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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지’ 두고 신사업 뛰어드는 건설사들

    ‘둥지’ 두고 신사업 뛰어드는 건설사들

    대림산업, 합성고무 수술 장갑 세계 1위 美 크레이튼社 사업부 6200억원에 인수 GS건설, 올초 2차 전지 재활용사업 가세 현대산업개발·SK건설 등도 사업 다각화“집 지어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건설사들이 잇달아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강화와 주택시장 침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석유화학, 항공, 전지 등 새로운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이다. 대림산업은 9일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품에 안았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5억 3만 달러(약 6200억원)다. 크레이튼은 고부가가치 기능성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 70여개국에 제품을 판매한다. 대림은 이번 인수로 크레이튼의 ‘브라질 라텍스·합성고무 생산 공장’과 ‘네덜란드 연구개발(R&D)센터’를 포함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기능 라텍스, 접착제 원료, 코팅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을 대림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대림은 첨단 신소재 사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합성고무·라텍스로 만드는 수술용 장갑, 주사용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다. 김상우 대림 부회장은 “현재 코로나19로 수술용 장갑 소재의 글로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해외 기술·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료용 소재 국산화를 통해 의료용 신소재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전기차에 쓰이는 2차 전지 재활용 사업에 올 초 뛰어들었다. 전기차 대중화에 발맞춰 배터리 재활용이 고성장이 기대되는 신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우선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시 재활용 규제자유특구 약 12만㎡ 부지에 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은 2차 전지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금속을 추출하는 시설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조 5000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했다. 기존에 보유한 호텔과 면세점, 레저 등에 항공사를 접목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란 계산에서다. SK건설은 연료전지 주기기 제작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설립을 마치고 이르면 올해부터 국내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생산한다. 반도건설은 해외사업, 토목사업을 넘어 최근에는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경영 참여를 선언하기도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분양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확진환자 발생 등으로 공사기간까지 늘어났는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본격화되면 분양가가 낮아져 건설사들이 설 곳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가뜩이나 중견건설사는 대형건설사보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가 힘든 만큼 ‘실험’ 단계인 신사업이 향후 어떻게 자리잡느냐가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2024년까지 중견기업 6000개로 확충…수출은 1200억 달러 달성

    2024년까지 중견기업 6000개로 확충…수출은 1200억 달러 달성

    정부가 2018년 기준 4635개인 중견기업을 2024년까지 6000개로 늘리고, 982억 달러인 중견기업 수출액을 1200억 달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을 지원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기업 50개, 지역 대표 중견기업 1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제2차 중견기업 성장 촉진 기본계획(2020~2024년)’을 발표했다. 정부가 5년 단위로 만드는 계획인데 2015년 6월 중소기업청에서 1차 계획을 수립한 뒤 산업부에서 세운 첫 중장기 계획이다. 정부는 ▲산업·지역·신시장 진출 선도 역할 강화 ▲지속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 확대 ▲법·제도 등 성장 인프라 확충을 3대 추진 전략으로 정했다. 우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자전기,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50개 이상의 유망 중견기업을 세계적인 전문기업으로 키운다. 중견기업 중심의 수요·공급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소·부·장 경쟁력위원회를 통해 연구개발(R&D)과 세금 감면을 지원한다. 중견기업의 베트남을 비롯한 신시장 진출도 돕는다. 올해 20조원의 중견기업 대상 무역보험과 220억원 규모의 수출 컨설팅 예산을 편성했다. 금융 지원도 늘린다. 혁신 중견기업에는 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를 우대한다. 중견기업이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중견성장펀드(가칭)’를 올해 300억원, 2024년까지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2022년까지 제조 중견기업의 R&D 활동에 투자하는 6000억원 규모의 ‘제조업 R&D 펀드’도 만든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중견기업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대·중소기업과의 협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허리층이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중견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며 “이번 2차 기본계획을 통해 혁신 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중견기업이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을 실현하고 국가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가짜 고기에 홀릭… 대세는 ‘푸드테크’

    가짜 고기에 홀릭… 대세는 ‘푸드테크’

    “아줌마, 짜파구리 할줄 아시죠? 지금 물 올리시면 시간 딱 맞겠네, 냉장고에….”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조여정이 연기한 최연교는 아쉬울 것 없이 살아와 해맑고 단순한 성격의 부잣집 사모님이다. 하지만 만약 연교가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주부였다면? 다음 대사는 “냉장고에 있는 한우 채끝살 좀 넣으시고요” 대신 “냉장고에 있는 대체육(alternative meat) 스테이크도 좀 넣으시고요”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과거 먹다 뱉은 기억이 있는 콩고기를 떠올리며 고귀한 채끝살을 어떻게 감히 식물성 고기 따위가 대체할 수 있겠냐는 의문은 2020년에 적합하지 않다. 오늘날 푸드테크는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진짜 같은 가짜 고기를 구현하는 데까지 왔다. 오랫동안 고기 맛에 길들여진 지구촌이 최근 ‘가짜 고기’에 부쩍 열광하는 이유다.美 실리콘밸리의 힙스터는 푸드테크 기업들 건강과 환경, 동물 보호 이슈 등이 주 소비자층인 밀레니얼 세대 라이프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로 여겨지면서 대체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의 가장 ‘핫’한 기업도 정보기술(IT) 기업이 아닌 대체육을 개발한 푸드테크 기업들이다. 식물성 단백질로 가짜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 미트는 지난해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자마자 하루 만에 주가가 25달러에서 65.75달러로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37억 7600만 달러(약 4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라이벌 임파서블푸드는 빌 게이츠를 비롯해 코슬라벤처스, 알파벳GV, 테마섹 등 유명 벤처캐피털, 팝 가수 케이트 페리와 힙합 가수 제이 지 등에게서 투자금을 7억 5000만 달러나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20억 달러로 평가된다. 임파서블푸드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실제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향, 육즙까지 구현한 돼지고기로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대체육시장 규모가 2017년 42억 달러에서 2025년 75억 달러(약 9조 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네슬레, 카길, 타이슨푸드 등 글로벌 식품·육가공 업체들이 대체육시장에 뛰어들거나 투자를 하고 있으며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기업들도 북미 시장에서 앞다퉈 대체육 버거를 내놓고 있다.단순한 채식주의자?… 건강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대체육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건 제품의 타깃이 단지 채식주의자(비건)가 아니라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반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과거 식물성 고기는 엄격한 비건들의 식생활을 위해 출시됐고, 거대 육가공 시장과는 분리된 ‘비건’ 시장이 따로 형성됐다. 하지만 푸드테크의 발전으로 이제 대체육은 육가공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진짜 고기도 즐기면서 1주일에 한두 번 가볍고 건강한 식단을 위해 가짜 고기를 구입해 먹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맛, 가격 등에서 대체육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면 기후변화 이슈가 더욱 중요해질 가까운 미래에 대체육 제품이 육가공 시장의 10%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맛없는 콩고기?… 풍미·식감·색깔·형태 다 잡았다 대체육이 육류에 익숙한 일반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어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엔 기술 발전이 있다. 흔히 ‘콩고기’로 통하는 1세대 식물성 고기는 콩가루와 대두분리단백, 글루텐을 반죽해 만들어 콩 특유의 향이 심하고 식감도 고기에 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기반 회사들이 풍미와 식감뿐만 아니라 형태, 색깔까지 고기와 흡사한 식물성 고기 개발에 착수한 결과 기존 콩고기를 뛰어넘는 신개념 가짜 고기가 탄생했다. 임파서블푸드의 붉은 가짜 고기는 콩 뿌리에 공생하는 박테리아에서 ‘뿌리혹헤모글로빈’(헴·He-em) 성분을 추출해 만든 것이다. 헴이 고기의 핏속 성분과 유사해 고기의 맛과 향은 물론 육즙까지 구현할 수 있다. 이 업체는 헴을 만드는 유전자를 콩 뿌리에서 추출한 뒤 맥주 효모에 주입해 헴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비욘드미트는 완두콩과 녹두, 쌀 등에서 단백질 성분을 추출한 뒤 코코넛오일을 주입해 기름진 지방의 맛을 더했다. 색깔은 비트를 써서 빨갛게 냈다. 화학 첨가물 덩어리?… GMO서 불거진 건강 논란 그러나 첨단 기술 탓에 가짜고기가 ‘건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도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콩 박테리아의 ‘헴’ DNA 하나를 뽑아 대량 생산한다. 미국에서 건강한 음식으로 인정받으려면 유기농, 비건, NON-GMO(유전자변형농산물)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GMO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 비욘드미트도 곡물 단백질과 코코넛오일 등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첨가물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는다. 미국 소비자단체들과 일부 학계에선 “화학 첨가물이 가득 들어간 가짜 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육식을 하는 것이 더 건강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에 비욘드미트를 들여온 동원F&B는 원래 임파서블푸드의 식물성 고기를 수입하려 했지만, GMO 이슈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통과하지 못해 비욘드미트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은 걸음마 단계… 대기업들도 아직 관심만 한국 대체육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원에서 의욕적으로 수입한 비욘드미트의 판매량은 기대보다 저조했다”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대체육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대체육 자체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2곳으로 먼저 제이영헬스케어가 미국과 일본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콩을 활용한 식물성 고기 원물 개발에 성공, 가공 제품 생산을 위해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 곡물을 원료로 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개발한 지구인컴퍼니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외 투자회사들로부터 총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회사, 제약회사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체육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긴 하지만 현재는 시장 조사를 하며 우선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며 “머지않아 대기업들도 기존 업체 인수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체육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라임·신한금투, 무역금융펀드 부실 은폐·사기 혐의…투자자 원금 돌려받나

