는 삼성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7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삼성그룹 노동자들이 반올림에 제보한 ‘직업병’ 피해 건수는 32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118명이 사망했다. 반올림과 삼성 측은 이들에 대한 재해 인정을 놓고 11년간 싸움을 이어 왔다. 2014년 5월 삼성 측은 “합당한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제3자 조정위원회가 마련됐고 협의가 시작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삼성은 이듬해 9월 자체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보상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피해 보상을 위해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지난해 말까지 127명에게 195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삼성은 이 대책을 내놓으며 “백혈병 이슈가 9년 만에 모두 해결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반올림 측은 “삼성의 일방적인 보상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조정위원회를 무시하고 삼성 자체적으로 불투명하게 만든 보상안으로, 대상자 선정과 금액 산정 모두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2015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을 멈추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30년 전 故 문송면처럼 ‘소년 노동자’ 눈물 여전

    30년 전 故 문송면처럼 ‘소년 노동자’ 눈물 여전

    수은 중독으로 산재 경종 울려 “직업병 증명 여전히 노동자 몫”“수많은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아픔이 담긴 비가 또 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와 직업병에 대한 경종을 처음 울린 문송면·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30주기 합동추모제가 1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불과 열다섯의 나이에 세상을 떴던 문송면군의 형인 근면씨와 옛 원진 노동자들, 황상기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대표 등 130여명은 거센 비를 맞으며 산재로 숨진 노동자들의 넋을 기렸다. 근면씨는 추모사에서 “30년 전의 송면이처럼 아직도 어린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제발 근로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 산업재해를 입으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문군은 중학교 졸업 전인 1987년 12월 서울 영등포에 있는 온도계·압력계 제조업체에 취업했다. 학업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낮에 일을 하면 야간학교에 보내준다는 말에 상경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군은 이듬해 7월 사망한다. 근면씨는 “건강하던 송면이가 근무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으슬으슬 아팠고, 2월 구정 때는 시골집에서 경기를 일으켰다”면서 “각종 병원은 물론 심지어 굿까지 해 봤지만, 병명이 뭔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문군은 3월 중순 찾아간 서울대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어떤 회사를 다녔냐”는 질문을 처음 받았다. “온도계를 만드는 회사”라고 답한 후 검사를 통해 병명이 수은중독으로 드러났다. 근면씨는 의사의 추천을 받고 당시 구로의원 상담소 김은혜(67·현 원진 직업병관리재단 이사)씨와 산재 승인 등을 의논했다. 김씨는 “송면이는 온도계와 압력계에 수은을 주입하고, 제품에 묻어 있는 얼룩 등을 닦아내는 일을 했다”면서 “유해물질에 대한 기본정보도 없이 일을 하다 사망했는데도 회사와 정부는 산재 승인을 거부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이 같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며 문군은 6월 말 뒤늦게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병원을 옮긴 지 3일 만에 숨지고 말았다. 15살 소년 노동자가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경기 구리의 합성섬유회사 원진레이온에서 인견사(실의 일종)를 만들던 노동자 4명이 김씨를 찾아왔다. 이들은 유해 물질인 이황화탄소에 중독돼 몸을 가누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씨는 “송면이 덕분에 직업병 공장이었던 원진 노동자들의 죽음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수많은 문군’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 이민호군이 프레스에 끼여 사망하고, 2016년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세 노동자 김모씨는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반올림 농성은 2일 1000일째가 된다.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유해물질이 발병 원인인데 삼성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직업병의 증명 주체가 여전히 노동자에게 있다는 점이 문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글 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살림남2’ 미나 류필립 사주 “궁합 천생연분, 2019년 자녀운 있다”

    ‘살림남2’ 미나 류필립 사주 “궁합 천생연분, 2019년 자녀운 있다”

    ‘살림남2’ 미나 류필립 커플이 바라던 자식을 얻게 될까. 25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에서는 미나와 류필립이 연을 맺은 지 1000일 만에 처음으로 사주를 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역술가는 “두 사람이 궁합적으로는 매우 잘 만났다”며 “이 정도면 천생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도에 자녀를 한 명 탄생시켜야 하는 운이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 없다”고 점쳤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류필립은 “솔직히 기분 좋았다. 좋은 말을 해주시니, 믿고 싶었다. 자식복이 있다고 하니 힘을 내봐야겠다는 생각 들더라”고 밝혔다. 미나 역시 “올해 결혼해서 내년에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기뻐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000일간 6만명 사상…출구 없는 예멘 내전

    1000일간 6만명 사상…출구 없는 예멘 내전

    1000일 동안의 내전이 예멘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1만여명이 죽고, 약 5만명이 다쳤다. 인구의 70%인 2200만명이 구호물품에 의지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AFP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로 예멘 내전이 시작된 지 1000일이 됐다고 전했다. 2015년 2월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우디는 적성국 이란이 후티의 배후라고 판단했다. 자국의 턱밑에 친이란 정권이 수립되는 것을 막으려고 사우디는 2015년 3월 26일 예멘을 공습했다. 내전이 시작됐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는 후티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판이었다. 유엔에 따르면 이날까지 사우디가 주도하는 수니파 연합군의 폭격과 공습으로 8670명이 사망했고, 약 5만명이 부상당했다.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이 파괴돼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가 창궐했다. 88만 4000명이 콜레라에 걸렸고, 2184명이 콜레라로 숨졌다. 700만명은 영양실조 상태다.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후티는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야마마궁을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당시 야마마궁에는 살만 빈압둘아지즈 국왕이 회의 중이었다. 사우디가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즉각 후티의 거점인 예멘 사나에 보복폭격했다. 후티가 국왕을 노린 만큼 사우디의 대대적인 추가 보복이 확실시된다. 후티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 “사우디 개입 1000일째가 되는 날에 맞춰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범죄를 저지를수록, 폭력을 휘두를수록 더 많은 미사일을 쏘겠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사우디를 향한 미사일은 이란제”라면서 “유엔 차원의 강력한 이란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다친 이길연 집배원 출근 압박”… 뿌리 깊은 과로사회의 그림자

    “몸 아프면 동료 눈치보는 환경” 대책위 오늘 순직신청 기자회견 지난 9월 5일 유서 한 장을 남기고 광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길연 집배원의 진상 규명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에는 이 집배원에게 출근을 압박한 사실관계가 일부 드러나 순직을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4일 전국집배노조와 ‘고(故) 이길연 집배원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대책위) 등에 따르면 이 집배원이 근무하던 서광주우체국 집배실장은 지난 8월 29일과 31일에 고인과 통화하면서 ‘복무관리 차원에서 출근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고 진상보고서에 밝혔다. 이어 ‘고인은 추가 치료를 원했고, 추가 진단서 없이는 병가 처리가 곤란함을 설명’한 뒤 ‘추가 진단이 나오면 제출하라고 안내’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겨 있다. 이 집배원에게 출근을 종용한 정황을 추정할 만한 것으로,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 8월 10일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서광주우체국은 같은 달 11일부터 31일까지 이 집배원을 공무상 재해가 아닌 일반 병가로 처리했다. 대책위 등은 “서광주우체국이 오는 12월 20일에 1000일 무사고운동 달성을 앞두고 있어 일반 병가로 처리했다”고 의심하면서 “고인이 치료를 요청했지만 수차례 출근을 종용해 고인이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 집배원은 유서에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고 남겼다. 지난 1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 이 집배원의 팀 평균 업무량은 등기 108개, 택배 11개, 일반통상 1004개, 운행거리 19.7㎞였다. 이 집배원이 병가를 사용한 날부터 9월 17일까지 팀 평균 업무량은 등기 120개, 택배 23개, 일반통상 1199개, 운행거리 23㎞로 모두 증가했다. 심지어 추석 특별 배송 기간을 앞두고 있었다. 공무상 재해를 당하고도 동료에게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이 이 집배원의 부담을 더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는 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진상보고서 결과를 발표하고 순직 신청 기자회견을 연다. 앞서 지난달 30일 강성주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은 “고인의 순직 처리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블루오션 ’ 정원산업 육성 일자리 1500여개 만든다