    라임·신한금투, 무역금융펀드 부실 은폐·사기 혐의…투자자 원금 돌려받나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의 부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투자자를 속인 정황이 밝혀지면서 투자자들이 라임뿐 아니라 신한금투로부터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14일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에서 “라임 및 신한금투는 무역금융펀드에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중인 것으로 오인케 해 동 펀드를 지속 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펀드의 이익을 해하면서 다른 펀드 이익 도모 금지, 집합투자재산 공정평가 의무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및 투자자를 기망해 부당하게 판매하거나 운용보수 등의 이익을 취득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총 2408억원이다.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투와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대출받은 3600억원을 포함해 총 6000억원을 미국 헤지펀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리임과 신한금투는 2018년 6월쯤 IIG 펀드의 기준가가 산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같은해 11월까지 IIG 펀드의 기준가를 매월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해 인위적으로 기준가를 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률이 매월 0.45%씩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투는 2018년 11월 17일 IIG 펀드의 해외사무 수탁사로부터 IIG 펀드의 부실 및 청산절차 개시 관련 메일을 수신해 IIG 펀드 부실사실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임과 신한금투는 500억 규모 환매대금 마련을 위해 IIG 펀드 및 기타 해외 무역금융펀드 등 5개 펀드를 합해 모·자형 구조로 변경해 정상 펀드로 부실을 전가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IIG 펀드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중단했을면 피해가 거기에서 그쳤을텐데 전체 펀드를 뒤섞으면서 피해를 확산시켰다”고 말했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지난해 1월쯤 IIG 펀드에서 약 1000억원의 손실 가능성을 알게 됐고, 같은해 2월쯤 또 다른 해외무역금융펀드인 1억 6000만달러 규모의 BAF 펀드도 만기 6년의 폐쇄형으로 전환됨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라임과 신한금투는 같은해 4월쯤 IIG 펀드의 부실 은폐 및 BAF 펀드의 환매 불가에 대응하기 위해 싱가포르 소재 무역금융 중개회사인 R사의 계열회사인 케이먼제도 특수목적법인(SPC)에 해외 무역금융펀드를 장부가로 처분하고 그 대가로 약속어음(P-note)을 받는 구조로 계약을 변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정이자 5% 및 원금 5억 달러를 만기 3~5년에 걸쳐 수취하는 조건으로 부실이 예상되는 펀드를 구조화한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약속어음의 원금 5억 달러는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손실과 연동되는 구조로 투자손실이 2억 달러 이상 발생할 경우 전액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라임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IIG 펀드가 공식 청산 단계에 들어가면서 1억 달러(한화 1183억원)의 원금이 삭감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최소 6000만 달러 규모의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로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은 상태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불법행위가 상당부분 확인된 무역금융펀드는 4~5월 중 내외부 법률자문을 통해 사기 및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등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다음달초부터 라임 관련 합동 현장조사단을 구성해 사실조사에 착수하고 상반기 중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은 무역금융펀드 이외 펀드의 경우에도 시장 혼란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3자 면담 등을 통해 사실관계는 빠른 시일 내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분쟁조정은 환매 진행경과를 감안해 처리할 계획이다. 금감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는 ‘라임펀드 분쟁 전담창구’를 운영해 분쟁 신청 급증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지난 7일 기준 분쟁신청은 총 214건(은행 150, 증권사 64)으로 이중 무역금융펀드 관련 분쟁 신청은 53건에 달한다. 금감원은 민원 현장조사 결과를 반영해 위규행위가 확인된 경우 펀드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추가 검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를 비롯해 특정 지점에서 라임 펀드가 대규모로 판매된 경우에 대해서는 특수성을 감안해 현장 검사를 우선 실시한다는 방침이다.한편 대신증권을 통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로 구성된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 환매 피해자 모임’은 이날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와 금감원 앞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20여명은 ‘대신증권 불법행위 특검 수사 촉구한다’, ‘묶인 돈도 억울한데 TRS 웬 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대신증권은 반포WM센터에서 2017년 말부터 이듬해 중순까지 라임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투자성향 분석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신증권의 펀드 불법 판매 의혹을 특별검사와 검찰 수사로 밝혀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서류에 투자자 60여명의 서명을 담아 금감원에 제출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마이너스의 손’으로 전락한 손정의

    ‘마이너스의 손’으로 전락한 손정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추앙받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쓸 판이다. 핵심 사업인 비전펀드의 대규모 투자 실패로 소프트뱅크의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손 회장의 펀드운용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2017년 281억 달러(33조 2300억원)를 출자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IF)로부터 450억 달러를 투자받는 등 애플과 폭스콘 등 88개 기업과 함께 설립한 블록버스터급 투자기금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12일 실적 발표에서 2019 회계연도 3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25억 8800만엔(약 2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4380억엔)에 비해 99%나 급감한 수준이자 애널리스트 전망치 3447억엔에도 크게 못 미친다. 순이익도 92% 줄어든 550억엔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급감은 소프트뱅크 투자사업인 비전펀드가 지난해 2분기(9703억엔)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간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전펀드의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은 무려 2251억엔에 이른다. 그나마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보유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면서 3319억엔의 지분 변동 이익이 발생한 덕분에 그룹 전체로는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사실 비전펀드는 지난해부터 의문스러운 투자로 지적받았다.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클라우드 메신저 플랫폼인 슬랙은 지난해 상장 이후 계속 고전해왔고 여기에 110억 달러를 투자한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가 10월 상장을 취소했다. 이런 상황인 데도 비전펀드는 위워크에 100억 달러를 긴급 수혈했으며 우버, 슬랙 3개사로 인해 3·4분기에 9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12월에는 반려견 산책 전문 스타트업 왝(Wag)에 3억 달러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철회했으며 6억 달러를 투자한 인도의 호텔브랜드 오요(OYO)는 감원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위해 추가 해고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0일에는 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 전자상거래기업 브랜드리스가 직원의 90% 감원과 함께 소비자들의 구입 주문 접수를 중단하는 등 비전펀드의 투자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1년 전 사상 최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해 회사 주가를 닷컴버블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 이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등 승승장구하던 비전펀드가 순식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것이다.더욱이 우려되는 점은 비전펀드가 성장의 벽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1호 비전펀드가 잇따른 투자 실패로 신규 투자에 제동이 걸리고 기존에 투자했던 기업의 증시 상장(IPO) 계획도 위축돼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배당하는 펀드 운용 순환이 매우 약화된 상태다. 펀드 출자자와 소프트뱅크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할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투자하는 업체 수가 88개사로 9월 말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잇단 투자 실패 소식이 전해지며 신규 투자를 멈춘 셈이다. 분기 기준으로 투자업체 수가 정체된 것은 2017년 펀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했던 손 회장이 위축된 모습을 보인 것도 주목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호와 같은 10조엔 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춘 2호 비전펀드에 대해 “다양한 반성을 통해 이번에는 일단 규모를 축소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위워크의 몰락에 따른 투자 손실 등으로 은행 등이 자금 지원에 신중해지면서 손 회장도 소심해진 것이다. 여기에다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는 40%가 외부 투자자 출자로 이뤄지는데 해마다 투자액의 7%를 우선적으로 배당하는 구조다. 단순 계산으로 해마다 2800억엔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투자 실패로 원금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비전펀드의 적자가 지속할 경우 원금 회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펀드의 투자금 회수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투자 대상의 IPO인데, 이도 침체된 상태다. 현재 비전펀드 투자 대상 중 상장사는 8개사에 그쳤다. 손 회장은 지난해 여름만 해도 “2020년에는 10개사 정도가 상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연간 몇 개”라고 자세를 확 낮췄다. 행동주의 투자자 폴 싱어가 이끄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최근 소프트뱅크 지분 3% 규를 확보하고 나서 2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또다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손 회장은 엘리엇도 소중한 파트너이며 주가상승이나 기업 투명성 요구 등에 대해서 생각이 일치하다고 밝혔다. 다만 엘리엇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회사 자금을 보고 여유가 생기면 규모와 시기, 신용등급의 균형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해 중국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면 손 회장이 입는 타격도 커질 전망이다. 닛케이는 “비전펀드가 투자하는 기업가치 기준으로 중국이 40%를 차지한다”면서 비전펀드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민연금 2019년 잠정수익률 11%…70조원 벌어 최근 10년 내 최고