    산림청이 산림 분야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정원’ 산업화를 통해 2020년까지 15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류광수 산림청 차장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정원정책 1000일 플랜,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해 마련한 ‘제1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의 구체적 실행안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정원 관련 인프라 확충과 문화 확산, 산업 활성화를 추진한다. 현재 유일한 국가정원인 순천만정원처럼 2020년까지 시·도 거점별로 국가·지방정원 20곳을 확충하고 민간정원 100곳과 공동체정원 100곳을 조성해 국민 체감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북 정읍의 구절초 정원과 같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숲 정원’을 매년 1곳씩 조성해 주민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로 했다. 정원·수목원·휴앙림과 지역 문화자산을 연결하는 ‘정원가도’(庭園街圖)를 개발해 정원관광산업을 육성한다. 특히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청년·시민·정원 전문가 등 세분화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육기관도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정원사에 대한 자격 제도를 신설해 전문가로서 자부심도 높일 계획이다. 류 차장은 “2020년까지 정원시장을 2조원 규모로 육성해 15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생활 속 정원 확대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홈플러스 ‘신선식품’ 승부수

    홈플러스 ‘신선식품’ 승부수

    홈플러스에서 파는 바나나는 해발 700m 내외 산지에서 자란 것이다. 바나나는 높은 곳에서 자랄수록 더 달기 때문이다. 전복은 전남 완도 바다에서 1000일 이상 키웠다. 완도가 청정 지역이기 때문이다. 양상추는 새벽에 수확했다. 햇볕을 받으면 쉽게 무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19일 ‘신선의 정석’ 캠페인을 연중 진행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유통 전문가들과 협업해 신선식품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산지 수확, 포장, 운송, 진열 등 유통 전 과정을 개선하고 있다. 품목별로 고객 불만, 반품률, 폐기율 등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이를 산지와 협력사 방문, 소비자 조사,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검증한 뒤 각 유통 단계에 적용했다. ‘너무 달아 사과해’, ‘어쩜 이리 싱싱한우’ 등 유머 섞인 말풍선을 담아 고객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노력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은 자주 사야 해 주부들의 필수 쇼핑 품목이다. 또 신선식품을 사러 왔다가 다른 물건도 사는 교차구매율이 높아 유통업체에는 중요한 품목이다. 온라인 몰과 비교해 대형마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 볼머 임신 6개월 몸으로 경기 출전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 볼머 임신 6개월 몸으로 경기 출전

    “뱃속에 볼링공을 넣은 것 같아요.”올림픽에서 일곱 메달을 따낸 대나 볼머(30·미국)가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을 1000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 임신 6개월의 몸으로 대회에 나서 물살을 헤쳤다. 그는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열린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 자유형 50m 예선에 리우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출전, 27초59로 55위에 그쳐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종목에서 25초 안에 터치패드를 찍었던 터이지만 기록이 중요하지는 않았다. 대회 출전을 결심한 그에게 첫 번째 걸림돌은 임신 전엔 26사이즈로 충분했던 수영복 대신 32사이즈의 수영복을 찾는 일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접영 100m 금메달을 딴 뒤 짬을 내 첫아들 아를렌을 출산한 그는 7월 둘째를 낳지만 이번에는 올림픽을 앞두고도 훈련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아이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살핀다고 해서 소파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볼머는 “(과거에는) 네댓 번이나 호흡을 할 만한 거리로 여기지도 않았는데 내 인생 최초로 길게 느껴졌다”고 이번 50m 출전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볼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한 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셋을 따며 100m 접영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는 여자 혼계영 400m 금메달과 접영 1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임신 6개월에 자유형 50m 대나 볼머 “배 속에 볼링공 넣은 것 같죠?”