    국민연금 2019년 잠정수익률 11%…70조원 벌어 최근 10년 내 최고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금 운용을 통해 11%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용수익금으로 약 70조원을 벌어들여 최근 10년간 최고 수익을 올렸다.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9년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등 국내외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주요 국가의 통화 완화,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기금운용 성과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국민연금 수익률은 전년도(2018년)의 실적과 견줘서 급상승한 것이다. 2018년 국민연금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2018년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0.92%로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실적을 보인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 이어 두 번째였다. 2018년에는 다른 해외 주요 글로벌 연기금의 운용실적도 형편없었다. 2018년 잠정 운용수익률을 보면,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 -7.7%,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3.5%,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2.3% 등 마이너스 실적으로 국민연금보다 더 나빴다. 국민연금의 최근 10년간 수익률(괄호 안은 수익금)은, 2010년 10.37%(30조 1000억원), 2011년 2.31%(7조 7000억원), 2012년 6.99%(25조원), 2013년 4.19%(16조 7000억원), 2014년 5.25%(23조원), 2015년 4.57%(21조 7000억원), 2016년 4.75%(24조 5000억원), 2017년 7.26%(41조 2000억원) 등이었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2019년 11월말 현재까지 연 평균 누적 수익률은 5.70%로, 누적 수익금만 총 357조원 상당을 벌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앞으로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 등 투자 다변화 기조를 유지하고 적정투자 수행과 사전적 위험관리 강화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 테슬라 시총 1000억弗 돌파… 머스크, 4042억원 성과급 받나

    테슬라 시총 1000억弗 돌파… 머스크, 4042억원 성과급 받나

    트럼프 “훌륭한 천재 중 한명” 치켜세워 10년간 10배 넘게 뛰면 최대 550억 달러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16조원)를 넘어서면서 최고경영자인(CEO) 일론 머스크가 3억 4700만 달러(약 4042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4.09% 오른 주당 569.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27억 달러다. 장중 8% 이상의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CNBC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미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고,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일본 도요타에 이은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의 인도를 시작하고, 독일에 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최근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30% 이상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CNBC에 “(머스크는) 세계의 훌륭한 천재 가운데 한 명이다. 우리는 천재를 보호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시총 상승에 따라 머스크는 천문학적인 성과급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스톡옵션으로 보상받는다. 2018년 테슬라 이사회와 주주들은 테슬라 주가를 기준으로 머스크에게 12단계에 걸쳐 스톡옵션을 주는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에 도달하면 1단계 보상인 3억 4700만 달러의 성과급 주식을 받는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1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30일 및 6개월 뒤에도 평균 1000억 달러를 유지해야 한다. 또 10년 동안 테슬라 가치가 10배 넘게 뛰면 최대 550억 달러를 받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테슬라의 최근 주가 상승이 공매도 덕도 있지만,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기업 가치가 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면서 “오는 29일 공개될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으면 주가는 더욱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글로벌 디지털 기업 조세 회피… 국제적 추세 맞춰 적극 과세해야

    글로벌 디지털 기업 조세 회피… 국제적 추세 맞춰 적극 과세해야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음악, 영화, 책 등 각종 콘텐츠를 이용할 때 유형의 물건을 구매하거나 극장 등 특정한 시설을 이용하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파일 형태로 다운받거나 스트리밍 형태로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유튜브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배분하는 수익은 광고를 통해 확보한 수입에 기반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미국에 서버를 설치한 업체들이 우리나라 이용자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익에 대한 세금은 어떤 국가가 얼마만큼 징수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물품과 서비스가 소비되는 국가는 해당 물품과 서비스를 판매한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돼 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유통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관행은 더이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게 됐다. 국가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정받아 오던 과세권 행사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부딪치고 있으며, 조세 주권은 다양한 측면에서 위협받고 있다. 디지털 경제 시대의 조세제도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국경 넘나드는 기업 실제 과세 영역 제한적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의 확산에 따라 특정한 국가에 사업장이 없는 기업의 서비스라 하더라도 이용자들은 국경을 넘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가로서는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비활동에 대해 과세할 수 없게 됐다. 설령 이들 기업의 지사나 사무소 등 소규모 사업장이 있는 경우에도 이는 제조업의 생산 및 판매시설과는 다르기 때문에 실제 과세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다. 과세 영역이 모호해짐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타 산업의 기업들에 비해 높은 매출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효세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기준으로 할 때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납부한 세금의 경우 전통적 기업은 23.2%의 실효세율을 기록한 반면 디지털 기업은 9.5%에 머물렀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단순히 과세 체제의 회색지대를 통한 초과이익을 거둘 뿐만 아니라 기존 조세 체계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조세를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은 이들 기업이 국가별 세율과 조세제도의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특정 국가로 이전하고 적은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OECD 추정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절세하는 규모는 연간 1000억~2400억 달러(약 120조~290조원)로 추정된다. 일부 유럽 국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이들 기업에 협조하고 있기도 하다. 아일랜드는 애플에 대해 1%, 심지어 0.005% 수준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기도 했다. 룩셈부르크도 아마존에 수익의 75%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법인세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아일랜드로 이전시켜 국외원천소득을 해외에 유보함으로써 거주지과세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의 높은 세율을 회피하거나, 아예 수익을 조세피난처로 이전시켜 원천지 과세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국가들을 대상으로 과징금을 징수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행위를 차단하고자 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었다.●주요국의 디지털 과세 노력과 갈등 이러한 문제에 대해 2010년을 전후해 유럽 각국 정부는 미국계 디지털 기업들이 불공정하게 많은 과세 혜택을 받아 왔던 것으로 간주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과세 방안을 강구해 왔다. EU는 2018년 3월부터 12월에 걸쳐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서비스세 부과 및 법인세 개혁 등의 방안을 추진했으나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등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체적인 과세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2010년 온라인 광고세, 일명 ‘구글세’ 도입 추진을 시작으로 2016년 구글 파리지사에 대한 압수수색 및 세무조사를 하면서 과세 압박을 높여 갔다. 2019년 7월 11일 프랑스 상원은 연간 매출액 7억 5000만 유로(약 9570억원) 이상으로 프랑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2500만 유로(약 319억원) 이상인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디지털서비스세법을 통과시켰다. 2019년 1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이 법률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및 타기팅 광고의 두 가지 서비스 유형에 대해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영국은 2018년 10월 디지털서비스세 도입 방안을 발표한 이후 2019년 7월 구체적인 과세안을 발표했다. 검색 엔진, 소셜미디어 플랫폼, 온라인 마켓을 대상으로 하되 온라인을 통한 실제 상품 판매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하며, 과세 대상 사업 모델에서 전 세계 매출이 5억 파운드(약 7500억원)를 초과하는 기업이 영국 내에서 25백만 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발생시킬 경우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15년 4월 우회이익세를 도입해 연매출 1000만 파운드(약 2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본사나 다른 국가에 위치한 지사로 송금한 소득에 대해 25%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방침에 대해 미국은 미국 기업에 부당한 차별을 가하거나 부담을 주는 조치라고 간주하고 미국의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해당 과세 방안에 대한 불공정 여부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12월 2일 프랑스산 수입품 63종에 대해 최고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과세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대립은 격화되고 있다.●디지털 과세를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 개별 국가 차원의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따라 OECD와 주요 20개국(G20) 등은 2017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이들 기업에 대한 국제적 과세 기반 구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3월 G20은 OECD에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방안을 2018년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2018년 EU 집행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과세 방안을 별도로 마련했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으며, 특히 디지털 기업의 설비를 이전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같은 입장은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로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디지털 통상과 관련한 사항을 포함하면서 구체화됐다. 미국 역시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2019년 7월 18일 개최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과세 방안에 대한 합의를 2020년까지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는 ①디지털 경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국가 간 과세권(이익)의 배분 기준을 도출해 소비지국 과세권을 강화하며, ②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세율을 정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OECD는 2019년 10월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 대한 과세는 현지 매출액 비중에 근거해 해당 이익에 대해 개별 국가가 과세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OECD는 글로벌 기업의 이익에서 거둔 세수를 2단계의 절차를 거쳐 각국에 배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단계로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이익을 산정하고, 2단계로 각국의 매출액 비중을 고려해 과세권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매출의 50%를 미국에서, 50%를 한국에서 올린 기업의 경우 미국과 한국이 각각 50%에 대해 과세권을 행사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은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모델들이 경합하고 있어 최종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분명한 측면이 많다. 국제사회의 이러한 변화에 따라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최근 세금 납부에 대해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니온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의 일본 법인은 2018년 159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2014년 116억원을 납부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4년 사이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종전에는 일본 법인의 수익을 미국 본사 수익으로 잡아 납세액을 줄였는데 일본 인터넷 사업의 계약 주체를 일본 법인으로 변경하면서 일부러 세금 증가를 감내했다. 구글은 2019년 4월부터 광고사업 계약 주체를 구글 싱가포르 법인에서 일본 법인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에 납부할 세금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돼 왔지만,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물리적 시설이 없이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는 도전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 등 외국계 디지털 기업들이 네이버 등 국내 기업보다 훨씬 적은 세금 부담을 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디지털 기업인 구글의 경우 2017년 4조 97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우리나라에 납부한 세금은 2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는 2018년 12월 부가가치세법을 개정하면서 디지털 기업의 소비자 대상 매출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세 부담을 증가시켰지만, 이들 기업의 매출 및 수익을 감안했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견해가 많다. 정부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국내 기업에 대한 중복 과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업에 대한 조세권 강화는 조세주권 회복, 제조업 등 타 분야와의 조세 형평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국내 관련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미국 및 EU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OECD 논의에 대해서도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경제로 언급되는 경제, 산업의 변화는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오던 각종 제도 및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의 변화가 기술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적응이라고 한다면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논의는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대응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특정 기업에 대한 과세 방안 위주로 진행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난 100여년간 유지돼 온 국제 조세 원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인 것이다. 국제적 논의에 발맞춰 가겠다는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시나리오별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의 수준을 검토하고, 보다 유리한 구조로 이끌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중국이 한국 넘어 LOL 세계 1등 된 비결은?

    중국이 한국 넘어 LOL 세계 1등 된 비결은?

    2009년 처음 출시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최강자는 단연 대한민국이었다. 현란한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 앞에 다른 나라들은 감히 도전장을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LOL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은 어떻게 한국을 이기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을까. CNN비지니스는 지난달 31일 중국 인기 게임단 ‘로얄 네버 기브업’(RNG)의 매니저인 비 리안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중국 e스포츠 시장은 1000억 위안(약 16조 6000억원)에 달한다. 비 매니저는 “중국은 2년 연속 롤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면서 “중국은 이제 e스포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성공 요인으로 ‘치열한 경쟁’을 꼽았다. 상하이에 있는 RNG의 훈련센터를 통과한 선수는 100명 가운데 1명도 되지 않을 만큼 훈련 과정이 매우 고되다. 바늘구멍을 통과해 프로 선수가 되도 엄청난 훈련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비 매니저는 “선수들은 주 7일, 하루 14시간씩 연습한다”면서 “오후 1시에 일어나 새벽 4시까지 다양한 종류의 훈련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장시간 게임에 몰두하는 선수들을 위해 의사와 물리치료사도 상주한다. 이들은 매일 한 차례씩 선수들을 직접 체크하고 적절한 도움을 준다. 이 스케줄은 시즌 내내 이어진다. 쉽게 말해서 ‘노오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힘든 일정을 견뎌내면 선수들은 높은 보상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훈련센터를 통과해 프로 선수가 되면 10만 달러(약 1억 1500만원)가 넘는 연봉을 받는 것도 드물지 않다 비 매니저는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비호감 ‘밉상 복서’ ‘날강두’ 스포츠 부자 1·2위

    비호감 ‘밉상 복서’ ‘날강두’ 스포츠 부자 1·2위

    스포츠 스타의 호감도는 돈과는 별개인 것일까. 2010년대 가장 돈을 많이 번 ‘스포츠 부자’는 얄미운 수비형 복싱으로 ‘밉상’이라는 소리를 듣는 은퇴 프로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2·미국)로 나타났다. ‘노쇼 논란’으로 한국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포르투갈)가 2위로 뒤를 이었다.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5일 발표한 ‘최근 10년간 최고 수입 운동선수’ 상위 10명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최근 10년간 9억 1500만 달러(약 1조 650억원)를 벌었다. 1년에 1000억원씩, 한 달 83억원 정도를 번 셈이다. 메이웨더는 전무후무한 프로복싱 무패 전적(50전50승)을 기록했지만, 정면승부를 피하며 이러저리 도망다니는 얌체 복싱으로 팬과 동료 복서들의 원성을 사는 인물이다. 복싱 스타일뿐 아니라 자신을 팬들이 가장 원하는 시점에 승부에 나서는 식으로 고액의 파이트머니를 거머쥔다는 점에서 그는 이래저래 영악한 운동선수다. 2015년 매니 파키아오(필리핀)와의 대결을 통해 2억 5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세기의 대결로 불려진 2017년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는 특유의 아웃복싱을 구사한 끝에 3억 달러 가까운 돈을 벌었다. 파키아오와의 경기에서 12라운드 36분을 뛴 메이웨더는 맥그리거를 상대할 당시에는 10라운드 1분 30초 만에 승리를 따내 두 경기를 합해 1시간 남짓 링 위에서 경기를 펼치고도 5억 달러 이상을 가져갔다. 8억 달러를 번 호날두는 지난 7월 시즌을 끝낸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의 아시아 투어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 초청 경기로 방한했지만 몸만 풀고 정작 그라운드에서는 뛰지 않는 바람에 ‘날강두’라는 별명을 얻으며 한국 축구 팬들의 눈 밖에 났다.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유벤투스에서도 레알 마드리드 시절에 비해 득점력, 드리블 등 모든 경기력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호날두는 그러나 24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포브스는 호날두가 팔로어 수가 엄청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고 밝혔다. 호날두의 축구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7억 5000만 달러로 3위, 미국 프로농구(NBA)의 르브론 제임스(미국)가 6억 8000만 달러로 4위에 올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마윈 “돈 좀 꿔달라는 전화 하루에 5통 받았다”