    임신 6개월에 자유형 50m 대나 볼머 “배 속에 볼링공 넣은 것 같죠?”

    “배 속에 볼링공을 넣은 것 같아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생애 일곱 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던 대나 볼머(30·미국)가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을 1000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 임신 6개월의 몸으로 대회에 나서 물살을 헤쳤다. 그는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열린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 자유형 50m 예선에 리우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출전, 27초59로 55위에 그쳐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종목에서 25초 안에 터치패드를 찍었던 그녀지만 기록이 중요하지는 않은 일이었다. 대회 출전을 결심한 그에게 첫 번째 걸림돌은 임신 전에는 사이즈 26이면 됐던 수영복 대신 사이즈 32의 수영복을 찾는 일이었다. 미국 대표팀 홈페이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것을 품을 만한 수영복이었다”며 “배꼽을 가릴 만한 사이즈의 수영복은 많지 않더라고요”라고 털어놓았다. 물론 주치의의 동의를 받고 출전했으며 임신 기간 중에는 근력 강화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식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수정해왔다. 볼머는 경기를 앞두고 ESP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겠지만 30초도 안 걸리는 반면 난 종일 15㎏ 나가는 두살배기 아들을 안거나 쫓아다니느라 온종일을 허비한다”며 “일종의 휴가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접영 100m 금메달을 딴 뒤 짬을 내 첫 아들 아를렌을 출산했던 그는 리우올림픽에 복귀했다. 7월에 둘째가 태어나지만 이번에는 올림픽을 앞두고도 훈련을 계속 하기로 결심했다. 아이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살핀다고 해서 소파에 앉은 채로 보내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2014년 6월에도 알리시아 몬타노가 8개월 만삭의 몸으로 미국육상선수권 800m 준준결선에 출전했다. 사실 많은 여자 선수들이 임신 중 올림픽에 출전하는데 리우 때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US 스위밍 매스터스’ 홈페이지는 만삭의 몸으로도 수영을 즐길 수 있다고 권고하지만 사례별로 다를 수는 있다고 지적한다. 볼머는 “(과거에는) 너다섯 번이나 호흡을 할만한 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인생 최초로 50m가 길게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시간도 장소도 중요하지 않다. 여기 출전한 게 사랑스럽다. 팀 동료는 물론 리우에서 만난 모든 이들을 만났다. 대단한 레이스였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석희 “진정한 의미의 ‘진실’도 세월호와 함께 인양될 것인가”

    손석희 “진정한 의미의 ‘진실’도 세월호와 함께 인양될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8분’. 뇌물수수·제3자 뇌물공여·직권남용·강요·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가지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의 박 전 대통령에게, 그 8분은 ‘어쩌면 인생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시간은 어땠을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지난 22일 세월호 선체의 시험인양에 이어 본격적인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는 말을 듣기까지 1072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1073일, 햇수로 3년이 지난 오늘(23일)이 되어서야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는 이 두 가지 상황을 비교하며 지난 22일 앵커브리핑을 이어갔다. 손 앵커는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으로 운을 뗐다. 그는 “8분이라는 시간, 애타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게 된 탄핵된 대통령은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 평소 30분은 걸렸음 직한 거리를 8분 만에 주파했습니다”라면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말이 틀리지는 않았을 것도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손 앵커는 세월호 유족들의 상황을 전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시간은 어땠을까…. 8분도 아니고 8일, 아니, 800일도 아니고 그날로부터 1000일의 낮과 밤을 넘겨 세 번째의 봄을 맞이해야 하는 가족들은 그 긴 기다림 끝에 시험 인양이 시작되는 오늘(22일) 이른 새벽 진도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손 앵커는 “날씨는 간절했을 것이고 마음은 타인이 함부로 가늠할 수 없는 무언가…. 제가 그 마음을 표현해 드릴 수는 없을 것 같군요. 한없이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1초. 그리고 1초…”라는 말로 유족들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전날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온 날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7시간 동안 꼼꼼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조서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혹시나 잘못 진술된 것이 없는지를 알아보는 데에 7시간을 사용한 것이다. 검찰이 피의자 신문조서를 피의자에게 7시간 동안 보도록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손 앵커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했으니 그 진실이 왜곡돼선 안 된다는 데에 이견을 달 수야 없는 것이지만, 3년 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그 날…. 당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잘 알지 못하는데, 검찰 소환 조사가 끝난 뒤의 전임 대통령의 7시간은 너무도 잘 알게 된 우리의 이런 씁쓸함은 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평했다. 손 앵커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자택으로 들어가면서 언급(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독)한 ‘진실’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비교하는 말로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했다. “탄핵된 전임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조서를 그 긴 시간 동안 어느 때보다도 집중해서 살펴본 바로 오늘(22일). 마침내, 그 무너지는 상처를 품은 세월호는 이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있던 세월호가 물 위로 들어 올려지는 날. 우리가 원하는 진실. 진정한 의미의 ‘진실’도 함께 수면 위로 인양될 것인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밝혀질 것’ 이라는 전임 대통령의 말처럼, 그리고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그의 변호인의 말처럼 말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In&Out] 0~2세 교육에 더 힘써야 한다/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

    [In&Out] 0~2세 교육에 더 힘써야 한다/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

    정부가 2013년부터 4년간 누리과정비 11조∼12조원 정도를 투입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 10월 현재 이 연령의 유아 70만 4138명 중 만 3세의 98%, 만 4세의 88%, 만 5세의 91%가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유아교육을 보편화하는 데 성공한 나라가 됐다. 동남아 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유아교육 정책입안자들이 앞다투어 배우러 오는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경기 지역의 일부 유치원·어린이집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거나 경비를 개인 선물·의류 구입, 가족여행비로 쓰는 경우가 드러났다. 급식 위생관리가 부실한 경우도 많았다. 전국에 있는 8930개 유치원, 4만 2517개 어린이집의 0.002%에 불과한 극히 일부분에서 일어난 문제점이지만 학부모들은 “아니 돈을 그렇게 많이 벌어?”하며 불신감을 일반화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가 재정지원을 계속해야 할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규모가 큰 곳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 영유아교육기관 거의 대부분은 영세하다. 정부 지원금이 있어야 질 좋은 교재 및 교구를 준비해 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부모들도 교육비 부담이 줄었다며 반긴다. 이 연령대 아이들을 둔 주변 젊은 부모들의 실제 반응이다. 재정운용의 공공성·투명성·책임성은 지속적인 점검에 의해 차차 확보하면 될 일이다. 재정지원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만 0~2세 영아 때문이다. 후성유전학자·신경범죄학자·정신건강의학자들이 뇌세포를 연구한 결과 생후 1000일에 뇌신경세포가 폭발적으로 연결돼 이 시기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 일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또 정신건강의학자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아기들에게 애착을 형성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2012년 이후부터 후성유전학자들은 출생 직후부터 만 2세 이전에 뇌에 행복감과 공감이 자리잡는 등 인성이 뿌리내린다고 강조하기 시작했다. 신경범죄학자들 역시 아기 때부터 뇌의 감정조절 장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양육해야 미래의 공격성·폭력성을 줄일 수 있다고도 한다. 양질의 초기 교육을 강조하는 실험 결과는 많지만 이 일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가족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펴야 하고, 어린이집에서 대부분의 영아기를 보내야 하는 아기들은 대리엄마인 교사들이 이 중요한 일을 해내야 한다. 영아의 발달에 적합한 방식으로 말 걸어주고 호기심을 일으키고 또래와 문제가 발생할 때 감정 조절하는 방법을 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엄마·아빠·교사, 아니 우리나라 어른들 모두 아기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서 그 방법을 몸에 익혀 실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만 0~2세를 위한 그 무엇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3~5세 교육처럼 0~2세도 교육부가 담당해 제대로 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보건복지부가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교육부가 하는 것이 합당하다. 무엇보다도 1915년부터 유아교사 양성, 교사연수, 장학지도, 0~2세 및 3~5세 영유아들의 발달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교육부 및 교수들에 의해 계속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복지부보다는 시행착오를 덜 거치며 이 일을 해낼 수 있다. 부모 교육 및 영아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교육부와 대학 유아교육학과·보육과·아동학과 교수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또 엄마·아빠·교사들을 교육하며 0~2세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보자. 저출산으로 아기들이 대폭 줄어든 지금, 우리들은 서로 전공이 다른 이들의 기싸움이나 예산액에 매달리는 부처 이기주의가 언젠가 해결되기를 바라며 기다릴 시간이 없다.