    마윈 “돈 좀 꿔달라는 전화 하루에 5통 받았다”

    “이제 연말인데, 친구들로부터 돈을 좀 빌려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어제 그런 전화를 하루에 다섯 통이나 받았다. 지난 1주일새 자신의 빌딩을 내다팔려는 친구들이 10명이나 됐다. 확실히 어려운 연말이다.” 중국 민영기업가의 상징이자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馬雲·55) 후베이(湖北)성 경제고문이 털어놓은 세밑의 우울한 중국 경제 풍경이다. 중국 관영 인터넷 경제매체 중국경제망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마윈 고문은 지난 21일 상하이에서 열린 ‘2019 세계저장(浙江)상인 상하이포럼 및 상하이저장상회 송년모임’에 참석해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2019년은 매우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며 “전에는 일부가 어려웠다면 올해는 대부분 기업들이 어려웠다”고 밝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알리바바의 모든 직책을 넘기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간 마 고문은 저장성 항저우(杭州) 출신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본사도 항저우에 있다. 마 고문의 말처럼 저장의 여러 유명 상인들이 큰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모조 장신구 업체로 유명한 신광(新光)그룹 저우샤오광(周曉光·57) 회장이 올해 파산 신청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 ‘모터사이클 왕’으로 불렸던 역범(力帆)그룹의 인밍산(尹明善·81) 회장은 전기자동차 사업 부진으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금난에 허덕이고, 2년 전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15억 달러(약 1조 7000억원)를 쾌척했던 허챠오뉘(何巧女·53) 동방원림(東方圓林)투자그룹 회장은 빚을 갚지 못해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기업인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마 고문은 중국 경제의 어려운 요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의 연설은 경제성장 둔화와 부채 증가, 중국의 대외관계 악화와 같은 사안에 대한 민간 기업인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을 반영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마 고문은 앞서 20일엔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후베이상회 행사에도 참석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이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룰 것이란 소식에 안도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이는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이번 합의는 과거를 지키는 게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의 전통적인 무역 모델이 새로운 규칙과 틀로 전환되고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합의는 국제 무역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것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1단계 합의는 중미뿐 아니라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마 고문은 말했다. 그는 “세계가 격변의 시대에 들어가고 중국 경제는 거대한 구조 조정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인은 자신감을 갖고 전면적인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바꿔야 적응할 수 있고 그럴 때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이런 만큼 기업인들은 자신감을 갖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와 중국 경제에 적응하라고 마 고문은 촉구했다. 그는 “(세계는) 변화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의 경제는 엄청난 적응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적응을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난 이게 새로운 기회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마 고문은 희망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소비지출형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에 100년에 한번 있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사람은 중국의 진정한 소비자를 1억~2억, 또는 3억의 중산층으로 보는데 나는 10억이 넘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거대 내수 시장으로 변하면서 무한 기회가 창출될 것이란 주장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갔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가운데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유기업보다 중국 민영기업들에 특히 고통이 집중되고 있다.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8%까지 떨어진데 이어 올해는 6%를 겨우 턱걸이할 전망이다. 기업 이익이 감소하고 적자 기업이 늘어나면서 부채 비율이 높은 민영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막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바람에 올해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는 1394억 위안(약 23조 1000억원)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불붙은 ‘디지털 세금’ 논의… 구글세 받으려다 삼성세 낼 판

    불붙은 ‘디지털 세금’ 논의… 구글세 받으려다 삼성세 낼 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제조업에도 ‘디지털세’(일명 구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애초 유럽에서 미국 IT 공룡인 구글,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디지털세 논의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애꿎은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디지털세 논의는 한국에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세수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반대 논의를 개진해 협상에서 최대한 양보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2일 “OECD가 내년 6월쯤 디지털세 기본 원칙에 합의하고 내년 말에 최종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세제실에 서기관급 팀장으로 구성된 디지털세 대응팀을 신설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시간이 많아야 1년밖에 없다는 의미다. 디지털세 논의는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정작 사업을 하는 해당 국가에 과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유럽연합(EU)의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현 국제 과세제도 아래서 법인세는 기업의 고정사업장이 있는 경우와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에서만 과세할 수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대부분 자신의 서버가 있는 국가에 법인세를 낸다. 한국을 예로 들어도 구글을 포함해 글로벌 IT 기업들은 한국에 자회사 법인을 설립했지만 구글코리아가 납부한 법인세는 2017년 기준 200억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액이 국내 소득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등으로 올린 수익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 구글의 국내 서비스는 서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는 구글이 지난해 국내에서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5조 5869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법인세로 3979억원을 납부한 네이버로서는 세금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3월 글로벌 IT 기업이 EU 내에서 거둔 매출에 대해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이 반대해 무산됐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은 이에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글로벌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국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방안을 시행 중이고, 영국은 내년 4월부터 세율 2%를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디지털세 납부 대상에 제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상이 복잡해졌다. OECD는 지난 10월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디지털세의 두 가지 큰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 소재지 국가의 과세권을 강화하는 ‘통합 접근법’과 ‘글로벌 최저한세’다. 통합접근법은 IT 기업뿐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국적 제조업체들도 디지털세 적용 대상으로 본다. 기존 논의대로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자 미국 정부가 소비재를 파는 기업들까지 과세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요구해 반영된 것이다. 제조업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마켓 등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가치를 창출하니 디지털 사업에서 IT 기업들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과세 대상이 된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장은 “OECD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합접근법은 세계 각국의 소비자로부터 얻은 이익에서 발생한 세금을 모회사가 있는 국가만 갖지 말고 매출이 발생한 지역의 국가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큰 틀에서 기업의 이익을 마케팅, 연구개발(R&D), 영업 활동 등 유형자산을 통해 번 통상이익과 무형자산을 통해 발생한 초과이익으로 나누고, 초과이익 일부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자국의 법인세율에 따라 과세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초과이익의 10%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과세권을 갖기로 합의한 경우를 보자. 국내 A기업이 초과이익 10조원을 올렸다면 10%인 1조원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 A기업이 10개 국가에서 동일한 매출이 나왔다면 10개 국가가 각자 1조원의 10분의1인 1000억원에 대해 과세권을 갖는다. 법인세율이 많은 국가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면 A기업 입장에서는 한국에만 세금을 낼 때보다 총 부담세액이 늘어난다. 우리 정부도 A기업에서 거두던 세금 일부를 다른 나라에 배분하기 때문에 세수가 줄어든다. 반대로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올린 매출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과세권을 갖게 돼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수 증감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아직 초과이익의 몇 %를 어떻게 과세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작고 수출 위주 산업을 갖춘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이 디지털세 부과 대상이 되면 법인세수가 줄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우려했다. 통합접근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조세 회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세금을 납부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법인세율 낮은 국가에서 더 많이 소득을 낸 것처럼 꾸며 법인세를 덜 내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제조업은 디지털세 대상에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고려해 내년에 예정된 국제 합의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OECD가 내년 1월 말 기본 골격을 내놓을 것처럼 하지만 글로벌 영업이익률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첨예해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합의에 이른다고 해도 실제 시행까지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상황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수출품 24억 달러(약 2조 8000억원)어치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의 독자적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그만큼 자국 기업의 손해를 막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OECD는 지난달 21~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각국 기업인과 전문가 등이 참석한 디지털세 공청회를 가졌다. 이 공청회에서 미국이 논의의 주도권을 쥐면서 유럽 측은 제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에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U도 디지털세 논의를 진척시키려면 미국에 일정 부분 양보가 불가피한 탓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성수 변호사(법무법인 양재)는 “디지털세에 제조업을 넣으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전반적으로 발표자들이 미국의 제안을 옹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우리 기업과 정부는 별 존재감도 없고 관심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OECD 방식을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년 초과 소득을 계산하고 이를 분배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회계법인이 1년 내내 회사에서 자료를 받아 소득을 계산하고 배분하는 데 매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이 나름 합리적 방법으로 소득을 분배하려고 해도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 논리가 강하게 적용돼 강대국으로 더 많은 소득이 재배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는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해 반대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앞으로 발생할 조세 분쟁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별도의 디지털세를 부과하면 내국법인에 한해 중복과세 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세 부과는 디지털서비스 가격 인상을 초래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제 동향을 파악하면서 국내 세수 손실을 막기 위한 조세시스템 개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대중 ‘미래먹거리’는 로봇… 현대로보틱스로 매출 1조 노려