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 [시론] 국민안전처,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시론] 국민안전처,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지난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 1000일째를 맞아 페이스북에 국민안전처를 해체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찬반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하고 각종 사고도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안전처를 강화하기는커녕 해체하는 게 맞냐는 의견부터 안전처라는 조직은 구조적으로 재난이나 위기에 대응할 수 없는 시스템이므로 하루빨리 안전처를 해체하고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일단 어느 것이 맞느냐는 것은 별개로, 안전처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왜냐면 안전이나 재난이라는 것은 국민적 합의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모르는 안전관리나 재난관리는 백이면 백, 모두 실패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안전이나 재난 대응의 기본은 신뢰다. 신뢰가 없거나 신뢰가 깨지면 안전은 확보하기 어렵고 재난은 극복하기 어렵다. 신뢰는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소통과 이해의 수단은 바로 토론과 논쟁이다. 안전이나 재난 관련 정부조직 체계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전문적 내용까지 국민들이 세세하게 알 수는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며,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전문적인 것은 전문가들의 논쟁과 토론을 하면 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국민들은 적어도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어떤 것이 우리에게 잘 맞고 안 맞는지 알 수 있다. 토론과 논쟁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행하게도 안전처는 제대로 된 토론이나 논쟁 한 번도 없이 무슨 깜짝쇼나 하듯이 하루아침에 탄생했다.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금시초문이었다. 누가, 어디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오리무중이었다. 정부는 일사천리로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안전처를 출범시켰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세월호 참사라는 충격파로 묻혀 버렸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가건물이라도 세워 놓자는 심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안전처가 보여 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평상시에는 온갖 안전은 다할 것처럼 요란을 떨지만 막상 재난이 닥치면 관리는커녕 존재감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메르스 사태였다. 국가 재난을 넘어 국제적 초대형 재난이라고 일컫는 메르스 사태가 터졌건만 국민들의 기억 속에 안전처가 한 일이라곤 책상머리에 앉아 보내나 마나 한 문자 메시지만 날린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경주 지진 때에도 뒷북만 치더니 이어진 태풍에도 부실 대응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처는 무능 아니면 부실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쯤에서 우리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재난 대응에 실패했다면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인 건 아닐까. 사실은 무능이나 부실 대응이라기보다는 안전처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재난관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하는 법이다. 안전 선진국들도 모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논쟁과 토론을 통해 지금과 같은 안전 체계로 발전시켜 왔다. 우리도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필요하다. 안전처가 출범한 지 2년,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이 적기다. 최근 안전처에 대한 논쟁과 토론이 반가운 이유다. 사족을 달자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대통령의 기본적 책무다. 아직도 우리나라 재난관리 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대선 주자라면 마땅히 국가 재난 및 위기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핵심은 안전처에 대한 입장일 것이다. 이참에 대선 주자들에게 묻고 싶다. 안전처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카드뉴스] 당신에게 ‘그날’은 무엇인가요?

    [카드뉴스] 당신에게 ‘그날’은 무엇인가요?

    세월호 참사 1000일이 지났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충격과 슬픔, 고통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세월호 참사는 어떤 것일까요? 시민 76명이 스케치북으로 응답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기억’(48회) 그리고 ‘우리’(14회)였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며,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시민들의 생각을 담아 봤습니다. 기획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제작 이지원 기자 leejw88@seoul.co.kr
  • [데스크 시각] 25년 또는 72년, 1000일 그리고 우리의 오늘/최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25년 또는 72년, 1000일 그리고 우리의 오늘/최여경 사회부 차장

    45년. 박정희 정권 당시인 1968년 중앙정보부(중정)는 젊은 경제학자 권재혁씨를 비롯한 13명에게 반국가단체를 조직한 간첩 혐의를 씌웠다. 불법 구금과 고문을 하면서 진술을 받아 냈고, 이런 조서에 의존해 1969년 사형과 무기징역 등이 확정됐다. ‘남조선해방전략당(전략당) 사건’에 휘말린 이들은 세상을 떠난 뒤인 2014년 5월 45년 만에 무죄를 받았다. 43년. 1969년 중정은 박노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김규남 민주공화당 의원 등이 유럽에서 간첩 행위를 했다면서 구금하고 강압 수사를 벌였다. 1970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돼 2년 후 형이 집행됐다. ‘유럽간첩단 사건’으로 박 교수 등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 43년 만인 2015년 12월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32년. 전략당과 유럽간첩단 같은 대표적인 공안 사건인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이 누명을 벗는 데 걸린 시간이다. 1964년 8월 ‘북괴 지령을 받고 국가 변란을 획책한 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한 중정의 발표 후 10년, 2차 인혁당 사건인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자로 지목된 김용원씨, 도예종씨 등 8명에 대해 1975년 선고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재심 신청으로 무죄가 선고된 건 2007년 1월, 사형당한 지 32년 만이다. 하지만 25년째 또는 72년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명예 회복은 진행 중이다. 1992년 1월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린 지 꼬박 25년이 지났다. 돈이 아닌 일본의 사과로, 명예를 회복하고자 했던 할머니들의 바람은 2015년 12월 10억엔짜리 한·일 위안부 합의로 오염됐고, 오히려 아득해졌다. 1945년 8월 해방됐지만 할머니들의 삶에는 여전히 일제의 서릿발이 서 있다. 그리고 1000일.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로 지나온 시간이다. 과적과 불법 증축,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 초동 대처의 실패를 참사의 원인이라고 했지만 진실을 향한 갈증은 여전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관사 집무실’에서 받았다던 보고와 그 내용, 대면보고가 아니었던 이유, 구조작업이 늦어진 까닭과 해군 함정을 투입하지 않은 배경 등 우리는 궁금한 게 너무나 많다. 정부의 말을 못 믿겠다는 투정이 아니라, 모두의 물음에 낱낱이 대답해 달라는 요청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실을 찾아 헤매고 싸우고 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에서 일삼은 중앙정보부 용공 조작과 공포정치는 수십 년이 지나서도 자행된다. 여전히 국가정보원이 주도한 간첩사건과 대참사, 정부의 눈가림 속에서 국민이 희생양이 된다. 국가 폭력의 진상 규명, 공안과 조작의 철퇴, 타락한 권력의 정화, 못다 한 친일의 청산, 기회주의 정치의 타파, 좌우 이념의 공존…. 우리에겐 풀어야 할 과제와 극복해야 할 것들도 너무 많다. 하지만 오늘, 그 실타래를 푸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는 조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했고, 그 배후가 누구인지도 알았다. 진실을 찾고자 하는 열망 또한 높다. 광장에서, 언론에서, 특검과 국회에서 적폐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문을 연 2017년이기에 대한민국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cyk@seoul.co.kr
  • 세월호 참사 1000일… 다시 읽는 ‘금요일엔 돌아오렴’

    세월호 참사 1000일… 다시 읽는 ‘금요일엔 돌아오렴’