    현대중 ‘미래먹거리’는 로봇… 현대로보틱스로 매출 1조 노려

    현대중공업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사업을 점찍고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2024년까지 매출을 1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13일 이사회 회의에서 ‘현대로보틱스’로 세우기로 결의했다. 산업용 로봇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신사업을 확대해 국내 1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2667억원이었던 매출액을 5년 안에 1조 규모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또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자동화 등 신규 사업의 매출 비중을 2024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지난해 진출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올해 수주액이 800억원을 넘었다. 내년 이후에도 연간 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스마트물류자동화 시장에도 진출한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물류시스템 전문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형마트, 식당, 가정 등에서 활용할 서비스로봇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산업용 로봇을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 공략한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로봇시장인 중국에 진출했다. 올해 수주액은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대표는 “세계 최상위권 로봇기업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했다”며 “연구개발(R&D) 산업투자 강화와 대규모 설비 투자 등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투자 유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부유세, 불평등 해법 될까… 美 이어 獨도 정치 이슈화

    부유세, 불평등 해법 될까… 美 이어 獨도 정치 이슈화

    26억여원 이상 자산에 1~2% 부과 추진 빌 게이츠, 美 워런 초부유세 공약에 우려독일 대연정을 이루는 사회민주당이 부유세 도입을 추진한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독일과 미국 등에서 부유세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독일 슈피겔은 8일(현지시간) 사민당이 전당대회에서 미혼자를 기준으로 200만 유로(약 26억 2000만원) 이상, 기혼자는 420만 유로 이상 순자산에 대해 세율 1~2%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당론을 다수결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과세 대상에서 사업체는 제외되며, 사민당은 향후 90억 유로 이상의 세원 확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민당은 이들 부유층의 전체 재산 가운데 80%가 상속재산임을 강조하며 부유세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르베르트 발터 보르얀스 사민당 공동대표는 “부유세 도입은 정의”라고 말했다. 독일은 1990년대 연방헌법 판결로 부유세를 폐지했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 자산 등을 통한 부의 불균형이 다시 심각해졌다는 비판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사민당은 기존 판결에 저촉되지 않는 형태로 부과 체계를 재설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유세가 정치권 이슈로 떠오른 건 독일만이 아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력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0억 달러(약 1조 1600억원) 이상 자산에 6%의 세금을 부과하는 초부유세 공약을 내놓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세계 최고 부호이자 대표적인 부유세 찬성론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1000억 달러를 더 내라고 하면 그때부터는 얼마나 남는지 봐야겠다”고 우려할 정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유대계 미국인 협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참석자 가운데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했음을 언급하며 “여러분이 부유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년 대선에서) 나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유세 도입 주장이 나오는 것은 빈부격차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일부 국가에서는 부의 불균형 문제가 정권의 존립을 흔드는 시위로까지 이어지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집권 후 부유세를 폐지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정부 자문기구 보고서가 최근 나오는 등 부유세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슈피겔은 “대형 자산에 대한 세금 부과는 단기에 가능하지 않아 긴 호흡이 필요하다”면서 사민당도 부유세를 단기가 아닌 장기 과제로 삼았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문 대통령 “11년 연속 무역흑자…기술자립 실현해야”

    문 대통령 “11년 연속 무역흑자…기술자립 실현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출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국제경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지켜준 무역인에게 감사하다”면서 “어려운 고비마다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 무역이었고, 지금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것도 무역의 힘이 굳건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제 둔화 속에 세계 10대 수출국 모두 수출이 줄었으나 우리는 올해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고 11년 연속 무역흑자라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며 “그만큼 우리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기업인과 과학기술인, 국민이 단결해 일본의 수출규제도 이겨내고 있다”며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수입 다변화를 이루며 오히려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주력 산업의 경쟁력도 빠르게 회복되는 등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며 “자동차는 미국·유럽연합(EU)·아세안에서 수출이 고르게 늘었고, 선박은 올해 세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90% 이상을 수주해 2년 연속 세계 수주 1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차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수소차는 세 배 이상 수출 대수가 크게 늘었다”며 “바이오 헬스는 9년 연속, 이차전지는 3년 연속 수출이 증가했고 식품 수출은 가전제품 수출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무역 시장 다변화도 희망을 키우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포함한 구소련연방 국가로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24%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신남방 지역 수출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고 아세안은 제2의 교역상대이자 핵심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무한한 협력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대 규모 다자 FTA(자유무역협정)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인도네시아와의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정과 함께 말레이시아·필리핀·러시아·우즈베키스탄과 양자 FTA를 확대해 신남방, 신북방을 잇는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와의 FTA 협상에도 속도를 내 우리의 FTA 네트워크를 2022년까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9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1초대 부팅 블랙박스를 개발한 ‘엠티오메가’, 자가혈당측정기를 개발해 100여개국에 수출한 ‘아이센스’ 등의 업체를 호명하며 “중소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협력으로 경쟁력을 높여 변화의 파고에 흔들리지 않는 무역 강국의 시대를 열고 있다”며 “정부도 같은 열정으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은 미래 수출의 주역”이라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보증지원을 올해보다 네 배 이상 늘어난 2천억원으로 늘리고 무역금융도 30% 이상 늘린 8조2천억원을 공급해 신흥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자유무역과 함께 규제개혁은 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3대 신산업과 화장품, 이차전지, 식품 산업을 미래 수출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은 기술 자립을 실현하는 길”이라면서 “내년에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려 2조 1000억원을 편성한 만큼 더 많은 기업이 국산화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개방과 포용으로 성장을 이끈 무역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한국의 기업 환경은 세계 5위권에 들었고 국가경쟁력도 3년 연속 상승해 세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까지 세계를 무대로 경제를 발전시켜왔듯 새로운 시대 또한 무역이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2030년 세계 4대 수출 강국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가 헤지펀드들 미중 무역협상 관련주 왜 사모으나

    월가 헤지펀드들 미중 무역협상 관련주 왜 사모으나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타결 전망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주요 헤지펀드들이 관련주를 사 모은 동향이 포착됐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관련주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만큼 선취매에 나선 까닭이다. 미 경제전문채널 CNBC에 따르면 미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883개 헤지펀드가 공시한 2조 1000억 달러(약 2천450조원) 규모의 주식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의 주식 보유 물량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3분기 초까지는 해당 기업 주식의 2.7%를 헤지펀드들이 보유했는데 4분기 초에는 3.4%로 늘었다. 이는 헤지펀드들이 합의 타결 전망에 양국 무역분쟁으로 타격을 받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결과일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특히 전체 매출 규모 중 중국 비중이 큰 퀄컴과 코보, 마이크론, 엔비디아, 브로드컴, 인텔 등의 주가가 강세였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기업들의 주가가 8월 중순 무역 분쟁이 완화되기 시작하고서 현재까지 17% 가량 올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을 7% 포인트나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존 스튜드진스키 부회장은 “미중이 올해 성탄절 이전에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해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미중 1단계 합의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다소 주춤해진 가운데 나왔다. 미중은 지난달 10∼11일 제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뒤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을 한 달 넘게 벌여왔지만 아직도 신경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막판에 결렬된 지난 5월 무역 협상에서 합의된 조건이 관세 철회 범위와 관련한 논의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당시 미중은 쟁점의 90% 이상을 합의했지만, 마지막 순간 입장차가 부각되면서 타결에 실패했다. 소식통들은 미중이 1단계 합의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 철회 범위를 5월 당시 합의 조건과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백악관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5월 이후 추가로 부과된 관세를 전면 철회하고 그 전에 부과된 관세도 차츰 없애가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이 달러화 비중 낮추고 ‘그림자 보유고’ 강화한다

    중국이 달러화 비중 낮추고 ‘그림자 보유고’ 강화한다

    중국이 미국 달러화에 심하게 노출되면서 중국 외환당국이 달러화 의존을 조용하게 줄이는 방향으로 외환 보유고를 다양화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여전히 진행되면서 이들 국가 사이에서 ‘금융 탈동조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 경제전문채널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이 중국 기업의 미 주식시장 상장 제한과 같이 미국의 중국 투자 통제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보도에 힘입어 중국은 외환 보유고를 달러 이외의 다른 나라 화폐로 다양화와 함께 ‘그림자 보유고’를 강화할 것이라고 ANZ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이 외환 보유고에서 미 달러화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다른 통화로 다양화하는 속도가 상당히 빨리 진척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6월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 보유고 가운데 미 달러화의 비중이 59% 전후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6월 기준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3조 1000억 달러(약 3607조원) 전후다. 중국의 외환 보유고에서 다른 화폐의 정확한 할당비율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와 유로화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ANZ는 관측했다. 중국은 미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 보유도 점차 줄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채 보유에서 일본을 추월한 이래 지난 6월까지 최대 미국채 보유국이었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는 투자자 메모에서 중국이 미 국채 보유액을 2018년 정점을 찍은 뒤 최근 14개월 동안 880억 달러를 줄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6월 현재 미국채 1조 11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금 매입에 적극 나서 10월 기준으로 금 보유량이 기록적인 수준인 1957.5t에 달했다. 홍콩계 자산운용사 파인브릿지인베스트먼트 폴 샤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은 달러화 움직임에 지나치게 노출돼 있다”며 중국 기업의 해외 사채가 5000억 달러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달러화가 위안화에 대해 심대한 고평가가 발생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기업 부채 상당 부분이 미 달러화이고 그것은 중국 기업에 하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연유로 상당수의 중국 기업들이 달러화로 평가된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했다. 중국이 외환 리스크를 관리하는 또다른 방법으로 ANZ가 ‘그림자 보유고’로 부르는 다양한 형태의 자산 운용을 강화하는 것이다. ANZ는 보고서에서 “사실 중국 정부는 대체 투자를 포함한 역외 포트폴리오를 확실히 다양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은 대체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 국영 기업과 은행 뿐아니라 다른 국가와 공동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이런 투자는 특히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따라 주식과 국영 은행을 통한 채권 발행을 포함하고 있다고 ANZ는 설명했다. 외환 보유고를 취급하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4개의 투자기구를 두고 있다. 싱가포르의 화신, 런던의 화우, 뉴욕의 화메이, 홍콩의 화안이 그것이다. 이들은 역외투자에 서로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또 펀드는 ‘중국-아프리카 개발 펀드’,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을 포함한 ‘중국-LAC 협력 펀드’가 대표적이다. 중국 당국은 이런 펀드들에 지분율을 높이거나 지역 은행에 자본을 수혈하고 있다. 이런 역외투자를 중국의 ‘그림자 보유고’라고 부르는데 지난 6월 기준 1조 8600억 달러에 이른다고 ANZ는 분석했다. 중국의 6월 기준 외환 보유고는 3조 1000억 달러였다. 자산운용사 AJ캐피털 시라즈 알리 최고운영책임자는 “중국 외환관리국은 3조 1000억 달러 보유고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고, 다양화 전략이 이런 위험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트럼프, ‘푸들’ 日에 “방위비 분담금 4배 늘린 80억 달러 내라”

    美트럼프, ‘푸들’ 日에 “방위비 분담금 4배 늘린 80억 달러 내라”

    존 볼턴 등 7월 동북아 방문시 日에 요구과도한 방위비 인상에 美서도 우려트럼프, 한국에도 400% 올린 6조 요구전문가 “전통 우방에 반미주의 촉발”“동맹 약화, 북중러에 이익” 우려美의원, 분담금 갱신 5년 단위 복원 주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일본에도 주일미군 유지 비용으로 현재의 4배에 달하는 9조원 이상의 거액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이 문제에 정통한 전·현직 미 관료를 인용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방들에 대한 전방위 전방위 압박에 미 조야에서도 “동맹을 약화하는 것”이라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경질된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7월 동북아 지역 방문 당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에 약 300% 인상한 80억 달러(약 9조 3360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2021년 3월 종료되며, 현재 일본에는 미군 5만4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 일행은 당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방문해 주한미군 2만 8500명의 유지 비용을 포함한 방위비 분담금의 5배 증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포린폴리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시한이 일본보다 일찍 찾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년 단위로 열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이 종료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50% 증액을 요구해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했다. 이후 연장 협상에서 한국이 일단 전년 보다 8%를 증액하기로 하고 해마다 재협상하기로 합의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다시 협정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한국에 400% 인상된 50억 달러(약 5조 835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직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방한 중이던 지난 15일 한국을 ‘부유한 국가’로 칭하며 연말까지 한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이 증액된 상태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이 체결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협정의 재검토 및 업데이트’를 거론, SMA의 틀 자체를 바꿀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일본은 먼저 진행되는 한미간 협상 추이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미국 정부가 일본에 요구한 증액 규모가 이보다 더 크다는 보도도 나왔다.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규모가 현행 5배로서 이대로 확정될 경우 1년에 9800억엔(약 90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530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방일했던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게 “5배 증액은 비현실적 요구”라면서 “이미 일본은 미국 동맹국 가운데 분담금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아시아 지역 동맹국에 미군 주둔 비용으로 거액을 요구할 경우 미국과 해당 국가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적대국인 중국 또는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분담금 인상은 물론 이런 방식으로 증액을 요구하면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동맹을 약화하고 억지력과 미군의 주둔 병력을 줄이게 된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이익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한 현직 관료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동맹국들의 가치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서 “또 러시아, 중국과 같은 이른바 강대국에 초점을 맞추도록 정책을 전환하려는 미국의 전략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우방에 대한 방위비 폭탄에 대해 미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그레이스 멩(뉴욕) 하원의원은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반도와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의 토대가 돼온 한미동맹에 끼칠 역효과를 우려하면서 방위비 대폭 증액 추진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갱신 단위를 5년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앞서 공화당 댄 설리번(알래스카) 의원도 지난달 말 “핵 없는 한반도라는 전략적 목표를 명심하는 동시에, 오랜 동맹으로서 걸어온 길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 협상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내년까지 나토와 캐나다가 1000억 달러를 증액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8∼19일(한국시간)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 측의 과도한 방위비 인상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상실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함께 방위비 문제로 한미동맹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워싱턴 발칵 뒤집은 미나 장…타임지 표지·하버드 학력 위조 들통