    출판사 창비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아 ‘금요일엔 돌아오렴: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의 평생소장판 e북을 무료로 배포한다. 창비는 9일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이 쓴 이 책을 오는 15일까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모든 인터넷 서점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금요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그해 12월까지 단원고 희생 학생의 부모 13명을 인터뷰한 증언록이다. 2015년 1월 출간된 이 책은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개인들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제56회 한국출판문화상 기획편집 부문을 수상하고, 5·18문학상 제1회 본상을 수상했다. 창비는 작가단과 가족협의회의 동의를 거쳐 2015년 1억 5000만원, 지난해 3300만원 등 책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기부했다. 박대우 창비 인문사회출판부 팀장은 “평생 소장판의 무료 배포를 통해 세월호 1000일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월호 1000일 맞은 野잠룡 “정권교체로 진실 규명” 합창

    세월호 1000일 맞은 野잠룡 “정권교체로 진실 규명” 합창

    文 “반칙·특권 세력이 침몰 주범” 김부겸 “국가의 잘못 끝까지 추궁” 安 “책임자 처벌에 정치생명 걸 것” 문재인 차량 막은 보수단체 수사 세월호 참사 1000일째인 9일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세월호 진실규명을 약속하면서 정권교체로 참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칙과 특권을 일삼고 국민을 겁박하고 속여 온 세력이 세월호 침몰의 주범”이라며 “반세기 적폐를 대청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0일의 슬픔과 1000만 촛불 앞에 대통령 탄핵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는 국가의 잘못을 끝까지 추궁해 다시는 국가가 국민을 버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충남도당 당원대표자대회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과 진상 규명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등 야당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보장하는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특별법)을 늦어도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물론 온전한 선체 인양,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경북 구미시의회를 찾은 문 전 대표의 차량을 가로막고 행패를 부린 보수단체 회원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주동자급 전원을 소환 조사하고, 특히 차량을 막거나 불법 집회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람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월호 1000일 만에 ‘대통령 7시간’ 오늘 제출… “오전 내내 서류와 싸움”

    윤전추와 개인용무 등 分단위로 외부 접촉 부인… 시술 의혹 반박 최순실·정호성, 오늘 신문 불출석 삼성생명 등 62곳 사실조회 신청 국회측 ‘7시간 탄핵 주장’ 제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관한 상세 자료를 10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대리인단이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답변서 초안을 완성해 주말 동안 검토를 끝냈다”며 “내일 탄핵심판 변론 기일에 맞춰 헌재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답변서를 낼 경우 지난달 22일 헌재가 시간대별 행적을 자세히 밝히라고 요구한 지 19일 만의 제출이 된다. 답변서는 거의 분 단위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 답변서를 직접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측은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내내 서류 검토를 많이 했다고 한다. 서류를 쌓아 놓고 그야말로 서류와 싸움을 했다는 그런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 8시 30분쯤 윤전추(38) 행정관을 호출해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하고 9시부터 관저 집무실에서 밀린 서류 업무를 챙겼다는 주장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용사를 제외한 외부인과의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 의료시술 의혹을 반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국회 탄핵소추위 측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담은 의견서와 관련 증거문서 1500여쪽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헌재에 삼성생명과 CJ 등 관계기관 62곳을 대상으로 사실조회를 해 달라고 신청했다. 재단 강제모금 의혹과 관련해 강요가 있었는지, 기업들의 자발적인 출연이었는지를 관련 기관에 직접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박 대통령 측은 특히 이명박 정부의 ‘미소금융재단’ 설립과 관련해 서민금융진흥원, 노무현 정부의 삼성꿈장학재단 등에도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미르재단 기금 모금이 과거 정부의 기금 모금과 다를 바 없음을 강조하면서 헌재 심리 일정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겨눈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은 10일로 예정된 증인신문에 불출석하겠다며 헌재에 사유서를 제출했다. 헌재 관계자는 “최씨가 본인과 딸이 수사를 받고 있어 진술이 어렵고, 11일 열릴 공판 준비를 위해 증인신문에 출석할 수 없다는 사유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18일 형사재판 공판기일이 잡혀있으므로 그 이후로 증인신문을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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