    워싱턴 발칵 뒤집은 미나 장…타임지 표지·하버드 학력 위조 들통

    텍사스 출신 재미동포비영리 단체 운영 경력해외 구호 부풀린 의혹하버드 경영대 학위 없어트럼프 행정부에 발탁돼 장래가 촉망되던 30대 한인 여성이 학력과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여성은 자신이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하버드대를 졸업했다고 홍보했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의 허술한 인사검증 문제를 지적했다. 미국 NBC뉴스 탐사기획부는 13일(현지시간) 미나 장(35·한국명 장미나) 미 국무부 분쟁안정국 부국장의 경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미나 장은 텍사스 달라스 출신의 재미동포 2세다. 그의 주요 경력은 ‘링킹 더 월드’(Linking the World·세상을 연결한다는 뜻)라는 이름의 비영리단체 대표라는 것이다. 미나 장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링킹 더 월드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아이티, 케냐 등 12개 국가에 학교를 세우고 식량 구호 활동, 의료 지원을 통해 수천 명을 도왔다고 주장했다.그러나 NBC는 이 단체의 2014~2015년 국세청 납세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링킹 더 월드의 2014년 한해 예산은 30만 달러(약 3억 5000만원)이고 1만 달러가 넘는 해외 사용액은 확인 되지 않았다. 임금에 4만 4645달러(약 5200만원), 광고 및 홍보에 6만 달러(약 7000만원), 출장 경비에 5만 달러(약 5800만원)을 쓴 게 전부라는 것이다. 이마저도 최근 3년간은 기부금 사용내역서를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나 장은 타임지 표지를 위조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드론을 활용해 재난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미 주간지 타임지 표지를 자신의 얼굴 사진으로 장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지 사진을 유튜브 영상에 직접 소개했다. 미나 장은 한 인터뷰에서 “기술이 어떻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지에 대해 (타임과) 얘기했는데 그 덕에 주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타임 측은 미나 장이 등장한 표지는 진짜가 아니라고 NBC뉴스에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미나 장이 위조한 가짜라는 얘기다. 이런 내용이 기사화되자 ‘링킹 더 월드’는 타임지 표지가 언급된 영상을 즉시 삭제했다. 미나 장이 속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https://www.state.gov/biographies/mina-chang)에 등록된 미나 장의 공식 프로필은 그를 하버드 경영대 졸업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하버드 경영대에 따르면 미나 장은 2016년 7주 코스를 수료했을 뿐 학위를 받은 적이 없다. 다만 하버드 경영대 측은 “학위가 없어도 졸업생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미나 장은 또 미국 아미 워 칼리지(Army War College) 국가안보 세미나 졸업생이라고 프로필에 적었으나 국가안보 관련 4일짜리 세미나에 참석했을 뿐이라고 NBC는 보도했다. 미나 장은 공식 프로필에 학부 학력을 표기하지 않았으나 확인 결과 자원봉사 교사들이 가르치는 비인가 기독교 학교인 네이션스 대학교를 졸업했다. 미나 장은 자신의 영향력을 부풀리려고 유명인들과의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팔로어가 4만 2000명에 이르는 미나 장의 인스타그램에는 부유층이 참석하는 자선파티에서 만난 유명 연예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 유력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다수 올라와 있다.이런 미나 장을 미 국무부 주요 보직에 발탁한 인물은 브라이언 불라타오 미 국무부 차관으로 알려졌다. 불라타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미 육사 (웨스트포인트) 82학번 동기로 폼페이오 사단으로 불린다. 두 사람은 육사를 졸업한 뒤 항공부품 회사를 함께 차려 동업을 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다. 미나 장은 불라타오를 자신이 운영하던 단체의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자선행사에 초대한 적이 있다. 불라타오는 이 자리에서 자선 경매에 참여하고 5500달러를 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불라타오가 미나 장의 단체에서 특정한 역할을 한 것은 아니라고 NBC는 전했다.미나 장은 애초 지난 1월 미국 국제원조기구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에 지명됐다. 연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의 예산을 관장하는 주요 보직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그를 지명해 미국 내 한인 사회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다만 이 자리는 미 의회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나 장은 임시적으로 국무부 부국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미나 장의 국제개발처 부처장 지명을 공식 철회했다. 철회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상원 외교위원회가 미나 장의 비영리단체 활동 경력을 증명할 추가 자료를 요구하자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NBC는 전했다.현재 미나 장은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600만 달러(약 70억원)의 예산을 움직일 수 있는 자리다. 국가 기밀을 다루는 국무부가 허위 경력자를 주요 보직에 임명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미국 언론은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미나 장 파문’에 대해 미 국무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마존의 베저스가 블룸버그에게 ‘대선 출마하느냐’ 전화로 물었다

    아마존의 베저스가 블룸버그에게 ‘대선 출마하느냐’ 전화로 물었다

    블룸버그 “아니다”… 통화 시기 알려지지 않아워런·샌더스, “억만장자 계층 간의 연대” 조롱블룸버그, 앨러배마주 경선 참여 서류 신청해민주당 핵심층, 블룸버그 경선 참여 확신 못해 블룸버그 경선 합류시, 바이든 지지층 잠식 예상이럴 경우 워런, 민주당 대권 후보 티켓 거머쥐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올 2월 미국 뉴욕에 제2본사 설립 계획을 취소한 뒤 마이크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아마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저스(55)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들의 통화 사실이 보도된 9일(현지시간) 민주당 경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71) 메사추세츠주 상원 의원과 버니 샌더스(78)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억만장자 계층 간의 연대라거나 선거를 돈으로 살 수는 없다라며 조롱했다. 베저스는 통화에서 같은 억만장자이자 미디어 황제인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질문을 하나 툭 던졌다. “2020년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것인가?”. 일간 USA투데이와 뉴스위크에 따르면 베저스는 1500억달러(174조 2000억원 상당)의 재산에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하고 있고, 블룸버그는 520억달러(60조 4000억원 상당)에 경제전문 뉴스매체 블룸버그를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베저스에게 그때 “아니다”고 답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가 이 통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이번에는 블룸버그가 아마존 CEO에게 질문을 던졌다. “뉴욕 제2본사 설립 취소 계획을 재고하지 않겠느냐?” 베저스의 대답은 블룸버그와 마찬가지로 “노(No)”였다. 블룸버그 대변인은 이 대화를 확인해줬다. 그러나 아마존 대변인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의 통화는 블룸버그가 2020년 미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지난 3월 5일 전에 이뤄졌는지, 이후에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서 블룸버그는 선두인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고전하자 민주당 대선 경선에 곧 뛰어들 것만 같다. 지난 8일 블룸버그는 앨러배마 주 대통령 경선인 예비선거에 참여하기 위한 서류 신청을 했다. 앨러배마 주는 ‘슈퍼 화요일’인 내년 3월3일 경선을 치르는 곳으로, 서류 마감이 가장 이른 주이지만 블룸버그는 후보로 나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민주당 핵심층은 그가 출마할지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자유주의자로 생각하는 억만장자 베저스는 정치에 ‘통큰 기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반면 전처 매켄지(49)는 제대 군인들을 하원에 진출시킬 목적으로 슈퍼 팩에 1000만달러를 기부하기는 했다. 베저스는 워런과 샌더스와 같은 상원이 대통령이 되는 것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경선 후보는 경제적 불평등을 선거 캠페인의 중심에 두고 있다. 워런이 제안한 부유세에 대해 빌 게이츠(65) MS 설립자와 투자문사인 오메가 어드바이저스의 CEO인 레온 쿠퍼먼(76)이 최근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샌더스는 억만장자의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름대로의 부유세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에 대한 비판자이다. 워런은 아마존을 비롯한 기술 대기업에 대해 분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베저스와 블룸버그의 통화 사실이 알려지자 워런은 트위터에 “한 억만장자가 다른 억만장자에게 대선에 뛰어들어라고 요청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게재했다. 이어 “아마존과 같은 기업은 너무 많은 권력을 가졌고, 베저스와 블룸버그와 같은 억만장자들은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다행히도 그 두사람은 나의 계산기를 이용해서 나의 ‘2센트부유세(5000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에 2%에 세금 부과 공약)’에서 얼마의 세금을 낼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워런이 선출된 다음 해에 대략 30억 8000만달러(3조 5000억원 상당)를 내야 한다.샌더스는 이날 아이오와주 코럴빌 유세 도중 “1500억달러의 베저스가 50억달러의 블룸버그를 지지하는 것은 진짜 계층 연대”라며 비웃었다. 또 “당신들은 선거를 돈으로 살 수는 없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해 빌 게이츠는 6일 뉴욕타임스의 ‘딜북’ 컨퍼런스에서 “나는 지금까지 세금으로 100억달러(11조 6000억원)를 납부했다. 만약 200억달러를 내야 한다면 그래도 좋다”면서도 “나에게 1000억달러를 내라고 한다면 나에게 뭐가 남는지 계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블룸버그가 후보로 나서면 중도층으로 지지층이 비슷한 바이든의 표심을 잠식하면서 워런이 민주당 대권 후보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면 다른 이들은 흥행이 되지 않는 민주당 경선에서 블룸버그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지지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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